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앙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제압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결항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자상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74
  • 교황, 스페인서 쓴소리 “동성결혼 불용”… 좌파정부 비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스페인 좌파정부의 동성 결혼과 낙태 허용 등을 연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현 스페인 정부를 1930년대 내전 시대의 스페인에 빗대기까지 한 교황의 발언에 스페인 사회 일각의 반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AFP통신 등은 베네딕토 16세가 7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 성당 봉헌식에 참석해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사회당 정부가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00년이 넘도록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날 미완공 상태로 공식 축성식과 함께 본당 미사를 가졌다. 교황은 강론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 요셉의 성스러운 가정에 바치는 성전”이라며 “가족은 정부의 재정적, 사회적 혜택을 받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확고한 사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동성 결혼과 이혼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베네닉토 16세는 전날 스페인의 가톨릭 성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비행기 내에서도 현재 스페인 정부를 1930년대 내전 당시의 공화국 정부와 비교하며 세속적인 경향의 확대를 경계한 바 있다. 스페인을 ‘유럽 가톨릭 신앙의 미래를 결정하는 전쟁터’로 묘사하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온 교황은 사파테로 정부의 동성 결혼 허용과 낙태 및 이혼을 손쉽게 하는 진보적인 사회 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아 왔다. 스페인 라디오 채널 카데나 SER은 “교황이 오늘날의 스페인을 공화국 시기와 비교했다.”면서 “내전 시기의 폭력적인 반교회주의를 오늘날과 비유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고사상에 돼지머리 생일밥상에 미역국 왜

    당연하게 여겨지는 습속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속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사위가 처가에 오는 날이면 장모는 으레 씨암탉을 잡는다. 고사상에는 어김없이 돼지머리가 올라가고, 생일 아침이면 거의 예외 없이 밥상에 미역국이 오른다. 왜 그런 걸까. 별 생각 없이 매일 먹는 음식이지만,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 이유가 궁금해 지는 것들이 많다.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윤덕노 지음, 청보리 펴냄)는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의 기원과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저자는 책에 실린 45가지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나라 고문헌은 물론, 중국과 서양의 고전 등 방대한 자료를 철저히 파헤쳤다. 책을 읽는 내내 ‘아, 그래?’와 ‘대체 이렇게 희한한 자료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했을까?’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장모가 사위에게 씨암탉을 먹이는 것은 닭이 양기가 넘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알을 낳는 씨암탉을 먹고 다산(多産)하라는 바람도 담았다. 게다가 귀신을 쫓고 새벽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알려져 있으니, 장모가 사위에게 바라는 덕목을 모두 갖춘 셈이다. 고사상에 돼지머리를 놓는 것도 까닭이 있다. 고사 자체가 ‘재물의 신’인 돼지에게 소원을 비는 의식이기 때문이다. 돼지는 예전 할머니들이 복을 빌었던 칠성님 가운데 하나로, 북두칠성의 일곱 번째 별인 파군성(破軍星)에 사는 신이다. 인간의 길흉화복과 부귀영화를 결정한다.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미역국을 먹는 것도 무속신앙과 관련이 깊다. 서양의 생일 케이크가 ‘출산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친 제물이듯, 미역국도 아이를 점지해 준 삼신할머니에게 바치는 음식이란 것. 책은 크게 ‘감춰진 깊은 뜻’과 ‘음식이 보약’ ‘진실 혹은 거짓’ ‘세계화 DNA’ ‘어원을 찾아서’ 등의 다섯개 범주로 나눠졌다. 책 말미에는 다양한 음식이 출현한 시기를 ‘음식 연대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가격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생명의 窓] 강제 개종 사라져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생명의 窓] 강제 개종 사라져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지난 6일 SBS 뉴스 추적에서, 12년 5개월 동안이나 감금상태로 개종을 강요당하며 살아온 일본인 고토 도로 얘기를 보고 인간의 종교적 야만성이 어디까지일까 생각하며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통일교도인 그가 납치·감금될 당시 32세였는데, 44세 되던 2008년 2월 풀려났을 때의 몸무게가 초등생 5학년 수준인 39㎏이었다니 182㎝ 장신의 그 처참한 몰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신앙이 다르다고 감금·학대하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고토는 강제 개종이 없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인생의 황금기 12년을 감금생활로 날려버리고도 생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그를 두고 인간승리라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사회도 폭력에 둔감하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종교계에서조차 폭력이 상시적으로 존재하며 강제 개종 교육은 그중 하나다. 개종 전담 목사가 가족들을 세뇌시키면 그 가족들은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납치해 개종업자들에게 넘긴다. 수면제를 먹이고 수갑까지 채워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정신적·물리적 폭력을 경험한 이들은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후유증으로 평생을 불안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2008년 10월 23일 대법원은 개종을 빌미로 부녀자를 납치·감금·폭행·협박한 혐의로 예수교장로회 소속 안산 S교회 J목사와 공모자들에게 실형을 내려 개종 폭력에 대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당시 J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란 공식직함도 가지고 있어 국민들은 종교계의 광범위한 일탈행위에 더욱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가족 동의만으로도 쉽게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고 개종 교육하면서 돈벌이까지 한다는 얘기마저 돌았다. 그래서 입원 시 보호의무자 1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던 것을 2인의 동의를 받도록 강화하고, 1년에 1회 이상 본인의 퇴원의사를 확인하는 등 불법 강제 입원을 예방하기 위한 정신보건법 개정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집착은 일종의 정신병이다. 종교적 신념도 지나치면 집착이다. 영국의 사상가 칼 포퍼도 “이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이라고 했다. 지나친 집착은 폭력까지 동원하면서도 그 파괴성에 죄의식조차 없어지게 만드는 위험한 고질병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도 “사람은 종교적 확신에 차 있을 때 가장 처절하게 만행을 저지른다.”고 갈파하지 않았는가. 세상엔 내 마음에 안 드는 게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울려 사는 게 세상이고,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내 신념이 옳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고 신념을 전파하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라야 한다.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교분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유린하고 인격 파괴와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명백한 범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가에 위임한 권력의 본질이다. 어설픈 정·교분리를 내세워 공권력이 종교계의 불법행위에 미온적일 경우 오히려 파멸을 자초할 수도 있다. 비유를 들어보자.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새끼 바다표범이 방향을 잃고 자기 가족이 있는 방향과 정반대 쪽으로 기어간다. 울면서 헤매다가 가족 쪽으로 오기도 하지만, 결국 끝까지 오지 못하고 헤매면서 방향을 바꾼다. 암컷이 울부짖으며 쫓아가려고 하지만 수컷이 자기 영역 밖이라고 못 가게 막는다. 결국 그 새끼는 어미가 보는 앞에서 갈매기 떼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힌다. 근본을 무시한, 꽉 막힌 분리 지상주의의 결과다. 폭력은 우리의 DNA에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스스로를 재생산해 내는 괴물이다. 음습한 종교인권 사각지대를 치유하지 않은 종교야만의 사회로는 일류국가 진입은 불가능하다. G20 의장국에 걸맞은 인권국가를 그려본다.
  • 당신의 종교를 존중합니다

    당신의 종교를 존중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민간신앙 등 다종교가 공존하는 ‘종교 타운’이 유교의 본향 경북 안동에 조성된다. 안동시는 오는 2015년까지 종교 구심지역인 목성·화성동 일대 33만㎡에 105억원을 들여 다종교간 소통·화합·봉사를 이끌어 갈 종교타운을 건립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종교 타운의 명칭(가칭)을 목성동과 화성동의 첫 글자를 따온 ‘목화’(木花·사랑과 온정이라는 꽃말을 지님)로 짓고 5대 종교 대표자들을 중심으로 ‘목화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시는 또 이 일대를 ‘종교문화 특구’로 지정받아 ▲봉사공간 ▲종교예술을 통한 다문화 소통 공간 ▲다종교 공존의 축제 화해 공간으로 개발해 종교 지도자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화해·소통·봉사’의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종교를 이해하고 체험하거나 종교 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목화관 테마 체험촌’을 조성해 종교타운 허브로 만들기로 했다. 특히 시는 인근에 건립 중인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소통공간으로 만들어 종교·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소통의 마당, 다른 종교 축일(祝日)과 성인 축하 등 종교 행사의 공동 개최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종교 시설물 복원, 종교별 역사 유적 모형, 상징물 조성 등을 통해 안동지역 종교 발전사를 재조명하는 공간도 마련키로 했다. 이 지역에는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천주교 안동 교구 목성동성당을 비롯해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기독교 안동교회, 화엄사찰 법상사의 상징적 계승지로 90여년의 역사를 가진 불교 대원사 포교당 등 종교시설이 몰려 있다. 또 유·불·선을 합친 신흥 종교인 성덕도 북부지역 책임교화원, 2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 씨족 집회지인 안동김씨 종회소, 종교 용품 및 서적 판매점 등이 산재해 있다. 게다가 안동 민간신앙의 발원지이자 풍요와 평화를 기원하던 사직단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교회, 도덕성 부재로 비난 받아”

    “예수의 소박한 삶의 방식 자체를 복원하고 따라가면서 세상과 이웃과 하나가 되는 기쁨을 찾아야 합니다.” 연세신학연구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연세대 신과대학 출신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위기의 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21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에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담임목사는 ‘신앙의 생활화와 예술살기’라는 주제를 통해 예수의 소박한 삶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목사는 진보적 기독인 모임인 ‘예술살기’의 전국 총무로 활동 중이다. 그는 “신앙운동, 종교운동은 잘못된 세상에 대해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운동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도덕성과 영성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다면 공허하다.”면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사회의 조롱거리가 된 것은 도덕성 부재에서 왔으며 자신이 도덕성을 갖지 않은 채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단지 힘의 과시로 비쳐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반기독교인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듣고 자성하는 지혜가 기독교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목회자들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고,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았으며, 부활을 잘 믿지 않았으며, 복음을 물질적인 복으로 왜곡했으며, 교회 안에서 주인 노릇을 하려 했던 것 등을 회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기독교의 성공은 스스로 표방한 ‘복음화’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해온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는 자성과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실현하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하며 가까이 오고 있는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허호익 대전신학대 교수)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추상 vs 구상… 두 작가 철조각전 나란히

    추상 vs 구상… 두 작가 철조각전 나란히

    한국 현대조각의 과거와 현재가 궁금하다면 이 전시들을 놓치지 마시길.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한국 추상 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전과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여성작가 배형경(55)의 ‘생각하다, 말하다’전이다. 송영수전은 작고 40주기 회고전으로, 배형경전은 조각전문미술관인 김종영미술관이 선정한 ‘오늘의 작가’전으로 마련됐다. 송영수(1930~1970)는 추상조각 1세대, 배형경은 구상조각 2세대 작가다. 송영수가 1950년대 사실적인 인체 석고 위주의 조각 풍토에서 벗어나 추상의 세계를 펼친 반면, 배형경은 지난 30년간 추상 조각에 밀려 비주류로 전락한 인체 조각을 고집하고 있다. 두 작가 모두 한국 현대조각의 태두 김종영에게 배우고, 철을 재료로 삼은 점은 흥미로운 대비와 조화를 보여준다. ■숨쉬는 용접의 美 ‘추상 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展 1950년 서울대 조각과에 입학한 송영수는 대학 3학년부터 내리 4년간 특선을 하며 27세 때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가 됐다. 50년대 중반 무렵 해외 조각계로부터 철과 용접이라는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접한 그는 57년 국전에서 드럼통의 철판을 잘라서 용접한 작품 ‘부재의 나무’와 ‘효’를 선보이며 추상 철조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평생 용접 조각을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발전시켰다. 전시는 마흔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송영수의 짧지만 불꽃 같았던 예술 세계 전반을 돌아보는 자리다. 주제별로 세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공간은 ‘십자고상’ ‘순교자’ 등 독실한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들이 전시됐고, 두번째 공간은 ‘가족’ 등 초기의 인체 조각상과 다양한 형태로 시도했던 대표적인 용접 조각들을 모았다. 마지막 공간에선 1960년대 말 새롭게 시작한 테라코타 작품 ‘거위’ ‘새의 기명’ 등을 만날 수 있다. 제자인 강희덕 고려대 교수는 “송영수 작품의 특징은 유연성과 포용성으로, 차가운 쇠붙이도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작가의 아이디어가 어디서 싹트고 어떻게 가지를 뻗었는지를 보여주는 드로잉북, ‘사명대사’ ‘원효대사’상 등 기념 조형물 제작을 위한 각종 기록 및 사진, 영상 자료 등은 그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준다. 12월 26일까지. 관람료 3000원. (02)2188-6000. ■실존적 인간 고뇌 배형경 ‘생각하다, 말하다’展 작고 가녀린 작가의 몸 어디에 이런 에너지가 숨어 있는 걸까. 배형경의 인체 조각들은 남성 작가들도 다루기 쉽지 않은 스케일과 무게감을 지녔다. 철과 청동으로 빚은 그의 작품들에는 거칠고 고된 작업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람 사이의 무수한 관계성이 흥미로워서 인체 조각에 매달려 왔다.”는 작가는 초기 민중미술계열의 사회저항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업에서 점차 인간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전시에는 미발표 신작 30여점이 선보인다. ‘떠돌아 다니는 것들’은 철로 만든 인체 군상이다. 녹슨 표면으로 인해 테라코타 같은 질감이 난다. 고개를 숙인 채 양팔을 축 늘어뜨린 사람의 형상을 표현한 것으로 삶과 죽음 등 실존적 고뇌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울과 고독의 정서가 전해진다. “왜 철인가.”란 질문에 작가는 “철이 본질에 가까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동으로 만든 작은 인체 조각상 수십개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생각하다2’는 불교 석굴 사원의 감실을 연상시키는 종교성이 강한 작품이다. 최근 작품들에선 여러 사람의 머리가 붙어 있거나 다른 사람의 등 위에 포개져 있는 형상 등 개별적 인간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강조하려는 경향이 눈에 띈다. 미술평론가 조은정씨는 “작가로서 동시대를 바라보는 사유의 폭이 넓고 치열한 작가”라고 말했다. 11월 11일까지. 무료 관람. (02)3217-64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공화국과 권력세습/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공화국과 권력세습/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공화국(republic)’이라는 용어는 고대 로마에 기원을 두고 있다. 기원전 1세기 중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라성 같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로마의 권력을 수중에 넣었다. 카이사르의 독재를 우려한 키케로는 국가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공의 것(res publica)’이라고 정의하면서 공화국의 정신을 일깨웠다. 최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는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하는 일이 전개되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군주정에서나 있을 법한 권력 세습이 21세기 대명천지에 버젓이 강행되고 있다. 할아버지가 창업하고 아버지가 수성한 ‘공화국’을 27세의 새파란 청년이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인권 유린과 기아 속출에는 일말의 자책감도 없이 김씨 일가가 벌이고 있는 이 대담한 행각은 그야말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만행이다. ‘민주주의’와 ‘인민’ 그리고 ‘공화국’을 지향한다는 국호가 무색할 따름이다. 남쪽의 반응에도 기이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른바 ‘좌파’로 자처하는 지식인들의 외면과 침묵이다. 서민과 ‘공공의 것’을 무시하는 보수 정권의 정책에는 쌍심지를 켜고 핏대를 세우면서도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북의 동족을 기만하는 권력 세습은 그저 못 본 체하니 도대체 그 영문을 알 수 없다. 무늬만 좌파인 것은 아닌가. 진정한 좌파의 양심적 목소리가 두고두고 아쉽다. 세습의 먹구름은 우리의 ‘공화국’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재벌기업의 경영권 세습은 수십년의 세월을 거쳐 어느덧 창업주의 3세들이 한국경제의 전면에 부상했다. 기업의 경영권 세습에 무턱대고 시비를 걸자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기업의 경영권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식에게 이양되는 것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실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제왕적 총수와 그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핵심 측근 부서는 법의 맹점을 악용하여 경영권 세습을 교묘하게 도모한다. 우회상장과 편법증여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기형적 그룹 지배 구조는 적은 지분만으로도 경영권을 안겨준다. 후계자는 유망한 사업을 이전받고 계열사의 전폭적 지원을 얻어 그 열매를 독식한다. 온당치 못한 수단이 난무하고, 결국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회사의 총수들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수형생활을 하는 풍경이 벌어진다. 기업도 ‘공공의 것’이라는 인식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일탈된 경영권 세습보다 더 당혹스러운 문제가 있다. 일부 대형교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담임 목사직의 세습이다. 동네 구멍가게가 아니라 수만명의 교인들로 구성된 신앙 공동체의 리더 자리를 아버지가 아들에게 노골적으로 물려준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아들이 담임 목사직을 곧바로 승계하지 않고 다른 목회자를 거친 후에 입성하는 경우도 있다. 천문학적인 헌금을 동원하여 설립한 개척교회에 아들을 앉히는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습을 교회법으로 금지한 교단의 일각에서는 놀랍게도 담임 목사직을 맞바꿔 세습시키는 행태마저 벌어지고 있다.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항변한다. 당회와 공동의회의 결의라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차한 형식논리에 불과하다. 교회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 담임 목사는 거의 제왕적 권위를 누리며 군림한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특수성 때문에 담임 목사의 뜻에 이의를 제기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현세의 권력과 영화는 그저 허망하다는 메시지를 강단에서 줄기차게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세속의 속성을 방불케 하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 그 이율배반이 견딜 수 없다. 정년도 되기 전에 은퇴하고, 담임 목사직의 일가 세습 관행을 깨뜨리며 얼마 전 타계한 옥한음 목사가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와 기업과 교회는 모두 다 공동체다. 그리고 공동체는 마땅히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한다. 공동체를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개인은 오히려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역사의 준엄한 가르침이다. 명실상부한 공화국의 도래를 꿈꿔본다.
  • “종교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산다” … 이유는?

    “종교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산다” … 이유는?

    신을 믿는 사람일수록 장수할 확률이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간 이식’ 저널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종교에 상관없이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생존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프랭코 보나귀디 박사는 2004년 2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17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중년의 남성들이 대부분인 실험군에는 종교가 없는 사람, 무슬림·크리스천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속해 있다. 조사 결과 이식수술을 한지 3년 후, 종교가 없는 사람 중 20%가 사망한데 반해 종교가 있는 사람 중 사망한 비율은 7% 미만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집중 치료병동에 체류하는 시간 또한 종교의 유무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나귀디 박사는 “깊은 신앙심을 가진 환자일수록 3배에 가까운 생명력을 보였다.”면서 “‘신의 도움’을 찾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인 100명 자식 200명 둔 ‘희대의 카사노바’ 사망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관습법에 따라 여성 100여 명과 결혼해 자식 200여 명을 둬 화제를 모았던 케냐의 90대 노인이 최근 사망했다. 정확한 나이는 아니지만 90대 후반으로 알려진 앤센투스 아쿠쿠 할아버지가 최근 노환으로 자택에서 눈을 거뒀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아쿠쿠 할아버지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관습법에 따라 젊은 여성 100여 명을 부인으로 맞아 들였고 이 사이에서 둔 자녀가 2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아버지는 타고난 유머감각과 잘생긴 외모 덕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셀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쳐 케냐 남성들로부터 ‘위험’(Danger)이란 별명으로 불린 전설적인 바람둥이였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1939년 다이나 아쿠쿠(당시 22세)를 첫 부인으로 맞은 뒤 여성 100여 명과 결혼했다. 마지막 부인은 20년 전 결혼한 조세핀 아쿠쿠(당시 35)란 여성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200명이 넘는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초등학교 2곳을 직접 지은 뒤 가르쳤으며 교회를 지어 신앙생활을 하도록 하는 등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케냐에서 남성의 부와 지위를 상징하는 일부다처제의 전설적 인물로 불리곤 했던 할아버지는 생전 인터뷰에서 “부인의 이름은 물론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한다. 그건 아버지의 책임감”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한글날’ 길일?…박나림,김정근-이지애 커플 ‘결혼’

    ‘한글날’ 길일?…박나림,김정근-이지애 커플 ‘결혼’

    MBC 전 아나운서 박나림(36)이 오는 10월 9일 ‘한글날’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공교롭게도 이날 MBC 김정근 아나운서와 KBS 이지애 아나운서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박나림은 10월 9일 오후 1시 서울의 한 교회에서 2세 연하의 대기업 회사원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두 사람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함께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통해 사랑을 키워왔다고 알려졌다.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뜻에 따라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박나림은 1996년 MBC에 입사해 ‘뉴스데스크’와 ‘생방송 화제집중’을 진행했으며 2004년 프리랜서로 전환했다. 한편 김정근 이지애 아나운서 커플은 같은 날 오후 6시 반포동에 위치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만난지 3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 교제 6개월 만에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됐다. 김정근 아나운서는 2004년 MBC에 입사해 현재 ‘MBC 스포츠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2006년 KBS 공채 32기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며, ‘상상플러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이효정 기자 hyojung@seoulntn.com ▶ 유인나, 우월한 ‘초등스펙’ 공개 "전교 1등에 올 100점"▶ 조영남 "장미희와 美에서 타짜로 오해받아"…왜?▶ 한혜진, 美 라스베가스 웨딩화보 ‘청초함 물씬’▶ 김희선, 남편과 커플 후드티 입고 ‘셀카놀이’ 삼매경▶ "컴퓨터만 하니?"… 母꾸중에 30대 취업준비생 추락사
  • 매주 화·목 개신교평신도 아카데미

    개신교계 평신도들이 기독교 제 위상 찾기 운동에 나섰다.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가 7일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평신도아카데미를 열었다. ‘자본과 하나님!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평신도아카데미는 오는 16일까지 화·목요일 주 2회에 걸쳐 네 번의 강좌로 이뤄진다. 첫 번째 강좌에 나선 강원돈 한신대 교수(신학박사)는 기독교가 어떻게 기존의 질서를 위해 복무해왔고 노동계급과 자본계급의 이해를 고착화시켰는지, 그 결과 어떻게 자본주의를 강화시켰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실례와 역사적 사건 등을 들며 강의했다. 9일부터 정연주 전 KBS 사장, 김용철 변호사, 김찬호 연세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언론, 자본, 교육 문제 등을 기독교와 관계 속에서 살펴보는 한편 자본이 기독인들의 삶과 의식을 어떻게 왜곡하고 지배해 왔는지 성찰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윤영수 집행위원장은 “사회의 모든 면에서 자본의 지배가 강화되면서 기독교인의 신앙과 생활이 심하게 왜곡·변질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서 기획했다.”면서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논의보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통해 문제를 선명하게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배우 김보경(34)이 연하의 사업가와 2년째 열애중이다.김보경은 지난해 초부터 지인의 소개로 만난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아름다운 사랑을 가꿔오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보경은 연인과 신앙생활을 함께 하며 믿음과 사랑을 동시에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보경은 2009년 2월 18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축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연인이 생겼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당시 김보경은 “나 남친 생겼어요. 하나님 안에서 정식으로, 공식적으로 사귀어보기로 했어요. 자랑하고 싶어서”라고 솔직한 글을 남겨 지인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김보경은 1998년 영화 ‘까’로 데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진숙’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BC ‘하얀거탑’과 ‘스포트라이트’ 등 안방극장에서도 개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사진 = 김보경 미니홈피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상상 부르는 구하라 셀카…우비소녀? 수녀? 유령? 인도여성?▶ 최희진“애 죽고 미안해한 태진아, 딸처럼 여긴다며 작사 의뢰”▶ 티아라 효민은 미미공주…’남격’ 배다해는 거미공주?▶ ’남격’ 최재림 깜찍 안무에 합창단 울고 시청자 웃었다 ▶ 신정환, 이틀 연속 방송펑크...잠적 배경 관심집중▶ 이승기 망언? 망언 아닌 할머니 배려 …"역시 바른청년"
  • 김보경, 연하 사업가와 핑크빛 열애중 “자랑하고파”

    김보경, 연하 사업가와 핑크빛 열애중 “자랑하고파”

    배우 김보경(34)이 연하의 사업가와 열애중이라고 축하를 바라며 자랑한 사실이 2년여 시간이 흘러 화제다. 김보경은 2009년 2월 18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축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로 연인이 생겼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나 남친 생겼어요. 하나님 안에서 정식으로, 공식적으로 사귀어보기로 했어요. 자랑하고 싶어서”라고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김보경은 지난해 초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만남을 시작했다. 기독교 신자인 김보경은 연인과 함께 신앙생활을 함께 핑크빛을 사랑을 키웠다. 1998년 영화 ‘까’로 데뷔한 김보경은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진숙 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 ‘스포트라이트’ 에 출연한 바 있다. 사진 = 김보경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자이언트’ 김간호사, 미스터리 삼중간첩 …‘반전의 키’▶ 문지은, ‘1억짜리’ 전신 스타킹 몸매…‘야릇함 물씬’ ▶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김태희, 실제키의 진실 "165cm? 160cm?"▶ 엄정화, 휴가사진 공개..."살 많이 쪘어요"▶ 레이디 제인과 통화? 쌈디, 지하철 ‘직찍’ 화제
  • [유럽의 지성에 듣는다] (2) ‘과학적 유신론’ 英 세계적 신학자 맥그래스

    [유럽의 지성에 듣는다] (2) ‘과학적 유신론’ 英 세계적 신학자 맥그래스

    “스티븐 호킹이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 등을 통해 불을 지핀 무신(無神) 논쟁에 당대 최고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가세하면서 유럽이 유신론과 무신론의 거대 논쟁에 또다시 휩싸였다. 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은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새로운 저서 ‘그랜드 디자인’ 출간소식을 일제히 톱뉴스로 싣고, 그가 우주는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주의 탄생에 신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호킹의 주장은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서구사회에 다시 한번 충격을 던졌다. 현지 언론들은 호킹의 발언과 함께 일부 신학자나 로마 교황청의 반박 기사를 다뤘으나 호킹의 발언이 미친 충격과 반향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믿음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라는 식의 반박은 각종 물리학·수학 수식으로 무장한 호킹의 주장을 압도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호킹의 발언이 알려진 이날 당대 최고의 신학자이면서 ‘과학적 무신론’에 대해 과학적 근거로 종교의 가치를 입증하는 유일한 인물로 꼽히는 앨리스터 맥그래스(57) 킹스칼리지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영국은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소식에 대해 맥그래스 교수는 “과거 신의 존재를 인정했던 호킹이 정말 무신론으로 생각을 돌린 것이라면, 유감스럽게도 그의 시각은 틀렸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9일 책이 출간돼 봐야 알겠으나 호킹의 발언은 ‘신의 섭리를 개입시키지 않고도 우주 창조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언론이나 출판사들이 그의 발언을 완벽한 무신론으로 호도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신론의 입장을 취하던 호킹이 입장을 바꿀 만큼 새로운 발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발견된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해석의 문제이자 개인의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가 우주탄생의 근본원리라고 주장하는 M이론이나 다우주론은 예전부터 있었고, 완전한 이론도 아니다.”라면서 “뉴턴이 그랬고, 아인슈타인이 그랬듯 과학이 추구하는 진리는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하지 않은 이론으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에 이어 새로운 무신론의 리더가 등장한 데 대해서는 “우려와 함께 반가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과학이 종교를 공격하면 종교도 그에 걸맞게 존재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믿으라는 식으로는 과학적 무신론에 대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맥그래스 교수는 과학과 종교의 공존을 모색해 온 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종교는 과학이 발견한 것들을 무시하거나 궁금증을 억누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오히려 수많은 과학자들은 신을 믿을수록 신의 뜻을 알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회 사제이기도 한 그는 한국 기독교에 대해 “놀랄 만큼 발전했지만 아직 어리고 자기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특히 “서구교회에서는 이미 사라져 가고 있는 집단적 문화가 아주 강한 것이 한국 교회의 특징”이라며 “공동체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폐쇄적인 면을 견제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라고 조언했다. 런던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맥그래스, 호킹에 답하다] “종교를 배격하는 과학은 맹목적 신앙만큼 惡하다”

    [맥그래스, 호킹에 답하다] “종교를 배격하는 과학은 맹목적 신앙만큼 惡하다”

    “종교는 확실한 증거 위에 있지 않다. 과학으로 입증된 사실을 보면 신은 없다.” “종교는 이성과 증거를 무시하지 않는다. 맹목적인 무신론은 맹목적인 종교만큼이나 위험하고 악하다.” 2007년 가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문학 페스티벌에서는 ‘세기의 종교전쟁’으로 일컬어지는 대담이 진행됐다. 무신론의 리더인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교수와 유신론의 거두 옥스퍼드 신학대학장인 앨리스터 맥그래스 위클리프홀 교수가 각각 과학과 신학을 대표해 치열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 대담은 ‘논쟁’이라는 제목으로 손수제작물(UCC)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스티븐 호킹의 발언이 알려진 2일(현지시간) 맥그래스 교수의 휴대전화는 인터뷰 내내 쉬지 않고 울렸다. BBC, 채널4, 스카이뉴스 등 방송사들의 저녁뉴스에 출연해 스티븐 호킹 교수의 무신론 선언에 대한 반론을 펴 달라는 섭외들이었다. ‘과학에 과학으로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신학자’라는 그의 수식어를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맥그래스 교수는 성공회 신부답게 온화하고 조용하게 대화를 이어나갔지만, 무신론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런던 워털루역 킹스칼리지 캠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호킹의 새로운 저서에서부터 얘기가 시작됐다. →호킹이 무신론의 근거로 M이론과 다우주이론을 내세웠다. -새로운 저서에 대한 기사를 접했고, 오전 내내 호킹의 기존 저서들을 다시 들춰봤다. M이론과 다우주이론은 예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발전하기는 했지만 내가 옥스퍼드에서 과학을 배우던 시절부터 있었다. 호킹의 책이 나오면 읽어봐야겠지만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각종 언론이 ‘호킹이 무신론을 선언했다.’고 단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에 나온 호킹의 발언은 ‘(신이 인간을 위해 우주를 만들었다면 그 많은 우주가)필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신의 섭리를 배제한 채 과학으로 우주 탄생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해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M이론과 다우주이론의 근본이 변하거나 놀라운 발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학적 결과물을 보는 호킹의 시각이 변한 정도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신의 뜻을 알기 위해 과학을 했다. 그러나 도킨스가 그랬듯 호킹도 과학으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하고 있고,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리학 법칙·생물학 발견은 ‘현재’의 일” -어떤 현상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해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종교와 달리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한다. 물리학 법칙이나 생물학 발견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일이다. 과거 뉴턴이 만유인력과 중력을 처음 증명하고 인정받았을 때 모두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진리를 찾았다고 믿었고, 상당 시간 그 믿음은 계속됐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느껴졌던 뉴턴의 법칙에도 맹점이 있었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다시 세워 진리를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현대 물리학은 이를 다시 뒤집고 있다. 호킹이 내세우는 이론들도 절대적인 진리가 될 수 없다. →교수께서도 24살에 옥스퍼드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촉망 받는 과학자이자 무신론자였다. 갑자기 신학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 ●“과학이 입증 못하는것 종교 통해 알 수 있어” -당시 경험한 과학적 발견들은 정말 놀라웠다. 과학은 열려 있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해 주는 힘이 있다. 다만 대학시절 종교를 접하면서 과학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들을 종교를 통해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과학과 종교는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같다. 어떤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타당한 이유를 찾아간다는 점이다. 중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수학과 물리학으로 그 관계를 해석하면 그런 힘이 실재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가. 종교도 마찬가지다. 과학으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삶의 의미나 목적, 선과 악, 사람 간의 관계 등을 종교적으로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다. →도킨스를 비롯해 과학으로 무장한 무신론자들과 끊임없이 싸워오고 있다. 그들의 논리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우선 그들의 논리 전개방식은 과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없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 특정 분야, 특히 그 안에서도 극히 일부의 현상을 통해 모든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그렇게 분리해서 필요한 부분만 설명하고 옳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의 일부 영역을 알았다고 해서 나머지 모든 과학과 인간, 자연을 모두 과학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과학 자체에 대한 맹신이다.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종교가 부정적·폭력적이고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는 악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논리를 근거로 해서 종교를 ‘악’이나 ‘사기’로 배격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다. 단순화시켜 생각하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처럼 실제로 재거나 입증할 수 있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지만 과학이 종교의 영역인 형이상학적인 부분까지 건드리기 시작하면 문제가 된다. 종교를 나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고, 정치다. 과거 소련, 중국, 북한 등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 국가들의 결말을 보고도 종교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 9·11사건을 보는 시각 역시 종교를 잘못 이해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원자폭탄처럼 과학의 발전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위험이 훨씬 더 나쁘고 ‘악’에 가깝다. 종교를 비판하기 전에 종교의 순기능과 종교로만 설명할 수 있는 부분들에 초점을 맞춰 볼 필요가 있다. →과학을 비판하기보다 과학과 종교의 양립, 공생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자의 영역은 어떻게 나눠야 하는가. ●“근원을 탐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호기심” -우리 주위에는 두 가지를 양립시키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하버드대 교수였던 스티브 제이 굴드(2002년 사망)는 도킨스와 현대 진화론의 양대산맥을 이루면서도 종교와 과학이 함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과학자들이 모두 무신론자는 아니다. 또 종교는 과학을 부정하지 않는다. 현상에 대해 알고 싶고, 근원을 탐구하는 것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진 호기심이다. ‘근본적인 우주는 어디에서부터 왔느냐’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신이 만들었다’고 강요하는 것이 맹목적인 믿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럼 과연 신의 뜻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더 연구에 매진한다. 두 가지는 결코 상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과학을 알아간다고 해서 종교를 배격하는 것이 오히려 과학 그 자체를 종교로 여기는 편협한 시각이다. →그럼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다. 신학의 차원에서 당신은 우주만물은 모두 신이 창조했다는 입장인가. -단답형으로 대답은 ‘그렇다.’이다. 다만 우주 탄생의 과정이나 생물학적 진화의 모든 과정에 신이 개입했다기보다는 신의 의도가 개입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새로운 과학적 연구나 발견은 신의 의도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과학은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고, 신의 존재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 교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서구의 교회는 최근 개인적 영적 깨달음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 교회는 발전 속도는 빠르지만 아주 젊고, 아직 자기만의 색깔을 찾지는 못한 단계라고 본다. 갈 길을 어떻게 찾아가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서구 교회에서는 이미 사라지기 시작한 집단적 문화가 (한국 교회에서는)아주 강한 것이 특징인데, 그 안에서 공동체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폐쇄성은 희석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목사는 신과 신도들의 ‘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얘기하고 싶다. 런던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맥그래스는 누구 성공회 사제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신학자로 불리는 앨리스터 맥그래스(57)는 옥스퍼드대를 수석졸업했고, 24세에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천재과학자였다. 그러나 마이클 그린, 제임스 패커 등 성공회 사제들과 교류하면서 신학으로 방향을 전환,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옥스퍼드대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다가 2005년 옥스퍼드 신학대학인 위클리프홀 학장에 올랐다. 그는 그러나 “수십명의 옥스퍼드 학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며 2008년 학장직을 내놓고 런던 킹스칼리지 교육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무신론의 종말’ 등 50여권의 저서를 썼다.
  • [맥그래스, 호킹에 답하다] 유신론자들 “호킹 무신론 과학적 허점”

    “우주는 신이 창조하지 않았다.”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 한마디에 지구촌이 시끌벅적해졌다. 또다시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풀리지 않는 논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호킹 박사가 새롭게 꺼내 든 무신론은 전 유럽 언론 뿐 아니라 미국,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대부분의 언론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유신론자들은 당장 호킹 박사가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에 대해 근거 없는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그의 ‘월권’ 행위를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수학자이면서 채플목사인 존 레넉스 교수는 3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호킹의 주장은 명백히 틀렸다.”면서 “호킹은 신 없이는 우주에 대해 결코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이 아니라 중력의 법칙에 의한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제트기의 엔진은 물리적 법칙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를 맨 처음 개발할 때에는 개발자의 창의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예를 들면서 우주가 중력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중력의 법칙은 누가 고안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세인트매리대의 신학교수인 로버트 배런 목사는 “호킹 박사가 물리 이론을 설명한다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지만, 종교와 철학에 대한 그의 지식은 대학 신입생 수준에 불과하다.”고 그의 주장을 깎아내렸다. 그는 또 “중력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는 주장에는 이미 중력의 법칙이라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없는(nothing) 상태가 아니며, 과학적으로도 매우 큰 허점이라고 말했다. 호킹의 무신론 논쟁은 종교계를 넘어 정치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인구의 90%가 로마가톨릭교를 믿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콜롬비아에서는 호킹의 발언을 국민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콜롬비아 리포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오도네즈 감찰관은 “호킹은 신의 존재를 악의적으로 왜곡했고, 콜롬비아 국민의 신앙을 모욕했다.”면서 정부에 그를 외교 기피인물로 지정할 것을 건의했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영국 런던의 대학생 티머시 캠벨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은 모든 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라며 “호킹의 이론을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가 학계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인물인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실한 성공회 신도라고 자신을 밝힌 주부 앨리스 포그는 “이전에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어 봤는데, 뭔가 논리를 짜맞춘 느낌을 받았다.”면서 “호킹의 저서가 출간되면 그에 대한 합당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판단을 미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킹의 주장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온라인 사이트를 열어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3일 오후 현재 호킹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86.8%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바닷바람·솔바람 함께 맞는 전천후 여행지 삼척

    바닷바람·솔바람 함께 맞는 전천후 여행지 삼척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고 했던가요. 처서(處暑)도 지났으니 슬슬 가을 느낌이 날 법도 하련만 더위가 쉬 가시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삼복 중인 양 바다에 풍덩 뛰어들 만큼도 아니네요.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소슬한 바람이 건듯 불고 바닷물은 꽤 차가워졌으니 말이죠. 그래도 한낮의 더위는 여전히 후텁지근하게 사람의 기운을 쏙 빼놓습니다. 참 애매한 계절이죠. 이럴 때 여름의 바다와 가을의 숲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즈음 여름과 가을의 전천후 여행지, 삼척을 ‘강추’합니다. 좀 덥다 싶으면 늘 그 자리에서 넉넉히 맞아주는 너른 동해 바다에 발목을 담가 봐도 좋겠네요. 비키니와 근육질의 청춘남녀들은 모두 떠난, 흥청거림의 뒤끝이라 조금 쓸쓸할 수도 있겠지만요. 마침 떠난 날이 가을 느낌으로 선선하다면 두타산, 덕항산, 쉰움산 등 삼척이 품고 있는 높고 낮은 산으로 훌쩍 떠나면 되죠. 가을 속에서 흠뻑 흘리는 땀은 여름의 것과는 다름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늘 비가 있다고 하더군요. 엊그제 내린 비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가버린 여름이 못내 아쉽다면, 혹은 가을을 서둘러 누리고 싶다면 이번 주말, 삼척 어떠세요? ●아이들과 즐기면 딱! 해양레일바이크 방학 끝난 아이들이 느끼는 허탈함과 반복되는 일상으로 다시 편입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부모의 상상 이상이다. 방학 내내 책 한 줄 제대로 읽지 않은 채 물로, 들로 쏘다니다 새카맣게 그을린 아이들이나 ‘좌빈둥, 우빈둥’으로 빈둥거렸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방학이라고 별 다를 것도 없이 내내 학원에 쫓겨다니며 바쁘게 살아 오히려 방학 전보다 더 희멀게진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늘 방학의 끝은 아쉽기만 하다. 그들을 달래주는 것은 부모의 또 다른 몫이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여름방학의 뒤끝을 보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물론 레일바이크는 강원도 정선에도, 전남 곡성에도, 경북 문경, 경기도 양평에도 있다. 하지만 바다와 산의 기운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느낌은 또다르다. 이곳 사람들을 닮은 순박한 강원도 산촌을 살짝 엿보는 맛과 눈이 확 트이는 시원한 동해안 해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용화리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운행 구간이 5.4㎞로 1시간 정도 가야 하니 제법 다리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오르막길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전동으로 움직이고 내리막길도 몇 곳 있으니 큰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리막길의 속도감은 짜릿할 정도이니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잡아 줘야 할 필요가 있다. 도착하면 회송버스가 출발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 철로를 따라 해송을 거느리고 있는 해변이 쉼없이 이어진다. 궁촌 해변 앞 초곡 휴게소에서 10분 남짓 쉰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주전부리를 사먹기도 한다. 해변이 사라지는가 싶으면 껑충한 옥수수밭이 이어지고 터널이 나타난다. 신비한 해저터널, 무지개터널, 빛의 향연터널 등 모두 3개가 잇따른다. 루미나리에 LED 등 각종 레이저쇼가 펼쳐져 터널 안은 레일바이크에 올라탄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웅웅거린다. 어른들도 탄성이 절로 쏟아진다. 2인승은 2만원으로 젊은 연인들이 주로 탄다. 4인승(3만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주로 탄다. 지난 7월20일 처음으로 시작했다. 방학 동안에는 제대로 인터넷 예약(www.oceanrailbike.com)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인기 절정이었다.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방학이 끝나 그나마 나아졌다. 어쨌든 현장 판매가 없으니 ‘예약은 필수’다. 다른 곳의 레일바이크와 달리 폐철로가 아니라 레일바이크 사업을 위해 시에서 철로를 새로 깔았다. 민가 옆을 레일바이크가 쉴 새 없이 지나다 보니 주민들은 소음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궁촌역에서 가까운 철로 구간에 ‘소음 대책 내놓고 운행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아닌게 아니라 시끄럽긴 하다. 즐기며 지나가는 이야 모를 일이지만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곤혹스럽겠다. 이달부터는 밤 11시까지 운행한다니 그네들의 고통스러움이 더 심해질 노릇이다. ●아낙네들의 농밀한 웃음소리 있는 해신당공원 해양레일바이크 용화역에서 10분 못미친 곳에 있는 신남리 해신당공원도 충분히 둘러볼 만하다. 해신당과 어촌민속전시관, 성(性)민속공원 등이 있다. 그러나 도회지에서, 농촌에서 모처럼 나들이 나온 아낙네들이 남근숭배 민속신앙이 남아있는 곳에 왔거늘 어디 어촌 민속만이 궁금했으랴. 습지생태공원에도, 십이지신상에도, 다리쉼하라고 만들어 놓은 의자에도, 장승에도, 솟대에도 온통 남근투성이다. 가파른 계단 오르면서도 숨가쁜 줄 모르고 낄낄대며 사진 찍고, 여기저기 쓰다듬어보느라 정신이 없다. 손 닿을 만한 곳에 있는 조각품들은 모두 맨들맨들하다. 함께 온 남정네들은 객쩍은 웃음과 헛기침만 연방 흘리며 그네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만 한다. 눈 둘 곳 마땅찮아하며 딴청 피우는, 호기심에 찾아든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오히려 풋풋하다. 나름대로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이곳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했던 처녀 애랑이와 총각 덕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애랑이가 갯바위로 해초 뜯으러 갔다가 그만 파도에 쓸려 죽고 말았다. 그 뒤 한동안 고기가 잡히지 않다가 남근을 깎아 제사를 지내며 애랑이의 원혼을 달래주자 다시 풍어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어촌민속전시관에는 다양한 민물·바닷물 어종이 있는 수족관, 전통선박과 현대어선 등의 체험 공간, 고기잡이 도구, 옛날 잠수부인 머구리와 해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촌문화가 있어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이 밖에 관동팔경 제1루인 죽서루와 동굴탐험관, 태양광에너지 전시관 등이 있는 엑스포타운 등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에 꼽힌다.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해신당공원, 죽서루, 엑스포타운 등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어른 6000원, 초·중·고생 3000원이다. 글 사진 삼척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서울에서 삼척은 꽤 멀다.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를 타고 4시간 넘게 달려야 삼척이다. 여기에서도 7번 국도를 타고 아래 쪽으로 제법 내려와야 그럴싸한 곳들에 다다를 수 있다.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그만 한 값어치는 충분하다. 강남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삼척터미널 가는 버스가 30분~1시간 간격으로 있다. ▲맛집 임원항, 덕산항, 정라항 등 동해안을 따라 늘어선 작은 항구에는 횟집거리가 있다. 4만원짜리 모둠회 하나면 3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호객과 흥정으로 먹는 재미를 더할 수 있지만 어느 집이건 회의 질이나 맛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울진과 거리가 가까워서인지 대게를 파는 집들도 많다.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회를 먹다 보면 최소한 이곳에서만큼은 끌고 간 차가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것인지 절감할 수 있다. ▲잘 곳 삼척시내에 있는 삼척온천(573-9696)에는 가족수면실이 있어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게 하룻밤 묵을 수 있다. 저녁 8시~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이용 시간이 제한된다. 4만원(4인 기준). 동해안 작은 어항의 정취와 동해 일출을 느끼고 싶다면 울진 경계 가까이에 있는 호산비치호텔(576-1004)이 좋다. 7번 국도를 타고 한참 내려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호젓하게 쉬기로는 온천의 가족수면실과 차원이 다르다. 아침에 호텔 뒤쪽에 있는 솔섬(또는 속섬), 혹은 호산해수욕장까지 산책하기도 좋다.
  •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20여개 나라 가톨릭 평신도 대표 400여명이 서울에 모였다.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를 주제로 1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되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에는 대회장이자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을 비롯해 아시아 주교회의연합(FABC) 의장 티로나 로날도 주교,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의장 시투모랑 주교 등 고위 성직자와 아시아 각국 평신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열렸던 대륙별 주교대의원회의 이후 아시아 대륙에서는 서울에서 첫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의 선교 사명 수행’ 발표를 시작으로 ▲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 선물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중심으로 본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 등 7가지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마테오 리치 신부 전시회와 영화상영, 절두산 순교성지 순례 등으로 이뤄진다. 유영훈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사무국장은 “올해 대회는 선교사 없이 평신도의 힘으로 교회를 세우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역동성과 저력을 국제적으로 확인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꿋꿋이 복음을 증거한 한국 신앙선조의 순교정신을 되새기며 아시아 복음화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음화율’(인구대비 신자비율)이 10%를 넘어선 우리나라와 달리 아시아 대륙은 필리핀을 제외하면 평균 복음화율이 1%에 머문다. 아시아 교회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종교 간 분쟁 등으로 인해 복음을 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가 이런 현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아시아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가를 집중 논의하는 국제적 행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1616년 3월5일 로마교황청은 한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다. 지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 2000년 동안 유럽사회에 수용되어온 천동설을 만천하에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었다. 이로써 당시 과학계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지동설은 불온사상으로 낙인찍히며 음지로 내몰리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그로부터 17년 후 한 과학자가 교황청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 교회의 지엄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동설을 고집해 온 갈릴레오였다. 그는 서슬퍼런 종교재판관들의 심문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게 된다. 갈릴레오는 종교적 범죄를 저지른 셈이었고 결국 죽을 때까지 가택에 연금되는 신세를 감수해야 했다. 종교가 과학을 유린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교회 당국이 지동설이라는 과학의 문제에 그토록 민감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갈릴레오의 주장이 무엇보다도 성경의 내용에 저촉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 10장 12-13절이나 시편 93편 1절과 같은 성경구절들은 움직이는 것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지동설은 용인될 수 없는 이단적 사상이었던 것이다. 갈릴레오를 단죄한 교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이성과 과학에 등을 돌리면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역사에 남기게 되었다. 교황청은 1992년에 이르러서야 그 과오를 반성하고 갈릴레오의 신분을 복원시켰다. 뒤늦긴 했어도 용단임에 틀림없다. 지난달 모 방송사의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한 충격적인 사건을 방영하였다. ‘위험한 믿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방송내용은 우리의 종교문화 속에 반과학적 정서가 지속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한 신자가 주위의 소문을 듣고 한 기도원을 찾았다. 자신의 안수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도원장의 말에 현혹된 그는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의식 속에는 이성과 신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이는 결국 어처구니없는 참상으로 이어졌다. 일부 교인들의 빗나간 믿음에서 불거진 이례적인 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우리사회에 버젓이 반복되어 왔고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정작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사태들에 1차적 책임이 있는 한국교회의 침묵이다. 문제의 기도원장과 암환자에게 일탈된 믿음을 심어준 장본인은 신비주의적 신앙을 강조하면서 이성과 과학을 경시하는 우리의 종교문화다. 그리고 이러한 그릇된 문화는 바로 이 땅의 교회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번 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일들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음에도 교회는 자성에 인색했고 그저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 종교는 모든 가치에 앞서는 신념이다. 또한 신앙은 분명 이성과 과학을 초월한 영역에 위치한다. 그러나 초(超) 이성이 반(反) 이성으로 오인되고 나아가 이성의 산물을 거부하는 것이 곧 진정한 신앙의 일면으로 간주되는 경향은 단연코 경계해야 할 오류다. 반과학적 인식과 태도가 우리의 종교문화에 득세하는 한 갈릴레오의 재판은 거듭될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제휴할 수 있다. 만유인력을 발견하여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뉴턴은 모든 운동법칙의 궁극적 원인을 창조주에게 돌렸다.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한 한 과학자는 DNA 염기서열이라는 인체의 신비를 풀어가면서 무신론자였던 자신이 기독교 신자로 바뀌었다고 고백하였다. 예수가 물 위를 걸었다는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중력의 법칙을 부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종교재단이 건립한 연구소와 대학에서 첨단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의 엘리베이터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설립 이념 팻말이 걸려 있다. 이성의 산물인 의학으로 고귀한 종교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얼마든지 근사한 벗이 될 수 있다. 갈릴레오의 재판, 이제는 끝나야 한다.
  • [생명의 窓] 종교계 공익사업 투명성 높여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생명의 窓] 종교계 공익사업 투명성 높여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종교계에 대한 국고지원을 두고 종교 간 공방이 이어져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대표적인 기독교단체들이 “종교계는 국민혈세로 종단 운영 행위를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서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했다. 한마디로 정부의 불교계 예산지원 일부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국가재정을 종교사업에 갖다 쓰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 측이 선수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 예로 정부가 매년 종교 사립학교에 지원하는 예산 6300억원 중 개신교와 천주교 등 기독교 계열이 86%나 차지하는 데 반해, 불교는 7%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종교가 국가를 대신해 교육이나 복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해 온 것은 인정받아야 하고 또 국가재정으로 지원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다종교 사회에서 국가가 직·간접으로 특정종교에 혜택을 주거나 차별을 두는 듯한 정책을 쓴다면 문제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일부 종교단체들이 공익사업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종교사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국민이 관심과 우려를 갖는 이유다. 우선 문화 관련 사업이다.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임무다. 문화재를 국가예산으로 관리하는 배경이다. 템플스테이 등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무형문화재의 관광상품 개발비용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어느 것이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며 얼마만큼의 예산을 어떻게 집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체계가 가동되어야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불교로서는 불교문화유산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타종교 입장에서 보면 문화재 보존 차원이 아닌 불교지원으로 비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종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종교가 로비에 의해 예산을 받아 낼 수 있다는 발상도 위험하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동의할 만한 내용으로 문화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투명하게 활용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 국고지원 대상과 규모의 적정성 여부나 사후 평가 등은 해당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믿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가사업의 현장에서 종교차별을 하는 경우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일부 종교 사립대학에서 교수 채용 시 자격요건을 특정종교인으로 제한하는 것은 종교를 이유로 한 고용차별이라며 시정권고를 한 바 있다. 전체 운영비의 60~70% 이상의 국고지원을 받는 종교계 중·고등학교나 사회복지시설 등 공익기관에서 공개적으로 특정종교인들만 임용하는 잘못된 관행은 사실 오래된 차별행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종교단체가 운영주체이므로 구성원들이 그 종교인들로만 이뤄져야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데 왜 특정 종교인이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가가 특정종교의 선·포교 활동을 재정지원하는 셈이 되어 정교(政敎)분리의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소지마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등 국가기관의 의식 부재 및 지도감독 소홀의 결과다. 공공영역에서 특정종교인만의 채용이 ‘불가피’한지 ‘불가’한지 국민적 논의를 통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교분리의 헌법정신이 일상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한 ‘공정한 사회’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익법인이나 비영리단체를 지원할 때 종교차별 여부를 새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공공의 가치가 신앙적 가치보다 우선할 때 사회통합이 가능하다. 내 종교만 챙기는 것은 진정한 사랑과 자비라 할 수 없다.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하는 ‘너는 법대로, 나는 멋대로식’의 행위는 종교 이기주의로 사회갈등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종교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