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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다 배신은 예수의 지시”

    예수와 제자 가롯 유다의 관계를 기술한 고문서 ‘유다복음’(The Gospel of Judas)의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미국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가 6일(현지시간) 처음 공개한 복음서는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 기존 4대 복음서와 다르게 유다의 배반을 해석하고 있다. 유다가 예언을 실현하려는 예수의 지시에 따라 배신했다는 것이다. 유다복음은 예수가 유월절을 축하하기 3일 전 유다와 1주일 동안 나눈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는 기술로 시작된다. “너는 오랫동안 저주를 받게 될 것이지만 그들을 다스릴 것이다.”,“너는 모두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너는 인간의 형상인 나를 희생시킬 것이다.” 논란이 되는 복음서 주요 내용들이다. 예수가 유다에게 직접 건넨 말들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도록 ‘선택받은 제자’라는 점이다. 마가복음에는 유다가 자살한 것으로 돼 있지만 유다복음에는 예수의 용서를 받은 유다가 사막으로 고행을 떠난 것으로 기술됐다. 유다복음 주석서를 쓴 로돌프 카서 교수는 “예수는 자신을 육신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사람이 필요했고 적보다는 친구를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에번스 교수는 “예수와 유다가 나눈 사적인 대화여서 예수의 공개발언만 기록한 신약성서의 4대 복음서에는 실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카이로의 ‘와타니’ 편집자인 유세프 시드홈은 “이 문서가 유다를 배반자로 보는 기독교의 중심 생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다복음은 서기 300년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1970년대 이집트 사막에서 발견된 뒤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법에 따라 진본임이 확인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파피루스에 고대 이집트어인 콥트어로 적힌 26쪽 분량을 번역,9일 영어·불어·독어 등 세 언어로 출간한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경제플러스] 남양알로에 社名 ‘유니베라’로

    남양알로에가 창사 30주년을 맞아 천연물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사명을 ‘유니베라’로 바꾼다. 유니베라는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명을 변경하고 세계 천연물 건강기능식품, 신약,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병훈 대표는 “소재를 알로에에서 천연물로 확대하고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중국 등 15개국에 직접 판매법인을 세워 암웨이, 허벌라이프 등과 경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가 줄기세포은행’ 신설 추진

    논문조작 사태로 주춤한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었다. 민간 연구기관을 공적인 형태로 운영하는 ‘국가 줄기세포은행’을 설립하고, 교포와 외국인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범민족 줄기세포연구 네트워크’를 신설하는 등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산·학·연 줄기세포 전문가들로 구성된 ‘줄기세포연구 종합추진계획안’ 연구기획팀은 30일 이같은 내용의 중간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달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종합추진계획’을 완성한 뒤, 상반기 중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제출해 내년도 연구사업 및 예산 편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연세대 김동욱 교수는 “서울대, 미즈메디병원, 차병원 등 줄기세포 수립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민간 연구기관들의 운영에 국가가 참여, 공적인 부문으로 끌어모은 ‘국가 줄기세포은행’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과학자는 물론 해외 한인 또는 외국인 과학자들을 참여시키는 ‘범민족 줄기세포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줄기세포에 대한 정보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연구기획팀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임상적용이 가능한 줄기세포 확립 기술, 분화기술, 이식세포의 안전성 및 기능성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과기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수립기술은 세계 선두권이지만, 분화및 신약 개발 등 응용기술은 선진국에 뒤처져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토종 사모펀드 ‘론스타 처럼’

    토종 사모펀드 ‘론스타 처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보고펀드’의 비씨카드 인수 추진을 계기로 ‘제 역할 찾기’에 나섰다. 외국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4조원대 차익을 눈앞에 두고, 적대적 성격의 아이칸 펀드(아이칸 파트너스 등)는 KTG 경영권을 압박하며 3000억원대의 미실현 주가차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토종 펀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보고펀드와 MBK가 선두주자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변양호·이재우 대표가 이끄는 보고펀드와 김병주 전 칼라일 아시아 회장의 ‘MBK파트너스’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보고펀드는 최근 5110억원의 자금을 앞세워 비씨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인 우리·조흥·하나 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60여건의 인수대상 물건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면서 올해 안에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2개 제조업체를 추가로 인수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형 시중은행과 맞서기 위해 기업·부산·대구·전북 등 4개 은행을 전략적으로 통합, 공동브랜드를 사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문제도 주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외국계 펀드인 아시아퍼시픽어피니티(APAEP)와 함께 HK상호저축은행에 대한 1174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각각 25.5%의 지분을 나눠 갖고 이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자본구조 개선 등을 주도해 내재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자대상 물색에 동분서주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PEF가 소극적인 ‘재무적 투자(자본투자)’에만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 본래 설립 취지를 살려 적극적인 경영권 행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첫 시도라는 데 의미를 지녔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다른 PEF도 자본투자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기업은행KTB’는 지난 20일 중외신약의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150억원을 투자하고, 중외신약의 헬스케어 의료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6개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끝냈으며, 올해 안에 혁신형 중소기업을 골라 51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맵스자산운용의 ‘미래1호’는 법정관리중인 피혁업체 신우㈜의 지분 95%와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투자임원을 현지에 파견했다. 맵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안에 3,4호 펀드를 추가 설정하고, 대우건설 등의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하나금융지주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가 고배를 마신 ‘한국H&Q국민연금’도 약정액 3000억원을 100% 쏟아부을 매물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토종 키우려면 규제완화 필요 토종 사모펀드는 출범한 지 1년 정도 지났지만 기대만큼 제 구실을 못해 ‘개점휴업’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국내 1호 ‘칸서스1호’(지난해 3월29일 등록)는 3900억원을 모으고도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다 진로 인수전에서 실패한 뒤 투자신뢰를 잃고 곧 해산될 운명에 놓였다. 일반 공모펀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특정종목에 10% 이상 투자금지’ 등 많은 제약을 받는 데 반해 사모펀드는 특정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결성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 자본이 국내 굵직굵직한 기업들을 주물럭거릴 때 비상장기업에 찔끔찔끔 투자하거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연기금처럼 뒤에 물러나 자금만 빌려주는 형태의 사업에 안주해 온 게 사실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고펀드의 직접 인수 추진은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면서 “다만 토종 펀드를 활성화하려면 법인 20억원, 개인 10억원 등 투자자의 출자금을 제한하는 규제가 완화돼야 하고, 사모펀드에 대한 인수대상 기업들의 부정적 편견 등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올 주총 화두는 ‘경영권 방어’

    올 주총 화두는 ‘경영권 방어’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마무리된다. 올 주총에선 KT&G-칼 아이칸의 지분 표 대결을 계기로 ‘경영권 방어’가 화두에 올랐다. 소액주주들의 ‘권리 찾기’도 시끌벅적하게 진행되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오는 29일 외환은행의 주총에선 대주주 론스타의 무배당 방침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27일 증권결제예탁원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336개 결산법인이 주총을 갖는다. 이로써 이달 안에 1541개 법인 가운데 99.1%인 1527개사가 주총을 마친다. KT&G와 아이칸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19일 주총에서 아이칸측이 내세운 사외이사 1명이 이사회에 진출함으로써 일단 ‘휴전 단계’에 들어갔다. 양측의 우호지분 확대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불씨는 언제든 더 크게 불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먹고 먹히는 국일-신호 제지 KT&G 사태에 가려졌지만 국일제지와 신호제지의 경영권 다툼도 살벌한 자본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국일제지는 지난해 8월부터 신호제지에 대한 주식 매집→경영권 압박→이사회 장악→반발 소송→우호지분 확보 등을 거친 끝에 지난 20일 주총에서 공동대표 선임에 성공했다. 신호제지 경영진의 임기를 일단 보장하는 조건이지만, 결국 지난해 매출액 389억원의 ‘새우’ 국일제지가 5843억원의 ‘고래’ 신호제지를 집어삼켰다. 지난해에도 치열한 공방을 벌인 의류매장업체 세이브존아이앤씨와 이랜드월드는 올 주총에서도 감사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이랜드월드가 2년 연속 패함으로써, 지분을 팔고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총 때에는 9개 상장사들이 의결권 분쟁을 벌였다. 이 가운데 소버린과 맞붙은 SK㈜ 등 7개사가 ‘방어’(회사안 가결)에 성공했고,1개사(아세아조인트)만이 경영권을 따냈다. 나머지 1개사는 법정 대결을 하고 있다. 올해는 KT&G 등 3개사가 분쟁에 휩싸여 2개사는 ‘불씨를 안은 절충안’을 마련했고,1개사는 경영권을 방어했다. ●소액주주들도 표로 경영진 압박 특히 올해는 주식 가치를 높이려는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압박하고 외국자본처럼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표 대결마저 불사하는 사례도 많았다. 일성신약의 지분을 4.5% 갖고 있는 표모씨는 “회사가 이익을 내고도 배당금을 적게 주고 주주권익을 무시한다.”면서 다른 주주들을 규합, 최대 주주가 추천한 감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통신기기업체 케이앤컴퍼니는 지난 20일 주총에서 ‘경영진이 적대적 M&A로 실직하면 대표이사 30억원 등 퇴직보상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올렸다가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우티엔씨, 서울식품공업 등도 이같은 ‘황금낙하산’ 도입이 소액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배당 줄어도 사외이사는 거물로 올해도 여전히 법조인, 고위 공무원 등 ‘간판급’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선임됐다. 중소기업청 출신의 오형근 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 3년 임기의 이노츠 감사로 선임됐다. 시스템설계업체 엔빅스는 노희도 전 정보통신부 국장과 윤홍선 전 국무총리실 수석비서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석일현 전 금융감독위원회 실장을 감사로, 한국신용정보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이장훈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또 서영제 변호사가 한솔제지 사외이사로, 검사장을 지낸 류재성 변호사가 동부제강의 사외이사로 일하게 됐다. 김인호 전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삼천리에 몸을 실었다. 올해 1426개 상장사 주총에서 결의한 주주 배당총액은 지난해보다 1.68% 줄어든 10조 4200억원에 그쳤다. 경상이익 등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주당 5500원), 한국전력(1150원),SK텔레콤(9000원) 등 대기업은 지난해 수준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총에선 대주주가 경영권 방어에 급급한 희한한 안건을 상정하고, 소액주주는 투기자본을 본떠 경영진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면서 “기업과 주주가 상생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인간대체 실험생쥐 국내 개발

    치매, 유방암 등의 인간질병 유전자를 가진 실험동물이 국내에서 개발돼 특허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소속 국립독성연구원은 22일 신종 유방암 유발 생쥐, 치매 유발 생쥐, 당뇨 유발 생쥐 등 인간유전자가 발현되는 인간 대체 토종 생쥐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체 실험동물은 모두 9건으로 현재 특허 출원 중이며, 이 가운데 유방암과 치매 유발 생쥐는 이미 특허 등록을 마쳤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종 유방암 유발 생쥐인 유순이는 자궁암을 유발하는 인간 유전자가 이식된 생쥐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수의과대학의 실험동물로 지원돼 효능을 인정받았다.또 생쥐 독돌이는 세계 최초의 독성 평가용 생쥐로 인간과 같은 약물대사 과정을 나타내기 때문에 약물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 안전성을 규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치매 유발 생쥐들 역시 치매의 발병 기전을 연구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 실험생쥐들은 질병 유발 유전자를 미세 주입한 수정란을 대리모 생쥐에 이식하는 과정을 통해 태어났으며,DNA지문 검사에서 인간 질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성연구원 실험동물자원팀 조정식 팀장은 “인간 질병유발 실험동물들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모델동물로 의학과 생명공학분야 연구에 적극 활용되고 있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CEO칼럼] 2만달러 시대를 위한 고언/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CEO칼럼] 2만달러 시대를 위한 고언/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우리는 오랫동안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갈망했다. 또 이를 선진국에 진입하는 통과 의례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90년대 말 외환위기의 여파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건실해졌고,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2010년에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은 이미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 국가는 모두 23개국이며,3만달러 이상도 16개국이나 된다. 선진국 기준이 3만달러인 셈이다. 때문에 2만달러대 국가인 이탈리아나 캐나다는 경제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2만달러 시대를 최대한 앞당기며,3만달러를 내다보는 경제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진입뿐 아니라, 턱 밑까지 쫓아온 중국을 따돌리고 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기존 산업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21세기형 신(新)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에서는 이미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차세대성장 동력사업으로 지능형 로봇과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신약 및 장기 등 10대 산업을 선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도 미래지향적인 ‘수종(樹種)’사업을 발굴해 핵심 양을 투입하고 있다. 그야말로 ‘제2의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던 바이오 분야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른바 ‘황우석 사건’이 지난해 12월 터져 나라를 들쑤셔놓았다. 개인적으로는 황우석 박사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국민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사건의 여진이 가라앉고 있는 터여서 차분하게 ‘복기(復碁)’를 해봤다. 문득 장자(莊子)에 나오는 ‘목계론(木鷄論)’이 떠올랐다. 닭싸움을 좋아했던 제나라 왕을 위해 기성자가 싸움닭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열흘쯤 돼서 왕이 불러 물었다.“닭이 다 됐느냐?”,“아직 멀었습니다. 위세를 부리고 힘에만 의존하려 듭니다.” 그 후 열흘 뒤 다시 불러 물었다.“아직 덜 되었습니다. 소리가 나거나 그늘이 들면 그와 싸우려 듭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물었다.“상대를 보면 노려보고 기세를 꺾지 못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난 뒤 비로소 “이제 됐습니다. 다른 닭이 울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마치 나무로 깎아놓은 닭과 같습니다. 덕(德)이 갖춰져 다른 닭들이 대들기는커녕 등지고 도망쳐 버립니다.”라고 답했다. 필자는 제나라 왕에게 눈길이 갔다. 제나라 왕은 기성자에게 싸움닭의 훈련을 맡긴 뒤, 그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기다렸다. 무소불위 권력을 지닌 왕이라면 서둘라고, 혹은 재촉을 하거나 이런저런 간섭을 했을 법도 한데, 열흘에 한번씩 경과만을 물었을 뿐이다. 목계론은 지나친 조급증과 성과지상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황우석 사건’을 잉태시켰는지 자문(自問)해봤다. 그리고 이제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나라 왕이 되는 일이라고 자답(自答)한다. 걸음마를 내딛는 차세대 사업에 대한 지원과 격려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포석이 필요하다. 물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옥석을 가릴 것은 가리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 제약업체 205곳 의약품 제조·관리실태 첫 공개

    제약업체가 고품질의 약을 만들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GMP(우수의약품 제조 관리기준) 평가등급이 27일 최초로 공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날 의약품 제조업체 20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GMP 차등평가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업체별 등급을 공개했다. 등급은 우수, 양호, 보통, 개선필요, 집중관리 등 5개 등급으로, 대상 업체 중 15개 제약사가 우수업소로 꼽혔고 23개 제약사가 최하위 등급인 집중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식약청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국내 제약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제품·품질관리실태 조사에 착수해 시설운영과 위생관리, 원자재와 완제품의 보관관리 등 GMP운영기반 전반을 평가했다.GMP란 우수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원료 입고에서부터 제품 출고의 전 과정에서 지켜야 할 국제품질관리기준으로 1994년부터 적용이 의무화됐다. 이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은 업체는 ▲녹십자 ▲대웅제약 ▲동국제약 ▲동아제약(달성·천안공장) ▲동화약품공업 ▲SK케미탈 ▲LG생명과학 ▲종근당 ▲태평양제약 ▲한국로슈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쉐링 ▲한국얀센 ▲한국엠에스디 ▲한독약품 등이다. 최하위 등급 업체는 ▲경방신약 ▲경인제약 ▲경진제약사 ▲구미제약 ▲극동제약(인천공장) ▲기화제약 ▲대림제약 ▲대일화학공업 ▲돌나라한농제약 ▲동의제약 ▲동인당제약 ▲목산약품 ▲삼영제약 ▲서울제약 ▲쎌라트팜코리아 ▲영풍제약 ▲위더스메디팜 ▲인바이오넷 ▲일심제약 ▲태극약품공업 ▲한국웰팜 ▲한국프라임제약 ▲한중제약 등이다. 집중관리를 받게 될 이 업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제조시설이 노후화되고 전문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모든 제약사가 의무적으로 GMP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허가를 받고 판매되는 약품은 기본적으로 안전한 제품들이지만, 제약업계 전체적인 질적 향상을 위해 이번 평가결과를 공개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집중관리등급을 받은 업체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약사감시를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우수·양호 업체에 한해서는 자율관리를 확대하는 등 평가결과에 따라 제약업체를 차등관리할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산 간암치료제 ‘밀리칸주’ 탁효

    국내서 개발된 간암치료제 ‘밀리칸주(홀뮴-166)’에 대한 임상 결과가 국제적 암 전문 학술지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 밀리칸주는 지난 98년 세브란스병원과 원자력의학원, 동화약품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간암치료제로,‘홀뮴 166’과 ‘키토산 화합물’을 이용한 세계 첫 방사선의약품. 이 치료제는 2001년 국산 신약 3호로 등재됐다. 이 약품은 의료진이 초음파로 환자의 간 부위를 살피면서 직접 종양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하며,1회 치료시 환자 부담금이 50여만원으로 다른 간암 치료법에 비해 저렴하다. 이에 대해 AACR 저널은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이 99년부터 2000년까지 지름 3㎝ 이하 크기의 간암 환자 40명(남자 27명, 여자 13명)에게 밀리칸주를 투여한 뒤 26개월간 관찰한 결과,77.5%(31명)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죽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종양 크기가 2㎝이하인 12명 중 11명은 종양이 완전 괴사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등 7개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면 간암 외의 질환에도 이 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 교수는 “시술 효과 및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밀리칸주가 초기 간암에서 최선의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방송사 의학다큐 잇달아 편성

    웰빙 가운데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은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채로운 건강 프로그램이 봇물이다. 세계 의학 현장에서부터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산업으로 조명되고 있는 한의학, 최첨단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 의학 다큐멘터리들이 잇달아 등장해 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준다. 지난달 출범한 프라임 의학 채널 비타민TV가 60부작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중국(중의학)을 시작으로 일본(장수) 미국(암) 독일(대체의학) 한국(성형) 등 나라별 테마를 잡아 12편씩 제작하게 된다. 12일(오전 10시·오후 9시)과 24일(오전 11시·오후 10시) ‘13억 중국 의학 현장을 가다’ 1·2부가 먼저 준비됐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양의학 중심지 중국 산시성 셴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신(五神)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두 소개한다. 세계 대체의학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중국 정부의 의료 산업화 정책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오신은 4명의 의사와 하나의 진기한 과일을 일컫는다. 칼을 들면 신의 경지에 오른다는 신도 장차오당, 진맥 최고수인 신맥 핑우천, 신침 당진팡, 신약 덴진평과 하늘이 내린 과일이라는 신과가 그 주인공이다. 아리랑국제방송은 3부작 다큐멘터리 ‘세계로 가는 동양 의학’을 11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방송한다. 미국 등 서양에서 미래의학 또는 대체의학으로 각광받으며 확산일로에 있는 동양의학의 현주소와 국가전략상품으로 개발되며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는 중의학을 살펴보는 한편, 국내 고유 한의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점쳐본다. MBC스페셜은 12일과 19일 오후 11시30분 2부작 다큐멘터리 ‘첨단의학, 상상을 실현하다’를 내보낸다. 1부에서는 최근 성공적으로 안면 이식 수술을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사벨 디누아르(프랑스)의 소식을 전하며 안면 이식 수술의 부작용과 한계도 살핀다.2부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최첨단 인공 신체와 장기 등을 집중조명할 예정이다.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뛰어넘는 인공 팔과 다리에서부터 청각, 신경, 시각 등이 소개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미 FTA] 분야별 파장

    ■ 농산물 농업부문은 쌀 협상 못지않게 국내에서의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모든 농축산물과 낙농제품 등에 대해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쌀은 10년간 관세화가 유예됐기 때문에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농업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조원 감소, 농촌경제연구원이 2조∼8조원 감소로 추정했다. 대미 농산물 수입도 2조원 증가가 점쳐진다. 특히 우유와 낙농제품의 수입은 515% 증가, 지금도 공급 초과인 국내 낙농업체의 피해가 우려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과정과 맞물려 진행되겠지만, 미국측 주장을 그대로 들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항목별로 대응전략이 다르지만 곡물류 등 모든 관세율을 10년이나 15년 등에 걸쳐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쇠고기·닭고기·돼지고기 등에 대한 국내 수입관세는 현재 20∼40% 수준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취약한 농업경쟁력 때문에 대미 농산물이 유입되면 농업 생산기반이 위축될 것”이라면서 “특히 곡물류의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농산물의 대미 수출은 가격경쟁력 때문에 크게 증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 서비스 금융·법률·의료·교육·회계 등 서비스 분야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무역적자는 단기간에 18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의 생산은 9조 4000억원, 고용은 17만 1200명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송영관 박사는 “특히 금융과 법률·회계, 농수산물 유통 등에서의 변화가 클 것”이라면서 “FTA 체결로 남아 있는 규제가 사라지면 선진화된 미국 금융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회계·법무법인의 한국지사 설립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교육 분야에선 미국이 의료기관과 학교의 영리법인화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시범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한·미 양국이 의사면허를 서로 인정해 주는 문제와 미국산 신약과 신기술을 건강보험으로 책임지게 할지 등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대학의 국내 진출과 관련,“이미 사교육 분야에서 미국 자본이 들어오는 데 별 제한이 없다.”면서 “초·중·고교는 공공적 성격이 강한 데다 수익성이 떨어져 미국이 진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산품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두 나라 공산품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우리 제조업의 대미 교역은 711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생산은 단기적으로 3조 3000억원, 장기적으로 18조 7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고용은 단기적으로 4만명, 장기적으로 20만명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전자·휴대전화 등의 수출효과가 크고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섬유류도 10%인 관세율이 폐지돼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자동차는 미국이 유리하다. 미국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의 수입관세는 평균 2.5%이지만 국내로의 수입관세는 8%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관세를 낮출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TV처럼 미국과 FTA를 이미 체결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추가적인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교역 측면에선 관세인하 등으로 대미 무역수지가 97억달러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효율성이 증가돼 전 세계적으로 무역수지가 235억달러 개선될 전망이다. 대미 경쟁력이 취약한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의약품·화장품·정밀화학품·정밀기계·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등이다. ■ 문화 영화와 방송 등 ‘시청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부문도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미 무역대표부(US TR)는 ‘세계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수년간 한국 영화·방송 산업에 대한 무역장벽을 언급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의 기조가 한·미간 FTA 협상 테이블로 그대로 옮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부문에서는 정부가 미국의 주장을 전격 수용,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국내 영화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극장체인을 갖춘 거대 영화사들이 투자하고 배급하는 영화는 큰 피해를 보지 않겠지만 군소 영화사가 만든 영화는 대형 영화사와 미 할리우드 자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강준구 연구원은 “미국이 지상파 20%, 케이블 방송 50%로 제한한 한국에서의 외국 프로그램 비율의 상한선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측 요구를 들어줄 경우 소규모 외주 프로덕션들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 특히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적 지위에 대해 미국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시론] 의료개혁 논의 잘못됐다/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의료정책 교수

    [시론] 의료개혁 논의 잘못됐다/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의료정책 교수

    의료산업 발전, 의료시장 개방, 민간 의료보험, 의료 선진화, 규제완화 등…. 연초부터 의료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발신지가 주무 당국인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주로 경제 부처라는 점이 당혹스럽다. 그러나 감사원장까지 나서서 대기업이 의료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거드는 마당이니 마냥 담당 부처 타령만 할 일은 아닌 듯싶다.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서 의료시장을 개방할 수 있다고 한 대통령의 신년연설도 예사롭진 않다. 정책의 상당수는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나름대로’ 주장하는 것이라 꼬집어 잘못을 지적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에나 빠지지 않는 두 가지,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과 민간 의료보험 문제는 그냥 넘기기 어렵다. 먼저 의료서비스 산업을 육성하자는 주장부터 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생명공학이나 신약개발과 같은 과학기술 분야가 아닌 한 이런 정책목표는 크게 잘못되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의 의료산업 육성론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 대신 의료서비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장동력이 된다는 것은 어림없는 낙관이거나 의도적인 부풀리기다. 의료서비스로 산업적인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더 많이 또는 더 비싼 의료를 소비하게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 건강향상이나 편익을 위해 이래야 한다면 백번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어떤 잣대로 보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 이용이 부족하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첨단 의료장비의 세계적인 전시장이라는 소리도 있듯 싸구려 의료는커녕 과잉 서비스를 걱정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산업을 키워 봐야 국민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을 빼고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없다. 혹은 싱가포르처럼 의료서비스의 수입을 대체하거나 수출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실상이 부풀려져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대통령이나 정부부처의 핵심적인 정책의제가 될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를 촉진한다거나 고용증대 효과가 있다는 것도 근거가 빈약한 주장에 그칠 뿐,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요한 이유로는 충분치 못하다. 민간 의료보험을 활성화하자는 것도, 정책목표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이 여전히 부실한 마당에, 정부가 앞장서 민간보험을 확대하는 것이 과연 어떤 정당성이 있는가. 금융당국이나 정부부처가 보험산업의 육성이나 국민들의 의료비 마련을 위한 노력에 마냥 무심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이것이 국민의 기본적인 건강보호보다 더 중요한 정책목표가 될 수는 없다. 또 정말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걱정한다면 건강보험의 보장수준을 높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다. 보건당국뿐 아니라 경제부처나 감사원의 임무도 이러한 목표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어야 마땅하다. 국가의 재정운용을 다루는 경제부처들은 민간보험을 확대하여 건강보험에 들어가는(또는 들어갈)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정부 재정이 더 튼튼해지는 반면 개인이나 기업이 그 부담을 대신 지는 것이라면 누구를 위한 재정건실화란 말인가. 그렇다면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정작 고칠 것은 따로 있으니 대안이 없을 수 없다. 비록 구체적인 정책은 만만치 않지만 큰 원칙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민간보험 활성화 대신 건강보험을 더 튼튼하게 하고, 상업적 의료서비스 육성이 아닌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진정한 의료 개혁을 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이 대안이 국민의 건강과 경제에 모두 이롭기 때문이다.
  • 삼성, R&D에 7조8000억 쏟아부어

    삼성, R&D에 7조8000억 쏟아부어

    ‘선택과 집중’‘글로벌 투자 확대’. 올해 10대 그룹의 투자는 성장동력과 고부가가치 분야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와 함께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과 거세지는 무역장벽을 피하기 위한 해외 투자도 확대된다. ●성장동력 R&D에 집중 투자 대그룹의 설비투자는 경기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올해 설비투자는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집중 투자했던 반도체 설비투자는 오히려 줄어든다. 대신 R&D(연구개발) 부문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다. 차세대 성장엔진에 집중 투자, 장기적으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상품을 개발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의 경우 올해 R&D투자비는 7조 8000억원으로 대부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고부가 선박, 나노소재 등에 쏠려 있다.LG의 경우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연구개발 투자는 무려 20%나 늘려 잡았다.3G(3세대)폰과 위성·지상파 DMB폰,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LCD(액정표시장치)등이 집중 투자 대상이다. 클린 에너지와 신약개발 부문도 빠지지 않는다. 현대차도 연구개발비를 신차와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주로 투입한다. 총 투자비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이를 정도다. ●글로벌 투자 부문 확대 해외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정보통신 부문의 해외시장 강화가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전화 공장을 신설하는 등 해외공장을 통한 생산 비중을 3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LCD 부문은 올 상반기에 폴란드 LCD 모듈공장 착공으로 한국 구미·파주-중국 난징-폴란드로 이어진다.PDP 부문은 구미 PDP공장 A3 2단계 투자와 폴란드 디지털TV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한국 구미-멕시코-중국 난징-폴란드를 잇는 PDP 글로벌 생산체제도 구축된다. SK는 중국과 미국, 인도, 베트남 등 6대 글로벌 전략 거점에 재원을 집중 투자한다. 중국에서는 복합주유소, 자동차 경정비사업 패션사업 등을 육성하고 베트남에선 통신사업 투자가 늘어난다. ●효자 부문 집중 육성 투자비의 대부분이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부문과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것도 특징이다. 전자·전기·화학 부문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잠재력과 경쟁우위성,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분석에서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R&D 부문을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 투자가 대부분 현금 흐름의 효자 역할을 하는 계열사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등 전자부문을 집중 키운다. 고부가 선박, 정밀 과학기기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의 투자 규모도 크게 늘린다. LG 역시 연구개발 투자비 3조 2000억원 가운데 전자 부문에 2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SK는 에너지·화학 사업에 3조원, 정보통신에 2조 4000억원 등 주력사업군에 집중 투자한다.GS는 에너지 부문과 GS EPS 2호기 발전소 건설, 편의점 등 그룹의 버팀목을 하는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쌍용차는 25일 장쯔웨이 대표와 최형탁 사장이 직접 ‘중장기 경영계획’을 발표,2010년까지 2조원을 들여 평택공장 생산능력을 10만대 확대하고 판매대수도 지난해의 2.4배인 34만대 규모로 늘려 내수시장 점유율을 13%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찬희 류길상 김경두기자 chani@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광역단체장 새해 설계] 박준영 전남도지사

    [광역단체장 새해 설계] 박준영 전남도지사

    “신 해양시대를 지향하면서 생명력이 넘쳐나는 녹색의 땅, 전남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겠습니다.” 109년 만에 광주에서 전남 무안으로 도청을 옮겨 새 시대를 연 박준영 전남지사는 ‘동북아 물류·관광·미래산업의 중심지’라는 기치 아래 4대 발전전략과 7대 역점시책을 마련하고 예산 3조 6058억원을 배정했다. ●녹색의 땅 박 지사는 11일 “생명산업인 쌀 농사는 친환경 농법 확산으로 명품쌀과 유기농쌀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22개 시·군마다 ‘1유통 및 가공회사’를 세워 1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또 천연자원연구원을 설립, 산야초를 원료로 하는 약품이나 식품을 만들고 대체 소득작목 개발과 경관림 3500㏊ 조성, 녹색농촌·체험마을 등으로 농외소득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전남도는 해마다 사람 3만 7000여명이 떠나고 지역자금 2조 7000여억원이 빠져 나간다.”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은 물류거점지로, 대불산업단지 자유무역지대는 조선산업 집적화로 특화해 일자리를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의 미래를 확 바꿀 첨단산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8년까지 나주시와 화순군에 생물산업 연구센터와 지원센터(710억원), 장성군에 나노생물소재 실용화센터(300억원), 율촌산업단지에 첨단부품소재 표면기술센터(450억원), 곡성군에 생물적 방제산업 집적화센터(300억원) 등이 들어선다. ●바다가 미래다 오는 2012년 세계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하는 것이 전남의 신해양시대를 여는 기폭제로 여긴다. 여수 소호와 화양지구에 호텔과 골프장, 컨벤션센터(회의장) 등이 착공됐다. 박 지사는 “전남의 섬과 해안선·갯벌 등을 활용해 해양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바다와 갯벌에서 나는 해조류와 천일염 등을 원료로 해 기능성 식품에서 신약까지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도청 이전지인 남악신도시, 해남·영암 관광레저형,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나주시 금천면 일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건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전남 발전의 튼실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안 남기창기자kcnam@seoul.co.kr ■ J-프로젝트란 전남의 지도를 바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이 언제쯤 첫 삽을 뜰까. 사업시행자인 민간투자자들이 개발계획을 수립해 승인을 받고 실시설계를 마치려면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광레저도시 추진기획단에서는 “J-프로젝트 성패는 간척지 무상양도와 강원랜드처럼 내국인 카지노 출입 허용으로 좁혀진다.”고 진단했다. 또 수조원에 달할 간척지 기반조성비도 국가가 부담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는 현재 간척지(2700만평)에 대한 양도양수를 농림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키로 한 자본금은 7개 기업에서 7040억원이다. 자본금을 1조∼1조 5000억원으로 늘려 상반기 안에 출범할 계획이다. 박준영 지사는 “J-프로젝트가 겨냥하는 최대 시장은 중국이기 때문에 카지노 허가라는 전제 아래 모든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와 함께 J-프로젝트의 양대 선도사업인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를 2009년도에 개최한다는 목표로 본계약을 남겨둔 상태. 하지만 F1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하고 사업비(2000억원)도 만만찮은 부담이 되고 있다.J-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총 30조원. 해남·영암 간척지 3000여만평에 2016년까지 카지노와 골프장 등 별장형 도시(50만명)를 만들어 연간 관광객 1000만명을 끌어들인다는 게 목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롯데쇼핑·미래에셋·우리홈쇼핑 ‘빅3’

    올해는 어느 해보다 주식시장에서 공모주를 노려볼 만하다. 증시 활황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알짜배기 종목들이 쏟아지고, 공모주의 수익률도 꽤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일부 대어급 공모주에는 공모가격을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작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 10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증시상장을 통한 조달한 자금규모는 지난해(1조 3015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3조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2000년 코스닥 붐이 거세던 시절의 공모주 규모가 2조 5507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증시 활황이 어느 정도 열기인지 짐잠할 수 있다. 이 공모주가 증시에 상장되면 주가상승으로 약 10조원의 신규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장 예상기업의 수는 1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증권사 주간사를 선정한 곳만 70여곳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모두 78개 기업이 증시에 선보였다.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에 67곳이 상장됐다. 올해 상장될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홈쇼핑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7∼8일에 일반 공모청약을 받기로 했다. 총 공모주는 411만여주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예비사업설명서에서 공모예정가를 주당 4만 3000∼5만 3000원으로 제시했다. 롯데쇼핑은 아직까지 공모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8조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종 업종인 신세계 주가가 40만원을 웃돌고 시가총액이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점과 비교해도, 롯데쇼핑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우량 공모주 100% 수익률 우리홈쇼핑과 인터파크 관계사인 G마켓도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이다. 우리홈쇼핑은 상장을 통해 T커머스(TV주문상거래),M커머스(휴대전화주문상거래) 등 차세대 성장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상장후 전망이 매우 밝다. 제조업체로는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인천도시가스와 경신공업 등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신약 핵심물질 제조업체로 바이오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10년 동안 20억달러 상당의 바이오신약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자금융은 현금지급기(ATM) 등 금융관련 자동화기기와 관리시스템 전문업체다. 최근 개발한 금융종합운영관리시스템(NTMS)이 주목받고 있다. 이달에는 유진테크 등 8개 기업이 공모에 나선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해 12월에 상장된 14개 기업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주가는 공모가격보다 평균 7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비스는 공모가 보다 무려 272%나 올랐다. 모젬, 디오스텍, 제일연마공업 등도 몇차례 상종가를 기록하며 100% 이상 상승했다. 공모가 보다 떨어진 종목은 없다. ●매입이 쉬운 공모주펀드 괜찮아 공모주 청약은 주간 증권사의 본점이나 지정된 지점을 방문해 청약증거금, 환불금, 배정주식이 들어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공모주 청약서를 작성한 뒤 증권사가 정한 청약증거금을 납부하면 된다. 공모주청약은 인터넷과 계좌이체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증권사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청약증거금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보통 공모주 발행가격의 50%를 청약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청약기간은 보통 2일 정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기 공모주의 경우 주식배정 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예도 많다. 주식배정을 받지 못하면 청약증거금은 즉시 환불된다.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가 직접 나설 수도 있지만 공모주에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주 펀드를 말한다. 공모주 펀드는 투자금의 일정액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11개 공모주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지난해말 기준)은 12.62%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평균 1.86%)을 웃돈다.‘아이리치풍년혼합’은 연 수익률이 20.75%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방문해 유가증권신고서, 사업설명서(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참고해 공모가격이 적정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면서 “증시 상장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LG, 올 대졸 6500명 신규채용

    LG, 올 대졸 6500명 신규채용

    LG그룹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규모를 6500명으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6200명보다 300명 늘어난 것이며 특히 미래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부문별로는 ▲전자계열 4700명 ▲화학계열 850명 ▲통신·서비스계열 950명 등이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가 지난해와 비슷한 3000여명을 채용한다. 특히 휴대전화·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 부문 등 고부가가치·핵심기술개발 분야 R&D 인력을 1500명 이상 충원, 전체 R&D 인력을 1만 3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 중국, 인도,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 등 주요 전략지역의 휴대전화 R&D센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휴대전화 부문 R&D 인력을 지난해 4000명 수준에서 올해에는 5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LG필립스LCD는 파주 LCD단지의 본격 가동에 맞춰 대졸 신규 인력 1500명과 기능직 사원 5000명 등 모두 6500명을 새로 뽑는다. 대졸 신규 채용 1500명 가운데 90% 이상을 이공계 출신으로 뽑고,300여명은 R&D 이공계 석·박사로 충원한다. 올해 700명을 새로 뽑는 LG화학은 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우수 이공계 인력 중심으로 채용키로 했다.LG생명과학은 관절염 치료제 및 신규제품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부문과 신약 연구 및 사업개발분야의 R&D 인재 등 9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소매 역량 강화 차원에서 뮤직온 및 DMB 관련 영업인력을 확충하며 마케팅·기술 인력 100여명을 뽑는다. 데이콤은 수시채용을 하고,LG CNS는 지난해와 비슷한 700여명을 새로 충원할 예정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LG 올 10조5000억 투자

    LG는 올해 모두 10조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LG는 전자·화학 등 주력 사업부문에서 핵심기술을 축적하고 미래성장을 이끌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3조 2000억원, 시설부문에 7조 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투자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조원을 넘어섰다. LG는 또 국내외 시장에서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을 늘려 매출과 수출 비율을 크게 늘려 잡았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 증가한 92조원, 수출은 16% 증가한 464억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R&D투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20% 늘린 것은 시장을 선도할 선행기술을 확보, 미래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다. 구본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체계적인 미래 준비’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전자부문 R&D투자는 3G(3세대)폰 및 위성·지상파 DMB폰 부문에 집중한다.PDP,LCD 등 고수익 사업기반의 제품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연구개발비도 늘린다. 화학부문은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함께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된다.PVC, 전지, 편광판 분야와 클린에너지, 고기능 필름, 신촉매 등이 집중 투자 대상이다. 통신·서비스부문은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방송이 결합된 트리플 플레이서비스(TPS), 광대역통합망(BcN)등 차세대 통신 서비스의 본격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시설투자는 LCD 및 PDP, 전지, 편광판 등의 생산라인 구축 및 설비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고부가 제품의 시장선점을 위한 포석이다. 특히 LG필립스 LCD는 기존 구미공장과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의 7세대 라인이 9만장 양산체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폴란드에 LCD모듈 공장을 착공, 한국 구미·파주∼중국 난징∼폴란드를 잇는 LCD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도 포함돼 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1)끝. 새날의 희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1)끝. 새날의 희망

    ‘정감록’ 연재도 막바지라 맺음말이 없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나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예언문화를 다각도로 다루려 노력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화제는 조선후기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바로 그 시기에 ‘정감록’이 등장했고, 그것이 한동안 정치 및 종교운동의 모태가 되었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조선후기엔 이른바 ‘정감록’ 사건이 참 많기도 했다. 그런데 ‘정감록’은 과연 무슨 사상을 담고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때가 많다. 아무리 ‘정감록’을 읽어봐도 어떤 체계라든가 사상성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설사 ‘정감록’에 예고된 정진인(鄭眞人)의 세상이 된다 해도, 그것은 또 하나의 왕조일 뿐 세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잘 알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약성서’의 ‘요한계시록’ 은 예수의 재림이 가져다 줄 인류역사의 완성을 예언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정감록’은 기껏해야 왕조교체를 논하는 수준이란 평가다.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정감록’이란 텍스트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정감록’을 읽는 나의 방법은 적혀 있는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문화적인 맥락에 비추어 읽는 방식이다. 텍스트의 안과 바깥을 부지런히 오가며 ‘정감록’을 읽는 것이다. 그러면 수수께끼가 풀린다. ●정감록, 지배이데올로기에 맞선 대항이데올로기 ‘정감록’은 조선시대의 지배이데올로기인 ‘성리학’에 맞서 평민 지식인들이 준비한 대항 이데올로기였다. 이 점은 19세기 후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여러 신종교의 가르침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동학·증산교 및 원불교는 하나같이 곧 밝아올 새 세상을 노래했다. 그들이 선포한 새날은 ‘정감록’이 민중에게 약속한 새 나라였다. 그것은 역사상 존재했던 여러 왕조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새 하늘, 새 땅이었다. 새 날의 모습은 성리학자들이 추구해온 목가적 이상세계와는 달랐다. 그것은 ‘정감록’으로 빚은 대항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다. 연재 가운데 이미 검토된 사실이지만 동학과 같은 새 종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17세기 이후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런 운동은 ‘정감록’을 매개로 평민 지식인들이 주도했다. 신종교 운동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나름대로 조직적 경험과 이론을 확립해갔다. 마침내 19세기 후반에는 동학이란 교단으로 화려하게 부활해 민중에게 널리 지지를 받았다. 최제우의 동학은 ‘정감록’운동의 터전 위에서 창립된 것으로,‘정감록’없이는 동학도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 옳다. 나중에 동학의 교명을 천도교로 바꾼 손병희 같은 지도자도 ‘정감록’을 무척 중시했다. ●오만년 대운, 전환기의 괴질 동학을 비롯한 여러 신종교에서는 조선왕조가 망하고 나면 새 세상이 열린다고 보았다. 바로 ‘정감록’에 예언된 정진인의 나라다. 그때가 되면 문자 그대로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롭고 복된 사회가 건설된다고 한다. 이를 두고 오만년대운(五萬年大運)이 새로 시작된다고 표현했다. 동학의 경전 ‘용담유사’에는 ‘오만년’이라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한다.‘용담가’에 “한울님 하신말씀 개벽 후 오만 년에 네가 또한 첨이로다.”라는 대목이 있다. 세상이 열린 지 오만 년 만에 최제우가 큰 가르침을 열었다는 말이다. 최제우는 인류역사상 최초로 이상적인 종교를 창립했다며,“무극대도 닦아내니 오만년지 운수로다. 만세일지 장부로서 좋을시고”라고 했다. 불교와 유교는 이미 낡은 것이 되었고, 이제는 인류 최상의 가르침인 동학을 통해 새 세상을 건설할 때라는 것이다. 최제우는 동학의 유행을 천운(天運)이라 했다. 그러면서 보통사람들은 근심걱정 없이 이러한 시운에 따라 최제우가 가르치는 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 했다. 최제우에 앞서 세상이 바뀔 거란 점을 누누이 강조한 것은 ‘정감록’이었다. 그 유행에 힘입어 사람들은 최제우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정감록’엔 새 세상이 밝아올 때 여러 가지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고 예언돼 있다. 전쟁과 질병과 굶주림이 그것이다. 최제우는 ‘정감록’ 예언을 대폭 수용해 과도기의 징후를 ‘몽중노소문답가’에서 이렇게 정리한다.“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개벽 아닐는가.” 여기서 말하는 십이제국이란 문자 그대로 열두 나라가 아니라 온 세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온 세상이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시달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다른 곳에서 그는 ‘삼년괴질’이니 ‘연년괴질’과 같은 말을 한다. 요컨대 여러 해 동안 인류가 조류독감이나 에이즈와 같은 질병으로 시달린 다음에 “개벽”이 완성된다고 보았다. 이것은 마치 성경에서 말세에 큰 환란을 겪은 뒤 예수가 재림한다는 식이다. 조선 후기엔 천주교가 수용되어 종말론이 널리 전파되었다.‘정감록’에 기록된 환란도 그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최제우의 동학 역시 마찬가지다. 동학은 이름부터 천주교(서학)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지만, 그 주장이 꼭 대립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학을 계승한 증산교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증산교의 창립자 강일순은 한국에 출생하기 전에 로마 교황청 꼭대기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서양신부 마테오리치를 중국으로 파견한 장본인이라고도 했다. 이런 증산교도 전환기에 찾아올 환란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강일순의 생각은 동양적이었다. 그는 이른바 괴질의 원인을 과거의 모든 악업(惡業)과 신명들의 원한과 보복이 쌓인 것이라 했다. 악업과 신명을 강조한 점에서 그의 생각은 다분히 불교적이다. 강일순은 괴질의 발생을 사계절과 비교한다. 봄과 여름에는 큰 병이 없다가 봄여름의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가을에 접어드는 환절기에 병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말세에는 이런 식으로 큰 병이 세상을 휩쓸게 되는데, 한국에서 최초 발병자가 나오며 병을 치료할 구원의 도(道) 역시 한국에서 일어난다 했다. 괴질은 전라북도 군산과 순창에서 발생해 49일 동안 전국을 휩쓸고는 외국으로 건너가 3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쓴다. 이것이 강일순의 예언이다. 그는 한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했는데 이런 사고방식은 ‘정감록’에서도 확인된다. 동학의 최제우 역시 오만년 대운을 열 새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함으로써, 한국을 세상의 중심으로 여겼다. 19세기 한국은 내우외란이 겹쳐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종교적인 면에서도 외래종교인 천주교가 들어와 전통사상이 도전에 직면했다. 이런 판국이라 ‘정감록’을 비롯한 각종 예언은 더욱 인기를 끌었고, 마침내 말세의 환란과 새 세상에 대한 기대가 꽃을 피웠다. 동학과 증산교의 등장이 바로 그 보기다. ●새 세상은 미륵세상 최제우의 글에는 새 세상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강일순의 경우는 달라 다가올 세상을 비교적 자세히 예고했다. 언제나 발뒤꿈치를 땅에 붙이고 살기 마련인 사람들도 하늘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 했다. 새 세상은 밤도 낮처럼 환해지며, 들에는 백가지 곡식이 풍성하고 만 가지 과일이 다 굵고 커, 음식이 풍성하게 된다. 아름다운 옷도 무척 흔해진다. 강일순이 꿈꾼 새날은 의식이 풍족하고 교통이 편리하게 되며 어둠이 사라진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선 거짓이 사라지고 온갖 차별도 없어지며 수명이 늘어난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은 강일순의 예언이 적중했다고 말한다. 이제 비행기를 타고 얼마든지 하늘을 날게 되었고, 전깃불로 밤을 밝히게 되었다. 또한 대형 할인마트에는 국산과 외국산을 막론하고 음식과 과일 그리고 의복이 넘친다. 헐벗고 굶주리던 옛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인권이 잘 보장되며 평균수명도 많이 늘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강일순이 예고한 새 세상은 불교에서 말하는 미륵세상이다.‘미륵하생경’에 비슷한 모습이 더욱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새 세상이 되면 거리마다 번화하기 짝이 없고, 밤마다 향수가 가랑비처럼 내린다 했다. 길바닥은 거울처럼 맑고 깨끗하고 평탄하며, 식량이 풍족해 인구도 번창한다. 보배가 무수하고 감미로운 과일나무, 향기로운 풀과 나무도 무성하다. 기후는 늘 온화하고 화창하며, 계절의 변화가 순조롭고 사람들은 착하고 고운 말만 서로 주고받는다. 대소변을 볼 때면 땅이 저절로 열렸다 닫혀 아무런 냄새도 안 난다. 인간의 수명도 늘어나 보통 8만 4000세까지 살게 된다. 이것이 지금 도솔천에서 수행 중인 미륵이 세상에 내려와 건설할 새 세상의 모습이다. 물질이 지극히 풍족하고, 평화로우며, 아름답고, 누구나 심신에 고통을 받지 않고 오래 사는 이상향이다. 불교신자라면 누구나 이런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를 염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불교는 오랫동안 한국의 국교였다.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및 고려시대까지 늘 그랬다. 상하를 불문하고 모두 불교를 믿었다. 조선시대에야 사정이 달라졌다. 유교를 국시(國是)로 삼아 불교를 업신여기는 풍조가 유행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불교적 세계관에 익숙했다.19세기에 강일순이 미래의 이상향을 언급하면서 미륵세상을 사실상 그대로 옮긴 것도 우연이 아니다. 미륵세상은 한국사람 누구나가 지향한 이상향이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조선후기 신종교운동을 펼친 평민지식인들이 이상세계를 구체적으로 논하지 않은 것도 납득이 된다.‘정감록’에 미래사회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 때는 누구나 미륵세상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정감록’이든 또는 동학의 경전이든 이상향에 관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다. 조선시대 민중이 궁금했던 것은 이상향의 모습이 아니라 과연 언제 새날이 밝느냐는 문제였다.‘정감록’이 선포한 새 세상은 미륵세상이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미륵이 얼마나 중시됐는가는 전국각지에 미륵신앙이 퍼져 있다는 사실에 나타난다. 일제시대 함경도 함흥에서 수집된 무가(巫歌)를 보면, 미륵은 인간을 창조한 조물주로 인식될 정도였다. 바로 그 “미륵님 세월에는 섬(石)으로 말(斗)로 밥을 배불리 많이 먹고 인간 세월이 태평하였다.” 과거 미륵세상이 태평했다는 대목은 앞으로 다가올 미륵세상이 그러리란 기대를 역으로 투사한 것이다. ●정감록은 후천세계로 귀결 다가올 미륵세상을 신종교에서는 후천(後天)이란 용어로 표현한다. 인류의 역사를 양분해 지난 세상은 선천(先天), 다가올 세상은 후천으로 설명한다. 선천은 각종 모순이 쌓여 불합리하고 상극이 되어 충돌하던 어두운 세상, 후천은 상생의 논리가 지배하는 밝은 세상으로 본다. 원불교 교조 박중빈은 이미 선천과 후천이 교대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 후천세계는 평화롭고 평등한 문명 세상이다. 그것은 온갖 종류의 차별과 대립이 사라진 지상낙원인데, 한국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정감록’이 기약했던 정진인의 나라는 결국 후천세계로 귀결되었다. ■ 정감록과 임진왜란 ‘정감록’이 등장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임진왜란이었다. 선조25년(1592)에 일어난 왜란의 여파는 무척 컸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 안 돼 전쟁에 관한 예언이 수집되었다. 일종의 사후 약방문인 셈인데, 그것은 뒷날 ‘정감록’에 녹아들었다. ‘조선금석총람’ 하편을 보면 세조5년(1459) 원각(圓覺)이란 승려가 81세를 일기로 입적하며 앞날을 예언했다. 자기가 죽고 130여년이 지난 뒤 고래 같은 도적(왜적)이 쳐들어와 나라가 의지할 곳을 잃게 된다고 했다. 그 때가 되면 산과 냇물에 시체가 쌓이고 피가 천리를 적시는데 서쪽(중국) 병사들이 와서 구원하리라 했다. 임진왜란 발생과 경과를 대강 맞춘 셈.‘산과 냇물에 시체가 쌓인다.’는 식의 표현은 ‘정감록’에도 보인다. 원각은 참혹한 전쟁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늘의 신들이 도와주기 때문이란 것이었다. 그는 향불을 태우며 무릎꿇고 관세음보살의 주문을 외우면 화를 입지 않게 되며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당시 유행한 예언서에 “적은 부산에서 일어나 부산에서 그친다.”라고 돼 있었다 한다. 임진왜란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경상도 부산포에서 시작돼 어찌보면 거리가 매우 먼 평안도 부산에서 끝난다는 이야기였다. 보통은 잘 모르고 있지만 평양 서쪽 30리에 부산 고개라는 곳이 있다. 그 왼쪽 언덕에는 사람 모양의 석상이 있는데 언제 누가 무슨 일로 세웠는지는 알 수 없다 한다. 임진년(1592년) 봄, 석상이 피를 흘려 이웃한 부산 고개까지 흘러 내렸다. 전쟁이 일어날 징조였다. 전라도 광양에선 돌에 적힌 예언서가 발견되었다. 쇠무덤(鐵叢)이라 알려진 곳에서 출토된 예언서에는 이상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동쪽으로 시오리 되는 곳에 황금총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발견하면 만 배 이익이 될 것인데 그리 되면 아들은 능지기가 되고 노비가 능 주인이 되어 상하가 뒤집힌다. 승려가 승려노릇을 그만 두고 선비가 붓과 먹을 버리게 되며, 베 짜는 여인이 베틀을 버리고 농부가 쟁기를 버린다.” 상하의 질서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본업에 충실하지 않는 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예언이었다. 비슷한 표현이 ‘정감록’에도 있다. “임진년에는 나라가 셋으로 갈라졌다가 계사년에 다시 평정되리라. 말해 또는 양해에 다시 태평하여질 것이다. 두류산에 들어가 난을 피하는 것이 제일이다. 호서는 조금 편안하고, 한양에 도읍하면 마땅히 팔백년을 갈 것이다. 당나라 병사가 임진강을 건너면 국운이 2백년은 더 하리라.” 이 대목은 ‘정감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삼국으로 갈라졌다 하나로 통일된다는 것, 말해와 양해가 대길하다고 예언한 것은 모두 ‘정감록’에 수용되었다. 이런 점을 보더라도 한 번 나온 예언은 어떤 식으론가 계승되게 마련인 것을 알 수 있다. 선조 때 명신인 이항복에 관한 이야기도 전한다. 왜란이 일어나기 한 해 전 겨울날이었다. 이항복이 퇴궐해 막 집에 도착하자 청지기가 뛰어 나와 어느 괴상한 남자가 뵙자고 야단이라 하였다. 그 사나이는 헤진 갓에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있었다. 더러운 누더기를 몸에 걸쳤고 좁은 바지 자락은 정강이까지 돌돌 말아 올렸는데 얼굴은 큰 돌 같았고 키가 무척 컸다. 붉은 입을 괴물처럼 열고 한참 동안 무슨 말인가를 늘어놓은 뒤 갑자기 사라졌다. 이웃집에 살던 이덕형이 이를 목격하고 사정을 캐물었다. 이항복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를, 그 사나이는 자칭 백악산의 야차(범어의 yaksa, 두억시니)라고 하는데 장차 내년에 큰 난리가 터질 텐데 아무도 걱정하는 사람이 없어 이렇게 내게 알려주러 왔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야차는 10세기 초 철원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토성 신을 연상케 한다. 그는 고려태조의 등극을 알리는 ‘고경참’을 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돼 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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