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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양균 사퇴 파장] 속도내는 ‘신정아 의혹’ 검찰 수사

    [변양균 사퇴 파장] 속도내는 ‘신정아 의혹’ 검찰 수사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임용을 둘러싼 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건의 핵심으로 거론되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씨와의 연결고리가 드러남에 따라 ‘신정아 미스터리’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의 1차 수사 초점은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과정과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 선임, 미국 도피 등에 변 전 실장이 개입했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장윤 스님과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의 역할, 이들과 변 전 실장과의 관계, 변 전 실장의 배후 등이 수사 대상이다. ●장윤스님·홍기삼·한갑수씨등 줄소환 검찰은 그동안 장윤 스님 등이 잠적하거나 출두를 미룸에 따라 수사가 지지부진했으나 변 전 실장의 사표 수리를 계기로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동국대 임용과정 등에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변 전 실장의 개입 정황이 파악되면서 검찰로서는 정권 실세가 연루된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될 것을 우려해 몸을 사렸다는 항간의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부지검 구본민 차장검사는 10일 브리핑에서 “신씨와 관련한 압수수색 결과, 신씨와 변 실장과의 관계를 유추할 만한 내용이 있었다.”면서 “변 실장에 대한 혐의를 두고 있으며 만약 외압을 가했다면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 실장의 계좌추적 및 출국금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변 실장의 소환 시점은 장윤 스님과 홍 전 총장을 소환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임용부터 美잠적까지 규명해야 검찰이 변 전 실장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규명해야 할 의혹은 3가지다.2005년 9월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재직하던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변 전 실장의 직위를 감안하면 다른 인사를 통해 외압을 행사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당시 동국대 내부에서는 동양미술사 만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서양미술사 전공의 신씨를 무리하게 임용하는 데 대해 반발이 거셌다. 미술계 일각에서도 이미 신씨의 학력 위조 소문이 돌고 있었지만 동국대는 비상식적으로 임용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 ‘거물급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두 번째는 지난 7월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신씨가 발탁되는 과정 및 신씨의 학력위조 파문을 잠재우는 데 변 전 실장이 적극 개입했는지 여부다. 당시 예술감독선정소위원회가 압축한 2명의 후보 중 1명이 고사하자 한갑수 이사장은 복수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소위원회는 신씨를 포함한 9명의 기존 후보를 다시 추천했고, 유력후보들이 갖가지 사유로 탈락한 뒤 신씨가 깜짝 발탁됐다. 지난 7월 초 신씨의 학력위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던 상황에서 변 전 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전화를 건 점도 의혹이다. 사실상 신용불량자나 다름없는 신씨가 그동안 ‘에르메스의 여인’으로 불릴만큼 통 큰 씀씀이를 뽐내고 지난 7월 중순 미국에서 잠적한 뒤 50여일 이상을 버티는 동안 재정 지원을 한 배후인물이 누구였는지도 검찰이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변양균 실장이 답할 차례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 학위사건이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외압성 의혹을 제기했던 동국대 재단이사 장윤 스님은 그제 대리인인 이중훈 변호사의 기자회견에서 7월8일 변 실장과의 만남에서 “동국대 현안의 하나로 신정아씨 관련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변 실장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신씨 문제로 개인적인 부탁을 한 일이 없고, 신씨 문제를 꺼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장윤 스님이나 변 실장 중 한사람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변 실장이 이제 답할 차례라고 본다. 더 이상 진실의 저 편에 숨어있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밝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30여년간 국록을 먹은 고위 공직자의 떳떳한 자세다.‘깜량’이 되는지 아닌지, 언론이 소설을 썼는지 여부는 그 다음에 판단할 문제다. 장윤 스님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대리인을 내세워 찔끔찔끔 군불만 땔 것인가. 종교인의 양심을 걸고 신정아씨의 가짜학위 파문의 전말을 직접 공개해야 한다. 신씨를 비호한 것으로 적시된 인사들의 해명은 어느 하나 명쾌한 것이 없다. 진실의 변죽만 울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도 한동안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뒤늦게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신씨의 학위 위조 및 교수 임용, 광주 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과정 등에서 외압과 공모가 있었는지, 신용불량자인 신씨의 해외 도피비용은 누가 댔는지 등을 한점 의혹없이 규명해야 한다. 장윤 스님과 변 실장 등 관련 당사자들을 소환조사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검찰은 이 사건을 ‘옷로비 사건’처럼 실체없는 권력형 비리의혹으로 예단해선 안 된다.
  • 검찰 재수사서 풀어야 할 의혹

    검찰 재수사서 풀어야 할 의혹

    검찰이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1)씨 국세청 로비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 보강 수사에 나서기로 한 배경에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검찰은 지금껏 정 전 비서관이 현재 공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서울의 한정식집에서 김씨가 국세청 간부에게 1억원을 건넨 자리에 동석한 정 전 비서관의 그동안 행보도 이 사건을 시원하게 풀어주기에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무조사 연루설´ 여론압박 부담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한 데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국세청의 조직적 비호는 물론 재개발사업, 금융대출 등에서 다양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김 커넥션’을 초월한 정권차원의 배후 존재 유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우선 구속된 정상곤(53)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나선 건설업자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가 정 전 비서관이라는 점은 다양한 의혹의 진원지다. 정 전 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으로 영향력을 펼쳐왔다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검찰의 앞선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검찰 수뇌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정 전 청장이 지난해 8월 김씨에게서 받은 1억원의 용처가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수사재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부산지검이 수사 재개 의견을 올린 뒤 검찰 수뇌부가 이를 추인하는 형식으로 재개됐다는 해석이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이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특검을 요구하는 등 검찰을 압박해온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수사 재개 이유로 보인다. 이같은 배경으로 미루어 청탁의혹을 받는 정 전 비서관에게 일차적인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정 전 비서관 2004년 총선 비용도 의문 정 전 비서관의 저간의 행보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정 전 청장이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단 한 차례 전화만 받고 김씨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에 응했다는 점이다. 국세청 조사팀 간부를 시켜 세무조사에서 빠져나가는 방법까지 조언한 배경도 궁금하다는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가 정 전 청장과 통화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았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와 정 전 청장이 서울에서 가진 저녁자리에 대해서도 김씨가 나오는 줄 모르고 갔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뇌물이 건네진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건설업자 김씨는 300억원 사기혐의로 7월16일 구속됐다가 27일 부산지법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3000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피해액을 다 갚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지만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의견이다. 더구나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62억원을 당시 신용불량상태였던 김씨가 구속돼 풀려나기까지 짧은 시간에 다 갚을 수 있었던 배경도 의혹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2004년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에서 출마했던 정 전 비서관의 선거비용 등 재정적 능력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당시 특별한 재력이 없었고 후원회를 열 수 있는 현역의원도 아니었던 정 전 비서관이 월 임대료가 평균 400만∼500만원에 이르는 번화한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선거를 치른 것과 관련해 궁금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설업자 김씨의 후원설도 나돌고 있다. 부산 강원식·서울 오상도기자 kws@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오늘’… 계간 ‘황해문화’ 특집

    외환위기 후 10년째다. 지난 시간, 한국 사회는 신산했다. 신산한 사회가 생산한 극과 극의 이미지는 언어마저 양극화했다. 한편에선 ‘홈리스’가 거리에 넘쳐나고,‘신용불량자’가 울부짖으며,‘청년실업자들’이 끝없이 좌절한다. 다른 한편에선 ‘럭셔리’가 시장표를 몰아내고,‘웰빙’이 문화적 대세이며, 명품시장은 불황 없는 성장일로다. 계간 ‘황해문화’ 가을호가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오늘’이란 특집기획을 마련했다.‘황해문화’의 분석을 빌려 ‘1997년 그때’와 ‘2007년 오늘’ 사이, 한 가상의 50대 초반 남성 가장이 살아온 풍경을 스케치해 본다. #풍경1,‘A공화국’과 명품열풍 홍길동씨는 누구나 선망하는 A그룹 계열 회사에 근무하다 명예퇴직했다. 외환위기 10년이 지난 지금 A그룹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2005년 투자액이 총 14조 1000억원으로 8대 재벌의 투자총액 33조 4000억원의 42.4%를 차지했다(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A그룹은 인재 블랙홀로도 유명하다.“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출신 7명, 국무총리와 장관 출신 9명이 A그룹의 인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던 적도 있다.‘A그룹 인력으로 국무회의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이나,A그룹의 지배력이 경제영역을 넘어 정치·사회·문화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김상조).” 작년엔 큰딸을 미국으로 유학보냈다. 명문대 졸업장이란 명품 획득에 실패한 딸은 구두, 가방, 옷 등 패션 명품을 닥치는 대로 샀다.‘짝퉁이라도 명품을 들고 다녀야 안 꿀린다.’며 돈이 없을 때도 브랜드만은 포기하지 않았다.“젊은 세대가 명품에 더 집착하는 것은 이들이 교육에 대한 희망을 더 빨리 버리게 된 것과 연결돼 있고, 명품 열풍은 실제로 상류층이 아니면서도 상류층의 표지를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정준영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어떤 학자의 분석도 홍길동씨를 서글프게 했다. #풍경2, 우울한 청춘과 ‘기러기 아빠’ 홍길동씨는 딸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홍길동씨는 “지금 실업자인 사람과 조만간 실업자가 될 사람, 세상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고 믿었다. 자칫하면 딸도 “가짜 아디다스 추리닝을 입고 옆구리에 비빔면을 낀” 채 쏘다니거나,“뿌린 이력서가 거의 이백장에 가깝지만 여전히 도시 변두리에서 ‘찌라시’를 붙이고 다니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김애란 ‘성탄특선’)”이 될 거란 생각에 홍길동씨는 두려웠다. 홍길동씨는 반강제로 딸을 유학보내고 기꺼이 ‘기러기 아빠’가 됐다.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곳이란 판단에 싱가포르를 택했다. 외로웠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올 10월이면 로드리고 데 라토(58)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자녀 교육 때문에 임기 1년 6개월을 앞당겨 조기 사퇴한다지 않는가. 홍길동씨는 “‘기러기 아빠’는 생계책임자 ‘아빠’가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자녀 키우기를 할 수 있는,‘능력있는 아빠 노릇’의 기표이자 월드클래스를 향한 한국사회 욕망의 기호(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라 생각했다.2006년 통계청 조사결과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가구주 가족’이 국내외를 합하면 전체 가구의 21.2%나 됐고,98년부터 2004년까지 초등학생 해외유학도 30배 증가했다(조은). #풍경3, 급증하는 자살률과 비정규직 홍길동씨는 모처럼 KTX를 탔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를 뵈러 가는 중이었다. 홀로 지내시는 어머니는 요즘 부쩍 쓸쓸해하신다. 외환위기 후 10년 동안 자살률이 2배 이상 급증했다는 말이 들린다.1993년과 2005년 사이 60대 이상 자살률은 3배,85세 이상 자살률은 5.3배 뛰었다고 한다.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 지지망이 취약하고 소득분배가 불평등한 계층일수록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신동준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우리 어머니도? 설마’, 홍길동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밀양역을 출발하던 KTX가 급정거했다. 열차 문에 승객 발이 끼인 걸 모르고 운행해 승객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7월8일)한 것이다.‘정규직화를 요구하며 500일 가까이 농성중인 KTX 여승무원들을 철도공사가 하루빨리 복귀시키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 홍길동씨는 걱정했다. 철도공사는 안전업무가 승무원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승무원들의 업무에 안전 업무가 포함되면 철도공사는 ‘도급’(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들이 도급직이라 주장) 형태의 계약이 불가능해져 결국 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부산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렸다. 홍길동씨는 수첩을 덮었다. 수첩엔 날짜 몇 개가 적혀 있었다.2003년 3월26일,7월2일,10월25일,2004년 4월12일,11월25일,2005년 3월1일,10월17일,2006년 11월20일, 2007년 8월13일….‘기러기 아빠’가 자살했다고 보도된 날들이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나라당 경선후보 정책 검증] 朴 5+2%경제론과 줄푸세

    [한나라당 경선후보 정책 검증] 朴 5+2%경제론과 줄푸세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는 ‘5+2% 사람경제론’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국가의 소프트웨어 변화에 따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의 경제성장률을 5%까지 끌어 올리고 거기다 숨겨져 있는 2%를 추가해 2012년까지 7%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성장 동력을 사람에서 찾아야 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 기강 바로세우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이 노래까지 지어 홍보하고 있는 ‘줄푸세’(세금과 정부 크기 줄이고, 규제 풀고, 법 질서 세우기) 전략은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제시된 핵심 공약이다. 감세는 크게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감세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로 구분된다.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감세는 물가 상승에 따라 세율이 조정되는 물가연동소득세 도입, 주택 관련 대출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로는 법인세 인하가 대표적이다. 박 후보 측은 높은 세금이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는 인식 아래 모든 정책의 중심에 기업을 놓겠다는 입장이다. ‘규제 제로’를 지향하는 박 후보는 그린벨트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법질서 세우기의 주요 내용은 불법파업 엄정 대처와 노조의 기업 경영권 침해 억제다. 서해안∼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유럽까지 연결한다는 ‘열차페리(철도 레일을 장착한 배)’ 계획은 대표적인 개발공약이지만 전체 공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박 후보 캠프의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열차 페리는 대운하와 비슷하니까 언론에서 비교한 것이고,200억∼300억원이 드는 작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비판 박 후보의 핵심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 편향적’이라고 비판한다. 성장과 규제 완화만 강조하고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사회 양극화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경제거래에서 ‘사람’은 소비자, 개인투자자,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취업자, 실업자, 개인채무자, 신용불량자, 무주택자, 인적자본 소유자 등을 말한다.”면서 “사람경제론을 말하는 박 후보의 공약에서는 기업과 인적자본 소유자만이 등장해 기업경제론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고용정보원 황기돈 고용조사분석실장도 “고용 없는 성장, 일을 해도 빈곤한 저임금노동자 등에 대한 해법이 없고, 노조 억압 일변도의 정책만으로는 미래지향적인 성장이 힘들다.”고 말했다. ●후보측 재반박 박 후보 캠프의 안종범(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성장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 지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야 좋은 (정규직)일자리가 많아 진다.”면서 “성장을 해도 뒤처지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에는 성장과 똑같은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 KT·하나로, 730만 고객정보 무차별 도용

    대형 통신업체들이 자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730만명의 개인 정보를 무단 도용해 자회사 포털사이트 회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일 대형통신업체 KT와 하나로텔레콤 임직원 26명과 위탁 모집업체 5곳 관계자 40명을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업체들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자사의 초고속인터넷망 가입자 730만명의 개인정보를 가입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회사 포털사이트 2곳에 회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업체들이 자사 포털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시키면서 생성한 3000여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면서 게임 사이트 등에서 소액 결제용으로 사용됐지만 이용대금 변제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들은 또 요금을 못낸 연체자를 신용정보집중기관에 그대로 통보해 명의를 도용당한 2000여명은 영문도 모른 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로텔레콤은 가입자들의 나이와 거주지, 지역 등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직접 활용하거나 컴퓨터 바이러스 개발업체 등에 제공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렇게 팔아넘긴 고객 정보가 5000만건,1300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불법영업에 대한 업체 고위급 임원들의 방조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과 동시에 자사 사이트에 가입된다는 것은 약관에 나와 있는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충분히 고지가 안된 점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 ‘거리 노숙인’ 크게 안줄어

    서울 ‘거리 노숙인’ 크게 안줄어

    올 들어 서울시내 전체 노숙인의 수는 줄었지만 ‘거리 노숙인’ 수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체 노숙인 수는 3045명, 이 가운데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은 19.2%인 587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노숙인은 지난 1월 3293명에서 2월 3251명,5월 3131명 등 꾸준히 줄고 있다. 반면 거리 노숙인은 1월 625명,2월 605명,5월 590명 등 두드러지게 감소하지 않았다. 노숙인의 절반 이상은 노숙한 지 2년 이상인 장기 노숙인으로 추정된다. 거리 노숙인을 제외한 노숙인은 보호기관에 머물면서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 들어 나이 든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자활사업에 254명, 공공근로에 145명, 숲가꾸기 사업을 하는 자활영림단에 80명 등 모두 88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신용불량 노숙인에게 법률자문 비용 등을 지원,39명이 파산선고 및 면책결정을 받도록 했다. 가정으로 돌아간 노숙인 41명이 가족과 함께 재기하도록 전세자금 4000만원,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자활의 집’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거리 노숙인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노숙인 자활정책을 바꾸기로 했다. 우선 위생이나 미관적으로 좋지 않은 거리 급식을 실내 급식으로 전환했다. 급식자선단체와 협의해 서울역·영등포역·을지로 일대 등의 거리 급식을 중단하고 일정한 장소에서 급식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매일 저녁 서울역의 상담보호센터에서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한가한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별들이 낭만을 노래하는 필리핀의 작은 시골 마을. 초록 언덕은 가을이면 초콜릿 빛 달콤 쌉쌀한 사랑의 유혹이 되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라는 타르시어는 밤새 못 이룬 잠을 청하느라 큰 눈망울을 껌뻑거린다. 스페인 제국이 탐했던 태평양의 보물 필리핀으로 떠나본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변여사는 땀을 흘리고 있는 은지를 데리고 가며 지연에게 전화를 하고, 지연은 변여사가 은지를 빼앗아 갈까봐 노심초사하며 준호에게 전화한다. 준호는 그런 일 없을거라 지연을 안심시키지만, 지연은 최회장 집으로 은지를 찾으러 온다. 최회장은 지연에게 며칠 만 은지를 데리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문희(MBC 오후 7시55분) 방숙희는 상미로부터 문회장이 하늘이를 양자로 삼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문희의 방을 노크도 없이 밀고 들어간 방숙희는 왜 네 아들을 내 아들, 며느리에게 들이미느냐며 네가 책임지라고 따진다. 전후 사정을 들은 문희는 자신도 몰랐던 일이라며 하늘이를 새언니 밑에 들이고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불법 화장 등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를 생각해본다. 인위적 장례문화의 변화가 가져다준 사회적 문제와 갈등, 국가적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과정으로 장묘문화의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싱싱한 초밥, 칠리소스를 곁들인 퓨전 홍합 요리까지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가득한 시푸드 레스토랑에 이아름(정신지체 2급)양과 이광준(청각장애 2급)군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붐비는 시간에 실수 없이 일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는 두사람의 좌충우돌 체험기를 들여다본다. ●월드 투데이〈발리우드의 힘〉(YTN 오후 5시30분) 발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인도 영화를 단순히 비현실적인 설정에 노래와 춤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할리우드보다 입장료 수익이 많고, 제작편수도 두 배에 이른다. 발리우드 열풍은 영국, 케냐, 남아공을 넘어 이란과 미국, 러시아에 이르고 있다. 이제 인도 영화 제작자들은 오스카 수상자들과 손잡고 있다. ●대한민국 퍼센트%(KBS1 오후 11시40분) 20∼30대 딸 1291명과 40대 이상 엄마 1241명을 대상으로 모녀지간 돈 거래에 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딸에게 빌려준 돈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70%, 엄마에게 빌린 돈 안 갚아도 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2%였다. 모녀지간 돈거래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진다. ●드라마시티 <명문대가 뭐길래> (KBS2 오후 11시15분) 신용불량자인 작곡가 지망생 명문대는 이름이 같은 친구인 명선생(고액과외 선생) 집에 빌 붙어 살다가 뜻하지 않게 태이의 가짜 과외 선생 노릇을 하게 된다. 카드빚과 사채빚을 갚을 수 있다는 욕심에 시작했지만 선생의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한데….
  • [주말탐방]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로또

    [주말탐방]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로또

    2002년 12월 이후 ‘꿈’이라는 말과 이음동의어가 된 낱말. 그 이름은 바로 로또다. 이달 안으로 국민은행·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 대신 새로운 로또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2기 로또’가 열리게 된다. 로또는 인생 역전을 위한 ‘끝내기 홈런’이었다. 강원도 산골의 말단 경찰도, 복사 용지를 나르던 여사환도, 그리고 생선 비린내에 전 부산 아지매도 강남 거부(巨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바닥만 한 복권을 들고 일상의 탈출을 꿈꿨다. 무너진 꿈에 대한 실망감에도 ‘토요일의 주인공’을 꿈꾸며 로또 판매 대열에 다시 끼어들곤 했다.‘로또로 재산을 탕진했다.’는 말도 떠돌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5년 가까이 지난 요즘. 로또에 ‘꽂혔던’ 시선들은 어느새 부동산에서 다시 증권 쪽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로또는 누가 뭐래도 신분 상승을 위한 유일한 ‘동아줄’이다. 누가 알겠는가. 이번 주 대박의 주인공이 내가 될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 3가.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한 편의점을 드나들고 있다. 땀과 때가 엉긴 수건을 목에 두른 늙수그레한 중년 남성, 가슴이 깊게 파이고 소매 없는 티셔츠를 걸친 20대 여성들. 외모와 성별은 다르지만 모두 로또 복권을 손에 쥐고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토요일 오후면 편의점 밖으로 줄이 이어졌죠. 어떤 날은 하루에 500만원어치나 팔기도 했어요. 요즘은 한 절반 되려나?” 지금은 광풍(狂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모(47)씨는 이곳에서 5년 동안 편의점을 경영하면서 로또 광풍을 지켜봤다. 복권이 많이 팔리면 수입이 오른다. 그렇다고 한창 많이 팔릴 때 환호성을 질렀던 것도, 매상이 반토막 난 요즘 특별히 한숨을 내쉬는 것도 아니다. “전에는 한번에 10만원어치씩 사가는 손님이 종종 있었어요. 로또에 미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요즘도 사는 사람은 꾸준히 사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죠.‘한건’에 대한 욕심들이 줄었으니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 저도 매주 5000원씩 투자하지만 2년 전 4등에 한 번 걸렸을 뿐입니다.” ●상계동 판매점 1등 7명 배출 지금까지 로또 판매액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3조 1200억여원. 약 100억장이 팔려나갔다. 국민 한 명이 평균 220장을 샀다는 뜻이다. 로또 복권의 최고 당첨금 기록은 2003년 4월12일 터진 제19회차의 407억원. 강원 춘천시의 경찰관 박모씨가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5회차 242억원(서울 역삼동·신당동) ▲20회차 193억원(경기도 수원시 정자1동) ▲43회차 177억원(대전 둔산동) ▲15회차 170억원(충북 청주시 가경동) 등이다. 역대 최고 금액 상위 10위는 2004년 8월 이전에 몰려 있다. 게임당 판매가격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기 전이다. 반면 최저액은 지난해 9월2일 제196회차의 7억 2000만원. 최고액의 50분의1도 안 된다.6월 말 기준으로 1284명의 1등 당첨자들이 모두 3조 1465억원을 받아갔다.1인 평균 24억 5000만원이다. 최고령 1등 당첨자는 85세. 최연소는 24세였다. 지역별로는 지금까지 서울에서 344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이어 ▲경기 271명 ▲부산 96명 ▲인천 72명 ▲대구 59명 등의 순이다. 인구수 순위와 거의 어긋나지 않는다.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은 서울 상계동의 S편의점. 무려 7명이 이곳에서 로또를 산 뒤 대박을 맞았다. 충남 홍성과 부산 범일동의 복권방도 5명의 1등 당첨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판매점들 주변 도로는 주말이면 정체를 빚는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로또 마니아’들 덕분이다. 한꺼번에 모여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주인이 자동 로또 복권을 미리 뽑아놓기도 한다. 전국 택배 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3개월 지나도록 안 찾아가면 소멸 1등에 당첨됐는데도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있다. 무려 13명이나 된다. 이들의 미수령액은 모두 367억원. 만일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나온 로또가 1등짜리더라도 섣불리 흥분해서는 정신 건강에 치명적이다. 당첨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면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이미 복권 소멸시효를 넘겨 복권기금으로 들어간 상태다. 세금은 5만원 이상 당첨금부터 낸다. 세율은 당첨금 5억원 이하는 기타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22%,5억원 초과분은 기타소득세 30%와 주민세 3%를 합한 33%다. 예를 들어 30억원에 당첨됐다면 세금 9억 3500만원을 뺀 20억 6500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1등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이다.1500년 동안 매주 10만원씩 복권을 사야 가능하다. 수학계에서는 확률 ‘0’라고 보는 편이 편하다고 한다. 벼락을 16번 맞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어 ▲2등 135만분의1 ▲3등 3만 5724분의1 ▲4등 733분의1 ▲5등 45분의1 등이다. 가장 많이 나온 당첨번호는 37(41회). 이어 ▲40(40회)▲2,3,4,36(37회) 순이다. 복권은 어떤 사람들이 많이 살까. 국무조정실 산하 복권위원회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57.5%가 복권 구입 경험이 있고, 월소득 200만∼300만원 층에서 월 1∼2회 구입하는 비율(28.3%)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구입비용은 7130원. 특히 중소도시 지역의 자영업이나 블루칼라 층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1등 당첨자들의 3분의1 정도는 꿈을 꾸고 당첨된다. 이중 25% 정도가 조상 꿈을 꾼다. 꿈에서 물을 접하거나 숫자를 보고 로또 대박을 맞은 이들도 상당수다. 당첨금은 아무리 적어도 10억원은 훌쩍 넘는다. 현금으로 받는 것은 무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첨금 수령지인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복권사업부 건물에서 통장으로 직접 건네진다.”고 설명했다.1등 당첨자들은 의외로 담담한 편. 실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또 판매액의 절반 정도는 상금으로 나간다. 판매 수수료(판매인) 5.5%, 시스템 사업자(KLS) 3.114%, 수탁사업자 0.54%(국민은행) 등이 로또 운영 원가에 해당한다. 나머지 40% 정도는 복권 기금으로 조성돼 지역개발, 중소기업 창업 지원 등 공익 사업에 쓰인다. ●문화 정착 vs 광풍 재현될 수도 요즘은 로또 열풍이 상당히 사그라졌다. 지난해 로또 판매금액은 2조 4715억원.2003년의 3조 8031억원보다 3분의1가량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로또를 사도 당첨이 계속되지 않아 구매 의욕이 떨어지는 ‘로또 피로’ 현상의 결과로 분석한다. 1등 평균 당첨금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2003년 평균 81억 2900만원에서 올해(지난 5월5일 기준)는 18억원까지 떨어졌다. 게임 횟수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체 복권 매수는 늘어났고, 확률적으로 1등 당첨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매회 매출은 400억여원 정도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복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복권 관련 저서 공저자인 목포대 수학과 박형빈 교수는 “본능적인 사행심리를 막는 것보다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미국 등 외국인들이 1달러짜리 복권 한 장으로 1주일 동안 즐겁게 지내는 것처럼 우리의 로또 역시 오락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로또 과열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 위기 때는 누구나 ‘환상’에 기대기 마련. 로또 광풍이 불던 2003년은 카드대란의 여파로 경기 불황과 함께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던 시절이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예측 가능한 여가로서의 로또는 사회에 긍정적이지만 과거 ‘바다이야기’ 열풍처럼 모든 관심이 쏠리는 것은 병리적인 현상”이라면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로또 광풍이 되살아날 수 있는 만큼 외국 사례처럼 국가 차원에서의 로또 사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국 사례와 각종 기록 로또(lotto)는 ‘행운’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복권의 영어 표기인 ‘lottery’ 역시 로또에서 유래된 단어다. 16세기 초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근대적 개념의 로또는 1971년 6월 미국 뉴저지주에서 판매됐다. 이후 북미권과 유럽을 넘어 호주·아시아 등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통계에 따르면 2004년 세계 복권 시장의 규모는 1870억달러(약 168조원). 이중 로또의 비율은 45.9%(77조원) 정도다. 역대 복권 최고당첨금은 3억 7000만달러(3400억원).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의 트럭 운전사 등 2명이 받았다.1인 최고액은 2002년 파워볼 게임 1등 당첨자의 3억 1490만달러(2880억원)이다. 국민 1인당 연평균 구매액이 최고인 국가는 싱가포르.2004년 기준으로 696달러(64만원)에 이른다. 반면 한국은 68달러(6만 2500원)에 그친다. 복권 최대 판매 국가는 미국으로 2004년 50조원을 넘겼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새 사업자 선정 앞둔 ‘2기 로또’ 오는 12월1일부터 국민은행과 KLS 대신 새로운 사업자가 로또 복권 운영을 맡게 된다.‘국민은행 로또’ 시대가 끝나는 셈이다. 최근 마감된 2기 사업자 입찰에는 CJ, 코오롱아이넷, 유진기업 등이 각각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여했다. ‘로또 쟁탈전’에는 시중은행들도 뛰어들고 있다.CJ의 ‘로또와 함께’ 컨소시엄에는 한국컴퓨터 등과 함께 우리은행이 참여했다. 코오롱의 ‘드림로또’ 컨소시엄에는 하나은행, 유진기업의 ‘나눔로또’ 컨소시엄에는 농협이 함께한다. 복권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 국민은행은 참여하지 않았다.‘은행 이미지 훼손과 함께 수익성이 높지 못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복권위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입찰을 안 했다기보다는 못했다는 게 정확하다. 복권위가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업체의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 정부는 국민은행과 KLS에 대해 수수료를 과다책정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기업들이 로또 사업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KLS와 국민은행은 지난해 로또 매출 2조 4730억원의 3.654%인 900억원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원가를 빼더라도 5년 동안 매년 현금 수백억원이 남는 장사다. 더구나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은행은 수수료 수익 말고도 당첨금을 제외한, 매주 로또 판매액의 절반인 200억여원의 이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정부 기금분이 사업자 은행 계좌에 머물러 있는 덕분이다.1등 당첨자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보이지 않는 메리트다. 광고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일반인들에게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국내 최대 복권 사업자라는 신뢰감도 심어줄 수 있다. 복권위 관계자는 “돈도 벌면서 홍보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기업과 은행들이 사업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원 창출에 골몰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돈과 인지도를 가져다 줄 로또 사업권은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eoul In] 신용보증부 특별자금 지원

    중구(구청장 정동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부 특별자금을 지원한다. 대상은 사업등록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사업중인 업체다. 신용불량자와 보증사고 관련자, 주점업·골프장·무도장 등 향락 업종과 부동산 관련업 등은 제외된다. 업체당 500만∼1000만원에서 경영안정자금을 융자한다. 상환 조건은 연리 4.0%,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이다.▲신용보증신청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사업장 및 거주 주택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등본 등이 필요하다. 지역경제과 2260-1830.
  •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우리 안의 민주주의는 몇 개인가?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우리는 과연 동일한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가. 독재자가 아니라 ‘독재자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저항했던 이들조차 민주주의 20년을 저마다 평가하는 이때,‘자본의 민주화’로 거액의 투자수익을 누리는 이들과 신용불량자로 몰려 빈곤의 최저점에서 허덕이는 이들의 민주주의는 과연 같은 것일 수 있을까.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승리’와 ‘진보’로 기록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우리는 과연 어떤 민주화에 성공했는가. 그 민주화는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이 책은 2년전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장기휴간에 들어간 계간 ‘당대비평’ 편집위원들이 모여 엮은 것이다. 저자들이 매기는 한국 민주주의 평가 점수는 후하지 못하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특정 정치제도·세력과 동일시되면서 어느새 ‘물신’이 돼버렸다. 국지적인 맥락 속에서 운동하는 알맹이가 아니라, 반민주와의 대립구도 속에서 ‘무조건적인 선’을 의미하는 껍데기로 변해버렸다. 저자들은 “과거의 민주화운동은 현재의 지배권력이 누리는 도덕적 정당성의 근간이 됐는데, 누가 감히 성공적인 민주주의의 역사에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시비걸기의 역할을 자임한다. 거대기획으로서의 민주화는 진척됐을지 모르나 일상 삶에서의 민주화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문제의식을 책 곳곳에 깔았다. 책 제목 ‘더 작은 민주주의’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동일어다.“민주주의 핵심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생활 속 요구와 시민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정치적인 방법으로 조직하고 풀어나가는 것”이란 최장집 고려대 정치학 교수의 말이나 ‘동네민주주의’와 ‘작고 느린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말은 ‘더 작은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곳이 어딘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두 개의 대담과 13개의 짧은 글을 담았다. 김우창-최장집, 박노자-임지현의 대담은 각각 한국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속살을 헤집는다. 소설가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이상은 사라지고 추문이 된 386세대’에 대한 모욕감을 토로한다. 서문을 쓴 이상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간결하게 말한다.“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생각하자, 다른 형식의 민주주의를 상상하자.” 1만 3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주민등록 대여 피해 막는다

    서울의 한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김모(38)씨는 1년 전 고의부도로 2억원의 채무를 진 경제사범으로 몰렸다.3년 전 영등포역에서 주민등록증을 빌려주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에 응했다가 멍에를 진 것이다. 서울시는 19일 주민등록 대여·도용 등으로 인한 이 같은 피해사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노숙인에게 교육과 일자리 알선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거리 노숙인 6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66%인 403명이 부채를 안고 있었다. 이중 1억원 이상 부채자는 82명, 명의를 대여해주거나 불법으로 명의를 도용당한 노숙인은 79명이나 됐다.210명은 주민등록 말소로 일자리, 의료혜택, 신용회복 지원 등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호시설에 입소한 노숙인 2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인 120여명이 주민등록 말소를 겪었고,20%인 450명은 신용불량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숙인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역과 영등포역에 ‘노숙인 사회복귀 추진 거리 상담소’를 운영하기로 했다.57명의 인력을 투입해 노숙인 밀집 지역을 집중 순찰하며 1대1 밀착상담을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내 57개 노숙인 보호시설에서는 월 1회 이상 정신교육을 실시하도록 해 노숙인이 주민등록 대여·말소 등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경제불평등 이제그만] 살인 이자에 빚눈덩이 속무무책

    [경제불평등 이제그만] 살인 이자에 빚눈덩이 속무무책

    경남 창원에서 10년째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배진환(이하 가명)씨. 요즘 검은 양복을 입은 손님만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사채업자의 불법 추심이 남긴 상처다. 배씨가 ‘어둠의 늪’에 빠진 것은 2004년.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은 그의 술집은 매상이 반토막났다. 임대료도 못 낼 판이었다. 신용불량 경력 탓에 은행 대출은 엄두도 못 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대부업체에서 연 200%의 이자를 내기로 하고 700만원을 빌렸다. ‘언 발에 오줌누기’였다. 연체와 함께 추심업자의 온갖 폭언과 위협이 이어졌다.‘빚이 3000만원으로 늘었다.’는 각서에 도장을 찍으라는 협박도 뒤따랐다. 결국 배씨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고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담보대출도 연리 100% 이상 부담해야 담보를 설정해도 살인적인 이자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정수씨는 지난해 10월 기계를 담보로 2000만원을 빌렸다. 대부업자의 요구에 공증서에는 3500만원으로 적었다. 한 달 이자는 240만원. 이자만 144%였다. 그것도 선 수수료로 300만원을 떼였다. 연체가 시작된 것은 지난 4월. 지금까지 대부업자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2500만원이다. 이자만 1500만원을 줬다. 결국 강씨는 협박에 못 이겨 대부업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등록업체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대부업법에서 정한 연 66% 이자상한선은 종종 지켜지지 않는다. 직장인 정민선씨는 지난해 말 등록 대부업체 M사에서 월 이자 20만원으로 200만원을 빌렸다. 부모님의 병원비로 워낙 돈이 급했던 정씨는 이자를 따질 틈이 없었다. 법적 최고의 두배인 연 120%의 이자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다. 서민들은 불법추심을 당해도 하소연할 데도 없다. 경찰도 도움이 안 된다. 서울 중랑구에서 딸과 단 둘이 사는 이송임씨는 2005년 대부업체에서 연 200%의 이자를 내기로 하고 500만원을 빌렸다. 이후 이자를 갚기 위해 사채 돌려막기를 한 결과 빚이 3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듬해 9월 파산신청을 했지만 대부업자는 하루 종일 집 앞을 지키며 감시했다. 불안에 떨던 이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채권채무관계는 사적인 관계이니 당사자들이 잘 해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생활의 평온을 해치는 위협행위 등은 불법 채권추심이고,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범죄이지만 경찰은 위법사항에 대해 잘 몰랐다. ●360% 초고금리도 전체 대출의 20% 대부업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자제한법이 풀린 98년 외환위기 이후. 당시 4조원 수준이었던 사금융 시장은 지난해 말 18조원으로 커졌다. 업체 수도 3000여곳에서 등록 업체 1만 7000여곳, 미등록업체 최대 4만 5000여곳으로 팽창했다. 대부업체 이용자는 329만명. 경제활동 인구 6명 중 한 명 꼴이다. 등록도 하지 않은 불법 사채업은 금리 수준이 더욱 살인적이다. 정부 조사 결과 연 66% 이자 제한을 지킨 경우는 전체 대출의 19.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 360%를 넘는 초고금리 대출 비중도 19.2%에 이르렀다. 대부업체는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을까. 한 대부업체가 밝힌 수익은 대형 업체는 대출 잔액의 10% 후반, 중소형 업체는 10% 초반이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1000억여원,2위 산와머니는 710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웬만한 지방은행보다 많다. 연간 이자율은 얼마나 될까. 러시앤캐시는 신규 고객에 한해 36∼54.75%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의 평균 금리는 연 197%다. 대부업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소형 업체들의 자금조달 금리는 연 20%를 훌쩍 넘기기 때문에 아무리 등록 업체라도 66% 상한선을 맞추기 쉽지 않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98년 당시 사채 이자율은 연 24∼36%로 지금보다 낮았다.”면서 “요즘은 대형 대부업체조차 저신용계층에 대한 급전 대출을 기피하면서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연 100% 이상의 고리대시장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신용카드도 ‘보험’ 드세요

    신용카드도 ‘보험’ 드세요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는 박성철(32·가명)씨는 얼마 전 새벽 집 앞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승용차에 치이고 만 것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2개월은 병원에서 푹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장 생활비도 급했지만 500만원의 신용카드 대금이 더 걱정이 됐다. 그러나 신용카드사의 신용보장서비스가 ‘구세주’가 됐다. 이 서비스로 카드 이용대금을 면제받고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에서 벗어났다. 각종 사고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질병 역시 언제 암초로 떠오를지 모른다. 신용보장서비스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부딪힌 고객이 신용카드 사용액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선진 서비스다. ●금융당국 “보험업법상 문제 없다” 카드사의 신용보장서비스(DSDC)는 일종의 카드 대금 보험이다. 고객이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면 불의의 사고나 병에 걸렸을 때 대금을 면제하거나 납부를 미뤄준다. 보험금으로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신용보장서비스는 보험사의 고유업무와 겹친다는 논란으로 활성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보험업법상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현재 업계의 신용보장서비스는 삼성카드의 ‘S 크레디트 케어(S Credit Care) 서비스’와 현대카드의 ‘크레디트 세이프(Credit Safe) 보험’ 등이다. ●결제금액 0.5% 정도로 대금 면제 S 크레디트 케어 서비스는 매달 청구금액이 확정되는 시점에 카드 결제대금의 0.26∼0.53%를 내면 불의의 사고나 질병, 사망, 장기입원(2∼6개월) 때 최고 5000만원까지 카드이용액이 면제된다. 결제 금액이 100만원이면 2600∼5300원을 내면 된다. 단기입원이나 실직, 자연재해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최장 12개월까지 이자 없이 카드대금 결제를 연기할 수도 있다. 현대카드의 크레디트 세이프 보험도 비슷하다. 카드 회원이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카드 대금이나 대출금 상환이 어렵게 되면 이를 대신 갚아주는 서비스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제휴, 회원이 사망하거나 질병, 상해로 한쪽 눈 실명 등 영구 후유장애를 입게 되는 경우가 대상이다. 매달 내는 보험료는 해당월 카드대금 청구 금액의 0.486%로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현대카드는 또 올 1월부터 LIG손해보험과 제휴, 카드대금의 대신 결제뿐 아니라 별도의 보험금도 지급하는 ‘크레디트 쉴드(Credit Shield) 보험’도 판매하고 있다. 크레디트 세이프 보험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준다. 여기에다 상해로 사망하거나 후유장해가 발생하면 최고 3억원까지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유사 서비스는 현대캐피탈의 대출금 상환 면제제도다. 교통사고, 질병 등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거나 중증 장애인이 됐을 때 대출 상환을 면제해준다. 다만 현대캐피탈이 고객 대신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고, 고객의 부담은 없다는 게 다르다. ●업계 전체로 일반화될 것 다른 카드사들도 금융당국의 유권 해석에 따라 신용보장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2005년 3월 시행했다 중단된 신용보장서비스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한카드는 매달 카드 이용액의 0.1%를 내면 사망이나 1급 장해 때 최대 5000만원 한도에서 카드대금을 전액 갚아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불상사에 대비할 수 있고, 카드사는 불가피하게 연체한 고객을 상대로 추심 절차 등을 밟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서 “금융당국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언질 등이 내려오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월세 고민 끝!

    전·월세 고민 끝!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새 주인이 보증금을 과도하게 많이 올려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편이 사업문제로 신용관리 대상자가 됐습니다. 소액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을까요.” 전·월세 서민들의 생활 밀착형 질문이 대한주택공사의 ‘전·월세 지원센터(1577-3399,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www.bogeumjari.com)’에 쇄도하고 있다. 지난 1월15일 문을 연 이후 5월31일까지 1만 7559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하루 평균 157건이다. 우리 국민의 44.4%가 전세나 월세 형태로 산다. 주택공사가 전체 상담을 분석한 결과 금융(49%)과 법률(35%)이 주류였다. 시세정보(2%)는 기타(14%)보다 적었다. 법률 상담에서 임대차 계약 해지 및 갱신(37%)과 임대보증금 반환 및 증액요구(33%)가 대다수였다. 주공 관계자는 “상담도중 소송 등 법률 다툼이 필요할 경우 법률구조공단 등에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상담에서는 전세자금 대출자격(76%)과 신용불량 및 영세민대출(15)문의가 대부분이었다. 상담형태를 보면 전화상담(94%)이 대부분이었고, 방문(4%)과 인터넷(2%)은 적었다. 인터넷상담이 많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빗나갔다. 주공의 전·월세지원센터는 금융과 법률 상담 기능이 주여서 시세정보 등에 역점을 두는 다른 부동산포털과 차별화된다. 이곳에는 주택전문 변호사, 우리은행 대출전문 상담직원, 전화 상담원 등 15명이 배치돼 있다. 남기봉 대한주택공사 전·월세지원센터장은 “전화 1통을 하면 전·월세 관련 정보와 법률자문, 가격 정보를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현재 경기 수원시에만 있는 센터를 서울과 인천 등 주요 도시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카드빚 원금 50%만 갚으라는데…

    Q신용불량자가 된 지 5년 남짓 됐고, 신용카드 빚만 이자를 포함해서 3000만원가량입니다. 며칠 전에 그동안 연락이 없던 N자산관리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N카드만 이자 포함해서 600만원 정도 되는데 우선 100만원이라도 갚으면 번거롭게 독촉전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연체 이후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살지만 빚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시 N자산관리회사에서 “이자 전액 감면, 원금 50% 감면 가능합니다 말일까지 135만원 입금하세요.”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게 가능한 것인가요.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이정선(가명·32세) A연체된 사람에 대한 추심행위는 원래의 채권을 실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투자를 실현하는 행위이므로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제안에 따를지 여부는 냉정하게 계산해 봐야 합니다. 채권의 가치는 채무자가 얼마나 갚을 능력이 있는지에 의존합니다. 이론상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소송을 하고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팔아 채권에 충당합니다. 그렇지만 채무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 경우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갚는 것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빚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를 넘으면 채무자는 상환을 포기합니다. 이 같은 상황이 되면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생기는 가치는 거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채권자가 채권의 관리를 하는 데 비용이 듭니다. 독촉장 발송을 위한 우편요금, 인건비 외에도 영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기회비용 등입니다. 이런 채권은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원래의 채권자는 이 부담을 벗기 위해 채권을 다른 곳에 팝니다. 금액은 원래 액면의 5%일 수도,10%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N자산관리회사는 N카드로부터 이정선씨에 대한 채권을 30만원에, 혹은 60만원에 사들였을 수도 있습니다. 대금은 즉시 결제하는 게 아니라 외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의 채권자는 헐값 매각에 따른 손실을 아는 만큼 소득을 줄여 세금을 덜 내고 부실채권 관리상의 부담을 덜어냅니다. 부실채권 추심은 금캐기와 비슷합니다. 물론 민사법상으로는 이정선씨가 600만원의 채권 액면가를 상환할 의무가 생긴다면 그들은 이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려 들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런 식의 추심을 위한 매각이나 추심위임을 금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IMF 이후에는 전면적으로 허용돼 부실채권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됐습니다. 따라서 이자를 전액 감면하고 원금을 50% 감면한다고 해도 실질가치나 취득원가를 생각하면 결코 N자산관리회사가 손해 보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거래조건입니다. 채무자는 파산을 피할 수 있고, 채권자는 떼일 수밖에 없었던 금액을 받아내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채무자의 권익 보호가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제안이 가끔 기만적인 추심행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자 감면, 원금 50% 감면의 조건으로 갚았는데 나중에 다시 또 채권추심을 당하는 일이 생깁니다. 알고 보니 원래 그런 조건을 제시하고 돈을 받아간 담당자가 바뀌었다면서 속칭 오리발을 내민 것이지요. 이같은 방식으로 채권을 정리할 때에는 반드시 채무가 전부 변제되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영수증과 함께 교부 받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이 같은 식으로 일부 채권자에게 변제한 것을 다른 채권자가 알게 되면 채권의 실질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정선씨가 N카드 외에도 L카드,S카드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순차로 정리하게 되면 그 후에 남는 채권자가 자신에 대한 변제능력이 있다고 믿고 원금과 이자 액면 전액의 변제를 고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용회복을 위하여 시도한 채무 정산이 무의미해집니다. 이 때문에 이정선씨와 같은 경우 파산신청을 권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실무인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연체된 채무자를 대리하여 채권단과의 일괄교섭으로 연체 채무 정리를 해 주는 대리인 제도가 정착된다면 파산의 대안으로 고려할 만합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 전체적으로도 파산 신청 건수가 현저히 줄어들겠지요.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오늘의 눈] ‘진정한 화가들을 위하여’/윤창수 문화부 기자

    성석제의 단편소설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에는 미술협회가 주관하는 미술대전에서 세번이나 특선을 한 작가의 비참한 삶이 나온다. 화랑은 미전 특선작가의 초대전을 열어주겠다며 대관료 대신 작품을 요구한다. 야심작을 관행상 그냥 내줄 순 없었던 주인공. 그래서 미술계의 기득권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는 결국 전원카페 실내장식, 동화책 일러스트 등의 일을 전전하다 신용불량자가 된다. 남편 대신 텔레마케터로 생활비를 벌던 아내는 점점 청력을 잃지만 치료할 돈이 없다. 물론 특선 작가들의 삶이 다 이렇지는 않다. 미전은 1949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후신. 국전은 화가에게 고시와도 같아 수상하면 대학 교수자리가 보장되기도 했다. 지금의 ‘특선=2000만원’처럼 상업적이지는 않았지만 비리는 끊이지 않았다. 당시 가난한 신인이 유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국전이었기에 작가들은 목숨을 걸고 매달렸다. 국전의 비리가 계속되자 주관도 정부에서 미술협회로 바뀌고, 명칭도 89년부터 미전으로 변경됐지만 위상은 더욱 추락한다. 미술의 중심이 아트페어와 경매로 옮겨가면서, 더 이상 작가들이 미전에만 매달리지 않게 된 것이다. 요즘 화랑들은 신인작가를 발굴할 때도 미전 수상경력은 살펴보지 않는다고 한다. 전시회나 화랑의 공모전에 응모하는 포트폴리오를 보고 가능성 있는 작가를 후원한다. 국내 굴지 화랑의 전속작가가 되면 신인이라도 경매나 아트페어를 통해 점당 수천만원대에 작품이 팔리기도 한다. 젊은 작가의 전시를 무료로 해주는 대안공간도 있다. 이번에 경찰의 수사로 미술계의 추한 속살이 낱낱이 공개됐다. 차제에 아예 미전을 없애든지 운영방식과 주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2만명이 넘는 미술협회 회원 가운데 이름없이 작업에만 몰두하는 진정한 화가들을 위해, 미전이 진짜 명예를 안겨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자존심 강한 로커가 웬 트로트냐고?

    자존심 강한 로커가 웬 트로트냐고?

    영화 ‘복면달호’의 타이틀곡 ‘이차선 다리’를 작곡한 남성 듀오 투가이스(Two Guys)가 요즘 화제다. 주인공 달호(차태현)의 영화속 인생역정과 꼭 닮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 ‘복면달호’는 한때 록 가수였던 달호가 먹고 살기 위해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면서 겪게 되는 애환을 그려낸 영화. 이성훈(34)과 김민진(33) 두 전직(?)로커들로 구성된 투가이스도 ‘입에 풀칠 하기 위해’ 로커 생활을 접고 트로트 가수로 변신, 마침내 1집 앨범 ‘미치도록’을 내놨다. 신나는 댄스와 애절한 발라드, 그리고 코믹 네오 트로트가 적절히 뒤섞인 ‘종합선물세트’다. 둘 다 출발은 로커였다. 고등학교 시절 성훈은 ‘미스터리’라는 록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민진은 교내 밴드에서 기타와 베이스를 각각 담당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들은 구두닦기, 남대문 새벽시장 짐꾼, 신문배달원 등 통틀어 25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로커의 꿈을 키운다. 그들의 마지막 직업은 건축자재 총판업. “쫄딱 망했어요. 은행에는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혔고요. 틈틈이 만들었던 노래들을 음반으로 만들어 아무 사무실이나 들어가 팔았죠.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좀 도와주십쇼’하면서요.(성훈)”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정식 앨범을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 생긴 건 당연지사. 그동안 모아놨던 돈을 훌훌 털어 만든 데모 테이프를 기획사에 보냈다. 일이 잘되려는지 대뜸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의기양양하게 약속장소로 가던 도중 이번엔 기획사가 도산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는다. “경부고속도로 판교나들목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하염없이 서있었어요. 둘의 지갑을 털어보니 달랑 3000원 남았더군요.2500원짜리 담배 한갑,500원짜리 컵라면을 사서는 광릉수목원 인근의 산으로 들어갔어요. 불이 나 폐허가 된 카페건물 옆 컨테이너를 숙소삼아 지냈죠.(민진)” 그때가 지난해 여름. 지인들이 오가며 ‘던져주는’ 라면 등 먹거리와 숙소 인근 라이브 카페에서 공연을 하며 받은 돈으로 근근이 산속 생활을 이어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살에 몸을 감은 채 일광욕 하는 뱀을 보고 기겁을 하곤 했어요. 벌레가 손바닥 만하고, 나방은 거의 새만큼 컸던 것 같아요. 주변에 벌집이 있어서 한여름인 데도 문을 열 수 없었죠.(성훈)” “로커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굶어 죽어도 트로트는 안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원래 ‘뽕끼’가 있는 데도 그걸 인정하기 싫었던 거예요.(민진)”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불렀던 ‘니가 뭘 알아’란 곡이 인기를 얻자 한 음반기획사가 앨범 발매를 제의한 것. 세상을 향해 재도전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앨범에는 ‘니가 뭘 알아’를 비롯 ‘미치도록’,80년대 히트곡 ‘황홀한 고백’ 등 11곡이 수록됐다. 앨범이 호평을 받으면서 형편도 제법 좋아졌다. 장윤정, 박현빈, 슈퍼주니어T 등으로 이어지는 네오 트로트 열기도 큰 힘이 됐다. “기존 트로트와는 차별화된 노래를 만들 거예요. 리듬은 스카, 테마는 펀(fun)이고요. 시대가 요구하는 만큼 트로트도 젊어져야죠.(성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형이 내 이름으로 카드빚… 신불자 전락

    Q5년 전 대학에 다닐 때 친형이 제 주민등록증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카드대금을 갚지 않아 제가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금융권에 걸린 채무에 대해 형이 신용회복위원회 절차를 진행시켜 잘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지난해에 또 사채업자한테서 돈을 빌려쓰고 저를 연대보증인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써보지도 못한 돈 때문에 빚독촉을 받아 직장에서도 눈총을 받으니 고민스럽습니다. 벗어날 방법이 없을까요. -한수동(가명·38) A근대법은 누구든 자신의 의사 없이는 채무자가 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외모가 비슷한 친형이 한수동씨 주민등록증을 갖고 가 채권자가 본인으로 오인하고 신용카드를 주거나 대출을 해줬다고 해도 한수동씨가 허락한 게 아니라면 한수동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민법은 대리권이 없는 자가 한 계약을 계약 당사자가 추인하지 않으면 당사자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다른 사람이 계약자를 사칭하고 체결한 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본인이 나중에 추인한 계약은 유효합니다. 다만 겉으로 보기에는 한수동씨 본인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연대보증을 한 것처럼 돼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채권자는 이런 외관에 따르는 법률효과가 유효하니 한수동씨에게 빚을 갚으라고 주장할 것이고, 한수동씨에게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한수동씨가 가만히 있으면 법원은 채무를 이행하라고 판결을 내리고 그에 따라 집행이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외관상 채무자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빚을 진 적이 없는 한수동씨는 채권자가 소송을 걸었을 때 적극적으로 응소해야 합니다. 문서가 위조돼 한수동씨가 채무자인 것처럼 됐을 뿐이라고 항변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소송을 걸지 않고 구두 또는 서면으로만 독촉행위를 한다면 한수동씨가 먼저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있습니다. 보통 이같은 경우에는 작성 권한이 없는데도 본인 명의 문서를 만들어 위조하고 이를 채권자에게 교부해 채권자를 속여 금전을 취득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행위자는 사문서위조죄, 위조사문서행사죄 및 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채무자가 됐을 때 쓸 수 있는 입증 가운데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법원은 가까운 친족이 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해도, 그 친족이 실형을 선고받지 않으면 주장을 잘 인정하지 않아 왔습니다. 한수동씨는 채무를 면하기 위해 친형을 고소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형제끼리 정 때문에 차마 고소하지 못하겠다면, 한수동씨가 빚을 뒤집어쓸지 선택할 때입니다. 빚을 뒤집어쓰고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파산이나 개인회생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은 한수동씨가 해야 합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신한지주·삼성전자·포스코 등 ‘가장 좋은 지배구조 기업’ 선정

    홍콩의 국제금융잡지인 ‘더 에셋(the Asset)’이 신한금융지주를 한국에서 가장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로 선정했다고 신한금융지주측이 26일 전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도 함께 뽑혔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각종 위원회가 현안에 대한 지침을 결정하고 네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뉴욕증시 상장 규정으로 기업 투명경영을 높이는 내용의 ‘사베인-옥슬리법’에 따라 재무임직원들의 윤리강령도 제정된 상태다. 신용불량자 부채탕감을 위한 봉사제도 등 사회 책임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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