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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세계문학사 퍼즐을 맞추다

    잊혀진 세계문학사 퍼즐을 맞추다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불사르라는 유언을 남긴 까닭,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보석으로 세공한 금 상자에 넣어 보관한 작품, ‘죽은 영혼’의 2부 원고를 불살라 버리고는 스스로 굶어 죽은 고골, 반세기 뒤에 밝혀진 에밀 졸라의 수상한 죽음….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정규환 옮김, 민음사 펴냄)는 유실된 고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걸작, 대작이 될 뻔한 미완성 원고 등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또는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위대한 작품들에 얽힌 역사를 보여 준다. “내 마지막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예언적인 요소가 많은 것으로 보일 겁니다. 여기에서 알료샤는 수도원을 떠나 무정부주의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내 순수한 알료샤는 차르를 죽일 것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이 구상한 대로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끝내지 못한 채 1881년 1월 28일 죽었다. 소설은 비록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러시아의 차르 알렉산드르 2세는 도스토옙스키가 소설에 쓰려고 한 것처럼 1881년 2월 암살된다. 세계 문학사의 잊힌 부분을 정리한 저자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사는 독서광 스튜어트 켈리(39). 어린 시절 고전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문학 세계에 빠져든 켈리는 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실종된 책들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켈리는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산 펭귄판 고전 그리스 극작품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스퀼로스의 작품을 모두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가 73편이나 더 썼다는 것을 알고 문학사의 방대한 잃어버린 책을 찾는 것을 ‘신의 계시’로 삼는다. 책이 사라져 버린 경우는 크게 저자가 의도적으로 책을 없앴거나 화재나 사고 등으로 유실된 경우 그리고 저자의 죽음으로 작품이 완성되지 못한 경우 등이다.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초고인 ‘스티번 히어로’를 불 속에 집어 던져 버렸으며, 공자는 원래 육경(六經)을 편찬했지만 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 때 ‘악기’(樂記)가 영원히 사라져 오경만 전해지고 있다. 13년 동안 ‘신곡’에 매달려온 단테는 마지막 칸토(곡) 13개를 끝내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으며, ‘드레퓌스 사건’(독일 간첩 누명을 쓰고 투옥됐던 유대인 드레퓌스 대위가 무죄임을 주장한 사건)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졸라는 그 진실을 파헤친 ‘정의’를 쓰기 시작했으나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죽었다. 졸라는 1902년 9월 29일 새벽 3시에 구역질,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가 창문을 열고는 쓰러져 호흡 곤란 끝에 숨졌다. 그의 의문사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야 밝혀진다. 졸라의 침실 벽난로 상태를 재현하고 연도(燃道)까지 허물었지만, 가스가 치사량에 이르도록 형성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검시관은 결국 불의의 사고사라고 졸라의 죽음을 기록했다. 1953년 ‘리베라시옹’ 신문의 노인 독자인 아퀭은 졸라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읽고 친구의 말을 기억해냈다. “나하고 내 인부들이 옆집에서 수리 공사를 하면서 그 굴뚝을 틀어막았지. 워낙 출입이 빈번해서 그 북새를 틈타 졸라의 굴뚝을 찾아냈고 막아버렸지. 다음 날 아주 일찍이 막은 걸 다시 터 놓았지. 우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극심했던 아퀭의 굴뚝 소제부 친구는 드레퓌스를 옹호하는 졸라를 그저 매국노로 여겨 이 같은 일을 저질렀던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도 카프카의 친구 막스 브로트가 아니었다면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카프카는 1924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브로트에게 자신이 죽으면 “모든 걸 태워 버리라.”고 유언했지만 브로트는 이를 들어주지 않고 카프카의 작품을 잘 보전했다. 저자가 구상만 하고 쓰지 못한 책들도 사라져 버린 책들이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은 헨리 8세부터 현대까지 영국에서 활약한 가장 저명한 인사들을 다룬 총서와 ‘죽은 이의 대화’라는 책을 쓸 생각이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는 “문학의 효용은 가르치며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저자 켈리 역시 독자의 호기심을 돋우고 즐거움을 안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2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문의 날’ 표어·포스터 공모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는 제55회 신문의 날 및 신문주간을 맞아 표어 및 포스터를 현상 공모합니다. 이번 공모전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공모부문 표어 / 포스터(일반부 / 학생부-초·중·고) ● 응모기간 2011년 2월1일(화)~28일(월) ● 출품요령 출품규격을 준수하여 공모신청서를 작성, 방문 또는 우편접수(신청서는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서 다운받아 사용) ● 출품작수 표어 2점, 포스터 2점 이내 ● 규격 표어 20자 이내, 포스터 4절(39.4 × 54.5) ● 제출 및 문의처 한국신문협회(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 프레스센터 13층 1302호 (전화 02-733-2251/2, 팩스 02-720-3291) ※ 응모 소재 및 시상내역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 [사고] 신문주간 포스터 공모합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 기자협회는 제55회 신문의 날 및 신문주간을 맞아 신문주간 포스터를 현상 공모합니다. 온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번 공모에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공모부문 포스터(일반부/학생부-초·중·고) ●응모기간 2010년 12월 20일(월)~2011년 2월 28일(월) ●출품요령 출품규격을 준수하여 공모신청서를 작성, 방문 또는 우편 접수(신청서는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 www.presskorea.or.kr에서 다운받아 활용) ●출품작 수 및 규격 개인별 2점 이내, 4절(39.4×54.5㎝) ●제출 및 문의처 한국신문협회(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 프레스센터 13층 1302호 (전화 02-733-2251~2, 팩스 02-720-3291) ※응모 소재 및 시상내역 등 기타 자세한 사 항은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 [옴부즈맨 칼럼] 젊은 독자 시선 끄는 신문으로/박동숙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젊은 독자 시선 끄는 신문으로/박동숙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 교수

    최근 나는 신문 산업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사라져 가는 신문 독자들을 부활시킬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토론 작업에 참여했다.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젊은 세대의 신문 이탈 가속화 현상에 대한 대안 마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우리 신문들이 젊은 층에서 새로운 독자 군을 개발해 내는 일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보인다. 그 탓일 테지만 지난 한 주간은 특히나 서울신문 지면에 과연 얼마나 청소년 또는 젊은 독자층을 고려한 기사가 담겨 있는지를 유심히 관찰하며 신문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그 어느 날 지면에서도 젊은 독자들을 배려한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문화기사가 비교적 연극, 영화, 음악 등의 공연 소식 등을 담고 있었지만 기사의 내용, 글쓰기 방식, 그래픽, 레이아웃 등 그 어느 것을 봐도 젊은 독자층을 따로 염두에 두고 작성된 기사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반가웠던 기사를 꼽자면 수유+너머와 공동으로 기획한 “고전 ‘톡톡’ 다시 읽기”가 그것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대한 기존의 전통적인 비평 시각과는 다른 대안적 ‘노인과 바다’ 읽기는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이 기사 또한 젊은 독자층만을 위해 기획된 기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굳이 들자면 토요일 ‘라이프’면에 원더걸스 선예의 사진과 함께 패션 블로그를 소개한 기사는 기사 소재와 지면 디자인 등에 있어 일주일 기사 중 가장 ‘젊은’ 냄새가 풍기는 기사였다. 외국 여러 나라들은 젊은 독자를 개발하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실험들을 하고 있다. 젊은 독자를 위한 별도의 섹션이나 별지를 만든 후 독자가 증가한 어느 일간지의 성공사례도 있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젊은 독자를 게토(ghetto)화시키는 방안의 실패를 겪은 후 ‘분리 정책’을 버리고 기존의 지면에 젊은 층의 요구와 관심사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젊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고안해 내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취업난과 관련한 기사를 싣더라도 일반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에서 취업난을 다루지 않았다. 대신 취업난을 몸소 겪고 있는 젊은이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기사를 다루며, 당사자들이 직접 기사를 쓰는 등의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젊은 독자들이 신문에서 자신의 삶과의 관련성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였고 그 결과는 물론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즉각적 효과를 보이지 않는 장기적 프로젝트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매체 환경에서 어떻게 젊은 세대가 여전히 언론의 중요성, 저널리즘의 가치 등을 인정하며 신문 독자로서 남아 있게 할 것인가는 그 누구보다도 당사자인 언론이 책임을 지고 위기 위식을 느끼며 감당해 나아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서울신문에 엉뚱한 제안을 해 본다. 현재 우리나라의 언론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전국지를 표방하는 중앙일간지와 수적으로는 엄청난 팽창을 보인 지방 일간지로 이분화돼 있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 일간지들은 큰 차별성 없이 서로가 닮은 채로 공생하고 있다. 굳이 고유의 ‘색깔’을 들자면 이념의 스펙트럼에서 보수와 진보 정도로 나뉘어져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신문이 아주 획기적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신문으로 변신을 하면 어떨까 하고 잠시 상상을 해 본다. 젊은 감각에 맞는 디자인, 과감하고 대범한 레이아웃, 젊고 도발적인 컬러의 사용, 젊은 독자를 위한 기사, 젊은 세대의 시각에서 다루는 기사, 젊은 시각을 가진 기자들의 대거 등용 등 파격적인 전략을 통해 변신을 해 보자. 다른 신문에서는 전혀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하는 대학생 집단과 이제 막 사회로 진입하며 구매력을 갖기 시작하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새로운 독자군을 타깃으로 하는 서울신문만의 독창적인 지면이 구성되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20대와 30대가 너도 나도 앞다투어 서울신문의 독자가 되는 그날을 위하여!
  • 본지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한국신문상 기획탐사부문 수상

    본지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한국신문상 기획탐사부문 수상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를 보도한 서울신문 최용규(사회부장·왼쪽)·김승훈 기자가 ‘2010 한국신문상’(기획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는 지난 19일 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최현철)를 열어 기획탐사보도 부문에 서울신문 보도를 선정하는 한편, 취재보도 부문에 연합뉴스의 ‘북한 김정일, 3남 정은 후계자 지명’을, 경영관리 부문에 동아일보의 ‘지하철 9호선 옥외광고 사업’을 각각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신문협회는 서울신문 보도와 관련,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외국인 폭력조직원들의 입국 경로 및 계파, 국내 폭력 조직과의 연계, 범죄 유형 등을 구체적으로 취재 보도함으로써 당국이 ‘외국인 범죄 수사대’를 출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외국인 폭력 조직 근절과 관련한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을 형성시켰다.”고 평했다. 시상은 다음달 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리는 제54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이뤄지며, 부문별로 각각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수여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스승과 제자 영화 ‘클래스’처럼 마주앉아보니

    스승과 제자 영화 ‘클래스’처럼 마주앉아보니

    우리 사회에 교육만큼 복잡한 문제가 또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대학 입시제도’에 관한 것뿐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정작 ‘제대로’ 가르치고 또 정말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교사와 학생들은 제대로 ‘소통’하고 있을까. 마침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룬 프랑스 영화 ‘클래스’가 새달 1일 개봉한다. 시사회가 끝난 뒤 ‘솔직 토크’를 가져보자는 서울신문의 제안에 서울여고 교사들과 고3 학생들이 흔쾌히 응했다. ‘클래스’는 6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주제 영화 ‘클래스’로 바라본 한국 학교의 소통 문제 ●토론자 서울여고 사서교사 손서영(29), 국어교사 신성민(34), 3학년 학생 김기린(17), 소다솔(18), 옥민송(18), 이현정(18) ●사회 이경원 서울신문 영화 담당 기자 ●시간·장소 3월12일 오후 10시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 사회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이 리얼리티가 살아 있더군요. 어떻게 보셨나요. 기린 한국 학교는 위계질서가 확실하잖아요. 하지만 프랑스는 너무 달랐어요. 우리가 보기엔 정말 버릇없는 질문임에도 선생님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요. 그만큼 프랑스 교육은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러웠어요. 민송 맞아요. 우리나라라면 정말 미치지 않고는 하지 못할 행동을 선생님 앞에서 자연스럽게 하고, 선생님은 또 그걸 받아줘요. 학생들은 “선생님은 우리를 존중해 주지 않는데 왜 우린 선생님을 존경해야 되죠?”라고 당당하게 묻잖아요. 기린 하지만 소통이 많으면 그만큼 갈등이 많아진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실 제가 보기엔 영화 속 수업이 제대로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허구한 날 부딪치고 오해가 생기잖아요. 다솔 아무리 프랑스라 해도 인간과 인간으로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들이 너무 많아요. 사실 교사도 사람인데, 인내에 한계가 있죠. 주인공 마랭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 실수를 했던 것도 학생들의 반항 수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회 슬슬 선생님 눈치를 보는 분위기인데요(모두 웃음). 하지만 소통이 익숙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 학교의 현실이 불편하게 다가온 것은 아닐까요. 우린 일방적인 관계에 너무 길들여져 있으니까 자유롭게 토론하는 게 갈등처럼 보이는 거죠. 신 교사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대학 입시라는 급박한 상황이 눈앞에 있잖아요.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보다 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보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죠. 현정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학생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듣기란 무척 어렵잖아요. 사실 모든 게 성적순이고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선생님들이 문제학생과 얘기를 나눌 때 성적과 인격 가운데 무엇이 더 심각한지 토론하잖아요. 우리 같았으면 무조건 성적이 우선이었겠지만, 영화에선 이를 가지고 저울질하죠. 민송 이런 면에선 차라리 학원이 더 자유롭기도 해요. 학원은 학교보다는 덜 경직돼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나요. 학원 선생님은 학교 선생님에 비해 더 친구 같고 가깝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사실 학교 수업시간은 소통은커녕 너무나 조용해요. 신 교사 그렇다고 우리 현실과 마냥 다르진 않아요. 표현 방식이 다를 뿐 프랑스 학교와 우리 학교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령, 새학기가 되면 교사와 학생 간의 암묵적인 기 싸움이 있죠. 프랑스 학교가 좀더 노골적일 뿐 기싸움이란 측면에선 우리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그리고 방학이 되면 수많은 갈등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끝나요. 영화도 그렇죠. 왠지 방학을 하면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많이 생각나거든요. 손 교사 저는 교사와 교사의 소통이 가장 눈에 들어왔어요. 작은 사안에 대해서도 서열에 관계 없이 교사 모두가 세세히 토론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요. 같이 가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사실 교사와 교사의 소통이 기본이 되야 교사와 학생의 소통도 가능한 게 아닌가 싶어요. 사회 만일 영화에서처럼 학생들이 막무가내로 반항을 한다면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손 교사 일단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봐요. 반항을 한 아이도 자신의 잘못을 알지만 단지 자존심 때문에 강하게 나갈 때가 많거든요. 시간이 지난 뒤 불러서 얘기하는 겁니다. 둘 다 흥분하면 수습이 안 되니까요. 신 교사 비슷한 생각입니다. 대립각을 같이 세워 큰 일이 생긴 사례를 몇 번 본 적 있어요. 교사가 강하게 나가면 부작용도 크고요. 하지만 교사들에게도 이젠 학생들을 상대할 무기가 점점 없어지고 있긴 해요. 교사나 학생이나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죠. 사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영화도 프랑스 교육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를 떠올려 볼까요. 몽둥이를 들고 있는 선생님, 운동장에서 뺑뺑이를 도는 학생들이 항상 나옵니다. 그만큼 우리 교육의 소통이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죠. ‘클래스’는 자유로운 소통은 당연한 것이고, 그 와중에 생겨나는 문제들을 짚어내요. 우리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간 고민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 점을 생각하면 왠지 씁쓸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리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일본 강제징용 한국인이 고작 245명?

    일본 정부가 1959년 당시 일본에 거주하던 재일(在日) 조선인 61만명 중 강제징용자는 단 245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단다. 외무성이 자민당 중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한 산케이신문의 그제 보도 내용이다. 터무니없는 조선인 강제징용자 수도 그렇거니와 징용자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일본에 잔류했다는 억지가 황당하다.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한반도에서 강제징집된 수만 조선인 희생자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 앞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궁색한 변명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일본 외무성의 입장은 과거사 청산과 관련한 반작용이 잇따른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우려스럽다. 외무성 입장 보도가 있던 날 하토야마 총리는 고교 무상화 대상에 조총련계 조선학교를 포함시키지 않을 뜻을 비쳤다. 똑같은 강제징용의 희생자들인데 굳이 조총련계 학교를 뺀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재일동포가 대다수인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는 하토야마 정부의 중점 추진 사안이었지만 무산됐다. 금주 초만 하더라도 하토야마 총리가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 배상 의사를 밝힌 즉시 일본 정부가 서둘러 부인하고 나섰던 터다. 강제징용의 배상은 청산차원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사안이다. 징용자들에게 99엔씩의 위로금을 슬그머니 지급하면서 공식적으론 징용·징집을 부인하는 이중성은 비난받기에 충분하다. 무고한 이들을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도 모른 체하는 처사는 용인될 수 없는 반인륜의 극치이다. 과거사 청산에 전향적이던 하토야마 정권이 보수·수구의 목소리에 눌려 수세에 몰린 탓이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역사의 청산은 분명 정치적 잣대로 가릴 일이 아닌 것이다. 일본 내에서조차 진실을 바로 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 않은가. 당장이라도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합리적 해결법을 찾기를 촉구한다.
  • [옴부즈맨 칼럼]차가운 기사, 뜨거운 기사/심재웅 한국 리서치 상무

    [옴부즈맨 칼럼]차가운 기사, 뜨거운 기사/심재웅 한국 리서치 상무

    서울신문을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종이신문을 펼쳐보는 것이다. 내 눈앞에 펼쳐지는 한 장의 세상. 매일 새벽에 집으로 배달되어 아직도 인쇄잉크 냄새가 나는 바삭바삭한 종이신문을 펼쳐 보는 독자라면 누구나 느끼는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종이신문만이 전부가 아니다. 다음 날 자의 신문이 궁금하면 서울신문의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거나 아이스크랩 사이트에서 훑어볼 수도 있고 네이버, 다음, 구글과 같은 포털사이트나 검색 사이트에서도 서울신문의 기사를 만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독자들은 이제 아이패드에서도 서울신문의 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무렵에 LG전자는 종이처럼 말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바야흐로 신문읽기의 진정한 혁명이 눈앞에 온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종이라는 매체와 플랫폼에 상관없이 신문의 기사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독자에게 전달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매클루언의 주장은 여전히 주목할 만하지만 동시에 동일한 콘텐츠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그래도 신문은 좀 다르다. 신문은 무엇보다도 차갑다. 텔레비전의 전달이 좀 더 극적이고, 라디오가 퍼스널하며 친밀한 느낌을 준다면, 신문은 냉정하리만큼 차갑다. 일반적으로 신문의 기사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기자와 기사, 기자와 취재원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보통이다. 기사를 쓰는 기자의 보이스도 기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언제나 백그라운드에 머물러 있다. 간혹 예외는 있다. 서울신문이 최근에 ‘미소금융을 살리자’는 타이틀을 걸고 기획한 2월5일 자와 12일 자의 기사는 서울신문의 다른 지면 기사들과는 좀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시리즈는 한 번은 미소금융의 대출자를 다루었고, 두 번째 기사에서는 미소금융을 담당하는 상담역을 밀착하여 취재하였다. 이 기사가 서울신문의 통상적인 기사와 다른 점은 사람들의 사연과 전말을 스토리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기사를 읽으면서 마치 텔레비전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그 사람의 사연에 주목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성원하기도 하는 경험을 맞본다. 이 시리즈와 대조적인 기사도 있다.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국립서울병원의 이전문제가 21년 만에 해결되었다는 12일 자 26면의 기사는 국립서울병원을 둘러싼 갈등해결에 관해 발표된 보도자료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여 작성된, 말 그대로 팩트만을 기술한 스트레이트 기사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궁금한 점이 많다. 주민들은 무엇 때문에 21년 동안 무엇을 그리도 반대하였을까? 해묵은 갈등이 이번에 해결된 사연은 어떤 전말인가? 이 기사에는 당사자인 중곡동 주민은 한 명도 인용되지 않았다. 갈등조정위원회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어떻게 설득하였을까? 여론수렴의 절차적 정당성은 어떻게 담보하였을까? 유사한 지역갈등으로 고민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을 법한 주제인데도 기사를 전달하는 기자의 톤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주제에 대하여 거리를 두는 통상적인 스타일이다. 두 기사는 아주 대조적이다. 미소금융을 다룬 기사에서는 사람이 있고 스토리가 있다. 반면에 국립서울병원을 다룬 기사는 사람이나 스토리가 드러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한 기사이다. 신문이 본질적으로 ‘차가운 매체’이긴 하지만 스타일이 서로 다른 이 두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임팩트는 크게 다르다. 신문에서 ‘팩트’ 중심의 ‘차가운’ 기사와 ‘스토리’ 중심의 ‘뜨거운’ 기사는 모두 필요하다. 문제는 차가운 기사는 너무 많고, 뜨거운 기사는 너무 적은 것이 아쉽다는 점이다.
  • [사고] ‘신문의 날’ 표어·포스터 공모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는 제54회 신문의 날 및 신문주간을 맞아 표어 및 포스터를 현상 공모합니다. 이번 공모전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공모부문 표어 / 포스터(일반부 / 학생부-초·중·고) ● 응모기간 2010년 2월28일(일)까지 ● 출품요령 출품규격을 준수하여 공모신청서를 작성, 방문 또는 우편접수(신청서는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서 다운받아 사용) ● 출품작수 표어 2점, 포스터 2점 이내 ● 규격 표어 20자 이내, 포스터 4절(39.4 × 54.5) ● 제출 및 문의처 한국신문협회(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 프레스센터 13층 1302호 (전화 02-733-2251/2, 팩스 02-720-3291) ※ 응모 소재 및 시상내역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 [옴부즈맨 칼럼] 피플면 사람의 향기나도록/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 피플면 사람의 향기나도록/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신문은 사람들의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아놓은 곳이다. 그 이야기는 공평해야 하고 모든 계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렇기에 특정 계층이나 특정 시각을 강요하는 신문은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버드대 니만 언론연구소의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서 언급하고 있는 10가지 원칙 가운데 두번째 원칙인 “언론인들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에서도 언론인이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권력도, 기업도 아닌 바로 ‘시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피플면만큼 세상 사람들의 풋풋한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면도 없을 것이다. 이곳에는 희로애락이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2월10일 콩고 난민 칼라무 가족의 딱한 사연이 피플면에 실린 이후 많은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줄을 이었다. 이 보도결과 12월14일 피플면에서는 ‘서울신문 보도 그 후’를 통해 폐렴에 걸린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살릴 수 있었다는 따뜻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12월14일자 피플면에 실린 금융사기꾼 매도프에 관한 뉴스는 인터넷의 일명 ‘낚시기사’를 읽는 느낌이었다. 월스트리트 기사를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보도한 것 같아 주제선정의 아쉬움이 남는다. 피플면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빈도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지난 11월23일부터 12월21일까지 약 한 달간에 걸쳐 서울신문의 피플면에 게재된 총 292건의 기사를 심층 분석했다. 인사, 부고, 모임과 같은 단편적 소식을 제외한 피플면에 실린 취재기사 가운데 가장 많았던 기사는 교수 등 학자와 관련된 소식이었다. 각종 단체장 취임, 학술상, 세미나 등이 주류를 이루는 학술 관련 피플 소식은 총 54건으로 전체기사의 19%를 차지했다. 다음이 정부관료 소식과 기업인 관련 소식으로 각각 14%와 13%를 차지했다. 반면 장애인 관련 소식은 6건에 불과해 전체비율 가운데 2% 미만이었다. 사회 저명인사가 아닌 일반인을 주제로 한 기사는 전체 기사 가운데 6%에 해당하는 16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통계결과를 분석해 보면 그 동안의 피플 지면은 학식 있고,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독점하는 ‘그들만의 지면’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외계층과 일반인의 이야기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일반인의 소식은 올라가기 힘든 피플면이지만 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전광우씨의 경우 11월28일 임명 제청한 상세기사에 이어 12월3일 취임기사까지 실렸다. 국내뉴스뿐만 아니라 외신뉴스도 2회에 걸쳐 자세하게 전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영국가수 수전 보일의 음반 발매소식은 12월1일 외신기사에 이어 12월4일 피플면 머리기사로 음반 발매에 관한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 실렸다. 이외에도 11월27일 ‘대체적 분쟁해결제도’ 심포지엄에 대한 기사에 이어 12월1일에는 같은 심포지엄을 사진기사로 커버하였고, 12월5일 한양경영대상 시상식 공지기사에 이어 12월7일에는 보도사진 형태로 시상 결과에 대해서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편집 측면에서 보면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다른 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12월17일부터 ‘위기의 2009 희망을 만든 사람들’을 기획해 연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이니만큼 이 기사는 피플면에 배치해야 적절했을 것 같다. 같은 날 14면 국제면에서는 벤 버냉키가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이 또한 피플면에 배치해 선정에 대한 맥락을 상세하게 설명해야 했다. 피플면에 실린 보도가 일반서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사회 일부계층의 소식이나 기업의 홍보면으로 전락해선 안 될 것이다. 새해에는 따뜻한 우리 이웃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공평하게 전달하는 감동적인 피플면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사고] 신문주간 포스터 공모합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는 제54회 신문의 날 및 신문주간을 맞아 신문주간 포스터를 현상 공모합니다. 온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번 공모에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공모부문 포스터(일반부/학생부-초·중·고) ●응모기간 2009년 12월15일(화)~2010년 2월28일(일) ●출품요령 출품규격을 준수하여 공모신청서를 작성, 방문 또는 우편접수(신청서는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 www.presskorea.or.kr에서 다운받아 활용) ●출품작 수 및 규격 개인별 2점 이내, 4절(39.4X54.5) ●제출 및 문의처 한국신문협회(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 프레스센터 13층 1302호 (전화 02-733-2251~2, 팩스 02-720-3291) ※응모 소재 및 시상내역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한국신문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
  • ‘미니스커트’ 입었다가 퇴학 당한 여대생 논란

    ‘미니스커트’ 입었다가 퇴학 당한 여대생 논란

    핑크 미니스커트가 무슨 죄? 브라질의 한 여대생이 핑크색 미니드레스를 입고 등교했다가 학교에서 퇴출당한 일이 발생했다. 상파울루 근교에 있는 반데이란테대학에 재학중인 게이지 아루다(20)는 얼마 전 ‘윤리적 원칙, 학문적 위엄, 도덕성을 모두 위반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그녀는 지난달 22일 미니드레스를 입고 등교했다가 동급생과 교사로부터 야유와 조롱을 받았고, 결국 한 교수가 준 코트를 걸친 채 경찰에 호송돼 학교를 떠났다. 아루다가 학교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을 떠돌았고, 다음 날 주요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큼 화제로 떠올랐다. 결국 그녀는 ‘행실 위반’의 사유로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말았다. 놀랍게도 이같은 학교측의 방침은 아루다의 도덕성과 행실을 문제 삼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에게 야유를 퍼붓는 동영상에는 해당 학교 소속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다수 등장한다. 학교 측은 아루다를 거세게 비난한 동영상 속 학생들에게 정학처분을 내리겠다고 했으나, 정확한 처벌 시기와 학생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아루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피해자일 뿐”이라며 “(미니드레스 때문에)퇴학을 당한 일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브라질 전국학생연합은 성명에서 아루다의 퇴학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브라질의 여성정책 담당관도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대학의 이러한 결정은 ‘불관용과 차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진=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 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 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지구의 허파, 그리고 악성종양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두 개의 허파가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남미의 아마존 밀림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밀림이다. 지구에 발생하는 전체 산소량의 70% 이상이 이들 두 개의 밀림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에서 나온다. 그러니 지구의 허파인 이들 밀림의 나무들은 말하자면 허파꽈리인 셈이다. 우리는 이 푸르고 건강한 허파꽈리들로 숨 쉬고 살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베어 집 짓고 신문 찍고 책을 만든다. 이처럼 인간은 모두가 이들에게 평생을 빚지고 사는 빚쟁이인 동시에 일방적인 가해자이기도 한 셈인데, 그러면서도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껏 몇 해 동안 수발해 기르던 애완동물의 아픔이나 죽음에는 기꺼이 눈물 흘리면서도, 몇 십 년을 우리에게 봉사만 하다 쓰러지는 한 그루 나무의 장엄한 최후 앞에서는 슬퍼하기는커녕 도리어 현실적인 용도나 경제성만 셈한다. 이에 반해 그 크기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지상의 사막들은 이를테면 지구의 악성종양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사막이 없지만 그렇다고 사막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시야를 부옇게 흐려 놓는 흙먼지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황사. 심한 날엔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 어쩔 수 없이 길에 나서면 숨이 턱 막힌다. 중국의 사막에서 서해를 건너 황사를 몰고 오는 편서풍을 거대한 장벽으로 틀어막을 수도 없고, 자연 현상 앞에 불가항력으로 묵묵히 현실을 내맡기고 체념하고 있을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가속화 되어 가는 지구의 사막화에는 분명 인간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10년째 보여주고 있는 분이 있다. 이분의 방법이 사막화를 막는 최선의 대안이냐 아니냐를 따져 묻는 것은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보다 소중한 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제적이며 지속적인 이분의 노력이고, 이러한 노력이 맺어가고 있는 긍정적인 결과가 아닌가. 의욕과 의지, 권병현 전(前) 주중대사 비 내리는 날 찾아간 ‘미래숲’ 사무실에서 만난 이 어른을 재작년에 처음 뵈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루는 역사적인 일을 한국 측 수석대표로 진두지휘했고, 공직에서 은퇴한 지금은 2001년에 설립한 한중문화청소년협회인 ‘미래숲’을 이끌며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 사막에 나무 심기. 세계의 어떤 관련 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이른바 ‘한중우호 녹색장성’ 프로젝트로 이미 1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고, 25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들이 쿠부치 사막에서 자라고 있다. 황막한 죽음의 땅에다 열 그루의 나무를 심어 여덟 그루를 살려낸 의지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이식한 나무들의 생존율이 팔십 퍼센트 이상이다. 이는 정상적인 토양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놀라운 수치. 일찍이 한중 수교의 초석이었듯이 이번에는 사막과의 전쟁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랑하는 후손들이 황사 없는 깨끗한 봄날을 호흡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세계인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사막 식수 사업을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청년 대학생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환경보호 사업은 국가도 국경도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분. 한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일흔 번이 넘는 황사의 봄을 경험한 이분의 의지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던 사막을 푸른 물결 일렁이는 생명의 바다로 바꾸어 가고 있다. 내 이름을 새긴 나무 ‘미래숲’의 지속적인 쿠부치 사막 식수 사업은 많은 중국인들의 반성과 각성을 일깨웠다. 작년 12월 중국의 《인민일보》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분에 대한 특집 기사를 냈다. “한 한국 노인의 녹색 열정”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쓴 장문의 기사는 이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목조목 다룬, 말하자면 자신들 중국과 관계된 권병현의 일생을 ‘요약한 일대기’라 할 만하다. 전례가 없던 한 외국인에 대한 이 신문의 전면 기사에는 오래 전 한중 수교의 과정에서 이 분이 했던 역할과 중국의 사막 식수 사업을 하게 된 계기, 그간의 과정과 현재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사를 읽고 나면 자존심 강한 중국이 관심과 감동을 지나 이분에 대한 경이로운 존경의 마음마저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알고 있는 중국은 역시 대단한(?) 나라다. 이분에 대한 《인민일보》의 기사를 꼼꼼히 읽어가다 보면, 유난히 눈길을 잡아끄는 대목이 나온다. 기사가 너무도 귀에 익은 익숙한 이름들을 줄줄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오고, 기사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두 ‘미래숲’의 사막 식수 사업에 기부금을 낸다. 자신들과 자신들 가족의 이름으로 사막에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분신일 수도 있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나무’가 불모의 사막에서 자란다는 건 얼마나 감동적이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선생은 진정한 수목장(樹木葬)은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유명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원하면 이 보람된 일에 참여할 수가 있다. 당연하다. 이 일은 사회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쿠부치 사막’의 정체 한국 크기의 아흔아홉 배에 이르는 거대한 땅 중국에는 6대 사막이 있다. 선생의 눈길이 한시도 떠나지 않는 쿠부치 사막은 이중 중국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사막으로 최근에 생겼다. 끊임없이 동진을 계속하며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사막으로 지구 사막화의 한 표징이다. 수도인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죽음의 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도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 때, 선생은 지독한 황사를 경험했던 1998년 주중대사 재임시절 당시에 이미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쿠부치 사막이 매년 봄 편서풍이 불 때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에 황사 현상을 가져오는 황사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쿠부치 사막을 떠난 황사 군단이 24시간이 지나면 베이징에, 48시간이 지나면 한국에까지 진군해 온다는 것을. 이 쿠부치 사막의 막무가내 동진을 저지하고 황사를 없애기 위해 선생이 구상한 방법이 바로 사막의 동쪽 끝을 남에서 북으로 나무들의 숲으로 가로막는 ‘녹색장성건설’이었다. 하지만 선생과 함께 사막 현지를 답사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론에 의거해 모든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지식인들의 한계에 선생은 의지와 실천으로 맞섰다. 그리고 지금 중국 대륙의 황야 쿠부치 사막은 한 한국 노인의 손에 의해 생명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푸른 지구별의 꿈 선생은 앞으로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힘으로 혼수상태에 이르고 있는 지구에 온전한 새 숨을 불어넣을 수는 물론 없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있어 지상의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선생의 말씀대로 우리가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일생 공기 속을 떠돌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가 지구의 세입자이며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채무자들이다. 그런데도 갚아나가려는 의지와 실천은 고사하고 채무감마저 잃어버린다면 어찌 될까. 현대인들은 너나없이 마음에 사막 하나씩 지니고 산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가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은 곧 우리의 마음 사막에 푸름을 덧입히는 일이다. 흙먼지 대신 나무와 풀을 자라게 하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을 보금자리 틀게 하는 일이다. 이건 참말로 기쁘고 아름다운 희망이다. 희망은 이루라고 존재하는 것. 머지않아 10억 개의 줄기세포를 이식한 지구의 악성종양 쿠부치 사막은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부활하리라. 황사 없는 봄의 ‘미래숲’이 ‘현실숲’으로 그 이름을 바꿀 날이 멀지 않았다. 글 최준 기획위원
  •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서울신문과 반백년 해로 김영숙씨

    2002년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원도 양양읍 남문1리 253의5 단독주택 쪽방. 당시 78세의 노인 이창재씨는 방 안에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었다. 40여년을 한결같이 모아온 서울신문을 모두 홍수에 떠내려 보내고 할 말을 잃었다. 안방까지 들어찬 흙탕물에 신문더미가 쓸려가거나 불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었다. 100부씩 묶음을 만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모아온 신문은 어느새 한 트럭 가까운 분량이나 됐다. 이씨는 신문더미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아내인 김영숙(72) 할머니는 “어쩌다 신문이 하루치라도 빠지면 할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냈다.”면서 “홍수에 할아버지가 ‘억장이 무너진다.’며 말도 못할 지경이 됐어.”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해 가을 시름시름 앓더니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3월 꽃샘바람이 불 무렵 할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 그는 42년간 서울신문 독자이자 양양지국장이었다. 생전에 살았던 집 대문 앞에는 지금도 매일 아침 서울신문 한 부가 놓여 있다. 홀로 사는 할머니가 이씨 이름으로 이어받아 구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조 차분하고 중심이 선 신문” 이씨 부부가 서울신문 독자가 된 것은 1961년 즈음. 버스 터미널에서 할아버지는 누군가 내버린 신문뭉치를 주웠다. 제호 ‘서울신문’. 어조는 차분하고 중심이 서 있었다는 것이 부부의 평가였다. 그 길로 구독을 신청하기 위해 양양지국에 가봤더니 4·19 혁명 직후라 신문 보급도 잘 안되던 어수선한 시절, 모든 게 엉망이었다. 당시 쌀 20가마 값인 10만환을 지불하고 아예 지국을 넘겨받게 됐다고 한다. 결혼한 지 갓 1년,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 부부의 험난한 배달생활은 시작됐다. 할머니는 “양양이 오지이잖수, 당시엔 서울신문이 석간이었어. 신문이 나오면 서울에서 직행버스로 싣고 내려와.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기다리고 있지. 오후 4~5시쯤 버스가 도착하면 안내양이 안에 실은 신문 보따리를 내려줬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근방에 배달됐던 신문은 100부에서 200부가 고작이었다. 한두 보따리 분량이다. 그러나 배달 실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잦았다. 할머니는 “친절한 안내양은 신문 보따리를 다 전해주는데 어떤 안내양은 대충 탁 던져 놓고 출발해 버려. 버스 구석에 있는 보따리를 다 안 건네주고 그냥 속초로 가버리는 거야. 그럼 또 전화로 교환원한테 속초 대달라고 한바탕 난리굿을 치러야 해”라며 웃어 보였다. 1980년 서울신문이 조간으로 바뀐 뒤에는 기상시간이 새벽 3시로 당겨졌다. 비바람이 부나 눈보라가 치나 리어카를 끌고 정류장에 나가 신문을 받아왔다. 강릉에서 넘어오는 차에서 양양과 주문진, 간성, 속초, 고성 지역으로 배달되는 신문이 모두 부부의 손에 쥐어졌다. 날씨가 험한 날엔 차가 연착해 1시간 이상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혹 안내양이 서울신문이 아닌 타지를 내려놓고 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울신문 왜 안 갖다 줍네까.”라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기억도 생생하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서울신문의 전성기는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다. 할머니는 “새마을운동을 한창 벌일 때는 양양 사람들이 앞다퉈 신문을 구독했다우. 양양 지역에서만 500~600부가 배달됐지 아마.”라고 기억했다. 이 시절 남편 이씨는 정식시험을 치르고 서울신문 독자에서 지역주재 기자로 변신해 지역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씨 부부는 2001년까지 양양지국을 운영했다. 고희를 넘긴 할머니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서울신문 독자로 살아온 셈이다. 출가한 3남매도 모두 서울신문 독자다. 할머니는 한국사의 굵직굵직한 대목을 서울신문 기사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2005년 낙산사가 전소됐던 양양·고성지역의 산불사태. 아직도 생생한지 “서울신문 1면에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절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라며 할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제는 기억력도 희미해진다. 아침마다 마룻바닥에 신문을 펼쳐 놓고 주욱 읽어내려가면서 사건들을 더듬어 내려가는 게 그나마 기억력을 유지하는 비법이다. 할머니는 “생전 바깥양반이 서울신문은 상업주의에 안 쏠리고 균형감을 갖췄다고 했어.”라고 소개했다. ●1985년 서울신문 새 사옥 견학 못잊어 서울신문은 할머니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도 만들어줬다. 1985년 서울신문사 빌딩이 태평로에 새로 들어선 직후 건물 견학을 왔을 때다. 할머니는 신이 난 아이처럼 아직도 즐거워했다. “서울신문 오래 봤다고 마을 아낙네들이랑 구경하러 오라고 하더구먼. 새 건물이 반짝반짝해서 주변 다른 건물들하곤 비교가 안 됐어. 지하에 있는 윤전기가 착착 돌아가면서 신문을 찍어내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구경했지. 시골 사람들이 나 아니었으면 언제 그런 거 볼 수 있겠어?(웃음)” 105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의 역사를 할머니는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벌써 105주년 맞았습네까? 나는 50년 가까이 ‘독자’ 이름을 지켰으니 서울신문이랑 반백년 해로한 셈이네. 우리 할아버지랑 산 거보다 더 오래된 거라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지구의 허파, 그리고 악성종양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두 개의 허파가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남미의 아마존 밀림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밀림이다. 지구에 발생하는 전체 산소량의 70% 이상이 이들 두 개의 밀림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에서 나온다. 그러니 지구의 허파인 이들 밀림의 나무들은 말하자면 허파꽈리인 셈이다. 우리는 이 푸르고 건강한 허파꽈리들로 숨 쉬고 살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베어 집 짓고 신문 찍고 책을 만든다. 이처럼 인간은 모두가 이들에게 평생을 빚지고 사는 빚쟁이인 동시에 일방적인 가해자이기도 한 셈인데, 그러면서도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껏 몇 해 동안 수발해 기르던 애완동물의 아픔이나 죽음에는 기꺼이 눈물 흘리면서도, 몇 십 년을 우리에게 봉사만 하다 쓰러지는 한 그루 나무의 장엄한 최후 앞에서는 슬퍼하기는커녕 도리어 현실적인 용도나 경제성만 셈한다. 이에 반해 그 크기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지상의 사막들은 이를테면 지구의 악성종양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사막이 없지만 그렇다고 사막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시야를 부옇게 흐려 놓는 흙먼지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황사. 심한 날엔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 어쩔 수 없이 길에 나서면 숨이 턱 막힌다. 중국의 사막에서 서해를 건너 황사를 몰고 오는 편서풍을 거대한 장벽으로 틀어막을 수도 없고, 자연 현상 앞에 불가항력으로 묵묵히 현실을 내맡기고 체념하고 있을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가속화 되어 가는 지구의 사막화에는 분명 인간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10년째 보여주고 있는 분이 있다. 이분의 방법이 사막화를 막는 최선의 대안이냐 아니냐를 따져 묻는 것은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보다 소중한 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제적이며 지속적인 이분의 노력이고, 이러한 노력이 맺어가고 있는 긍정적인 결과가 아닌가. 의욕과 의지, 권병현 전(前) 주중대사 비 내리는 날 찾아간 ‘미래숲’ 사무실에서 만난 이 어른을 재작년에 처음 뵈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루는 역사적인 일을 한국 측 수석대표로 진두지휘했고, 공직에서 은퇴한 지금은 2001년에 설립한 한중문화청소년협회인 ‘미래숲’을 이끌며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 사막에 나무 심기. 세계의 어떤 관련 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이른바 ‘한중우호 녹색장성’ 프로젝트로 이미 1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고, 25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들이 쿠부치 사막에서 자라고 있다. 황막한 죽음의 땅에다 열 그루의 나무를 심어 여덟 그루를 살려낸 의지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이식한 나무들의 생존율이 팔십 퍼센트 이상이다. 이는 정상적인 토양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놀라운 수치. 일찍이 한중 수교의 초석이었듯이 이번에는 사막과의 전쟁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랑하는 후손들이 황사 없는 깨끗한 봄날을 호흡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세계인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사막 식수 사업을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청년 대학생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환경보호 사업은 국가도 국경도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분. 한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일흔 번이 넘는 황사의 봄을 경험한 이분의 의지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던 사막을 푸른 물결 일렁이는 생명의 바다로 바꾸어 가고 있다. 내 이름을 새긴 나무 ‘미래숲’의 지속적인 쿠부치 사막 식수 사업은 많은 중국인들의 반성과 각성을 일깨웠다. 작년 12월 중국의 《인민일보》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분에 대한 특집 기사를 냈다. “한 한국 노인의 녹색 열정”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쓴 장문의 기사는 이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목조목 다룬, 말하자면 자신들 중국과 관계된 권병현의 일생을 ‘요약한 일대기’라 할 만하다. 전례가 없던 한 외국인에 대한 이 신문의 전면 기사에는 오래 전 한중 수교의 과정에서 이 분이 했던 역할과 중국의 사막 식수 사업을 하게 된 계기, 그간의 과정과 현재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사를 읽고 나면 자존심 강한 중국이 관심과 감동을 지나 이분에 대한 경이로운 존경의 마음마저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알고 있는 중국은 역시 대단한(?) 나라다. 이분에 대한 《인민일보》의 기사를 꼼꼼히 읽어가다 보면, 유난히 눈길을 잡아끄는 대목이 나온다. 기사가 너무도 귀에 익은 익숙한 이름들을 줄줄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오고, 기사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두 ‘미래숲’의 사막 식수 사업에 기부금을 낸다. 자신들과 자신들 가족의 이름으로 사막에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분신일 수도 있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나무’가 불모의 사막에서 자란다는 건 얼마나 감동적이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선생은 진정한 수목장(樹木葬)은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유명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원하면 이 보람된 일에 참여할 수가 있다. 당연하다. 이 일은 사회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쿠부치 사막’의 정체 한국 크기의 아흔아홉 배에 이르는 거대한 땅 중국에는 6대 사막이 있다. 선생의 눈길이 한시도 떠나지 않는 쿠부치 사막은 이중 중국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사막으로 최근에 생겼다. 끊임없이 동진을 계속하며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사막으로 지구 사막화의 한 표징이다. 수도인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죽음의 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도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 때, 선생은 지독한 황사를 경험했던 1998년 주중대사 재임시절 당시에 이미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쿠부치 사막이 매년 봄 편서풍이 불 때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에 황사 현상을 가져오는 황사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쿠부치 사막을 떠난 황사 군단이 24시간이 지나면 베이징에, 48시간이 지나면 한국에까지 진군해 온다는 것을. 이 쿠부치 사막의 막무가내 동진을 저지하고 황사를 없애기 위해 선생이 구상한 방법이 바로 사막의 동쪽 끝을 남에서 북으로 나무들의 숲으로 가로막는 ‘녹색장성건설’이었다. 하지만 선생과 함께 사막 현지를 답사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론에 의거해 모든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지식인들의 한계에 선생은 의지와 실천으로 맞섰다. 그리고 지금 중국 대륙의 황야 쿠부치 사막은 한 한국 노인의 손에 의해 생명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푸른 지구별의 꿈 선생은 앞으로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힘으로 혼수상태에 이르고 있는 지구에 온전한 새 숨을 불어넣을 수는 물론 없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있어 지상의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선생의 말씀대로 우리가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일생 공기 속을 떠돌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가 지구의 세입자이며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채무자들이다. 그런데도 갚아나가려는 의지와 실천은 고사하고 채무감마저 잃어버린다면 어찌 될까. 현대인들은 너나없이 마음에 사막 하나씩 지니고 산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가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은 곧 우리의 마음 사막에 푸름을 덧입히는 일이다. 흙먼지 대신 나무와 풀을 자라게 하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을 보금자리 틀게 하는 일이다. 이건 참말로 기쁘고 아름다운 희망이다. 희망은 이루라고 존재하는 것. 머지않아 10억 개의 줄기세포를 이식한 지구의 악성종양 쿠부치 사막은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부활하리라. 황사 없는 봄의 ‘미래숲’이 ‘현실숲’으로 그 이름을 바꿀 날이 멀지 않았다. 글 최준 기획위원
  • [옴부즈맨 칼럼] 지구촌 뉴스 창 역할 잘했으면/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지구촌 뉴스 창 역할 잘했으면/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일찍이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의 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프먼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窓)’으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주장하였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거대하고 복잡해서 개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없으며, 사람들은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창으로 보는 세상은 창의 크기와 방향에 따라 한정된 세상을 보여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언론의 역할에 빗대 역설적으로 설파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리프먼은 언론의 보도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편집자에 의해 설정된 의사환경(擬似環境, pseudo-environment)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하면 보도는 편집자의 사상과 의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선택되고 해석되어진 세상 모습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리프먼의 주장은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역할과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의 국제면은 독자들에게 우리나라 밖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알려주기 위한 창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의 기대 역시 신문 기획자들의 의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은 지구촌의 객관적인 현실과 움직이는 방향을 국제면 기사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신문의 일부 국제기사들은 독자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창(窓)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흥밋거리 위주의 연성뉴스가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차지하면서 이른바 경성뉴스가 상대적으로 적어 국제사회에 대한 객관적 실체와 너무나 큰 괴리를 나타내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된다. 한 예로, 지난 한 주 국제면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애완견에 관한 기사가 13일과 16일 두 건이나 실렸다. “오바마 첫 애완견 백악관 입성”, “오바마 새 가족 ‘보’와 함께”라는 제목의 두 기사 모두 애완견 사진과 함께 나이와 품종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선물한 것이라는 설명까지 같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국의 국력만큼이나 크다고 해도, 또 한국민의 그에 대한 관심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가 기르는 애완견에게까지 우리의 관심이 지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게다. 왜 오바마의 애완견에 대해 독자들이 그렇게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다. 오바마의 애완견 기사 바로 아래쪽에 13일 같은 날 보도된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기사는 오바마의 애완견 기사와 비교하면 무척이나 대조가 된다. 볼리비아 대통령이 단식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진과 기사였는데, 대통령이 왜 새로운 선거법을 통과시키려고 단식까지 하고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따라서 당일 기사의 내용만으론 기사의 내용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언론으로부터 미국 대통령의 애완견보다도 못한 관심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 대통령의 위상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이 기사는 보다 심층적인 내용의 설명이 있어야 했다. 자신들과 동떨어진 지구 반대쪽 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들이 왜 알아야 하느냐고 한다면 이에 대해 논쟁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국제면을 제작하는 의도가 지구촌의 한 식구로서 알아야 할 것은 알고,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짚어야 할 것은 짚겠다는 편집의도와 독자들의 욕구가 결합한 것이라면 아무리 한정된 지면이라도 제대로 된 기삿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흥미위주의 연성뉴스가 너무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재범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의제설정·대안제시에 심혈 쏟길/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서울신문은 3월31일자 ‘정치 & 정책’면에서 ‘잔인한 4월’ 정가를 한마디로 이렇게 진단했다. 추경예산을 비롯, 각종 경제·민생 현안이 즐비한 임시국회를 앞두고 검찰의 사정바람과 재·보선에 따른 계파 갈등에 휩싸인 여의도에선 확실히 봄을 체감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냉기마저 느껴지는 이 계절에 봄꽃 소식이 그리운 심사가 어디 여의도에만 국한될까. 김연아 선수의 낭보로 열린 월요일 아침의 흥겨움에 가슴이 훈훈했던 것도 잠시. 지난 한 주 서울신문의 지면은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박연차 로비와 배우 장자연 관련 소식, 개성공단 직원 억류,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적발, 학력진단평가 갈등 재연, 석면 검출 공포,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나쁜 소식이 곧 좋은 뉴스(Bad news is good news)’라는 역설은 언론매체가 쫓는 뉴스가치가 원래 그런 부정적인 것이라는 보도관행을 쉽게 설명하려는 방편으로 대학의 언론학 수업에서 종종 인용하는 대목이긴 하지만,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사정에 해도 참 너무한다는 긴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그나마 연중기획 ‘나눔 바이러스’를 통해 전하는 전국의 미담 소식(3월31일자 10면)이나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세우는 산악인 엄홍길 기사(4월2일자 29면)가 조금이나마 언 손과 발을 녹여준다. 하지만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공익에 부합하는 공적 논쟁 사안이라면 의당 언론이 의제 설정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책진단’ 면을 통해 화급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이 지지부진한 속사정을 취재한 기사(3월30일자 5면)나 인권위원회 조직 축소 결정 논란(3월31일자 2, 9면)에 눈이 간다. 다만 두 논란 모두 대립되는 의견을 너무 균형 있게 다루려 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을 피상적으로 전달하는 기계적 중립에 머문 인상이 짙다.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발굴해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면을 장식하는 박연차 로비 사건이나 고 장자연 관련 후속 보도에 독자들은 벌써 신물이 날지도 모른다. 제대로 해결된 것은 하나 없으면서 날 바뀌면 새 의혹이 꼬리를 물고 사태가 급변하다 보니 신문 제작진의 입장에선 이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연일 보도가 집중된다고 해서 매번 독자들에게 그 정보가 속속들이 인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집중되는 보도 사안에 대해 수용자들은 오히려 ‘으레 그럴 것’이라는 스키마적 해석이나 ‘또 이런 식이냐’는 주변적 단서를 통해 피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국의 발표에만 의존하는 소방수적 보도태도나 너무 앞서가는 추측성 보도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선지 비록 3회에 걸친 짧은 기획이었지만 여성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관계 전문가의 견해를 다각도로 소개하면서 장자연 사건을 진단하고 평가한 사회비평 연작기사(3월30일∼4월1일)는 참신하게 느껴진다. 이에 비해 해외 재산 은닉 적발 및 추징 관련 보도(3월31일자 1, 4면)의 경우, 오히려 그 비중이 낮게 처리된 느낌을 준다. 물론 박연차 로비 사건과의 개연성이 드러나는 대목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세포탈은 탈세액 규모나 관련자가 누구인가의 문제보다 국가기강을 흔드는 중범죄라는 근본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그 심각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본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신문을 내곁에 세상을 내품에”

    “신문을 내곁에 세상을 내품에”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배인준), 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53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장대환 신문협회 회장은 “신문 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뉴미디어를 종이 이외의 또 다른 메시지 전달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신문의 장점은 두말할 것도 없이 뉴스 콘텐츠로 신문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 속에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신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기념대회에는 언론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2009 한국신문상, 신문의 날 표어 및 신문주간 포스터 공모전 입상자, 회원사 우수독자 및 모범배달사원에 대한 표창도 곁들여졌다. 기념대회에 이어진 축하연에는 김형오 국회의장, 한승수 국무총리,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그의 삶 그의 꿈] 지금도 살아계시는100살의 옛가수 이애리수

    [그의 삶 그의 꿈] 지금도 살아계시는100살의 옛가수 이애리수

    “황성옛터가 뭐예요?” “이애리수가 누구예요?” 어떤 젊은 사람이 이런 질문을 했다. 기가 막힐 일이다. 누가 누구를 탓하랴? 여기서 잘못은, 그런 질문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질문을 받는 어른들에게 있다. ‘문화의 단절’을 만들어 놓은 사람은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문화의 단절은 비극이다. 수준 높은 나라라고 자랑하는 우리의 문화, 특히 대중문화의 현실을 바로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나는 2008년 10월 28일자 《한국일보》에 “황성옛터의 가수 이애리수 98세로 생존 확인”이라는 내용의 특종 기사가 실린 날 공교롭게도 중국 여행을 갔다. 신문에 기사가 나가고 나서 문화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우선 모든 신문들과 방송, 그리고 통신들과 인터넷 등에서 이 기사를 그대로 인용 보도를 했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언론계의 관례상 한 신문에 실린 기사를 다른 신문이 그 다음날 받아서 쓴다는 것은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더구나 통신이 신문의 뒤를 이어서 보도하는 일은 자주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마치 내가 기사를 써 놓고 의도적으로 도피한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은 중국 여행이 오래 전에 계획된 일이라서 그건 오해다. 하지만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의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나를 찾는 전화가 하루에 100여 통씩 오니까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신문 방송에서 어째서 나를 찾았느냐하면 이애리수 여사의 가족들과 사진을 찍은 배정환 씨는 무슨 전화가 오든 나한테 연락하라고 밀어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1호를 연예기자 1호가 취재한다는 것 말고도, 이번 특종 기사 속에는 몇 가지의 의미가 있다. 우선, 거의 대부분의 매체에서 ‘이애리수가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나이로 99세가 된 그녀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일은 매우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또한 23살의 나이로 결혼한 이후 단 한 번도 언론 매체나 일반에 얼굴을 내밀지 않은 분을 내가 처음 만났다는 것이 행복이다. 이애리수 여사의 본명도 일부 언론에서 ‘이보전’이라고 보도가 되었다. 그것은 잘못이다. ‘이음전(李音全)’이 본명이다. 아마도 한자로 ‘음’자가 ‘보(普)’자와 비슷해서 생긴 해프닝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애리수라는 예명은 서양이름인 앨리스(Alice)를 한국식으로 쓴 것이다. 그녀의 모교인 호수돈(Holston) 여학교가 미국인이 설립한 학교라서 서양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경기도 개성에 있던 명문 ‘호수돈 여학교’에 다닐 때, 공부를 잘하고 키가 큰 미인인데다 리더십이 있어서 줄곧 반장을 했다고 한다. 어릴 적에 외삼촌의 영향으로 연극을 했고 여학교 졸업 후에 배우와 가수 생활을 했다. 19살 때 그녀는 운명의 단성사 극장 무대에 서게 된다. 바로 <황성옛터>를 처음으로 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객석에 있는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함께 따라 불렀고, 네다섯 번 연거푸 합창을 하며 나라 잃은 슬픔 속에 엉엉 울었다고 한다. 일본경찰들이 와서 공연을 중단시키고 관계자들을 경찰서로 연행해 가기도 했는데, 이 사건 이후 이애리수는 일약 스타가 된다. 그러나 가수생활은 그리 길지 못했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 재학생인 두 살 아래 멋쟁이 부잣집 외아들 배동필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기 때문. 이때부터 그녀는 견디기 힘든 시련을 겪게 된다. 배 씨의 아버지 배상호 선생이 두 사람의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안에 연예인이 며느리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표현으로 ‘연예인’이지 그때는 그렇게 부드러운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힘은 강하다. 두 사람은, 사랑을 이루지 못할 바에야 목숨을 버리자는 결심으로 함께 동맥을 끊었다. 다행히 배 씨의 여동생이 이를 발견하고 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았다. 결국 배 씨의 아버지는 혼인을 승낙하면서 몇 가지 강력한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혼인은 하되 결혼식은 올리지 말 것, 둘째, 가수와 배우를 했다는 이야기는 평생 발설하지 말 것, 이 일은 가족들도 모르게 할 것, 셋째, 신문·잡지는 물론 연예계 관계자들과 연락하지 말 것 등이다. 여자로서, 면사포를 쓰고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음전 씨는 그 약속을 철저하게 지켰다.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 남편 배동필 씨가 “이제라도 결혼식을 올리자”고 제안했으나, “그 분이 안 계시더라도 약속은 약속이다”면서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연예인 출신이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말라는 조건도 완벽할 정도로 지키며 살아왔다. 심지어는 1937년생인 큰아들조차도 대학교(연세대) 3학년 때에 가서야 자기 어머니가 <황성옛터>를 부른 가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언론이나 연예계 사람들과의 연락은 아예 두절을 했다. 오죽하면 모든 언론매체에서 그녀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기록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녀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고 직·간접으로 꾸준히 접촉을 해오고 있었다. 그 세월이 40년이다. 1968년에 나는 그녀를 인터뷰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와 가족들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 후 40년이 지나서야 나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나도 끈질긴 면이 있는 모양이다. 큰아들 배두영 씨와 함께 일산에 있는 한 아파트에 들어설 때, 이음전 여사는 간병사의 도움을 받아 죽과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여 점심을 들고 계셨다. 젊은 시절 예뻤을 얼굴에 주름살이 깊게 패 있고, 편안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커다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음전 할머니를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이제는 해가 바뀌어서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되었다. 큰아들 말로는 어머니의 머리가 완전 백발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검은머리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별로 말 수가 적은 편이라고 하는데, “편찮은 데는 없으세요?”라고 질문을 하자, “괜찮아, 괜찮아”라며 입을 오물오물 하고 계셨다. 사진을 찍느라고 플래시를 계속 터뜨릴 때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928년, 단성사 극장 무대에 서 있었을 때를 회상했을까? 9남매(2남 7녀)를 낳고, 기르던 파란만장하던 그 시절을 생각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꼬박꼬박 동네를 산책했는데 그때마다 반드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에선 ‘한복 할머니’로 통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가 <황성옛터>의 가수라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백년 인생 속에서 이음전이 아닌 ‘이애리수’라는 이름으로 산 세월이래야 겨우 5~6년간이다. 그 짧은 세월 때문에 그녀가 겪었을 시련과 아픔은,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한 남편과의 행복한 삶으로 치유가 되었을 터이고, 9남매를 품에 안고 살며 그 속에서 기쁨을 찾았을 것이다. 한 시간쯤 되는 만남을 끝내고 나오면서 내가,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말하자, 이음전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 강호순, 7명 죽이고도 40대 여성 노렸었다

    경기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7번째 범행 후에도 추가 범행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3일 강호순을 검찰에 송치하기에 앞서 가진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7차례 범행 후 다른 여성을 차에 감금한 사실이 드러나 감금죄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은 지난해 12월 31일 무가지 신문의 ‘독신들의 만남’이란 코너를 통해 김모(40대·여)씨를 만난 뒤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차에 태워 시흥시 월곶으로 갔다.이어 함께 술을 마신 뒤 모텔로 가자는 제안을 김씨가 거부하자 새벽까지 6시간 가량 차 안에 감금한 것으로 밝혀졌다.강은 차 안에서 “연애 한 번 해보자.”며 지속적으로 설득했지만 김씨는 끝내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 그러나 김씨가 자신의 차에 타기 전 같이 있었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알고 있고 김씨와의 통화 사실이 밝혀지면 범행이 탄로 날 것으로 생각해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강과 김씨 외에도 남자 6명과 여자 3명이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강과 김씨는 술자리 이후 따로 나왔다. 강이 김씨를 만난 ‘독신들의 만남’은 군포지역에서 발간되는 한 무가지의 1대1 만남 광고로 광고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올리는 방식이다.당시 진술 결과 김씨는 신상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여죄수사 도중 강의 통화내역 수사를 통해 피해자를 찾았고 설득을 통해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강의 전처와 장모가 숨진 화재사고의 방화 살인 여부를 밝히기 위해 집중 추궁했지만 강이 “정말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해 의혹을 밝히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송치 이후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또 2004년 화성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 노모씨 사건도 당시 이동전화 기지국 자료와 차량 CCTV 자료, 국과수에 보관 중인 혼합 DNA 등을 분석한 결과 강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은 수사 과정에서 “내가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들들이 인세라도 받도록 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아마 자식에 대한 애정 표현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안산 최영훈·서울 맹수열 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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