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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신학 목회자의 자기 성찰

    ■반신학의 미소-김진호 지음 삼인 펴냄. 민중미술,민중문학,민중신학… 진보적 문화담론으로서 70,80년대 저항운동의 중심에 섰던‘민중’담론은 이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맞아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 버린 것일까. ‘반신학의 미소’는 적어도 신학에서만은 민중만이 예수신앙의 실천 소명이라며 ‘민중신학’을 붙들고 고민하고 있는 한 신학자이자 목회자(한백교회 담임목사,계간 ‘당대비평’편집위원)의 치열한 자기성찰이다. 탈중심의 시대,민중신학의 과제를 천착해 들어가는 사유의깊이는 오늘날 한국신학의 토착화 역량을 가늠케 하거니와신자유주의시대 신학자의 과제를 천명하는 부분은 이 시대온 지식인에 대한 따가운 질책으로 환치되어 들린다. 그리스도교의 민중적 사회개입의 당위성은 ‘예수사건’을신앙적 원천으로 삼기 때문이다.신은 스스로를 낮춤으로써인간역사에 개입하여 해방사건을 실현하였다. 저자는 지난 30년동안 민중신학자들이 그리스도교 사회운동을 펼쳤지만 결국 교회중심주의와 성직자중심주의,패권적 승리주의 등 그리스도교적 정체성의 자폐성 때문에 실패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차이’와 ‘낯섦’의 포용을 통한 ‘오늘여기’에서의 시대적 적실성 회복을 주장하고 나선다. 전지구적 자본의 신자유주의 이념은 또한번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면서 ‘타자’를 배제한 ‘우리 중심주의’를 유혹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식인의 본분은 소의미의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그것을 증폭시키고, 범사회적인 총화를 이룩하기 보다는 그것의 균열을 꾀하는 것이라면서 ‘증언자’로서의 지식인,민중신학의 소명을 촉구한다. 저자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증언해야 할 삶으로 지적하고 있는 이들은 지배적인 의미체계에서 배제돼 있는 낯선 이들,즉 굶주린 얼굴,알콜 중독자,마약중독자,가출청소년,동성애자,범죄자의 얼굴들이다. 이 책은 김우창 강만길 임지현 김동춘등에 이어 ‘삼인’의 ‘동시대인의 총서’중 11권으로 나왔다. 총4부중 2,3부는 신학적 해석에 치중돼 있지만 1부의 에세이와 반신학의 모색을 다룬 4부의 ‘섹슈얼리티’는 일반 문화비평서로 읽어도 손색없을 만큼 시와 소설,영화 등의 예화가 풍부하다.1만4,000원. 신연숙기자yshin@
  • “미국 3류국가 전락”

    [워싱턴 연합] 오는 2050년엔 미국이 3류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한 미국의 극우보수파 정치인 패트릭 뷰캐넌의저서 ‘서구의 죽음'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11 테러 사건으로 출간이 지연되기도 했던 이 책은 4일 현재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2001년 베스트셀러 순위 4위에 올라있는데 뷰캐넌이 이 최신 저서를 통해 설파하는내용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는 유엔의 인구통계를 기반삼아 나름의 계산법을 동원해 유럽과 북미의 출생률 저하,이민인구 증가,기독교와 유대교 신앙 쇠퇴,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백인이 건설한 서구문명이 서서히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인과 히스패닉,흑인,아랍인 등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백인의 서구문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 한국불교의 진면목 엿보기

    ■봐라, 꽃이다-김영옥 지음/호미 펴냄. 흔히 기복신앙에 치우친 듯한 혼탁상 탓에 일반인들의 지탄을 받곤 하는 한국불교.여기에 거듭되는 종단 분규와 일부스님들의 일탈행위는 한국 불교계의 위기론까지 들먹거려지게 한다. 그러나 ‘흔들린다’는 불교계의 깊숙한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위기론이 한낱 기우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위치와 방향은 달라도 그것이 소승이든 대승이든,또 선(禪)에 몰입하든 학(學)에 몰입하든,절의 주지이든 아니든 제 자리에서 묵묵히 소임을 수행해내는 인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호미가 펴낸 ‘봐라, 꽃이다’는 이런 인물들을통해 한국 불교의 허물을 걷어내고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해인사에서 발간하는 월간 ‘해인’의 스님 탐방 칼럼인 ‘호계삼소’를 지난 95년부터 맡아왔던 칼럼니스트 김영옥씨(49)가 칼럼에 실렸던 조계종 스님중 한국 불교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거나 미래의 주역이될 인물들을 추렸다. “차와 선(禪)이 둘이 아니다”는 초의선사의 뜻을 좇아 다도(茶道)를통한 포교의 원력을 세운 서울 법륜왕사 주지 선혜 스님,지리산 실상사에서 생명공동체를 일구며 화엄사상을 실천하고 있는 도법 스님,지난 98년 종단분규 직후 조계사행정 소임을 맡아 험한 파고를 헤쳐온 조계사 주지 지홍 스님을 비롯한 30인이 그 주인공이다. 대부분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고승대덕이 아닌,어쩌면 처음들어볼 수도 있는 중진 스님들.인물 자체는 생경할 수도 있지만 글을 통해 드러나는 자연인으로서의 고뇌와 처절하리만큼 치열한 수행의 순간들,범상치 않은 마음가짐에서 글 읽기의 재미를 떠나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출가동기와 수행,문제의식,인간적인 고뇌 등이 인터뷰 형식을 통해 공개되는데글의 깊이가 녹록지 않다.한 편 한 편이 단순한 인터뷰 기사의 차원을 떠나 마치 수필 작품처럼 풀어진다.9,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세시풍속으로 본 의미/ 말은 영물…길·흉 예시 지혜의 상징

    2002년은 임오년(壬午年),말의 해다.십이지(十二支)의 7번째 동물인 말(午).시간으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방향으로는 남쪽,달로는 음력 5월을 지키는 방위신(神)이자시간신(神)이다.우리 민족의 정서와 각별한 유대가 없는 띠동물이 있을까마는 민속신앙에서 차지하는 말의 상징적 의미 역시 어느 띠동물 못지 않게 크다. 말의 가장 큰 민속문화적 상징은 뭐니뭐니 해도 ‘영물’(靈物)로서의 이미지다.동부여의 금와왕 탄생신화가 실린 ‘삼국유사’에 주목할만한 대목이 나온다.“북부여의 왕 해부루는 늙도록 아이가 없었다.하루는 산천에 제사하고 후사를비는데,타고 있던 말이 큰 못에 이르러 큰 돌을 마주 대하며 눈물을 흘렸다.이에 왕이 이상히 여겨 돌을 들추니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가 있었다.왕이 기뻐하며 이를 거두어 이름을 금와라 했다.” 고구려 주몽,신라 혁거세 등의 신화에서도 말이 국조 탄생을 알리는 신비한 동물로 묘사되기는 마찬가지.또 백제가 멸망할 때 흉조를 예시해준 지혜로운 동물도 말이었다. 신체상의 이미지로 볼때는 자연스럽게 박력과 생동감으로연결된다.예부터 말의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탄력있는 근육,기름진 모발,단단한 말굽과 거친 숨소리 등은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으로 인식돼 왔다.‘훌륭한 장수가 탄생하고 죽을 땐 어디선가 명마(名馬)도 함께 태어나고 죽는다’고 했던 옛속설도 그와 무관치 않다. 어떤 상황에서건 ‘재수없다’는 핀잔을 듣지 않는 띠동물로도 드물게 손꼽힌다.오히려 액을 막고 행운을 부르는 덕있는 동물로 대접받은 흔적이 설화와 고대 유물에서 자주 확인된다.고분에서 발견되는 3㎝ 크기의 말 부적.휴대하기 쉽게만들어 옛날부터 액막이용으로 썼다는 게 학자들의 풀이다. 넘치는 생동감 탓에 별난 띠타령을 불러일으킨 게 말띠해의 흠이라면 흠이다.‘말띠 여자 팔자 세다’는 속설이 바로그것. 하지만 민속학자들은 “터무니없는 소리”이라고 일축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천진기 학예연구관은 “중국이나 우리나라 문헌들에 말띠를 꺼리는 속신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조선시대에는 말띠 왕비가 많았다”면서 “말띠 태생의 부인을 꺼린 일본의 습속이 일제강점기 무렵에 엉뚱하게 국내에 퍼진탓”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정기자 sjh@
  • 1월의 문화인물…정약종 선생

    문화관광부는 1월의 문화인물로 선암(選庵)정약종(丁若鍾1760∼1801)선생을 선정했다.그는 조선후기의 천주교 신학자로 한국 최초의 천주교 교리서 ‘주교요지’(主敎要旨)를저술했으며 신유박해(1801)의 순교자이다. ‘주교요지’는한글로 펴낸 것으로 성서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조선시대 남인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둘째 형 정약전(丁若銓)은 한국 최초의 어류생태서 ‘자산어보’(玆山魚譜)를저술했고 동생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등 수많은 저술로 조선 후기의 실학사상을 집대성했다. 형 정약전의 권유로 천주교를 알게된 정약종은 1786년 아우구스티노란 세례명을 받았다.1791년 제사를 거부한 ‘윤지충 사건’으로 탄압이 심해지자 형제들이 신앙을 버렸지만 정약종은 1795년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신부가 만든 명도회(明道會)란 평신도 단체 회장을 맡는 등 신앙활동에 몰두하다 1801년 2월11일(음력)에 체포돼 배교하기를 거부하고 2월 26일 서소문 밖에서 참수됐다.전처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철상(哲祥·가를로)이 같은 해에,부인 유세실리아와 작은 아들 하상(夏祥·바오로),딸 정혜(情惠,엘리사벳)가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가톨릭 집안이다. 정약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등 관련단체는 2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기념추모회를 비롯,기념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이종수기자 vielee@
  • [대한광장] 다시 도덕과 정치를 생각한다

    집권층의 비리 의혹이 연일 신문 머리기사를 장식한다.의혹을 받는 고위 공직자들의 처신을 보면 하나같이 체면이나 염치는 저 멀리 던져버린 것 같다.연말이 다가오면서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몸과 마음마저 얼어붙는 느낌이다.국민의 정부 또한 스스로 변한 것은 없고 오직 개혁이라는 언어만을 앞세웠을 뿐임을 실감한다. 정치에 환멸을 느낄 때 나는 글래드스턴을 머리에 떠올린다.네 차례나 총리를 역임한 글래드스턴은 영국인이 가장존경하는 정치가로 손꼽힌다.그는 보수적인 영국 사회의 개혁을 열망하였고,현실 정치에서 이 열망을 이루려고 노력한 이상주의자였다.19세기 후반 자유당은 그의 개혁노선에 힘입어 노동자계급에까지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글래드스턴을 연상하는 까닭은 그의 탁월한 정치적 능력 때문이 아니다.참으로 기이한 점은 그의 내면 신앙과 도덕적인 삶 자체이다.그는 청년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 일기를 썼다.그의 일기는 오랫동안 역사가들의 관심을 끌었지만,정작 전집으로 출판된 것은 1970년대 초의 일이다.그의유족들이 간행을 반대했기 때문에 늦어졌다고 한다. 후손들은 왜 출판을 꺼렸을까.간단한 메모와 단편적인 기술로만 이어진 일기 곳곳에는 ‘엑스’(X)라고 표기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적혀 있다.놀랍게도 그 ‘엑스’는 모두 사창가의 여인들이었다.글래드스턴의 후손들은 위대한 인물이 오명을 뒤집어쓸까 두려워 감히 출판을 생각하지 않았던것 같다.일기를 들쳐본 사람은 다시 한번 그 내용에 놀란다.글래드스턴은 공직에 있을 때에도 저녁 무렵에는 평복을하고 사창가를 배회했다.그는 신분을 숨긴 채 버림받고 자학에 빠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그는 거리의 여인들과 만나,자신의 도덕적 열정으로 그들을 교화하고 설득하고자 노력했다.여인이 새로운 삶을 찾기로 약속하던 날의 일기에는 신에 대한 감사와 인간에의 굳건한 믿음으로 가득 차있다.성과가 없는 날의 기록은 회한의 언어만 나타날 뿐이다. 글래드스턴은 나의 한 친구와도 관련된다.역사를 전공하는 그 친구는 지난 십 수년간 글래드스턴에 몰두해 있었다.나는 그가 왜 글래드스턴에 집착하는지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4년 전 선거가 끝난 후에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나는 비로소 그 궁금증을 풀었다.그는 80년 5월 고향 광주에 있었다.상황이 절망적으로 변하던 날 밤에 그는 부모의 눈물어린 배웅을 받으며 몰래 광주를 빠져 나왔다.한 친구와 함께 철길을 따라 5㎞ 가량 곧장 뛰었다고 한다.그리고 유학을떠났다. 내성적인 성격에 평소 학생운동과도 거리를 두었던 그 친구는,그러나 유학시절 내내 가위에 눌리는 아픔을 안고 살았다.역사가는 그의 연구대상에 그 자신의 꿈과 열망을 투사한다고 하지 않던가.그는 글래드스턴에게서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찾고자 했던 모양이다.아마도 그는 고향 출신의 한 걸출한 정치가의 잔영을 글래드스턴의 모습에 덮쳐씌우려고 했던 것 같다.적어도 그에게 그 정치가의 인생역정은 글래드스턴의 도덕정치와 동의어였다. 그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아마 이전의 감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지 모른다.지난 4년의 세월은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지만,허나 지금부터라도권력자와 집권층은 다음과 같은 자명한 사실을 숙연하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이전의 그 정권 교체는 자신들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내 친구와 같은 그 무수하면서도 평범한 개인들의 꿈과 비원과 열망이 한데 모여 이루어졌다는 사실을말이다. ■이영석 광주대교수·서양사
  • 조양은씨 구속…해외 원정도박·불법송금 혐의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金奎憲)는 21일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51)에 대해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도박자금 3,000만원을 환전 상인을 통해 필리핀에 송금하는 등 3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불법 송금하고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자금이 부족하자 수십회에 걸쳐 현지인으로부터 62만달러(한화 약 8억여원)를 빌린 혐의를 받고 있다.조씨는 또 이 도박자금을 갚기 위해 자신의 증권계좌 등에서 5억2,000여만원을 인출해 역시 필리핀에 불법 송금했다. 조씨는 이 돈으로 필리핀 W호텔에서 ‘바카라’ 게임에몰두,지난해 4월부터 지난 11월까지 26억여원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조씨가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폭력영화 ‘보스’의 제작사로부터 3억여원 상당의 영화 해외판권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조씨가 그동안 신앙활동을 명목으로 필리핀에자주 드나들었다는 점을 중시,도박자금의 출처와 여죄를추궁하는 한편 필리핀 등 해외에 진출한 폭력배들과의 연계여부도 수사하기로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조양은 또 구속되기까지/ 겉으론 회개 뒤로는 도박外遊

    대도(大盜) 조세형씨에 이어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씨도 또 범죄꾼으로 돌아가고 말았다.출소 후 새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신앙생활을 통해 회개하고 참회한 것이 거짓이었던 셈이다. 조씨는 지난 79년부터 수차례 구속돼 17년을 교도소에서보냈다.조씨는 그러나 98년 출소한 뒤 신앙인을 자처하면서 신학원에 입학하고 선교활동을 하는 등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와같은 조씨의 ‘변신’은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 검찰은 조씨가 출소 뒤에도 주가조작이나 갈취 등의 수법으로 모은 돈을 해외로 빼돌린 뒤 수시로 외국에 나가 도박을 즐겨왔다고 밝혔다. 검찰이 영장에서 조씨가 불법송금했다고 밝힌 금액은 6억여원이지만 검찰은 조씨가 환치기 수법으로 해외로 빼돌린 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액수를 산정하기 위해수사를 계속하고 있다.특히 검찰은 조씨가 아무런 직업이없는 상태이면서도 억대의 현금을 집에 쌓아두고 상당수의 증권거래용 계좌를 보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금감원과 함께 조씨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물론,부하조직원들의 가석방 비용 모금을 명목으로 돈을받아 가로챘다는 부분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는 여러명의 애인을 두고 수시로 은신처를 옮기는가 하면 옮길 때마다 애인의 눈을 가리는 등 치밀하게 자신의 은신처를 숨겨 소재 파악과 검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98년 이후 자서전을 내고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스’에 출연하거나 신앙활동에 열중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결국 조씨는 범죄와의 연을 끊지 못하고 다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가톨릭대상 정옥기·신치구씨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여규태)는 19일 제18회 가톨릭 대상에 정옥기(鄭玉基·하상 바오로의 집 운영위원장)씨와 신치구(申致求·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장)씨를 선정,발표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내 잠자리가 없는 행려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으며 신 소장은 3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김수환 추기경 전집을 발간했다. 김성호기자
  • 렘브란트 판화 서울 온다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중 하나로 꼽히는 네덜란드 최고의 작가 렘브란트(1606∼1669)의 판화들이 대거 서울에온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설교하고 있는 그리스도’ 등 렘브란트의 판화 90점과 에칭(부식 동판) 원판 2점을 전시하는 ‘렘브란트 판화전’을 연다.출품되는 작품들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렘브란트하우스뮤지엄의 소장품들이다.이 뮤지엄은 렘브란트가 결혼 후 20년간 살면서 가장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했던 곳으로 주요 작품 대부분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렘브란트는 ‘자화상’‘다윗왕과 압살롬의 화해’ 등 명작을 그린 화가일 뿐만 아니라 판화가로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그는 회화와 드로잉(밑그림)외에 평생 동안 290점의 판화를 제작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자화상과 초상화,신ㆍ구약성서 장면화,누드화 및 풍경화 등이다.전시작의 압권은 ‘설교하고 있는 그리스도’와 1639년에 그린 자화상.‘설교하고 있는 그리스도’는 그리스도가 설교를 하고 있고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유태인들)이 그 말씀을 듣기 위해 모여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아마도 이탈리아 등의 아름다운 인물상들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 작품을 처음 보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왜냐하면 이 작품은 아름다움에 대해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듯 보이기 때문이다.대신에추한 것을 직시하는 화가의 강한 눈길이 다가온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가난과 배고품과 눈물이라는 진실이들어있다.또한 예수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군중들간에는교묘한 균형이 잡혀 있다. 1639년의 ‘자화상’에서 렘브란트는 자신을 귀족으로 그리고 있다.이 초상화의 인상적 포즈는 이탈리아 거장 라파엘로의 초상화에서 본딴 것으로 그는 이탈리아의 거장들과 겨뤄보고 싶었던 것 같다.렘브란트는 이듬해 이 그림을유화로 그려냈다. 작품 가운데 ‘아담과 이브’‘사원에서 논쟁하는 예수’ 등 상당수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등에 나오는 내용으로구성됐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그러나 신앙심 깊은 신교도인 렘브란트가 성경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서 읽고 성서 정신속 깊은 곳에 들어가 작업을 했다는것을 안다면 이는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측은 “격렬한 명암 대비,대각선 구도와 원근법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렘브란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국내에서는 없었다”면서 “렘브란트의 예술세계를 생생하게 살펴보는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입장료 3,000∼5,000원유상덕기자 youni@
  • 새해 첫날 가볼만한 전국 해맞이 명소

    신사년(辛巳年)이 저물어가고 임오년(壬午年)이 밝아온다.한햇동안 어렵고 가슴 시렸던 일들일랑 마지막 노을 속에 묻어 버리고 붉게 솟아오르는 ‘새해’에 한 해의 소망을 빌어보자.새해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지는 크고작은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찾아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 해돋이 축제] 경포대와 정동진 등 해돋이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 즐비하다. 경포해수욕장 해변 특설무대에서 새해 동트기 전부터 시작되는 해돋이 행사는 농악놀이와 태평무 등 우리춤 행사가 돋보일 전망이다. 특히 정동진에서는 해돋이 행사에 앞서 31일 자정쯤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는 회전식이 있다.8t의 모래를 담은 둥근 통을 뒤집어 놓는 행사로 일년간 모래가 떨어지면서 시간을 알려주게 된다. [태백산 새해맞이 축제] 인간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기원했던 곳 태백산 천제단과 당골광장에서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색 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31일 천제단에 올라 올해의 마지막 해넘이를 즐긴 뒤 소망등불 띄우기,액집태우기,천제봉행,해오름 감상,백두대간 터다지기 등을 갖는다. [경북 포항 한민족 해맞이 축전 2002] 한반도의 최동단인 대보면 호미곶(虎尾串) 해맞이공원에서 31일 오후 8시 사물놀이와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관광객 등 30여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일출 때까지 큰북공연이 계속된다.이와 함께 바다와 육지,하늘을 잇는 맥가이버 시범 공연이 해병대 장병들에 의해 펼쳐진다.특히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성공을 기원하는 월드컵 축구공 사인볼 행사와소망의 연날리기 대회가 볼만하다. 이밖에 해돋이 사진 촬영대회와 전국 유일의 등대박물관 관람,경품행사 등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 행사] 서생면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해맞이 명소로 이름 난 만큼 주변도 공원으로 잘 꾸며 놓았다. 간절곶의 새해 첫 일출시간은 오전 7시31분24초.울산지역 예술인,청소년동아리 등 예술단체 주관으로 31일 오후 2시부터 1일 오전 8시30분까지 일출 구경 온 시민·관광객 등이 즐길 수 있는 예술제 중심의행사가 열린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 축제] 바다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가장가까운 거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부산시 남구 용호동이다. 발 아래로는 부서지는 파도를,눈으로는 타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이곳 해돋이 풍광의 백미다. 이기대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되는 올 축제에서는 해가 돋기전에 해맞이무용과 소망을 담은 기원문 낭독,풍선날리기,풍물패의 지신밟기 등이 이어지며 참여자들이 덕담을 나눌 수있는 덕담판도 준비된다. [2002년 부산시 해맞이 부산축제] 매년 새해 첫날 200만명이상의 해맞이 관광객들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다. 올해는 해맞이 해변퍼포먼스,현대와 전통이 조화된 무용,민속연 날리기,새해 메시지 전달,부산시립예술단이 펼치는 동방의 북소리,해변 행위공연 등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남 통영 한려수도 해맞이 축제] 배를 타고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서 일출을 보며 소원을 기원하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해가 돋기 전인 오전 5시 도남동 유람선터미널을 출발,통영항 남쪽 12마일 해상에서 매물도와 가왕도사이의 일출을 즐긴다. 배에서 내리면 부둣가 선술집에서 파는 생선국으로 언 몸을녹일 수 있다.배삯은 어른 1만7,000원, 어린이 1만3,000원.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해넘이 축제] 충남 당진 왜목마을과 함께 일몰·일출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천군에서는 31일 오후 4시30분부터 해넘이 축제를 시작한다.길놀이와 풍물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일몰을 감상하며,시 낭송이 이어진다.해가 모두 넘어가면 달집태우기와 불꽃놀이가 열려 절정을 이룬다. [전북 변산반도 해넘이 축제] 전국에서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는 부안군 변산면 격포 채석강이 단연 으뜸이다.해넘이 시각은 오후 5시30분38초.변산반도를 둘러본 뒤 서해에서 생산되는 각종 해산물을 싼값에 맛보고 구입도 할 수 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붐빈다. 전국종합 정리 조한종기자 bell@
  • 기교없는 무공해의 詩

    빛의 속도로 펼쳐지는 빠른 시대다.어지럼증이 심해 ‘느림’에 기대보려는 책도 많이 나온다.하지만 체험이 실리지 않으면 공허한 관념에 그쳐 울림이 적다. 속리산 장각골에 살면서 여백과 비움을 몸으로 옮기며 실천하는 석선(石仙)시인의 시집 ‘나무꾼의 시와 노래’(돌나라)은 삶과 글이 한데 녹아있다.시인은 무공해 농사·마음·교육을 모토로 내건 돌나라 한농복구회 운동을 이끌고 러시아에서 대단위 시범농장을 열어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시집엔 이런 삶이 오롯이 들어있다.‘사랑’‘진리’‘인생’‘천연계’‘신앙’‘나무꾼 성자의 노래’로 나눠땅과 하늘에 대한 생각을 노래한다.기교없이 펼치는 시인의노래는 느림의 참면목을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 정치 뉴스라인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9일 경기도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신앙간증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날 “지금 나라는 국가정체성의 위기,국가파탄 및경제위기,부정부패 및 교육위기,구걸외교 위기에 빠졌다”고 현 정권에 날을 세운 뒤 “다음 대통령은 임기내내 허덕이는 고난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총재를 겨냥,“제가 발탁해 감사원장,총리,대통령후보까지 만들어준 사람이 탈당을 요구하더니 내 인형을 만들어 몽둥이로 내리치는 패륜적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한번 신의를 저버린 사람은 국민을 또 다시 배신할 것이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은 9일 당권-대권 분리와 당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제,당내 의사결정의 민주화등 대대적인 당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이 논의하고 있는 당 운영의 민주화 시도를 간과해선 안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힌 뒤“당내 민주화를 위한 요구를 들어주느냐,안들어주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길로 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추협,평민당,통합민주당,국민회의의 당료 출신 의원들과 당 사무처 간부들이 10일 오후 시내 하림각에서 송년 모임을 갖는다. 이날 모임에는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과 김영배(金令培)·안동선(安東善)·박상천(朴相千)상임고문,김옥두(金玉斗)의원,민국당 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 등이 초청됐다. 이들 당료파 인사들은 그동안 민주당내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의 쇄신운동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기 때문에 모임성격에 대해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권 전 위원의 측근은 “이날 모임이 ‘세(勢) 과시’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으면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 [우리부처 이런일도 합니다] 문화부 내년 이색사업

    문화관광부는 말그대로 문화에 대한 모든 분야의 예산을 담당한다.최근 문화산업에 무게가 많이 가고 있지만 종교나 순수예술 분야 지원도 적지 않다.이 가운데 일반인들이 알고있는 것도 많으나 낯선 것도 있다.예산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기발한 ‘문화적’ 발상이 담긴 사업 몇 가지를알아본다. [왕의 옷을 보관] 공연계의 숙원이 있다.공연에 사용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이 컨테이너 등 아무 곳에나 방치되는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다.공들여 만든 세트들이 1회용으로 사라지고,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버려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공연예술인들의 꿈을 돕기 위해 문화부는 내년부터 ‘무대용품공동보관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20억원을 지원한다.건물은내년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국악·연극 과외비(?)지원] 공교육 사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특히 예술분야는 거의 사교육에 의존한다.다른 한쪽엔 문화예술 전공자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문화부는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지난해부터 1년 동안 10억원을 투입해 전국 680개 초·중·고교에 국악강사를 파견했다. 아직 전체 학교 중 6.8%에 불과하지만 반응이 좋아 내년엔예산을 15억원으로 늘린다.모자라는 강사인력을 확보하고 국악 관련 전공자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일거양득이다. 내년부터는 ‘연극강사 풀제’도 실시한다.예산은 5억원.전국 초·중·고교 260곳에 8개월 동안 연극강사를 지원한다. 프랑스는 벌써부터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의예술교육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연극배우나 연출가가 학교에 나와 연기나 발성 등을 지도하는 것이다.말하기 인성교육 읽기 쓰기 등 직접효과는 물론 예술에 대한 감성과 애정을 어릴적부터 키워 ‘될성부른 나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교도소에서 연주회를] 교도소·양로원·고아원에서 연극을보고 음악을 듣는다.지난 90년부터 국립시설 중심으로 조금씩 해오던 사업을 지난 해부터 대폭 늘렸다.200회에 머물던공연·전시를 1,700차례로 늘리면서 농어촌,장애인시설·노숙자 쉼터 등 ‘문화 소외지역’을 방문해 문화균형 맞추기에 한몫해 온 프로그램이다.연말엔 고아원·양로원·노인복지회관 등에 집중한다.지난해 예산은 10억원.문화에 굶주렸던 지역이라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게 담당자들의 귀띔. [독수리 치료비] 천연기념물 지정 동물들이 부상 당하면 치료비를 어떻게 할까.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 경비’ 예산 2억원을 내년부터 신설한다.전국 230곳 동물치료소에 오는 천연기념물 동물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올해까진따로 예산이 없어 다른 경비로 막았다.단골(?)은 독수리.독극물을 먹고 죽은 동물을 먹다 변을 당하곤 한다.또 겨울에산양이나 사향노루 등은 폭설이 내리면 먹을거리가 없어 탈진한 상태로 발견되곤 한다.이밖에 올빼미나 수달 등도 대상이다. [나락뒤주·투구도 삽니다] 나락뒤주(짚 등으로 엮은 벼 보관용 뒤주),투구,강화반닫이,방상시(그믐날·장례 때 역귀나 사신을 쫓던 의식에 쓰던 도구)….국립민속박물관이 5년 동안 구입할 유물 목록이다.‘명품 위주의 단발성 전시보다 생활사 전시로 구체적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원칙에 따라109억여원을 들여 생업·의식주 생활·신앙 등의 분야에서다양한 유물을 구입할 예정이다.잊혀져가는 우리 뿌리를 되살리려 얼핏보면 아무 것도 아닌 물품들을 사모은다. 이종수기자 vielee@
  • 개인 중심 역사 ‘거꾸로 보기’

    ◇역사인류학이란 무엇인가-반 뒬멘 지음/ 최용찬 옮김. 종래 역사학은 마르크스, 또는 베버의 사회이론을 두 줄기로 해 역사발전의 보편적 구조를 해명하고자 했다. 따라서 서구식 근대화를 인간이 이룩한 업적의 총화로 인식하고 근대를 추동하는 정치 제도사, 사회사 등 거대사 연구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70년대 말, 여기에 의문이 제기됐다. 핵무기의 경쟁적 보유, 생태계 파괴 등 인류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무작정 진보만을 약속하는 끊임없는 근대라는 발상은 유효할 것인가. 이제까지의 역사전개에 어떤 필연성이 있다면 거기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이었던가. '역사인류학'은 이런 지적 반성 아래 근대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고 역사 서술에서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되살리고자 시작되었다. 1993년 '역사인류학-문화·사회·일상'이란 학술지를 창간, 새 학문의 제도화를 이끌어온 리하르트 반 뒬멘 독일 자아브뤼켄 잘란트 대학교수(64)는 2000년에 발간된 '역사인류학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역사인류학의 발전과정과 시각, 연구주제들을 깔끔하게정리한다. 인간에 관한 학문인 역사인류학은 무엇보다 문화 속에 아로새겨진 인간의 생활 형태와 경험에 역사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역사 속의 사건,구조,과정이 전체 사회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 보다 구체적인 개인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고 어떤 행동을 일으켰는가를 중요하게 다룬다. 이는 인간을 역사의 주체로서 바로 세우려는 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개별 인간으 자기 의지적 해석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사의 구조적 시각과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얄팍한 '이론'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두터운 묘사'와 '원주민의 시각'에서 사회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인류학적 방법론을 끌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서 인간은 폐쇄적이고 유형화된 통일적인 인간상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변하기 쉬운 다양한 인간들이다. 당연히 역사인류학의 구체적인 연구대상은 개인적 일상과 경험,노동,민중문화 등에서 잡혀진다. 마법과 마녀,저항과 폭력,육체와 성생활,종교와 신앙,집과 가족,사생활과 개인주의화,문자생활·독서·매체,자기것과 낯선것,여성들·남성들·남녀의 역사 등 저자가 제시한 역사인류학의 아홉 가지 주제들의 제목만으로도 기존 역사학과의 차별성이 확연해진다. 읽어 가는 도중 이같은 미시사적 접근의 학문적 가치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저자도 연구에 대한 명확한 목표설정,상대주의 시각 극복,그리고 인간행동을 유발시키는 물질적 문화적 동기를 실증적으로 검증할 설명모텔 제시 등을 앞으로의 해결 과제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딱딱한 역사로부터 부드러운 인간의 역사로의 전환,서구근대화 중심주의에서 문화적 차이와 복수성을 인정하는 '열린'시선은 일반의 역사인식과 학계 흐름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 틀림없다. 푸른역사 1만3,000원. 신연숙기자
  • 일반인도 불교기본교육 받아야 ‘신도증’

    “부처님도 ‘법을 전하라’는 말씀을 남기셨듯이 전법(傳法)은 불교 신앙에서 작지않은 부분을 차지합니다.전법차원에서 승려 교육은 체계화됐지만 일반 신도대상 교육은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 오는 13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는 선포식을 시작으로 일반 신도 의무교육을 본격화하는 대한불교 조계종포교원의 도영(道永) 원장 스님은 앞으로 신도교육을 통해불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흔히 불교를 믿음만 있는 기복신앙 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심합니다.하지만 불교는 엄연히 믿음과 수행을 병행해 궁극적인 깨달음에 도달하는 합리적인 종교입니다.”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일반 신도 차원의 기본 교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며 따라서 앞으로는 일반 신도들이기본 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찰·중앙 신도회의 임원자격을주지 않으며 신도증 발급과 수계식도 받을 수 없도록 종법도 개정했다고 한다. “의무화 방식이긴 했지만 무엇보다 신도들의 적극적인참여의지가 중요합니다. 불교 행사도 단순한 기도차원이아닌 법회 개념으로 바뀌고 있고 신도들의 법회 참여율도높아지고 있는 경향을 볼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한국 불교 종단이 공식적인 신도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계종의 조치가 전국적인 호응을 얻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 그러나 도영 스님은 조계종이 2년 전부터 본·말사를 중심으로 각 사찰간부 대상의 수련회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도 꾸준히 개발해 온 만큼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신간 맛보기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장승욱 지음,하늘연못 펴냄)= 어정잡이,발김쟁이,모도리,뻘대추니….대부분의 사람들에게언뜻 감이 잡히지 않는 낱말들일 게다.기자 출신의 지은이는 보석같은 순우리말 2,784개를 살뜰히 풀이하는 작업에꼬박 4년을 매달렸다. 책 제목에 나온 ‘도사리’도 토박이말.바람이나 병으로인해 익다가 떨어진 열매,즉 한자어로는 낙과(落果)다.세태에 밀려 빛을 못보는 우리말들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이제목에서부터 듬뿍 묻어난다. 어휘사전의 역할을 하면서도 소설을 읽듯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째마리는 여럿 가운데 가장 못난 사람이나 물건 중 제일 나쁘거나 못생긴 것을 뜻한다.이와 비슷한 말로 잔챙이,섭치 등이 있으며 특히 초리는 과일 가운데 가장 잔 것을 말한다”는 식.순 우리말의 감칠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1만2,000원. ●이슬람 단식과 성지순례(최영길 엮음,도서출판 일림 펴냄)= ‘단식은 배고픔을 통한 자기수련의 한 과정입니다.단식은 하나님을 공경하고 그 분께 순종하는 과정입니다.’ 이슬람은 라마단 달의 단식과,하지 달의 메카 성지순례를 가장 훌륭한 ‘성전’으로 간주한다.라마단은 이슬람 달력 아홉번째 달(月) 이름으로,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기준으로 볼 때 11월 16일이 이른바 ‘라마단 단식’이 시작되는 날이다.과학문명이 서구 세계의 강력한무기라면 라마단 단식과 성지순례를 통한 정신무장이 그에대응하는 이슬람세계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중견 이슬람학자인 엮은이는 이슬람의 대표적인 신앙생활의 하나인 라마단 단식의 의의,규범,일정표 등을 아랍어와한글판 대역으로 대비시켜 생생히 소개하고 있다.1만원●나보다 남을 더 사랑한 사람들(지재희 지음,자유문고 펴냄)= 김홍도의 아름다운 그림에 옛 성현의 일화를 배합한삽화 책.나라에 충성,부모에 효도,부부간의 사랑,형제간의화목, 친구간의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유교의 오륜을 주제로 삼았다. 지은이는 “타인과의 관계를 존중하는 전통의 가치관을고루한 것으로 무시하는 것은 잘못이다”면서 “잘못된 개인주의가 판치는 요즘,오륜은 되새김질할 가치가 충분히있는 덕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들의 다양한 일화와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함께 접할수 있는 외형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화를 현대적인 해석 없이 나열한 내용상의 아쉬움이 흠이다.1만원.
  • “안중근의사 주 활동무대는 연해주”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92주년.최근 몇년 새 안 의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러시아 학자들의 관심이 특히 돋보이고 있다.이같은 경향과 관련,안 의사가 일제의 한반도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의거지는 중국 하얼빈이지만 안 의사가 항일의식을 고양·성숙시킨 곳은 러시아 연해주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의거 기념일에 앞서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斷指)동맹’을 맺은 연해주 현지에 유허비(遺墟碑)를 세운 데 이어 국제학술회의를 개최,안 의사의 항일투쟁운동을 재조명했다.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 서굉일)가 국가보훈처·고려학술문화재단 후원으로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대학교 한국학대학에서 서굉일(한신대)·오영섭(연세대)·박환(수원대)교수 등 한국측 교수 8명과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 연구원 등 러시아측 연구자 7명등이 참가한 가운데 ‘안중근과 러시아지역 항일민족운동’을 주제로 학술행사를 가진 것. 이 행사에서 한러 양측의 학자 12명이 총12편의 안 의사및당시 극동의 정세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특히 수원대의 박환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에서의 안중근’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안중근 의사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폈다.흔히 안 의사는 의거 장소가 만주의 하벌빈이고,순국 장소가뤼순인 점을 들어 만주지역 항일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돼 왔다.그러나 박 교수는 안 의사가 연해주지역 의병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박 교수는 “안 의사는 극동 크라스키노 카리에서 ‘단지동맹’을 결성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대동공보사(大東共報社)에서 의거를 최종결심했으며,블라디보스토크 역사(驛舍)에서 권총을 받아 하얼빈으로 떠났다”며“안 의사의 의거와 러시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1907년 군대해산 후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하여동의회(同義會),단지동맹,대동공보 등 러시아지역 민족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안 의사가 주도한 소위 ‘단지동맹’ 역시 ‘동의단지회’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의회의 산하조직이었는데 안 의사는 동의회에 발기인으로참여하였다.박 교수는 “결국 안의사의 의거는 동의회의‘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연해주 현지에서 안 의사가 1908년 러시아지역 최초의 의병조직인 동의회가 결성된 상(上)얀치혜 마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박 교수는 “안 의사가 단지동맹을 결성한 크라스키노 쥬카노프카 마을 위쪽12km 떨어진 곳에서 흔적을 확인했다”며 “현지 주민들의증언에 따르면 1937년 조선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후 60년대까지 러시아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폐허가 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의사 남·북 스크린 조명 색깔차?.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통해 남북한의 안중근 의사에 대한 시각을 비교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신대 신광철 교수(종교문화학과)는 남한의 ‘의사 안중근’(1972년,주동진 감독)과 북한의 ‘안중근 이등박문을쏘다’(1979년,엄길선 감독) 등 두 편의 영화를 분석해 최근 종교사연구소 연구발표회에서 ‘남북한의 안중근관’으로 내놓았다. 신 교수는 논문에서 남북한 영화는 모두 안 의사의 구국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한이 안 의사를 민족사적 영웅으로 부각시킨 것과는 달리,북한영화는 안 의사의 투쟁을미완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두 영화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심하게 된 동기,독립 투쟁과 이등박문 사살 과정,재판과정에 나타난 안 의사의 독립 사상,안 의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북한영화가 안 의사의 투쟁을 미완으로 규정한것은 이른바 ‘지도 사상’이 부재했다는 관점에 기인한 것임을 밝히면서 이는 김일성의 지도 체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안 의사의 독백을 통해 안 의사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점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안 의사가 구국 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에 관한영화적 장치도 남북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하고있다.남한 영화는 안창호 선생의 연설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구국 투쟁에 나섰다고 묘사하고 있으나,북한영화에서는 민중적 저항에 의한 결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남한영화가 ‘계몽’ 쪽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면,북한영화는 ‘투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남한영화가 빌렘 신부와의 관계,안 의사의 기도 등을통해 천주교 신앙 관련성을 암시하는 데 비해 북한영화는김일성 지도 체계를 전제하는 관점에서 안 의사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차이는 스토리·주제 중심으로 설명적인 북한영화,이미지·빠른 템포를 앞세운 오락적 가치에 익숙한 남한영화가 갖는 현실적 거리 탓”이라며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환경의 차이인 만큼 영화분야의 학술적교류나 공동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종교간 화해의 길] (5)갈등 넘어 화합의 세계로

    예수와 석가에 따르면 어버이가 낳아준 나(ego,自我)는‘참나’가 아닌 ‘거짓나’에 불과하다.이 거짓나를 참나로 알고 사는 것은 속는 일이다.석가와 예수는 어버이가 낳아준 멸망의 나(ego,自我) 밖에 하느님(니르바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인 ‘얼나’(Dharma,soul)를 깨달았다.득도한 뒤에 카필라성에 돌아온 석가는 부왕 슈도다나(정반왕)에게 “나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고,연등불 이래의 붓다의후예”라고 하였다.예수도 출가한 뒤에 고향 나사렛에 돌아와 어머니 마리아를 보고 “여인이여,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라고 하였다. 석가와 예수도 몸으로는 어버이의 자식인 것을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영원한 생명인 얼나로는 육친의 어버이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석가는 80살에 열반하면서도 ‘얼나로는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여의어서 영생한다’고 하였다.예수도‘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얼나를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었으므로 종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다’(요한 5:24 필자의 역)고 하였다.노자(老子)의 도(道),장자(莊子)의 참(眞),공자(孔子)의 덕(德),맹자(孟子)의 성(性)도 같은 얼나이다. 류영모도 ‘예수,석가에게 나타났던 영원한 생명이 나에게도 나타났으니,영원한 생명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만은 틀림없다’(『다석어록』)고 하였다.개체는 서로가 다르지만 하느님이 주신 얼생명으로는 공통된 한 생명인 것이다.류영모는 이를 ‘귀일(歸一)’이라고 하였다.예수·석가·노자·공자 그리고 저 무함마드(마호멧트)까지 하느님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그 손가락만 쳐다보지 말고,손가락이 가리키는 하느님을 바라보자는 것이다.그런데 안타깝게도 하느님은 보려고 하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 귀일은 하느님을 가르쳐 준 스승조차도 뛰어넘어 하느님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예수가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말아라.너희 스승은 오직 한 분(하느님)뿐이고,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마태오 23:8)라고 한 것도 하느님이 너희들의 스승님이시니 하느님께로 가야한다는 귀일신앙을보여준 것이다. 귀일에 이르면 얼나로 통하는 하나의 생명인데 갈등이 있을 수 없다.문제는 영원한 생명인 얼나를 깨닫기가 어렵다는것이다.얼나를 깨닫지 못하니 하느님을 잘 몰라 불교도는석가를,기독교도는 예수를,유학자는 공자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다.석가·예수·공자를 신앙의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석가·예수·공자의 신앙을 본받아 하느님(니르바나님)을 신앙하여야 한다.내게 온 얼나는 우주 안팎에 가득찬성령이시다.그 성령이 하느님(니르바나님)이시다.하느님은다른 이가 아니라,우리의 참나로 시작도 없고 마침도 없는영원한 생명이시다.그 얼나(성령)가 맘 속에 샘솟으므로 하느님이 계신 것을 안다. 예수·석가·공자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면 서로가 잘났다고 뽐내거나 우쭐하겠는가? 그들은 이미 탐·진·치(貪瞋痴)의 수성(獸性)을 죽여 다투는 자아가 없다.한 얼생명으로살게 되므로 이심전심이 되어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가 ‘종교간의 갈등은 아집(我執) 때문이다’라고 한 것은 정곡을 찌른 말이다.거짓나요짐승나인 자아를 죽이고 얼나로 솟날 생각은 하지 않고,자아를 강화하여 아집만 부리는데 이게 무슨 신앙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9.11 대참사 이후 ‘이슬람’이 세인들의 화두가 되었다.이슬람은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무슬림의 수가 13억에 이르는 대종교라지만 톨스토이는 기독교의 한 분파로보았다.예수의 엘리 하느님이나,무함마드의 알라 하느님이나 같은 유일 절대의 하느님인 것이다.또한 아랍민족이나이스라엘민족이나 다 같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이다.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미워하고 죽이고 할 까닭이 없다.서로 싸우는 것은 하느님을 빙자한 아집인 것이다.나(ego)를 죽여야지 왜 남을 죽이는가?예수와 무함마드가 만나면 싸울 것 같은가.무함마드는 예수를 매우 존경하였다.무슬림들이 예수를 비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예수는 무함마드에게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마태오 26:52)라고 다시 한 번 깨우쳐 줄 것이다.무함마드가 메카에서 13년 동안 기도와 인내로 동족인 꾸라이쉬족의 박해를 이겨냈을 때 그는 예수의 제자요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알라 하느님의 아들이었다.이상적으로 말하면 그때 무함마드가 예수처럼 순교의 길을 걸었어야 했다. 히즈라(hijra,이주)의 길을 택한 무함마드는 메카에서 메디나로만 옮긴 것이 아니라,신앙인에서 정치인으로도 옮겼다. 그리하여 무함마드는 종교인으로서는 실패하였고,정치인으로 성공하였다.대 이슬람왕국을 세운 영웅으로 카라일이 예찬하였다.예수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요한 18:36)라고 한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그러나 무함마드는 군주로서는 명군이라고 할 수 있다.남의 집 머슴에서 아랍을 통일하는 이슬람왕국을 일으켰으나,예언자에 머물려고 하였지 군왕이 되지는 아니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종교의 입장에서는 무함마드의 지하드(Jihad,聖戰)를 인정할 수 없다. 무함마드는 방어전만이 지하드라고 이야기하였으나,무함마드 자신도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그래서 나쁜 말을 듣기도 했다. 무함마드의 생애를 집필한 H·하이칼은 무함마드가 성전(聖戰)을 변호하기를 예수도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려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오 10:34)고 호전적인 말을 하였다고 지적하였다.이는 예수의 말을 잘못 안 것이다. 그 말에 뒤이어 가족 사이에 불화하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성령인 진리의 칼로 혈연을 끊어 가족이나 민족을 초월하라는 말인 것이다.예수는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이가 내 어머니요 내 형제라고 말하였다. 선사(禪師) 임제는 부처님을 죽여야 한다는 살불(殺佛)이란 말을 곧잘 썼다.끔찍하지만 옳은 말이다.불교도는 부처님을 죽이고,기독교도는 예수를 없애고,무슬림은 무함마드를버리고 하느님께로 업그레이드(up grade) 해야 바른 신앙에들어설 수 있다. 그때 종교간의 갈등이란 있을 수 없다. 박 영 호 성천문화재단 연구위원. ■박영호 위원은 다원주의 선구자 '다석'의 애제자. 1934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59년부터 81년까지 20여년 동안 다석(多夕) 류영모(柳永模)를 스승으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았다.현재 성천문화재단의 다석사상 연구위원으로 있으며 성천아카데미에서 다석사상과 함께 노장사상을 강의하고 있다.다석사상에 관한 글을 모은 ‘다석사상전집’외 ‘중용 에세이’‘다석어록’‘다석 추모문집’‘노자’‘장자’‘다석 류영모 명상록’ 등의 저서가 있다. ■‘다석 류영모가 본 예수와 기독교'. 다석의 애제자인 박영호 위원이 다석의 핵심 사상을 가장정확하게 풀이했다고 평가받는 책(두레刊)이다. 젊어서 기독교 신앙에 들어갔던 다석은 불교와 노장(老莊),공맹(孔孟)사상 등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사상을 두루 섭렵,이 모든 종교와 사상을 하나로 꿰뚫는 혜안을 일찍부터가졌던 ‘종교다원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다석은 모든 종교와 고전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상호 텍스트’ 방식으로 읽고 탐구해 어느 곳에도 묶이지 않는 열린 사상의 소유자로 추앙받고 있다.특히 여러 종교의 교의와 방법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그 궁극적인 진리는 ‘하나’로서 끝내는 같다는 주장을 일찍부터 폈다. 최근 서방세계에서 그에 대한 연구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있다.궁극적인 진리를얻기 위해선 상대세계를 벗어나 절대세계를 추구해야 하며 상대세계를 넘어설 때 인간은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과 일치하여 하나가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박 위원은 이 책에서 다석의 사상 가운데 절대세계를 추구하는 것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 자아와 육신을 중심으로생각하는 ‘몸나’에서 벗어나 참다운 자아인 ‘얼나’(靈我,기독교에서의 성령)를 찾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사람은 이 ‘얼나’를 찾아 참다운 자아에 이를때 절대세계,즉 ‘하나가 되어 생사를 넘어서는 참다운 자유’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박 위원은 책에서 “다석이 본 예수와 예수의 가르침은 기독교의 교의신학과는 달랐다”고 주장한다.“예수와 예수의 가르침은 십자가에 못박혀 흘린 예수의보혈로 속죄받는다는 십자가 신앙”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즉 다석이 본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핵심은 사도신경에 입각한 교의신학이 아니라 ‘제나’(자아,ego,몸나)를 없애고‘얼나’(영아,성령)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얼나’만이 참된 나이며,이러한 ‘참나’에 이를 때 사람은 진리에이르러 구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관점에 서서 교의신학의 베일을 벗기고 예수와 기독교를 바라본 다석의 핵심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예수 석가를 다 몰랐다.누구를 존경하고 좇는다고 하지만 다 제 욕심 채우려 드니까 모르게 되는 것이다.예수·석가는 바른 말을 했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들었다”는 부분이이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4.끝)이재봉 원광대교수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 테러 사건 이후 고조되고 있는 전쟁 위기를 ‘오렌지 이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서양 속담에 화가 나면 열을 세고 더 화가 나면 백을 세라는 말이 있습니다.화가 날수록 참으라는 말이지요.6천 여명이 무고하게 희생된 것은 정말 안됐습니다.그렇다고 즉각보복하려니 전쟁이란 폭력을 쓰게 되지요.‘오렌지 이론’의 핵심은 인내와 창의력인데,인내하면서 왜 그런 참사가빚어졌는지 원인과 배경을 생각해보고,어떻게 대응하는 게진정한 평화를 위한 길인지 깊이 생각해보면 전쟁이 아닌비폭력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요. ■갈등의 구조를 보자는 말씀인가요?. 우리는 지금까지 ‘친미 반공’의 사회 구조 속에서 미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만을 보도록 강요당해 왔습니다. 미국과 대립해온 북한이나 아랍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측면만을 보게 되었고요.예를 들어,이번 테러로 미국에서 희생된 수천명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애도의 날까지 정하고,눈물도 흘리고,꽃도 바치고,기도도 많이 합니다만,이라크나코소보 등에서미국의 폭격에 의해 죽어간 수십만의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태도를 보였습니까.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테러의 결과뿐만 아니라 테러의 원인도 살펴봐야 합니다.테러는 반미감정이 표출된 것이니,왜그런 반미감정이 생겼는가 파악해야 갈등 해결이나 테러방지를 위한 근본 처방이 나오지요.테러의 결과만 보며 보복을 하는 것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처방일 뿐입니다.폭력에 의한 해결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를 뿐이에요.이른바 피의악순환을 부르는 것이지요.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상대가 역이용할 수도있지요. 누가 먼저 폭력을 사용했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제국주의,패권정책,힘의 외교 등과 같은 미국의 거대한 구조적폭력에 맞서 약자들은 데모나 폭동 또는 테러 등과 같은 조그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이에 대해 미국은보복하겠다며 엄청난 무력을 동원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고요.진정한 평화란 테러나 전쟁과 같은 물리적 폭력뿐만아니라 차별이나 억압과 같은 구조적 폭력까지 제거되어야이룩될 수있는 것입니다. ■억압적 요소는 가족관계에서도 존재한다고 보는데 이처럼가정이나 사회의 내부적 갈등, 불평등이 나비 효과처럼 국제분쟁으로 파급된다고 보십니까.만약 그렇다면 진정한 평화는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봅니다.이는 학습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환경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며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입니다.저는 아들만 둘을 두고 있는데,아이들이 어릴 때 총이나 칼 같은 장난감만 원하는 거예요.그렇지만 저는 그런 장난감은 절대 사주지 않았어요.그러나주변 환경을 보세요.남자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대부분 무기 종류이고,컴퓨터나 비디오 게임 등은 거의 모두 격투기 아니면 전쟁 놀이입니다.폭력의 생활화라고 할수 있겠는데요,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나중에 비폭력과 평화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종교는 평화와 동의어로 느껴지는 데 신앙이 근본주의로흐를수록 분쟁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정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종교와 관련하여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먼저 종교가 평화와 동의어가 될 만큼 이 세상 어느 종교치고 평화를지향하지 않는 종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종교와 민족외에 전쟁의 불씨가 된 게 어디 있습니까.평화를목표로 하면서도 흔히 ‘성전’이라는 엄청난 폭력으로 상대방을 물리치려는 게 너무나 역설적이지요.그리고 많은 종교인들이 교리를 편협하게 해석하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자신의 종교 안에서는 경전의 몇몇 구절을 인용하며 극심하게 여성을 차별하고,밖으로는 ‘유일신’ 교리 때문에 다른 종교를 인정도 하지 않으려고해요.자기와 다른 집단이나 종교는 악이라 규정하고,악은무슨 수를 써서라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많은 종교들이 평화를 지향하면서도 폭력으로 치닫는것이지요.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가 국제적으로 더 평화 지향적일것 같은데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일본인들이개인적으로 혹은 자기들끼리는 굉장히 예의 바르고 인간애가 풍부한 것 같은데 외부적으로는 도발적이거든요.교과서문제를 봐도 그렇고,이를어떻게 봐야 할까요. 민주주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는나라들의 힘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를 잘 실시하고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선진국이나 강대국들이란 말이에요.그런데 사람이나 국가나 강한 힘을 갖고 있으면 쓰고 싶겠지요.안으로는 민주주의를 실시하며 밖으로는 패권을 추구하면서 힘의 외교를 펼치는 배경입니다.그래서 멕시코의작가 출신 외교관이었던 카를로스 뿌엔떼스는 미국을 “안에서는 민주주의지만 밖에서는 제국주의요,국내에서는 지킬박사 같지만 해외에서는 하이드씨 같다”고 했어요.거기엔선민 사상에 따른 민족우월의식 또는 인종차별도 곁들여져있습니다.일본인들의 조선인 차별이나 백인들의 흑인 차별,유대인들의 아랍인 차별 등을 들 수 있는데,세계에서 선민의식이 가장 강한 민족으로는 미국의 앵글로 색슨이나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이 꼽히지요.세계에는 약 2000개 민족이 200개 국가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단일민족국가는 20개에 불과합니다.즉 평균 10개 민족이 1개 국가를 이루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저마다 자신의 민족을 바탕으로 국가를 이루겠다고 하면 전쟁은 영원히 그칠 수가 없겠지요. ■생태계의 진화,역사,사회 발전 과정에서 변증법적 갈등은필연입니다. 동양의 음양론도 음이 확장되다가 어느 단계에도달하면 반대로 양이 확장되면서 변화 발전합니다. 이 역동적 변화가 오히려 안정인 셈인데 그렇게 보면 작은 집단내부에서부터 국가,민족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논리가성립됩니다.즉,평화는 영원한 이상이지 실현 가능한 것은아닌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평화나 민주주의 등은 그야말로 끝없이 발전해야하는 이상이지요. 따라서 목표라기 보다는 과정으로 삼아야합니다. 갈등이 없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이겠지만,거의 불가능한 꿈이니 그러한 갈등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풀면서 조화를 이루느냐가 발전 아니겠습니까?. ■ 우문입니다만 칼을 가지면 뭔가 베고 싶거든요.반대로문단속이 허술하면 지나가는 사람의 도심(盜心)을 자극합니다.비무장이 폭력과 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원불교 경전에도 남에게 도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문단속을 잘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모든 국가들이 완전히 무장을 해제한다는 것은 가능성도 낮고 바람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그러나 조그만 나라들이지만,이 지구 상에는 군대라는 무력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은 나라가 약 20개나 됩니다.큰 나라들도 모든 무력을 당장 없애는 것은 거의 실현 불가능하지만,먼저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부터 없애고점차적으로 군비를 축소하며 방어적 수단으로서의 무력만지니는 것은 언젠가는 실현되리라 믿습니다.몇십년이 걸릴지 몇백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만. 김재봉 논설위원. ●이재봉 교수 프로필. 1955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텍사스텍대학교에서 정치학석사를,하와이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를 받았으며,1996년부터 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과 평화학을 가르치고 있다.미국정치,한미관계,통일문제,평화연구 등에 관해 많은 논문과 책을 썼으며,1999년부터 북한바로알기 및 북녘동포돕기를 위한 ‘남이랑북이랑 더불어살기 위한 통일운동’ 소식지를 매달 한번씩펴내고 있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이론. “세 사람 앞에 오렌지가 둘 있다.세 사람 다 양보할 생각이 없다.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이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은?”원광대학교에서 평화학을 강의하는 이재봉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주 써먹는 숙제다.‘오렌지 갈등’은 이교수가 평화학의 창시자격인 요한 갈퉁 교수로부터 전수 받은 것으로 이 교수를 갈퉁 교수의 애제자로 인연을 맺어준것이기도 하다. 당시 이 교수의 답은 이랬다.① 가위 바위 보 또는 제비뽑기를 해서 두 사람이 오렌지 하나씩 가진다.② 더 공평하게하려면 오렌지 2개를 각각 3등분하여 가진다. ③ 즙이나 쥬스로 만들면 더 쉽고 공평하게 나누어 먹을 수 있다.④ 오렌지 2개를 크기가 작은 오렌지나 다른 과일 3개로 바꾸어하나씩 갖는다.⑤ 오렌지를 팔아 돈으로 나누어 갖거나 나누기 쉬운 다른 물건을 산다. 수업 시간에 갈퉁 교수는 이 교수의 답안이 가장 낫다고칭찬을 하며,자신의 방법 두 가지를 덧붙였다.하나는 오렌지를 버림으로써 갈등의 요인이 되는 것을 아예 없애자는것이요,다른 하나는 몇 년 후엔 무수한 오렌지를 가질 수있도록 오렌지 씨앗을 심어 나무로 키우자는 것이었다. 이 ‘오렌지 나누기’가 시사하는 것은 어떠한 갈등이라도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정이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당연히 많은 인내와창의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 인내는 갈등을 전쟁 등 폭력으로 해결할 때 치르는 대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평화는 인류의 염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피흘리며 싸운다.평화를 얻고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폭력이 일시적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는 있어도,폭력으로 평화를 영원히 지킬 수는 없다.폭력은또 다른 폭력을 부르기 때문이다.평화를 추구하는 과정 역시 반드시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이것이 이재봉 교수가 갈퉁 교수로부터 배운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이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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