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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을 지붕 삼아, 산을 벽 삼아… 잿더미 속 다시 싹튼 신앙의 씨앗[마음의 쉼자리]

    하늘을 지붕 삼아, 산을 벽 삼아… 잿더미 속 다시 싹튼 신앙의 씨앗[마음의 쉼자리]

    아치형 지붕의 이색적 퀀셋 구조광업 쇠락하자 성당서 공소 격하문화재 지정 앞두고 2021년 화재지붕·벽 없이 야외 성전 형태 복원 천주교에서는 해마다 1월 1일을 성모마리아대축일로 기념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떠받드는 날이다. 이 경사스러운 날 강원 영월 상동공소(현 상동교회)는 화마에 휩싸이고 만다. 2021년 화재 당시 등록문화재(국가등록 문화유산) 지정을 기다리던 60년 역사의 교회 건물은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불타 사라졌다. 빈한한 두메의 작은 교회에 닥친 시련치고는 무척 가혹하다. 회복이 힘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신도들이 회상하듯 이 모든 시련이 하느님의 뜻이고 안배였을까. 상동교회는 6·25전쟁 중이던 1952년에 영월성당이 관할하는 공소로 시작했다. 본당으로 승격된 1959년엔 아연 강판을 씌운 아치형 지붕의 교회를 완공했다. 이 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퀀셋’(quonset)이라 부른다. 당시로선 보기 드문, 이국적 형태의 건물이었다. 성당은 광산촌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며 외형을 키웠다. 광산 붐이 사그라들기 전까지만 해도 신자 수가 600명에 달했다고 한다. 15명 안팎인 현재와 비교하면 얼마나 대단한 규모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상동교회가 깃들여 있던 상동읍 일대는 당시 나라 전체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요지였다. 일제강점기이던 1923년 중석(텅스텐) 탄광이 개발됐고, 1952년 대한중석 상동광업소가 들어서면서 넘쳐 나는 돈으로 흥청거렸다. 실제 1960년 대한중석의 수출액은 국가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웃돌 정도였다고 한다. ‘당대의 삼성전자’였던 셈이다. 하지만 1992년 채산성 문제로 상동광업소가 문을 닫으며 도시는 급격히 쇠락해졌다. 성당 역시 신도가 줄면서 1993년에 다시 공소로 격하됐다. 상동성당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다 쓰러져 가던 상동공소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화재 때문이었다. 퀀셋 건물은 앞, 뒷면에 반월형 벽을 쌓은 뒤 그 사이를 지붕과 벽의 구분 없이 하나의 곡면으로 덮는 방식이다. 짓고 헐기가 수월해 주로 전시에 군용 막사로 이용된다. 상동공소 역시 전후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에 미군의 지원을 받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 누전으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교회를 집어삼켰다. 우리나라에 유일했다던 퀀셋 공소는 전소됐고 종탑과 외부 벽체만 남았다.화재 뒤 주민과 기업 등 지역사회와 교회 신도, 익명의 기부자 등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성당 재건에 나섰다. 기본 개념은 ‘지붕 없는 성전, 기도의 벽’이었다. 하늘을 성전의 지붕 삼고 산을 벽 삼아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상동공소 복원 작업은 지난해 8월 마무리됐다. 애초 구상대로 지붕이 없는 야외 성전 형태로 지어졌다. 앞뒤 외벽엔 화재 당시 그을린 흔적을 그대로 남겼다. 종탑 꼭대기의 종은 보수를 거쳐 제자리에 배치했고 무너진 성전을 감싸고 있던 담장은 옹벽 형태로 새로 쌓았다. 앞마당에서 시작된 ‘십자가의 길’은 성전을 에워싸며 올라가다 야외 성전에 새로 설치된 제대를 제14처로 해 마무리된다.화재가 시작됐던 1층 사제관은 주민들이 미사를 올리는 공간이 됐다. 성당 건축부터 화재 직전까지의 성당 모습과 초대 주임 이영섭 신부의 유품, 화재 더미 속에서 수거한 성물 등도 전시했다. 그을음이 들러붙어 거무튀튀해진 기도의 벽 앞에 서면 공연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벽에 앞서 새겼던 이들의 한숨과 정성과 기도가 느껴져서다. 믿음이 있는 이라면 아마 더 깊은 울림이 있을 터다.
  • “골프 카트 태워 허벅지”…‘항거불능’ 놓고 맞붙은 JMS 정명석 재판

    “골프 카트 태워 허벅지”…‘항거불능’ 놓고 맞붙은 JMS 정명석 재판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의 항소심 재판에서 ‘항거불능’ 여부를 놓고 정 총재 측 변호인과 검찰이 맞붙었다. 항거불능은 성범죄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저항할 힘이 없는 심신 상태를 말한다. 25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김병식) 심리로 열린 정 총재의 항소심 5차 공판에서 검찰은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조차 정씨를 메시아로 믿고 따랐다고 진술했다”며 “피해 여성 신도들은 세뇌당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JMS 교리 강의자료를 증거로 내놓고 “JMS는 재림 예수를 ‘성자의 육을 쓴 사람’으로 표현한다”며 “하나님 옆에 화살표를 넣고 신약시대에 ‘예수’ 그림, 성약시대에는 ‘정씨’ 사진을 넣어 교육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 여신도들에게 정씨는 거역할 수 없는 존재였을 뿐 아니라 월명동수련원에서 살며 월 30만원 받는 경제적 예속, 신도들로 제한된 사회관계로 묶여 있었다”며 “유사 사건인 구원파와 만민중앙교회의 경우 피해자들의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돼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원파는 여러 계열로 나뉘어져 있으나 ‘오대양 집단사망 사건’ ‘세월호 사건’으로 세간의 이목을 크게 끌었다. 최근에는 인천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사망한 여고생 사건으로 다시 관심을 끈다. 반면 정 총재 측 변호인은 “정 총재는 스스로 메시아나 재림 예수라고 주장한 적이 일체 없다. 신체 접촉을 거부하면 지옥에 간다고 세뇌한 적도 없다”고 ‘항거불능’으로 본 1심 판결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이 중 ‘구원파 사건 담당 검사’ 출신이라고 밝힌 변호인은 “두 사건은 성격이 완전 다르다. 구원파는 개별적 감금과 통제가 있어 항거불능 상태가 맞는다”며 “JMS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해 집단생활을 하거나 격리한 적이 없다. 피해자들은 자유롭게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재는 성범죄로 징역 10년을 받고 출소한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월명동수련원에서 홍콩 및 호주 국적 여신도 2명을 23차례 성폭행 및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년 8월에는 한국인 여신도를 골프 카트에 태워 이동하던 중에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정 총재에게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며 절대적 권력을 갖고 있었으며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와 별도로 정 총재는 비슷한 기간 JMS 신도이자 ‘신앙스타’였던 여성 2명을 유사강간 및 추행하는 등 혐의로 추가 기소돼 그의 범행을 도운 주치의, JMS 인사 담당자 등 3명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 독일, 이슬람조직 강제해산…이유는? “헤즈볼라 지원·이슬람 급진주의 조장”

    독일, 이슬람조직 강제해산…이유는? “헤즈볼라 지원·이슬람 급진주의 조장”

    독일 정부가 자국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이슬람 조직들에 대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이슬람 급진주의를 퍼뜨렸다며 강제 해산시켰다. 24일(현지시간) DPA·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함부르크이슬람센터(IZH)와 다른 주에 퍼져 있는 5개 산하 조직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경찰은 같은 날 함부르크와 브레멘, 베를린, 니더작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헤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바이에른 등 8개주 53개 건물을 급습해 자산몰수 절차에 들어갔다.이에 IZH의 거점인 ‘블루 모스크’(이맘알리 모스크)를 비롯한 시아파 이슬람 사원 4곳이 폐쇄됐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11월 16일 IZH와 그 산하 조직들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에서 심각한 의혹인 확인돼 내려진 것이다. 독일 내무부는 이번 성명에서 “IZH가 독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전체주의 이념을 조장하고 있다. IZH와 산하 조직들이 헤즈볼라의 테러범들을 지원하고 공격적인 반유대주의를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부처는 또 “IZH가 이란의 ‘이슬람 혁명 최고 지도자’(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의 직접적인 대표 역할을 했으며, 독일에서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방식의 이슬람 혁명의 이념을 전파하고 그런 혁명을 일으키려고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IZH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자금을 대고 반유대주의를 선동하며 독일 헌법 질서에 대항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2020년부터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로 규정했고 독일 내에서 이들의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낸시 페저 내무장관은 “(IZH의) 이슬람 극단주의와 전체주의 이념은 인간의 존엄성과 여성의 권리, 사법부 독립, 우리 민주 정부에 반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시아파의 평화로운 신앙과 종교활동이 이번 금지 조치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IZH 대표는 이란 혁명수비대 출신 IZH는 1962년 이란 출신 망명자들이 설립했다. 당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정부의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른다며 1993년 IZH를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해 감시해왔다. 조직을 이끄는 모하마드 하디 모파테는 1990년대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복무한 것으로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파악했다. 시사매체 슈피겔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모파테를 직접 임명했으며 이란 혁명이론을 전파하는 게 IZH의 주요 임무라고 전했다. 독일에는 시아파 회중(기도모임)이 약 150~200곳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란, IZH 해산에 독일 대사 초치 이란 외무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낸 성명에서 한스우도 무첼 주이란 독일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며 “기본적인 인권 원칙에 어긋나는 적대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는 명백한 이슬람혐오 사례이며, ‘아브라함 종교’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브라함 종교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는 종교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이란 외무부는 “함부르크 등지의 이슬람센터는 이슬람의 교리를 설명하고 대화와 관용을 장려하며 극단주의에 맞서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 “신을 위한 희생”…사이비 종말론 확산, ‘비밀 의식’ 후 자살하는 청소년 증가

    “신을 위한 희생”…사이비 종말론 확산, ‘비밀 의식’ 후 자살하는 청소년 증가

    이라크 등 중동에서 비과학적인 종말론이 확산하면서 비밀스러운 종교 의식을 치른 뒤 자살하는 젊은 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라크 국가안보국의 최근 성명에 따르면, 와시트주(州)의 한 종말론적 종파를 신봉하다 자살을 선택한 청소년이 지난 6월 1~14일 동안 5명에 달했다. 문제의 종파와 관련된 인물 31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해당 종파는 이슬람 시아파 8대 이맘(이슬람 지도자)인 알리 레자를 신으로 숭배하며, 비밀 장소에 은밀하게 모여 일종의 추첨 의식을 치른다. 의식에서 뽑힌 신자는 신을 위한 희생양으로 목을 매 자살해야 한다. 시아파 성직자들로부터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문제의 종파는 지난해 디카르주에서도 여러 청년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라크 당국에 따르면 문제의 종파는 이미 이라크뿐만 아니라 레바논 등지로 퍼져나갔다. 레바논에서는 지난해 7월 한 청년이 비슷한 의식을 치른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 역시 비슷한 의식을 치르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 부부는 기술 등 과학에 적대감이 심했으며,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는 등 특이한 행동을 고집했다. 이들이 믿은 문제의 종교에서는 신자들이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 영적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라크는 정치적·종교적 불안이 이어지고 국가가 분열되는 등 다양한 갈등을 겪으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수십 개의 각기 다른 종말론적 종파가 번영하기 시작했다. 사이비로 분류되는 해당 종파들은 스스로를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이미 깊게 뿌리내린 이슬람 시아파, 밀교적 신앙 등 다양한 종교와 섞여 비이성적인 종말론적 교리를 퍼뜨려왔다. 예컨대 이라크에서 탄생한 또 다른 종말론적 종파인 ‘평화의 빛과 아마디 종교’는 고대 이집트 신과 우주의 외계인 등을 혼합한 신앙으로, 영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소수 종교로 분되는 이 종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지도자들의 정치적 몰락을 예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이 운동의 활동가들에 대한 박해를 비난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분석가 사라 자이미는 “(청년들이 비밀스런 의식 후 자살하는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걱정스러운 현실”이라면서 “이 현상은 지난 20년 동안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난 ‘메시아의 부활’의 일부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칭 종말 예언자의 사례가 SNS에 매일 등장한다”면서 “자연과 초자연의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 전례 없는 종말에 대한 열광과 관련 집단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종말론적 믿음은 많고 다양하지만, 근본 원인은 비슷하다. 심각한 사회적·경제적 불안의 증상인 것”이라면서 “기존의 폭압적인 정치 및 신학적 구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저항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 “붉은 사인펜 손가락에 칠해 ‘고소금지’ 각서”…정명석 성범죄 조력자

    “붉은 사인펜 손가락에 칠해 ‘고소금지’ 각서”…정명석 성범죄 조력자

    “다른 신도들에게 성범죄 피해 사실을 말하면 피해자를 악평하고 다녔고, 붉은 사인펜을 손가락에 칠해 형사 고소를 하지 못하게 한 각서에 강제로 지장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18일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최석진)가 JMS 정명석 총재 추가 성범죄에 대한 1차 공판 준비 기일을 연 가운데 “정씨가 성경을 재해석해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면서 자기 말을 거역하는 건 하느님의 말을 거역하는 것이며 암에 걸리거나 지옥에 간다는 식으로 신도들을 세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판에는 준강간, 공동 강요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정 총재와 그의 범행을 도운 JMS 목사 출신의 주치의 A(48)씨, JMS 인사 담당자, VIP 관리자 등 4명에 대해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범행을 공개했다. 정 총재는 2018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19차례에 걸쳐 JMS 신도이자 ‘신앙스타’였던 피해자 2명을 유사강간 및 추행하고 7차례에 걸쳐 다른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여성 피해자들을 정 총재의 방에 남겨두거나 정 총재와 함께 화장실을 가도록 유도하는 등 범행을 돕고 정 총재와 함께 형사고소 등을 못하도록 각서를 쓰게 하면서 협박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정 총재는 비슷한 기간 홍콩 국적의 메이플과 호주 및 한국 여신도를 23차례 준강간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재판은 추가 고소된 것이다. 이날 정 총재 등 피고인 측 변호인은 “고소인 주장대로 각서를 써야 하는 분위기였어도 피고인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해 이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고소인들과 신체접촉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이 특별한 증거 없이 고소인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또 “검찰의 공소사실이 법관에게 예단을 심어줄 수 있다”며 본격 재판에 앞서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최후 변론에 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보호가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핵심 내용 중심의 PPT 발표를 허락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5일 오전 10시 피고인 측 PPT 발표에 이어 증인 신문 기일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 이성과 합리의 시대, 무속에 조아린 이유…욕망하고 불안한 인간의 또 하나의 ‘믿을 구석’

    이성과 합리의 시대, 무속에 조아린 이유…욕망하고 불안한 인간의 또 하나의 ‘믿을 구석’

    현대 과학은 예전 종교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과학자들을 현시대의 제사장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학으로 대표되는 이성과 합리가 미신과 신비를 압도한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인간의 착각쯤으로 치부된다. ‘귀신’도 그렇게 인간의 삶에서 멀어져 간다. 하지만 그 세계가 매력적인 건 분명하다. 올해 초 관객 수 1191만명을 기록했던 영화 ‘파묘’의 흥행에서 보듯 한국의 오컬트, ‘무속신앙’은 여전히 우리를 매혹하고 있다. 지난 11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 귀신전’은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현재 총 8화 중 4화까지만 공개됐는데 티빙 실시간 시청자 수 1위에 오르는 등 반응이 뜨겁다. 합리적인 사고만을 강요하는 시대에 왜 우리는 여전히 무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JTBC 소속 제작진을 만났다. 이들이 처음 작품을 기획할 당시 던졌던 질문은 더 간단하다. “사람들은 왜 아직도 귀신을 믿는가.” “귀신과 관련된 현상을 겪은 제보자를 찾았다. 사전 미팅을 진행한 사람만 50명이다. 만나서 묻는 건 ‘병원에 가 봤는지’다. 이미 무속의 세계 안에서 믿음이 생긴 사람은 최대한 배제했다. 정말 관련이 없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들을 찾고자 했다.”공동 연출 이민수 프로듀서(PD)의 설명이다. 다큐멘터리는 철저히 사례자의 증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귀신을 직접 보기도 하고,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무병’(巫病)을 앓고 신내림을 받기도 한다. 제작진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사례의 진실성이다. 사례가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작품은 ‘커다란 사기극’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일단 ‘연출된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고 보증했다. 오정요 작가는 “굿을 하고 나면 개운해지는 효과가 있는데 이걸 노린 ‘굿 중독자’도 제보자 중에 있었다”면서 “자기가 겪는 현상을 남에게 명확히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인지에 문제가 없는 사람을 위주로 뽑았다”고 말했다. “무속신앙이 왜 그렇게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았는지, 왜 지금도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차원이라면 귀신을 믿지 않는 저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마블 시리즈’의 세계관처럼 여기에도 하나의 세계관이 있음을 보여 주고 싶었다.”공동 연출 박민혁 PD는 제작 의도를 이렇게 요약했다. 조선시대 이래로 무속신앙은 끊임없이 탄압받았다. 서구식 합리주의를 앞세운 일제강점기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 오랜 탄압에도 어떻게 이토록 질기게 살아남았는가. 그리고 왜 아직도 사람들은 무속신앙에 기대는가. 2년간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완성한 제작진은 “아직 보여 주지 못한 게 많다”며 향후 시즌 2·3 제작 가능성을 열어 둔 채 이런 결론을 내렸다. “무당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이 정치인과 연예인, 사업가라고 한다.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궁금한 사람들이다. 무속에는 치유의 기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복(복을 비는 것)이다. 단순히 건강뿐만 아니라 돈과 사랑을 비롯한 인간의 순수한 욕망을 받아 주는 종교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로해 주는 동시에 ‘가진 자’들의 불안까지도 상쇄해 줄 수 있는 무속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 “너희 나라로 돌아가!”…‘극우 정당 지지자’, 무슬림 가족에 총기 휘둘러[핫이슈]

    “너희 나라로 돌아가!”…‘극우 정당 지지자’, 무슬림 가족에 총기 휘둘러[핫이슈]

    프랑스에서 한 남성이 무슬림 가족이 탄 차량에 총을 쐈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AFP 등 외신의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북서부 사베르네법원은 전날 남성 A씨에게 가중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또 총기소유 금지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피해자인 무슬림 가족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외치는 등 인종차별과 비하 발언을 일삼았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결국 총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았다. 북아프리카출신의 무슬림인 피해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모욕적인 언어로 인종차별을 했다. 더불어 우리에게 먼저 국민연합(RN) 정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연합은 이달 초 프랑스에서 열린 총선 결선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극우 정당이다. 다만 1차 투표 때부터 꾸준히 프랑스 전역에 극우 바람을 일으킨 영향력 있는 정당으로 꼽힌다. 법원은 해당 사건의 동기가 인종‧국적‧종교에 따른 혐오범죄라고 판단하고, 가해자에게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했다.한편 민주주의가 탄생한 프랑스에서는 최근 들어 극우가 큰 힘을 얻고, 이민자나 소수 인종에 대한 차별과 배척이 확산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가 거주하는 국가로, 이슬람 신앙이나 이슬람과 연관이 있는 사람의 수는 600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한 해 동안 프랑스에서 기록된 반(反)이슬람 혐오 행위는 242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수치다.여기에 무슬림 가족에게 총을 쏘는 등 혐오범죄를 일으킨 남성이 지지한다고 밝힌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돌풍도 반이슬람‧반이민자 정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에서는 총선 1차 투표 당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강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적 민족주의 등에 대한 경멸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민연합(RN)은 결선 투표 직전 극우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로 최종 3위로 역전패 당했다.
  • “지옥은 없다” 담임목사 설교에 대형교회 ‘발칵’

    “지옥은 없다” 담임목사 설교에 대형교회 ‘발칵’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린아이가 죽으면 지옥에 갈까. 더군다나 그 아이가 동생을 구하다 죽었다면? 이 예민한 문제를 두고 대형교회 담임 목사가 말한다. 이 아이는 지금 하나님 곁에 있다고. 지옥은 없다고. 성경에 예수가 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으니 일견 맞는 말 같으면서도 “지옥은 없다”는 말은 교회 공동체에서 대단히 위험한 단언이다. 담임 목사를 바라보며 신앙심을 지켜왔던 성도들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부목사가 담임 목사에게 지옥은 있다고 도전한다. 과연 이 교회는 어떻게 될까. 연극 ‘크리스천스’는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지옥의 존재 여부를 놓고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원작으로 오비 어워드 ‘극작가상’ 외 다수의 희곡상을 수상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종교적 믿음을 둘러싼 갈등을 소재로 볼 수도 증명할 수도 없지만 삶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한 믿음에 관한 격렬한 논쟁을 다루고 있다. 앞선 설명대로 담임 목사인 폴은 지옥은 없다는 설교로 교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폴이 해당 설교를 한 날은 그간 교회가 확장하느라 졌던 빚을 다 갚은 날이다. 교인들에게 재정을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담임 목사가 빚을 청산하기 전에는 이야기를 못 꺼내다가 빚에서 자유로워지자 꺼냈다는 설정은 작품이 지닌 도발적인 성격을 더 극대화한다. 그래서 지옥은 정말로 없을까. 폴은 성경에 나오는 지옥이 실제로는 ‘게헨나’라는 이름의 소각장이었다는 근거를 든다. 게헨나는 시체를 태웠던 구체적 장소이므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옥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부목사인 조슈아는 지옥의 존재를 믿으며 자신을 따르는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나간다. 종교는 과학으로 검증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폴이 맞는지, 조슈아가 맞는지는 알 수 없다. 폴이 폴의 신념에 따라 설교하고 행동했듯 조슈아도 조슈아 나름대로 신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고 행동한다. 모든 신념의 영역이 그렇듯 두 사람의 극명히 다른 생각은 좁혀지지 않는다.목사의 설교라는 게 대개는 따분하기 마련이지만 ‘크리스천스’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하는 교회 공동체가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시종일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민새롬 연출이 “특정 종교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속할 수밖에 없는 크고 작은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경험하는 모순, 분열, 소통, 화합의 고통스러운 국면들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대로 교회에서 믿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지만 더 큰 공동체의 문제로 확장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상대방에 대한 태도, 권리 간의 충돌과 딜레마 등 공동체가 언제든 마주하고 해결해가야 하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 덕에 극장을 나서고도 고민해볼 지점이 많다. 서로 다른 관점 간의 충돌을 통해 커다란 감동과 건강한 질문을 함께 던지는 작품이다. 관념적인 주제에 지루할 수 있는 설교를 소재 삼았으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품을 더 선명하게 하는 연출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십자형의 사면 무대와 스테인드글라스를 형상화한 천장의 발광다이오드(LED)영상, 마이크를 활용해 대사를 주고받는 모습 등은 교회에서 벌어지는 균열의 과정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크리스천스’는 권리를 주제로 한 올해 두산아트센터 ‘두산인문극장’의 마지막 작품이다.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하는데 일찍이 입소문을 타고 전 회차 매진됐다.
  • 충남 당진 천주교 성지 국제 명소화 시동…“천주교 세계청년대회 기회”

    충남 당진 천주교 성지 국제 명소화 시동…“천주교 세계청년대회 기회”

    충남도와 당진시가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기회로 당진 천주교 성지의 국제적 명소화를 추진한다. 충남에는 당진에 김대건 신부유적 등 국가 지정 문화재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10일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김태흠 지사가 천주교 세계청년대회에 앞서 해미국제성지 내에 숙박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실·국·원장 회의에서 “순례객들이 도내에 성지 순례를 와도 머물 곳이 없다”며 “2027년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개최 전까지 호텔을 건립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도는 사찰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처럼 천주교 스테이 형식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당진시도 최근 용역 보고회를 열고 세계 청년대회에 맞춰 2026년까지 해미국제성지 새 디자인과 천주교 유적·순례길 정비 등 천주교 유산을 세계 명소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남은 가톨릭 청년대회와 관련이 깊다. 2014년 당진 솔뫼성지와 서산 해미순교성지 일원에서 가톨릭 아시아 청년대회를 개최했었다. 당시 7만여 명이 충남을 방문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청년들과 교감했다. 당진 솔뫼마을에 위치한 김대건 신부 생가지는 종교사 및 정치·사상적 변천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중요성이 인정돼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됐다. 해미 순교지는 2020년 교황청이 국제성지로 승인했다. 충남에는 천주교 신앙 확산의 진원지인 ‘예산 여사울성지’, ‘공주 황새바위’, ‘보령 갈매못 순교지’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50여 곳의 천주교 사적지가 있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앙 대축제로, 교황의 참석이 점쳐지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 “난 무죄다”…400명 신도 죽음으로 몬 케냐 사이비 교주 재판

    “난 무죄다”…400명 신도 죽음으로 몬 케냐 사이비 교주 재판

    무려 400명이 넘는 신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케냐의 사이비 교주가 재판대 위에 섰다. 지난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케냐의 사이비 종교지도자인 폴 은텡게 맥켄지가 공동 피고인 94명과 함께 몸바사 법원에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판이 시작되자 수석 판사는 보호받고 있는 증인의 원활한 증언을 위해 취재진들을 모두 퇴정시켜 구체적인 재판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전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마을 주민들의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맥켄지는 케냐 해안 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굿뉴스국제교회’(Good News International Church)를 운영하며 추종자들에게 천국에 가기위해 자신과 자녀들을 굶겨 죽이라는 종말론적인 신앙을 종용했다. 이후 마을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샤카홀라 숲의 집단 무덤에서 최근까지 무려 440구 이상의 이상의 유해를 발굴했다. 특히 시신 상당수가 어린이들로 확인됐으며, 대부분 굶주림이 사망 원인으로 이중 일부는 교살과 질식, 구타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이후 현지 검찰은 맥켄지에 대해 테러 혐의 외에도 살인, 납치, 어린이 대상 범죄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맥켄지와 추종자들은 모두 자신들이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맥켄지는 2000년대 초반 택시운전자로 일하다가 사이비 종교 지도자로 변신해 2003년 처음으로 교회를 세웠으며, 2019년 샤카홀라로 이전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기 전 “큰 바이러스가 온다”고 예언해 빠르게 추종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광장] 종교유산의 미래와 국가유산청의 역할

    [서울광장] 종교유산의 미래와 국가유산청의 역할

    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절 구경”이라고 답하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는 가톨릭 성지를 포함한 기독교 유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역사가 깊은 불교 유산은 대부분 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반면 전래의 연륜이 짧은 종교유산은 오히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곤 한다. 다른 종교엔 문화유산 정책의 손길이 뒤늦게 미치거나 아직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둘러본 가톨릭 성지의 공통점은 그다지 필연성을 찾기 어려운 건축물을 새로 지어 애초의 소박한 성스러움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진천 배티성지는 조선의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이 사목 활동을 했던 마을이다. 성지에 다가가면 최근 지었다는 엄청난 규모의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 기념 대성당’과 ‘최양업 신부 박물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형을 깎아 만든 마당과 주차장도 넓기만 하다. 배티는 신유박해 당시 신자들이 숨어든 오지였다. 대성당과 박물관을 지나 초기 성당과 신학교를 겸했다는 삼간초가의 소박한 흔적에서 비로소 성지다운 분위기가 살아났다. 순교자 묘역으로 오르는 길 중간의 조촐한 성지수도원과 ‘최양업 신부 탄생 175주년 기념 성당’을 보면 그래도 초기에는 진정성과 조화에도 신경을 썼던 듯싶다. 당진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김대건 신부 집안이 4대에 걸쳐 신앙을 이어 갔다는 의미도 있다. 솔뫼성지에도 이런저런 부속시설들이 세워졌지만 핵심은 아무래도 생가(生家)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생가는 복원 작업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솔뫼성지는 2014년 국가문화유산인 사적으로 지정됐다. 적어도 중대한 훼손은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그런 만큼 이제 ‘중요한 역사 인물의 탄생지’로 솔뫼성지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한 추가 발굴조사 등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김제 금산교회는 보존이 비교적 잘되고 있는 듯하다. 1905년 처음 지은 것을 190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남녀석이 분리된 기역자(ㄱ) 공간은 전통 사회의 관습을 반영한다. 무엇보다 금산교회가 있는 모악산은 다양한 종교가 다투어 자리잡고 있는 호남의 성산(聖山)이다. 백제 고찰 금산사와 증산교 본부도 모악산을 터전으로 한다. 금산교회의 존재는 개신교가 모악산으로 진출해 다른 종교와 경쟁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니 개별 문화유산뿐 아니라 모악산에 흩어진 전체 종교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통합적인 보존 및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문화유산 정책의 역할이어야 한다. 금산교회를 언급하니 자연스럽게 진산성지성당이 생각난다. 진산사건의 주역으로 복자(福者) 반열에 오른 윤지충과 권상연을 기리는 성당이다. 당시 교리에 따라 부모의 제사를 거부하고 위패를 불태운 사건이다. 이 성당에도 지금은 쓰지 않지만 남성용과 여성용 출입문이 따로 있었다. 진산성당은 1927년 처음 지었을 때와 다름없는 한식 목구조에 슬레이트 지붕의 소박한 모습이어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진산사건으로 참수된 윤지충과 권상연의 무덤이 최근 전북 완주 바우배기에서 발견된 것은 종교유산 보존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천주교단도 진정성이 넘치면서 종교적 상징성도 살린 성지를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바우배기를 하루라도 빨리 사적으로 지정해 국가와 가톨릭이 보존 방안에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다. 국가유산청이 출범하면서 종교유산협력관 직제가 신설됐다. 문화유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불교계와의 소통에 우선적 역할이 맡겨진 듯싶다. 하지만 다른 종교유산도 너무나도 당연히 국가유산청이 포용해야 한다. 한남동의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도 2026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2년 뒤면 등록문화유산 요건을 충족하는 이슬람성원이 국가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지도 차근차근 검토해야 한다. 종교유산협력관은 국가유산청이 장차 장관급 부처로 격상됐을 때 자연스럽게 ‘종교유산정책국’으로 확대되어야 할 직제라고 본다. 종교유산협력관이 지금부터 범종교적 역할을 수행하려면 이름도 ‘종교유산정책관’으로 바꾸는 것이 미래지향적이 아닐까 싶다. 서동철 논설위원
  • 트럼프, 복음주의 단체 공략 “기독교 너덜너덜…학교에 십계명 게시”

    트럼프, 복음주의 단체 공략 “기독교 너덜너덜…학교에 십계명 게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보수 기독교 복음주의자 신앙자유연합(Faith & Freedom Coalition) 모임에 “만약 조 바이든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면 미국의 기독교는 너덜너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재임 시절 수많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히는 등 정치적 박해를 받고 부활한 예수의 몸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주 루이지애나 주정부 내에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을 붙이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주정부 법안을 발동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환호를 받았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앙자유연합 모임에서 십계명을 공립학교에 붙일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신앙자유연합은 총선에서 자체 지지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자원봉사자와 유급 근로자를 활용하여 전쟁터에서 수백만 개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목표로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원의 표를 얻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낙태를 전국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데 대한 자신의 견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세히 밝히기를 꺼리는 점은 복음주의 운동의 많은 신앙복음주의 회원들의 생각과 어긋난다. 그러나 운동의 많은 회원들은 그가 낙태를 제한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2022년에 국가 낙태 권리를 뒤집은 미국 대법원 판결은 보수 성향 판사를 임명한 그의 역할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보기도 한다. 일부 복음주의 지지자들은 그를 낙태 반대를 위한 가장 위대한 옹호자로 응원한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신앙자유연합에서 연설하면서 “태아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있어 연방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 이상의 세부 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 올해 4월 트럼프는 “이 문제가 이제 주정부에 맡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 그는 나중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낙태를 전국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약인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여성의 접근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밝히기를 거부했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조사인 AP 보트캐스트(VoteCast)에 따르면, 2020년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 유권자 10명 중 약 8명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 10명 중 거의 4명은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확인되었다.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그해 전체 유권자의 약 20%를 차지했다. 신앙자유연합은 총선에서 자체 지지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자원봉사자와 유급 근로자를 활용하여 전쟁터에서 수백만 개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목표로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원의 표를 얻을 수 있도록 각 지역 현장에서 조직선거를 도울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22일 필라델피아에서 폭력 범죄에 중점을 둔 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을 불러 모았고, 경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경찰에게 기소 면책권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시 관제사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410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2022년에 비해 20% 감소한 수치다. 트럼프는 미국-멕시코 국경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힘들다”고 묘사할 때는 친구인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의 회장인 데이나 화이트에게 새로운 버전의 스포츠에 이민자들을 참여시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주민 리그를 만들고 정규 파이터 리그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리그의 챔피언과 세계 최고의 파이터들이 이주민 챔피언과 싸우는 겁니다.”라고 트럼프는 화이트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이주민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강인하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트럼프가 종교 회의에서 이민에 대해 위협하고 “미국인의 자유를 빼앗는 것에 대해 자랑”하는 데 시간을 보낸 것은 “적절하다”고 대응했습.
  • ‘조선 선교의 불씨’ 브뤼기에르 주교를 복자(福者)로…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諡福) 추진 심포지엄

    ‘조선 선교의 불씨’ 브뤼기에르 주교를 복자(福者)로…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諡福) 추진 심포지엄

    조선 선교의 불씨 역할을 했지만,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하고 망각 속에 묻힌 천주교 선교사가 있다.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1792~1835) 주교다. 그를 현재의 기억으로 불러내 천주교 복자(福者)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토론회가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오는 29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 주교 시복 추진 심포지엄’을 연다. ‘하느님의 종’은 로마 교황청이 시복 추진 대상자에게 내리는 일종의 호칭이다. ‘소’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중국식 성으로 알려졌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대목구(서울대교구의 전신)의 초대 교구장이다.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로, 부임 도중 중국 네이멍구에서 선종했다. 조선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과로사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순교자’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천주교계가 그를 시복시성 하려는 것엔 이유가 있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조선은 30년간 ‘목자 없는 시대’를 보냈다. 이끄는 이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조선의 신자들은 로마 교황청에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조선행을 꺼렸지만 브뤼기에르 신부만은 달랐다. 그는 “내가 가겠다”며 조선 선교를 자원했다. 브뤼기에르 신부가 자원하고 나서자 교황청은 1829년 그를 주교로 서품한 데 이어, 1831년 북경교구에서 독립한 조선대목구의 초대 대목구장에 임명했다. 이듬해 그는 조선을 향한 여정에 나섰지만, 3년 동안 온갖 역경과 싸우다 1835년 중국 마가자라는 곳에서 43세로 선종하고 말았다. 현지에 매장된 그의 유해는 1931년 조선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조선으로 이장됐고, 현재 서울 용산 성직자 묘역에 안장돼 있다. 비록 조선 땅을 밟지는 못했지만 “내가 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후배 선교사들에게 이어졌고, 한국 천주교 신앙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하느님의 종’이 된 건 지난해 10월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23일 “교황청 시성부가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승인하는 순간 ‘하느님의 종’으로 부르게 된다”며 “이는 공식적으로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은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 추진을 위한 학술 연구 내용을 발표·논의하는 자리다. 그가 우리에게 전해준 성덕의 구체적인 모습을 학문적으로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브뤼기에르 주교 관련 사료 연구’를 시작으로, 장정란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교수의 ‘제가 가겠습니다.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교 영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과의 닮은 꼴 찾기’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 “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결혼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커플을 위해 유가족들이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현지 중국어 매체 차이나 프레스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북서부 페락의 한 도로에서 차 전복사고로 숨진 말레이시아 용과 사자 스포츠댄스 협회 소속 국제심판 양진산(31)씨와 말레이시아 식품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그의 여자친구 리모(32)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3년간 교제해 온 두 사람은 당초 양씨가 이달 중 태국에서 정식으로 청혼한 후 곧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지난달 함께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은 두 사람이 사후 세계에서라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결정했다. 가족들은 이들을 위해 결혼사진도 제작했다. 중국에서 ‘영혼 결혼’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망자에게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전통 신앙에 따르면 사람이 결혼과 같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면 내세에서 평화를 찾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산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고 믿는다. 영혼 결혼은 두 종류가 있는데 결혼을 앞둔 커플이 숨졌을 경우 유족들이 결혼식을 올려주는 것과 결혼을 약속하지 않은 남녀를 사후에 중매인을 통해 연결해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후자의 경우 부모가 중매인을 통해 죽은 자식에게 적합한 죽은 배우자를 찾고, 다른 가족의 배경, 직업, 나이 등을 묻고, 궁합이 맞는지 사진을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 결혼식을 올리고 시체를 무덤에 함께 묻는다고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의식이 남겨진 유족들이 정신적인 위안으로 삼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신을 함께 묻는 의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시신 불법 거래 등 범죄와 연관될 개연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여성의 시체가 상품화돼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엄중한 사찰 속 은은한 해학… 깨달음이 손에 잡힐 듯 말 듯[마음의 쉼자리]

    엄중한 사찰 속 은은한 해학… 깨달음이 손에 잡힐 듯 말 듯[마음의 쉼자리]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을 팔상도, 이 팔상도가 봉안된 절 안의 건물을 보통 팔상전이라 부른다.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팔상전이 유명하다. 나한전은 이름처럼 석가모니의 제자인 십육 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둘 다 우리나라의 가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건물이다. 한데 독성전은 흔하지 않다. 우리 절집에서도 보기 어렵지만 다른 불교 국가에는 아예 없다. 이 세 전각이 같은 지붕 아래 나란히 조성된 절집이 있다. 부산 금정구 청룡동의 범어사다. 범어사 팔상독성나한전은 여느 절집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맞배지붕 아래 팔상전과 독성전, 나한전이 연이어 붙어 있다. 하나의 전각을 세 불전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기존의 독립적인 세 건축물을 하나로 통합한 진귀한 사례다. 그러니까 ‘한 지붕 세 불전’인 셈이다. 기록에 따르면 팔상독성나한전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05년이다. 그 이전만 해도 팔상전과 나한전은 독립된 건물이었다. 두 건물 사이엔 천태문이라는 출입문이 있었다. 그러다 1905년 중건 과정에서 천태문이 있던 공간에 지붕을 얹고 벽체를 연결해 독성전을 조성한 것이다. 독성전은 서민들이 좋아할 법한 전각이다. 엄숙하기만 한 사찰안에서 유독 해학적이고 민중의 냄새 물씬 풍기는 공간이라서다. 독성(獨聖)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이를 일컫는다. 산신각처럼 우리나라 불교에서만 볼 수 있는 민간 기복신앙 사례다. 육당 최남선 같은 이는 독성을 아예 단군이라 특정하기도 했다.독성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반원형 출입구다. 통 목재를 원형으로 휘게 만드는 고난도의 기술이 구현됐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둥근 아치형의 출입문이 여염에서나 보던 형태여서 더 친근한 느낌을 안겨 준다. 바깥벽에 새긴 모란꽃 문양과 남녀인물상도 이목을 끈다. 남녀인물상의 모습은 정교하지 않다. 외려 투박한 편에 가깝다. 둥글둥글한 얼굴에 코만 뭉툭한 남녀 한 쌍이 두 팔을 높이 들어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이다. 두 다리를 곧게 펴고 선 여인의 자세는 다소곳하면서도 옹골차다. 영락없는 우리네 시골 아낙이다. 남자의 표정은 한결 여유 있다. 한쪽 다리를 들어 기둥에 기대고 섰다. 두 인물상은 작다.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울 만큼 작게 숨어 있다. 남녀인물상이 두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건 모란꽃이다. 범어사 관계자는 “비록 작은 인물상이지만 우주를 떠받치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불전의 천장도 볼만하다. 다양한 벽화로 장식됐다. 범어사 경내 미륵전도 묶어 둘러볼 만하다. 임진왜란 때 미륵전과 그 불상들이 모두 불타 버렸는데 그중 1기의 미륵불상이 1602년 마당 흙 속에서 왜국 쪽을 등진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걸 그대로 계승해 지금도 미륵전의 미륵불은 일본 쪽을 등지고 앉은 모습으로 모셔져 있다.
  • ‘한국 민중신학에 큰 영향’ 몰트만 박사 별세

    ‘한국 민중신학에 큰 영향’ 몰트만 박사 별세

    20세기 대표적인 신학자 중 한 사람인 위르겐 몰트만 박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튀빙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5일 외신 등이 전했다. 98세. 192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고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징집됐다가 영국군의 포로가 됐다. 벨기에 포로수용소에서 성경을 접하고 신앙심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본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며 평생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대표작은 1964년에 나온 ‘희망의 신학’이다. 한국과도 깊은 인연으로 1970년대 한국 민중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75년 한국신학대 교수였던 서남동의 초청으로 방한해 안병무, 문익환 목사 등과 교류했다. 조용기 목사와도 1995년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 갔다. 유석성 전 안양대 총장 등이 그의 제자다. 서울신학대와 장로회신학대에서 명예신학박사학위도 받았다. 2017년 국내에서 ‘위르겐 몰트만 선집’(대한기독교서회) 17권이 번역·출간됐다. 신학자로서는 제3세계의 현실 비판적 신학을 섭렵하고 이를 서구 전통 신학과 접목해 대안을 모색했던 인물로 평가된다. 아내인 페미니스트 신학자 엘리자베스 몰트만 벤델은 2016년 세상을 떠났다.
  • “셋째 낳고 우울증…남편이 ‘정신병자’라며 이혼하자네요”

    “셋째 낳고 우울증…남편이 ‘정신병자’라며 이혼하자네요”

    “남편이 제가 먹는 정신과 약을 보고 저를 정신병자로 몰며 ‘정신병자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 양육권을 뺏겠다’고 합니다.” 아이 셋을 독박 육아하며 산후 우울증에 걸린 아내에게 ‘정신병자’ 라고 폭언하며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 10년 차 공무원 부부라는 A씨는 8살, 5살, 2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다. A씨는 “남편이 육아와 살림에 거의 참여하지 않기에 셋째에겐 미안하지만 아이 셋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낳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아기는 내가 봐주겠다’며 호언장담하는 시어머니 말만 믿고 셋째를 낳았다”며 운을 뗐다. 하지만 막상 셋째가 태어나자 시어머니는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는 듯 모른 척 하며 육아를 돕지 않았고, 결국 A씨는 육아휴직을 써서 아이 셋을 혼자 양육했다. A씨는 “(아이) 두 명까지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셋째까지 맡게 되자, 저는 산후 우울증에 걸렸다. 남편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제가 먹는 정신과 약을 보자 저를 정신병자로 몰며 ‘정신병자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 양육권을 뺏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또 만약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정신감정 신청을 해 법원에서 제 정신병을 밝힌다고 하더라”며 “저는 남편과 계속 살다가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데 제 우울증이 양육권 소송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까 불안하고 망설여진다”며 조언을 구했다.주양육자·자녀들과 애착여부 중요 법무법인 신세계로 이경하 변호사는 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해 “우울증으로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폭력 등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양육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다”면서도 “단지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리해지진 않는다. 양육을 주로 누가 했는지, 자녀들과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A씨가 가사 조사 과정이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서면 제출을 통해 딸들의 주 양육자로서 모든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져왔다는 사실을 잘 입증하면 큰 무리 없이 친권자와 양육권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남편이 이혼소송에서 정신감정 신청을 해도 우울증이 폭력 등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재판부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육아와 살림에 전혀 동참하지 않는 배우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청구할 수 있다”며 판례를 예로 들었다. 이경하 변호사는 “우리 대법원은 배우자가 과도한 신앙생활로 인해 가정 및 혼인생활을 소홀히 한 경우 이혼 사유가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답했다. 다만 “해당 사안은 신앙생활을 위해 장기간 외박을 하거나 자녀에게 애국가 제창을 하지 말도록 교육 시키는 등 매우 극단적 사례였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육아와 가사를 소홀히 해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을 잘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박칼린 전방위 활약… 세상 아픔 어루만지는 현대적 굿판

    박칼린 전방위 활약… 세상 아픔 어루만지는 현대적 굿판

    한국 전통 공연 양식인 창극과 토속신앙 무속이 만나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위로한다. 국립창극단이 오는 26~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에서다. 만신은 여성 무속인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극은 영험한 힘을 가진 소녀 ‘실’이 내림굿을 받아 만신이 되고, 이후 오대륙에서 건너온 샤먼들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비극으로 상처 입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여정을 담는다. 공연계에서 전방위 활약하는 박칼린이 연출, 극본, 음악감독을 맡아 눈길을 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어머니를 둔 그는 어린 시절 부산에서 살 때 무속과 굿을 자주 접했기에 오래전부터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박칼린은 “무속인을 뜻하는 ‘샤먼’은 일종의 치유사로 예민하게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기에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굿을 통해 모든 생명과 영혼을 달래 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고, 국립창극단 스타 유태평양이 작창보로 참여했다. 판소리·민요·민속악을 기반으로 무당의 노래인 무가, 아프리카와 남미 등 여러 문화권의 토속음악이 어우러진다. 미국에선 첼로를, 한국에선 국악 작곡을 전공하고 박동진 명창에게 판소리를 사사한 박칼린의 음악적 다양성이 작품에 어떤 색을 입힐지 관심을 끈다. ‘페이퍼 샤먼’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한지를 활용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굿에 쓰는 무구(巫具)를 비롯해 주인공이 중요한 순간에 입는 의상을 한지로 제작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형상화했다. 북유럽 숲, 아마존 열대우림, 아프리카 해변, 비무장지대(DMZ) 등 시공간을 넘나드는 무대도 볼거리다. 주인공 ‘실’역은 김우정과 박경민이 나눠 맡는다.
  • 서울퀴어축제…“신앙적 도전” 성소수자 축복한 목회자들

    서울퀴어축제…“신앙적 도전” 성소수자 축복한 목회자들

    성소수자 그리스도인과 성소수자들과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단체 ‘무지개예수’에 함께하는 30여 명의 개신교계 목회자들이 1일 오전 11시 30분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앞 서울퀴어문화축제 입구에서 ‘축복하는 사람들의 무지개 축복식’을 진행했다. 무지개예수는 “교회 안팎에 존재하는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축복하며 동행하는 것은 우리들의 차이와 다양성을 통해 만나는 하나님을 체험하며 이해해 가는 소중한 선택이자 신앙적 도전”이라고 밝혔따. 이어 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 “하나님의 가르침은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억압과 착취에 반대하며, 그리스도인은 이에 따라 침략 전쟁과 인종 학살의 피해자들을 향한 모든 공격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50명 남짓이 대학로를 한 바퀴 돌던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이제는 15만명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 민간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개막 인사를 건넸다.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도 우리가 여기서 함께 퍼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바로 여러분의 자긍심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못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도서관 주관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예정된 탓이다. 서울역사박물관 등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기념 토론회도 열려고 했으나 연달아 장소 대관이 거절됐다. 서울광장은 아니었지만 행사장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온 이들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6색 무지개’ 깃발, 스카프, 리본 등을 손에 들거나 몸에 두른 채 축제를 즐겼다. 무지개색 옷을 입거나 화려한 드레스로 치장한 ‘드래그 퀸’(drag queen) 차림을 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종각역 5번 출구에서 출발해 명동성당, 서울광장을 거쳐 을지로입구역 앞 출입구까지 3㎞ 거리를 행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사에는 퍼레이드에 5만명, 행사 전체에 15만 5000명 정도가 참가했다.한편 이날 낮 12시 50분부터는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파란 깃발과 팻말을 손에 들고 서울시의회 앞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까지 4개 차로에서 시위를 했다. 행사장과 반대 집회 장소가 떨어져 있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 JMS 정명석, 또 다른 성폭행·강요 혐의로 추가 기소

    JMS 정명석, 또 다른 성폭행·강요 혐의로 추가 기소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가 다른 여성 신도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은혜)는 28일 준강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 강요) 등 혐의로 정씨를 구속기소했다. 또한 정씨의 범행을 도운 JMS 주치의 A(48·여)씨와 인사담당자 B(53·여)씨, VIP 관리자 C(58·여)씨 등은 준유사강간방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강요) 등 혐의로 함께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출소 후인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JMS 신도이자 ‘신앙스타’였던 피해자 2명을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총 19회에 걸쳐 간음하거나 유사강간 및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앙스타’가 명목상으로는 결혼하지 않고 교리에 따르는 신도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미모의 여신도를 선별해 정씨에게 선택받은 존재로 세뇌해 성폭력 범행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씨와 공범자들은 2022년 6월 29일 피해자를 협박해 형사고소 등을 하지 못하도록 각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 1명을 정씨에게 데려다주고 둘이 방안에 남겨놓아 정씨가 범행을 저지를 수 있게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C씨의 경우 2018년 10월 8일 정씨와 피해자 1명이 단둘이 화장실을 가도록 유도하는 등 정씨의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명석과 공범들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하며 정신적 충격이 큰 상황을 고려해 대전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에서 추가 수사 중인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끝까지 파헤쳐 성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씨에게 성범죄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남아있어 당분간 추가 기소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충남경찰청은 독일 국적 외국인을 포함한 여신도 4명에 대한 정씨 강제추행 혐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고소인 13명 관련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씨는 메이플, 에이미 등 전 여신도 총 3명을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하고 무고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에 불복해 검찰과 정씨 측은 모두 항소했으며 현재 대전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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