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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오늘의 일본을 움직이는 것은 누구인가.국왕도 총리도 의회도 아니다.경제는 재벌,정부는 관료,정치는 자민당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하면 자민당을 움직이는것은 누구인가.최다 의석의 다케시타(죽하)파이며 그 다케시타파를 움직이는것은 「늙은 너구리」요 「현대판 요괴」란 별명을 지닌 금년 78세의 가네마루 신(김환신)씨.◆자민당 부총재요 다케시타파의 회장이 그의 공식 직함.야마나시(산이)현 양조장집 아들로 태어났으며 도쿄 농대출신.58년 43세때 훗날 사돈이 되는 다케시타 노보루 전총리와 함께 중의원 의원에 당선된 이후 12선을 기록하고 있다.『돈(김)도 있고 생김새와 성격이 둥글둥글(환)하고 신의(신)도 있다』는 것이 초기의 이미지.◆일본정치 보수본류이자 다케시타파 전신인 다나카파 소속으로 건설상·방위청장관·당총무회장·간사장을 역임했다.다나카와 다케시타등이 정치스캔들로 무력화되면서 절대적인 오늘의 실력자로 부상,총리를 만드는 「킹 메이커」의 소리도 들으며 일본정치를 떡 주무르듯 한다.◆그가 우리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9월 평양방문때.김일성과 회담을 갖고 「조선은 하나」며 「전후 45년의 배상도 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공동선언을 발표해 안팎의 파문을 일으키면서부터.김일성을 훌륭한 지도자로 극찬하며 회담때는 감격의 눈물까지 흘려 충격과 핀잔을 동시에 사기도.◆그후 서울에 와 우리 대통령에게 해명하고 사과해 파문은 수습되었으나 그가 일본 월간지 「세카이」(세계)4월호 대담에서 다시 마각을 드러내 일본의 신뢰성에 먹칠.북한과 적극적 수교추진 조건으로 부총재직을 수락했으며 작년 밀사로 보낸 신고(신오·차남이자 비서)씨를 통해 「핵개발 없다」는 김의 확약도 받았으니 모든 것 덮어두고 수교를 추진하겠다는 것.11일에는 69억달러의 보상을 수락했다는 보도도.하겠다면 어쩔수 없겠으나 한미등과의 관계도 일본정치 주무르듯은 안된다는 것도 알아야 할것.
  • 3TV 시청률발표 문제있다/자체·외부기관조사 병행… 신뢰성 의문

    ◎광고수입과 직결돼 과장발표 여지도/공보처나 방송위의 객관적조사가 바람직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시청률 조사발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BS개국으로 본격적인 시청률경쟁에 돌입한 TV3사가 최근 자사의 프로그램을 키우기 위해 주먹구구식의 조사를 통한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발표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TV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측정하는 이같은 시청률조사는 프로그램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며 광고수입과 관련해 방송국의 입지를 다져주는 객관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업방송체제에서 시청률은 프로의 내용이나 완성도와 무관하게 제작자들에게 부여되는 가장 큰 과제이며 스트레스 지수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하는 시청률조사는 각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것과 외부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하는 방법으로 나뉘고 있다. 시청률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MBC의 경우 자체 심의부에 30대의 전화기를 설치,전화 조사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심야나 새벽에 시청자의 반응을 알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정직한 대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KBS는 자체조사 이외에도 한국갤럽TV정보센터와 계약을 맺어 데이터를 받아보고 있으며,SBS의 경우 국내 미디어서비스코리아와 영국의 다국적 시청률전문조사기관인 AGB의 공동조사결과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피플미터기를 도입 활용하고 있는 한국갤럽과 미디어서비스코리아는 서울시내의 2백가구를 표본집단으로 선정,초단위로 시청형태를 파악하고 있는데 피플미터기의 특징은 각 가구의 시청형태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하나하나의 시청형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서울시내의 전체 1천2백만가구에 비해 표본이 2백가구라는 것은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여서 이 또한 신뢰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조사방법상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결과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방송사의 자의가 개입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시청률이 낮은 프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공개의 원칙을 취하면서도 인기가 높은 프로에 대해서는 시청점유율(TV시청 가구중 해당프로 시청가구)을 시청률인양 과장보도하는 사례마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신뢰성있는 시청률조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각방송사별 조사보다는 공보처나 방송위원회와 같은 공식적인 방송주무부처에서 이를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지난해 12월의 방송위원회주최 「중앙방송 사장협의회」에서 시청률공동조사에 관한 의견이 제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 정치가/“지능·의지·인격 삼박자 필요

    ◎정치가 자질논한 「정치가란 무엇인가」 번역… 유권자 선택에 도움/사리사욕 앞세우면 국가장래 망칠뿐/국제변화에 대응하는 민첩성도 중요 정치가란 무엇인가? 양대 선거를 앞두고 온갖 정치전략및 선전책자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치가」를 학술적인 연구대상으로 한 책이 국내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독일 마브르크대 에리히 슈빙어교수가 쓴 「정치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이다. 이 책은 특히 양대 선거를 앞둔 우리에게 정치가의 자질이 어떠하여야 되는가를 알려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또한 이 책은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본격적인 정치가연구서라는데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지은이에 따르면 이 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 83년까지 정치가를 연구대상으로 한 저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단 2권밖에 없었다. 정치가의 중요성에 반해 이 주제가 이토록 경시되어 온 사실에 대해 지은이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그러면서도 정치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가령 경제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분야에서는 책임자를 선정할 때 요구되는 자질을 구비했는지의 여부를 깊이있게 시험하는 경향이 있으나 정치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지은이는 비스마르크의 말을 인용,『다른 공무원들에게는 빠짐없이 어려운 국가시험을 요구하면서도 정치가는 스스로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면 누구나 될수 있는 상태』라고 비판한다. 이 책은 우선 「정치인」과 「정치가」의 개념구별부터 엄격히 하고 있다.한마디로 말해 정치인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것이다.즉 나라의 현실과 장래를 위하는 마음보다 개인의 권력욕이 앞서는 사람은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가 될수 없다는 견해이다. 정치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능요인과 의지요인,그리고 인격적 특성들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특히 고도의 지능을 지도자자질의 첫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지능요인중에서는 복잡한 문제의 핵심을 바로 볼줄 아는 본질투시력이 가장 중요하며 다음으로 변화되는 상황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사고의 민활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같은 요건도 사물을 폭넓게 보는 광범위한 시야가 결여될 때는 제 구실을 할 수 없으며 현재를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창조적 발상력도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지요인에는 결단력이 단연 우선돼야 하며 특히 국가정상에서의 망설임이나 우유부단은 국민생활에 왕왕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깨우치고 있다.이와함께 「우선순위 결정력」 「타협준비성」 「추진력과 주도권 확보능력」 「비도박성 」 「비충동성」을 강조했다.여기서 타협준비성은 대국적으로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또 중요한 것을 희생시킬 줄 아는 유연성을 가리키며 비도박성과 비충동성은 날카롭고 냉정한 이성적 통제를 말한다. 이밖에 인격적으로 갖추어야할 특성으로는 약속을 지키는 신뢰성을 비롯,인내심과 신중성,이에 결부된 용기,그리고 도덕률의 준수를 들었다. 이 책의 번역자 김삼용씨(베를린 자유대 정치학박사)는 『양대선거를 앞두고 자질있는 사람과 자질없는 사람을 명확히 가려내는 일이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이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유나이티드컨설팅그룹 간.
  • 고위급회담 이동복대변인 인터뷰

    ◎“핵해결 돼야 북을 대화상대로 인정”/IAEA사찰엔 한계… 상호사찰 돼야/북,개방정책 싸고 보­혁 갈등 심화 관측/「김부자 권력세습」 예상관 달리 조기이양 없을듯 북한이 지난 19일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을 발효시키고도 그 실천의지를 의심케하는 언행을 거듭,우리와 세계를 실망시키고 있다.『핵이 없다』면서도 그들이 조기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핵문제에 관한한 시간을 벌어보자는 속셈에 다름아니라는게 유력한 해석이다.북한의 핵,과연 어디까지 와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또 북한은 변하고 있는가를 고위급회담 이동복대변인에게 들어보았다. ­「남북합의서」등의 발효에도 불구,북한이 「핵문제」해결에 성의를 보이고 있지않은데 「핵문제」와 합의서이행은 연계되는 것인가. ▲양자는 사실상 별개 문제이다.그러나 두가지 이유에서 연관될 수 밖에 없다.그 하나는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우리측이 북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국내외의 여론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혹을 씻지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핵통제공동위」구성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7일의 제2차남북대표접촉에 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북측은 이미 6차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내놓은 「핵통제공동위합의서」초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시범사찰에 대해서는 전면사찰로 대응하면서,북측이 녕변의 핵시설을 개방한다면 남측에서는 모든 미군기지를 보게해달라고 주장했다. 27일 그들의 초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본다. 그 경우 남북합의가 어려울 것이고 그 합의과정도 순탄치않을 듯하다.그렇게 될때 핵통제공동위발족스케줄이 차질이 생길수 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모든 남북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27일 회동이 합의도출을 위한 회의가 되지못할때 남북대화전반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재정리하게 될 것이다. ­핵통제공동위 발족이 지지부진해질 경우의 대안은. ▲핵문제는 6월쯤 유엔안보리로 넘겨질 것이고 우리측의 기존 대북정책은 재검토될 것이다. ­북한핵에 대한 국제적인 해결전망은. ▲미·일등 서방국가들이 중심이 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압력은 단계적일 수 밖에 없다.특히 북한에 관련한 IAEA의 방침결정에는 중국이라는 걸림돌이 있다.중국은 현재 북한측에 기회와 시간을 주고 체면을 살려주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때문에 24일부터 열리고 있는 IAEA이사회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경고하고 규탄하는 수준이상의 결론이 내려지긴 어려울 것이다.결국 북한의 핵문제는 6월로 예정된 이사회로 다시 넘겨져 유엔안보리 제소 등 강제조치가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핵문제해결을 너무 조급히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국제여론이나 전문가들이 첨단과학장비를 동원,확보한 자료들을 근거로 판단해볼 때 올 상반기중 녕변의 핵재처리시설이 완공·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재처리시설이 가동된다면 북한이 6개월내지 1년안에 핵무기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본다.그런 다음에는 북의 핵무기제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이후 핵무기제조는 이동하면서도 또 숨어서도 가능하다.따라서핵무기제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핵재처리시설을 못갖도록 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6월까지가 가장 「중요한」시기가 된다. ­북한핵시설에 대한 IAEA의 강제사찰이 가능한가.그리고 강제사찰을 한다면 핵문제해결이 이뤄질 것인가. ▲북은 이라크와 경우가 다르다.이라크는 패전국으로 강제사찰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북은 그렇지 않다.전쟁을 해서 진 나라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들어갈 수도 없다. 바로 이점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IAEA사찰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판단,남북간의 동시사찰,또한 그에 앞선 시범사찰을 우리측에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하나 남북한간의 동시·시범사찰이 이뤄진다해도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동시·시범사찰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절차」와 「내용」에 알맹이가 담겨져야 한다. ­북한의 녕변외 다른 곳도 문제가 되는가. ▲녕변의 핵재처리시설이 문제이다.시범사찰대상으로 순천비행장을 거론하는 것은 「대칭사찰」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군사시설상호사찰에 의한 군사적 신뢰조치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6차고위급회담을 통해 관찰된 북한의 변화여부와 김주석의 돌연한 「성명」에 대한 풀이는. ▲북한내부에서 보수세력과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간의 모순과 갈등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김주석의 성명이라든가 마지막 날 있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의장의 만찬사등은 5·6차회담때의 흐름과 정반대되는 것이었다.특히 남한내 미군보유핵무기가 『완전히 나갔는지 알수 없다』면서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한 김주석의 「돌연한 성명」은 북한이 이제까지 견지해온 대남혁명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또 『북한엔 핵이 없으며 핵무기를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변하면서도 핵사찰에 대해 언급조차 안한 것도 북한의 신뢰성에 의심을 갖게하는 대목이다.연형묵총리등 북측회담대표들이 이같은 「흐름」에 당혹한 표정을 지은 것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또한 우리측의 관측과 달리 김정일에의 권력승계가 조기에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발효」이후의 남북관계(사설)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19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6차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효된다. 남북양측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두 문서의 채택을 합의했기 때문에 이날의 「발효」는 절차상의 의미밖에 없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문서로만 합의했던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틀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서로가 엄숙하게 확인해야 한다.그리고 그 확인은 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살려 나가고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굳은 의지로 이어져야 한다. 두 문서가 발효됐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후속조치에 등한하거나 정략적으로 악용할 경우 또 하나의 나쁜 전례를 남기게 된다.그렇게되면 한반도는 냉전의 먹구름으로 더욱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성격은 다르지만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이후 겪은바 있다.때문에 이같은 전례를되풀이해서는 안된다.이제 남과 북은 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의 세부사항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노태우대통령은 지난 17일 두 문서에 서명한뒤 『이 문서들은 발효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이행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을 때는 더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북측은 이 경고를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기본합의서에 따르면 발효후 1개월안에 「남북정치분과위원회」「남북군사분과위원회」「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3개월안에 판문점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또 비핵화공동선언은 1개월 안에 「남북핵통제 공동위원회」를 구성,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상호핵사찰의 실시를 약속하고 있다.북측은 이러한 합의와 약속부터 충실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일말의 우려를 금할 수 없다.북한은 지난해말 국제핵안전협정에 서명했으나 비준을 늦추고 있다.북한당국은 『비준절차상 최고인민회의의심의를 거쳐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그쪽 체제의 특수성을 보아 납득하기 어렵다.또 우리 정부가 제의한 핵시범사찰을 회피하고 있는 것도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전제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핵문제의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지만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고 상호 비방과 중상을 중단하는 일도 하루빨리 실현되어야 한다.이산가족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고 비방과 중상을 계속한다면 「발효」의 의미는 소멸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김정일의 50회 생일과 연계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해 보려는 저의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는 점을 촉구해 둔다.이번 회담이「발효」만을 축하하는 겉치레 행사로 끝나서는 안되며 실질적인 결실이 있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20일로 예정되어 있는 정원식총리와 김일성주석의 면담을 주시하고자 한다.
  • 남북 신뢰구축·군축토대 마련/「팀스피리트」 중지배경

    ◎북의 「비핵선언」 수용따라 「최대 현안」 양보/“한반도 탈냉전 남서 주도 “한·미 호흡일치 지난 76년부터 자유진영 최대규모로 실시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훈련이 16년만에 중지된 것은 지난해 12월 남북합의서와 남북비핵화공동선언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신뢰구축의 토대위에서 한국정부가 결정,미국이 동의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남북합의서 채택이후 북한의 핵무기개발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줄어듦에따라 북한의 핵문제를 팀스피리트훈련과 연계시킬수 있음을 시사했다. 92년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결정은 비록 예상했던 일이기는 하나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해 한국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재빠르게 대응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을 위한 핵공격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진행중이던 남북대화를 중단하고 전군에 전투준비를 하달하는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에대해 한국은 팀스피리트훈련은 독립국이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훈련이며 북한과 중국은 물론 중립국감시위원국인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도 훈련을 참관할 것을 제의해 왔었다. 군사적 신뢰구축의 첫번째 단계는 남북 합의서에 명시된대로 대규모부대이동과 군사연습의 사전통보와 군인사교류및 정보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방당국자들은 5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상대방의 군사훈련을 서로 통보하고 교환방문하자고 주장했으나 폐쇄사회인 북한측의 사정에 의해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정부는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개선및 긴장완화를 위해 훈련금지를 발표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남북합의서 채택이후 비핵화공동선언등 북한측이 보여온 자세변화에 대한 우리측의 응답이며 앞으로 북한의 자세 변화에 따라서는 팀스피리트훈련의 전면금지와 합의서 정신에 따른 본격적인 군축논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합의서 정신에 입각한 불가침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휴전선에 근접해 배치된 북한의 공세적 전력배치를 바꾸고 핵무기와 미사일 화학 생물학 무기의 폐기에 이어 상대방 군사당국자들의 선언을 있는 그대로믿을수 있는 신뢰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신뢰성과 투명성이 보장된 뒤에야 남북한의 공격형무기를 상호동수로 감축하고 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병력만을 유지하는 「군비통제」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국방당국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핵문제가 고도의 전략적차원에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래식무기 감축과 팀스피리트훈련과 같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IAEA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핵사찰에 응할 경우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 할 수 있다』고 발표,북한측에 협상카드로 사용했다. 한반도에서 무슨일이 있어도 핵무기경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국방당국자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었으며 이때문에 우리 정부는 앞으로의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핵연료재처리시설과 농축시설까지 포기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발표가 주한미군의 2단계 철수보류 방침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힘으로써 부시대통령이 천명한 대로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올해 훈련이 중지되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공동선언을 실현하지 않고 남북한 합의사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남북한의 상호사찰에 만족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다시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조성을 위해 『한반도문제는 남북당사자가 주도해야 하며 한국군이 한국방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미군은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76년6월 월남이 공산화로 인해 멸망한 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처음 실시됐다. 한반도유사시 동맹국인 미국이 1만3천6백㎞의 태평양을 건너 완전무장한 병력과 탱크,비행기,자주포 등의 군수물자를 전개하고 이를 전투에 투입시키기위해 실시된 팀스피리트훈련은 해를 거듭하는 동안 참가병력과 장비 화력 등이 늘어나 84년부터는 21만여명이 참가하는 서방세계의 최대규모 훈련으로 확대되었다. 미국이 지난해 초 걸프전쟁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한국에서의팀스피리트훈련으로 전술·전기를 익혔기 때문이라고 미군 사령관들도 평가하고 있다. 한미양국은 지난 82년부터 훈련계획과 시기·장소를 북한측에 통보하는 한편 이를 참관하도록 요청해 왔었다. 북한이 10여년 동안이나 북침을 위한 대규모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던 팀스피리트훈련을 한국이 중지함에 따라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인가 기대된다.
  •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3)

    ◎정치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저질정치인 도태시켜야 선거는 분명히 선택의 과정이며 선택에 작용하는 제1변수는 정치인의 자질이다. 정치인이 갖춰야할 자질은 대체로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즉 안정성·신뢰성·주체성·설득력의 근원이 되는 정서적 자질,판단력과 결단력등 기략의 본원인 두뇌적 자질,충성심·청렴성·공정성·책임성 등으로 표상되는 도덕·윤리적인 자질,용자와 정력과 기상과 의욕의 원천이 되는 육체적 자질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새로운 정치지도자들은 우선 정서적 자질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자기만족에 도취하고 있는 자나 상징적·외형적으로 정치적 제스처만 즐기는 자,자기집단을 중심으로 분노만 표출하는자,가짜 이미지만을 숭상하는 자,편집광적인 지역이기주의자와 독재취향의 권위주의자,그리고 새디즘적 마조히즘적 증후군을 보이는 자 등은 모두 사회불안만을 조성하게 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윤리적 자질을 갖춘 정치인과 정치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성숙되고 엄격한 자기관리능력을 상실한 사람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도덕적·윤리적인 권위를 이 사회에 불어넣을 용기와 자신이 없는 사람은 우리가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공정한 게임의 룰도 모르는 자는 아예 정치의 장을 기웃거릴 일이 아니다. 사회적인 격조와 품위·사명감은 물론 인간관계의 리얼리티를 갖지 못하고 뒤에서 한에만 사무쳐 씩씩대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 또한 새 정치인과 정치지도자는 통합적인 균형감각을 지녀야 한다. 전위적인 지도자와 후위적 지도자의 역할분담과 분수를 알고 동시에 상호조화와 상호균형을 중시하며 분권화과정에서는 오히려 통합의 논리를,집권적 경향에서는 균형의 논리를 유지하는 혜안을 지녀야 한다.통합과 화해가 아니라 사회해체과정에 동참하거나 편승한 자는 과감히 도태시켜야 한다. 난세적 시류를 핑계삼아 깨지는 큰 소리만치는 사람들도 버려야 한다.갈등의 기수를 택할 것이 아니라 화해를 위한 팀워크의 중개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의 잠재력을 분출시키고 때로는 희생을유도할 수 있는 동기부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면서도 개인과 사회의 각 집단이 갖고 있는 다양한 욕구체계를 통합할 수 있는 자질의 인사를 선택해야 한다. 해방이후 45년간의 한국정치는 마이너스 사이클에서 헤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통일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이 경장의 때임을 자각하고 플러스 사이클의 정치시대를 주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부정적인 가치관과 흑백논리,소아병적인 사고와 과거지향적이고 퇴영적인 성향,낭비적인 집단이기주의와 갈등과 마찰만을 일삼는 마이너스 사이클의 정치가 아니라 생산적인 효율성과 건강한 민주의식이 조화를 이루는 플러스 사이클의 정치시대를 구가하도록 해야 한다.
  • 그루지야 대통령/국민에 저항 촉구

    【트빌리시 AP 연합】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아 그루지야공화국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이 요구하는 사임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3일 국민들에게 공화국정부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정부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시위와 총파업및 그밖의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즈비아드 감사후르디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군중에 발포해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는 그루지야공화국 반군의 지도자인 텐기즈 시구아 전총리는 4일 감사후르디아 대통령을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종전의 주장을 철회했다. 시구아 전총리는 그루지야공화국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는 반군 군사평의회에 의해 3일 임시 총리로 선출됐다.
  • 연말 주가폭락과 그 교훈(사설)

    연말증시장세는 그 시장이 안고 있는 취약성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다.엊그제 6백선이하로 밀렸던 주가지수가 어제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26일 납회를 맞는다. 증시사상 처음으로 최악의 연말장세를 보였던 원인은 투자가들의 불안심리에서 찾을 수 있다.투자자들이 내년초 증시개방에도 불구하고 장세가 호전되리라는 전망을 하지 않은데 그 요인이 있다.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에다가 지난 7∼8월 증시 활황때 외상으로 사들인 주식물량의 상환기한이 도래하자 투자가들이 투매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다. 납회를 맞는 이달에 신용만기가 도래되는 매물이 2천억원정도,내년 1월에는 무려 5천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증시내부의 이같은 불안요인에다 올해의 막대한 무역적자가 내년에도 이어지리라는 전망 또한 증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무역적자의 경우 실물경제가 그만큼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증시의 동향은 실물경제의 향방여하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정부의 증시에대한 정책 역시 한계가 있다.기관투자가들에게 투매물량을 흡수토록 하는 인위적인 부양책을 편다해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증시가 폭락세를 보일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경우 잠시 반짝장세를 보일는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왜곡시켜 오히려 장세를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증시도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자율기능에 맡기는 것이 최상의 정책이 된다.증권당국은 증시의 자율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굳혀나가는 동시에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문제는 기관투자가들과 상장회사들이 자율기능을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에 있다.기관투자가들이 단기차익을 일삼는 떳떳지 못한 매매기능을 시정하고 상장회사들이 내부정보나 허위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조작하려는 그릇된 관행을 시정하는 일이 긴요하다.주가가 폭락하면 기관투자가와 상장사들에 대한 질책과 반성이 제기되어 왔지만 아직도 그릇된 관행 및 자세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일반투자가들에게도 적지않은 문제가 있다.이들은주식값은 오르는 것만이 아니고 언젠가는 내리며 그와 반대로 내리다가 오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외면하기 일쑤이다.내릴때 주식을 보유하여 주가하락을 막으려 하지 않고 투매하는게 일반적이다.부화뢰동하는 습성을 버리지 않고 있다.지난 7∼8월 반짝장세때 신용으로 주식을 많이 산 것도 부화뇌동의 한 예에 속한다. 기관투자가나 일반투자자들 모두가 연말 폭락장세에 대해 진지하게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더구나 91년 증시를 마감하면서 스스로 투자행동을 반성해보는 것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기관투자가들이 공정한 매매기능을 수행하고 상장사들은 증시를 재테크 아닌 투자자금조달의 창구로 여기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일반 투자가들도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 재야세력의 도덕성 큰 손상/유서대필 유죄선고의 배경과 파장

    ◎진술번복등 정직하지 못한 태도 영향/4대선거 앞두고 운동권 입지 좁아져/변호인측 확정적 반등자료 없는한 뒤집기 어려울듯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민련」총무부장 강기훈피고인에게 20일 유죄판결이 내려짐으로써 그동안 검찰과 변호인측이 뜨거운 공방을 벌였던 이사건은 발생7개월만에 일단 검찰측의 승리로 매듭됐다. 이 사건은 특히 검찰의 「공정성」과 재야의 「도덕성」이 맞부딪쳤던 사건이었기 때문에 재야운동권으로서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피할수 없게됐다.이같은 재야의 도덕성 훼손은 장기적으로 이른바 「전국연합」의 결성등을 통해 내년 4대선거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재야세력의 운신폭을 한층 좁혀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4월 강경대군 치사사건이후 잇따른 분신자살사건이 터지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시국상황에서 분신배후세력존재의 의혹을 제기한 이사건은 단순한 법률논쟁을 떠나 공권력과 재야의 자존심,명분을 건 법정대회전으로 발전돼왔었다.무려 11차례의 공판과 16명의 증인신문,외국필적감정가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면서 결국 법원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사건은 기소단계에서부터 공소장의 범행일시장소불특정,유서대필의 자살방조죄성립여부등의 법률논쟁을 불렀다. 담당재판부인 서울형사지법 합의25부(재판장 노원욱부장판사)는 결국 『공소장에 범죄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로 특정되면 족하고 「일자불상」「서울 이하불상지」로 쓴 공소장은 적법하며,유서대필은 자살행위를 돕는 정신적·무형의 방법에 해당한다』는 대법원판례를 따라 유죄를 선고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감정은 감정인의 능력·방법을 고려할 때 세심하고 신중하게 이뤄진 반면 변호인측의 사설감정은 증거의 진위성과 일본인 감정가의 감정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재판부는 제3의 쟁점이었던 김씨의 친구 홍성은양(25)의 진술 증거채택문제에 대해서도 『일부진술이 번복되긴 했으나 제2차 검찰진술은 재판전 증인신문내용과도 일치해 강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해주고 있다』고 밝혀 3가지 쟁점 모두에 대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가 이처럼 검찰의 공소를 모두 인정한 것은 법정에서 있었던 이른바 인권변호사의 위증유도확인및 홍양의 진술번복과 같은 재야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심판결이 유죄로 매듭지어진데 대해 일부 재야 법조계에서는 「유서대필」의 구체적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고 검찰측 역시 결정적인 증거를 대지 못한이상 앞으로 상급심의 재판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들을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검찰과 보호인측 모두가 서로 제기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모든 증거를 제시한 상태에서 재판부의 판결이 내려졌다는 점등을 감안하면 변호인측이 극적이고도 확정적인 새 반증자료를 내놓지 못하는 이상 1심의 유죄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 할수 있다. ◎판결문 요지 ▷변호인의 법률적주장에 대해◁ 변호인측은 유서를 대필해줬다고 해도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써준 것만으로 자살방조죄를 적용할 수 없으며공소장에 범죄의 일시·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공소제기 절차위반에 해당,무효이므로 공소기각선고가 마땅하다고 주장하나 자살의 결의를 지닌 자에게 공소장내용의 유서를 써준 것은 정신적 무형적방법에 의해 자살수행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자살방조에 해당한다. 또 공소장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면 적법하며 이중기소 또는 시효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장소의 경우 토지관할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되면 족하므로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국과수 필적감정의 신뢰성◁ 변호인들은 이 감정서가 검찰의 의도대로 감정돼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됐고 유서와 피고인의 진술서·항소이유서 및 옥중편지 등에 나타난 「ㅎ」의 필적,글씨방향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이 검찰의 압력을 받아 이뤄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감정책임자는 한글필적감정의 국내 최고권위자로 볼 수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감정에서 필의구성·배자의 형태·필세·필압·자모음구성·속필정도·기필부분 등을 첨단기기를 동원해 종합적으로 살펴 세심하고 신중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김씨 수첩의 조작여부◁ 과학수사연구소 감정에 의하면 수첩에 잔류된 면수는 3장이고 잔류부분은 전화번호부 기재란 3장과 절취선이 일치하지 않을 뿐아니라 오히려 중복된다.또 연필로 쓴 부분의 필압이 나타나지 않고 일부 글자를 쓴 필기구가 바뀌고 찢겨진 부분의 성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증인의 진술로 볼때 조작된 것이 인정된다. ▷홍성은 진술의 신빙성◁ 홍양은 검찰에서 2차진술때 5월7일에 김기설이 분신자살하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1차진술때는 수첩받은 사실을 숨겼으며 자신의 수첩에 피고인이 숨진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것이 밝혀지면 위태로워질 것을 걱정해 숨겼었다고 진술하며,공판기일인 증인신문에서도 같은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어 홍양이 장시간 조사끝에 김과 피고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의혹과 혼돈속에 한 말이라는 변호인측 주장은 이유가 없다. ▷오니시의 감정결과에 대해◁ 오니시의 감정결과는 동인이 한글을 전혀 모르며 한글감정에 대한 지식·경험 그리고 공정한 자료로 했는지 의심스러우며 사건의 중심대상인 유서를 사본으로 감정했으며 필기구 종류를 구별못하고 글자중 개인의 특성 정서·속필을 고려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를 배척할 수 없다.
  • “유태인 시오니즘/인권차별 아니다”/유엔 75년 결의 폐기

    【유엔본부 AP 연합】 유엔총회는 16일 유태인들의 시온주의를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것으로 규정한 지난 75년의 결의를 무효화했다. 유엔총회는 찬성 1백11,반대 25,기권 13의 표결로 이스라엘의 불만을 사왔던 이결의를 무효화했는데 유엔총회가 자체의 결의를 번복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서방국가들은 75년 채택된 이결의가 유엔총회에 대한 신뢰성을 해치는 오점이라고 불평해왔는데 유엔총회의 이번 조치는 주목을 끌고 있다.
  • 기업 대북 진출창구 일원화/정부 「투자공약」 남발등 과당경쟁 막게

    ◎거래품목등 사전협의 유도/결제 통화·투자보장방안 곧 마련/“본격 교류는 내년 5월 이후에나” 정부는 남북간 경제교류합의를 계기로 민간기업들의 대북진출이 러시를 이룰 경우 거래에 따른 분쟁과 과당경쟁 등 부작용과 비효율이 커질 것으로 보고 기업의 무분별한 대북진출을 억제해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이 단독으로 대북교류를 추진,무분별한 투자공약을 남발하는 사례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기업들의 대북진출창구를 일원화하고 대북교류시 투자 및 거래품목과 수량 등에 대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토록 유도하기로 했다. 강현욱 경제기획원차관은 17일 『현단계에서는 남북경제교류가 본격 추진되는 것이 아닌만큼 무분별한 대북경제교류협력제의의 남발로 대북신뢰성저하와 국민기대감을 확산시키는 것은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직거래 등 남북경제교류가 본격화되더라도 양측의 반입·반출가능품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차관은 『최근 중국 연변지역에서 우리 기업들이 투자공약을 남발하고 대소경제교류에서도 과당경쟁사례가 빈발하는 등 북방경제교류에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며 『앞으로 대북협력사업의 주체가 우리쪽은 민간기업이 되고 북측은 정부가 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북한당국과 직접 접촉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차관은 또 『이번 합의를 통해 남북관계전반에 관한 기본방향은 정립되었으나 구체적인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경제교류협력은 합의서가 발효되고 공동위원회가 구성되는 매년 5월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에따라 정부는 남북경제교류협력을 실효성 있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부처간 협의체제를 마련,남북경제교류협력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방안·결제통화·거래방식·투자보장방안 등 제도적 틀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남북경제교류협력의 기본적이고 제도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84년 남북경제회담 때 협의됐던 내용을 중심으로 보완·검토해나가고 교역가능품목과 협력가능분야들은 재점검,빠른 시일안에 실효성 있는 남북경제협력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 「남북 정치적 실체 인정」 첫 명문화

    ◎「합의서」 법적 성격과 의미/이장희 한국외대교수·국제법/국가사이 조약과 동등효력/“통일 지향” 규정… 분단 고착화 방지 남북간에 체결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는 분단국가가 평화적 통일로 가기 위한 잠정적·과도적 국가관계를 규정한 협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번 합의서는 대외적으로는 2국가간의 조약 형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민족 내부적으로는 남북간의 관계를 특별관계로 규정,교류협력을 통한 민족의 동질성회복과 통일지향적 평화공존체제를 제도화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번 합의서는 「2중적 법구조」의 체계를 갖추고 있어 형식은 국제법상의 조약이지만 그 내용은 민족내부의 특수관계를 존중한 잠정 협정이다. 즉 남북한의 비정상적 관계를 정상화 하는데 남과북을 주권국대 주권국의 관계로 설정하면 분단을 고착화 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분단국 상호간의 기본관계를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남북관계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이 합의서는 지난 72년 체결된 독일의 「동서독 기본조약」과 그성격이 유사하다.우리의 경우 지난 89년에 선언한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민족공동체 헌장」에 해당된다. 남북간의 이날 합의서는 남북한기본관계를 정상화 하는데 필요한 2가지 기본전제를 충족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 하나는 남북한이 문서상 최초로 상호 정치적 실체존중을 약속함으로써 남북한이 각기 한반도에 대한 단독 대표권을 포기한 것이요 다른 하나는 남북한이 각각 관할영역을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인정함으로써 영역한정권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또 휴전협정으로 인한 현재의 전시도 평시도 아닌 남북간의 불확실한 법적상태를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평화체제로 전환한 점도 특이사항이라 할수 있다. 이날 합의서의 법적효력은 그 형식이 국제법상의 조약에 해당되기 때문에 국내법상 법률적 효력을 갖게된다.따라서 법률은 헌법에 위반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현재의 헌법 영토조항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냉전논리에 입각해 만들어진 제법률의 개정도 뒤따라야 할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서의 외교적의미는 우선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이후 2개 주권국이 존재하던 남과 북이 민족내부적으로 통일관계를 약속함으로써 분단고착화를 막는 효과를 가져왔을 뿐아니라 상호실체를 인정함으로써 남북한 교차승인과 통일지향적 평화공존시대의 막을 열었다는데 있다. 그러나 남북한의 이날 합의는 교류와 협력을 위한 어떤 구체적인 이행사항보다는 원칙이나 선언적인 측면이 더 강한만큼 하위 규범체계가 마련되지 않는한 「7·4공동성명」처럼 선언적 수준에 그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이번 합의가 과거 정권적 차원에서 이용된,결코 제2의 「7·4공동성명」이 되지 않게끔 하기 위해선 남북대화의 협상결과를 신뢰성 있게 보장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국내적·민족쌍방적·국제적 차원에서 마련해야 할것이다.
  • 무궁화호 위성 미 GE사 낙찰/경제성·기술전수 높이 평가

    ◎영 BAe사와 경합… 입찰가 742만불 차/안테나 펼친채 발사,안정성 뛰어나/95년 발사되면 만주일대까지 통신·방송서비스 우리나라 통신·방송기술에 새로운 장을 펼치게 될 무궁화위성(95년 발사)발사에 미국의 GE(제너럴일렉트릭)사가 최종 선정됐다.약3천억원 규모가 되는 무궁화위성사업은 미국GE,로랄,휴즈및 영국의 BAe(브리티시에어로 스페이스)4업체중 지난10월 1차기술심사를 통과한 GE와 BAe로 압축되었으며 가격평가 결과,GE로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오는 95년 무궁화위성의 서비스가 시작되면 남한전역에서 난시청지역이 소멸되고 통신이 원활해진다.또 통신·방송서비스지역도 남한은 물론 북한과 만주일부,일본의 남부섬까지 서비스할수 있게 된다. 무궁화호 위성은 동경116도 상공의 정지궤도에 위치하게 되며,발사전파의 중심점은 동경127·5도,북위36도로 전북 무주 근처가 된다. 위성에 탑재될 중계기는 통신용이 36메가헤르츠의 대역폭을 갖는 출력 12W급 12개,방송용이 대역폭 27메가헤르츠 출력1백20W급 3개로 구성된다.이번 GE가 무궁화호 모델로 제안한 6백㎏급 소형위성(GE30 00모델)은 지금까지 16기의 운용실적이 있는 기술로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GE사 모델은 위성 안테나가 펼쳐진 상태로 설계돼 발사후 우주에서 펼칠 필요가 없어 안정성과 지향성이 우수하며 탑재통신장비도 융통성이 많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GE는 위성체의 시스템엔지니어링과 몸체(버스)전자장비,통신장비 제작의 기술전수와 함께 현지 기술훈련장비도 우리측과 하기로 했다. 한국통신은 지난 10월말 GE와 BAe 2개업체로 후보가 압축되자 11월 한달간 가격에 변동을 줄 수 있는 기술규격과 항목별 조정작업을 거친뒤 입찰가격을 우선으로 해 기술의 우수성과 경제성을 반영,종합적인 가격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가격평가에 앞서 기술에 결함이 있을 경우 발사에 실패가 따를 수도 있음을 감안,입찰공고서에서 요구했던 성능을 기준으로 다시 한번 기술보완을 요구해 GE와 BAe는 위성체의 태양전지판을 우주환경과 발사장에서 펼치는 시험을 거쳤다. 무궁화위성선정의 평가내용은 입찰가격의 경우GE가 1억4천5백10만달러에 입찰,1억5천2백52만달러에 입찰한 BAe보다 7백42만달러가 쌌다. 기술부문에 대한 평가는 시스템,탑재장비,위성체,지상장비,품질보증및 시험의 6개분야에서 시스템분야를 제외한 5개분야에서 GE가 BAe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했으며 기술부문의 점수는 GE가 87.9점,BAe가 81.4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선정에서는 2차가격제안서를 GE와 BAe에게서 접수하지않아 실질적인 가격경쟁에 소홀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궁화위성사업자를 선정한 한국통신은 12월중으로 위성발사체에 대한 입찰공고서를 내고 92년1월말 위성발사체회사인 미국의 맥도널 더글라스·제너럴 다이나믹스,프랑스의 아리안 스페이스,중국의 장성공사,소련의 글라프 코스모스등 5개사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며 92년4월 위성발사체회사를 결정한다. 한편 이번 무궁화위성사업자선정을 둘러싸고 기술부문의 경우 『각 기업이 제출한 개별자료만을 토대로 평가하는 것은 객관성이 결여될 수 있으므로 제3의 기관도 참여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기술평가부문에서의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미국의 기술평가회사인 콤샛(Comsat)에서 기술자문을 받은 바있다고 밝혔다.
  • 제자와 스승이 나누는 대화(사설)

    학원을 초연자욱한 전장처럼 만들어가면서 시위를 주도해온 대학의 운동권학생과,대학교육 정상화를 결의하고 팔을 걷고 나선 교수들이 마침내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될것같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오는 18일에 갖기로 주선한 『대학발전을 위한 교수·학생간의 대화』의 성사가 반갑게 생각된다.대교협의 산하인 대학발전연구위원회가 전대협측 대표와 15일 오후에 만나서 합의를 본 것에 의하면,한국대학의 발전방향과 학생자치활동및 학생운동의 방향이라는 두가지 주제를 놓고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고 한다.교수 15명 학생15명이 마주 앉아 진지한 대화를 갖는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이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특히 최근에 이르러 대학가에서는 여러가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는 중이다.수배중인 운동권 학생과 그 대학의 총장인 스승이 이인삼각으로 발을 묶고 운동장을 달린 적도 있었다.이인삼각이란 둘이서 한발을 묶고 한사람이 뛰듯하는 경기다.이 경기는 두마음이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자리서 쓰러져 탈락할 수 밖에 없다.교수와 제자란 본디 그런 사이이다.대화를 하고 마음이 소통되면 이런 모습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대학의 총장은,운동권이 되어 숨어사는 제자를 구원하기 위하여 아버지도 만나고 어머니도 만나 설득하고,어머니의 간곡한 설득으로 자수한 학생을 구속된 감방까지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열심히 공부하여 효도도 하고,나라의 재목이 되어 사회를 발전시켜가는데 이바지하라고 다독이고 타일러서 대답도 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총장이 제자를 타이를 때에는 권위나 강압으로 대답을 들을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논리적으로도 어긋나지 않고 깊은 배려에서 우러난 신뢰성도 입증해 보여주었을 것이다.참다운 스승만이 그런 일을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번에 성사시킬 교수와 학생간담회도 그런 성과를 거둘수 있기를 우리는 간곡히 기대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이 다함께 상당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특히 이른바 운동권의 주축세력인 학생대표들이,이 자리를 이념론쟁의 투쟁마당화시킬 속셈으로만 임한다면 모처럼의 대화의 장도 무산되어 버릴지 모른다.그논쟁은 이미 결말이 난 논쟁이다.그걸 인정하는 길만이 「발전」을 위한 걸음을 내딛게 한다. 둘째로는 경청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상대방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것이 대화에서 서로가 함께 승리하는 방법이다.일방적으로 자기 논리만 세우고 상대방의 논리에는 귀를 막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태도가 「운동권」적 특성이었다.또한 교수들도 기성세대의 권위와 웃어른이라는 입지만을 내세워 젊은세대의 본의나 진의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진지하게 들어주고 성의있게 의논상대가 되어주는 일은 어른이 주도해야 한다.부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숙한 대화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미국의 두 얼굴/「토머스청문회」 파문

    ◎“10년전 얘기”… 진실 입증 곤란/정치인 신뢰성 뿌리째 “흔들”/선거 앞둔 의원들,“표결 고민” 지난 11일부터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는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원판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는 3일동안 TV로 중계됨으로써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채 이제 상원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법과 양심의 최고권위를 상징하는 대법원 판사의 자질을 가리는 상원청문회장에서 법률논쟁 대신 외설이 난무하고 포르노영화자체가 들먹여지는 미국역사상 전례없는 이 사건은 진실을 규명한다는 목적에도 불구,미사회에 파문과 상처만을 남겼을 뿐 「사건」의 진위는 가려내지 못했다. 3주전 14명의 법사위원이 7대 7로 분열된 채 인준여부를 상원 전체회의에 위임했으나 여성부하직원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피해당사자의 폭로가 발단이 돼 재개된 이번 청문회는 3일간 피해자임을 자처한 아니타 힐양과 토머스판사,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증언청취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렇게 법석을 떤 청문회는 10여년전 단 둘만이 있는 자리에서상사인 토머스판사가 부하 여직원이었던 힐양에게 포르노영화장면의 묘사는 물론 자신의 남성상징까지 들먹이면서 지분거렸다는 이 폭로사건을 처음부터 똑 떨어지게 가려낼 성질이 아니었다.토머스판사의 직책은 여성과 소수종족을 보호하기 위한 고용평등기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만큼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미국정치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또한 이런 인물을 대법원판사로 지명한 부시대통령은 오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인 토머스판사는 이틀째인 12일의 청문회에서 때로는 주먹을 불끈쥐고 때로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옛날 주제넘게 건방진 검둥이를 나무에 매달던 것처럼 자신을 능멸한 뿌리깊은 인종적 편견이 꾸민 교묘한 음모』가 비록 견딜수 없는 시련이긴 하지만 『대법원판사직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청문회가 15일 저녁으로 예정된 상원전체회의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고 또 상원의원들에게는 『괴로운 선택을 강요당했다』는 지적이지만 여론조사결과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청문회가 열리기 전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일단 인준쪽으로 결말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의 시점에서는 1백명의 상원의원중 54명이 토머스판사의 인준에 찬성했었고 백악관측도 『그의 용기있는 태도가 대법원판사로서의 자질을 재확인한 이상 상원인준은 무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명반대자들은 성적희롱의 진실여부에 관계없이 토머스에게 가능한한 큰 인간적 상처를 안겨줘 인준을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인 반면,공화당의원들을 중심으로한 옹호자들은 지명반대측이 힐양을 부추겨 있지도 않았던 성적희롱이 픽션을 꾸며냈다고 반격하고 있다.어쨌든 성적희롱을 당했다는 힐양 주장의 진실여부와 토머스판사의 인준여부를 떠나 이번 청문회는 미국사회를 들끓게 한 높은 관심못지않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진실은 영원한 미궁으로 빠진채 직장에서의 여성부하직원에 대한 성적희롱문제를 새로운 사회이슈로 부각시켰고 의회청문회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도 환기시켰다.
  • 도입기술/개발 5년 넘은 구식이 74%/업체경쟁으로 중복도 55%

    ◎재무부·산은,821업체 1,565건 내용 분석/기술의존도 심화… 일본의 4배/작년 도입료만 10억8천만불 넘어 국내 제조업체가 외국에서 사오는 기술의 74%가 도입당시 이미 개발된지 5년이상이 지난 노후기술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업체간의 과열경쟁으로 도입기술의 55%가 도입당시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이 국내에 있는 상태에서 중복도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업체가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을 쏟아 신기술을 개발하면 다른 경쟁업체에서 즉각 이와 동일한 외국기술을 들여와 신기술을 자체개발한 기업이 누려야할 기술개발 이익이 경쟁업체의 외국기술 도입대가로 외국에 유출되는 결과를 빚고있는 것이다. 이같은 국내 제조업계의 마구잡이식 기술도입 풍조로 외화낭비는 물론 국내업계의 기술개발 의욕까지 잃게 만들어 기술의 해외종속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와 산업은행은 24일 80∼90년 도입된 3천4건의 기술중 조사에 응한 8백21개 기업의 기술도입 1천5백65건의 내용을 분석,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년동안 도입한 기술 가운데 74%는 도입당시 개발된지 이미 5년이상 경과된 낡은 기술이었으며 개발후 3년이내인 신기술은 8%에 불과했다.나머지 18%도 개발된지 3∼5년이 지난 것이었다. 기술의 수명은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최근들어 기술개발 속도가 매우 빨라짐에 따라 대체로 3∼5년으로 짧아지는 추세다. 업종별로는 기계부문이 전체 기술도입건수 4백17건의 83%가 개발후 5∼20년이 지난 노후기술이었다. 기술도입의 내용이 가장 건실한 것으로 나타난 전자부문의 경우도 개발후 3년이내인 신기술은 18%에 불과한 반면 전체 2백52건의 절반이 넘는 56%는 개발후 5∼20년이 경과한 것이었다. 선진국의 경우 개발된지 5∼10년이 지난 기술을 이용해 만든 제품은 이미 새 기술이 개발돼 실용화되기 때문에 매출액이 급격히 떨어지는 쇠퇴기를 맞게된다. 국내제조업체들의 이같은 노후기술 도입은 국내시장에서는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주요 해외시장에서는 앞선 기술을 이용한 제품에 밀려 수출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있다. 기술도입 당시 그 기술과 같거나 유사한 기술이 국내에 이미 있었던 경우는 55%나 됐으며 전혀 없었던 경우는 41%였다. 중복도입의 이유로는 ▲보다 개량·발전된 기술이라는 응답이 46% ▲국내기술보유기업과의 경쟁관계 때문이 21% ▲국내기술의 신뢰성 부족 때문이라는 응답이 12%였다.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기술도입을 택한 이유로는 전체의 35%가 자체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반면 자체개발이 가능하지만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성공여부도 불투명하고 만약 실패하는 경우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연구개발투자액 대비 기술도입금액으로 표시되는 해외기술의존도는 지난 88년 19.7%에서 89년에는 22.3%로 대폭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89년 우리나라의 해외기술의존도는 미국의 1.6%에 비해 14배나 높고 일본(6.6%)과 독일(6.2%)보다는 4배나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기술도입이 시작된 62년이래 지난해말까지 기술도입대가로 모두 49억2천5백50만달러를 외국에 지불했으며 지난 88년에는 6억7천6백30만달러,89년 8억8천8백60만달러,90년에는 10억8천7백만달러를 지출해 연평균 25%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전경련 초청 미 다우케미컬 포포프회장

    ◎“기업도 환경문제에 적극 관심을/국제경쟁력 기르는데 우선 둬야” 전경련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다우케미컬사의 프랭크 포포프회장(55)은 28일 『최근 몇년 사이에 동구권 국가의 정치적 변화및 독일의 통일,소련의 급작스런 민주화 등 국제정세의 격변기에서 기업이 살아 나려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국제 경쟁력을 기르는데 최대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포프회장은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인 다우케미컬이 기업경영의 책임을 기능적·지리적·분야별로 세분화 해 균형과 효율을 극대화한 「매트릭스 경영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경영을 위해서는 전통적 의미의 생산·자본·인력의 효율성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본의 형성,행정력의 개혁,산업경제적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포함해 그 효율성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자문기관인 환경위원회의 위원장이기도 한 포포프회장은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및 신뢰성은 산업폐기물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얼마나 고려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기업은 공장설립및 생산단계에서부터 상품이 소비자에게 들어가 사용된 이후에 발생하는 제반 환경오염문제까지 관심과 책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토초세 완화/전경련 건의

    경제계는 토지초과이득세제가 시행과정에서 적잖은 부작용과 제도상 미비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정부에 이의 시정 및 보완을 건의했다. 전경련은 24일 「토초세제개선에 대한 의견」에서 『현행 토초세제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고율과세로 조세마찰이 초래되고 유휴토지에 국한함에 따라 조기개발을 촉진,국토의 비효율적 이용및 건설경기 과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휴토지 판정기간및 범위의 조정 ▲공시지가 산정의 신뢰성및 적정성회복 ▲세액공제의 합리화 등을 제시했다. 전경련은 건축허가 절차가 진행중인 나대지에 대해서는 유휴토지 판정을 유예하고 현재 1년으로 규정돼있는 유휴토지 판정유예기간을 건축물의 규모에 따라 1∼3년으로 늘리는 등 탄력적 적용방안을 건의했다. 또 공사가 진행중인 건축물의 부속토지와 법령및 행정조치로 사용이 금지 또는 제한된 토지는 과세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소 강경파,「국민의 뜻」 못읽었다

    ◎엉성했던 조직력… “수준미달의 거사”/“실패원인” 미 시각 『소련 보수파의 쿠데타 성공 확률은 50%를 넘지 않는다』이것이 쿠데타 발발 사흘째를 맞은 미국의 많은 관리들의 예상이다. 따라서 부시 미국대통령의 잇따른 강경발언은 감정적이고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쿠데타가 종국에는 실패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실질적인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고 관측되고 있다. 즉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소련 쿠데타의 실패를 예상하고 반쿠데타전략을 세운 것으로 대부분의 언론들은 보고 있다. 쿠데타를 일찍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충분한 조직과 무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설마 쿠데타를 일으켰을까 하는 최초의 생각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 쿠데타 중심세력의 결집력이 예상외로 단단하지 않다는 진단은 거사당일인 19일부터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우선 쿠데타 지도부안의 분열 또는 충분히 계획이 안된 임시변통의 조치로밖에 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그리고 발틱해안 여러 공화국들에의 쿠데타군 배치가 엉성하며 엄격한 비상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더욱이 모스크바에 배치된 군대의 일부는 배치된 뒤 친옐친으로 태도를 바꾸기까지 하고 있다.미국관리들은 『아직까지의 사태진전만 가지고 말할 때 이것은 고전적인 쿠데타와는 다르다.탱크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쿠데타 발표가 있은지 몇시간이나 지난 뒤였다』는 말로 실패를 단정했다. 또 하나의 실패징조는 쿠데타지도자들이 소련의 여러 공화국 지도자들을 설득하거나 강요하는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일부 공화국 지도자는 이미 반쿠데타 입장을 밝혔으며 다른 지도자들중 상당수도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라디오와 TV 등의 언론에 대한 통제도 보통의 쿠데타 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모스크바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미국은 영국을 비롯한 다른 우방을 독려하여 쿠데타 지도자들에게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즉 미국은 쿠데타 지도자들에게 경제원조를 잃게될지 모르며 국제적인 미아가 될 것임을 믿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 ◎경제난 해결책·정통성 미비가 치명적/불 르몽드지 분석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 몽드지는 21일 소련전문가 미셸 타튀의 분석을 인용,이번에 고르바초프를 축출한 보수파의 쿠데타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르 몽드지의 모스크바특파원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소련문제전문가인 타튀는 르 몽드지 기고를 통해 이번 쿠데타상황이 지난 64년의 흐루시초프 실각 당시와 판이하고 또 쿠데타 주도세력이 경제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갖고있지 못한데다 군부내의 이견등이 겹쳐 결국 성공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흐루시초프 실각 당시 소련의 정치·경제상황이 현재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중국 천안문사태때의 반정부세력도 지금 소련의 경우와 비교하면 훨씬 미약했을 뿐 아니라 당시 중국내부문제도 현재 소련에 비해 덜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타튀는 우선 현 쿠데타세력이 흐루시초프때와 비교해 「권위성」「신뢰성」,그리고 무엇보다 「정통성」이 결여돼 있다고 전제,64년 당시 흐루시초프 축출세력은 공산당 중앙위원회라는 제도의 틀내에서 일을 벌였으며 또 소련최고회의가 이를 승인하고 당사자인 흐루시초프도 자신의 사임에 동의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경우 쿠데타 인정을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비상사태를 선포한 국가비상사태위원회 역시 헌법상 규정되지 않은 기관이며 이는 공산당내에서도 합법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타튀는 주장했다. 쿠데타 주동세력들은 또 최대한 지지를 긁어모으기 위해 「법과 질서」「범죄와 부도덕 비난」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으나 이는 스탈린­브레즈네프 시대에 성행했던 「러시아인 주도 질서」를 연상케 하는 「향수적」인 것으로서 다른 민족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튀는 군부내 이견을 지적,구세대 고위간부와 중간장교·사병 등 군구성원중 중간장교와 사병은 이제 정치보다는 경제적 요인에 불만이 더 큰 만큼 대중에 보다 접근해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노선 고수를 주장하는 고위장성들 역시 최근 기존노선고수와 군개혁 필요성의 모순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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