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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위기 그후 10년] 외환위기가 남긴 교훈·과제

    [외환위기 그후 10년] 외환위기가 남긴 교훈·과제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6·25 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으로 일컬어지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경제에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기업과 금융 부문의 구조조정으로 ‘대마불사’의 신화는 깨졌고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에 국내·외 자본과 기술이 접목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모든 게 ‘미완(未完)’으로 끝나 지금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성장 단계에서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는 양극화에만 몰두하는 것도 시장 경쟁을 저해시키는 요인이다. 노동의 유연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규직만 늘어 성장 동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환위기가 남긴 교훈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미흡한 구조조정, 성장동력 떨어뜨려 외환위기를 1년만에 극복한 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없다. 보통 2년 6개월은 걸린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과의 합의에 따라 추진된 각 부분의 구조조정은 시장 시스템을 경쟁체제로 전환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건전성 규제를 통해 주먹구구식이던 금융기관의 대출관행을 없앴고 부채비율 감축과 결합재무제표 도입 등으로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 이 과정에서 부실 은행과 기업들이 정리됐고 샐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했던 대우그룹은 해체됐다. 공기업 민영화도 가속화했고 외환자유화도 추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적격으로 올라섰고 바닥이 드러났던 외환보유고도 1999년 6월 말 600억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추진력은 급속히 떨어졌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한 99년 하반기부터는 청와대가 남북관계 개선에 더 관심을 보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흥식 원장은 “구조조정을 하다가 말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퇴출될 기업까지도 지원해 성장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지금이라도 기업과 서비스 분야의 구조조정은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양극화 부각 복지에 주안점 둬선 곤란 외환위기로 중산층이 무너진 것은 사실이다. 통계청의 조사에도 우리나라 가구주의 45.2%는 하류계층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3년전보다 2.8% 늘어난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 가구당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10.5%였으나 환란 이후에는 4%로 급락했다. 상위 20% 계층은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10.2%에서 4.5%로 떨어진 반면 하위 20% 계층은 10%에서 2.3%로 급락, 큰 차이를 보였다. 최흥식 원장은 “구조조정의 결과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고 외환위기가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양극화 문제는 경제 발전단계에서 늘 제기되는 과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양극화 문제를 부각시켜 복지에만 정책의 주안점을 둬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우리의 성장 규모에 비춰 복지가 크게 낙후됐기 때문에 복지정책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성장이 우선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시장의 경쟁시스템을 강화하는 데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박사는 “경제 주체들간 신뢰와 결합력이 약해지면서 정부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창구지도나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과거와 같은 정책은 통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정책 추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아직 성장에 배고픈 단계” LG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설비투자 부진을 꼽았다. 유형자산 증가율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15.4%였는데 최근에는 1.8%로 뚝 떨어졌다는 것. 배상근 박사는 “우리 경제를 자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교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성장에 배고픈 단계”라고 말했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펴낸 ‘한국의 외환위기’라는 저서에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유아보육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경제플러스] 광진공, 美 S&P 신용등급 ‘A’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는 28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S&P는 “정부 정책 대행기관인 광진공이 한국 정부의 역점사업인 6대 전략광물 자주개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돼 신용등급 A를 부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보험 가입때 신용등급 반영 확산

    보험 가입때 신용등급 반영 확산

    보험에 가입할 때 개인의 신용등급을 반영하는 생명보험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용도가 나쁘면 보험 가입에 제한을 받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내년 상반기 중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할 방침이다. ●금호·대한 내년 상반기 도입 한국신용정보의 최하위 신용등급인 10등급은 보험 가입액(사망보험금 기준)을 3000만원,9등급은 5000만원,8등급은 1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들은 보험가입 때 연봉 등 소득증빙 서류를 내야 하고 등급별 가입한도에 따라 가입액이 결정된다. 현재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최고 15억원까지 들 수 있다. 교보·흥국·알리안츠·PCA·동양생명 등도 이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입하면 지난 8월 보험가입 때 신용등급을 반영한 삼성생명의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생명은 신용등급 10등급 가입자는 사망보험금 최고한도를 3000만원으로 제한했다. 단 어린이보험 가입자, 계약을 2년 이상 유지한 계약자, 선납이나 일시납 등으로 납입능력이 증명된 경우 등은 신용등급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반면 대한생명은 1월 중 한신정과 업무협약을 맺어 신용등급이 우수한 1∼2등급은 보험가입 한도를 현행 20억원보다 10∼30% 높은 22억∼26억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사망보험금 한도를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리면서 15억원 이상 가입자 중 납입능력이 의심스러운 경우에 한해서만 본인 동의하에 신용등급을 검사한다. ●위험관리냐 공익이냐 생보사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신용등급 반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월간 ‘생명보험’에 따르면 2004년 A사의 경우 신용등급 8등급 이하인 고객은 가입 1년 이내 보험금 지급률이 17%로 나타났다. 일반 고객의 지급률 11.4%를 웃돌았다. 같은 해 B사의 경우는 보험 사기로 적발됐거나 관련된 가입자의 51%가 신용등급 8등급 이하로 분석됐다. 즉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보험금 조기 지급률이 높고 보험사도 손실을 입는다는 논리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는 고객에게 보험을 받으면 조기해약이나 실효 등으로 고객도 손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 심사 때 여러 위험 요인을 감안하는 것은 보험사 고유 권한이지만 개인 신용등급 반영이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 취지에 맞는지,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는 보험이라는 사적 안전망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사회적 약자인 과중 채무자를 범죄자로 예단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일부 보험사들도 법률적 검토가 좀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차별해 취급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23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거래조건을 쓰지 못하도록 한 소비자보호법 15조 등에 맞는지가 논란거리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계약관계에서 신용등급을 어느 정도 취급하는지 일일이 들여다보기 전에는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한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단기외채 사상 첫 1000억弗 돌파

    단기외채 사상 첫 1000억弗 돌파

    우리나라의 단기외채가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총 외채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의 비중도 지난해 말 34.7%에서 지난 9월 말 43.3%로 급증했다. 금융기관들이 환율하락에 따른 외화수요에 대비, 달러화와 엔화 차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단기외채 구조나 대외지급능력 등은 국제기준을 충족하지만 국가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9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 대외채무가 2494억달러로 6월 말보다 193억달러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역시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말보다 596억달러 늘었다. 총 외채 가운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는 1080억달러로 6월 말보다 131억달러. 지난해 말보다 421억달러나 급증했다. 재경부는 “은행들이 외화대출 재원을 마련하고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외화차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면서 “10월과 11월에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말했다. 장기외채도 외국인의 국채투자와 국내 기업의 선박수출 선수금 증가 등으로 6월 말보다 61억달러 는 1414억달러로 집계됐다. 총 대외채권은 6월 말보다 101억달러 늘어난 3460억달러로 총 대외채권에서 총 대외채무를 뺀 순 대외채권은 966억달러이다. 순 대외채권은 3개월만에 92억달러나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9월 말 현재 2282억달러이다.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47.3%로 5%포인트 높아졌다. 이 비율이 60% 미만이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241%에 달했다. 단기외채에다 1년 이내에 돌아오는 장기외채를 합친 유동외채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7.8%로 안정성 기준 100%는 충족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444.9%까지 치솟았다. 재경부는 단기외채 구조나 대외 지급능력 측면에선 위기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신용등급 평가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경부는 “금융기관들에 대한 건전성 규제 등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단기외채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팬택 워크아웃 추진 파장] 8100억 CD·채권 보유자 “나 어떡해”

    [팬택 워크아웃 추진 파장] 8100억 CD·채권 보유자 “나 어떡해”

    ‘팬택 사태’로 가장 타격을 입은 이들은 누구일까. 팬택 경영진과 직원들을 제외한 ‘1순위’는 팬택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소유자들이다. 이들이 ‘팬택’에 묻은 돈은 모두 8100억여원. 특히 팬택의 기업 신용등급이 떨어진 지난달 이후 시장 거래가 중단되고 있어 이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거액의 채권을 소유한 기관이나 투자자들은 아예 채권단으로 참여,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인다. 소액 투자자들에 대한 채권단 차원의 보상도 점쳐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금융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팬택계열사 총 1조4532억 차입 11월30일 현재 팬택 계열사의 차입금은 모두 1조 4532억원. 이 가운데 산업은행 등 12개 금융사의 대출 규모는 6207억원이다. 나머지는 회사채 6555억원, 기업어음 1606억원, 그리고 2금융권 164억원이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팬택 회사채 투자자들은 이미 막대한 평가 손실을 입고 있다. 지난달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기업 신용등급이 투자 등급인 ‘BBB-’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하향 조정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거의 끊겼다. 특히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중소금융회사가 팬택 회사채를 상당수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예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다. 예금주에게 이자를 더 많이 주기 위해서는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수익은 높은 ‘하이리스크’ 상품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100억원 이상의 고액이 아니라 개별 금고에서 50억원 정도 투자하는 규모지만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만기 2011년… 가격 재평가 시간 충분 팬택 채권과 CP 투자자들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대규모의 기관 투자자일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워크아웃이 추진되면 아예 채권단에 참여할 수 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만료된 뒤 여기에는 국민, 우리, 신한 등 거의 모든 은행들이 참여한 가운데 ‘워크아웃 때 채권 소유 기관이 채권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채권금융기관협약이 체결된 덕분이다. 더구나 팬택 계열의 회사채는 만기가 대부분 오는 2011년이다. 팬택이 다시 살아나서 채권 가격을 재평가 받기에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 금융권에서 이들이 워크아웃 작업에 동의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다. 소액 투자자에 대한 보호책도 논의되고 있다. 과거 대우그룹 관련 채권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도 일부 금액을 돌려받은 전례가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LG카드 회사채처럼 워크아웃 추진이나 기업 영업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소액을 투자한 개인에게는 채권액 전액 상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워크아웃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제1금융권 채권단 회의는 15일 오후 3시 산업은행 강당에서 열린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택대출 산정때 미래소득도 반영

    앞으로 개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미래 소득이나 앞으로의 근무기간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미래 소득이 줄어들거나 불확실한 사람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다음주 금융기관들과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체계 선진화 작업반’을 구성, 이런 내용의 여신심사 기준을 마련해 내년 1·4분기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시중은행에서 먼저 시작하고 보험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률 범위 내에서 개인의 현재소득과 부채, 신용등급, 금융자산, 향후 예상소득액, 예상 근무연수 등을 포괄하는 지표를 만들어 대출금액에 차등을 둔다는 계획이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주택대출 규제 구멍 ‘숭숭’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규제 조치를 내놓았지만 실수요자와 다주택자 등 가수요자를 고를 방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우선 은행연합회가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대출정보 집중 시스템이 허술하다. 은행연합회의 신용조회전산망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가장 먼저 접속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가늠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유무와 대출총액만 표시된다.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는 주택담보대출액에 신용대출과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대출금이 합산돼 표시된다. 따라서 은행은 고객이 다른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이 있을 경우 일일이 확인서를 떼 오라고 부탁해야만 정확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어떤 대출인지 구분이 안돼 연간 총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 부채의 연간 이자 상환액을 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DTI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다주택 보유자를 골라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택보유 현황을 파악하려면 건설교통부나 행정자치부의 전산망을 통해야 하지만 이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수십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현재 주택담보대출이 없다면 언제든지 대출받아 추가로 집을 살 수 있다. 부자 고객을 상대하는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거액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예금담보대출은 잔액의 95% 이상을 대출받을 수 있고, 이자도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싸다. 또 현행 DTI 규제는 3개월 이내에 구입한 아파트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대부업체나 친척에게 돈을 빌려 집을 마련한 뒤 3개월 뒤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갚으면 그만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전산망 보완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은행들이 우량고객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정보 공유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다주택자 등 부자들의 수요를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부족한데도 부자들의 가수요를 따라가려는 이들의 대출을 자제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DTI 규제도 허점이 많다. 연소득을 대출받을 때 한 차례만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 소득은 높지만 향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정년퇴임을 앞둔 50대가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30대보다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다. 또 대출기간을 20년까지 늘려 최대한 대출금을 높인 뒤 중도상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3년 후에 상환하는 편법도 우려된다.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금처럼 기계적으로 DTI를 산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금융회사별로 개인의 소득과 부채, 신용등급 등을 평가해 ‘개인 채무상환 능력 지표’를 만들게 한 뒤 6억원 이하 주택의 담보대출에도 이를 적용하게 할 방침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실험’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실험’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가격 불안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이 빠르면 오는 연말부터 주택담보대출에서 가격 변동성 및 개인 신용도를 반영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은행의 시도는 그동안 개인 신용도 및 가격 급등과 관계없이 담보가치(집값)만 보고 대출해 주던 은행들의 관행을 탈피한 것으로, 이 제도가 안착되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체계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하나은행의 실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10일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와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고객)에게 대출금리를 높게 적용하는 시스템을 거의 완성했다.”면서 “현재 여러 영업점에서 시험 중이고, 드러나는 문제점을 보완해 빠르면 연말부터 모든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 가계영업기획부 구자훈 차장은 “단기에 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는 ‘거품’이 빠지면 하락폭이 더 크다.”면서 “주택가격 하락시 은행과 고객의 자산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새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1년여 동안 준비했다. 전국 모든 아파트의 지난 5년간 가격 변동을 동별, 준공연도별, 평형별로 나눠 지수화했다. 여기에다 개인 신용등급을 10등급으로 나눠 두 변수를 결합했다. 예를 들어 신용이 1등급인 고객이 변동폭이 안정적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기존 대출금리에서 할인해주고, 반대의 경우는 금리를 가산하는 시스템이다. 하나은행은 6개월마다 가격 변동치를 조사해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조사 결과 지금보다 금리가 올라가는 고객보다는 내려가는 고객이 많아 고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금리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대출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신용등급은 낮지만 비싼 주택을 소유한 고객이 금리를 낮게 제시하는 경쟁 은행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대출을 실행할 때마다 아파트의 위치, 평형, 개인신용도는 물론 준공연도까지 묻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원이나 고객 모두 불편해 질 수 있다. 가격이 갑자기 많이 오른 지역의 일선 영업점에서는 “금리 경쟁력이 떨어져 고객을 잃게 된다.”며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가격이 급등한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많아 이 지역의 경쟁에서 밀리면 자칫 은행 수익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에 약간의 손해가 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가격 급락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방지해 은행과 고객에게 모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제대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테크 칼럼] 1년 이상 투자엔 해외채권펀드 유리

    그동안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 기조로 많은 자산이 국내 주식형펀드와 함께 신흥시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돼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은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가시화와 여전한 북핵 위험으로 구조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현 시점에서 자산배분에 있어 다소 중립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적절한 상품 가운데 하나가 해외채권펀드이다. 채권형 펀드 가입의 적기는 금리 하락의 초입 단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6월29일 금리를 연 5.25%까지 올린 이후 3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개월 뒤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서서히 채권형펀드에 들어갈 시기를 따져봐야 할 시점인 셈이다. 채권형펀드란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으로 운용한다. 실제 투자비율은 80∼90% 수준이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주로 국공채와 투자적격회사채(신용등급 BBB- 이상)에 투자한다. 투자 기간은 단기 3개월, 중기 6개월, 장기 1년 이상이다. 금리가 낮은 국내 시장에서의 채권형펀드는 수익률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1년 이상 장기투자라면 해외채권펀드가 낫다. 해외채권펀드의 투자수익은 연평균 8% 안팎이다. 해외채권펀드란 전세계 채권에 투자하는데 대부분 신흥국가들의 국채와 선진시장의 우량등급 회사채에 운용된다. 국내 채권형펀드와 비교할 때 안전성이 높은 편이다. 해외채권펀드의 또 다른 매력은 채권투자수익 외에 펀드내에서 환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채권펀드는 보통 미국 달러화를 기초통화로 해 투자한다. 따라서 각국의 현지통화로 표시된 국채에 투자할 경우 달러화 약세 기조에 따른 환차익을 취할 수 있다. 물론 반대의 상황에서는 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성장 둔화, 미국 FRB의 금리인상 중단, 미국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 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해외채권펀드의 또 다른 특징은 평균상환기간(듀레이션)이 2∼3년이다.1년 내외인 국내채권펀드보다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해외채권펀드에 투자할 때는 2년 이상 여유를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한다. 단기투자에 치중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습관을 개선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1∼2년 정도의 투자 여유기간이 확보된다면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해외채권펀드 투자시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가 투자 및 환매 시점간 발생하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다. 별도의 선물환계약을 통해 위험을 피할 수 있는데 미 달러화는 가입 초기에 1.3% 안팎의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최근 가입이 늘고 있는 모 자산운용사의 해외채권펀드는 펀드내에서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고 있어 선물환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즉 가입자의 추가 부담이 없는 셈이다.
  • 해외채권펀드 ‘쑥쑥’

    해외채권펀드가 뜨고 있다. 북핵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추구하고자 해외채권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3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해외채권펀드는 18개 자산운용사가 참여해 총 7907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했다. 푸르덴셜 자산운용이 2104억원으로 가장 많고, 알파에셋자산운용 1235억원, 동양투신운용 876억원의 평가액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피델리티 코리아와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사도 해외채권펀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피델리티 코리아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를 출시,52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사도 지난 23일부터 선진국 국채뿐 아니라 신흥시장의 국가 신용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채권 펀드를 출시,4일 만에 29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해외시장의 여건도 해외투자펀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석유, 금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던 자금이 급속히 해외채권펀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이란문제 등 예상하지 못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어 해외채권이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북핵 사태와 같이 국내 정세가 불안한 시기에 해외 분산 투자 차원에서 해외채권펀드가 대안 투자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해외채권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는 스와프나 선도환 계약(장내거래의 선물환 계약과 같은 개념)으로 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의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부동산 PF대출 이상기류

    부동산 PF대출 이상기류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주요 자금운용(대출) 수단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부동산 PF대출은 금융기관이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업성과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담보로 개발업체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인데, 대부분 아파트 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건설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자 시중은행들은 아파트 PF 대출을 일시에 축소하고 있다. 반면 자금 운용처가 협소한 저축은행들은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여전히 PF 대출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돈줄 죄는 시중은행, 다급해진 저축은행 문제는 시중은행의 발빠른 대출 축소가 저축은행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땅 매입 비용 등 초기 자금을 고금리로 우선 대출해 주고, 사업 승인이 난 뒤 시중은행의 대출로 전환시키는 브리지론 형태로 이익을 챙겼다. 예를 들어 1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사업성이 불확실한 초기에는 저축은행들이 먼저 10억원을 빌려 주고, 나중에 시중은행이 100억원을 빌려주면 이중 10억원을 저축은행이 받아가는 형태였다. 그런데 시중은행이 PF 대출을 꺼리자 저축은행의 대출 회수가 막막해졌다. 저축은행 여신 담당자는 “PF대출은 ‘시간 싸움’”이라면서 “시중은행이 자금을 풀지 않으면 저축은행은 부실 위험성이 큰 여신을 안은 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PF대출 개점 휴업 상반기까지만 해도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던 시중은행의 아파트 PF 대출은 하반기 들어 개점 휴업 상태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6월에만 5993억원을 신규로 대출했지만 9월에는 915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6월 2875억원을 신규로 대출했던 하나은행 역시 9월에는 60억원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대출 제한은 건설시장을 더 위축시켜 분양 시장이 취약한 지방에서는 건설사들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소비감소와 경기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그동안 PF 대출에 ‘올인’했던 저축은행들은 대출금 회수가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지방의 PF 대출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면서 “대출 가능한 건설사의 신용등급 기준을 높이고, 대출액도 크게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발만 동동 시중은행들이 PF대출을 버리기 시작하자 브리지론으로 연명해온 저축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1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사업 관련 대출은 총대출의 44.4%인 15조 3849억원이나 됐다. 이 가운데 PF 대출은 1년 사이 70.6%나 성장한 6조 9151억원이었다. 저축은행들이 2005 회계연도(2006년 6월말 기준)에서 부동산 PF를 통해 거둔 수익은 전체 수익의 26.5%(1조 1375억원)를 차지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5위권 내의 우량 저축은행들은 소규모 가계여신 등으로 자금운용을 분산시키고 있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다른 수익 기반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계 기업들 베트남으로

    세계 기업들 베트남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빗장이 열리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불붙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음달 7일 열리는 WTO 이사회에서 베트남이 150번째 회원국으로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베트남 진출 열풍이 불고 있다.2002년 중국의 WTO 가입 직후 중국 투자·진출 열풍이 분 것과 비슷한 붐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WTO 가입이 이뤄지면 베트남은 섬유, 봉제, 신발, 농수산품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쿼터가 없어져 수출이 크게 늘게 된다.7∼8%대 고속성장 추세도 가속화되는 전기를 맞게 된다. WTO 가입으로 내년 4월1일부터는 부문별 관세가 철폐되거나 낮아지고 보조금이 사라지는 한편, 외국은행이 베트남 현지에 100% 지분의 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되는 등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미국, 유럽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부문은 금융, 통신, 자동차 부문 등. 영국 보험사 푸르덴셜은 이미 베트남 전체 보험시장의 41%를 장악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푸르덴셜 베트남 지사는 올해 70%나 뛰어오른 주식시장에서도 한몫 잡고 고속성장 중이다. 에너지 부문도 외국 기업들의 군침을 흘리게 하는 노른자위다. 석유 수출국 베트남은 급속한 성장 속에 에너지 소비 확대로 7∼8년 안에 석유를 수입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전력을 비롯해 프랑스, 러시아 등이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 벌써부터 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재계도 유럽 및 아시아 기업들에 뒤처져 있다는 반성 속에 본격적인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 의회는 다음달 18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맞춰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NYT 등은 전했다. PNTR는 교역국들이 낮은 관세로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옛 최혜국(MFN) 대우와 같은 조치다. 미국의 미·베트남 무역위원회 등은 “의회가 PNTR를 신속하게 승인하지 않을 경우 미국 기업들은 베트남의 WTO 가입 효과를 놓칠 수 있다.”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 교역은 지난 5년간 4배가 늘었으며 인텔은 6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포드 등과 함께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생산·투자기지로서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자국 투자가 싱가포르, 타이완의 4분의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베트남의 WTO 가입조건이 중국보다 훨씬 까다로워 시장 개방 정도가 더 높다며 이런 점들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8400만명 인구에 해마다 7.8%씩 커지는 경제규모, 중국보다 30∼50%나 싼 인건비 등도 베트남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인 장기외화등급을 인도네시아나 터키보다 높은 브라질과 같은 수준으로 부여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베트남이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번째 고속 성장을 이룩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한덕수 위원장이 밝힌 FTA 오해와 진실

    한덕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외협력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한·미 FTA의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1. 미국과의 FTA는 깨는 게 대세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벌이는 FTA가 지연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가별 사정에 따른 것이지 ‘깨는 것이 대세’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의 경우 참가국이 43개나 돼 진행이 늦어지고 있으며 스위스와 UAE, 카타르도 실무적인 문제로 미국과의 FTA 협상이 답보 상태이기는 하나 FTA의 필요성에는 당사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2. 외환위기의 100배에 달하는 충격으로 경제 마비 외환위기 때는 개방을 준비할 여유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한·미 FTA는 5년,10년,15년의 이행기간을 두고 단계적, 점진적으로 개방하게 된다. 미국과의 FTA 체결 후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칠레의 경우처럼 한·미 FTA는 오히려 국가신용의 상승 계기가 될 수 있다. 3. 유전자조작식품·광우병 쇠고기가 범람할 것이다 GMO는 한·미 FTA 논의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FTA가 체결되더라도 식약청의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거쳐 수입된다. 4. 제2의 론스타 게이트가 속출할 것이다 론스타 문제는 예기치 못한 경제적 충격의 잔영으로 볼 수 있으나 FTA는 ‘준비된 개방’이라는 점에서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5. 교육의 공공성이 침해될 것이다 미국이 대학의 영리법인화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공교육은 FTA 협상 대상이 아니다. 미국 대입수능시험(SAT) 등 온라인 교육시장은 이미 상당부분 개방돼 있다. 6. 의료비 및 약값이 급등할 것이다 건강보험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로 국민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약제비 적정화’를 통해 약가 급등을 방지할 수 있다. 7. 영세 중소기업의 몰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조업, 특히 섬유·부품 등 중소기업형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미국보다 강하다. 영세 자영업의 추가 개방은 없다. 8. 실업대란이 온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에서는 FTA 이후 일자리가 늘어나고 서비스업에서도 투자 증대로 고용이 창출될 것이다. 농업부문은 고령화 등으로 인해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미 FTA 체결 시 50만개 정도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소액담보대출 딜레마

    소액담보대출 딜레마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고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에는 서로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과 운영 방식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활성화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소규모 생업자금을 무담보로 지원하는 자활프로그램이다. 그라민 은행은 지난 30년 동안 1700만명에게 57억달러를 지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제도권 금융사들이 서민금융을 외면해 무담보 소액대출과 같은 대안금융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거의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8월말 현재 은행권 3635억원, 증권사 87억원에 이르는 휴면예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19일 유누스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휴면예금 활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금주들의 동의 없이 휴면예금을 사용할 수 없고, 휴면계좌 관리비용을 부과하려고 하고 있어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가 정착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한때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탁하는 방안을 세운 적이 있지만 정치권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됐다.”면서 “은행권에서 의견을 모아봐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현재로선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홍문표 의원 등은 국회 재경위에 계류 중인 ‘휴면예금의 처리 및 사회공헌기금 설치 등에 대한 법률’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사라지는 상법 64조에 따라 휴면예금을 강제 출연해 국무총리 소속의 대안금융 전문기관을 통해 제도를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사회연대은행은 휴면예금 활용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금융 소외층들이 제도권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산업은행 ‘IB 본색’

    정체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은행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굵직한 투자은행(IB) 사업을 잇따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는 산은의 민간 영역 침범 및 방만한 경영, 역할 재정립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국회의원들에게 최근 IB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를 집중 부각, 존재 이유를 설득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산은은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전세계 자금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의 기업공개(IPO·외부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 공매) 시장을 겨냥한 대형 펀드(KDB중국투자신탁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3000만달러인데 이미 1300만달러를 확보했다. 산은이 주간사를 맡고, 수탁기관은 홍콩HSBC이며, 중국 국제금융공사가 투자 자문을 담당한다. 펀드 법률 주체(SPC)는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먼 군도에 두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펀드 조성을 마치는 대로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국·민영기업을 대상으로 IPO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모집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중국의 궁상(工商)은행 IPO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주식이 아닌 처음 상장된 주식을 사들이는 IPO 투자는 벤처 투자 성격으로 IB업무의 핵심 분야다. 해외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펀드를 모집해 해외 기업의 IPO에 투자하는 것은 산은이 최초다. 산은은 또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투기등급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구조화 금융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산은 구조화 펀드는 신용등급 ‘BB’ 이하(투자부적격등급)의 13개 혁신형 중소기업에 6억∼30억원씩 지원하게 된다. 이 펀드는 혁신형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무보증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 관련 채권을 인수해 유가증권신탁을 통해 위험도에 따라 1종(선순위)과 2종(후순위)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산은 자산운용이 설정하는 특별자산펀드에 편입해 1종 펀드는 일반 투자자에게 팔고,2종 펀드는 산은이 매입하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혁신형 중소기업들은 투기등급 채권시장의 위축과 시중은행의 대출 거절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민간금융회사가 할 수 없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의 IB는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 들어 지난 9월까지의 국내 기업 M&A 자문 실적에 따르면 산은은 14조 3587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켜 씨티그룹,UBS,JP모건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 섰다. 지난해까지 이 부문은 외국 투자은행들의 독무대였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민 5%·HSBC 10%… 신용대출금리 차이 왜?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 자료용으로 발표한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 조사 결과가 은행들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하면서 실제로 적용한 금리의 평균을 각 은행별로 발표한 것이어서 파괴력이 컸다. 은행들은 대출시 적용될 금리의 폭은 공개하지만 실제로 적용한 금리는 영업 비밀이란 이유로 웬만하면 공개하지 않는다. 금감원 조사를 보면 국민은행이 적용해온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32%로 가장 낮았고,HSBC은행은 10.57%로 가장 높았다.HSBC은행이 2배의 폭리를 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현재 일반적인 신용대출 상품(6개월 변동)에 신용등급별로 6.76∼13.2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HSBC의 신용대출 상품(3개월 변동) 금리는 6.6∼19.5%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금감원 자료에서는 왜 2배의 차이가 났을까. 이유는 아파트 중도금 대출 때문이다. 아파트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중도금 대출은 신용대출 항목에 잡힌다. 그러나 입주 순간부터 주택담보대출로 변경된다. 사실상 담보대출인 중도금 대출은 건설사가 보증을 해주고, 떼일 염려가 없기 때문에 은행들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따라서 6%대 초반인 일반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4∼5%대이다. 결국 중도금 대출의 최강자인 국민은행과 절대약자인 HSBC의 신용대출 금리는 당연히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5.68%), 신한은행(5.69%), 농협(5.83%), 하나은행(5.84%) 등의 금리가 낮은 것도 이들 대형 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많이 취급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계 은행과 소규모 지방은행, 기업은행의 평균 금리는 7%를 훌쩍 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의 은행 신용대출 가중평균 금리가 6.28%인데, 이 역시 중도금 대출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일반적인 신용대출의 경우 보통 9∼10%의 이자를 적용한다. 담보 없이 빌려주는 만큼 주택담보대출보다는 3%포인트 정도 더 받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최근 은행들이 6%대의 신용대출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이는 공무원이나 변호사 등 특정 직군을 위한 대출이다. 일반 월급쟁이에게 6%대 신용대출은 여전히 ‘금리의 떡’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외환보유고가 ‘북핵 쇼크’를 잠재웠다.”북한의 핵실험 이후 금융시장 주변에서 나온 평가들이다. ●외환보유고의 위력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평상심을 되찾았다.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의 미시 변수들이 동요되지 않았다.1997년 11월 외환위기 직후 보여줬던 패닉 현상과는 대조적인 상황이었다. 코스피지수는 북핵실험 당일에는 전 거래일(4일)보다 32.6포인트나 떨어져 1319.14를 기록했으나,5일 만인 16일에는 1356.72,18일에는 1354.26으로 마감하는 등 북핵쇼크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9일에는 15.1원이나 올라 달러당 960원대로 치솟았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여 950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리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규모가 전체의 40%에 가까운 외국인들의 자본유출이 거의 없었고, 금융시장이 안정됐던 배경에는 2200여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도이치방크,JP모건 등 외국투자 회사들도 “북핵쇼크가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풍부한 외환보유고 덕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도 최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A+’였던 것이 순식간에 B+로 9단계나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의 A등급이 그대로 유지됐다. ●적정 규모 여부는 여전히 논란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 규정에 근거해 마련한 외환보유고 적정 규모 수준은 3500억달러가량으로 본다. 이는 경상지급액의 3개월(700억∼800억달러)+단기외채(잔여만기 1년 이내의 외채 포함,1000억달러)+자본도피(국내거주자의 자본이전)+자본유출(외국인 국내투자분 유출 규모,2700억달러)+현지금융(해외법인에 대한 국내의 보증) 등을 고려한 액수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282억 2000만달러로 세계 5위다. 한은 변재영 국제기획팀장은 “외환보유고의 적정 규모는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현재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통화안정채권 발행 규모(162조원)에 따른 이자만 연간 5조∼6조원에 이른다는 비난이 있지만, 북핵 등과 같은 사태에서 외환보유고의 상징적인 액수가 가져다 준 효과는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 비중(38∼39%), 자본자유화, 글로벌 경제에 따른 현지금융 확대, 북핵 등 남북관계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위험) 등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변수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 외국계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의 최소 규모는 단기외채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넘어선 외환보유고는 수익성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옥션 “반품·환불 보장” ‘트러스트 셀러’ 도입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은 구매한 제품의 반품과 환불을 옥션이 직접 보장하는 ‘트러스트 셀러(trust seller)’ 제도를 이달 말 도입한다고 15일 밝혔다. 옥션은 자사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10만여명의 전문 판매자 중 신뢰성이 높은 2000명을 별도의 마크를 부착하는 트러스트 셀러로 선정했다.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반품, 환불을 회사가 100% 보장하기로 했다.반품 비용도 옥션이 부담하고, 환불은 옥션이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한다. 또 전담 상담요원 50여명으로 이뤄진 별도 고객센터를 설치한다. 트러스트 셀러로부터 물건을 사는 소비자는 고객센터를 통해 더 세심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게 된다. 트러스트 셀러는 지난 3월부터 각종 통계 프로그램, 심사기준을 마련해 고객 만족도, 판매 실적, 신용등급, 반품·환불의 용이 등 20여개의 기준을 거쳐 선발됐다.박주만 옥션 사장은 “그동안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했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파는 등 신뢰가 떨어졌다.”며 “신뢰성을 높이려고 트러스트 셀러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내년 경제성장률 ‘북핵 먹구름’

    내년 경제성장률 ‘북핵 먹구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북핵 사태로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민간연구소는 물론 정부 및 국책연구기관들도 당초 전망치를 대폭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부분, 하향 조정 분위기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장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IMF는 북핵 사태 이후 우리 경제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3%에서 4.25%로 하향 조정했다. 잠정치(4.2%)를 먼저 내놓은 현대경제연구원도 북핵 문제를 반영한 조정치를 곧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3%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비슷한 입장이다. 정부도 기존의 4.6%를 조정, 약간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다. 오는 12월쯤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한은은 현재 4%대 초반으로 잡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일부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자칫 3.5%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잠재성장률 자체를 낮게 잡기 때문에 실질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어 성장률의 일방적인 하향 조정을 문제삼는 곳도 있다. ●북핵 파장은 럭비공?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내부적으로 추정치를 갖고는 있지만 북핵의 향후 파장 강도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거시경제팀장은 “북핵사태가 끝인지 시작인지 알 수 없다.”면서 “금융시장이 최근 안정을 찾고 있는 것도 북핵 사태 해결이 잘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지, 실제로 북핵사태가 진정됐기 때문은 아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박사는 “상황에 따라서는 성장률이 3%대로 뚝 떨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심리적인 요인과 소비·투자 등 실물요인이 겹쳐 시장이 급랭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 감소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성장률 전망치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점차 금리·인플레 압박에서 벗어나고 있어 내년에는 달러 약세가 점쳐지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원화 강세가 불가피해 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부양책도 약발 미지수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원은 “정부가 경기부양 수단을 쓴다고 하더라도 재정지출과 통화정책 수단은 예상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핵사태가 장기화되면 주식시장은 물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해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질 경우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금리가 올라 금리 부담이 커지는 등 경제환경 악화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경기 전망은 복잡한 변수들에 둘러싸여 있는 가계 및 기업의 심리를 붙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처간 혼선 최소화, 불확실성 제거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미시적으로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경제 불안심리 해소가 급선무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파가 하루 만에 정상궤도를 되찾았다. 정부가 즉각 비상대책팀을 가동하고, 해외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하는 등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운 덕분이다.2002년 10월 북한이 핵개발 사실을 시인한 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이 된 핵실험이 강행됐음에도 시장 동요가 단기간에 그친 것은 한국경제가 그만한 충격파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이다.4년 가까이 핵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웬만한 악재는 모두 흡수하며 면역력을 키워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충격파가 실물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본이탈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미국과 유엔이 북한에 어떤 제재를 가하고, 이에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투자 위험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신용평가기관들이 국제사회 대응을 지켜 보겠다고 꼬리표를 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응방안을 면밀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시장의 동요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과 가계 등 나머지 경제주체들도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1994년 북한 당국자의 ‘서울 불바다’ 발언 직후 벌어졌던 사재기가 재연되지 않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도 성숙해졌다. 정부는 특히 잘못된 억측이 불안심리를 확대재생산하지 않도록 시장 정보를 신속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자부심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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