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는 PD역 어울리나요?”
“시나리오가 좋아 바로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동안은 곱상한 부잣집 아들 같은 전형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면, 이번엔 연기를 제대로 해볼 수 있겠구나, 내 속에서 뭔가를 끄집어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인’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한류스타 박용하(31)의 말에서는 연기자로서의 거침없는 열정이 느껴졌다. 이번에 맡은 역이 드라마 PD라서일까. 그에게서 제작현장을 지휘하는 책임감, 쉴새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생기 등 작품 속 이미지가 한꺼번에 스며나오는 듯했다.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온에어’(김은숙 극본, 신우철 연출)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는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일본에서 가수로 더 활발히 활동을 해 국내 공식석상에는 오랜만에 서는 것이었지만, 공백의 무게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자신감을 발하는 얼굴에서는 배역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겨울연가 때 김상혁이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라디오 PD였다면, 이번에 맡은 이경민 방송사 PD는 좀더 남성성이 강한 캐릭터예요. 과묵하지만 싸가지 없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 그렇지만 골치아픈 연애보다 연출이 훨씬 낫다는 ‘천상 프로듀서’죠.” 그의 말대로 제작발표회 때 공개된 10분 가량의 영상에서는 극중 이경민의 에너지가 단연 돋보였다. 톱스타에게 호통치고 스타작가와 맞짱 뜨는 등 시종 펄펄 뛰는 맥박이 화면을 꽉 채웠다. “극중 프로듀서가 돼보니, 현장 감독님들이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배우들이 상처를 입을까봐 할 말도 삼키고 참을성있게 지켜보는 등 감독님들의 노고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어요.” 소박한 소망도 덧붙였다.“유재석처럼 보면 볼수록 즐거운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거창한 목표보다는 즐겁게 작품 활동을 해나가고도 싶고요. 앨범도 해외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꾸준히 발표하도록 가수활동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달 5일 첫 방송되는 ‘온에어’에는 박용하 외에도 김하늘, 송윤아, 이범수가 각각 톱스타 오승아, 드라마 작가 서영은, 매니저 장기준 역으로 열연할 예정이다. 드라마 제작현장을 배경으로 방송가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전도연, 이효리, 강혜정 등 실제 스타들도 대거 카메오로 출연한다.‘파리의 연인’‘프라하의 연인’‘연인’ 등의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의 콤비작이어서 방송가 안팎의 기대치가 대단하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