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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때: 현재곳 : 단독주택, 침실등장인물병철(58세, 남)동수(95세, 남)은희(57세, 여)민식(32세, 남)태연(29세, 여) 1장 무대는 침실이다. 옷장과 수납장이 있고 선반에 동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액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누런 자국이 남아 있는 벽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병철과 은희가 잠들어 있다. 병철의 코 고는 소리가 이어지면, 동수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동수: 끌끌끌…. 자식, 잘도 자는구만. 인자 좀 먹고살 만허냐? 이 썩을 자슥아! 아부지 왔다. 인나라! 느그 아부지 왔다! 동수, 병철을 내려다보며 발로 걷어찬다. 병철: (눈을 비비며) 야밤에 누구여…. 워메, 아부지! 동수: 이 자슥, 인자 배때지가 뜨뜻허니 먹고살 만한갑네. 병철: 아부지! 무슨 일로 또 이까지 오셨수! 동수: 인마, 아버지가 자식놈 생일도 못 챙기냐? 병철: 생일? 동수: 그려! 생일! 워떠냐? 이 애비 덕에 좀 먹고살 만허냐? 병철: 아유, 말을 혀야 뭣할라요. 접때 아부지가 짚어 준 종목들이 상한가를 칠 줄을 누가 알았겄어요? 아부지 덕에 우리도 인자 팔자 폈으요! 강진 당숙네에 저당 잡힌 주택담보 싹 다 갚구, 십 년 묵은 신용대출도 깨끔허게 정리해부렀당께요. 보소, 이 집도 우덜 것이라요. 울 집안도 인자 남부럽지 않다고요. 동수: 자슥, 얼굴 폈네. 살림도 이만허믄 좀 나아진 것 같고. 애들은 잘 있냐? 병철: 애들이요? 그 개팔 놈의 호로자슥들은 말도 마셔요. 연락 끊긴 지 오래구만. 동수: 다 죽어 가는 집안 살려 놨더니 도루 콩가루네. 병철, 베갯머리에서 신문지와 볼펜을 꺼내 든다. 병철: 아부지, 고건 고렇고 요참에는 어디요? 어따 돈을 박어야 쓰겄소? 동수, 병철의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병철: 아따, 아부지 그라지 말고 요번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알려주쇼! 아니믄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주셔요! 동수: 패가 안 좋아. 병철: 고거이 뭔 말이여? 동수: 다 잃을 패다, 이거다. 병철: 좀 알아듣게 말혀 보소! 동수: 이 자식아, 잘 들어라. 너 애비 덕에 딴 돈 그거 있지? 병철: 암요. 인자 그 돈으로 대대손손 먹고 살아야제! 동수: 그 돈 하룻밤에 다 잃을 거다. 병철: 고거시 뭔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동수: 오늘 하루다. 시간이 읎어. 병철: 와요? 뭣 땀시 나가 돈을 다 잃는다는 거시여? 동수: 한 방에 땄으면 한 방에 또 잃는 거지. 동수,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다. 병철: 아부지, 가지 마요. 인자 좀 먹고살만헌디 다 잃는다뇨. 동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 알지? 요즘은 ‘운구기일’(運九技一)이란다. 병철: 운구기일? 동수: 다 운이다 이 말이여. 아등바등 살아 봐야 우에 쓸꼬, 팔자가 좌우하는 벱인 것을…. 동수, 크게 웃으며 퇴장한다. 병철: 아부지! 아부지! 병철, 동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면, 자고 있던 은희가 깨어난다. 은희: 여보, 여보? 병철: (넋이 나간 채로)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자다 말고 왜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병철: 어? 뭐시여? 당신이여?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은희: 또 자다가 뭐라도 본 거야?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졌어? 병철: (약을 삼키며) 아부지 왔다 갔어. 은희: 또? 죽은 아버님이? 병철: 그, 글씨 말여…. 은희: (반색하며) 이번에는 또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개꿈이여. 은희: 개꿈? 병철: 그려! 개꿈! 은희: 뭐라고 하셨는데? 병철: 아니 글씨, 요참엔 돈을 다 잃을 거라네…. 은희: 그거 개꿈이네. 병철: 접때는 돼지꿈이더니 요번엔 개꿈이여. 은희: 그냥 흘려들어. 병철: 아부지 덕에 돈방석 앉은 거 잊었어? 무시혔다간 집안 말아묵어! 은희: 당신 꿈속에서 아버님 나타났다는 게 몇 번째지? 병철: 아이, 요참에도 확실하다니께. 은희: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저번에 그것도 그냥 운이 좋아서 대박 났던 거 아냐? 솔직히 요즘 같은 때에 이게 뭔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아무래도 집터가 이상한가 봐. 언제 한번 굿이라도 해야 하려나. 병철: 이 사람이 아직도 못 믿네? 꿈 속에서 아부지가 다 알려 줬다니께. 금영에 칠천! 현산에 팔천! 그 육실헐 잡주들이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맹크롬 들쓱거릴지 누가 예측혔겄어? 그걸 우덜 같은 선량한 서민들이 워쩐다고 예측혀? 다 아부지 덕이제…. 은희: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거 자체가 망조야! 병철, 수납장에서 신용카드, 통장, 인감도장, 집문서 따위를 꺼내어 바닥에 늘어 놓는다. 병철: 어디 보자. 농협에 칠천, 새마을에 육천, 수협에 삼천오백…. 은희: 뭐하는 거야? 병철: 일단 우덜 계좌에 있는 돈은 싹 다 인출해 와야 쓰겄구만. 은희: 그 돈 들고 워따 쓰게? 병철: 여그 보이는 데에 딱 놓구 지켜야제. 은희: 그다음은? 병철: 집안에 돈 될 만한 물건도 싹 다 창고로 좀 옮겨야 쓰겄어. 은희: 그렇게 하면 잃을 돈이 그대로 있대? 병철: 아부지가, 분명히 아부지가 말혔어…. 은희: 이 양반이 진짜, 돈이 그렇게 좋아? 망할 놈의 주식질에 맛들리더니 헛것이 보이는 거야! 병철,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다. 병철: 나는 은행엘 좀 갔다 올 것인께. 당신은 창고에 물건 좀 옮겨 둬. 은희: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병철: 시간 읎어! 싸게 움직여! 은희: 민식이 아부지, 난 말이야. 이런 돈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우리 목포 월세집서 시작했을 때처럼…. (곰곰이 떠올리다가) 아, 그땐 좀 아닌가? 병철: 가난뱅이였던 때가 좋아? 씨빠지게 고생혔던 때가? 밤낮 공장서 일당 받아감서 삭신이 쑤시네 어쩌네, 앓는 소리 달고 살믄서 은행에 돈 갖다 바쳤던 때가? 은희: 주식하고 나서부터는 당신 맨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알 퀭해 가지고는 헛것이 나 보고, 이딴 약이나 달고 살고 말이야. 사람이 뒷바라지를 시켜도 정도껏 해야지. 병철: 요것이 다 내 땜시다? 은희: 당신은 뉴스도 안 봐? 밤낮 돈, 그놈의 돈 때문에 가족끼리 칼로 배때지를 쑤셔대고 이게 정상이냐고? 병철: 그런 썩어 빠진 정신으로는 요즘 같은 시상에서 못 살아남어. 글고 우덜 자석들 생각은 안 혀? 울 자석들은 번듯허게 살게 혀야 않어? 이거, 이거, 이 집두 워뜨케 산 건디? 은희: 자식들 생각한다는 인간이 애들이랑 연락도 끊고 살어? 병철: 당신은 신경 꺼! 나가 다 알어서 헐것잉께! (넋이 나간 채로) 아, 아부지, 아부지 어따가, 어따 돈을 넣어야 이 우환을 피할랍니까…. 병철, 통장과 신용카드, 인감도장, 집문서를 집어 들고 퇴장한다. 은희: 얻다 대고 큰 소리야? 저 망할 놈의 인간, 된통 당해 봐야 속이 시원하지. 은희, 불길하다는 듯이 동수의 영정사진을 뒤집어 놓는다. 암전. 2장 무대는 이사를 앞둔 집처럼 텅 비어 있다. 동수의 영정사진이 옆으로 누워 있고 가구가 있던 자리는 짙은 자국만 남아 있다. 구석에 놓여 있는 빗자루. 조명이 밝아지면, 병철과 은희가 여행 가방을 낑낑대며 끌고 등장한다. 병철: 어구, 무거워라! 은희: 어디 금고에라도 넣어 놔야 하는 거 아냐? 병철: 집에 금고가 어딨어? 은희: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떡하려고? 병철: 저짝 다용도실에 박스 몇 개 없는가? 은희: 감자 박스가 있긴 할 텐데. 은희, 퇴장한다. 병철, 여행 가방을 연다. 오만 원짜리 지폐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병철: 이 한병철 쉽게 안 죽는다. 이거시 워뜨케 딴 돈인디. 아부지, 보고 계시죠?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 아니어요. 은희, 감자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이거면 돼? 병철: 이리 가져와 봐. 다 들어갈란가 모르겄네. 병철, 감자 박스에 돈을 차곡차곡 담는다. 은희: 그러니까 이게…. 병철: 우덜 계좌에 짱박아 둔 것은 다 쓸어온 거시여. 은희: 무슨 계좌? 병철: 아따, 그 뭐시냐, 보이스피싱인가 머시긴가 땀시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여. 출금 한도가 걸려분다고 은행 청년이 하두 의심을 혀 싸는 바람에…. 은희: 그나마 찾아온 게 이 정도라는 거야? 병철: 긍께 당신 것이랑, 내 것이랑 끄낼 수 있는 현찰이란 현찰은 죄 뽑아온 것이여. 저짝 읍내부터 시내꺼졍 은행만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니께! 은희: 개꿈 하나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집 치우랴 돈 숨기랴 이게 뭔 짓이야? 병철, 박스를 단단히 포장하며 집문서, 통장, 인감도장까지 넣는다. 병철: 이걸 인자 여그다 넣고 자알 지키기만 허믄 돼. 은희: 지켜? 어떻게? 병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주변을 보다가 빗자루를 집어 든다. 이내 사주경계를 하며 초병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다. 은희: (한참을 보다가) 그러고 언제까지 있을 건데? 병철: 아부지가 분명 하루라고 혔어…. 은희: 하루? 병철: 오늘 하루만 이 돈이 고대로 여기 있음 되는 거시여. 은희: 당신 진짜 이번에 아무 일도 없으면 주식 그만하는 거야. 사람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병철: 뭐? 승실? 은희: 생전 자식들한테는 제 손으로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혁대 풀고 고래고래 야단을 쳤으면서, 애비란 작자가 저러고 자빠졌으니. 병철: 알어! 잔말 말구 싸게싸게 돈이나 지켜. 암만혀도 불길하단 말이여.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잔뜩 경계하며 밖을 노려보는 병철과 은희. 침묵이 흐르면, 두 사람을 재촉하듯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은희: 누가 왔나 봐. 병철: 아침 댓바람부터 올 사람이 누가 있어? 은희: 나가 볼까? 병철: 잠깐! 나가지 말어! 은희가 무시하고 나가자, 병철은 감자 박스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민식과 태연이 케이크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민식, 태연: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태연, 삑삑이를 분다. 은희, 뒤따라 들어온다. 은희: 웬일이야? 연락일랑 하고 오지! 태연이도 같이 왔네!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민식: 어머니, 잘 지내셨죠? 태연: 아따, 명절도 아닌디 차가 허벌나게 막혀부렀소. 은희: 둘이 어떻게 이렇게 같이 왔어? 민식: 터미널에서 만나서 같이 왔어요. 은희: 여보, 우리 애들 왔어! 병철: (떨떠름한 표정으로) 느그들,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웬일이냐? 민식: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요? 오늘 아버지 생신 아녀요. 축하드리러 왔죠. 병철: 우리 첫째, 복지관서 사회복지산가 머시긴가 허느라 바쁘담서. 민식: 내내 복지원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 왔어요.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봐요. 태연: 아부지, 오랜만이요? 근디 내는 별로 안 반가운 갑소? 병철: (싸늘하게) 니는 서울서 사업허느라 바쁘담서. 은희: 아유, 또 왜 그래? 간만에 우리 가족 이렇게 다 모였는데!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어 보인다. 민식: 아버지, 제가 케이크 사 왔어요. 고구마 케이크. 태연: 그라요. 일단 께이크에 불부터 붙입시다. 민식, 케이크 박스에서 성냥을 꺼내려고 하면, 태연,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다. 어색한 침묵. 은희: 참, 부엌에 소고기미역국 있는데 그것도 좀 가져와야겠다. 간만에 이렇게 다 같이 모이니까 얼마나 좋니? 은희, 퇴장한다. 민식, 케이크를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민식: 아니, 근데 밖에 있던 식탁은 어디 갔어요? 태연: 그라고 보니께 가구들이 죄 사라져 부렀네. 민식: 어? 할아버지 사진은 왜 이러고 있어요? 태연: 여행 가방은 또 뭐시여? 병철: 뭐, 뭐가? 민식: 우리 가족 사진도 없어졌네! 태연: 아부지, 집안 꼴이 와 이랍니까? 워데 이사 갑니까? 병철: 벽지 도배를 새로 혀서 그란다. 창고에 다 있응께 신경 꺼라. 태연: 벽지는 누리끼리한 거시 그대론디….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며) 이걸 올려둘 곳이 필요한데요. 민식, 태연 주변을 살핀다. 병철: 느그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태연, 감자 박스를 발견한다. 태연: 저짝에 박스 하나 있구만. 민식: 잠깐 그거라도 여기 가운데에 두죠. 태연, 말릴 틈도 없이 감자 박스를 들어 중앙으로 옮긴다. 태연: 아따, 묵직한 거시 상으로 딱이네잉. 병철: 안돼! 누구 맘대로 그러는 거여! 태연: 거참, 여그 뭐 금덩이라도 들었소? 병철: 느자구 없는 것들이 댓바람부터 들이닥쳐 가지고는, 여그 안 갖다 놓냐? 병철, 빗자루를 마구 휘두른다. 태연: (기침을 한다) 워메, 아부지! 먼지 날린당께요! 은희,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아니, 이 양반이! 애들아 글쎄 니들 아버지가 말이다. 병철: 에헤이, 진짜! 민식: 경계 좀 풀어요. 오늘 생신이잖아요. 아무도 아버지 안 해쳐요. 저희는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온 거예요. 태연이 감자 박스를 툭툭 털면, 민식은 그 위에 케이크를 올려 둔다. 병철: 이건 내 거야, 내 거라고. 왜 내 것을 느그들이 맘대로 하려고 혀? 민식: 잠깐 쓰고 저기다 그대로 돌려 둘게요. 병철: 내 거라는데 자꾸, 어? 태연: ···참말로 째째허시네. 아부지 성깔은 하여간 징해부러. 민식: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또 안 좋다고 하니까.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우째 느그들은 만날 멋대로냐? 집 나가는 것도 멋대로, 연락도 멋대로, 불쑥 찾아오는 것도 멋대로. 왜 매사에 느그들 맘대로인 거냐고? 민식: 우리 아버지, 서운했구나? 병철: 그려! 서운혔다! 인자 솔직허게 말혀 봐라. 무신 볼일이 있어서 온 거냐? 민식: 가족이란 게 무슨 볼일이 있어야 만납니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병철: 이 늙은 애비가 눈치도 없는 줄 알어? 이것들 시커먼 속내가 있어서 온 거시여. 고거이 아니믄 저렇게 방실거릴 것들이 아니여. 은희: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섭하게 해. 얼른 케이크에 불이나 붙이자. 은희, 감자 박스 위에 냄비를 올려 둔다. 민식이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태연은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민식: 이야, 초에 불이 붙으니까 연말 느낌이 나고 좋은데요? 민식, 병철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병철: 어허이! 뭐시여? 민식: 아버지,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만수무강하셔야죠. 간만에 노래라도 같이 부를까요? 병철: 노래는 무슨! 민식: 자자, 축하 노래 다 같이 부르는 거예요. 은희, 벽면의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민식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은희와 태연도 덩달아 부른다. 은희, 민식, 태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병철, 빗자루를 쥔 채로 머쓱하게 있다. 은희: 빨리 불어! 초 다 녹는다! 병철, 마지못해 불을 끈다. 울려 퍼지는 박수와 웃음소리. 태연이 폭죽을 터트리면, 은희가 전등 스위치를 올린다. 조명이 다시 밝아진다. 병철: 이란다고 눈이나 끔뻑할 거 같으냐? 시상 천지에 느그들 만치…. 은희, 케이크 칼로 케이크를 크게 썰어 병철의 입에 넣어 버린다. 은희: 소원 빌었어? 병철: (우물대며) 소원은 무슨! 민식: 자, 다들 건강하시라고 제가 대신 소원 빌었다 칠게요. 민식, 바닥에 흩어진 폭죽 잔해를 치우면, 은희, 병철의 입을 소매로 거칠게 닦는다.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 민식. 태연, 주위를 서성이다 목을 가다듬으며 병철에게 가까이 간다. 태연: 아부지, 인자 생일 축하도 혔겄다. 쪼까 드릴 말씀이 있는디요…. (사이) 긍께, 시방 지가 요참에 투자처에서 중국 수출 계약 건을 하나 잡아부렀는디, 계약금을 저당 잡을 것이 쪼까 부족허거든요? 큰 거 두 장으로 급전만 땡기믄 그다음 수익은 서너 배로 불릴 수가 있는디…. 병철: (케이크를 삼키다 말고) 너, 너 지금 그따구 소리가 목구녕서 나오냐? 태연: 아따, 아부지!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어보시랑께요. 민식: 야, 아까랑 얘기가 다르잖아? 돈 얘기 안 한다면서? 태연: 우째 이래? 오빠도 돈 얘기할라고 온 거 아녀? 요새 복지원 힘들어서 후원 필요하다 안 혔어? 계장인가 뭔 쌈장인가 실적 타령 허믄서 들들 볶는담서? 민식: 인마, 사람이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지. 아버지 앞에 두고 다짜고짜 그게 맞아? 너도 허구헌 날 돈 빌린 사람들 쫓아다녀 봐서 알 거 아니냐. 이런 일일수록,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 업계의 도리 아니겠냐. 병철, 이마를 짚는다. 병철: …이 새끼들이 보아하니 생일 핑계 대고 또 돈 빌리러 왔구나. 태연: 아부지! 내는 참말로 힘들어요. 인자 곧 나이가 서른인디 신림동 단칸방서 월세살이 허구, 대출금 갚느라 바쁘당께요. 참 웃기지 않어요? 냄들한테 돈 빌려주는 내 같은 금융업자도 빚을 갚느라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니께? 무신 놈의 시상이 죄다 대출이고 할부고 빚으로 돌아가요. 요즘도 다달이 나가는 이자 갚느라, 요 주둥이가 바짝바짝 마른당께요. (사이) 아부지, 인자 손주는 봐야 쓰지 않겄소? 민식: 금융업은 개뿔, 사채로 사람들 등쳐 먹고 다니는 것이…. 태연: 뭐시여? 민식: 중국 수출이 뭐? 이제는 약장사도 하냐? 태연: 먼 약을 팔어? 요참엔 화장품이여. 화장품. 은희: 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지 만났다 하면 쌈박질이냐? 병철: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다 니들 때문이구나. 돈 잃는다는 얘기가 다 느그들 때문이여. 조상님덜, 보고 있소? 나가 전생에 먼 죄를 지었다고 자슥들이 이랍니까. 태연: 예? 먼 돈을 잃어요? 민식: 아버지, 죄송해요. 집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그랬는데…. 은희: 돈, 돈, 그놈의 돈 얘기 지긋지긋하다. 먼 놈의 대화가 도로 돈 얘기냐? 이러니 집안이 콩가루네 뭐네, 동네 마실에서 할매들이 손가락질을 해 대지. 집안 꼴이 아주 아사리판이야. 태연: 간만에 모였응께 다 같이 살 궁리를 찾자 이거죠. 가족 아닙니까. 병철: 다 같이 살어? 너 우리랑 다 같이 살자고 접때 돈 안 빌려준다고 연락 끊었냐? 태연: 나가 시방 언제 연락 끊었다 그라요? 핸드폰 신형으로 바꿔서 그렸다 안 혔어? 병철: 느그들한테 줄 돈 10원두 없다. 돌아가라. 보기도 싫다! 태연: 에이, 돈이 없긴…. 집에 가구며 돈 될 만한 건 싸그리 치워 놓구. 병철: 뭐시여? 민식: 아버지, 근데 정말 저희들 오는 거 알고 물건 치우신 거예요? 태연, 집안을 둘러본다. 병철: 뭐, 뭐가? 느그들이 뭔 상관이여? 도둑놈들도 아니구? 여그는 느그 엄니랑 내랑 씨빠지게 주택담보대출 갚아서 산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서 나가 맘대로 집도 못 치우냐? 이 손을 봐라, 딱딱허게 이 마디마디가 죄다 늘러붙은 이 손을. 나가 이 손으로 평생 쇳질을 해다가 은행에 차곡차곡 적금 부어서 산, 내 것이다 말이다. 민식: 네? 집을 사셨다고요? 태연: 당숙 어른네 집이 아니고? 워메, 먼 수로? 병철: 느그들이 알 거 없다. 병철이 감자 박스를 치우려고 하자, 태연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태연: 아부지! 참말로 부탁 좀 헙시다. 요참엔 분명 감이 좋아요. 나가 시방 어젯밤에 먼 꿈을 꿨는 줄 알어요? 이 집채만 한 황금돼지가 가랑이로 들어왔당께요! 요 몇 년 새 그런 돼지꿈은 처음이었제. 지금도 눈앞서 본 것 맹크롬 아주 선명혀. 휘황찬란하게 순금으로 맹근 돼지드라니까? 그라서 오는 길에 편의점서 스피또도 하나 샀어요. 부정탄다고 혀서 아무한테도 말 안혔는디…. 근디 요참엔 참말 이어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믿어 보시랑께요. 열 배, 아니? 스무 배로 돌려줄 수가 있당께요. 그 돈이믄 대대손손 먹고살고도 남아불제. 우리 가족도 인자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다니께. 병철: 뭐? 꿈? 정신머리가 있는 눔이냐 없는 눔이냐? 그리고 뭐? 스피또? 젊은 놈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혀야지, 미친 것! 태연: 내 믿고 한번만, 지발 목돈 좀 마련 해 줘 봐요. 큰 거 두 장은 바라지도 않어. 딱 한 장만 있어도 떡을 치고도 남제. 암, 그라제잉. 민식: 저어, 아버지?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병철,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본다. 병철: 니들은 천성부터 버러지여. 애비가 느그들 땀시 여태 잃은 돈이 얼맨 줄 알어? 이 집안 말아먹을 놈들아! 서울서 번듯허게 자리나 잡으라고 씨빠지게 쇳밥 먹어감서 아등바등 키워 놨드만. (가슴을 치며) 워메, 복창 터져분다! 태연: 나가 뭐 첨부터 이렇게 돈, 돈 거렸는 줄 알어요? 다 시상이 이렇게 맹글었다 안 합니까. 아니, 막말로 냄들은 집에서 다 척척 해 준다고. 갸들하고 나는 출발점부터가 다르다니께? 민식: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저희들 계획은 말이죠…. 병철: 느그들이 그러니 문제다! 두 손이 멀쩡한 것들이 쇳질을 하든, 길바닥서 발품을 팔든 일을 혀서 번듯하게 자수성가를 혀야 쓰지 요즘 것들은 돈만 생겼다허믄 워따가 꼬라박을 생각부터 하니. 고거시 전부 한탕주의다, 이 말이다! 태연: 뭐시여? 뭔 주의? 워메, 기냥 맥아리가 확 나가부네잉. 나가 이 말은 안 할라고 혔는디, 막말로 아부지 때랑 지금이랑 같어요? 병철: 다를 건 또 머시여? 태연: 한탕주의로 따지믄 소싯적 아부지도 한따까리 허셨음서, 남 말하듯 허는 거시 참말로….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너 이 자슥, 주둥이 안 다물어? 태연: 못 다물어요! 요것이 다 아부지한테 배운 거 아녀요. 우리 집이 그동안 와 돈이 없었는지 엄니는 알어? 공장 장막 치믄 읍내 잡부들이랑 비닐하우스서 삼삼오오 모여가 아부지가 섯다 치믄서 돈을 월매나 땡겼는디? 일당 받으믄 밤낮 경마장에서 눈깔 빠지게 뻬팅이나 했음서, 뭐시여? 내보고 한탕주의? 병철: 그 주둥아리로 한마디만 더 지껄여 봐라잉! 태연: 나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일찍부터 집안 건사하랍시고 대학도 못 가게 허고, 상고로 밀어 넣은 것이 아부지 아니여? 나가 상고 졸업하고, 열아홉에 뭣 땀시 은행에 기 들어가 행원으로 씨빠지게 일을 혔는디? (웃는다) 나가 그 망할 놈의 캐피탈이란 것을 열아홉에 은행서 다 깨우쳐 부렀지라. 그라니 지금 이라고 냄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장사하고 있는 거 아녀요. 병철: 뭐시여? 캐피탈? 이 가시나, (태연의 머리를 민다) 니가 그리 원대한 꿈이 있어 은행 박차고 나와서 냄들 삥이나 뜯구 사냐! 태연: 지금 나 쳤소? 태연, 감자 박스를 엎고 일어난다. 박살나는 케이크. 병철: 이 육실헐 것이…. 병철, 덩달아 일어나자, 태연은 감자 박스를 발로 걷어찬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진다. 민식: 어? 돈이다! 태연: 이게 뭐시여? 태연, 바닥에서 지폐 다발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병철: 느자구없는 것들이, 뭔 짓거리여! 손대지 마! 만지지 말라고! 태연: 워메, 여따 꽁쳐두고 있었구만? 아부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민식: 태연아, 일단 그만둬. 아버지도 그만해요! 병철, 민식, 태연 너나 할 것 없이 뒤엉킨다. 엎어진 케이크와 미역국으로 범벅이 된 돈다발. 은희: 무슨 꿈 타령 하나에 자발들을 떨어대는 거냐? 병철: (태연을 붙잡으며) 나가 시상에 호래자식을 내놨당께! 민식: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 숨넘어갑니다! 태연: (뿌리치며) 누가 가져간다 혔어? 기냥 세어보기만 현다고! 병철: 이 년이 가장 문제여! 애비 말이 홍어 거시기로 들리냐? 이것아, 안 놓냐? 태연: 아따, 참말로 얼맨지 시어보기만 현다니께! 병철: 안 놔? 요것이 애비 돈을 껄떡대고, 기냥 눈깔이 확 뒤집혀 부렀구만! 병철, 태연의 뺨을 후려친다. 정적이 흐른다. 태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노려본다. 태연: 시방 혁대로 후려치던 그 손버릇을 여태 못 버리구 또 손찌검이요? 병철: 요, 요것이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어서 이런 막돼먹은 가시내가 나와가지고. 이젠 허다허다 애비 돈에 손을 갖다 대냐? 태연: 나가 인자 얻어 맞고도 가만히 있는 기집이 아니여, 다 컸다 이 말이여! 태연, 케이크 칼을 주워서 허공에 번쩍 들면, 은희: 안돼! 병철: 아이고! 자석 놈이 애비한테, 애비한테! 아이고, 골이야, 골이야! 병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은희: 워메, 민식이 아부지! 민식: 아버지! 괜찮아요? (태연에게) 야이, 호로새끼야! 태연: …뭐시여? 나 암것도 안 혔어! 민식: 이 자식이 이제는 패륜을 서슴지 않네. (병철을 흔들며) 아버지, 일어나세요! 아직 가시면 안 돼요! 아버지! 태연: 참나, 저 여시 같은 인간. 닿지도 않았는디 회까닥? 아주 징해부러라···. 태연,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돈을 살핀다. 민식: 돈 줍지마! 아버지 쓰러졌잖아!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민식, 태연을 붙잡으면, 태연, 민식의 멱살을 쥐고 흔든다. 태연: 그따구 명령조로 지껄이지 말어! 민식: 이 새끼가 진짜. 민식, 주먹을 치켜들면, 은희: 진정해라, 다 설명해 줄라니까. 응? 둘 다 내려놔라. 태연: 돈의 출처부터 알아야 현다고. 요거시 시방 아부지 돈이 맞어? 집안에 현찰을 요로코롬 짱박아 뒀다고? 밤낮 돈 읎다고 노랭이질하던 인간이? 민식: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이 짓거리 하는 건 맞아? 은희: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더니, 그만 안 하냐? 태연, 민식에게 머리를 들이민다. 태연: (노려본다) 쳐, 쳐보랑께? 둘 중 한 놈은 오늘 제삿상 치르는 거시여. 민식: (손목시계를 푼다) 이 자식이, 간만에 피를 끓게 만드네. 은희, 냄비를 집어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내던진다. 은희를 쳐다보는 민식, 태연. 은희: 너희들 아버지 아프다! 맨날 죽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를 않나,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약 봉투를 보이며) 이봐라, 약도 안 먹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단 말이다. 민식, 태연 씩씩대며 떨어진다. 은희, 병철을 살핀다. 민식: 어머니, 구급차라도 부를까요? 은희: 다행이다. 잠깐 정신을 잃은 거야. 태연: (한참을 보다가) 이것두 연기 아니여? 와, 그 있잖어. 비암이 나타나믄 깨꼬닥 죽은 척허는 개구락지 맹크롬. 은희와 민식, 태연을 보고 한숨을 쉰다. 민식: 너 그게 할 소리냐? 태연: 엄니, 요참에 깨끔허게 단도리를 칩시다. 은희: 뭘 쳐? 태연, 돈다발을 은희에게 쥐여 준다. 태연: 이왕 이래 된 거, 같이 뜹시다. 나가 시방 돼지꿈을 꾼 거시 뭔 뜻인지 이제야 알겄어요. 엄니, 내랑 같이 살어요. 같이 요 뭣 같은 집안, 확 떠불자니께요. 은희,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바라본다. 민식: 쓰러진 아버지 앞에 두고,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태연: 내는 집안서 뭔 말도 못 혀? 민식: (태연의 머리를 밀친다) 넌 성격 괴팍한 것이 아버지랑 똑 닮았어. 태연: 뭐시여? 오빠가 내한테 이럼 안 되는 거시지. 민식: 내가 틀린 말 했냐? 태연: 안 여물어? 나가 그동안 월매나 참았는지 알어? 아부지가 나를 상고에 왜 보냈는지 모르제? 시골 동네서 기집애는 개천에 용 날 수가 없다드라고. 언능 취업혀서 오빠 학비나 보태라 그라드라고. 고거이 벌써 십 년 전이여! 내는 뭐, 하고 싶은 게 없는 줄을 알어? 근디 다른 놈도 아니고 우째 오빠가 그라고 느자구없는 말을 헐 수가 있어? 진장 염병할 집안! 민식: 뭐? 저 툭 터진 주둥이를 아주 그냥…. 민식, 태연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두 사람, 낑낑대며 악다구니를 쓴다. 태연: 시상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디, 요 집안은 귀한 아들래미 뒷바라지할 씨는 따로 있당께! 은희: 그만해라. 입 아프다! 민식: 그래! 이 자식아! 악 좀 그만 써라. 까놓고 그게 내 잘못이냐? 내가 너한테 은행 가라고 시켰냐고 인마. 민식, 태연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은희: 첫째야, 그만은 네가 해야 할 것 같다. 민식: 저요? 아니, 저 파렴치한 놈이 지금 아버지 돈에 눈깔이 뒤집어져 가지고는…. 은희: 뭐? 아버지 돈? 태연, 대자로 뻗어 발버둥친다. 태연: 그려! 눈깔 뒤집어졌다! 눈깔을 뽑아다 오독오독 씹어 묵어부러라! 민식: 저도 돈 빌리러 왔다지만, 아버지 돈에 손을 대는 저런 패륜아가 어딨어요? 은희: 아버지 돈? 아버지 돈에 손을 대? 민식: 네, 아버지 돈이요. 태연, 누워서 돈다발을 허공에 뿌린다. 태연: 더러븐 집구석, 기냥 다 같이 뒷간에 콱 빠져 디져 불자! 은희, 민식에게 다가간다. 은희: 첫째야, 넌 왜 이 모든 게 당연히 네 아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식: 네? 은희: ···그래, 너희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한 것은 전부 아버지한테 말하고는 했지. 문구점에서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밥상머리 앞에서 국그릇 내다 주는 이 어미한테는 일언반구 않고 그저 아버지 눈동자만 멀뚱멀뚱 쳐다보곤 그랬지. 민식: 갑자기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태연, 버둥거리며 돈다발 사이를 헤엄친다. 은희: 너희 아버지는 쩍쩍 갈라지고 마디가 툭 터진 손이 무슨 훈장인 것마냥 꺼드럭대는데, 니들이 이 어미 손을 본 적이 있냐?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던 몸뚱이 끌고 와, 밥 차려주던 이 손을 본 적이 있어? 민식: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은희: 이제야 알 것 같다. 내 것을 너무 쉽게 남한테 맡겨 버렸어. 다들 이렇게 악을 쓰면서 자기 것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사는데, 어째서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민식: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 일어나면 차분하게 얘기를 하시죠. 은희: 아니다! 민식: 네? 은희, 동수의 영정사진을 본다. 은희: 그래, 오늘 하루라고 했지? 분명 하룻밤이라고 했지? 돈에 발이 달린 것 마냥 오늘만큼은 이 인간 손에서 전부 떠난다고 했지? 민식: 하루요? 은희, 돈다발 틈에서 통장과 집문서를 꺼낸다. 은희: 나한테는 이거 필요 없다. 이참에 내다 버리자…. 민식: 다 버리자고요? 태연,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태연: 엄니, 고거이 무슨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은희: 오 년이다! 오 년! 너희들이 돈 때문에 집구석에 오는 것이 오 년 만이다! 니들 아버지는 평생을 제 것처럼 하고 살았는데 왜 나는 하루도 내 것이라고 못해? 이 어미는 왜 하루도 제 것처럼 하지 못하냐 이 말이다! 오늘은, 하루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그럴 수 있는 거야. 민식: 어머니···. 태연: 오라질 것! 뭘 고로코롬 실없는 소리를 혀요? 콱 기냥 뜹시다! 은희, 통장과 집문서를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은희: (돈다발을 걷어차며) 이거 전부 갖다 줘 버려라. 이까짓 거 들고 있다고 악다구니 쓸 일 없는 사람들한테나 줘 버려라. 민식: 네? 은희: 싹 다 복지원에나 줘버려라. 태연: 환장하겄네! 이 돈으로 나랑 대대손손 먹고살아야제! 민식: 기부를 하시겠다는 거예요? 은희: 그래, 가지고 가라. 다 가지고 가 버려. 얼른 들고 사라져라…. 태연, 돈다발을 벽에 던진다. 태연: 진장, 염병할! 나 안 가! 오함마로 손모가지를 찍든, 도끼로 발모가지를 끊든, 여서 한 발자국도 안 갈 것잉께 그리 알어! 민식: ···저 자식은 돈에 한 맺힌 악귀가 든 게 분명해요. 태연: 그려! 나 돈에 허천났다! 배때지를 찢든, 대그빡을 부수든 혀라! 나 안 가! 민식: 어머니, 이놈은 제가 구마를 하든 굿을 치든 해서라도 끌어낼게요. 근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상관이 없지만···. 은희: 너 좋으라고 하는 일 아니다. 태연: 뭣 같은 시상! 또 아들래미 몫이여? 민식: 이제는 어머니 앞에서도 막말을 하네! 태연: 돼지꿈은 육실헐, 팔자가 개팔자인디···.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낸다) 냄들은 뭐 잘만 풀린다드만 또 꽝이네? 난 태생부터 허벌나게 꼬여부렀어. 사는 것이 요로코롬 뺑이치다 뒤질 개꿈이라니께! 민식, 태연을 붙잡으려 하면,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은희: 이것아, 돼지꿈은 무슨 돼지꿈이냐···. 정신 좀 차려. 세상이 돼지우리다. 눈을 씻고 봐도 똥 묻은 돼지 새끼들이 지 몸에 묻은 것이 황금이나 된 줄 알고 똥밭을 뒹굴고 사는 거란 말이다. 너까지 돼지가 되면 어미는 어쩌란 말이냐. 이빨 드러내면서 컹컹 짖는 개처럼 살어. 차라리 개처럼 악을 쓰면서 살란 말이야. 태연: 엄니, 요것이 참말로 사는 것이 맞어? 내는 우째 악쓰고 살아야 쓰는디? 내는 우째 악을 써야만 되는 것인디? 우째 꽥꽥 소리를 써야만 들어주는 것인디? 은희: 누가 네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지금처럼 소리를 꽥꽥 지르고 악을 단단히 써 버려. 절대 빼앗기면 안 돼. 이 어미처럼 살지는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 태연: 시방 나도 기냥 살고 싶단 말이여. 기냥 살고 싶다 이 말이여. 태연, 서럽게 운다. 은희,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워서 태연에게 쥐여 준다. 은희: 굶지 말고 가는 길에 따뜻한 밥이나 한 숟갈 떠. 글고 다 잊어. 그깟 꿈 얘기, 싹 잊어버려. 태연: (돈을 쥐고) 진장, 드러븐 돈, 드러븐 집구석···. 민식, 감자 박스에 돈을 쓸어 담는다. 민식: 익명으로 후원하면 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근데 정말 후회 없으시겠어요? 은희: 괜찮아. 다 필요 없다. 나는 필요 없어. 민식: 아버지는 어쩌죠? 가만히 있진 않으실 텐데. 은희: 그놈의 아버지, 지긋지긋한 아버지. 민식: 죄송해요. 걱정이 되어서···. 은희, 입을 쩍 벌리고 누워 있는 병철을 바라본다. 잠꼬대를 하듯이 몸을 움찔거리는 병철. 은희: 또 꿈을 꾸는 모양이구나. 이 인간 깨어나기 전에 가라. 민식: 괜찮으시겠어요? 은희: 걱정할 거 없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다 내 몫이었어. 얼른 가, 어서 가라…. 민식: (태연을 걷어찬다) 일어나! 아버지 깨어난다! 이제 가자! 민식, 감자 박스를 집어 들면, 태연,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일어난다. 태연: 엄니, 사실 핸드폰 안 바꼈어요. 연락 자주 헐 것잉께…. 민식: 핸드폰 바꾼 것도 거짓말이었냐? 태연, 은희와 포옹한다. 병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은희: 애들아, 얼른 가라, 얼른 가. 민식: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구정에는 과일이라도 한 박스 사서 올게요. 태연: 엄니…. 민식, 태연을 끌고 퇴장한다. 은희: (무대 밖으로) 그래, 연락들 자주해라. 밥 잘 챙겨 먹고, 뛰지 말아라 다친다···. 병철, 잠꼬대를 한다. 은희,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병철, 요람에 싸인 아기처럼 몸을 웅크린다. 3장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희는 가구를 재배치한다. 무대 밖에서 옷장과 수납장을 들여와 제자리에 두고, 누런 벽지에 가족 사진도 건다. 선반에 제대로 놓여 있는 동수의 영정사진. 규칙적으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은희는 병철에게 다가가 고깔모자를 벗긴다. 순간 잠에서 깨는 병철. 병철: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또 꿈을 꿔? 병철: (끙끙 앓는다)  아부지! 은희, 병철을 흔든다. 은희: 왜 자다 말고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일어나…. 병철: 어? 당신이여? 은희: 자다가 뭐라도 봤어? 병철: 아부지가 꿈에 나왔구만! 은희: 그래? 이번에는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그, 글씨 말이여…. (사이) 아니, 근데 우리 돈은? 이 써글 놈들! 병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은희: 돈? 병철: 그려! 여그다 내가 돈을 분명히! 근디 그 호로자슥들이 와 가지고! 은희: 개꿈이야. 당신 꿈을 꾼 거야. 병철: 꿈? 은희: 당신 원래 꿈을 잘 꾸잖아. 돈은 무슨,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병철: 꿈? 꿈이라고? 병철, 혼란스러운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은희: 도대체 무슨 꿈을 꾼 거야. 평생 제 손으로 돈은 만져 본 적도 없으면서. 병철: 분명히 아부지가 그렸어, 아부지가! 은희: 아까 전화 왔었어. 민식이랑 태연이한테. 둘 다 서울에서 번듯하게 자리잡았나 봐. 구정에 한 번 내려오겠대. 애들이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됐잖아…. 병철: 안 돼! 그것들이 여그 오믄 안 돼! 은희: 그냥 살자, 제발 그냥 살자 우리. 병철: 아버지가 오늘 하루라고 혔어. 하룻밤 안에…. 은희: 당신 오늘 생일이잖아. 더 자, 푹 자. 그냥 그 터무니없는 돼지꿈이나 꿔버려. 병철: 꿈? 꿈이라고? 진장 꿈이라고? 워째 혀끝에 엿기름이 배인 만치 달디달다 혔어.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병철: (약을 삼키며) 아, 아부지. 어따 돈을 넣을까요? 아아, 요참엔 어따 돈을 넣어야 할까요…. 병철, 중얼거리며 드러눕는다. 은희도 함께 눕는다. 암전.
  • 관악산 등산로 정비하는 관악구 “안전하고 쾌적한 등산”

    관악산 등산로 정비하는 관악구 “안전하고 쾌적한 등산”

    서울 관악구가 관악산을 방문하는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 노후화된 관악산 일대 등산로 정비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대상지는 ▲삼성산 성지 일대(신림동 산57-14) ▲남강어린이공원 인근(신림동 1678-12) ▲관음사 둘레길(남현동 산57-4 등) 등 3개소이다. 12월 준공을 목표로 정비를 진행 중이다. 관음사 둘레길과 남강어린이공원 인근 등산로느에서는 노후 목재 휀스 및 목계단을 정비한다.이달 안으로 이용객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쾌적한 등산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산 청소년 수련관에서 삼성산 성지까지 이어지는 경사구간인 삼성산 성지 일대는, 토지주인 천주교서울대교구의 동의를 받아 지난 13일 안정성과 쾌적함을 겸비한 등산로로 탈바꿈했다. 기존 진입부에 설치된 노후 휴게시설을 철거하고 재조성하여 주변에 수국 등 키작은나무 8종, 부채붓꽃 등 초화류 8종을 식재해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했다. 강우 시 침식으로 인해 보행이 불편한 경사지에 목계단과 횡단 배수대를 설치하고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계류시설 보완, 데크 계단을 설치했다. 관악구는 경사가 급하여 미끄럼 사고가 우려되고 강우에 의한 침식과 암반 노출로 인해 토양이 유실된 구간을 정비해 안전한 산행을 돕겠다고 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산은 천만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 명산이자 관악구 천혜의 특화 자연자원”이라며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등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등산로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관악구, 3만명 찾은 골목시장 축제로 활력 충전 완료

    관악구, 3만명 찾은 골목시장 축제로 활력 충전 완료

    서울 관악구가 21개 동 곳곳에서 골목상권 전통시장 축제를 열었다고 6일 밝혔다. 다소 침체됐던 지역 상권에서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됐다. 관악구는 신림동 별빛거리, 서림다복길, 신사맛길, 낙성대별길 등 골목 상권 4개소와 신사시장, 봉리단길 등 전통시장, 골목형상점가 8개소에서 축제를 열었다. 올해 지역상권 축제에 방문한 주민은 3만여명으로 지역 경제에도 큰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신림동 별빛거리의 매출액은 축제 전과 대비해 약 50% 상승했으며, 서림다복길의 일반음식점 매출은 32% 증가했다. 전통시장과 골목형 상점가 8개소에서도 축제 기간 평균 매출이 최대 20% 상승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이는 지역 상인들과 구의 노력이 더해진 결실이다. 상인들은 ‘팝업 음식점’을 통해 지역의 대표 먹거리를 선보여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다양한 맛집들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역 경제와 상권 활성화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지역 축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단순히 먹고 노는 축제가 아닌, 민생이 활력을 되찾고 지역 상권이 살아날 수 있는 ‘상생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치매 어르신·가족의 울타리 관악

    치매 어르신·가족의 울타리 관악

    편견 줄일 실천 약속 담은 헌장 제작 IoT 활용한 건강관리 시스템 확대도 박준희 구청장 “노인복지 지원 앞장” 치매나 인지 저하를 겪는 어르신과 함께하는 동네를 만들기 위한 ‘치매안심경로당’이 서울 관악구에서 문을 열었다. 2026년이면 서울시도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후 복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이어지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난달 18일 봉천동 백설경로당에서 첫 관심(冠心·관악 마음) 치매안심경로당 현판식을 열었다. 박 구청장은 “경로당이 치매 노인과 가족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환경에 앞장서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치매 걱정 없는 관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관악구 전체 경로당에 치매안심경로당 현판이 부착될 예정이다. 치매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줄이기 위한 실천 약속을 담은 치매안심경로당 헌장도 새로 만들었다. 치매 환자와 경로당 어르신이 공유하는 ‘추억이 담긴 우리 엄마 손맛’ 책자도 만들었다. 한 어르신은 “치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치매 환자를 친절하게 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했다. 관악구의 65세 노인인구 비율은 18%로 서울시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치매안심마을, 스마트 경로당 등 어르신 복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2018년부터 운영해 온 치매안심마을은 경로당에서 치매예방교육을 하고 치매 파트너를 양성하는 게 골자다. 관악구 보건소는 치매안심센터를 13년 이상 직접 운영하는 전국 유일 기관이다.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경로당은 기존 10곳에서 올해 35곳으로 확대됐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하거나 키오스크 활용법을 익힐 수 있다.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 테이블’ 서비스도 있다.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경로당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올해 경로당 월 운영비는 전년보다 2만원 증액됐다. 지난 9월 봉천동에 문을 연 관악어르신행복센터는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가 입주해 어르신들의 여가 활동과 노인 일자리를 지원한다. 체력단련실, 맞춤형 상담실 등을 갖췄다. 신림동에도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구립 노인 종합 복지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앞으로도 어르신 복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 관악구, 안전관리 우수 공사장 3곳 ‘베스트안전관리상’

    관악구, 안전관리 우수 공사장 3곳 ‘베스트안전관리상’

    서울 관악구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민과 작업자 모두 안전한 공사장 환경 조성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지난달 27일 우수한 안전 관리로 모범을 보인 관내 중대형 건축공사장 현장 3곳의 시공자 및 감리자에게 ‘베스트 안전관리상’을 수여했다. 수상 대상지는 ▲봉천동 1604-39 외 1필지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관악 신축공사 현장’ ▲신림동 1424-22외 1필지 주거복합시설 신축공사 현장 ▲신림동 1643-5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이다. 구는 간선도로변에 위치해 공공보행통로 이용자의 보호가 필요하고, 공사 기간이 1년 이상인 중대형 공사장을 13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앞으로 우수한 공사장을 격려하고 미흡한 공사장은 계도하여 안전한 공사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매년 시상할 계획이다. 구는 안전관리 우수 공사장 시상으로 건축공사장 안전관리 의식 제고와 안전 관리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건축 환경을 위해 지속적인 점검 활동과 아낌없는 지원으로 든든한 안전도시 관악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우리 동네엔 없는데…” 전국 최대 ‘붕세권’은 여기였네

    “우리 동네엔 없는데…” 전국 최대 ‘붕세권’은 여기였네

    서민 대표 먹거리인 붕어빵마저 인플레이션을 피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붕어빵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붕세권’ 지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당근 앱에서 ‘붕어빵’ 검색량 1년 새 3배2일 당근마켓을 운영하는 당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붕어빵 지도’ 서비스를 오픈한 뒤 당근마켓의 동네지도 탭 내 ‘붕어빵’ 검색량이 지도 서비스 시작 이전인 11월 2주차 대비 135배 급증했다. 당근 플랫폼에서 붕어빵을 검색하는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동안 124배 늘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열흘만에 붕어빵 관련 후기가 3000여건 쏟아지며 호응도 뜨겁다. 당근의 ‘붕어빵 지도’는 2020년부터 매년 겨울마다 운영해온 ‘겨울간식지도’ 서비스를 붕어빵을 앞세워 개편한 서비스다. ‘겨울간식지도’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붕어빵을 비롯해 어묵과 호떡, 군고구마 등 겨울 간식 가게 및 노점 정보를 지도에 등록하는 서비스인데, 아예 붕어빵 가게 및 노점만 모아놓은 것이다. 붕어빵에까지 인플레이션이 닥치면서 가격이 오르고 파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귀한 몸’이 된 탓에 당근 앱에서 붕어빵을 찾는 이용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당근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당근앱에서 붕어빵의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의 붕어빵 지도를 모아놓은 지도 덕에 전국 최대 ‘붕세권’이 어디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근에 따르면 붕어빵 가게가 가장 많이 등록된 지역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이다. 이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봉천동, 인천 남동구 구월동,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순으로 많은 가게가 등록됐다. 재료비 상승에 1개 1000원 ‘붕어빵플레이션’한편 붕어빵 노점을 비롯한 겨울 간식 가게는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붕어빵·군고구마·호떡 노점 등이 포함된 ‘통신 및 방문·노점 판매업’의 올해 상반기 취업자 수는 33만 9000명으로 2020년 상반기(36만 3000명)와 비교하면 3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붕어빵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팥과 밀가루 등의 재료가 상승한 반면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아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산 붉은 팥의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500g당 1만 440원으로 평년(7892원) 대비 32.2%, 전년(7920원) 대비 31.8% 급등했다. 밀가루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36% 안팎 상승한 뒤 현재까지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마가린과 슈크림의 가격도 상승했다. 재료비 인상의 영향으로 붕어빵 가격도 올랐다. 최근 몇 년 간 ‘3개 2000원’이라는 가격이 공식처럼 통용됐지만, 지난해부터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개에 1000원에 판매하는 노점이 속속 등장했다.
  • 박준희 관악구청장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수상

    박준희 관악구청장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수상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최한 ‘제21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의 청년정책부문에서 수상했다. 27일 한국언론인연합회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1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의 청년정책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박 구청장은 청년이 꿈을 키워가는 ‘청년특별시 관악’ 조성을 위해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관악구는 청년들의 문화공간인 ‘신림동 쓰리룸’를 조성하고 청년청을 운영하는 등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청년 정책 심의기구인 청년정책위원회를 통해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네트워크도 운영 중이다.
  • ‘예산 1조원’ 관악, 힐링 인프라 시대

    ‘예산 1조원’ 관악, 힐링 인프라 시대

    “주말이면 서울대 정문에서 별빛내린천으로 한강 잠수교까지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달립니다.” 서울대 대학원생 배동욱(27)씨의 주말은 지난 9월 이후 달라졌다. 관악구가 별빛내린천(도림천)의 상류부까지 생태하천화를 마무리하면서 집 앞에서 곧장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내달릴 수 있게 됐다. 왕복 1시간 30분이면 잠수교에서 분수쇼도 보고 친구와 함께 운동할 수도 있다. 대학 진학 이후 관악구 주민이 된 배씨는 “최근 1~2년 사이 부쩍 지역축제도 늘고 즐거운 관악구가 돼 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이한 관악구의 힐링 인프라 지도가 바뀌고 있다. 일부 구간이 덮였던 별빛내린천은 흐르는 물 옆으로 산책할 수 있는 생태하천이 됐다. 관악산 입구에는 사계절 문화 행사가 열리는 ‘으뜸 공원’이 만들어졌다. 지난 7월에는 여가 문화 인프라 조성을 일임하는 ‘공원여가국’이 꾸려졌다. 올해 관악구의 본예산은 1조 30억원이다. 1조원이 넘은 것은 개청 이후 처음이다. 5년 전보다 4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자치구 평균 증가율을 웃돈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내외부 재원 유치를 전담하는 ‘대외정책팀’을 신설해 재원 확보에 노력한 결과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18일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푸른 청정 자연 관악에서 구민, 서울시민 누구나 재충전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힐링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머물고 싶은 자연 천변’으로 거듭난 별빛내린천과 11곳의 황톳길은 누구나 사랑하는 힐링 명소다. 별빛내린천은 4년 반 동안 시비 375억원이 투입돼 생태하천으로 복원됐고 경전철 신림선 개통과 함께 접근성도 높아졌다. 겨울밤 낭만을 선사하는 ‘관악별빛축제’는 4년째를 맞이한다. 인근 상권 활성화 효과도 있었다. 11곳의 황톳길 중 가장 길이가 긴 신림계곡지구 황톳길은 가을 내내 관악산 등산객들로 붐볐다. 관악구 내 인프라 균형도 눈에 띈다. 신림권역은 2022년 관악가족행복센터가 문을 열어 온 가족이 함께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놀이체험관, 육아센터, 여성교실 등이 운영된다. 노후한 시설에서 탈바꿈한 관악산 으뜸공원과 관악아트홀 예술산책길에선 야외도서관 등 문화 행사도 열린다. 봉천권역에는 ‘청년수도 관악’의 심장인 청년청이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어르신행복센터·50플러스센터’는 중장년층과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돕고 있다. 힐링 인프라는 계속 충전된다. 낙성대공원에는 대규모 장미터널, 수국정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생활 체육으로 활기찬 관악산을 위해 낙성대지구 축구전용구장, 산지형 난곡지구 파크골프장(9홀)이 다음달 준공된다. 관악산에 공원 24개를 만드는 ‘관악산공원 24’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숲과 함께 휴식하는 ‘관악산 자연 휴양림’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신림동 구립 노인종합복지타운, 봉천동 문화·체육 인프라 관악문화복지타운 등 생애주기별 복지시설도 늘어난다. 박 구청장은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강서구민 안전 최우선… 생활 호신술로 ‘묻지마 범죄’ 막아요”

    “강서구민 안전 최우선… 생활 호신술로 ‘묻지마 범죄’ 막아요”

    서울 강서구가 구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강서구는 지난 11일부터 이상동기 범죄에 대비한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상동기 범죄는 명확한 동기나 목적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다. 흔히 ‘묻지마 범죄’로 불린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신림동과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 전남 순천, 경기 수원 등 전국 곳곳에서 이상동기 범죄가 재발하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호신술 교육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교욱 내용은 ▲호신술의 기본 스텝 ▲방어 자세 ▲가방, 스마트폰 등 도구를 활용한 방어법 등이다. 이번 교육에서 주민들은 위급 상황 발생 시 가방이나 스마트폰 등 주변 사물을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은 호신술 전문 강사가 10명에서 25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소규모 실전형 형식으로 진행된다. 교육은 11일부터 지역 내 20개 동 주민센터에서 1회씩 총 20회 진행된다. 선착순 모집으로 주민 누구나 원하는 주민센터에 유선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 이런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달 강서구는 경찰청이 주최하는 ‘제9회 대한민국범죄예방대상’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불특정 대상으로 벌어지는 이상동기 범죄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는 능력을 전수하기 위해 호신술 교육을 운영한다”며 “주민 누구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급발진’ 주장하던 80대 운전자, 경찰 조사 들어가자 입장 번복

    ‘급발진’ 주장하던 80대 운전자, 경찰 조사 들어가자 입장 번복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로 돌진한 뒤 급발진을 주장했다가 경찰이 조사를 본격화하자 자신의 실수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11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80대 남성 A씨가 몰던 차량이 주상복합건물 벽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운전하는 검은색 차량이 인도를 덮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고로 인해 벽에 금이 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A씨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다만 벽을 들이받은 차량은 앞 유리가 깨지고 범퍼 왼쪽이 찌그러졌다. 사고가 일어난 골목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A씨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급발진이었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자 “페달을 잘못 밟았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A씨는 건물 측에 보상 의사를 밝혔다. 한편, 최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비율은 ▲2019년 14.5%(3만 3239명)를 시작으로 ▲2020년 15.0%(3만 1072명) ▲2021년 15.7%(3만 1841명) ▲2022년 17.6%(3만 4652명) ▲2023년 20%(3만 9614명)로 나타났다.
  • 로봇이 책 빌려주는 김병주도서관 착공

    로봇이 책 빌려주는 김병주도서관 착공

    서울시의 두 번째 시립도서관인 ‘김병주도서관’이 오는 2027년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문을 연다. 전국 도서관 최초로 로봇이 책을 찾아 주는 ‘자동화서고’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4일 김병주도서관의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도서관 이름은 건립 비용 675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김 회장은 2021년 8월 서울시의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 사업에 써달라며 기부금을 낸 바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그가 미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중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언어와 문화를 익혔고,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가재울 중앙공원 인근인 서대문구 북가좌동 479에 들어서는 김병주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5층(전체 면적 9109㎡) 규모로 만들어진다. 국내 도서관에선 처음으로 이용객이 검색한 책을 로봇이 찾고 대출대로 전달하는 자동화서고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현재 도서관은 사서가 직접 오래된 책 등을 보관하는 보존서고에서 책을 찾아 이용객에게 전달한다. 자동화서고 도입 후에는 로봇이 책을 찾아 전달하기에 기존 방법보다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통유리창을 통해 로봇이 책을 찾는 과정도 공개한다. 서울시는 자동화서고를 10년 운영할 경우 인건비 등을 포함한 운영 예산을 10억원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존 서고에 비해 공간을 3분의1 정도만 차지한다는 장점이 있어 나머지 공간을 이용객을 위해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북권을 대표할 김병주도서관에 이어 서울시는 서남권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옛 금천경찰서 자리에 2029년까지 공공주택이 더해진 시립도서관을 만든다. 동북권인 동대문구 전농동에는 서울도서관 2.5배 규모의 시립도서관을 목조도서관 형태로 조성해 2030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 착공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권역별 시립도서관 조성 사업이 김병주도서관 착공으로 첫발을 내디뎠다”며 “시민에게 또 다른 차원의 독서 문화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국내 도서관 최초 로봇이 책 찾아준다…서울시 ‘김병주도서관’ 첫삽

    국내 도서관 최초 로봇이 책 찾아준다…서울시 ‘김병주도서관’ 첫삽

    서울시의 두 번째 시립도서관인 ‘김병주도서관’이 오는 2027년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문을 연다. 전국 도서관 최초로 로봇이 책을 찾아 주는 ‘자동화서고’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4일 김병주도서관의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도서관 이름은 건립 비용 675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김 회장은 2021년 8월 서울시의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 사업에 써달라며 기부금을 낸 바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그가 미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중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언어와 문화를 익혔고,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가재울 중앙공원 인근인 서대문구 북가좌동 479에 들어서는 김병주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5층(전체 면적 9109㎡) 규모로 만들어진다. 국내 도서관에선 처음으로 이용객이 검색한 책을 로봇이 찾고 대출대로 전달하는 자동화서고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현재 도서관은 사서가 직접 오래된 책 등을 보관하는 보존서고에서 책을 찾아 이용객에게 전달한다. 자동화서고 도입 후에는 로봇이 책을 찾아 전달하기에 기존 방법보다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통유리창을 통해 로봇이 책을 찾는 과정도 공개한다. 서울시는 자동화서고를 10년 운영할 경우 인건비 등을 포함한 운영 예산을 10억원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존 서고에 비해 공간을 3분의1 정도만 차지한다는 장점이 있어 나머지 공간을 이용객을 위해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북권을 대표할 김병주도서관에 이어 서울시는 서남권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옛 금천경찰서 자리에 2029년까지 공공주택이 더해진 시립도서관을 만든다. 동북권인 동대문구 전농동에는 서울도서관 2.5배 규모의 시립도서관을 목조도서관 형태로 조성해 2030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 착공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병주도서관 착공으로 권역별 시립도서관 조성 사업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서울 곳곳에 권역별 시립도서관이 들어선다면 시민에게 또 다른 차원의 독서 문화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 돈암동·신림동·입정동 재개발 허가... 공동주택 2300세대 공급

    돈암동·신림동·입정동 재개발 허가... 공동주택 2300세대 공급

    서울 성북구 돈암동과 관악구 신림동, 중구 입정동 일대 재개발사업이 서울시 통합심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 정비사업으로 공동주택 2300세대가 공급된다. 서울시는 지난 달 31일 열린 제7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돈암 제6 주택재개발사업, 신림2 재정비촉진구역 주택 정비형 재개발사업, 수표 도시재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을 위한 각종 심의안을 통합해 통과시켰다고 1일 밝혔다. 통합심의는 사업시행게획 인가에 필요한 각종 안건을 한꺼번에 처리해 재개발 추진 속도를 높이는 절차다. 돈암 제6 재개발사업은 성북구 돈암동 48-29번지 일대에 지상 25층, 지하 7층 12개 동 규모의 아파트 900세대(공공주택 165세대·분양 735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개방형 복리시설과 소공원, 공용주차장을 만들고 보행자 편의를 위해 공공보행통로의 선형을 변경하는 내용으로 정비계획이 변경됐다. 신림2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은 신림동 324-25번지 일대에 최고 28층 아파트 20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관악산 일대 고저 차를 건축계획에 반영하고 단지를 관통하는 도림천 제2지류도 복원한다. 통합심의 통과에 따라 내년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표구역 도시 정비형 재개발도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중구 입정동 237일대에는 지상 33층∼지하 7층(용적률 1138%) 규모의 업무·판매시설과 전시장이 조성된다. 건물 저층부에는 녹지와 연결되는 전시장을 계획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주택을 공급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해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지역경제, 맞춤형 복지에 집중” 관악구 추가경정예산 확정

    “지역경제, 맞춤형 복지에 집중” 관악구 추가경정예산 확정

    서울 관악구가 제301회 관악구의회 임시회의 심의를 거쳐 2024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647억원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추경을 거쳐 관악구 2024년 예산은 1조 1066억원으로 늘어났다. 관악구 관계자는 “정부의 긴축 재정 운용과 세수 감소 등 어려운 재정 여건을 극복하고 주민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사업에 중점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며 “후반기 민선 8기 운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경 편성 주요 사업으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28억원) ▲맞춤형 복지 지원(93억원) ▲구민 생활안전(103억원) 등이 있다. 지역경제활성화 예산은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670여 명의 하반기 공공일자리 창출과 관악형 아트테리어 사업과 중소기업육성기금 조성 등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을 통해 튼튼한 지역경제 기반 구축에 기여할 예정이다. 구민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지원에는 93억원을 편성했다. 부모급여, 성장 양육 지원금, 어린이집과 청소년시설 개·보수 지원 등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관악 조성에 집중했다. 또한 신림동쓰리룸 이전, 평생학습관 시설 보완, 관악중앙도서관 환경개선 등 주민의 문화 복지 환경 향상을 위한 예산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 구민의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저화질 CCTV 교체, 신대방역 주변 지구단위계획 수립, 빗물관리시설 확충·보수, 도로·하수시설 보수, 어린이공원 내 위험수목 정비 등 103억원을 편성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관악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관악구는 지난 7월 ‘공원여가국’을 신설하고 낙성대공원 내 ‘힐링정원’, 별빛내린천 생태 경관 개선 사업 등 주민들이 도심 속 자연에서 여가와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산림, 여가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앞으로도 ‘창문을 열면 꽃과 나무가 보이고 물이 흐르는 힐링도시 관악’ 만들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민생의 어려움으로 많은 구민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추경이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이 되길 바란다”라며 “의결된 예산으로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 관악 신림동에 3900가구 규모 ‘주거단지’

    관악 신림동에 3900가구 규모 ‘주거단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최고 34층, 3900가구 규모의 역세권·숲세권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신림동 412 일대 신림5구역 재개발사업 후보지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신림5구역은 신림선 서원역이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 북쪽으로는 도림천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삼성산이 인접해 자연환경도 쾌적하다. 1970년대 주택단지 조성사업으로 형성돼 약 74%의 주택이 노후화됐지만 제1종일반주거지역이 72%에 달하고 최대 60m의 고저 차가 있는 구릉지 특성상 개발이 어려웠다. 서울시는 역세원과 숲세권을 누리는 주거단지 청사진을 그렸다. 서원역과 삼성산, 도림천 등 다양한 장소로 편리하게 연결되는 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삼성산과 조화를 이루고 도림천에서 바라봤을 때 파노라마 경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신림동 일대에는 신림1구역, 신림5구역 등 5곳에서 신속통합기획이 추진 중이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약 1만 20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신림5구역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되면서 시에서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 131곳 중 77곳이 완료됐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신림5구역은 급경사 주거지로 재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이었지만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밑그림을 마련했다”며 “역세권과 숲세권, 수세권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한껏 누릴 수 있는 도시와 자연이 하나 된 주거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청년수도’ 관악에서 청년의 꿈 펼친다

    ‘청년수도’ 관악에서 청년의 꿈 펼친다

    “누구나 거치는 젊은 시절, 서울 관악구가 제2의 고향처럼 돕고 있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 청년 전용 건물인 ‘관악청년청’의 살림을 도맡은 박희선(33) 제2대 관악청년청장은 14일 이같이 강조했다. 서울살이를 막 시작한 젊은이들이 찾는 관악구는 전국에서 청년 인구 비율(41.4%)이 가장 높다. 청년 참여는 관악구 청년정책의 핵심 가치다. 청년청 운영도 청년들의 운영위원회가 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청년들이 주인공이 돼서 구정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관악구의 청년 고용률은 서울시 평균보다 2.6% 포인트 높은 53.5%로 다방면에서 가시적인 변화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관악구의 새 도시 브랜드는 청년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4월 공포된 ‘대한민국 청년수도 관악’이다. 청년의 자립과 성장에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말 관악청년축제에서 “청년이 제안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청년정책”을 선언했다. 실제 관악구 청년정책은 ‘청년 네트워크’ 거버넌스와 함께 실행된다. 최근 3년간 1699명이 참여해 126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취업, 주거 문제, 건강 등 청년이 원하는 정책을 논의했다. 청년 1인 가구 무료 건강검진, 청년 예술작가 전시 지원 등 19건이 정책화됐다. 올해 청년정책 예산은 193억원으로 6년 전에 비해 약 355배 늘어났다. 청년 1인당 예산도 9만 7320원으로 2년 전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재정 자립도는 낮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 청년정책 개발에 집중 투자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봉천동에 문을 연 청년청은 개관 5년 차 신림동쓰리룸과 함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민선 7기부터 중점적으로 추진된 ‘관악S밸리’는 136개 기업, 1042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집중적인 청년정책을 인정받아 지난 7월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문화상’ 우승 도시로 선정됐다. 
  • 송도호 서울시의원, 신림공영차고지 버스 진출입 램프 구조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송도호 서울시의원, 신림공영차고지 버스 진출입 램프 구조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관악구 신림동에 건설 중인 신림공영차고지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도호 의원(관악제1선거구,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신림공영차고지 현장을 방문하여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번 합동회의에는 도시기반시설본부, 버스정책과, 서울시설공단, 한남운수, 설계사, 건설사업관리단, 시공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지하1층 진.출입 램프에서의 버스 운행 관련 문제점과 현안을 검토했다. 신림공영차고지는 버스 101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상 40대, 지하 1층에 61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총 부지 면적은 1만 232㎡, 건축 연면적은 9524㎡이며, 지하 2층에는 3만 5000㎥ 규모의 저류조를 설치하여 폭우 시 빗물을 저장하고, 도림천으로의 유입량을 조절함으로써 홍수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1087억원(교통 742억 원·저류조 345억 원)이 투입되는 신림공영차고지 건설은 관악구 지역의 만성적인 버스 차고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도림천의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다. 관악구는 인구 밀도가 높아 버스 이용률이 높은 반면, 차고지 부족으로 버스 운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도림천은 잦은 폭우 시 범람 위험이 커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해왔다. 신림공영차고지 건설사업은 버스 차고지와 빗물 저류시설을 동시에 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송 의원은 이를 통해 관악구 지역의 버스 운행 효율성을 높이고, 빗물 저류시설 건설로 도림천의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송도호 의원은 현장 방문을 통해 버스 진출입램프의 안전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관련 부서와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버스 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램프의 곡선 반경을 조정하고, 시야를 확보하는 등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송 의원은 “신림공영차고지는 202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완공 후 관악구는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 환경을 갖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지역 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필수적인 사업으로, 앞으로도 교통 인프라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래”…마을버스 훔쳐 통일대교 건너려던 탈북민 체포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래”…마을버스 훔쳐 통일대교 건너려던 탈북민 체포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주차돼있던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를 건너려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30대 남성 A씨가 파주 문산읍의 한 차고지에 주차된 마을버스를 훔쳐 몰기 시작했다. 당시 버스 안에는 차량 키가 보관돼 있었다. A씨는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으로 향하며 막아서는 군부대 초병의 제지도 무시한 채 차를 몰다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멈춰 오전 1시 30분쯤 체포됐다. A씨는 10여년 전 탈북한 탈북민으로, 최근까지 서울 신림동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남한에서의 생활이 힘들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음주나 마약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 관악 “이동노동자 쉬어 가세요”

    관악 “이동노동자 쉬어 가세요”

    서울 관악구가 신림동에 이동노동자 쉼터 ‘관악 포레스트’를 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관악구 관계자는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62%로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고, 신림동의 경우 배달 서비스 앱 접속 건수가 서울시 최대 규모로 이동노동자 수요가 큰 지역”이라며 “배달·택배·대리 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 직업 특성상 이동이 잦은 데다 고정 휴게 공간도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신림역 인근에 쉼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쉼터는 14.8㎡ 규모의 공간으로 별빛내린천 도로변의 봉림교 자전거수리센터 인근에 문을 열었다. 지난 27일 개소식을 개최했다. 개소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과 국회의원, 시·구의원, 배달 라이더 관계자, 지역 주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쉼터에는 이륜차 등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냉난방 시설을 갖춘 내부에는 휴대전화 충전기, 와이파이, 냉온수기 등을 설치했다. 출입 인증기, 폐쇄회로(CC)TV 등 보안 시설도 갖춰 연중 24시간 안전하게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이동노동자 쉼터는 현재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로 여름철에는 폭염과 장마, 겨울철에는 한파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동노동자들의 휴식권 보장과 안전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 “치아 3개 부러져”…오토바이 난폭운전 항의에 ‘너클’ 끼고 폭행한 20대

    “치아 3개 부러져”…오토바이 난폭운전 항의에 ‘너클’ 끼고 폭행한 20대

    오토바이 난폭 운전을 지적 당하자 시민을 너클 낀 손으로 폭행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6일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전날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10시 15분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길가에서 오토바이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남성 2명을 상대로 너클을 낀 손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너클을 압수하고 A씨를 검거했다. 한 50대 남성은 이 폭행으로 인해 치아 3개가 부러졌고, 다른 남성 역시 얼굴을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경위는 조사 중”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선 너클 무기로 규정 짓고 소지 규제한편 너클은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의 도구로, 망치로 가격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다. 이 때문에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너클을 무기로 규정 짓고 소지를 막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50개 주 가운데 12개 주에서만 너클 소지 및 휴대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별다른 규제가 없어 너클을 사용한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발생한 대낮 성폭행 사망 사건의 범인인 최윤종이 범행에 너클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등에서 호신용품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너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앞서도 2021년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한 남학생이 너클을 손에 낀 채 여학생을 폭행해 피해자가 얼굴과 몸에 멍이 들고 뇌진탕으로 의식을 잃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 거리에서 주먹다짐을 벌이던 중학생 2명 중 1명이 너클을 착용한 채 상대방을 주먹으로 때리다 불구속 입건됐다. 또 지난해 1월 경기 수원시에서는 10대 운전자가 너클을 끼고 보행자를 폭행해 피해자가 실명 위기에 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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