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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타워팰리스 투신자살

    지난 6일 오후 1시45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47층에 사는 기모(86·여)씨가 1층 화단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 임모(58)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기씨가 ‘미안하다.마음이 불안하고 머리가 무겁다.’는 유서를 남겼고 최근 지병 등으로 우울증을 앓았다는 가족의 진술로 미뤄 신병을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의원 긴급체포 위기

    제244회 임시국회가 8일 끝남에 따라 지난해 6월2일 이후 6개월여 동안 계속돼온 ‘방탄국회’가 막을 내린다. ▶관련기사 2면 이에 따라 각종 비리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 11명의 구속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임시국회 폐회 직후 3∼4명의 의원을 선별해 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긴급체포한 뒤 사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장청구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의원은 한나라당 김영일·최돈웅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 의원,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 등이다.한나라당은 대선 당시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일 의원이 긴급체포될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이날 ‘대선자금 수사가 편파·표적·기획 수사가 아니냐.’는 요지의 5개항 공개질의서를 검찰수뇌부에 보내 답변을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관련,여야 총무들은 7일 국회에서 박관용 국회의장 주재로 회담을 갖고 입법 현안 처리를 위한후속 임시국회 소집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이달 말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지만 자칫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살 수도 있는 만큼 소집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은 나중에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그러나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및 관련특별법과 정치개혁법안 처리를 명목으로 다음 주중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리의원 보호를 위해 국회를 악용한다.”는 비난이 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열린우리당 천용택,민주당 박주선·이훈평,한나라당 박주천 의원 등은 검찰이 신병확보에 나설 경우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정대철,최돈웅 의원 등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대기업 대선자금 출처조사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4일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총선에 영향을 주거나,정치권으로부터 수사가 영향받지 않도록 철저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날 “이번 수사는 정당에 대한 수사인 만큼 선거에 유리 또는 불리하지 않고 악이용되지 않도록 조용히 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이는 기업 수사는 가급적 빨리 마무리짓되 정치인 수사는 총선을 의식해 일정을 조절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가 한나라당에 제공한 각 100억∼152억원에 이르는 불법 대선자금의 출처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차 측이 설명하고 있는 불법자금 100억원의 출처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현대차 측이 정확한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가와 소액주주,노조 등을 의식해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삼성의 불법자금 152억원에 대해 “대주주 돈이라는 삼성의 해명도 100%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152억원 가운데 서정우 변호사를 통해 건넨 채권 112억원이 돈세탁된 정황을 포착했다.검찰은 이와 관련,5일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불러 삼성이 건넨 152억원의 용처와 추가 불법자금 모금을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6∼7일에는 손길승 SK 회장을 불러 불법자금 제공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와 SK해운을 통해 조성한 2000억원대 비자금의 용처를 확인한 뒤 최종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LG와 SK가 한나라당에 각각 건넨 100억∼150억원의 불법자금 출처를 거의 확인함에 따라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LG의 경우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가 주식 배당금 등을 통해 마련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SK도 비자금을 통해 100억원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그러나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 자금의 출처가 확인될 때까지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검찰은 삼성·LG·SK·현대차 등 4대 그룹 외에도 롯데·한진·한화·두산·금호·효성 등 10대 그룹 및 여기에 속하지 않는 여러 기업들도 양당에 대한 계좌추적에서 거액의 불법 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한정황을 잡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강충식 구혜영기자 chungsik@
  • 아시아나사장 전격 소환조사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최근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 사장을 상대로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금호산업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으로 확대됐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불법 대선자금 관련자와 17대 국회의원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면서 “기업 수사는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겠으나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해 기업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21일 이전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강유식 LG 부회장 등을 공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한나라당 김영일 의원은 예정대로 오는 5일 재소환하고,다음주 중에는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그 다음주쯤에는 이학수 본부장 등이 소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손 회장과 최 회장에 대해서는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에 대한 보강조사와 함께 SK해운을 통해 조성한 2000억원대 비자금의 용처와 유용 여부 등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벌여 가벌성이 클 결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여야 의원 7명에 대해 선별적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하되 이달중 임시국회가 재소집되지 않으면 곧바로 긴급체포 등을 통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수사 전망·반응/檢, 최돈웅의원 영장재청구 방침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7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부결됨에 따라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자칫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그러나 현대비자금과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의 경우 수사가 사실상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사법처리 수위만 결정하면 된다. 검찰은 이들 의원 7명 가운데 혐의가 무거운 사안에 대해서는 영장을 재청구키로 했다.최 의원과 정대철 열린우리당 의원이 대상이다.반면 상대적으로 혐의가 가벼운 다른 의원 5명은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다.대검 중앙수사부는 최 의원의 신병확보 없이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삼성·LG·현대차 등으로부터 362억원의 불법자금을 모금한 서정우 변호사에 대한 공소유지와 한나라당 김영일 의원에 대한 조사를 위해 최 의원의 신병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때문에 대검은 최 의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는 것이다. ●정대철의원도 새달초순 재청구 시사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등 명목으로 4억원을 받은 정 의원에 대해서도 영장 재청구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채동욱 서울지검 특수2부장은 “(영장 재청구는) 지금 당장 급한 일이 아니다.”면서 “7명의 의원이 함께 걸려 있는 만큼 대검 및 대구지검과 조율을 거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장을 재청구한다 해도 임시회기가 끝나는 다음달 9일까지는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한 회기 중에는 같은 사안을 다시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영장 재청구는 다음달 9일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한나라당 박주천,민주당 이훈평 의원과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박주선 의원,개인비리 성격의 한나라당 박명환,박재욱 의원 중 혐의가 가벼운 일부 의원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로 기울고 있다. ●법조계 “불체포 특권 폐기 고려해야” 한편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는 이날 제식구 감싸기에 나선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법무부의 한 검사는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 특권을 없애는 방안도 고려해볼 때가 됐다.”면서 “부당한 탄압으로부터 국회를 지키기 위해 도입된불체포특권이 악용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갑배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는 “정치권이 7명 모두를 부결시킨 것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체포동의안 전원 부결 안팎/여야 ‘사전담합 의혹’

    국회의원 7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 표차로 무더기 부결처리된 것은 범법 행위에 대한 정치권의 몰염치와 비판여론에 개의치 않은 패거리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여야는 무려 길게는 6개월 이상 끌어온 체포동의안을 이날 압도적 표차로 부결처리했다.찬성표가 의원에 따라 33∼99표에 그친 반면,반대표는 133∼198표에 이르렀다.의원마다 반대표가 찬성표의 3배를 넘었다. 한나라당 최돈웅 박명환 박주천 의원,민주당 박주선 이훈평 의원,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 등 6명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신병구속을 둘러싼 다소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은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어 신병구속에 별다른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이날 표결에 참여한 여야의원 236명은 표결결과가 말해주듯 사안에 대한 판단은 제쳐둔 채 일단 부결하고 보자는 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더구나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은 SK 100억원을 비롯,지난 대선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불법자금을 기업으로부터 받아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게 부결처리됐다. 이같은 표결 결과는 사실상 여야의 사전담합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특히 원내 과반의석을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다른 당 의원들에 대한 부결처리를 조건으로 자당 의원들을 보호하고 나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각당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반당론 없이 자유투표에 맡겼다.표결에 앞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의원들의 의사에 맡기겠다.”고 했고,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관계자도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의사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각당 모두 소속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대상자로 올라가 있는 만큼 특정인에 대해서만 가부(可否) 당론을 정할 경우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다. 몇몇 의원들은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들이 죄가 없음을 강조했다.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동생을 통해 전달받은 명백한 정치자금을 뇌물로 기소한다면,안희정씨 등을 통해 돈을 건네받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똑같은 죄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검찰이 2중잣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나는 세상을 함부로 막되게 살지 않았다.”면서 “검찰 폭력의 피해로부터 구제의 길을 열어 달라.”고 읍소했다. 이지운기자 jj@
  • 배구 V-투어/대한항공 돌풍 ‘일단 멈춤’

    ‘무적 함대’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우승했다. 삼성은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V-투어 1차 서울대회 결승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3-25,25-23,18-25,25-20,15-11)로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잠재웠다. 오랜만에 배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경기였다.오픈 강타가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터졌고,짜릿한 블로킹이 오갔다.삼성은 장병철 이형두,대한항공은 윤관열 장광균이라는 ‘신병기’를 내세워 서브에서 수비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섰다. 경기 시작전 전문가들은 승부의 열쇠는 윤관열이 쥐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이번 대회들어 최고의 공격수로 떠오른 윤관열이 삼성전에서도 통한다면 대한항공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그의 별명이 ‘공갈포’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뚜껑을 열어보니 윤관열은 통하고도 남았다.이날 24점을 작렬시킨 윤관열은 1세트 초반 공격은 물론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까지 잡아내며 흐름을 주도했고,결국 첫 세트를 대한항공이 따냈다. 삼성의 호화멤버들은 2세트에서 이를 악물었다.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장병철(23점)이 주무기인 백어택으로 흐름을 빼앗아 왔다.23-23으로 맞선 상황에서 2년차 이형두(19점)가 어려운 공을 걷어 올렸고 석진욱(20점)이 그대로 강타를 터뜨려 삼성이 24점을 먼저 올렸다. 3세트는 대한항공 장광균이 빛났다.장광균은 삐끗한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통증을 참으며 불꽃타를 터뜨렸다.대한항공은 삼성의 시간차 공격과 백어택을 연속 4개나 막아낸 이호남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따냈다. 삼성 신치용 감독은 선수들을 호되게 꾸짖고 4세트에 내보내 장병철과 신선호의 속공으로 쉽게 세트를 따냈고,결국 5세트까지 가야했다. 11-10에서 이형두가 대한항공의 속공을 깨끗한 블로킹으로 막아내자 승리의 여신은 비로소 삼성을 쳐다봤다.대한항공의 오픈 공격은 코트를 벗어났고,삼성의 빗맞은 속공은 안으로 떨어졌다.윤관열의 마지막 공격은 김상우의 블로킹에 걸리고 말았다.그대로 경기는 끝났지만 4000여 관중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신흥강호’한국도로공사가 라이트 박미경(17점)의 활약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3-0(25-15,25-20,25-18)으로 완파하고 3승1패를 기록,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서울신문 재탄생 특별칼럼 ‘이혼 클리닉’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의 상담 이야기

    “살아보니까 인생이란 참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에요.결혼생활과 자녀교육 등 모든 문제를 동생이나 자식,친구와 얘기하듯 상담하고 싶습니다.” 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은 새해 서울신문에 게재할 에세이 칼럼 ‘이혼클리닉-만남,사랑 그리고 헤어짐’을 통해 “한 가정의 불행이라도 줄이고 싶다.”며 작은 소망을 밝혔다.올해 이순(耳順)의 나이에 접어든 김 위원 자신도 신문기자의 아내로 37년 동안 힘든 결혼생활을 하며 늘 이혼이란 단어를 마음에 담고 살았다.그런 경험이 이혼 조정을 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그래서 김 위원의 조정 성공률은 조정위원들 중에서 매우 높아 70%를 웃돈다.칼럼에서도 경험을 바탕으로 이혼하려는 부부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생각이다. 부부가 그의 설득을 받아들여 이혼소송을 취하할 때는 고맙기 그지없다.한 번은 30대 부부의 조정을 한 적이 있는데 남편 태도가 너무 완강했다.전업 주부인 아내가 10년 동안 밥을 제대로 차려주지 않아 지긋지긋하다는 것이었다.아내는 한 번 싸우면 며칠씩 말도 하지 않고,낭비도 심해 결혼한 후 저축한 돈도 없었다.김 위원은 부인을 야단치고 남편을 타일렀다.‘세상에 완벽한 여자가 있겠어요.아내와 재혼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시작해봐요.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노력해 보면,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이혼을 1∼2년 늦게 한다고 생각하세요.” 본심에서 우러난 설득에 남편은 이혼소송을 취하하기에 이르렀다.눈물을 떨구는 아내를 보며 김 위원도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한다.그래도 늘 허전함을 느낀다.덜 다투고,덜 상처받도록 다독거려주지만 그와 마주 앉았다가 결국은 이혼하는 젊은 부부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혼을 생각한 초기에 진심어린 대화를 나눴다면 이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부부들을 많이 만나요.저를 조금만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때문에 김 위원은 스스로 신문사로서 처음 시도하는 지상상담 칼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상처가 곪아터져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는 부부가 아니라 얼마든지 행복한 결혼생활로 되돌릴 수 있는 부부들을만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이혼율이 해마다 높아지지만 부부생활의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할 곳이 없는 것이 김 위원은 늘 안타까웠다.신경정신과는 비용이 비싼 데다 정신병력 기록이 남아 부담스럽고 법률상담소는 거꾸로 ‘이혼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새 칼럼을, 고충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공간으로 꾸며보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병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듯이 결혼생활도 사소한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해요.그걸 슬기롭게 해결하면 행복한 결혼생활로,그렇지 않으면 이혼의 길로 접어드는 거죠.” 글을 통해서지만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칼럼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작정이다.이혼의 씨앗이 되는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면 극한 상황을 맞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위원의 결혼 37년을 들어보면 이혼을 해도 몇 번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1966년,5년 동안 열애한 남편과 결혼했지만 ‘되돌아 보기도 두렵고 힘든 신혼생활’을 보내야 했다. 중앙일간지 기자였던 남편은 술과 친구를 너무 좋아한 탓에 한달에 서너번밖에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불편한’ 사람이라 온전한 월급봉투를 10년 동안 가져오지 않았다.“1년 365일중 360일은 이혼을 생각했다.”고 김 위원은 고백했다.그렇지만 참고 또 참으며 결혼 생활을 지속시켰고 그의 말대로 ‘눈꽃’이 내린,행복한 인생의 황혼을 맞았다.요즘 이혼하려는 젊은 부부들에게 ‘이혼하지 말라.’고 큰소리로 충고할 수 있는 자부심이 거기에 있다.“‘화채’ 때문에 이혼하지 못했어요.언젠가 몸이 많이 아팠는데 음식을 생전 하지 않던 남편이 화채를 만들어 왔더라고요.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어요.이혼을 결심할라치면 비뚤비뚤한 화채가 자꾸 눈에 들어와서….” 하지만 김 위원은 이혼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참고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결혼과 마찬가지로 이혼도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이혼은 죄악이 아닙니다.잘못된 선택이었다면 헤어지는 게 나아요.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으니까요.그렇지만 결혼이 달콤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듯 이혼도 마찬가지란 사실을알려주고 싶습니다.” 칼럼에서도 때론 ‘이혼하라.’고 단호하게 말하려 한다.이혼 후 펼쳐질 험난한 세상을 잘 헤쳐 나가도록 도움이 되는 말도 전해주려고 한다. “아이들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사랑해야 합니다.언젠가 떠날 부모는 세상에 남는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야 합니다.” 김 위원은 칼럼에서 남다른 ‘자녀교육 철학’도 펴보겠다고 말했다.사랑만 주면 자식을 ‘인생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난 남편과 13년 동안 산 미국에서도 손에서 매를 놓지 않았다.아들과 딸 둘은 중·고교,대학을 미국에서 나왔지만 누구보다 예의바른 ‘한국인’으로 자랐다.미국인 며느리는 시어머니 김 위원에게 무릎을 꿇고 차를 따른다.특히 그는 자녀에게 물질적 유산을 물려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단언했다.부족한 재산을 자신들이 모으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이며 그것을 부모가 빼앗아서야 되겠느냐는 논리다. 김 위원은 한 가지 고민을 털어놓았다.“조정은 눈을 마주치고 마음과 마음이 맞닿아야 하는데 활자로 얼마나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상처받은 사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야 할 텐데….” 그래서 상담을 받은 독자가 원한다면 기꺼이 만나겠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jung@ ■행복한 결혼생활 7계명 우리나라가 이혼율 세계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1년에 30만쌍이 결혼을 하는데 그 절반인 15만쌍 가까이 이혼을 한다.하루 400쌍이 이혼을 하는 셈이다.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결혼 생활에 100% 만족하며 사는 부부를 찾기란 쉽지 않다.김영희 조정위원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7가지 비법을 제시했다. ●혀끝을 조심해라 따뜻한 말은 상대를 감동시키지만,독한 말은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마음의 상처는 평생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혀끝에 달린 ‘독화살’을 조심하라. ●상대의 단점을 고치려 들지 말라 상대의 단점을 들춰내지 마라.수십년간 함께 산 배우자라도 고칠 수 없다.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단점을 발견치 못하고 결혼한 자신을 탓하라. ●잔소리는 1분을 넘기지 마라 멈추지않고 계속되는 잔소리는 끔찍한 고문이다.상대가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않게 부드럽고 온화한 말씨로 얘기하라.더 큰 효과를 얻을 것이다. ●두 사람만의 대화시간을 가져라 살림살이·아이들 얘기가 아닌 두 사람만의 대화를 가져라.아파트 단지를 걷거나 집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연애시절 추억,여행계획 등을 얘기하라.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라 실수했을 때 군색한 변명을 내세우지 마라.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라.잘못을 인정치 않고 맞서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또 큰 부부싸움의 원인이 된다. ●상대의 좋은 점을 찾아내 칭찬해 줘라 칭찬은 기쁨을 주기에 상대방은 더 큰 칭찬을 받고자 노력하게 된다.상대가 자신을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자존심을 지켜 스스로를 높여라 아내 자리,남편 자리를 지키는 자존심을 가져라.자존심을 지키려면 노력이 필요하다.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멸시받을 행동을 하지 않는다.
  • ‘뺑소니 美軍’ 구속영장 발부/신병인도땐 美기소전 첫 한국재판

    지난 2001년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이 개정된 이후 미군 음주 뺑소니 사망 사건 피의자에 대해 우리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미군이 피의자 신병을 한국측에 인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미군 당국이 신병을 인도할 경우 한국 사법당국이 미군 피의자를 기소하기 전 한국 시설에 직접 구금해 재판하는 첫 사례가 된다. 수원지법 조영철 부장판사는 23일 음주운전 사망 사건후 도주한 미군 방공포대 소속 병장 제리 온켄(33)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조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충분히 소명되고 피의자가 범행 은폐를 모의했고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2001년 4월 개정·발효된 주한미군 지위협정은 대한민국에 1차적 재판권이 있는 공무외 사건 중 살인·강간·뺑소니 사망사건 등 12개 중대범죄의 미군 피의자는 한국에 구금을 인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 梁在澤)는 법무부를 통해 미군 당국에 피의자 구금인도를 요청하는 문서를 전달하는 등 기소를 위한 신병인도 절차에 착수했다.법무부 관계자는 “개정 협정에 따라 구금인도를 요청한 것이며 구속기소될 경우 우리나라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일반 재판과 동일하게 진행되며 향후 공무외 미군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구금인도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 당국이 별도의 양해사상을 이유로 온켄 병장의 신병인도를 거부할 경우 주한미군 지위협정의 독소 조항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양해사항에는 미군이 한국으로부터 피의자의 재판전 구금을 요청받더라도 미군 당국이 구금을 하겠다고 협조 요청을 하면 ‘호의적 고려’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대선자금 수사 난항/기업 버티기작전… 수사 답보

    막바지에 이른 측근비리 수사와 불법대선자금 수사에서 검찰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당초 기업수사는 올해안에 마치고 새해부터 정치인 등의 사법처리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기업의 비협조’를 꼽고 있다.검찰은 지금까지 삼성·LG·SK·현대차 등 4대기업 수사에서 각각 100억원대의 불법자금 지원 사실을 밝혀냈다.그러나 다른 10대 기업 수사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검찰은 “기다려 보라.”고 말하고 있다.그러나 기업 관계자를 지속적으로 검찰에 불러 대선자금에 대해 속시원히 털어놓으라고 ‘설득’중이다. 검찰은 기업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엿보이듯,이날 롯데 경영관리본부를 지난 5일 압수수색한데 이어 22일에 다시 압수수색했다.그러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5일 압수수색 당시 수사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모두 정리한 흔적만 발견했고 22일 압수수색에서는 첩보에 따라 임원 차량을 뒤졌지만 소득이 없었다. 정치권 수사도 속시원하지 못하다.불법대선자금 모금 규모부터 사용처까지 모두 확인해야 하지만 서정우 변호사나 이재현 한나라당 재정국장 등이 진술을 고의로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실무 당직자들은 아직도 은신중이다. 검찰은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대선자금을 총괄했던 김영일 의원의 서울 자택을 22일 압수수색했으나 역시 별 다른 결과를 얻지 못했다.김 의원은 검찰 출석 요구에도 잘 응하지 않다 오는 29일 나오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썬앤문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의 수사도 지지부진하다.검찰은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중간전달자로 지목된 제약회사 N사 회장 홍모씨가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검찰은 서 의원을 한차례 비공개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측근들의 혐의도 개인비리 수준에 그쳐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일단 탈세 등 개인비리로 측근들을 신병처리한 다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적용,추가 기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강금원씨 등은 정치인으로 보기 어려워 법적용에 어렵기 때문이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음주운전 사망사고후 영내근무 검찰, 주한미군 구속영장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 양재택)는 22일 음주운전 사고로 한국인 여성을 숨지게 한 뒤 달아난 미군 방공포대 소속 제리 온켄(33)병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영장이 발부되고 미군이 피의자를 인도하면 이번 사건은 미군을 기소 전 구속하는 첫 사례가 된다. 온켄 병장은 지난달 28일 0시 10분쯤 경기 오산시 원동 천일네거리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기모(22·여)씨를 숨지게 하고 4명이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온켄 병장은 혈액감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사법처리 기준을 넘어서 사고 후 미군 당국에 의해 구속됐다. 그러나 주한미군 범죄근절 운동본부와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등은 온켄 병장이 구속된 것이 아니라 영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8군측은 “주간에는 영내에서 근무하고 야간에는 막사 안에만 머물고 있다.”며 이 주장을 인정했다. 검찰은 미군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지정되면 구속전 피의자 심문 날짜와 영장청구서 사본을 법무부를 통해 주한미군에 보내고 미군은 실질심사에 피의자를 출석시키게 된다.검찰은 영장이 발부되면 미군 당국에 신병구금인도를 요청하고 신병을 넘겨받아 24시간 안에 기소해야 한다. 박지연기자 anne02@
  • 4대기업外 수사 상황/금호등 기업별 자금규모 확인 신병처리 이르면 설이전 완료

    검찰 수사의 초점이 롯데·한진·금호·한화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이들 기업의 자금담당 임원 등이 벌써 10여차례 이상 검찰에 불려들어가 조사를 받았다.비록 이들 기업이 불법자금을 제공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검찰은 상당부분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은 우선 롯데·한진·금호·한화 등의 기업들이 정치권에 수십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건넸다는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고 말했다.구체적인 혐의는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한 관련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때 밝힐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대한 수사 진척상황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금호그룹에 대한 수사가 가장 많이 진척됐다.검찰은 지난달 중순 박삼구 회장과 오남수 전략경영본부 사장을 잇따라 조사했다. 그룹 총수에 대한 첫 소환조사였다.금호측은 “박 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상당부분 오해가 풀렸다.”면서 불법자금 제공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룹 회장을 아무런 단서없이 조사했겠느냐고 일축했다.검찰은 최근 한나라당이 금호측에 당사 건립비용으로 제공한 50억원의 출처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은 롯데그룹에 대해서는 이달 초 이미 한차례 압수수색을 했다.임승남 롯데건설 사장은 이미 소환조사를 마쳤다. 신동인 롯데호텔 사장은 출국금지했다.검찰 관계자는 “롯데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상당한 자료를 폐기한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롯데측은 “롯데그룹이 낼 수 있는 법인 후원금 한도도 채우지 못했는데 불법자금을 냈겠느냐.”며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한진그룹 수사와 관련,심이택 대한항공 총괄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쳤다.그룹 자금을 담당하는 실무책임자인 원모 상무에 대해 수차례 조사했다.한진측은 “그룹 임원들을 여러차례 조사했지만 불법자금 제공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한화그룹에 대해서는 최근에야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인했다.한화에 대한 수사는 다른 10대 기업에 비해 상당히 진도가 늦어지고 있다.한화측은 “실무자급 조사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한화측과 대선자금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이처럼 불법자금 제공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미 기업별 불법자금 규모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병처리도 가급적 다음달 설(22일) 이전에 끝낸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2003 사건속 인물](5)수지김 유족들 배상판결 이후

    넉달 만에 만난 김옥경(46·여·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의 눈가에는 아직도 눈물자국이 남아 있다.17년 동안 ‘간첩 가족’이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아온 통한의 세월이 배상판결 하나로 위로받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며칠 전 김씨는 마침 집을 찾은 여동생 옥희(36·충북 충주시)씨와 함께 언니 수지김(본명 김옥분)에 대한 기억을 되새겼다. 김씨는 집에서 쉬고 있는 남편 등 가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웃 ‘반찬가게’에서 밤늦게까지 고된 일을 하고 돌아왔다.올해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묻자 “정부의 무신경이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홍콩의 언니 무덤으로 데려가 실컷 울게 해준다던 정부와 국정원이 지난 8월 배상 판결 이후 아무 말이 없어요.몇 차례 독촉했지만 ‘알았다.’고만 할 뿐이에요.” 그는 “언니를 만나기 위해 당장이라도 홍콩으로 가고 싶지만,무덤이 군사지역 안에 있어 정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진솔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돈 받고 떨어지라.’는 식의 반응에 화가 치민다.”며 울먹였다. 수지김의 둘째 동생인 그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지난 8월14일 승소,42억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았다.국민들은 살인자와 야합한 국가기관에 뒤늦게나마 책임을 인정한 데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김씨는 “언니의 원한을 풀고 법원의 판결이 좀더 떳떳해지려면 ‘공소시효’가 폐지돼 사건을 은폐·조작한 책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씨는 “언니와 같은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가족이 공소시효법 하나는 바꿔 놓았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김씨의 여동생 옥희씨도 “국가기관에 살인 면죄부를 주는 악법을 없애지 못하고 한해가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김씨와 동생들은 올 한해 국회의사당을 밥 먹듯이 찾아가는 등 공소시효폐지 운동을 벌였지만,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김씨는 풍비박산난 가족 생각이 간절하다.이역만리 타향에 누워 있는 언니,사건 당시 안기부에 끌려가 욕설과 구타를 당한 뒤 홧병으로 숨진 어머니,술로 화를 삭이다 교통사고로 숨진 오빠,그리고 정신병을 앓다 숨진 큰 언니.김씨는 “오는 24일 충북 청주 창용사에서 기일이 비슷한 언니와 아버지,어머니 제사를 한꺼번에 지내기로 했다.”면서 “가족 대부분이 사건 후유증으로 이혼을 당하거나 집에서 쫓겨나는 등 피폐한 삶을 살아 왔지만,이날만큼은 모두 모여 새해 새로운 삶을 기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반인권적인 국가범죄는 올해로 막을 내렸으면 한다.”면서 “새해에는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가에서 받은 42억원 중 일부를 인권옹호를 위해 사용하기로 하고 적당한 사용처를 궁리 중이다. 이영표 기자
  • 후세인체포에 굴복한 카다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리비아 대표단은 20일(현지시간)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소를 방문,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비롯한 IAEA 전문가들과 핵 프로그램 폐기와 관련한 협의를 가졌다.협상내용은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리비아 대표단이 빈을 방문한 것은 무아마르 카다피(사진) 리비아 국각원수가 전격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사실을 시인하고 국제 사찰요원의 검증을 수용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카다피의 공식 선언에 앞서 리비아 외무부도 “국제적으로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자유 의지’에 의해 완전히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압델 라흐만 샬캄 리비아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또 화학무기와 핵무기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되 사거리 300km 미만의 미사일만 보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공식 발표에 앞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거의 동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리비아가 WMD 포기를 선언했음을 확인하고 이는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안보리는 리비아 정부가 로커비 사건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9월 대(對)리비아 제재를 해제했다. 그러나 미국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지 않고 17년째 제재를 유지해오고 있다. 리비아의 결단은 WMD포기를 통해 미국의 침공위협과 경제제재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적 계산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리비아는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기 하루 전 영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에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9개월에 걸친 극비외교를 통해 리비아는 완전 무장해제를 선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영국은 지난 3월 이라크전 발발 직전 비밀 협상을 시작했으며 리비아의 WMD 포기 선언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 한 주간 막판 집중 교섭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교섭 과정에서 카다피 원수는 시종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했으며 부하들에게도 미국 및 영국 협상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미국 및 영국 정보기관과 협상에서 카다피 원수가 직접 나서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으며특히 미국 및 영국 무기 전문가들이 리비아 내 의혹 시설이 있는 10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6일 런던에 있는 한 클럽에서 영국 관리 4명과 리비아 관리 3명이 리비아의 WMD 포기 선언 문안 작성을 위한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최종 협상에는 영국에서 고위 외무부 관리 및 정보기관 MI6 소속 관리가 참석했으며 리비아측은 정보기관 책임자 무사 쿠사가 이끄는 대표단을 보냈다. 리비아관련 주요사건 일지 ●1969년 9월 카다피 쿠데타 집권. ●1986년 4월 독일 베를린 디스코테크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 전투기 리비아 폭격. ●1988년 12월 전 리비아 정보요원 2명,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서 259명 탑승 미국 팬암 여객기 폭탄테러. ●1992년 4월 유엔 안보리,테러 용의자 신병 인도 거부에 대(對) 리비아 제재 단행. ●1999년 4월 리비아,테러 용의자 인도.유엔 안보리 제재 유보. ●2003년 8월 리비아,팬암기 테러 책임 공식 인정.희생자 유가족에 각각 500만달러 보상금 지급 합의. ●9월 유엔,리비아 제재 해제. ●12월 미·영,리비아 대량살상무기 포기 발표.
  • 경마·카드빚에 ‘내던진 父情’/어린자녀 한강에 던진 엽기아빠

    어린 두 남매는 아버지가 먹인 약에 취해 영문도 모른 채 차가운 강물속으로 빠져들었다.목격자들은 20대 아버지의 잔인한 행동에 치를 떨었다. ●순식간에 강물로 곤두박질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에서 이모(24)씨의 사건 현장을 목격한 승용차 운전자들은 어린 두 남매의 몸이 허공에 붕 뜨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시퍼런 강물로 곤두박질쳤다고 몸서리를 쳤다.눈깜짝할 사이에 두 남매는 검은 강물속으로 사라졌다. 목격자 최모(29·여)씨는 “한 남자가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뒷좌석에 타고 있던 두 아이를 뒤에서 껴안아 차례로 다리 난간 위 너머로 던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 박모(36)씨는 “20대 남자가 여자 어린이를 공중에 내던지더니 곧바로 남자 어린이를 강으로 던졌다.”며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강순찰대와 119구급대는 2시간 남짓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소용이 없었다.날이 어두워지고 물결이 거세지자 이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철수했다.경찰은 “추운 날씨에 두 어린이가 숨졌을 것”이라고말했다.범인 이씨는 경찰에 붙잡혀 서울 용산경찰서로 압송되는 도중 친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아이들을 한강에 던져 죽였다.너무 후회된다.”며 울먹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답사·인터넷 검색,치밀한 범행계획 비정한 아버지 이씨는 범행 현장으로 가던 도중 경인고속도로에서 두 남매에게 “이거 한번 먹어볼래.”라며 미리 준비한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한아이에 2알씩 먹여 재웠다.이씨는 경찰에서 “아이들을 한강에 내던질 때 반항할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그는 사건 5일전 차를 타고 한강 주변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또 인터넷 검색사이트 등을 통해 한강에 빠졌을 때 생존할 수 없는 곳이 어디인지까지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이씨는 동작대교 아래 수심을 북단과 남단,중간 지역별로 따로 나눠 사전에 살펴봤다고 경찰은 밝혔다.이씨는 “2주전부터 두 자녀를 죽이기로 결심한 이후 단 한번에 범행을 끝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카드빚에 정신병력,또 가정불화 이씨 부부는 같은 고교 2학년 때인 지난 97년 동거를 시작한 뒤 다음해 정식 결혼,두 남매를 낳았다.그러나 뚜렷한 직업도 없이 경마·도박에 빠져 카드빚을 진 뒤 목회자인 아버지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했다.카드빚이 3500만원을 넘어 가정불화도 잦았다.99년부터는 부천 K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이씨는 아내가 의심하지 못하도록 “비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싼 것으로 교환하고,롯데월드에서 놀다 오겠다.”고 말한 뒤 남매를 차에 태웠다.경찰은 두 남매 명의의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네티즌들 비정한 아빠에 분통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무서운 소식에 살이 떨려 눈물만 나온다.두 천사의 극적인 구조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란다.”며 안타까워했다.ID ‘불나방’은 “불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험관 아기라도 애타게 기다리는데 아무리 정신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용서하기 힘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이영표 박지연 유지혜기자 tomcat@ ■가족 반응 “어떻게 키운 자식들인데….아무리 카드빚이 많고 아팠다지만 설마 그럴 줄 몰랐어요.” 19일 밤 어린 자식들을 얼음처럼 차가운 한강물에 던진 남편 이모(24)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은 부인 조모(23)씨는 눈물만 쏟아냈다.조씨와 이씨가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97년.이후 7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남편이 자기 손으로 아이들을 강으로 던졌다는 것을 조씨는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조씨는 “경마에 빠져 카드빚을 진 남편이 이달 초 내 신용카드 2장에서 500만원을 빼내 또 경마를 한 것 때문에 다투는 등 평소 싸움이 잦았다.”면서 “아침에 아이들 선물을 서울에서 사왔는데….”라며 흐느꼈다. 조씨는 이어 “아마도 정신병 약을 먹고 있어 순간적으로 그런 짓을 했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아버지가 계획적으로 자식들에게 약을 먹이고 강물에 내던진 뒤 달아날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조씨는 이씨가 2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는 부분은끝내 믿지 않았다. 이씨의 어머니 천모(52)씨는 “아들이 어릴 때는 교회도 착실히 나가는 착한 아이였다.아들이 그런 짓을 했다는 건 못믿겠다.”고 말끝을 흐렸다.이씨의 누나(28)도 “동생을 만나 정말 그런 짓을 했는지 직접 묻고 싶다.”면서 “조카들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한데….”라고 울먹였다.이씨의 장인 조모(57)씨는 “지난주 사위가 외손주들을 데리고 집에 왔었을 때만 해도 화목한 줄만 알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두걸 유지혜기자 douzirl@ ■범인 이씨 일문일답 사건 당시 정황은. -잘 모르겠다.정신분열 증세가 있어서…. 언제 사건 장소에 도착했나. -잘 모르겠다.정신과 약을 먹어서 잘 모르겠다. 아이들을 왜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나왔나. -(아이들과)롯데월드에 놀러가려고 했다. 롯데월드에는 갔나. -(집이 있는 인천 부평에서 출발)한강대교를 건넌 것은 기억이 난다.그러나 다리를 못 건너서 다시 다리를 넘다가 못 참고…결국 다리를 못 건넜다. 그때 애들 기억이 나나.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정신과 치료는 언제부터 받았나.-고등학교 졸업하고 부터 받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이라크 전범재판소 구성 착수/美 “재판부에 非이라크인 포함”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 위원들은 17일 판사 지명 등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세울 전범재판소 구성논의에 착수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극형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나온 구체적 움직임이다.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을 실제로 심판대에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단죄 이후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이라크 내에서 재판의 공정성을 둘러싼 종파간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사형 언도 가능성에 따른 국제적 논란도 벌써부터 확산되고 있다. 이날 후세인 단죄와 관련한 IGC 첫 모임을 마친 뒤 이라크 시아파 인권운동가인 무아파크 알 루바이 위원은 “전범재판소 판사 임명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예비조사에 오늘 착수했다.”고 말했다. 아드난 파차기 IGC 위원은 이라크의 전범재판소는 “필요하다면 외국인 판사도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도 판사는 물론 재판과정에 참여할 고문·참관인 등의 자리에 비(非) 이라크인도 포용하게 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과도통치위의 속전속결식 재판 전략이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미지수다.바그다드와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라마디 등을 잇는 이른바 ‘수니 삼각지대’에서 그의 생포 뒤에도 각종 테러가 이어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다. 더욱이 국제사면위 등 인권단체들은 국제법 규범상 이라크 법정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이날 BBC방송에 따르면 압둘 아지즈 알 하킴 IGC 의장도 이를 의식,국제사회가 후세인 재판을 감시함으로써 재판이 국제법적 표준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이라크 내 수니파 등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일부 통치위원들은 후세인이 기소된다면 사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부시 대통령 역시 후세인이 자신의 죄과에 값하는 극형을 받아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후세인 사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디에고 오헤다 EU 외교담당 집행위 대변인은 “사형에 반대한다는 EU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을비롯한 모든 EU 회원국들은 사형제도를 폐지했으며,사형이 예상되는 나라로 혐의자의 신병을 넘기는 일도 금지하고 있다. 구본영기자·외신 kby7@
  • 사회 플러스 / 오산 뺑소니 미군 재판권 행사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오산시에서 발생한 미군의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과 관련,미군측에 재판권 행사 결정을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미군 피의자인 제리 온켄(33) 병장의 신병인도가 결정될 경우 우리 사법당국이 범죄에 연루된 미군을 첫 구속기소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원지검으로부터 구금인도 요청 품신이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대상자는 신병인도와 동시에 기소해야 해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끝내는 대로 법무부에 품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했다.
  • 후세인 체포/후세인 전범재판후 사형 가능성

    미국의 입장에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는 낭보이지만,그의 신병처리문제는 ‘뜨거운 감자’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14일 “제네바 협정에 따른 전쟁포로 대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미국측 고위인사들이 후세인의 처리방향에 대해 아직 극히 신중한 입장이다. 제네바 협정에 따르면 전쟁포로는 인도적 대우를 보장받는 것은 물론 ‘모욕적이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도 금지돼 후세인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하지만 그가 어떤 형태로든 전범 재판에 회부될 것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15일 벌써부터 후세인의 사형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에 앞서 피에르 리처드 프로스퍼 미 국무부 전범문제 담당대사도 이라크 전범들의 경우 이라크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며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후세인의 사법처리 절차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다만 후세인은 ‘전범 수뇌’로 이라크 전범 재판소에 회부될 소지가 가장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미국 군정당국과 이라크 과도통치위는 지난 10일 이라크에서 자행된 반인륜행위 등 전쟁범죄를 단죄하기 위해 전범 특별재판소를 설립했다. 이 재판에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형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이 재판소 설립을 추진한 이라크 과도통치위 위원들은 명확한 입장을 유보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형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 사실만으로도 후세인은 이라크 특별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그가 ▲1983년 쿠르드족 바르자니 부족 학살사건 ▲1988년 화학무기 사용을 통한 쿠르드족 학살 ▲1991년 걸프전 이후 시아파 교도 대학살 혐의 등으로 기소될 경우다. 하지만 후세인을 사형제도가 없는 국제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인권단체들은 미 군정이 지배하는 이라크내 재판은 공정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명분을 내걸며 유엔감시하의 국제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美, 전범재판 회부 시사/후세인 “정당행동” 주장

    |바그다드 외신|미군 특공대에 전격 체포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조만간 공개 재판에 회부돼 단죄될 전망이다. 후세인은 체포 뒤 심문과정에서 자신의 통치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판과정에서 미군측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14일 이와 관련,”현재 사담 후세인에 대한 재판 등 신병 처리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얼마 전 구성된 이라크 전범 특별재판소에 회부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후세인 체포 소식을 일요일인 14일 새벽에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부시 대통령이 14일 저녁(한국시간 15일 오전)공식 논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이 자리에서 후세인의 처리와 관련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이자 친미성향의 이라크 국민회의(INC) 의장인 아흐마드 찰라비도 는 이날 “후세인은 이라크 국민들이 죄상을 알 수 있도록 공개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가 지원하고 있는 현지 알 이라키야 방송이 전했다.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14일 후세인 전 대통령의 운명은 이라크인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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