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부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출연료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족상가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연예인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건조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554
  • “세계 축제 반열에” 천안흥타령 춤축제 ‘화려한 피날래’…88만명 찾아

    “세계 축제 반열에” 천안흥타령 춤축제 ‘화려한 피날래’…88만명 찾아

    29일 폐막한 대한민국 대표 춤 축제 ‘천안흥타령 춤 축제’가 세계적 춤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54개국 4000여명의 국내외 무용단과 방문단이 참가한 축제에는 5일간 9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았다. 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천안흥타령 춤 축제20240 개막 후 29일 폐막까지 88만여명의 국내외 방문객이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20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54개국 4000여명의 국내외 무용단과 방문단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기간 △전국춤경연대회 △거리댄스 퍼레이드 △국제춤대회 △국제스트릿댄스챔피언쉽 등 세계 각국의 전통춤부터 K-팝 댄스, 스트릿댄스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공연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전국춤경연대회는 참가자 활성화와 형평성 등을 위해 경연 부문이 축소되고 참여 대상이 일부 조정했지만, 높은 호응을 얻었다. 25세 미만으로 대학생과 청소년이 참가 가능했던 청소년부는 19세 이하 청소년으로 조정하고 흥타령부는 참가할 수 있는 나이를 51세 이상에서 41세 이상으로 낮춰 참여 폭을 넓혔다. 축제 기간 전국대학 치어리딩대회, 기획공연, 막춤 대첩, 코리아 국제 현대무용 콩쿠르, 프린지 페스티벌, 읍면동 문화예술마당 등도 높은 인가를 얻었다. 83개국 참여하는 국제춤축제연맹(FIDAF)이 천안을 찾아 세계 총회를 열고 세계 축제 간 협력체계 구축과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이 거리퍼레이드는 27일 신부동 방죽안오거리부터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까지 550m 구간 9차선에서 국내외 47팀 2000여명이 국적·성별 등을 떠나 춤으로 하나 됐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폐막식에서는 국제춤대회·전국춤대회 일반부 결선,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과 시립무용단의 테마공연, 경연대회 수상팀 입장 퍼포먼스, 시상식, 폐막선언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날 박상돈 천안시장은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했던 이번 축제는 88만여 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아 천안흥타령 춤 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춤의 축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안동순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국 대표 춤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춤 축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천안흥타령 춤 축제는 6년 연속 지역대표 공연 예술제, 최우수 축제,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었다.
  • 영등포구 플루트 선율에 임신부 걱정이 사르르

    영등포구 플루트 선율에 임신부 걱정이 사르르

    서울 영등포구가 다음 달 2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기념 행사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행사는 이날 오후 2시 영등포 아트스퀘어에서 시작한다. ▲플루트 4중주 ‘꿈꾸는 음악회’ ▲원예 태교 프로그램 ‘테라리움 만들기’ ▲‘애착인형 바느질 손태교 키트’ 배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꿈꾸는 음악회’에는 그룹 ‘플룻 퀄텟 벤투스’가 출연해 피가로의 결혼 서곡, G선상의 아리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등을 연주한다. 이어 원예 태교 프로그램인 ‘테라리움 만들기’가 진행된다. 테라리움은 유리 같은 투명한 용기에 식물을 심어 작은 정원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끼 등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는 식물을 사용해 임산부들의 호흡 건강에 특히 도움을 준다. 아기 용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애착인형 바느질 손태교 키트’도 제공한다.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임산부는 영등포구청 홈페이지의 통합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참가 인원은 선착순으로 60명 모집하며, 가족을 포함해 약 100여 명이 참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영등포구는 임산부를 위한 ▲임산부 등록 및 건강상담 ▲모자 건강교실 ▲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서울맘 찾아가는 행복 수유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및 건강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임산부와 아기가 함께 힐링하는 건강한 태교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임산부들의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용사가 있기 전에 가족이 있었다, 모범용사 60인 선정

    용사가 있기 전에 가족이 있었다, 모범용사 60인 선정

    서울신문사와 국방부는 27일 ‘군인가족의 날 기념 국군모범용사 및 군인가족 초청행사’ 기념식을 열어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온 모범용사들과 희생으로 이들을 지원한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선정된 모범용사와 군인 가족 60쌍을 비롯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김선호 국방부 차관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모범용사와 가족들은 각각 표창과 감사장을 받았다. 이후 축하 오찬이 이어졌다. 서울신문사와 국방부는 묵묵히 나를 지키는 용사들의 뜻을 받들자는 취지로 1964년 국군모범용사 초청 행사를 처음 시작했다. 매년 50~60명씩 모범용사를 선발해 올해까지 총 3540여명을 배출했다. 육·해·공·해병대에서 전우에게 모범이 되고 근무 성적이 탁월한 군인을 선발하고 국방부가 최종 결정한다. 특히 올해 행사는 ‘군인가족의 날’ 기념일의 일환으로 사흘간 진행됐다. 60쌍의 모범용사와 가족들은 지난 25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이튿날 국정원 견학, 서울시장 예방, 국가보훈부 초청 만찬 등 일정에 참여했다. 육군 모범용사 대표인 강병규 중령은 학군교 인사과장으로서 민관군 화합과 지역사회 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신병교육 최일선에서 충실하게 총괄임무를 수행했고 인재개발연구소 창설도 맡았다. 해군 7전단 세종대왕함 기관장인 박랑은 중령은 북한 우주발사체 대응 및 한미 연합훈련 임무를 잘 이행했고 양성평등담당관으로 병영 문화 개선에도 힘썼다. 박 중령은 이날 오찬에서 모범용사 대표로 “군인가족의 지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 35비행전대 운영과장인 김지영 소령은 행정안전부 온기나눔 범국민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군 양성평등 실천 우수사례’ 선정으로 성인지력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주명호 해병대특수대 주임원사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실종지 수색작전에서 생존자 구조에 일조했다. 또 교육단 훈련교관, 공수교육대 교관으로서 정예 요원들을 배출해 최우수교관으로 선정된 점을 인정 받았다. 오찬 행사에서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 된 것은 이 자리에 계신분들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막강한 국군 덕분”이라며 “이 행사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노고와 희생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올해 선정된 국군모범용사 명단 육군: 강병규 중령(학군교 인사과장), 정희진 중령(2작전사 예비군조직발전장교), 이재욱 중령(1시단 11여단 3대대장), 강덕봉 준위(1군수지원사 소중화기정비1반장), 정인채 원사(1군지사 10급양대 조리병교육대장), 이원효 원사(51사단 주임원사), 주광철 원사(6사단 주임원사), 강진수 원사(7군단 수기사 주임원사), 정헌문 원사(특전사 11공수특전여단 행정보급부사관), 김창환 원사(52사단 주임원사), 곽오숙 원사(21사단 인사행정부사관), 김승환 원사(28사단 주임원사), 하승호 원사(군견훈련소 주임원사), 이경남 원사(3사단 주임원사), 고재명 원사(7공병 312대대 소대장), 정재헌 상사(9사단 29여단 2대대 전투근무지원소대장), 김호기 상사(특전사 급양관리관), 김송식 상사(31사단 95여단 보급지원부사관), 박근영 상사(92정비대대 행정보급관), 강태현 상사(22사단 군기/안전부사관), 정원자 상사(7사단 특수전분석부사관), 허상현 상사(2군단 702특공연대 통신부사관), 한현우 상사(12사단 군수부사관), 전경진 상사(25사단 수색대대 정찰/통신부사관), 박주호 상사(35사단 화생방대대 부소대장), 임동철 상사(육군종합행정학교 특기병2중대장), 김지일 상사(50사단 120여단 인사행정부사관), 이동훈 상사(2사단 행정지원부사관), 강종현 상사(75사단 정보보안업무부사관), 송영진 상사(진)(1사단 11여단 3대대 공중정찰반장) 해군: 유경환 중령(전평단 교리담당), 박랑은 중령(7전단 세종대왕함 기관장), 김동욱 준위(7전단 화천함 갑판보좌관), 이준 준위(군수사병탄창 검사담당), 박용길 원사(해병보좌관실 인행담당), 전용우 원사(1함대 대구함 전탐장), 김정윤 원사(3함대 항공대 주임원사), 김석진 원사(잠수함사 909전대 추기관찰관), 김병재 상사(항공사 609전대 항공기체 교관), 박태건 상사(7전단 서애류성룡함 보급장), 김명기 상사(8전단 82전대 전탐관찰관) 공군: 김태형 중령(10전투비행단 153전투비행대대장), 김지영 소령(35비행전대 운영과장), 차승민 소령(17전투비행단 조종사), 이병규 원사(20전투비행단 피해복구반장), 김세진 원사(39정철비행단 HUAS기체검사담당), 나원채 원사(10전투비행단 주임원사), 조영훈 원사(8전투비행단 주임원사), 신창식 원사(3훈련비행단 주임원사), 박성갑 원사(방공관제사령부 주임원사), 김상용 상사(미사일방어사령부 표적기조종반장), 진용완 상사(작전정보통신단 체계DB관리담당) 해병대: 전종호 소령(해병9여단 정보참모), 정훈성 원사(해병2사단 주임원사), 주명호 원사(해병대 특수수색대대 주임원사), 최일성 상사(해병6여단 민원상담처리담당) 국방부직할: 백용하 중령(국방시설본부 계획운영과장), 김승철 원사(923부대 주임원사), 채태진 원사(계룡대근무지원단 주임원사), 강모아 상사(드론작전사령부 보안부사관)
  • 내년부터 초·중·고등학생 디지털 교과서로 수학 배운다

    내년부터 초·중·고등학생 디지털 교과서로 수학 배운다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을 디지털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제3차 인재 양성 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과학기술인재 성장·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포자’(수학포기자)와 ‘과포자’(과학포기자)를 줄이기 위해 K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해 당장 내년부터 활용한다. 우선 2025년에는 초등학교 3,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에 도입하고 2026년에는 초등학교 3, 4학년, 중학교 1학년 과학 과목에도 도입하는 등 차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과학영재의 체계적 양성을 위해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를 확충해 입학생 선발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마이스터고를 현재 57개교에서 2027년까지 65개교로 확대하고, 교육 및 실습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공계 핵심 인재인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연구 생활장려금과 석사 특화 장학금을 새로 도입하고 기존 국가 장학금, 대통령 과학장학금 교모도 확대한다. 이에 따르면 석사 과정생은 매달 80만원, 박사 과정생은 매달 110만원의 연구 생활장려금이 지급되고 석사 특화 장학금은 석사 1000명을 선발해 연간 500만원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병역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사이버전문사관제를 신설해, 올해 1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또 현재 학사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기술전문사관 제도는 내년부터 석사로 확대해 연간 25명을 선발한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 전문기업에서 연구하며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전문연구요원 병역지정업체 선정 시 국가전략 기술 분야 연구기관에 대한 우대제도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수한 여성 연구자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2028년까지 모든 연구 기관에 적용한다. 그런가 하면, 이공계 연구자들의 일자리 확충을 위해 대학 부설 연구소의 전임연구원, 테크니션 채용을 확대하고, 4대 과기원과 대학의 박사후연구원 채용을 향후 10년간 2900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과기부는 기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적정한 기관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국가연구원제도’ 도입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 이슈에 대해 과학 기술계, 국민, 언론이 공신력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국 사이언스미디어센터’(SMC)도 내년에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학 대중화, 대중의 과학이해를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과학기술 문화 정책 추진과 일상 속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과학기술 문화진흥법’ 제정하고 연구기관의 과학 소통 활동 가이드라인 마련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이번 전략은 과학기술 인재 정책의 로드맵으로 과학기술 인재들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노력과 성과에 대한 경제적 처우와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별들이 총총 떠오르기 시작한 밤에, 그것도 건물 측면에 서야 진면목을 볼 수 있는(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회가 있다. 전북 익산 나바위 성당(국가유산 사적)이다. 건물에 대한 인상은 보통 파사드(전면부)에서 결판이 나기 마련이다. 나바위 성당은 다르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한옥 양식과 다소 차갑고 웅장한 이미지의 고딕 양식이 절충된 구조는 옆에서 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난다. 건물에 축적된 시간, 여러 차례 진행된 재건의 흔적들도 그제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성당이 깃들여 있는 곳은 화산(華山)이다. 우암 송시열이 우아한 산세에 반해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바위는 화산 가운데 있는 너른 바위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천주교 신자들이 축복의 땅이란 뜻에서 ‘첫 마음의 성지’라 부르는 곳.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가 중국에서 서품을 받은 뒤 1845년 환국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이를 기념해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프랑스인 뮈텔 주교가 1897년 나바위 성당을 세웠다. 당시 ‘화산본당’이라 불렸던 성당은 오롯이 한옥의 목조건물이었다. 첫 변화가 생긴 건 1916년이다. 종소리의 울림을 목조건물이 버티지 못한 데다, 종탑이 벼락을 맞는 일까지 겪은 터였다. 목조벽은 벽돌로 교체됐고, 종탑 역시 고딕식으로 새로 지어 올렸다. 건물 밖 마루도 회랑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성당은 한국식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갖게 됐다. 지붕 아래 채광창도 이채롭다. 중국인 인부들의 손을 탄 건지, 우리 전래 창틀과는 거리가 있는 8각형의 모습이다. 건물을 에두른 채광창은 모두 68개다. 건물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저물녘이다. 초저녁달을 이고 선 한옥 성당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성당 초입의 피에타 조각상도 인근 마을을 따스하게 보듬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예배당에 불이 켜질 때다. ‘반짝’ 하며 주황색 불빛이 팔각창을 뚫고 나온다. 그 장면이 달빛과 어우러져 얼마나 그윽하던지. 팔각창엔 일반 성당에서 흔히 보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한지가 붙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신자들이 직접 한지에 그림을 그려 붙이던 전통이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성당 내부 구조와 제대 등 성물도 ‘빈티지’의 느낌이 완연하다. 성당의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공간인 제단과 제대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전례가 개혁되기 이전의 모든 성당이 그랬듯, 사제가 신자석에 등을 돌린 채 벽을 보고 미사를 봉헌하던 모양새다. 제대 위 예수 성심상과 촛대, 감실 등도 성당을 처음 지었을 때 들여왔던 그대로다. 중앙 제대 양옆의 소제대 중 오른쪽의 감실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 일부(목뼈)가 봉안돼 있다고 한다. 중앙 통로 가운데에는 8개의 나무 기둥이 서 있다. 개화기에 남녀 신자석을 구분하기 위해 세운 경계목이다. 많은 초창기 교회와 성당에서 천 등으로 칸막이를 쳤지만 아예 기둥을 세워 남녀석을 구분한 건 이례적이다. 옛 사제관은 현재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개화기 신부들이 입었던 복장 등 유산들이 전시돼 있다. 사제관을 돌아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곧 화산 정상이다. 정상 일대에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비’, ‘망금정’ 등이 조성됐다. 순교기념비는 4.5m로,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와 같은 높이다. 순교기념비 왼쪽의 망금정에선 금강 황산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정자는 대구대교구의 초대 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와 교구 사제의 피정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 尹 “AI 3대 강국 도약 위해 국가 총력전”

    尹 “AI 3대 강국 도약 위해 국가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대한민국을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며 ‘AI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AI가 국가 역량과 성장을 좌우하고 경제 안보의 핵심이 되는 시대로 지금 전환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현재 한국의 AI 국가 경쟁력 순위는 6위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대통령 직속 AI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밖에도 AI 전문가 등 민간위원 30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장관급 정부위원 10명 등으로 구성됐다. ‘AI 4대 천왕’ 중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글로벌 AI 전략 그룹으로 합류한다. 윤 대통령은 “AI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많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며 “AI 기술로 생산된 가짜뉴스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민관 합작 투자로 구축하겠다”며 “AI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민간의 AI 투자를 확대시키겠다”며 “저작권과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보호하려는 핵심 가치는 지키되 이것이 AI 혁신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규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연구개발과 인프라는 물론이거니와 교육, 법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대폭 확충, 민간 부문 AI 투자 대폭 확대, 국가 AI 전환(AX) 전면화, AI 안전 및 안보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 ‘4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AI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규모를 현재의 15배인 2EF(엑사플롭스·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처리 능력) 이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이는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고가 GPU인 H100 3만개 규모에 해당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4년간 AI 분야에 총 65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는 민간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세특례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11월에 AI안전연구소를 설립하고 연내 AI기본법이 제정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당정, ‘한국형 스타이펜드’ 추진…月 석사 80만원, 박사 110만원 지원

    당정, ‘한국형 스타이펜드’ 추진…月 석사 80만원, 박사 110만원 지원

    국민의힘과 정부가 이공계 대학원생의 안정적 연구환경 지원을 위해 내년 ‘한국형 스타이펜드’(연구생활장려금) 지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과학·기술 인재 예우를 위해 ‘연구행정서비스 선진화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당정은 26일 국회에서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과학·기술 인재 성장·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협의회에 당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등이 자리했다. 스타이펜드는 대학원생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매월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미국·영국·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당정은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석사 월 80만원, 박사 월 110만원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석사 1000명을 대상으로 연간 500만원의 ‘석사 특화 장학금’(가칭)도 신규 추진·지급할 예정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협의회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과 연구에 몰입해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정은 우수 인재가 과학 기술계에 진출해 성장해 가고 산학연 전 분야에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근로 시간 단축 기간 연장과 재량근로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돕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정은 과학기술 분야 포상 확대 및 과학기술 유공자 우대, 과학기술인 성공담 홍보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인 직무 관련 보상금 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우수 연구 기술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박사 후 연구원 채용 확대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과학기술 인재의 성장주기에 따른 체계적·효과적 맞춤 지원 정책을 추진할 근거를 마련하는 이공계지원특별법 개정에도 나선다. 당정은 이를 위한 안정적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회의 내년도 예산심의를 통해 관련 예산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대폭 삭감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이 추가적으로 증액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내년도 R&D 예산 증액 조치가 많이 됐는데, 추가·지속적인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김 정책위의장이 전했다.
  •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서 尹 ‘AI 3대 강국 도약 비전’ 발표…“AI 국가 총력전 선포”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서 尹 ‘AI 3대 강국 도약 비전’ 발표…“AI 국가 총력전 선포”

    2조원 규모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2030년까지 GPU 15배로 확충앤드류 응 ‘AI 4대 천왕’ 전략 그룹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대한민국을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며 ‘AI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AI가 국가 역량과 성장을 좌우하고 경제 안보의 핵심이 되는 시대로 지금 전환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현재 한국의 AI 국가 경쟁력 순위는 6위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대통령 직속 AI위원회 설치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밖에도 AI 전문가 등 민간위원 30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장관급 정부위원 10명 등으로 구성됐다. ‘AI 4대 천왕’ 중 앤드류 응 미국 스탠포드 교수,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글로벌 AI 전략 그룹으로 합류한다. 윤 대통령은 “AI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많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며 “AI 기술로 생산된 가짜뉴스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민관 합작 투자로 구축하겠다”며 “AI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민간의 AI 투자를 확대시키겠다”며 “저작권과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보호하려는 핵심 가치는 지키되 이것이 AI 혁신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규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연구개발과 인프라는 물론이거니와 교육, 법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철저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대폭 확충, 민간 부문 AI 투자 대폭 확대, 국가 AI 전환(AX) 전면화, AI 안전 및 안보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 ‘4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AI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2조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규모를 현재의 15배인 2EF(엑사플롭스·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처리 능력) 이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이는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고가 GPU인 H100 3만개 규모에 해당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4년간 AI 분야에 총 65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는 민간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세특례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11월에 AI안전연구소를 설립하고 연내 AI기본법이 제정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광진구 “독감 취약 구민께 무료 예방접종”

    광진구 “독감 취약 구민께 무료 예방접종”

    서울 광진구가 올겨울 독감 유행에 대비해 건강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대상은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 중증장애인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운 고위험군이다. 광진구에서는 8만 7962명이 이 기준을 충족한다. 광진구는 지난 20일부터 순차적 접종에 들어갔다. 이번 접종에는 네 가지 바이러스 예방 효과를 갖춘 ‘4가 백신’을 사용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주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도 가능하다. 기한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단, 대기자가 몰리지 않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상자별 접종 시기를 다르게 운영한다.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가운데 2회 접종 대상자는 지난 20일 접종을 시작됐다. 다음 달 2일은 독감 백신을 처음 맞는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와 임신부가 대상이다. 어르신은 연령별로 나눠 진행한다. 다음 달 11일은 75세 이상(1949년 이전 출생자), 15일은 70~74세(1950~1954년생), 18일은 65~69세(1955~1959년생) 어르신을 접종한다. 14~64세 중증장애인(1~3급)과 의료급여수급권자는 다음 달 14일~11월 29일 접종할 수 있다. 접종은 광진구 전문 위탁의료기관 160곳에서 가능하다. 방문 시 신분증과 장애인복지카드 등 확인서류를 지참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광진구보건소 또는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올겨울 강추위가 예상되는 만큼 구민 건강을 보호하고자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가족, 이웃과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접종에 꼭 참여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 천안 분양가 ‘6억 시대’ 열린다… 가격 매력 ‘힐스테이트 두정역’ 눈길

    천안 분양가 ‘6억 시대’ 열린다… 가격 매력 ‘힐스테이트 두정역’ 눈길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 천안의 향후 분양에 나설 신축 단지들이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분양가 6억원 이상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면서 천안 분양가 6억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북구 두정동 일대에서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인 ‘힐스테이트 두정역’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힐스테이트 두정역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4억원대 후반에서 최대 약 5억 4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분양가 상승으로 천안에서도 이제 5억 초·중반 대 전용면적 84㎡ 분양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며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이라면 지금이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두정역은 수도권전철 1호선 두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두정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의 천안역으로는 GTX-C노선이 연결될 계획이다. 또 희망초교가 인접했으며 북일고(자사고), 북일여고 등의 학군을 갖췄다. 두정동과 신부동 일대 학원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국대학교병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천호지, 천안천 등이 가깝다. 가격경쟁력과 상품성도 장점이다. 전용면적 148~170㎡ 대형 타입의 펜트하우스 30가구는 두정동 일대에서 첫선을 보이는 최상층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이외에도 중·대형 위주의 다양한 평면으로 선보인다. 한편, 힐스테이트 두정역은 두정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동, 전용면적 84~170㎡, 총 9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현재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며 견본주택은 천안 서북구 두정동 일원에 있다. 입주는 2025년 3월 예정.
  • ‘1급 대변인’ 1년… 힘 실린 행안·산업부, 시들한 국토·교육부

    ‘1급 대변인’ 1년… 힘 실린 행안·산업부, 시들한 국토·교육부

    기재부 김성욱, 세계은행 이사로행안·산업부 모두 신임받아 영전국토부 강주엽은 1급 ‘수평 이동’승격 못한 부처들 박탈감도 과제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 등 7개 부처 대변인 직급이 2급(국장급)에서 1급(실장급)으로 격상됐다. 정책 홍보를 강화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개편이었다. “차관급 승진이 가능한 ‘고참 1급’을 대변인으로 임명하라”는 용산의 가이드라인이 더해져 관가 주목도는 더 높아졌다. 1년여가 지난 현재 1급 대변인의 위상이 강화되고 정책 홍보에도 힘이 실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이들의 ‘관운’(차관급 승진)은 부처별로 달랐다. 1급 대변인으로 승격하지 못한 부처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과제로 제기됐다. 기재부에선 김성욱(55·행정고시 37회) 전 대변인이 지난해 8월 첫 실장급 대변인이 됐다. 추경호(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시 부총리 겸 장관이 중용했다. 이후 기재부의 이슈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7월 초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터졌을 때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한 발 빠른 대응을 제안한 것도 그였다. 다만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내고 돌아온 ‘행시 동기’ 김병환 금융위원장, 김범석 1차관의 존재로 운신의 폭이 좁았다. 김 전 대변인은 차관급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으나 공직 생활을 일단락 짓고 최근 세계은행(WB) 상임이사로 부임했다. 연말엔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옮긴다. 후임엔 공공정책국장 출신 강영규(55·행시 39회) 대변인이 승진·임명됐다. 행정안전부의 초대 1급 대변인은 이동옥(54·행시 38회)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은 대변인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진 이상민 장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고 언론 소통에도 능했다. 지난 5월 이 장관의 추천으로 용산에 입성했다. 형식은 수평 이동이지만, 공직사회 위상은 격이 다른 민정비서관이어서 ‘영전’이란 평가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에서 더 공고해진 용산발 고속승진 트랙을 감안하면 ‘다음’을 기대해 볼 만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급 대변인 제도의 ‘모범생’이다. 최남호(55·행시 38회) 2차관과 김완기(53·행시 39회) 특허청장이 1, 2대 대변인을 역임했고, 둘 다 승진했다. 기획조정실장 출신 이원주(53·행시 40회) 대변인이 뒤를 이을지 주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24일 “1급 대변인 기용 이후 정책 홍보 업무 추진력이 한층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1급 대변인 인기가 시들한 부처도 있다. 국토교통부 강주엽(54·기술고시 32회) 전 대변인은 지난 6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1급)으로 수평 이동했다. 후임 박지홍(53·기시 34회) 대변인도 국토부 실장급 중 막내다. 내부에선 “대변인이 2급이든 1급이든 큰 변화를 일으키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교육부에선 박성민(56·행시 34회) 전 대변인이 기조실장으로 옮겼다. 현재 구연희(55·행시 37회) 대변인이 교육정책 홍보를 맡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부 영입 사례가 많다 보니 대변인 자리를 승진 코스로는 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는 초대 1급 대변인인 정호원(58·행시 40회), 박종필(56·행시 38회) 대변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등도 1급 대변인 승격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안팎으로 힘이 실리고 정책 대응 속도도 빨라져서다. 한 부처 관계자는 “애초 1급 대변인 신설 때 기준이 모호했다”며 “부처별 정책 홍보력 격차를 줄이려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감, 대추, 밤… 차례상 식물의 고군분투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감, 대추, 밤… 차례상 식물의 고군분투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한가위쯤 날씨를 뜻하는 말이지만, 올 추석은 무척 더웠다. 식물은 온도 외에도 해의 길이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지금 산에는 밤나무가, 마을 어귀와 정원에는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열매를 가득 매달고 있다. 이들은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이자 ‘시골’이라 불리는 농촌과 산촌 풍경을 이루는 대표 식물이다. 먼 옛날부터 서민들의 식량이 돼 준 밤, 겨우내 간식이었던 감, 아픈 이들에게 약이 돼 준 대추. 주식은 아니었으나, 우리의 삶 가장 가까이에서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형태를 달리해 온 식물들이다. 한반도에 대추가 들어온 시초는 알 수 없으나 본격적으로 대추를 재배한 건 고려시대라 추측한다. 옛날에는 부잣집 마당에 조경수로 대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대추를 가장 오랫동안 재배해 온 국가는 중국이다. 기원전 1000년 전부터 재배를 시작해 대추는 중국에서도 가장 오래된 과수로 꼽힌다. 그런 대추나무가 우리나라에 도입돼 오랫동안 재배돼 온 이유는 다른 과수보다 재배가 수월하고, 열매가 많이 맺으며, 약효가 많기 때문이었다. 흔히 결혼식 폐백을 드릴 때 부모가 자식을 많이 낳으라고 신부의 한복에 대추를 던져 주는데, 이는 열매가 많이 맺는 대추나무의 특성에서 유래한 풍습이다. 조상들은 대추를 먹으면 양기가 채워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안색이 좋아진다고도 믿었다. 그 때문에 대추는 감초와 더불어 가장 많이 쓰이는 약재이자 요리 재료였다. 물론 이들은 이제 더이상 약재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달콤하고 아삭한 데다 과실이 큰 왕대추와 사과대추의 등장으로, 대추를 생과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도 우리나라에서 오래도록 재배돼 온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감을 처음 재배한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 명종 때 감나무와 친척뻘인 고욤나무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고려 원종 때 ‘농상집요’에 감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 후 홍시 만드는 법, 감식초 만드는 법에 관한 레시피도 기록됐다. 그러나 감은 현재 달콤한 아열대 과일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량이 점점 줄고 있다. 물론 감도 아열대·온대 기후 원산이기에 사실상 지구온난화로 감을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어떻게 재도약을 할지 고민할 시점으로 보인다. 이들은 말린 과일의 원조 격이기도 하다. 요즘 건강식을 찾거나 외국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말린 과일의 소비량도 늘고 있다. 동남아에서 판매하는 열대과일 건조 칩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사과, 귤, 딸기 등을 건조해 과자로 판매한다. 생과는 기한 내에 빨리 먹어야 하지만, 건조과는 유통기한이 길어 보관이 편리하고 영양학적으로도 건강하기에 건조 과일의 소비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우리가 오랫동안 먹어 왔던 대표적인 건조 과일이 바로 곶감과 건대추다. 나 역시 매번 차례상에서 만나는 과일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 건 식물 세밀화를 그리면서였다. 쑥 세밀화를 그리며 알게 된 농장에서 사과대추 한 봉을 보내 주었는데, 그 맛을 본 후로 대추의 달콤함에 푹 빠지게 됐고, 일본 진보초의 중고 서점에서 1940년대 기록된 일본의 감 그림 도감을 손에 쥐게 된 후로 우리나라의 감을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물론 대추나무꽃이 다른 꽃보다 늦게 핀다는 사실, 감나무 아래 떨어진 열매를 곤충들이 유난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농촌에 살던 내 고모 덕분이었다. 내가 서울 도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식물을 낯설게 느끼지 않은 것은 명절과 방학마다 시골의 고모와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만난 감나무, 대추나무, 백일홍, 봉선화, 꽈리…. 도시에선 만나기 힘들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아주 흔히 만날 수 있는, 논과 밭 주변의 식물들과 친숙해졌다. 고모는 어릴 적 내게 봉선화 열매가 톡톡 터진다는 사실을, 백일홍꽃 한 송이에는 여러 꽃이 들어 있다는 사실도 보여 주었다. ‘시골’이라 부르는 농촌과 산촌은 나에게 식물이 참 많은 걸 주고, 채소와 과일도 나처럼 그저 살아 있는 생물이란 걸 알려 주었다. 이제 나는 어릴 적의 내가 기억하는 고모와 이모 나이가 됐다. 그러나 나는 내 고모와 이모처럼 농촌과 산촌에 살지 않는다. 또래의 친구와 지인 모두 아파트와 빌딩이 빼곡한 도시에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 조카는, 현재의 어린이들은 어디에서, 누구를 통해 자연을 경험하지?’ 물론 자연을 공부하기보다 코딩을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예전보다 자연을 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류는 자연에 더 기댄다. 마침 얼마 전 열차역에서 ‘생태 유학 오세요’라는 문구를 내건 지역 광고를 보았다. TV에서 ‘촌캉스’란 용어를 내건 여행 프로그램도 봤다. 우리는 자연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많은 값어치를 들여 자연을 찾고 있다. 나 역시 도시에 살며, 어릴 적 주변 어른들로부터 받은 자연 경험을 현재의 어린이들에게 되돌려주지 못하는 부채감을 안고만 있을 뿐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IT강구’ 영등포... 정부 대회 휩쓸었다

    ‘IT강구’ 영등포... 정부 대회 휩쓸었다

    서울 영등포구가 지난 1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행복 IT(정보기술) 경진대회’의 장년층 부문에서 대상과 금상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 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정보 소외계층의 정보화 교육 동기 부여 및 디지털 포용 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난해 시작됐다. 다문화 가족, 장애인, 고령층 등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이 참가해 디지털 정보검색, 실생활서비스 활용, 문서작성 등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 활용 역량을 겨룬다. 예선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거점 시험장서 열렸다. 이어 본선은 예선 통과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문제 해결 ▲디지털 생활 ▲디지털 사회 참여 등 3개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PC,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검색, 금융·교통·쇼핑·배달 등 실생활 디지털 서비스 이용, 문서 작성 등 다양한 과제에 응시했다. 김일주(56)씨가 대상을 고정희(58)씨가 금상을 각각 수상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디지털 활용 능력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누구나 디지털을 활용해 혜택을 누리고,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화 교육과 지원을 아낌없이 펼치겠다”고 밝혔다.
  • “춤에 빠지다” 천안흥타령춤축제 25일 개막

    “춤에 빠지다” 천안흥타령춤축제 25일 개막

    국내 최대 춤 축제인 ‘천안흥타령춤축제 2024’가 25일부터 29일까지 54개국 국내외 무용단 등 4000여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23일 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천안흥타령춤축제는‘도전과 창조정신이 어우러진 춤’을 주제로 25일 개막식을 열고 천안종합운동장과 천안시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54개국 4000여명의 축제 최대 규모 국내외 무용단과 방문단이 참여한다. 20회를 맞은 올해는 멕시코·프랑스·독일 등 폴란드 등 54개국 1000여명의 해외 무용단을 비롯해 4000여명의 방문단이 참가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 핵심인 국제춤대회는 지난해 16개국에서 올해 대회 개최 이래 최대 규모인 29개국 30팀이 참여해 글로벌 축제로서 위상을 높였다. 전통춤만 선보이던 세계 각국의 해외 무용단은 전통춤부터 각 나라의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현대춤까지 선보인다. 전국춤경연대회 일반부 대상팀인 ‘더 스토리즈’의 공연, 가수 코요태·에잇턴·라잇썸·권은비·송가인 등의 축하공연,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국제 대회로의 품격을 반영해 시상금이 지난해 2만 9600달러에서 올해 4만 5500달러로 높아졌다. K댄스 세계화를 노리기 위해 ‘국제 스트리트댄스 챔피언십’이 새롭게 신설했다. 팝핀·왁킹·락킹·브레이킹·힙합 등 스트리트댄스 춤꾼의 기량을 겨루는 국제 스트리트댄스 챔피언십은 대한민국 대표 선발전과 국제스트리트댄스 챔피언십, U-19 프리스타일오픈세션, 프리스타일 오픈세션 4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진다. 축제의 백미인 거리댄스 퍼레이드는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일원에서 해외 29팀, 국내 12팀, 비경연 7팀 등 총 47팀, 1,900여 명이 참여해 춤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과 함께 어우러질 예정이다. 국제춤축제연맹(FIDAF)은 세계 총회를 열고 축제 간 협력체계 구축과 발전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안동순 천안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세계 각국의 춤과 문화예술이 공존하고 화합하는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외 무용단과 방문단이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추석 연휴맞아 숙소 나갔는데…“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연락 두절”

    추석 연휴맞아 숙소 나갔는데…“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연락 두절”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입국한 필리핀 노동자 2명이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 15일 숙소에서 나간 뒤 18일 복귀하지 않아 업체에서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받지 않고 있다. 사업주는 외국인노동자가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무단결근하는 등 노동자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으면 지방노동청과 법무부에 ‘이탈(고용변동) 신고’를 해야 한다. 이에 현재 연락이 끊긴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 대한 이탈 신고는 오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신고 후 법무부의 소재 파악에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이탈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8월분 교육 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은 점, 최저임금을 적용받으면서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이라 제조업에서 일하는 다른 고용허가제(E-9 비자) 외국인노동자보다 임금이 적은 점 등을 이탈의 이유로 봤다. 또한 내년 2월까지 시범사업이 끝난 뒤 고용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탈의 이유로 제기된다. 연락이 끊긴 2명 외 98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정상 근무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지난 2일까지 4주간 160시간의 직무 교육, 한국어 학습, 성희롱 예방 및 산업안전교육 등 각종 특화교육을 받았다. 이용가정은 총 731가구가 신청해 157가구가 선정됐으며 취소 등에 최종적으로 142가정이 가사관리사와 매칭됐다. 유형별로는 맞벌이 115가정(81%), 임신부 12가정(8.5%), 다자녀 11가정(7.7%), 한 부모 4가정(2.8%)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의 평균연령은 33세다. 학력은 대학 졸업자가 44%, 고등학교 졸업자가 56%다. 가사관리사 서비스를 원하는 가정은 ㈜홈스토리생활 대리주부와 ㈜휴브리스 돌봄플러스 앱에서 상시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자격은 서울시 거주 시민으로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가정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리핀 가사 관리사들은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인 9860원을 받는다. 서비스 이용자는 4대 보험료 등을 고려해 시간당 1만 3700원을 지급해야 한다. 1일 4시간 기준 월 119만원이며, 8시간 전일제로 계약하면 월 238만원이다. 이에 국내 3인 가구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 해당하는 소득)이 471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소득 절반을 필리핀 가사도우미에게 떼 줘야 하므로 중·저소득층 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는 월 100만원 정도로 충분히 필리핀 가사노동자나 양육 도우미 같은 분들을 쓸 수 있는데 우리는 최저임금이 외국인에게도 적용되도록 법이 돼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200만원 정도를 주어야 한다”며 “충분한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 온정 듬뿍 담은 ‘3000원 김치찌개’… “가난한 청년 손님? 낙인찍기 싫어” [월요인터뷰]

    온정 듬뿍 담은 ‘3000원 김치찌개’… “가난한 청년 손님? 낙인찍기 싫어” [월요인터뷰]

    누군가를 위해 마음 쓴다는 것물가 오르자 비수기에도 손님 2배정릉·이화여대 등 5개 지점 운영맛집 인정받아야 방문 부담 없어‘원가 5400원’ 각계각층 지원 큰 힘청년에게 사랑 담긴 밥 한 끼를이태원 참사 때 딸 잃은 어머니159명에 식사 나눔 기억에 남아사찰음식 장인 혜범 스님과 인연두부김밥 매출액 슬로우점 후원추석이 지났어도 불볕더위가 이어진 지난 19일, 서울 정릉시장 ‘청년밥상 문간’은 군침 도는 김치찌개 냄새로 가득했다. 김치와 두부, 돼지고기가 보글보글 끓는 푸짐한 냄비는 단돈 3000원. 밥과 콩나물무침은 무한 리필이다. 혼자서도 휴대용 가스버너로 조리하며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한 끼 식사 비용도 부담스러운 청년을 위로하는 밥상이다. 이날 오후 5시 저녁 장사 시작 전부터 스무 개 남짓한 테이블은 앳된 얼굴의 20대 청년 손님들로 가득 찼다. 긴 연휴 뒤엔 기다렸다는 듯 손님이 몰린다. 상차림부터 퇴식까지 셀프서비스. 중년의 어머니 또래 봉사자가 설명할 틈도 없이 손님들은 그릇과 음식을 익숙하게 가져다 날랐다. 3000원 김치찌개가 청년을 만난 지는 8년째다. 청년 문간을 연 천주교 글라렛선교수도회 소속 이문수(50) 신부는 “이곳을 찾는 청년들이 ‘가난하다’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무료가 아닌 저렴한 가격을 받고 있다”며 “누군가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2022년부터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자 비수기였던 여름철에도 손님은 두 배로 늘었다. 지난 한 해 4개 지점을 이용한 인원은 10만명이다. 그중 절반은 청년 손님이다. 성균관대 고분자공학과를 다니다 2008년 사제 수품을 받은 그에게 식당 개업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2015년 굶주림 끝에 세상을 떠난 청년의 소식을 접한 한 수녀가 이 신부에게 ‘청년을 위한 식당’을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2년간 창업설명회까지 찾아다니는 등 준비를 거쳐 2017년 12월 개업을 했고 현재는 5개 지점으로 늘었다. 그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을 계기로 후원자가 늘어나 더 많은 청년을 만나기 위해 직영 지점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정릉점, 이화여대점, 낙성대점, 제주점, 슬로우점에 이어 조만간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 인근에 안산점을 연다. 인근에 이주노동자, 대학생이 적지 않다. 제주점은 문을 닫는다. 3000원은 한 그릇당 원가 5400원에 한참 못 미친다.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사회의 관심이다. 김치는 대상이 전량 후원하고, 라면 사리는 삼양에서 일부 후원한다. 자발적인 식사 나눔도 열린다. 대학로 슬로우점에선 최근 한 스님이 사찰음식을 팔고 매출액을 후원하는 공양 봉사도 했다. 신부가 열었지만 식당엔 십자가나 성모상 등이 없다. 이 신부의 월급도 없다. 성직자 셔츠 차림의 그는 “정릉시장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로 자부한다”며 “문간이 없어도 되는 세상을 꿈꾸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더 많은 청년과 만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고물가 속에서 3000원으로 운영이 되나. 오히려 지점이 늘었다. “지난 2021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면서 식당 한 곳만 운영하기에는 과분한 후원을 받게 됐다. 80명이던 후원자가 지금은 2200명쯤이다. 청년에게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는 그분들의 마음을 더 많은 이에게 전하기 위해 여기저기 식당을 열었다. 대학생 손님은 이화여대점이 가장 많고 정릉점에는 배달 라이더들도 종종 온다. 슬로우점에서는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이 일한다. 처음엔 직접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식당 문을 열었지만 성북구에서 제안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2020년 전환하고 직영 체제로 운영 중이다.” -운영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임대료, 인건비 등을 따지면 한 달에 한 지점당 1000만원쯤이다. 개업 당시 한 달 운영비를 760만원으로 잡고 한 달 손님이 100명만 돼도 적자는 면한다고 계산했는데 막상 한 달에 100만원씩 적자가 났었다. 운영비는 따지고 보면 8년간 크게 늘지 않은 셈이다. 후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때 직접 담갔던 김치는 지난해 말부터 종가 김치를 전량 후원받고 있다. 1년에 1억 7000만원 상당이다. 쌀은 처음부터 전량 후원받았다.” -청년을 위한 무료 배급소가 아닌 식당인 이유는. “가난한 청년들을 위한 무료 배급소라면 나라도 가기 싫을 것 같다. 가난한 청년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으로 정했다. 더 나아가 가성비 좋은 식당이 아닌 맛있는 식당이 되는 것이 목표다. 맛집으로 인정받아야 오는 손님도 부담이 없다. 정릉시장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로 자부한다. 단순히 몇천원 아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를 위해 누군가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청년의 삶은 나아졌을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식비 등 생활비가 올랐다. 재작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식당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수기인 여름인데도 손님이 두 배로 늘었다. 90년대 대학을 다녔던 기억과 비교하면 요새 대학생들은 미친 듯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경쟁사회에서 삶의 난이도는 천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차가운 사회 속에서 청년 문간은 그래도 온정이, 인간의 숨결이 있다는 걸 전해 주고 싶다.” -함께 식당을 꾸려 가는 사람들은. “5개 지점으로 늘면서 매달 발행하는 급여명세서만 50~70장쯤이다. 수년째 함께하는 사무국 직원, 주방장인 점장과 부점장, 아르바이트생 등이다. 처음엔 주방장 한 명이 부엌을, 홀서빙은 내가 맡는 단출한 구조였지만 지점이 늘면서 나는 행정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대부분의 주방장은 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이곳의 가치를 아는 분들이다. 월급 받으니 일한다는 마음 이상의 자세로 일한다. 이들 덕분에 청년 문간이 유지된다.” -‘무카나 프로젝트’, ‘문스토랑’을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올해 짐바브웨에서 열흘간 봉사하는 무카나 프로젝트를 다녀왔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청년들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도 올레길을 걸은 ‘청년 희망 로드’의 연장선이다. 자신의 꿈과 목표에 매몰되기 쉬운 20대 청년들에게 행복이란 다양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 한 달에 한 번 4명의 청년과 만나는 문스토랑은 매번 예상치 못한 즐거운 대화가 이어져 언제나 기대된다.” -성직자의 길을 처음 결심한 순간, 식당 주인을 예상하진 않았을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길이다. 지금도 우리 식당을 통해 누군가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면 행복하다. 식당에는 종교적 상징물을 놓지 않았다. 혹시나 어떤 청년에게는 식당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될까 봐서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청년에게 따뜻한 사랑이 담긴 밥을 주길 원하시고, 저에게 그렇게 시키셨다고 생각한다.” -식당이 처음과 달라진 점은. “반년도 넘게 고민하다가 결국 키오스크를 놓은 것이다. 청년을 대접하려고 연 식당인데 사람이 아닌 모니터를 접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더 편안해했다. 대면 주문을 받으며 찌개만 시킨 손님에게 습관적으로 ‘사리 추가는 안 하세요’ 묻기도 하는데 정말 주머니가 가벼운 손님은 ‘그냥 찌개만 주세요’라고 답하는 것마저 쭈뼛거린다. 키오스크를 놓으니 이런 어색한 대화를 나눌 이유도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8년 동안 사람도, 시대도 바뀐다.” -왜 정릉에서 시작했나. “개업을 준비하며 성북구와 정릉은 청년 문화예술가들이 활동하기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가며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돕는다는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를 돕는 K2인터내셔널 일본인 활동가도 ‘정릉은 정이 있어요’라고 추천했다.”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가 지난해 6월 딸의 26번째 생일을 맞아 159명에게 식사 나눔을 했다. 올해는 규모가 커져 이화여대점에서 하루 동안 금액, 나이 제한 없이 나눔을 했다. 청년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이라며 이화여대점을 선택했다.” -지난 10일 슬로우점은 사찰음식을 팔았는데. “쌀을 후원해 주는 돈암동 흥천사 주지 각밀 스님과 함께 슬로우점 개업식에 방문한 성북동 수월암 주지 혜범 스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시작된 일이다. 사찰음식 장인인 혜범 스님이 저녁 장사 내내 두부김밥을 팔아 매출액을 후원했다. 청년 문간이 풍성해져 감사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카페도 열었다. “슬로우점 위층 ‘크림슨파더’다. 직원들의 복리 후생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어서다.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 직원이라고 최저 시급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능한 직원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고 싶다.” -청년 문간의 최종 목표는. “우리 식당이 없어져도 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식당이 필요하다면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으면 한다. 그저 앞으로 20년, 30년 동안 청년 문간을 운영해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 충북서 병원 못 찾아 환자 이송 지연 사례 속출

    충북서 병원 못 찾아 환자 이송 지연 사례 속출

    충북 지역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9분쯤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서 20대 임신부가 양수가 터졌다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구급대가 청주, 천안, 대전 등 인근 지역 의료기관 14곳에 연락을 했지만 13곳이 수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 환자는 유일하게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 대전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도착 시간은 신고접수 2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7시 54분이었다. 같은 날 오후 8시43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선 70대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 환자 역시 병원 14곳에서 거절을 당해 2시간 30분 만에 평택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병원들이 환자 수용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 ‘AI 수사관’이 경찰 도와 범죄 잡을까…조서 쓰고 딥페이크 탐지[취중생]

    ‘AI 수사관’이 경찰 도와 범죄 잡을까…조서 쓰고 딥페이크 탐지[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우리 사회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청은 부 단위에 버금가는 예산이 배정되는 거대 부처입니다. 경찰청이 최근 공개한 2025년 예산안을 보면 2024년 대비 4.2%(5457억원) 늘어난 13조 5364억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될 거로 보입니다. 그 중 주요 사업비도 1.9%(494억원) 증가한 2조 6067억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예산안은 아직 국회에서 심사하고 확정하는 단계가 남았지만, 경찰이 내 건 방향은 명확했는데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일상을 파고든 AI가 범죄와 수사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유사 사건·수사 쟁점 알려주고 서식 초안 ‘AI 수사도우미’ 27억원우선 경찰청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사관에게 유사 사건과 수사 쟁점 등을 제공하고 영장 신청서 등 각종 수사서식의 초안을 만들어주는 AI 수사 도우미를 구축하는 데 27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수사 기간이 단축되고 완결성을 높일 거란 기대가 나옵니다. 원격화상조사시스템과 음성인식 조서작성시스템에는 기존 11억 5000만원에서 14억 7000만원으로 예산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검경 등이 쓰는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는 범죄 사실과 키워드, 죄명 정보 등을 분석해 수사 담당자에게 유사한 사건의 조서, 결정문, 판결문 등을 제공하는 처리하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조서 작성 기능도 들어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개발이 끝난 ‘아동학대 영상분석’에 6억원이 배정돼 내년부터 도입됩니다. AI가 CC(폐쇄회로)TV 등 영상에 찍힌 아동의 표정과 움직임 등을 분석해 아동학대 의심 장면을 요약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입니다. 또 흐릿한 얼굴이나 번호판의 화질을 개선하고 영상을 요약하는 등 형사기능 영상분석(8억 6000만원)도 수사에 도움이 될 거로 보입니다. 복합형 허위조작 콘텐츠 탐지 기술 개발 3년간 91억원…기존 기술 업그레이드신종 범죄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는 성범죄에 악용되거나 유명인 등을 사칭한 사기에 쓰일 수 있어 사진이나 영상의 진위를 가리는 탐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총 91억원을 투입해 딥페이크와 딥보이스 등 여러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만든 허위조작 콘텐츠를 탐지하는 기술을 딥러닝에 기반해 개발한다는 구상입니다. 얼굴을 바꾸는 ‘페이스 스왑’ 등 시각 영상물을 가려내는 기술은 어느 정도 개발됐지만, 음성을 따라 한 딥보이스를 탐지하는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딥페이크 기술도 고도화되고 있어 더 정교한 탐지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재 활용 중인 딥페이크 탐지 기술에 대해선 최신 AI 기술도 가려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계획입니다. 예산은 올해(3억원)보다 2억원 늘어난 5억원을 책정했습니다. 아울러 경찰은 시나리오별 훈련이 가능한 실감형 훈련장비(VR) 장비(4억 8000만원), 신형 전자 충격기(56억 1000만원)도 규모를 키워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경량화된 기동대 신형방패(13억 7000만원), 차세대 외근조끼(8억원)도 투입합니다.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등에서 운전능력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VR 테스트 시스템(20억 9000만원)도 시범 운영될 예정입니다. 과기부도 딥페이크 탐지 기술 개발 20억원…신종 성범죄·사기 범죄 근절될까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기능이 추가된 만큼 수사관들이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한데다 AI가 예상만큼 정확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각 부처마다, 각 부서마다 딥페이크 탐지 등 AI를 활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딥페이크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적대적 생성신경망(GAN) 방식의 탐지 고도화 및 생성 억제 기술 개발에는 10억원, 자가진화형 딥페이크 탐지 기술 개발에 10억원씩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의의 경쟁으로 더 나은 기술을 발굴하게 될지 아니면 예산을 중복으로 투입하는 비효율을 낳을지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 디스토피아… 무지하고 외로운 개인의 불안을 먹고 핀다

    디스토피아… 무지하고 외로운 개인의 불안을 먹고 핀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기술에 보폭을 맞추지 못해 도태될까 두려워하는 마음, 진보해 가는 기술의 방향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데서 오는 불안. 그 지점에서 피어나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장편소설이 찾아왔다. 천선란, 청예 등을 배출한 한국과학문학상의 제7회 대상 수상작 ‘스파이라’가 그 주인공이다. ●기술에 보폭 못 맞추면 나는 도태되나 신예 김아인(27) 작가가 직조해 낸 세계는 ‘에피네프’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창궐한 근미래다. 인구의 급감에 따른 온갖 마비와 장애 속에서 인간은 기억과 인격을 데이터화하는 정신 전산화 기술을 개발한다. 그 기술을 독점해 고객들에게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AE라는 기업이 생겨난다. “대비해 오던 것과 조금도 대비하지 못한 것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뒤섞이는” 혼란 속에서 인간은 “불안을 달랠 수 없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오묘한 불안을 담아내고 싶어 쓴 소설”이라며 “겉으로 봤을 때 소설 속 인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에피네프지만, 실상 그들의 삶과 가치관의 근원을 뒤흔드는 건 AE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라고 말했다. 기술을 둘러싼 소설 속 인물들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저마다 입장 차를 여실히 드러낸다. 과거 홍콩 염습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주인공 ‘나’ 웨이쉬안은 ‘반송체’를 폐기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정신 전산화에는 뇌와 척수만 필요할 뿐, 남은 신체는 반송체로 불리며 폐기된다. AE가 제공하는 백신을 맞으며 생활을 영위해 가던 나는 어느 날 반송체 캡슐 속에서 전염병에 걸려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여자친구 페이를 마주하게 되면서 의문을 품는다. 페이는 AE의 서비스를 ‘가짜 천국’ 같은 곳에 목숨을 의탁하는 일이라며 AE가 세상을 더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페이는 “수명을 다할 때쯤에는 AE가 주는 가짜 영생을 다시 바라게 될 거야. 현재 삶을 덜 진지하게 바라볼 테고. 그런 게 희망이라면 없는 게 나아”라고 이야기한다. 주인공과 같은 AE 직원인 하라바야시 가스미는 뇌과학 연구원으로 정신 전산화 기술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대신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도피의 길로 세상을 끌고 갈 뿐”이라고 비판하면서도 AE가 독점한 기술을 활용해 팬데믹을 타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로밍셀’이라는 동면 기술과 AE가 가진 기술만 연결해도 전염병의 대피소가 돼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황 신부라는 존재는 AE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과격한 집단을 대변하며 물리적 폭력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한 기업이 만든 인공적인 천국과 영생은 종교와 배치”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AE의 초기 개발자 중 한 명의 인격 데이터인 ‘신’이라는 캐릭터는 작품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존재다. 제목인 ‘스파이라’는 고대 유럽 언어들에서 파생된 어휘들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형태소로 ‘나선’이라는 뜻이다. 혹은 뾰족한 줄기, 첨탑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결국 모든 인류를 수용한 첨탑의 끝, AE의 세계는 과연 천국이라 불릴 수 있을까? ●처음 겪는 인간에게 묵직한 질문 작가는 생활 편의를 위해 존재했던 기술이 이제는 개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시기에 이른 지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전과 분명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 대통령실 “의료계, 대화 나서는 게 국민 향한 도리”

    대통령실 “의료계, 대화 나서는 게 국민 향한 도리”

    당초 우려했던 ‘응급대란’ 없이 추석 연휴를 넘기면서 자신감이 붙은 정부가 의료개혁 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전보다 발언 수위도 강경해졌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는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 정부의 태도 변화와 같은 전제조건을 달며 문제 해결을 미루지 말라”면서 “우선 대화의 장에 나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선 “수시 등 입시가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다만 2026학년도 이후 정원에 대해서는 정부도 유연한 입장이다.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인 안을 주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의료계가 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대통령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료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고 극복과 해결이 필요하다. 누가 사과하고 책임지는 게 급선무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비상진료체계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언제까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선 대체 인력이나 지원을 강화하고 응급실에 경증·비응급 환자가 몰리는 의료 이용 행태를 고쳐 가면서 피로도를 낮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달부터 대형병원의 경증 환자 비중을 낮추고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의료 과부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을 위해 의료계도 계속 설득할 방침이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전공의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말고는 전공의 복귀를 설득할 수 있는 의사단체가 없어 몇몇 의사단체만으로 협의체를 가동해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현실적 고민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한 전공의 8900여명 중 33%인 2900여명은 이미 다른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했으며, 대전협은 대한의사협회와도 담을 쌓고 있다. 정부는 이날도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을 방문한 경증 환자가 지난해 추석 대비 39% 감소하면서 우려했던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지난 14일 발생한 충북 청주 25주 임신부 ‘75개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부족한 필수의료가 수도권에만 쏠려 인력 부족이 만성화된 탓’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뉴스위크의 ‘2025 월드베스트 전문병원’ 평가 결과를 보면 우수 병원 상위권 300위 안에 빅5(삼성서울 3위·서울아산 5위·서울대 8위·세브란스 23위·서울성모 37위) 병원을 비롯해 16개 한국 병원이 포함됐으나 이 중 지방 소재 병원은 화순전남대병원이 유일했다. ‘원정 진료’, ‘지방 의료 위기’를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반면 일본은 순위권에 든 26개 의료기관 중 절반인 13곳이 지방 병원이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