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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리 채무상담실] “보증인 세운 2000만원대 빚 취직하면 갚을 수 있는데…”

    Q경리로 직장을 다닐 때 약간 무절제한 생활을 했습니다. 회사도 문을 닫아 1년 정도 쉬는 사이 빚으로 생활하다 보니,2500만원 정도 빚을 지게 됐습니다.1000만원은 결혼할 남자친구가 보증을 섰고,500만원은 자동차를 할부로 사면서 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취업하면 갚을 수 있는 수준의 빚입니다. 그런데 빚독촉 전화에 시달리다 보니 괜찮은 취업을 망설이게 됩니다. -이정숙(27) A채무액이 많지 않고 그중 상당부분이 담보채무이거나 친밀한 사람이 보증한 것이라면 파산과 개인회생 제도를 이용하더라도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파산 신청을 하더라도 보증인은 책임을 져야 하며, 파산제도가 담보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정숙씨가 면책을 받더라도 결국 1500만원은 따로 벌어서 갚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으로 1000만원 정도만 혜택을 볼 수 있겠죠. 이와 같은 경우 신용회복위원회(www.crss.or.kr)가 제공하는 개인 워크아웃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위원회는 법적으로 독립된 비영리 단체로, 전국 주요 도시마다 지부를 두고 채무 해결방법에 관한 상담을 제공합니다. 즉 회원인 금융기관에 대한 개인채무 상환금액과 일정을 채무자 능력에 맞게 조정해주는 곳입니다. 수금역할도 하기 때문에 채무자는 개별 금융기관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돈을 위원회가 지정한 계좌로 납입하면 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주 채무를 이행하면 보증채무도 같이 면제해 준다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근저당권으로 담보된 채무도 워크아웃 계획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보증인도 주 채무자와 마찬가지로 상환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자동차와 빌라 같은 물건은 담보가치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담보권의 실행보다는 채무자의 자발적인 의무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신용회복위원회는 원리금을 과감하게 탕감해주는 변제계획을 제공하는 데 인색하다는 점과 채무액이 크고 상환능력이 의심스러워 파산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채무자에게도 파산을 권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위원회가 채권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을 받기 때문에 생기는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위원회가 진정으로 독립된 소비자 신용상담조직으로 행세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연체가 시작된 뒤 3개월 이후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추심에 시달려 억압된 심리상태에 놓인 채무자에게 채권자 편향적인 채무 재조정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 신불자 빚탕감 범위 확대

    금융회사들이 신용불량자들이 갖고 있는 채무의 원금 탕감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18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 보험, 카드 등 3700여개 금융회사들은 최근 상각채권에 대해서는 신불자의 채무감면 제한을 폐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용회복 지원 협약안을 결의했다. 상각채권은 금융사들이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충당금을 쌓아놓은 채권을 말한다. 기존에는 신불자의 채무 감면 범위가 ‘전체 채권액의 3분의1 이내’로 돼 있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금융사의 상각채권은 이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원금탕감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신복위는 설명했다. 즉, 원금 1000만원에 이자가 300만원이 붙어 총 채무액이 1300만원인 경우 신불자는 기존에 3분의 1(429만원)까지만 감면받을 수 있어 원금 탕감 효과가 129만원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상각채권인 경우 이런 제한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파산자 권리찾아 다시 일어설겁니다

    “1과 99. 이 중 1만이라도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희망입니다.” ‘1g의 희망’. 회원수가 4000명인 국내 최대 규모인 면책자클럽(cafe.daum.net/pasanja)의 운영자 대화명은 그래서 ‘1g의 희망’이다. 운영자 허모(38)씨는 지난해 11월 사회에서 영원히 경제적 주변인으로 살아야 하는 파산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인터넷 클럽을 만들었다. 그를 옭아맨 빚에서 벗어났지만 파산자를 옥죄는 사회·경제적 낙인이 팽배한 탓이다. 허씨도 파산자이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실직했고, 빚이 9000만원으로 불어나자 지난해 9월 파산했다. 완전면책을 받은 그는 경기도 여주 한 호텔의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허씨와 회원들은 특수기록, 직업차별, 면책 후 채권추심 등 면책자들이 겪고 있는 각종 불이익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또 파산과 면책, 신용회복 등 현장감이 넘치는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파산·면책 과정의 경험담은 물론 금융기관에서 겪은 차별사례도 공유한다. 올해 초만해도 금융기관과 공무원들은 이들의 적극적인 민원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민원하러 돌아다닐 시간에 돈이나 벌지.”,“돈 떼어먹은 사람들이 무슨 할 말이 많다고…”,“그 정도 불편함은 당신들이 감수하고 살아야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관계자 입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모두가 같은 처지인 회원들이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제기한 민원은 면책자를 대하는 금융기관의 태도마저 변화시켜 갔다. 이들의 노력으로 대법원은 지난 9월 법원이 면책 사실을 금융기관에 직접 통보토록 파산 내규를 바꿨다. 파산자가 일일이 채권기관을 찾아다니며 면책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됐다. 또한 이달 초에는 금융감독원이 각 은행에 면책자의 직불카드를 발급해 주라는 공문을 발송토록 했다. 허진씨와 카페 회원들은 올해 두차례 집단 민원을 마친데 이어 3차 집단 민원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민원 대상이다. 이들은 특수기록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불량정보로 사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수집해 관계 당국에 재차 시정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허씨는 “면책자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금을 내고 살 수 있도록 금융거래와 직업의 차별이 없어지는 날 클럽의 문을 닫고 싶다.”고 말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사설] 무지에 가까운 중·고생의 신용의식

    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는 것을 ‘신용문맹’이라고 한다. 이 말은 문자를 모르면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신용을 모르면 경제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글을 가르치듯 신용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신용불량자가 360여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우리의 상황은 신용교육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중·고생들의 신용의식은 거의 문맹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초·중·고교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지수(금융IQ, 금융지식을 토대로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능력)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각각 중학생은 평균 40.1점, 고교생은 평균 45.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청소년들의 51.9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신용교육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행이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상자의 28%는 가정이나 학교 어디에서도 금융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신용관리 교육만 제대로 받았더라도 신용불량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건전한 신용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배양해 주어야 한다. 그 책임이 가정과 학교에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 스스로 신용관리를 잘해 자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체험으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 軍복무 신불자 원금상환 계속 유예

    생계형 신용불량자에 대한 신용회복 특별신청 기한이 끝나더라도 군복무중인 청년신불자의 경우 최소한 제대할 때까지는 원금상환 기간이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계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는 정부의 3·23 신용불량자 대책 가운데 하나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생계형 신불자의 신용회복 특별신청 접수를 오는 8일 마감한다. 신복위는 그러나 특별 신청기한이 마감되더라도 군복무중인 신불자는 예외적으로 군 제대 시점까지 또는 신청일로부터 최장 2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신복위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금융기관 대표 총회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3·23 신불자대책은 군인을 포함한 청년층 신불자가 특별 신청기간에 신용회복 신청을 하면 원금상환을 최장 2년간 유예하고 상환능력을 확보한 뒤에 8년간 분할 상환토록 했다. 그러나 군복무중인 사병은 현실적으로 즉시 상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기한없이 신청을 계속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배드뱅크 이용자들 절반이상 효과못봐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실효성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개인 워크아웃과 배드뱅크 신청자 중 절반이 중도 탈락했거나 연체중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본부는 11일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과 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하는 배드뱅크를 통해 빚을 갚는 신용불량자 103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실효(탈락)했거나 연체 중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워크아웃 이용자 90명 가운데 31명이 3회 이상 연체로 탈락했고,1회 이상 연체했거나 재조정 중인 채무자도 12명이나 됐다. 반면 10회 이상 꾸준하게 낸 채무자는 26명에 불과했다. 배드뱅크를 통해 채무 조정을 받은 13명 가운데 10회 이상 납부한 채무자는 5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연체 중이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불자 채무탕감” “금융질서에 위배”

    “신불자 채무탕감” “금융질서에 위배”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과 배드뱅크 참가자들의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져 결국에는 참여자 전원이 탈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신용회복위와 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1차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은 침묵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연체율 악화는 엄연한 사실 신용회복위와 한마음금융은 그동안 “빚을 갚는 사람들까지 흔들릴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중도 탈락률 공개를 꺼려왔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의 자료요청이 쇄도해 어쩔 수 없이 자료를 공개하게 됐다. 공개 결과 신용회복위의 중도 탈락자 비율은 지난해 말 6.9%에서 올해 8월 현재 12.4%로 높아졌음이 드러났다. 신용회복위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은 뒤 빚을 갚아 나가는 45만 8270명 가운데 5만 6666명이 포기했다. 배드뱅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올해부터 8년간 원금을 갚는 균등형 방식 참가자(15만 9722명)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로 탈락한 사람은 올해 2월 7.2%(1만 1715명)에서 5월 15.1%(2만 4190명),8월 21.3%(3만 4002명)로 급증했다.3개월 미만 연체자는 8월 현재 4만 5000여명에 이르러 탈락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채무 탕감해야” VS “금융질서 무너뜨린다” 심 의원을 비롯해 실효성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들은 “신용회복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은 적절한 소득이 없어 자력으로 신용불량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현재 추세대로 탈락률이 높아지면 결국에는 ‘돌고 돌아’ 모든 참가자들이 다시 신불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배드뱅크나 신용회복위는 채권단 중심으로 꾸려진 민간기구이기 때문에 또 하나의 ‘추심 기구’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책임지는 공적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신용불량자 문제가 상당 부분 카드사 등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에서 생긴 만큼 사회 전체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연체금 상환을 면제해줘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신용회복위와 한마음금융은 “현재의 프로그램이 결코 겉돌고 있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신용불량자들은 애초부터 채무 상환능력이 좋지 않은 데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탈락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참가자들이 법원의 개인파산 등으로 이동해 탈락률이 높아진 측면도 있으며, 한두 달 연체한 뒤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하는 사람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마음금융 김양택 부장은 “배드뱅크의 특징은 8년에 걸친 장기 분할상환구조로 참가자들의 월 평균 분할상환금은 11만원이고, 이에 대한 연체이자부담은 월 995원에 불과하다.”면서 “참가자들의 월 평균 소득이 150여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다 탈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회복위 한복환 사무국장도 “탈락률이 높아진다는 점만 부각시키면 현재 충실하게 빚을 갚는 것을 이행하는 사람의 탈락까지 부추길 수 있다.”면서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채무를 모두 탕감해 주면 채무자들 사이에 형평성이 문제가 되고, 결국에는 금융질서가 무너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350여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중 대부분은 신용회복위나 배드뱅크에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나쁜 상황”이라면서 “신불자들의 갚을 능력을 고려해 신용회복기구를 통한 채무 상환과 법원 파산을 통한 탕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생계형 信不회복신청 월말마감

    6개월 일정의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책이 이달 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대상자들의 신용회복 신청이 여전히 저조하다. 아직까지 신청하지 않은 대상자들은 서둘러 신용회복 신청 절차를 밟아야 혜택을 볼 수 있다. 20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3·23 생계형 신용불량자 대책’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영세자영업자와 청년층을 상대로 신용회복 신청을 받은 결과, 지난 10일 현재 신청자는 2만 3491명에 그쳤다. 이들 가운데 영세자영업자는 1만 1869명, 청년층은 1만 1622명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내 찐빵은 희망 키우는 보름달”

    “내 찐빵은 희망 키우는 보름달”

    “눈물겹도록 풍성한 추석입니다.” 교통 체증이 심한 경부고속도로를 피해 1번 국도를 타고 오산을 지나 평택 쪽으로 달리다 보면 하북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 왼쪽에는 노란색 간판의 ‘안흥찐빵’이 있다. 이 가게의 빵에는 신용불량자의 희망이 담겨 있다. 빵집 ‘사장님’ 곽영기(43)씨는 아직 신용카드 한 장 발급받을 수 없는 신용불량자이다. 그러나 곽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없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연 빵집의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여년간 밤낮없이 빚 독촉에 시달리느라 명절다운 명절을 보낸 적이 없는 곽씨는 15일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추석을 맞기는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라며 선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곽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1994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건축자재용 실리콘 판매대리점을 차렸지만 거래업체들이 물품 대금을 주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 어렵사리 장만했던 아파트마저 경매처분됐다. 실의에 빠진 곽씨는 아내와 두 자식을 남겨놓은 채 지방 공사현장을 전전했다. 양계장에서 머슴처럼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1억원이 넘는 빚을 갚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내 안은자(33)씨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남편의 빈 자리를 메웠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유혹까지 느꼈다.”는 곽씨는 1998년 가스사업자를 상대로 기자재를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3000만원의 빚만 더 지고 말았다. 사채 600만원을 끌어 썼다가 급기야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런 곽씨에게 지난 6월 마지막 기회가 왔다. 우리은행이 부채를 갚지 못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을 엄선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창업자금대출 대상자로 선택된 것이다. 2000만원을 손에 쥔 곽씨는 고심 끝에 창업 아이템을 찐빵으로 정하고, 한 달 동안 경기도 일대를 샅샅이 물색한 끝에 하북삼거리에 가게를 차렸다.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빵을 사갈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교통체증에 지친 운전자들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 빵집을 좀처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지난달 10일 개업한 이후 곽씨 부부는 하루에 1000여개의 빵을 팔고 있다. 지난 한 달간의 매출액은 1800여만원이었고, 이 가운데 400여만원이 순이익으로 돌아왔다. 자영업에 뛰어든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흑자 경영’이다.‘찐빵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곽씨에게는 또다른 희망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곽씨는 현재 한 달에 120만원 정도를 빚을 갚는 데 지출한다. 곽씨는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부터는 조금이나 저축할 수 있고,2년 뒤에는 모든 빚을 청산할 것 같다.”면서 “이제서야 환한 세상에서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곽씨는 귀성·귀경객들에게 빵을 팔기 위해 추석 당일에만 가게 문을 닫을 생각이다. 보름달처럼 둥근 찐빵을 건네는 곽씨 부부의 얼굴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인다. 오산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용구제책’ 효과 논란

    ‘신용구제책’ 효과 논란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인가, 아니면 은행들의 구제책에 문제가 있는 건가. 시중은행들이 신용정보관리대상자(옛 신용불량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무 탕감 등의 구제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신한, 하나, 조흥, 농협 등 금융기관들은 최근 500만원 이하의 빚을 갚지 못해 신용정보관리대상자가 된 단독채무자들이 사회·농촌봉사활동을 하거나 직업훈련 기관에서 기술 교육을 받으면 빚을 탕감해주는 구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불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는 신불자들의 자세가 문제”라고 꼬집고 있다. 반면 신불자들은 “절박한 생계를 고려하지 않은 생색내기용 대책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은행선 “채무자 도덕적 해이” 주장 신불자 구제책을 맨 먼저 내놓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500만원 이하의 빚을 진 단독채무자가 사회봉사를 하면 1시간에 2만원씩 채무를 탕감해 주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당 신불자는 1000여명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받은 사람은 38명에 그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대출 원금이 500만원 이하인 단독 채무자들이 직업훈련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월 200만원씩 탕감해 주고, 사회봉사활동을 해도 시간당 2만원씩 깎아주는 ‘뉴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자 4500여명 가운데 직업훈련에 1명, 봉사활동에 2명이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조흥은행도 지난 17일부터 하나은행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신청자는 3명뿐이다. 농협은 지난 26일부터 농촌봉사활동을 하면 시간당 3만원씩 빚을 탕감해주는 대책을 마련했다. 제도를 도입한 지 며칠밖에 안 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다른 은행들의 전례로 볼 때 큰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단독 소액 신불자들에게 혜택을 베푸는 것은 명분과 실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해당 신불자들의 채권은 추심을 포기한 상각채권으로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계속 신용관리대상자로 묶어 두는 것보다는 봉사활동 등을 통해 신용을 회복시켜 주는 게 은행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 더욱이 이들이 신용을 회복한 뒤 다시 정상 고객으로 돌아온다면 실리까지 챙길 수 있다. ●채무자는 “은행의 생색내기 대책” 반박 신불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에 대해 은행들은 ‘의지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우편이나 전화로 참여를 독려해도 시큰둥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상자들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한 결과,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신불자가 85%에 이르렀고, 연결된 사람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육체노동에 부담을 느껴 참여를 포기했다.”면서 “묵묵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우편과 전화를 통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상만큼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나름대로 사정은 있겠지만 신용회복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불량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봉사활동이나 교육훈련에 참가하고 싶어도 당장 생계가 막막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직업훈련 과정을 이수하려면 6개월∼1년 동안은 해당 기관에 입소해야 한다. 또 300만원의 연체대출금이 있는 신불자가 시간당 2만원씩 탕감해주는 사회봉사 활동을 할 경우 150시간을 채워야 한다. 농협의 신용정보관리대상자인 김모(37)씨는 “오랫동안 연체한 농협 빚 400만원 때문에 신불자로 전락했지만 추심 단계에 있는 다른 은행의 빚도 900만원이나 된다.”면서 “매일 막노동을 하며 빚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에 농촌봉사활동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불자들의 개인파산 등을 돕고 있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최근 논평을 내고 “법원이 죄질이 가벼운 사람을 처벌하는 수단인 사회봉사를 채권기관이 모방하는 것은 신용불량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각각 구제책을 내놓기보다는 신용회복위나 배드뱅크 등 채무조정 기관들과 협의해 좀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노숙자 재활에 7000만원 투입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조규환)가 노숙인의 자립과 재활을 위해 77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모금회는 19일 최근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서초종합사회복지관 희망의 집,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등 모두 9개 시설 노숙인들의 재활을 유도하기 위해 이같은 재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지원은 무료급식 등 ‘물고기 주기’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운전면허 취득, 조리사·컴퓨터 자격증 취득 교육 등의 직업 교육이 실시된다. 또 심리치료 및 정신력 강화를 위한 심리극과 등산·해병대 캠프 등 극기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신용회복상담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노숙인들의 성공적인 사회 재정착을 돕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노숙인의 대다수인 남성뿐 아니라 가족단위 노숙인, 여성노숙인 등 지원 대상을 넓혔다. 그리고 국내 노숙인뿐 아니라 외국인노동자로 입국했다가 노숙을 하게 된 중국 동포들에게도 급식을 지원,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쪽방에 거주하는 결핵 환자들에게는 도시락 배달도 한다. 조규환 회장은 “서울의 노숙인에 대해서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후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노숙인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숙자를 다시 건강한 사회인으로

    경기도는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근로임금을 지급하고 신용회복을 통해 정상인으로 사회에 복귀시키는 ‘Re-start(다시 시작)프로그램’을 8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노숙인 적극 파악 ▲노숙인 쉼터 제공 ▲자활사업 기관 등에 일자리 제공 ▲근로수익금 통장적립 ▲신용회복위원회의 협의를 통한 신용회복 ▲최저생활보장을 통한 정상인 복귀 등 6단계로 노숙인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는 이에 따라 수원지역 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46명을 대상으로 수원시 수원자활교육센터에 ‘노숙인 자활대학’을 열고 자아찾기, 문화체험 등 자활의지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내달 2일까지 운영한다. 이 대학을 수료한 노숙인들은 도의 Re-start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블라인더 제작, 화초재배, 용역청소사업 등의 일자리에 참여해 월 80여만원의 근로임금을 받게 된다. 도는 또 노숙인들의 신용회복 신청을 대신 해주고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노숙인을 위해 개별 금융기관과 채무조정 협의를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채무조정 지원단’을 이달 말까지 구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Re-start 프로그램은 근로능력과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들에게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정상복귀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노숙인은 수원, 성남, 안양의 쉼터 8곳에 수용된 200여명과 수원역, 의정부역 주변에서 생활하는 70여명 등 총 270여명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파산재단 채무자도 ‘채무조정’

    파산한 금융기관에 빚을 졌다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채무자들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31일 상호신용금고·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의 금융기관 파산재단도 8월1일부터 신용회복위에 가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산재단 채무자 17만 4000명은 신용회복위와 약정을 맺으면 원금을 8년간 분할상환하는 조건으로 이자가 면제돼 신용이 회복될 길이 열렸다. 외환위기 이후 파산선고를 받은 금융기관은 457개이며 이 가운데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채무자로부터의 원금상환 등 기존의 재산과 채권을 관리하고 있는 파산재단은 274개에 이른다. 재경부 관계자는 “파산재단 채무자들은 장기간 원금을 갚지 못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상환능력을 잃은 이들로부터 원금을 강제로 회수하기보다는 신용회복위를 통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게 채권자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자들도 이자를 안내고 8년에 걸쳐 원금만 갚는다면 신용회복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동안 파산재단은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채무조정을 해준다는 방침이었으나 이자 탕감액이 워낙 커 실제 채무조정 사례는 없다시피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하나銀 신불자 구제 앞장

    하나銀 신불자 구제 앞장

    하나은행에 500만원 이하의 빚을 진 신용불량자들은 앞으로 직업훈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1개월에 200만원씩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금을 감면받게 된다. 하나은행은 24일 “자체 신용정보관리대상자 가운데 대출원금이 500만원 이하인 채무자들이 전국 95개 직업훈련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밟으면 월 200만원씩 빚을 탕감해주는 ‘뉴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은행권 최초로 25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하나은행에만 채무가 있는 고객 중 대출원금이 500만원 이하인 4500여명이다. 이들은 훈련기관에서 두달 동안 수료하면 400만원,3개월 수료하면 500만원을 감면받게 돼 신불자 신세에서 벗어나게 된다. 다만 담보대출금이나 공무원 가계자금대출금을 연체한 고객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직업훈련기관은 직업전문학교 42개소, 직업훈련원 8개소, 장애인고용촉진공단 2개소, 정부기관 산하 36개소, 지방자치단체 7개소 등이다. 하나은행은 또 500만원 이하 채무자가 시·군·구청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시간당 2만원,1일 최고 16만원까지 대출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연체이자만 남아 있는 사람은 4시간만 봉사활동을 하면 신용정보 관리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직업훈련기관 수료자는 해당기관에서 발급한 ‘수료증’을, 사회봉사활동자는 봉사센터에서 주는 ‘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감면받는다. 직업훈련기관과 사회봉사활동을 동시에 활용할 수는 없다. 하나은행 채권팀 관계자는 “기존의 배드뱅크나 워크아웃 등은 연체자의 자금부족으로 다시 신용관리대상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500만원 이하 신불자가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출금 감면제도가 다른 은행들로 확산되면 신불자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불신 받는 신용회복기구

    불신 받는 신용회복기구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 등 신용회복기구들이 ‘불신’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은 신용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채권단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공제회(이사장 이창복)가 전국적인 신용불량자 조직을 만들어 지원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공제회는 첫번째 사업으로 ‘신용회복 119사업단’을 꾸려 지난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신불자를 대상으로 공개강좌를 열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쏟아지는 가장 큰 비판은 “왜 신용회복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숫자를 발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신용불량자는 여전히 400만명에 이르는데도 신용회복 신청자 수가 갈수록 주는 것도 신용회복위의 ‘효용’을 의심케 한다.24일 신용회복위에 따르면 신용회복신청자는 지난 4월 2만 3253명으로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5월에 1만 9368명으로 준 데 이어 6월에는 1만 7176명으로 또다시 감소했다. ●“신용회복 탈락률 공개하라” 신용회복위원회는 매월 신용회복신청자 추이만 발표할 뿐 연체자나 3회 이상 연체로 회복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사람들, 신용회복에 성공한 사람들의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다. 신용회복위 관계자는 “위원회가 출범한 지 2년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구한 해석을 낳을 통계는 발표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실시하고 있는 신불자 채무조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등을 살피려면 실체적인 통계가 꼭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신용회복위는 국정감사의 피감기관도 아니어서 아무도 자료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가 문제? 신용회복위원회가가 지난 3월부터 6개월 일정으로 펼치고 있는 ‘생계형 신불자 대책’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시행 기간의 절반이 지났지만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대상자의 2.5%인 3900여명만이 신용회복을 신청했다. 청년층 신불자도 4500여명만 신청해 대상자의 6.7%에 그치고 있다. 저조한 이유에 대해 신용회복위는 “더 나은 조건의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공제회와 민주노동당 등은 “신용회복위원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생계형 신불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신불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배드뱅크 연체율도 논란 자산관리공사(CAMCO)가 운영하는 1차 배드뱅크 ‘한마음금융’과 2차 배드뱅크 ‘희망모아’도 불신을 받는다. 한마음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2개 이상의 금융회사에 합계 5000만원 이하의 채무가 있는 신불자들로부터 채무조정 신청을 받았고,12월부터 원리금 상환을 받기 시작했다. 자산관리공사가 민노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원금을 갚아야 하는 참가자 15만 9722명 중 첫달에 4만 4273명이 연체했고,3월에 6만 6338명,5월에 8만 933명이 연체하는 등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로 중도탈락한 신불자도 5월말 현재 2만 4190명에 이른다.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4∼5%의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22개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을 맡는 형식으로 설립된 희망모아 역시 대상자 126만명 가운데 7만 4000여명만이 채무조정을 신청,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채무상태가 열악한 신불자들의 연체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연체율이나 신청자수만으로 배드뱅크의 효용을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항변했다. 이어 “연체율이나 탈락률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용회복 119 사업단’ 박홍렬 단장은 “신용회복위원회나 배드뱅크는 금융회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채권추심업체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는 신불자 정책 방향을 채무자 위주로 전환해야 하며, 무료법률 지원을 통한 법원 파산 등의 공적 회생 제도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확정] 어떤 제도가 도입되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확정] 어떤 제도가 도입되나

    정부가 6일 밝힌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포함된 자산형성지원사업(IDA) 등 새 제도를 요약·정리한다. ●IDA 저소득 근로자가 저축하면 그 액수만큼 정부나 민간이 더 돈을 얹어주는 제도다. 두 곳에서 지원하면 2배가 되는 셈이다. 내년중 시범시행하겠다는 것만 확정됐고 지원규모, 저축기간, 지원방식 등은 아직 미정이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이 매월 3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108만원이 모인다.IDA가 도입돼 정부와 민간기금이 저축원금만큼 지원하기로 결정되면 정부 108만원, 민간기금 108만원까지 합해 저축한 사람은 324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은 ‘개인자립계좌´(IDA), 영국은 ‘세이빙 게이트웨이´, 캐나다는 ‘런세이브´ 등의 이름으로 운용중이다. ●무담보소액대출(Micro Credit) 은행의 휴면예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하반기부터 도입된다. 휴면예금은 연간 1000억원인데 이중 고객이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과 계좌관리비용 등 일정부분을 제외하고 은행권이 공동운용해 돈을 못 갚은 사람들의 신용회복을 위해 쓰자는 것. 현재 은행권에서 협의가 진행중이다. ●사전상속제 65세 이상 고령층의 자산 일부를 젊은 세대로 이전시켜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자산을 가진 노인이 2억원을 30세 이상 또는 결혼한 자녀에게 미리 상속하면 상속·증여세 최저세율 10%만 부과한다. 이후 부모가 사망해 실제 상속이 이뤄질 때는 상속금액에 맞춰 정상세율(10∼50%)로 과세한 뒤 상속 당시 부과했던 10%를 빼준다. ●중저가 관광호텔 개·보수 지원 등 해외관광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모텔·여관 등을 1∼3급 관광호텔로 바꿀 경우 개·보수 자금을 지원해 준다. 자연휴양림을 현 94개에서 2009년까지 154개로 늘리고 농산어촌 체험관광마을도 152개에서 687개로 늘린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도 추진되며 하반기에 관광·레저산업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말 현재 333개의 산학협력단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커넥트 코리아´가 출범한다. 산학협력단과 학교기업에도 외부자본 참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청소년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해성이 없는 국제회의시설, 농어촌 관광휴양단지에 청소년의 취업이 가능하며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 등에도 응시할 수 있도록 자격시험 요건이 완화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땐 기록남아 금융거래 힘들다던데…

    이전에 알던 남자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카드 돌려막기로 어떻게든 해보려다가 5000만원의 빚만 졌습니다. 채권추심 전화가 이어지고 직장도 잃었습니다. 파산신청을 할까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파산은 신용 기록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 금융거래를 하기 힘들어진다며 말립니다. 돈을 벌어 갚을 길은 없고 답답합니다. 파산 신청을 해야 할까요? -신용주(25·여) 사람들은 채무자의 면책을 쉽게 인정해 준다면 누가 빚을 갚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파산제도를 의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파산제도를 채무자에게 관대하게 운용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빚을 갚지 못한 점에 대해 자존심을 다치고, 이후에 금융기관에서 얻을 불이익에 대해 우려하게 됩니다. 이런 우려는 대부분이 쉽게 파산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됩니다. 돌려막기를 하다 불법행위인 카드깡까지 하면서 결제일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채권금융기관은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된 개인에 대한 기록을 일정 기간 보관합니다. 고객이 ‘빚을 떼어먹은’ 사실을 기록해서 장차 그 고객에게 새롭게 신용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참고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용을 평가하는 요소는 파산뿐만이 아닙니다. 파산을 선택하지 않아도 전반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일 뿐입니다. 기록을 장기간 남기면 가장 수익성 높은 고객을 차별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돼 금융기관 자신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연체가 거듭되고 있는데도 파산을 택하지 않은 사람은 도덕적으로 우월할지 몰라도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위험도가 큰 고객입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은 돈 장사일 뿐, 도덕을 진작시키는 경찰이 아닙니다. 파산을 선택했던 고객은 당장 비난을 받을지 몰라도 상환능력은 훨씬 좋습니다. 월급 120만원을 받아 100만원씩 갚으며 빚을 늘려가는 사람과 파산 면책 이후 그냥 120만원으로 사는 사람의 상환 능력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더욱이 한번 면책을 받았다면 7년 동안은 파산 제도에 편입돼 빚을 질 가능성이 없습니다. 신용카드 회사 입장에서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이 좋은 고객이 되겠죠. 최근에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의 책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파산변호사는 카드모집인을 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파산 절차가 종결되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고객에게 공격적으로 영업하는 신용카드 회사가 제공하는 신용카드 발급 신청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카드를 신청하면 파산변호사는 10달러의 소개료를 받는다고 하니 우리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면책 이후 1년만에 신용카드를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거래로 신용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연체자에게 진정한 신용회복의 길은 파산입니다. 신용은 사람의 도덕지표가 아니라 상환능력을 뜻할 뿐입니다.
  • [인사]

    ■ 해양수산부 ◇이사관 승진 △재정기획관 郭仁燮△홍보관리관 林基澤△어업자원국장 沈好鎭△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閔庚泰△건설교통부 수송물류심의관 파견 鄭有燮 ■ 법무부 ◇서기관 승진 △법무부 출입국기획과 朴永淳△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관리과장 李在德◇서기관 전보△법무부 출국관리과장 李仁揆△〃 체류심사과 朴圭凡△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입국심사과장 辛泳孝△〃 총무과장 朴璨浩△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심사국장 元鐘澤△김해출입국관리사무소장 金益煥△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장 韓榮春■ 서울시 교육청 ◇지방부이사관 전보 △남산도서관장 徐幸源■ 서울시 ◇관리관 승진 △시의회사무처장 羅鎭求◇부이사관 승진△행정국(세종문화회관 파견) 金永淏△SH공사 파견 任桂鎬◇전보△주택국장 許煐△상수도연구소장 겸임 崔泰根■ 신용회복위원회 ◇부장 승진 △제도개선부장 權純範△명동지부장 金漢俊△부산지부장 朱世元◇팀장 승진△경영기획팀장 李善仁△재산관리팀장 金基成△이행팀장 李始衡△부산지부 상담1팀장 申仲鎬△〃 상담2팀장 康一錫△광주지부 상담팀장 徐亨源◇전보△심의조정부장 柳澤珠△이행관리부장 李仁寬△상담센터장 梁承俊△영등포지부장 李相洙△접수지원팀장 申相德△교육팀장 韓昌福△명동지부 상담1팀장 康允善△〃 상담2팀장 洪性珪△〃 상담3팀장 金閏用△영등포지부 상담1팀장 白成烈△〃 상담2팀장 尹汝旭■ 한국표준협회 △연수원장 馬鍾熙△경기지부장 林鉉澈■ 교통안전공단 ◇승진 (이사대우) △기획조정실장 韓相培◇전보△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행정실장 吳泰校△인천지사장 李明龍△총무처장 劉玟植△서울지사 안전관리팀장 朱榮壽△복지사업처 복지사업팀장 金度煥△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장 李成信△비서실장 盧聖仁△복지사업처 복지관리팀장 李洙榮■ 한미캐피탈 △감사 鄭玉彬△사외이사 金玉平△이사대우 尹永喆△영업1본부장 趙昌善
  • 신용회복신청 한달새 3885명 감소

    신용회복위원회는 5월 신용회복신청자가 1만 9368명으로 4월에 비해 3885명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상담건수도 6만 5904건으로 전월보다 1만 2018건 감소했다.5월까지 신용회복신청자는 총 44만 6904명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14개 금융기관에 진 빚 4400만원 때문에 밤낮없이 빚독촉에 시달려 온 이모(33·여)씨는 최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차 배드뱅크인 ‘희망모아’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이씨가 빚을 진 금융기관의 일부만이 희망모아에 참여하고 있어 모든 채무를 조정받을 수 없는 데다 원금의 3%를 선납금으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차 배드뱅크였던 한마음금융과 ‘월 38만 9000원씩 8년 동안 상환한다.’는 내용의 채무조정 협약을 맺고 꾸준히 이행하다 지난 2월 탈락하고 말았다. 한마음금융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들의 빚도 계속 갚아나가야 했기 때문에 월 수입 100만원으로는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결국 이씨에게 1,2차 배드뱅크는 모두 그림의 떡이었다. ●희망 못주는 희망모아 지난달 16일부터 채무조정 신청을 받고 있는 ‘희망모아’가 신용불량자들에게 절망만 안겨준다는 지적이 높다. 자산관리공사(KAMCO)가 자산을 관리하고 22개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을 맡는 형식으로 설립된 희망모아는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4∼5%의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채무자들의 상환액을 금융기관에 배당한다. 이자가 면제돼 원금만 상환하면 되지만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면제된 이자까지 추심한다. 그러나 6일 현재까지 대상자 126만명 가운데 1%도 안 되는 1만여명만이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하루 5만여건에 이르던 문의전화도 뜸해졌다. 특히 신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중도포기할 의사를 갖고 있고, 전화 상담도 대부분 “신청하지 않으면 어떤 추심을 받게 되느냐.”는 내용이다. 지난달 30일 채무조정을 신청한 김모(41)씨는 “열흘 안에 선납금을 내야하고,7년 동안 계속 연체하지 않을 자신도 없어 채무조정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불자들의 ‘불신’이 심해지면서 희망모아가 한마음금융보다 훨씬 못한 ‘실패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62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던 한마음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180만명을 대상으로 채무조정 신청을 받았지만 겨우 18만명이 접수했고, 이중 2만여명이 탈락했다. ●금융기관 장삿속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들의 저조한 참여다. 희망모아에 참가한 금융기관은 31개에 불과하다. 특히 신불자들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카드사(6곳)와 할부금융사(4곳)의 참여가 부진하다. 참여 금융기관들도 조금이라도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은 직접 추심에 나서거나, 좀더 비싼 가격에 제2금융권으로 팔아넘기고 있다.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제2금융권에 판 A은행의 관계자는 “어차피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을 좀더 비싸게 쳐주는 곳에 파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참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신불자라도 해당 기관이 채권을 넘기지 않으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신불자가 된 다중채무자는 365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불과 55만명이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이나 1,2차 배드뱅크 등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에서는 탈락자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금융기관 협약체 형태의 배드뱅크가 신불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채무 면책이 가능한 개인 파산과 같은 공적회생제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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