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속 재판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개구리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의사협회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의대 정원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성모병원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56
  • 김회장 18일 첫 재판… 법원 신속 심리

    아들이 술집에서 맞고 들어오자 화를 참지 못하고 법보다 주먹을 앞세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18일 오전 10시로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5일 검찰이 기소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형사 8단독 김철환 판사에게 배당했다.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파장을 감안,‘적시(適時)처리사건’으로 지정하고 신속하게 심리하기로 했다. 적시처리 사건 지정은 국가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거나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사건,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국민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제때에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도다. 한편 검찰은 이날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사소한 시비로 시작한 사건이 국민적 관심을 끌어 모은 대형사건으로 번진 직접적인 원인으로 ‘김 회장의 돌발 행동’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중앙지검 서범정 형사8부장은 “사건을 처음 맡았을 때는 김 회장이 사건 초기부터 보복폭행을 지휘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품었다.”면서 “하지만 수사 결과 김 회장이 첫 폭행 이후 10시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고 사건에 가담하게 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뒤늦게 보고를 받은 김 회장이 화가 나 가해자들을 모아뒀다는 청담동 G주점에 직접 들렀고, 윤씨가 없는 것을 알고 난 뒤 화를 참지 못해 청계산으로 옮겨 쇠파이프를 들었는가 하면 윤씨를 찾아 내기 위해 북창동 S클럽으로 이동하는 원정 폭행까지 감행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화’가 사건을 걷잡을 수 없이 키워버린 셈이다. 1심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개월이며 김 회장은 수사기관에 26일 동안 구속됐었으므로 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5개월 남짓이다.한편 김 회장은 혐의가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질 경우 ‘흉기 등 상해’죄로 징역 3년 이상 15년 이하의 벌을 받는다. 그러나 7년6개월을 가중(형량의 2분의 1)할 수 있어 최대 형량은 22년 6개월까지 늘어난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국민임대 공급받으면 파산에 지장?

    Q4년 전에 채무상환을 포기한 장기 연체자입니다. 그 동안 신용이 좋지 않아 괜찮은 곳에 취직할 수 없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너무 살기가 어려워 이제 파산을 신청해 새 인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동생이 지난 7월에 주택공사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받도록 돈을 조금 대준다고 합니다. 보증금이 1900만원에 월세가 24만원이라는데, 임대주택이 있으면 파산에 지장을 받을까요. 채권자가 집을 압류할 가능성도 있나요. -이정수(가명·42) A파산제도는 채무자가 가진 것을 현금화해 이를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제도입니다. 채권자 공동 이익을 위한 절차에 협력하는 채무자는 면책을 받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면책은 이제 정직하지만 불운한 채무자가 마땅히 누릴 권리라는 생각이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소비자 파산에 있어 채무자 대부분이 가진 것을 다 소진한 뒤에야 파산신청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채권자를 위한다기보다 채무자 면책이 주된 목적이 될 정도입니다. 다만 채권자를 위해 채무자가 가진 의식주를 빼앗는다면 채무자가 재기할 기반을 손상하는 게 되기 때문에 면책이 소용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의복과 식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은 압류를 할 수 없게 했고, 파산한 뒤 노숙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일정 범위의 주택임대차보증금을 채권자에게 나눠 주지 않아도 되게 했습니다. 현재 법이 인정하는 금액은 경인지역이 1600만원, 그밖의 광역시가 1400만원, 기타 지역이 1200만원입니다. 이정우씨가 국민임대주택을 공급받기 전에 파산 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동생이 보태준 보증금 가운데 300만∼700만원을 파산재단에 포함시키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역으로 파산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국민임대주택을 공급받기 전에 파산 선고가 나면, 국민임대주택은 파산한 뒤 취득한 재산이 되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손댈 수 없습니다. 재판이 지연되면 이정수씨가 새 출발을 하는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파산신청을 먼저 해 신속하게 진행되게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파산 선고 뒤에 주택을 공급받으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다만 이같이 엄격한 규정을 실무적으로 관용을 베풀어 해결하는 면이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법은 파산 선고시 재산을 기준으로 파산재단을 형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법원은 파산 신청시 재산을 기준으로 심리를 합니다. 신청한 뒤에 생긴 재산에 대해 묻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파산 신청을 한 뒤 이정수씨처럼 면제재산 범위를 약간 초과하는 정도의 보증금이라면, 전형적으로 묵인하는 게 법원의 경향입니다. 또 많은 법원에서는 이미 신청 당시에 면제재산의 기준을 약간 넘는 보증금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바로 파산절차를 폐지하고 면책심사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파산재단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 미미하다면, 오히려 절차실행 비용이 더 들어 채권자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채무자 사정에 따라 그냥 두는 게 형평에 맞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증금을 면제재산으로 하는 규정이 생기기 전에도 서울중앙지법은 약 2000만원 정도의 월세 보증금 정도는 무시하고 파산절차를 마쳤습니다.
  • ‘행소법’ 개정 싸고 대법·법무부·헌재 3파전

    ‘행소법’ 개정 싸고 대법·법무부·헌재 3파전

    법무부가 24일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내놓음에 따라 이미 국회에 입법의견을 제출했던 대법원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게다가 헌법재판소도 대법원이 명령·규칙 심사권을 행정소송법에 포함시키려 하는 데 대해 ‘권한 충돌’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대법원-헌재-법무부간 3각 대결이 불가피할 상황이다. 시시콜콜한 권한 다툼으로 연구와 논의가 중복되는 바람에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삼권분립 위배” vs “명령·규칙 심사권 헌재가” 법무부는 “입법권도 없는 대법원이 국회에 입법의견을 제출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말한다. 특히 행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행정소송법과 관련해 이상만 앞세우고 현실을 무시한 대법원의 입법의견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또 대법원이 희망한 명령·규칙 심사권 도입과 화해권고 결정 도입 문제도 개정안에서 제외했다. 헌재가 법규·명령에 대한 규범통제를 맡고 있어 법원이 행정소송으로 다룰 이유가 없고, 특히 화해권고제가 도입되면 개별적으로 화해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준이 제각각이 될 수 있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이다. 반면 대법원은 “법무부가 개정안을 만들겠다고 말해 국회가 입법논의를 미루고 있어 법안이 제때 처리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대선 정국에서 처리가 지연되면 자동폐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일선 행정기관에서 명령이나 규칙을 이용한 처분이 늘고 있어 명령·규칙 심사권을 행정소송으로 편입시킬 필요가 있고, 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선 화해·권고제도 역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헌재는 대법원 의견 중 ‘명령·규칙 심사권’에 대해 “법원 판결의 효과는 개별 사건에 한정되지만 해당 법률·명령·규칙과 관련된 모든 사건에 헌재의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도 헌재가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대법원-법무부, 입법 놓고 사사건건 대치 대법원과 법무부가 법률 제·개정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신분등록 관장권한을 놓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대법원은 “현행법대로 대법원이 하는 것이 옳다.”고 밝히고, 법무부는 “국민 신분등록은 고유 행정사항인 만큼 행정부가 가져야 한다.”면서 싸우는 바람에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 신분등록 제도의 시행 여부가 불투명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관장권을 대법원이 그대로 맡고, 국적 기재권한은 법무부가 맡는 절충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져 위기를 모면했었다. 하지만 양측간의 힘겨루기는 또 남아 있다. 대법원이 상거래의 담보물로 동산, 채권 등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막바지 손질을 거치고 있는 터에 법무부가 이 제도 연구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하기로 하고 전자대변인을 언론 접촉 창구로 제한하는 문제와 관련, 법조계에선 대체로 ‘언론의 취재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자실운영 당연한 행정서비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내다 3월 퇴직한 서상홍 변호사는 22일 “행정부내 지침이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를 통해 구현되는데 그동안 기자실 운영과 공무원 접촉 등으로 누릴 수 있던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알권리 침해와도 직접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실 운영이 정부가 주는 시혜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국민 자체가 국가인 이상 행정서비스를 시혜로 볼 수 없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고 있던 것을 없애는 것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박용상 변호사 역시 “신문은 국민의 정보 소스이고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기자의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연구관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는 “기자실은 정부부처의 소유물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설치한 국민의 것이다.”면서 “자기 뜻에 안 맞는다며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건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기본권의 핵심인 보도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공공복리 위해 비밀공개 금지는 합헌적 반면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시윤 변호사는 “정부부처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를 막는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지만 국가안전보장·공공복리·질서유지를 위해 직무상 비밀 공개를 금지한다고 본다면 제한이 합헌적일 수 있다.”면서 “정부의 세세한 조치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단지 기자실이라는 공간의 자유로운 사용권을 놓고 따지는 문제라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자대변인 등으로 언론 접촉 창구를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이재연기자 cool@seoul.co.kr ■ 시민·사회단체·학계 우려…“언론감시 거부하겠다는 것” 정부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일제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자는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방안을 마련하면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무시한 데다 해당 부처와의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밀실행정’이라는 비난도 높았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문종대 교수는 “기존의 폐쇄적인 기자실 운영에 따른 폐단을 수정하는 것이 통폐합뿐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쳐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정보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사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내용이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공간의 무단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정부 문건을 몰래 빼돌리는 등 법적으로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사무실 출입을 막아선 안 된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각종 정책을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고, 그것을 기자들이 대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 역시 “기자실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식의 하나로 기자들의 공적 취재원인 공무원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기자실 운영의 폐해를 고치겠다는 의도는 전해지지 않고,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한 비난만이 쇄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 친정부, 반정부를 떠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열리고 참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정부라면서 홍보 효율성 차원에서 기자실이나 브리핑룸 등을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나 공론 형성 없이 정부 입맛에 맞는 것만을 강요하는 민주주의의 전횡”이라면서 “몇몇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던져 주고 나머지는 가린다는 이야기인데 참여정부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일 때 경찰 수뇌부는 ‘검찰과 달리 일선 경찰서에는 기자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숨길 게 없다. 어항 속처럼 투명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경찰이 이제 와서 기자실을 폐쇄한다면 고문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원래 어항 속처럼 투명한 조직이 아니었던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도 “경찰서에서 감시의 눈길이 없어지면 분명 인권 침해의 요소가 높아질 수 있다. 일선 경찰서의 인권침해가 많이 개선됐지만 지금도 폐쇄적인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홍환 임일영 정서린 박창규기자 stinger@seoul.co.kr ■ 정부 브리핑 표정 이날 정부중앙청사 10층 브리핑실에는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총출동했고, 외신기자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호 홍보처장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듯 브리핑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한 기자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가?”라는 지적을 했다. 그러자 김 처장은 “그럴 리는 없다.”면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만큼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되받았다. 다른 한 기자가 “사무실 무단 출입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김 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해 보고 만약에 있으면 한두 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낡은 관행”이란 단어를 반복하자 한 기자가 “낡은 관행 속에서도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미묘한 감정대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신문기자 출신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항의성 질문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입 기자들은 “청와대 송고실인 춘추관은 참여정부의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하게 운영되고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는 윤 수석의 설명에 대해 “취재원 접근이 막히고, 알권리도 차단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기자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다. 비서관들이 전화도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안해 주고, 전화 걸었다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찬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자브리핑 실효성 의문 정부가 브리핑실 통폐합과 함께 내놓은 취재 지원 서비스 강화 방안의 핵심은 전자브리핑제 도입과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이다. 전자브리핑제는 프랑스 외교부가 실시중인 방식으로, 브리핑 참석이 어렵거나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기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국정홍보처의 주장이다. 브리핑 내용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송출하고, 속기로 풀어 텍스트로도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잇단 질의·응답 힘들어 그러나 기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언론브리핑은 질의와 응답, 또 그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 꼬리를 물고 이루어지는데, 전자브리핑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한번에 응답이 끝날 수 있는 간단한 질문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문에 대한 답변 속도와 질이 보장될지도 미지수. 언론 속성상 분초를 다툴 때가 많은데, 전화 혹은 대면을 통했을 때만큼 답변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을 올릴 경우 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하기도 매우 어렵다. 답변 여력 때문에 기자별, 혹은 사별로 질문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부작용이 예상된다. 홍보처 관계자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서는 기자들의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을 경우 정부가 입맛에 맞는 질문에만 답변하는 폐단이 있을 수 있다. ●‘정보공개법 개정´ 구체내용 없어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 방안은 정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인상이 짙다. 개정 방향만 내놓았을 뿐 어떤 조항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 답변 시한(15일)이 너무 길고, 답변 예외 기준이 추상적이라는 점, 빠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언론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인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선 홍보처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Seoul Law] ‘배심제 재판’ 말 잘하는 변호사 뜬다

    [Seoul Law] ‘배심제 재판’ 말 잘하는 변호사 뜬다

    내년부터 국민이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제가 시범 운영되면 법정 문화가 확 바뀐다. 변호사들은 판사만 설득하면 됐으나 앞으로는 판사와 함께 배심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판사에게 제출하던 변론문도 잘 써야 하지만 배심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도 잘해야 한다. 배심제 도입에 따라 변호사들은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판사와 배심원 둘다 설득해야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배심원을 제외하는 무이유기피권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법심리학을 전공해 사법개혁추진위에서 활동했던 박광배 충북대 교수는 8일 “배심제에서는 편파배심의 가능성이 있는 배심원을 제외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형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앨런 김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고지 가운데 하나가 배심원 선정”이라면서 “설득 가능한 사람인지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배심제 재판에서 소송을 대리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김범수 파트너 변호사는 “배심제 도입으로 말 잘하는 변호사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활동중인 팀 오브라이언 미국 변호사는 “세련되고 어려운 법률용어가 아니라 서민적이고 평범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 대형로펌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Simpson Thacher&Bartlett LLP)의 조지 엠 뉴콤 파트너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일지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것보다 항목별로 가려진 종이를 벗겨내면 더욱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컴퓨터 등의 첨단기법을 통해 배심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배심원들에게 신뢰성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뉴콤 변호사는 “사건에서 불리한 사실이 있다면 변호사가 먼저 배심원한테 말하면 변호사가 숨기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만일 상대방이 먼저 불리한 사실을 말한다면 변호사는 배심원들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한 재판위해 순발력 필요 2∼3주 간격으로 이뤄지던 공판은 배심원들을 언제까지 격리할 수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리하던 재판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급반전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의 순발력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연세대 법학과 한상훈 교수는 “다섯 번의 공판이 있을 때 기존에 2∼3주 뒤에 열리던 공판이 배심제가 도입되면 2∼3일 만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광배 교수는 “법정에서 상대방이 법이 허용하지 않는 질문을 하면 바로 제지해야 한다.”면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박균택 형사법제과장은 배심제를 시범운영한 뒤 2012년에 대법원장 직속의 사범참여위원회가 확대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배심제는 배심원 선임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법무법인 태평양 성찬우 변호사는 “서울에는 네 곳의 법원이 있는데 배심원을 어디서 뽑을지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미국은 다민족 국가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지연·학연 등으로 연결돼 있고 특히 지방에서는 집성촌이 형성돼 있는데 과연 배심원을 공정하게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용어 클릭 ●배심제 배심원단이 법관과 별도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한다. 법관은 판결만 한다.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국의 미식축구 스타인 OJ 심슨 사례처럼 여론재판 가능성이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캐나다·호주·러시아·스페인·홍콩·스리랑카 등이 배심제를 채택한다. ●참심제 시민이 법관 1∼3명과 함께 앉아 유·무죄 및 양형을 판결한다. 우리의 경우 판사와 일반군인으로 구성된 군사재판이 해당된다. 비용이 적게 들고, 전문가를 활용해 재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이탈리아·스웨덴·덴마크·핀란드 등이 채택한다. ●혼합형 우리나라가 시범적으로 도입한 방식은 혼합형이다. 배심원들이 유·무죄 의견을 내는 것은 미국식이고, 양형 의견도 제시하는 것은 독일식에 해당한다. 배심원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권고적 의미만 갖는다. ●무이유기피권 법조인·정치인·70세 이상 고령자 등은 법적으로 배심원에서 제외된다. 배심원 후보 가운데 원고·피고측은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배심원에서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한도는 각각 5명이다. 예를 들어 배심원 후보와 상대방이 학교 동문관계거나, 성추행범의 경우 여성을 배심원 후보에서 기피할 수 있는 권리다. ■미국의 배심제는 지난 1992년 미국의 한 할머니가 국제적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산 뒤 운전하다 커피가 쏟아져 다리와 엉덩이에 화상을 입었다. 할머니는 패스트푸드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패스트푸드점이 쉽게 승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배심원단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국 로펌 관계자는 8일 “재판 과정에서 패스트푸드점인 거대 기업이 원고인 할머니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이자 배심원단이 패스트푸드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비전문 분야 설득에 어려움 배심원의 감정 상태나 비전문성 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로펌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의 송무 분야 파트너 변호사인 조지 엠 뉴콤은 8년 전 맡았던 의료사고 소송에서 배심원단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애썼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원고측은 뇌손상을 입은 어린이와 홀어머니였고, 뉴콤 변호사가 대리한 피고측은 거대 제약회사였다. 원고측은 제약회사의 잘못으로 아이가 뇌 손상을 입었다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3개월 남짓 진행된 소송에서 뉴콤 변호사는 아이의 뇌 손상이 선천적인 것임을 MRI 사진을 통해 입증하려 했다. 문제는 MRI 사진을 봐도 비전문가인 배심원단이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 뉴콤 변호사는 독극물 중독이나 충격 등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뇌 MRI 사진 수십장을 먼저 배심원단에 보여줬다. 그리고 배심원단이 후천적 뇌 손상 MRI 사진의 패턴에 익숙해졌을 때 이와는 확연히 다른 원고측 어린이의 MRI 사진을 보여 줬다.“여러분만이 이 홀어머니를 한 푼도 없이 집에 돌려보낼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제약회사의 잘못이라면 당연히 배상해야 한다. 여러분도 피고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가?” 배심원들은 제약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송무 분야만 30년 넘게 맡고 있는 그는 “전문적인 분야의 증거물을 배심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었고, 그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펌 ‘시들리 오스틴’ 홍콩 사무소에 근무중인 앨런 김 변호사 역시 로스앤젤레스의 한 빈민촌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중국인을 처벌하기 위해 애썼던 경험을 갖고 있다. 피고는 빈민촌에서 마사지 가게 12곳을 열고 불법 체류중인 중국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하지만 빈민촌 거주자들은 성매매에 대한 죄의식이 약하고, 같은 약자 편에 서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경찰 편에 서 줄지는 미지수였다. ●배심원 선정절차 ‘부아르 디르´ 활용 당시 검사로 경찰측을 대리한 김 변호사가 적극 활용한 것이 바로 배심원 선정 절차, 즉 ‘부아르 디르(voir dire·보고 말한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일단 예비 배심원 후보를 선정한 뒤 변호사와 판사·검사가 직접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공정성을 심리한 뒤 배심원단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도다. 김 변호사는 ‘부아르 디르’를 통해 성매매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여성을 최대한 많이 배심원단에 포함시켰다. 이런 전략은 적중해 승소할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유신 시대에 반정부 시위 혐의자 배심제 재판이 이뤄졌다면 정부는 항상 패소했을 것”이라면서 “배심제에서는 지역 주민의 성향과 계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배심원 학력·재산까지 알아내 미국에서는 배심원 선정 등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주어리 컨설턴트(배심상담원)’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들의 역할은 첫째로 재판의 예행연습이다. 가상의 배심원을 상대로 재판을 진행하게 한 뒤 증인의 증언이나 변호인의 변론 등에 대한 배심원단의 반응을 파악해 변호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두번째 역할은 배심원들에 대한 정보 파악이다. 주어리 컨설턴트들은 기본적으로 공개되는 배심원들의 정보를 토대로 학력, 재산, 가족관계, 이웃의 성향을 알아낸다. 뉴콤 변호사는 “배심제의 관건은 배심원들을 얼마나 잘 이해시키느냐다. 가끔 변호사들이 사건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간과하는 것들이 있다.”면서 “예행연습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며, 가상 배심원의 반응에 따라 실제로 증인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 신청후 국민임대 청약해도 되나

    Q파산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법원에 파산 사건이 밀려 있어서 면책될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런데 최근 국민임대아파트 분양 공고가 났습니다. 지금 청약해 혹시 한 달 뒤에 당첨되면 파산·면책에 불리한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파트 분양권도 재산이니까 이것을 처분해 채권단에 나눠 주게 되나요. 입주일은 1년 뒤이고, 보증금은 1250만원에 월세 16만원인데, 계약금 250만원은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고,1년 열심히 모으면 나머지 보증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정수(46세) A주저하지 말고 신청하십시오. 국민임대아파트는 주택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싼값에 공급되도록 각종 공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산을 신청한 가난한 채무자들이라면 많은 경우 이 제도의 수혜자 범위에 들 것입니다. 그런데 파산을 신청했다고 이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면, 가난한 사람 구제라는 정책 목표는 허울 좋은 구호가 될 뿐입니다. 현대의 파산법도 채무자의 재활을 목적으로 하기에 일부 재산은 채무자에게 남겨 주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파산에 이르기까지 채무자가 가진 재산은 원칙적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 분배에 제공돼야 하는 것이 파산법의 연원이지만, 그 이후에 취득하는 것은 채무자의 것으로 남겨 줍니다. 따라서 파산 선고 이후에는 당연히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법률은 파산을 신청할 때가 아니고 법원이 채무자에게 파산을 선고할 때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취득한 재산을 파산재단에 넣어 파산채권자에게 배분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시 이후 파산 선고시까지 취득한 재산은 파산재단에 가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파산 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정한 법이고, 지금 현재 정수씨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법원의 재판이 많이 지연되는지 여부에 따라 채무자의 지위가 달라집니다. 불공평한 것이 분명합니다. 법원의 재판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오로지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파산신청 이후에 취득한 소액의 재산에 관하여는 일절 묻지 않는 것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거나 상속을 받은 경우에는 달리 볼 수 있겠지만, 파산을 신청하고 나서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1250만원 정도의 재산이라면 굳이 이것을 파산재단에 가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면책을 기다리는 동안 파산이 선고되면 어차피 그 이후에 버는 것은 채무자의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정수씨의 우려는 실제로는 거의 근거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하여는 어차피 면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파산제도는 노숙자가 되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무자가 중산층에서 떨어지지 않고 중산층으로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다른 채권에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는 범위 내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해서는 채권자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데, 수도권에서 과밀억제권역은 1600만원, 군 지역과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광역시 지역은 1400만원, 그 이외의 지역은 1200만원입니다. 법상으로는 면제재산으로 지정해 달라고 채무자가 신청하고 법원이 따로 재판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번거로운 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되기에, 법원 실무상으로는 대략 이 정도의 기준을 충족하면 명시적인 재판 없이 그냥 파산절차를 종결해 버리며 위 기준을 초과해 2000만원까지도 임대차보증금을 면제해 주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부동산가격과 임대료의 상승을 고려한 적절한 실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수씨가 1년 동안 마련할 1250만원의 임대보증금은 위에서 본 어떠한 기준에 의하더라도 채무자에게 남겨 줄 재산에 해당합니다. 정수씨, 청약하십시오.1년 열심히 모아 보십시오. 그리고 입주하십시오. 미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현명한 채무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하급법원이 대법 ‘감사’

    하급심 법원이 대법원의 재판 사무를 감사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마은혁 판사는 미포조선소 해고 노동자 김모씨가 “대법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선고를 지연해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심리하면서 최근 피고측 소송수행자인 법원행정처에 “대법원이 신속한 재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유사 사건의 경우 재판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소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마 판사에게 “그동안 대법원에서 3년 넘게 계류 중인 사건이 2건 있었다.”면서 “원고의 사건이 특별히 늦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의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미포조선 노조 대의원이었던 김씨는 1997년 허위 사실을 담은 유인물 배포 등을 이유로 해고된 뒤 2000년 2월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내 같은 해 12월 1심,2002년 2월 2심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 뒤 3년 5개월여가 지난 2005년 7월에야 복직 확정판결을 내렸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副검사제’ 실효성 논란

    ‘副검사제’ 실효성 논란

    검찰이 도입하기로 발표한 ‘부(副)검사제도’의 실효성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검찰·경찰·변호사·법원 등 각 영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검사제는 경미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현재의 검사직무대리를 좀더 확대해 검찰직원뿐만 아니라 변호사, 경찰 등 외부인도 일정한 시험에 합격한 경우 경미 사건을 맡긴다는 것이다. 검찰은 올해 검사직무대리를 100명 수준으로 증원한 뒤 2008년에 부검사제도 도입 준비 및 조직개편 등을 거쳐 2009년에 입법 추진과 함께 시행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검찰의 의도는 급증하는 사건을 중죄와 경죄로 구분해 경죄는 부검사에게 맡겨 신속하게 처리하게 하고, 중죄에 대해서는 검사들이 보다 치밀하고 깊이있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표와 함께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당장 경찰의 반응이 민감하다.‘수사권 조정’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2004년 검찰이 현재의 검사직무대리 제도를 도입할 때도 적잖이 반대했었다. 일반직 공무원인 검사직무대리가 사실상 검사와 똑같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비록 이번에 추진하는 부검사의 대상 범위를 검찰 직원 외에 경찰까지 확대했다고는 하지만 독자적 수사권을 요구하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변호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변호사들은 부검사제도는 검사나 판사로부터 수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신현호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요즘 검사들의 수사도 문제가 되고 있는 판에 일반공무원인 부검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검사의 역할은 경미한 사건 속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범죄를 찾아내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하창우 서울변호사회 회장도 “부검사제도는 양질의 사법서비스 제공이라는 시대적 요구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경미사건과 중요사건의 구분도 모호하고 검찰은 경미사건이라고 하지만 당사자인 국민입장에선 중요한 일로 이를 검사 이외의 사람이 처리해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도 이미 부검사제도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판결을 내놓은 적이 있다. 부산동부지원은 2005년 검사직무대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다르다면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할 경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첫 형사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검 관계자는 “부검사제도는 변호사나 경찰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충원, 다양한 분야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유능한 검찰 수사관의 발탁이란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탈북자 이혼소송 쉬워진다

    북한 이탈주민이 북한 또는 중국에 있는 배우자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사건 심리가 재개된다. 서울가정법원은 1일 현재 이 법원에 계류중인 이혼소송 222건에 대한 재판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배우자가 남한 지역에 거주하는지 불확실한 북한 이탈주민의 이혼소송을 가능하게 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에 따른 조치다. 이혼소송은 상대방 배우자에게 책임이 있을 때 제기할 수 있다는 민법 규정에 따라 혼인 파탄의 ‘원인 제공자’가 된 북한 이탈주민들은 원칙적으로 이혼을 할 수 없었다. 자연히 남한에서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도 제약을 받았다. 현재 북한 이탈주민의 이혼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들은 조만간 원고들에게 배우자가 북한 이탈주민이 아니라는 내용의 통일부장관 확인서면 제출을 명령하기로 했다. 확인서면이 제출된 사건은 접수 순서대로 공시송달 결정이 내려진다. 재판부는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하는 2개월 뒤부터 변론을 재개, 판결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대한법률공단은 지난 2년 동안 공단을 찾은 북한 이탈주민 115명 가운데 31.3%인 36명이 이혼 관련 상담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항목별로 대여금이 30.4%, 임금·퇴직금이 13.0%, 손해배상이 7.8%로 뒤를 이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김유찬 폭로’ 진위·배경 모두 밝혀라

    김유찬씨의 ‘이명박 위증교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씨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허위증언 교사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시장측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이 김씨의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면 대응에 나설 태세다. 이쯤 되면 사태는 두 대선주자간 공방을 넘어서는 문제다.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가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파문은 두 갈래로 정리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실체 규명이다. 김씨는 이 전 시장측이 15대 총선 선거법 위반사건 재판 때 유리한 허위증언을 종용하며 모두 1억 2000여만원을 자신에게 줬다고 했다. 반면 이 전 시장측은 김씨를 ‘제2의 김대업’으로 규정하며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입증 책임은 김씨에게 있다. 김대업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반드시 김씨는 객관적 증거자료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 전 시장도 부자 몸조심하듯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씨 주장은 자신의 도덕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자신의 유·불리를 넘어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한점의 의구심도 남지 않도록 해명할 의무가 있다. 김씨의 폭로 동기 역시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김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김씨는 ‘교사에 따른 위증범’이다. 뒤늦게 개과천선한 것이 아니라면 10년도 지난 지금 위증교사를 주장하며 폭로전에 나선 의도 또한 낱낱이 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전 시장측이 주장하는 대로 박 전 대표측의 ‘교사’에 따른 폭로인지 가려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도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한나라당은 공정한 검증을 위해 당 밖 인사들로 검증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전 시장측이 검찰에 고발해 진위를 가리는 것도 방법이다. 덮는 것은 결코 능사가 아니다. 신속하고도 명확한 진상규명만이 당과 대선주자들의 살 길일 것이다.
  •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법원과 검찰의 갈등 해소 방안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법원, 검찰, 변호사가 모두 합의해 국회에 계류돼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국회 통과만 되면 갈등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여전히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형소법 개정안, 영장항고제 등 담겨 형소법 개정안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영장항고제, 조건부석방제도, 재정신청 확대 등 중요한 제도가 포함돼 있다. 법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은 준항고와 재항고까지 신청했지만 “불복할 절차가 없다.”는 게 법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안에는 법원이 기각한 영장에 대해 검찰이 불복할 경우 항고해서 상급법원에서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영장항고제가 들어가 있다.‘조건부 석방’ 도입도 마찬가지다. 종전에는 판사가 영장을 단순히 발부 또는 기각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형소법에는 미국처럼 보증금이나 신원보증 등을 조건으로 석방할 수 있도록 해 판사의 재량권을 넓혀 놓았다. 구속수사에 집착하는 검찰로서는 떨떠름한 대목이다. 공판중심주의도 처음에는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을 없애는 쪽으로 추진됐지만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피의자의 동의 아래 녹화된 조서 등은 검찰의 증거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절충했다.▲고소사건을 검사가 불기소 처분할 경우 불복하는 제도인 재정신청 확대 ▲형량이나 처벌이 가벼운 사건 신속처리 절차 ▲양형제도 개선방안 등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커” 검찰은 사법개혁안에서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사개추위에 검찰측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완규 검사는 본인의 ‘형사소송법 특강’이라는 책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한다는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불만의 일단을 표출했다. 검찰은 중요 참고인에 대한 강제구인제도와 거짓 진술을 한 참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사법방해죄’의 도입 등 수사력 강화를 위한 제도는 인권침해 논란 등을 우려해 대부분 제외됐다고 푸념한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사개추위가 법원이 논의를 주도했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안건만을 입법화해 사실상 법원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법원 “검찰 반발 입법과정 우위 겨냥” 법원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아직도 검찰의 재량이 많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를 들면 긴급체포 제도를 ‘긴급체포 후 지체 없이 석방’하도록 개선했지만 한 판사는 “‘지체 없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하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장실질심사 과정을 조서화해 재판의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구속을 면하기 위해 자백한 것이 나중에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편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같은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법원의 주도로 검찰, 변호사와 함께 어렵게 합의한 형소법 개정안 자체가 자칫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오히려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주시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사개추위 법안에 이미 영장항고제도 등이 포함돼 있는데도 검찰이 준항고, 재항고 등 ‘과격한’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정치적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결국 형소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론]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하다/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시론]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하다/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서울신문이 11월 14,16일 이틀에 걸쳐 다룬 ‘표류하는 의료법안’이란 기획기사는 의료사고 피해 구제법 제정의 필요성을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적절히 지적했다. 의료분쟁 관련 법안은 1989년 이후 6차례나 발의됐고 올해에도 의료사고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의 사회적 관심과 논의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쟁 관련법이 아직도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사회적 비용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서 소송으로 진행된 의료사고 건수는 970여건이라고 한다. 몇년 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사고를 경험한 개원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 정도만이 재판을 통해 해결했다고 대답했다. 이들 통계에 비춰볼때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는 분쟁 건수를 포함하면 의료사고는 적어도 한해 1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우리사회가 의료사고를 외면하고 방치할 수 없는 정도의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환자측의 승소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법원 통계에 의하면 올해 의료소송 환자 승소율은 원고 일부승소를 포함하더라도 22.1%에 불과하다. 여기에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고 당사자들 합의에 의해 종결되는 의료분쟁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환자측이 의료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의료과정은 고도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며 의료기법도 의사 재량에 달려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같은 이유로 전문 의료지식이 부족한 환자의 경우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의료사고 발생시 환자의 특이체질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책임이 의료인측에 있다는 판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의료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의료사고의 수적 증가와 소송시 환자측 승소율이 낮다는 점 외에도 의료분쟁과 관련해 별도의 입법이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환자들의 소송비용 부담을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 둘째, 환자와 의료진간 법적 공방으로 인한 환자측의 의료진에 대한 신뢰 붕괴를 막아야 한다. 셋째,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소송이 장기화되어 환자에게 신속한 구제를 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의료소송의 구조상 환자들은 소송진행시 수년간 진행되는 지난한 법적 공방으로 많은 심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의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의료사고 해결 과정에서 또 다른 제2의 피해와 고통이 방치되지 않기 위해서는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지만 졸속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환자와 의사, 정부와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 조율 및 합의 하에 제정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후적 분쟁해결 방법 외에도 의사들에 대한 꾸준한 연수교육 등 재교육 절차를 통해 의료인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의료사고를 사전예방하기 위한 시스템도 병행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환자들이 의료사고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 法-檢 ‘영장 갈등’ 재점화

    법·검 갈등이 검찰의 준항고와 구속점유율 공방으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7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씨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법에 준항고했다. 법원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에 배당했다. 준항고는 법관의 재판이나 검사의 처분에 불복, 이에 대한 취소·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검찰은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 유씨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네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바 있다.●검찰, 준항고 기각땐 헌법소원도 검토 앞서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춘천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영장 기각에 불복할 것이고 서울중앙지법에 항고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검찰이 이날 한 준항고는 영장재청구와 달리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불복 신청 절차의 하나다. 대법원에 재항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준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1997년 판례를 통해 구속영장은 항고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검찰의 이번 준항고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판례가 그렇게 되어 있을 뿐 검찰은 항고 대상이라고 본다. 시대 변화에 따라 판례는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준항고를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도 압박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영장기각시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는 영장항고제가 포함돼 있다. 정 총장은 “대검에서는 검찰과 법원의 상호 견제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각자 역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본 관계를 정립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검·법 구속점유율 해석도 제각각 한편 대법원은 이날 외국보다 우리나라의 구속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검찰의 주장은 왜곡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인신구속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단순히 검찰 접수 건수를 기준으로 이른바 구속점유율이라는 생소한 통계를 산출하는 것은 몰이해에서 비롯됐거나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달 ‘각국의 구속관련 통계’라는 글에서 일본, 미국 등 외국의 구속률을 비교·분석했던 대검 미래기획단 이완규 검사는 “오히려 대법원의 분석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검사는 당시 우리나라 구속률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 등은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법원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구속률에도 즉결심판 사건수나 약식명령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신청뒤 번 돈으로 집 사도 될까

    Q6개월 전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습니다.1주일 전쯤 파산 선고를 받고 면책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산신청 뒤 1000만원 넘게 현금을 모았습니다. 버는 돈이 다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게 되더군요. 곧 면책결정을 받으면 제 앞으로 집을 사놓을까 생각 중입니다. 전세 7000만원 끼고 제 전재산 1000만원을 투자하면 살수 있는 8000만원대 집이 나왔습니다. 제 벌이로는 앞으로 집값이 오르면 장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집을 사도 될까요. - 지돈희(43) A법률적인 문제도 있고, 올바른 투자인지 결정해야 할 문제도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겠습니다. 첫째로 채권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둘째로 새로 채무를 얻어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십시오. 통합도산법 382조 1항은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가진 모든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지돈희씨가 파산신청을 했더라도 파산선고 전에 벌어서 모은 돈은 법률상 채권자들에게 돌아가야할 파산재단의 범위에 속하게 됩니다. 파산선고가 신속히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지만, 법원의 재판이 지연되면 채무자의 새 출발을 저해하게 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파산신청시를 기준으로 그 이후 소득을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귀속시키지만, 우리는 법을 개정하면서 그저 과거를 답습해 이런 불합리가 생기게 됐습니다. 물론 실무상으로는 파산신청 뒤에 생긴 재산에 대해 묻지 않으니, 사실상 신청시 기준으로 채무자가 활동하는 것을 묵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면책이 된 뒤 채무자가 새 재산을 취득해 파산 채권자의 주의를 끌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통합도산법 569조 1항은 채무자가 사기파산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거나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으면 파산 채권자가 면책 후 1년 이내에 면책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돈희씨의 경우 사기파산 규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파산선고까지 파산재단에 속할 재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지돈희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을 받았다고 주장할 여지는 남게 됩니다. 물론 불합리한 법조문 때문에 실제로 채권자가 면책취소 신청을 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지돈희씨의 면책을 취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가난한 사람에게는 법적으로 공격받아 이에 응소한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됩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새 부채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즉 집을 산다고 하지만 지돈희씨의 몫은 1000만원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7000만원은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부담입니다. 세입자가 나갈 때 이 보증금은 돌려줘야 하는 채무가 됩니다. 이를 확보할 자신이 없으면 나중에 곤경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 집값이 오를 수도 있지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일 집값이 6000만원이 되면 팔아도 세입자에게 1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합니다. 통합도산법 564조 1항4호에 따라 원칙적으로 파산, 면책을 받고 7년 동안에는 새로 파산, 면책을 할 수 없습니다. 한번 면책을 받는 사람이 다시 부채를 지는 것은 위험하고 치명적인 투자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집값이 급등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자율을 정책적으로 낮게 유지한 탓도 큽니다. 앞으로 하락이 예상된다고 한다면 지돈희씨의 선택은 나중에 보면 어리석었던 결정일 수 있습니다. 신중한 결정을 권합니다.
  • 선거법위반 39%만 ‘당선무효’

    선거법위반 39%만 ‘당선무효’

    올 들어 5·31지방선거를 포함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에 선 당선자 10명 가운데 4명만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정한 정치인을 정치판에서 내몰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는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법원이 올 들어 전국 법원에서 다룬 선거사범 가운데 당선자들의 재판현황을 취합한 ‘당선인관련 선거범죄진행현황’을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 12일까지 전국 지방법원에서 끝난 당선자 재판은 모두 221건으로 이 가운데 39%인 87건만이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은 13건이었다.1심 재판이 끝난 지방자치단체장 38명 가운데 15명이, 지자체 의원 183명 중 72명이 당선직을 잃게 될 처지다. 항소심에서 다룬 사건은 35건으로 이 가운데 13건이 원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원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8명이 구제됐다. 항소심 결과 형량이 높아진 것은 조규선 서산시장뿐이었다. 조 시장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선거사범을 심급별로 신속처리하겠다는 의지는 잘 지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짧은 재판은 15일 만에 1심 선고가 내려졌고 항소심은 한달 만에 끝난 사건도 있었다. ●당선유·무효 엇갈린 운명 강인형 순창군수는 1심에서 120만원이 선고돼 군수직을 잃을 위기에 놓였었지만 항소심에서 80만원으로 깎였다. 서찬교 성북구청장과 김현풍 강북구청장도 1심에서 각각 150만원,200만원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는 당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김한겸 경남 거제시장은 선거구민 6명에게 16만원 상당의 식사를 사줬다가 1심에서 벌금 70만원이 선고됐다. 인천시의원 A씨는 공무원들에게 33만원가량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같은 시의원 B씨는 공무원, 주민자치위원들에게 82만원어치의 식사를 제공해 벌금 120만원이 선고돼 의원직을 잃을 처지가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불가피한 사정 파산자 전액면책”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 등 면책 결격사유가 있더라도 법원이 신청자에 따라 빚의 일부가 아닌 전액을 면책해 줘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8일 파산 신청자 김모(44)씨가 “모친의 질병 치료에 소득 전부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채무의 일부를 면책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낸 면책 신청사건 재항고심에서 채무액 70%만을 면책 결정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채무를 남겨둘 경우 다시 경제적 파탄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채무액 일부만을 면책 결정한 원심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생활보호대상자인 김씨는 어린 자녀 2명에다 질병에 시달리는 모친을 모시고 살았다. 김씨도 만성 신장질환 등을 앓고 있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김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생계를 꾸려오다 카드 돌려막기와 카드깡까지 했지만 결국 파산·면책을 신청했다.1심과 2심 재판부는 김씨의 채무 70%만을 면책 결정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 도모가 개인파산제도의 근본 목적인 만큼 채무자가 일정한 수입으로 빚을 갚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소명될 경우에나 일부면책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재량면책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채무자들이 면책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면책을 받지 못한 빚으로 인해 또다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복권절차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채무자들이 매달 일정액의 빚을 갚아야 하는 개인회생 절차보다 아예 빚을 없앨 수 있는 파산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칫 채무자들의 도덕불감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大法, 형사재판 이원화 추진

    대법원은 2일 공판중심주의에 맞춰 형사사건을 통상처리 절차와 신속처리 절차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신속처리 절차로 ▲즉시심판 절차 ▲서면 신속처리 절차 ▲출석 신속절차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3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적용하는 즉시심판 절차는 현행 즉결심판 절차와 비슷하다. 다만 지금은 경찰서장이 기소하던 것이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에 따라 검사가 직접 기소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 현행 벌금형을 받는 약식명령 제도와 비슷한 신속처리 절차는 피의자 동의없이 검사가 청구하고,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출석신속 절차로 이행하도록 돼 있다. 출석신속 절차는 실형 1년까지만 선고할 수 있는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로,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만 본형이 1년을 넘을 수 있다. 출석신속 절차는 담당 재판부가 매일 법정을 개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피고인이 출석해 당일 재판을 종결할 수 있는 사안은 피고인이 동의하면 검사가 ‘당일재판 절차’로 기소, 늦어도 이튿날까지 선고까지 마칠 수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공판중심주의 힘겨루기로 가선 안돼

    검찰이 다음달부터 피고인을 기소할 때 공소장만 법원에 내고 수사기록은 제출하지 않는 증거분리제출제를 전국으로 확대키로 한 것은 역습의 성격이 짙다. 법원이 추진하는 공판중심주의에 협조한다는 명목이지만, 아직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디 골탕 좀 먹어보라는 식이다. 그러나 감정 대응은 곤란하다. 공개된 법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증인의 진술을 듣고 사건의 실체와 유무죄를 판단하는 공판중심주의는 투명성과 신뢰를 담보하는 진일보한 제도이다. 지금처럼 검찰의 일방적인 수사기록에 의존하면 투명성 확보는 물론 실체적 진실 파악과 인권보호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판중심주의로 가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속도가 문제일 뿐이다. 실체적 진실의 확보와 인권보호도 중요하지만 우리 헌법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보장하고 있다. 법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공판중심주의가 확립되면 재판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민사재판에 형사사건 기록을 송부하지 못하도록 하면, 원·피고의 변호사들이 직접 발로 뛰어 사건을 조사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재판이 장기화되고 법률적 지위나 관계가 불확정 상태에 놓이면 당사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위증자를 처벌하는 등 재판의 장기화를 막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법관과 검사도 크게 늘려야 한다. 이제 이용훈 대법원장이 분명하게 사과한 만큼 법원과 검찰, 변호사협회는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위해 공판중심주의를 비롯한 사법개혁을 어떻게 추진해나가야 하는지 협의해야 한다. 힘 겨루기를 할 때가 아니다. 힘이 있으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는 세상이 됐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