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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대男·20대女 알쏭달쏭 사랑 ‘푸른안개’

    지난 주말.KBS-2TV 주말드라마 ‘푸른 안개’의 첫방송(24일)을 일주일 앞두고 수원 한 음식점에서 인터뷰 자리가 잡혔다.이경영 김미숙 등 주연급 연기자에게 기자들의 관심이쏠린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 그곁에 한 사내가 이들 못잖은질문공세 표적이 되어 열변을 쏟아놓고 있다.브라운관엔 한번도 비친 적 없는 ‘무공해’마스크.프로의 좌장격인 표민수PD다. ‘거짓말’‘바보같은 사랑’‘슬픈 유혹’.몇편 안되는드라마들로 표씨는 어느덧 연기자들과 나란히 스타가 됐다. 캐스팅 못잖게 표PD가 ‘푸른 안개’를 맡는다는 데 포인트를 찍은 KBS측 홍보에서도 그건 여지없이 드러난다. 불륜,동성애,삼각사랑.소재로만 따져보면 그의 드라마들은한결같이 통속이다. 꼭 제 나이 절반된 젊은 여자와의 사랑을 그릴 ‘푸른 안개’는 원조교제마저 떠오르게 한다.그런데도 표씨만 떴다 하면 왜 온통 PC통신이 들끓고 신문 리뷰면이 도배를 할까. “원조교제,그거 색깔 묘한 거 아닌가요? 둘이 만나 인간으로 통한다는데,전 만남 자체에 호기심이 일 뿐입니다.” 오너의 조카사위가 돼 재벌 계열사 사장까지 승승장구한 46세 성재(이경영).출장길에 스포츠센터 재즈강사인 23세 신우(이요원)를 태우면서 매끄러운 카페트같던 그의 삶엔 지울 수 없는 손자욱이 난다.신우에게서 박제된 제 젊음의 화신을 본 성재,성재에게서 돌아가신 아버지 잔상을 확인하는신우.급속도로 마주 돌진하는 둘간엔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품위 있는 성재의 아내 경주(김미숙)가 나서보지만 속수무책. “둘이 어디까지 가느냐,그런 구질한 얘기 안합니다.서로에게 푹 빠지는 건 3∼4회면 완료예요.그래 놓곤 물음표를던질 겁니다.불쑥 제 속의 불완전함과 마주선 인간이 그때부터 어디로 튈지.” 당신이 성재라면 ‘자기 인생’살겠다고 모든 걸 내던질건가,경주라면 느닷없는 삶의 균열을 어떻게 삭여낼 건가,불같은 신우라면 스스로에 어디까지 솔직해질까.통속적인키워드아래 늘 그걸 넘어선 ‘관계’의 본질을 탐구해온 표씨가 한발짝 더 나가보는 셈이다. 표씨 신드롬의 미스터리 또하나는 시청률과 무관하게 움직여 왔다는 것.‘허준’과 맞붙은 ‘바보같은 사랑’때는 5%이하 시청률로 좋은프로 상도 받았다.탄탄한 흥행사 이금림작가와 주말 황금시간대에 손잡은 이번엔 대중과의 접점을확 넓힐수 있을지가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손정숙기자 jssohn@
  • 국내증시 변동성 美의 2배

    기업가치 증가세 부진과 급격한 시장변동성으로 국내증시에서는 여전히 내재가치에 바탕을 둔 ‘정석투자’가 어려운것으로 분석됐다. 굿모닝투신운용은 6일 ‘90년대 한국증시 특징으로 본 유망투자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굿모닝증투신운용은 1990∼2000년 국내증시의 특징으로 ▲GDP(국내총생산)의 꾸준한 증가세와 달리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하지 못했고 ▲주식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밑돌고 있으며▲증시의 변동성이 미국증시에 비해 2배 가량 큰 점을 들었다. 외형적인 경제성장과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자기자본 가치의 증가를가로막고 있는데다 경영 투명성 및 효율성이 떨어지고 잦은증자로 주당 가치가 희석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외환위기 이후 더욱 커진데다,국내증시가 국제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아 국제유동성 흐름에 종속되고 있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국내증시는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매우 작아 이같은 외생변수의 충격을 흡수할 수있는 주식 수요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종목의 경우도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10년간 주가데이터 분석 결과 61개 종목의 베타계수(주가지수와해당종목 주가의 연동성 지표)가 0.8∼1.2를 기록,위험회피를 위한 분산투자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이에 따라국내증시의 주가변동성은 지난 30개월간 44.1%를 기록,19.2%에 불과한 미국증시에 비해 2배 이상의 급변동에 노출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닝투신운용은 최근들어 소액주주들의 권한강화 추세로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점차 높아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부채비율 하락으로 기업가치가 늘고 있으나 재벌에대한 기관의 영향력 부족,실질적인 부채총액 감축이 적은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굿모닝투신운용 강신우(姜信佑)대표는 “국내증시의 중·장기 투자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분명한 추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모멘텀과 내재가치를 적절히 혼합한 투자전략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김재순기자 fidelis@
  • ‘30대 e비즈맨’을 잡아라

    ‘뉴 서티(New Thirty)’를 잡아라. 이른바 ‘뉴 서티’라 불리는 30대 전후의 ‘e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신사복 업체들의 봄옷 출시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30%대에 이어 올해 25%쯤 성장,매출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뉴서티 시장을 선점키 위한 것이다. LG패션은 최근 프랑스의 캐릭터정장 ‘다니엘에스떼’를 출시했다.주요 품목은 노타이용 정장,어깨선을 완만하게 한 이지재킷,콤비스타일 등이다.정장 한벌에 45만∼70만원선. ㈜캠브리지도 제2(서브)의 브랜드로 ‘인티즌’을 내놓았다.마케팅팀의 이미경 대리는 “컬러는 회색과 카키,블루,베이지가 중심이 됐고 정장과 스포츠 자켓이 따로 생산된다”고말했다.칼라 폭을 좁혔고 단추를 3개 달았다.주머니를 밖으로 달아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했다.가격은 45만∼52만원선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젊은 감각을 강조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갤럭시’의 제2 브랜드로 ‘지엑스’를,‘로가디스’의 제2브랜드로 ‘화이트라벨’을 각각 선보였다. 제일모직의 심권식 과장은 “연말부터 정통정장을 고수하던중·장년층도 다소 젊어보이는 스타일을 구입하기 시작했기때문에 불가피한 변화”라고 말했다. 갤럭시의 ‘지엑스’는 신합성 소재의 감각적 실루엣이 장점으로 30만원대.화이트라벨은 로가디스 제품과 마찬가지로부자재를 줄인 것이 특징.역시 30만원대의 부담없는 가격이다. 봄옷을 새로 출시할 계획이 없는 코오롱 상사는 기존의 캐주얼 ‘맨스타’와 신사복 ‘아르페지오’가 이미 2년전 뉴서티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획팀의 조은주 과장은 “허리라인을 길고 좁게 만들었으며구김이 없고 신축성 좋은 폴리에스테르 혼방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가격은 30만원대부터 50만원대까지. 코오롱은 또 기존의 60만원대 고품격정장 ‘아더딕슨’이면눈높이가 높은 뉴서티도 충분히 만족시켜 경쟁사에 맞설 수있다는 판단이다. 신사복의 ‘빅 4’가 이처럼 한판승부를 불사하는 것은 틈새시장에 불과했던 ‘뉴서티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기때문.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신우 옴므’나 ‘타임 옴므’ 등뉴서티용 캐릭터 정장의 매출이 지난해 710억원으로 전년의520억에 비해 37%가 늘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김정희 선임연구원은 “올 3조2,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신사복 시장 가운데 뉴서티 시장이 20%인 6,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日우익 “우향우”귀 솔깃하는 列島

    일본 열도에서 우익의 목소리가 ‘주류’의 위치로 당당히들어서고 있다.최근 도쿄 거리에서는 ‘패전 후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자’는 등의 주제로 보수주의 단체들의 집회가 자주 열리고 있다.인터넷에서도 ‘히노마루’‘기미가요’ ‘종군위안부’‘태평양전쟁’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우익성향의 발언을 하는 정치인들의 인기가높아지고,학계에서도 우익계 지식인들이 주목받고 있다.지금까지 ‘소수의견’으로 치부되던 극우단체들의 민족주의 목소리가 경기침체와 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한 일본 국민들 사이에 소리없이 퍼져나가고 있다.젊은이들 사이에서도“패전국이었기 때문에 민족교육이 모자랐다”는등 애국심을 자극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익단체는 900여개.회원수로 따지면 1만명 정도 된다.가장 큰 단체로는 일본국수회,일본청년사,대일본충성동지회,정기숙,히노마루청년대,대일본애국당,국방정신대 등이다. 최대 규모인 대일본애국당은 회원수가 8,000명에 달한다.창설자는 2차대전 전 국회의원을 지낸 아카오 빈(赤尾敏).이들은 다른 단체들과 함께 협력체를 이루기도 한다.청년사상연구회,전일본애국자단체회의 등이다.이들은 소수이지만 정계·야쿠자 등과 연계해 영향력을 증폭시킨다.또한 정치결사로 등록돼 정치모금이 가능하다. 우익단체는 가두활동을 벌이는 행동우익과 이론·사상 연구에 중점을 두는 우익으로 나뉜다.최근에는 ‘반미·반체제’를 이념으로 하는 ‘신우익’이 등장했다.폭력단체 우익도 많다.이들은 기업공격,정치자금 모금,민사소송 개입,기관지 판매 등으로 경비를 충당한다. 우익화의 기수역할을 하는 것은 정치권.지난해 말 자민당의 하시모토(橋本)파는 ‘군대 보유 및 교전권을 허용하고 일황을 국가원수로 한다’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내놓았고,지난 10일 자민당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간사장은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들도 가세하고 있다.산케이(産經)신문은 ‘일본젊은이에게 일본의 역사,전통을 새롭게 가르쳐야 한다’는등의 글을 연일 싣고있다.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반미·반중국론에 관한 저서 ‘아메리카 신앙을버려라’‘승리하는 일본’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다. 우익계 지식인들의 그룹인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펴낸 왜곡 역사 교과서는 수정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2002년부터 새로운 역사 교과서로 채택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과격 우익단체들은 ‘일인일살(一人一殺)을 내걸고테러도 불사한다는 기세다.이런 분위기 때문에 역사왜곡을우려하는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목소리는 설 곳을 잃어가고있다. 이진아기자 jlee@
  • 통영현대음악제, ‘그들만의 축제’ 탈피는 숙제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두번째 귀향을 반기는 고향의 인정이었을까.서울이 30여년만의 폭설과 잿빛 하늘로 짓눌려 있던 지난 16일,통영의 햇살은 거짓말처럼 눈부셨다. 윤이상을 기리고자 16일부터 3일동안 마련된 ‘통영현대음악제’.지난해 제1회 음악제가,이국땅을 떠돌던 그의 영혼을이곳에 첫발 딛게 했다면 올해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기슭에 번듯한 안식처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있으리라. 생가가 있던 도천동 일대에서 해저터널까지를 포함한 ‘윤이상거리’선포식에는 독일 일본 등지에서 찾아온 외국 음악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참가해 흐뭇한 박수를 보냈다.칠순을넘긴 두 누이는 그의 얼굴과 생애를 새긴 표석 앞에서 눈물을 훔치며 고마워했다. 이번 행사는 ‘여성과 음악’이라는 주제에 충실했다.첫날오후7시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공연에서는 이신우곡 ‘시편 20’과 러시아 출신 구바이둘리나의 바이올린협주곡 등 여성작곡가 작품과,고통받는 아시아 여성을 위해작곡했다는 윤이상의 ‘교향곡 제4번-어둠 속에서 노래함’이 창원시향(김도기 지휘)협연으로 초연됐다.이밖에 비디오댄스 상영,워크숍,여성작곡가 작품 발표회,베를린 윤이상앙상블 내한연주회도 열렸다. 통영시와 국제윤이상협회 한국사무국은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바그너의 고향 바이로이트처럼 통영을 세계적인 음악도시로 키우겠다며 의욕을 과시한다.2002년부터는 클래식과 현대음악의 대가들,유명 연주단체를 초청해 10일에 걸친국제음악제로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통영이 ‘음악적 성지(聖地)’로 도약하는 앞날을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 현대음악이 갖고 있는난해함은 대중에게 다가서는 데 큰 걸림돌이다.개막연주회를포함해 이번 음악제에서 연주된 10여곡이 모두 처음 연주되는 곡.지방오케스트라인 창원시향이 넘치는 의욕만으로 소화해내기엔 힘겨운 시도였고 청중 또한 그리 즐거워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첫회라는 후광 효과가 사라진 탓인지 지역축제 치고 주민참여도 드물었다.거리에는 축하 깃발만 간간히 눈에 뜨일 뿐주민들은 남망산에 자리한 시민문화회관까지 올라갈 엄두를내지 못하는 듯했다.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보통사람들이 좀더 많이,좀더 편안하게 즐기도록 하는 배려는 내년 음악제의 숙제로 남았다. 통영 허윤주기자 rara@
  • ‘통영현대음악제’ 16일 팡파르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이 먼 이국에서 그토록 그리워하던고향땅 통영.사람들은 이제 통영이라는 이름에서 한려수도항구도시의 바닷바람과 함께 음악의 향기를 맡는다.통영을명실상부한 음악도시로 키운 일등공신은 지난해 2월 ‘윤이상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통영현대음악제’. 오는 16∼18일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통영현대음악제는 ‘음악과 여성’을 주제로 잡는다. 이번 음악제에는 윤이상이 동양의 모든 불행한 여성들에게헌정한 ‘교향곡 제4번’이 초연되고 한국여성작곡가회 소속 작곡가 13명이 참가해 창작곡을 들려준다.또한 러시아 출신의 소피아 구바이둘리나,독일의 이자벨 문드리 등 유명 여류작곡가도 내한해 그동안 작곡의 주변에 머물러야 했던 ‘여성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마침 올해는 한국여성작곡가회가 창립20주년을 맞는 해.이모임은 여성작곡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마련해주자는 취지로81년 결성돼 회원이 120여명에 이르며 해마다 2회의 정기작품 발표회를 통해 13∼15개의 창작곡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음악제에는 이영자 여성작곡가회 명예회장,허방자 숙명여대교수,이신우 서울대교수 등이 참가해 실내악곡을 발표한다. 16일 오후 7시30분 개막공연에서는 창원시향(지휘 김도기)과 재불 바이올리니스트 강혜선이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바이올린협주곡’,이신우의 ‘시편’,윤이상의 ‘교향곡 제4번’ 등을 협연한다. 개막공연에 앞서 오후 4시에는 윤이상거리 명명식이 열린다. 윤이상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도천동을 중심으로 그의 음악세계에 영향을 준 길목들이 잔재해 있는 해방교∼해저터널 790m 구간이다. 이곳에는 윤이상 선생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두룡초등학교와 일제시대때 지어진 구 군청청사 등이 있다. 현대무용가 김현옥(계명대 교수)이 통영바다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50분 분량의 비디오댄스도 상영된다.윤이상의 플루트 독주곡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이밖에 베를린 윤이상앙상블 내한연주회,오케스트라 워크숍,윤이상 주요음반 전시판매전,학생 작품연주회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행사를 주관하는 국제윤이상협회 한국사무국 김승근 사무국장은 “내년에는 동아시아 작곡가들을 대거 초청해 국제적음악제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장권 가격은 일반인 8,000원,학생 통영시민 경상남도 거주자 5,000원 (02)391-9631. 허윤주기자 rara@
  • “李箱, 진실 혹은 거짓말”

    소설의 영토를 넓히는 젊은 소설가의 장편소설이 주목된다. 김연수의 ‘?A빠이,이상’(문학동네)은 일제강점기에 요절한천재 작가 이상(李箱)을 소설의 밭에다 성공적으로 이식한작품이다. 중학생 이상의 학력을 가진 한국인이면 합창하듯닮은꼴로 떠올리는 이상의 상(象)을 한층 또렷하게 만들었다든가 세게 흔들어버렸다는 뜻이 아니다.역사와 기억의 논 한구석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상의 동상을 데굴데굴 굴려 소설과 이야기의 밭으로 옮긴 뒤 그럴듯한 식물체로 키워냈다는뜻이다. 이상이란 진실을 추구하는 전기작가적 열성이 아니라 이상을‘먹음직한’소재로서 차근차근 해체하고 화학적으로 소화시켜가는 소설가의 욕심이 손에 잡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의 소설 ‘날개’에 나오는 인상적인 낱말을제목에다 날렵하게 얹은 ‘^^빠이,이상’은 이상이 문제가아니라 김연수가 이상을 빌어 하고자 하는 소설적 ‘말’이문제다.1970년생인 작가는 그전부터 ‘무엇이 진짜고,진짜란무엇이냐’란 주제에 매달려왔다. 이 질문은 대개 진짜와 가짜는 서로 녹아들?? 마련이어서 구태여 구분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결론맺곤 한다.김연수의 이런 질문과 주제는 우리 삶의 실재와 허구에 대한 존재론적 의문을 제기한다는 멋진 말로 포괄되곤 하지만,삭막한 삶이나 뜨거운 불륜같은 우리 소설 일반의 길에서 동떨어지고 엉뚱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상이란 볼륨있는 소재에 휘둘리지 않고 특유의 주제를 지켜내려는 작가의 애씀이 와닿는 ‘^^빠이,이상’은,그러나독자와 동떨어져 재미없게 저 혼자 흘러가는 소설이 아니다. 재미있다는 말이다.진짜와 가짜가 가장 통속적으로 맞부딪히는,이해하기 쉬운 진위논란으로 이야기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1937년 4월17일 사망 순간 제작된 뒤 종적이 묘연해진 이상의 데드마스크,그리고 이상이 죽기 전 썼을 수도 있고 안썼을 수도 있는 연작시 ‘오감도’의 제16편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다. 추리소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진짜냐,가짜냐의 논란에 독자들은 끌려든다. 이런 터를 닦아놓은 뒤작가는 슬슬 자기가 생각하는 진짜 진위 문제를 내보인다. 자기들 삶에 이상?? 과도하게, 비상하게 끌어들인 사람들의진짜 삶은 무엇이냐가 그 하나이다. 또 더 높은 단계는 김해경이란 본명과 식민지 시절 총독부 건축기사라는 유망한 직업을 내팽치면서 솟아난 천재 작가 이상과,이런 문학가 이상이 아닌 자연인 김해경 가운데 ‘김해경이자 이상’이란 한인간의 삶을 문제삼을 때 어떤 것이 더 진짜냐 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진위문제의 최고 층위로서 작가의 회심의 질문인, 무엇이 이상의 진짜냐라는 주제는 ‘?A빠이,이상’의 대기권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즉 식물처럼 밑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다기 보다 작가가 독자의 머리에다 주입시키려고애쓰는 데 그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역사적 사실인 이상에 일차원적으로 기생하는 대신우리 머리 속에 있는 이상이란 이미지와 기억을 소설의 한뙈기 밭으로 개간해낸 작가의 공과 역량은 높이 살만 하다. 김재영기자 kjykjy@
  • 본사 도준석기자 ‘린다김’ 본상

    한국기자협회(회장 김영모)와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김용술)은 8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32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을 가졌다.시상식에서는 ‘김정일-장쩌민 극비회담’을 특종보도한 중앙일보의 유상철 베이징특파원이대상의 영예를 안았다.린다 김을 단독촬영해 보도한 도준석대한매일 사진부 기자,‘재외국민 특례입학 부정사건’을 보도한 이창룡 KBS 기동취재부 기자 등이 본상·특별상 등을받았다. 김영모 기자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위야 어떻든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해 언론개혁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기자협회가 언론시장 정상화에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시상식에는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고건 서울시장,오홍근 국정홍보처장,박권상 방송협회장,고학용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신우식 대한언론인회장 등 관계인사와 수상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JP속내에 政街 관심

    깊은 침묵에 잠겨 있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가 ‘해야 할 일’을 언급해 그 속내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명예총재는 16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자민련 의원 송년 만찬에서 “해가 바뀌고 날이 바뀐다고 해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없겠지만 우리가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을 찾아 나름대로 도약하는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또 “올해에는 정치인으로서 많은 인생 행로를 터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40년 정치 역정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JP가 새삼 터득한 인생 행로는 무엇이며,새해에 있을 ‘할 일’은 또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내년에 펼쳐질지 모를 정국의지각변동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단순히 교섭단체 구성과 이를 통한 민주당과의 공조 복원 차원을 넘어서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범여권 통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한국신당을 한데 묶는정계개편이 새해에 추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노회한 JP가 그처럼 성급하게 정국 구도를 고착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쥔 자민련의 입지를 최대한 활용,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한 뒤 본격 대선정국이 전개될 2002년에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해마다 신년 휘호를 내놓고 있는 JP는 내년 휘호를 ‘날마다자신의 잘못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의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으로 정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張씨유서…주식매입경위 상세히 기록

    장래찬(張來燦)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은 31일 자살하기 직전까지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유서에서 드러났다. 수사팀장인 이덕선(李德善)서울지검 특수2부장은 “장씨가 자수를결심하고 경위서를 적다가 마음을 바꿔 유서를 쓴 것같다”고 말했다. 장국장은 이날 공개된 유서에서 “전 직장 동료의 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주식에 관심을 가졌다”고 밝히고 있다.전 직장동료는 장국장과 옛 재무부에서 근무한 이신우씨(李信雨·사망·전 중앙투금감사)라고 기록돼 있다.장국장은 “이씨가 사망한이후 지난해 12월부인 이윤진씨로부터 ‘남편이 남긴 많은 재산을 주식을 하다 날렸다며 주식 정보를 좀 달라’고 해서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장국장은 검찰총장 앞으로 남긴 글에서도 “이윤진씨에게 들으면 진실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4장의 유서에는 번호까지 매기며 또박또박 주식매입 경위 등을 적었다. ‘평창정보통신주 매입경위’에 대해서는 “지난 5∼6월경 친분이있는 분의 제의로 주식 매입을 결심하고 동방금고 유조웅사장에게주식을 사달라고 부탁하자 2∼3일뒤 주식수가 많으면 액면가인 8,000원에 사주겠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또 “친구돈 1억6,000만원을 빌려 2만주를 매입했고 자신의 2,400만원으로 3,000주를 샀다”고 적고있다.여기에는 2만주는 3만5,000원에 팔고 3,000주는 4만원에 팔아 총 6억3,6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의 매입경위’에서는 “지난 3월10일 주식이미국 나스닥에 상장되고,디지탈임팩트를 인수한 뒤 평창정보통신으로인수되면 주당 5만∼10만원이 예상된다는 유사장의 말을 듣고 주당 1만5,000원씩 2만주를 3억원에 매입했다”고 비교적 상세하게 적고있다. 장국장은 ‘금감원 직원 앞’이라고 쓴 유서에서 “유조웅 사장에게받은 주식은 2만3,000주이며 옛날에 같이 근무한 동료가 5,000주를매입했을 뿐 금감원에서는 저를 제외하면 누구도 주식을 받은 분이없음을 밝힌다”고 썼다. 김경운기자 kkwoon@
  • 장래찬 前금감원국장 자살

    동방·대신금고 불법 대출사건의 핵심 인물로 수배를 받아온 장래찬(張來燦)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 1국장이 31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4동 한조장여관 203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여관 종업원 신지철씨(30)는 “30일 밤 10시쯤 혼자 투숙한 뒤 인기척이 없어 청소를 하려고 문을 두드렸으나 대답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화장실 수건 걸이에 흰색 나일론 줄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여관에 투숙하면서 숙박부에 이름은 기재하지 않았다.발견당시 넥타이는 매지 않았고 흰 와이셔츠와 바지 차림이었다. 여관 객실 탁자에는 장씨의 금감원 신분증과 ‘자살입니다’라고 시작되는 A4용지 8쪽 분량의 유서가 놓여 있었다. 검찰은 이날 밤 가족들에게 쓴 2쪽을 제외한 6쪽의 유서를 공개했다.유서에는 평창정보통신 주식 매입 경위,자신의 결백 주장,물의를 빚어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장씨는 유서에서 “제가 모든 죄가 있으니 다른 사람은 용서해 달라”면서 “이윤진씨에게 들어 보면 모든 진실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유서에서 따르면 이씨는 장씨의 옛 재무부 금융정책과 동료였던고(故) 이신우 감사의 부인으로,장씨는 이윤진씨의 부탁으로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는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으로부터 주식투자 손실보전분으로 3억5,9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동방금고사건 실체 규명의 핵심인물로 꼽혀왔다. 이창구 안동환기자 window2@
  • ‘서울컬렉션’절반의 성공

    ‘2001 봄·여름 서울컬렉션’이 23∼26일 나흘간 지춘희,트로아조,박춘무 등 12명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살아있는 나비를 일제히 날려보내며 오프닝 무대를 시작한 지춘희는꽃무늬 프린트로 로맨틱한 멋을 살렸고,이영희는 절묘한 색깔 배합과동양적인 섹시함으로, 김연주는 도회적인 단아함으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컬렉션은 시대의 흐름을 담은 패션경향을 보여주고 전세계 패션산업의 대형바이어들이 직접 관람해 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패션쇼와는 차별화된다. 그러나 이번 컬렉션 역시 ‘쇼만 있고 바이어는 없는’ 국내 컬렉션의 고질적 문제점은 여전했다.‘미스지컬렉션’의 지춘희 작품 70여점이 이탈리아인 전문바이어에게 팔린 게 고작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최대의 디자이너 친목단체인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의 봄·여름 컬렉션(새달 10∼12일)과는 별개로 열려 반쪽짜리 행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 채 출발했다. 이에대해 서울컬렉션을 주관한 산업자원부와 서울시는 ‘첫발은 떼었다’고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산업자원부 섬유패션산업과 김남규 사무관은 “일본 도쿄컬렉션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든 뒤 민간단체인 도쿄패션협회에 운영을 넘긴 케이스”라며 “서울컬렉션을 파리,밀라노,뉴욕컬렉션과 어깨를 겨루는한국 대표 컬렉션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 한편 컬렉션이 끝난 뒤 리셉션장에 모인 디자이너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내년에는 꼭 함께 통합컬렉션을 열어야 한다”며 세계에 한국의패션을 알리는 데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다음 시즌 컬렉션인‘2001 가을·겨울 서울컬렉션’의 일정은 내년 4월20∼27일로 일단확정된 상태. 아무튼 패션을 고부가 문화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패션그룹간의 폐쇄성,디자이너들의 분열이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서울컬렉션의 성패가 달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허윤주기자[인터뷰] IMF부도후 재기 디자이너 이신우씨 서울컬렉션에서 누구보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는 디자이너 이신우씨.30여년 넘게 옷을 만들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가도를달리다 98년 IMF로 부도를 맞고 주저앉았다.‘모든 것을 잃고’ 오랜동안 공백기를 갖었던 그녀에게 서울컬렉션은 공개적인 재기 선언이었다. 26일 폐막무대를 장식한 이씨는 ‘일요일’을 테마로 49점의 작품을세상밖으로 내놓았다.단아한 실루엣과 세련된 색감,단순하면서도 격조높은 디자인은 그녀의 실력이 녹슬기는 커녕 더욱 완숙해졌음을 확인시켰다.관중석에서는 아낌없는 격려의 갈채가 쏟아졌다. 본인은 한사코 언급을 회피하지만 아직 채무관계가 다 정리되지 않은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이씨는 쇼가 끝난 후에도 면목이 없다는 듯잠깐 얼굴만 내비치고 무대 뒤로 숨어버렸다. ‘재기 무대’에 대한 소감을 묻자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가장좋은 작품을 고르고 또 골랐다”며 무대 위에 다시 작품을 올릴 수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생각하면 속상한 일이 끝도 없어’ 성경책을 읽으며 마음을비운다는 그녀는 “30여년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도디자인에만 매달리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허윤주기자]
  • 수익보장 분양 러시

    일정 기간 임대나 수익,또는 가격을 보장하는 ‘보장형 상품’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보장형 상품이 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등으로이들 부동산 상품이 수익이나 임대 등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분양에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가격·수익보장형 삼성물산은 지난 6월 대전 가정동 삼성싸이버아파트 24∼25평형 2,398가구를 분양하면서 입주시점의 가격이 최초 분양가보다 낮을 경우 분양대금 전액에 법정이자까지 적용,환불하는 분양가 보장제를 채택했다. 경남기업이 시공하고 부림BM㈜가 시행하는 서초동 이오빌클래식과선릉역 이오빌클래식은 투자금액의 11.5%를 5년간 1년 단위로 선지급해주는 방식을 채택했다.투자금액에 대해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는 금융상품과 같은 양식이다. 지난 6월말 분양에 나선 경기도 남양주 덕정 신시가지 상업지역내근린상가 ‘첸트로 프라자’는 계약자가 입주 후 1년간의 투자수익이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하인 경우 분양대금을 반환해주는 리콜제를채택했다. ◆임대보장형 오피스텔에 많은 편이다.경기도 일산 정발산역 현대I타운빌은 분양과 즉시 임대계약자를 알선해주고 분양가의 50%를 1년 후에 내도록 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전철역 입구 LG팰리스도 잔금납부 전까지 임차인을 알선해주고 분양대금도 10% 가량 할인해 분양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신우건설산업이 분양중인 맨하탄21 오피스텔은 건물 완공후 6개월 이내에 임대가 안되면 환불대신 일정기간 투자금액에 대해 은행금리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주의할 점 상가의 경우 임대수익에 대한 정확한 안전장치가 있는지확인해야 한다. 상가는 업종간,지역간 수익률에 차이가 많이 난다.아무리 임대를 보장해준다해도 업종은 물론 지역상권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또 임대나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분양업체가 경영이 어려워지는 경우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분양자의 안정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한국축구 亞맹주 “아 옛날…”

    한국축구가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아시안컵 우승은 고사하고 8강 진출조차 우려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이다.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현 대표팀이 과연 최상의 멤버로 짜여졌는가,전술과 행정부재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등 본질적인 현상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17일 새벽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열린 아시안컵 B조리그 쿠웨이트전에서 0-1로 져 8강 자력진출 희망을 스스로 날려 버렸다.한국은 1무1패(승점1)를 기록,중국·쿠웨이트(이상 1승1무)에 이어 조3위로 밀렸다.8강 진출을 위해 남은 한 경기를 크게 이긴 뒤 다른 팀들의 경기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한국이 8강에 오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조2위를 확보하는 일.이는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을 이겨 일단 중국-쿠웨이트전(이상 20일 새벽1시35분) 패자와 1승1무1패 동률을 이뤘을 때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은 골득실(-1)에서 중국(+4) 쿠웨이트(+1)보다 불리하다.결국 한국으로서는 인도네시아를 꺾은 뒤 골득실차가 상대적으로 적은 쿠웨이트가 중국에 져주기만을학수고대하는 입장이 됐다. 반면 쿠웨이트가 중국을 이기면 한국은 3차전을 이겨도 조3위로 밀릴 공산이 크다.특히 중국-쿠웨이트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두팀이 나란히 승점 5를 기록하게 돼 한국은 무조건 조3위로 밀린다.이 경우한국은 2장의 와일드카드를 차지하기 위해 A·C조 3위팀들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등을 따져야 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축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가.아시안컵이 늘 국내 정규리그 끝 무렵에 열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SBS 해설위원인 강신우씨는 “허정무 감독이 희망적 구름을 잡고 있다”고 단언했다.현 대표팀이 명실상부한 대표팀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그는 “허 감독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우리에게는 키우는 지도자는 없고 (선수를) 선임하는 지도자만 있다”고 덧붙였다.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말 잘 듣고 열심히 뛰는’ 선수만 골라서 팀을 짜는 것이 관행화됐다는 뜻이다. 협회 행정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특정 대학 출신들이득세하고 장기 비전 제시가 없는 상황이 문제라는 것이다.그래서 이용수씨(세종대 교수)가 최근 기술위원장직을 거부한 것도 현 상황에서 희생양이 되기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많다. 박해옥기자 hop@
  • 가을맞아 패션행사 풍성

    내년 봄·여름 유행경향을 미리 엿볼수 있는 S/S컬렉션과 서울패션위크 등 다채로운 패션행사가 10월말부터 11월 초순까지 잇달아 열린다. 한국패션협회는 올해 처음 독립행사로 치러지는 ‘서울컬렉션’을 파리,밀라노컬렉션처럼 한국 대표 컬렉션으로 키우겠다며 야심차게 선언했다.그러나 사전조율 부족으로 톱디자이너들의 모임인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와는 따로 행사를 벌여 아쉬움을 준다. ◆제1회 서울컬렉션=한국 대표컬렉션으로 도약을 시도하는 첫 시험무대로 23∼26일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다.입장권 문의(02)528-4741∼5한국패션협회와 여성전문포털 ‘우먼드림’이 주최하고 산업자원부와 서울시가 후원한다.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해온 디자이너 12명이 참가한다. 개최 전인 21일 서울코엑스 대서양관에서 아셈 25개 회원국가 정상부인들을 초청해 갈라쇼를 연다. ▲23일=지춘희(오후1시30분)안윤정(4시)이영희(7시)▲24일=이경원(오후1시)김연주(4시)문영희(7시)▲25일=이정은(오후1시)박춘무(4시)트로아조(7시)▲26일=홍은주(오후1시)홍미화(4시)이신우(7시)◆서울패션위크 한국패션상품의 수출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대규모 패션축제로 10월31일∼11월3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다. 31일에는 신인디자이너 컨테스트,올해의 초대디자이너 문영희 컬렉션을 마련한다.이어 11월1∼3일 서울국제의류박람회에는 170개 업체별부스가 설치되며 10여개 업체가 패션쇼를 벌일 예정이다.11월3일에는 서울패션인상 시상식과 함께 지난해 디자이너상을 받은 이상봉,한송의 ‘2001 S/S컬렉션’도 열린다. ◆SFAA 2001 서울컬렉션=국내 톱 디자이너들의 모임인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회장 김동순)가 매년 2차례씩 10년째 열어온 권위있는 패션행사다.11월10∼12일 코엑스 컨벤션홀.입장권 문의 (02)514-8667진태옥,설윤형,이상봉 등 정회원 외에도 육미경,이석태,길연수 등 신예 디자이너가 준회원 자격으로 참가한다. ▲10일=김동순(오후1시30분)김선자(3시)송지오(4시30분)설윤형(6시)진태옥(7시30분)▲11일=육미경 이석태 박일권(낮12시)손정완(오후1시30분)오은환(3시)장광효(4시30분)박항치(6시)한혜자(7시30분)▲12일=임선옥 길연수(낮12시)박동준(오후1시30분)이상봉(3시)박윤수(4시30분)루비나(6시)김철웅(7시 30분)허윤주기자
  • 신우테크 고문 朴天福씨 태양열 가로등 보급 열올려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하지만 실용화된 새로운 에너지 절약상품을 찾아보긴 쉽지않다.이런가운데 공무원 출신의 환경운동가가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가로등 을 생산 하는 환경 벤처 기업 간부로 변신, 지자체 등을 상대로 보급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6년까지 17여년동안 내무부와 환경부 등 중앙부처를 두루 거친 박천복(朴天福·45)씨.그는 최근 환경벤처기업인 ㈜신우테크(대표宋岐蓆)의 고문으로 자리를 잡았다. 환경부 근무당시 NGO업무도 맡았던 그는 공직을 그만둔뒤 안양환경운동연합 부회장,안양YMCA 부의장 등 환경시민단체에서 중책을 맡아왔다.환경문제에 관한한 나름대로 일가를 이뤘다.이같은 경력이 환경벤처에 채용되는 데에 큰 작용을 한 것이다. 신우테크는 설립된지 3개월밖에 안된 ‘신참’벤처기업이지만 나름대로 알찬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인천 남동구청 생태공원과 경기도과천 관악산 등산로,제주시 탑동공원 등에 태양열 가로등을 설치해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태양열을 이용한 가로등이기때문에 전기가 필요없다.따라서 도서나산간벽지의 임업도로,공원 등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어느 장소에도설치가 가능하다.또 가로등이 켜져있을땐 주변의 병해충를 죽이는 있는 기능도 있어 농어촌 지역에 설치하면 해충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이같은 효과가 제대로 알려졌는지 현재 웅진군청,전북 김제시청,충북 음성 꽃동네 등지에 가로등을 설치하기로 계약을 마친 상태다.또행자부가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절약에 대한 시범사업’ 대상업체에선정되기도 했다. 전기를 이용하는 일반가로등 보다 비싼 것이 흠이다.하지만 전기비용이 전혀 들지않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경제적이라는설명이다. 박씨는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맞는 환경친화 상품”이라며 “지자체의 인식도 높아지면 판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한완상 상지대총장 백두산 등정기

    *白頭 햇볕으로 ‘냉전 외투’ 벗을 날이…. 이번 제1차 남북교차관광단의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6박7일의 짧고도긴 백두산관광을 마치고 이 글을 쓴다.하기야 중국을 거쳐 백두산을이미 세 번이나 보았다. 특히 1989년 5월말 눈덮인 백두산 정상을 세시간이나 걸어 올라가 기진하였을 때 다음번 우리의 영산을 찾는다면 반드시 우리땅 백두고원과 개마고원을 당당히 밟고 오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이번에그 소망이 이루어졌다. 조국 땅에서 바라보는 백두와 천지의 모습은 중국 쪽에서 보는 것과아주 달랐다.한마디로 우리 민족과 우리 역사의 보물이라는 자긍심을느꼈다. 백두산의 웅장함은 말할것도 없고,그 웅장함 속에 금강산의섬세한 아름다움이 담겨있었다.작은 고무보트로 비로봉과 만물상 곁을 가보았더니 또 하나의 금강이 그곳에 있었다. 중국쪽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었다.코발트 빛 천지물에 투영된 백두·금강의 아름다움.바로 이것이 우리민족 전체의 영원한 자산임을확인하였다.백두산 정상에서의 느낌과 천지 물가에서의 느낌이 다르듯,그것을 멀리 보는 맛 또한 각별했다.백두고원에 펼쳐진 침엽수의넓은 바다를 지나면서 한반도 남쪽에서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광활함에 새삼 놀랐다.한때 북방을 지배했던 고구려의 기백이 바로 이고원지대에서 잉태되었으리라.울창한 이깔나무 숲속에 고즈넉이 자리잡은 삼지연에서 백두산을 바라 보노라면,그것은 후지산처럼 홀로 우뚝하지 않았다.겸손하고 너그럽게 펼쳐진 백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그런가 하면 개마고원에서 바라보는 백두의 모습 또한 새롭다. 가림천이 압록강과 만나는 곤장덕 언덕에 서면 아래로 압록강이 굽이치고 눈앞에는 중국땅너머 은은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백두가 눈에 들어온다.백두산은 멀리 볼수록 그 봄(觀)의 빛(光)이 밝아지는듯하다.한마디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면 백두산의 자태는 많은 자식들을 품어주고 다독거려 주는 어버이 같은 따스함을 지닌다. 그곳을 떠나는 날,삼지연 비행장에서 보니 백두의 모습은 맑디맑은아침 공기 속에서 더욱 정답게 다가온다.비행기 머리와 우람한 산의흰머리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정말 백두산 주변의 공기는 맑고 신선했다.서울의 하늘에서는 이미사라져 버린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 위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하기야 이번 여행 자체가 타임캡슐을 타고 지난날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깨끗한 밤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으니,어린 시절 꿈의 세계로 저절로 되돌아가는 듯 했다. 우리를 영접해준 사람들 중에 북한 여성들이 퍽 인상적이었다.코스모스꽃 같은 청초한 모습.나는 얼어붙은 듯 빛바랜 사진속에 서 계신우리 어머님의 처녀시절 모습을 보았다.우리가 묵은 소백수 초대소뜰에 길게 늘어서서 환영해준 그들은 영락없는 우리 어머니,할머니의젊은 시절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초대소 다방에선 마침 봉선화 노래 가락이 은은히 흘러나오는데,다방의 장식꽃옆에 처연하게 서있는 의뢰원 아가씨 모습이 바로 봉선화처럼 여겨졌다. 노래가락과 젊은 여성의 모습이 이토록 어울릴수가 없었다. 여하튼 백두산과 그 주변을 관광하는 동안 하늘은 맑고,바람은 잔잔했으며,햇빛은 밝았다.햇볕정책의 따스한 햇볕을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받았다.남북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은 햇볕정책을 자주 오해한다.북한체제의 옷을 벗기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햇볕정책의 따스한 햇살이 벗길 옷은 북한 나름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도 아니요,남의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도 아니다.그 햇살은 남북간의 냉전적 불신과 대결이라는 낡은 옷을 벗기는 힘이다.남북 한쪽의 낡고 두터운 옷을 벗기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공원같은 평양의 아름다움과 활기찬 그곳 동포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너무나 오랫동안 냉전의 옷을 두텁게 껴입고 있었음을 새삼 확인했다.6·15로 ‘햇살’이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나,봄을 시샘하고 따뜻한 햇볕을 질시하는 냉전 강풍은 아직도 때늦은 반격을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듯 하여 불편하였다.허나 누가 이 새 역사의흐름과 새 햇살의 밝고 맑은 힘을 거역하겠는가.나는 이번 여행에서바로 이 빛(光)을 보고(觀) 왔다고 믿기에 참다운 관광을 했음을 고백하고 싶다. 한완상 상지대총장
  • 건전지 없는 리모컨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

    종업원이 30명밖에 안되는 한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건전지가 필요없는리모트 컨트롤러(리모컨·원격조정기)를 개발,세계시장 석권을 선언했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 삼청리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신우테크 김상협(金相協·57)사장과 이일렬(李一烈·43)개발실장은 최근 모양과 무게,기능은 일반리모컨과 같으나 건전지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리모컨을 개발했다. 회사측은 최근 국내 특허를 얻은 데 이어 미국과 일본·중국 등에도 특허를출원하고 본격 제품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 리모컨은 건전지가 들어갈 공간에 톱니바퀴와 소형 발전기,콘덴서 등으로 구성된 전원 공급장치(파워 서플라이)를 부착한 것으로 리모컨의 전원 공급장치와 연결된 조그를 가볍게 돌리면 순간적으로 전기가 발생하고 콘덴서가 이를 저장,TV나 오디오 등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다. 조그를 한 바퀴 돌릴 경우 300차례 사용이 가능하며 10번을 돌려 주면 TV의경우 한달 가량 사용할 수 있다. 이 장치의 가격은 개당 3,000∼5,000원선이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폐건전지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오염도 예방할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회사측은 이달 말부터 제품생산에 나설 계획인데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등의 유명 가전업체들로부터 구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충주 김동진기자 kdj@
  • [김삼웅 칼럼] 변화와 위트를 모르는 국회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란 명제는 변증법철학의 본질이다.불교철학도 생로병사라는 변화의 법칙을 기조로 삼는다.“나날이 새롭다”는‘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동양철학도 변화의 원리를 말한다. 지난 총선 때 ‘바꿔’의 열풍은 변화를 바라는 시대의 요구였다.그런데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우리 국회의 행태인 것같다.변할수록 옛모습을 닮는다더니 숫제 변하지 않음으로써 옛모습을 닮는다.다른 나라의 의회라면 6·15선언, 특히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국가적 대사가 발생하면의사당에 불을 켜고 밤을 새워서 토론하고 전문가를 불러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그런데 우리 국회는 단독처리와 농성으로 세월을 축내던 관행에서 크게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사당의 빅 벤(Big Ben)종소리가 울리고 템스강변의 의사당에 불이 켜져 있으면 국민은 편안히 잠자리에 든다는 것은 중학생도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 영국의회는 논의를 연설(speech)이라 하지 않고 토론(debate)이라 한다.민주정치의 본질은 토론이기 때문이다.우리국회는 ‘토론’이 실종되고 ‘연설’만이 난무한다.비인격과 욕설이 뒤섞인 연설로 국정을 어지럽힌다. 영국의원들은 흔히 쓰이는 ‘거짓말쟁이’라는 말도 금기어가 되어 ‘정직성의 부족’이란 대용어를 사용한다.“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고 표현할 수없기에 결국 “당신의 정직성이 부족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얼마 전 서영훈 민주당대표의 ‘개판’발언도 “귀하나 없는 대인(大人)같은 정치판”이라 했으면 위트가 있었을 것이다.(犬字를 뜯어보면 귀가 하나뿐인 大人이된다) 웃으면서 토론하고 절제된 언어, 상대방의 자존심과 명예를 해치지 않고서도 뜻을 관철할 수 있는 국회가 우리에게는 불가능한가. ■해학과 여유의 전통 우리 조상들처럼 해학과 여유를 가진 민족도 흔치 않을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각박해지고 해학을 잃고 정치인들은 만나면 싸움질인가. 수나라가 30만 병력으로 고구려를 침략하여 평양성에 진격할 때 을지문덕장군은 적장 우중문(于仲文)에게 시 한편을 보냈다.“당신의 신기한 책략은하늘의 이치를 다하고(神策究天文)/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妙算窮地理)/전투마다 이겨서 그 공이 높으니(戰勝功旣高)/만족함을 알면이제 그만두기를 바라노라(知足願云止)”란 내용이다. 마지막 구절의 ‘知足願云止’는 ‘노자(老子)’에 나오는 “만족할 줄 알면 욕을 안보고 멈출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足不辱 知止不殆)”의 글귀를요약해서 만든 시구다.적군과 치열하게 대치된 상황에서도 도가(道家)의 글을 시로 써서 적장을 나무라는 을지문덕의 지혜가 돋보인다.이러한 ‘기세(氣勢)의 싸움’에서 고구려는 막강한 수나라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하회탈놀이’의 대사를 살펴보자.선비와 양반이 누가 지체와 학식이 높은가를 따지는 대목이다. ▲선비:지체란 높은 것이 제일인가? ▲양반:그럼 또 뭐가 있겠는가?▲선비 :첫째 지식이 있어야지.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다 읽었네. ▲양반:뭐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八書六經)도 읽었네. ▲선비 :도대체 팔서육경이 뭐냐. 이때 양반의 하인 초쟁이가 “나도 아는 육경 그걸 몰라요.팔만대장경, 중어바람경,봉사안경,처녀월경,약국길경,머슴쇄경”하고 뇌까린다. 조선조의양반과 선비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고발하는 한마당을 보고 백성들은 손뼉을치며 용기를 얻는다.(‘해학과 우리’,시공사) 걸핏하면 매카시적 발언이나 일삼고 뚱딴지 같은 행동으로 국회를 파행으로몰아가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개판’정치의 한심한 수준을 말해준다.요즘의 정치권을 두고 “여당은 남북문제로 내정(內政)을 덮으려 하고 있고 야당은 내정문제로 남북문제를 희석하려는 지도부의 논리가 국회파행의 주요 원인”(김석준 이화여대 교수)이란 분석은 정곡을 찌른다. ■유머와 풍자의 국회상을 야당의원이 처칠 총리의 연설을 방해하고자 소란을 피우자 처칠은 “가마밑에서 가시나무 타는 소리같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소이다”라고 했다.야유했던 의원이 조사해보니 ‘구약성서’전도서의 말씀에 “어리석은 자의 웃음은 가마밑에서 타는 가시나무 소리와 같으니 이 또한 헛되도다”라고 되어있었다.크게 한방 먹은 것이다.변화와 위트와 풍자의 국회상이 그립다.
  • 워크아웃 10개사 조기퇴출 우려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44개의 대상 기업 가운데 대우 계열사 12곳을 제외한나머지 32곳의 기업중 10여개 기업의 신용상태가 회수의문(담보 없고 3개월이상 이자가 연체된 경우)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의문으로 분류되면 대출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20%에서 50%로늘어나,9월말까지 자체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해야 할 은행들로서는 신규여신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퇴출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상태가 회수의문 이하로 분류된 기업은 신우공업,신우텔레콤,신호제지,동국무역,충남방적,고합,갑을,신도,우방,미주실업 등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대우 계열사 12곳을 제외한 워크아웃기업 상당수가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하는 대상인 회수의문 이하로 나타났다”면서 “기업들이 추가적인 여신지원을 중단할 경우,11월 갱생 여부에 대한 판단 이전에 조기퇴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12곳의 대우 계열사는 해외매각이나 회사분할 등의 방식으로 34개 워크아웃 기업보다 정리절차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대우자동차 등 자동차 계열 6개사의 해외매각결정을 계기로 대우,대우중공업 2곳은 8월 중으로 우량회사로 나뉠 예정이고 통신 등 나머지 기업들도 해외매각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오는 14일부터 12개 워크아웃기업을 대상으로 ▲채권단 지원 자금의 용도외 집행 ▲경비집행시 경영관리단과 워크아웃 기업의 유착 여부 등자금부문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여 자금의 사외유출,재산은닉 등 불법행위 혐의가 발견되면 경영관리인을 면직하고 민·형사상 책임도 묻기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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