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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감정 자극발언 ‘홍수’/한나라 구미집회 이모저모

    31일 한나라당의 ‘金大中정권 국정파탄 및 부당빅딜 규탄대회’가 열린 구 미공단 운동장에는 정치 구호와 노조원의 함성이 뒤엉켰다.‘지역경제 파탄 주범 金大中정권은 물러나라’‘생존권 사수 위해 노동형제여 총투쟁’ 등 플래카드와 깃발이 나부꼈다.1㎞ 남짓 가두행진도 벌였다. 대회에는 소속 의원 70여명을 비롯,근로자·시민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했 다.빅딜 대상인 대우전자 노조는 대자보를 내걸고 부당빅딜에 반대하는 서명 을 받았다.노조원 수천명이 참석했고 가족 단위의 청중이 곳곳에 눈에 띄었 다.그러나 LG반도체 노조 지도부는 정부의 ‘고용승계’발표에 따라 공식 참 석 방침을 철회했다. 李會昌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빅딜을 대통령의 체면을 세우고 정권의 빛을 내기 위해 실시한다면 경제를 망가뜨릴 시행착오가 될 것”이라며 “경제 구조조정을 시장의 원리에 따라 행하지 않고 권력과 힘으로 푼다면 시장 독 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李총재는 “청년이여,끓는 피로 일어나 조 국을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金德龍부총재는 “정권과 특정 재벌이 빅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朴槿 惠부총재는 “돌아가신 부친이 심혈을 기울인 구미공단이 왜 고통에 신음하 고 있느냐”며 ‘부당 빅딜’의 철회를 요구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金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발언도 잇따랐다.李基澤 고문은 “金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시도하는 것은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신 뒤 에도 ‘金大中정신’이 수십년간 한국을 지배하길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비 난했다.경북 출신 鄭昌和의원은 “경상도 사람들은 참다 참다 못하면 일어난 다”며 “4년 후 ‘부당빅딜 청문회’가 열릴 것”이라고 지역정서를 겨냥했 다. 대구 출신 徐勳의원은 “광주의 아시아자동차는 그대로 돌아가는데 부산의 삼성자동차만 문을 닫았고 광주의 OB공장은 돌아가는데 구미의 OB공장은 문 을 닫았다”며 “金대통령은 퇴임 후 역사와 국민 앞에 엄중한 문책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徐의원은 沈在淪고검장의 떡값 수수 혐의와 관련,“떡 값이라면 金대통령보다 더 많이 받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전날 대구에 도착한 李총재는 행사 직전 朴부총재 등과 함께 고(故)朴正 熙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구미| 朴贊玖 ckpark@ [구미| 朴贊玖 ckpark@]
  • 하나가 되어 더불어 살자(6회)-남북 화해의 물꼬 트자

    새로운 천년을 한해 앞둔 현재 범세계적 냉전구도는 거의 해체됐다.그러나한반도만은 여전히 탈냉전시대의 마지막 고도(孤島)로 남아 있다.이같은 문명사적 흐름 속에서 남북한은 공히 이중의 시련을 겪고 있다.분단으로 인한과중한 군사비 부담 뿐만이 아니다.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상징되는 총체적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는지 오래다.남한마저 지난해부터 외환위기로 촉발된 경제적 어려움을 맞고 있다.이 모든 난관은 따지고 보면 장기 분단으로 인한 민족에너지의 낭비에 기인한다.남북이 냉전적 대결에서 벗어나 화해의 새시대를 열어야 하는 당위성도 여기에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韓光玉상임의장은 “남북간의 소모적 대결과 반목이 계속된다면 치열한 세계경제전쟁 속에서 우리의 장래는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한림대 全相仁교수는 “남북한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각자의 노력’을 서로간의 화해와 협력에 기초한 공동의 과제로 바꿔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남북의 화해 협력은 통일후 예상되는 엄청난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긴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통일후 북한주민의 소득을 남한의 60%선으로 끌어올리는데 10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2000년에 통일된다고 가정할때 무려 3,772억달러의 통일비용이 소요된다는 결론이었다. 화해와 협력은 그래도 여유있는 남쪽에서 이니셔티브를 쥘 수밖에 없다는게 중론이다.물론 이 점에서 ‘국민의 정부’도 역대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이다.한때 ‘햇볕정책’이라는 대명사로 불린 대북 포용정책을 줄기차게 펴온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우리의 선의에 반드시 화답해 온다는 보장이 없다는데 있다.북한의 강경세력들은 남북화해의 폭이 넓고 깊어질수록 입지가 좁아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개방은 곧 북한주민들의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북한 고위층의 두려움과 무관치 않다.북한체제가 안고 있는 원초적 딜레마인 셈이다. 때문에 정부는 가능한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실현가능한 일부터하나씩 풀어나가자는 입장이다.남북화해의 가장 큰 상징적 현안인이산가족상봉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에서도 그 기류는 감지된다. 이를테면 생사확인-편지교환-상봉-재결합 등 단계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다만 북측은 아직 생사확인이나 서신교환에도 소극적인 입장이다.그 과정에서 남한 등 외부사조의 틈입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이같은 벽을 넘기 위해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다.비료나종자 등 농업자재를 지원하는 대신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관철하려는 것도 그 하나다. 필요하다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 현금을 지원한 동서독 모델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구서독은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난에빠진 동독측에 총 600억마르크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대북 포용정책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선 “우선 국민통합적 사회구조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朴在圭경남대총장)는 지적도 있다.‘남남화해’가 없이 제대로 된 ‘남북화해’를 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통일을 위해서라도 동서간 지역갈등이 한시바삐 치유돼야 한다는시각이다.이같은 맥락에서 우리 사회 내의 통일유관단체들의 활동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이 벌일 예정인 각종 지역갈등 해소캠페인의 성과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남북 화해협력 방안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조화로운 화음을낼 수 있기 때문이다.바로 그 때 보다 전향적인 대북 정책도 설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남북경협 방식도 남북 직거래 이외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례와 같이 한반도농업개발기구(KADO) 등 다자간 협력방식도 검토될 수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具本永 kby7@
  • 검찰 銃風수사 녹취과정/정보기관에 내용 포착당해

    검찰이 韓成基씨 등 총풍(銃風) 3인방을 조사하면서 전파발신기를 사용한 원격 녹음기로 진술을 녹취하다 외부 정보기관에 의해 조사상황을 포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이달초 서울시내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보안태세를 점검하다 서울지검 청사에서 발신되는 이상한 발신음을 포착,이 내용이 韓씨 등 총풍 3인방의 진술임을 밝혀내고 서울지검에 도청장치 설치 여부를 확인토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은 공안부 주요 검사실을 위주로 도청장치 설치 여부에 대한 정밀 확인작업을 벌였으나 도청장치는 발견하지 못하고 공안부 모검사실에서 녹취용 고성능 녹음장비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 누가 이 어린것을 죽음으로…/도둑누명 초등생 음독 4일만에 숨져

    ◎“억울한 죽음 못막아” 스승도 음독 교사로부터 도둑누명을 쓴 초등학생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자 담임교사도 가책을 못이겨 뒤따라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오후 5시쯤 경남 진주시 하대동 D초등학교 6학년 朴모양(13)과 李모양(13)이 朴양 집에서 감기약 50여알을 나눠 먹고 자살을 기도,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朴양은 숨지고 李양은 치료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朴양은 지난 9월 휴대폰을 잃어버린 같은 학교 趙모교사(40·여)가 자신을 지목,“내일까지 가져오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급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하는 등 범인으로 몰고간 데 충격을 받았으며 친구들에게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朴양의 유서에는 “도둑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선생님 왜 생사람을 잡으시는 거예요”라며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朴양의 담임교사인 朴모교사(45)도 朴양이 숨진 지난 22일 “나는 죄인이다. 한 아이를 잃어버린 내가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을 기도,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 1년 농사 이자 갚고나면 ‘빈손’/‘빚더미서 신음’ 농촌을 가다

    ◎“가을이 무서워요”/후계자들 억대 빚지고 원금 상환 꿈도 못꾸고/한동네 얽힌 연대보증 연쇄파산 사태 현실로 “농기계가 있는 농민들은 벼베기를 대신 해주는 ‘영업’으로,기계도 없는 사람들은 ‘막일’로 이자 갚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오산 미군비행장과 인접한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 황구지리.이곳은 한때 축산농가로 유명했다.그러나 지금은 이 마을에서 소 울음소리를 좀처럼 들을 수 없다.집집마다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확장해놓은 축사는 대부분 창고로 쓰이고 있다. “축산을 하던 58가구 가운데 한 집만 소를 키우고 있습니다.IMF 이후 사료값은 폭등하고,빚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누가 지금 소를 키웁니까” 이 마을 주민들은 소 얘기만 나오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정부가 소시장 완전개방에 대비,농어촌 구조조정사업으로 축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소값 폭락과 축산농 몰락만을 가져왔다. 농촌의 희망,농업후계자인 청년들은 억(億)대의 빚에 허덕이며 농기계를 이용,다른 농가의 수확작업을 대행하는 ‘영업’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업농인 농업후계자 辛容祚씨(32)가 정부로부터 빌려쓴 자금은 기계비 5,300만원,농기업경영자금 1,000만원,농업후계자자금 2,500만원,20년 상환의 농지구입비 1억4,000만원 등이다. 辛씨는 “당시 자금을 빌려쓸 때 고령이거나 영세한 농가에서는 다들 부러워했다”면서 “농사비보다 농지구입 상환비가 더 많은 요즘 같아서는 도저히 빚을 갚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팽성읍 신대리에 사는 金德一씨(36)는 “일년 내내 농사지어서 이자 갚고나면 수중에 돈이 한푼도 없다”고 말했다.IMF 이후 농협의 상호금융 대출이자가 14.5%에서 16.5%로,정부 정책자금 이자가 5%에서 6.5%로 치솟았다. 높은 이자와 함께 연대보증으로 인한 농가 연쇄파산도 심각한 문제다.농민들이 정부나 농협으로부터 돈을 빌려쓸 때 서로 보증을 했기 때문에 보증관계가 사슬처럼 얽혀 있다.한 가구가 망하면 최소한 20가구가 무너진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농업후계자들만큼 빚이 많은 이들이 유리온실 등 시설투자를 한 농민들.마침 황구지리를 조금벗어난 도로변 길가에는 소규모 유리온실들이 눈에 띄었다.정부의 청사진대로 선진 화훼농을 꿈꾸며 시작한 유리온실에 지금은 고추,알타리무 같은 첨단시설이 필요없는 작물들로만 채워져 있다.초기에만 해도 장미를 심어 수출하기도 했으나 더 이상 수출 활로를 뚫을 수 없어 화훼를 포기한 지 오래 됐다.수십억원이 드는 유리온실은 정부보조 50%,정부융자 30%로 지었기 때문에 빚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비닐하우스도 마찬가지.한때 집집마다 하우스를 마련했으나 작목에 대한 예상을 할 수 없어 지금은 놀리기가 일쑤다.이들은 도박하듯 작목을 심는다고 자조한다.올해 오이는 잘됐지만 방울토마토 심은 집들은 망하다시피 했다.그러나 내년에는 또 무엇을 심어야 할지 막막하다. “부채 탕감해 달라는 요구는 하지 않습니다.다만 IMF로 인한 발등의 불이 꺼질 때까지 유예해 줬으면 하는 거죠.정부의 계획성 없는 농업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어디 가서 하소연합니까” 모두가 어려운 IMF시대.농촌 현장에도 고통의 소리는 커져만 간다. ◎왜 이렇게 됐나/YS정부 42兆 들인 구조조정/감독 소홀 농가수지 되레 악화 현재 농가부채의 상당부분은 문민정부 시절 농어촌 구조조정을 위해 시행된 ‘57조 투·융자사업’에서 기인한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42조원의 농어촌 구조개선사업(92∼98년)과 15조원의 농어촌특별세사업(95∼2004년)을 합한 것.막대한 규모로 건국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로 불린다. 그러나 97년 말 현재 총 42조7,0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전문가들은 투자사업의 의도는 좋았으나 장기적 전망이 부족했고 시행과정에서의 각종 비리,사후 감독소홀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가장 큰 병폐는 대상자 선정의 실패.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대상을 선정하면서 실제 영농자보다는 주로 관청과 유착된 사람들에게 자금을 지원했으며 일부 농민들은 그 돈으로 식당등 다른 사업에 투자하기 바빴다. 지난달 대검에서 농어촌 구조개선기금 비리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기금을 가로챈 농어민·공무원등 298명을 적발한 바 있다. 또 농정당국은 정확한 시장예측 없이 축산과 시설원예등 고소득 작물에 과도하게 집중,농가경제의 수지만 악화시켰다.이에따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 가구당 부채는 5,700만원이었으며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30대 농업후계자들의 농·축협을 통한 부채는 1억원을 모두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민주열사 열전:8/金永哲 5·18시민군기획실장(정직한역사되찾기)

    ◎‘광주 고통’안고 18년 투병끝 숨져/‘투사회보’ 제작… 계엄군 잔학상 시민에 알려/좌수족 마비·정신질환 앓다 지난 8월 영면 5·18 광주 민중항쟁도 18년이 지난 올 8월19일 광주시 전남도청 5월 추모탑 앞에서 ‘5월 시민군’ 金永哲 열사의 민주시민장이 치러졌다. 영결식에서 시인 文炳蘭은 영면한 고인을 다음과 같은 조시로 추모했다. …여기 한 사나이는 무너진 도시 캄캄한 절망을 안고 18년을 앓으며 살았다 18년을 죽으며 모질게 살았다. …꽃도 한 줄기 빛도 없이 어둠이 흐르는 정신병동 쇠창살에 18년을 죽어온 당신의 신음소리는 18년을 앓아온 광주의 고통이었다.… 5·18 당시 시민학생 투쟁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던 金永哲은 계엄군 진압대에 체포된 후 모진 고문으로 정신이상이 되고 말았다.질환 초기 몇몇 순간을 제외하곤 사망할 때까지 18년간 대부분을 가족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과거와 현재를 분간하지 못하는 정신병자로 지내야 했다. 5·18때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와 계엄군들은 많은 무고한 인명을 비롯해 숱한사람들의 육신과 정신에 회복할 수 없는 파괴를 가했다.이들은 32세의 金永哲을 18년간의 정신병동 폐인으로 내몰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 金永哲은 광주항쟁의 시민군 기획실장 이전에 최하층 빈민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온갖 애를 쓴 빈민운동가로서의 면모가 먼저 빛난다.의사였던 아버지가 일찍 작고한 후 어머니가 고아원 보모를 하게 되어 목포의 고아원에서 고아들과 형제처럼 지내며 성장했다.지역 명문인 광주 서중,광주일고를 졸업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에 가지 못하고 5급 공무원이 됐다.그러나 면사무소와 농협의 비리에 통탄하고 공무원 생활을 그만뒀다. 군복무를 마친 金永哲은 신문배달 과일행상 목장잡부 우산팔이 등을 하면서 소외받는 사람들과 평생을 같이하며 사랑의 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결심을 한다.결혼한 지 1년도 못된 77년 부터 광주의 빈민지역인 광천동 시민아파트로 와 주민들과 직접 부딪혔다.시가 피난민 부랑민들에게 지어준 후 판자촌이나 다름없게 황폐해진 이곳에 청년회를 재조직하고 마을청소와 어린이 주말학교를 이끌었으며 신용 협동조합을 정립하고 아파트의 개조사업을 활발히 펼쳤다. ○빈민들 삶 개선위해 혼신 78년 7월 이곳 빈곤 청소년들을 상대로 尹祥源과 朴寬賢 등 전남대생들이 강학으로 나선 ‘들불’야학이 시작되고 金永哲은 민주시민 양성을 목표로 한 이 야학의 교장이 됐다. 80년 5·18이 터지자 공수부대원들의 무자비한 만행을 목격한 金永哲은 19일 저녁부터 尹祥源 등 들불야학 팀과 논의하여 공수부대의 잔학상과 이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투쟁 소식을 알리는 ‘투사회보’제작에 나선다.투사회보는 광주시민들이 한데 뭉치는 데 큰 힘을 발휘했으며 고아로서 金永哲과 의형제를 맺고 같이 살던 박용준과 광천동 야학생들이 제작과 배포에 중요한 역을 맡았다.20일 金永哲은 금남로 시위 도중 계엄군이 던진 돌에 왼쪽 어깨를 맞았다.이 부상으로 그는 죽을 때까지 좌수족 불구로 고생했다. 金永哲은 22일 자신이 신용조합 참사로 있던 YWCA의 여성 회원들과 함께 포목점에서 검정 천을 사와 수천개의 검정 리본을 만들어 시민 학생들이 가슴에 달도록 했다.그는 계엄군이 철수한 후 열린 23일의 1차 시민궐기대회에서 투쟁 경과보고를 했다.계엄군에게 무기반납을 주장해오던 기존 수습위가 물러나고 25일 金宗培·尹祥源 등이 주도하는 새 시민학생 투쟁위가 도청에 들어서자 金永哲은 조직 업무를 총괄하여 차량과 유류 통제,도청출입 통제,무기 및 보급품을 관장하는 기획실장 일을 했다. 계엄군이 도청에 재진입해온 27일 새벽 金永哲은 尹祥源 등과 도청을 사수하다 尹祥源이 총탄에 쓰러지는 것을 보고 붙잡히면 죽음 이상의 고통을 받을 것을 직감하고 자결하려 했으나 계엄군에 체포됐다. ○간첩으로 몰려 자살 시도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간 그는 계엄수사대가 모진 고문을 가하며 자신을 간첩으로 몰고 가자 다시 자살을 결심한다.그는 화장실 콘크리트 모서리 벽에 있는 힘을 다해 이마를 여러 차례 찍었다.이를 발견한 헌병은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려 바지까지 흥건히 젖은 金永哲을 군화발로 밟고 밖으로 끌어냈다.그들은 그를 긴 곡괭이 자루로 사정없이 내리쳤다.그리고 나서 두 손과 두 발을 포승으로 묶고 국군통합병원으로 실어 갔다.그러나 수술한 이마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상무대 영창으로 끌고왔다.심한 환각과 환청 증세에 시달리며 80년 10월 1심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다.81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석방되었지만 이미 金永哲은 왼쪽 다리와 팔을 쓰지 못할 뿐 아니라 머리의 통증을 참지 못해 엉엉 울면서 사방에 머리를 찧고 이상한 소리만 되풀이하는 정신질환자였다.석방된 뒤 몇 차례의 수술에도 불구,정신이상 증세가 더욱 심해져 84년부터 나주 정신병원에서 투병생활을 계속해왔다.그러나 끝내 온전한 정신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8월16일 세상을 떴다. ◎金永哲 열사 연보 1948년 전남 순천 출생 55년 목포에서 광주로 이사 64년 광주서중 졸업,광주일고 입학 68년 5급 지방 공무원 76년 결혼 77년 광주 광천동 시민아파트 개발운동 78년 광천동 들불야학 80년 5·18 ‘투사회보’제작 참여,시민학생 투쟁위 기획실장 80년 10월 ‘내란중요임무 종사’혐의로 1심 12년 선고 81년 12월 특사 석방 84년 나주정신병원 입원 98년 8월16일 영면 ◎부인 金順子 여사/병수발 18년… 세자녀 키우느라 안해본 일 없어/“야학교장 등 즐겁고 보람된 생활 못내 그리워” 金永哲 열사가 계엄군에 끌려갈 때 당시 26세였던 부인 金順子 여사는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이었다.아버지가 상무대에 갇혀 있을 때 태어난 막내딸은 지금 고3이고 그 위의 1남1녀는 나란히 대학2년생이다.18년간 정신이상의 남편을 병수발하면서 없는 살림에 세 자녀를 키우기 위해 金여사는 안해본 일이 없다. 우유배달원,구멍가게,옥수수 행상,과일·채소장사,공장 일,파출부,사글세 음식점 등. “병원에 10여년 입원했었지만 최근에야 정부로부터 기초적인 의료지원을 받았다.부상자에 대한 의료지원 카드도 뒤늦게 발급됐다”고 부인은 말한다.이번 민주시민장도 조의금으로 치러야 했다고 한다. 자녀들과 앞으로 살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면서도 金여사는 80년 당시 남편이 ‘광천동 삼화신협 이사장,새마을 지도자,반장,조기 축구회 회장,야학 교장’ 등으로 활동하던 “즐겁고 보람된 생활”이못내 그립다고 말한다. ◎吳壽成 전남대 교수가 분석한 정신손상 유형/기질적 장애­총상·몽둥이 등에 머리다쳐 사고기능 단계적으로 와해/정신분열증­계엄군에 무차별 폭행 당해.감정 통제·현실적 판단 마비/외상후 스트레스­공수대원 고문 후유증으로 군인 공포·모든 일에 무관심 5·18 항쟁의 진압이 잔혹했던 만큼 金永哲 열사 같은 참혹한 정신 손상자들이 많다.전남대 5·18연구소 소장인 吳壽成 교수(심리학)에 따르면 5·18로 인한 정신장애는 3가지로 대별된다. 첫번째는 기질(器質)적 정신장애로 항쟁 와중에 직접적으로 두뇌에 총상을 입었거나 개머리판이나 몽둥이에 머리를 다쳐 뇌의 손상을 갖게 된 경우로 金永哲 열사가 대표적 사례다.그의 병증은 외상(外傷)성 성격장애,정신분열증,간질 및 뇌수종에 의한 기질적 정신장애,기질적 정신병으로 심화됐다.한 마디로 인간이 단계적으로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사고기능이 와해되어 있고 사고 자체가 지리멸렬된 상태다. 두번째는 정신분열증.5·18 당시 아침운동을 하려고 운동복 차림으로 집밖에 나갔다가 주민등록증이 없다는 이유로 계엄군에 붙들려 눈을 가리운 채 지하실로 끌려간 시민이 있었다.깜깜한 속에서 여러날 전신을 구타당한 뒤 승용차에 태워져 외곽도로에 버려졌다.그후 그는 계속 감시당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혔고 집에 있으면 무섭다고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 여러 날 후에 초라한 몰골로 돌아오곤 했다.집안 사람들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리며 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말에 조리가 없으며 연상 장애,비현실적 판단이 두드러진다. 세번째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시위대에 참가했던 한 시민은 공수부대원에게 잡혀 개머리판으로 얻어맞아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깨어나 보니 여러 명이 같이 손을 묶인 상태로 고개를 땅에 처박힌 채 군화발에 차이고 곤봉으로 맞고 있었다.같이 있던 사람이 저항하다 죽는 것을 보고 제정신이 아니었다.조사과정에서 무수히 맞아서 이빨이 나가고 코뼈가 부러졌다.20여일 만에 석방됐다. 이후 그는 후유증으로 7개월 동안 몸져 누웠고 10여년 동안 직장 한번 제대로 갖지 못했다.당시의 일이 자꾸 기억나고 같이 있다 죽은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군용트럭의 군인들만 보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직도 두려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못한다.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으며 모든 일에 관심을 잃게 되었다.
  • 리게티 오페라‘그랑 마카버’(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10·끝)

    ◎죽음의 추문을 씻는 방법/좋은 이들 모두 모르리 자신의 시간 끝나는지/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걸 숨기는 오페라/육체와 죽음의 추문들 씻어내는 현대의 제의/미세 다성음악의 원조 인류 비극 자신에 육화 1.‘대기괴’(大奇怪)쯤으로 번역되는 리게티 오페라 ‘그랑 마카버’는 이런 6중창으로 끝맺고 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좋은 사람들 모두/ 아무도 모르지 자신의 시간이 언제 그치는 지를./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냥 그렇게 둬…./안녕,그때까지는…명랑하게 살 것’ 중세에 ‘기괴한 춤’이라는 소재가 있었다.아릿따운 소녀를 끔찍한 죽음의 몰골이 껴안는 형상이다.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그것을 낭만주의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결과다.그리고 케테 콜비츠 판화 ‘딸을 위해 죽음과 싸우는 어머니’는 그 ‘사회주의적 변형’이다.그런 기괴,더군다나 ‘대기괴’의 마지막에 이 무슨 상투적 권하는 말씀? 아니,그 전에,오페라의 줄거리는 정말 말도 안되는 추문의 극치다.모든 것이 괴상망칙한 브뤼겔의 나라.보통사람 피에트가 모국을예찬하면,연인 미란다와 아만도가 합류한다.둘은 성교(性交)중이고 그치지않는 오르가즘을 열망한다.네크로차르(그가 ‘대기괴’이다)가 세상을 끝장내겠다고 선포하고 피에트를 조수로 부린다.두 연인의 성교는 무덤 속으로 이어진다. 장면이 바뀌면 한 천문학자와 부인이 더 열렬하게,그리고 변태적인 성교를 벌이고 있다.남편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동안 아내는 비너스에게 ‘더 센’ 남자를 보내달라고 간청하는데,그때 대기괴가 나타나 그녀를 과격한 사랑으로 죽여버린다. 대기괴,피에트,천문학자 세사람이 이제 청년 군주 고고의 궁정으로 향한다.궁정에선 흰 장관과 검은 장관이 서로 앙숙이라 골치가 아프다.비밀경찰 총수 게포포가 위협을 알리고 ‘대기괴’가 등장,세계의 종말을 선언한다. 2.음악은 더 뒤죽박죽이다.‘진노의 날’ 선율,몬테 베르디 ‘포페아의 대관식’,베르디 ‘팔스타프’,로시니 ‘세빌랴 이발사’,심지어 베토벤 ‘영웅교향곡’까지 동원되면서 하이 소프라노의 괴성­절규에 찢기고 베이스의 신음­무게에 짖눌린다.그리고 크게왜곡되고 악용된다.값싼 춤음악과 진부한 팡파르들이 세계의 종말에 달한다.그 결말에서 위의,권고의 말씀이라.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이 다가오므로,그게 언제인지 알 수조차 없으므로,그때 까지 열락에 몸을 담그라는 뜻? 아니다.리게티는 직접 이렇게 말하고 있다.두려움이 전혀없는 삶,쾌락에 전적으로 바쳐진 삶,그것은 사실 심각하게 슬픈 삶이다….그렇다면? 과도한 음탕이 과도한 죽음을 낳는다.거꾸로도 마찬가지다.즉,죽음은 음탕하고 음탕은 죽음이다.‘그랑 마카버’의 이,매우 우스꽝스러운 깨달음은 음악,특히 오페라음악에 대한 역사적이고 현대적,그러므로 비극적인 통찰의 결과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아니 음악의 아름다운 의상을 듣는다.그렇게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오페라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모든 것을 숨긴다.그렇게 이야기의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음악은 사랑과 교접사이를 흐르면서 교접을 선율로,미­육체화(美­肉體化)하고 그것을 의상화한다.그러나,본질은?혹 그 모든 것은 육체의,그리고,그러므로 죽음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한 장치 아니었을까? 3.쇤베르크는 음악 의상의 조화를 찢어버렸다.그 깨진 거울 뒤로,음악이전의,성욕(性慾)의 추악한 전모가 언뜻언뜻 보인다.그렇다.‘그랑 마카버’는 추문의 음악화를 통해 음악의 추문을,그렇게 육체와 죽음의 추문을 씻어내려는 현대 제의(祭儀)에 다름 아니다.이 제의 속에서 번제물 역할을 하는 것은 서양음악사 전체이다. 서양음악사,아니 역사는 그렇게 조롱받으며 스스로의 추문을 정화(淨化)할 밖에 없다.쇤베르크 이래 모든 현대음악은 폭로 혹은 자기파멸로만 치달았다.쇤베르크의 기법을 이어 받았지만,쇤베르크가 염원한,파경이후 새로운 음악적 총체는 점점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왜냐하면,인류는 지식을 넓혀갔지만,동시에 자신의 악마성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그래서,그러므로,음악이 음악을,음악적으로,번제물 삼는다.리게티는 헝가리 태생이다.1956년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소련군 장갑차가 진압했을 때 그는 33세,부다페스트에 있었다. 당시 전위음악의 총아였던 슈토크하우젠음악 ‘청년의 노래’를 몰래 라디오로 들으며 그는 창밖으로 계엄령 상황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곧장 서방으로 망명,딱 두 달 만에 콜로뉴 전위음악파의 선두로 부상한다. 그는 서양음악의 현대적인 기법을 두루 탐구하고 발전시켰다.스스로 자신의 음악방식을 ‘미세(微細) 다성음악’이라 명명하면서 그는 1960년 서양현대음악 전체의 최첨단에 달할 수 있었다.1970년대는 오페라 ‘그랑 마카버’ 작곡에 바쳐졌다.그의 모든 기법과 사상이 총동원된 이 오페라 작업은 그로 하여금 현대음악의 막다른 골목에 회의를 느끼게하는 계기로 작용한다.아니,그는 파탄에 이른 현대음악에 회의를 느꼈으므로 이 오페라에 진력했다. 그는 비극적인 청년 시절을 보냈다.아버지와 형은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다.그도 강제노동에 처해졌다.나치이후 공산주의 정권은 그의 급진적인 음악을 금지했다.그리고,그러나,그 비극성이 그에게 ‘총체성의 마지막 보루’로 작용한다.전 인류의 고통이 그의 고통으로 특수화­심화하면서‘총체를 위한 번제’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듬과 화음을 찾겠다….그는 ‘그랑 마카버’이후 그렇게 공언했다.오늘 소개하는 것은 현대음악 처녀지이자 성지(聖地)인 베르고 레이블이 자랑하는,리게티 자신의 숨결이 연주에 배인 음반이다. 1987.녹음,1991.wergo wer6170­2 ORF­합창단과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ORF­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엘가 하워스
  • 자녀 학비 고민하다 30대 주부 음독자살

    고액과외 문제가 떠들석한 가운데 자녀학비 문제를 고민해오던 30대 주부가 남편에게 자녀 교육을 부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31일 낮 12시쯤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Y아파트에 사는 金모씨(36·여)가 극약을 먹고 신음중인 것을 남편 韓모씨(44·목욕탕 청소부)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金씨는 남편 韓씨에게 남긴 유서에는 ‘내 당신한테 꼭 부탁할게요.딱 5년만 더 고생해요.그러면 우리 얘들 다 학교 마치잖아요’라고 적혀 있었다.
  • 국회를 바로 세우는 길/孫淑 연극인(서울광장)

    국회가 오랜 휴업상태를 끝내고 문이 열리는 모양이다. 뇌사국회,식물국회라는 비난이 빗발쳤고 그 거대한 의사당 건물을 그렇게 흉가처럼 비워두지 말고 차라리 수재민 피난처라도 쓰도록 하라는 여론이 높았던 국회…. 시민단체들은 이런 분노를 묶어,놀면서 받은 국회의원 세비를 가압류해 달라는 소송운동을 제기했고 또 국회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한 번 뽑아놓은 국회의원이 제 일을 안하고 오히려 유권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경우에 그 책임을 묻고 국회의원직을 빼앗을 수 있도록 ‘국민소환제도’를 만들겠다고 입법운동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런 국민의 분노에 놀라 부랴부랴 문을 열기는 하는 모양이지만 저 국회가 과연 개과천선해서 개혁적인 법률을 제정하고 위기에 빠진 나라를 살려내는 데 힘을 모으리라고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같다. ○외면당한 국민고통 끊임없는 정파간, 정당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국민의 고통이나 나라의 위기는 안중에도 없었던 곳이 바로 국회였으니까…. 어쩌면 상당수 국회의원들이이 위기의 실질적인 피해계층이 아니고 고통에 신음하는 유권자들의 진실한 대변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 국민은 모두들 알고 있다는 걸 국회의원들도 눈치는 채고있는 것같다. 그러나 그 유권자들이 얼마 안 지나면 곧 이런 일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시 또 몇 마디의 감언이설과 지연,학연,지역감정을 이용해서 당선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리라.그러지 않기 위해서,아니 이제는 유권자들이,국민이 다시는 그렇게 어리석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회 개원을 우리는 눈 똑바로 뜨고 주시해야 할 것이다. 폭우 끝에 끊어진 다리,침수된 가옥과 논밭,그리고 잃어버린 아까운 사람들,이 수재민들을 위해서 대책을 세우고 재난을 예방하는 법을 만들고 그들을 위해서 아픔을 같이하는 국회가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가 개혁 주체로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시민 개개인의 분노가 분노만으로 끝나지않기 위해서 함께 힘을 모으고 그 요구와 분노를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에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시민,한 시민단체 가입하기 운동 같은 것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그런 끊임없는 관심들이 모이면 표류하고 있는 국회를 바로 세울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급하게 다가오고 있는 위기의 시대.눈뜨고 깨어있지 않으면 밤 사이에 가족이,재산이 떠내려갈지도 모르는 이번 폭우 속의 수재 위협이 요즘 노출되고 있는 시민들의 온갖 위태로운 모습과 너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이 목소리를 높여서 변화를 요구하고 개혁을 촉구하지 않으면 모두가 떠내려갈지도 모른다는 다급한 생각으로 다시 한번 시민들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 PC통신에 유서 올리고 자살/네티즌 경찰신고로 목숨건져(조약돌)

    ○…PC통신에 유서를 써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20대가 이 글을 읽은 한 네티즌의 신고로 목숨을 건졌다. 1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상오 2시25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13동 한 단독주택에 사는 趙모씨(24)가 안방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것을 신림3파출소 소속 鄭琪采 순경(44) 등 2명이 발견,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趙씨는 “부모의 이혼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의 유서를 PC통신 게시판에 올린 뒤 약을 먹었으나 우연히 이 글을 읽은 한 네티즌이 경찰에 신고,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 시냇가에서/朴婉緖 작가(서울광장)

    용기를 내어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산이 있고 시냇물이 있는 교외의 땅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복중에도 아침 저녁으로는 살갗에 와닿는 바람이 심심산중의 샘물처럼 정신이 반짝 나게 차가웠고,밤이면 소쩍새 울음소리 처량했고,새벽이면 온갖 잡새들이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채 제각기의 목소리로 재잘댔고,시냇물은 온종일 평화롭게 속삭였다.내가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 것일까,너무도 과분하여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도 가구 하나도 새로 장만하기가 싫었다. 그러나 웬걸.그렇게 나직하고 명랑하게 속삭이던 시냇물이 폭우가 계속되면서 난폭한 탁류로 돌변해서 밤새도록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여기저기서 하천이 범람하고 저지대가 침수되면서 엄청난 수의 수재민과 실종·사망자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긴급 뉴스가 정규방송을 제쳐놓고 온종일 계속됐다. 내가 맑고 예쁜 시냇가에 살게 된 것을 부러워하던 친지들이 예서 제서 별일 없느냐고 안부전화를 해왔다.나는 그들을 안심시키느라 내가 사는 데는 상류쪽이니까아무 걱정도 없다고 대답하곤 했다.실상 우리 집은 시냇물의 상류라기보다는 중류쯤에 위치해 있었지만 범람의 위험은 거의 없어 보이기에 안심시키느라 그렇게 말한 거였다.그러나 우리집은 상류니까 걱정말란 소리를 반복하는 사이에,상류사회니 상류계급이니 하는 말도 강을 끼고 발달한 농경사회에서 안전지대에 사는 주민들이 즈네들은 상습피해지역인 저지대에 사는 주민과는 다르다는 걸 나타내려는 데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또 새로 집 장만할 때는 농민들까지도 어떻게든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까닭도 알 것 같았다.고층아파트야말로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상지(上之) 상류(上流)의 주거지니까. 그러나 시류를 역행해서 자연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하류로 이동한 걸 후회하는 마음은 없다.오히려 이 작은 시냇가에서 이번 폭우를 겪으면서 이런 조그만 지류를 통해서도 마구잡이 개발의 영향과 상류에 사는 건 혜택이 아니라 엄중한 책임이라는 것을 총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는 걸 자연의 또다른 혜택이라고 감사하고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 대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상류에서 지목을 변경해서 논을 밭으로 만들거나 나무를 베고 택지를 조성해놓은 데서는 어김없이 엄청난 양의 토사가 강으로 유입되면서 폭포수를 만들어 시냇물을 길길이 날뛰게 했고,하류로 갈수록 중상류에서 마구 버린 생활용품,비닐 쪼가리들이 뿌리뽑힌 나무들과 함께 남루하고 추악하게 교각에 걸려 흐름을 방해하면서 저지대의 배수를 원활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장마 전에 고향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연일 폭우가 계속될 때 돌아온 친구 말이 생각났다.그의 고향은 시뻘건 황토땅인데 도로를 낸다,개발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산허리를 잘라놓은 자리가 하도 선연하게 붉어서 마음이 짠하더니 폭우가 쏟아지면서 거기서 토해내는 흙탕물 또한 어찌나 시뻘겋던지 영락없이 산천이 엄청난 출혈을 하고 있는 것처럼 끔찍해서 비명을 지르고 싶더라고 했다.피서고 뭐고 다 망쳤지만 고향산천과 더불어 같이 아파하고 같이 신음하는 것같아서 다녀오길 참 잘한 것같다는소리도 덧붙였다. 이번 비는 하늘의 일이 아니라 상처 받았으니 피 흘릴 수밖에 없는 땅의 일이 아니었을까.
  • 김영무 두번째 시집 ‘산은 새소리마저 쌓아두지 않는구나’ 펴내

    ◎어릴적 푸른추억 빌려 병든 지구의 현실 질타 시에서의 향토적 서정은 자칫 한가한 회고 취미로 오해받기 쉽다. 치열한 일상의 현장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영무 시인(54·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경우 시의 언어는 곧 삶의 언어다. 첫시집 ‘색동 단풍숲을 노래하라’에 이어 5년만에 그가 두번째 시집 ‘산은 새소리마저 쌓아두지 않는구나’(창작과 비평사)를 내놓았다. 누구나처럼 시인 역시 유년의 푸른 시절을 그리워한다. “…개울물소리 헤치고,밤길 따라 헛발 디디다가/논둑길 하나 넘으니,눈부셔라! 개구리 울음소리…”(‘남한산성의 밤’) 그 순수의 시대는 물수제비 뜨듯 지나가버렸다. 첨벙첨벙 별똥 떨어지듯 뛰어드는 개구리도,“풀섶 헤치며 도망치던 흰눈썹망초꽃들”(‘남한산성의 망초꽃들’)도 이제 남아 있지 않다.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는 지금/십자가에 못박혀” 신음하는 “겨자씨 하나 못 사는 땅”(‘조선교회에 보내는 예수님의 셋째 편지’)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시인은 이처럼 병든 지구의 현실을 ‘금강경의 어법’혹은 예수의 목소리를 빌어 질타한다. 그런 면에서 이 시집은 ‘녹색문학’의 정점을 달린다. 삼라만상은 자신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갖고 있다. 그 존재의 길은 세계의 숨은 질서를 이룬다. 그것이 곧 자연의 이법(理法)이다. 시인이 새삼 강조하는것 또한 자연의 섭리에 기초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다. 그런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 바로 ‘과학’이란 제목의 시다. “감꽃 필 때는 올콩을 심고/메주콩은 감꽃 질 때 뿌리느니라//밭고랑 두엄 속 그 캄캄한 아랫목에서/금빛 씨앗들이 때를 알아 눈을 뜨나니”
  • 국보법 위반자들의 귀국(사설)

    지난 91년 당국의 허가없이 북한을 방문한 뒤 베를린에 머물러온 朴聖熙씨(28·당시 경희대4년)와 成墉乘씨(29·당시 건국대4년) 등 해외체류 국가보안법 위반자 5명이 지난 7일 김포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안기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해외에 체류중인 이른바 ‘반체제인사’들에 대해 ‘반성’을 전제로 귀국을 허용하기로 밝힌 바 있다.과거 역대 독재정권 시절에 빚어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다.현재 해외에는 朴正熙·全斗煥·盧泰愚 군사 정권 시절 유학 등 목적으로 출국했다가 독재정권의 폭압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거나,통일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국보법 등 실정법을 위반해서 20년 또는 30년 넘게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들중 일부가 비록 실정법을 위반하긴 했으나 그들이 현지에서 벌인 조국의 민주화운동은 실로 힘겨운 것이었다.현지의 진보적 지식인들과 연대해서 언론과 교회,그밖의 요로에 한국의 역대 독재정권의 반민주적 탄압상을 알리는가 하면,국내 민주화운동을 돕기 위해 대대적인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했고,양심수 석방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역대 독재정권 시절 국내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나, 국제적 압력 덕으로 석방된 양심수들은 일정부분 그들에게 신세를 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한 것도 사실인만큼,새 정부는 그들이 과거 행적에 대해 ‘반성’하는 것을 전제로 귀국을 허용한 것이다.그것은 그들의 ‘불행한 과거’자체가 모두 건국 50년 넘게 통일된 민주국가를 건설해내지 못한 우리 역사의 희생자들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이번에 자진 귀국한 사람들은 공안당국에서 과거 행적에 대해 조사를 받은 다음 사법처리될 것인데,새 정부 화합조처의 근본취지와 이들이 자진 귀국한 사실 등이 감안되었으면 한다. 해외체류 국보법 위반자들이 정부의 관용조처에 호응해서 자진 귀국함으로써 국민들이 50년만에 들어선 진정한 민주정부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실감하는 바로 그 시점에서,한총련이 딴죽을 걸고 나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한총련 소속 학생 2명이8·15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7일 평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국민들은 반국가 불법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에 대해 준열하게 꾸짖지 않을 수 없다.온 나라가 유례없는 대수재를 만나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문젯거리를 새롭게 들고나와 어쩌자는 것인가.더구나 각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총망라된 민간통일운동조직인 ‘민화협’이 결성된 시점이 아닌가.한총련의 분별있는 행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 서울신문 새 연재소설 그래도 江은 흐른다/작가 정현웅씨

    ◎고난의 연대 굴절된 근현대사 바로잡기/일제∼해방후 역사 인물들 이야기/광복군­평양 기생 사랑도 곁들여/임시정부에 대한 새로운 평가/학도병 출신 생존자 인터뷰 통해 작품속 리얼리티 높여 “우리는 대한의 독립군/조국을 찾는 용사로다/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백두산 넘어 가자…삼천리 금수강산 지옥이 되어(되어)/모두 도탄에서 헤메고 있다(있다)…” 일제의 말발굽에 신음하는 조국을 찾겠다는 염원을 노래하던 광복군. 그러나 외세에 의한 해방의 소용돌이에서 그들은 무장해제된 채 조국에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이승만정권의 반민족 정책으로 득세한 친일파에게 오히려 탄압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우리 현대사의 첫 단추는 여기서 잘못 꿴 것이라는 주장은 이제 공론화된 사실이다. 서울신문이 오는 1일부터 새로 연재하는 대하역사소설 ‘그래도 강은 흐른다’는 이 굴절의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작업이요,역사의 주인공들에 대한 ‘신원(伸寃)운동’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작가 정현웅씨는 “학도병 출신으로 광복군에 합류한 이들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항일정신이 유신정권하의 민주화투쟁과 맥이 닿는다는 시각으로 그려나가려 합니다”라고 첫 말문을 연다. ‘전쟁과 사랑’‘마루타’등 추리소설을 주로 써온 작가로서는 뜻밖의 발상이다. 작가는 “임시정부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다고 느껴서 이번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주제라 실제 있었던 광복군과 평양 기생의 사랑얘기를 부각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인다. 청춘남녀의 사랑을 얼개로 역사라는 큰 물결의 무거움이 만난다면 어떤 얼굴일까. 잘못하면 주제의 진실됨이 애정이야기 때문에 주름질 수도 있다. “리얼리티를 담보하기 위해 학도병에서 광복군에 합류한 10여명의 생존인물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김구 선생의 경호대장을 지낸 윤경빈씨의 생생한 기억을 중심으로 임시정부의 활동이나 광복군의 투쟁 등 ‘고난의 연대’를 되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라며 가벼워질지 모를 우려에 대한 계획을 내비친다. 비록 늦었더라도 잘못된 첫 단추는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사회 등의 장에서 다잡는게 이론의 몫이라면 항변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건 예술의 몫이다. 소설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서울신문이 새 연재소설 ‘그래도 강은 흐른다’를 선택한 이유다.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담으려는 작가는 올 가을엔 서주,중경,상해 등 소설의 주요 무대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들려준다. 치밀한 준비에 역사에서 잘못 흐른 강줄기를 잡으려는 작가의 소명의식이 엿보인다. “‘마루타=정현웅’이라는 공식이 부담스러워요. 사실 제가 쓴 소설의 60%는 역사물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일제시대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소설에 많은 애정을 쏟으려고 합니다”. 젊은시절 직장을 밥먹듯 바꾸는 방황을 거쳐 80년 소설에 안착한 작가. 민족 정통성 회복이라는 거대 화두를 추리기법이 가미된 흡인력 있는 문체로 꾸려나갈 의욕으로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집필실은 앞으로 수많은 밤을 밝힐 것이다.
  • 98 상반기 히트상품:Ⅰ

    ◎샤프 ‘가비앙 딕Ⅱ’/히트상품 12관왕 수상작 후속형 96·97년 연속 히트상품 12관왕을 수상한 가비앙 딕의 후속모델. 영한·한영 등 영어사전 2권과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백라이트 기능,영어회화 기능을 채용한 전자수첩이다. 가비앙 딕보다 크기와 무게가 더욱 슬림화됐고,여성의 콤팩트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뛰어나다. 영한사전 7만3,000여 단어,한영사전 1만2,400여 단어와 16개 장르 총 853개의 영어회화 문장이 수록돼 있다. 1,120명분의 전화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전화번호부 기능과 각종 생활정보,통장번호,아이디어 등을 입력할 수 있는 정보 메모기능,주요 약속이나 행사 기념일 등을 알람을 설정해 확인할 수 있는 스케줄 기능,1901년부터 2099년까지의 캘린더,계산기능,일수계산 기능,시계·세계시계가 내장돼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월 1만여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2·3월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새 제품을 구입한 뒤 본사나 지역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찾으면 기존 전자수첩의 데이터를 모두 옮겨 받을 수 있다. ◎삼성 냉장고 ‘따로따로’/냉각기 2개… 급속 냉각·냉장 장점 브랜드 이름이 말해주듯 독립 냉각 방식으로 기술 혁신을 주도한 히트상품이다. 냉각기 2개로 냉동·냉장실이 따로 기능하기 때문에 힘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이중 회전 날개는 급속 냉각과 냉장 효과를 돕는다. 이를 바탕으로 출시 1년여만인 98년 1∼4월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따로따로’가 기능적 장점외에 마케팅면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힌 데는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엠보 지펠 등)와 가격 중시 소비자(98실속형 모델)를 동시에 겨냥한 점이 큰 몫을 했다. 기술우위와 편리성을 강조한 광고,할인점·전문점 판매외에 사이버 유통으로 유통경로를 확대한 점도 히트상품이 된 밑거름이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시판에 들어간 ‘삼성 문단속 따로따로(SR­5047B,용량 504ℓ)’는 다른 500ℓ급 냉장고보다 저렴한 가격인 89만8,000원에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단숨에 주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성능 변화 없이 저가격대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 기획과 제품 표준화에 의해 개발비용을 절감한 탓이다. ◎‘LG 바이오 에어컨 사계절’/국내 첫 공기정화기 겸용 에어컨 97년 11월 출시 이래 올들어 1∼4월중 시장 점유율 44%를 기록할 만큼 무서운 기세로 인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부방 에어컨,IMF형 염가모델로 틈새 시장을 창출했고 ‘오래된 에어컨 찾기’ 행사 등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개발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공기정화기 겸용 형식승인을 취득하는 등 기술력이 가세해 97년 최다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주요 기능으로는 더블클린캡,공간 레이더 추적,와이드 냉방 기능 등이 있다. 더블 클린캡 기능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더블클린캡을 닫아 냄새를 제거해 주는 공기정화기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에어컨을 4계절용으로 만드는 기능이다. 공간추적 레이더는 에어컨이 스스로 실내구조를 인식,가까운 곳은 낮고 빠르게,먼 곳은 높게,오래도록 냉방시켜주는 방식으로 최상의 냉방상태를 자동으로 조절시킨다. 바람이 나오는 토출구 부위의 좌우 운전폭을 150도로 늘려 넓은 공간도 골고루 냉방시킬 수 있다. 알레르기 예방효과와 광촉매 플라즈마 정화 등의 기능도 갖췄다. ◎한국통신 ‘KT Card서비스’/신용만으로 1개월간 외상 통화 한국통신이 제공하는 ‘KT Card서비스’는 현금 없이 1개월 동안 고객의 신용만으로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통신 서비스다. 시내·시외전화는 물론 국제전화,인터넷 폰 모두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현금 소지의 불편 없이 전화를 자유로이 사용한 뒤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한다는 것이다.가입비와 연회비가 따로 없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때문에 신용사회에 적합한 서비스로서 호평 받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160만명이 가입했으며 매달 7,000명 가량이 새로 가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동성이 강한 회사원,해외 여행객,및 해외교민,외국에 주재하는 상사원들이 주된 이용층이다. 특히 해외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화 절약 효과를 거두면서도 여러면에서 편리함을 얻는다. 우선 언어 구사에 따른 불편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전화를 어떤 나라에서 하든 한국 교환원의 안내가 보장되는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통화요금이 비싼 나라에서 전화를 하더라도 한국통신의 국제전화 요금을 적용받아 외화도 절약할 수 있다. 이 서비스 없이 외국에서 전화를 하면 외국통신사의 비싼 요금이 적용된다. ◎SK텔레콤 ‘스피드 011’/안정된 서비스 자랑… 가입자 400만 SK텔레콤의 디지털 이동전화 가입자 증가추세가 눈부시다. 지난 5월말 현재 스피드 011의 디지털 가입자는 400만명. 5개월만에 무려 100만명이 늘어 아날로그 가입자까지 이동전화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96년 1월 인천과 부천에서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고품질의 디지털 이동전화 시대를 열어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떨쳤고 무선통신 산업의 위상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스피드 011 디지털 가입자의 증가세는 무엇보다 SK텔레콤의 안정된 서비스에서 비롯된다. SK텔레콤은 서비스지역을 넓히기 위해 지난 2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에도 1조원을 투자해 커버리지가 전국 인구대비 97%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동전화 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CALL PLUS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하나의 단말기로 통화할 수 있는 위성 휴대통신 ‘이리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차 데이터와 동화상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꿈의 통신’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LG텔레콤 019 PCS/CDMA 기술 세계최초 상용화 LG텔레콤의 최대 장점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최고의 망품질과 통화 영역 확대의 실현이다. CDMA방식의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력이 바탕이었다. LG텔레콤은 한국형 전파전달 특성 모델을 기초로 한 최적의 망설계 기술과 음영지역을 없애고 통화품질과 서비스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산시킨 광중계망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광중계망은 기지국 하나당 광안테나를 12개까지 연결할 수 있어 서비스 지역이 평균 7배,최고 12배까지 늘어나게 해 전국 구석구석을 손쉽게 연결시킨다. 전국 단일망을 구축하고 있는 LG텔레콤은 무선으로 데이터나 화상을 직접 송·수신해 ‘이동 사무실’을 구현하고 있으며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최첨단 부가 서비스를 개발,기술력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기술력은 최고의 망품질과 전국 구석구석까지 통화를 가능케 해 차세대 이동통신을 선도할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다.통화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은 지하에도 미쳐 대형건물과 지하,터널속에도 중계기 설치를 늘려나가고 있다. 슬림 요금,레저 요금,프리미엄 요금 등 다양한 요금체계가 있다.우량 가입자에게는 30개월 후 PCS 폰을 교화해주는 체인지업,한 가족이 2∼4대를 가입할 경우 가족간 PCS 통화 요금의 55%를 할인해주는 가족요금제,동일인 명의의 복수 가입시 가입비를 할인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LG텔레콤은 고객들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PC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마케팅’을 실시,가입망 정책을 더욱 활성화해나갈 방침이다. ◎LG전자 ‘아트비전 라이브’/환경 따라 최적화질 자동조절 ‘아트비전 라이브’는 TV를 고를 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화질에 마케팅 포인트를 맞춰 성가를 높인 히트상품이다. 브랜드 이름도 소비자들에게 이같은 제품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내수경기가 침체에 빠져 저가품이 인기를 끄는 시절일수록 제품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다는데 착안했다. 제품 이미지가 확산된 뒤에는 고급품 뿐 아니라 저가 보급형도 영향을 받는다. LG전자가 노린 이른바 ‘폭포효과’다. 이 점에 착안,‘아트비전 라이브’는 고급형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고객 활용성이 높고 반응이 좋은 기능들을 조합하여 가격대별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아트비전’은 화질은 물론 소비자 편리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 특징으로 디지털 EYE,자동회전,리모콘 호출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변환경에 맞는 최적 화질을 자동조절하고 자동회전판을 이용해 리모콘으로 TV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97년 3월 출시 이후 지난 1∼4월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 중이다. ◎LG싸이언/음성 다이얼기능… 무게 103g 초경량 LG정보통신 ‘싸이언PCS’(LGP­5500F)의 최대 자랑은 가벼우면서도 장시간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게가 103g에 불과하지만 말로 거는 음성 다이얼 기능,음성 및 한글 메시지 기능도 가졌다.음 성 다이얼 기능은 특히 운전중 안전을 해치지 않으면서 통화를 가능케 해 바쁜 현대인에게 적격이다. 초경량은 최적의 고집적 회로설계와 1셀 구조의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덕택에 가능했다. 표준 배터리를 사용한다 해도 120g에 불과하다. 통화 대기 50시간,연속 통화 시간은 110분이다. ‘싸이언 PCS’가 가진 편리한 기능은 이밖에도 많다. 통화 내용을 녹음·재생할 수 있는 녹음 기능을 갖고 있어 통화중 따로 메모할 필요가 없다. 전원이 꺼져 있거나 전파 음영 지역에서도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마이크가 부착된 이어폰을 통해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도록 일체형 이어폰 기능도 갖췄다. 전자계산기 기능과 지역 번호 10개를 설정할 수 있는 자동 다이얼 기능도 포함됐다. ◎현대전자 ‘걸리버’/“걸면 걸리는∼” 최대 240분 통화 현대전자가 단조로운 색상과 디자인을 탈피,우아한 색상과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으로 만든 고급형 PCS 단말기다.‘걸리버(HGP­1200)’라는 브랜드명으로 지난 2월 탄생했다. 밝고 우아한 샴페인 골드 색상을 채용,디자인에서도 성공작으로 꼽힌다. 고급 취향 고객을 겨냥해 나무무늬를 곁들였고 고려 청자 스타일의 볼륨감을 살렸다. 무게 135g,125×50×24㎜이며 1셀 방식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했다. 최대 통화 240분,최대 대기 58시간으로 양쪽 모두에서 다른 제품을 압도한다. 주요 기능으로 △한글 메시지를 LCD 화면에 표시해주는 한글 단문 서비스와 △단말기의 각 기능을 한글로 알려주는 한글 메뉴 방식 △단말기의 각 버튼에 부여된 음정을 이용하여 수신음을 임의로 작곡·저장하는 전화 멜로디 입력 △전국 전화번호 저장·확인 등이 있다. 사용중에만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와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사용자의 생년월일을 미리 입력해 자신의 지성·감성 지수를 알 수 있도록 바이오 리듬 정보도 제공,생활 속의 도구로 병행 사용할 수도 있다. ◎‘나래텔레버드’/인터넷 폰 도입… 저렴한 국제통화 ‘밤낮 없이 365일 언제나 저렴한 국제전화’를 기치로 지난 3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50억원. 인터넷 폰 서비스를 이용,기존 일반 국제전화 10분 통화 요금으로 23분 통화를 실현했다. ‘전화대 전화’ 방식의 인터넷 폰을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한 덕분이었다.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시대상황에의 재빠른 적응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IMF 한파를 역이용한 저가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요금이 기존 국제전화보다 40∼50% 가량 싸 통신비용 절감이 절실한 기업·기관으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시작 2개월여만에 1,200여 법인 고객과 6,000여 일반 고객을 확보하면서 단숨에 별정통신 업계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판매전략도 탁월했다. 다른 사업자와 달리 초기부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다. 기업체에는 설계사들을 현장 방문시켜 그 자리에서 노트북 PC로직접 요금을 비교·분석해 주며 고객이 되도록 설득했다. ◎신세기 ‘파워디지털 017’/올 5∼6월 신규가입자 가장 많아 ‘전파의 힘이 강하다’는 광고 전략을 통해 ‘전파의 힘’을 이동전화의 새로운 선택기준으로 만들어 성공을 거둔 케이스. 017휴대폰 광고인 ‘아저씨∼ 짜장면 시키셨죠∼’도 역시 힘을 강조한 광고다. 이동전화 서비스인 ‘파워디지털 017’이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배경은 98년 5∼6월중 신규 가입자를 기준으로 한 시장 점유율(25%)이 1위라 점이었다. 이는 그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입증한다. 따라서 5월 중순 현재 가입자 수는 140만이지만 올 목표를 당초 180만에서 200만으로 상향조정했다. PCS 대비 017의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점은 전파가 다르다는 점이다. 즉 PCS가 1.8㎓의 주파수를 쓰는데 비해 017은 800㎒의 주파수 대역을 쓴다. 이처럼 힘센 전파를 쓰기 때문에 더 멀리(도달력),구석구석까지(회절력),더 깊숙히(침투력) 터진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을 혼용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순도 100%의 CDMA디지털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도 전파의 힘을 강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우세탁기 ‘올리고 때리고’/3차원 도개물살로 세탁력 향상 대우전자가 국내 최초로 상하 양방향 물살 기능을 채용해 세탁력을 대폭 향상시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는 8개 모델을 새로 개발,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 1년8개월 동안 총 5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만든 이 제품은 회전판 운동에만 의존해 물살을 만들던 기존 방식을 개선해 탄생했다. 세탁조 사방과,하단에서에서 소나기 물살이 나온다. 세탁물을 상하좌우로 움직여주는 신돌개 물살 등 5가지 물살에 공기 방울이 가세한다. 특히 세탁조 바닥에서 솟구치는 6 줄기 물살은 세탁물이 회전판에 닿지 않도록 ‘올려’주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50개의 물줄기는 옷감 구석구석을 강하게 ‘때려’준다. 세탁물이 상하지 않으면서 세탁 효과를 높이는 비결이다. 이로써 기존 제품에 비해 세탁력은 12.5% 높아졌으면서도 옷감 손상도는 24.3%로 줄였다. 비대칭으로 구성된 신돌개 회전판은 상하·회전·좌우의 3차원 입체 돌개 물살을 만들어 세탁물의 엉킴 현상을 줄여준다. 실험 결과 기존 제품보다 엉킴 현상은 35.8% 감소했다. 탈수시 진동과 세탁시 소음도 각각 28%와 7.5데시벨 줄였다.
  • 육군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5)

    ◎“조국사랑” 참군인 정신 일깨운다/선사시대 이래 군사자료 8,600점 한눈에 金日成 작전명령서·베트콩 전단까지/부서진 총열·녹슨 수통·구멍뚫린 철모…/장렬히 숨져간 무명용사의 외침 절절이 불암산의 서기(瑞氣)가 어린 노원구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호국 간성의 요람인 이곳에 들어선 육군박물관은 일반인들의 군(軍)에 대한 거리감을 친근감으로 바꿔주는 묘한 공간이다. ‘한국의 시인 건축가’ 金重業씨(88년 작고)가 조국통일의 염원을 담아 그 물꼬를 트는 상징으로 열쇠 형상을 택해 설계했다는 이 건물은 흰색 화강암 건물로 잔디와 숲으로 차분히 정돈된 육사 캠퍼스 남쪽 끝에 들어앉아 있다. 정면에 연병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바로 앞에는 고 姜在求 소령 동상이 달려가는 듯한 자세로 서 있다. 30여년전 월남 파병을 앞두고 수류탄 훈련장에서 부하를 구하고 산화한 그의 모습은 오늘날 이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참군인정신과 함께 참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준다. 육군박물관은 이 땅에서 ‘저질러진’ 전쟁에 관한 많은 것을 증언한다.지상3층 지하1층 건물중 고대실·현대실 등 두 개의 전시실에는 가깝게는 6·25전쟁에서부터 임진왜란,멀리는 선사시대의 군사 관련 유품과 문화재까지 모두 8,6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의 가치는 유형의 물질에서 옛 사람들의 혼과 정신을 만나는데 있다고 했던가. 전시실을 떠받치고 있는 14개의 원추형 돌기둥이 두 열로 돌아나간 옥외 전시장에서 당시의 총통과 대포들이 전장의 신음을 오늘에 전한다. 건물 중앙으로 맞닿은 기둥 사이에 朴正熙 대통령이 서거 때까지 타던 캐딜락과,맹호부대가 월남에서 대승을 거둔 것을 기념한 ‘안케패스 전승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다. 군인으로 시작해 대통령이 되고,또 독재자로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한 한 불운한 정치인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볼 수 있다. 3층에 위치한 현대실에는 광복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용된 각종 무기와 장비 복식 문서 등 4,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현대사의 흐름을 요약한 다양한 색과 제각각 형태의 볼 것들이 눈을 자극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은 6·25전쟁이다. 전쟁에 쓰였던 장비와 전단 복장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붉은빛 일색인 공산군의 그것들은 지금도 섬짓한 느낌을 전한다. 어느 시인은 뜰 안에 핀 장미꽃 빛깔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 제 0097호’에는 金日成이 전쟁중 직접 작전을 명령한 극비사항이 적혀있다. 1951년 8월8일로 찍혀진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지령문’도 있다. 특히 6·25전적지인 설악산 소청봉에서 유골과 함께 발굴된 무명용사의 유품 앞에는 관람객들이 유난히 많다. 소총의 총신부분과 녹슬은 수통·구멍뚫린 철모. 누군지는 몰라도 분명 전장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다가 외롭게 숨져갔을 그의 외침이 귓전을 때리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6·25전쟁중 물자가 고갈되자 인민군이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쓴 병뚜껑으로 만든 모표,허름한 방한화,버선,철모,수통 등이 월남전 당시의 궁색한 베트콩 군수품과 나란히 진열돼 있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고향의 달밤,임이 그리워 밤마다 웁니다.”“그리운 이여! 딸라도 선물도 싫어요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의 산 목숨뿐” 등 월남전 당시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기 위해 살포됐던 전단도 눈길을 끈다. 2층의 고대실에는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 이전까지의 군사관련 문화재 4,128점이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다. 구석기∼신석기시대의 주먹도끼 등 석제무기와 3∼4세기 신라의 철검·무쇠도끼·무쇠창 등 철제무기들은 인류를 말살할 수 있을 정도의 현대무기에 비하면 정겨운 느낌마저 든다. 한번에 여러 발의 화살을 쏠 수 있는 조선후기 화살 연발장치인 녹로노나 부녀자도 쏠 수 있게 만든 수노(手弩)인 삼시수노기(三矢手弩機)가 복원품이긴 하지만 눈길을 끈다. 화살을 4개까지 장전해 쏘던 조선전기의 사전총통(四箭銃筒),조총,화강암 탄알인 단석(團石),발사기인 대완구(大碗口)와 비격진천뢰쯤에 이르면 본격적인 전쟁 분위기가 풍긴다. 대완구는 국내 유일한 것이며 비격진천뢰도 연세대박물관과 함께 유일한 소장자로 돼있다. ‘부산진 순절도’와 ‘동래부 순절도’는 임진왜란 당시 군민(軍民)들의 처절한 항전모습을 담은 보물들이다. 박물관 건물을 나와 연병장 길을 따라 오른 쪽으로 접어들면 헬리콥터 장갑차 곡사포 전차들이 도열한 야외전시장에 접어들게 된다.50년 6월25일 남침의 선봉에 섰던 북한군 탱크 T­34와 이에 맞섰던 미제 M46탱크,전쟁초기 투입된 적 관측및 업무연락용 항공기 L­19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40여년 전 서로를 죽이기 위해 첨예하게 대치했던 주인공들이 지금은 친구가 되어 한자리에 있는 모습이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관장 姜性文 중령/“40년 전통 국내 유일 군사종합박물관”/군사문화 발달과정 전시/전쟁유적지 학술 조사도 육군박물관의 현 관장 姜性文 중령(53·18대)은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주2회씩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수이기도 하다. 지난 96년 12월 관장직을 맡아 박물관 운영을 책임지랴 강의준비 하랴 하루하루가 바쁘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육사 경내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서 관람객이 늘어나는 바람에 할 일이 부쩍 많아졌다. “용산의 전쟁기념관이 한국전쟁에 초점을 맞춘 전쟁과 무기중심의 기념관 성격을 갖추고 있다면 육군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군사관련 종합 박물관입니다. 40년이 넘은 전통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육군사관학교 경내를 둘러보는 관광상품이 마련되면서 새롭게 인식되고 있지요” 육군박물관은 56년 육군사관학교 기념관으로 처음 문을 연뒤 10년만인 66년 육군사관학교 군사(軍事)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83년 지금의 자리에 새 건물이 완공돼 2년뒤인 85년 개관했다. 주변의 넓은 공원 분위기와 어울려 딱딱하게 느껴지는 군사문화를 순하게 바꿔낸다. 군사유물을 통해 군의 업적과 전통·발전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시형태가 독특하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유형적인 군사관련 소장품들이 무형의 자산을 표현한다고 할까요.외침이 있을 때마다 민군(民軍)이 일치단결해 민족 수호에 나섰던 조상들의 자취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자부심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지요” 비록 군사문화를 다룬 박물관이지만 전통문화 유지역할에 큰 몫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는게 姜관장의 설명이다. 휴전선 일대 군사유적지에 대한 학술조사와 군사유물에 대한 논문지 발간도 활발하다. 지난 94년부터 파주·연천·철원·포천군 지역의 산성·봉수대·한국전 격전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벌여 보고서를 작성해 왔고 학술 논문지 ‘학예지’도 통권 5권을 펴냈다. 육군 박물관이 군사(軍史)를 다룬 박물관인 만큼 대학 역사교육의 보조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대학의 역사교육에는 군사 문화재의 발달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빠져 있지요. 이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박물관이 바로 육군박물관입니다. 소장품들이 모두 가치있는 자료들인 만큼 영구보존을 위한 전시장 보완이 시급합니다” ◎육군박물관 가는 길/전철·노선버스 연계/육사후문으로 입장 70만평의 캠퍼스안에 다양한 레포츠 시설과 편의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는 특수목적 대학인 육군사관학교 안에 자리잡은 이색 박물관이다. 육군사관학교가 관리 운영하는 군 관련 시설인만큼 일반인들의 접근이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육사 경내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됐고 관광코스도 마련돼 있어 뜻만 세우면 얼마든지 알찬 볼거리들을 만날수가 있다. 전철 1호선이 석계역,7호선이 먹골역까지 닿아 있고 노선버스는 45­2,803,45,745번이 운행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여대 앞에서 내린다. 매일 상오 9시 호텔신라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도 있다. 육사 후문에서 안내를 받아 박물관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며 정기 관광코스는 상오 10시와 하오 2시 등 매일 두차례. 화요일∼일요일 개관하며 관람시간은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관람료는 어른 2,000원,학생 1,000원.
  • 한강관리청 崔信澈 국장 환경문학상 詩 당선

    ◎‘지리산’ 통해 자연훼손 심각 일깨워 “사람들이 자연의 고마움과 가치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리산’으로 제4회 한국환경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된 한강환경관리청 崔信澈 운영국장(58)은 “날로 피폐해 가는 지리산의 사계(四季)를 통해 자연훼손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시를 썼다”고 말했다. ‘지리산’은 20년간 공직에서 일한 공로로 지난 달 받은 휴가를 지리산에서 보내면서 쓴 시.“하이얀 계곡 속에 눈부셨던 가재 동사리 모래무지 다 어디 갔을까.비탈길 나무들 뿌리 잘려 선혈빛 신음하는데 닦달하는 인간들의 북새통에 산새소리 슬프다”라고 훼손된 자연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崔국장은 “부끄럽지만 시작(詩作)을 통해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라는 채찍으로 알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경찰 기지로 음독 20대 구조/휴대폰 신호로 위치알아내(조약돌)

    ○…사무실 문을 잠그고 음독자살을 기도한 20대가 휴대폰 소리로 위치를 알아낸 경찰의 기지로 목숨을 건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호균 경장(37) 등 2명은 관내 순찰중이던 8일 상오 10시30분쯤 金모씨(27·무직·서울 은평구 역촌동)가 “자살하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갔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金씨가 평소 자주 드나들었다는 서대문구 현저동의 한 음악동호회 사무실로 긴급 출동,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한 채 신음하고 있는 金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구조당시 사무실 문이 잠겨 있어 金씨가 안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자 가족들로부터 알아낸 金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휴대폰 신호음을 확인한 뒤 철문을 뜯고 들어가 金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 惡材에 포위된 한국 경제(사설)

    우리경제가 안팎으로 악재(惡材)에 둘러싸여 있어 파국이 우려된다.민주노총의 총파업 강행으로 국가경제운용의 대외 신인도(信認度)는 더할나위 없이 추락해 버렸다.외국인 투자가들의 발 길도 끊길 전망이다.또 외국인의 증시(證市)이탈과 주가(株價)폭락에 따른 국내자본시장 붕괴조짐은 기업·금융구조조정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회사채발행이나 증자(增資)를 통한 재무구조개선이 매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부요인에 겹친 일본 엔화의 초약세현상은 우리 수출시장을 위협함으로써 올해 230억∼250억달러로 예상했던 국제경상수지흑자의 달성은 매우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엔화 약세로 일본과 경쟁상태에 있는 많은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게다가 엔화 약세현상이 지속될 경우 중국도 자국상품 수출촉진을 위해 위안(元)화의 가치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이는 우리 수출전략에 치명타를 가할 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하락을 부채질함으로써 또 한차례의 국제적 환란(換亂)을 초래할 위험성이 적지 않다.이처럼 우리경제는 지금 사면초가의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만약 국내경제를 둘러싼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고 제각기 강한 독소를 계속해 뿜어 낸다면 우리 경제기반은 뿌리째 뒤흔들릴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무엇보다 앞서 민주노총의 파업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실업문제와 관련된 노동계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경제회생이 최우선의 국가적 현안이며 온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는 현실에서 총파업은 망사(亡事)다.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총파업은 산업생산의 중단과 같은 일차적피해는 물론 대외신인도에 대해 거의 무한대의 악성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이다.우리는 지금 수많은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을 정리해야 하고 새로운 투자로 창업을 서둘러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전반의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부실상태여서 이러한 경제개혁에 필요한 자본은 상당부분을 외국인투자에 의존해야만 하는 처지인 것이다.그럼에도 ‘한국은 경제위기속에서도 파업하는 나라’라는 인식이 세계무대에 깊게 심어질 경우 우리의 국난(國難)극복노력은 결코 열매 맺지 못한다.이와함께 정부·기업도 실업대책과 관련,보다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서 고통분담을 위한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엔저(低)에 따른 수출지원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지구촌 곳곳 이상기온 ‘열병’

    ◎불타는 밀림 바닥 드러낸 강물 녹아내리는 빙산/15동안 아마존·印尼 밀림 등 2억㏊ 소실/중국 젖줄 황하까지 말라… 물 부족 심각 지난 해는 인류가 기온을 측정한 이래 가장 더웠다. 또 인도네시아와 아마존의 삼림이 수개월 동안 불탔으며 중국의 황하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았다. 세계적 환경단체인 월드워치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환경백서 ‘1998 생명지표’에 따르면 지난 해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알프스의 빙하,남극의 빙산이 녹아내릴 만큼 날씨가 더웠다.기상 전문가들은 엘니뇨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기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림도 크게 훼손돼 지난 80년부터 15년 동안 미국 전체 농경지를 합한 것보다 더 넓은 2억㏊의 숲이 사라졌다.인도네시아에서는 산불로 수백만명이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도 연무(煙霧)로 국민건강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에 수개월동안 계속된 산불은 엄청난 폭우가 내린 뒤에야 비로소 끝났다. 삼림 파괴와 물·대기 오염에 의한 생태계 변화는 많은 동·식물의 멸종을 초래했다.한 조사에 따르면 조류의 11%,어류의 34%가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233종에 이르는 영장류(靈長類) 역시 머지 않은 장래에 절반 정도 사라질 판이다. 물 부족도 심각하다.앞으로 지구촌에서 물을 둘러싼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중국의 젖줄 황하는 중·상류에서 관개(灌漑)용수 등으로 물을 마구 끌어 쓰는 바람에 하류 곳곳에 바닥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해 곡물 생산량은 18억8천1백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인구증가율이 이를 앞질러 한 사람 앞에 돌아가는 양은 96년의 324㎏에서 322㎏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러나 연간 어획고는 1950년 1천9백만t에서 9천3백만t으로 크게 늘었고 육류 생산 역시 4천4백만t에서 2억1천1백만t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드워치연구소는 “인류가 날로 부유해지고 있으나 이와 반비례해 지구의 신음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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