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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만 골라 훔친 도둑 정체는 ‘여우’

    헌 신발만 골라 훔친 도둑의 정체는? 독일 서부 한 마을의 주민들은 최근까지 독특한 취향을 가진 도둑 탓에 황당함을 겪어야 했다. 고가의 물건이 아닌 헌 신발만 훔쳐 달아났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이 마을에서 없어진 신발은 60여 켤레. 주민들은 작고 가벼운 슬리퍼부터 운동화와 부츠, 샌들까지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도둑맞았다. 그러나 최근 인근 숲에서 신발 무더기가 발견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범인은 다름 아닌 이 숲에 사는 암컷 여우.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이 여우는 사람들이 잠든 깊은 밤을 틈타 문 앞에 벗어놓은 신발 수 십 켤레를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우는 땅을 파 구멍을 만든 뒤 훔친 물건을 이곳에 보관했다. 신발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였으나 운동화나 구두 끈 등은 없어지거나 훼손이 심했다. 동물 전문가는 “여우가 신발을 장난감으로 착각하고 새끼에게 주기 위해 벌인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마치 음식을 보관하듯 땅굴에 신발을 보관하는 영특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도난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이 여우가 주로 여성의 신발을 훔쳤으며, 지금까지 발견된 것 외에도 더 많은 신발을 훔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흔히 딱 맞아 떨어지는 좌우 대칭을 미인이나 ‘몸짱’의 기준으로 든다. 그러나 신체가 완벽하게 대칭인 사람은 없다. 저마다 조금씩은 비대칭의 인체를 갖고 산다. 문제는 잘못된 습관으로 생기는 이런 비대칭이 ‘약간’일 때는 괜찮지만 심하면 종국에는 근골격의 균형을 무너뜨려 척추측만증이나 골반변위의 주요 원인이 되며, 무릎관절이나 척추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신발의 뒤축을 봤을 때 한쪽으로 쏠려 닳아 있다면 당신의 몸은 이미 불균형이 고착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균형이 깨져 생기는 ‘부정렬 증후군’ 직업적으로 신체의 한쪽 부위를 더 많이 사용해 균형이 깨지는 질환이 바로 ‘부정렬 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은 원인 질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세가 틀어져 생기는 척추·골반·사지의 비대칭 정렬이 원인인 만성적인 근골격의 통증이나 감각 이상 등을 말한다. 한쪽으로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 뒷주머니에 두툼한 지갑을 넣고 다닐 때 생기는 골반 변위, 한쪽으로만 가방을 맬 때 생길 수 있는 척추측만증, 한쪽 다리로 체중을 지탱할 때 생기는 연골연화증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모두 잘못된 습관으로 초래된 신체의 부정렬이 원인이다. ●인체는 양쪽 고루 사용해야 부정렬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인 것은 부족한 부분을 다른 부분으로 메우려는 인체의 보상작용 때문이다. 예컨대 다리를 꼬고 앉으면 하중이 허리 한쪽으로만 쏠리게 되는데 이때 인체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척추도 함께 휘면서 요통을 만들고, 이게 척추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한쪽다리에만 힘을 주고 비뚜룸하게 서는 습관도 골반을 비뚤어지게 해 척추측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치료 부정렬 증후군은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도수 교정치료 등 물리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최선의 치료는 역시 생활습관 개선이다. 한쪽 어깨로만 가방을 매는 습관을 가졌다면 양 어깨로 번갈아 매거나, 아니면 양쪽 어깨로 매는 백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벽 등에 기대 서는 자세는 한쪽으로만 체중이 쏠리게 하는 습관을 만든다. 이런 사람은 지하철 등에서 기대 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한 곳에 오래 서 있을 경우 발받침을 찾아 번갈아 가며 발을 올려주는 자세가 좋다. 보행자세도 중요하다. 걸을 때 항상 균형을 잡아야 몸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특히 팔자걸음은 신발 뒤축을 한쪽만 닳게 하는 좋지 않은 자세이다. 헬스나 요가 등을 배울 때도 무의식 중에 신체의 정열이 흐트러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런 경우 등 근육·대퇴부 안쪽 근육·복근을 단련해주면 골반과 몸통의 안정성을 키워 부정렬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부정렬 증후군 자가진단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체중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경우, 근력이나 근육량이 비대칭이라면 부정렬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가진단을 위해서는 ▲허리를 숙일 때 양쪽 어깨의 높낮이나 골반의 위치가 다른 경우 ▲좌우로 숙였을 때 숙여지는 정도나 당기는 느낌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 ▲신발 좌우 뒤축의 닳는 양상이 다를 경우 ▲서 있을 때 ‘O’나 ‘X’형 다리가 된다면 부정렬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박진수 원장은 “척추의 부정렬과 골반변위로 등뼈가 비틀어지면 중추신경이 영향을 받아 소화불량이나 여성의 하체비만, 자궁과 난소의 압박으로 인해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 신체 각 부위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반식 훈련’ 2주후 다이어트 효과 중국산 투시안경 사기 주의보 “김정운 16세때 사진 입수…가명 박운” 박지성 “2010년 나의 마지막 월드컵”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 [13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많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에 찾아와 뿌리 찾기를 시도하지만 입양기관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기록에 문제가 있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해외 입양과 그기록의 진실과 거짓, 그리고 입양을 둘러싼 논의 속에 잊혀져 있던 입양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프랑스 파리>(KBS1 오전 8시30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문화와 첨단의 실험문화가 공존하는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익히 알려진 문화유산과 박물관, 미술관을 찾아다니기보다는 파리 시내를 분주히 오가며 길거리의 예술가들을 만나고 광장과 공원에서 이뤄지는 문화활동을 살펴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은정씨 집에서 부딪힌 광호와 영달의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선풍에게 은지는 절대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는 옥희와 은지를 좋은 혼처에 선을 보이려고 하는 문숙. 그런데 인터넷에 퍼져버린 은지와 선풍이의 야릇한 동영상 때문에 두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한편, 복실은 수진에게 정성을 다하는 대풍에게 상처를 받는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25분) 천추태후는 첩보를 통해 거란이 송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알아내고, 그 틈을 타 고려가 황제국임을 선포한다. 거란의 사신 야율적렬은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장 선포를 거두라 하지만, 천추태후는 거란이 고려를 계속 속박하려 든다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오히려 거란 사신을 위협한다. ●2009 외인구단(MBC 오후 10시50분) 외인구단은 등장과 함께 선언한 대로 연전연승 행진을 이어간다. 오혜성의 타격을 집중적으로 보며 마동탁은 오혜성의 드라이브 타법 자세로 송구의 방향을 연구한다. 드디어 유성과 서부, 마동탁과 오혜성의 결전의 날. 주자로 나온 혜성과 3루수 마동탁의 첫번째 대결이 펼쳐진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안방극장의 톡톡 튀는 감초 탤런트 방은희의 도심 속 자연을 닮은 집을 최초 공개한다. 헬스클럽을 방불케 하는 운동방부터 당구방까지 갖춘 집. 혼자 사는 딸을 위해 어머니가 챙겨주신 건강식과 방은희표 카레라면까지 탤런트 방은희가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만나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55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그러나 최근 젊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관절 부상, 비만, 심지어 신발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법과 생활 속 관절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현장 행정] 중랑구 사랑의 녹색나눔터

    [현장 행정] 중랑구 사랑의 녹색나눔터

    빗방울이 거세게 떨어진 지난 2일 오후 중랑구 망우3동주민센터는 300여명의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사랑의 녹색나눔터’ 개장을 축하하러 나온 망우3동 구민들이었다. 녹색나눔터는 기부물품을 팔아 이웃을 돕는 상설장터다. 잘 쓰지 않는 물건을 가져오면 감정가만큼 다른 물건으로 ‘물물교환’도 해준다. 20㎡ 규모의 나눔터엔 액세서리, 의류 등 1500여점이나 되는 물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박스도 뜯지 않은 새 장난감과 옷도 많았다. 가격은 1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했다. 이날 녹색가게 깜짝 도우미로 나선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손님이 고른 옷을 봉투에 담아주며 “잘 고르셨네. 색깔도 곱고 예쁘네요.”라며 미소를 건넸다. 또 “비가 이렇게 오는데 많이들 찾아와 주시고….”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하나하나 만지작거리던 주민들은 “가방이 2000원밖에 안 하네요.”라며 지갑을 열었다. ●망우3동 등 5곳에 알뜰 나눔장터 조성 중랑구는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2010년까지 모든 주민센터에 녹색나눔터를 조성한다고 8일 밝혔다. 우선 2000만원을 들여 면목본동 주민센터 등 총 5곳의 창고와 도서실 등을 나눔터로 새롭게 단장했다. 15~30㎡ 규모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 진열대와 장식장을 설치했다. 바닥보수와 전기공사, 페인트 칠도 새로 했다. 가게 운영을 위해 지난 4월엔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축이 된 자원봉사 분과위원회와 녹색가게 운영위원회도 구성했다. 위원들은 상품 교환, 판매가격 결정, 물품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았다. 또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기부물품을 모았다. 구는 많은 구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기부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녹색나눔터엔 ▲동화책, 참고서 등 일반교양도서 ▲교복, 임신복, 유아복, 정장 등 일반의류 ▲운동화, 구두, 샌들, 장화, 부츠 등 신발류 ▲공, 라켓, 헬멧, 롤러스케이트 등 체육용품 ▲컵, 식기, 도시락, 플라스틱통, 보온병, 주방용품 등 다양한 물품이 상설판매된다. ●물물교환도 가능 나눔터는 기부물품 판매뿐만 아니라 물물교환의 역할도 한다. 집에서 불필요하게 자리만 차지하던 물품을 가져가면, 감정가만큼 다른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구는 이 나눔터 운영이 본격화되면 지역 전체에 교환·기부 문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망우3동에 거주하는 이순애(55)씨는 “안 쓰는 물건 등을 가져가면 필요한 다른 물건으로 바꿔갈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쓰레기도 줄어드는 데다 기부물품으로 이웃까지 도울 수 있어 일석삼조”라며 웃었다. 녹색나눔터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판매수익금은 홀몸노인과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교복지원 등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중랑구는 공익 캠페인과 지역축제에도 이 성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투명한 운영을 위해 반기별로 회계사항을 주민에게 공개도 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장습격] ‘악녀일기’ 바니와 둘러보는 ‘악녀하우스’

    [현장습격] ‘악녀일기’ 바니와 둘러보는 ‘악녀하우스’

    (인터뷰 ②에 이어) 바니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악녀하우스’의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서울신문NTN 취재팀을 초대했다. 방송으로만 봤던 ‘악녀하우스’는 실제로 전경이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아담했다. 원룸 형태로 이뤄진 ‘악녀하우스’의 정중앙에는 침대가, 화장대와 서랍 등이 제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스레인지를 비롯한 주방기구가 구비돼 있었지만 바니의 설명에 따르면 단 한 번도 요리를 해먹은 적도 없을뿐더러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실제로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생수 한 통만 덩그러니 들어있었다. 바니는 방송을 통해 이미 공개됐던 대로 정리정돈에는 소질이 없어보였다. 기자에게 본인이 보여주고 싶다던 가방을 찾기 위해 바니는 옷과 신발들을 산(?)처럼 수북하게 쌓아올린 곳에서 찾는 수고를 해야 했다. 카메라 앞에서 누구보다 더 프로페셔널 한 모습을 보였던 바니는 사진 촬영 중에 기자가 툭툭 던지는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답하며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카메라 앞이 사람 앞에 서는 것 보다 훨씬 편해요.”라고 솔직하게 말한 바니는 “카메라를 통해서 저의 또 다른 내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연출했다. -카메라 앞에서도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이는데. “제 표정이 원래 다이나믹해요. 사실 저도 화면을 통해 제 모습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웃음) -또래들 보다는 훨씬 어려 보이는데. “제가 동안이라는 소리를 좀 들어요.(웃음)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얘기도 들어요. 사실 제 동안유지법은 철이 들지 않는 거예요. 생각도 항상 어리게 하는 거죠.” -1년 사이에 정말 예뻐졌는데 비결이 있다면? “살이 좀 빠졌어요. 불규칙적했던 식사와 수면시간을 조절한 것이 다이어트 비법이에요. 먹는 걸 많이 줄였어요. 특히 술이요. 물론 제가 일을 열심히 많이 하다 보니까 체중이 줄어든 것도 있어요.(웃음)” -연애하느라 예뻐진 건 아닌지. “‘악녀일기 시즌3’때 남자 연예인들에게 대시를 받았어요. 사실 그때는 얼굴에 주근깨투성이에 통통했는데 좋다고 해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오히려 예뻐진 다음에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아쉽네요.” -본인만이 꿈꾸는 남자이상형이 있다면. “에이미 언니가 저한테 소개팅을 많이 시켜주긴 했는데 제 이상형이 좀 특이해요. 무게 있어 보이고 접하기 어려운 스타일을 좋아해요. 제가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속삭임]깜장 고무신 신은 까마귀발

    [속삭임]깜장 고무신 신은 까마귀발

    어린이날이라고, 오일장에 가셨던 어머니가 고무신을 사오셨다. 깜장 고무신. 깜장 고무신은 온 동네를 종일 쏘다니는 개구쟁이였다, 개울에서 맨손으로 잡은 송사리나 피라미를 가두어 두고, 다른 깜장 고무신들과 눈깔사탕 하나를 걸고 멀리 벗어던지기를 하고. 그러다 보면 작고 뽀얀 발이 신고 다니던 그걸 어느 때엔 웬 까마귀가 뺏어 신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책과 도시락이 든 책보를 둘러메고 학교로 가다가 진흙탕에 발이 빠져 벗겨지기도 했다. 그러면 휙, 돌아서서 냉큼 주워 한 번 탁, 턴 뒤에 양손에 나눠 들고 맨발로 뛰었다. 우산이 없어 비료포대를 뒤집어 쓴 덕분에 바지는 교실 밖에서 입은 채로 물을 짜냈다. 하교 길은 한결 여유로워 물이 불어난 논길 옆 도랑을 기웃거리며 나무 작대기로 물풀을 휘저어 개구리를 찾고, 그러다 집이 가까워지면 신은 채로 도랑물에 번갈아가며 휘휘 헹구어 발을 씻었다. 추억의 깜장 고무신. 그 속에 담긴 유년은 생각하면 늘 만수위(滿水位)로 흘러넘친다. 참 많기도 한 추억을 신고 다녔다. 삶에 바쁜 와중에 문득문득 깜장 고무신이 떠오를 때마다 신발 신고 있는 발끝을 내려다본다. 같은 깜장이지만 코끝이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가죽구두! 어떤 생명이 일생 입고 살았던 그 일부, 그 죽음의 대가를 몇 푼으로 대신하고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발에 꿰고 다닌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바뀐 건 세상만이 아니다. 커질 대로 커져서 더 이상 크지 않는 발, 그리고 신발. 생각하니, 어머니에게 고무신을 사드린 기억이 없다. 내가 고무신이었을 그때엔 어머니도 고무신이었다. 깜장과 하양. 내 건 앞이 민짜였고, 어머니 건 범선 이물처럼 볼록하게 솟았다. 그 고무신을 신고 이웃 잔치 집에 어머니 손을 잡고 함께 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어머니도 고무신은 신지 않으신다. 고무신 한 번 안 신어 보고도 씩씩하게 잘 자라는 요즘 아이들. 고무신에 대한 추억이 있을 리 없을 아이들. 그래. 이 모든 게 현실이니까, 나도 잊을 건 잊어야지. 하지만 잊히지 않는 것마저 잊지는 말아야지…. 달빛에 외로운 깜장 고무신이 자꾸 나를 유년의 기억 속으로 밀어 넣는다. 글·사진 문근식 시인
  • “동·서 화합형 내륙녹색벨트 만들자”

    영호남 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교류 확대와 상생 발전을 추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 경북, 대구 등 영호남 자치단체들은 최근 ‘동-서 횡단철도’에 이어 ‘동-서 연계 내륙녹색벨트 조성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서 연계 내륙녹색벨트 공동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합동회의를 열고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3개 광역단체 기획관리실장과 실무진이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는 전북·경북·대구 등 3개 시·도를 연결하는 동·서 벨트를 새로운 국가발전 축으로 육성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는 ‘동·서 연계 내륙녹색벨트 건설사업’을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비무장지대 등 4대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초광역개발권에 포함시켜 국토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촉진하는 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환황해경제권의 신발전 거점인 전북권과 러시아와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환동해경제권 거점인 대경권을 연계해 대륙과 해양을 잇는 전략적 국가 발전축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보아, 美서 솔직 인터뷰…“여자와 키스요?”

    보아, 美서 솔직 인터뷰…“여자와 키스요?”

    미국에서 활동 중인 보아가 털털하고 솔직한 인터뷰 자세로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보아는 미국 웹진 ‘콤플렉스닷컴’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신발 스타일, 싫어하는 남성상, 동성애관 등 짓궂은 질문을 재치있게 받아치며 대화를 이끌었다. 지난달 29일 이 기사를 게재한 콤플렉스닷컴은 “보아의 친절한 성격과 성공을 향한 열정 앞에서 우리의 의심은 녹아 내렸다. 그의 성공을 의심했던 것은 직접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이라고 보아를 대면한 소감을 밝혔다. 이 매체는 지난 3월 보아의 미국활동 성공 가능성을 5점 만점에 3점으로 낮게 평가했었다. 보아는 콤플렉스닷컴의 다소 황당한 질문들에 솔직함으로 응수했다. 보아는 ‘이성에게 절대 용납 못하는 단점’을 묻는 질문에 “(남자의) 말투가 중요하다.”면서 “너무 빨리 말하거나 너무 느리게 말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높은 음으로 말하는 사람도 별로”라고 답했다. 또 “자기 일을 과장하는 사람도 싫다.”고 덧붙였다. 싫어하는 남성의 신발 스타일을 묻는 애매한 질문에는 “스니커즈를 신은 남자를 좋아하지만 신발 안으로 바지를 넣어 입는 건 싫다. 해변가가 아니라면 슬리퍼를 신는 남자도 싫다.”고 오히려 구체적으로 밝혔다. ‘처음 좋아한 여성’이라는 짓궂은 질문은 “여자들과 키스 하진 않는다.”고 받아친 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와 ‘가십걸’의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보아는 이 인터뷰에서 “에미넴의 컴백이 너무 반갑다.” “좋아하는 랩 앨범은 T.I.의 Paper Trail” 등의 말로 ‘힙합걸’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사진=콤플렉스닷컴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행정플러스] 소방공무원 기동복 바뀐다

    소방공무원의 주황색 기동복이 검은색 계열로 바뀐다. 소방방재청은 1일 ‘소방공무원 복제규칙’ 개정령을 공포하고, 이달부터 소방공무원의 기동복과 근무복, 신발의 디자인과 색상 등을 바꾼다고 밝혔다. 개정령에 따르면 현재 소방공무원이 가장 많이 입는 주황색 기동복은 상의의 경우 검회색과 주황색, 하의는 검회색으로 각각 바뀐다. 소재도 기존보다 빨리 마르고 보온성과 통기성, 신축성이 뛰어난 폴리에스터와 폴리프로필렌, 나일론 등을 혼용한 특수소재로 개선된다. 신발은 기존의 신사화같은 단화와 부츠형 기동화뿐 아니라, 평상시나 출동할 때 겸용으로 신을 수 있는 등산화 형태의 활동화가 새로 지급된다.
  • ‘지성 vs 도발’, 박정아·서인영 섹시대결

    ‘지성 vs 도발’, 박정아·서인영 섹시대결

    박정아와 서인영이 섹시대결을 벌였다.여성그룹 주얼리의 멤버인 박정아와 서인영은 5월 말 촬영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 베이비팻(Baby Phat) 화보를 통해 같은 설정이지만 서로 다른 섹시미를 뽐냈다.‘Baby Phat’모델로 발탁된 뒤 처음 갖는 이번 광고촬영에서 박정아는 섹시하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보여줬고 서인영은 톡톡튀는 도발적인 섹시미를 발산했다. 또 박정아와 서인영은 주어진 의류 및 신발, 가방, 주얼리까지 모든 아이템을 잘 소화해내 패셔니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사진 = 홍보대행사 나비컴)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난 뽀송뽀송하게 운전한다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볕과 숨이 턱턱 막히는 더운 공기, 축축한 습기와 퀴퀴한 냄새…. 날씨가 더워지면서 운전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리 조금만 신경 써서 준비하면 한결 쾌적한 드라이빙은 물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시원하고 뽀송뽀송한 운전을 돕는 자동차용품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선팅’ 필름 유리창에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내 차를 연비 높은 고효율 차량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직사광선을 차단해 차량 온도를 낮추면 에어컨 사용량이 줄고 연료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얼굴과 팔의 피부 트러블도 방지할 수 있다. 선팅 필름은 일반 폴리에스터 비닐부터 특수제작 필름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자외선(UV)차단, 단열 능력, 스크래치 방지 코팅(SR Coating) 등 효과를 기본으로 갖춰야 하며 선명도를 유지해 운전자의 시야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 금속 코팅 필름이 많이 쓰이지만, 질 낮은 제품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단순한 ‘염색’ 수준에 불과해 피해야 한다. 금속 코팅이 과도할 경우 TV·AV·내비게이션 등 장치의 위성 신호 수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가 판매 중인 ‘나노테크 선팅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3∼5배 두꺼운 고선명 폴리에스터 원단을 적용해 이같은 문제점 해결에 유용하다. 필름 원단에 나노세라믹을 첨가해 단열 능력을 높이는 한편 자외선과 태양열을 차단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여름철 보조 시트와 도어바이저 무더위에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등에 흐르는 땀을 막을 길이 없다. 이럴 때 여름용 보조 시트가 무척 요긴하다. 현대모비스가 판매하고 있는 여름용 시트는 중요한 부분에 대나무숯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모비스 용품 전문점인 CARFE와 온라인 쇼핑몰인 모비스몰(mall.mobis.co.kr), 대형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도어 바이저는 더위와 집중호우시 도움이 된다. 비오는 날 빗물이 들이치는 것을 막으면서 환기시킬 수 있고 따가운 햇볕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윈도브러시가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눈이다. 질 좋은 고무를 단 제품을 택해야 하며 6개월에서 1년마다 한번씩 교환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와 클리너 여름철 필수인 차량 에어컨은 미리 필터를 갈아주는 게 좋다. 봄철 황사나 꽃가루 등 오염물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공조시스템 내부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각종 먼지나 기름찌꺼기, 니코틴, 박테리아, 곰팡이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제거하지 않고 에어컨을 켜면 어린이나 노약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밖에 운전석 밑에 여름용 운전 신발을 준비해 놓는 것도 시원한 운전을 위한 방법이다. 미끄럽지 않고 밑창이 너무 얇거나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희망만들기] 폭력 남편 벗어나 새 삶 꿈꾸는 임미자씨

    [희망만들기] 폭력 남편 벗어나 새 삶 꿈꾸는 임미자씨

    “사람도 아니었어요.” 말하는 내내 목소리가 떨렸다.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에게서 결국 벗어났지만 임미자(42·가명)씨는 여전히 두려운 모습이었다. 중랑구 면목본동의 낡고 허름한 단독주택 1층. 300만원짜리 전셋방에 들어서자 퀴퀴한 반지하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난 25일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이혼한 후 두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 임씨를 만났다. 손바닥만 한 집에 들어서자 그릇이며 수건, 신발들이 집안 곳곳에 탑처럼 쌓여 있었다. 반듯한 가재도구 하나 없었지만, 그래도 가지런히 정리된 모습이었다. “수납공간이 없어서 위로 쌓아 올렸어요.” 그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궜다. 결혼생활 15년 동안 임씨의 남편은 한번도 변변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었다. 할인점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임씨의 월급으로 네 식구가 근근이 살아 왔다. 경제적 고통보다 더 힘들었던 건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알코올 중독인 남편은 술에 취해 들어오면 흉기까지 휘둘렀다. 그때마다 유치원생 아들과 중학생 딸은 장롱에 숨어 울었다. 지난해 이혼하며 그 지옥 같은 생활에서 벗어났지만 또 다른 지옥이 펼쳐졌다. 15년간 생활비로 여기저기 빌려 썼던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 수천만원이나 됐다. 임씨 가족은 저소득 모자가족으로 선정돼 아동양육비 5만원 등을 지급받는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여섯 살 아들은 보육료 감면을, 중학교 2학년인 딸은 급식비 등을 받고 있다. 하지만 100만원 좀 넘는 월급으로는 세 식구의 식비, 교통비조차 빠듯하다. 식구가 줄면서 몇 만원 차이 소득초과로 기초수급이 혜택도 중지됐다. 부모를 일찍 여읜 그에겐 연로한 언니 하나만 있어 가족들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그는 “딸이 매일 동생을 돌봐요. 친구들과 놀고 싶을 텐데 불평 한번 안 해요. 얼마 전엔 소원이 있다고 참고서 하나만 사달랬는데 그것도 못 사줬어요.”라며 흐느껴 울었다. 중랑구는 법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그를 위해 차상위 계층으로 선정하고 민간 후원을 연계하기로 했다. 주민센터에서 지원하는 쌀과 김 등도 그에겐 큰 도움이다.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는 이웃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면목본동 주민생활지원팀 2207-1011.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않아서 인지 오후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져서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 식지 않는 추모열기 서울광장 추모제 끝내 불허 한낮에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뜨거운 추모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울역사박물관 등 전국 93개 공식분향소를 비롯한 300여개 민간 분향소에는 고인의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위해 신청한 서울광장 사용을 이날 결국 불허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등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 4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서울시에 허가를 신청했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광장 사용규정에 따라 비정치적 행사만 보장되면 개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8시30분 정동교회 앞 광장에서 20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약식 추모제를 열었다. ●유시민 “영결식 때 노란넥타이 맬 것”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역 정부 분향소를 찾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분향소에서 지은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을 통해 “꼭 검은 넥타이어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맬 수 없다.”면서 “5월29일 서울광장 노제에서 노란 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꿈을 꾼다….”며 영결식 당일 노란 넥타이를 매고 가겠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기업들이 회식 등 각종 여흥 행사를 국민장 이후로 미루는 등 전국이 ‘엄숙 모드’에 들어갔다. ●재계 줄지어 분향… 진도에선 씻김굿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이날도 정·재계 인사들의 분향 추모가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는 오후 8시30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 7시40분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선두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분향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회사 버스 편으로 도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0여명이 단체 분향을 했다. 오후 1시쯤 분향소를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모두의 비극”이라면서 “생전에 고인을 대전야구장에서 뵌 적이 있는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사장단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충북지역 시민추모위는 28일 오후 7시30분 청주시 상당공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추모제를 개최한다. 또 전남 진도군은 진도 씻김굿 주최로 28일 오후 8시 진도읍 철마광장에서 인간문화재와 씻김굿 기능 보유자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씻김굿을 한다. 전국종합 김해 강원식 서울 김성수 김민희기자 kws@seoul.co.kr ■휴가내고… 지방서… 자원봉사 물결 서울에 사는 정모(45)씨는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김해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정씨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휴가를 내고 27일까지 5일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저에게는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위해 무작정 봉하마을로 내려와 국밥 끓이기, 설거지, 청소, 자원봉사 모집, 물나르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다.”면서 “여기서(봉하마을)는 딱 정해진 일이 없어 그때 그때 필요한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모(여·33·여수)씨도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자마자 여수에서 경남 양산 부산대학병원을 거쳐 5일째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씨는 “양산에서 집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봉하마을에 가면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찾아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에는 하루 400~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대부분 새마을단체나 녹색회 등 단체 소속이지만, 상당수는 스스로 일손을 자청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조문객 질서유지, 리본 및 조화 나눠주기, 국밥 끓이기, 쓰레기 줍기, 설거지, 간이화장실 청소 등 수십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와 이씨처럼 스스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하루 300명 이상에 이른다. 하루 몇 만명의 조문객을 맞아야 하는 봉하마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조문객으로 왔다가 일손을 도와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남은 사람들도 많다. 김모(55·부산·식당업)씨는 25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밤늦게까지 국밥에 들어갈 무를 종일 썰고 이튿날 귀가했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방명록 수놓은 조문객 글들 “당신의 빈자리 이렇게 클 줄…” “6년 전 당신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60년 당신을 기억하며,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경기 부천시 배항섭)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은 고인을 잊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옮기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저마다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마음을 햐얀 종이에 쏟아내고 있다. 초등학생 정지은양은 “대통령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국화 놓고 갈게요.”라고 썼고, 김명규씨는 “정작 가야 할 사람은 나이 많은 나인데, 아직 할 일이 많은 당신을 먼저 보내 가슴이 미어집니다.”며 애끊는 마음을 옮겼다. 이진희씨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냥 멍하네요. 멍했다, 슬펐다, 다시 멍해집니다. 살면서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님을 생각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송민호씨는 “주름진 이마와 희끗한 머리를 보면 ‘할아버지’,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땐 ‘이웃집 아저씨’, 밀집모자를 쓰고 들녘에 나선 모습을 볼 때면 ‘삼촌’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줄 몰랐습니다.”며 생전을 추억했다. 한권, 한권 맺어지는 방명록에는 권양숙 여사를 걱정하는 마음도 담았다. 연옥이라는 추모객은 “권 여사님, 기운 차리세요. 대통령님은 가셨지만, 여사님은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세요.”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해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시족’에게 공직이란?…달라진 의식들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유학생 입국 시즌… 신종플루 금주가 고비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경호관은 은폐 시도… 경찰은 부실 수사
  • “꽃잎처럼 흘러가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 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 않아서 인지 오후에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라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지셔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 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제대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글 /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권 여사 “모두 다 비워놓고 떠나라… 미워말자”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권 여사 “모두 다 비워놓고 떠나라… 미워말자”

    “고인은 편안하고 인자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슬퍼 더 서럽게 울었습니다.” 25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관식을 지켜 본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소회다. 이날 입관식은 권양숙 여사와 친지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회관에서 1시간30여분 간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염은 이날 새벽 1시29분쯤 시작돼 2시5분쯤 마무리됐다. 사저에서 머물던 권 여사는 염이 끝나자 승용차를 타고 마을회관에 도착,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 봤다. 권 여사와 가족, 친지들은 ‘잠든 듯 편안한 얼굴’을 보고 통곡했다. 검은색 뉴그랜저 차량에서 경호관의 부축을 받아 내린 권 여사는 수척한 모습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15m가량 떨어진 마을회관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권 여사는 감색 상의에 회색바지,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휠체어에 의지해 애써 침착한 표정을 보였지만 설움에 북받친 듯 가끔 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입관식도 휠체어에 기댄 채 참관했다. 노 전 대통령의 염을 지켜본 측근들은 “베옷 수의를 입은 (노 전 대통령의) 표정이 잠든 듯 평온했다.”고 전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권 여사를 비롯해 친지분들이 차례로 고인을 뵈었다.”며 “전통제례에 따라 권 여사도 입관 이후 첫 제사를 지내며 상복으로 갈아 입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의 다른 가족과 친지들도 이같은 절차에 따라 입관을 마친 뒤 상복 차림으로 첫 제사를 올렸다. 입관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권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등 가족과 친지들이 참석했다. 또 박봉흠·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남춘 전 인사수석, 이호철 전 민정수석,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 윤태영 전 대변인, 민주당 서갑원 의원, 안희정 최고위원,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입관식에 참석한 조계종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은 “(입관식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권 여사는 좋은 길 가시라며 향을 하나 피웠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입관식에서 “모두 다 비워 놓고 떠나라. 용서하고 미워하지 말자.”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권 여사의) 시름이 생각 이상으로 깊다. 아무 말씀도 없고 묻지도 않는다. 억지로 권유해 하루 한끼, 겨우 몇 숟갈만 들고 있다.”며 “몸에 힘이 빠져 신발도 못 신으시더라.”고 전했다. 오전 3시15분쯤 권 여사가 휠체어를 타고 입관식장에서 나와 승용차로 이동하자 일부 조문객은 “여사님 죄송해요.”라고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이 “힘내세요.”라고 말하자 가볍게 목례를 하기도 했다. 전날 내려와 대기하던 노사모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촛불을 밝혔고, 일부 조문객은 촛불을 도로가에 일렬로 세워 놓기도 했다. 김해 박정훈 박성국기자 jhp@seoul.co.kr
  • 강북구, 삼각산 우이령 맨발로 함께 걸어요

    강북구가 오는 31일 삼각산 우이령 일대에서 맨발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7월, 41년 만에 전면개방을 앞둔 우이령의 때 묻지 않은 속살을 접할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강북구는 25일 제2회 한마음 맨발 걷기 대회를 이달 31일 연다고 밝혔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우이령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숲속을 맨발로 걷는 이색 행사이다. 참가자들은 맨발걷기를 통해 산림욕과 지압 등 자연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대회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별도의 참가 신청이 필요 없다. 간단한 복장에 운동화, 신발주머니를 챙겨 행사 당일 우이동 백운각 주차장에 모이면 된다. 코스는 우이령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 오는 왕복 6.6㎞ 구간.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백운문에서 흙이 바닥에 충분히 깔려 있는 우이령 입구까지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우이령 입구에 도착하면 참가자들은 답답한 신발을 벗고 숲속 맑은 공기를 쐬며 부드러운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있다. 반환점인 우이령 정상까지는 2.8㎞의 완만한 언덕길이다. 소나무, 진달래, 국수나무, 아까시 등이 울창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반환점에선 강북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마련한 ‘산상 음악회’가 펼쳐진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멋내기 신발에 발은 왕스트레스

    멋내기 신발에 발은 왕스트레스

    바야흐로 여성의 계절이다. 화창한 날씨에 패션까지 발랄해져 생동감이 넘친다. 이런 여성의 차림 중에서 건강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이 신발이다. 여성의 패션은 ‘신발에서 시작해 구두로 끝난다.’는 말처럼 신발은 여성의 패션 아이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문제는 패션이 신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면 최근에 유행하는 킬힐과 플랫슈즈는 여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플랫슈즈 플랫슈즈와 젤리슈즈의 굽 높이는 1㎝ 이하로 낮다. 이 때문에 보기에 안정적이고 편한 느낌이지만 정작 신어 보면 보기와 달리 발이 쉽게 피로해진다. 굽이 없고 쿠션이 약해 보행시 받는 체중이 발바닥 전면에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특히 발꿈치는 하이힐을 신을 때보다 1.4배나 높은 압력을 받는다. 하이힐과 마찬가지로 플랫슈즈도 부위만 다를 뿐 압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발바닥은 물론 무릎관절과 고관절·척추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의들은 “굽이 없는 플랫슈즈류는 걸을 때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에 이르는 부담이 발목과 무릎 관절에 전달된다.”며 “여기에다 지면과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발바닥(족저) 근막은 발 형태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줘 체중을 지탱하는 깔창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발바닥에 충격이 가해져 이 근육을 감싼 족저근막이 굳어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특히 임신부는 플랫슈즈를 조심해야 한다. 임신부는 굽이 없어 편해 보이는 플랫슈즈류를 선호하지만 임신 상태에서는 체중이 정상보다 10㎏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쿠션이 없는 플랫슈즈의 충격을 소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임신 후반기가 되어 발·발목이 부으면 족저근막염이 오기 쉽다. 따라서 임신부는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굽이 넓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 킬힐 하이힐 중에서도 굽이 10㎝나 되는 킬힐이 유행이다. 그러나 이런 높은 굽의 신발은 ‘무지외반증’과 ‘연골연화증’을 부르기 십상이다. 뒷굽이 높아 불가피하게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리고, 이 때문에 코가 뾰족하고 좁은 신발이 발가락을 압박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꺾여 휘는 질환이 ‘무지외반증’이다. 문제는 무지외반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함께 불안정한 보행이 전체적인 신체 불균형으로 이어쳐 척추질환이나 만성 요통을 부르기도 한다. 킬힐의 또 다른 부작용은 ‘연골연화증’이다. 무릎 관절은 가만히 서있어도 체중의 2배에 이르는 하중을 받는다. 여기에 킬힐을 신으면 뾰족하고 높은 굽이 몸을 지탱해야 해 다리와 발목에 더 큰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이런 부담이 반복되면 무릎 관절의 연골이 약해져 변형되는 ‘연골연화증’이 생기게 된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관절의 퇴행을 앞당겨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을 앓을 수 있으며, 노년기에는 치명적인 관절질환을 얻기도 한다. 관절전문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은 “플랫슈즈를 구입할 때는 무조건 굽이 낮은 것보다 쿠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힐의 경우 밑창이 딱딱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을 택하고, 굽 높이도 2∼4㎝로 낮춰야 관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우리말 여행] 벗어지다와 벗겨지다

    다른 뜻을 지녔지만 자주 혼동돼 쓰인다. ‘벗어지다’에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떨어져 나가다’는 뜻이 있다. 이 말에는 인위성이 들어 있지 않다. 반면 ‘벗겨지다’는 인위성을 가지고 있다. 외부의 힘에 의해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떼어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신발은 힘을 주면 ‘벗겨지고’, 헐렁하면 ‘벗어진다’. 머리는 벗겨지지 않고 벗어진다.
  • [사설] 윤증현 경제팀, 구조조정에 명운 걸라

    윤증현 경제팀이 오늘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추락을 거듭하던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뒤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주식 등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회복했고 각종 산업활동지수도 하락세를 멈췄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후행지표인 고용까지 진정 조짐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시장도 점차 경기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는 냉정하게 말해 윤증현 경제팀이 아니라 돈의 힘이다. 매머드 추경편성에다 초저금리 정책을 통해 돈을 쏟아부으면서 시장은 돈의 홍수에 파묻혀 있다. 단기유동성자금만 800조원을 웃돌 정도로 돈이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여전히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넘쳐나는 돈은 생산자본이 아니라 투기시장을 기웃대고 있다. 목 좋은 아파트 분양 현장에 수만명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 단적인 예다. 윤증현 경제팀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대외 환경은 미국 GM의 파산 가능성과 수출여건 악화 등 아직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언제 위기가 몰려올지 가늠키 어렵다. 신발끈을 고쳐매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이후에 대비한 경제체질 다지기, 특히 기업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건설·조선·해운업종에서처럼 생색내기에 그친다면 우리 경제는 재도약은커녕 또 다른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엄정한 실사로 부실기업은 예외 없이 털어내는 과감한 수술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이 제목은 1970년대 말엽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종욱 시인의 시 제목이다. 시는 “전쟁 직후에 익숙해졌던 수제비/ 국민소득 1천 달러가 된다는 요즈음 다시 익숙해진다는 수제비/ 그제나 이제나 가난은 우리의 무기”로 첫 연을 시작한다. 30년 전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한눈에 보게 만드는 대목으로, 여기서 가난은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가난을 무기로 가난한 나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는 개념과는 정반대의 무기가 된다. 지금이야 소득이 2만달러에 근접해 있다지만, 그때는 1000달러도 엄청난 것이어서 국민들은 유신독재 아래서 겪는 큰 희생과 고통을 불가피한 비용으로 받아들이게끔 강요되었다. 하긴 그 10여년 전에는 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었으니 정부로서도 큰소리칠 만은 했다. 위의 시는 그 1000달러의 효력도 일부에 한정된 채 고루 미치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전쟁 직후에 익숙했던 수제비가 다시 익숙해진다는 진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방점은 거기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우리는 가난하지만 서로 돌보고 힘을 합치며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가난 타령에 넌더리를 낼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정말 그 무렵 우리는 가난했다. 서울 변두리는 무허가 주택으로 빼곡한 빈민촌들이 차지했으며, 동네에는 공중화장실밖에 없어 아침이면 용변을 보고 버스로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골목은 어둡고 침침해서 밤이면 여간 조심하지 않고는 신발에 오물을 뒤집어쓰기가 보통이었다. 아마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라면으로 점심 저녁을 때우는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산업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보살피고 꿈을 가지고 살았으니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에피그램이 호소력을 가지는 것은 이래서일 터이다. 말하자면 그렇게 가난할 때는 모두가 가난했기 때문에 ‘가난은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풍요라는 허위의식에 취해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고 버려둠으로써 그 말은 빛을 잃었다. 제각기 자기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가난한 이웃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아예 잊어 버렸다. 얼마 전 한 노숙자가 오랜 노숙이라는 고생 끝에 1억 2800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으고도 써 보지도 못하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슬픈 사건이 그 사실을 잘 말해 준다. 그는 호적이 없는 사람으로 이름도 성도 나이도 모른다. ‘나해동’이라는 이름으로 십수년에 걸쳐 모아 저축한 큰돈이 있었지만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그 돈을 찾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고물을 주워서 팔고 평생 리어커에서 웅크리고 자면서 모은 피맺힌 돈이다. 마침내 법원의 판결로 이름도 갖게 되고 돈도 찾게 되었지만 이미 그는 병이 깊어 돈을 만져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정서 속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도 서울역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수십명 수백명의 노숙자들이 우글거린다. 지하철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구걸하는 장애인을 만나게 되고, 공원은 무료급식으로 하루를 넘기는 노인들로 넘친다.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이 풍요의 시대에 말이다.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라니/ 중랑교를 넘어가는 밤버스에는 어김없이 예닐곱 노동자가 졸고/ 검푸른 냇물 위로는 어김없이 불빛은 번쩍이고/ 망우리 근처에서는 밥상마다/ 끓는 냄비에 마구잡이로 뜯어 넣은 수제비 같은 한숨”(‘가난은 우리의 무기’ 4연) 같은 풍경은 이제 우리 곁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되었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부자 감세며 4대강 살리기 등에 역점을 둔 정책이 이런 풍경을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일부 진단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나해동이나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들린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시인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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