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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5) ‘금오신화’ 김시습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5) ‘금오신화’ 김시습

    다섯 살에 ‘대학’과 ‘중용’을 배우고 시와 산문을 지었던 신동, 세조의 왕위 찬탈에 저항했던 생육신, 천재 시인이자 전기소설의 저자, 공자적인 이상과 원칙을 죽을 때까지 고수했던 유학자, 세상을 등진 채 산림을 방랑하며 술 마시고 곡하며 노래했던 ‘거짓 미치광이’, 머리 깎고 유랑하며 불교 공부에 매진했던 비구, 노자와 장자를 공부하며 연단과 양생을 실천했던 도가. 김시습(1435~1493)의 화려한 이력이다. 김시습, 그는 평생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삶의 여정을 걸었다. 그는 유학의 원칙을 포기한 적이 없으면서도 승려로 자처하고,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의 길을 가면서도 불제자로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은밀한 것을 탐구하고 괴이한 일을 행하는 색은행괴(索隱行怪)나 방외인’으로 단정 짓기도 어렵고, ‘행적은 승려지만 본마음은 유학자’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지기였던 대제학 서거정의 말처럼 그는 입산도 출산도 마음대로 하고 유학에도 불교에도 구애됨이 없었다. 그는 공자이면서 불자이자 노장이었고, 동시에 공자도 불자도 노장도 아니었다. 김시습의 사상적 방랑은 줏대 없는 흔들림과는 달랐으니 진리를 현현하는 구도자의 몸부림 그 자체였다. 김시습은 천재였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글자를 식별하여 말보다 먼저 천자문을 배웠으며, 세 살 적엔 글을 지을 줄 알았고, 다섯 살에는 시와 산문을 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종이 그 천재성에 감탄하여 비단을 하사하고 장성하면 크게 쓰리라 약조까지 내렸다. 그는 학문에 놀라운 진전을 보이며 관료로서의 자질을 갖추어 나갔다. ●불의한 세상에 맞서기… 비타협의 순수성 그러나 1455년 21살 그의 삶은 전변한다. 북한산 중흥사에서 과거를 준비하던 김시습은 세조의 왕위 찬탈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신하가 왕을 참람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절망하여 책을 불사르고 똥통에 몸을 빠뜨리는 등 미친 척 행동하며 유랑을 시작한다. 얼마 뒤 단종의 복위를 꾀했던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 등이 사형당하고, 끝내 단종도 영월에서 죽임을 당한다. 김시습은 저자에 버려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묻어주고, 제사 지내주었다. 그는 희망 없는 세상과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 관서, 관동, 호남 등지를 떠돌며 때론 비분강개하고 때론 처절한 외로움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나그네 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김시습이 머리를 깎고 승려를 자처하며 전국을 떠돈 이유는 단순히 목숨을 보존하고 세상을 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유학자로서는 현실을 구제할 수 없고, 탈속한 승려로서만이 그 정의의 세계, 비타협의 정신을 현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멱라수에 빠져 죽음으로써 더러운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했던 초나라의 굴원과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미치광이, 천치바보 등 사람들이 조롱하고 욕해도 김시습은 타협하지 않았다. 불의한 세상에 대항하는 길은 거기에 물들지 않는 고결한 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일뿐이었다. 김시습은 더욱 견결하게 세상을 비판하며, 혼탁한 세상과 대치했다. “이내 마음 못 꺾으리 어느 위력도/ 옛날도 지금도 이 마음 빛나리라/ 순 임금은 누구이고 나는 누구인가/ 높고 낮은 차이란 본디 없는 것/ 대장부는 언제나 염치가 있는 법/ 세상 눈치 보면서 이리저리 따르랴/ 학자와 문인은 역사에 남아 있다/ 제왕의 칼부림도 역사는 못 막으리(‘대장부’)” ●묘비에 ‘꿈꾸다 생을 마친 늙은이’라 써달라 1462년 28살, 김시습은 긴 유랑을 끝내고 경주 금오산(지금의 남산)의 용장사에 정착한다. 그는 매일 맑은 물을 올려 예불하고 예불이 끝나면 곡을 하고 곡이 끝나면 노래하고 노래가 끝나면 시를 지었다. 시가 끝나면 또 곡을 하고는 시를 태워버렸다.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그렇지 못한 현실을 조문하는 고통스러운 행위. 김시습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 경계에 서서 불의한 세상과의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절대 낙관할 수 없는 절망적 현실의 횡포, 그렇다고 비관만 하며 사람살이의 이상과 원칙을 저버릴 수는 없는 상황. 바로 이 지점에서 전기소설 ‘금오신화’는 탄생한다. 김시습은 ‘인간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사회의 인정과 진실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단코 포기될 수 없는 것임을 역설한다. 아버지를 여의고 장가도 못간 채 홀로 사는 양생, 왜구의 침입으로 절개를 지키다 결혼도 못하고 죽은 낭자, 이 두 사람의 기이한 만남과 사랑.(‘만복사저포기’) 임금에게 충성을 다했으나 간신배들을 물리치지 못해 원한을 품고 죽은 한 선비가 마침내 저승(남염부주)에서 간악한 무리를 다스리는 왕이 되고, 한미하지만 어떤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경주 선비 박생이 남염부주의 차기 왕으로 임명되는 이야기.(‘남염부주지’).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실현되지 않았던 사랑이나 정의와 같은 진리들이 반드시 인간 세상 밖에서라도 해원될 수 있으리라는 불가사의한 희망을 보여준다. 현실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빛 하나 보이지 않는 암흑일지라도 인간은 꿋꿋이 신념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 함부로 낙관할 수는 없지만 신념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진리가 실현되리라는 것. 이것이 김시습이 은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진실이었다. 진실을 믿는 김시습.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1471년 성종이 즉위하자 37살 김시습은 서울로 올라와 수락산 근처 폭천정사에서 10여년을 지낸다. 성종의 등극으로 김시습은 세상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며, 경세제민의 능력을 갈고 닦는다. “나라 창고에 쌓인 재물은 모두 백성들이 마련한 것이며, 윗사람들의 옷과 신발은 바로 백성들의 살가죽이며, 음식 요리는 백성들의 기름이며, 궁전과 수레도 백성들의 힘으로 이룩된 것이며, 세금과 공물, 그리고 모든 용품도 죄다 백성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백성들이 소득의 십분의 일을 세금으로 나라에 바치는 것은 원래 군주에게 총명과 예지를 다하여 백성들이 잘살 수 있도록 다스려 달라고 하는 것이다.”(‘애민의’) 꺾이지 않은 예봉, 정치에 관한 확고한 신념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훼손된 세상은 되돌아올 줄 몰랐다. 1481년 폐비윤씨 사건이 일어나자 47살 김시습은 다시 양양으로 발길을 돌린다. ●일상의 처한 자리가 곧 깨달음의 장 김시습은 한 번도 안주한 적이 없었다. 세상을 등졌을 때도, 세상으로 나왔을 때도, 방랑할 때도, 정착했을 때도 어느 한 순간도 진리를 향해 가는 발길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방편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유학의 도이기도 하고, 불교의 도이기도 하고, 노장의 도이기도 했다. 그에게 유불선은 ‘길은 달라도 마음을 기름은 한 가지’로 회통된다. 일상의 모든 행동에서 사심을 끊어버리고 공평한 마음을 회복하여 인을 실현하는 유교의 길, 양생이나 연단으로 탐욕을 끊음으로써 본연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노장의 길, 일상응연처(日常應然處)에서 모든 집착을 끊어내고 나라는 실상이 없음을 깨닫고 모든 존재들이 상호관계에 있음을 깨닫는 불교의 길은 김시습에게 공히 진리를 찾아가는 방편들이었다. 일상의 처한 자리에서 필요에 따라 유자도 되고 불자도 되고 노장도 되었다. 그에게는 이 사상 사이에 어떤 차별도 없었다. 욕망이 들끓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불의한 세상과 대결하기 위해 그는 모든 사상의 자양분을 섭취하고 실천했다. 그에게 문제되는 것은 단 한가지였다. 일상과 진리 사이에 어떤 틈도 없게 하는 것. 진리 그 자체로 살아가는 일. “나의 삶과 부처 사이에 틈이 없으며 나의 유통이 곧 부처의 유통이다. 부처의 원이 자재하고 장엄하므로 나의 원도 자재하고 장엄하다.” 김시습은 부처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게 하고, 공자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게 하고, 노장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도록 방랑하고 또 방랑했다. 그 어느 길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김시습의 삶은 결국 하나였다. 구도의 길이자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절대 자유의 길이 바로 그것. ‘꿈꾸다 생을 마친 늙은이’(夢死). 묘비명에 새겨달라고 했던 이 말보다 더 잘 그를 형용할 표현은 있기 어려울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공짜로 남극까지 갔더니…

    “2420번째 자동차가 지나갔다. 1분에 약 11대의 자동차가 지나갔고, 어림잡아 220분은 서 있었으니 모두 2420대가 맞다. 론리 플래닛 여행안내서는 독일을 히치하이킹에 우호적인 나라로 분류해 놓았던데, 아무래도 잘못된 정보인 것 같다. 투덜거리며 진입로 옆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서 있는데, 드디어 빨간 밴이 내 앞에 멈춰 섰다.”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용기가 가상하다고 해야 할까. 늘 자신을 통제해 온 돈·시간과 ‘맞짱’을 뜨겠다며 무일푼으로 세상 끝까지 여행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땡전 한 푼 없이 떠난 세계여행’(미하엘 비게 지음, 유영미 옮김, 뜨인돌 펴냄)은 방송사 프리랜서 리포터로 활동하던 나이 서른셋의 독일인 저자가 무일푼으로 시도한 세계 여행 도전기다. 저자는 출발 전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150일 동안 3만 5000㎞에 이르는 길을 따라 4개 대륙, 10개 이상의 나라를 땡전 한 푼 없이 여행하고 세상의 끝 남극까지 밟을 것. 배낭의 무게를 최소화하고 1센트의 동전도 지참하지 않을 것. 순간순간 부닥치는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반드시 사람을 통해 해결할 것. 사람을 통해 해결하되 절대로 민폐를 끼치지 않을 것’ 등이다. 시쳇말로 ‘미하엘의 미친 짓’쯤 되겠다. 한데, 저자는 끝끝내 행장 꾸려 길바닥에 나선다. 저간의 어려움이야 능히 짐작된다. 두 번의 항해와 일곱 번의 비행, 스무 번의 히치하이킹 등을 통해 남극으로 가는 도중 그는 열네 가지의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1달러에 ‘인간 소파’ 노릇도 했고, 언덕길에서 등을 밀어 주는 힐 헬퍼(hill helper)도 해봤다.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선 무려 500여개의 상점과 카페 등을 전전했다. 리필용 컵을 주워다 점원 모르게 음료수를 리필하는 건 기본이다. 윈드 서퍼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하와이 노스 쇼어에서는 서핑을 하는 척하며, 옷을 빨았다. 속은 듯한 느낌도 들지만, 사실 저자는 신용카드 한 장을 꼭꼭 숨겨 갔다. 여행 중 그는 딱 세 번 신용카드의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이겨냈다. 그리고 마침내 남극에 발을 디뎠다. 거지 꼬락서니를 하고 남극까지 다녀온 저자는 뭘 얻었을까. ‘매의 시력’이다. “난 그동안 ‘30㎝ 앞의 모이만 쫓는 닭’이었다. 하지만 이제 닭과 ‘3㎞ 밖의 토끼와 들쥐를 볼 줄 아는 매’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게 됐다.” 퀴즈 하나. 남극에 도착한 저자는 뭘 했을까. 정답은 ‘10여분 만에 다시 배로 올라왔다.’이다. 오른쪽이 다 떨어져 나간 신발로는 발이 시려 오래 서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정치권이 29일 대기업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를 개최했다. 여야 의원들은 공청회 진술인으로 선정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불출석하자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세 분의 경제단체 대표들이 국회에 포퓰리스트라는 낙인을 붙였다.”면서 “국회가 나라도, 기업도 안중에 없이 표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정치집단으로 내몰렸다. 공청회는 빛을 잃었고, 국민의 조롱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침투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인데, 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때리기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단체장들의 불출석은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 회장은 특정 대기업 회장 신분이라기보다는 경제단체 회장이다. 소신발언을 했으면 국회에 와서 본인의 소신을 말하는 게 도리에 맞다.”면서 “경제단체가 왜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불출석이 잦아 지난 4월 단독으로 본회의장에 불려 나와 업무보고를 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끝내 공청회에 나타나지 않자 의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회에서는 윤상직 차관이 장관 역할을 하라.”면서 “최 장관의 지경위 출입을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여야 간사는 대기업 단체장들을 불러 따로 청문회를 개최할지 여부를 협의키로 했다. 공청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식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은 두부·떡볶이·순대와 같은 서민형 생계업종은 물론 문구·장갑·철물 등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서 “한방화장품·스팀청소기·내비게이션 등 중소기업이 어렵게 가꾼 시장에 무임승차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동반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소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불공정거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좀더 겸손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대기업과 부자들도 미국의 부자들처럼 돈을 벌게해 준 제도가 안정돼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노동위원회가 열기로 했던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는 증인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회의장에서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크레인에 전기를 끊었다. 최소한 먹을거리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말하자, 이 사장은 “내려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맞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美 연방대법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미국 연방대법원은 27일 폭력성이 짙은 비디오게임을 미성년자에게 판매·대여하는 것을 주정부가 규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팔거나 빌려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는 비디오게임 판매·대여업자에게 최고 1000달러의 벌금을 물려 왔다. 이에 대해 최근 새크라멘토 소재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수정헌법 제5조를 인용, 캘리포니아주의 해당 법률 조항이 미성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이날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찬성 7, 반대 2로 항소법원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다수의견에 동참한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주정부가 어린이를 위해로부터 보호할 합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런 권한에는 어떤 어린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판단까지 제한하는 자유재량의 권한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특히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과 같은 동화의 원작에도 폭력적인 내용이 있다.”면서 “성행위 묘사와 달리 폭력 행위 묘사에 어린이의 접근을 제한하는 전통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헨젤과 그레텔에는 주인공 아이들이 자신들을 유괴한 인물을 오븐에 밀어 넣어 죽이는 장면이 나오고, 신데렐라에서는 비둘기가 사악한 이복 누이들의 눈을 쪼는 대목이, 백설공주에서는 사악한 왕비가 뜨겁게 달궈진 신발을 신고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고 스칼리아 대법관은 지적했다. 그러나 반대의견을 낸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13살짜리 어린이가 게임 속에서 여자를 묶어 놓고 고문하면서 살해하는 내용의 비디오게임을 즐기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비디오게임 업계는 비디오게임이 서적과 영화, 음반 등 다른 표현물들과 동등한 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①아홉번째 행성 Big Island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①아홉번째 행성 Big Island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지고 단 하나만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하겠는가?’ 하와이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 그는 두말없이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Hawaii Self Driving Tour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한 여행중독자는 ‘우주의 9번째 행성’ 이야기를 했다. 자신을 ‘도로시’라고 소개한 아가씨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마법의 나라’를 떠올렸다. 하와이 무료여행의 독자 당첨자가 되어 4박5일 동안 하와이를 함께 여행한 김민수, 박민경 독자가 그들이다. 그들이 가슴 설레며 도착한 신비롭고 환상적인 섬, 하와이에서 4명의 일행은 첨단과는 거리가 먼 ‘자동차’라는 단순한 기계로 아무 걱정 없이 탐사를 마칠 수 있었다. 위성항법장치(GPS) 하나면 수천 미터 높이의 화산에서 드넓은 모래사장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누빈 3개의 섬(빅아일랜드, 마우이, 오아후) 이야기를 독자들이 직접 준비했다. ‘운전의 기술’만으로도 우주를 비행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 평생 잊을 수 없는 꿈같은 모험이 가능한 곳, 그곳이 바로 하와이였다. 취재협조 하와이 관광청 www.gohawaii.or.kr 하와이안 항공 www.hawaiianairlines.co.kr Big Island 김민수 독자의 빅아일랜드 여행기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진다면 ‘빅 아일랜드에서 하루가 주어지고 단 하나만 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하겠는가?’ 하와이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 그는 두말없이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화산이라고? 왜?’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답을 알고 가는 길은 안정적이긴 해도 별반 재미는 없지 않는가. 일단 그를 믿고, 안정보다는 재미를 찾아 빅 아일랜드에서의 여정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에디터·사진 천소현 기자 글 김민수 독자 우주의 9번째 행성에 가다 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 하와이에 있는 2곳의 국립공원 중 하나인 화산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은 힐로공항에서 11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입구를 지나는 순간 내가 탄 차는 우주를 떠도는 하나의 우주선으로 변한다. 우주선의 생명은 단, 이틀. 이틀 동안은 공원 일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일단 비지터 센터를 통해 주지해야 할 사항을 파악한 후 다시 우주선에 오른다. 비지터 센터를 떠나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스팀 벤츠(Steam Vents)다. 살짝 내려놓은 창 너머로 스며드는 자극적인 향은 일본 화산지대에서 맡아본 유황냄새다. 이곳도 아직 살아있는 화산이라는 뜻이다. 스팀 벤츠에 가까워질수록 화산의 생명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발을 타고 올라오는 뜨끈뜨끈한 열기와 마치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듯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작은 수증기 알갱이가 온몸을 감쌌다. 바닥에 살짝 손을 대어 보니 상당히 뜨거운 온도가 전해진다. 정말이지 화성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만 같다. 실제로 나사(NASA)에서 화성탐사 로봇의 시운전도 이곳에서 했다고 전해지니 지구상에서 가장 우주에 가까운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 이 모든 것들에 놀라고 있는 찰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른 사람들의 표정은 연신 웃음으로 가득하다. 빅 아일랜드에 도착하면서부터 뿌려대던 비가 멈추지 않아 내 여행의 하루도 찌푸려지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화산국립공원은 비오는 날 투어가 제격이라 한다. 적당히 시야를 가려주는 안개와 솟아오르는 수증기가 결합하여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경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행에 있어서 유독 행운아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법칙이 하와이에서도 통하고 있었다. 1 용암이 넘쳐 길을 덮어 버린 크레이터 로드 2, 3, 4 양치류가 우거진 숲에서는 금방이라도 아바타가 튀어나올 것 같다. 숲을 통과해 화산 분화구 바닥까지 내려갔다 오는 두어 시간의 트레킹은 지구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의 산책이다 불의 여신 펠레를 만나다 그저 화산에 대한 기본정보를 얻고자 찾아들어간 재거 뮤지엄(Jaggar Museum)에서 예상치 못했던 사람? 아니 신을 만났다. 대부분의 신들이 인간을 어여삐 여겨 보살핀다는 전설과는 달리 하와이를 대표하는 불의 여신 ‘펠레’는 서슬 퍼런 인상을 가졌다. 박물관 내부에는 펠레의 눈물, 머리카락도 전시되어 있는데 공기 중으로 분출된 용암이 마치 눈물처럼, 혹은 엉킨 머리카락처럼 굳어진 것이다. 자칫하다간 그녀의 성난 머리카락에 발이 붙들려 분화구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하얀 봉우리에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는 빨간 꽃잎의 레후아꽃(Lehua Blossom)도 펠레의 전설이 만들어낸 것이다. 연모하는 마음을 가진 이에게 사랑받지 못한 한 여신의 증오도 진정한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는 의미가 담긴 레후아꽃은 죽어서 이룬 사랑을 자랑하는지 새빨갛게 피어있다. 박물관 앞 전망대에서는 펠레의 궁전이라고도 불리는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Crate)’도 보인다. 할레마우마우는 분화구 안에 또 다른 분화구가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 아직 살아있는 분화구이다 보니 몇 번의 분출로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만들었다. 지금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지만 앞으로 몇 번의 분출이 더 있을지 알 수 없다. 뜨거운 용암이 잠재해 있는 곳이라 모든 것들이 죽은 것 같지만 그 뜨거움도 질긴 생명을 이길 순 없었나 보다. 122m 아래에 있는 킬라우에아 이키(Kilauea Iki)의 분화구 바닥으로 내려가는 도중 만나게 되는 양치류 숲은 화산국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광경이다. 우리에게는 고사리 정도만 알려져 있는 양치류 식물과 신기한 꽃들 덕분에 마치 영화 <아바타>의 세상에 들어온 듯하다. 떠날 시간이 다 되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용암이 길을 삼켜버렸다는 크레이터 로드(Chain of Craters Road, 편도 30km)로 내려갔다. 펠레의 저주 때문이었을까. 길게 잘 뻗은 길이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무섭게 길의 끝을 삼켜버린 용암은 검은 재가 되어 먼지로 날아다닌다. 용암이 지나간 자리는 코끼리의 피부껍질처럼 투박해 보였다.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에서는 지금도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흘러내리는 붉은 용암의 모습을 볼 수 있단다. 이렇게 흘러내리는 용암으로 인해 빅 아일랜드의 면적이 매년 넓어지고 있단다. 1 작은 마을 카일루아 코나의 파머스 마켓은 하와이언들의 일상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2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라이브 연주와 레스토랑이 해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다 3 가게 앞에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신발 모형을 설치한 새우 전문 레스토랑‘부바 검프’4 갤러리에 들러서 하와이의 자연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람냄새가 나는 카일루아 코나 Kailua Kona 넓은 자연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한켠으로는 사람냄새가 그리워진다. 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는 빅 아일랜드 코나 코스트의 중심지인 카일루아 코나(Kailua Kona)를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카일루아 코나의 해안 도로인 알리이 드라이브(Alii Drive)는 500m 정도 늘어선 해안 도로로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쇼핑점들이 밀집해 있다. 가장 좋은 점은 하와이언들의 격의 없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점. 길가의 비치발리볼 경기장에서 검게 그을린 피부의 네 남자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날렵하고 힘 좋아 보이는 젊은이 둘과 근육과 살이 적당히 섞인 장년 둘의 시합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케 하지만 이상하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겨우 자리를 옮긴 곳에서 이번에는 서커스에서나 봤음직한 커다랗고 투명한 공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신종 레포츠 기구인 조브(Zorb)다. 물을 첨벙이며 달리기 시작한 여자아이는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좀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바탕 묘기를 끝내고 나온 아이는 흠뻑 젖었지만 당당한 개선장군의 모습이다. 이 외에도 카울루아 코나에는 쉴 새 없이 귓전을 때리는 길거리 밴드들, 하와이가 아니면 볼 수 없을 산호, 벽면을 세계 지폐로 장식한 레스토랑,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 그저 그곳을 지나는 것으로도 웃음 지을 수 있는 거리들이 너무 많다. 여행의 마지막 날, 조금씩 짙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 추억도 점점 더 짙어짐을 느낀다. 1 라우나 라이 베이 호텔에서는 위험에 빠진 거북이를 구출하고 보호해 매년 바다로 방생하는 생태계보호 행사를 하고 있다 2 용암석과 화산재로 이루어진 화산 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스파는 가장 독특한 스파 시설로 세계적인 상을 휩쓸었다 3 수영강사의 클리닉과 테니스 레슨까지 가능한 종합 피트니스센터 4 세련된 디자인의 객실 내부 5 객실 앞 바다는 바로 뛰어들어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Hotel 빅아일랜드에서 꾼 48시간의 꿈 마우나 라니 베이 호텔 & 방갈로 Mauna Lani Bay Hotel and Bungalows 하와이에 있는 섬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빅 아일랜드는 그 규모에 맞게 리조트 또한 거대하다. 그렇다고 속빈 강정마냥 울림소리만 큰 것은 결코 아니다. 서쪽 해변 와이콜로아 지역에 자리한 마우나 라니 베이의 첫인상은 꾹꾹 눌러 쓴 정성스런 편지 한 통과 산뜻한 과일로 기억된다. 343개나 되는 객실에서 하룻밤 묵어 가는 손님만 수천은 넘을 텐데 이렇게 배려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큰 기쁨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리조트는 하나의 요새처럼 바깥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언제나 최상의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어쩌면 내가 이곳을 찾게 된 것은 하와이에서 만나는 또 다른 행운일지도 모른다. 마우나 라니 베이의 좋은 점은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다 사용해도 미처 다 꼽지 못할 만큼 다양하지만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 차별화된 스파시설이다. 사실 하와이의 리조트들이라면 수영장과 비치, 스파는 기본사양이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시설이라면 꺼내지도 않았을 이야기다. 마우나 라니의 스파시설은 하와이의 정기를 한곳으로 모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는 의식의 집합처와도 같아 보인다. 특히 하와이의 최고봉인 마우나케아에서 채취한 돌과 불의 여신 펠레의 숨결이 담긴 킬라우에아의 용암을 이용한 스파 프로그램은 마우나 라니만이 가진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뿐만 아니라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맞춘 해수에 몸을 담그는 아쿠아 바디 테라피(Aquatic body therapy)는 엄마의 양수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던, 가장 편안했던 상태의 태아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특별함 때문에 마우나 라니의 스파는 하와이에선 늘 베스트 대열을 선두 지휘하고 있으며 전미 대륙에서도 굴하지 않는 명성을 지니고 있나 보다. 리조트는 하룻밤 묵어 가는 단순한 숙식의 제공처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이곳 하와이에서는 저 푸른 바다에 던져 버리자. 그래야만 순도 100%의 하와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Room 리조트 343실, 두 개의 침실과 3개의 욕실을 갖춘 별장형 방갈로, 빌라형 객실 Facilities & Activities 18홀 챔피언십 골프 코스, 실내와 야외 스파 & 살롱, 카타마란 세일링, 스쿠버, 스노클링, 요가, 사이클링, 테니스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다. Location 빅아일랜드 동부의 코나 국제공항에서 37km 떨어진 북쪽 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이 12만 평방미터나 된다. 68-1400 Mauna Lani Drive, Kohala Coast, Hawaii 96743 Reservation 800-367-2323 www.maunalani.com ‘여행중독’을 앓는 여자, 김민수 독자 혼신의 힘을 다해 빅아일랜드 여행기를 써 준 김민수 독자는 스스로 ‘여행중독’이라는 치료 불가한 유전적 소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라고 말했다. ‘그 병으로 시름시름 앓았지만 결국은 세상 끝날까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즐기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 사회복지사 겸 가족상담사로 일하며 틈날 때마다 여행을 즐기는 그녀는 여행을 하면서 항상 되뇌이는 말로 “To see more of the world”를 꼽았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그곳을 향해 나가 더 많은 일을 하며 세상과 함께 살아가자’는 뜻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닉네임도 ‘moreworld’를 사용한다. 오아후와 빅아일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차분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려고 노력하는 그녀는 ‘착한 여행자’였다. Big Island(Hawaii) 허츠 렌트카를 이용하면 힐로 국제공항에서 빌려도 코나 국제공항에 반납할 수 있다 빅아일랜드는 하와이다 우리에게 ‘하와이(Hawaii)’는 5개의 섬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하와이 사람들에게 ‘하와이’는 빅 아일랜드의 공식 명칭이기도 하다. 검은 용암으로 뒤덮인 섬은 그야말로 광활하다. 네비게이터를 찾을 때에도 ‘빅아일랜드’라는 이름 대신 ‘하와이’를 찾아야 일이 쉽게 풀린다. 동쪽의 힐로, 서쪽의 카일루아 빅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의 나머지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쯤 넓지만(제주도의 8배) 대부분이 황무지인데다가 인구가 15만명밖에 되지 않아 마을도 드물다. 힐로 국제공항이 있는 동쪽의 힐로(Hilo)와 코나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서쪽의 카일루아 빌리지(Kailua Village)가 각각 빅 아일랜드의 동쪽과 서쪽을 대표하는 마을로 속소, 레스토랑, 쇼핑의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 카일루아 빌리지에서의 쇼핑 카일루아 코나에는 알리이 드라이브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마켓이 마주하고 있다. 코나 파퍼스 마켓(Farmers market, 수~일요일 오픈)이 신선한 과일들과 전통을 담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가득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을 손으로 만지며 가벼운 장난을 칠 수 있는 곳이라면 코나 인 쇼핑 빌리지(Kona inn shopping village)는 각종 레스토랑과 고가의 장식품과 보석류가 가득해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으로 기대와 선망을 가지게 하는 곳이다. Thurston Lava Tube 서스톤 동굴 화산국립공원은 하루 종일을 돌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한 곳이라서 대부분 재거 뮤지엄 정도만 보고 돌아서지만 꼭 시간을 내서 가야 할 곳으로 서스톤 동굴(Thurston Lava Tube, 800m 트레킹)을 추천한다. 500년 전 용암이 지나간 뒤 만들어진 작은 동굴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회동굴과 사뭇 다르다. 동굴은 마치 사람이 만든 것처럼 거칠 것이 없지만 자세히 보면 물고기의 뱃속에 들어온 듯 벽면이 굴곡져 있다. 화산국립공원 www.nps.gov/havo ★김민수 독자의 빅 아일랜드 드라이브팁 지평선이 보이는 퀸 카후마누 하이웨이(Queen Kaahumanu Hwy.) 미국영화에서 흔히 봐 왔던 길게 뻗은 길 너머로 보이는 지평선을 상상하며 하와이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면 빅 아일랜드 19번 도로인 퀸 카후마누 하이웨이(Queen Kaahumanu Hwy.)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잘 뻗은 이 도로는 코할라 코스트(Kohala Coast)지역을 달리는 도로로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는 럭셔리한 리조트들을 곁눈질로 바라볼 수도 있고, 화산의 흔적과 그 주변을 수놓은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메시지까지 볼 수 있는 특별한 드라이빙 코스다. 마의 고개 새들 로드(Saddle Rd.) 힐로(Hilo)에서 출발하여 리조트가 줄지어 있는 코할라 코스트로 오는 방법은 19번 도로를 타거나 200번 도로 ‘새들 로드(Saddle Rd.)’를 타야 한다. 둘 다 100마일(150km 이상) 이상 되는 곳이라 지루한 운전길이지만 특히 새들 로드는 빅 아일랜드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로 ‘마의 고개’라고도 불리니 운전을 하게 된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새들 로드는 렌터카 보험에서도 제외되는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길섶에서] 패셔니스타/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지하철에서 만난 한 할머니를 보고 또 본 이유는 나이를 초월한 놀라운 패션 감각 때문이다. 청바지에 체크 셔츠를 입었는데 안에 하얀 면티까지 멋스럽게 받쳐 입었다. 신발은 요즘 유행하는 스니커즈, 등에는 백팩까지 멨다. 반짝이는 영어가 씌어진 모자는 그중 압권이다. 얼마 전 만난 한 공직자도 패션모델 뺨친다. 잔잔한 체크 셔츠에 굵직한 격자 무늬의 마 재킷이 근사하다. 면바지 아래 살짝 보이는 구두도 흔히 만날 수 없는 멋진 브라운 빛이다. 더욱 눈에 띈 것은 웬만해선 남자들이 들지 않는 작은 가죽 손가방. 스마트폰과 지갑 등 소지품을 넣어 다닌다고 한다. ‘패션 종결자’가 따로 없다. 요즘 길거리에서 이런 패셔니스타들을 종종 본다. 보는 눈이 즐겁고 마음도 환해진다. 옷 잘 입는 그들이 자기 관리도 잘하지 싶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멋내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게다가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면 옷 입는 데 그리 공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패션도 능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최고의 사랑’ 속 ‘구애정 패션’ 만든 박승건의 패션리더 제안

    ‘최고의 사랑’ 속 ‘구애정 패션’ 만든 박승건의 패션리더 제안

     “동대문시장에 갔더니 온통 ‘푸쉬버튼’을 베낀 제품에 ‘구애정 사진’으로 도배돼 있더군요. 처음에는 가슴이 뛰고 어쩔 줄 모르겠더니 나중에는 허탈해서 웃음만 나왔어요.”  화제 속에 23일 막을 내리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일명 ‘구애정 패션’으로 뜬 ‘푸쉬버튼’ 디자이너 박승건(36)씨. 하트 모양 주머니가 달린 셔츠, 빨간 레이스 장식이 붙은 흰색 긴 원피스, 서스펜더(멜빵)를 뗐다 붙일 수 있는 바지 등 귀엽고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푸쉬버튼’의 옷은 ‘구질구질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을 연기한 공효진과 만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 입으면 아류 못 벗어나”  22일 서울 한남동 작업실에서 만난 박씨는 버버리·클로에 등 해외 명품 스타일에 꽂혔던 동대문이 자신의 카피 작품으로 뒤덮인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가 2003년 선보인 ‘푸쉬버튼’은 외국에서 먼저 인정받아 해외 판매량이 더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다. 2007년 프랑스에서 열린 전시회 ‘후즈 넥스트’ 참여로 시작된 해외 진출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덴마크에서도 ‘푸쉬버튼’ 옷을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다.  특히 미국 뉴욕의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인 ‘픽시마켓’은 나중에 옷을 받고 입금부터 먼저 할 정도로 그의 옷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앞섰지만 ‘구애정 패션’의 인기몰이로 그 순서가 역전될 전망이다.  ‘최고의 사랑’이 방송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홈쇼핑에서 방송 9분 만에 1500여벌의 옷이 모두 매진돼 일찌감치 ‘대박’을 예고하기도 했다. 마돈나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은 ‘푸쉬버튼’이란 이름은 단추를 누르고 우리가 만든 패션의 세계로 들어오란 뜻이다.  박씨는 공효진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입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옷은 입어 본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일단 많이 입어 보라.”고 조언했다. 소비를 조장하는 게 아니라 여러 스타일의 옷을 입어 보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찾아내란 것이다.  “공효진과 똑같이 입으면 아류가 될 수밖에 없어요. 패션은 도전입니다. 똑똑하고 현명하게 자신의 장점을 살려 멋스럽게 섞어 입는 능력을 키워야 해요.” ●가수·모델·스타일리스트 등 거쳐  패션에 대한 감각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다. ‘김민제 아동복’의 색깔을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다. 어머니가 양장점을 한 영향도 컸다. 시대복장학원을 다니며 디자인 공부를 했다.  하지만 나이 서른에 ‘푸쉬버튼’을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1994년에는 댄스 가수로 1집 앨범도 냈다. 그래도 방송보다는 무대 장치와 패션, 뮤직비디오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후 모델, 작가, 스타일리스트로도 일했다.  지금은 신발 디자인도 같이 하는 ‘푸쉬버튼’의 뮤즈(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 공효진과의 인연은 박씨가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 시작됐다. 아무런 조건이나 이해 관계없이 공효진은 ‘푸쉬버튼’의 옷을 입었지만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브랜드가 소위 ‘뜨자’ 박씨는 양가적(兩價的) 감정을 밝혔다.  “10년 가까이 옷을 만들어 왔는데 ‘푸쉬버튼=공효진’이 돼 버렸어요. 우린 옷을 만들고 효진이는 우리 옷이 맘에 들었을 뿐인데.”  스타 마케팅으로 브랜드가 인정받은 것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축제 같은 옷 만들 터”  그가 추구하는 목표는 ‘축제 같은 옷’이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지만 박씨는 패션의 중심인 뉴욕에 매장을 내고 쇼를 하는 것보다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하는 유토피아’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이 많다.  당장 올가을에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에 세 번째로 참여한다. 국내 최고의 편집매장으로 평가받는 꼬르소꼬모와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푸쉬버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것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직원들과 일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단다.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꿰뚫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확보한 박씨는 분명 ‘패션 한류’를 이끄는 젊은 선두주자 중 한사람이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서비스지점, 베트남서 ‘사랑의 운동회’

    아시아나항공 인천공항서비스지점, 베트남서 ‘사랑의 운동회’

    아시아나항공 인천국제공항서비스지점 직원들이 22일 베트남의 한 학교에서 ‘사랑의 운동회’를 열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 지점 직원 11명은 이날 하노이 인근 탕와이현의 방밍초등학교를 방문해 한국식 운동회를 열었다. 줄다리기, 큰공굴리기 등과 같은 놀이를 통해 베트남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 체험의 기회를 선사했다. 직원들은 미리 숙지한 베트남어로 학생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지난달 모금한 115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구입한 300개의 신발과 티셔츠, 각종 교재 등을 전달했다. 한편 아시아나 인천국제공항서비스지점은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 크데이룬을 방문, 현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직접 ‘사랑의 책가방’을 전달하는 등 취항지 중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역 일자리 우리 힘으로] (5) 부산 ‘사회적’ 주식회사 ‘갑피두레’

    [지역 일자리 우리 힘으로] (5) 부산 ‘사회적’ 주식회사 ‘갑피두레’

    1980년대 부산시는 노동집약적인 신발공장의 집산지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 인건비가 싼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신발공장이 옮겨 가자 일자리도 사라져 갔다. 대신 들어선 첨단산업은 일자리 유발효과가 크지 않았고 그마저 취약계층에는 접근할 수 없는 고급 일자리였다. 없어져 가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산시와 고용노동부가 사양산업인 신발공장을 되살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21일 찾은 부산시 사상구 사상공단에 위치한 ㈜갑피두레는 지난 3월 23일에 설립돼 3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미 27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뒀다. 올해 말까지 직원수를 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은 신발의 ‘갑피’를 만든다. 갑피는 신발에서 밑창을 제외한 윗부분으로 여러개의 안창과 겉창 재료 조각을 재봉틀을 이용해 결합해 만든다. 섬세한 곡선 박음질이 많아 기계로는 할수 없다. 따라서 인건비가 싼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제작해 들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국가의 인건비도 오르면서 갑피 단가가 3달러 50센트(약 3800원)까지 올랐다. 우리나라 공장의 단가는 4000~4500원으로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국내 제작이 유리한 시점이 된 셈이다. 사금희(53·여) 갑피두레 대표이사는 “국내 갑피의 높은 품질 덕분에 고급 신발 업체들이 부산으로 돌아오고 있으나 기능공들이 다 자취를 감춘 상태라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갑피두레는 부산시에서 공장 임대료 2000만원, 고용부에서 직업훈련 비용 8000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대표이사를 포함해 관리직 직원 3명이 주식을 보유한 주식회사다. 사회적 기업들이 책임자가 없어 경쟁에서 뒤쳐지는 부분을 보완하려는 의도다. 반면 높은 고용창출효과와 이익의 30%를 지역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점은 사회적 기업과 마찬가지다. 아직은 직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기에 바쁘다. 4월에는 3500만원, 5월에는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1인당 일하는 시간과 기능에 따라 80만~150만원의 월급을 주고 있다. 직원중 20명은 퇴직기능인인 갑피기능공협회 회원들이다. 따라서 ‘마을기업’과 비슷하게 가족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원하면 나이와 관계없이 일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기술을 가진 협회가 기업으로 변모했기 때문에 ‘마을기업’과 달리 전문성이 강하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일감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예전의 거래 관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주로 이주여성을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7명을 고용했고 하반기에 교육시켜 채용할 20여명도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찾고 있다. 2007년 우리나라에 온 김띠엔(35·여)씨는 “이곳에서는 차별이 전혀 없다.”면서 “한달에 9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 내 일도 갖고 생활도 나아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물론 갑피두레가 장기적으로 정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동집약적인 다른 산업들도 발굴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이 사업을 총괄한 김종한 부산고용촉진지구 사업단장(경성대 교수)은 “틈새일자리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이미 올해 고용창출 목표인 25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유한부인 사로잡겠다” ‘데레쿠니’ 내놓은 정구호 디자이너

    ‘커다란 진주 목걸이에 잔주름이 들어간 블라우스, 흰 트위드 재킷을 걸친 유한부인이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하녀는 포크를 가지런히 식탁보 위에 정리한다.’ 40~50대 중년 여성들을 겨냥해 1년여간 준비한 새 브랜드 ‘데레쿠니’를 내놓은 정구호(49) 제일모직 전무가 패션쇼 대신 만든 짧은 단편영화의 내용이다. 정 전무는 21일 “2년 전 수입 브랜드밖에 없어 불모지로 여겨졌던 시니어 여성복 군에 ‘르베이지’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엔 좀 더 여성스럽고 대중적인 옷인 ‘데레쿠니’로 ‘루비족’이라 불리는 중년 여성복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레쿠니’는 흔히 명품이라 불리는 유럽의 패션 브랜드와 비교해 감성적으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에다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정 전무의 얘기다. 중년 여성들이 선호하는 가방과 신발, 보석류 등 잡화 비중도 전체 제품 구성의 30%를 차지한다. 치마는 30만~50만원, 가방은 40만~120만원대로 책정됐다. 황금색 로고에 파스텔 색조의 옷을 주로 선보인 ‘데레쿠니’의 목표는 중국의 ‘유한부인’들이다. 내년 가을쯤 중국 백화점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특파원 칼럼] 태극기와 성조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태극기와 성조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태극기를 밟고 찍은 사진이 한국에서 논란이 된 모양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둘로 갈려 있었다.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태극기를 짓밟다니, 대한민국을 떠나라.”라는 비난과 “별걸 다 트집 잡는다. 그럼 태극기를 엉덩이에 두르는 것은 괜찮으냐.”라는 두둔이 드잡이하고 있었다. 내 알량한 분석력을 총동원해 판단하건대, 한 전 총리가 고의로 태극기를 밟은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아마도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의식하느라,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석에 헌화하느라 태극기에 신경을 쓰지 못한 듯하다. 정말 작심하고 모독하고 싶었다면 굳이 신발을 벗고 태극기 위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적어도 잠재의식 속에서라도 그가 태극기를 무시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태극기를 밟거나 엉덩이로 깔고 앉았더라도 실수로 봐줄 수 있지만, 한 전 총리는 통혁당 사건으로 복역했던 전력으로 미뤄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잠재의식 속에 정말 ‘태극기 무시’가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의 모습에서 태극기에 대한 극진한 애정이 묻어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극진한’이라 함은 부모님 영정만큼, 아니면 자신이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의 영정만큼 끔찍이 위한다는 의미다. 만약 그랬다면 아무리 경황이 없더라도 태극기에 발을 올려놓는 일은 저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어떤가. 고백하건대, 나 역시 태극기를 극진히 예우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경일에는 ‘애국심을 꼭 표현해야 맛인가.’라는 자의적 논리로 국기 게양의 귀찮음을 합리화했고, 평소 태극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촌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월드컵 응원할 때나 돼서야 맘 떠난 애인 손잡듯 찾는 게 태극기였다. 왜 그랬을까 ‘분석’해 보니 과거 군사정부 시절 강요된 애국심에 대한 무의식적 반발심리였던 것 같다. 그때는 길을 걷다가 저녁 무렵 애국가가 울리면 그 자리에 부동자세로 서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를 웅얼거리던 시대였다. 민주주의도 자라고 나도 자랐지만, 태극기에 대한 나의 정서는 유년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나는 미국에 와서 ‘개과천선’했다. 미국 국민의 성조기 사랑은 가히 설화적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공사장 타워크레인 꼭대기에 성조기를 꽂아놓고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중고차 판매장에 진열된 수백대의 차 하나하나에 성조기가 붙어 있는 모습도 봤다. 이러니 미국에서는 따로 국경일에 국기를 내걸라고 계도할 필요가 없다. 미국인의 이런 태도는 세계 최강대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일류대학, 일류직장에 다니면 자랑하고 싶은 심리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성조기 사랑은 불온한 파시즘이나 유치한 우상숭배가 아니라, 국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끌어올림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유쾌한 ‘퍼포먼스’인 셈이다. 삼류대학, 삼류직장에 다닌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지는 것처럼 삼류국가 국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국기를 자랑스러워할 수 없다. 성조기를 자랑스러워하는 미국 공사장 노동자가 태극기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한국의 화이트칼라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국기 홀대는 자신을 홀대하는 것이고 국기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인 것이다. 만약 북한 인공기를 너무 흠모한 나머지 태극기에 정이 안 가는 분이 정말 있다면, 그 마음 씀이 너무 박절하다고 말하고 싶다. 태극기는 남북이 분단되기 훨씬 전부터 우리와 가시밭길을 함께한 ‘겨레의 조강지처’이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혈서를 받은 것도 태극기였고, 유관순 누나가 아우내장터에서 손에 들었던 것도 태극기였다. 지난주에는 프랑스의 한류팬들이 우리보다 더 열렬하게 태극기를 흔들었다. carlos@seoul.co.kr
  • [서울플러스] 구립 어린이집연합 알뜰바자회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17일 구립어린이집연합회 알뜰바자회를 구청 광장·대강당에서 연다. 어린이집 30곳의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해 어린이 재롱잔치와 물품교환 및 판매, 먹을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곁들인다. 재활용이 가능한 의류, 신발, 완구, 서적, 문구류 등이 선보인다. 수익금은 장학금과 이웃돕기 성금으로 쓴다. 가정복지과 731-1845.
  • 장마철 톡톡 튀는 신제품…뽀송뽀송한 장마철을 부탁해

    장마철 톡톡 튀는 신제품…뽀송뽀송한 장마철을 부탁해

    올해 장마는 유례없이 길고 더 독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후변화 탓에 우산만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폭탄’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장마철은 또 하나의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축축한 장마철을 보송보송 산뜻하게 건너뛰게 해준다며 업체들은 장마철 용품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높은 인기를 확인한 장화와 서서히 한 세트 개념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우비 제품의 활약이 남다르다. 골프브랜드 엘로드가 장마철을 겨냥해 내놓은 ‘트레블 레인웨어’의 인기는 업체도 놀랄 정도다. 3가지 스타일로 출시된 우비는 비올 때뿐 아니라 평상시 바람막이 점퍼로 입을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여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것. 본격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판매율 80% 이상으로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는 남성 직장인들에게 어울리는 화려한 색감의 체크 문양 우비를 내놓아 남성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비가 오지 않을 때 접어서 넣을 수 있는 주머니를 세트로 구성해 수납과 휴대를 간편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가 출시한 ‘컴포트 레인코트’는 특수 처리를 통해 방수 기능은 높이고 땀을 배출하는 기능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모든 봉재선을 특수 테이프로 마감해 빗물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점을 자랑한다. 쏟아지는 장맛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산뜻하게 건너뛰게 해주는 일등공신으로 장화가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인기를 확인한 업체들은 매출 호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쟁하듯 멋스럽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금강제화 상품팀 방병길 과장은 “전년 레인부츠 판매율이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어 올해는 디자인 가짓수와 수량을 2배 이상 확대했다.”며 “일찍부터 내린 비로 지금까지 레인부츠 판매량이 전년보다 2.5배 늘었다.”고 말했다. 금강제화는 에스쁘렌도는 정장 차림에도 어울리게 굽이 있는 장화를 선보였다. 굽이 거의 없는 장화 일색인 가운데 나온 하이힐과 웨지 스타일 장화는 이미 장화를 장만한 여심까지도 혼란스럽게 만들 만하다. 편한 신발의 대명사가 된 크록스의 여성용 장화 ‘크록밴드 존트 애니멀 웨이브’는 산뜻한 색상과 깜찍한 문양으로 승부를 걸었다. 레몬색과 하늘색이 섞인 바탕색에 독특한 동물 문양을 새겨 넣어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들을 노렸다. 습한 계절 눅눅한 신발 속 처리가 고민이다. LG생활건강은 이를 위해 신발 탈취제 ‘Mr.홈스타 신발을 부탁해’를 선보였다. 구두, 운동화 등 신발 내부에 적당량을 분사한 뒤 건조하면 무좀균,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유해 세균을 99.9% 살균해 주는 제품이다. 내 몸은 물론 주변 환경도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제품들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온라인몰 G마켓(www.gmarket.co.kr)에서 최근 2주(6월 1~14일)간 제습기 판매량이 전월 대비 2.5배 늘어난 것. 책상에 놓고 쓰는 개인용 제습기 ‘에어퓨리어 제습기’(8만 3200원)와 가정용으로 크기가 작아 공간 활용이 좋은 소형 제습기 ‘알파 습기제거기’(3만 9500원)는 눅눅한 장마철 통풍이 잘 안 되는 좁은 실내 공간을 보송보송하게 만들어 줄 제품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이색 땀방지 제품도 눈길을 끈다. 겨드랑이에 밀착시키면 땀을 흡수해 주는 ‘겨드랑이 패드’(3만 5000원), 습도가 조절돼 땀 흡수뿐 아니라 냄새까지 잡아 주는 ‘조습군 땀방석’(4만 2000원)이 새로운 관심 제품으로 떠올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한쪽 팔로 장애인 구두 만드는 장애인

    한쪽 팔로 장애인 구두 만드는 장애인

    “정말 이 일 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17년의 세월을 이렇듯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세창정형제화연구소의 남궁정부(71) 소장은 12살 때부터 구두 만드는 일을 해오며 수제화 제작으로 일가를 이뤘다. 그러다 지난 1995년에 지하철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 구두장이로서 가장 중요한 팔을 잃어 낙심하던 그는 우연히 장애인 구두를 만들어보라는 권유를 받고 이 길에 뛰어들었다. 장애아들의 교정용 구두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한 팔로 작업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데 5년이 걸렸다. 지금은 당뇨로 발의 일부를 잘라낸 사람, 뇌병변 장애자, 평발이나 류머티즘 환자 등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구두’를 만들어 건네는 일을 하고 있다. 남궁 소장은 17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오른팔이 없는 게 아니라 오른팔만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하며 시작한 일이 어느덧 17년이 됐다.”며 “전국 각지는 물론, 멀리 외국에서까지 손님이 찾아오고 고객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편지나 특산품, 선물 등을 보내올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애인 구두는 장애나 기형의 정도와 형태에 맞춰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생산량도 많지 않고 작업도 더디다. 직원 17명이 일하는 이 연구소에서 하루에 만들 수 있는 구두는 12켤레뿐이다. 남궁 소장은 “처음엔 아내가 식당일을 해서 번 돈과 남에게 빌린 돈으로 생계도 꾸리고 직원들 월급도 주느라 힘들기 짝이 없었다.”며 “지금도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지만 돈보다 보람 때문에라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구두는 모두 7만 켤레로 추정된다. 그의 손길이 닿은 신발이 있어 뇌병변으로 걷기 힘들었던 소녀가 웨딩마치를 할 수 있었고, 기형적으로 발이 커 단 한 번도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는 사내에게 걷는 기쁨을 선사할 수도 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장애인에게 구두 제작 기술을 가르쳐 자립하게 하는 양성소를 만들고 싶지만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한 뒤 “장애인이 구입하는 신발에 대한 의료보험 혜택이 2년에 한 켤레밖에 되지 않는데 ‘1년에 한 켤레’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대학등록금 논란 어디까지, 박홍기 논설위원이 제시하는 해법, 신선한 제안이 정책으로, ‘하늘 위의 특급호텔’ 타 보니, 조은지 기자의 국가대표 훈련 한 달, 진경호의 시사 콕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안창호 선생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 헌액

    안창호 선생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 헌액

    도산 안창호 선생이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킹 센터 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동상 건립도 추진된다. 흥사단 미 동남부 지부(지부장 이무선)는 안창호 선생이 애틀랜타 시내 킹 센터 내에 세계 인권 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인 최초로 헌액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흥사단은 지난달 애틀랜타 시내에서 명예의 전당을 운영·관리하는 트럼펫 어워즈 재단의 제노나 클레이턴 회장을 만나 안창호 선생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하고, 동상건립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이날 밝혔다. 흥사단 동남부 지부의 이강공 대외협력위원장은 “도산 선생의 신발을 본뜬 발자국이 명예의 전당에 새겨지며, 기념행사는 내년 1월 6일 마틴 루터 킹 기념일에 킹 센터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인권 명예의 전당은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 등 인권운동을 위해 앞장 선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1994년 설치됐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흑인 인권운동가인 로사 파크 여사 등이 전당에 입성해 있다. 인권 명예의 전당은 미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애틀랜타시내 킹 목사 유적지에 위치해 있다. 흥사단은 또 안창호 선생의 동상을 킹 센터내에 있는 마하트마 간디 동상 옆에 건립하기로 구두합의를 하고, 2013년 5월 13일 흥사단 창립 100주년에 맞춰 동상 제막식을 한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 위원장은 “도산 선생의 동상을 킹 센터에 건립키로 클레이턴 회장과 구두협약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빈민 代母’ 강명순의원 지적이 백 번 옳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이 그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값 등록금과 관련한 여야의 경쟁적인 포퓰리즘을 비판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35년간 빈민운동을 했고,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빈민 대모(代母)로 통하는 강 의원은 “가난한 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신생아를 버리는 게 대한민국 빈곤층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돈이 없어 급식예산을 지원받는 청소년은 137만명이나 되는데 표(票) 없는 137만명은 (정치인 눈에)보이지 않고 표 있는 대학생들만 보이느냐.”고 꼬집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시급한 게 있는 법이다. 물론 대학 등록금은 낮춰야 한다. 대학이 낭비 요인을 없애 등록금을 낮추고, 장학금을 늘려야 하는 것은 절실하다. 그래도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빈곤한 청소년들보다는 사정이 괜찮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대학 등록금을 일률적으로 반값으로 낮춰줄 게 아니라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들을 위해 쓰는 게 더 급하다. 가난한 아이들이 와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하는 지역아동센터가 전국에 3690곳이 있다. 강 의원은 “지역아동센터에는 아이들이 구멍 난 신발을 신고 오고 가방도 기워서 쓴다. 이런 아이들이 무슨 미래를 그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연간 3조~4조원이 필요하지만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들을 위한 예산은 연간 1조원이 안 된다. 강 의원의 얘기는 구구절절 옳다. 그는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도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강 의원만의 개탄은 아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만의 얘기는 아니다. 국가의 한정된 예산은 생각하지도 않고 정치인들은 포퓰리즘만 쏟아내고 있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세비(歲費)도 줄이자는 양심적인 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정치인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은 강 의원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 감사원 감사관마저…

    구제역 관련 자치단체 감사에 나선 감사원 감사관들이 강원 화천군 공무원들과 식사와 술을 함께하고 노래방까지 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속 이사인 도류스님은 15일 감사원 직원들이 화천군 감사 첫날 공무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2차로 함께 노래방에 가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10일 구제역 대리근무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한 감사관 3명은 첫날 저녁 화천군 공무원 3명과 함께 고깃집에서 식사를 한 데 이어 인근에 있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한 시간 동안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식사 비용 21만원은 감사원 측에서 냈으나 노래방 비용 4만 5000원은 화천군이 부담했다고 감사원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비용이 많고 적음을 떠나 엄정한 공무를 집행하러 간 감사관들이 감사 첫날부터 피감기관 직원들과 술과 노래로 어울린 것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직접 감사를 하는 부서와 밥을 먹어서는 안 되지만 감사 관련 유관부서는 업무와 관련이 있어 우리가 밥값을 내는 식으로 함께하는 경우가 있다.”며 “참외밭에서는 신발끈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노래방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동성애인과 도망친 남편” 中최악의 결혼식 포착

    “동성애인과 도망친 남편” 中최악의 결혼식 포착

    결혼식 당일에 새로운 사랑을 찾아 도망을 치는 건 신부만이 아닌가보다. 영화 속 단골장면을 연상케 하는 황당한 결혼식 소동이 중국에서 벌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촬영된 30여 초의 영상이 하루만에 200만 건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이 영상에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정체불명의 젊은 남성과 격렬하게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애인과 도망친 남편’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턱시도를 차려입은 신랑은 두 사람의 사이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한 예비부부의 결혼식에 남편의 애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찾아오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흥분한 신부는 “다시는 연락하지 말고 찾아오지도 말라.”며 이 남성에게 소리를 질렀다. 둘은 삿대질까지 하며 언쟁을 벌여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급기야 싸우던 남성이 예비신랑의 손을 잡고 도망을 쳤고, 신부는 신발이 벗겨진 채로 이들을 추격하면서 영상은 끝이 났다. 이 영상이 찍힌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신원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결혼식장 앞에서 한 남성이 예비부부의 앞을 가로막더니 다짜고짜 ‘이 결혼은 무효’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소동은 ‘중국에서 벌어진 최악의 결혼식 소동’으로 회자됐다. 네티즌들은 “영화보다 더욱 영화같은 이들의 삼각관계가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책꽂이]

    ●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다니엘 호웰 지음, 성기홍 옮김, 청림라이프 펴냄) 맨발로 걸으라고 재촉한다. 누가? ‘걷기 박사’가. 성기홍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본부장이 옮긴 책이지만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가장 예민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오묘한 발의 건강학이다. 인간의 몸에 있는 206개의 뼈 중 52개가 발에 몰려 있다. 책은 가장 예민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오묘한 발의 신비와 발 건강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제시한다. 1만 2000원. ●캠핑 유럽(글 성연재, 그리고책 펴냄)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유럽은 배낭여행 필수코스였다. 이제는 시들해진 감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요즘 대세로 떠오른 ‘캠핑’을 덧붙인다면? 진정한 자유 여행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불현듯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영혼이 자유로운 이들을 위한 여행정보서다.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6개국 자동차 캠핑 투어의 기록이다. 멋진 사진집이기도 하다. 1만 3000원.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김도경 지음, 현암사 펴냄) 한국 사회의 주거 형태는 20여년 전부터 비둘기집 같은 아파트로 급격히 바뀌었다. 물질적 편안함에 취해 우리의 전통 가옥에 켜켜이 쌓인 인간의 지혜와 자연과의 공존 철학, 구조에 들어간 엄정한 과학 등을 놓쳤다. 25년의 강단 경험과 10여년의 현장 경험을 겸비한 저자가 720여장의 사진과 500여장의 건축 평면도 등으로 입체적이면서도 생생하게 전통 건축물에 담긴 미적 성취를 보여준다. 3만 5000원.
  • 13세 소년 피살… ‘시리아의 봄’ 씨앗 될까

    13세 소년 피살… ‘시리아의 봄’ 씨앗 될까

    13살 소년 함자 알카티브의 주검이 잦아들던 시리아의 민주화 열기에 다시 불을 지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시위대 간의 첫 유혈 충돌이 발생한 데 이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다급한 시리아 정부가 부랴부랴 유화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에서 13살배기 함자가 실종된 날은 지난 4월 29일. 정부군에게 목숨을 잃은 사촌을 대신해 시위에 뛰어들었던 함자는 그러나 한 달 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몸에는 손과 막대기, 신발 등으로 구타당한 흔적이 역력했고 성기도 잘려 나가 있었다. 정부는 함자의 가족에게 ‘침묵’을 대가로 시신을 직접 건넸다. 유엔 아동기구인 유니세프(UNICEF)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고문으로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결국 일은 터졌다. 정부에 대항해 무장을 시작한 시민들과 정부군의 첫 충돌이 발생했다. 30일 탈비세흐와 라스탄 지역 주민들이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 등으로 무장, 강경 진압을 가하는 정부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이젠 시리아의 시위가 리비아처럼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시리아 정부는 다급해졌다. 알아사드 정권은 유화책 카드를 내밀었다. 아동 고문과 관련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정치범의 사면과 국민적 대화 기구를 만들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시리아의 관영 뉴스통신 사나(SANA)는 “대통령이 활동을 금지한 무슬림형제단을 포함, 정치범들을 석방하는 사면을 명령했다.”면서 “전 국민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위원회를 이틀 내에 만들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응은 회의적이다. AFP통신은 “반정부 시위대들은 유화책의 규모가 너무 작고 뒤늦은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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