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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제는 1년반 이후다/주병철 논설위원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기우이길 바랐지만 결국 그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너나 할 것 없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던 ‘복지 포퓰리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야권보다는 여권의 안달이 더 심하다. ‘안철수 바람’이 울고싶은 아이에게 뺨을 때려준 꼴이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아무튼 여권한테는 더없이 좋은 핑곗거리였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7일 ‘2011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부터 감지됐다. 소득·법인세 최고구간에 대한 추가 감세 철회 얘기가 그럴듯하게 흘러나왔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의 요구를 정부가 무턱대고 반대만 할수 있겠느냐는 동정론도 있었다. 하지만 1조 5000억원 규모의 소득별 등록금 차등 지원 방안과 비정규직 차별금지 등 비정규직 차별 개선 7대 대책 등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정부·정치권의 속내가 드러났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제 와서 성장과 감세를 주축으로 한 ‘MB노믹스’가 좌초했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면 뭣하겠는가. 공허한 논쟁이다.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잃은 지도 오래됐다. 복지와 증세를 강조한 노무현 정부 때 빈부격차가 확대됐듯이 이 정부에서는 친서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는 좁혀지지 않으니 답답한 건 사실이다. 이명박(MB)정부의 사회지표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동반성장을 외쳐대지만 해마다 대기업의 이익률은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감소한다. 대기업은 지난해 8%대를 웃돌았고, 중소기업은 3%대였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828만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가 530여만이다.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157만 가구, 청년 실업자 120만명, 신용불량자 100만명, 학자금 대출을 못 갚는 대학생 3만여명, 생산가능인구(14~64세)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부양하는 노인부양비율 15% 등이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MB정부와 정치권은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 우선,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책으로 시장을 제압하려 들거나 동반성장이 안 된다고 대기업을 윽박지르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거짓과 노림수가 내포된 정책은 부메랑을 불러온 게 전례다. 김대중(DJ)정부 말기 경기 부양을 위해 활용한 카드 소비 활성화 정책, 참여정부 시절 강남 등 특정지역에 때린 징벌적 부동산 과세 등은 다음 정권 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두번째, 정치권은 국민을 ‘포퓰리즘의 공범’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넉넉지 않은 곳간의 돈을 펑펑 쓸 때는 좋지만 빈 곳간은 누가 채워야 하나. 정권이 교체되면 지금의 선량들은 온데간데없고 새 선량들은 자신들이 벌여놓은 일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국민이 손을 벌려도 형편이 어렵다면 설득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이다. 또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성장의 질’을 높이는 데 고민해야 한다. 수출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른 성장’이 과제다. 일자리 창출을 기업들에만 맡겨서는 곤란하다. 의료·교육·복지 등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등의 규제부터 푸는 게 일자리 창출의 순서다. 로맨스와 범죄를 다룬 영화 ‘신 시티’(sin City)에서 주인공은 “실제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돈도 배지도 아닌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거짓말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는 연속성이 중요하다. ‘지나간 3년반’은 어쩔 수 없지만 ‘남은 1년반’은 잘해야 한다. 약발도 없는 정책 슬로건을 내걸 것도 없고, 새 일을 펼칠 일도 아니다. 그동안 해온 것들 가운데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된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정부와 정치권이 또다시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로 일관한다면 덤터기의 종결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거짓말과 속임수로 국민을 현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bcjoo@seoul.co.kr
  • ‘신불자 대학생’ 금융권이 막는다

    ‘신불자 대학생’ 금융권이 막는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연 40%대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연 5% 안팎 수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생명보험업계가 200억원을 지원한다. 은행과 카드업계 등 다른 금융권도 저소득 대학생을 위한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이르면 내년 초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회 진출도 못 한 대학생들이 고금리 빚에 시달리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될지 주목된다. 생명보험협회는 8일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아 6개월 이상 장기 연체 중인 저소득층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장기 연체 대학생 3500여명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18개 생보사가 공동 설립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서 기금을 마련했고, 대출자들이 10년 이상 장기에 걸쳐 갚을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생보협회의 지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생보협회뿐 아니라 다른 금융권도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적극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대학생이 대부업체에 진 빚이 6월 현재 4만 8000건, 794억 6000만원이라고 집계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대학생까지 합치면 대출 잔액이 2000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빚은 208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홍 대표와 함께 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에서 활동하는 이범래 의원은 “생보사 출연금을 활용해 연체로 인해 추심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이 빚 걱정을 덜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연체 단계는 아니지만 고금리 때문에 고통을 겪는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서도 사회공헌 기금을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금융권의 지원은 고금리 빚을 진 대학생을 구제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대부업체 등의 학자금 대출을 인수하는 데 난감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당장 고금리 대출만 인수해도 2000억원 가까운 재원이 드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보사라면 몰라도 은행에서 학자금 대출 금리를 정책자금인 한국장학재단 금리 수준인 연 4.9%로 묶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회공헌 활동 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활용하려고 해도, 미소금융이나 햇살론과 같은 서민금융 자금의 목적이 분명하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전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은행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1조 2000억여원을 출연했고, 서민금융 기금 역시 지난해 1조원에서 올해 1조 2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홍희경·임주형기자 saloo@seoul.co.kr
  • 가계대출 딜레마

    가계대출 딜레마

    늘어나는 가계빚을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금융권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받은 예금에 이자를 붙여 돈을 꿔주고 수익을 얻는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자제하고 기존에 나간 대출마저 조기에 거둬들이려 한다. 시중에 돈이 돌게 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과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돈이 급한 개인 고객들은 신용등급이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은행보다 많게는 10% 포인트가량 비싼 이자를 물리는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앞으로 금융·경제 위기가 발생해 개인들이 빚 상환을 포기하는 가계 부채 ‘폭탄’이 터진다면 이자 부담이 큰 제2금융권 고객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부행장 등을 불러 가계 대출 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당국은 신규 가계 대출의 중단보다는 기존 대출의 상환을 유도해 대출 증가율을 억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돈 갚을 여유가 있는 대출자들에게 은행이 적극적으로 연락해 돈을 갚도록 하면, 서민 생활 자금이나 전세자금 등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에게 돈을 빌려 줄 여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용률이 낮은 마이너스통장이나 예금담보대출 등의 조기 상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은행의 고객을 빼 올 목적으로 특판 금리, 지점장 전결 금리 등을 통해 1~2% 포인트가량 대출 금리를 깎아주던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고객의 만기 연장을 까다롭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런 조치가 불필요한 대출을 걸러주고 가계 부채 문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계 부채 억제 조치는 아이러니하게도 개인들의 고통을 증가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을 고르는 ‘대출 쇼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높은 금리로도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 대출이 몰리는 ‘풍선 효과’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신용카드, 캐피털 등은 은행에 비해 많은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000만원의 생활자금이 필요하다면 2~3개 카드사, 캐피털, 대부업체에서 각각 500만원 정도씩 빌리는 식의 ‘소액 분산 대출’이 유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러 기관에 대출받은 이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들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대거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 증가율은 이미 은행권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5.9% 늘어난 반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의 가계 대출은 16.1% 증가했다. 이들 제2금융권의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 5월 기준 171조 3572억원으로 은행 대출 잔액 440조 9341억원의 3분의1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시중 은행의 대출 자제 여파가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율을 더 자극할 수도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 은행의 대출이 막히면 급한 소비자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제2금융권, 대부업체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특히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대출 희망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가계와 제2금융권의 건전성 문제가 크게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택이나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가계 대출을 변함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전체 가계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 사장단은 지난 19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보험사의 가계 대출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보험사들은 전체 자산의 25% 정도를 대출하고 있다. 대출도 고객이 가입한 보험을 통해 약관 대출을 받은 것이고 부동산 담보 대출은 3% 미만이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가계 대출 잔액이 63조 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8000억원 늘고 지난해 6월보다는 3조원 이상 증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학자금 대출 제한 완화 더 확대해야 한다

    반값 등록금에는 못 미치지만 학자금 대출 제한 완화는 보다 현실적인 제도로 국민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오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법안소위가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법안을 심의하고, 8월 국회에서 결정한다.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군 복무기간 이자 면제에 이어, 성적과 소득에 제한을 뒀던 제도의 전 학기 성적기준을 B학점에서 C학점으로 완화하고 소득수준 하위 70%로 제한했던 기준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성적 제한 완화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많은 대학생들의 숨통을 틔워 줄 것이고, 소득수준 제한 완화는 등록금이 가정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대부분의 가정에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대학생 5만명이 연 44~49%의 고금리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800억원이란 현실 앞에서 여야가 이견 없이 ICL 제도 개선을 결정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의 학자금 대출 제한 완화가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국채 발행과 복리이자 제도 폐지는 재정에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 진출에 앞서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놓인 대학생 문제는 사회적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가예산의 우선순위를 바꿔서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더불어 학자금 대출이율을 더 낮추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돼야 하고, 현재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들을 구제할 대책도 필요하다. 대학 등록금을 낮추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선진국들이 진작부터 시행하고 있는 대학생 대출 횟수와 대출한도 등을 설정해 대학생들이 대부업체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자금 대출은 더 쉽게 하고, 상환의 부담도 덜어주려는 노력은 교육열이 높은 우리 국민에게 기회균등과 공정을 체감케 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 고리대부→신용불량→취업실패 악순환

    대학생들이 신용불량자 전락 위험을 무릅쓰고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이유는 일단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 등록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용돈 등 생활자금을 과다하게 지출해 대출을 받은 경우도 상당수 있고, 성형이나 유흥비에 돈을 쓰느라 대부업체를 찾아간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학자금 목적의 대부업체 대출은 지난해 251억 5000만원에서 올해 336억 8000만원으로 1년 새 33.9% 증가했다. 대학생들이 대부업체에 진 빚(794억 6000만원) 중 42.4%는 등록금 때문인 것이다. 사립과 국공립대학 및 대학원, 전문대학의 등록금은 지난 5년간 물가상승률의 2배인 30% 내외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대학생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지난달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를 통해 등록금 600만원을 빌린 정모(32·대학원생)씨는 “장학재단에서 등록금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지급 시기가 등록일보다 늦어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를 이용했다.”면서 “요즘 학비는 도저히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학자금대출 제도가 신청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도 대학생들이 대부업체로 몰리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지난해 도입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든든학자금)의 경우 제1금융권에서만 취급하고 대출 이자율은 4.9%(변동금리)로 상대적으로 저리다. 하지만 신청자격을 소득 7분위 이하 가정 학생과 직전 학기 성적 80점 이상(100점 만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대학생은 23만 1890명으로 정부가 당초 목표한 70만명의 32% 수준에 그쳤다. 대학생들이 용돈 등 생활자금이 모자라거나 성형, 유흥비에 돈을 쓰려고 대부업체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 고금리로 돈을 빌릴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쉽고, 신용불량자가 될 경우 취업에 실패하는 등 악순환 가능성이 크다. 대부업체의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자동으로 개인신용정보평가(CB)사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그러나 대부업체는 금감원이 대학생 대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생도 급전이 필요할 경우가 있는데 무조건 대출을 금지하면 불법 사채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재선 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대부업계에서 대학생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로 크지 않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만큼, 최근 각 회원사에 대학생 대출 취급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학생 대부업 빚 1년새 40% 늘었다

    대학생 대부업 빚 1년새 40% 늘었다

    우리나라 대학생 약 5만명이 대부업체에 800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160만원씩이다. 대학생 대출은 1년 새 약 40% 증가했고 연체율 증가율은 3% 포인트로 전체 대부업체 대출 연체율의 2배를 넘었다. 금융감독원은 대부업체 40곳의 대학생 대출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6월 말 대출 잔액이 794억 6000만원(4만 7945건)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대부업체는 개인 신용대출에 주력하는 곳으로 전체 대부업체 신용대출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생 대출 건수 57% 늘어 대부업체의 대학생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565억 8000억원(3만 494건)보다 40.4% 증가했다. 건수로는 57.2% 늘었다. 이 중 연체된 대출금은 118억 1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77.5% 늘었다. 연체금액을 대출잔액으로 나눈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14.9%를 기록해 대부업체 전체 연체율 7.2%의 2배를 넘었다. 또 지난해 6월 말 연체율(11.8%)보다 3.1% 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는 보통 법정 상한선의 금리가 적용돼 학생들이 연 40%대의 고금리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상한선은 지난해 7월부터 연 49%에서 44%로 인하됐고, 지난달 다시 39%로 하향 조정됐다. 금감원은 대학생 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연체율이 상승하자 대부업계에 지도공문을 보내 대출을 자제하도록 주문했다. 대부업계는 소규모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부모의 동의 없이 학자금을 대출해 주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부모 등 제3자의 대위변제(다른 사람이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를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 “굳이 대학생 대출을 하려면 보호자가 지급 보증하는 등 보증인을 세우도록 해야 무분별한 대출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용불량자 3만명 넘어 금감원은 대학생 대출자에 대해 저금리 학자금 대출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든든 장학금 대출’의 올해 2학기 대출금리는 연 4.9%이다. 정부 학자금 대출자 중 2007년 3785명에 불과했던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지난 4월에는 3만 57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고시 Q&A] 신용불량자 공무원 응시 가능

    Q:신용불량자인데요. 저도 공무원이 될 수 있나요? 될 수 있다면 면접시험에서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닌가요?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공무원 임용의 결격사유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서 정한 경우로 한정돼 있습니다. 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하고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신용불량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벌금형을 받은 자, 구류, 기소유예, 군복무 중 영창 등도 임용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공무원 응시결격사유 판단은 최종합격자 발표 이후 실제 임용부처에서 확인합니다. 따라서 면접시험 전에 수험생 개개인의 과거사실을 조사하는 일은 없습니다. 또 그 사실을 면접위원에게 제공하는 일 또한 없으므로 면접시험에서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ky0295@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신불자 지원시스템 국제특허 추진

    우리나라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 지원 시스템의 특허 출원이 추진된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는 31일 신용불량자의 채무를 조정하고 사후관리를 해주는 고유 사업 모델의 국제특허 출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복위는 은행, 보험, 증권 등 3527개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이들의 동의를 얻어 개인의 채무를 재조정하고, 채무 상환 및 연체 실적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통계청과 신용평가회사의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재무 상태를 진단하고 최적의 신용관리 지침을 제시하는 ‘신용상담보고서’ 발급 체계도 특허 출원이 가능할 것으로 신복위는 보고 있다.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신용회복 지원 시스템의 특허 출원이 중장기적인 역점 과제”라고 말했다. 특허 등록이 이뤄지면 지원 시스템 수출 활로도 뚫릴 전망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가계의 파산을 막고 금융회사의 부실채권과 회수비용을 절감하는 신용회복 지원 시스템은 가계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다른 국가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포커스 人] 서울보증보험 김병기 사장

    [포커스 人] 서울보증보험 김병기 사장

    김병기(61)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21일 생계형 서민 채무자 20만명에 대한 채무액 일부 탕감 대책을 밝혔다. 김 사장은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이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신용불량자들이 신용 회복을 통해 취업 등 사회 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에 민영화를 해야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어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16회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친 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을 지낸 김 사장은 지난 6월 말 현직에 선임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민 지원 대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8월부터 연말까지 생계형 서민채무자 20만명을 대상으로 채무 경감 신청을 받게 된다. 청년 및 사회초년생 중 학자금 채무 장기 연체자(1만 3000명), 생업 종사를 위해 트럭 등을 구입한 후 10년 이상 채무를 갚지 못하고 있는 자(13만명), 가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액대출을 받은 10년 이상 연체자(3만 6000명), 재취업 등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신원보증보험 채무자(5500명) 등이 대상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자는 모두 면제해주고 원금은 최대 30%까지 감면해준다. 특히 중증장애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원금의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채무자는 변제능력에 따라 최대 5년까지 분할 상환을 할 수 있다. 연대보증인의 경우도 지분금액의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 채무자를 예로 든다면 어떤 과정으로 신용불량자에서 회복되나. -학자금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의 평균 채무는 400만원이고 연체이자는 1000만원에 달한다. 채무 경감 신청을 하면 이 중 연체이자 1000만원을 탕감하고 원금 400만원 중 30%인 120만원까지 할인해 280만원만 갚게 된다. 이를 5년에 걸쳐 갚게 되므로 매년 56만원씩 갚게 되는데 첫해 56만원을 내면 신용불량자 지위는 사라지게 된다. →보증보험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보증보험시장이 서울보증보험의 과점 체제란 시각이 있지만 사실 시장점유율은 25% 정도다. 다른 공공기관 24%, 은행 16% 등 60여개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서울보증보험은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며, 현재 시장을 더 개방할 경우 상환 능력이 사라진다. 지난해 7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예금보험공사에 남아 있던 우선주 3414억원을 상환했지만 수익 중 3040억원이 삼성생명 상장 관련 수익이었다.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논의도 아직 이르다고 보나. -그렇다. 회사 가치를 높여야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아직 갚아야 하는 공적자금이 8172억여원이다. 향후 기업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이나 서민지원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가맹사업자 대출보증, 농수산 제조업체 시설 현대화 정책자금 대출보증 등을, 서민을 위해서는 보이스피싱 예금주 보호상품, 개인택시사업자 대출보증 상품 등을 만들 것이다. 또 녹색성장산업과 연계해 발광 다이오드(LED)조명 설치공사비 대출보증 상품을 올 상반기에 개발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국가직 9급 면접 D-47… 합격 노하우는

    국가직 9급 면접 D-47… 합격 노하우는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등 공무원 선발 시험 중 선발 규모가 가장 큰 9급 공채 전형이 지난 6월 서울시를 마지막으로 필기시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험별 필기 합격자도 모두 발표 나면서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일찌감치 2012년 공채 준비에 들어갔고, 필기 합격자들은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2차 면접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cafe.daum.net/9glade) 등에는 면접 스터디를 찾는 글과 면접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단연 면접의 공정성이다. 면접 점수와 관계없이 결국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합격자가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주된 관심사다. 이에 대해 채용 시험 주관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100%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면접 위원은 중앙 부처 공무원 중 신임 주무관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복수의 실무자를 추천받아 선정한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수험생 정보는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사진과 이름, 수험번호뿐이다. 나이와 학력, 필기시험 성적 등 신원 확인과 관계없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다 보면 수험생의 나이조차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많이 성숙해 보이는 일부 수험생들은 고령자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나이를 말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기 생각 논리적으로 말하기 관건” 일부 수험생들이 걱정하는 과태료, 벌금 등의 납부 내역 역시 면접 위원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행안부 채용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공직 적합성 및 조직 융화 가능성 등을 평가할 뿐 범죄 사실 등 임용 결격사유는 최종합격자 결정 이후 임용 단계에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 벌금형과 구류, 기소유예, 신용불량, 군 복무 중 영창 등은 임용 결격사유가 아니며 채용과 임용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은 조회하지 않는다. 국가직 9급 면접시험(8월 30일~9월 3일 시행)까지는 47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서형준 남부행정고시학원 면접 전임 강사는 “무턱대고 시사 상식 등 면접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공부하기보다는 출제 경향을 분석해 제대로 된 공부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강사는 “지난해 국가직 9급 면접은 최근 강화되고 있는 공직관 검정을 봉사와 헌신 경험 등을 비롯해 폭넓은 질문을 통해 평가하고 있다.”면서 “갈등 상황 속에서 문제 해결 능력과 윤리·준법의식 등의 검증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관 검정은 면접 평정요소 중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공익에 대한 봉사·헌신, 윤리·준법의식, 역사의식, 헌법 정신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봉사·헌신에 관해서는 봉사활동이나 남을 도운 경험의 질을 중요시한다. 서 강사는 “공직관 검정에서는 진정성과 자발성, 지속성 여부가 관건이며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되 겸손의 미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인당 약 25분 정도로 진행되는 면접 전형은 질문의 70~80%가 사전조사서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사전조사서 작성이 중요하다. 지난 4년간 사전조사서는 ▲자발적으로 남을 돕거나 사회 또는 집단을 위해 헌신한 경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냈거나, 남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 ▲단체 내에서 구성원의 의사를 수용했거나, 상대방의 의사를 수용해 과제를 수행한 경험 등을 물었다. ●출제경향 분석해 방향 먼저 잡아야 사전조사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 외에 개별 면접은 면접위원의 돌발 질문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개별 면접을 가장 힘들어한다. 정형화된 틀이 없고, 면접위원에 따라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사회적으로 판단의 논란이 있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국정 철학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공직 이해도와 직무 적합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시행하는 면접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바람직한 인재상이 아니다.”며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고시 Q&A] 가족 중 전과자 있어도 면접 불이익 없어

    Q:가족 중 전과자가 있으면 면접시험 등 임용에 불이익이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A: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임용 결격 사유 해당 여부 판단은 수험생 본인에게만 한정됩니다. 본인이 아닌 가족 등이 형 선고 등을 받은 경우, 형 선고를 받은 당사자만 임용 결격 사유에 해당하며 그 사람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은 임용 결격 사유와는 무관합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는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의 임용 결격 사유 판단은 최종 합격자 발표 이후, 실제 임용부처에서 확인합니다. 따라서 면접시험 전에 수험생 개개인의 과거사실을 조사하는 일은 없으며, 그 사실을 면접위원에게 제공하는 일 또한 없으므로 면접시험에서 별다른 불이익은 없습니다. 공무원 임용의 결격 사유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서 정한 경우로 한정돼 있으며, 벌금형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구류, 기소유예, 신용불량, 군 복무 중 영창 여부 등도 공무원 임용과는 무관합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 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psk@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이용원칼럼] 반값 등록금,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이용원칼럼] 반값 등록금,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하루도 못 쉬고 등록금 알바…4년 뒤 받는 건 ‘빚’나는 졸업장-공부하러 대학 와서 잡일만 하는 대학생들” “대학생 신용불량자 4년 새 38배 늘었다” “등록금 9% 올릴 때, 교수 연봉 16% 뛰었다” 이번 주 들어서만 각 신문이 쏟아낸 기사 제목들이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진보 기치 신문들의 ‘주장’을 모은 게 아니다.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세 신문의 제목 중 일부이다. 신문 하나는 아예 연재기사 제목을 ‘등록금 내릴 수 있다’로 달았고 ‘1000만원 등록금 낮추기 운동을 벌인다’고 사고를 냈다. 이 기사들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봐야 학업에 집중할 틈이 없다. 그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공부보다 아르바이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당 일, 일용직 노동자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피를 뽑아 팔아야 한다. 공부할 시간에 아르바이트에 전념해야 하니 성적이 좋겠나,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겠나. 빚더미만 안은 채 졸업해야 백수가 되기 십상이다. 결국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06년에는 67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만 5386명으로 4년 새 38배나 늘어났다.- 반값 등록금은 더 이상 보수니 진보니 이념의 잣대로 잴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참여연대와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공동 조사해 그제 공개한 국민 여론을 보면 89.7%가 반값 등록금을 지지했다.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원한다는데 이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인간 아니면 국민을 경시하는 자임에 틀림없다. 반값 등록금은 당장 해결해야 할 국가 과제가 됐다. 반값 등록금 실현의 핵심은 재원이다. 돈은 물론 대학이 먼저 내놔야 한다. 지난해 전국 주요 사립대 100곳이 등록금으로 받아 쓰고 남긴 돈(적립금)은 무려 8117억원. 그 액수만큼 등록금을 적게 받았더라면 학생 부담이 82만원씩 줄어든다. 지난 한해 수치가 이 정도이지 누적 적립금을 대학별로 보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른다. 그뿐이 아니다. 대학 사회 전체가 ‘고액 등록금’에 공동 정범이다. 2007~2010년 등록금이 9.1% 오르는 동안 교수 연봉은 15.8%나 상승했다. 교직원 또한 교수에 버금가게 봉급을 받아 대학은 ‘신이 내린 직장’이 되었다.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에 피를 뽑거나 목을 매는 판에 교수·교직원은 호의호식한다. 총장들의 발언은 더욱 가관이다. 등록금을 낮추라는 요구에 ‘국가·교육 경쟁력 차원의 문제’라고 거부했다. 등록금은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싸고 교육의 질은 꼴찌인 게 현실이다. 그런데 등록금을 인하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니, 교수들은 돈 받은 만큼만 가르치는 존재인가. ‘대학진학률이 높은데 등록금이 싸지면 입시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주장까지 접하면 차라리 서글퍼진다. 돈 없는 집 애들은 공부도 하지 말라고 대놓고 말하는구나 싶어서이다. 관련법을 개정해 등록금을 전용하지 못하게 하고, 적립금을 게워내도록 해야 한다. 또 전입금을 내지 못하는 재단은 손을 떼도록 해야 한다. 대학생·학부모의 피와 땀, 눈물을 팔아 사립대를 끝없이 먹여살릴 순 없다. 대학 스스로 등록금을 낮추도록 제도를 정비하고도 부족하면 그때 정부가 나서면 된다. 반값 등록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비용을 4조~5조원으로 잡는다. 올해 국가 예산 309조원의 1.2~1.6% 수준이다. 한달에 300만원 수입인 가정에서 3만 6000~4만 8000원 쓰는 꼴이다. 그 정도 시급한 돈도 돌려쓰지 못한다면 가장이 무능한 탓이다. 예산이란 어차피 세금으로 운용한다. 그리고 그 한도 내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정치이다. 반값 등록금에 4조~5조원이 들면 그보다 덜 중요하고 덜 급한 정책을 미루면 된다. 그 전에 대학이 끌어안은 천문학적인 적립금을 쓰게 만들면 그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반값 등록금은 실현할 수 있고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책 의지이지 재원이 아니다. ywyi@seoul.co.kr
  • [주말 영화]

    ●더 록(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미해병 여단장 프랜시스 험멜 장군은 극비 군사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사한 장병 유가족에게 전쟁 퇴역군인들과 동일한 보상을 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 정부 측에 묵살당하고, 분노한 험멜 장군은 해병대 공수특전단을 규합하여 악명 높은 형무소였던 앨커트래즈섬을 장악한다. 험멜 장군은 섬을 찾은 민간인 관광객 81명을 인질로 잡고 보상이 시행되지 않으면, 치명적인 화학무기인 VX가스가 장착된 미사일을 샌프란시스코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한다. 고심 끝에 FBI 본부는 생화학 무기 전문가인 FBI 요원 스탠리 굿스피드(니컬러스 케이지)를 투입한다. FBI의 또 하나의 카드, 존 메이슨은 앨커트래즈섬에서 탈옥했던 인물 가운데 살아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33년째 복역 중인 영국 정보부대 SAS의 장교 출신이기도 하다. 앨커트래즈섬의 비밀 통로를 알고 있는 메이슨의 도움으로 미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은 지하를 통해 섬에 침투한다. ●공필두(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유니버시아드 레슬링 동메달 리스트로 강력반 형사로 특채된 공필두. 서울에서 시작한 형사질이 대전과 대구, 그리고 군산까지. 깨어날 줄 모르는 그의 형사 본능은 오늘도 가해자 대신 피해자를 검거한다. 걸핏하면 사고를 치고 남몰래 제주도 좌천을 준비하며 짐가방을 꾸리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나이 40세가 다 되도록 노총각 신세에 잘못된 빚 보증으로 신용불량자 딱지까지 얻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하나 잘 둔(?) 탓에 부엌데기 신세에서 벗어날 줄 모르던 홀아버지가 쓰러지고 만다. 필두는 아버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군산 조직의 넘버2 태곤으로부터 보스 만수를 구속해주면 사채를 빌려주겠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필두를 기다린 것은 마약반 형사들뿐인데…. ●어 퓨 굿 맨(EBS 토요일 밤 11시)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산티아고 일병이 도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은 즉각 워싱턴에 보고되고, 가해자 측 변호사로 신참 군법무관인 대니얼 캐피 중위가 임명된다. 그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전 법무장관 아버지를 둔 촉망받는 인재다. 하지만 임관된 뒤 9달 동안 44건의 사건을 검사 측과 협상해서 마무리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은 없고, 야구에만 빠져 지내는 인물이다. 그런 캐피와 함께 변호를 맡은 갤로웨이 소령은 매번 캐피와 충돌하며 엄정한 변호를 촉구한다. 결국, 캐피도 사건의 배후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검사 측의 협상안을 거절하고 본격적인 변호에 나선다. 그러자 도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은 자신들의 직속상관인 켄드릭 중위의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 [열린세상] ‘미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대학 등록금 문제가 국가적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 정책 추진 의사를 표명한 후 한나라당 안팎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나리 투쟁’으로 불리는 대학가의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은 여대생들의 삭발시위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이제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한해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어서면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에 치여 공부는 뒷전이 되고,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과 자퇴를 밥 먹듯이 하고, 졸업 후에는 등록금 대출 상환을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새 학기는 ‘미친 등록금’ 때문에 고뇌해야 하는 잔인한 계절로 바뀌고 말았다. 도대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 수준이 어떠하기에 이렇게 문제가 되는 걸까.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의하면 2011년 우리나라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가 443만원, 사립대가 768만원이다. 의학계열은 각각 718만원과 1048만원에 달한다. 지난 10년간(2001~2010년) 집중적으로 올랐다. 국립대 등록금은 241만원에서 444만원으로 82.7%(203만원) 올랐고, 사립대 등록금은 479만원에서 753만원으로 57.1%(274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1.5%였던 것을 고려하면 등록금은 미친 듯이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6-2007학년도 우리나라 국공립대와 사립대 등록금은 각각 4717달러와 8519달러로 미국(국공립대 5666달러, 사립대 2만 517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80% 이상의 학생이 사립대에 다니는 반면 미국에서는 70% 이상의 학생이 주립대에 다니는 사정을 고려하면, 우리의 등록금 수준은 미국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등록금 수준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교육당국의 정책 실패 때문이다. 사립대 등록금은 1989년에, 그리고 국립대 등록금은 2003년에 자율화되었다. 지난 20년간 등록금 문제는 대학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로 간주되어 정부의 정책적 조정에서 배제되었다. 2010년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물가인상률의 1.5배 이내에서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졌지만, 한계에 달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의 재정구조도 문제다. 국립대는 수입의 40%를, 사립대는 수입의 65%를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립대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지원금도 부담하지 않고, 자산 확충 비용도 거의 부담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등록금 장사만 하고 있는 것이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부담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도 문제다. OECD 국가들은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의 고등교육 예산을 배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GDP 대비 0.6%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미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문제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고 저등록금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고등교육예산을 OECD 국가 수준으로 증액하여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부담 비중도 높여야 한다. 다른 한편 대학들도 등록금 장사에서 벗어나 대학의 재정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록금 의존 비율을 줄이지 않을 경우 정부 보조금 지원을 중지하고 최악의 경우 퇴출을 강제해야 한다. 여당에서는 소득구간에 따라 장학금 지원 비율을 20∼80% 정도로 차등화하여 지원할 경우 약 2조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반값 등록금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할 경우 6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예산상의 제약을 지적하며 반값 등록금 정책이 ‘표(票)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 문제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다. 4대강 정비에 40조원을 투자하여 ‘건설족’을 살찌울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등록금 고민 없이 공부할 환경을 만들어줄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금감원에 무슨 일이] 금감원 부실감독 ‘외압’도 한몫

    #1. 2001년 4월 카드시장 경쟁이 과열되고 묻지 마 카드 발급이 도를 넘어서자 금융감독원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제한하고 길거리 카드 회원 모집을 금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는 “카드사에 대한 과도한 영업 규제”라며 제동을 걸었다. 카드사 실질 연체율이 35%를 넘었고 1년 사이 신용불량자가 69만명 발생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른바 ‘카드 대란’이 터졌다. #2. A저축은행은 몇 년 전 부실 저축은행을 강제로 떠맡았다. 정부와 금감원이 번갈아 불러서 인수를 강요했다. 결국 이 저축은행은 수천억원을 들여 부실 저축은행을 떠안았다. 정부가 약속한 당근은 나중에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현재의 사태는 저축은행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금감원의 부실 감독에다 정치적인 고려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이 엄격한 검사로 부실을 적발해도 정부의 정책적 방향과 맞지 않으면 묻혀 버리기 일쑤인 데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OEM) 감독’을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금감원 국장 출신의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겉보기엔 힘이 센 것 같지만 사실 가장 취약한 조직”이라면서 “윗선(금융위원회 등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도 잘못되면 책임은 혼자 뒤집어쓴다.”고 말했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가 10~20명 안팎의 위원회 형태로 운영됐던 반면, 현재 금융위는 200여명으로 10배 이상 커졌다. 정책을 만드는 ‘머리’가 커지다 보니 ‘손발’ 격인 금감원의 종속성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직적 감독 체계에서는 권한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감독 업무가 효율적으로 수행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금융위가 금융 감독 기능(브레이크)과 금융 정책 기능(액셀러레이터)을 동시에 가진 괴물 조직으로 군림하면서 금감원은 실무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금감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찾아 줄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라져가는 ‘공중전화’ 그들의 넋두리 “존재감 찾고 싶어요”

    사라져가는 ‘공중전화’ 그들의 넋두리 “존재감 찾고 싶어요”

    저희는 요즘 무척 외롭답니다. 땟자국을 뒤집어쓰고 있거나 유리가 깨져 있거나, 세련되게 단장한 것들이라 해도 한쪽에 우두커니 서 있기 일쑤입니다. 우산을 챙기지 않은 이들의 비 긋는 노릇으로나 존재의 의미를 이어갈 따름입니다. 저희도 잘나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 잊으셨겠지만 2001년만 해도 전국에 50만의 동료가 있었습니다. 저희들의 쓰임새는 숱한 시와 노래의 소재로 등장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1년 전 ‘015B’의 객원가수 윤종신이 불렀던 ‘텅빈 거리’의 노랫말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눈물을 흘리며 말해도/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외로운 동전 두 개뿐’에는 저희를 즐겨 찾던 이들의 낭만과 회한, 감성이 오롯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걸까 말까 망설이며 만지작대던 동전의 감촉을 플라스틱 카드의 밋밋함이 대신하고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쓸쓸히 잊힌다는 사실이 더 견딜 수 없는 아픔입니다. 저희가 사라질 운명임을 부정하긴 어렵습니다. 3월 말까지 전국에 12만 2604대의 동료가 있는데 식당, 카페 등에서 설치해 운영하는 자급형을 뺀, 길거리의 저희 숫자는 8만 8000대입니다. 10년 전의 4분의1이 됐고 3449억원이던 매출도 지난해 512억원으로 7분의1 토막 났습니다. 지난 한 해 관리비로만 600억원을 쓰게 했으니 88억원의 손실을 끼쳐 천덕꾸러기도 이런 천덕꾸러기가 없습니다. 이용하는 이는 줄고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는데도 저희를 없애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누구나 휴대전화 한 대는 갖고 있다지만 아직도 저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인 관광객 스튜어트는 “영국 휴대전화라 여기서 작동하지 않네요. (나처럼) 휴대전화가 안 된다면 (공중전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독산동에 사는 40대 신용불량자 박모씨는 “사기를 당해 전화도 뭐도 다 끊긴 상태입니다. 뭐라도 해서 먹고 살려고 일자리 센터를 통해 일을 알아보는데 나 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아주 유용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희를 관리하는 KT의 장인석 홍보실 대리 얘기를 들어볼까요. “경제 논리로 보면 공중전화는 없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외된 계층에게는 공중전화가 아직도 중요한 통신수단입니다. 또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배터리가 다 되었을 경우에는 요긴한 대체 수단이 됩니다.” 저희를 즐겨 찾는 분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 어린이,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등과 학교, 군부대, 병원 등 특수지역 이용자들입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많이 이용하는 지역을 살펴보니 동두천과 양주시, 서울 동대문구처럼 역이나 터미널 주변, 종합병원과 군부대 근처, 외국인 근로자가 모여 사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3·11 동일본 대지진 직후 며칠 동안 저희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저희 쓰임새가 더 각인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 대리는 “무선 통신이 마비됐을 때 유선 서비스가 튼튼히 받쳐 줘야만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능력이 대단하다던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무선 통신망이 와해됐을 때 유선 통신망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저희 숫자는 올해에도 줄어들 겁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편적 서비스 개선안에 따라 3월 말의 8만 8000대를 연말에는 8만대로 줄일 계획이랍니다. KT는 그러면서도 쓰임새를 넓히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주관한 마포구의 ‘U시티’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것처럼 주변 상가나 길 안내는 물론 공연 및 문화 정보, 인터넷과 다국어 서비스 등을 갖춰 멀티 스테이션 기능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요. 또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디자인 거리’와 가로 정비 사업에 발맞춰 디자인 측면을 강화해 도시의 상징물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공익 목적의 옥외광고를 게재하도록 해 수익을 보전하는 식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셈법입니다. 어떠세요. 저희 사연 들으셨으니 퇴근 길, 가로등 불빛 아래 처연히 서 있는 저희를 한 번 더 돌아보실 거죠? 서봉원기자 murrow04@seoul.co.kr ●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방영
  • “경찰관 아빠가 성폭행” 알고 보니…

    어머니와 친한 50대 무속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현직 경찰관인 친아버지를 범인이라고 거짓 진술한 10대 딸이 뒤늦게 쇠고랑을 차는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경찰관의 딸을 성폭행하고 이를 경찰관인 친아버지에게 뒤집어씌워 무고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무속인 이모(56·신용불량자)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이씨와 짜고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진술한 김모(19)양을 춘천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서울에 법당까지 차려 놓고 있는 무속인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관 아내(41)의 딸 김양을 지난해 9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는 김양에게 ‘부족한 기를 채워주겠다’며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고 강원 지역을 수개월 동안 함께 여행하며 김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김양과 짜고 경찰관인 아버지가 김양을 성폭행한 것처럼 무고하도록 사주했고, 친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아버지로 낙인 찍혀 구속되기까지 했다. 정수봉 영월지청장은 “이는 이른바 ‘차일드 그루밍’이라는 피해자 길들이기로 폐쇄적인 상황에 놓이거나 정신적으로 미약한 미성년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친밀감을 쌓은 뒤 정신적으로 종속시켜 범죄 대상자로 삼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라고 설명했다. 영월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배드뱅크(bad bank)/주병철 논설위원

    일반인에겐 다소 낯선 배드뱅크(bad bank)라는 용어는 원래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왔다.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기 위해 자산을 우량자산과 부실자산으로 나눈 뒤 부실자산만 인수해 관리하는 자산관리은행이다. 부실채권을 정화 처리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곳쯤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 배드 뱅크와 대비되는 굿뱅크(good bank)는 우량자산만 관리한다. 배드뱅크는 1980년대 후반 경기 후퇴로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s)과 콘티넨털은행·멜런은행 등의 부실처리를 위해 처음 설립됐다. 1990년대에는 스웨덴·동유럽 등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배드뱅크를 만들어 활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미국의 멜런은행은 굿뱅크의 지속적인 수익 호전으로 주가가 상승해 배드뱅크의 분리로 인한 손실을 보전했다. 스웨덴의 3대 은행 중 하나인 노드뱅크도 1992년 정부와 공동으로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5월 배드뱅크 ‘한마음금융’이 생겼다. 부실금융기관 정리에 활용된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주로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신용불량자는 400만명가량. 2개 이상의 금융기관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의 연체 채권을 한곳에 모아 처리했다. 이듬해에는 한마음금융의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2차 배드 뱅크인 ‘희망모아’가 설립돼 지금까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그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단과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출자 규모가 10조원 이상인 민간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시중은행만 골탕먹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는 데다 그나마 여유 있는 시중은행이 나서는 게 현실적이란 판단에서다. 이번에 설립되는 배드뱅크는 부실금융기관 정리 차원에서 도입되는 것이 아니어서 외환위기 때처럼 금융구조조정을 하느라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참에 금융당국이 배드뱅크 경영이 방만하게 흐르지 않도록 출자금융기관들을 철저히 감시·감독하고 참여 금융기관 간 사전적인 손실분담 원칙 등을 잘 세워 새로운 모델로 정착시켰으면 한다. 이번 배드뱅크가 성공하면 카드 등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 모델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의혹 더 커지는 농협] ‘계획 범죄’라는데… 금품 요구도 정보유출도 없다?

    [의혹 더 커지는 농협] ‘계획 범죄’라는데… 금품 요구도 정보유출도 없다?

    18일 농협이 “거래 내역 유실이나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농협의 전산복구 작업이 22일까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복구 과정에서 무사하다던 카드 거래 내역이 일부 유실된 채 발견됐듯이 새로운 돌발변수가 나타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거래내역 유실땐 피해규모 파악 못해 농협의 전체 서버 553개 가운데 275개가 훼손되면서 거래 내역 유실에 대한 우려는 그대로 남는다. 농협 IT본부 분사 관계자는 “카드 거래 내역은 100% 복구가 가능하다.”고 단언했지만, 금융자료가 관련됐기 때문에 한건이라도 유실되면 농협이나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다면,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금융권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 유출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하다. 농협 측은 ▲노트북에서 들어간 명령어에 정보유출 명령어가 없이 파일삭제 명령어만 있었다는 점 ▲개인정보를 보관한 HP 서버가 공격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보 유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협은 파일삭제 명령이 중계 서버인 IBM 서버를 표적으로 삼은 게 아니고, 다른 서버에 대해서도 침투 기미를 보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서버 공격자의 의도나 목표는 오리무중이다. 범행 의도에 대한 의문도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한다. 검찰과 금융 당국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해킹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현대캐피탈 사건처럼 반대 급부가 나타나는 게 상식적이다. 농협 측 설명대로 “단순히 삭제 명령을 내렸다.”고 하면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남는 셈이다. ●금감원·한은, 농협 과실여부에 초점 피해보상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는 앞으로 큰 논란이 될 전망이다. 농협 측은 “수수료 등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전산 장애로 인해 발생한 신용불량 정보를 다른 금융기관과 협의해 삭제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평가기관이나 농협의 상대가 된 다른 금융기관이 신용등급을 복귀시키는 데 합의해 줄지 장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개인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고 금융권 관계자는 설명했다. 복잡다단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이날 서울 양재동 농협 IT본부 분사를 찾아 검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일단 농협의 과실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금감원은 특별검사에서 농협의 전산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는지, 농협이 전자금융거래법이나 관련 감독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협력업체 관리에 만전을 기했는지를 점검한다. 한은은 농협 전산장애로 인해 한은 금융망이나 소액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포커스 人]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붉은 넥타이 잘 안맬 것 같습니다”

    [포커스 人]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붉은 넥타이 잘 안맬 것 같습니다”

    열흘 전까지 그는 직원 1만 5000명을 통솔하고 우량고객 1700만명을 관리하던 우리은행장이었다. 이제는 200명의 직원들과 빚에 시달리는 170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를 돕는 역할을 맡게 됐다. 바로 이종휘(62)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얘기다. 이 위원장은 취임식이 있던 지난 4일 서울 명동의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 평소 붉은 넥타이를 즐겨 하던 그는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지금은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이름이 순화됐지만 예전에는 신용불량자를 적색거래자라고 불렀습니다. 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붉은 넥타이에는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형 시중은행장에서 작은 사단법인의 장으로 ‘신분’이 바뀐 이 위원장은 소임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행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만난 자리에서도 건강이 뒷받침되고 열정이 있다면 금융과 관련된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던 그다. 과중한 채무 때문에 신용을 잃은 서민들이 다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신용회복위원장은 그가 가장 원했던 자리인 셈이다. “은행에 있을 때와 바라보는 곳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은행은 우량 고객과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대출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는 곳이죠. 지금은 은행에서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의 고충을 듣습니다. 이분들에게 신용을 돌려주고 은행을 이용할 기회를 주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빚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 및 프리워크아웃 ▲법원의 개인 회생 및 파산절차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채무조정 등이다. 연체 기간과 채무 범위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이 위원장은 민간 영역에서의 채무조정을 권고한다. “공적인 기관보다는 민간의 영역에서 채무를 조정하면 절차 측면에서 간편하고 금융기관과의 갈등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8만 3000명의 신청자 중 7만 3000명의 채무를 조정해준 신복위는 올해는 9만명의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이 중 8만명의 채무조정을 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위원장은 신복위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인 소액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채무조정을 받은 뒤 1년 이상 빚을 잘 갚고 있는 저소득 근로자 또는 영세 자영업자가 사고, 질병, 재난 등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5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2~4%의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주는 제도다. 2006년 11월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3만 9322명에게 1186억 6700만원이 지원됐다. “소액금융지원 연체율이 놀랍게도 3.7%밖에 안 됩니다. 학자금, 의료비 등 다급할 때 빌리는 돈은 잘 갚고 있다는 겁니다. 연체율이 양호한 만큼 수혜 대상과 대출 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만 성실하게 빚을 상환해도 대출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재원이 문제다. 소액금융지원은 금융회사의 기부금,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등에 의존하고 있어 재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에서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기부받은 카드 포인트의 일부분을 신복위 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한 것처럼 상시적인 재원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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