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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30대 그룹 중 ESG경영 관심도 1위

    SK, 30대 그룹 중 ESG경영 관심도 1위

    SK그룹이 최근 1년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온라인 관심도가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5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상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ESG 경영 관련 온라인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SK그룹의 정보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앤리서치는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지식인, 기업·단체, 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에서 ‘ESG’와 ‘그룹명’ 사이 키워드 간 글자 수를 한글 기준 25자 이내에서 결과 값이 도출되도록 자료를 수집했다. SK그룹의 ESG 정보량은 총 6만 7636건으로 2위 LG그룹(4만 87건)을 훌쩍 뛰어넘었고, 이는 웬만한 기업의 1년간 전체 정보량과 엇비슷하다는 게 데이터앤리서치 측 설명이다. 이어 롯데(3만 2785건), 삼성(2만 6673건), 포스코(2만 856건), 농협(1만 9172건), 한화(1만 6684건), KT(1만 3930건), GS(1만 3494건), CJ(1만 1409건), 현대차(7461건) 순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우 ESG 경영뿐 아니라 사회공헌 등 여러 지속가능경영 지표에서 늘 최상위권으로 나오고 있다”라면서 “SK가 자산규모 순위 3위에서 올해 5월 2위로 상승한 것은 이러한 지속가능경영 지표로 인한 신뢰도 상승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 조사 때는 자산규모를 고려한 ‘조정 ESG 경영’ 관심도 순위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럴 경우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그룹이라도 순위는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사람 날아갈 수 있는 정도…초강력 태풍 ‘힌남노’ 온다

    사람 날아갈 수 있는 정도…초강력 태풍 ‘힌남노’ 온다

    기상청 “6일 오전 서귀포 동북동쪽 해상 이를 듯”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전국이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오는 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먼 해상에서 정체한 이후 2일 밤부터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전망이다. 최성기 기준 중심기압 915hPa, 최대풍속 55㎧의 ‘초강력’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다 오는 5일~6일 한반도가 본격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체기가 ‘1차 변수’…3일까지 ‘초강력 태풍’ 유지 힌남노는 1일 오후부터 2일 밤까지 대만 동쪽, 일본 오키나와 주변 남해상에서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기에 힌남노 강도 변화가 ‘1차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힌남노가 정체하는 기간 진로와 속도에 대해 수치예보모델 간 편차가 있다”라면서 “정체기 불확실성 때문에 태풍 예보 신뢰도가 낮다”라고 밝혔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력이 강한 것인데 현재 전망으로 힌남노는 1일 오후 9시부터 3일 오전 9시까지 중심기압이 915hPa(헥토파스칼)로 ‘초강력 태풍’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힌남노는 2일 밤부터 정체를 끝내고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경로를 두고는 수치예보모델 간 예측 일치성이 이전보다 떨어진다.힌남노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기단은 중국에 자리한 티베트고기압과 일본을 뒤덮은 북태평양고기압이다.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한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힌남노를 오른쪽으로 밀어 두 고기압 사이로 힌남노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기상청 전망으론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 강도가 ‘매우 강’인 상태에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70㎞ 해상을 지나고 6일 오전 9시 서귀포 동북동쪽 180㎞ 해상에 이르겠다. 서귀포시 동북동쪽 해상을 지날 때 힌남노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45hPa과 45㎧(시속 162㎞)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가운데 가장 강했던 태풍으로 꼽히는 1959년 ‘사라’가 우리나라에 영향 줄 때 중심기압이 951.5hPa이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는 중심기압이 954.0hPa였다.“태풍 ‘힌남노’ 크기, 예상 경로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수준” 3일 이후 경로가 현재까지도 매우 불투명해 이같은 경로는 당분간 계속 바뀔 수 있다고 기상청은 강조했다. 다만 태풍의 세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전국이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에 편입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현재 힌남노의 크기는 한반도의 2~3배에 달해 태풍의 중심을 기점으로 반원의 면적만으로도 우리나라 전국을 뒤덮을 크기다. 예상 경로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예상 경로에 따라 강수 집중구역의 차이만 있을 뿐 유럽중기예보센터모델(ECMWF)과 영국기상청통합모델(UM) 모두 이번 태풍으로 700㎜ 이상의 강수를 전망하고 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중심기압이 차바보다 낮다는 점에서 강수나 강풍은 이를 상회할 수 있으며, 현재 예보된 500㎜는 최솟값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당 강우는 50~100㎜ 육박하고, 해안가는 50㎧를 상회하는 매우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고 전했다.“사람이나 커다란 돌도 날아갈 수 있는 정도의 위력” 태풍 힌남노가 국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4~6일쯤 예상 세력은 ‘매우 강’으로 이는 사람이나 커다란 돌도 날아갈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이다. 이미 북상 이전에도 우리나라에 동서로 길로 남북으로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를 만들며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3일까지 제주도 100~200㎜, 많이 내리는 곳은 300㎜ 이상이다. 전남남해안과 경남권해안도 5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 부산 경남 대구 수돗물에서 독성물질 검출

    부산 경남 대구 수돗물에서 독성물질 검출

    부산과 경남,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에 의해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은 3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은 부산 수영구 수돗물에서 ℓ당 0.061㎍, 경남 창원 진해구 수돗물에서 0.175㎍ 검출됐다. 대구에서는 수성구와 동구에서 각 0.064㎍, 0.051㎍ 검출됐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부산, 경남, 대구, 경북지역 가정과 식당 등 22곳에서 채수한 수돗물을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팀이 효소면역측정법(ELISA)으로 분석한 결과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물질로 간과 신장, 남녀의 생식 기능 등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은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ℓ당 0.3㎍인 물을 6세 미만 어린이가 10일 이상 복용하면 간 병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국은 ℓ당 0.03㎍ 이상인 물을 3개월간 복용하면 생식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단체는 이번에 수돗물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국 기준보다 1.7~5.8배 많아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고도정수처리를 거친 수돗물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독성물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기 전 보를 개방하는 것만이 낙동강에서 녹조를 종식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3, 24일 부산, 대구, 경남, 경북지역 정수장 10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환경부 고시에 따른 LC-MS/MS와 ELISA 두 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ELISA 분석법은 표시한계가 ℓ당 0.3㎍으로 그 미만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 산정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외면받는 ‘과학방역’…코로나 재유행 대책 긍정평가 15.5%

    외면받는 ‘과학방역’…코로나 재유행 대책 긍정평가 15.5%

    ‘과학방역’을 내세운 현 정부의 코로나19 재유행 대책이 국민들로부터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30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지난 17~2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재유행 위험 및 위험 대응에 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의 유행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15.5%에 불과했다. 38.2%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답했고, 46.3%는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과학적 기반에 근거하고 있다’는 응답이 26.7%에 그쳤다. ‘그렇지 않다’ 31.3%, ‘보통이다’가 42%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신뢰도도 낮았다. ‘(방역)정책이 신뢰할 만 하다’고 답한 사람은 26.4%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34.5%)을 밑돌았다. 또한 25%는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이보다 많은 34.9%가 기대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심지어 코로나19 유행 대응과 관련해 자신이 신뢰하는 주체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내가 아는 내 주변 사람들을 신뢰한다’(67.4%)는 응답이 ‘보건당국을 신뢰한다’(57.8%)는 응답을 앞질렀다. ‘몸이 좋지 않거나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쉬기’ 실천률은 86.5%에 그쳤다. 이전 두 차례의 조사(89.1%, 92.6%)보다 다소 낮아졌다. 10명 중 4명 꼴로 ‘증상이 의심되지만 자가 검사나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자발적 거리두기 실천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45%가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자발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지침이나 권고가 없음’을 꼽았다. 35.3%는 자발적 거리두기 실천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 자발적 실천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자율방역 기조가 자발적 방역 참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정부는 구체적인 방역 대책을 내놓기보다 국민의 자율에 호소하는 방역 정책을 펴왔다. 지금보다 효과적으로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려면 어떤 점을 강화해야 하는지 묻자 가장 많은 18.5%가 적극적인 검사 지원을 꼽았고, 15.6%는 의료현장 과부하를 막을 병상·시설·인력의 선제적 확충, 14.9%는 민간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실천을 들었다.
  • 한일 배터리동맹… LG엔솔, 혼다와 美전기차 사로잡는다

    한일 배터리동맹… LG엔솔, 혼다와 美전기차 사로잡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양사는 29일 LG에너지솔루션 본사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진행했다. 양사는 모두 5조 1000억원(약 44억 달러)을 투자해 미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합작법인 지분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51%, 혼다가 49%다. 공장 부지는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및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 전기차 모델에도 공급된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혼다는 2050년까지 모든 제품과 기업활동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이라며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배터리 선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다. 양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 및 배터리의 적시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미국 내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합작공장을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품질, 기술력 등 고객가치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고객 포트폴리오 및 북미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주도권 확보는 물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관련해서는 “양사의 합작 논의는 오래전의 논의된 것이어서 IRA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도 “배터리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만 63%에 달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2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북미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혼다는 북미 자동차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 전기차 200만대 판매를 위해 총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 두 나라 모두 경험한 이준호-후성셴 “잘 몰라 오해하고 혐오하는 거죠”

    두 나라 모두 경험한 이준호-후성셴 “잘 몰라 오해하고 혐오하는 거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23일 개최한 포럼 ‘한중수교 30주년, 갈등 극복의 해법을 찾아서’에는 여느 포럼에서 보는 것과 다른 발표자가 눈길을 붙들었다. 제1 주제부터 제3 주제까지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박한진 KOTRA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 김희교 광운대 교수 등 주제발표자들과 이욱연 서강대 교수와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 두 패널 토론자들은 모두 학계와 재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가를 일군 이들이었다. 그런데 4주제를 발제한 문현미 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은 40대로 지방 공공외교를 연구하고 있어 현장에 밝고 2030 젊은이들과 소통에 장점을 갖고 있었다. 해서 문 박사에게 상대국 체류 경험이 있는 한국과 중국 학생 소개를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한양대 중국학과 이준호 학생과 같은 대학 국제대학원 후성셴(胡聖賢) 학생이 포럼 막바지에 사례 발표를 하게 됐다. 풋풋한 두 젊은이의 육성을 살리기 위해 문장을 다듬되 최소화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일에 두 젊은이의 꾸밈없는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자.<이준호 한양대 중국학과 학생 사례 발표> 6년 가까이 여러 이유로 한중 관계가 많이 나빠진 상황입니다. 이런 차에 국내 언론들도 경쟁적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보도하고, 이 때문에 국민 여론은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친미는 곧 반중’이란 프레임이 씌워져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날로 커지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코로나 19의 첫 확진 사례가 중국 우한에서 나온 점, 역사공정 충돌, 일부 중국인 여행객 요우커들이 국내에서 저지른 몰상식한 행동이 부각되고 젊은이들이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일부 중국인들의 승부조작 경험담까지 더해져 청년층 사이에서 중국 및 중국인에 대한 반감 혐오가 상당히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외에도 반중 감정이 거칠어진 이유는 수도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은 비판 받아야 할 점도 많지만 역으로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국에서 4년을 지내는 등 한국을 포함해 4개국에서 학교 생활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중국만큼 실용성을 중시하는 나라는 못 본 것 같습니다. 가령 우리와 달리 국정 운영을 장기적 안목에서 계획하고 이끌어 가는 모습은 인상 깊습니다. 다른 예로 중국 학교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살아 본 한국이나 미국, 싱가포르에서는 공식적인 낮잠 시간이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학교들은 학생들이 가장 피곤하고 효율이 떨어질 시간을 아예 낮잠 시간으로 정해 둡니다. 중국직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중국이란 나라는 정말로 실용성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중국은 고교 때까지 오전 시간에 5분 동안 ‘눈사랑 체조’ 시간이 있어 다함께 방송에 맞춰 눈 운동을 함으로써 눈의 피로를 푸는데 우리도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 온 중국인들은 알고 보면 정말 순수하고 정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해 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단순히 시간을 내 즐겁게 지냈다는 이유 만으로 선물을 돌리던 중국 친구가 문득 떠오릅니다. 중국은 선물 문화가 발달돼 있습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직접적이거나 단기적인 이득 타산 없이 순전히 우호 증진만을 겨냥해 주위에 선물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중국인들이 우리와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오해를 부르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중국인에 대해 얘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표현이 “눈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인 친구가 제게 식사를 대접했는데 음식 맛이 기대에 못 미쳐 어떻게 표현할까 망설였는데 그 친구는 제게 음식 맛이 없어 미안해 했다. 그 상황에 전 그 친구가 무안하지 않도록 여러 차례 괜찮다고 얘기했더니 제 말을 곧이 믿고 다른 음식을 더 주문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이렇듯 같은 유교의 영향 아래에서도 표현 방식의 차이 때문에 두 나라 국민들의 오해가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표현 방식의 차이일 뿐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가 간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단계는 국민들이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헐뜯고 비난하기도 바쁘다고요?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문화 교류를 늘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매체를 활용해 상대 국민들의 일상을 살펴보는 기회를 확대하고, 나아가 어떤 연유로 그 나라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알아가는 것이 좋은 방안이 아닐까 싶다. 또, 요즘 국내에서도 유행하는 마라탕, 훠궈 등 음식문화 교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산업 교류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서로에 대해 접근해 가는 것이 심각한 한중 간 반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까이 살다 보면 때로는 다투거나 서로 미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이웃한 국가끼리 잘 지내는 경우는 드물지요. 그러나 동북아시아를 이끌고 세계평화에 큰 기여를 할 이웃 국가로서 이런 상황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지리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우호관계가 유지되기를 기원합니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저 또한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0년 전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튼 해 태어난 후성셴(胡聖賢)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유학하는 중국 학생 대표로 발표하게 돼 뜻깊고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유행했습니다. 한국 패션과 드라마, 아이돌, 화장품 등은 젊은 중국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중한 관계가 발전됐고 교류가 밀접한 단계로 접어들면서 저도 다니던 중국 대학교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진행돼 그 해 2+2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유학을 왔습니다. 한국에서 학사, 석사를 졸업했고 직장생활도 경험해보고 박사까지 공부하게 됐습니다. 전에는 매년 중국 집에 들어갔다가 한국에 돌아오곤 했는데 2020년 초 코로나 확산 때문에 2년이나 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후성셴 한양대 국제대학원 학생 사례 발표> 한국에서 10년 동안 공부하며 느낀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한국인은 중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 중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아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중국에 대해 잘 안다는 이들은 예를 들어 동창과 친구들, 교수님들, 직장 동료들은 상대적으로 중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중국인에 배려도 많고 도움을 주고 심지어 어떤 영역에서는 중국인보다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 본적이 있는 친구들은 중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고 중국인 친구들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중국에 대해 잘 모를수록 부정적인 이미지가 훨씬 많습니다. 몇 년 전에 중국인도 샤워를 하느냐, 중국에도 믹스 커피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 대해 잘 모르니 직접 중국인에게 확인하려는 선의일 수도 있는데 중국을 잘 모른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인 친구도 없고 중국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국가간 큰 사건이 벌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쉽게 입장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처럼 유학 온 중국인들은 한국에 실제로 살아보고 한국 친구도 있고 한국에 대한 인지가 어느 정도 있어 한국 사회의 장단점을 파악해 국가 관계를 더욱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을 잘 모르는 이들은 사건에 따라 변동이 심하고 쉽게 ‘키보드 워리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 개인 생각인데 상대국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없는 사람들의 입장은 여론의 풍향에 쉽게 편승하는 것 같습니다. 양국 관계가 좋을 때 국민끼리의 호감은 커지고 양국 관계가 긴장할 때 국민끼리의 대결과 갈등도 늘어납니다. 중국에서는 “먼저 나라가 있고 집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개인의 의지보다 국가의 입장이 더 중요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국민의 호감도 국가의 입장과 함께 움직이는 것입니다. 국제 관계가 확정된 상황에 서로 좋은 이미지를 도모하려면 서로 밀접한 교류를 통해 두 나라 일반 국민들이 더 많이 상대를 파악해 오해를 줄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국제 관계도 대인관계와 비슷합니다. 개인과 개인이 많이 소통할수록 이해도 되고 신뢰도 생기는 것처럼 국가끼리 교류가 많아질수록 외부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게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중한 교류 활동이 촉진돼 앞으로 더 좋은 양국 관계로 발전되면 좋겠습니다. 미래 30년의 양국 관계는 더 나아질 것을 확신하며 응원합니다.
  • [특파원 칼럼] 삼십이립, 새로운 시작을 위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삼십이립, 새로운 시작을 위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오늘은 한국과 중국이 친구가 된 지 30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한국전쟁 이후 40년간 적대 관계를 이어 오던 두 나라는 1992년 수교를 통해 세계 외교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를 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힘입어 1997년 국가부도 사태를 겪고도 세계 10대 강국(G10)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국제적 고립 상태에 놓였던 중국도 한국의 앞선 기술과 마케팅을 흡수해 개혁개방에 속도를 붙였고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양대 강국(G2)의 지위에 올랐다. 기자가 대학에 다니던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정서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중국어를 배워 ‘차이나 드림’을 일구겠다고 다짐하던 이들이 많았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여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유연함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2002년 경기 양주에서 여중생 두 명이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계기로 반미 감정이 극에 달했는데, 이때부터 중국을 좋게 인식하는 전문가들이 등장했다. 제국주의 최대 피해자인 중국은 자신의 고통을 거울삼아 대국이 돼도 미국처럼 오만하게 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7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모든 것을 바꿔 놨다. 그간 보지 못했던 베이징의 거친 언사와 한국 무시가 큰 실망을 줬다.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 왜곡과 김치·한복 기원 논란, 반도체·공급망 분리 움직임까지 겹쳐 올해 양국 간 정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과거에는 양국 국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넘어갔을 만한 일도 이제는 쌍심지를 켜고 노려본다. 해마다 국제사회 신뢰도를 평가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연구에 따르면 사드 배치 전인 2015년만 해도 ‘중국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한국인은 전체의 37%에 불과했지만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본격화된 2017년에는 61%, 2022년에는 80%로 치솟았다. 특히 올해 19개 조사국 가운데 2030세대의 반중 정서가 기성세대보다 강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중국을 더 싫어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요즘 초등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거나 할 줄 아는 아이들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의 상징이던 중국어 강사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중 관계에 드리운 균열과 상처가 안타까울 뿐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 서른이 돼서야 어떠한 일에도 움직이지 않는 신념이 섰다”고 전했다. 삼십이립(三十而立)이다. ‘중국몽’을 외치며 전 세계 곳곳에서 충돌하는 중국을 비난하고 미워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런 식의 증오는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립을 맞은 한중 관계는 더 성숙하고 견고해져야 한다. 한중 양국은 분명 정치체제와 가치관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두 나라는 함께 경제를 키우고 북한을 변화시킬 능력과 책임이 있다.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과의 무역액은 미국·일본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여기에 한중 모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유한다. 북핵 문제에서 두 나라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위기는 크게 낮아진다. 앞으로 30년은 반중 여론에 매몰되지 말고 중국과 꾸준히 공통분모를 넓혀 한반도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인내와 노력의 외교’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CJ제일제당, 14억 대륙 홀린 비비고 만두… ‘K푸드’ 저변 확대

    CJ제일제당, 14억 대륙 홀린 비비고 만두… ‘K푸드’ 저변 확대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햇반’ 등을 앞세워 ‘K푸드’의 진출 영토를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며 14억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3일 CJ제일제당은 중국 소비자 공략을 위해 ‘글로벌 전략 제품’의 고급화와 온라인 채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비고 만두’는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주력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면서 매출 70억원을 달성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의 만두 판매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7월에는 380억원을 투자해 중국 산둥성 랴오청 만두공장의 생산 규모를 연간 1만 6000t으로 늘렸다. 산둥성은 1995년 CJ제일제당이 조미료 원료 가공사업을 시작으로 처음 중국에 진출한 곳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지난해는 1700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중국에서 정식 출시한 ‘햇반’도 맛과 품질을 앞세워 가공밥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조리시간이 15분 이상 걸리는 중국 식품업체들의 자열밥(자체 발열 팩이 들어 있어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에 비해 전자레인지로 2분이면 먹을 수 있는 햇반의 편의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만두, 치킨, 가공밥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의 활발한 구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채널 시장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중국 식품 사업 매출은 만두와 치킨 등의 판매 호조와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24%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품질 위주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팬데믹 이후 중국에서도 품질과 신뢰도가 중요한 식품 소비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어 ‘비비고’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공의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역간 편차”

    “공공의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역간 편차”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역간 편차’라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도내 만 19세이상 남녀 1916명을 대상으로 충북도민의 공공보건의료 인식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공공의료의 최우선 개선과제를 묻는 설문에선 ‘지역간 편차’가 41.1%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인력수급’(33.8%), ‘낮은 수익성’(14.8%)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간 의료격차를 해결할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공공병원 신축’, ‘기존 공공병원의 기능강화 및 확대’, ‘지역에서 일할수 있는 의료인력 양성 및 배치’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충북도 공공의료 정책 및 기능수행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선 80.8%가 ‘신뢰한다’고 답했고, 19.1%는 ‘보통’, 0.1%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료분야별로 공공의료가 잘 제공되고 있는지를 4점 만점을 기준으로 조사했더니 ‘응급의료’가 3.05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외상의료’(2.80점), ‘신생아’(2.81점), ‘어린이’(2.82점) 분야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도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도민 눈높이에 맞춘 공공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특히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공공의료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원숭이두창, 미국 ‘비밀 생물무기’…우연 아냐” 러 음모론 부채질 [월드PICK]

    “원숭이두창, 미국 ‘비밀 생물무기’…우연 아냐” 러 음모론 부채질 [월드PICK]

    러시아가 원숭이두창 확산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가 ‘원숭이두창은 미국 정부가 은밀하게 만들어낸 생물 무기’라는 근거 없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는 러시아 국방부와 관영 매체들이 원숭이두창 확산이 미국 탓이라는 음모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타스와 스푸트니크 등 러시아 관영 언론은 원숭이두창 유행이 본격화한 5월부터 음모론을 확대·재생산에 앞장섰다. 타스통신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국 지원을 받은 나이지리아 실험실에서 퍼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서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 방어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나이지리아에서부터 확산했다. 나이지리아에는 미국이 구축한 최소 4개의 생화학 실험실이 있다”며 원숭이두창 유행과 미국 사이의 관련성을 암시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21년 뮌헨 화상 안보회의 때 원숭이두창 대유행 상황을 가정한 대응 시나리오 논의가 있었다”며 “과연 이게 우연이겠느냐”고 강조했다.작년 3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부 당국자 등이 포함된 전문가 패널은 2022년 5월부터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을 가정, 생물학적 위협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논의했다. 그때 제시된 시나리오는 실험실에서 조작된 병원균이 테러에 악용돼 1년 반 동안 30억명이 감염되고 2억 7000만명이 숨진다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이후 여러 나라로 퍼졌다. 공교롭게도 안보회의 때 제시된 시나리오처럼 올해 5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지난달 23일 WHO는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FP는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원숭이두창 유행이 미국 탓이라는 음모론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리나 야로바야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부의장은 4일 원숭이두창 미국 유출설을 주장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의 군사적 생화학실험실의 비밀’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러시아가 전염병과 관련해 ‘미국 배후설’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역시 미국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만들어내 흑인을 겨냥한 무기로 활용한다는 허위 정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FP는 이런 러시아의 선전전에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비도덕적인 국가’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적으로는 러시아가 성소수자에 부정적인 정서를 부추겨 차별과 혐오의 선동정치에 이용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FP는 추정했다.한편 ‘최후의 청정 지역’이었던 와이오밍주마저 뚫리면서, 미국 50개주(州) 전체가 원숭이두창 위험 지역이 됐다. 22일 와이오밍 보건 당국은 주도 샤이엔이 포함된 라라미 카운티에 사는 성인 남성 한 명이 원숭이두창 바이스러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의하면 5월 중순 매사추세츠에서 첫 번째 환자가 보고된 이후 미국에서는 22일까지 50개주 1만 4100명이 원숭이두창에 걸렸다. 17일 기준 전 세계 92개국 원숭이두창 환자는 약 3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 한중, 사드 이어 김치·한복 논란까지… 혐한·혐중 속 ‘아슬아슬 공존’

    한중, 사드 이어 김치·한복 논란까지… 혐한·혐중 속 ‘아슬아슬 공존’

    오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두 나라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흐른다.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 왜곡 논란과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도체·공급망 분리 움직임 등으로 갈등이 중첩돼 양국 간 정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21일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5~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주변 5개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23.9%)은 미국(59.0%)은 물론 북한(29.4%)·일본(29.0%)보다도 낮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탄받는 러시아(23.3%)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인식이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해마다 국제사회 신뢰도를 평가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연구에서도 2017년 이후 주요국들의 부정적 평가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해 전 세계 19개국 2만 4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의 82%, 한국인은 80%에 달했다. 독일과 캐나다에서도 응답자의 74%가 중국이 비호감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스웨덴 국민들 역시 각각 86%와 83%가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일본의 반중 여론도 87%나 됐다.개혁개방 40년 만에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치고 올라온 저력에 대한 견제, 대만·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위협을 키우고 신장과 티베트, 홍콩 등에서 인권·민주주의를 탄압하는 현실에 따른 우려,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정서적 반감 등이 뒤섞인 결과다. 여기에 중국과 갈등을 빚는 상대국을 강하게 맞받아치며 비난하는 ‘늑대 외교’ 기조가 국제사회의 베이징 혐오에 불을 붙였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한국에서는 2016~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차단하고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을 금지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내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때부터 불거진 반중 정서는 동북공정과 6·25전쟁 해석 등 역사 문제, 한복과 김치, 단오절 등 문화 영역 등으로 퍼져 나갔다. 해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끝을 모르고 증폭되고 있다. 특히 서구식 민주주의의 가치 위에서 자라난 한국의 1020세대는 신장 위구르족 강제 구금 논란과 티베트인들의 의문사, 홍콩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국이 북한처럼 변해 간다’며 정서적 괴리만 느낄 뿐이다. 중국 문화와 중국 제품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팽배하다.중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대학 내 한국어 관련 학과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베이징대 등도 외국인 유학생의 핵심이던 한국인을 대신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출신들을 더 선호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중 젊은 세대 사이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며 “중국을 ‘중공’(중국 공산당)이라고 부르고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를 정도로 감정이 나빠졌다. 인식 개선 없이는 한중 관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흐름은 미중 관계의 본질이 ‘협력’에서 ‘경쟁’으로 바뀌면서 한중 관계도 이에 대한 구조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부터 미중 양국이 노골적으로 전략적 경쟁자가 됐다. 한미 동맹을 외교와 안보, 경제, 정치의 근간으로 삼는 한국에서 중국은 대단히 불편한 존재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정부가 서로 넘지 말아야 할 ‘가드레일’을 설정해 더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고 감염병 확산으로 수년째 막힌 인적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 원장은 “양국 민간 영역에서 무조건 많이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양국 관계에서 정치외교적 요소가 문화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러시아인 81% 푸틴 믿는다…우크라와 전쟁 지지”

    “러시아인 81% 푸틴 믿는다…우크라와 전쟁 지지”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믿고 있다. 전쟁 직전 60%대였던 지지율은 전쟁 직후 80%까지 치솟았고, 6개월이 흐른 현재 80%가 넘는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타스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인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전주보다 0.5%P 상승한 81.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78.3%로 이 역시 전주보다 0.2%P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친정부 여론조사기관들은 하나같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묘사하지 못하며, 대신 ‘특수 작전’이라는 용어를 고수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이를 따르지 않은 언론 매체는 일제히 폐쇄됐고, 러시아 내 거의 모든 독립 성향 언론사가 전쟁 첫 주에 문을 닫았다. 현재 러시아 국영채널에서는 러시아군의 실패와 피해에 관한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러시아 TV에는 우크라이나의 나치와 싸운다는 크렘린궁의 선전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언론 통제 효과일까. 러시아인 68%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물론 국영기관의 여론조사 질문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기지 건설을 차단하고 나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특수 군사작전을 찬성하는가’라는 문구를 사용해 찬성을 유도했다. ‘전쟁’이나 ‘침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상대를 ‘나치 세력’으로 규정했다. 러시아의 독립 언론 메두자의 알렉세이 코발레프 탐사보도 담당 에디터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국민의 고통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은 여론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도시 거리에선 ‘전쟁 반대’라는 낙서가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한다”라며 러시아 내에서도 반전 분위기는 분명 존재한다고 전했다.한편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10명 중 8명꼴로 전쟁에서 승리하고 점령된 영토를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 도네츠크, 루한스크 지역의 주민들은 설문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가 우크라이나의 레이팅 그룹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64%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1991년 독립 이후 국제적으로 인정된 모든 영토를 회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응답자의 14%는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전쟁 이전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던 영토를 되찾을 것이라 기대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동부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대부분 지역이 포함된다. 또 우크라이나 국민의 91%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선 72%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 “尹 국정운영 ‘긍정’ 2주만에 6%P 하락해 28%… ‘부정’ 65%”

    “尹 국정운영 ‘긍정’ 2주만에 6%P 하락해 28%… ‘부정’ 65%”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2주 사이 6%포인트 낮아진 반면 부정 평가는 11%포인트나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집계됐다. NBS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20%대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격주로 이뤄지는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6월 3주차 49%, 6월 5주차 45%, 7월 2주차 33%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7월 4주차에 34%를 기록해 1%포인트 반등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다시 6%포인트 하락했다. 국정운영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인 2주 전(7월 4주차) 54%에서 65%로 11%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상승폭은 6월 5주차∼7월 2주차의 16%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긍정 평가 이유로는 ‘결단력이 있어서’(24%), ‘공정하고 정의로워서’(23%), ‘국민과 소통을 잘해서’(17%), ‘약속한 공약을 잘 실천해서’(12%) 등이 언급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33%),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29%),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내각에 기용해서’(17%), ‘정책 비전이 부족해서’(9%) 등이 꼽혔다. 국정운영 신뢰도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한 36%로 집계됐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60%로, 7% 포인트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지난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37%였고, 더불어민주당은 4%포인트 상승한 33%로 조사됐다. 정의당은 6%의 지지도를 보여 2%포인트 상승했다.
  • 한의약진흥원, ‘제2회 한의약 아카데미’ 개최… ‘한약소비실태조사’ 심층분석

    한의약진흥원, ‘제2회 한의약 아카데미’ 개최… ‘한약소비실태조사’ 심층분석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서울 분원 세미나실에서 ‘한약소비실태조사 심층분석 및 한의약 발전방향’을 주제로 ‘제2회 한의약 아카데미’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아카데미는 2021년 ‘한약소비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한 심층분석(한약소비 현황 및 한약이용 요인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약의 품질 향상 및 조제·판매 등에 대한 한의약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2021년 한약소비실태조사 기초보고 결과 및 시계열 분석’을 주제로 한약소비실태조사의 주요 결과와 한약 산업 동향 등을 공유했다. 이어 한의의료기관의 ▲원외탕전 이용 ▲첩약 증감 ▲한약제제 이용에 미치는 요인과 한약소비실태조사 심층 인터뷰 조사내용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6인의 심층 토론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정창현 한국한의약진흥원 원장은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실제 정책 수립 및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신뢰도가 높은 통계”라면서 “현재 우리 원에서 진행하는 ‘2022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구 수돗물서 ‘녹조 발암물질’ 검출… 낙동강 오염 줄여야

    대구 수돗물서 ‘녹조 발암물질’ 검출… 낙동강 오염 줄여야

    낙동강에 최악의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이 낙동강 물을 원수로 하는 대구 수돗물에 대해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ℓ당 최대 0.28마이크로그램(㎍) 검출되면서 마시는 물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 의해 발생하는 발암물질이다. 환경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환경부 고시에 따른 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LC-MS/MS)으로는 가장 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LR 등 5종이 수돗물에서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팀이 분석에 사용한 효소 면역측정법(ELISA)은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낮고, 표시한계가 ℓ당 0.3㎍으로 그 미만 값은 신뢰도가 낮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교수는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일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학계에 보고된 마이크로시스틴은 300종 가까이 된다. LC-MS/MS는 목표로 삼은 마이크로시스틴 종의 검출 여부만 확인하고, ELISA는 종 구분은 못 하지만 모든 마이크로시스틴의 총농도를 확인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마이크로시스틴 종에 대한 독성 여부가 검증된 게 아니어서 미국은 미검증 종의 독성을 LR에 준한다고 보는데 단순히 몇 종만 확인하고 물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안일한 태도”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돗물 안전’을 알리는 데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낙동강 원수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수돗물뿐만 아니라 레저 활동이나 농작물로 마이크로시스틴이 체내에 흡수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이 교수팀의 연구에서 낙동강·금강에서 키운 농작물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당 1.85㎍까지 검출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을 품은 액체 미립자가 공기 중에 부유하면서 8㎞ 내에서 생활하는 주민의 간, 신경계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로 전파 경로가 다양해 원수를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강우량 부족을 녹조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인, 질소 등의 영양물질이 강에 많이 흘러드는 게 근본 원인”이라며 “생활하수, 축산 폐수 등이 강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녹조 예방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 [포토] ‘사퇴 표명’ 박순애 사회부총리

    [포토] ‘사퇴 표명’ 박순애 사회부총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 8일 결국 사퇴했다. 지난달 5일 취임한 지 불과 34일만에 사실상 경질된 셈이다. 취임 전부터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에 시달렸던 박 부총리는 취임 이후 섣부른 정책 발표와 ‘졸속 의견수렴’으로 정부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질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낳았다. 그 결과 ‘만 5세’ 취학 추진방안을 발표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부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역대 교육부 장관 가운데는 임기가 5번째로 짧은 ‘단명’ 장관으로 기록됐다. ◇ 취임 전부터 음주운전 등 도덕성·전문성 논란 박 부총리는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음주운전과 논문 표절 의혹, 이른바 ‘조교 갑질’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2001년 혈중알코올농도 0.25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는 20년 이상 지난 사안이고 당시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결격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공무원의 경우 음주운전은 성적 조작 등과 함께 중대 비위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교직 사회에서조차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다른 부처와 달리 자라나는 아이들과 교사들의 귀감이 돼야 하는 ‘교육부’ 장관이라는 점, 더구나 국무위원 중에서도 사회분야를 총괄하는 ‘부총리’ 자리라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더욱 문제가 됐다. 박 부총리는 자녀 입시컨설팅과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연구 윤리가 정립되기 이전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교육정책을 다뤄보지 않아 전문성 논란도 컸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교육과정 개정, 대입 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생한 학력격차 해소 등 산적한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 갑작스러운 학제개편 발표, 이후 수습과정 더 혼란…리더십·신뢰성 치명상 이전까지 ‘논란’ 수준이었던 비판이 ‘사퇴론’으로 바뀐 것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부터였다. 교육부는 업무보고 자료에서 학제 개편을 언급하며 ‘모든 아이들이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향을 본격 논의·추진’한다고 적었다. 박 부총리는 “2022년 말 대국민 설문조사를 하고 2023년 시안을 만든 뒤 2024년에 확정하면, 2025년 정도 되면 (일부 5세 아동이) 첫 학기에 진학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책을 ‘검토’하는 수준이 아니라 ‘추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유아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국정과제에도 없던 학제 개편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물론, 정부가 불과 2년여 뒤부터 이를 시행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는 점에 학부모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사태 이후의 대처 과정이다. 박 부총리는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간담회 역시 너무 긴급하게 열어 참석자들 사이에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식석상에서 언론 질의를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제 개편안에 대한 성급한 발표가 박 부총리의 전문성 또는 경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해도 그 이후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극 해명·소통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 우왕좌왕하거나 회피하는 모습으로 혼란을 더 키운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까지 하락하고, 박 부총리를 둘러싼 논란이 지지율 급락에 결정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사퇴론에 힘이 실렸다. 지난 5일부터 두문불출하던 박 부총리는 사퇴설이 흘러나온 8일 오전에도 내내 침묵을 유지하다가 이날 오후 5시30분이 돼서야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미 리더십과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은 만큼 향후 교육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껏 엄마들이 유모차 끌고 집 밖으로 나오게 해서 성공한 정부는 없었다”며 “교육 이슈가 얼마나 민감한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교육부 수장이 돼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 박경귀 아산시장 열린간담회, 518건 시민건의 ‘봇물’

    박경귀 아산시장 열린간담회, 518건 시민건의 ‘봇물’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민선 8기 시정방향과 비전 공유를 위해 진행한 17개 읍면동 방문에서 시민 건의가 500건을 넘어섰다. 8일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27일까지 17개 읍면동을 찾아 시민들과 민선8기 시정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고 지역별 현안에 관해 설명하는 열린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읍면동 열린간담회에서는 ▲현장 발언 187건 ▲현장 서면 230건 ▲사전(서면) 101건 총 518건의 건의 사항이 접수됐다. 아산시는 접수된 건의 사항에 대해 시급성·필요성·효율성 등 검토를 거쳐 건의자에게 추진과정을 개별 통지하고 수시로 설명해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박경귀 시장은 “즉시 처리 가능한 건의 사항은 바로, 예산이 수반되는 사항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8월부터 매월 1회 ‘365일 열린 시장실’ 운영 등 시민을 섬기는 열린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심미경 서울시의원, 응급환자 위한 코로나 대응 의료체계 개편 강조

    심미경 서울시의원, 응급환자 위한 코로나 대응 의료체계 개편 강조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심미경 의원(국민의힘, 동대문2)은 지난 4일 제311회 임시회 폐회 중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시장비서실, 정무부시장실 및 의회사무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시장비서실 업무보고 자리에서 심 의원은 “코로나19 중심의 의료대응체계로 인해 어르신 등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응급환자가 병원 앞에서 운명을 달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맞춤형 의료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시된 의회사무처 업무보고에서 심 의원은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40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회성·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제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프로그램 설계와 운영이 필요하고, 성과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 피드백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특별시의회의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은 취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실무 경험 및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방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대학생의 관심과 신뢰도를 제고하려는 취지다. 금년 처음 도입돼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가정폭력 피해”vs“명예훼손” 결혼 15개월 만에 이혼한 조니 뎁과 엠버 허드. 2016년 이혼 후 6년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니 뎁이 남성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발기부전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법원 문서가 유출됐다. 뉴욕포스트·페이식스 등 현지 언론은 3일(현지시간) 엠버 허드 측이 지난 3월 법원 서류를 통해 “조니 뎁은 발기부전 상태를 공개를 원하지 않지만 조니 뎁의 질병은 그의 분노와 앰버 허드를 향한 성폭력과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앰버 허드는 조니 뎁이 결혼생활 동안 무수한 신체적·심리적 가정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조니 뎁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엠버 허드가 뎁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1500만 달러(한화 약 18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선 규정, 뎁이 맞소송에서 일부 내야할 돈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허드가 내야 할 액수는 835만 달러(한화 약 109억원)에 달한다. 허드는 파산을 선언하고 저택까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조니 뎁 편에 선 미 배심원단 이 사건을 영국은 판사가 심리했고, 미국에서는 배심 재판으로 진행됐다. 영국 판사는 “엠버 허드가 둘의 침대에 대변을 봤다”는 조니 뎁의 주장은 증거가 전혀 없으며, 허드가 아닌 조니 뎁이 복용하던 마약을 섭취한 반려견의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아내 폭행범’이라고 언급한 기사가 명예훼손이라는 조니 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실질적으로 사실”이라며 엠버 허드가 주장한 14번의 폭력 중 적어도 12번의 폭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조니 뎁의 편을 들었다. 두 번의 소송을 모두 취재한 가디언 기자 해들리 프리먼은 BBC에 미국에서의 재판이 TV로 중계됐다는 점이 또 다른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재판에 관한 기사는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라며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법원의 낙태 판결에 대한 기사보다 이 법정 드라마에 더 관심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영국과 다른 판결 나온 이유는 프리먼은 허드를 향한 대중의 독설이 “#미투(MeToo)에 대한 백래시(반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앰버 허드를 보고 있으면 미투 운동의 슬로건이었던 ‘여성을 믿어라’(Believe Women)를 외쳤던 때가 아주 오래 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국제 미디어법 전문 변호사 마크 스티픈스는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조니 뎁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을 뒤집는 전략을 썼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측의 신뢰도를 공격하는 조니 뎁의 전략이 영국 재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배심원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은 조니 뎁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엠버 허드 측은 “배심원들의 판결이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나서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라며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공정은 수년간 한국 사회의 역린이었다. 잘나가던 정치인, 연예인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를 했다는 이유로 몰락했다. 불공정 프레임(생각의 틀)은 외국인·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씌워지기도 한다. 세상을 공정한지, 아닌지로만 나눠 보는 이분법 사회에서는 다른 가치로 현상을 바라보는 게 어려워졌다. 자칫 약자 혐오로까지 이어진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3회에서는 공정이 때때로 혐오의 숙주가 되는 모습을 살펴봤다.“‘파업할 시간에 다른 직장이나 알아봐라’ 같은 댓글이 많이 달렸었어요. 그때는 그게 혐오인 줄도 몰랐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인 정연홍(42)씨는 청춘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는 2004년 KTX 1기 승무원으로 입사했다가 2년 6개월 만에 해고당한 280여명 중 1명이다. 코레일은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되면 정규직으로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회사만큼이나 정씨와 동료를 몰아붙인 건 일부 여론이었다. 승무원의 집단행동을 ‘떼쓰기’로 규정했다. 그들의 요구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악플(악성댓글)뿐 아니라 얼굴을 드러낸 혐오도 있었다.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2008년 대학 수업에서 KTX 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다뤘는데 한 학생이 ‘날로 정규직이 되려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당시 수강생들의 주류 정서였다”고 전했다. 정씨는 “‘정직원이 되려면 시험을 다시 보라’는 악플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정규직을 원해 싸운 게 아니라 승무원이 안전 등 주요 업무를 하는 만큼 약속대로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와 동료들은 1·2심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는데 이때 KTX 판결을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 2018년에야 코레일 정규직 직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불공정 채용의 수혜자가 아닌 불공정 재판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문규직·하퀴벌레 ‘KTX 사건’은 공정이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과 근로 여건이 열악한 비정규직 등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을’(乙)들이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 이후 흔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추진 과정(2017~2022년)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국내 비정규직 비율은 28.3%(2021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기준) 중 두 번째로 높았기에 고용 안정성과 질을 높이려면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주류 여론은 싸늘했다. 애초 정규직이었던 직원들은 ‘문규직’(문재인 정부 때 전환된 정규직)이라는 혐오성 짙은 표현까지 써 가며 비판했다. 이들의 분노와 혐오를 읽는 핵심 키워드는 ‘능력주의’와 ‘보상심리’다. 피나는 노력으로 좁은 취업문을 통과했고, 그 대가로 정규직 사원증을 받은 건데 제대로 된 시험도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는 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 비정규직 혐오로 이어진 능력주의 문재인 정부 때 비정규직 수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한 공사의 직원 A씨는 “기존 정규직은 대학 졸업할 때쯤 어려운 시험을 봐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는데 그저 오래 다녔다고 정규직을 시켜 주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 “막 입사한 사원일수록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휴양시설 이용권 등 회사의 복지 자원은 그대로인데 나눠 써야 하는 사람이 몇천 명 늘어나니 경쟁이 심해졌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분노가 컸던 이유도 비슷하다. 불공정한 인사 탓에 공채 시험을 통과한 능력주의의 승자가 차지할 몫이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가 주축이 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의 송시영(31) 위원장은 “저희 세대는 취업문이 워낙 좁아 여러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치열하게 해야 했다”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화는) 그 노력의 대가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시험만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고 그 결과를 계급처럼 받아들인다”면서 “건강한 사회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분노와 혐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2018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2020년)의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교통공사는 무기직과 정규직의 직급체계가 완전히 달랐는데 이를 통합해 논란이 커졌다”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예산을 통제하는 상태에서 정규직화 속도만 올리다 보니 기존 정규직의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때 원청 정규직들이 ‘하퀴벌레’(하청+바퀴벌레)라는 멸칭까지 쓰는 등 혐오가 멈추지 않고 있다. # 치안조무사 특정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도 그 바탕엔 능력주의가 깔려 있다. 여성경찰을 둘러싼 비난이 대표적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경찰이 됐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직 내 여성인력 확대 방침의 일환으로 2018~2021년 경찰 전체 채용 인력의 24.2%를 여성으로 뽑았다. 2016년과 비교해 14.4%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여경 불신론은 몇 가지 사건 탓에 커졌다. 2019년 5월 한 여경이 취객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번졌다. ‘치안조무사’(물리력이 필요한 치안 현장에서 여성은 보조적 역할만 한다는 뜻)라는 혐오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후 여경들은 일상에서 혐오·차별적 시선을 마주한다. 경남 지역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32·여) 순경은 “같은 인적사항이라도 남경이 물으면 잘 대답해 주지만 여경이 물으면 ‘그걸 왜 얘기해 줘야 하느냐’고 따져 승강이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작 사건 처리에 써야 할 시간을 까먹기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경 비율은 14.4%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면서 “젠더·가정폭력 등이 발생하면 여경의 출동이 효과적이지만 이조차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초교생도 “가난은 무능력 탓” 능력주의라는 안경을 꼈을 때 ‘실패자’로 보이는 이들을 혐오하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새 초등학생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등의 단어가 쓰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임대아파트 입주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오 작가는 “아이들이 교실이나 유튜브 등에서 성공 못 한 사람에 대한 혐오를 쉽게 접한다”며 “개인이 어려움에 처한 데는 사회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 이유가 있는데도 무조건 노력 부족 탓으로만 보는 시선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 기균충·엘사 일부 대학 신입생은 ‘기균충’(기회균등전형+충(蟲)), ‘지균충’(지역균형전형+충(蟲)) 등의 표현을 쓰며 특정 입시 전형 합격자를 깎아내린다. 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만 보면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닐 자격이 없으며 학업 능력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 한 유명 사립대의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농어촌 전형 삭제가 시급하다’거나 ‘읍면 지역도 다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수 있는데 왜 별도 전형이 필요하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재학생인 C(23·남)씨는 “조모임만 해 봐도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애들은 못하는 티가 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상무(전 인천 문일여고 교사)는 “농어촌 지역 학생은 입시 정보가 도시권 학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온라인에서 표면적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맞춤형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극우 사이트 ‘무임승차론’으로 공격 ‘일베’(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임승차론’을 앞세우며 약자를 수시로 공격한다. 우리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5·18 유공자가 형평에 어긋나게 과한 예우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식이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권리인 평등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한 형평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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