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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중 사망에 네티즌 “그리워해요”…이언·함효주·강대성·김형은·김민수

    전영중 사망에 네티즌 “그리워해요”…이언·함효주·강대성·김형은·김민수

    개그맨 전영중(27)이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숨진 가운데 과거 사고로 팬들의 곁을 떠난 스타들이 팬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개그맨 전영중씨가 21일 오전 3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서강대교 방면에서 여의2교 방향으로 운행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 마주오던 소나타 택시와 충돌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전영중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고인의 시신은 여의도 성모병원에 안치됐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비슷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스타들이 재조명되며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배우 이언은 지난 2008년 드라마 ‘최강칠우’ 종방연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다. 지난 2008년 4월 먼데이키즈 멤버 김민수는 서울 신림동 신림중학교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다 가로수와 충돌해 사망했다. 앞서 2007년에는 개그우먼 김형은이 용평 스키장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도로 급하게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김형은의 동료인 심진화와 김원효는 지금도 틈틈이 김형은의 유해가 안치된 납골당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9월에는 모델 겸 탤런트 김태호가 춘천 우두동 도로에서 도로변에 주차돼 있던 1톤 냉동탑차에 추돌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0년 배우 강대성은 서울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 사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중 버스를 피하려다 근처 가로수길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MBC 드라마 ‘무신’에 출연 중이던 배우 승규가 귀가 중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가장 최근인 6월 개그우먼 함효주가 동료들과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편도3차로에서 달려오던 자동차에 치여 숨졌다. 네티즌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스타들, 팬들이 그리워해요”, “가족들이 그리워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수냄새 코막던 도림천 가족 운동공간으로 변신

    서울 관악구는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아랫부분 도림천 상류 쪽 둔치의 버려진 공간을 재정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건강을 키울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한다고 30일 밝혔다. 하수 냄새가 심해 주민들이 찾지 않던 공간이다. 구는 낡은 가림막을 교체하고 환기구를 설치하는 등 재정비를 끝냈다. 다음 달부터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과 체육 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배드민턴장, 농구장, 40m짜리 지압보도, 중장년층을 위한 운동기구 등이다. 놀이 기구와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이뤄진 어린이 공간도 곁들여진다. 아울러 자전거 도로 및 보도 블록을 정비하는 한편, 잔디 블록으로 포장한 공간을 조성해 쉼터를 제공한다. 이웃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곳곳에 햇빛 가리개 및 의자를 설치할 계획이다. 길이 14.2㎞인 도림천은 관악산과 삼성산 중간 골짜기에서 발원해 관악구 신림동~신대방역~대림역을 따라 흐르다가 양천구 신정1교 부근에서 안양천과 합류한다. 지류로 7.4㎞인 대방천과 5.2㎞인 봉천천이 있다. 구 관계자는 “지역 대표 하천인 도림천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6일 한국법교육학회 학술대회

    26일 한국법교육학회 학술대회

    한국법교육학회(회장 김영천·서울시립대 교수)는 26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민주시민성 함양을 위한 헌법교육’ 학술대회를 연다.
  • [주말 인사이드]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옆 반려견 놀이터 가보니

    [주말 인사이드]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옆 반려견 놀이터 가보니

    10개월 된 진돗개 ‘곰돌이’와 네 살 화이트테리어 ‘나리’ 아빠인 강효섭(60)씨는 “반려동물로 등록한 뒤 한 달을 벼르다 찾아왔는데 역시 애들이 너무 좋아하네요”라며 웃었어요. 한 살 된 포메라이안 ‘노래’와 나들이 나온 하원호(34)씨 부부는 “사회성을 키워야 집에서도 거리에서도 덜 짖고 온순해지거든요. 앞으로 자주 와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1호 반려견 놀이터입니다. 반려견을 위한 복지시설이죠.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옆에서 7월 31일 문을 열었어요.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2번 출구에서 구의문 사거리 쪽으로 걸어서 10~15분 거리랍니다. 비 오는 날 빼고는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문을 열어요. 12~2월엔 쉬어요. 제가 이래 봬도 은근히 인기랍니다. 16일까지 3405마리나 놀다 갔어요. 함께 온 견주는 4861명이에요. 개장일이 54일이니 하루 평균 63마리, 90명이 이용한 셈이죠. 주말엔 정말 붐벼요. 지난달 1일에는 200마리가 넘었어요. 다른 곳에선 반려견들 고생이 숱하지 뭡니까. 산책을 나갔다가 자동차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죠. 더러는 교통사고도 당해요. 호기심과 유혹 탓에 길을 잃곤 하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다른 친구들과 얘기 나누기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제게 오면 그야말로 ‘걱정 끝, 행복 시작’입니다. 건강을 챙기는 건 덤이죠. 반려견들만 친목을 다지는 건 아니에요. 사람들도 이야기꽃, 웃음꽃을 활짝 피웁니다. 유쾌한 수다가 밤늦게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거의 매일 들르는 김성순(45·여)씨는 “애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죠”라고 귀띔했어요. 함께 다니는 6개월 된 코카스파니엘 ‘도리’는 벌써 놀이터 터줏대감 노릇을 해요. 제일 작은 편인데 아주 싹싹해서 견주는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 짱’이죠. 애견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임병찬(37)씨는 네 살 된 알래스카 말라뮤트 ‘참치’를 데리고 일주일에 서너 차례 찾아와요. 카메라까지 들고 와 다른 친구들 사진도 공짜로 찍어 준답니다. 재능 기부를 하는 셈이죠. 전 지난해 9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시에 동물보호과가 생긴 덕분에 태어났어요. 이곳에서 반려견들이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어울리도록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죠. 큰 기대를 갖고 오시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어요. 농구 코트 두 개를 합친 크기(747㎡·227평)에 불과해요. 나무가 우거진 자연 그대로의 녹지에 벤치와 그루터기 의자 서너 개, 반려견을 위한 수도 시설과 간이 화장실을 들여놓고 녹색 울타리를 쳐놓은 정도예요. 그래도 공짜 입장이란 것 잊지 마시길. 하지만 정식 등록된 반려견만 들어올 수 있답니다. 또 간단한 신상정보를 작성하면 신장측정표 앞을 지나게 돼요. 중소형견과 대형견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거든요. 키 40㎝가 기준입니다. 원래 큰 쪽(459㎡)이 중소형, 작은 쪽(288㎡)이 대형을 위한 공간이었는데 비탈 문제도 있고 해서 견주들 의견에 따라 바꿨어요. 중소형견이 8~9배 많이 와요. 그런데 실제 크기 구분은 무의미하답니다. 처음 방문한 중소형견이 작은 쪽에서 분위기를 익히다 보면 큰 쪽으로 옮겨와 뛰어놀려고 하거든요. 위험하지 않냐고요? 처음 마주쳤을 때 으르렁하기도 하지만 곧 친해지죠. 문제가 생겨 퇴장당한 경우는 아직 없답니다. 시범 운영이라 부족한 부분도 있어요. 흙바닥이라 견주들이 아쉬워해요. 특히 바닥을 풀밭으로 바꾸면 어떠냐는 이야기도 나와요. 그런데 그늘 지역이라 잔디가 자라기 힘들대요. 시에서는 비가 온 뒤 질척거리는 것을 막으려고 마사토를 까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대안을 고민 중이랍니다. 폐타이어나 목재를 이용해 간단한 기구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있는데요, 일부에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지 않을까 우려도 하지요. 붐빌 경우 견주들이 쉴 수 있는 시설도 부족해요. 물론 더 넓은 공간이 확보된다면 간단한 시설들은 당연히 설치되겠죠? 80~90%가 능동, 군자동, 구의동, 중곡동 등 주변 동네에서 찾아와요. 신림동이나 구로동 등 이따금 먼 곳에서 소식 듣고 방문한 견주들은 무척 부러워하죠. 개들이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선 아직까지 저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면목동에서 4개월 된 리트리버 ‘라리’와 함께 한 시간 정도 걸어왔다는 구본형(30)씨는 “더 작은 규모라도 집 근처에 생기면 정말 좋겠다”고 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 같아요. 반려견 놀이터를 공원 시설에 포함하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상태래요. 다음 달 공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앞으로 저와 비슷한 공간이 조금씩 늘어날 것 같아요. 아주 작은 공원들은 민원 때문에 힘들고, 30만㎡ 이상 대형공원을 중심으로 생길 것 같아요. 벌써부터 즐거워하는 견공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얼마 전 이런 기사가 났더군요. 여신금융 업계가 올해 8월 애완동물 시장에서 쓰인 카드 사용액을 조사했더니 모두 831억 9000만원이었대요. 시장 전체 규모가 1조 8000억~2조원에 달한다네요. 예전엔 관련 시장이 사료나 용품, 미용, 의료 정도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전용 호텔과 해수욕장, 유치원, 놀이터, 카페, 장례식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요. ‘애완동물 팔자가 상팔자’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해요. 이렇다 보니 애완동물 장의사나 옷 디자이너, 브리더(번식사), 핸들러(도그쇼 매니저), 트리머(미용사) 등 새로운 직업도 생기고 있어요.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원까지 뛴대요. 정말 놀랄 노자죠. 애완동물을 요즘엔 가족의 개념을 담아 반려동물이라고 부르잖아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전국적으로 1000만명은 족히 넘을 거래요. 서울만 따져 보면 반려동물이 152만 마리라네요. 전체 가구수의 27%예요. 네 집 중 한 집꼴로 반려동물이 있다는 뜻이지요. 이 가운데 반려견은 50만 2890마리로 추정된답니다. 이쯤 되니 반려견 복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듯해요. 제가 자부심을 갖고 뽐낼 만하지 않나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통시장 리모델링 ‘모델’된 창동신창시장

    전통시장 리모델링 ‘모델’된 창동신창시장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참여형 도심 장터를 꿈꾸는 서울 도봉구 창동신창시장이 서울형 신시장 모델로 뜬다. 도봉구는 서울 지역 전통시장 330여곳 가운데 창동신창시장이 전통시장 다시 살림 프로젝트 중 하나인 ‘서울형 신시장 모델’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단위 사업별로 무분별하게 추진되던 기존 활성화 사업을 전면 보완한 것으로, 각자 상황에 맞는 특별한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신창시장은 최근 서울시청 별관에서 열린 경진 대회에서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 강동구 길동골목시장과 함께 사업 대상으로 뽑혔다. 구는 시장상인회, 경복대학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가다듬었다. 5일장이 아닌 일주일을 주기로 한 도심형 장날을 도입하자는 게 큰 줄기다. 여기에 낮 시장 폐장 뒤 밤 시간을 특화하고 프리마켓까지 곁들이는 고객 참여형 야시장 개념을 보탰다. 젊은 고객층 유입을 위해서다. 인근 문화 인프라와 연계한 시즌별 예술 축제도 도입하고, 마을버스와 손잡고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판매대를 정돈해 통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3년에 걸쳐 모두 50억원이 투입된다. 다음 달 협약식을 맺은 뒤 사업 진행 전반에 대해 조언할 전담매니저가 배치된다. 신창시장은 1978년 형성됐다. 현재 좌판을 포함해 100여개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상인회가 없어서 2005년에야 뒤늦게 전통시장으로 등록됐다. 이듬해 눈비를 막을 수 있는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간판을 정비하는 등 시설 현대화 작업이 이뤄졌다. 소방시설도 확충됐다. 2011년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공동 배송센터를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경영 마인드를 갖추자는 차원에서 상인대학을 운영하는 등 전통시장 발전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카드 빚, 죽음으로 끝낸 일가족

    카드 빚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부인과 두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쯤 신림동의 한 아파트 앞길에 A(45)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A씨의 아파트에서는 그의 부인(43)과 장남(17), 차남(14) 등 일가족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부인은 둔기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고 두 아들은 각각 머리를 둔기로 가격당한 뒤 스카프에 목이 졸려 숨져 있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둔기에 A씨 지문이 묻은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부인과 두 아들을 차례로 살해하고, 자신의 아파트 19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A씨 집에서 총 5000여만원에 달하는 카드 빚 등 채무 관계를 정리해 적어 놓은 종이가 발견됐고, A씨 휴대전화에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카드사의 자동응답시스템(ARS) 통화 기록이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채무 관계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부인과 두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관악구 낙성대공원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관악구 낙성대공원

    ‘낙성대가 대학이라고요?’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돌다 보면 서울대입구역 바로 다음에 낙성대역이 나타난다. 근처에 살고 있지 않으면 “무슨 대학이 또 있네”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대학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 역사상 나라를 구한 3대 영웅으로 추앙받는 장군과 맞닿는다. 고려 강감찬(948~1031) 장군이다. 장군이 거란 대군에 맞서 승리로 이끈 귀주대첩은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조선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과 함께 역사에 길이 남는 승전으로 꼽힌다. ‘고려사’ 열전에서는 ‘어떤 사신이 한밤중 시흥군으로 들어오다가 큰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사람을 보내 찾아보게 하니 별이 떨어진 집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그가 바로 강감찬이었다’고 탄생 일화를 적고 있다. 강 장군이 태어난 곳이 고려 땐 금주(衿州), 조선 시대에는 금천(衿川)으로 불렸다. 요즘으로 따지면 봉천동 일대인데, 최근 낙성대(落星垈)동으로 바뀌었다. 바로 옆 동네가 강 장군의 시호에서 이름을 딴 인헌동이다. 1974년부터 강 장군을 기리기 위해 낙성대 공원이 들어섰다. 안국사라는 사당을 지어 강 장군의 영정을 모셨다. 귀주대첩도도 걸었다. 사당은 고려 시대 목조건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을 본떠 세워져 웅장하다. 영정은 1990년 도난당해 새로 그렸다. 인근 강 장군의 생가 터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3층 석탑을 안국사 안으로 옮겨 왔다. 13세기 즈음 고려 백성들이 세운 탑이라고 한다. 탑 맞은편에는 장군의 일대기를 적은 사적비를 세웠다. 1997년에는 공원 입구에 검을 들고 말을 타고 있는 강 장군 동상이 세워졌다. 강 장군을 기리는 축제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바로 인헌제다. 관악구에서는 철쭉제와 함께 2대 축제로 꼽힌다.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시작했다.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축제는 오는 19일 열린다. 관악구에는 강 장군의 흔적이 또 있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굴참나무다. 낙성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신림동 2차 건영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 강 장군이 지나가다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서 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나이가 1000살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18m의 이 나무에선 요즘도 굵은 도토리가 열린다고 한다. 인근 남태령 고개에도 강 장군이 장난꾸러기 여우들을 꾸짖어 쫓았다는 전설이 얽혀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카드빚 시달리던 40대男, 아내와 두아들 살해후 투신자살

    카드빚 시달리던 40대男, 아내와 두아들 살해후 투신자살

    카드빚에 시달리던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아파트 앞길에 A(45)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A씨의 아파트에서 그의 아내(43)와 장남(17), 차남(14) 등 일가족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가족들이 발견됐을 당시 아내는 둔기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고, 두 아들은 각각 머리를 둔기로 가격당한 뒤 스카프로 목 졸려 숨져 있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고 둔기에 A씨 지문이 묻은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아내와 두 아들을 차례로 살해하고 자신의 아파트 19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가 총 5000여만원에 달하는 카드빚 등 채무관계를 정리해 놓은 종이가 집에서 발견됐다. 또 A씨의 휴대전화에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카드사의 ARS(자동응답시스템) 통화 기록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카드빚 등 채무관계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족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학원에서 일했으며, 평소 가족 간의 관계는 좋은 편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채무관계 외에는 특별히 나오는 게 없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기 위해 A씨의 재산관계와 금융거래 내역 등을 모두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슬럼화 위기’ 대학동, 국제화교육 강화 등 지역色 대체 · 노량진 뉴타운 개발 호재…인재교육산업지구 추진도

    고시촌이 형성된 서울 신림9동의 정확한 행정동 명칭은 ‘대학동’이다. 서울대의 상징성을 담은 이름이지만 지금은 슬럼화를 걱정할 처지다. 500개가 넘는 고시원에 한때 5만명에 이르렀던 고시생 인구는 절반으로 줄었다. 신림동 고시학원도 3곳 정도만 남았다. 또 퇴폐 유흥업소가 늘면서 치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1년 기준으로 신림동의 전입 이동률은 24.6%, 전출 이동률은 25.1%다. 관악구 전체의 평균 이동률이 전입 17.8%, 전출 19.3%인 것과 비교할 때 재학생과 취업 준비생이 주를 이뤄 유동성이 큰 고시촌의 인구 동향을 나타낸다. 외국인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관악구에 등록된 외국인은 2006년 1만 778명에서 2011년 1만 9953명으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단연 신림동이다. 2011년 기준으로 관악구 거주 외국인의 46%인 9131명이 신림동에 산다. 관악구는 교육 특화 발전으로 지역 개발 방향을 새롭게 설정했다. 고시촌으로 상징되던 지역 색깔을 국제화 교육 강화, 관학 협력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고시촌 재건을 위해 고시원을 서울대 기숙사로 활용하거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교육과 함께 교통도 관악구의 숙원 분야다. 서울시가 발표한 경전철 신림선 사업 재추진은 큰 호재다. 여의도에서 서울대까지 이어지는 신림선이 생기면 관악구 주민들의 교통난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노량진 고시 학원가와 연계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확대되기를 관악구는 바라고 있다. 공무원시험 열기로 호기를 만난 노량진도 고시원 지원 등 법 정비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시 공공임대주택 매입 대상에 고시원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노량진 학원가 일대에 대한 ‘국가인재교육산업지구’ 지정을 통한 지원책도 제기된다. 학원 간 경쟁 과열로 대기업 계열사와 재수학원, 어학원, 전문 학원까지 노량진 일대로 모이는 현상도 고무적이다.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노량진 뉴타운 개발도 지역 발전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신림동 고시촌의 역사는

    [커버스토리] 신림동 고시촌의 역사는

    서울 신림동 일대의 고시촌은 서울대가 1975년 관악구로 이전하면서 형성됐다. 지방에서 온 대학생과 사법고시·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 고시학원들이 신림동 일대에 모여들면서 고시촌이 만들어졌다. 봉천동과 신림동 일대에는 1960년대 초 도심 철거민들의 집단 이주로 판자촌이 많았으나 서울대 이전, 1984년 지하철 2호선 완전 개통 등으로 고시촌이란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하숙집, 원룸, 고시원, 고시 전문 서점, 복사가게 등이 빽빽하게 들어선 신림동 고시촌은 ‘녹두거리’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신림동 고시촌의 역사를 대변하는 것은 바로 광장서적이다. ‘고시촌의 메카’로 불리던 광장서적은 올해 초 부도로 문을 닫아 쇠락한 고시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대 81학번으로 중앙부처 국장으로 근무하는 한 고위 공무원은 “고시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날 저녁이면 광장서적에서 합격자 명단 방을 붙이는데 그걸 보려고 서점에서 계속 죽치고 기다렸다”면서 35년 역사를 가진 광장서적의 폐업을 아쉬워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 뜨는 노량진 ‘공시촌’…지는 신림동 ‘고시촌’

    [커버스토리] 뜨는 노량진 ‘공시촌’…지는 신림동 ‘고시촌’

    2017년 폐지가 예정된 사법시험의 응시 인원이 점차 줄어들어 고시학원이 밀집한 서울 신림동은 쇠락하는 반면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은 늘고 있다. 고시생은 사라지고 공시생이 대세가 된 셈이다. 올해는 행정학개론과 같은 전문 과목 대신 사회, 과학, 수학 등 고교 선택과목이 도입되면서 공무원시험 진입 장벽이 낮아져 20만명이 넘는 사상 최대 인원이 9급 공무원시험에 몰렸다. 사법시험 응시 인원은 2000년대 들어 계속 2만명이 넘었지만, 로스쿨이 출범한 2009년 이후 줄어 올해는 반 토막이 난 1만 89명에 그쳤다. 반면 9급 공무원시험 응시 인원은 평균 15만명 정도였는데 올 들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숫자는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통계청 조사에서 취업준비생 61만명 가운데 31.9%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학원가에서는 중복 응시 등을 감안하면 연간 45만명 정도가 공무원시험에 응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때 5만명을 넘어섰던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은 현재 2만명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무원시험 시장의 규모는 노량진에서 학원사업에 진출한 상장 합병기업의 자료를 근거로 추정했을 때 2010년 800억원, 2011년 900억원, 2012년 약 1000억원 규모로 해마다 10% 이상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1년 노량진에서 학원업을 시작해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 간 기업의 관계자는 “고교 선택과목 도입 이후 고등학생 수강생이 전체의 10~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취업준비생들이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렸으나, 올해 9급 공무원시험에 전년보다 응시 인원이 30% 늘어난 것은 성별, 학력, 연령 등 시험 응시 제한요건을 점차 풀어 나간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내년에도 순경, 사회복지직, 시간제 공무원 등 대규모 공무원 채용이 예고돼 공시생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법시험은 자격시험이며, 공무원시험은 빈자리를 채우는 임용시험으로 성격이 다른 데다 누구나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라 공무원시험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시험 담당자는 분석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괜찮은 직업이 줄어들면서 국민 생존의 거의 유일한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 “독서실엔 빈자리…책상엔 법전 대신 공무원 수험서”

    [커버스토리] “독서실엔 빈자리…책상엔 법전 대신 공무원 수험서”

    “광장서적이 없어졌을 때 뭐랄까. 사법시험도 곧 없어지고, 서점도 문을 닫으니 저도 같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의 한 사립대생인 박민지(26·여·가명)씨가 서울 관악구 서림동(옛 신림2동) 고시촌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월부터다. 박씨는 지난 6월까지 고시촌에서 지내면서 두꺼운 법전 및 판례집과 만날 씨름했다. 2년 3개월은 신림동 고시촌의 변화를 체험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6월 26일부터 나흘간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을 치르고 이달 복학한 박씨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고시생 생활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평일에는 주로 고시식당에서 식사했고요. 아침 식사는 집에서 씨리얼로 간단하게 해결했어요. 학원 수업 일정에 맞춰서 차례대로 민법, 형법, 헌법과 ‘후사법’(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행정법, 상법)을 공부하고 그날 오전 또는 오후 중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독서실에서 복습했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동문 수험생들과 스터디도 하고 독서실에 들어가 자습하고, 시험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밥 먹고 또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이런 생활이 매일 반복됐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빠듯했어요.” 서림동에 오기 전까지 박씨는 스스로 성격이 밝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시촌 생활이 길어지면서 본래의 모습을 점점 잃어갔다. 박씨는 “공부를 시작한 뒤로 평소 대화할 상대가 거의 없다 보니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공부할수록 자신감을 잃거나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심해 ‘합격을 못 하면 뭐하고 살까’하고 고민을 한 적도 많았다. 인생에서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말했다. 박씨가 조금씩 변해가는 동안 서림동 주변 풍경도 달라졌다. 사시생들이 하나둘씩 고시촌을 떠나기 시작했다. 박씨가 서림동에 발을 들여놨던 초창기만 해도 독서실에는 법전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제가 원하는 자리에 앉고 싶어도 사람이 많아서 못 앉았어요. 그런데 점점 독서실에 빈자리가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어느 때부턴가 법전으로 가득했던 독서실 책상에 공무원 시험 수험서가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박씨보다 시험 준비도 오래하고 고시촌에 오래 머물고 있는 윤화경(27·여·가명)씨. 처음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에 들어올 때만 해도 윤씨는 “좋아하던 술도 끊을 결심까지 하면서 꾹 참고 3년 안에 시험에 합격하자는 마음으로 이곳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2007년 7월부터 지금까지 6년 넘게 대학동에 살고 있는 윤씨는 박씨가 보지 못한 진풍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대학동 주변을 둘러보면 약국이 참 많잖아요? 이곳에 사시생이 한창 많았던 시절에는 약사 손이 쉴 틈이 없었어요. 사시생들이 너도나도 약국에 와서 피로회복제와 두통약, 소화제를 찾았거든요. 손이 바쁠 수밖에 없었죠. 대학동이 전국에서 박카스 판매율 1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어요.” 윤씨는 “고시촌에 들어가려고 하자 주위에서 ‘말 붙일 상대가 없어서 우울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며 걱정을 해줬다”면서 “하지만 보기에는 대학동이 삭막해 보일지 몰라도 공부하기 참 좋은 곳이다. 식당과 독서실까지의 거리가 짧고, 독서실도 골라서 다닐 수 있고, 학원도 집에서 가까워 이동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씨의 여정이 그의 긍정적인 태도처럼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고시생활 초반에는 단기간에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하던 때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새벽 2~6시만 잤어요. 화장실도 하루에 딱 세 번만 갔고요, 물도 잘 안 마셨어요. 그랬더니 피부에 여드름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더라고요. 병원에 가보니 피로가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았죠.” 윤씨의 책상 책꽂이 위에는 한 아프리카 소년의 얼굴 사진이 놓여 있었다. 윤씨가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후원하는 어린이였다. 윤씨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 소년이 보내준 편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윤씨는 “평소 어디 가서 봉사활동을 하기 어려우니까 이렇게 후원금을 통해서라도 아프리카 결식아동을 돕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고시촌도 훈훈한 정이 흐르는 보통 사람이 사는 동네였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부하 경찰 처제 성폭행 논란 “합의 성관계 진술서 쓰자 외면”

    현직 경찰관이 부하 경찰의 처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감찰에 나섰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 서울 관악경찰서 A경위(37)는 지난 7월 6일 오후 8시 30분 쯤 술에 취한 부하 경찰관 B씨의 처제 C씨(36)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위는 같은 경찰서 소속 B씨에게 C씨를 소개받고 일주일 가량 만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C씨가 A경위를 경찰에 신고하자 A경위는 C씨와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C씨에게 “징계를 받을지 모르니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진술서를 작성하는 등 사실상 신고를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경위는 C씨의 진술서가 작성되자 C씨를 피했고 이에 대해 C씨는 지난달 1일 “허위진술서를 받아 챙기자 나를 버렸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관악경찰서 인근에 위치한 서초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사’의 품격… 관악 신사시장 고객센터 개소

    “관악신사시장에서 물건도 사고 책도 읽고 무료 배달도 이용하세요.” 서울 관악구가 5일 관악신사시장 고객편의센터 개소식을한 뒤 갖가지 편의시설을 마련해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고객편의센터는 지상 4층, 연면적 259㎡ 규모다. 1층에는 배송센터, 2층과 3층에는 각각 북카페와 고객만족센터, 4층에는 다목적실을 갖췄다. 배송센터는 대형마트처럼 구매 후 집까지 무료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3만원 이상 구매 시 관악구 신림 지역인 신원동, 신사동, 신림동, 조원동, 난향동, 미성동, 난곡동과 동작구 신대방1동까지 배달해 준다. 2층에 들어서는 북카페는 시장 이용 고객 쉼터로, 편안히 담소를 나눌 수 있게 꾸며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편의센터에는 또 시장을 이용하는 주민의 불편사항을 접수, 처리하는 고객만족센터와 소모임이나 토론회, 교육 활동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실이 마련됐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통시장 도로 개선 사업 등 환경 개선 사업에 앞장서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폭우에 서울 탄천주차장 아수라장

    22일 새벽부터 서울 지역에 많게는 14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상습 침수지역인 한강 이남지역 곳곳에서 주차장이 잠기고 일부 주민들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도로는 한때 빗물이 발목 높이까지 차오르고 하수구 맨홀에서 빗물이 역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출근시간대가 지난 오전 10시에도 강남역은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인파로 여전히 붐볐다. 강남역, 논현역, 서초역 등 강남권 도로는 지속적인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일부 도로가 침수된 사당역 인근도 폭우로 평소보다 정체가 심해지면서 버스에서 내린 환승객들이 시간에 쫓겨 전철역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는 모습이 계속해서 목격됐다. 수원에서 버스를 타고 와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박모(33)씨는 “평소 수원대 앞에서 사당역까지 출근시간대에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길이 막혀 2시간 걸렸다”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빗줄기가 잦아들면서 도로 사정이 점점 나아지고 있으나 강남 3구와 동작구 일대를 비롯해 영등포, 을지로, 돈암역 일대 등 서울시내 주요 지점의 여러 구간이 심한 정체를 빚었다. 아직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하천변을 산책하던 시민들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 50분 서울 구로구 구로동 도림천을 산책하던 이모(64.여)씨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오전 6시30분께 대림역 인근 도림천 구간에서도 유모(59)씨가 고립돼 소방당국이 출동, 구조 후 귀가시켰다. 오전 6시 57분 관악구 신림동 신림3교 인근 도림천변을 산책하다가 폭우로 다리 밑에 고립된 구모(74·여)·엄모(43)·김모(43)·이모(45)씨 등 4명이 구조돼 무사히 귀가했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144.5㎜가 쏟아진 송파구에서는 잠실종합운동장 방면 탄천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수십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인명피해가 없음을 확인하고 관할 자치구에 상황을 전달, 차량 인양 등 조처를 하도록 했다. 폭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잠수교는 서빙고동~반포동 양방향 차량·보행자 통행이 모두 통제됐다. 양재천로 영동1교~KT 앞, 증산철교 하부도로 북가좌동~성산동 구간도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청계천 보행자길 역시 청계광장부터 황학교까지 새벽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는 이날 오전 6시를 전후해서부터 10시 30분까지 한강 이남지역을 중심으로 70건이 넘는 배수 지원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서울에는 송파구(144.5㎜), 강남구(141.5㎜), 동작구 사당동 국립서울현충원(134.5㎜)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서초구(64.5㎜), 현충원(61.5㎜), 송파구(59.5㎜)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식하단 소리 싫었다”… ‘주훈야독(晝訓夜讀)’ 신화

    “무식하단 소리 싫었다”… ‘주훈야독(晝訓夜讀)’ 신화

    “운동선수라 무식하다는 말이 너무 싫었어요. 수업 시간에 잔다고 욕먹는 것도요. 오기가 생겨 맨 앞자리에 앉아 공부했죠. 유도와 학업 둘 다 잡고 싶어요.” 1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공부하는 유도 선수’ 신재용(19·서울대 체육교육과)이 야무지게 입을 열었다. 신군은 전날 강원 양구에서 열린 제18회 전국청소년유도선수권 남자 55㎏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오는 10월 슬로베니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티켓도 손에 넣었다. 그는 “대회 전날이 생일이었는데 스스로에게 가장 기쁜 선물을 준 것 같아요. 체중 감량을 하느라 미역국도 제대로 못 먹었지만요”라며 빙긋 웃었다. 고교 3년 동안 모든 국내 대회를 휩쓸었지만, 대회 전엔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학업과 병행하며 나홀로 운동을 하는 신군이 하루 서너 차례 지독하게 훈련하는 라이벌들과 경쟁이 되겠느냐는 것. 하지만 신군은 보란 듯이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지난해 전국체전 이후 7개월 만이었어요. 주위에선 체력이 되겠느냐고 수군거렸는데, 전 지고는 못 사니까 꼭 1등할 거라고 이를 악물었죠.” 일반 수시전형으로 지난 3월 서울대에 입학한 후 홀로서기의 연속이었다. 신군은 서울대 유도 동아리에서 기량을 가다듬고 있다. 아마추어들이라 기술적으로는 상대가 안 되지만, 중량급들과 부대끼며 체력을 길렀다. 월·화·금요일은 수업을 오전으로 몰아넣고 동아리에서 힘을 키웠고, 수·목요일은 강의 빈 시간을 넉넉하게 만들어 수원의 경기체고와 금천구의 문일고를 오가며 훈련했다. 새벽마다 기숙사 운동장을 달리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아침 6시 운동장에 가면 아무도 없거든요. 혼자 조깅하고 계단 뛰고 축구 골대에 고무줄 매달아 놓고, 당기고 배밀기하고 땀 흘렸죠. 1등 하려면 체력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신군은 “운동에서 1등한다고 해도 꿈이 엘리트 선수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어쩌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선수생명이 끝나는데 그때는 뭐 해 먹고 살아요. 공부 안 하면 취업도 못 하잖아요”라고 했다. 부상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또 금메달을 따도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을 꿰뚫은 것이다.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한 데는 여동생 신유용(18)도 영향을 끼쳤다. 유도대표팀 52㎏급 상비군이었던 동생은 지난해 십자인대가 파열돼 재활 중이라고. 서울대 합격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선수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온라인 쪽지가 정말 많이 왔어요. ‘저 어디 학교 누군데요, 성적은 이렇고, 대표경력은 이런데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란 내용요. 이런 선수들이 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학과 동기 중에는 이정호(야구), 양준혁(수영), 손정화(스노보드) 등 대표급 선수가 수두룩하다. 모두 운동할 시간, 잠잘 시간을 쪼개서 책상 앞에 앉았던 독종들. 신군은 “얘들이랑 서로 자극을 주는 존재 같아요. 정호는 프로선수를 꿈꾸고 준혁이는 아시안게임을 노리고요. 저도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했다. 욕심 많은 청년은 당당하게 청사진을 밝혔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요. 아직 1학년이라 뭘 몰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요. 당장 목표는 ‘에이뿔’ 받는 거랑 10월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1등 하는 거고요.”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신약 시험 내몰린 청년 백수

    이우람(29·가명)씨의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다. 간호사는 매 시간 채혈을 해 갔다. 멍하니 병상에 누워 있던 30명의 남자들은 그때마다 익숙한 듯 팔을 내밀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 현장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회사들이 흔히 ‘제네릭’이라 불리는 복제 의약품의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생체 실험이다. 이씨는 무릎 담요를 덮고 귀마개를 꽂은 채 토익 책을 폈다. 주위 몇몇도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을 꺼내 들었다. 이씨는 서글픔과 안도감이 뒤섞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2004년 최고 명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씨의 집안은 부유했다.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분주하게 오가는 사이 2년이 흘렀다. 거듭된 낙방에 그는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회사는 드물었다. 그나마도 낮은 학점과 영어 점수 탓인지 서류전형에서부터 막혔다. 점점 조급해졌다. 가정도 삐걱거렸다. 아버지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했다. 4살 터울 여동생도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됐다.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에 대해 들은 건 그즈음이었다. 편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시판 중인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제네릭을 투약해 두 제제가 몸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양(생체 이용률)이 같은지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약을 먹고 피를 몇 번 뽑는다고 했다. 몸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생동성’을 치자 수십개의 일자리가 쏟아졌다. 30만~100만원으로 수당도 많았다. 몸이 상할까 봐 찜찜해했던 감정도 잠시였다. 비슷한 또래의 남자 30명이 병원에 모여 함께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시간마다 피를 뽑았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소개서를 쓰고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이틀 동안 10차례 피를 뽑고 35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두 번째로 또 약을 먹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생동성 시험 기관은 전국적으로 40곳이 있다. 약의 부작용 등을 알아보려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201건이다. 생동성 시험 한 건당 24~50명이 피험자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5000~1만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체 건강하고 3개월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어 피험자는 대부분 20대 남자다. 취업 전쟁에 지친 이씨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이 서른 먹고 부모님한테 손 벌릴 수는 없잖아요. 몸에 별로 나쁘지 않대요. 어디 가서 하루에 35만원을 벌겠어요. 먹고 자고 피만 뽑으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말하는 ‘마루타’ 그런 거 아니에요. 규정상 3개월에 딱 한 번밖에 못 해서 오히려 아쉬운걸요.”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신약 실험 내몰린 청년 백수

    이우람(가명·29)씨의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다. 간호사는 매 시간 채혈을 해 갔다. 멍하니 병상에 누워 있던 30명의 남자들은 그때마다 익숙한 듯 팔을 내밀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 현장이다. 생동성 시험은 제약회사들이 흔히 ‘제네릭’이라 불리는 복제 의약품의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생체 실험이다. 이씨는 무릎 담요를 덮고 귀마개를 꽂은 채 토익 책을 폈다. 주위 몇몇도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문제집을 꺼내 들었다. 이씨는 서글픔과 안도감이 뒤섞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2004년 최고 명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씨의 집안은 부유했다.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분주하게 오가는 사이 2년이 흘렀다. 거듭된 낙방에 그는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는 회사는 드물었다. 그나마도 낮은 학점과 영어 점수 탓인지 서류전형에서부터 막혔다. 점점 조급해졌다. 가정도 삐걱거렸다. 아버지는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했다. 4살 터울 여동생도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됐다. 생동성 시험 아르바이트를 들은 건 그즈음이었다. 편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시판 중인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제네릭을 투약해 두 제제가 몸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양(생체 이용률)이 같은지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약을 먹고 피를 몇 번 뽑는다고 했다. 몸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생동성’을 치자 수십개의 일자리가 쏟아졌다. 30만~100만원으로 수당도 많았다. 몸이 상할까 봐 찜찜해했던 감정도 잠시였다. 비슷한 또래의 남자 30명이 병원에 모여 함께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시간마다 피를 뽑았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 중엔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토익 공부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이틀 동안 10차례 피를 뽑고 35만원을 챙겼다. 그리고 지난달 두 번째로 또 약을 먹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생동성 시험 기관은 전국적으로 40곳이 있다. 약의 부작용 등을 알아보려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201건이다. 생동성 시험 한 건당 24~50명이 피험자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5000~1만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체 건강하고 3개월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어 피험자는 대부분 20대 남자다. 취업 전쟁에 지친 이씨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이 서른 먹고 부모님한테 손 벌릴 수는 없잖아요. 몸에 별로 나쁘지 않대요. 어디 가서 하루에 35만원을 벌겠어요. 먹고 자고 피만 뽑으면 되는 건데…. 사람들이 말하는 ‘마루타’ 그런 거 아니에요. 규정상 3개월에 딱 한 번밖에 못 해서 오히려 아쉬운걸요.”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7년 전 남겨진 쪽지문 ‘신림동 발바리’ 잡혔다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무장갑을 끼고 여성을 성폭행하는 등 서울 관악구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신림동 발바리’가 7년 전 현장에 남긴 쪽지문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일 옥탑방이나 반지하 방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려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전모(39)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전씨는 200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여름철 창문이나 현관문이 열려 있는 여성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면 죽여버리겠다”면서 흉기로 자고 있던 여성을 위협하고 12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피해자 주방에 있던 고무장갑을 끼고 성폭행하기도 했으며 유리 창문을 깨고 집안으로 들어간 경우에는 박스테이프를 붙여 소음을 줄이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전씨가 주로 오전 2~3시쯤 여성이 무방비 상태인 시간대를 골라 범행을 저질렀으며 2004년부터 자신이 살고 있던 동네의 골목길 구조를 잘 알고 있어 도주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미제로 남을 것 같았던 전씨의 범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7년 전인 2006년 범행 현장 외벽에 남은 지문을 찾아냈으나 모양이 완전하지 않은 쪽지문인 탓에 분석이 쉽지 않아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하다 분석기술의 발달로 지난해 지문의 주인이 전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용의 선상에 올랐던 전씨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경찰은 미제 성폭행 사건 5건의 범인과 전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고 전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흉기로 위협하고 현장에 증거물을 남기지 않는 등 치밀함을 보인데다 평범한 이웃이어서 오랫동안 의심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전씨는 낮엔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한식당 주방장으로 근무하며 평범한 생활을 해왔으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술 한잔 마시고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씨가 자백한 범행 12건 가운데 아직 DNA가 일치되지 않은 7건에 대한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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