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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있는 볼링공의 무게는 다르다. 몸무게의 10분의 1 정도 되는 볼링공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완력에 자신이 있다면 더 무거운 공도 괜찮다. 볼이 무거울수록 흔들림은 적고, 파괴력은 더 커진다. 오빠는 자신의 체중에 비해 다소 무거운 공을 사용하곤 했다. 그 16파운드짜리 볼링공이 65킬로그램밖에 되지 않는 오빠에게 실제로 버거웠는지, 아니면 적절한 무게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오빠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되돌려 보았다. 유튜브 검색 창에서 오빠의 이름과 ‘볼링’이라는 단어를 함께 치면 열 개가 넘는 동영상이 뜬다. Y시장배 아마추어 볼링 대회의 결승전 영상, 그리고 형식이 ‘제일볼링장’이라는 태그를 달아 업로드한 짧은 영상들로, 대부분 볼링공을 던지고 있는 오빠의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따금 스트라이크를 치고 나면, 뒤로 돌아 허공을 향해 두 주먹을 내지르며 기뻐하는 모습이 짤막하게 잡히기도 했다.  기차가 속도를 줄이자 차창 밖으로 눈에 익은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커다란 모형 볼링핀을 지붕 위에 얹은 ‘제일볼링장’ 간판도 보였다. 나는 객차의 출입문을 향해 트렁크 바퀴를 천천히 굴리며 걸어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낡고 찌든 구두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오래된 구두로, 십여 년 전 그를 쫓아낸 오빠가 아버지의 외투와 함께 마당으로 내던졌던 그 구두였다. 앞코가 해지고, 뒤꿈치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낡은 갈색 구두의 원래 모습이 얼마나 날렵했는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당신은 아바이도 아이다.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만 우리 둘 다 제 명에 몬 삽니데이. 살아생전에 서로 보는 일 없도록 하입시더!” 오빠는 커다란 전정가위를 손에 든 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내가 있는 한, 이 집에 그 종자가 발을 디디 놓는 일은 없을 끼다. 엄마도 맞고 산 세월은 이제 잊으이소. 열일곱 살의 오빠는 짐짓 근엄하게 말했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한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던 오빠의 말은 그대로 지켜진 셈이다. 하지만 오빠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아버지는 십 년 만에 나타나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티 바람으로 거실에 선 채로 나를 맞고 있었다. 닳을 대로 닳은 구두만큼이나 아버지의 몰골은 비참했다. 몸피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정수리의 머리카락은 다 빠져 휑뎅그렁했다. 게다가 새카만 피부와 깡마른 팔다리, 그리고 볼록한 배는 아프리카의 기아를 연상시켰다. 기세등등했던 예전의 모습을 모두 잃어버린 채 젓가락 같은 팔로 러닝셔츠 안의 배를 긁고 있는 그의 모습에 나는 흠칫 놀라 한 걸음 물러섰다.  “왔나? 밥은? 너거 엄마는 밭에 갔다. 덥은데 어서 들와서 선풍기 바람 쫌 쐐라.” 약간 새된 소리가 섞인 음성은 그대로였다. 방금 학교에서 돌아온 딸을 맞는 듯 다정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아버지는 이 집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이 없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내한테도, 거…걸리가 있다 카더라. 나도 다 들었는 말이 있다.” “걸리고, 권리고 간에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없어요. 이게 어떤 집인데!” 나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고 저벅저벅 걸어서 현관과 맞닿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내 방이었다. 고향을 떠나고 나서야 갖게 된 내 방. 그가 방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신발조차 벗지 않고 현관에 서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현관에 놓인 그의 구두를 집어 들어 마당으로 던져 버렸다.  냉장고에는 자양강장제 열 병이 두 개씩 나란히 줄을 지은 채 놓여 있었다. 각성 효과가 있다는 자양강장제를 물처럼 마시던 오빠가 세상을 뜬 지도 이 년이 지났지만, 엄마는 냉장실 가장 잘 보이는 선반에 갈색 병에 담긴 드링크를 열 병씩 정리해 놓는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다. 오빠는 매일 아침 자양강장제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젊은 날의 선택’이라는 광고로 유명한 노란색 드링크제를 양쪽 점퍼 주머니에 불룩하게 넣은 채로 출근하던 그의 뒷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사고가 났던 날, 오빠가 몰던 트럭 조수석 바닥에는 빈 드링크제 병이 스무 개 남짓 뒹굴고 있었다. 오빠는 졸릴 때마다 자양강장제를 마시면 힘이 난다고 했다. 오빠는 자주 졸려했고, 늘 피곤해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깜박깜박하는 일이 잦아서 소변을 본 후 변기 커버를 위로 젖혀 놓고 물도 내리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그냥 나오는 일이 허다했다. 나는 그를 대신해 물을 내리면서 자양강장 드링크제처럼 샛노란 오빠의 오줌이, 거품을 일으키며 변기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오빠 방에 들고 온 짐을 풀었다. 책상에 놓인 액자 속 오빠는 머리카락을 노랗게 탈색한 채 경직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유분방한 헤어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게 심각한 표정을 담은 이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줄은 몰랐다. 사진 액자 옆에는 두 개의 볼링핀이 놓여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볼링핀 모양의 트로피다. 한 개는 2.0리터짜리 생수 병 크기 정도로 크고, 나머지 하나는 막걸리 병만 했다. 오빠가 냉장 트럭에 가득 싣고 다니던 막걸리 말이다. 오빠는 이 지역에서 소문난 아마추어 볼링 선수였다. 그와 한판 붙기 위해 인근의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 이곳까지 원정을 오기도 했었다는 건 오빠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빈소에서 문상객들이 늘어놓는 오빠의 무용담을, 나는 상복을 입고 빈청에 앉아 참담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오빠의 사인은 졸음 운전이 불러일으킨 사고로 인한 심박정지였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IC 인근에서 서울 방면으로 시속 130㎞로 달리던 K주류회사의 냉장 트럭이 오전 6시 40분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는 보도가 전파를 탈 만큼 큰 사고였다, 새벽부터 출근해 냉장 트럭을 몰고 전국 각지로 막걸리를 배달하다가 사고를 당했으므로 그의 죽음은 당연히 업무상 재해에 해당했다. 사고 전날에도 오빠는 새벽 4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했고, 사고 당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출근했다. 그러나 회사는 오빠가 죽기 전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쳤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나는 엄마에게 절대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합의서 따위에 도장을 찍어 주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힘주어 말했다. 엄마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오빠의 회사 사람들이 찾아와 현란하게 혀를 휘두를 때에도 엄마가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엄마의 곁을 지켰다. 문도 열어 줘서는 안 된다는 회사 사람들을 집에 들이고, 오빠가 즐겨 마시던 드링크제를 그들에게 내놓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오빠가 그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치지 않았더라면…. 회사는 이런 가정을 내놓고 우리를 괴롭혔다. 과한 취미생활이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나는 오빠를 대신해 회사와 싸웠다. 회사의 주장이 말도 되지 않는 것이라 강변하면서도 새로운 가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괴로웠다. 그날 아침 내가 오빠에게 전화라도 한 통 했더라면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오빠가 그날 새벽에 뜨거운 국과 밥을 먹고 나간 것이 오히려 졸음 운전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을까. 엄마는 싫다는 오빠에게 한사코 아침을 먹여 보낸 것을 후회했다. 만약 내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 한 학기 등록금은 당시 식구들이 살던 고향집의 연세(年貰)보다 비쌌다. 머릿속에서 새로운 가정이 하나씩 튀어나올 때마다 커다란 대바늘이 심장을 깊게 찔러 대는 느낌이었다. 오빠의 죽음을 곱씹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가정들과 후회는 바늘 끝처럼 날카롭고 좁았다가 때로는 큰 파도처럼 밀려와 삶 전체를 부정하고 휘저어 버렸다. 아버지가 반듯한 가장이었다면, 엄마가 좀 더 야무지게 우리 남매를 건사할 줄 알았더라면, 오빠는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장례식장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위로의 말은 엄마에게 잘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웃들과 몇 안 되는 친척들은 동공이 초점을 잃고 실성한 사람처럼 빈소를 지키고 있는 엄마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더러, 이제 너그 엄마한테 남은 사람은 인숙이 니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척들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일말의 부담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감추고 살아남은 내 책임을 강조했다. 나 역시 하나뿐인 오빠를 잃었다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슬픔 이전에 책임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에 와 박히면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더구나 촌각을 다투면서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았다. 오빠의 시신을 확인하고, 경찰을 면담하고, 장례 절차를 결정하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내 동창이자 오빠의 친한 후배였던 형식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곤란한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인호 행님은 내한테도 친행님이나 다름없다. 형식은 삼일 내내 장례식장에 머무르며 우리를 도왔다. 형식은 주변의 선후배들에게 오빠의 부고를 알렸고, 생각보다 늘어나는 조문객을 맞으려 술과 음식을 추가로 주문했다. 나를 대신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음식을 나르며 조문객들을 대접했고, 장례 행렬 맨 앞에서 오빠의 영정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장례 기간 내내 내 시선을 피해 의아한 마음이 들게 했다.  오빠의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화장터 앞마당으로 나를 따로 불러 오빠가 남긴 보험금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준 것도 형식이었다.  “장례 다 치아고 말해 줄라 캤는데 행님을 저래 불구디에 보내디리고 나이 인자 말해도 되겠다 싶어서. 볼링동호회에 보험설계사 하시는 행님이 계시거덩. 그 행님한테 인호 행님이 얼마 전에 보험 하나를 들었다. 그기 정확히 말하만, 무슨 내기를 해가꼬 20만 원 정도 인호 행님이 땄는데 그거를 보험 행님이 돈으로 안 주고 인호 행님 이름으로 종신보험을 들어뿌맀다 이기라. 첫 달 보험료 대납해 줬다 카민서. 두 달도 안 된 일인기라. 그걸로 그 보험 행님이랑 인호 행님이 싸우고 억수로 난리 났는데, 일이 이래 되고 보이 이런 거를 불행 중 다행이라 캐야 되는 긴지…. 사람 운명이라 카는 기 참… 얄궂다.” 형식은 끝까지 내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채, 나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려 길게 담배 연기를 뿜었다. 화장터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형식의 담배 냄새가 섞여 공중으로 흩날려졌다.   오빠가 내 이름으로 남긴 보험금이 꽤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웃들은 그래도 이제 인숙이네는 걱정 없겠다는 말을 대놓고 했다. 동네 사람들은 아들 죽은 보험금으로 포도밭을 사고 새로 집을 지었다며 수군거렸다.  돈으로 위로할 수 있는 죽음이란 없다. 오빠의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그를 잃은 슬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받기 위해 그 돈을 받은 것 또한 아니었다. 오빠는 죽으면서 보험금을 내 앞으로 남겼고, 우리는 오빠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했다. 우리는 항상 가난했다. 오빠는 가난하게 자라, 가난하게 살다가 갔고, 우리에게 적지 않은 돈을 남겼다. 보험금 5억과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금 1억, 6억이란 돈은, 남은 사람들이 더 이상 가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돈이었다.  남의 집 농사일을 도와주고 품삯을 받으며 살던 엄마의 소원은 자기 명의의 땅과 집을 가지는 것이었다. 내 소원은 학교 앞에 원룸이라도 하나 얻고,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니는 것이었다. 오빠는 형식처럼 볼링장 아들로 태어나 볼링을 실컷 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가 굳어지는 엄마의 표정을 보고 농담이라며 유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꿈은 나와 엄마의 소원을 이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세 사람의 소원은 모두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중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고시원을 전전하다가 처음으로 내 공간으로 마련한 8평짜리 오피스텔은 아늑했다. 뜨거운 물을 가장 센 수압으로 오래도록 틀어 놓고 머리를 감다가,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는 스스로에게 흠칫 놀라 벌거벗은 몸으로 주위를 둘러본 적이 있다. 나는 이 집에서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 괜히 주눅이 들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볼링을 몰랐더라면, 형식과 어울리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원망은 지금도 떨치기 어렵다. 장례가 끝난 후, 오빠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휴대전화에 남겨진 형식의 메시지들을 읽으며 나는 호흡이 가빠졌다. 형식은 거의 매일 밤 오빠를 자기네 볼링장으로 불러냈다.  행님 오늘 제가 3 대 3 죽이는 멤버들로 조 짜놨습니더. 판돈이 꽤 커예. 이거는 진짜 빅 매치라요. 컨디션 조절 잘하고 오시이소. 드링크 시원하게 해 놓고 기다리께예. 오빠의 휴대전화를 들고 읍내에 있는 형식의 볼링장으로 달려갔다. 볼링장 입구의 커피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를 보자마자 따귀를 올려붙였다. 형식이 놓친 종이컵에 담긴 커피가 바닥에 쏟아졌다.  “으. 뜨거버라! 니 미친 거 아이가.”  대답도 없이 볼링 레인 앞에 놓인 공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볼링공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가 볼링장 입구의 유리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 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야, 이형식. 너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어?” “머라카노. 니 뭐 잘몬 쳐 묵었나.” “너는 왜 이렇게 멀쩡해? 우리 오빠를 노름에 끌어들여 죽게 해 놓고,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냐고!” 나는 형식이 가슴팍과 어깨를 주먹으로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다, 그런 기 아이고. 니가 무슨 오해가 있는 갑는데, 행님은 노름을 하신 기 아이고… 그거는 그냥 친목 도모다. 그라이깐 여기 볼링동호회 회원들끼리 재미로 했던 내기인기라.” “그래? 그럼 이 얘기 경찰서 가서 한 번 해 볼까. 매일 밤 판돈이 백만 원에서 이백만 원씩 오가는 볼링 게임이 내기인지 도박인지 말이야.” “니 말 다했나? 니 그래 말하만 나는 뭐 할 말 없을 줄 아나. 그래도 해…행님이 우리캉 볼링을 칬기 때문에 그 보험을 들게 된 기지. 동네 사람들이 다 칸다. 너거 집은 행님 죽어 가꼬, 그나마 남은 사람들이 살게 됐다꼬. 6억이 뭐 누구 집 아 이름이가?” 나는 형식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다시 레인 앞에 놓인 볼링공 하나를 들어 카운터 방향으로 던졌다. 형식이 자리를 비운 카운터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둔탁하게 볼링공이 떨어지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곧장 볼링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뒤통수에 대고 거칠게 욕을 하는 형식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입구에 잘게 부서져 있는 유리 조각을 밟으면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밭에서 돌아온 엄마의 바지 자락은 흙투성이였다. 엄마는 입구에 더러운 몸뻬 바지와 토시를 허물처럼 벗어 두고, 반팔 셔츠와 팬티만 입은 채로 거실을 가로질러 욕실로 들어갔다. 못 본 사이 살이 더 빠졌는지 팬티조차 몸뻬처럼 헐렁했다. 엄마는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고 쪼그리고 앉아 욕실 바닥에 소변을 보았다. 욕실 문도 닫지 않고 수채 구멍에 오줌을 누는 엄마의 엉덩이를 나는 얼굴을 찌푸린 채 바라보았다. 변기가 아닌 수채 구멍 앞에 쪼그려 앉아 소변을 보는 엄마의 버릇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나는 이기 편한데 우짜겠노. 엄마는 늘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입안에서 삼키듯이 말했다. 학창 시절, 매일 아침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욕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린내에 숨이 막혔다. 변기 물 내리는 것을 자주 깜빡하는 오빠도 지긋지긋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꼭 서울로 대학을 가야겠냐고 묻는 오빠의 질문에 나는 간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첫 학기 등록금만 마련해 달라고, 그다음에는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 해 보겠다며 겨우 오빠를 설득했다. 오빠에게도 집을 떠날 기회가 있었다. 공고 3학년 때 수원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취직이 되었지만 오빠는 고민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아들을 멀리 보내기 싫어했던 엄마의 만류 탓이 컸다. 대신 오빠는 집에서 멀지 않은 막걸리 공장에 취직했다.  “인숙아, 오빠야가 볼링부인 거 알제? 오빠야가 볼링 칠 때 제일 어려븐 기 뭐꼬 카만 스페어(spare) 처리다. 한 번에 스트라이크를 못 시키만 두 번째 공 떤질 때 나머지를 다 넘가야 되거덩. 최고 골치 아픈 기 뭐꼬 카만 핀이 몇 개 남지도 안해 가꼬 뚝뚝 떨어지가 있을 때인 기라. 그거를 스플릿(split)이라 카거덩. 양쪽 끝에 핀이 이래 두 개 뚝 떨어져 있으면 결국 한 개를 내삐릴 수빢에 없더라 카이. 그라이깐, 식구끼리는 서로 붙어 살아야 처리가 쉽다. 뭐 이런 말이다.”  오빠가 한창 볼링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 보겠다고.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않았다. 이 좁은 동네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온전한 나로 새롭게 살아 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들고 온 유리단지 속에는 수백 마리의 굼벵이가 서로 몸이 뒤엉긴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이런 게 어디서 났어요?” “어데서 났기는? 샀지. 읍내 건강원에 외상 잽히가 샀다. 읍에 나갈 일 있으만 그 집에 돈 쫌 갖다 주라. 구하기 힘든 기라꼬 억수로 생색내더라. 이따가 너거 엄마 오만 이거 씻거가 한 번 찌놓으라 캐라.” “아니, 대체 뭘 믿고 외상을 줘요?” “내 믿꼬 줬겠나? 인숙이 니 인자 부자됐다꼬 소문이 자자하더라.”  “그래서, 좋으세요?” “누가 좋다 카더나. 사람들이 그칸다 카는 기지. 나도 참 기가 차가 말도 안 나온다.” 아버지는 유리단지를 손에 든 채 계속 만지작거렸다. 나는 투명한 단지 표면에 희뿌옇게 찍힌 손자국을 보면서 미간을 찡그렸다.  “얼마를 원해요? 그때 말한 권리라는 게 얼마짜리라고 생각하세요?” “35다.”  “당장 필요한 용돈 말고요. 얼마를 주면, 이 집에서 나가겠느냐고 물은 겁니다. 많이는 못 줘요. 우리 이제 돈 없어요. 엄마도 농협에 빚내서 비료 사고 농사지어요.” “35만 워이 아이라 35키로. 그기 지끔 내 몸무게다.” 예전의 그는 36인치 사이즈 바지를 입을 정도로 체격이 좋았다. “걱정 마라. 오래 안 있는다. 나도 곧 인호 저트로 갈 끼다.” 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죽을 병에 걸렸다는 말도 엄살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나는 무슨 병인지 묻지 않았다. “그러면서 약은 왜 구해다 먹어요? 무슨 염치로 이래!” “하루를 살아도 쫌 덜 아프까 싶어가 칸다. 내가 이거 한 빙 사 묵는 것도 아깝나? 인호 글마가 살아 있었으만, 내를 이래 멸시하지는 않았을 끼다. 적어도 다 죽어 가는 아바이한테 이래 하는 거는 갱우가 아이라 카이!”  아버지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리쳤다. 우윳빛 투명한 몸체에 붙은 검은색 대가리를 뒤흔들며 유리벽을 타고 있는 굼벵이들처럼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같았다.  “오빠 이름 입에 올리지도 말아요. 오빠가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알기나 해요?” 더 독한 말로 쏘아 주려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놀라 엉거주춤 팔을 뻗었다. 그는 내 손을 뿌리치고 욕실로 달려갔다. 푸른색 타일이 깔린 욕실 바닥에 검붉고 끈적끈적한 피가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러닝셔츠 앞섶을 붉은 피로 흥건하게 적신 아버지가 욕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자, 나는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물을 세게 틀어서 바닥의 끈적끈적한 핏자국을 지우다 말고, 나는 쪼그려 앉아 울었다. 오빠였더라면 아버지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오빠가 돌아와 어서 이 스페어들을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방으로 들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오빠의 방에는 그가 쓰던 물건과 옷가지 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내가 갖다 버린 오빠의 유품들을 엄마는 모두 다시 주워 왔다. 오빠가 입던 옷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어 보았다. 오빠에게서 늘 나던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담배 냄새와 시큼한 막걸리 냄새가 섞여서 나던 찌든 내가 좀약 냄새와 함께 코끝에 돌았다. 외투 주머니에서는 따스한 온기마저 전해졌다. 오빠의 점퍼 주머니에 하나하나 손을 넣어 보다가 손바닥 크기의 수첩 하나를 발견했다. 수첩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볼링에 관한 메모밖에 없었다. PVC 재질의 수첩 커버에는 ‘제일볼링장 이용권’이 스무 장 남짓 끼워져 있었다.  책상에 앉아 수첩을 첫 장부터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수첩은 각 장마다 오빠가 치른 게임에 관한 기록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빠는 자신이 얻은 점수와 딴 돈 혹은 잃은 돈을 먼저 기록하고, 그날 컨디션과 치러 낸 게임의 보완점들을 짤막하게 적어 놓았다. 돈을 잃은 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액수라도 잃은 날이면, 처리하지 못한 스페어의 위치와 공의 각도까지 그려 가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들었다. 나는 모르는 볼링 용어를 인터넷 검색 창에서 찾아보면서까지 오빠의 게임을 내 나름대로 복기해 보려 애썼다. 오빠는 파워모션 볼링을 선호했다. 5스텝의 순서로 빠르게 어프로치 라인을 통과해 공의 스피드와 파워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오빠는 되도록 1회 차 투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해 성공시켜야 한다고 수첩에 써 놓았다. 스페어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오빠가 정신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었던 듯하다. 첫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성공하지 못하면, 2회 차 투구에서는 미스가 잦았다. 그럼에도 그의 에버리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더블(두 번 연속 스트라이크)과 터키(세 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심심치 않게 보여 줄 정도로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수첩 곳곳에 빨간색 글씨로 쓰인 ‘일타열피!’라는 문구는 계산할 줄 모르는 오빠의 삶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막걸리 상자를 들 때에도 오빠는 남들처럼 한 상자씩 드는 게 아니라 두세 상자를 한꺼번에 겹쳐 옮기곤 했다. 상가에 조문 온 회사 동료들은 남들보다 일 처리가 빨랐던 오빠를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을 허겁지겁 끝내고 그가 달려간 곳은 볼링장이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아침 느지막이 거실로 나가자 엄마는 집에 없고, 아버지의 방문 앞에는 빈 죽 그릇이 놓인 개다리소반이 나와 있었다. 나는 늦은 아침을 먹고 읍내의 볼링장으로 나갔다. 카운터 앞에서 쿠폰을 내밀자, 형식은 두 눈이 동그레져서 물었다. “니 이거 어데서 났노?” “이 쿠폰 너네 볼링장 꺼 맞지? 240 사이즈로 줘.” 나는 대답 대신 건조한 목소리로 내 할 말만 늘어놓았다. 형식은 순순히 볼링화를 꺼내 주었다. 푸른색 쿠폰 한 장을 내고 하루 종일 볼링을 쳤다. 쿠폰 한 장당 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규칙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섯 게임에서 열 게임은 족히 쳤다. 신발 대여료도 따로 내지 않았다. 형식은 그런 내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평일 낮 시간의 볼링장은 한산했다. 오빠의 옆에서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볼링을 쳐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부러 볼링공을 세게 바닥에 던지듯 굴렸다. 레인 위로 볼링공을 떨어뜨릴 때마다 쿵 하는 소리가 나며 발끝에 진동이 와 닿았다.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이게 뭐라고, 수첩에 공부를 해 가면서까지 쳐. 대단한 박사 나셨어. 그 시간에 집에 일찍 와서 잠이나 잤어야지. 나더러 걱정 말라고 자기가 다 책임진다고 하더니, 결국 이렇게 나한테 다 떠넘기고 혼자 떠났나. 공은 레인 옆의 도랑같이 생긴 회색 거터 속으로 들어가 떼굴떼굴 굴러가기 일쑤였다.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형식이 슬그머니 옆에 다가와 이죽거렸다.  “그래 가꼬 바닥이 뿌사지겠나. 더 씨기 쾅쾅 떤지 뿌라. 아이고 답답아래이. 그래 하는 기 아이고….” 형식이 내 손과 어깨를 붙들고 볼링공 잡은 자세를 교정시켜 주려 했다. 나는 볼링공을 손에 든 채로 형식을 노려보았다. 순간 형식은 움찔한 기색을 보이며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다. 오일이 덧발라져 번들거리는 레인 위로 나는 폭탄을 던지듯 공을 던졌다. 오빠에게 등록금을 부쳐 달라고 했던 내 발등을 볼링공으로 찧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옆 레인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 무리들이 시끄럽게 순서를 바꿔 가며 볼링을 치고 있었다. 볼링공이 굴러가 핀에 부딪칠 때마다 그들은 요란스럽게 박수를 치며 깔깔 웃어 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 카운터에 신발을 반납하며 힐끗 학생들의 전광판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들은 10프레임이 아니라 12프레임으로 게임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나는 형식에게 시비조로 말을 붙였다.  “쟤네들은 왜 열 번이 아니라 열두 번씩 쳐? 내가 쿠폰 손님이라고 홀대하는 거야?”  형식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니는 여어가 노래방맨치로 사장이 뽀나스 프레임 더 주고 싶으만 줄 수 있고 그런 덴 줄 아나? 그기 아이라 쟈들은 10회 차 떤질 때 스트라이크를 해 가꼬, 뽀나스 프레임을 받은 기다.” “보너스?”  “하긴, 니는 맨날 개판 치는 점수만 받아 가꼬 그런 기 있는 줄또 몰랐겠지. 인호 행님이 진짜 뽀나스 게임의 명수였는데…. 10회 차를 스트라이크 때리 가꼬 두 번 더 뽀나스 투구를 받아 뿌리민 당해 낼 사람이 없었제.” 형식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그때 저 행님은 진짜 운빨 쥑인다 생각했거덩. 스트라이크를 치도 우째 저 순간에 딱 성공시키민서 뽀나스 투구를 받아 가까. 행님이 내한테 자주 했던 말이 인생 끝까지 가봐야 안다꼬, 두고 봐라 늘 그캤는데….” 오빠는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볼링의 운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실력에 운까지 따라 준다고 치켜세워 주는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이 졸린 눈을 부비며 공을 던지게 하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빨간색 팬티와 체크무늬 양말을 신은 날이 제일 점수가 좋다며 속옷과 양말 색깔까지 메모해 놓은 오빠의 수첩을 떠올리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볼링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공이 휘어지는 지점인 후킹 포인트까지 계산에 넣어야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이뤄 낼 수 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오빠는 언젠가는 인생의 훅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그러나 오빠가 펼치던 인생이란 게임은 너무 빨리 끝나 버렸다. 보너스는커녕 주어진 프레임의 점수 칸을 제대로 채워 보지도 못한 채 종료되어 버린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를 앞세우고 포도밭을 향해 걸었다. 포도송이를 종이 포장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 집은 너거 아이라도 일손 안 많나. 오늘 우리도 해야 되는데, 우짜노. 내일은 약 치야 되는 날인데…. 오늘은 꼭 우리 밭에 와 줘야 된다꼬 내가 말 안 하더나…. 어데, 내 말은 그기 아이고….”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자 엄마는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고 있었다. 약속을 어긴 건 상대방인 것 같은데, 엄마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쩔쩔맸다. 오기로 했던 이들은 엄마와 함께 조를 짜서 인근의 과수원과 비닐하우스로 일당 벌이를 다니던 아주머니들로, 오빠의 장례식장에 달려와 가장 큰 목소리로 곡을 해 주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포도밭을 사면서 그들의 태도는 묘하게 변해 갔다. 유월 초순, 포도알이 새파랗게 영글 즈음이면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 줘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병충해나 햇빛, 농약으로 포도가 상할 수 있다. 답답한 마음에 내가 도울 테니 남한테 아쉬운 소리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쳤다. 방 안에 틀어박혀 숨죽이고 있던 아버지도 눈치를 보며 나갈 채비를 했다. 아버지나 나나 밭일을 안 해 봤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일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운 게 문제였다. 나는 엄마와 예닐곱 걸음 떨어져 혼자 일했고, 아버지는 엄마와 한 조를 이루어 일했다. 아버지가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면 엄마가 옆에서 그 위를 철끈으로 묶었다. 너무 쫄리게 묶으만 안 된다 카이, 포도도 숨을 쉬이야제. 엄마가 종이를 건네주면서 하는 말에 불현듯 기억하기조차 싫은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입관 전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이었다. 피투성이로 병원에 실려 왔을 때와는 달리 깨끗한 모습으로 분까지 바르고 누워 있는 오빠의 모습은 차라리 편안해 보였다. 사고 직후 끔찍한 모습을 보지 못했던 엄마는 오빠를 쓰다듬으면서 통곡을 했다. 그리고 장례사를 붙들고 염해 놓은 오빠를 가리키며 애원하듯 말했다. “우리 아는 답답은 거 싫어하는데, 너무 꽉 쫄라 놨다. 옷도 찡기는 거 싫다 캐가 내가 맨날 한 치수 큰 걸로 사주고 캤는데…. 어차피 태울 꺼 아이가. 쪼매만 풀어 주만 안 되겠나. 우리 인호는 저래 답답은 거 싫어한다 안 카능교.” 목구멍에서 넘어온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삼키고 있는데, 아버지와 엄마가 나누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지난 삼십여 년간 아무 탈도 없이 서로 의지하면서 산 금슬 좋은 부부인 양, 같은 포도송이를 붙든 채 도란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허망한 생각마저 몰려왔다. 엄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이곳에 내려와 있는 내가 한심했다.  “니는 와 하필이믄 포도밭을 샀노. 쪼매난 하우스 같은 거를 샀으만 차라리 좀 핀하고 나슬 낀데.” “우리 인호가 포도를 제일 안 좋아했능교. 맨날 넘우 밭에서 얻어 가꼬 알매이 쪼매난 것만 믹인 기 계속 마음에 걸린다. 제사상에 제일 큰 걸로 올리 줄라꼬 그캤제.”  오빠 이야기가 나오자 엄마는 별안간 땅바닥에 주저앉아 꺽꺽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몸속 깊은 곳에서 토해 내는,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었다. 한편으로, 별안간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철퍼덕 주저앉아 우는 품새가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닌 듯했다. 어쩌면 엄마는 목 놓아 울기 위해서 이 밭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차라리 속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웅얼거리면서 속의 말을 삼키던 엄마였다. 이렇게 울기라도 해야 썩은 포도알처럼 문드러진 가슴속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겠는가. 주변은 고요했다.  아버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니 와 이카노. 일나 봐라. 동네 사램들이 들으만 머라카겠노. 내가 니 뭐 우째 했는 줄 알겠다. 동네 우사시럽구로.” 그는 진땀을 흘리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의 팔을 붙들고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팔뚝은 엄마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로 앙상했다. 엄마를 일으키려던 아버지가 오히려 휘청거리면서 흙바닥에 넘어졌다. 아버지는 스스로 일어날 기력조차 없는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네 발 짐승처럼 엎드려 있었다. 나는 눈을 찡그린 채, 쓰고 있던 선캡을 벗어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포도나무의 높이가 낮아 똑바로 서지도 못하고, 허리를 숙인 엉거주춤한 자세로 연신 부채질만 해댈 뿐이었다. 숨이 막히게 더웠다. 엄마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지고 있을 무렵 아버지가 땅바닥에 카악하고 가래침을 뱉었다. 길고 끈적끈적한 가래침이 끊어지지 않고, 그의 아랫입술에서 덜렁거렸다.   오빠는 죽기 전날까지 도박판을 벌였다. 수첩을 절반쯤 넘기다가 나는 게임일지의 패턴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가 생의 막바지에 빠져 있었던 게임은 단순히 볼링 에버리지를 얼마나 많이 내는지를 다투는 게 아니라 누가 점수를 제일 적게 내는지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공을 레인 옆의 거터 구역에 빠뜨려서도 안 되었다. 핀 스폿까지 공을 굴리되, 가장 적게 핀을 쓰러뜨리는 자가 돈을 따갔다는 점에서 실력보다는 운이 더 중요한 투전판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빠의 공은 킹핀과 헤드핀을 아슬아슬하게 잘 비켜나가 많은 수의 핀을 남겼다. 형식의 말에 따르면, 점수를 많이 내는 오빠를 견제하기 위해 점수를 적게 내는 사람이 승자가 되도록 룰을 바꾼 것이었는데, 오빠는 의외로 빨리 새로운 게임에 적응했다. 투구 자세와 쓰던 볼을 바꾼 효과가 컸다. 5스텝 대신 4스텝, 평소 쓰던 16파운드의 볼 대신 13파운드 볼을 쓴다. 거친 필체로 채워진 오빠의 메모는 꼼꼼했고 진중했다. 배치도까지 그려 놓고, 검은색으로 표시된 10번 핀 하나만 안정적으로 아웃시키기 위한 공의 동선을 짰다. ‘훅 볼’이라고 동그라미 쳐진 단어 옆에는 별모양 그림이 여러 개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스트레이트로 곧게 전진시키다가 핀 앞에서 오른쪽 바깥으로 볼의 커브를 유도해서 10번 핀을 날리는 전략이었다.   ⓻ ⓼ ⑨ ❿   ⓸ ⓹ ⓺ ↱    ⓶ ⓷ ↗     ⓵ ↗      ↱      ↑ ‘뉴 게임’이라고 이름 붙인 그 게임의 판돈은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었고, 그에 비례해 메모에 담긴 욕망의 크기도 기묘하게 불어났다. 사고 즈음의 오빠는 팬티 한 장을 갈아입는 데에도 예민하게 굴어 엄마가 애인이 생겼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게임 한 판에 한 달치 월급이 오갔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다른 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헤드핀(1번 핀)과 킹핀(5번 핀)을 비켜 지나가 단 하나의 핀만 깨끗하게 날려야 한다고 휘갈겨 놓은, 낯부끄러울 정도로 진지하고 치열한 메모로 빼곡하게 채워진 그 수첩을 나는 마당으로 들고 나와 오빠가 남긴 잡동사니와 함께 불태웠다. 맞춤법도 제대로 몰라서 ‘핀 캐리를 경게하자.’라고 빨간 글씨로 강조해 놓은 오빠의 흔적을 나는 볼품없는 물건을 버리듯 내팽개쳤다. 내 서울살이를 지탱했던 것이 오빠가 쓰러뜨리지 않은 스페어스(spares)라는 걸 잊고 싶었다. 까맣게 내려앉은 잿더미를 발로 밟고 침을 퉤퉤 뱉었다. 수첩에서 빼낸 몇 장의 쿠폰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화가 치솟으면서 무언가 던지고 부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볼링장에 갔다. 이 집에서 머무른 대부분의 시간이 그런 나날이었다. 마지막 남은 쿠폰을 내고 벤치에 앉아 볼링화를 갈아 신으며, 나는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점수를 적게 내는 볼링을 쳐 보기로 했다.  오른쪽 끝의 10번 핀을 노리고 던졌더니 볼링공은 손에서 떨어지는 족족 레인 밖으로 굴러가기 바빴다. 한 번은 10번 핀에 공이 닿긴 닿았는데, 스치기만 했는지 핀이 살짝 기우뚱하는 데 그치고 오뚝이처럼 말짱하게 섰다.  “으이고, 속 터지 죽겠네. 니는 우째 핀을 맞차 놓고도 점수를 못 내노? 이거 끼고 한번 해봐라.” 형식이 볼링 아대라며 낯선 장비를 내밀었다. 광택이 나는 단단한 재질로 이루어진 붉은 아대는 아이언맨의 갑옷 같았다.  “핀이 맞으만 머하노. 손모가지에 히마리가 없어 가꼬, 핀이 쓰러지지를 안 하는데. 이거 차고 한 번 해 봐라. 훨씬 더 힘이 잘 들어갈 끼다.” 나는 웅얼거리듯 작게 말했다. “딱 하나만 아웃시키고 싶어. 아주 깨끗하게.” 형식은 내 팔에 억지로 아대를 채우느라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한 번에 다 되는 기 아이다. 첨부터 우째 깨끗하이 다 처리하겠노. 부담 가질 필요 엄따. 공짜로 주는 거 아이다. 빌리주는 기다. 신발하고 같이 반납하만 된다.” 단단한 아대를 착용하자 팔목부터 팔꿈치까지 깁스를 한 느낌이었다. 공의 구멍에 손가락을 끼우고 천천히 스텝을 밟았다. 확실히 공이 뻗어 가는 기세가 이전보다 좋았다. 10번 핀을 향해 스트레이트로 나아가던 공이 핀 스폿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1번 헤드 핀을 정확하게 때렸다. 헤드 핀이 넘어지면서 킹 핀을 때렸고, 또 킹 핀이 주변의 핀들을 쓰러뜨렸다. 스트라이크였다. “브라보! 내가 말 안 하더나. 아대 끼면 힘을 팍 받아 갖고 점수가 더 나올 끼라고. 이야, 핀 캐리 직이네. 일단 공을 쌔리삤다 카만 저런 반발력으로 핀 캐리가 나와 줘야 속이 씨원해진다 카이. 아대가 완전 임자 만났는 갑다.” 형식은 박수를 쳐 가면서까지 너스레를 떨었다. 스트라이크를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손끝에 얼얼하게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한 희열을 불러일으켰다. 공에 맞은 핀이 튀어 오르는 순간, 핀과 핀끼리 부딪치며 내는 소리의 경쾌함이 내 몸마저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쓰러진 핀들이 쓸려져 나가고 새로운 열 개의 핀으로 리셋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얼얼한 손끝과 팔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아대를 어루만졌다.  볼링핀 간 중심에서 중심 사이의 거리는 30.48㎝이다. 각각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독립적으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너지는 순간에는 서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도망가려 해 봤자, 강한 힘이 덮쳐 버리면 결국 한꺼번에 무너지게 마련이다.  반환구가 방금 전 내가 던졌던 10파운드짜리 남색 공을 뱉어 냈다. 오일이 표면 곳곳에 묻은 공을 헝겊으로 닦으며 오빠를 생각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힘껏 굴려도 결국 같은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이 볼링공처럼 매일 새벽 수백 상자의 막걸리를 싣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도시까지 가 닿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삶이 이제야 묵직하게 다가왔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무거운 볼링공을 던지며 그가 얻어 내고 싶었던 보너스는 무엇인지 나는 계속 외면하려 들었다. 그가 죽고 나서야 그것을 더 고통스럽게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마 그 대가일 것이다.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벤치에 앉은 형식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희뿌옇게 펼쳐진 눈앞에는 다시 제자리를 찾은 열 개의 볼링핀이 전투 태세를 갖추고 서 있었다.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 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었다. 나는 보너스 프레임에 선 기분으로 허벅지에 힘을 준 채 볼링공에 세 손가락을 끼우고 어프로치 라인에 섰다.
  • 19만명 중 90%가 女… 취약성보단 검진율과 연관

    19만명 중 90%가 女… 취약성보단 검진율과 연관

    40~50대 여성 상당수가 갑상선 호르몬 부족으로 피로하거나 어지러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아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이 땐 갑상선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주로 40~50대에 건강검진을 많이 받아 질병 발견율이 높은 것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41만 3797명 가운데 50대가 10만 6288명(25.7%)으로 가장 많았고, 이 중에서도 여성(9만 2050명)이 90%에 육박했다고 27일 밝혔다. 여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많은 이유는 여성이 자가면역 질환에 더 잘 걸려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70~90%가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인 ‘하시모토병’에 걸린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50대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특별히 이 질환에 취약해서가 아니라 건강검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주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보통 다른 질환이나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많이 이용하는 연령층이 50대여서 50대에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진료 인원은 50대에 이어 40대 8만 7586명(21.2%), 30대 7만 1586명(17.3%)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 자체는 50대가 많았지만, 10만명당 환자 수로 보정하면 연령이 높을수록 환자 수가 증가했다. 10만명당 50대 환자 수는 1325명, 60대는 1472명이다. 따라서 50대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잘 발생하는 연령층이라고 보긴 어렵다. 2010~2014년 인구 10만명당 갑상선기능저하증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봐도 남성과 여성 모두 60·70대 노년층에서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다. 여성은 되레 30대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5.5%)이 40~50대(3.3~3.7%)보다도 높았다. 남 교수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정신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임신 중이거나 임신 예정일 때 갑상선 기능 검사를 많이 하다 보니 가임기 여성에게서 진단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도 건강검진율 증가와 연관이 있다. 2010년만 해도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31만 8349명이었으나, 연평균 6.8%씩 늘어 지난해만 41만 3797명이 병원에 다녀갔다. 5년 새 환자가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95% 이상은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생겨 호르몬이 적게 생산되는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긴 중추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매우 드물다.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서서히 기능이 저하돼 대체로 증상이 약하다. 동작과 말이 느려지고 피로가 심해지며 변비, 체중증가, 서맥, 빈혈 등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난청, 우울증, 안면부종, 탈모, 관절통, 근육통, 고지혈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해야 하는지는 아직 논란이 있다. 나라마다 검사를 권하는 나이가 다른데, 일반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갑상선종이 있는 경우, 임신계획 중 또는 임신 초기 산모에게 검사를 권한다. 중증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느려지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을 둘러싼 심낭에 물이 고이는 심낭삼출, 이로 인한 심장 비대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악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는 간단하다.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면 2~3주부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단,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은 평생 호르몬을 보충해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월드피플+] 발가락 없는 형제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월드피플+] 발가락 없는 형제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선천적으로 발가락이 없는 어린 두 형제가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레스터셔 시스턴에 사는 키안 자르람(11)과 캘럼 자르람(7) 형제는 아버지 존 자르람(35)으로부터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을 물려받았다. 이는 전 세계 환자가 125명 밖에 안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은 발가락이나 손가락은 물론 팔과 다리에 기형, 두피 결함 등 개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어떤 경우는 증상이 매우 가볍지만 또 어떤 경우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이들은 잉글랜드에서 유일한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 환자들로 이 때문에 이들을 위한 실리콘으로 된 인공 발은 보험(NHS) 적용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빠 존은 두 아이에게 고가의 인공 발을 선물로 주기 위한 모금 페이지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친척과 친구, 모르는 사람들까지 보내온 기부금이 8000파운드(약 1400만 원)를 넘어서 인공 발을 만들 수 있었다. 최근 두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석고 뜨기’를 맞췄고 이번 주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빠 존은 “인공 발은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중 최고다.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알맞은 신발을 고를 수 있어 매우 기뻐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형제는 이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형제는 매우 작은 신발을 신고 학교에 다녀야 했다. 아빠 존은 “휴일 아이들과 수영장에 가면 낯선 사람들이 수군대는 것까지 들었다”면서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므로 항상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했다"고 말했다. 또한 형제는 발가락이 없는 장애가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매우 좋아했다. 현재 형제는 두 축구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데 심지어 형 키안은 양팀 모두에서 주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이제 통증 없이 공을 찰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아빠는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축구해도 안 아파요” 발가락 없는 형제 위한 ‘X-마스 선물’

    “축구해도 안 아파요” 발가락 없는 형제 위한 ‘X-마스 선물’

    선천적으로 발가락이 없는 어린 두 형제가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레스터셔 시스턴에 사는 키안 자르람(11)과 캘럼 자르람(7) 형제는 아버지 존 자르람(35)으로부터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을 물려받았다. 이는 전 세계 환자가 125명 밖에 안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은 발가락이나 손가락은 물론 팔과 다리에 기형, 두피 결함 등 개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어떤 경우는 증상이 매우 가볍지만 또 어떤 경우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이들은 잉글랜드에서 유일한 아담스 올리버 증후군 환자들로 이 때문에 이들을 위한 실리콘으로 된 인공 발은 보험(NHS) 적용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빠 존은 두 아이에게 고가의 인공 발을 선물로 주기 위한 모금 페이지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친척과 친구, 모르는 사람들까지 보내온 기부금이 8000파운드(약 1400만 원)를 넘어서 인공 발을 만들 수 있었다. 최근 두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석고 뜨기’를 맞췄고 이번 주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아빠 존은 “인공 발은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중 최고다.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알맞은 신발을 고를 수 있어 매우 기뻐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형제는 이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형제는 매우 작은 신발을 신고 학교에 다녀야 했다. 아빠 존은 “휴일 아이들과 수영장에 가면 낯선 사람들이 수군대는 것까지 들었다”면서 “이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므로 항상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했다"고 말했다. 또한 형제는 발가락이 없는 장애가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매우 좋아했다. 현재 형제는 두 축구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데 심지어 형 키안은 양팀 모두에서 주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이제 통증 없이 공을 찰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아빠는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업 사회공헌] 롯데그룹, 장애인 마라톤 등 인식 전환·자립 ‘1등 도우미’

    [기업 사회공헌] 롯데그룹, 장애인 마라톤 등 인식 전환·자립 ‘1등 도우미’

    롯데그룹은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슈퍼블루’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슈퍼블루 캠페인은 코발트블루의 운동화 끈을 상징물로 한다. 푸른색은 희망을, 운동화 끈은 스스로 신발을 묶고 일어나겠다는 장애인의 자립 의지를 뜻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슈퍼블루 운동화 끈을 착용해 장애인의 자립을 응원하고 그들에 대한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전파하도록 돕는 것이 캠페인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지난 10월 24일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며 우리 사회의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의 벽을 허물어 보자는 취지에서 ‘제1회 슈퍼블루 마라톤 대회’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했다. 이 밖에도 롯데는 여성이 마음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맘(mom)편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맘편한’은 롯데의 여성·육아 관련 사회공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사회공헌 브랜드다. ‘맘편한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양육 환경이 열악한 전방 지역 군인 가족들에게 마음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여성가족부와 협력해 2016년까지 10억원을 지원해 모두 12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2013년 강원 철원군 15사단에 1호점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서해 최전방 백령도 등 6개 지역에 나눔터를 열었다.
  • 3D 스키점프로 겨울 즐겨요… 스키장·리조트로 여행 떠나요

    3D 스키점프로 겨울 즐겨요… 스키장·리조트로 여행 떠나요

    겨울 관광 활성화를 위한 ‘케이윈터 페스티벌’이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막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겨울철 위축되기 쉬운 국민의 여가활동을 증진하고, 겨울철 방문율이 높은 중화권 및 동남아 관광객에게 다양한 겨울철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행사다. ‘겨울’을 주제로 국가적인 관광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날 시민 5000여명이 함께한 행사는 인기 걸그룹 씨스타가 참여하는 한류 콘서트와 아웃도어 패션쇼, 3D 스키점프와 루지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참가 업체 규모도 ‘매머드급’이다. 곤지암 스키장 등 국내 대표 스키장 7곳과 한국방문위원회 등 유관단체 3곳, 에버랜드 등 테마파크와 리조트 4곳이 행사에 참가했다. 행사의 핵심 목적은 겨울여행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제고다. 점점 침체되고 있는 겨울여행 시장을 일으켜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겨울여행의 꽃’이라 할 스키 등 전통적인 레저 스포츠 부문의 어려움이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2014~15 시즌 국내 스키장 이용객 수는 545만명이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무려 7.5%가 감소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10%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한 스키 이용객 수는 2011~12 시즌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3년 내리 마이너스 성장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침체의 고리를 끊기 위해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친 결과물이 ‘케이윈터 페스티벌’이다. 전국의 스키장과 리조트가 함께 겨울여행 상품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참가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참가자들이 가장 ‘짭짤한’ 선물을 받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이벤트가 꼽힌다. 이벤트는 게릴라 이벤트와 현장 이벤트로 나뉜다. 게릴라 이벤트는 무대 중심으로 펼쳐진다. 공연 중간중간 마련되며, 1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준다. 현장 이벤트는 입주 업체별로 진행된다. 레저산업홍보관에는 모두 7개 업체가 입주했다. 곤지암리조트와 대명 비발디파크, 엘리시안 강촌, 알펜시아리조트, 휘닉스파크, 웰리힐리파크 등이다. 리조트 할인권 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다. 한국방문위원회,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회공헌재단,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등이 입주한 유관기관홍보관과 에버랜드, 한솔오크밸리 등이 입주한 테마파크홍보관 등에서도 워터파크 할인권, 에코백 등 다양한 선물을 준다. 스포츠용품 업체 프로스펙스에서 상·하의와 모자, 신발, 액세서리 등이 포함된 상품 70개를 기증했다. 정상가의 50%부터 경매가 진행된다. ‘케이윈터 페스티벌’ 행사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국 관광 홍보 열정적…스키장에 꼭 가보고 싶다”

    “한국 관광 홍보 열정적…스키장에 꼭 가보고 싶다”

    “한국의 겨울은 정말 아름답네요. 한국 스키장에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케이윈터 페스티벌’(K-winter Festival)을 찾은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의 교환 학생 라마 투레(21)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6인조 관악기 밴드 ‘스윙킹즈’의 활기찬 연주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오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화려한 공연과 다채로운 이벤트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았다. 이날 ‘깜짝 가위바위보’ 이벤트에서 당첨돼 10만원짜리 문화관광상품권을 받은 중국인 유학생 리웨이(29)는 “케이윈터 페스티벌은 한국의 관광문화를 세계에 알리기에 충분한 열정적인 행사”라면서 “이번 겨울에는 어디든 떠나 봐야겠다”고 말했다. 5000여명이 다녀간 이날 행사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국방문위원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 등도 참여했다. 스포츠용품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자선경매 행사 역시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됐다. 프로스펙스는 150벌이 넘는 의류와 신발 등을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았다.주최 측은 자선경매 수입액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 오후 5시 30분 여성 아이돌 그룹 ‘씨스타’ 등의 한류 콘서트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뒤섞여 객석을 가득 채웠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선 채로 공연을 즐겼다. 씨스타의 멤버 다솜이 공연 도중 “여러분 한국의 아름다운 겨울을 저희와 함께 즐겨 주세요”라고 외치자 시민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답했다. 객석 주변의 전시관에서는 각종 관광 관련 업체가 홍보 부스를 차렸다. 특히 ‘스키점프’와 ‘루지’(1인 썰매)를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부스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오래 기다린 끝에 스키점프를 경험해 본 조동희(24)씨는 “스키를 타는 것처럼 기계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면서 “일반 스키장에서도 스키점프를 비롯한 독특한 겨울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오서희 디자이너, “슈즈 큐레이션, 구두를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 만들었어요”

    오서희 디자이너, “슈즈 큐레이션, 구두를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 만들었어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구두만 보면 그렇게 설레더라고요.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무언가가 있었어요. 그 힘이 지금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슈즈 브랜드 바이로라(by Laura, www.bylaura.com)를 운영하는 오서희 디자이너. 그녀는 어릴적부터 하이힐을 신고 다닐 정도로 구두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구두에 대한 오 디자이너의 열정은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녀는 디자인이 탄생하는 디자인 랩에서부터, 장인들의 땀이 녹아든 구두공장,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런웨이, 밤낮 없이 바쁜 동대문시장까지. 오 디자이너는 자신이 만든 구두에 자신의 색을 더욱 짙게 물들이기 위해 불철주야로 뛰고 있다. 오 디자이너의 이러한 열정은 다양한 업무 경험과 만나 슈즈 큐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 수출까지 업무를 전반적으로 다루며 셀 수 없이 많은 발을 접했어요. 그러면서 구두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구두 선택에 대해 조언을 하게 됐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발의 형태, 문제점, 슈즈 취향을 다루는 상담이 늘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구두를 신고 만족해 하는 고객들을 보며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됐어요.” 고객 각자의 발 형태와 문제점 등 니즈를 고려해 슈즈를 만드는 ‘슈즈 큐레이션’ 서비스는 오로지 오서희 디자이너의 슈즈 브랜드 ‘바이로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이즈와 디자인만 보고 구매하는 기성제품의 경우 발 모양을 고려하지 않아 예쁘지만 발이 불편해 신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슈즈 큐레이션을 통해 구두를 제작해서 신으면 편안하면서도 예쁜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오서희 디자이너는 고객들의 발을 꼼꼼히 살펴보고 맞춤형 구두를 제안한다. 발 사이즈, 형태, 모양, 발가락 길이, 걸음걸이부터 개인적인 취향까지 세심하게 파악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서희 디자이너는 “구두를 사랑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슈즈 큐레이션을 시작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더욱 많은 고객들이 맞춤형 수제화에 대한 가치를 직접 느끼고 알 수 있도록 노력하는 디자이너이자 친구가 될거에요.”라고 말했다. 한편, 오서희 디자이너가 이끄는 수제화 전문 바이로라는 롱부츠, 스틸레토힐, 플랫슈즈, 샌들 등 다양한 종류의 디자이너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빨래한 뒤 말릴 때 오염 발생…뉴발란스 아동 운동화 ‘리콜’

    아동용 운동화는 프로스펙스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젖은 운동화를 말릴 때 오염이 발생하는 뉴발란스 운동화는 리콜이 진행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포츠 브랜드 아동용 운동화 10개를 대상으로 내구성, 기능성, 안전성 등을 실험평가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신발 밑바닥인 겉창은 프로스펙스, 나이키(MD 러너 PSV)가 1만회 마찰에도 남아 있었다. 반면 르까프(헤리키즈)는 1200회 마찰에 겉창이 마모됐다. 신발 표면인 갑피는 리복(알모티어 2.02V), 휠라(라디칼 라이트2), 프로스펙스, 푸마(TX-3 V 키즈), 아식스(G1 KD), 아디다스(하이퍼패스트 2.0 키즈)가 우수했다. 미끄러지지 않는 정도는 마른 바닥에서‘ 뉴발란스(KV574S7Y), 젖은 바닥에서 르까프가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반면 나이키는 마른 바닥과 젖은 바닥 모두 미끄러짐을 막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반면 뉴발란스 제품은 젖은 운동화를 말리거나 손으로 빨면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뉴발란스는 해당 모델을 포함한 유사 제품 4개에 대해 자발적인 리콜을 진행 중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그 겨울…탐욕을 벗다

    그 겨울…탐욕을 벗다

    올겨울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을 때 ‘퍼’(동물의 털로 만든 옷)만큼 제격인 소재는 없을 것 같다. 고급스러운 모피 코트 하나 가지는 게 어머니세대 부(富)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커다란 모피 코트를 입고 다니면 부유한 느낌이 아니라 동물 학대로 손가락질받기 바쁘다. 토끼털 코트 1벌을 만드는 데 30마리의 토끼가 이용되고 밍크 코트 1벌에 밍크 55~200마리가 필요하다. 모피 코트 1벌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탓에 모피 코트에 대한 선호도가 예전만큼은 아니다. ●채식주의 빗댄 ‘비건 패션’ 대세로 떠올라 이 때문에 ‘페이크 퍼’(인조 털)나 ‘페이크 레더’(인조 가죽) 등을 이용한 ‘비건 패션’이 착한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다. 비건 패션이란 채식주의자(비건)처럼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최대한 느낌을 살려낸 것을 말한다. 비건 패션은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이용한 다운 패딩도 거부한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비건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패션업계에서 친환경주의자이자 동물애호가로 유명하다. 그가 만든 옷과 가방, 신발 등에는 동물의 가죽이나 털이 사용되지 않는다. 이번 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대표 핸드백인 팔라벨라백은 동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인조 가죽과 털을 이용했다. ●진짜 모피와 달리 다양한 색 연출·물세탁 가능 페이크 퍼는 동물의 털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도 소재 활용이 자유롭고 진짜 모피와 달리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LF의 여성 편집형 리테일 브랜드 앳코너는 올겨울 페이크 퍼 제품군의 물량을 전년 대비 10배가량 늘렸다. 이수진 앳코너 디자인실장은 “페이크 퍼의 가장 큰 장점은 진짜 모피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색상을 활용해 염색 가공이 쉽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페이크 퍼를 활용해 만든 코트만이 페이크 퍼 패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페이크 퍼를 캐주얼하게 입는 게 요즘 스타일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는 올겨울 실제 밍크 느낌의 페이크 퍼 외에도 무스탕 느낌의 캐주얼한 페이크 퍼 상품을 출시했다. 또 에잇세컨즈는 페이크 퍼 소재를 활용한 복숭아 빛깔의 스웨트셔츠를 선보였다. 페이크 퍼 전문 쇼핑몰 몰리올리의 김진선 디자인실장은 “퍼 코트같이 부담스러운 패션은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페이크 퍼 재킷에 캐주얼한 데님이나 레깅스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칼라·소매 등 부분 처리 제품으로 스타일 UP 페이크 퍼 스타일을 처음 시도할 때 칼라나 소매 부위에 부분적으로 퍼 처리가 된 스타일의 제품을 골라도 좋다. 크게 튀거나 부담스러운 느낌이 아니면서도 칼라나 소매 부위에 덧댄 페이크 퍼가 주는 개성 덕분에 멋스럽게 연출하기 좋다. 페이크 퍼로 만든 옷이 부담스럽다면 페이크 퍼를 활용한 액세서리에 도전해도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퍼 슬리퍼, 퍼 클러치백 같은 것들이다. 특히 퍼 클러치백은 겨울철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주는 검은색 코트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다. 이 실장은 “요즘 출시되는 퍼 클러치백은 대체로 화사한 색상이 많아 딱딱한 옷차림뿐만 아니라 청바지 등의 캐주얼 복장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모발처럼 광택·염색 드러나는 게 좋은 제품 질 좋은 페이크 퍼를 고르는 법은 간단하다. 김 실장은 “페이크 퍼를 사람의 머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찰랑찰랑하고 윤기가 나며 염색이 매끄러운 모발이 건강하고 아름다워 보이듯 페이크 퍼 역시 광택과 염색, 부드러움 등이 표면에 잘 드러나는 게 좋은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페이크 퍼의 관리는 까다롭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신소재 R&D팀 이정훈 책임은 페이크 퍼 구입 후 처음에는 드라이하고 나중에 물세탁을 한 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책임은 “페이크 퍼의 모발은 보통 아크릴로 만들어지는데 염착성(천 등에 물이 드는 것)이 다소 떨어지는 성분이므로 햇빛에 말리면 색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재 자체에 탄성과 회복력이 있으므로 모발이 눌리거나 엉킨 부분은 툭툭 털어 브러시로 빗어 주면 원래 형태로 복원된다. 다만 모발 기장이 긴 제품일수록 털 빠짐이 잘 일어난다. 이 때문에 이런 제품은 찬물에 중성세제를 이용해 손세탁하거나 세탁기의 울코스로 단독 세탁 하는 게 좋다. 또 평소 입었을 때 먼지가 달라붙거나 모발들이 엉키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뒤집어서 자주 털어 주고 브러시로 빗질해 주면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문의들 “무릎을 망치는 생활습관 따로 있다”

    전문의들 “무릎을 망치는 생활습관 따로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동작이나 습관이 무릎 건강을 해친다. 퇴행성 관절염 등 관절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면 의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체감하기 어렵다. 이미 몸에 익은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바른세상병원(병원장 서동원)에서 척추 및 관절질환을 다루는 전문의들을 통해 ‘무릎에 안 좋은 일상적인 행동 10선’을 골라냈다. 양반다리는 물론 수영의 특정 동작도 여기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퇴행성 관절염은 국내 65세 이상 노인 2명중 한 명이 앓을 만큼 흔해 지난해의 경우 전국적으로 243만 명의 환자가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발병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런 퇴행성 관절염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더 잦고 증상도 심해진다. 낮은 기온 때문에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영 평영의 발차기, 양반다리도 문제 병원 측은 이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관절센터 소속 정형외과 전문의 9명으로부터 ‘무릎 건강에 안 좋은 자세나 일상적인 행동을 자유롭게 기술하는 형식’으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9명의 전문의 모두가 ‘쪼그려 앉기’, ‘무릎 꿇고 앉기’, ‘양반다리로 앉기’ 등 우리나라의 좌식문화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앉는 자세 3종류를 무릎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자세로 꼽았다.  또 ‘계단에서 뛰어내려오기’와 ‘순간적으로 방향 전환하기’도 일상생활 중에 흔히 취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무릎 건강에는 상당한 위험요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종교 의식으로 행하는 108배 등 큰절 동작이나 젊은 여성들이 즐기는 하이힐도 무릎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관절센터 여우진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인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장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바닥에 앉는 좌식문화가 일반적인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양반다리, 무릎 꿇고 앉기, 쪼그려 앉기 등의 행동이 반복되면 무릎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데, 노년층에 관절염 환자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오리걸음’이나 ‘토끼뜀’, ‘짝다리로 서는 습관’, ‘과도한 스쿼팅이나 런지’ 등 무릎을 최대한 굽히거나 펴는 동작, 수영 중 ‘평형의 발차기’,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과체중’, ‘미용 목적으로 무릎을 붙이고 걷는 걸음’, ‘무리한 달리기와 줄넘기’도 지나치면 무릎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영은 일반적으로 척추나 관절 건강에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무릎 관절의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은 평영을 삼가는 대신 자유영 등 무릎에 나쁜 영향을 덜 미치는 발차기로 수영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의료진은 권고했다.   ■연령대별 무릎건강 지키기 관절은 연골과 주위의 뼈, 관절을 싸고 있는 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골은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이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라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있어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관절에 퇴행이 많은 것은 오랜 시간동안 체중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20~30대는 관절 건강에 소홀하기 쉽다. 관절에 작은 부상이나 이상이 있어도 무시한 채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라고 방치하면 관절 기능에 제약이 따르고, 나이가 들면서 퇴행이 빨라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연령대 남성은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겨 스포츠 손상을 입는 일이 많다. 관절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많이 하다 보면 어깨와 무릎관절에 무리가 와 어깨와 무릎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심하면 무릎연골이 찢어지거나 인대가 늘어나 십자인대파열, 박리성골연골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성은 신발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여성들이 즐기는 하이힐은 체형이 예뻐 보이지만 허리와 무릎 관절은 물론 발에까지 부담을 줘 허리와 무릎 통증을 유발하고, 족저근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40~50대 40~50대의 중년층은 노화와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중년은 관절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로, 자연스레 관절과 관절 주위의 근육이 약해진다. 또 운동을 하더라도 쉽게 지치고 통증과 뻐근함이 심해진다.  이 때는 노화로 기초대사량은 조금씩 줄어드는 반면 식사량은 늘어나 비만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아진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3kg 이상이므로 살이 찔수록 관절에 실리는 부하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으로 표준체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유산소 운동과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60대 이상 60대 이상은 관절 건강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다.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연골이 닳아서 움직이는데 불편함을 느껴 외출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은 더 약해지고 통증은 악화된다. 이런 상태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관절 건강에는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번 정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운동 전에는 5~10분간 스트레칭을 해 무릎, 허리 등의 관절을 이완시켜줘야 한다. 운동은 체력과 체격에 맞게 선택하되 관절이 안 좋다면 가볍게 걷거나 아쿠아로빅처럼 관절에 부담이 많지 않은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노년층은 관절에 통증이 있을 때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번 손상된 관절과 근육은 스스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방치해 질환을 악화시키지 말고 치료를 통해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우진 센터장은 “원인과 병명은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관절질환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연령대에 생길 수 있는 관절 질환을 파악해 대비하고, 관리해야 한다”면서 “20~30대도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더 큰 질환으로 키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프로농구] ▶◀ 힘내요 로드

    [프로농구] ▶◀ 힘내요 로드

    미국에 있는 가족의 교통사고 소식에도 경기에 나서며 투혼을 보여 줬던 프로농구 KGC의 찰스 로드(30)가 사고로 숨진 여동생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출국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KGC 관계자는 14일 “로드가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계속 연락하며 장례 일정에 맞춰 출국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날짜가 정해지면 언제든지 바로 (미국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단의 방침이며, 이러한 내용을 로드의 에이전트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로드 여동생의 장례식은 미국 당국의 사고 조사가 끝나야 할 수 있는 만큼 로드는 일단 장례 일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정확한 장례 일정은 이번 주말쯤에 나온다. 로드는 지난 12일 SK와의 경기를 3시간 앞두고 여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경기에 출전해 14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당시 로드는 신발과 손목 보호대에 여동생을 추모하는 문구를 적고 나와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로드는 다음날인 13일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경기 안양에 있는 숙소에 머물며 마음을 추스렸으며, 이날 오후 4시에 있었던 팀 훈련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해 홀로 간단한 회복훈련만 했다. KGC 관계자는 “(심적으로 힘든 것을 고려해) 팀 훈련은 쉬도록 했다”고 말했다. 비보를 접하고도 경기에 출전했던 로드는 16일로 예정된 KCC와의 경기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해 출전할 경우 부상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구단 측은 로드의 상태를 고려해 추후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머리가 터졌으면 된장을 발라야지, 뭐 하고 있어? 얼른 된장 한 주먹 퍼 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일, 아주 오래 된 얘기 같지만 사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입니다. 우리가 흔히 ‘빨간 약’이라고 불렀던 머큐로크롬 같은 서양식 소독제가 민간에 보급돼 소주와 된장을 대체한 게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니까요. 사실, 요즘처럼 소독의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상처에 바를 약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상처가 좀 크다 싶으면 된장을 바르는 게 고작이었고, 연필을 깎다가 베이는 손가락 상처 정도면 헝겁 조각을 찢어 묶거나 개구장이들은 고운 흙먼지를 뿌려 상처 부위를 말리는 식으로 지혈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소독이 된장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깨끗한 물이나 알코올로 씻거나, 서부 영화를 보면 총상 환자의 환부를 불에 달군 나이프로 갈라 총알을 빼낸 뒤 독한 위스키를 부어 소독하는 장면처럼 임기응변 식이 소독의 전주가 아닙니다. 소독용 알코올이 없으니 독한 술로 대신한 것인데, 아마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도 병원을 찾을 수 없는 극한상황에서 응급 외상을 입었을 때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 등의 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도 하니까요. 이 뿐이 아닙니다. 끓이거나 불에 달구기도 했고, 햇볕에 말려서 세균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낮추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며, 상처 부위를 쑥물에 담그거나, 소금물로 씻어낸 것도 모두 우리가 기억하는 소독의 역사입니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소독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 전통문화에도 틀림없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소독의 역사가 존재합니다. 지금처럼 병원 출산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모든 산모들이 집에서 애를 낳았습니다. 이 때, 산모의 출산을 돕는 산파는 탯줄을 자를 때 쓰는 가위를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했지요. 이 단순한 사실에서 산파가 산모와 태아의 감염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또 아기를 낳은 집에는 금줄을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산모와 태아를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인식의 산물이었습니다. 물론, 그 산파가 어떤 세균이 어떻게 틈입해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식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인식은 못 가졌겠지만, 단순한 초보적 ‘소독관’은 갖고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몸에서 피가 나면 상처가 생긴 것이고, 상처는 더럽게 다루면 덧나며, 잘못 다루면 최악의 경우 목숨줄까지 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소독이 필요한 상황은 많습니다. 타박 등 ‘외상 없는 상처’도 흔하고, 얻어맞아 피멍이 들거나 불에 데이고 살을 베이는 일은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이런 상처를 유형에 따라 처치하는 현대적 진료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예전에는 그런 문제를 상처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니 민간에서는 매 맞아 골병 든 사람이든, 일하다가 괭이에 발등이 찍힌 사람이든 독한 화주(火酒)를 먹여서 재웠고, 불에 데이거나 멍이 든 곳에는 녹두를 갈아 붙였지요. 소싯적 일입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들로 나섭니다. 소 먹일 꼴을 베기 위해섭니다. 개구쟁이들이 들로, 산으로 몰려가면 해찰 부릴 일이 많았지만, 꼴 베러 나선 그 또래에 가장 어울리는 일이 낫치기였습니다. 잘 벼린 낫을 핑그르르 하늘로 던져 땅에 맵시있게 꽂히면 이기는 놀이인데, 어줍잖은 놈 하나가 제 머리 위로 낫을 던져 가마꼭지에 맞는 바람에 사단이 벌어졌지요. 상처가 어지간하면 흙먼지라도 끼얹고 꼴을 벴겠지만, 이건 손바닥으로 싸안아도 꿀꿀 피가 흐르니 도리없이 들쳐 없고 마을로 내달렸지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얼굴이 피칠갑이 된 떠꺼머리를 업어다 제 집 마룻장에 부려 놓으니 어른들이 더 놀라 천방지축 어찌할 바를 몰라합니다. 허둥지둥 달려온 애 아버지가 낫날에 찍힌 상처를 살펴보더니 된장을 한 줌 떠다가 척 붙이고는 질끈 동여 묶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처치가 끝났습니다. “된장 발랐으니 까당까당 아물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다친 놈 한번 쥐어박지도 못 하고 혀만 끌끌 차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요즘도 감기 기운이 들면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마시고 푹 자라”는 말을 예사로 합니다.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은 전혀 다른 개체이지만, 소독(消毒)이라는 말이 ‘독성을 없앤다’는 뜻이고 보면 박테리아든 바이러스든 다스릴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 시절에 병이든, 상처든 원인을 알고 치료한 게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처방과 시약이 달랐으니 여항에서야 아프면 아픈 것이고, 안 아프면 안 아픈 것이지 지금처럼 머리카락에 홈을 파듯이 이런 저런 검사에 원인, 증상, 후유증 등을 가려 따지지를 않았지요. 알고 보면, 소독의 범주는 넓습니다. 상처에 된장을 바르고, 고춧가루 소주를 마시는 일부터 모기, 파리 잡는다며 골목길을 소독차가 쓸고 다니고,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소독약을 적신 매트 위를 딛도록 하는 것까지, 목적과 방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단지 범주가 넓을 뿐 아니라 갈수록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해 충격울 줬던 메르스를 상기해 보면 소독의 중요성이 실감이 날까요. 메르스 사태 때 익숙해진 격리는 물론 휴교조치 등이 모두 소독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된 조치이니까요. 이처럼 의료나 건강의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소독이라는 개념을 체감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독을 위해 사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손씻기 등 청결이 더 실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독을 청결과 동일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염을 방지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전문적으로 검증된 약물이나 방법을 사용하는 소독이 단순히 손을 씻는 행위와는 다르니까요. 이렇듯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 우리가 거쳐온 60∼70년대를 돌이켜보면, 누구나 소독을 생각했지만, 누구나 정확하게 소독을 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고도 별 일 없이 살아냈지만, 그 때문에 모두의 삶이 위태위태했지요. ●‘옥도정기’, ‘다이야찡’ 그리고… 소독제가 빨갛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옥도정기’라는 약도 널리 사용된 외용 소독제입니다. 일본말로 옥도정기지만 의료계에서는 ‘요오드틴크’ 또는 요오드 용액으로 불리는 약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불그레한 노란색을 띠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물론 곰팡이균까지도 제거할 수 있어 요즘도 수술실에서 흔히 사용합니다. 수술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수술 직전에 간호사가 수술 부위에 널찍하게 바르는 소독약이 바로 요오드틴크입니다. 과산화수소 용액도 있었습니다. 상처 부위에 바르면 마치 발포되듯 하얀 거품이 이는 말간 소독제지요. 지금처럼 걸핏하면 병원을 찾는 세상과 달리 예전 민간에서는 소독이 외상 치료의 전부였습니다. 요즘처럼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면 진단을 거쳐 상처 부위를 세척하고, 소독하고, 망가진 조직을 복원하고, 정교하게 꿰매고, 다시 소독하고, 덮는 방식이 아니어서 상처가 나아도 흉터가 남아 두고두고 놀란 기억을 되돌리곤 했지요. 그 때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유난히 흉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소독을 몰랐던 탓에 사소한 상처 때문에 곡경을 치르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 가을, 이웃 마을에서 벼타작을 하는데, 젊은 일꾼 하나가 마당에서 굽은 못을 잘못 밟아 발바닥에 꽂혔답니다. 반반한 흙마당에서 하는 일이니 거추장스러운 신발을 벗고 했겠지요. 맨손으로 쑥 못을 빼내고는 어찌어찌 일을 마쳤는데, 저녁이 되자 상처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욱씬거려 견딜 수가 없더랍니다. 소금물로 씻은 뒤 ‘다이야찡’ 가루를 바르고 밤을 넘겼는데, 그 다이야찡이라는 게 아마 당시 개발된 소독제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어려서 자주 들었던 하얀 가루약이지만, 직접 써보지는 않았습니다. 그게 필요한 일엔 흙먼지를 뿌리면 됐으니까요. 며칠 뒤, 그 장정은 상처가 심해져 대처 병원을 찾아가 파상풍 진단을 받고 다리를 잘라냈는데, 그러고도 며칠 못 가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생각해보면, 못에 찔린 직후 적절한 소독 등 상처 관리를 하지 못했고, 그 후 오염된 못이 살속을 파고 들었는데도 겉에다가 다이야찡 가루만 뿌렸댔던 것도 한심한 대처였지요. 나중에 병원에 가서야 파상풍이란 걸 알았고, 그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끝내 숨졌으니 그 사이에 패혈증으로 발전했음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인데, 안타깝지만 거기까지가 그 시절의 소독에 대한 인식과 의료적 처치의 한계였겠지요. 결국, 소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몰랐던 몽매한 시절 탓에 젊은 장정 하나가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런 일들이 그 시절에는 더러 있었습니다.  ●사소한 찰과상에서 증증 화상까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게 얼마나 살균소독 효과 있을까, 또 화상 부위에 소주를 바르고, 입으로 상처를 빨아내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소독 의식이 많이 개선돼 미필적 안전사고는 주는 듯 하지만, 가정 안팎에서는 오히려 화상 등 안전사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사고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으며, 그 중 가정 내 사고가 전체의 67.5%로 가장 높았습니다. 문제는 어린이 안전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크고 작은 상처를 만든다는 점인데, 이를 사소하게 여겨 방치하거나 습관적으로 엉뚱한 조치를 취하는 탓입니다. 가정에서 흔하게 겪는 화상을 볼까요. 화상을 입을 경우 소주를 바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독할 목적도 있고, 화상 부위를 차갑게 식혀 화상의 열기를 낮추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2도 화상 이상인 경우 이미 소주로 소독할 상황이 아닐 뿐 아니라 화상 부위에 엉뚱한 약들을 발라 정작 병원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상처 부위에 알코올을 바르면 기화하면서 일정 부분 열을 빼앗아가는 효과는 있지만 소주보다는 팩으로 감싼 얼음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요. 예전에는 화상 부위에 간장이나 참기름을 바르거나 메밀 또는 밀가루를 반죽해 붙이기도 했지요. 이런 민간요법은 소독이나 화상 치료와 전혀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자칫 감염으로 이어지면 혹 떼려다 혹을 붙이기 십상인 방식입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병원을 찾는 것입니다. 그 전에 환자나 보호자가 할 일은 화상 물집을 터뜨리지 말 것, 부득이하게 터졌다면 물집 주머니를 제거한 뒤 살균소독을 하고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는 것 등입니다. 나머지는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입니다. 물집이 생기지 않았거나 물집이 생겼더라도 화상 부위가 작아 굳이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화상이라면, 환부를 노출시키고 피부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물집이 생긴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2도 화상으로 분류하는데, 이 때는 멸균 드레싱이 필요합니다.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항균제를 바른 뒤 거즈를 덮어주면 됩니다. 요즘에는 병원에서 마른 거즈 대신 메디폼 등의 습윤드레싱재를 붙이는 것이 대세라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화상이 아닌 일반 상처도 알고 관리해야 합니다. 출혈이 있다면 무엇보다 지혈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상처를 입으로 빨아 지혈을 시도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외부에 노출된 인체 부위 중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서식하는 곳이 입이라는 사실을 알면 내 상처든, 남의 상처든 함부로 입을 갖다 대기는 어렵겠지요. 지혈이 필요하다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고나 분말형 약제를 바르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오히려 상처의 치유를 돕는 분비물 유지와 오염 제거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넘어지거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 생긴 출혈 열상은 먼저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상처 부위를 덮고 가볍게 눌러 지혈한 뒤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이 때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다음 살균소독을 해야 하는데, 소독제를 구입할 때는 세포를 덜 손상시킬 뿐 아니라 세포 재생에 효과적인 걸 고르는 게 바람직하겠지요. 요즘에는 예전의 빨간약을 개선한 용액 및 분말 제제가 많으며, 스프레이 타입도 나와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골라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약제를 고를 때는 미리 살균력의 범위를 살펴 상처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은 물론 바이러스까지 제압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소주와 된장, 그 무지의 기억을 넘어  이제는 아무도 소독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필요성도 그렇고, 중요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소독은 여전히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고, 이 때문에 소독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이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주사기와 주사 바늘을 재사용하다가 수많은 환자들이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의사의 가족들까지 이런 방식으로 주사를 맞았다니 더 우스운 일입니다. 이 정도면 그 의사는 터진 머리에 된장을 바르는 옛날의 무지몽매한 사람들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을 게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옛날 사람들이야 소독의 필요성을 속속들이 알지도 못 했고, 또 소독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검증도 안된 민간요법을 동원했지요. 하지만, 그 의사는 의대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뒤 국가자격시험을 거쳐 의사가 됐고, 큰 돈을 들여 병원을 차린 사람일텐데, 그런 방식으로 환자를 대했다면 적어도 다음의 둘 중 하나에는 해당되는 부류이지 않겠습니까. 의대를 뒷구멍으로 드나든 얼치기 ‘의사(疑詐)’이거나, 돈에 맛들여 환자들 건강이나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고급 파렴치한이거나. 소독이 비단 비전문가인 일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전문가의 무지와 무관심이 더 심각한 위협입니다. 일반인들의 무지나 무관심은 한 사람의 피해에 그치지만 전문가의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 사회적 피해가 되니까요. 우리 사회가 다원화, 다변화의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건강이나 위생의 측면에서 소독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합니다. 소독은 다른 말로 바꾸면 ‘예방’이고, ‘방어’이며, ‘진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큰 우환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차제에 소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냥 닥치는 대로 대충 하는 소독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상처라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요. 중요하고도 확실한 것은, 이제 화상에 소주 붓고, 상처에 된장 바르는 수준의 소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대처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이것도 대처라고, 한번 해놓고 나면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거나 약을 쓸 생각을 안 하게 되거든요. 거울 앞에서 필자의 앞머리를 들추면 보이는 상처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의 지붕 모서리에 받혀 찢어진 곳인데, 여기에도 누군가가 된장을 발랐습니다. 다행히 상처는 아물었지만, 팥알만 한 흉터가 무지의 흔적처럼 남아있습니다. 제 두 딸의 무릎과 복사뼈 근처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모두 필자가 소홀해 전문가에게 치료를 맡기지 않은 결과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십니까. jeshim@seoul.co.kr
  • 창비건설, 범내골역-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 그랜드오픈!

    창비건설, 범내골역-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 그랜드오픈!

    핵가족의 증가와 실속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형아파트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계속되는 소비 침체와 은행권의 저금리 장기화의 이유도 있지만 작은 평형에도 뛰어난 설계를 통해 실속 있게 주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형아파트는 앞으로도 주택시장에서의 대세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각지에서의 소형 아파트 분양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부산의 소형아파트 시공사로는 최강자로 꼽히는 창비건설이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와 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의 모델하우스를 금일 동시에 오픈해 실수요자들과 투자자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공사 창비건설은 그동안 ‘양정역 이즈팰리스’와 ‘시청역 이즈팰리스 센트럴 1차’, ‘시청역 이즈팰리스 센트럴 2차’와 최근 진행된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베스트’까지 모두 단기간 안에 100% 분양을 완료하며, 소형아파트 인기의 실감과 함께 전세대 분양 성공신화 명맥을 이어갔다. 창비건설의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와 ‘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는 전용 면적 대비 높은 실사용률로 부산에서 단연 최고 수준의 실용적인 공간 설계를 자랑하며, 비슷한 조건의 다른 소형아파트와 비교해도 월등히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내부 공간과 채광을 극대화한 3Bay 구조와 와이드한 신발장, 드레스룸까지 갖춰 수납공간을 최대화했다. 우수한 주거 환경과 교통환경, 편의 환경을 자랑하는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는 도보 2분거리에 범내골역이 위치해 있으며, 300m 내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CGV, 성서초 등이 있어 생활 인프라는 물론이고, 부산 대표 생활권인 서면과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한 문현금융단지와도 거리가 가까운 입지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범내골역 이즈팰리스는 허브’는 정당계약기간에 계약하는 계약자들 위해, 시스템에어컨 2대, 김치냉장고, 삼성 애벌빨래세탁기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 또한 시스템에어컨 2대를 무상제공으로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 또한 우수한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도보 3분 거리에 지하철 2호선 사상역과 부산~김해를 잇는 경전철,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이 위치해 있어 최고의 교통요충지로 손꼽히며, 명실상부 서부산의 관문에 위치해 있어 부산 시내ㆍ외 어디든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애플아울렛과 롯데시네마, 르네시떼, 홈플러스 등의 풍부한 쇼핑ㆍ생활인프라를 비롯해 오는 2020년 사상역 통합역사 완공 시 공영주차장 등을 녹지공간으로 개발해 축구장 2배 규모의 명품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주거 환경에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자연 환경까지 더해져 더욱 풍부한 입지 조건을 갖출 전망이다. 혁신적인 공간 설계와 입지조건, 소형아파트 가운데 단연 최고인 창비건설의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와 ‘사상역 이즈팰리스 와이드’는 양정동 264-1 M&S 빌딩 4층에 모델하우스가 위치해있으며, 인사인해를 이루고 있어 관심 있는 고객들은 빠른 시간 내에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상담 받는 것이 좋겠다.분양 문의는 전화(051-852-9990)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서 위조카드 긁어대는 유럽 범죄조직

    한국서 위조카드 긁어대는 유럽 범죄조직

    유명 백화점을 돌며 10억원대의 명품을 쇼핑한 외국인 위조 신용카드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루마니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온 이들은 보안에 허술한 마그네틱 카드 결제기가 한국에 많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백화점에서 분실되거나 위조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려 한 혐의(특수절도) 등으로 루마니아인 M(32)씨와 말레이시아인 S(43)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국, 터키,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국제 범죄 조직원으로 위조카드 272장을 들고 입국했다. 주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주유소, 슈퍼마켓의 현금지급기에서 카드 정보를 입수해 위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 명동, 압구정동 등의 백화점에서 명품 시계, 가방, 신발, 의류 등 총 10억 7640만원어치를 구매하려고 시도했다. 대부분 승인이 거절됐지만 1억 7000만원은 결제가 이뤄졌다. 구매한 제품은 개당 3000만원짜리 불가리 시계, 구찌 핸드백 등 명품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한국에서 명품을 사 오면 물건값의 10%를 떼 주겠다는 자국 총책의 말을 듣고 특정 물건만 구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이탈리아 부자’ 행세를 했으며 의심을 피하기 위해 고급 호텔에만 투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루마니아인 중에는 전직 축구 국가대표 출신 P(28)씨도 있었다. 경찰은 국제 범죄 조직이 한국을 범행 대상지로 고른 것은 허술한 결제 시스템 때문으로 보고 있다. ‘꽂는 방식’의 반도체(IC)칩 카드 결제기가 아니라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결제기를 이용해 위조카드 사용이 쉽다는 걸 노렸다. 이들은 현금지급기 인출도 노렸으나 현금지급기는 대부분 IC칩 방식이라 373차례나 시도했지만 1360만원을 인출하는 데 그쳤다. 경찰은 지난달 위조된 카드를 사용한 혐의로 구속한 말레이시아인과 S씨가 같은 위조 카드 범죄단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연달아 2∼3장 제시하는데도 반복해서 승인이 거절되면 카드 위조를 의심해 봐야 한다”며 “지난해 폐지된 50만원 이상 사용자의 신분 확인 제도를 부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폴을 통해 신용카드 위조 총책과 달아난 공범에 대한 공조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50년 전통’ 구로시장이 확 달라집니다

    구로공단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50년 전통’의 구로시장이 새롭게 태어난다. 구로구는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쾌적한 시장 환경을 위해 구로시장의 낡고 위험한 시설물을 개선하는 현대화사업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1962년에 조성된 구로시장은 4776㎡(약 1445평) 공간 안에 신발, 잡화, 먹거리 등 점포 172개가 모여 있다. 옛 구로공단 근로자들에게 생필품과 먹거리를 제공하는 주요 소비처로 각광받았지만, 근로자들이 떠나고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활기를 잃어갔다. 최근에는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안전문제가 대두됐다. 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 29억원을 투입해 현대화 사업에 착수했다. 구로동로 22길과 14길 골목 일대 300m 거리에 2070㎡(약 626평) 규모로 공사를 추진한다. 날씨에 관계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가게 간판을 정비한다. 소방도로와 소방시설 설치를 비롯해 바닥 포장, 폐쇄회로(CC)TV를 확충하는 작업도 함께한다. 공사는 내년 4월에 완료할 예정이다. 또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노후재난시설을 시비 2억원을 들여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균열, 누수가 심한 슬래브(철근콘크리트) 지붕에 방수공사를 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슬레이트(돌판) 지붕과 기둥은 철거하거나 교체한다. 이성 구청장은 “서울의 산업 성장을 함께한 구로시장의 환경을 대폭 개선하면 시장을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더불어 안전한 시장을 만들도록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충북혁신도시 중심상업지역 내 152실 공급 밀라움 오피스텔 분양

    충북혁신도시 중심상업지역 내 152실 공급 밀라움 오피스텔 분양

    충북혁신도시 내 중심상업지역에 공급되는 ‘밀라움 오피스텔’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지면적 1,271㎡, 연면적 11,493㎡에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공급되며 지상 1,2층 근린생활시설과 3층부터 10층까지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 22㎡형(A타입) 128실과 전용 37㎡형(B타입) 24실 등 총 152실로 구성되며 1~2층 상가시설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중심지에 들어서는 ‘밀라움 오피스텔’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소비자원, 한국고용정보원 등과 인접해 있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차로 5분 거리에 중부고속도로 진천IC, 금왕IC(예정)가 위치해 있어 서울과 세종시까지 1시간대로 도달할 수 있고, KTX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이동이 편리하다. 또한 상업중심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교통과 생활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밀라움 오피스텔’은 중정형 설계로 건물 내외부 자연채광과 통풍으로 주거쾌적성을 높였고 옥상정원, 휴게실 및 각 층별 커뮤니티 공간도 조성된다. 보안시스템을 적용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무인택배시스템을 구축, 입주자 편의를 배려하고 있다. 또 ‘밀라움 오피스텔’은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천정형에에컨, 빌트인세탁기, 빌트인 냉장고, 전기쿡탑, TV(사전 우선계약자에 한함), 디지털 도어락, 주방수납장, 붙박이장, 신발장, 욕실장, 침대, 비데, 블라인드, 파우더 등 풀옵션을 제공한다.상품을 살펴보면 128실이 공급되는 A타입은 원스탑 수납 동선으로, 욕실 안쪽 세탁실을 제공하는 등 생활패턴에 맞춘 특화평면을 선보였으며 24실이 공급되는 B타입은 침실 내 드레스룸을 확보하여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오피스텔과 상가 모두 분양가의 10%를 내면 계약이 가능하고 중도금에 대한 이자를 무이자로 제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초기 투자부담을 낮췄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중부권 거점 도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충북혁신도시에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이 차례로 업무를 시작하고 있고 주변에 산업단지들이 많아 풍부한 배후수요를 가지고 있다"며 “‘밀라움 오피스텔’은 다른 오피스텔과 차별화된 설계와 입지 조건, 풍부한 배후세대로 안정적인 임대수요 확보가 가능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문의: 1577-7144 nownews@seoul.co.kr
  • 닥터마틴, 시럽 멤버십 할인쿠폰으로 신발사고 스타워즈 예매권 증정 이벤트참여!

    닥터마틴, 시럽 멤버십 할인쿠폰으로 신발사고 스타워즈 예매권 증정 이벤트참여!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콘이자 영국 대표 패션 브랜드 닥터마틴(Dr.Martens)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럽(Syrup)’의 멤버십 고객들을 위한 할인 쿠폰 및 ‘스타워즈’ 영화 예매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12월 7일부터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모바일 멤버십 지갑인 시럽(Syrup)에서 닥터마틴의 멤버십 카드를 추가하는 모든 고객에게 1만원권 쿠폰을 지급하며, 이 쿠폰으로 닥터마틴 슈즈 제품을 구매한 2500명에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영화 예매권(1인 1매)을 증정한다. 닥터마틴 전국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진행된다. 단, 닥터마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선착순으로 2400명에게 증정되며 온라인몰 이용 시 정상제품 20만원이상 구매 고객 100명에게 영화 예매권이 지급되니 온라인몰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이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또한 쿠폰 사용 기간은 12월 31일이며, 증정된 영화 예매권은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닥터마틴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닥터마틴 홈페이지(www.drmartens.co.kr)와 공식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오는 17일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이후 10년 만에 공개되는 스타워즈 시리즈로 원작의 주인공들이 모두 출연하여 2015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17) 스마트카 ① 실리콘 밸리 IT 기업의 도전

    [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17) 스마트카 ① 실리콘 밸리 IT 기업의 도전

    2015년 10월 21일, SF 영화 ‘백투더퓨처’가 재개봉 되었다. 이날은 영화 속에서 주인공 마티와 브라운 박사가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미래의 그날이다. 그곳에는 평면 TV가 벽에 걸려있고 태블릿 PC와 웨어러블 안경도 등장한다. 3D 영화를 보고 영상 통화를 하며 지문인식으로 문을 연다. 26년 전 영화 속 상상들이 지금의 IT 세상과 놀라울 만큼 흡사하다. 지난 8월에는 도요타 자동차가 주인공이 타던 공중부양 스케이트보드인 ‘호버보드(hoverboard)’를 선보였다.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자기부상열차처럼 자석으로 만든 레일 위를 떠서 다니는 보드가 탄생한 것이다. 나이키는 몇 년의 연구 끝에 마티가 신었던 자동으로 끈을 묶어주는 운동화 ‘나이키 맥(NIKE MAG)’을 만들어 냈다. 이 신발은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마티 역을 맡았던 마이클 J. 폭스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파워 레이스(Power Lace)라는 특허까지 얻은 이 제품은 경매를 통해서만 판매되고 수익금은 마이클 J. 폭스 제단에 기부되어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연구에 쓰인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과거와 미래로 시간여행을 할 때 탔던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DeLorean)’일 것 같다. 드로리안 모터 컴퍼니(DMC)에서 만든 이 자동차는 1981년부터 1983년까지 8583대가 생산되었다. 영화에 등장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이미 회사는 파산한 뒤였다. 그 후 잊혔던 드로리안이 10월 21일 ‘백투더퓨처 데이’에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 나타났다. 스탠퍼드 연구진은 2만 2000달러에 드로리언을 구입해서 운전자가 없이 달리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로 개조를 하였다. 이 차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마티(MARTY)로 불리는데, 극한의 조건에서 무인차를 시험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된다고 한다. 스탠퍼드는 2005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무인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막강한 팀이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인공지능 연구소장인 시배스천 스런 교수는 이후 구글에 영입되어 자율주행 자동차인 ‘구글카’를 개발하게 된다. 2009년 구글카가 무인 운행에 성공하면서 IT 기업은 물론 자동차 업계까지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는 ‘스마트카’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2014년에는 아예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개하기도 하였다. 구글은 차량용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반으로 구글맵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320만 km의 시험주행을 해오고 있다. 미국 정부도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이고 이미 6개 주에서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었다. 구글은 아직 자동차 생산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자율주행 이후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먼저 본 것 같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 된 테슬라(Tesla)의 CEO 엘런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8년 첫 번째 전기자동차인 2인승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출시한 후 2012년에는 럭셔리 세단 ‘모델S’를 내놓았다. 7만 달러가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10월까지 2만 433대를 팔아 선두를 지키던 닛산의 리프(LEAF)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였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테슬라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5년 ‘세계 100대 혁신기업(The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 1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를 모두 무료로 공개하며 전기자동차의 생태계를 키우는 통 큰 결정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한번 충전으로 413km를 달리는 SUV 전기차인 ’모델X‘를 공개하면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갈매기 날개처럼 생긴 걸윙 도어(gullwing door)가 34년 전 드로리언을 많이 닮았다. 엘런 머스크는 “사람이 하는 운전은 위험하기 때문에, 미래에는 불법이 될 수도 있다”며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auto pilot)’까지 출시하였다. 전기자동차를 넘어 스마트카로의 진입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 6월에는 창업한 지 19개월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캘리포니아의 전기자동차 회사인 파라데이 퓨처(Faraday Future, FF)가 그 주인공이다. CEO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투자를 받았는지 알려진 것이 없어 베일에 싸여있는 미스터리 기업이다. 이들은 2년밖에 남지 않은 2017년에 테슬라를 능가하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가 첫 상용 모델인 로드스터를 개발하는 데 5년이 걸렸고, 경쟁력을 갖춘 모델S를 개발하기까지 다시 4년이 필요했던 것을 고려하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파라데이 퓨처는 최근 미국 내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인데 투자 금액이 10억 달러, 1조 원이 넘는다. 게다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시설 유치는 앞으로 이루어질 투자 계획의 첫 단추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신생 벤처기업의 행보라고 보기에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은 애플이 다른 회사를 통해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애플 배후설’이다. 언론은 이 회사의 멤버들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위해 테슬라, BMW, GM에서 영입한 인력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다른 추측은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동영상 서비스 회사 르티비(LeTV, 樂視)가 설립하였다는 ‘중국 자본설’이다. 70억 달러의 재산가인 르티브의 지아 유에팅 회장은 지난 8월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을 시사하면서 1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언급하였다. 지아 회장은 연초에 3500만 주의 주식을 팔아 25억 위안(약 4500억 원)을 현금화하였고 추가로 1억 4800만 주를 매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내년 1월에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6에 파라데이의 콘셉트카가 공개된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12월 3일에는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무인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5대 기업에 대해 보도하였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볼보와 다임러 벤츠 2곳, IT 업계에서는 구글, 애플, 테슬라 3곳이 뽑혔다. 애플은 아직 자율주행 자동차를 발표한 적도 없고 소문만 무성한데 탑 5에 들었다. 무슨 근거로 선정되었는지 소문이라도 한번 파헤쳐 보자. 최근 애플은 “몇 년 안에 자동차 업계는 그간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국가의 외환보유고 수준인 2000억 달러의 현금과 최고의 IT 기술을 가지고 있는 애플이 자동차 분야의 인재를 블랙홀과 같이 빨아들이는 것을 보면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이미 600명 규모인 차세대 자동차 프로젝트인 ‘타이탄(Titan)’을 수행하는 것이 알려졌고 최근 인력을 3배로 늘린다는 소식도 있다.  이런 소문들에 대해 영국의 통신사 텔레그래프가 정리한 내용이 있어 간단히 소개한다. 애플카의 출시 시기는 2019년이고 5만 5500달러 정도의 반 자율주행 전기차로 예상된다. 차량용 OS인 카플레이를 기반으로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와 대화를 하고 목적지를 알아서 찾아가는 똑똑한 자동차가 될 것 같다. 한번 충전하면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는 450km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었다는 외신도 있다. 애플의 CEO 팀 쿡이 “소프트웨어는 미래 자동차의 중요한 요소이며, 자율 주행 기술도 훨씬 더 중요해진다.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이다”라고 말한 걸로 봐서는 스마트카가 최종 목적지로 보인다.이제 실리콘 밸리는 더 이상 IT 밸리가 아니다. 포드의 고위 임원은 “지난 100년 자동차가 기계공학의 산업이었다면 이젠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그리고 그 메카인 실리콘밸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욕심나고 갖고 싶은 키 작은 앵클부츠

    욕심나고 갖고 싶은 키 작은 앵클부츠

    발목까지 오는 길이의 앵클부츠는 가을 신발로 여겨졌다. 더 추워지면 으레 종아리를 감싸는 롱부츠를 꺼내기 마련이다. 올해는 신발장 속 배치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예보되면서 짧은 부츠가 겨울까지 점령할 기세다. 앵클부츠는 활용성이 좋다. 일년 중 길어야 두세 달 신는 롱부츠와 달리 한여름만 빼고 사계절 신을 수 있다. 신고 벗기도 편해 나이를 가리지 않고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금강제화는 지난 두 달 3만 1000켤레의 앵클부츠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 3000 켤레)보다 34% 늘었다. 온라인몰인 옥션에서도 지난달 앵클부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29% 증가했다. 장규훈 GS샵 편성전략팀장은 “지난해 이맘때는 롱부츠나 패딩부츠를 주로 판매했는데 올해는 앵클부츠와 운동화를 주로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김새와 장식에 따라 앵클부츠를 여러 종류로 구분한다. 최근 유행하는 첼시부츠는 날렵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부터 착용하던 발목이 긴 승마용 부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남녀 모두 신는 유니섹스 아이템이다. 옆면에 고무밴드가 있어 신고 벗기 편하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가 즐겨 신어 ‘비틀 부츠’라고도 한다. 1961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영국 런던의 신발가게 ‘아넬로 앤드 데이비드’에서 첼시부츠를 발견하고 굽을 추가해 네 켤레를 주문하면서 비틀스의 패션을 완성했다. 1960년대에 크게 유행했으며 2010년대 들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첼시부츠는 검은색이 대부분이다. 중성적인 느낌의 검정 의상에 앞코가 뾰족한 첼시부츠를 신으면 ‘센 언니’ 스타일이 완성된다. H라인의 스커트나 미니원피스에 신으면 섹시해보일 수 있다. 디커부츠는 19세기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 부츠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부츠다. 원조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이다. 디커부츠는 이 브랜드의 신발 상품 이름이지만 지금은 웨스턴 숏 부츠를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캐주얼부터 정장 차림까지 두루 어울리는 실용적인 신발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신는다. 스웨이드 소재로 6㎝ 높이의 두툼한 나무 굽이 있어 키가 커 보인다. 신발 옆선 가운데가 볼록하게 올라와 정면에서 보면 발목이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전투화에서 유래한 워커부츠는 투박한 굽과 끈을 묶는 레이스업 디자인이 특징이다. 일년 내내 신을 수 있고 활용성이 좋다. 강주원 금강제화 디자인 실장은 “중성적인 디자인과 매력적인 장식이 있어 편안한 캐주얼 차림에도 어울릴 뿐 아니라 여성스러운 옷에 신으면 대조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즐겨 신는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중장년 여성은 부츠 내피에 합성 퍼(털)를 사용한 앵클 퍼부츠를 선호한다. 털이 있어 따뜻하고 발목 부분을 접었다 펼 수 있어 실용적이다. 박미선 현대홈쇼핑 명품잡화팀 상품기획자(MD)는 “표면이 단단하고 탄력 있는 염소가죽을 겉에 사용한 퍼부츠는 발목을 완전히 덮지만 지퍼를 내린 뒤 접으면 앵클부츠로 변신한다”면서 “와이드팬츠나 스커트에 신으면 고급스럽다”고 조언했다. 부티힐은 여성스럽고 화려한 옷차림에 어울린다. 부츠 형태의 하이힐이라고 보면 된다. 앞코가 날렵하고 굽이 아찔해 각선미를 돋보이게 한다. 검정 미니원피스에 부티힐을 신어 포인트를 주면 연말 모임이나 파티에 적합하다. 스타킹이나 레깅스의 색이 부츠와 다르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올 한 해 크게 유행한 바지 통이 넓은 와이드팬츠는 앵클부츠와 찰떡 궁합이다. 이지선 신세계인터내셔날 아크네스튜디오 마케팅 담당자는 “발목 위로 올라오는 길이의 와이드팬츠에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있는 앵클부츠를 신으면 맵시를 살릴 수 있다”면서 “한겨울에는 통이 상대적으로 좁은 모직 소재 슬랙스 팬츠를 고르면 좋다”고 말했다. 몸에 달라붙는 스키니진도 소화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베이지, 브라운, 버건디 색의 낮은 굽 앵클 부츠와 함께 입으면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유정원 LF 이자벨 마랑 바이어는 “앵클부츠는 낙낙한 느낌의 보이프렌드 핏이나 연청색 디스트로이드(찢어진) 청바지와도 잘 어울린다”면서 “플레어스커트나 원피스에 신으면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키가 작고 다리가 짧다면 긴 치마나 바지보다는 짧은 하의를 입는 게 좋다. 허리선이 높은 하이웨이스트 스커트나 반바지에 타이츠를 신는 게 적당하다. 종아리에 자신이 없다면 앵클부츠보다는 롱부츠를 신는 편이 낫다. 다만 와이드팬츠와 앵클부츠의 궁합이라면 종아리 굴곡을 감출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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