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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재선-철강…케리 당선-섬유·IT 유리

    부시 재선-철강…케리 당선-섬유·IT 유리

    미국 대선(11월2일)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공화당의 부시와 민주당의 케리 대통령 후보의 당락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시의 재선은 대미 수출과 통상 부문에서,케리의 당선은 대북 관계와 유가하락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국내 업종별로는 철강과 건설이 ‘부시의 수혜 업종’으로,섬유와 정보기술(IT)은 케리 당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내놓은 ‘미 대선에 따른 영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부시와 케리의 주요 대선 정책을 비교한 결과,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밝혔다. ●‘부시>통상·수출,케리>대북·유가’ 통상 부문에서는 부시의 당선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이다.부시는 ‘자유무역 확산’을,케리 후보는 ‘공정무역의 실현과 자국산업 보호’를 주장하고 있어 케리가 당선되면 대미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대선,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나’라는 보고서에서 “케리가 부시보다 통상압력 강화를 더욱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관세 인상과 보복 조치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환경과 노동 문제에 민감한 점을 고려하면 이 부문을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교정책은 케리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보다 긍정적이다.대북 정책과 이라크 문제 등에서 부시보다 케리가 유연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부시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의 독자해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케리는 ‘양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국제사회의 협조와 동의’를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케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감소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 상승과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시와 케리의 재정·조세 정책의 차이도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부시(2009년까지)와 케리(2008년까지) 모두 재정적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해법은 상이하다.부시는 기존 감세정책으로 경기 상승세를 지속시키면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케리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 철폐와 엄격한 지출,세수관리로 재정적자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정책의 차이는 단기적으로 미국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부시의 경기 부양책은 미국의 경기 상승세를 지속시킬 수 있지만 케리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국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케리 정부가 들어서면 초반부터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미국 경제는 내년부터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업종별 명암 교차 보고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업종별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부시의 재선은 철강과 해외건설이,케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섬유와 반도체 등 IT업종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은 친(親)철강 성향의 부시가 재선에 성공하면 현재 호황을 맞은 미국내 철강경기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미 수출 호조와 통상마찰의 소강 상태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해외건설도 부시의 당선이 긍정적이다.수주물량 대부분이 중동의 산유국에서 나오는 만큼 다른 업종과 달리 고유가의 지속이 오히려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사 위기에 직면한 섬유업종은 유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케리의 당선이 유리하다는 평이다.또 반도체 등 IT업종도 친(親)IT 성향을 보이는 케리가 집권하면 미국내 IT경기 활황에 따른 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국내 IT경기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시와 케리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분간은 수급 불균형과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 지속,미국의 통상압력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미국의 경기 상황과 이에 따른 수출환경 변화를 감안한 업종별 지원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은행권 모텔 ‘부메랑’

    은행권 모텔 ‘부메랑’

    지난 4일 밤 서울 신림동의 모텔·여관 밀집촌.즐비한 간판들과 달리 드나드는 손님은 좀체 발견하기 힘들다.주차장도 대부분 텅 비었다.객실이 20여개인 한 모텔 직원은 “평일에도 하루 한번씩은 방이 찼던 작년 초와 달리 요즘은 토요일에도 방이 2∼3개 밖에 안 나간다.”며 “지난달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에는 더욱 썰렁해졌다.”고 푸념했다.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모텔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하루 평균 10여명이었지만 작년 말부터는 한명도 없다.”면서 “월세로 모텔 운영하는 사람치고 월세를 제대로 내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런 사정은 서울 강남지역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지난해 서초동의 한 모텔을 은행빚 25억원을 끼고 40억원에 인수했던 김모씨는 현재 빚더미에 앉게 생겼다.매월 1억 5000만원(연리 7%)을 이자로 내야 하지만 현 상태로는 도저히 이자 갚을 길이 없다.몇달 전 건물을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았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불황에 휘청대고 있는 모텔,여관,목욕탕,부동산임대 등 숙박 관련업종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특히 지난달 23일 발효된 성매매특별법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거액의 돈을 빌려준 은행들도 가뜩이나 상승세에 있는 연체율이 더 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숙박업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은행들 사이에 ‘눈 감고 대출해주는 곳’으로 통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업 붐을 이뤘던 숙박업은 수요가 많은데다 현금회전이 빨라 망하지 않는 업종으로 불렸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쇠락기를 걷기 시작해 지금은 수익이 1년 전의 5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유흥주점 등이 된서리를 맞은 것도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사람들이 장거리 운전도 기피해 의정부,송추,양평,장흥,시흥,월곶,대부도 등 그동안 괜찮았던 지역의 러브호텔들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부분 은행들이 숙박업에 대한 대출을 바짝 죄고 있다.신한은행은 지난 7월부터 숙박업을 대출 유의업종으로 지정,신규대출을 거의 없애고 만기여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은행 관계자는 “숙박업 연체율은 3.5%로 다른 업종의 1.5배”라고 전했다.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시중금리 하락에 아랑곳없이 숙박업소의 이자율은 증가세에 있다. 은행들의 무책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대출확대를 통해 마구잡이 창업을 조장한 게 다름아닌 은행들이기 때문.은행들이 지난 5년간 숙박업에 대출한 돈은 무려 10조원으로 추정된다. 모텔 중개 전문업체인 모텔닥터 백운찬 부장은 “모텔 업주들을 쫓아다니며 대출영업을 했던 은행들이 지금은 만기대출을 즉각 회수하고 조금만 연체해도 건물을 법원경매로 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유영 박지윤기자 carilips@seoul.co.kr
  • ‘고객 구조조정시대’

    ‘고객 구조조정시대’

    한 생명보험회사는 지난달 40대 주부의 암보험 가입 신청을 정중히 거절했다.이 주부의 개인정보를 확인해 보니 최근 다른 보험사에서도 비슷한 보험에 4개나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보험사 관계자는 “갑자기 보험가입 건수가 많아지는 것은 자기 건강에 뭔가 이상을 느꼈을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고작 보험료 몇달 받고서 나중에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은행·보험 등 금융권의 ‘디마케팅’(Demarketing)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수익을 안겨주지 못하는 고객은 과감히 걷어내겠다는 일종의 ‘고객 구조조정’이다.금융회사들은 경기침체 속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힘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은행권의 최근 디마케팅은 유별나다.대부분 은행들이 영업점 구조를 바꿔나가고 있다.입금·출금 등 단순업무 창구를 최대한 출입문 근처에 배치하고,대기공간에 있던 푹신푹신한 소파는 등받이 없는 딱딱한 의자로 바꾸고 있다.의자를 거의 없앤 곳도 있다.푼돈 예금이나 공과금 납부처럼 단순업무를 보러 온 사람들은 빨리 일 끝내고 나가달라는 얘기다. 반면 VIP·프라이빗뱅킹 등 ‘큰손 고객’을 위한 공간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예금액 규모가 일정수준(국민은행 10만원,하나은행 40만원,우리은행 50만원 등) 이하일 경우에는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는 곳도 많다.신용도 낮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도 따지고 보면 디마케팅의 일종이다. 보험업계에서도 디마케팅이 나타나고 있다.일부 상위권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을 팔 때 지역·연령·직업·경험치 등의 위험산정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삼성화재의 경우,손해율 높은 지역의 20대 운전자나 스포츠카 소유자,신용불량자 등에 대해서는 자동차보험 판매를 최소화시키고 있다.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업계가 책임 분담하는 ‘공동인수 물건’으로 돌리고 있다.동부화재의 경우,최근 보험물건에 대한 현장답사를 대폭 강화했다.동부화재 관계자는 “보험 가입 전 화재나 폭발 등 사고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경기침체의 장기화 국면이 우려되면서 더욱 심해질 것이란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한 생보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무분별한 고객 확보는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만 되고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금융권의 인건비 축소 노력도 이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거래금액 기준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수익의 80%를 가져다주는 상황에서 디마케팅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박지윤기자 carilips@seoul.co.kr
  • 시중銀 고유가업종 특별관리

    고유가 행진에 은행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들어 내수침체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음식·숙박업,건설업,부동산 임대업,목욕탕업 등을 여신특별관리 업종으로 지정한데 이어 유가급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석유화학,운송,고무제품 등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신특별관리 업종으로 지정되면 해당기업은 대출 연장시 담보인정비율이 낮아지고 금리부담도 더 늘어나게 된다.또 영업점 지점장도 해당기업의 여신을 전결처리할 수 없게 돼 일일이 본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나은행은 유가급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위험관리 강화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관련업계의 경영지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가급등세 지속 여부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는 데다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조치를 서둘러 취하게 되면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겨울이 얼마 남지않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련업종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0월 월례조회에서 “경제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영업과 관련된 새로운 신용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신 행장은 ▲정리대출금의 발생이 높게 나타나는 여신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의 여신에 대해 한층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은행들, 中企대출 축소사유 밝힌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달라지고 있다.대출 내규와 약정서의 중소기업 대출 회수·축소 사유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개정하고 있다. 정부가 무차별적인 대출 회수·축소를 막기 위해 관련 내규를 이달말까지 개정토록 하고 10월중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은행권을 옥죄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은 24일 대출한도 축소사유를 중소기업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향으로 대출약정서 개정,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국민은행이 마련한 한도 축소 사유는 신용도의 2단계 이상 하락,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발생,주요 자산에 대한 가압류,거액의 세금 체납,경영 실권자 변동 등 11가지다.기존의 대출금 회수·감액 기준은 ‘국가 경제에 변동이 있는 경우’,‘차주의 신용상태에 변동이 있는 경우’ 등 매우 자의적이었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축소하는 사유로 신용등급의 급격한 하락,경영실권자 변경,부정적인 회계감사결과,언론에 채무자 신용상태의 현저한 하락이 예상되는 기사가 난 경우 등을 명문화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만기 3년인 시설자금 대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대출규정을 개정했다.외환은행도 모든 기업 관련 대출 한도를 감액하거나 정지할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들도록 개정한 내규를 오는 30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연체율 높아져 경영난…‘서민금융’ 흔들린다

    연체율 높아져 경영난…‘서민금융’ 흔들린다

    “지금 서민을 위한 금융시스템이 살아있기는 한지 의문이다.”(금융학계 관계자) 신용도와 담보능력이 떨어져 은행대출을 못받는 사람들을 위한 ‘서민금융’의 존립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경기침체에 따른 높은 대출연체로 상호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신용협동조합,마을금고 등의 부실이 심해지면서 서민대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특히 2001년 서민들의 자금융통을 쉽게 할 목적으로 시작된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300만원 이하)은 업체에 따라 연체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저축은행 건전성 이하 여신 4223억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자산규모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중 고정(대출건전성 등급) 이하 여신비율은 전체 1조 2468억원의 33.9%인 4223억원에 달했다.통상 ‘부실대출’로 통하는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2002년에만 해도 전체의 8.2%에 불과했지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2002년 103.3%에서 올 6월말 85.2%로 악화됐다.저축은행들이 자금부족으로 제대로 충당금을 못 쌓은 탓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3개월 이상 연체대출의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14.8%에서 12월 말 15.7%로 뛴 데 이어 올 6월 말에는 16.5%를 기록했다.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올 6월말 8.32%로 1년 전(9.95%)에 비해 급감했다. ●높아진 저축은행 문턱 서민금융기관의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서민들의 자금융통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2분기 말 8조 6239억원으로 1분기 말 8조 6702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저축은행 가계대출 감소세는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담보·보증을 요구하는 곳이 늘면서 신용대출 규모도 줄고 있다.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038억원에서 올 6월 말 1504억원으로 반년새 반토막이 됐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리(高利)의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정식 대부업체로 등록하고서도 몇백%대(법정상한 66%)의 높은 이자를 뜯어온 대부업체 58곳을 적발,관계기관에 통보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악덕 대부업체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은 그만큼 불리한 조건에라도 돈을 쓰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서민금융의 약화를 악덕 대부업체가 기승을 부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서민금융 살려야 경기 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이 줄어 자금운용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대출범위를 서민을 포함한 가계로 대폭 확대하다보니 저축은행의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즉 ‘우량 서민’을 은행들이 대거 흡수하면서 저축은행에는 ‘부실 서민’들만 남게 됐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린 것도 서민금융 위축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경제위기 이후 은행쪽으로 자금이 집중되었으나 (은행들이)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자금지원을 무조건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 국정감사에서 서민금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인 문학진(열린우리당) 의원은 “서민금융 체계의 붕괴는 경기회복의 디딤돌이 돼야 할 내수 활성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서민들의 자금난 완화와 금융기관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또 10억弗 외평채 ‘실익논란’

    ‘빚 늘리기냐,채권시장 활성화냐.’ 외환보유액이 1700억달러를 넘는 등 달러가 넘치는데도 정부가 10억달러의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재경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6일 미국 뉴욕에서 10억달러의 외화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13∼15일 싱가포르·런던·뉴욕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 해외차입금리의 기준금리(벤치마크)를 형성하고 한국경제를 홍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재경부는 내년에도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매년 꾸준히 늘려 현재 40억달러(2008년 만기 30억달러,2013년 만기 10억달러)인 외화 외평채 발행잔액을 100억달러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재경부 김익주 외화자금과장은 “지난해 국내 기업·은행의 해외차입은 200억달러에 달했다.”면서 “국가의 대외 기준금리인 외평채 발행금리가 내려가 기업이나 은행의 차입금리가 0.1%포인트만 떨어져도 연간 이자부담이 2000만달러 정도 절감된다.”고 말했다.지금은 외평채 발행잔액이 미미하고 만기구조가 단순해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금리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외평채 발행을 통해 한국물 시장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갈수록 불어나는 상황에서 외평채 발행은 나라 빚만 키울 뿐 실익이 없다고 지적한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국가 기준금리는 국가신용등급이나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좌우되는 만큼 외평채 발행을 늘린다고 해서 차입여건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국가부채를 늘리고 고금리로 차입한 달러를 낮은 수익률로 운용,역마진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 은행이나 투자기관은 국가별로 여신한도를 정해 운용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평채 발행으로 한도를 잠식하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몫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가계빚 458조 사상최대

    ‘가계대출 증가는 약일까 독일까.’ 얼핏보면 가계대출이 늘어서 좋을 것이 없어 보인다.그만큼 가계대출은 가계의 빚이고,상환부담에 허덕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를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가계대출 증가의 추이가 나름대로 거품을 뺀 ‘알찬 대출’이라는 것이다.가계의 신용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고,이는 소비부문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은이 7일 발표한 ‘2004년 2·4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458조 16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지난 3월말의 450조 4552억원보다 1.7% 증가했고,증가폭도 1분기의 0.6%보다 훨씬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잔액(카드로 물품을 외상으로 구입한 것)을 합친 수치다.2분기에 판매신용잔액은 1분기(23조 7660억원)와 비슷한 24조 2570억원을 기록했다.반면 주택담보 등을 통한 가계대출은 433조 7590억원으로 1분기(425조 6880억원)보다 무려 8조원가량 늘었다.2002년에는 분기별로 가계대출이 22조원가량 늘었고,지난해에는 분기별로 5조∼6조원가량 증가했다. 따라서 한은은 2002년 가계대출의 거품이 올 들어 서서히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지난해 급격히 줄었던 가계대출이 개인의 신용회복 등을 통해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소비진작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2·4분기 들어 다소 높아진 것은 단순히 부채증가라는 측면에서만 볼 수는 없다.”며 “가계의 신용도가 높아지고,특히 부동산시장에 돈이 쏠리지 않으면서 소비쪽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신용 잔액을 지난해 11월의 전체 가구수로 나눈 가구당 채무는 2994만원으로 지난 3월말보다 49만원이 늘었다.가구당 채무는 2000년말 1827만원,2001년말 2303만원,2002년말 2915만원,2003년말 2926만원,올 3월말 2945만원 등으로 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은행 대출금리 인하 시늉만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본격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했으나 인하폭이 예금금리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번주 중으로 현행 연 5.32∼6.52%인 가계대출 기준금리를 내리기로 하고 구체적인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다.신한은행은 1일부터 대출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내린다. 기준금리는 개인 및 개인사업자가 많이 이용하는 소액가계 대출과 중소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할인어음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신규고객뿐만 아니라 기존의 대출고객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제일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3년짜리 상품은 종전 연 6.65%에서 0.7%포인트,5년짜리는 6.89%에서 0.44%포인트 인하했다.한미은행도 지난달 19일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부터 6개월 주기로 변동되는 개인의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연 7.75%에서 7.70%로,12개월 단위로 변동되는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는 7.95%에서 7.90%로 각각 0.05%포인트 인하했다.지난달 19일부터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업의 일반자금대출에 대해서도 회사별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를 0.05∼0.10%포인트 내렸다.외환은행은 당좌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고,조흥은행도 가계대출 금리의인하 시기와 폭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은행은 시중 실세금리의 동향에 따라 대출 고정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하시기와 폭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광장] 이자 소득세율 낮추자/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자 소득세율 낮추자/오승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콜금리를 낮췄을 때 금융시장은 깜짝 놀랐다.경기 침체로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으나 8월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시장참가자들은 콜금리 인하 시기를 4·4분기나 내년 1·4분기로 점쳤었다.중앙은행에 허를 찔린 셈이다.한은의 한 국장도 “콜금리를 낮추면 시장참가자들이 놀랄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콜금리를 내린 뒤 10여일이 지났지만 ‘전격’ 조치의 효과가 실물 경제에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이헌재 경제부총리도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일’이라고 호평했는데,시장은 쉽게 맞장구를 칠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은행들은 콜금리를 인하하자 잽싸게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반면 대출금리 인하는 미루거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예금 금리는 콜금리 인하폭(0.25%포인트) 수준인 0.2∼0.3%포인트 낮췄으나 대출 금리는 한 은행만 0.05∼0.10%포인트 낮췄다.조급한 감은 있지만 고객 입장에선 얄미울 정도다. 대출금리 인하를 이끌어 내 가계의 소비지출 확대를 겨냥했던 콜금리 인하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한은 박승 총재가 지난주 금융협의회에서 대출금리도 콜금리 인하폭만큼 내려달라고 당부했으나 은행장들은 내키지 않아 했다.콜금리 인하가 은행 수지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이런 지경에 성장의 엔진인 소비 활성화로 경기회복을 꾀한다는 콜금리 인하 효과를 마냥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콜금리 인하 폭만큼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데 2개월쯤 걸리는 것이 과거의 예다.그러나 이번에도 먹혀들지는 미지수다.은행들은 콜금리보다는 가계나 기업의 신용도를 더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유가 폭등,경제 불확실성,36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 등의 변수가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콜금리 인하의 후속 조치를 찾아야 한다.예금금리 인하로 이자소득만 줄어들어 소비에 역효과를 내는 부작용을 막아야 할 시점이다.예금이자 수입을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도 없다.7월 물가 상승률은 4%가 넘는데 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이니 이자 수입으로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주민세를 포함해 16.5%의 이자소득세를 떼는 데다,유가까지 감안하면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 효과는 더욱 커진다.전문가들은 고유가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성장도 물가도 다 놓칠지 모르는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경기가 확 풀리지 않는 이상,저금리 기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이자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는 퇴직자 등 사회 약자들은 치명타를 입게 돼 있다.중산층의 이자 소득이 적다고 해서 이자소득세 인하가 이들 계층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이들은 이자 수입이 조금만 줄어도 고통이 몇 배 더 커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현 이자소득세율은 예·적금 이자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2001년 1월 소득분부터 줄곧 적용하고 있다.이 때문에 세율을 저금리 기조에 맞춰 낮춰야 한다.연간 총소득이 일정액을 밑돌면 이자소득세 자체를 면제해 주는 나라도 있지 않은가.세율 인하로 부유층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이런 문제는 최고 36%의 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대폭 낮추는 방법으로 해소하면 될 것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에서,그것도 부부 합산이 아닌 각자를 기준으로 연간 금융(이자·배당)소득 4000만원 이상을 종합과세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다.세율은 한 번 낮추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세율 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그러나 현 경제 상황을 구조적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연 2조 5000억원가량인 이자소득세가 줄어드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저축銀에 돈 몰린다

    저축銀에 돈 몰린다

    주부 박모(50)씨는 지난달 부동산을 처분하고 얻은 2억여원을 어디에 둘까 궁리한 끝에 결국 H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4000만∼5000만원씩 아들,딸 등 가족명의로 분산해 여러 개의 통장을 만들었다.박씨는 “대형 저축은행이어서 나름대로 안전한 듯 하고,사고가 나도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원리금 보장이 된다고 해서 처음으로 저축은행을 찾았다.”고 말했다.회사원 윤모(34·서울 송파구 문정동)씨는 지난주 은행예금 3000만원을 빼내 동네 J상호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에 넣었다.은행에는 1년동안 묻어놔 봤자 이자가 100만원 남짓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 금리로는 170만원이나 됐다. 삼화저축은행 서울 삼성동지점은 지난 20일 하루에만 10억여원의 신규예금을 유치했다.정진희 팀장은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이후 슬슬 늘기 시작한 일일 수신고가 4억∼5억원대로 커지더니 급기야 10억원을 돌파했다.”면서 “지난해 이맘때 600명선이던 1억원 이상 예금고객도 지금은 13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하루새 예금 10억원 이상 증가” 정책금리(목표 콜금리) 인하,실세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 예금이자가 갈수록 쪼그라들면서 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쳐주는 상호저축은행에 가계자금이 몰려들고 있다.현재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업체에 따라 5.4∼6.0%선.은행권 3.4∼3.6%에 비해 최소 2%포인트 이상 높다.이 때문에 미세한 금리차에도 민감한 서울 강남지역 부자들이 대거 이쪽을 찾으면서 은행 PB(프라이빗뱅킹·부자고객 자산관리)센터와 저축은행간 경쟁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22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업계 총 수신고는 30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6조 9400억원)보다 12.1%가 늘었다.같은기간 예금은행(일반은행+특수은행)의 실세총예금은 515조 5000억원에서 506조 9000억원으로 1.7%가 줄었다.이달에는 콜금리 인하에 따른 고객이동이 더욱 심해져 증감률 격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금이자 내려도 고객은 더 늘어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낮췄는데도 예금이 오히려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현대스위스은행은 콜금리 목표가 인하된 지난 12일,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6%에서 5.4%로 내렸지만 여기에 아랑곳없이 수신고는 매일 꾸준히 2억∼3억원씩 늘고 있다.윤춘섭 전략기획실장은 “다른 때 같으면 금리인하 이후 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을 텐데 지금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기피하는 50∼60대 이자소득 생활자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안정적 소득을 위해 변동금리보다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남 테헤란로 100m마다 저축은행 서울 대치동,도곡동,청담동,압구정동 등 부자들의 접근이 쉬운 테헤란로 일대는 저축은행간은 물론,저축은행과 은행 PB센터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서울에 본사를 둔 27개 저축은행의 60%인 16개가 강남구(14개),서초구(2개) 등 강남지역에 몰려 있다.특히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선릉역 사이에는 100m 간격으로 삼화,솔로몬,한솔,현대스위스 등 10여개 대형 저축은행들이 밀집해 있다. 이에따라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으로서 원래 기능을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한국금융연구원 서근우 연구위원은 “그동안 서민금융 확대에 기여해 온 상호저축은행들이 은행수준의 예금자보호(1인당 5000만원) 적용을 이용해 PB영업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 갈만한 신용도가 안돼 저축은행을 찾는 사람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운용수익(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을 내기가 쉽지 않아 예금증가가 마냥 반가운 것은 아니다.”면서 “이에따라 이달 말까지 개별 저축은행들의 총회가 끝나는 대로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저축은행을 이용할 생각이 있다면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확정금리형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 [집중분석 모기지론] (하) 제도 정착을 위하여

    [집중분석 모기지론] (하) 제도 정착을 위하여

    모기지론(장기 주택담보대출)이 일반화된 미국은 자그마치 7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반면 우리나라는 모기지론이 시행된 지 아직 반년도 안 됐다.실수요자의 손쉬운 내집마련을 위한 제도로 첫 삽을 떴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그러나 모기지론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들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 체질개선 우선”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이용을 주저하는 이유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상품에 비해 1%포인트 안팎으로 높은 금리(연 6.45%)와 비교적 많은 월 상환액이 꼽히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체질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장기채권 시장이 발달했기 때문에 대출기간도 대부분 25∼30년으로 대출자의 월 상환부담이 적다.”고 말했다.그는 “주택금융공사의 MBS(주택저당증권)의 만기가 최장 20년이고,이에 따른 대출기간도 최장 20년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자의 월 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대출가능 최대금액인 2억원을 20년동안 빌릴 경우 매월 148만 5000원씩 갚아야 한다.고정적인 소득이 있는 중산층이 아니면 모기지론을 이용하기가 상당히 버거울 수 있다. 3년·5년짜리 채권이 주종을 이루면서 장기채권 투자를 낯설게 여기는 풍토 때문에 MBS에 대한 투자수요도 미미한 편이다.이러다 보니 모기지론 대출 금리도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지난 16일 모기지론의 금리가 연 6.7%에서 6.45%로 낮아졌지만,이는 투자수요 증가보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MBS발행금리 하락(5.0%→4.5%)에 따른 것이었다.모기지론은 주택금융공사의 MBS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모기지론의 금리는 주택금융공사의 MBS발행금리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MBS에 투자하려는 기관들이 많아져 주택금융공사가 MBS를 낮은 금리로 발행(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MBS에 투자하려는 사람에게 추가로 세제혜택을 주는 등 파격적인 유인책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모기지론 전문회사인 패니매(Fannie Mae)가 상환기간,금리체계 등을 다양화시켜 무려 34가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과 달리,우리나라는 10년·15년·20년짜리 고정금리 상품만 판매하는 것도 이같은 자본시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출 절차 고객 위주로” 번거로운 대출절차도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꼽혔다.미국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적이 있다는 김모(41·사업)씨는 “미국에서는 ‘모기지 브로커’(대출 중개인)를 찾아가 주택구입 방법을 문의하면,이 사람이 소셜 시큐리티 넘버(사회보장번호)를 통해 신용도를 조회하고 은행과 직접 접촉해 소요 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해줬다.”고 소개했다.반면 주택금융공사에서 모기지론을 받으려면 주택구입비용 100%를 융통해 본인 명의로 집을 등기한 뒤 대출을 받아야 한다.소득 증빙 자료도 일일이 구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롭다. 빈곤층·저소득층의 내집마련을 위한 기능도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주거복지연대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가 공공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만큼 저발전 지역은 우대해주는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의 이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서울 28.2%,경기 34.4% 등 수도권 지역에 절반 이상(62.6%)이 쏠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이 주로 3년짜리 안전한 회사채를 매입하는 풍토에서 벗어나 장기채권인 MBS에도 투자하면서 장기 채권 시장을 육성하는 풍토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국민들 역시 집을 투자 대상이 아닌 주거 대상으로 바라봐야 모기지론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은행 예금금리 인하 확산

    은행 예금금리 인하 확산

    정기예금 금리 인하바람이 확산되고 있다.대체로 외국계 은행의 예금금리가 높은 편이지만,예금금액·고객의 신용도에 따라서는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가 높은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은 17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3.9%에서 3.7%로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연 3.2%에서 3.1%로 내리는 등 실세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하나은행도 이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3.7%에서 3.45%로 0.25%포인트,6개월은 연 3.4%에서 3.2%로 내렸다. 국민은행도 지난 16일 1년짜리 금리를 연 3.8%에서 3.6%로 인하했다.앞서 신한·조흥·외환·제일·한미은행도 지난주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다.HSBC 국내지점도 같은 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3.8%에서 3.7%로 0.1%포인트 인하했다.씨티은행 국내지점은 지난 13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종전의 연 4.3%에서 4.1%로 0.2%포인트 내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액이나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은행별로 예금금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면서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 예금자보호가 되는 5000만원이 넘지 않으면 연 2%포인트 안팎의 금리를 더 주는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섬유 업종이 불황이 아니라 생각이 불황입니다.우리의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때입니다.” 박성철(64) 신원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 지난해 초 5년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다.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해외언론의 취재대상이 될 정도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섬유로 시작했으나 외환위기 이전에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하다 구조조정까지 하게 됐지만 ‘중간외도’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팔기보다 자존심을 걸고 고유 브랜드 육성에 매진할 계획이다.대기업 가운데 드물게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선정되는 등 남북 경제협력에도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인 -1964년 산업경제(현 헤럴드경제)에 입사해 7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기독교인인데 기자로 일하면서 3∼4년간 교회에 못 나가서 힘들었다.기자생활을 청산하고 1971년 직물 하청공장을 만들었다.기자로 일하다 사업해서 성공한 사람은 오직 혼자로 알고 있다.사업 시작한지 이제 32년째이니 아주 성공한 케이스다. -경제부에서 섬유 분야를 취재하다 섬유업계 사람들과 가까워졌다.처음에는 직물 편직기 7대와 직원 13명을 데리고 시작했다.기자생활을 통해 알게 된 섬유수출업자와 원사업자 등의 인맥이 도움이 됐다. ●사막에 스웨터까지 수출 -유럽은 안 가본 나라가 없고,일본은 한달에 한번씩 갔다.미국은 계절마다 방문해 직접 세일즈를 했다.초창기에는 일본에 출장가서 300엔짜리 아침식사를 먹고 1500엔짜리 모텔에서 자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섬유업체들은 1971년 대미 섬유쿼터제(수입할당제)가 타결되면서 치열한 쿼터 확보 경쟁을 벌였다.신생 업체 신원은 수출 실적이 없어 쿼터를 받기 힘들었다.박 회장은 쿼터 규제가 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비쿼터 품목을 팔기 위해 이란,이라크,시리아,요르단,이집트,이스라엘 등 셀 수 없는 나라를 직접 뛰어다녔다.일교차가 심한 사막의 나라 사우디 왕실에 군용 스웨터를 수출하면서 신원 무역부 직원들은 “우리는 사막에 스웨터도 수출한다.맡겨만 주면 북극에서 냉장고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76년 해외시장 개척상,80년 수출공로상,84년 5000만달러 수출탑 등을 받았다.지난해 수출액은 2100억원.과테말라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4개 해외법인에서 만든 스웨터,니트,가죽 제품을 전세계로 수출 중이다.월마트,갭,DKNY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어들을 확보하고 있다. 신원의 해외사업 부문은 30년 동안 수출을 하면서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97년 세운 중남미의 과테말라 공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니트 공장이다.2600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8만장의 니트를 생산 중이다. ●뼈아픈 구조조정… 5년만에 졸업 -섬유로 시작한 기업이니 섬유로 끝내는 것이 좋았을 텐데….92년쯤에는 투자금융회사가 30개쯤 생겨나 기업에 돈을 갖다 쓰라고 했다.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전자,건설,전기,골프장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북한과 거래하고 금장사도 했다. -갑자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와서 환율이 뛰니 빚도 두배 이상 늘었다.12%에 돈을 빌렸는데 이자율이 24∼40%로 치솟았다. 계열사들이 같이 넘어가자 가장 좋은 것부터 팔기 시작했다.골프장을 시작으로 전기,전자,건설회사 등 모두 팔고 나니 섬유만 남았다.섬유는 30년 전에 시작해서 수출만 했는데 이젠 내수가 합해졌다. -1700명의 직원 가운데 1000명을 내보내고 700명이 남았다.최근 회사를 떠났던 일부 직원들이 다시 와서 일하고 있다.기능직이라 놀고 있던 사람은 없었다.예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다시 일하게 되니 다들 좋아한다. -2003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 탕감이나 면제받은 것은 한 푼도 없다.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0% 출자전환했다.가장 먼저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만에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데 신경을 잘 썼기 때문이다.정부에서 살 기업은 회생시키고,죽을 기업은 정리 정돈하는 데 아주 빨랐다.4개의 해외공장이 풀가동됐고 수출경기도 좋았다.덕분에 신원의 신용도는 물론 한국의 국가 신용도도 높아졌다. -신원의 회생은 좋은 선례다.정부가 재빠른 워크아웃 제도로 잘 도와줬고,기업은 자생력을 갖고 있었으며,직원들도 열심히 했다.기업,정부,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IMF체제를 빨리 졸업하게 됐다. -저는 처음에 오너였다(현재 신원은 지분 12%를 소유한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이며 박 회장의 개인 지분은 없다).채권단이 업종을 잘 알고 있는 저에게 기업을 그대로 운영하게끔 해줘 섬유업종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을 빨리 졸업할 수 있었다. 현재 빚이 1100억원 정도 남아 있다.지난해 137억원을 갚았다.경기가 불황이지만 이자를 잘 물고 있으며 원금도 일부 갚고 있다.올해도 어렵지만 몇십 억원의 원금을 갚을 것이다.지금 바닥을 쳤으니 앞으로 2∼3년만 경기가 좋아지면 완전 무차입경영을 할 수 있다. ●한국인 체질·성격에 맞는 옷 개발중 -구조조정을 통해 이것저것 사업확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다.앞으로 기술개발로 세계적인 섬유회사를 만들 것이다.한국 사람은 외제보다 국산 옷을 입는 것이 나은 때가 왔다.우리나라 사람의 체질,체격,성격,기후에 맞는 기능성 옷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섬유 역사 100년 중에 40년간 192개국에 수출했다.이제 세계를 한국이 주름잡아야 한다.자존심 차원에서도 외국 물건은 들여오지 않아야 한다.저가품은 중국,동남아,중남미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고가품은 국내 기술자들이 만든다. -국내 브랜드는 15개 가운데 10개를 없애고 남성복 지이크,여성복 베스띠벨리·씨·비키,캐주얼 쿨하스 등 5개만 남겼다.해외 브랜드도 보스,예거 등 3개를 갖고 있다가 모두 없앴다.우리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수입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 ●경제인은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 가져야 -경제인은 돈버는 것이 목적이지만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을 갖는 것이 좋다.손실이 없는 범위에서 적은 이익이지만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교류해야 한다.7∼8년 전에 북한과 거래하면서 손해도 봤다.액수는 얘기할 것 없다.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100∼300달러의 월급을 지불할 것이 아니라 물류비 싸고,관세 없으며 임금도 싼 우리 민족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개성의 임금은 남한의 15분의1 정도로 싸다. -개성은 언제고 터진다고 생각해서 가장 먼저 들어갔다.20∼30년 전부터 북한에 공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분단된 것은 애석하고 마음아픈 일이다. 95,96년 북한에서 300만달러 정도를 임가공하면서 평양에 두번 갔고,지금 공장을 짓고 있는 개성에도 두번 갔다. -개성이 성공하려면 두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공장 직원들이 육로를 통해 하루에 10번도 더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전화도 서울시내 전화처럼 소통이 잘 돼야 한다.물과 전기는 남한에서 가져가면 되므로 문제가 없다.남과 북이 문화가 다르므로 서로간에 말하는 데 조심하고 이해를 많이 해야 한다. -처음에 북한에 갈 때는 사람들이 ‘빨갛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완전한 형제였다.북한 기술자들은 나이가 40∼50세에,20년 전쯤에 러시아의 국민복을 만들어 본 이들이 많다.몇달 동안 기술 교육은 시켜야 할 것이다. -15개 공장이 들어서는 개성 공단 시범단지가 잘 돼야 앞으로 100만평,800만평까지 늘어나게 된다.그렇게 되면 실업자가 구제돼 북한의 생활양상도 수준급으로 올라서는 등 북한 경제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박성철 회장은 26년째 매일 새벽 3시40분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다.뛰어서 집근처 교회에 갔다가 다시 아침을 먹으러 집까지 뛰어오는 것이 하루 운동이다.6시30분에 수출 담당 직원들과 함께 출근한다. 신원(信元)은 ‘믿음을 으뜸으로 한다.’는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믿음의 기업이다.직원의 70% 정도가 기독교 신자다.월요일 아침에는 과테말라,중국의 공장 직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예배에 참여한다.개성공단에서도 월요예배를 할 수 있을지가 요즘 그의 걱정거리다. 박 회장은 “베트남이나 중국도 공산권 국가지만 공장 직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정치적 문제가 아니다.개성에 신앙의 자유가 있어야 미국,유럽에서도 개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므로 북한에 예배 허용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답게 올 여름 노출 패션이 신원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박 회장은 “야한 옷도 하나의 상품이고 시대의 변화이자 조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30년간 패션 산업에 몸담으면서 앞만 보고 달렸지 결코 뒤에서 따라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지금도 감각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패션 전문서적을 보고 해외 시장을 연구한다.하루에 두번씩 사업장을 돌아본다는 그는 자상한 말솜씨로 특히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박성철 회장은 31년 역사의 의류회사 신원을 일궈낸 박성철 회장을 실제로 만나면 젊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여직원들에게 “요즘 날씨 덥지?”라며 손수 인사를 건네는 ‘자상한 회장님’이다. 7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섬유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낸 눈썰미도 갖췄다. 하지만 주말에도 술을 마셔야 하는 등 기자생활 동안 교회를 못 간 것이 힘들었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서울 영등포 신길 성결교회의 장로로 있다. 그의 경영이념은 ‘청지기 사명’이다.주인의 재산을 철저히 관리하는 믿음직하고 선한 청지기처럼 IMF외환위기를 맞아 회사의 오너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1940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으며,목포고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가족으로는 아내와 세 아들이 있다.
  • [경제현안 이것이 문제] (1) 금리조정 딜레마

    금리가 하반기 우리 경제에 최대 복병이 될 전망이다.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경기 회복 조짐이 일면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우리로서는 금리를 섣불리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올리든 내리든 금리 조정에 따른 부작용만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이 부동산시장이 과열상태였던 2002년 하반기쯤과 지난해 하반기쯤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조정할 기회가 있었는 데도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그러다 보니 이제는 금리가 경제정책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 유동성함정에 빠졌나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의 경로에 있는 금리,환율,신용 부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예컨대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더라도 설비투자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나 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특히 현금이 많은 우량기업 외에 돈이 필요한 기업들은 신용도가 낮아 돈을 빌릴 수가 없다.신용부문은 264조원을 웃도는 가계대출 때문에 제 기능을 잃은지 오래됐고,환율은 수출을 지탱하기 위한 환율안정에만 무게를 싣고 있다. ●올려도 내려도 핵폭탄 금리 인상과 인하에 대한 입장은 제각각이다.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측은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금리 인상은 독(毒)”이라는 논리다. 경기회복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국내 경제가 자생적인 회복력이 상당히 미약해졌다는 점도 근거로 작용한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와 금융비용을 줄이고 소비·투자를 유리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인상쪽에 무게를 두는 쪽도 만만찮다.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미국 일본 등이 금리인상쪽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만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일본이 경기회복에 따라 제로금리를 포기할 경우 그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대출 등으로 가계가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세계경제의 흐름을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금리를 그대로 두거나 인하하면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본유출(Captial Flight)이 불가피하고,국가의 대외적인 신인도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수중에 들어간 상태에서 돈있는 개미들이 갈 곳은 은행과 부동산시장인데,금리는 낮고 부동산시장은 얼어붙어 있어 돈을 굴릴 데가 없다.”며 “결국 해외투자처를 찾아 자금을 이동시키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들어 거주자 외화예금(내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하는 예금)규모가 200억달러에 이르고 있고,이 가운데 개인 돈만 40%를 웃돌고 있는 것 등도 자본 유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반면 외국인의 주식투자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금리대책 서둘러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금리 조정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기업간의 단기거래 금리인 콜금리는 지난해 7월 연 4.0%에서 3.75%로 낮아진 이후 1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현 금리를 유지하면서 해외 자본유출을 억지로 막으려 할 경우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금리를 유지한다고 해도 앞으로 올라갈 것인지,내려갈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히 줘야 시장의 동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상태를 그대로 둔다면 3·4분기부터는 자본유출이 심각해 질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최공필 박사는 “정부가 금리 인상을 한다면 부동산시장의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中企전용 CB’ 설립 늦어질듯

    중소기업의 각종 신용정보를 모아 정교하게 평가한 뒤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는 중소기업 전용 크레딧뷰로(CB·신용정보회사)의 출범이 당초 올 하반기 중에서 내년 하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상당수 중소기업이 신용도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전용 CB가 하루빨리 설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산업은행 등 4개 기관은 최근 중소기업 CB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출자 비율 및 통합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그러나 중소기업 관련 방대한 정보를 선별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출자 비율 등에 있어서도 이견이 커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95만여 중소기업 중 은행 거래를 하는 100만여 기업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데 최소 14개월 정도 걸린다고 참여 기관들이 알려왔다.”면서 “신보측과 은행권의 기업 정보가 성격이 서로 달라 통합,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소비회복 언제되나(중)] 속 깊은 병-가계부채

    서울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39)씨는 지난해 1월 살고 있던 1억 5000만원짜리 A아파트를 전세주고 3억원짜리 B아파트를 구입해 입주했다.당시 1억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한달 수입이 300만원 남짓인 강씨는 매달 90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버거워 지난 4월 원래 A아파트를 내놨지만,찾는 사람이 없다.그나마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성북구에 사는 이모(47·직장인)씨도 전세로 살다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가량을 빌려 2억원짜리 집을 마련했는데,이자비용만 매달 60만원 이상 들어간다.올해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학비 조달도 만만찮아 집을 팔려고 내놨다.월 250만원 남짓의 월급으로는 금융비용과 자녀 학비를 대고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처럼 은행빚을 진 서민·중산층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쪼들리고 있다.생계비 지출 감소는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결국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2·4분기부터 경기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것도 ‘가계부채의 덫’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이래서 나온다. ●가계부채,속병 깊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것은 가계부채에 대한 실체를 잘못 판단한 탓이 크다.”며 “그동안 가계부채를 다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를 너무 쉽게 봤다.”고 털어놨다. 6월말 현재 기업 및 가계대출 잔액은 529조 5000억원이며,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264조 1000억원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의 살림이 최근 들어 더 힘들어 진 데는 은행권의 상환압박과 주택가격 하락 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서민들에게 은행권의 압박은 이중고다.신규 대출은 더 어려워졌고,이미 빌린 돈도 일부를 갚아야만 만기연장이 가능하다.연장하려면 이자를 더 물어야 한다.실제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이 집값의 80%를 넘거나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는 대출금액의 10%가량의 상환을 요구하거나 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물리고 있다. 국민은행경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은 “다세대·연립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경우 대출 만기시 상환압박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불자도 여전히 블랙홀 정부는 올해 안으로 ▲배드뱅크 40만명 ▲개인워크아웃 20만명 등 100만명가량의 신용불량자를 구제할 방침이다.지난 5월말 현재 개인신용불량자는 373만 1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와 금융권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불자 신분을 벗어났거나 벗어날 숫자는 20만명 남짓에 그치고 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격 상승의 기대가 사라지면서 은행권은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긴축대출로 돌아섰고,이 결과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는 층은 서민·중산층”이라고 말했다.이어 “은행권의 대출은 채무상환능력이 고갈된 ‘신용불량자’ 계층에 집중돼 있지만,이들의 소재지조차 파악이 안 돼 채무자의 상환 능력 여부조차 알 길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주병철 김유영기자 bcjoo@seoul.co.kr˝
  • [경제플러스] 1억4000만달러 외화증권 발행

    삼성아토피나는 21일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씨티뱅크를 주간사로 1억 4000만달러 규모의 외화증권을 발행했다.이번에 발행한 외화증권은 기업신용도 AA+ 수준의 우수한 금리조건으로 달러기준 6개월물 리보(Libor)에 0.85%를 가산한 금리(원화 고정금리 4.85% 수준)로 확정됐다.이같은 조건은 올 해외시장에서 한국업체가 발행한 증권 중 가장 낮은 금리가 적용된 것이라고 삼성아토피나는 설명했다.
  • 떴다방식 대출사기 조심

    충남에 사는 민모씨는 지난 5월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낸 A업체의 대출사기에 걸려 150만원의 소개비를 날렸다.이 업체는 가짜 재직증명서를 이용해 은행에서 연 8.1%의 금리로 1500만원을 대출받게 해주겠다며 소개비를 챙긴 뒤 연락을 끊었다. 속초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지난 4월 연 12% 이내로 2300만원까지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D업체의 전화를 받고 보증금 명목으로 카드로 63만원을 결제했으나 대출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 카드 결제 취소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 알선을 미끼로 선수금만 가로채 사라지는 ‘떴다방식’ 대출사기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제 업체들은 생활정보지 광고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저금리로 은행대출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돈이 급한 사람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잠적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금융감독원이 이달 15일까지 수사당국에 통보한 대출사기 건수는 모두 36건으로 지난해 전체건수(35건)를 이미 넘어섰다. 금감원은 대출가능 여부는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묻고 선수금 입금 요구에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자기 신용도에 비해 너무 유리한 대출조건을 제시하거나 금감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들먹이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모럴해저드 부추긴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이 허술해 가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특히 시중은행들이 주택금융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설업체와의 제휴로 파격적인 조건의 중도금 대출에 나서면서 부실을 가중시키고 있다.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 월평균 2조원대를 웃돌다가 올들어 다소 줄긴 했으나,지난 4월부터 다시 2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소득증빙서류등 심사 실효성 없어 시중은행들은 주택 담보대출 때 돈을 빌리려는 사람의 소득,신용도,상환능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기 때문이다.차주(借主)의 소득,신용도,상환가능 스케줄,담보가치 등을 철저히 따져 대출해주는 외국계 은행과 대비된다. 다만 투기지역 지정 여부 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을 40∼60%로 차등화해 대출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차주의 소득증빙 서류 등을 대출심사 기준에 반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소득증빙을 못하면 정상 대출이자(5∼6%)에 0.25% 포인트 더 내면 그뿐이다.우리·신한 등 나머지 은행들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중도금대출이 더 큰 문제 최근 2∼3년 전부터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건설업체와 시중은행들이 제휴해 너도나도 파격대출에 나섰다.분양가의 10% 가량만 내면 중도금(분양가의 40%대)은 이자후불제,무이자 융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이 때문에 투기세력들은 아파트 몇채씩을 신규 분양받으면서 특정 은행에 중복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거나,여러 은행에서 나눠 대출받기도 한다. 하지만 각기 다른 은행에서 빌린 중도금 대출은 은행간의 신용정보가 교류되지 않아 교차확인을 할 길조차 없다.주택경기가 부진해 아파트값이 폭락할 경우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얘기다. ●선도은행이 제 역할 해야 시중은행들은 LTV 조정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고,앞으로 신용평가시스템도 보강하는 만큼 큰 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국내 은행들의 신용평가가 초보단계인 것은 사실”이라며 “오는 10월부터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적용해 주택 담보대출이더라도 고객별로 금리를 차등화시키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급랭으로 담보대출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기존의 무분별한 주택 담보대출은 시장이 침체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국내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은행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쫓는데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선도은행들이 가계는 물론 중소기업의 대출 등과 관련해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최근 주택담보대출 행태를 보면 2000∼2001년 카드업계의 선두그룹인 삼성·LG카드가 무리한 공격경영을 하는 바람에 다른 카드사들까지 휩쓸려 골탕을 먹었던 상황과 비슷하다.”며 “양적 경쟁보다는 단기상품들을 장기상품으로 전환하는 등 상품개발을 통해 리스크(위험)를 근본적으로 줄여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병철 김유영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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