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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수’와 ‘천만상상 오아시스’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우수상

    서울시 대표 브랜드인 ‘아리수’와 ‘천만상상 오아시스’가 올해 유엔 공공행정상(UNPSA)을 받는다. 서울시는 수돗물인 아리수의 실시간 수질 공개 서비스와 시민들의 아이디어 온라인 접수창구인 ‘천만상상 오아시스’ 2개 정책이 2009년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과 우수상을 각각 수상한다고 3일 밝혔다. 2003년 제정된 유엔 공공행정상은 유엔 공공행정네트워크(UNPAN)가 매년 전 세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4개 분야에 걸쳐 우수 정책사례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UNPAN은 올해 한국, 스웨덴, 이집트 등 12개국의 우수 정책에 대해 상을 수여한다. 우리나라는 조달청의 나라장터(2003년), 정부혁신지수(06년), 법무부 심사서비스(07년), 서울시 사이버정책토론방(08년)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온·오프라인에 걸친 아리수 실시간 수질 공개 서비스는 행정의 ‘투명성·신뢰성·대응성 있는 공공서비스 개선분야’에서 최고점(대상)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4개 부문 중 이 분야에서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시간 수질 공개 서비스는 워터나우시스템과 아리수품질확인제로 구성된다. 시민들은 48억원을 들여 2005년 가동한 워터나우시스템을 통해 취수장 등 72개 지점의 탁도와 잔류염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품질확인제는 수질검사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탁도·잔류염소 등 5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68만여가구가 검사를 받았고, 내년까지 서울지역 전 가구에 대해 검사가 실시된다. 천만상상 오아시스(oasis.seoul.go.kr)는 ‘혁신적 방법으로 정책결정에 시민 참여를 촉진한 사례’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시민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접수하는 인터넷 창구이다. 포털사이트 형태로 2006년 문을 연 뒤 하루 평균 4600여명이 접속했다. 영어자막 영화관과 버스 손잡이 개선 등 타당성 있는 의견들은 이미 정책에 반영됐다. 시상식은 내달 23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미구엘 데스코토 유엔총회 의장과 반기문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비리 근절·사교육비 대책 급선무

    30일 취임한 이영우(63) 경북도교육감은 출발부터 산적한 현안을 안고 있다. 우선 전 교육감이 뇌물수수혐의로 중도 하차한 이후 6개월간 지속된 부교육감 직무대행 체제를 조속히 정상화시켜 교육행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의회 및 도교육위원회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각종 사안에 대한 협의와 조정를 원활히 하고 그동안 지연 또는 중단돼 있는 사업은 더 이상 주저할 겨를이 없다. 교육감 부재로 어수선해진 경북교육 전반에 대한 일대 분위기 쇄신과 결속도 필요하다. ‘비리 경북교육’이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고 깨끗한 경북교육도 실현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신임 교육감이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가 전 교육감의 뇌물수수 때문에 치러졌다는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육 종사자들은 더 이상 각종 비리로 검찰에 불려 다니는 추한 모습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최대 선거공약이었던 사교육비 절감도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방과후 학교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의 최대 골칫거리인 영어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심각한 고민과 함께 빠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주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준 것은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1년2개월 후에 치러질 다음 재선을 위해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에 줄을 대거나 학·지연에 휘둘려 중차대한 교육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한 교육청 직원은 “신임 교육감이 풍부한 교육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소신을 갖고 교육행정을 펼쳐야 한다.”라며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취임 초기부터 선심성으로 일관해 레임덕이 발생할 경우 피해는 또다시 경북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또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계의 수장으로 안주하지 않고 교육현장을 발로 뛰는 교육감이 되겠다.”며 ”가장 시급한 현안이 경북 교육의 신뢰성 회복인 만큼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강남구 日서 의료관광 로드쇼

    서울 강남구는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3일부터 3일간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 의료관광 로드쇼를 펼친다.구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관광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대규모 로드쇼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23일에는 도쿄 그랜드팰리스호텔에서 의료관광 협력병원인 고운세상피부과·청담밝은세상안과·레알성형외과·예네트워크(치과)·365MC클리닉(비만)·리즈산부인과 등이 참여해 현지 여행사와 의료관광 마케터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개별 상담을 갖는다. 24일엔 오사카 임페리얼호텔에서 제2차 의료관광설명회를 갖는다.이번 로드쇼는 강남지역 선진 의료기술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부각시켜 성형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기획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연차 역풍 차단’ 與心野心

    여야 대표가 20일 약속이나 한듯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날마다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자기방어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이런 수사방식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한꺼번에 모아 수사결과를 발표하되 필요하면 (보완하듯이) 또 하고 이런 식으로 해야지 중간중간 하니까 검찰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대표는 “검찰이 공정하고 중립적 입장에서 책임있게 수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면 되는데 이래저래 수사하라, 구속하라 마라 이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정치권은 일절 관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은 물론 홍준표 원내대표 등 일부 여당 의원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이상득 의원은 조사할 필요가 없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지금 나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경고성 발언은 박연차 수사의 역풍이 한나라당을 향할지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검찰 수사가 정치 공방으로 변질되면 4·29 재·보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편파수사· 기획사정은 재·보선용으로,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회장의 ‘10억원 수수설’, ‘30억원 당비 대납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기획출국설’ 등 3대 의혹을 엄정 수사하라며 역공을 폈다.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공익 해칠 목적 없어” 미네르바 석방

    “공익 해칠 목적 없어” 미네르바 석방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20일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법원의 이런 판단은 표현의 자유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만 제한되고 처벌될 수 있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에 불복,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허위사실을 유포,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30일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구나’라는 제목으로 환전 업무가 8월1일부터 전면 중단된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올린 데 이어 12월29일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라는 글에서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 금지를 긴급명령했다고 거짓 정보를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박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씨에게 자신의 글이 거짓이라는 인식도, 공익을 해할 목적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올린 글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씨가 ‘8월1일부터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다.’는 인터넷 뉴스 속보가 뜬 것을 보고 글을 올린 점, 12월29일 이전에 이미 기획재정부에서 금융기관에 달러 매수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박씨가 허위사실임을 충분히 알면서 이런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설령 박씨에게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08년7월 실제로 외환 보유고가 감소되고 있었고 12월 말은 외환시장의 특수성상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시기인 점, 박씨는 오히려 개인들의 환차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박씨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박씨가 ‘긴급 공문’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파급력을 높였으며, 박씨의 글 때문에 실제로 달러 매수세가 급증해 정부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22억달러를 추가로 썼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단문 보도문 형식만으로 그 내용의 긴박성이나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으며, 박씨의 글이 달러 매수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이를 계량화할 수 없고 단순한 개연성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판결에 증거의 취사선택 및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 허위사실의 인식과 공익 침해 목적에 대한 법리 오해가 있어 수긍할 수 없다.”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쯤 지친 얼굴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온 박씨는 어머니가 준비한 두부를 한 입 베어 물고는 “(무죄를)예상하지 못했다. 판사의 판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었는지 묻자 “검찰이 항소할 것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박씨는 “개인의 권리란 것은 무형의 권리”라면서 “민주주의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가꾸는 것, 사회 시스템상 내 권리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절필 선언에 대해 언급하자 “이제 못 쓸 것이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경제와 사회, 정치는 양분될 수 없으며, 피드백으로 상호 교환된다.”면서 “앞으로 표현을 순화시켜 경제뿐 아니라 사회 비판적 내용까지 주제로 해서 공감할 수 있는 글, 퀄리티 높은 글을 쓰겠다.”고 밝혔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檢 정대근카드 빼들었다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檢 정대근카드 빼들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묘수로 정대근(구속) 전 농협 회장을 뽑아들었다. 정 전 회장은 박연차(구속) 태광실업 회장처럼 정·관계 인사들에게 돈을 뿌려 ‘정대근 리스트’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정 전 회장이 2006년 9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3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의 환갑 선물로 전달한 사실을 검찰이 밝혀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7일 “노 전 대통령 측과 정 전 비서관에게 적용될 수 있는 뇌물 범죄”라고 말했다. 결전을 앞둔 검찰이 ‘주포’ 박 회장뿐만 아니라 ‘조커’까지 꺼내 든 것이다. 사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가족에게 건넨 100만달러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직접 증거를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뇌물을 주고받는 데 물증을 남기는 사람은 없어서다. 그래서 법원이 뇌물죄를 판단할 때는 진술을 믿을 수 있나를 따진다. 때문에 이번 수사의 성패도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았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지켜내고, “사전에 알았다.”는 노 전 대통령의 자백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뿌리째 흔드는 노 전 대통령에 맞서자 검찰은 당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공격했다. 검찰은 유사한 뇌물 공여자인 정 전 회장을 새로운 카드로 내세웠다. 앞서 검찰은 박 회장에게 휴켐스 매각 대가로 250만달러를 받았다는 정 전 회장의 자백을 받아내면서 ‘수사 협조’를 약속받았다. 박 회장의 불법자금을 받은 민주당 이광재 의원, 정 전 비서관의 추가 금품수수도 이런 협조를 통해서 드러났다. 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돈은 액수만으로 따지면 박 회장에 비해 턱없이 적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비슷한 형태로 불법자금이 건네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노 전 대통령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한다. 게다가 세종증권 인수, 휴켐스 매각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받은 뇌물 100억원의 용처가 절반도 밝혀지지 않았다. ‘정대근 리스트’가 노 전 대통령을 옥죄는 ‘히든카드’로 떠오른 셈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동원그룹 창립 40주년 기념식

    동원그룹 창립 40주년 기념식

    동원그룹이 16일 창립 40주년을 맞아 “2020년에 그룹 매출 2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김재철 회장과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기념식을 갖고 새로운 기업통합 이미지(CI)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동원그룹은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경영 활동을 강화해 진출 지역이 어디든지 해당 지역에서 꼭 필요한, 신뢰할 수 있는 ‘사회 필요 기업’이 되어 세계 속의 진정한 일류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측은 ‘사회 필요 기업’이란 보다 나은 생활·편리성·안전성·건강성 등을 위해 기존의 가치보다 더욱 뛰어난 제품과 생활 문화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CI와 관련해서는 “산뜻한 스카이 블루 색감으로 전문성·신뢰성·젊고 유연한 이미지를 표현했고, 영문 소문자 로고 타입을 사용해 친근하고 감성적이며 소비자 지향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갈길 잃은 혁신도시] “지연·무산땐 국가 균형발전 사실상 폐기”

    [갈길 잃은 혁신도시] “지연·무산땐 국가 균형발전 사실상 폐기”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계속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개발공사 혁신도시사업단 김철 과장은 15일 “공공기관이 이전하지 않으면 관련 기관이나 기업도 오지 않아 지역경제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기대심리가 큰 전체 진주 시민의 좌절감이 증폭되면서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은 완전히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사는 지금까지 혁신도시에 1000여억원을 투입했고, 주택공사 투자비까지 합하면 2000억원을 훨씬 넘는다. 경남은 물론 대다수 혁신도시 건설 예정지가 낙후지역에 위치, 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해도 기업유치 등이 힘들어 텅 빈 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경남도는 최근 국토해양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당초 계획대로 공공기관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보냈다. 혁신도시 건설이 무산되면 이를 계기로 특정 구역을 명소로 키우려던 자치단체의 꿈도 물거품이 된다. 부산시는 문현지구에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증권예탁결제원 등이 들어서면 관련 금융기관이 속속 입주해 금융중심지로 뜰 것으로 기대했다. 센텀지구를 영화영상의 메카로 키우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긴다. 부산혁신도시의 부지 조성은 이미 끝나 있는 상태다. 그동안 쏟아 부은 행정력도 낭비되는 셈이다. 땅값도 곤두박질치면서 지역경제에 이중삼중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부신도시가 들어설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최일섭(56)씨는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혁신도시 건설의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소문에 땅값이 활황기 때보다 30~50% 정도 폭락했다.”고 귀띔했다. 최씨는 “토지 보상을 받아 인근에 땅을 산 주민들이 많아 혁신도시가 무산되면 지역자산 규모가 크게 줄면서 지역경제가 완전히 파탄난다.”고 내다봤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최진혁 교수는 “다른 대안 없이 혁신도시가 무산되거나 지연되면 국민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는 데 큰 힘이 되는 국가균형발전이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정부 “노사 상생 안하면 車감세 조기종료” 모호한 정책 소비자 혼선

    정부가 자동차업계 노사의 상생 노력이 없으면 노후차의 신차 교체 때의 세제지원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관계 진전을 평가할 마땅한 잣대가 없는데다 불명확한 기준을 법에 명시하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수 있어 ‘정부가 현실성 없는 정책으로 국민 혼선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사관계 진전이 세제혜택 조건 13일 백운찬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지난 12일 발표한 노후차량 교체에 대한 세제지원과 관련, “향후 노사관계의 진전 내용 및 그 평가에 따라 세금 감면의 조기 종료 여부에 대한 검토가 가능하고, 그렇게 법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999년 말까지 신규 등록된 노후차를 새차로 교체할 때 신차 등록일 기준으로 5월1일부터 연말까지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등록세를 70%씩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세제지원은 지난달 26일 제13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마련된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의 핵심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추진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공언은 ‘블러핑’(허세부리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세법상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근거를 법에 명시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기종료의 근거도 불명확하다. 정부가 내건 ‘노사관계의 진전’은 무분규 선언이나 임금 동결 등을 뜻한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조세법률주의 위배… 정책신뢰성↓ 랜드마크 법률사무소 최성훈 변호사는 “법령에 명확하지 않은 조건을 넣는 것은 법에 명시된 요건 외에 추가적으로 노사관계 진전 여부에 대해 행정적인 판단을 한다는 것이고, 이는 일반인들이 예측 가능성을 갖고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조세법률주의의 일종인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세제지원의 조건이 당초 ‘업계 자구노력’에서 ‘노사관계의 진전’으로 바뀌고, 정부 역시 노사관계의 진전이 미흡한 사례로 노조의 불법파업을 들었다. 경영진의 ‘성의’ 보다는 노동자의 ‘양보’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양상이다. 결국 정부가 특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책의 신뢰성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재정부 허경욱 2차관은 이와 관련해 “노사의 자구노력을 평가하겠다고 조건을 건 것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주로 임단협이 걸린 문제지만 (세제지원을)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가자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기아, GM대우, 르노삼성 등 자동차 3사는 세제 감면 말고 자체적인 추가할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학업성취도 평가 전산화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모두 1만 6402건의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검검 대상 건수의 31.7%다. 180개 전국 지역교육청 가운데 90% 이상의 교육청에서 최소 1건 이상의 오류가 적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점검결과 및 관리체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오류 파문과 관련, 지난달 25일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1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총 1만 7000명을 투입, 한달간 전면적인 재조사 작업을 벌였다. 조사결과, 전체 900만장의 답안지 중 65만장(7.2%)가량이 대상학생 졸업이나 교사 전보, 교실변경, 학교 리모델링 공사 등에 따른 취급 소홀로 없어진 것으로 나타나 평가 결과의 신뢰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교과부는 답안지 폐기 사례가 광범위하게 나타난 서울·대구·대전·전북 등 4개 교육청에 대해서는 경고조치를, 충남·전남·경북 등 3개 교육청에 대해서는 주의조치를 내렸다. 교과부는 올해부터는 학업성취도 평가관리 시스템을 개편한다. 답안지는 모두 표준화된 OMR 카드를 사용하고 시험감독은 복수로 이뤄진다. 채점은 교육청이 별도 채점단을 구성, 일괄 채점한다. 박현갑 박창규기자 eagleduo@seoul.co.kr
  • [학업성취도 재점검] 초등생도 OMR카드 사용

    [학업성취도 재점검] 초등생도 OMR카드 사용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는 오는 10월13~14일에 실시된다. 전문계 고1은 13일 하루만 시험을 본다. 평가대상(초6, 중3, 고1)과 과목(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시험 관리체제는 바뀐다.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위해서다. 지난해 초6의 경우, 문제지에 답을 적었다. 중3, 고1은 별도 OMR카드를 답안지로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초6도 OMR카드를 답안지로 사용한다. 채점이기나 집계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시험지 인쇄도 문제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총괄 인쇄, 배부한다. ●시험 복수감독·채점도 통합 시험감독은 교사 1인 감독에서 복수감독 원칙으로 바뀐다. 필요하면 학부모 보조감독도 활용한다. 채점은 단위학교 개별채점에서 교육청이 별도 채점단을 구성해 일괄 채점한다. 2명이 한 팀이 되어 채점하게 된다. 결과는 학생에게는 4단계(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로 통지된다. 공개는 지역교육청별로 3단계(보통이상, 기초, 기초미달)로 나온다. 올해까지는 고1의 경우, 시도별로만 공개됐다. 초등학생의 평가부담을 덜기 위해 현재 60분인 초6 시험시간은 수업시간과 같은 40분으로 줄인다. 전문계고 시험과목에서 사회와 과학은 제외한다. 전문계고에서 이 과목을 배우지 않는 학교가 많아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타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수준의 평가는 학업성취도 평가와 초3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 두가지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초3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교과학습 진단평가에 통합된다. 전교조 일각에서 제기한 이른바 ‘일제고사’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평가대상 학년과 평가시기를 조정하는 문제는 향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검토하기로 했다. ●학력향상 중점학교는 자율학교로 이번 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력향상 중점학교 1380개교를 지원한다. 초·중·고(일반계)가 1200개교, 전문계고가 180개교다. 상반기 중 지원대상 학교가 정해지며, 이번 여름방학 때부터 교당 5000만~1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이 예산은 학력향상 프로그램과 인턴교사 채용 등에 투입된다. 특히 학력향상 중점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 교육과정 운영이나 교원인사 운영에 있어 특례를 인정한다. 초빙교사 비율을 전체 교사의 절반까지로 확대하고 교장자격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교장공모제도 실시할 수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경실련 허술한 ‘뇌물 통계’’받아쓴’ 언론도 문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역대 정권별 뇌물사건 통계 분석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실련 통계가 언론매체에 보도된 사건만을 집계한 뒤 이를 자의적으로 비교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지난 9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재임 중 적발된 뇌물 사건을 분석한 결과,참여정부 재임기간에 적발된 뇌물 액수가 1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이어 문민정부가 421억원,국민의 정부가 28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또 참여정부와 문민정부때 적발된 뇌물수수 비리 건수는 각각 266건과 267건으로 비슷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고받은 액수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통계분석의 기초 자료로 한국언론재단의 통합뉴스데이터베이스(KINDS)를 활용했으며 검찰과 경찰이 사법처리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수집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으로 뇌물의 규모나 건수를 집계하는 것은 통계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KINDS 자료를 바탕으로 참여정부 재임기간 적발된 뇌물 사건(사법처리 기준)이 266건이라고 발표했지만 대검찰청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수뢰사건은 2006년 367건,2007년 368건 등이 발생했다.또 수뢰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은 2007년에만 449명이었고 이 가운데 140명이 구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실련은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뇌물 수뢰자가 95명이라고 밝혔지만,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수뢰 혐의로 구속된 공무원은 경실련 발표의 7배에 달하는 69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실련 통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은 KINDS가 뇌물 사건을 정확히 집계한 것이 아니라 언론에 보도된 것만을 모은 데 그치기 때문이다.언론매체들은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골라서 기사화하기 때문에 이를 통계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또 KINDS에 모든 언론사의 기사가 등록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기사화의 기준도 제각각이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실련은 또 뇌물 액수가 보도되지 않은 사건들은 100만원으로 일괄 처리하고,한 사건에 여러가지 부패 유형이 나오는 경우 뇌물 액수 가운데 가장 큰 것만으로 처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근거가 너무 빈약했다는 반박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뇌물 사건으로 떠들썩한 분위기에 편승해 경실련이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허술한 분석자료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분석 자료 수집에 한계가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시민단체에서 부패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언론 보도 외에는 마땅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경실련 발표를 일제히 보도한 언론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경실련 자료가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나와 시의성이 있지만,신뢰성이 떨어지는 통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언론들은 이날 ‘참여정부 뇌물 적발액 최대’ ‘참여정부의 비도덕성’ ‘참여정부 알고보니 부패정부’ 라는 식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자극적인 표현에 혹해 통계 보도의 가장 기본인 통계의 신뢰성 검토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윤 국장도 “발표 당시에도 참여정부 때 뇌물 사건이 가장 많았다고 파악된 것은 당시 사법당국의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참여정부가 가장 부패한 정부라는 식의 보도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삼성전자, 업계 최고 성능의 CCTV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 업계 최고 성능의 CCTV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는 최근 방범용 CCTV(Closed-circuit television:폐쇄 회로 텔레비전) 등 보안기기 시장의 급속한 수요 확대에 발맞춰 세계 최고 해상도의 지능형 CCTV 카메라인 ‘A1 카메라’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A1 카메라’ 시리즈는 박스형 카메라를 시작으로 총 18종의 다양한 모델이 출시된다.이 제품은 500본대에 머물던 수평해상도를 세계 최초로 600본대로 실현해 최고의 선명도와 세밀한 영상을 제공한다.아울러 동작 감응형 노이즈 제거 기능을 채용해 화면의 끌림 현상이 없도록 했다.  촬영지역의 밝은 부분의 영상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도 물체 구분이 가능하도록 가시성을 확보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eXended Dynamic Range)을 적용했다.  특히 이 제품은 피사체의 움직임을 지능적으로 감지하는 기능(Intelligenct Video Analytics)을 갖고 있어 별도의 센서 없이 복잡한 환경에서 버려진 물체나 분실물 검출, 불법 주·정차 검출, 전시물 도난 검출, 침입 감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구현한 VPS(Virtual Progressive Scan) 기술을 사용할 경우 움직이는 물체의 윤곽선이 뚜렷하게 표시돼 동영상에서나 화면을 캡처할 때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어 도로감시나 번호판 인식 등에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또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 중에서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영역에 대해 영상이 보이지 않게 마스크 처리하는 ‘Privacy Mask 기능’을 다각형 방식으로 구현함으로써 소비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별도의 제어선을 추가로 연결하지 않고 동축 케이블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해 설치가 편리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  CCTV 카메라와 더불어 보안 솔루션의 핵심 기기인 DVR(Digital Video Recorder)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 고효율 영상압축 기술을 바탕으로 DVD급 고해상도 영상(720x480)을 초당 480장까지 녹화, 재생할 수 있는 업계 최고성능의 16채널 실시간 고화질 고신뢰성 프리미엄 DVR ‘SHR-8162’을 출시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통합관리 소프트웨어인 ‘NET-i’를 통해 카메라 4000대,DVR 250대를 네크워크로 연동해 원격에서 줌 배율, 촬영 각도 조절 등이 가능함으로써 중앙모니터링 역할 수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6월쯤에는 세계 최고 줌배율인 43배율 초고속 스피드 돔형 CCTV 카메라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삼성전자 한국총괄 B2B영업팀 솔루션영업 임진환 상무는 “삼성전자는 이번에 출시된 세계 최고 수준의 CCTV 카메라와 DVR 제품을 바탕으로 최첨단 통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도시방범 등 우리 사회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 주도면밀하게 이뤄져”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과정은 주도면밀하게 진행됐으며, 사건 이후 조직 보호 차원에서 일부 간부들의 은폐행위가 있었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과 관련,검찰이 전 조직강화위원장 김모(45)씨를 구속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 ‘성폭력 사태 진상보고서’를 공개하고 나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6일과 9일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들은 이석행 전 위원장 검거 관련 대책회의 자리를 갖고 성폭력 피해자 A씨에게 “이 위원장의 수배활동을 담당했던 김 씨와 오랜 친분관계에 의해 부탁을 받고 숨겨주었다.”는 진술을 강요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이러한 허위 사실의 구성은 수사 확대 및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례적인 과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허위 진술에 대한 피해자의 견해는 참조되거나 토의되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어 “피해자는 주체로서의 동등한 논의 지위를 가지기보다는 이미 짜인 내용을 선택의 여지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위치로 대상화됐으며 이는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정치적 위계관계를 고려할 때 일방적 ‘허위 진술 강요’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A씨가 대책회의의 방침에 반대 의사를 가지고 다른 지원단체를 통해 검찰 수사에 대응하려 하자 일부 노조 간부들이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분리시키고 독자적인 대응을 저지하기 위해 회유한 사실도 인정했다.  보고서는 김씨의 성폭력 사건와 관련,”김씨는 A씨에게 강간 미수에 해당하는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밝힌 뒤 “당시 만취상태여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술자리에 있었던 관련자들의 진술과 CCTV로 확인된 가해자의 행동 등을 볼 때,집에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집안까지 쫓아가 성폭력을 가했고 그 과정도 매우 주도면밀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가 성폭력 사건 이후 주위로부터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지적받았음에도 진지하게 사과하기보다 피해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가벼운 언행을 하는 등 파렴치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또 사건의 공론화 이후에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고 중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보고서는 성폭력 사건의 조직적 은폐 여부에 대해 4명의 인사들의 사례를 들면서 “일부 노조 간부들이 당시의 다급한 상황을 인지하고도 초기대응은 물론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건의 해결을 막고 조직적 은폐를 조장했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이 사건을 통해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활동 관행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폭력 사건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하며 피해자에게 조직에서 정한 절차를 우선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성폭력에 대한 내부처리가 기계적인 조사와 징계 절차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성폭력 의제 외에 다양한 젠더의제를 공론화하고 노동운동 전체가 함께 고민,해결하는 모습으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번 성폭력 사건과 관련 사건 관련자 5명에 대해 징계·경고처리 할 것과 민주노총·전교조는 피해자에게 공식사과 및 정신·물질적 피해 보상을 권고했다.  또 ▲성평등 미래위원회(가칭) 설치 ▲반(反)성폭력 감수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방안 마련 ▲성차별적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 마련 ▲성폭력 내부절차의 신뢰성·독립성·전문성 제고방안 마련 ▲조사결과 및 권고사항에 대한 내부처리과정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19~20일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노조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된 뒤 진상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성폭행 혐의 민노총 前간부 기소  ☞알맹이 빠진 민노총 ‘성폭력 보고서’  
  • 일부 학생들 고의로 오답 써내

    일부 학생들 고의로 오답 써내

    31일 전국 초·중학교 대상 진단평가가 일제히 치러졌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학생이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나면서 진단평가는 다소 혼란스럽게 진행됐다. 교실에 남은 교사와 학생들도 시험의 필요성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등 교육현장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뒤숭숭했다. 서울시교육청 등은 진단평가 대신 체험학습을 허락한 교사들을 무더기로 징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교조 서울지부는 학부모통신 등으로 일제고사의 부당성을 알린 조합원 122명의 명단과 소속 학교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진단평가 대상인 초4~중3 담당교사는 41명으로 파악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결시 학생은 무단결석으로 처리하고 교사들은 원칙대로 징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진단평가는 전국 대부분 학교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 단체가 등교거부와 오답적기 운동에 나서는 등 진통이 뒤따랐다. 일선 학교 교사들도 “성적에 안 들어가는 시험이고 학생들 반감이 심해 한 번호만 찍거나 지그재그로 답을 체크하는 사례도 보이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10월 학력평가처럼 신뢰성이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은 체험학습을 선택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서울 광화문에는 초·중학생 30여명과 학부모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경기 여주 신륵사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행사를 주최한 참교육학부모회 등은 “정부가 12년 전 폐지된 일제고사를 부활시켜 교육을 획일화하고 있다.”면서 “단 한 차례 지필고사로 맞춤식 교육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일하다.”고 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 65명, 경기도 119명, 전북 147명, 충남 131명 등 전국적으로 1000여명이 체험학습에 참가했다. 그러나 병결처리 등 방법으로 시험을 보지 않은 경우까지 더하면 실제 거부생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교조 등은 “전국 1400여명의 학생이 체험학습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서는 시험감독에서 배제된 전교조 교사가 반발하는 등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A초등학교 박모(39) 교사는 “담임을 맡은 교실로 올라가려는데 교장과 학부모 몇 명이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서울 D초등학교에서는 시험 문항이 포함된 OMR답안지 복사본을 나눠줬다가 문제 유출 아니냐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임송학 박창규 박성국기자 nada@seoul.co.kr
  •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기축통화를 둘러싼 ‘쩐의 전쟁’이 심상치 않다. 중국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관리하는 특별인출권(SDR)을 새로운 기축통화로 사용하자.”는 제안에 IMF도 중국을 옹호하고 나선 것. AFP통신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새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적절하다.”면서 “조만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축통화 논란에 美 당황 이번 논란에 미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MF가 SDR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은 우호적인 입장이다.”고 기존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자연히 외환시장은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10분 만에 유로 대비 달러 가치가 1.3%나 곤두박질쳤다. 가이트너는 15분 만에 자신의 발언을 수정, “달러는 세계의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줬던 까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NG파이낸셜마켓의 외환 전문가인 크리스 터너의 말을 인용, “이번 발언의 교훈은 달러의 위상이 이미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지배하던 IMF마저 등을 돌리고 외환시장마저 요동치자 미국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미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미국인 만큼 미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본 유동성 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 3000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자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기축통화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페터슨 연구소 모리스 골드먼 연구원의 말을 인용, “지금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고,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소 10년내 바뀌지 않을 것” 전망 우세 국제사회는 긴밀히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엔은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 SDR의 기능 확대에 대한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은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들에 SDR 확대방안을 회람시켰다.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석학들도 기축통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달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이번 전쟁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새로운 기축통화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축통화는 단기적인 현상에 좌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랜 역사를 통해 신뢰성이 검증돼야 한다.”고 전했다. 인도의 경제학자 옴카 가스와미도 “최소 10년 안에 달러를 대신할 기축통화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특별인출권(SDR) IMF가 196 8년 국제유동성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국제준비통화로 금과 달러의 뒤를 잇는 ‘제3의 통화’. 가맹국이 국제수지 적자에 빠졌을 때 이를 팔아 국제결제 등에 이용하며, 달러와 같은 유형(有形) 통화는 아니다.
  • [사설] 청와대가 제동 건 입학사정관제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청와대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청와대는 입학사정관제를 무리하게 확대하면 신뢰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에 속도조절을 주문했다고 한다. 입학사정관 양성기관 운영이 전면 재검토될 것 같다. 입학사정관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던 터에 청와대의 지적은 시의적절했다고 우리는 본다.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교과부가 예산을 무기로 밀어붙이자 입학사정관 선발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대학 입학처장들은 어제 열린 총회에서 갑작스러운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우려를 표시했다. 대학들은 교과부로부터 236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지만, 실제로 대학들이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 규모는 예산의 몇 배에 이른다. 대학 운영 비용의 3분의1가량으로 알려진다. 대학들이 교과부의 지침이 못마땅하더라도 꼼짝없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걱정들이 나온다. 비정규직 신분 등 입학사정관제가 갖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리는 교과부가 양성기관 재검토를 비롯해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대학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듣고 수렴해야 한다. 선발 기준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마련해 일선 고교와 학부모·학생들의 혼란을 줄여 나가는 게 성공조건이다.
  • [시론] 입학사정관제 성공의 전제조건/김병권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입학관리본부장

    [시론] 입학사정관제 성공의 전제조건/김병권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입학관리본부장

    야구 경기에서 점수를 잃을 위기에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며, 점수를 얻어야 할 기회에 대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 공교육과 대학입학전형에서 노출된 다방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구원투수나 대타자에 비유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에서 유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우수한 잠재능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는 한 방법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제도를 실현하는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대학은 경쟁적으로 입학사정관제 모집인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지도하는 교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진정성은 전문적인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잠재능력을 평가한다는 말은 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초능력 정도로 시험 성적을 반영하고 잠재능력을 심층 면접하여 당락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 성공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고 대학입학전형의 자율화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대학입학전형의 선진화를 실현할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입학사정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잠재능력을 평가할 내용이 공정해야 한다. 대학은 건학이념에 따라서 평가 내용을 자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지만 대학진학지도를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고등학교와 합의해 예고할 필요가 있다. 잠재능력은 인성과 적성, 발전가능성, 전공수학능력 등을 평가해서 우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합의가 실현될 때 고등학교는 학생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는 공교육에 전념할 수 있으며, 학생은 개인 또는 동아리의 다양한 과외 활동을 통해서 잠재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학이 전형 자료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교사는 학교생활기록부에 학생의 변별적인 특성을 사실에 근거하여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이거나 진실성이 부족한 내용은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자료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학생은 자기소개서를 정직하게 스스로 기록해야 한다. 남의 머리를 빌려서 기록한 내용은 자신을 속이는 행위이다. 자신을 속인 내용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심층면접에서 바로 드러나 잠재능력의 한 요소인 인성을 의심받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사교육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심층면접의 절차와 결과가 투명해야 한다. 학생의 잠재능력은 주로 심층면접을 통해서 평가된다. 심층면접의 결과는 입학사정관의 주관적인 판단에 좌우될 수 있다. 그래서 대학은 심층면접의 합리적인 내용과 방법을 미리 공개하고, 누구든지 상식으로 판단해도 타당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입학전형제도의 일회성 구원투수 또는 대타자가 아니라 미래를 지향한 선진적 주전선수가 되어야 한다.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말이 있다. 교육당국은 대학입학전형제도의 개선이 시급하지만 자율적 입학사정관제가 공정성, 신뢰성 그리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김병권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입학관리본부장
  • 없는 답안지 새로 만들어 내라니…

    없는 답안지 새로 만들어 내라니…

    성적조작과 부실채점 등으로 논란이 됐던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재채점 마감이 20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도 답안지 분실, 점검 주체, 무리한 일정 강행 등으로 ‘엉터리 채점’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 때문에 답안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고, 다른 곳으로 옮긴 교사들의 재채점 지시 등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학교 교감(실사팀장) 밑에 해당과목 교사 4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타 지역 교육청에 소속된 중·고등학교를 돌며 다시 점검하고 있다. 팀당 평균 4, 5개 학교를 담당한다. 초등학교는 인근 학교의 교감 5명이 한 팀이다. 서울 영등포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재채점 생각만 하면 울화가 치민다고 하소연했다. 답안지 대부분이 폐기처분됐는데 새로 만들어 내라는 지시를 받아서다. 이 교사는 “실사팀의 점검을 받으려면 기억에 의존해 엑셀 파일을 대충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학교뿐 아니라 같은 지시를 받은 학교가 서울 서남부 지역에 한두 곳이 아니다.”고 전했다. 교육당국의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계획에는 답안지를 3년간 보관토록 한다고 돼 있으나 일선 현장에서 이를 제대로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일선 교사들 사이에선 재채점한 결과를 1차적으로 보고받는 주체인 교감을 실사단장으로 한 것도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동교육청 소속의 한 중학교 과학교사는 “국어와 사회과 답안의 경우 주관식 채점 기준이 모호하다. 타 학교 교사가 전혀 다른 기준으로 채점하면 점수가 얼마든지 뒤바뀐다.”면서 “학교마다 교감 눈치를 보고 기초학력 미달(백분위 20% 미만)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 점수를 끌어올리려고 사활을 걸고 채점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사단에 차출된 잠실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한 교사가 채점하는 데 2~3번 검사한 것처럼 한 답안지에 서로 다른 색깔로 표시하고, 사인도 두 번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남부교육청 소속의 영등포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6학년 담임이었는데 전 학교 교감으로부터 재채점을 마무리하고 가라는 연락이 왔다.”면서 “전근 간 교사까지 불러내는 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의 잇따른 차출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사단에 포함된 주요과목 교사들은 평균 4일 정도 타 학교를 돌면서 밤늦게까지 교차점검을 했다. 한 교사는 “시간표를 조정해 다른 날로 수업을 몰거나 아예 건너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답안지 분실 및 조작 의혹에 대해 “답안지가 분실됐다는 보고는 받았지만 실태 파악은 아직 안 된다.”고 말했다. 학업성취도평가팀의 초등학교 담당 장학사는 “실사단이 타 교육청 소속 학교를 평가하기 때문에 점수 조작이나 통계 오류가 날 가능성은 낮다.”면서 “(교사들의 업무 과중은) 학기초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용원 칼럼] 입학사정관제 한국에선 어렵다

    [이용원 칼럼] 입학사정관제 한국에선 어렵다

    이달 들어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신입생 수를 크게 늘리겠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표했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엉뚱하게도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특목고 학생을 우대했다는 의혹을 기억에서 끄집어내게 된다. 입학사정관제 확대와 ‘고려대 수시모집’ 의혹이 어떻게 연결되기에 두 가지는 쌍둥이처럼 항상 기억 속에 붙어다니는 걸까. 고려대가 지난해 치른 수시 2-2 일반전형에서 일반고 학생은 내신 1∼2등급짜리도 떨어진 대신 외국어고 학생은 7∼8등급이 합격한 사실이 ‘고려대 의혹’의 핵심이다. 학교가 사전에 공지한 대로 내신(교과영역) 90%에 비교과영역 10%를 적용했다면 이같은 결과는 나올 수 없으므로, 학교 측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해 외고 학생들을 우대했다고들 보는 것이다. 여론에 떠밀려 이 의혹을 조사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고려대 입시 전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고려대 또한 국민을 납득시킬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 의혹’은, 전국 16개 시·도교육위원들로 구성된 전국교육자치발전협의회가 그저께 고려대를 상대로 수시에서 떨어진 학생 1인당 1000만∼3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냄으로써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고려대 의혹’ 사건은 입학사정관제가 이 땅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을 뼈아프게 보여준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학의 신뢰성’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입학 기준에 관한 우리 국민의 이중적인 의식 문제이다. 고려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 사학이다. 그 고려대조차도 스스로 내건 합격 기준을 제대로 지켰다고 국민 앞에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국민은 고려대 수시 합격생이 실력이 뛰어난 학생인지, 단지 집안 좋고 돈 많은 집 아이인지 구분할 수 없다. 하물며 ‘전통 명문’인 고려대도 내신과 비(非)내신 성적을 배합한 입시에서 국민 신뢰를 얻어내지 못했는데, 성적은 제쳐두고 ‘잠재적 성장 가능성’만을 평가한다는 입학사정관제 하의 선발 결과가 국민에게 받아들여질까. 입학사정관제를 일반적으로 시행해도 좋을 만큼 이 땅의 대학들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허울 좋은 명목 아래 학교측이 원하는 조건대로 신입생을 뽑는다면 그것은 고교등급제에 기여입학제까지 허용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혜택은 사회 지도층과 부잣집의 자녀에게 돌아갈 터이고, 공부에 목매온 가난한 집 수재는 상대적으로 손해볼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정서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고려대 의혹’의 본질은 학교 측의 불투명한 선발 과정에 있지만, 이에 의문을 제기한 논리는 ‘왜 (내신) 성적 좋은 학생이 떨어져야 하는가.’이다. 겉으로는 점수순으로 아이들을 줄세우는 입시제도가 잘못됐다고 외치면서도 잠재의식에서는 (숫자로 된) 점수야말로 당락의 유일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반에서 1등 하는 내 아이가 20등 하는 옆집 아이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응시했는데 창의력이 뛰어난 옆집 아이만 붙어도 승복하는, 그런 사회가 돼야 입학사정관제는 정착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사회적 강자를 위한 또 다른 편법으로 작용해 교육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수단이 될 뿐이다.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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