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림동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비트코인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아스트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친정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박근혜 1심 선고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84
  • [사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세무비리 끝이 안 보인다

    최근 들어 세무공무원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비리의 끝이 어디인지 세무당국에 되물어야 할 상황까지 온 듯하다. 경찰은 그제 위장 ‘카드깡’ 가맹점의 불법영업과 탈세를 눈감아주고 억대의 뒷돈을 받은 서울지역의 세무공무원 10여명을 적발해 3명을 입건했다. 카드깡 가맹점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이들은 신용카드사 직원들과 짜고 카드깡 업자가 수백억원을 탈세하도록 도왔다. 며칠 전에는 세무조사 대상업체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인천의 모 세무서 과장 등이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간 크게도 국세청이 대규모 자정결의를 한 다음 달인 지난해 5월 비리를 저질렀다.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단순 금품 수수에 그치지도 않는다. 퇴직 후에 세무 조사를 무마해 주는 브로커 노릇도 한다. 최근에 드러난 두 명의 전직 세무공무원의 비리는 ‘세(稅)피아’(세무공무원 마피아)의 전형을 보였다. 7급으로 퇴직한 이들은 세무법인을 운영하며 브로커로 변신했고, 현직 동료들에게 로비를 서슴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가야쇼핑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조건으로 1억 4500만원을 챙겼다. 전·현직이 비리의 한통속이었다. 봐주기 세무 조사가 동양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굳이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과거 국세청장의 예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세무공무원은 비리의 유혹에 항시 노출돼 있다. 세금을 덜 내려는 기업(사업자)과 세금을 더 거둬들이려는 세무공무원 간의 담합 우려 또한 적지않다. 세무공무원의 범죄 비율이 일반공무원보다 두 배가량 많고 증가율도 높다는 통계 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무공무원이 비리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세무 비리에 대한 눈총이 따갑던 지난해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세무 비리 근절을 약속했었다.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을 하겠다고 굳은 다짐도 했다. 국세청에 조사 분야의 비리를 전담하는 특별감찰조직을 신설하고, 조사 분야에서 비리를 저지른 직원을 영구 퇴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드러나는 비리는 당시 목민심서의 글귀까지 새기며 다짐했던 걸 무색게 한다. 일련의 세무공무원의 비리가 보다 더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지금은 세무 행정의 위기다. 때만 되면 내놓았던 고리타분한 비리근절책을 다시 꺼내 놓을 건가. 세무 행정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세무조사 무마·세금 환급 편의 제공 가야쇼핑 재건축 뒷돈 챙긴 ‘稅피아’

    옛 가야쇼핑 재건축 과정에서 건설업자와 유착해 뇌물을 착복한 ‘세(稅)피아’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신문 3월 25일자 1·9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문홍성)는 옛 가야쇼핑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거액을 건네받은(뇌물 수수 등) 혐의로 전직 세무 공무원 남모(51)씨와 이모(61)씨를 구속 기소하고 서울지방국세청 직원 백모(54·6급)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는 서울 금천세무서에서 근무하던 2009년 6~8월 당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주상복합건물인 ‘가야위드안’ 건축 과정에서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 대표 정모(52·구속 기소)씨로부터 세금 환급을 빨리 받게 해 주는 등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 수수)를 받고 있다. 남씨는 또 같은 해 세무공무원 7급으로 퇴직해 E세무컨설팅업체를 운영하며 세무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담당 공무원에게 로비해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정씨로부터 1억 4500만원을 더 챙겼다. 이 가운데 세무공무원 8급으로 퇴직한 뒤 F세무법인 대표로 있던 이씨는 1억 3000만원을 함께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남씨는 또 지난해 4월 양도소득세를 신고 내용대로 처리해 주는 대가로 서울지방국세청 6급 공무원으로 있던 백씨에게 25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경관조명업체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인천지역 모 세무서 권모(48·5급) 과장을 구속 기소했다. 또 1000만원을 챙긴 국세청 본청 소속 최모(44·6급)씨를 뇌물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동시에 중부지방국세청 박모(56·4급) 과장에 대해서는 500만원을 받은 비위 사실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 세무조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겠다며 코스닥 상장사인 경관조명업체 N사 경영진으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함께 근무하며 N사를 세무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직무분석 후 민간 채용 확대 책임행정으로 민관유착 근절”

    “직무분석 후 민간 채용 확대 책임행정으로 민관유착 근절”

    올해로 3년째 5급 공채시험에 도전하는 수험생 A(28)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동안 펜을 잡기 어려웠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남과 동시에 공직사회를 향한 쓴소리가 연일 언론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A씨는 “공직 진출을 목표로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말로 공직사회가 부패 집단인 것은 아닌지 불안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A씨는 정부가 갑작스럽게 내놓은 5급 공채 선발 인원 축소 계획이 별도의 숙의 과정 없이 마련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들어가려 하는 공직사회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퇴직 공무원들의 민·관 유착 비리가 부각되고 세월호 참사 앞에서 불협화음을 내는 공직사회를 보며 ‘과연 들어가도 되는 곳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면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17년까지 5급 공채 선발 규모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일부 ‘공시족’들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을 중심으로 5급 공채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반면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험생 B(24)씨는 “정책은 그때그때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장기적 차원의 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달라져야 한다”면서 “민간 경력자 채용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어떤 직무 분야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지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직무 분석이 선행된 상태에서 민간 경력자 선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분한 사전 검토와 사후 평가가 여전히 미미한 상태에서 무조건 민간 경력자를 많이 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피아’ 논란을 일으킨 퇴직공무원의 민·관 유착 관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공직사회에 ‘책임 행정’, ‘현장 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험생 C(25)씨는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이 실시한 ‘행정에 관한 공무원 인식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1000명)의 약 35.4%가 공무원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주된 원인으로 ‘공연히 일을 만들었다가 잘못하면 책임지게 되므로’를 꼽았다”면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적극적 행위에 대한 면책 방안을 도입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해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들의 윤리 의식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험생 D(22)씨는 “5급 공채에 합격한 예비 공무원들을 가르치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의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많은 예비 사무관들이 중공교에서 본인이 원하는 부처에 가기 위해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보다는 중공교에서의 공직윤리 교육은 물론 각 중앙부처에서도 신임 사무관을 위한 전문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5급 공채 합격자의 경우 합격과 동시에 정년이 보장돼 중공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1년간 견습 기간을 두고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비로소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개선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서울대 관광 상품화로 지역경제 활력 발판”

    [후보자 인터뷰] “서울대 관광 상품화로 지역경제 활력 발판”

    “저를 행정 전문가로 키워준 관악에 25년 행정 경험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서울대 대학원 시절과 신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관악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그래도 구청장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바라본 동네는 새로울 것 같았다. 이정호(58) 새누리당 관악구청장 후보는 신림동 원룸촌 공실률이 늘고 있다고 보도한 일간지를 펼쳐놓더니 “관악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인데 주민들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말을 꺼냈다. 전국에서 원룸이 제일 많은 지역인데 로스쿨 제도가 사법시험을 대체하며 공실률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가 시흥캠퍼스를 조성하는 것도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덧붙였다. 시행사 자료를 분석해보니 기숙형 캠퍼스가 추진되고 있는데 2019년까지 80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빠져나갈 거라는 주장이다. “공실률은 더 늘고 지역 경제는 더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불 보듯 뻔하죠. 동네 성격 자체가 바뀔 개연성이 높아요. 막아야죠.” 여러 공약들이 이 같은 맥락에서 준비됐다. 젊은 직장인들이 관악에 주거지를 마련하도록 교통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경전철 조기 착공과 남부순환로 가변차로제 시행, 신봉터널 조기 완공 등을 통해서다. 또 서울대가 국제 세미나를 많이 여는 데도 불구하고 숙박 수요는 강남, 서초구로 빼앗기고 있다며 서울대와 협력해 컨벤션 기능을 갖춘 호텔을 짓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국제적인 관광 명소 조성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 못잖은 교육열을 뽐낸다는 점을 겨냥해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를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마련하고, 이와 연계해 관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단다. 연주대까지 쉽게 올라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다. 관악문화관에 전통 유희단을 유치하겠다는 것도 관광 명소화의 일환. “케이블카의 경우 무분별한 산행을 막아 자연 훼손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봐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조화롭게 갖추는 게 관악구가 회생하는 지름길입니다.”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관악을 통해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13년 동안 국제교류과장, 총무과장 등을 거쳤다. 이후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등 ‘큰물’을 두루 섭렵했다. 이처럼 행정 전반을 깨알같이 꿰뚫고 있다고 자신하는 이 후보는 “지속 가능하고 살맛 넘치는 관악으로 가꾸겠다”고 눈을 빛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신림역 맛집 평정한 신림동 30년 터줏대감 ‘대원갈비’

    신림역 맛집 평정한 신림동 30년 터줏대감 ‘대원갈비’

    자고로 맛집이라고 하면 한자리에서 30년쯤 자리를 지켜야 그 타이틀이 주어진다. 그래서 대를 이어가는 맛집이나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 격인 맛집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찾아가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입맛이 변해도 변함없는 맛으로 사랑받는 맛집을 찾는다면 신림동으로 눈을 돌려보자. 신림동을 30년간 지켜온 신림동 맛집 ‘대원갈비’는 관악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돼지갈비 맛집이다. 신림역 맛집이라는 칭호를 얻은 것은 맛과 가격, 서비스라는 3박자를 모두 갖춘 덕분이다. 1인분 300그램의 돼지갈비가 1만 3천원, 게다가 고기를 먹으면 냉면은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신림동 직장인과 젊은층 고객 그리고 고시생들까지도 몸보신을 위해 부담 없이 찾는 곳이다. 맛의 비결은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연구, 개발해 온 양념과 신선한 원육이다. 특히 고기의 맛은 불이 좌우한다는 신념으로 참숯 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좋다는 비장탄을 사용한다. 원가의 부담이 있지만 좋은 숯이 고기맛을 좌우한다는 기본을 철저히 지켜가고 있다. 신림맛집 ‘대원갈비’는 돼지갈비도 대표메뉴지만, 돼지갈비만 맛보기에는 아쉽다. 좋은 고기만 골라 얇게 썬 우삼겹은 불판에 오르자마자 고소한 향을 풍기며 맛있게 익는다. 두툼한 꽃등심도 쇠고기 고유의 맛과 풍미가 살아있어 신림동 맛집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원갈비의 식사메뉴는 우거지갈비탕과 선지해장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갈비탕 등이 있는데 푹 고아낸 육수와 좋은 재료만 사용해 맛을 유지하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이나 학생들도 즐겨찾을 정도로 가격 부담도 없다. 24시간 영업방침으로 인해 늦은 시간 술자리를 찾는 손님들도 많은 편이고, 아침이면 해장국 손님들로 북적인다. 기본찬 역시 정갈한 편이고, 무엇보다 고기의 질이 좋다 보니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신림역 6번 출구에서 직진방향으로 위치해 있으며 예약문의는 02-883-3532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인천시장] 유정복 vs 송영길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인천시장] 유정복 vs 송영길

    ■유정복 후보는… 朴心 충만 ‘엘리트 리더’ 박대통령 그림자 수행 ‘행정의 달인’… “중앙 정부와의 소통 최대 강점”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은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3선 정치인이다. 3선의 국회의원에 앞서 행정고시 출신으로 중앙부처와 지방 행정 관료 경험을 두루 쌓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2번의 장관직을 지냈다. 1957년 인천에서 태어난 유 전 장관은 인천 송림동 달동네와 간석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황해도에서 월남한 이산가족 출신이었다. 어린 시절 그는 TV에서 이산가족 상봉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펑펑 쏟았던 부모님 때문에 남북문제에 대해 남다른 의식을 갖게 됐다고 회고한다. 그의 부모는 국경일 뿐 아니라 보통 날에도 늘 대문 앞에 태극기를 걸어놨다고 한다. 가난한 집의 7남매 중 여섯째인 그는 이런 집안 분위기 덕에 자연히 공직에 대한 꿈을 품고 자랐다. 선인중과 제물포고를 나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그는 22살 때인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엘리트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강원도청과 내무부를 거쳐 1993년 경기도 기획담당관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지방행정 경험을 쌓게 된다. 이듬해 제33대 김포군수로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 기록을 세운 이후 1995년부터 제5대 인천서구청장, 초대 민선 김포군수, 1·2대 김포시장을 연이어 지내면서 전국 최연소 구청장·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2004년 47세의 나이에 중앙정치 무대에 도전하며 변신을 시도한다. 당시 탄핵정국의 17대 총선에서 그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초선으로는 한선교 의원과 함께 단둘이 당선되며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 띄었고 이듬해인 2005년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박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박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하며 명실상부한 ‘박근혜의 남자’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특사로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그가 2010년 친박계 몫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입각할 때에도 박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다. 2012년 대선 때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국회 생활체육과 국민행복 포럼 대표 등으로 전국 직능단체들을 관리해 온 경험을 발판 삼아 대선 때 다양한 직능단체들의 박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엔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다. 유 전 장관의 조직 관리는 철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신중하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일 처리와 무거운 입을 가진 성향 때문에 그를 아는 이들은 ‘박 대통령의 복사판’이라고들 말한다. 한편에선 유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갖지 못하고 ‘박근혜의 남자’ 이미지에 기대는 것을 놓고 비판론도 나온다. “뼈를 묻겠다”던 경기도(지역구 김포)가 아니라 인천에서 출마한 데 대해 실망하는 경기 지역 유권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인천에서 나고 자라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지방·중앙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 정부와의 소통력도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송영길 현 시장 체제에서 ‘부채, 부패, 부실로 얼룩진 인천’의 위기를 극복해 ‘대한민국 중심도시 인천’을 만들겠다”는 게 출마의 변이다. 특히 그는 “공항에서 서울로 가기 전 스쳐 지나가는 도시 인천이 아니라 경제활력 도시, 시민행복 도시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재난 대응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의 전임 장관으로서 세월호 참사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영길 후보는… 야심만만 ‘차세대 리더’ 야권내 입지 탄탄한 차기 대선주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 포부 밝혀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인 송영길 현 인천시장은 야권 내 입지가 단단한 차세대 대선주자로 꼽힌다. 1963년 2월 26일 아버지 송영수씨와 어머니 김광순씨 사이 4남 2녀 중 넷째아들로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1981년 광주대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떠꺼머리 촌놈’ 송영길은 대학에 들어가 급성장했다. 1984년 서울대 이정우, 고려대 김영춘 등과 함께 학도호국단 해체 운동을 주도한 뒤 초대 직선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에 투신한다. 1984년 12월에는 민정당사 점거농성사건으로 구속됐고, 제적됐다. 시대가 송 시장을 민주화운동 대열에 합류시킨 것이다. 투옥으로 군대는 면제됐다. 1985년 석방된 송영길은 인천 대우자동차 르망공장 건설현장에서 배관용접공 일을 시작하며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1987년에는 인천 부평에 노동자들의 인권탄압 ’관련 법률상담과 교육 등을 하는 인천기독교민중교육연구소를 열었다. 1987년부터는 운수노조 노보 상담실장을 하며 택시노동조합 운동을 시작했다. 1988년에는 사면 복권됐고, 대학교도 졸업했다. 1991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시지부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택시·버스·화물자동차 운전기사 등 운수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들을 전개했다. 노동운동을 하던 1987년 대학 때부터 사귄 남영신씨와 결혼했다. 냉전시대의 종결은 송영길의 인생 항로를 틀게 했다. 1991년 동유럽으로 한 달간 배낭여행을 간 송영길은 동유럽 사회주의 정권들이 연쇄적으로 붕괴된 현장을 지켜봤다. 그리고 재야 노동운동보다 제도권에 들어가 개혁운동을 하기로 결심한다. 1992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한다. 2년간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마친 1997년에는 다시 인천으로 내려가 인권변호사로서 지역 운동에 뛰어든다. 1998년 여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 인천시지부 정책실장 겸 고문변호사로 정치권과 인연을 맺는다. 1999년 6월 3일 국민회의 후보로 인천 계양구·강화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6·3 보궐선거 출마 당시 연세대 선배인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영수증 처리 없이 후원금 1억원을 받은 일로 홍역도 치렀다. 송 시장은 2000년 16대 총선 때 국회의원에 첫 당선됐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적극 참여했고 2004년 17대 총선 뒤 당내 재선그룹의 선두주자가 됐다. 18대 총선에서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했지만 그는 인천 계양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그는 2007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사무총장을 맡았고,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 차세대 주자로 입지를 다졌다. 2010년에는 인천시장직에 도전, 고전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당선돼 일약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정치인 송영길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려고 한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대선 도전 얘기가 나오지만 그는 “시장 재선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때를 기다린다는 인상을 준다. 송 시장은 “정치는 힘든 일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말로가 대부분 아름답지 못했다. 대통령 다수가 퇴임 뒤 홍역을 치렀고, 일반 국회의원들도 존경 속에 은퇴한 경우가 드물다”면서 조심한다. 그러나 “함께 꿈꾸면 꿈이 현실이 된다”는 그의 정치관(觀)은 예사롭지 않다. 그는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말도 한다. 송영길은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 민주정치를 통해 나라를 발전시키고 통일을 이루어, 대한민국이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데 조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가야쇼핑 재건축비리 연루 전직 세무공무원 구속

    옛 ‘가야쇼핑’의 재건축 시행사 대표가 세무 공무원에게도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3월 25일자 1·9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문홍성)는 옛 가야쇼핑 재건축 과정에서 시행사로부터 거액의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전직 세무 공무원 A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시행사 남부중앙시장㈜ 대표인 정모씨가 회사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덮고자 세무법인에 근무하는 A씨를 통해 현직 공무원을 매수하려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A씨는 오래전에 퇴직한 사람이고, 현재까지 비위에 연루된 현직 세무서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시행사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서울 성동구청 최모(59) 국장을 최근 구속기소했다. 최 국장은 관악구청 건축과장으로 근무하던 2010∼2012년 정씨 측으로부터 인허가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0여 차례에 걸쳐 모두 5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국장은 구청 내 모처에서 정씨 측과 은밀히 만나 현금을 받는가 하면, 수차례에 걸쳐 수도권 일대에서 골프 접대와 함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사 남부중앙시장의 회사돈 3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먼저 구속된 남부중앙시장㈜ 대표 정씨는 최 국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까지 더해져 기소됐다. 검찰은 정씨가 한국저축은행 등 4곳으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가야쇼핑센터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가야위드안’을 짓기로 하고 2010년 3월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허가받았다. 검찰은 정씨가 분양·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구체적인 사용처를 수사하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4월22일 그랜드오픈 한 ‘신림큐브’, 투자자들 몰려

    4월22일 그랜드오픈 한 ‘신림큐브’, 투자자들 몰려

    경제 전반의 불황으로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소액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 불경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눈길을 끌고 있어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위해 욕실,부엌이 설치돼 가구별로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집을 말한다. 적은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입지에 따라 꾸준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림 초역세권이란 최적에 입지에 자리한 ‘신림 큐브’가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어 갈 곳 없던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신림역 도보 4분거리에 위치해 있는 도심형생활주택‘신림큐브’는 지하2층~지상10층 규모로 도시형생활주택(96세대)과 오피스텔(42실)을 합쳐 138세대로 구성된다. 또한 총 5개의 타입(A타입 기준-29.993㎡, B타입 기준-28.955㎡. C타입 기준-28.701㎡, D타입 기준-30.416㎡, E타입 기준-36.609㎡/오피스텔 기준)으로 준비될 예정이라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형생활주택 ‘신림큐브’는 서울대, 숭실대 등 유명 국립 및 사립대학교와 근접해 있어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어 고민 중인 학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인 공실률과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볼 때 훌륭한 투자처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재래시장, 르네상스쇼핑몰, 포도쇼핑몰, 롯데백화점 등이 가깝게 자리하고 있고, 보라매공원 등과 같은 시설도 근접해 있어서 운동이나 쇼핑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2면이 도로에 인접해있고 남부순환로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며, 경전철 신림역이 신설될 예정이라 소형입대주택의 가치를 좌우하는 최고 조건을 모두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형생활주택 신림큐브는 관악구 신림동 1421-1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분양은 4월 22일 그랜드오픈을 한 이후로 진행 중에 있으며,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로, 5%씩 2회 분납이 가능하다. 또한 중도금 무이자 외 각종세제혜택을 볼 수 있으며, 계약 후 무제한으로 전매가 가능한 만큼 투자자에게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문의 전화(02-3666-0386) 웹사이트(www.sillimcube.co.kr) 뉴스팀 seoulen@seoul.co.kr
  • 檢 ‘정·관계 로비’ 동시 수사… 국민신뢰 되찾나

    檢 ‘정·관계 로비’ 동시 수사… 국민신뢰 되찾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검찰이 동시다발적인 정·관계 로비 수사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관계 로비 수사를 발판 삼아 국민의 신뢰도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다음 주 ‘국가정보원 증거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특수·금융 범죄 등을 전담하는 3차장 산하 부서에서 본격적인 정·관계 로비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특수2부(부장 임관혁)가 30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특수3부(부장 문홍성)가 서울 남부중앙시장㈜ 정모 대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그리고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가 신헌(60) 롯데쇼핑 대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각각 파헤치고 있다. 특수2부는 우선 재임 기간 회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 전 회장을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검찰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원해 회사에 20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치고 이와 별도로 개인 횡령 등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강 전 회장을 상대로 자금의 출처와 구체적인 용처를 확인할 계획이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순방에 동행하고 아프리카 개발사업을 벌이는 한편 STX조선해양이 2012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확보함에 따라 당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첨수1부는 임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뒷돈 중 일부가 신 대표에게 흘러간 정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이모(50) 롯데홈쇼핑 방송본부장과 김모(50) 고객지원부문장을 인테리어업체로부터 4억 9000만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고, 다시 억대의 돈이 신 대표에게 전달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대표가 이 돈을 그룹 내 다른 고위층이나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 명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음 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 밖에 특수3부는 주상복합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시행사 남부중앙시장㈜ 대표 정씨를 지난달 28일 구속해 수사 중이다. 정씨는 2008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가야쇼핑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가야위드안’을 짓는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 37억원을 빼돌린 혐의다. 검찰은 정씨가 빼돌린 돈으로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로비한 정황을 포착해 구체적인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분양금 횡령’ 남부중앙시장 대표 구속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주상복합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시행사 남부중앙시장㈜ 대표 정모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서울신문 3월 25일자 1·9면>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8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가야쇼핑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인 ‘가야위드안’을 짓는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 37억원을 빼돌려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정씨가 가야위드안 재건축 과정에서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 로비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5일 정씨를 체포했다. 또 정씨 자택과 업체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 및 내부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정씨가 2008년 8월 재건축 과정에서 분양대금을 빼돌려 관악구청에 근무했던 공무원 C씨와 금천세무서 전 공무원 N씨에게 사업 편의 제공이나 횡령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남부중앙시장이 한국저축은행 등 4곳으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檢, 남부중앙시장 대표 체포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가야쇼핑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가야위드안’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 정모 대표를 체포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정 대표가 횡령한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구청과 세무서 공무원 등을 상대로 로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신문 2014년 3월 25일자 1, 9면> 검찰은 이날 정 대표의 자택과 업체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 및 내부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정 대표가 2008년 8월 재건축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해 관악구청에 근무했던 공무원 C씨와 금천세무서 전 공무원 N씨에게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또 정 대표가 한국저축은행 등 4곳으로부터 공사 대금 명목으로 대출받는 과정에 정·관계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수사도 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첩보를 통해 내사를 진행한 후 지난 24일 입건해 공식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회사 자금의 횡령 범위와 내용, 사용처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비자금 최대100억 가능성… 檢, 용처 추적

    비자금 최대100억 가능성… 檢, 용처 추적

    검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상복합아파트 ‘가야위드안’을 짓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의 정모 대표를 25일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시행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 파악에 심혈을 기울여 비자금 종착지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우선 정씨가 조성한 비자금의 구체적인 규모부터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가야위드안의 예상 공사비는 2008년 사업 초기 당시 200억원 남짓이었다. 부지 대금인 100억여원을 합쳐도 공사비는 총 300억원 안팎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수분양자(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낸 중도금은 190억원으로 남부중앙시장이 한국·경기·영남·진흥저축은행(이하 대주단)으로부터 받은 대출금(230억원)을 합치면 420억여원에 이른다. 계산대로라면 공사비는 100억원가량이 남아야 하지만 공사대금이 모자라 준공 예정일인 2012년 8월 공정률 50%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적게는 수십억원부터 많게는 100억원까지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수분양자는 “수분양자들이 중단된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중도금 외 미수금 70억원을 모아 공사대금을 댔지만 1년 반이 지나도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정 대표가 일부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비자금 조성을 전면 부인했다. 정 대표는 “순수 공사비가 350억원에 토지비만 180억원 정도 된다”면서 “기존 부채 역시 130억원가량 있었기 때문에 사업비만으로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비자금을 조성했다면 그 종착지를 밝히는 것도 수사의 관건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2008년 가야위드안 건축을 승인받을 당시 관악구청 건축과 공무원이었던 C씨와 금천세무서 전 세무공무원 N씨의 편의가 있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C씨와 N씨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로비 정황을 샅샅이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C씨는 “정 대표와 사무실에서 한두 번 본 것이 전부로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N씨는 “남부중앙시장은 2008년부터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체납을 관리하는 공무원이 아니었던 내가 편의를 봐줄 게 무엇이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N씨는 현재 S세무법인에서 남부중앙시장의 세금 신고 대리 업무를 보고 있다. 남부중앙시장이 2008년 대주단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있었는지도 쟁점이다. 남부중앙시장이 대출받았던 당시는 토지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으로 대주단이 부실대출이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대표에 오르기 전에도 한국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태로 정관계 로비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구청·세무서·저축銀 연루 ‘종합비리세트’

    [단독] 구청·세무서·저축銀 연루 ‘종합비리세트’

    지난달 평검사 인사를 끝으로 수사 체제를 갖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건설업체의 고질적인 비자금 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부가 수사 체제를 갖춘 이후의 첫 인지수사로 사회 비리 전반에 대한 검찰의 특수수사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가 수사에 착수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가야쇼핑 부지에 재건축한 주상복합아파트 ‘가야위드안’의 시행사 남부중앙시장㈜의 비리는 건설업체의 전형적인 비리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건축 인허가를 담당하는 구청 공무원, 탈세나 횡령 등을 눈감아 줄 세무서 공무원, 불가능한 대출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줄 저축은행까지 ‘비리 세트’가 두루 갖춰져 있다. 검찰은 일단 남부중앙시장 정모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횡령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 규모를 파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야위드안 수분양자(분양받은 사람) 중 공사 지연으로 피해를 본 A씨는 이날 “공사 초기 자금은 수분양자 중도금 190억원, 저축은행 대출금 198억원 등인데 초기 예상 공사 대금은 200억원 수준이었다”면서 “토지 구입 비용으로 100억원을 썼다고 해도 100억원이 사라졌다. 이 자금이 다른 공사 대금이나 구청, 세무서 등의 정·관계 및 저축은행 로비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 피해자 B씨는 “‘하도급 뻥튀기 계약’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건물을 지을 때 10억원에 계약하면 13억원짜리 계약서를 쓴 뒤 3억원을 갖고 오라는 식의 일에 관여됐던 사람에 대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야위드안뿐 아니라 다른 건설 공사에서도 횡령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비자금 규모는 100억원대를 넘을 공산이 크다. 검찰은 저축은행 대출 과정에서의 불법에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저축은행 측이 불가능한 대출을 가능하게 해 줬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남부중앙시장은 한국, 경기, 영남, 진흥 등의 저축은행으로부터 198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분양 피해자는 “남부중앙시장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최소 10%의 ‘커미션’을 줬을 것”이라며 “공사 규모가 200억원 정도인데 198억원을 빌려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분양 피해자는 “남부중앙시장은 공사 전부터 저축은행 대출금이 있었고 중간에 또 대출을 받았다”면서 “저축은행 대출 땐 정·관계 로비로 연결되는데 당시 대출에 깊이 관여한 사람이 L씨”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의 관건은 비자금 종착지 파악이다. 가야위드안 건축을 둘러싸고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정·관계 로비설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로비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서울 가야쇼핑 재건축 시행사 정·관계 로비자금 사용 포착

    검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가야쇼핑 부지에 재건축한 주상복합아파트 ‘가야위드안’의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의 정모 대표가 건물 분양 및 건축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구청과 세무서 등의 전·현직 공무원 금품 수수 정황을 파악하는 등 비자금 종착지를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24일 정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대표가 2008년 8월 가야위드안 분양 및 건설 과정에서 횡령을 통해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의 공직자들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관악구청에 근무했던 공무원 C씨와 금천세무서 전 공무원 N씨 등 전·현직 공무원들이 건축 과정에 편의를 제공하거나 횡령을 눈감아 주는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금품 수수 경로와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저축은행이 남부중앙시장에 수십억원을 대출해 주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내사 단계에서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C씨는 업무차 사무실에서 두어 번 본 적이 있을 뿐 직접적으로 아는 관계가 아니고 N씨는 거래처 사람으로 우리 쪽 세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할 때 금천세무서를 퇴직한 뒤 세무사 사무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C씨는 “정 대표는 과거 사무실에서 한두 차례 본 적은 있지만 편의를 봐주거나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N씨는 “특별히 봐주고 대가를 받거나 혜택을 받았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생명의 窓] 홈과 하우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생명의 窓] 홈과 하우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그날 맞닥뜨린 당혹감과 난감함, 두려움은 지금도 오싹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섰을 때 사춘기 아이는 펑펑 울고 있었다. 책장과 옷장은 텅 비었고, 거기서 끄집어낸 책과 옷가지들이 아이 방을 가득 채웠다. “엄마, 나 안아줘.” 와락 아이를 끌어안았지만 놀란 가슴이 말문을 막았다. ‘왕따? 폭력? 아니면 혹시?’ 머리를 흔들어 불길한 상상을 털어내며 힘겹게 물었다. “아무 일 없어. 그게 문제야. 꿈을 꿔야겠는데 꿈이 없어. 생각이 안 나. 난 이도 저도 아니야. 그게 견딜 수 없어.” 무슨 말로 위로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처방전이 없는 성장통을 앓는 아이에게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위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듯싶다. 다만 그저 어깨를 빌려주었을 뿐이다. 어릴 적 아이는 한몸에 세상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씨앗을 담고 있으며, 예술가이고 과학자이며 운동선수이고 연구자였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몸에 담고 있던 씨앗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내 아이가 지금 그 현실과 마주 서게 된 것일까. 그 두렵고 암담했을 순간을 다행히 함께해 줘, 아이는 스스로를 수습했다. 그 뒤로 아이는 자기 방의 왕이 됐다. ‘내가 할 테니 절대 쏟아낸 물건들을 정리하지 말 것’을 선언했다. 난 그 명에 따라 내 정리벽을 접어야 했다. 왕은 조금씩 제 방을 왕의 방으로 만들어 갔고, 난 조금씩 왕이 버린 것들을 처리하는 집사가 돼 갔다. 내 집이 하우스가 아니라 홈이 되는 과정을 그렇게 감당했다. 집을 나온 아이들이 거리에 넘친다. 하우스를 탈출해 자신(의 자유)을 ‘인정’해 주는 거리에 갇혀 산다. 아이들도 다들 자기 방의 왕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성장통이 요구하는 양해각서를 내보이며 엄마 아빠에게 사인을 받아내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 사인을 받지 못하자, 그렇게 자신의 왕국을 찾아 전쟁터로 나섰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모여 지금 신림동에서, 봉천동에서 자기들의 왕국을 만들고, 흑역사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 전장에서 아이들은 한겨울 아스팔트만큼 차갑고 무심한 어른들에게 또다시 좌절할 것이다. 그렇게 재빨리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를 부모는 무기력하게 바라보거나, 거리의 어른들은 자기가 겪은 성장통을 까맣게 잊은 채 남의 집 아이로 볼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이 필요하다 했다. 집에서든, 거리에서든 오늘도 꿈을 하나씩 시간에 실어 흘려보내며 그렇게 어른이 돼 가는 아이들을 한발 물러서서 바라봤으면 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제 안의 온갖 씨앗들이 마구 솟아 나오고, 주체하고 정리하고 하나라도 움켜쥘 시간도 없이 흘려보내며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그저 어른들이 만든 몇 가지 잣대로 재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이들의 가출을 그저 부모·자식 간의 권력게임이라는 틀로 바라보고 쉽사리 가해자와 희생자로 나누는 일도 삼가자. 일어난 일을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거리의 전사들이 맞이한 시간을 함께하자. 아이가 나선 집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안전기지며 홈이 돼야 한다. 아직 집으로 돌아갈 마음이, 용기가 없는 아이들이라면 우리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이 훗날에 만날 세상을 이어주는 오작교가 되자. 좌절과 고통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우리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이 전사들의 따뜻한 모닥불이 되자. 언젠간 이 아이들도 ‘거리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면 모두가 가짜’라고 했던 헨리 밀러처럼 당당하게 자신이 거리에서 경험한 ‘진짜’를 들려줄 어른이 될 것이다.
  • [생명의 窓] 홈과 하우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생명의 窓] 홈과 하우스/길은영 미술심리상담센터 소장

    그날 맞닥뜨린 당혹감과 난감함, 두려움은 지금도 오싹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섰을 때 사춘기 아이는 펑펑 울고 있었다. 책장과 옷장은 텅 비었고, 거기서 끄집어낸 책과 옷가지들이 아이 방을 가득 채웠다. “엄마, 나 안아줘.” 와락 아이를 끌어안았지만 놀란 가슴이 말문을 막았다. ‘왕따? 폭력? 아니면 혹시?’ 머리를 흔들어 불길한 상상을 털어내며 힘겹게 물었다. “아무 일 없어. 그게 문제야. 꿈을 꿔야겠는데 꿈이 없어. 생각이 안 나. 난 이도 저도 아니야. 그게 견딜 수 없어.” 무슨 말로 위로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처방전이 없는 성장통을 앓는 아이에게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위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듯싶다. 다만 그저 어깨를 빌려주었을 뿐이다. 어릴 적 아이는 한몸에 세상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씨앗을 담고 있으며, 예술가이고 과학자이며 운동선수이고 연구자였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몸에 담고 있던 씨앗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내 아이가 지금 그 현실과 마주 서게 된 것일까. 그 두렵고 암담했을 순간을 다행히 함께해 줘, 아이는 스스로를 수습했다. 그 뒤로 아이는 자기 방의 왕이 됐다. ‘내가 할 테니 절대 쏟아낸 물건들을 정리하지 말 것’을 선언했다. 난 그 명에 따라 내 정리벽을 접어야 했다. 왕은 조금씩 제 방을 왕의 방으로 만들어 갔고, 난 조금씩 왕이 버린 것들을 처리하는 집사가 돼 갔다. 내 집이 하우스가 아니라 홈이 되는 과정을 그렇게 감당했다. 집을 나온 아이들이 거리에 넘친다. 하우스를 탈출해 자신(의 자유)을 ‘인정’해 주는 거리에 갇혀 산다. 아이들도 다들 자기 방의 왕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성장통이 요구하는 양해각서를 내보이며 엄마 아빠에게 사인을 받아내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 사인을 받지 못하자, 그렇게 자신의 왕국을 찾아 전쟁터로 나섰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모여 지금 신림동에서, 봉천동에서 자기들의 왕국을 만들고, 흑역사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 전장에서 아이들은 한겨울 아스팔트만큼 차갑고 무심한 어른들에게 또다시 좌절할 것이다. 그렇게 재빨리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를 부모는 무기력하게 바라보거나, 거리의 어른들은 자기가 겪은 성장통을 까맣게 잊은 채 남의 집 아이로 볼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이 필요하다 했다. 집에서든, 거리에서든 오늘도 꿈을 하나씩 시간에 실어 흘려보내며 그렇게 어른이 돼 가는 아이들을 한발 물러서서 바라봤으면 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제 안의 온갖 씨앗들이 마구 솟아 나오고, 주체하고 정리하고 하나라도 움켜쥘 시간도 없이 흘려보내며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그저 어른들이 만든 몇 가지 잣대로 재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이들의 가출을 그저 부모·자식 간의 권력게임이라는 틀로 바라보고 쉽사리 가해자와 희생자로 나누는 일도 삼가자. 일어난 일을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거리의 전사들이 맞이한 시간을 함께하자. 아이가 나선 집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안전기지며 홈이 돼야 한다. 아직 집으로 돌아갈 마음이, 용기가 없는 아이들이라면 우리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이 훗날에 만날 세상을 이어주는 오작교가 되자. 좌절과 고통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아는 우리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이 전사들의 따뜻한 모닥불이 되자. 언젠간 이 아이들도 ‘거리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면 모두가 가짜’라고 했던 헨리 밀러처럼 당당하게 자신이 거리에서 경험한 ‘진짜’를 들려줄 어른이 될 것이다.
  • 생활고 비관 모방 자살 도미노

    생활고 비관 모방 자살 도미노

    지난달 26일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이후 모방 자살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경제난에 시달리던 30대 남성이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생활고 비관 자살이 계속되고 있다. 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쯤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에서 이모(31)씨가 연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며칠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고시원 총무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씨의 사망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3월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못했던 이씨는 4㎡가 되지 않는 고시원 방에 살며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개인용 컴퓨터에는 ‘건강보험료가 밀려 있다. 몇 달치를 내야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내용의 메모와 최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장의 입사지원서가 발견됐다. 또한 유서에는 ‘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한 이후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고 ‘집이 가난하다’는 등의 글을 퍼뜨린 같은 반 학우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울산에서는 40대 남성이 생활고를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일 낮 12시쯤 울산 북구 신천동의 한 주택가 공터에 주차된 엘란트라 승용차에서 윤모(45)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윤씨는 약 1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일감이 끊겨 생활고를 겪었지만 헤어진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점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얻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익산시 동산동에서는 4일 A(35·여)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들(7), 딸(2) 등과 함께 연탄가스에 질식해 쓰러져 있는 것을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중태에 빠졌고 아들은 사망했으며 딸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안에서는 타다 남은 번개탄과 “못 살겠다. 화장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어르신 위한 문화공간, 경로당 새 단장했어요

    어르신 위한 문화공간, 경로당 새 단장했어요

    관악구는 남현동 예촌경로당을 새롭게 단장해 1년 만에 문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1990년 지어져 지난해 3월 건축물 안전진단에서 건물 붕괴 등 안전 사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경로당이다. 이에 따라 구는 긴급 상황에 투입되는 예비비를 활용해 신축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4억 6000여만원을 들여 연면적 198㎡·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지었다. 지하에는 조리실과 식당, 지상 1층과 2층엔 할머니방과 할아버지방을 각각 만들었다. 노인 건강을 위해 내부 벽면에는 항균·탈취, 아토피 피부염 등에 좋은 친환경 벽지를 썼다. 구는 단순한 쉼터를 떠나 문화 복지와 일자리 공간를 아우르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구는 민선 5기 이후 경로당 10곳에 대한 개선 작업을 벌여 노인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에도 2곳을 개선할 예정이다. 신림동 새들경로당의 경우 다음 달 1층에서 2층으로 증축하는 설계 용역을 실시한다. 구 관계자는 “하반기엔 지역에서 가장 낡은 난곡동 법원경로당에 시 특별교부금을 투입해 부지를 옮겨 신축하는 등 어르신들이 누리는 관악을 만드는 데 더욱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노량진, 공무원 준비생 ‘북적’ 신림동, 특강조차 폐지 ‘썰렁’

    노량진, 공무원 준비생 ‘북적’ 신림동, 특강조차 폐지 ‘썰렁’

    “명절에 어른들께 인사한다고 괜히 내려가 빈둥거리는 것보단 빨리 합격하는 게 효도하는 거죠.”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에 있는 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정우(28)씨의 보금자리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그는 이곳에서 홀로 두 번째 설을 맞는다. 푸짐한 명절 음식 대신에 끼니도 길거리 ‘컵밥’(일회용 용기에 볶음밥 등을 담아 파는 간편식)으로 때우지만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쓸쓸함을 느낄 여유도 없단다. 그는 “부모님이 시골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 시험에 떨어져 뵐 면목이 없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합격해 당당하게 고향에 내려가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설. 그러나 이씨처럼 고향을 잠시 잊은 채 꿈을 위해 뛰는 청춘들이 있다. 각종 국가고시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이다. 그들이 맞이하는 설은 어떤 모습일까.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서울의 대표 고시촌인 노량진 일대와 관악구 신림동 일대를 찾았다. 노량진 고시촌의 수험생들에게 긴 연휴는 오히려 위험한 적(敵)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학원 정규수업에 매진하거나 독서실과 자습실을 드나드는 학생들로 고시촌 거리는 붐볐다. 새로 개설되는 강의와 명절 특강을 소개하는 전단지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내용을 살펴보는 학생들도 많았다. 공무원 시험 학원들은 대부분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연휴 기간에 정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설 당일에도 ‘최신 판례 분석’, ‘기출 총정리’ 등 각종 특강이 마련돼 있다. H학원 관계자는 “수강생만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데도 한 차례에 1000여명씩 몰린다”면서 “강의실에 못 들어오는 학생들은 옆 강의실이나 복도에 앉아 화상을 보며 강의 내용을 필기하는 등 수강 열의가 높다”고 전했다. 자습실과 독서실은 아예 설날에도 24시간 문을 열어 놓는다. 또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인근 카페와 서점도 설날을 빼고는 정상영업을 할 예정이다. C서점 관계자는 “학원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교재를 사러 오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우리도 문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량진은 최근 특히 법원직 및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법원직은 기존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전향’이, 경찰 시험은 채용인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법원직 시험을 준비 중인 정인선(26)씨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연휴에 집에 간다는 학생들을 거의 못 봤다”면서 “집이 서울이라 설날 하루 정도는 쉴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그냥 특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E학원 관계자는 “최근 공무원 시험 열풍이 더 거세진 것 같다”며 “늦깎이 시험 준비생부터 부부 수험생, 수년간 고시 준비에 매달리다 노량진으로 넘어온 학생 등 다양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주로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준비생이 많은 신림동 고시촌은 노량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명절에도 시험 준비에 매진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학생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예전 같으면 수험생들로 붐볐을 점심 시간에도 고시촌의 거리는 한산했다. 학생들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고시식당’도 대부분 텅텅 비어 있다. 학원가 뒷골목 건물 지하 1층에서 5년째 고시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은 “최근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가다 보니 영업이 안 돼 문을 닫는 고시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곳은 고시 학원들이다. B학원 관계자는 “신림동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사시 폐지가 다가오고 선발정원이 줄어들면서 학생 50% 이상 빠져나갔다”며 “특강을 개설해도 수강생이 없어 적자라 올해는 특강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H학원 관계자도 “사시 1차 시험이 오는 2월이라 예전 같으면 학생들로 붐볐을 시기지만 보다시피 학원가도 침체 분위기”라면서 “특강을 해도 100명이 안 모인다. 혼자 독서실이나 집에서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아 정규수업도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 쉬는 편”이라고 말했다. 밤 11시가 되자 고시촌 앞 버스정류장 주변에는 학생들이 긴 줄을 늘어섰다. 수업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강남권 학생들 행렬이었다. 고시원에서 먹고 자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풍경이다. 학생들이 빠져나간 신림동의 원룸 및 고시원에는 저렴한 방세를 찾는 직장인들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추세다.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김모(30)씨는 “수험생들이 줄다 보니 고시촌의 면학 열기가 식어 집에서 통학하며 수업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사법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학원가 근처 카페에서 만난 이지연(28)씨는 “변호사나 공무원 시험으로 전향한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사시를 고집하는 ‘은둔형 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도 얼마 안 남은 만큼 학원 강의만 좇아다니기보다 공부한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에 열중하는 편이다. 설이라고 들뜬 분위기는 없다”고 전했다. 올해로 세 번째 사법시험에 도전한다는 강모(33)씨는 “해가 지날수록 점점 합격문이 좁아지기 때문에 이번에도 떨어지면 낙향할 각오로 하고 있다”면서 “설 연휴에는 독서실에서 뒤처진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복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당신이 신고했지”… 범죄자들 공소장 보복범죄 악용 우려

    “당신이 신고했지”… 범죄자들 공소장 보복범죄 악용 우려

    김모(38·여·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지난달 말 우편함에 있던 편지를 뜯어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 침입했던 절도범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써 달라고 보낸 것이다. 편지를 보낸 절도범 황모(34)씨는 서울 관악·금천·영등포구 일대에서 52차례에 걸쳐 주거를 침입하고 절도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김씨는 절도범이 자신의 신원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한동안 두려움과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김씨 등 황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신상정보가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황씨는 사건 담당 검사가 작성해 자신과 변호인에게 넘긴 공소장의 범행 일지를 보고 피해자 주소를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할 때에 범죄 사실을 적시하는 ‘공소장’에 피해자의 신원이나 주소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복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전에도 이 문제가 지적됐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할 때에 범죄의 시일과 장소, 방법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사가 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하면 법원은 공소장 부본(副本)을 피고인과 변호사에게 보낸다. 이는 범죄 사실을 명시함으로써 피고인과 피고소인 사이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 주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신원을 피의자에게 노출하는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2012년에도 범인이 공소장에 적힌 주소를 보고 수십 명의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피해자가 운영하는 가구점을 찾아가 보복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대안 혹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대책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대검찰청은 ‘범죄 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지침’에 ‘공소장을 작성할 때에 범죄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약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신원이 노출되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장소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분쟁의 소지가 있고 공소 자체가 기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범죄를 제외하고는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공소장을 작성할 때 범죄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배제하거나 열람할 때에 특정 주소 등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창국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소장 작성과 별개로 법원이 공소장을 받아 피의자에게 송달할 때에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을 가리고 전달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고 관례상 기재하던 개인 정보에 대해서도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