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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간 화해의 길] (3)다원주의와 ‘나’

    하나의 원처럼 완전한 평화 세계는 인류의 영원한 꿈인가?세계 초강국인 미국 뉴욕에서 비행기 테러가 일으킨 잿빛구름은 사라졌으나 이제 아프가니스탄에 전쟁의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다. 국내외 전쟁으로 200만의 난민을 양산한 아프간은 ‘지옥’상태이고 팍스 아메리카나의 주인 격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 편인지,테러범 편인지 선택하라”고 세계에 강요하고 있다. 인류공멸의 제3차 세계대전이 될지도 모를 이 전쟁의 원인은,미국의 이스라엘 편중지원,중동의 세계 기름창고 장악,방위산업체의 확장 야망,민족문제 등 복합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이 ‘신 십자군’전쟁의 밑바닥 원인은 유대·그리스도교가 중심이 된 미국 자본주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아랍·이슬람권의 종교문화적반발 보복으로 보인다.문명충돌이니,종교전쟁이니 천하대란이니 하는 말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본래 인간을 안심입명(安心立命)케 하는 종교는 진리의 바다로 평화롭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진리에 도달하여 사랑을베풀던 종교의 창시자들이 죽고 그추종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들어 권력종교화한 다음에는 종교가 괴물이 되어 집단살인,폭력,사기 등으로 광기(狂氣)의도가니가 되고 ‘짐승들의 전쟁’ 모습을 보이곤 했다.종교에서 자기가 믿는다는 생각만으로 바른 믿음이 되는 것은아니다.그 믿는 내용이 참되고,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믿음만이 바른 믿음이다.더구나 믿음에 의심이 가면,완전한 믿음이 되지 못한다. 맹신과 광신이 겹치면 사람은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권리조차 빼앗긴다.더구나 난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악용한 종교적 사기꾼이 설쳐대는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믿음은 필요하나,잘못 믿으면 안 믿는 것만 못하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류평화를 파괴하는 종교전쟁을 가져오는 일부 종교의 폐쇄적 배타성이다. 아프간의 탈레반 이슬람 정권은 세계 최대의 바미안 석불을 대포로 파괴했다.또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공동성지인 예루살렘은 평화의 젖과 꿀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끝없는 폭력과 살상으로 피가 흘러 새로운 중동전쟁을 가져온 진원지가 되었다. 종교의 백화점이라는 국내에서도 일부 목사 등이 단군왕검상의 목을 자르고 불상을 파손하기도 했다.이같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세계의 중방(中方)풍토에서 생긴 사상의 특성과 유일신 사상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풍토주의 법철학에서 세계를 세 지역으로 나눠 살펴보면,농경민족의 동방(東方)풍토는 그 이상으로 평화를 지향하고,상역(商易)민족의 서방풍토는 자유를 지향하지만,중동 유목민족의 중방풍토는 평등을 지향하면서도 일정지역에서 다른 민족을 죽이거나 내쫓아야 자기 민족이 그 땅을 차지하고살 수 있기 때문에 배타적 풍토가 역사적으로 생성되어 온것이다. 중방풍토에서 차례대로 생긴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코뮤니즘 등이 그런 경향을 보여왔다.특히 각 종교의 근본주의자는 더욱 배타적이다.유일신 사상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신만이 유일절대하다는 것이다.유대교,그리스도교의 야훼신이나,이슬람교의 알라가 그런 예가 될 것이다. 이는 그 신을 믿는 사람에게 주관적으로는 좋을 수가 있으나,이를객관화하여 다른 종교인에게 강요하면 사회적 충돌이 있게 된다.내가 믿는 신과 종교가 소중하다면,다른 이의 신과 종교도 소중한 것으로 인정해야 사회평화가 유지된다. 종교적 진리에의 길은 등산에 비유할 수 있다.사람이 산밑에서 보면 보이는 범위가 작으나,산을 오를수록 커지며 산정상에 오르면 전체가 다 보이는 것과 같다.또 산 정상에오르는 길은 A코스,B코스,C코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같은산인데도 동쪽에서 보면 서산,서쪽에서 보면 동산,남쪽에서 보면 북산,북쪽에서 보면 남산으로 그 이름도 다를 수가있다.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에게 늘상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욕심,잘못된 습성과 고정관념이다.사실상 신(神)의 개념들은 애매한 면이 있고,종교의 선택이 우연인 경우도 많다.종교적 신념이 잘못된 고정관념일 경우에는 고질병이 되고,그 고정관념이 혁명적으로 깨지는 아픔을 딛고 거듭나지 않으면 치유가 되지않는다. 이제 새 세기를 맞아 우리는 진리의 입장에서 모든 종교를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진리에 이른 성자라도 그 사람이 신앙대상이 되어선 안 되고,그가 가르친 진리가 신앙대상이 되어야 한다. 세계적 성자들이 가르친 방법론은 일치한다.명칭은 다를지라도 명상(瞑想,meditation)을 통하여 내가 없는 경지 즉무아경(無我境,Samadhi)에 이르는 것이다.이것이 진리요,진아(眞我)이며 얼나,알라,한생명,하느님,부처님이라 할 수있다.종교의 궁극적 진리를 추구하되 종교마다의 독자성을인정하고,타종교에도 구원이 있음을 수용하는 것이 종교다원주의이다. 각자의 종교적 아집을 버리고,평화를 향한 종교간 대화가필요한 까닭이다.로마 가톨릭 요한 바오로 2세는 공의회를통하여 교회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선언하였다. 종교적 다원주의는 인류가 배타적 절대주의에서 해방되어자유로워지는 길이다.이것이 안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미국윌리암스 대학교 마크 테일러 신학교수는 신과 종교를 해체하자는 ‘해체신학’을 주장하기도 했다.종교 대신 수행봉사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은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난다.이번 아프간 전쟁도 마찬가지이다.폭력은 폭력을 낳으며,미움은 미움으로 해결되지않는다.반성과 사랑과 자비만이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보복전쟁이라는 비극의 악순환을 막으려면 쌍방이한생명에 터잡은 열린 마음으로 ‘열린 민족’과‘열린 종교’를 확립하고,서로 살리는 상생(相生)과 평화의 구체적인 길을 찾아내야만 하겠다. 고준환 경기대 법학부 교수 '한생명 상생법' 저자. ■고준환교수는 언론인 출신. 1942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유교적 풍토에서 자라나 초중고 시절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시작한 뒤 대학에 들어가 불교와 신선도를 배웠다.초월명상(TM) 성취자 코스와 아바타(Avatar) 위저드 마스터 코스를 마쳤으며 심기신(心氣身)을 수련,사회에 봉사하는 신선도 삼공선원을 설립하기도 했다.새 세기 새 문명 대안으로 ‘한생명 상생체’를 제안하는 등 종교다원주의를 강력히 주장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동아일보사 기자와 동아방송 PD로 재직하던 중 필화사건으로 투옥됐으며 동아일보 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했다. 경기대 법정대학장,사법시험출제위원,국제거래법학회 이사와 함께 한국교수불자연합 창립회장을 역임했다.신선도 대표,국사찾기 협의회 부회장,민주통일복지 국민연합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성경엔 없다’를 비롯해 ‘한생명 상생법’(2000년 4월刊)과 역사서 ‘하나되는 한국사’‘가야를 알면 일본의 고대사를 안다’‘굼벵이의 꿈 매미의 노래’‘국제거래법론’ 등이 있다.종교에 관한 주요논문으로 ‘법화경에나타난 진리’‘단군성전 건립시비’‘백두산중심 통일정토 구현’ 등. ■고준환교수 저서 ‘성경엔 없다'. 성경연구와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연결한 고 교수의 최근저서(7월 불지사刊).예수 탄생·결혼·인도 순례·십자가사건 등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거나,밝혀지지 않은 새로운사실들을 추적한 예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위대한 성자’로서의 예수의 전 생애를 복원하고 그리스도교 역사를 개관·비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석가모니 붓다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에서 인류의 문명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인간생활의 평안과 정신의발전에 큰 공헌을 해왔지만 역사적으로 시행착오와 과오도 많았음을 지적한다.특히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여 사랑을 베풀던 창시자가 죽고 그를 추종하는 제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든 다음에는 추종자들의 진리에 대한오해와 조직을 통한 무리한 지배로 승자의 논리만을 나타내면서 권력종교화하여 창시자의 본래 가르침에서 멀어져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념에 가려있으면서 다른 존재로 왜곡된 예수의진실상이 그리스도교에서 새롭게 자리매김되어야 한다고 고 교수는 주장한다. 고 교수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성자들이 가르친 진리에 따라 ‘서로 살리는’ 사랑으로 봉사하여 행복한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을 알고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실상을 파악하여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히고 있다. 김성호기자kimus@
  • [종교간 화해의 길] (2)기독교의 타종교관

    일찍이 종교가 없던 시대와 문화는 없었다.로마제국은 기독교를 없애려고 삼백여 년간 힘썼고,조선조는 천주교를 뿌리뽑으려고 백여 년간 애썼으며,공산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를말살하려고 칠십여 년간 광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종교적 열기가 지나쳐서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선 유대교와 이슬람이,레바논에선 기독교와 이슬람과 드루즈교가,필리핀 민다나오섬과 인도네시아와 보스니아에선 기독교와 이슬람이,북아일랜드에선 개신교와 가톨릭이,인도에선 힌두교와 이슬람과 시크교와 기독교가,이라크에선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스리랑카에선 소승불교와 힌두교가 대립하고 있다.2001년 9월 11일 테러사건도 미국이지난 두 세대 동안 일방적으로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인들편을 들고 이슬람을 믿는 팔레스타인 사람과 아랍인들을 홀대한 까닭에 일어났다.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인데도 종교간의 긴장이 폭력으로 치닫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종교간에 알력이 생기는 연유는 종교적 신앙이야말로 가장뿌리깊은신념이기 때문이다.특히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은 모두 중동 사막에서 생겨난 유일신 계시종교 (啓示宗敎)인까닭에,아시아 평원에서 생겨난 불교·유교·도교 등 이법종교 (理法宗敎)들보다 독선과 배타에 젖어 있다. 우리나라 개신교계는 대부분 배타주의에 젖어 “예수 천당불신 지옥”이라는 구호를 곧잘 외친다.꼭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는다,그것도 개신교 식으로 믿어야 구원받는다,나아가서 자기네 교파 식으로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하곤 한다.십 수년 전에 원주의 어느 목사가 설교하기를 “석가는 예수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2,500년 째 지옥불에서 지글지글 타고있는데,너무 괴로워서 ‘아이 뜨거워 아이 뜨거워’ 고함을지른다”고 해서 불교계에 큰 소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가톨릭교계는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선포한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의 영향을 받아 타종교인들을 포용하는 입장을 취한다.예수그리스도는 온누리의 구세주로서 기독자들뿐 아니라 진솔한 비그리스도인들도 구원하신다는 것이다.이를 일컬어 포괄주의라고 하는데,따지고보면 이는 기독교가 타종교들을 포괄한다는 기독교 우월주의라 하겠다. 그런데 세계 신학계는 1980년대부터 배타주의와 포괄주의를넘어 종교다원주의를 부르짖기 시작했다.하느님 또는 구원자는 한 분이고 그분께 도달하여 구원받는 길은 다양하다는 견해이다.하느님 또는 구원자가 정상에 있다면 그 정상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라는 것이다.각 종교는 구원을 얻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종교다원주의는 각 종교의 구체적 기원과 역사적 전통을 소홀히 하고 그 대신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 또는 등가가치를 찾아내어 추상적 종교통일 이념을 만들어 내곤 한다. 우리나라에선 다석 유영모 (1890∼1981),변선환 (1927∼1995),홍정수,김승철 등이 신중심 또는 구원중심 종교다원주의를 제창했다.변선환과 홍정수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다가 감리교 보수파의 선동으로 1992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직을잃고 목사직을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출교처분까지 받았다. 우리나라 개신교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교단 가운데 하나인감리교회가 이 지경이니 다른 교단의 타종교관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톨릭교계의 서공석 신부는 포괄주의 입장에서 종교다원주의를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종교의 유일성과 보편성 주장을 포기하라고 권하는 다원주의 신학은 종교들의 상이함을교묘히 제거한 후 등가가치들만 골라서 하나의 보편신학과종교들의 ‘UN’같은 것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이런 시도는 각 종교들이 지닌 언어 전통을 파괴하고 각 종교가 발생시키는 종교체험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종교들의 유일성과 보편성에 대한 주장은 그 논리의 끝까지 가도록 놔두어야 한다.상이함 안에서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관계가 성립되고 서로를 돕는 진리가 나타날 것이다.” (《새로워져야 합니다》,분도출판사,1999,86-87쪽). 이 비판의 요지인즉 각 종교의 구체적 기원과 역사적 축적전통을 무시하고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상수(常數)·등가가치를 찾아내어 선험적.추상적 종교통일 이념을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겠는데,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종교학과 종교철학의 관점에서는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을 당연히 추구할 수 있겠지만,그리스도 신앙과 신학의 관점에서는 예수라는 구체적 기원과 기독교의 역사적 축적 전통 안에서 보편적 구원의 가능성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종교다원주의가 다분히 지적 유희라면,신앙과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연을 맺고 사는 실존적 투신이다.신앙인이 보기에 예수는 분명히 한 개성이지만 아울러 온 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한 분이기 때문에 ‘보편적 개성’ (클로드 제프레의 표현)이라 하겠다.종교들 간의이해와 화해를 이룩하는 길은 각 종교의 고유한 기원과 축적 전통에 대해 역사비평과 해석학적 성찰을 깊이하여 각 종교 안에 들어 있는 상수와 변수,특히 신앙의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겠다. 다석 유영모 (1890-1981)는 이미 1957년 종로 YMCA 연경반에서 종교다원주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는데 우리나라 기독자들이 되새길 말이다.“내가 성경만 먹고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유교 경전도 불교 경전도 먹는다.살림이 구차하니까 제대로 먹지 못해서 여기저기에서 얻어먹고 있다.그래서희랍의 것이나 인도의 것이나 다 먹고 다니는데,그렇게 했다고 해서 내 뱃감량 (위장의 소화능력)으로 소화가 안되는 것도 아니어서 내 건강이 상한 적은 거의 없다.여러분이 내 말을 감당할지는 모르나 참고삼아 말하는데,그리스도교의 성경을 보나 희랍의 철학을 보나 내가 하는 말이 거기에 벗어나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이 말의 옳고 그름의 판단은 한아님이 하여 주실 것이다.나는 이 자리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정양모 성공회대 초빙교수. ■‘정양모 교수’ 가톨릭신부·성서학자. 가톨릭 신부로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에도 큰 영향을 끼친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성서학자. ‘종교마다 표현과 사고범주는 달라도 종교가 인간의 현상인 이상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는 종교다원주의 신봉자.이같은 주의 주장으로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국내 교회풍토에 도전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36년 경북 상주 출신.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수료하고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교에서 학사·석사학위,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파격적인 생각과발언 탓에 “정통교리에 어긋나는 주장을 했다”는 비판에직면해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고 98년 서강대에서 정년 2년여를 앞두고 퇴직해야 했다.이듬해 성공회대학교로 옮겨 지난 6월 정년퇴임했고 가을학기부터 성공회대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를 맡고있다. ‘성서를 읽는 11가지 방법’(셍활성서사刊)은 정 교수의 신학관을 잘 담고 있는 최근 저서. 정 교수는 ‘해석학적 반성’이란 글에서 “종교다원주의 시대에는 신앙 고백문들의 글자 풀이에 만족할 수 없고 글귀의 깊은 뜻을 씹고 곱씹는 해석학적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기 종교와 타종교의 이해를 한층 철저히,정직하게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김수환 추기경 전집 완간

    김수환 추기경이 사제수품 이후 남긴 2,500여편의 글을묶은 전집의 완간 기념회가 26일 오후 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 클럽에서 열렸다.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회는 강영훈(姜英勳)전 총리와 편찬,후원,연구위원 등 8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함께 식사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총 18권의 전집 가운데 17권까지는 1965년 이후 작년까지남겼던 연두 사목교서와 메시지,성명,세례,미사 강론,대담,서간,묵상 등 각종 기록 3,500여편 가운데 2,500여편이 주제별로 담겼다.마지막권은 색인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도망說 라덴 抗戰나서나

    미국 테러 대참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24일 파키스탄의 이슬람 신도들에게 ‘미국 십자군’에 대항해 성전(聖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빈 라덴은 이날 팩스로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 카불지국에 보내 방송된 성명에서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 (아프간 최고지도자)의 지도 아래 영웅적이고 신앙심 깊은아프간 인민들과 함께 지하드(성전)에 확고부동하게 참여중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성명에서 “새로운 기독·유대교 십자군 원정이 부시라는 거대한 십자군 전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의 이슬람 동포들은 미국 십자군이 이슬람땅인 파키스탄과 아프간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동원해 일어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파키스탄) 카라치의 이슬람 형제중 일부가미국 십자군 공격에 반대하며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연합을요구하다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들을 이번 성전의‘첫 순교자’로 규정했다. 23일자로 작성된 이 성명서는 아랍어로 인쇄돼 있었으며오사마빈 무하마드 빈 라덴이란 자필서명이 포함돼있다.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도 25일 군사령관나세르 아메드 무자헤드 명의로 이슬라마바드 소재 언론사들에 팩스로 보낸 성명에서 “미국인과 유대인이 있는 곳은 어디라도 표적이 될 것”이라면서 “성스러운 전사들이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기고] 모두를 품어주는 산

    같이 퇴직한 직장 동료 몇 명이 매주 한번 날짜를 정해 놓고 산을 오르는 것이 벌써 다섯 해가 지났다.산에 오른다는 것은 그 상상부터도 즐겁다.웬만한 날씨면 산에 오를 것이라 기대하다가,막상 그날 장대비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치면 소망하던 일이 틀어지듯 허무감마저 느껴지기도 한다.산 동지들의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지만,세속(世俗)해진 나의욕자(俗刺)를 씻어 줄 산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어서다. 내가 태어난 고향 뒤편엔 병풍을 돌린 듯 바위산이 있었다.이 산에 참꽃이 곱게 맺힐 때면 산신제를 지낸다.제삿날사흘 전부터는 마을 아낙 중에 산기가 있으면 다른 마을에가서 아이를 낳아야 하고,누구네 초상이 나도 산 제사를 올리고 난 다음 장례를 치러야 했다.이런 것을 거역하면 부정타서 산신이 노해 마을에 재앙이 내린다고 했다.미수를 넘긴 당집 할머니는 “산에 가서 까불면 산신령님이 벌준다”고 했다.이렇듯 산을 신성시한 것은 자연 순리에 순응하며살겠다는 이곳 사람들의 순박한 신앙이었다. 이런 정서를 안고 자란 나는 산에는 영신(靈神)이 있다고믿었기에 근엄한 산 기운이 두렵기도 하고,한편으론 심쟁(心爭)이 일 때 찾아가던 대상이기에 친근감도 있어 이따금산을 찾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 버렸다. 지난날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직장을 잃은 이들이 걱정과 배신감을 삭이느라 산을 많이 찾는다는 기사를 읽었다.나는 이를 보고 그런 종류의 치유는 어느 의사보다 산이 주는 처방이 가장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산에 오르다 보면 끝내는 평온을 찾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산의 신령함을 수학적으로 풀기는 어렵지만 그의 품은 천만의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동물 세계의 왕인 호랑이로부터 청초한 들국화까지 모두를 수용하는 아량이 있다.분노하는 자를 달래고,오만한 자에겐 겸손을,나약한 자에겐 용기를,가난한 자에겐 풍요를 주고,그 어떤 종류의 사(死)도 포용하는 품이 있는 곳이다.그러나 산은 베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소인 잡배들이 까불면 가차없이 벌을 주는 위엄도 있다. 요즈음 양심이 마비된 사람들이 많다.권력을 가졌다고 군림하는 자,재물을가졌다고 없는 자를 무시하는 자,교묘한방법으로 남을 해롭게 하고 자기의 이득을 취하는 자….이런 사람들은 산에 가서 인간의 순리가 어떤 것인가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을이 익어가며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건강에도 좋고,탁한 도심을 탈출해 맑은 산 기운 속에 여가를 즐기려함일 것이다.누구든 산에 가보라.명산이 아니라도 좋다.한적한 시골 야산이면 어떠랴! 산정에 올라 가슴을 펴고 눈을 감아 보라.산은 우리에게 가감 없는제 분수를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산들이 교양 없는 등산객이 마구 버리고 간 쓰레기로 병들어 가고 있다 하니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장엄한 자태로 숱한 사연을 말없이 수용하는 저 산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다루는 영신이기에 경건하게 다가가야 할 것이 아닌가?[남 기 수 수필가]
  • 전문가 대담/ 이슬람은 과연 호전적인가

    과연 이슬람문화는 호전적인가.흔히 이슬람하면 ‘한손엔 코란을,한손에 칼을’ 들고 있는 전투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런 선입관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테러 참사가 이슬람과격테러리스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더욱 굳어지고 있다.이에 따라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명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 교수와 정무삼 전 바레인 대사(이슬람학박사) 등 이슬람문화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이슬람문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교수]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 처음‘성전(聖戰)’을 언급한 곳은 바로 서방 언론들로,이런 식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로 문제입니다.왜냐하면 이것이 소위‘문명충돌’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예컨대 기독교 신자들이 테러를 할 경우 기독교의 성전이라고 부르지않습니다.유독 이슬람의 테러행위만 ‘성전’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슬람민들을 붕괴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이슬람의 핵심인 ‘코란’은 타집단에 대한 공격자를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기때문에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테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이번 테러의 장본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나 근본주의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언론에서 자꾸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행위라고 매도하면서 이슬람민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정무삼 전 바레인대사] 이번 사건은 테러사건 자체로 다뤄야지 마치 이슬람민 전체가 테러리스트인 것 처럼 매도하고있는 것은 잘못된 보도입니다.특히 테러사건의 범인이 아직도 불명확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은 마치 폭력을 좋아하는 족속처럼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방언론들은 다른 테러사건에서는 범인의 종교를 거론치 않으면서도 아랍권의 테러사건에서만 ‘이슬람’이라는 특정종교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최 교수] ‘성전’얘기를 좀더 자세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코란에서는 ‘성전’을 네가지 형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첫째,술·돈 등 사회적 유혹에 대한 스스로의 싸움 둘째,도덕·윤리적으로 타락한 사회·국가와의 싸움 세째,침략자에 대한 방어적 싸움 네째,무신론자에게 신을 믿도록 하는노력 등입니다.그럼에도 서방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이 자행하는 테러만을 ‘성전’이라고 일방적으로 편파보도하는 것은대단히 문제라고 봅니다.‘성전’을 의미하는 이슬람어의 ‘지하드’는 원래 코란의 규율을 지키려고 노력하다,또는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정 전대사] 일반적으로 이슬람민들은 믿음과 행동이 평행(일치)을 이루는 편입니다.이들의 행동을 두고 과격집단으로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또 이번 사건에서 이슬람 사람들이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들의 국적은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사우디출신,이집트 사람 등,즉 국가단위로 서술해야함에도불구하고 유독 이 지역출신들이 일으킨 테러는 항상 이슬람으로 묘사,이슬람민 전체를 매도하고 있습니다.이슬람과 타문명과의 갈등은 서방언론이 증폭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 교수] 이슬람과 기독교문명과의 갈등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한 면도 적지 않습니다.우선 기독교의 성경은 한마디로 ‘의미는 신,자구해석은 인간의 몫’으로 규정하고 있다고볼 수 있습니다.반면 이슬람의 코란은 ‘의미도,자구해석도신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코란이 기록된지 14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슬람 신앙의 공통언어로 조금의 변화도 없이 원전대로 전승돼 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기독교문화가 개방적이라면,이슬람문화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며 개방속도도아주 더딘 편입니다. [정 전대사] 저는 이번 테러사건이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 차원보다는 미국의 오만함에 대한 ‘응징’차원에서비롯됐다고 봅니다.테러범들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미국을 도와 소련의 팽창정책을 막는데 앞장선 사람입니다. 이들은 소련 퇴각후 미국이 팔레스타인문제까지 원만히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미국은 이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미국의 과도한 친이스라엘 정책,회교권내 보수적 지도자들에 대한 지원 등이 이들의 불만을 샀다고 볼 수 있습니다.다분히 정치적인 사안인 셈이죠. [최 교수] 저 역시 이번 사건을 ‘문명충돌’의 차원에서 보지 않습니다.기독교의 성경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이슬람의 코란은 이를 인간의 망각과 그로인한 실수로 규정합니다.즉 기독교와 이슬람은 각자 해석의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흔히 과격분자로 묘사되는 원리주의자 또는 근본주의자는 코란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의삶을 해석하고 소화하려는 원칙주의자들로서 초기 이슬람의공동선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집단입니다.이들은 코란이세속화되어가는 국가에 대해 ‘성전’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종종 테러리즘으로 비쳐지곤 합니다.이번 미국에서의테러는 이슬람민들의 가슴속에 가득찬 이슬람문화를 내세워국민들의 호응을 얻고자하는 테러분자들의 소행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정 전대사] 가정마다 가훈이 있듯이 코란은 이슬람권의 통치이념이자 정치·사회·문화·종교·사상의 근원입니다.사우디나 이란에서는 코란이 바로 헌법에 해당되므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구속되기도 합니다.코란을 성경이나 불경처럼보는 것이 문제입니다.이번 테러를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한 사건에 비춰 예를 들 경우 언론은 이토의 피해상황만 보도할 뿐 안의사가 왜 이토를 처단했는지에 대한설명은 전연 하지않고 있는 셈입니다. [최 교수] 이는 언론의 이슬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얼마전 한 국내방송은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코란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이슬람권에서는 코란은 경배의 대상이므로 반드시 머리 위에 얹습니다.문명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호이해와 존중이 무엇보다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자살과 생명

    지금으로부터 약 2,200여년 전, 방사(方士) 서시(徐市)가동남동녀를 데리고 신선의 영약(靈藥)을 구해오겠다고 청하자 진시황은 이를 쾌히 수락했다.진시황은 수천명의 동남동녀를 딸려 삼신산(三神山)으로 보냈는데,신선의 영약이란바로 불사초(또는 불로초)를 뜻하는 것이었다.진시황은 이처럼 영원히 살기 위해 불사초를 찾았지만,그가 이 약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허황한 인물이었다면 중원을 통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진시황은 이승에서 영원히 살기위해 동남동녀를 보내는 한편 그 유명한 병마용 전차군단을만들어 사후세계에 대비했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영원히 살고 싶지만 인생은 유한한 것이어서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마련이다.그런데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다른 세상에서 다시 산다는 교리를 확신하는 어떤 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세계 종교 대부분이 이런 교리를 갖고 있어서 불교는 물론 세계의 3대 계시 종교인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도 모두 천국과 지옥의 교리를 갖고 있다. 이런 교리에일체 해석의 여지를 두지 않고 글자 그대로받아들이는 신자들이 원리주의자들로서,때로는 이들의 지나친 신심이 사회문제화된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민간항공기를 납치해 돌진한 주범모하메드 아타는 사건 전에는 독일 함부르크 공대에서 도시재건축을 전공한 예의바르고 근면한 시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보스턴 공항에서 발견된 그의 짐 속에는 “순교자로서 자살해 천국에 가고 싶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가들어 있었는데, 민간여객기와 빌딩 내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고도 자신은 순교자로서 천국에 갈 수 있다고확신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자 이슬람 원리주의가 가진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신앙체계는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모하메드는 신이 보낸 사자다’라는 문구로 요약할 수 있는데,모든것을 불태우는 무시무시한 지옥과 바라는 모든 것을 얻을수 있는 천국을 갖고 있다.코란은 “그대들은 그대들의 아내와 함께 기뻐하며 낙원으로 들어가라”고 시적으로 노래하고 있는데,바로 이 낙원에 대한 확신이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여객기를 부딪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이슬람교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해 예정되어 있다고 믿는 기독교와는 달리 일부 인간의 의사의자유가 인정되기 때문에 대다수 이슬람교도들은 선량하지만항상 문제는 소수 원리주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정통 교리에도 맞지 않은 이런 그릇된 신앙이주는 가장 큰 문제는 생명의 경시다.자기 자신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이 타인의 생명을 경시할 것은 더 말할 나위가없다. 그러나 생명은 종교가 아니라 유학처럼 ‘몸의 터럭 하나도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기본적인 효도사상만 있어도 함부로 해할 수 없는 것이다.평생을 아프리카 오지에서봉사했던 뛰어난 철학자이자,음악가요,목사이자,의사였던슈바이처 박사의 다음 말은 이런 점에서 상징적이다. “만일 인간이 생명의 신비,그리고 세계에 가득차 있는 생명과 자신과의 신비로운 관계를 생각한다면,틀림없이 자신의 생명과 자기영역의 모든 생명에 생의 외경심을 갖게 될것이다.” 무고한사람을 죽이고 갈 수 있는 천국이 어디 있으며 설혹 있다한들 그곳이 어찌 천국이겠는가? 지옥이지. 이덕일 역사평론가
  • 신유박해 200주년 대회 “순교자들 성인 추대를”

    천주교 신유박해 순교200주년을 기념하는 순교자 현양 신앙대회가 16일 오전9시30분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정진석(鄭鎭奭)대주교,김옥균(金玉均) 강우일(姜禹一)주교 등주교단과 사제단,신도 6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한 이날 대회는 묵주기도와 순교자와의 만남,순교자 현양 미사,김대건 신부 유해 경배및 순교자 시복시성(諡福諡聖)에 대한 청원 기도 순으로 진행돼참석자들이 순교자들을 기리고 이들의 신앙을 이어갈 것을다짐했다. 대회에서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담은 꽃가마와 천주교 박해사실을 중국에 알리기 위한 기록인황사영 백서, 순교자 압송장면과 신유·기해·병오·병인박해때 희생된 순교자 103인을 재현한 행렬이 대회장을 돌면서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참석자들은 최근 테러참사를 당한 미국의 교포들을 위한기도를 드렸고 대회가 끝난뒤 지난 15일 사제수품 50주년을맞은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꽃다발 증정 등 간단한 축하행사도 가졌다. 미사를 집전한정진석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오늘 우리가 기리는 순교자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단 하나 뿐인 생명조차도 아낌없이 봉헌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들의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하느님과 이웃사랑,영원한 생명에 대한 동경과 생명존중 사상을 마음 속에새기고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자”고 다짐했다. 한편 천주교는 이날 뉴욕 퀸즈의 하상 바오로성당,뉴저지오렌지 성당,워싱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필라델피아성 천사들 성당의 신도들에게 정진석 대주교 명의의 편지를보내 “하루빨리 상처로부터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위로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2001 길섶에서/ 移動權

    거주·이전의 자유는 집회·결사·언론·출판의 자유,직업선택의 자유,신앙의 자유 등과 더불어 근대 시민사회가 획득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봉건체제건 절대왕조건 전근대적인 사회에서는 일반 백성의 삶이 공간적으로 제한받아왔다.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사는 자유,그 당연한 권리를얻는 데도 인류는 수천년의 세월을 바쳐온 것이다. 물론 현행 대한민국 헌법은 제14조에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거주·이전의 자유는 이동의 자유를 전제로 하는데 그 이동의 권리를 달라고,버스를 탈 권리를 달라고 최근 장애인들이 절규하고 있다.반응이 없자,지난 29일에는 급기야 버스를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이에 공권력은 경찰을 동원해이들을 강제연행했다.이동권(移動權)은 기본권 운운하기에도 낯간지러울 만큼 인간에게 가장 기초적인 자유권이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은 이마저 보장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러고도 우리사회가 인권을 말할 수 있는가? 이 시대의자화상이 진정 부끄럽다. 이용원 논설위원
  • 예술로 이겨낸 육체의 장애

    “춥고 배고픈 것을 견디는데는 세계 최고”라고 자신했던작가,39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서양화가 손상기. 손상기 기념사업회와 SBS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돌출된 가슴,외봉낙타처럼 생긴 등,5척에 못미치는 키’의 작가 손상기의 서울 입성 20주년을 기념하고 13주기(周忌)를 추모하는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샘터화랑의 엄중구 대표는 “손상기는 10대부터 그림을 잘 그리기는 했으나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작가는 아니었다”면서 “어릴 때 뛰놀다 다친 허리로 인해 생긴 ‘척추만곡’이란 병때문에 닥쳐오는 죽음에 직면해나이가 들수록 예술혼을 뜨겁게 불태워 점점 더 훌륭한 작품을 생산해 낸 한 작가의 삶의 행적이 담겨져 있는 그림들을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3년전 10주기 전시회때 선보이지 않았던 대작들도 다수 나온다.교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손상기의 기독교 신앙을 보여주는 ‘종소리’(200호),초가집을그린 ‘인왕산 만개’(200호),쓰레기가 어지러이 널려있는 ‘난지도의 정오’(300호)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가 남긴 유화 600점가운데 100여점이 전시된다.전시품 중 50%는 개인 소장품이고 40%는 유족들의 것이며 10%는 샘터화랑이 갖고 있는 것이다. 엄 대표는 “그의 작품의 주제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뉘어진다”면서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는 뜻이 짙게 풍기는 ‘공작도시’가 그 하나이고 결코 죽지 않는다는 의미의 ‘시들지 않는 꽃’과 ‘여성누드’가 나머지 둘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이 손상기의 작품을 보여달라고 가끔 찾아 온다”면서 “안타깝게도소장하고 있는 작품이 얼마안돼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으나이번 전시회는 미술학도들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입장료는 일반 3,000원,초중고생 2,000원.(02)732-2919 한편 오는 9월7일부터 10월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열리는 ‘요절과 숙명의 작가전’에도손상기의 작품 5점이 전시된다. 유상덕기자 youni@
  • 일본 전역 꼬리문 ‘군국 참배’

    15일 정오 도쿄 시내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스산한 조가(弔歌)가 울려나오자 경내에 있던 참배객 수천명이 일제히묵도를 올린다. 일본 전역에서 실시된 1분간의 묵도가 끝나자 본전 앞 참배를 기다리는 행렬이 다시 조금씩 움직인다.30분은 기다려야 겨우 참배할 수 있을 만큼 경내는 인산인해다.옛 일본군복장에 대형 일장기를 든 단체 참배객들도 곳곳에서 눈에띈다. 대부분은 50대 이상이다.아버지나 할아버지,동료를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무수한 전쟁에서 잃은 유가족들이다.해군이던 아버지가 1944년 전장에서 사망했다는 한 50대 참배객은“야스쿠니 참배를 놓고 왜 한국이 이러쿵저러쿵 하느냐”며 “일본에는 일본의 방식이 있다”고 불쾌한 듯 손을 젓고는 다른 곳으로 홱 가버린다. 참배객은 유족이 대부분이지만 더러 “나라를 위해 희생한분들을 기리기 위해” 찾는다는 ‘소신파’도 있다. 한 참배객(57·자영업·도쿄 거주)은 “가족 가운데 전사자는 없으나 1년에 4차례는 이곳을 찾아 머리를 조아린다”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참배한 것은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보다는 한국이 신사 참배에 대해 잘 이해해주는 것 아니냐”고 엉뚱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젊은 대학생들도 꽤 많다.올해 처음 야스쿠니에 왔다는 남학생(20·대학 2년)은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보통의 국민들을 생각해 왔다”면서 “참배에 정치적인 뜻은 없지만 일본 언론의 보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합사된 A급 전범에게도 참배를 했냐고 묻자 이내 말꼬리를 흐린다. 대다수 유족들의 참배가 이어지고 있는 본전 앞과는 달리신사 안팎은 우익의 선전장을 방불케 할 만큼 극우 조직원의 시위,집회가 계속됐다. ‘아시아 청년당’,‘정치결사,일본 황정당(皇政黨)’,’쇼화진구(昭和神宮) 창건회’,‘국수국방연합(菊水國防連合)’등 크고 작은 극우 조직들이 동원한 버스에서는 확성기를 통해 노래와 구호가 연신 흘러나오는가 하면 우익 청년들이 군복 차림으로 신사 이곳저곳을 돌며 세를 과시하기도했다. 이들은 ‘천황 폐하를 중심으로 단결하자’,‘대동아전쟁은성전(聖戰)이다’,‘황국(皇國) 일본 만세’등의 구호가적힌 플래카드로 참배객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신사 본전 입구에는 태평양전쟁 말기 미 함대에 뛰어들었던 특공대를 기리는 그림과 붓글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지나가던 참배객들이 다투어 사진을 찍고 글씨를 들여다보고 있다.‘너와 내 사랑의 하늘의 이중주,맑아서 얘기하는 하늘의 순간’.말할 것도 없이 일왕에 목숨을 바친 특공대의 심정을 왜곡해 표현한 글이다. 야스쿠니 신사를 돌아보면 볼수록 점입가경이다.“한국과중국은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규탄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우리나라에는 쇼와(昭和·태평양전쟁 당시 일왕의 연호) 수난자만 있을 뿐 A급 전범은 없다”는 역사 왜곡마저도 서슴치 않았다. 두 얼굴의 야스쿠니 신사.일본의 무모한 야욕 때문에 전쟁터에 끌려나가 억울하게 희생된 국민들의 위패가 있는 곳인가 하면 군국주의 일본 정신을 확대 재생산하는 ‘마음의기지’이기도 한 야스쿠니 신사이다.그곳을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13일 참배했다. ◆ 야스쿠니 신사.1869년 메이지(明治) 일왕 때 지어져 일본군이 관리를 맡았다.전쟁에서 사망하면 신이 된다는 독특한 신앙으로 무고한 국민들을 전장으로 내몬 군국주의 일본의 상징적 시설.2차대전 종전 후 도쿄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처형된 14명을비롯,246만여명의 위패가 합사돼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종교계 “인간복제 NO”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의 연내 인간복제 계획발표로 복제인간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각국에서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의 이슬람 교도들과 타이완 홍콩 태국의 불교 신자들,그리고 필리핀의 가톨릭 교도 등이 일제히 인간복제를 반대하고 나섰다.일부 국가들에서는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타이완 정부의 한 관리는 12일 “인간 복제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홍콩 불교협회는 “불자들이 인간의 윤회설을 믿고 있으며 인간의 생명은 영혼이육체에 깃들 때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이슬람 교도인 인도네시아의 보건부 연구개발위원회 회장인 스리 아스투티 수라드로 수파르만토는 “인간복제는 이슬람교를 비롯한 종교들이 수용할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파키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인 자마키 이슬라미 대변인도 “인간복제는 신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며,이슬람 율법상 죄악이므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대주교들은 인간 복제는 ‘인권파괴행위’이며 살인 범죄로 비유했다.신앙 숭배를 금지하는 중국 정부조차도 윤리적 차원에서 인간 복제를 금지한다고 밝혔다.일본도 인간복제를 허용하라는 학계의 요구에도불구,인간배아 연구 기준을 엄격히 규제한 법률을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독일의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은 지난 11일 디벨트와의 회견에서 “인간 복제 논의는 암이나 심장병 등 인류의 질병치료에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다”며 국제적으로 금지하는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독일과 프랑스는 유엔에 이 문제를 총회에서 논의할 것을 촉구했었다.현재 홍콩은 인간복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타이완과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등은 관련 법안을 심의중이다.뉴질랜드에서도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한편 일부에서는 인간복제 금지규정이 미비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자본 유치에 끌려안티노리 박사 등에게 인간복제 실험장소를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이, 팔 경찰본부 미사일 공격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간 대치가 또 다시 유혈 폭력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30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군 무장헬리가 가자지구의팔레스타인 경찰본부에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고 팔레스타인 군 관계자가 밝혔다.이날 새벽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의 파라 난민촌에서는 이스라엘 당국의 수배를 받아온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원 6명이 이스라엘 군의 피격에 의한차량 폭발로 숨졌다. 앞서 29일에는 동 예루살렘 템플 마운트에서 이스라엘 경찰과 이슬람교도간 충돌로 수십명이 부상했다.이스라엘의과격 유대교단체가 동 예루살렘내 템플 마운트(아랍명 하람 알 샤리프)에 새 성전 건설을 위한 초석을 세우면서 조성된 긴장이 충돌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지를 둘러싼 종교전=지난해 9월 아리엘 샤론 현 총리의 알 아크사 사원 참배로 촉발된 유혈 시위의 재연 양상. 이스라엘 과격 유대교 단체인 ‘템플 마운트 신앙운동’이29일 이스라엘 고등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템플 마운트 진입로에 인접한 주차장 부지에 새 유대교 성전 건설을위한 초석을세우고 기도회를 개최한 게 불씨가 됐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과 무장단체 하마스 등은 이날을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결사항전의 동원령을 내리면서 팽팽히 맞서왔다. 템플 마운트는 과거 유대교 성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으나,현재는 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이세워져 있어 유대교와 이슬람교도들간의 첨예한 종교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중동전체로 비화=아랍연맹과 일부 아랍국가,과격 이슬람단체들은 유대교도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슬람권에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종교전쟁으로 비화할 움직임이다. 아랍연맹의 하난 아슈라위 대변인도 “이스라엘측이 고의로 중동 전체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 없는 만큼 위험스런 조치를취하지 않기를 충고한다”고 경고했다. 레바논의 수니파 이슬람 대고문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과격 유대교 단체의 이러한 행동은 이스라엘의 종말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경고했으며,이라크 외무부는 그러한 의도가이스라엘 정부의 지시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성전을 촉구했다. 쿠웨이트 내각도 성명을 통해 초석 설치를 비난하면서 국제사회가 이러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관측통들은 지난 6월13일 발효된 미국 중재의 휴전이 사실상 파국에 이른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당분간 양측상호 유혈 보복전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이·팔 이번엔 종교분쟁

    [예루살렘 AFP AP 연합] 이스라엘 과격 유대교 단체가 동예루살렘 내 템플 마운트(아랍명 하람 알 샤리프) 부지에새 성전 건설을 위한 초석을 설치한데 맞서 팔레스타인이강경대응을 천명,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고 잇다. 과격 유대교 단체인 ‘템플 마운트 신앙운동’은 최근 이스라엘 고등법원으로부터 템플 마운트 진입로에 인접한 주차장 부지에 새 유대교 성전을 위한 초석 설치허가를 받고29일 설치행사를 가졌다.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투석전을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수십명이 부상했다. 템플 마운트는 지난해 9월 아리엘 샤론 당시 리쿠르당 당수가 방문,지금까지 660명의 인명을 앗아간 양측 충돌을촉발시켰을 정도로 이슬람 성지이며 양측의 첨예한 종교갈등의 불씨다.아랍연맹과 일부 아랍국가,과격 이슬람단체들은 초석 설치를 이슬람권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분쟁발발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종교분쟁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 북한 인권상황 개선 촉구 유엔 인권이사회 권고채택

    [제네바 연합] 유엔인권이사회는 27일 17년 만에 재개된북한인권상황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인권상황개선을 위한 20개항의 권고사항을 채택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날 낮(현지시간) 제네바 소재 유럽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대북 인권심사 결과 보고서에서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조치를 취하고 국제협약과 배치되는 사형제도 등 일부 형법조항의 개정 및 공개처형에 대한 제도적인 금지대책 마련등을 촉구했다. 인권이사회는 특히 실질적인 인권상황에 관한 정보부족과협약이행에 관한 사실과 자료 부재 등에 유감을 표시하고국제인권단체와 관련 국제기구의 정기적인 접근을 보장할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도소,노동교화시설,그리고 기타 구금·투옥장소에대한 독립적인 국내 및 국제시찰을 허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인권증진과 보호와 관련된 필수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성 보장을 요청했다. 이어 북한주민들에 대한 국내 여행증명서 발급제도의 폐지를 검토하는 한편 거주 외국인들에게일반적으로 적용하고있는 행정당국의 허가절차와 출국비자 발급제도의 폐지도권고했다.또 외국인 추방에 관한 조건과 절차 등을 입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신앙생활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등에 관한 최신 정보를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특히 여성인신 매매에 대한 주장 및 의혹 등에 대해 북한당국이 추가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줄 것을요구하고 여성의 공직참여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인권이사회는 그러나 탈북자의 강제송환과 이들의북한내 처우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협약에 가입한 후 지난 84년에 이어 17년만에 재개된 유엔인권이사회의 심사 및 권고는 북한이 제출한 걸러진 자료만을 토대로 이루어져 한계를 드러냈다.인권이사회가이날 제시한 20개항의 권고내용 대부분은 북한의 형법제도와 협약의 일치를 다루는 법적 절차를 언급하는 데 그쳤다.
  • 한국여성과 결혼 잠비아 대주교, 교황청 “파혼 안하면 파문” 경고

    [바티칸시티 DPA AP 연합] 로마교황청은 17일 통일교 문선명 목사가 지명한 한국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엠마뉴엘 밀링고(71) 대주교에게 신부와 결별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요셉 라칭거 추기경은 이날 성명을 통해 “8월20일까지 밀링고 대주교가 신부와 헤어지지 않으면 파문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교황청은 또 밀링고 대주교가 독신으로 살 것과 교황에 충성할 것임을 공개적으로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 밀링고 가톨릭 대주교, 통일교도 한국여성과 결혼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통일교 합동 결혼식에서 천주교대주교 신분으로 한국 출신의 여성 침구사인 성 마리아(43)와 결혼해 화제가 된 엠마누엘 밀링고(71) 대주교가 방한,3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밀링고 대주교는회견에서 “천주교 사제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천주교신앙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가톨릭 사제로서 통일교의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배경은. 하느님의 모든 아들 딸은 가정을 이룰 자유를 갖고있다고생각한다.평생동안 주님을 모시고 열심히 살아왔다.지금부터는 가정을 이뤄 주님을 모시고 살고싶다. △결혼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는데. 결혼과 관련해 걱정이나 고민을 한 적은 없다. 어떤 인터뷰기사가 잘못된 번역 탓에 와전된 것으로 안다. △결혼후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가톨릭의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게 있나.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말만 전해들었다. △자녀는 몇 명이나 두고싶나. 제한 없이 생기는 대로 낳겠다. △천주교 사제들이 모두 결혼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나. 교회도 인간들이 만든 조직이다.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을것이다.그러나 2∼3년간 독신생활을 한뒤 결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결혼하지 않은채 온갖 죄를 짓고 사는 성직자보다 차라리 결혼해 떳떳이 사는게 나을 것이다. △성직자에게 독신과 결혼생활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하느님은 남자 혼자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셨다.나의 결혼은 개인적인 사안이 아니라 어찌보면 공적인 결정이다.나의 경우 한 단계 높은 순결 차원에서 결혼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부인 성 마리아는 결혼배경에대해 “95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밀링고대주교의 명성을 알고 존경하게 됐지만 개인적인 만남은 전혀 없었다”면서 “통일교의 결정에 따라 결혼했고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김수환 추기경 전집 출판기념회·팔순잔치 열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의 팔순(28일)과 사제서품 50주년(9월15일)을 맞아 발간되는 ‘김수환추기경 전집’ 출판기념행사가 27일 오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대성당에서 조촐한 팔순잔치를 겸해 열렸다. 가톨릭 신앙생활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기념미사에 이어 신부와 수녀,평신도 대표들의 팔순 축하 헌주,축시낭송,기념품 증정과 전집편찬 경과보고 및 증정,정진석 서울대교구장과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주한 교황대사의 축사,김 추기경의 답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천주교 각 교구장과 김중권 민주당 대표,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이인제 민주당 고문,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김명자 환경부장관,강영훈 전총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진석 대주교는 축사에서 “”김 추기경은 겨레가 어려울 때마다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국민다수에게 교훈을 주었다””면서 “”오랫동안 우리곁에 머물면서 귀한 가르침을 들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란디니 대사는 교황 요한바오로2세를 대신해 “”김추기경은 한국교회를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존경받는 교회로 만드는데 앞장섰다””고 치하했다. 김추기경은 답사에서 “”지난날을 돌이켜볼 때 하느님의 용서만을 청하는 탕자의 삶이 아니었는지 반성한다””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며 여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김수환추기경 전집'은 김 추기경이 1951년 사제의 길로 들어선 이래 지난해까지 발표한 각종 기고와 연설문, 인터뷰, 강론 등을 모은 전집으로 모두 18권중 9권이 이날 출간됐다. 나머지 9권은 9월중 나올 예정이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김추기경의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아 9월12일 명동성당에서 사제서품 50년을 기념하는 '금(金)경축'행사를 갖는다. 김성호기자 kimus@
  • 신간 맛보기

    ◇한국의 건축문화재-서울편(홍대형 지음,기문당 펴냄)국가및 지방 지정건축문화재의 건축사적 의미를 고찰한 연구서. 한국 전통건축의 공간구성은 비대칭적인 것이 특징이다.도시의 가로도 중국처럼 바둑판 같은 직교(直交)가로망이 아니라 자연지세를 활용해 만들었다.중국의 도성제를 모방한 고구려시대의 격자 가로망의 흔적이 평양 인근에 남아 있지만 자연스러운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진 비대칭 가로망이 보통이다.저자(서울시립대 교수)는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의 단절을 아쉬워하며,도성과 성곽,궁궐·종묘 등 공공건축물과 서울시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주택·사찰 등 의미있는 건축물을 폭넓게 다룬다.2만5,000원. ◇마이클 조던,나이키,지구 자본주의(월터 레이피버 지음,이정엽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미국 프로농구를 자기 세상으로 만든 선수는 마이클 조던 뿐이 아니다.닥터 제이나 매직존슨도 있다.그러나 조던은 단순한 운동선수 이상이다.그는한 시대를 구축했다.그 시대란 CNN같은 전지구적 미디어가끊임없이 ‘미디어 스펙터클’을 생산해내는 미디어 혁명의시대다.조던은 진정한 스포츠 영웅인가,교활한 형태의 제국국주의인가.코넬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는 조던이 터너나 머독의 미디어제국에 의해 성공했지만,그 미디어에 의해 사생활을 침해당해 몰락해가는 모습을 ‘파우스트의 거래’라고꼬집는다.8,000원. ◇마르크스 평전(프랜시스 윈 지음,정영목 옮김,푸른숲 펴냄)20세기 역사는 마르크스의 유산이다.요시프 스탈린,마오쩌둥,체 게바라,피델 카스트로 등 현대의 우상이자 괴물들은모두 마르크스의 상속자를 자임했다.마르크스가 죽은 지 100년이 안돼 전세계 인구의 반이 마르크스주의를 신앙으로 고백하는 정부의 통치를 받는 등 그의 사상은 엄청난 세계사적 영향력을 행사했다.철학자·역사가·경제학자·언어학자·문학비평가·혁명가였던 마르크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점이다.수많은 약점을 지닌 허약한인간,그러나 위대한 거인으로서의 마르크스의 모습을 매혹적으로 그렸다.2만원. ◇갈릴레이의 생애(베르톨트 브레히트 등 지음,차경아 옮김,두레 펴냄)“진실을 모르는 자는 한낱 바보에 그치지요.그렇지만 진실을 알고도 그것을 거짓이라 칭하는 자는 범죄자란말이요.”지동설을 부인하는 데 앞장선 제자를 향해 일갈하던 갈릴레이의 말이다.갈릴레이 역시 고문기구 앞에서 자신의 학설을 철회하고 말았지만 이 말은 ‘진실을 아는 자’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 지를 시사한다.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라는 주제 아래 그들의 갈등과 선택을 다룬 3편의 희곡이 실렸다.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생애’,뒤렌마트의 ‘물리학자들’,키파르트의 ‘J.로버트 오펜하이머 사건에서’가 그것.1만원.
  • [씨줄날줄] 大佛 분쟁

    1970년대 불교계에서는 대형 불사가 유행했다.범종(梵鐘)과 불상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때마다 ‘동양최대’ 아니면‘세계최대’였다.당시에도 뜻있는 사람들의 개탄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불교계 지식인들은 그때대형불사를 “물신주의(物神主義) 범람”으로 규정하고 있다.물론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지금의 국보급 문화재들도 불자들의 신심으로 조성된 불사의 산물이거늘 신앙의대상을 세속적 관점에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논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합천 해인사가 추진중인 세계 최대 청동좌불 건립을 놓고 불교계 여론은 크게 엇갈린다. “팔만대장경을 모신 법보사찰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것이 비판론의 논지인 데 반해 “불사도 신심의 발로”라는 것이 옹호론의 요지다.이 불사를 추진하는 해인사측은“불상이 들어설 자리는 원래 허덕사라는 절이 있던 곳으로이곳의 절터를 복원해 신도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자운(慈雲),성철(性徹) 등 큰스님들의 유지에도합치하는 계획”이라고 주장한다.이에 대해 대표적인 반대론자인 수경(收耕)스님은 교계신문 기고에서 “자운·성철스님 등이 속물주의의 상징인 최대 불상을 모시라는 유지를남겼다면 우리 시대의 고승으로 모셨던 이 두 스님의 이름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야 한다”며 “세상의 비판과 원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스님의 유지에 따른디는 명분으로 불사를 진행하는 자들은 어리석은 자들이라는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고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대형불사가 ‘옳으냐’ ‘그르냐’ 논쟁은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어떤 논리에도 반론의 여지는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상대 세계에서는 절대로 옳고 절대로 틀린 것은 절대 없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기도 하다.이 ‘절대’라는 말을 또 쓴다면,자기 생각을 물리적 힘으로 관철하려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해인사의 세계최대 불상 조성의 타당성은 차치하고 선방 수좌들이 반대론자를 찾아가 벌인 집단소동은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세속의 시위문화가,우주가 불탄다 해도 끄떡도안 해야 할 선방까지 침범한 것 같아 안타깝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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