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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 준비하세요! 내신 반영 비율

    고1 학생들이 내신성적 관리에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내신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발표를 분석해보면 그리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신 강화방안이라는 것도 내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수우미양가 등 평어나 석차백분위에서 정확한 상대평가를 통한 9등급제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걱정과는 달리 실제 내신의 반영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이 내신 성적을 30% 반영하되, 국어·영어·수학·국사 등 4과목만 평가한다고 치자. 이 때 국어의 반영 비율은 30%의 4분의 1인 7.5%가 된다. 학생부는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를 합쳐 모두 12차례의 성적을 합산하기 때문에 얼마 전 치른 중간고사의 반영 비율은 0.625%(7.5÷12)에 불과하다. 이 수치 역시 국어에서 1등과 꼴찌를 한 학생의 성적 반영률의 차이이며, 내신을 기본점수 없이 반영하는 실제 반영비율을 30%로 잡은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 대학들의 내신을 반영할 때 기본점수를 부여, 겉으로 드러난 반영률보다 실제 반영률이 더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어의 반영률은 0.625%에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 차례의 시험에서 90점과 80점의 차이는 극히 미미해지고, 수행평가까지 고려하면 반영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대학들도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학부, 학과별로 내신의 반영 비율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한두 차례 시험을 망쳤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가 없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대 이공계대학원 논문실적 약학·수학분야 하버드대 추월

    서울대는 10일 이공계 대학원의 논문 수가 미국 최상위권 대학을 앞질렀으며 질적으로도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1994∼2003년 수리과학, 물리, 생명과학, 화학공학, 기계·항공, 약학 등 이공계 6개 분야의 교수 1인당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cited times)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대가 논문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평균 인용도를 나타내는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아닌 논문별 피인용 횟수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분야별로 1∼3위에 속하는 미 최상위권 대학원 논문 수를 100%로 볼 때 서울대는 1994년에는 74%이었으나 2003년에는 151%로 크게 증가했다.10∼30위권에 속하는 미 상위권 대학에 비해서는 2배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피인용 횟수에서는 1994년 평균 35% 수준에서 2003년에는 74%로 증가, 최상위권에 근접했을 뿐만 아니라 54%에 그친 미 상위권 대학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수학과 약학의 경우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에서 각 분야 최상위권 대학원인 하버드대와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UCSF)를 앞섰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은 “이 정도면 연구 수준면에서 미 이공계대학 대학원 중 20위권 정도”라면서 “5∼10년 안에 상위 10위권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인용자와 피인용 논문 작성자가 일치하는 자기인용(self citation) 횟수도 포함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 한 이공계 대학원 관계자는 “논문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피인용 횟수를 도입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자기인용 논문을 가려내지 않은 것은 분석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親부시·민영화로 지지층 균열 레임덕 현상땐 사퇴 불가피

    |파리 함혜리특파원|영국 노동당을 이끄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그의 52세 생일인 6일 역사적인 3기 집권을 시작했다.3기 연임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두 번째이며 노동당으로서는 1900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경제활황 덕분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반전 및 반 블레어 정서가 강하게 작용한 이번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도는 크게 떨어져 향후 정치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레어 총리는 앞으로 제1야당인 보수당을 견제하며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 이라크 철군 등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 리더십 재구축, 국민의 신뢰도 회복 등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블레어 총리는 좌파와 우파의 정책을 실용적으로 융합한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지난 1997년 만년 야당이던 노동당을 18년 만에 집권당으로 만들었다. 집권 초기 블레어의 개혁은 찬사를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의 실용주의적인 정치·경제개혁은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영국의 경제 호황을 이끌어냈으며 2001년 노동당의 재집권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집권 2기 후반은 여론의 혹독한 비판으로 얼룩졌다. 무상에 가까웠던 대학교육을 유료화했고, 무상의료제도(NHS)에 반하는 민영병원 설립을 추진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면서 여론의 비판과 함께 ‘부시의 푸들강아지’라는 조롱을 받았다. 더욱이 반대 여론 속에 강행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려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위협을 과장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를 의식한 듯 블레어 총리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여론에 귀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동당과 나는 8년 전에 비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으며 영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며 “분배에 관심을 갖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하원내 노동당 다수 의석 감소는 블레어 총리의 지도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총리직 이양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총선 직전 3기 집권 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브리스톨대학의 마크 위컴존스 교수는 “블레어 총리는 집권과 동시에 레임덕 현상에 빠져 크리스마스 이전에 총리직을 이양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블레어총리 3기연임 유력

    |파리 함혜리특파원|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의 역사적인 3기 연속 집권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영국 총선이 5일 실시된다. 마지막 선거 유세가 실시된 4일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노동당은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을 누르고 전체 659석 중 최다 의석을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 지지도 41%로 우위 투표를 하루 앞둔 4일 발표된 더 타임스와 포플러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 지지도는 41%, 보수당은 27%, 자유민주당은 23%로 나타났다.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전쟁 개시 8개월 전 미국과 침공작전을 상의했음을 시사하는 비밀회의록의 전격 공개가 표심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 여론조사에서도 노동당 39%, 보수당 29%, 자유민주당 22%의 지지율로 노동당이 과반에서 146석을 더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변이 없는 한 6일로 만 52세가 되는 블레어 총리는 3기 연속 집권하는 노동당 출신 첫 총리가 된다. 영국민의 표심은 “블레어는 밉지만 대안이 없다.”로 요약된다. 이라크 파병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관련 위협을 과장, 국민을 오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블레어 총리에 대한 신뢰도는 25%로 떨어졌지만 노동당 지지도는 37∼40%선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당 지지도가 요지부동인 것은 최장기 경제 호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막판 변수들 저조한 투표율이 최대 변수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1차대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1년 6월 총선의 59.4%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총선에서 제1야당인 보수당 지지자들이 높은 응집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당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부동층의 향배도 관심사다. 보도에 따르면 유권자의 36%가 선거 당일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다는 반응이다. 가디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 당일 투표 성향에 따라 선거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지역구는 108개다. 노동당 지지자 2.8%만 보수당으로 이동해도 선거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lotus@seoul.co.kr
  • TV 맞수’ 해외 시사프로 격돌

    TV 맞수’ 해외 시사프로 격돌

    지상파 라이벌 MBC와 KBS가 봄철 개편에서는 국제 시사 프로그램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MBC의 ‘W’와 KBS의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가 그것. 두 프로그램 모두 서방 선진국 언론의 시선이 걸러지지 않은 채 국내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던 기존 국제 뉴스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우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땀이 밴 국제 뉴스’를 만들어 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W’가 시사교양국 프로듀서들의 손으로 빚어지는 반면,‘특파원‘은 보도국 국제팀 기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어느 쪽이 먼저 본격 국제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다 친근하게 보다 깊게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29일 밤 11시45분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시청자를 찾아가는 MBC의 ‘W’. 이름부터 튄다. 월드 와이드 위클리(World Wide Weekly)의 첫 글자를 땄다. 첫 방송분에서 보듯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을 찾아가는 등 평소에 시청자가 접하기 힘든 제3세계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다룰 계획이지만, 주된 화두는 역시 세계 속에서 바라본 한반도다. ‘효순·미선 여중생 사망 사건’의 후일담으로 가해자 마크 워커 병장을 수소문 끝에 미국에서 찾아내 “사고후 매일 그 생각이 나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는 솔직한 심경을 들어 본다거나, 차기 아이템으로 마련하고 있는 이라크 전에서 사망한 한국계 미군의 이야기 등은 이러한 맥락을 밟고 있다. 팔방미인 최윤영 아나운서를 단독 진행자로 내세워 시청자에게 국제 뉴스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도를 높이며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29일에는 최 아나운서가 일본 TV아사히 국제부 엔도 기자와 ‘독도와 한·일 외교전’을 주제로 위성 통신으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이후에도 위성 대담 등으로 한국인과는 다른, 외국인들의 관점을 짚어보는 기회도 자주 마련할 계획이다. 한홍석 책임 프로듀서는 “우리 국민은 의외로 해외 뉴스에 관심이 적다.”면서 “먼나라 이야기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지루하지 않게, 하지만 심층적이고 균형적인 국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순수 국제 뉴스 매거진 선언 새달 5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자정에 방영되는 KBS의 ‘특파원‘는 9개국 11개 지국 해외 특파원들이 현지 밀착 취재로 그 주의 화두를 정리한다. 늦게 출발하지만, 주간 편성으로는 ‘W’에 하루 앞서 나가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회 특파원이라는 기동팀을 꾸려 국제 뉴스의 사각 지대인 분쟁 지역이나 오지 등을 집중 조명한다는 것. 또 국내 뉴스에 한 다리가 걸쳐진 해외 뉴스 보도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국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W’와 다르다. 첫 회에는 중국이 내놓은 반분열법과 관련해 타이완 최북단 금문도를 찾아, 중국과는 구별되는 타이완 현지의 목소리를 듣고, 인도네시아 쓰나미(지진·해일) 피해 지역의 5개월 후 현재 모습을 담아낸다. 또 종족 간 학살 사태로 3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찾아가 살펴보는 심층 르포도 후속으로 준비했다. 진행은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아나운서나 외부 인사가 아니라, 이라크 현지 취재 등의 경험이 있는 국제팀 소속 이영현 기자에게 맡겨졌다. 제작 책임을 맡은 김헌식 기자는 “친근한 국내 뉴스의 연장선상에 놓인 국제 뉴스를 담고 있는 ‘W’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철저하게 객관성을 유지한다면, 감성적으로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피디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한 ‘W’와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의도in] “나는 51회 회장”

    김원기 국회의장이 ‘51회(會) 회장’을 자임하고 나섰다. 김 의장은 지난달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 국회 신뢰도에서 한국이 18%로 미국(75%)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따라서 국회 신뢰도를 51%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51회’라는 가상의 조직을 만들었다. 요즘 김 의장은 “재임기간 중 국회 신뢰도를 51%까지 끌어올리는 게 꿈”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다는 것.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김 의장은 적극 세일에 나섰다.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을 만났을 때도 “내가 회장이니 얼굴을 봐서라도 51회에 가입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장은 신뢰도 향상을 위해서는 의원들의 적극적 의회활동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회기 중 의원들의 출결사항을 꼼꼼히 체크하도록 지시했다. 적당한 때 이를 공개해 망신을 주는 ‘충격요법’도 검토 중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성공시대] 온·오프라인 중고컴퓨터점 ‘PC로’ 임광진 사장

    [성공시대] 온·오프라인 중고컴퓨터점 ‘PC로’ 임광진 사장

    창업 지망생이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면 대개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부지불식중에 쌓인 노하우가 장사에서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돈가스가게 주인으로 외도하던 한 전자공학도가 쓰디쓴 실패를 맛본 뒤 다시 솔잎을 찾았다. 중고컴퓨터 업계에서 온·오프라인의 협공을 펼치는 ‘PC로’의 임광진(34)씨가 바로 그다. ●전공과 무관한 음식점하다 혼쭐 직장생활 4년차이던 지난 1999년. 컴퓨터 회사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하던 그는 ‘40세 CEO’를 꿈꾸며 과감하게 사직서를 냈다. 법인 설립부터 회계까지 회사운영에 대해 개괄적으로 체득하려고 일단 컴퓨터를 유지·보수하는 자그마한 회사를 세웠다. 1년여 동안 회사는 그럭저럭 잘 굴러갔지만 배움에 대한 동경으로 잠시 접고 대학문을 두드렸다. 학위를 받은 뒤 지난 2003년 3월,1억여원을 들여 관악구 봉천동에 돈가스와 스파게티를 함께 파는 음식점을 열었다. “한달에 하루만 쉴 정도로 무척 열심히 일했어요. 조리부터 배달까지 혼자서 해결하는 ‘원맨 시스템’이었는데 모든 것을 혼자 하다 보니 결국 맛에 소홀해졌어요.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날리고 같은 해 11월 급기야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음식점을 그만둔 뒤에도 가게는 빠지지 않았다. 돈가스 가게 자리에 그대로 컴퓨터 매장을 열었다. 홈페이지 제작까지 맡으며 9개월 동안 더 운영한 끝에 보증금과 권리금을 돌려받고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제대로된 창업스쿨 거쳐 ‘재창업’ 이후 장사의 기초를 체계적으로 다지자는 생각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실전창업스쿨에 등록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지난해 12월 구로구 구로5동 주택가에 사무실을 틀었다. 권리금조차 없는 허름한 건물 2층이었다. “창업스쿨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또 외식업은 매장의 위치가 중요하지만 중고PC는 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하기 때문에 입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매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하지만 이 자리를 얻는데도 100군데 이상을 돌아다녔을 정도로 꼼꼼하게 다리품을 팔았음은 물론이다. 중고컴퓨터 인터넷 쇼핑몰은 대다수 사이트의 구성이 엉성해 호기였다. 하지만 홈페이지의 이미지가 제품의 신뢰도와 연결된다고 판단해 전문업체의 외주를 통해 깔끔한 홈페이지를 갖췄다. 또 고객의 구미에 맞춰 중고 컴퓨터를 게임용과 업무용, 멀티미디어용 등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세분화했다. 물론 가격이나 기종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분류해 놓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스폰서 광고도 했다. “중고제품은 싸게 들여와서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이문이 크죠. 사실 중고 장사는 가격을 낮추면 다 팔리기 때문에 얼마나 중고 PC를 저렴하게 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물건 확보를 위해 각종 생활정보지와 매일 100곳 이상의 인터넷 게시판에 광고를 합니다.” 임씨가 중고PC를 들여오는 또 다른 방법은 컴퓨터 수리를 통해서다. 현재 전체 매출액에서 중고 PC와 컴퓨터 수리로 얻어지는 수입의 비율은 대략 8대 2. 애프터 서비스는 중고 PC를 모을 수 있는 구매 통로이기도 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월 매출 3000만원… 마진율 30%로 높은 편 온·오프라인의 판매 비율은 6대 4, 월 매출액 3000만원을 올린다. 여기서 마진율은 30% 정도다.3만∼50만원에 팔리는 컴퓨터 본체는 월 100여대가 빠져 나간다. 임대 보증금과 시설비를 포함해 2000만원,PC 구입비용 4000만원 등을 합쳐 모두 6000만원이 들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중고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포털사이트가 없어요. 중고PC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중고품을 연상하면 바로 떠오르는 중고품 전문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바람입니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가전업계 ‘국내1위 자리’ 설전

    백색가전과 디지털기기 국내 1위 자리를 놓고 업체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PDP TV와 LCD TV, 홈시어터 등 7개 품목이 마케팅 조사업체인 GfK코리아로부터 국내시장의 1위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GfK코리아는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국내 가전 유통업체에 의뢰해 작년 한해동안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20가지 전자제품의 판매량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1위 품목을 선정하고 ‘Gfk No.1 브랜드인증’을 수여했다. LG전자는 이중 PDP TV와 LCD TV, 홈시어터, 김치냉장고, 세탁기(드럼세탁기 포함), 청소기,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등 모두 7개 품목이 1위 브랜드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DVD플레이어, 냉장고, 평면TV, 오디오 등 6개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와 올림푸스가 강했던 캠코더와 디지털카메라는 소니가 1위로 선정돼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밖에 밥솥은 쿠쿠가 전기다리미와 면도기는 필립스가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외부기관에 의한 첫 조사결과라는 의미는 있지만 전속대리점을 통한 판매는 포함되지 않는 등 신뢰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전속대리점인 ‘디지털프라자’ 비중이 40%를 넘는데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쟁업체들은 “조사방법과 조사대상, 기간 등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품목은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주장했다.1위 선정 기준이 매출액이 아니라 판매대수여서 일부 업체들은 “우리 제품은 프리미엄 위주여서 판매대수는 큰 의미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머독 “뉴스 수집·전달방식 바꿔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세계 최대의 언론 기업군을 경영하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신문은 인터넷을 두려워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디지털 혁명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독 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신문편집인협회 초청 강연에서 “종이로 된 신문은 오는 2040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머독 회장은 시장조사 결과 뉴스를 찾는 18∼34세의 젊은이 가운데 44%는 인터넷을,19%는 신문을 본다는 카네기재단의 보고서를 제시하며 “신문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는 독자와 광고를 잡기 위해서는 뉴스 수집과 전달 방식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독 회장은 특히 신문에 대해 느끼는 독자의 신뢰도가 9%, 유용성이 8%, 오락성이 4%라는 수치를 통해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충성도’가 위기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지적했다. 머독 회장은 “지난 90년대말 디지털 혁명이란 말이 나왔을 때 솔직히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고백한 뒤 “그러나 저널리즘을 향상하고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명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많은 신문사가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그 가운데 몇개 회사가 웹사이트의 이점을 극대화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머독 회장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문화의 변화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좋은 기사를 쓰는 것만큼 독자들이 원하는 기사를 쓰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와는 다른 뉴스를 원한다.”면서 “예컨대 이라크전이 미국 대통령선거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휘발유값에 미치는 영향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 젊은 세대”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콘텐츠의 유료화와 관련, 머독 회장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면서 “유료화보다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머독 회장은 이미 신문 광고가 인터넷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정부가 키운 ‘경기착시’? 지표는 ‘마이너스’

    정부가 키운 ‘경기착시’? 지표는 ‘마이너스’

    정부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기 위해 무리한 통계수치 발표를 남발,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 등을 내세워 당장이라도 경기가 급반등할 것처럼 분위기를 띄웠지만 생산·소비·고용 등 실제 경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회복 청신호’ 카드매출의 신빙성 재정경제부는 연초부터 카드 이용액, 자동차 판매량, 휘발유 소비량 증가 등 내용을 담은 ‘속보지표’를 잇달아 내며 구두(口頭)로 ‘경기회복’의 군불을 지폈다. 특히 업종별 카드매출 발표를 통해 백화점, 할인점, 의료, 학원 등 내수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통계청이 국내 전체 산업을 조사해 매월 발표하는 ‘한국경제의 공식 성적표’인 산업활동 동향과 서비스업활동 동향은 속보지표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출 등의 증감폭이 지나치게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증가세와 감소세가 뒤바뀌어 나타나기도 했다. 재경부 발표에 따르면 백화점 카드매출은 올 1월과 2월에 각각 전년동월 대비 3%와 6%가 뛰었다. 그러나 통계청 집계로는 각각 6.7%와 2.4%가 감소했다. 할인점과 슈퍼마켓도 수치가 지나치게 차이났다. 또 주유소 카드매출은 1,2월에 각각 16%와 14%가 늘었지만 통계청이 집계한 차량연료 소매판매량은 오히려 2.6%와 0.6% 줄었다. 학원도 카드매출은 1,2월에 각각 35%와 13% 증가했지만 통계청 발표 자료에서는 7.7%와 7.4% 감소로 나타났다. 카드매출이 7% 뛴 2월 의료서비스 규모도 통계청 발표에서는 마이너스 1.1%이었다. 자동차 판매량도 당초 정부의 발표와 달리 올 1월에만 전년대비 5% 늘었다가 2,3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거품 낀 통계, 착시 부를라 수치가 어긋나는 데에는 불변가격(통계청)과 경상가격(카드매출)간 괴리 등 이유가 있지만 신용카드 매출이 현 경기국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카드매출 조사가 통계청의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높게 나타나는 것은 서울지역 대형 백화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주유소 등 차량연료 판매에도 ‘기준의 착시(錯視)’가 있다. 카드매출은 ‘판매가격’이 기준이지만 통계청의 차량연료 소매판매 통계는 ‘판매량’(ℓ)을 기준으로 삼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름 판매량이 줄었는데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매가격이 뛰면서 유류 소비가 급증한 것처럼 나타났다.”면서 착시를 경고했다. ●“속보지표는 현재 경기흐름 알려주겠다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속보지표를 통해 경기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현재의 경기흐름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제로 신용카드 통계에서 내수 감소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급격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경기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를 굳이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경기상황을 자의적으로 분식(粉飾)해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민간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경기상황을 대변하지 못하는 지표라면 차라리 발표하지 않는 게 낫다.”면서 “정부가 실제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신호)이 가지 않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진단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헷갈려 하고 있다.”며 “자칫 정부의 신뢰도에 타격을 줘 정작 필요할 때 약발이 안먹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신용카드 이용액이 15조 6000억원으로 전년동월보다 17.3% 증가하는 등 소비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재경부의 12일 보도자료가 이달 말 통계청 발표에서 어느 정도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고] 대통령의 ‘형제나라’ 터키 방문/권영재 주 터키대사

    터키인은 우랄알타이어를 쓰고 몽고반점이 있는 몽골리안으로 우리와 민족의 뿌리가 같으며, 한국전에 참전한 혈맹의 우방으로서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를 만큼 우호감을 갖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번째로 1957년도에 우리와 수교한 원로 우방국이다. 양국간 수교 이후 터키의 대통령과 총리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한국 대통령은 그동안 한번도 터키를 방문한 적이 없으므로, 혈맹의 우방국으로서 외교적으로 큰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수교 48년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방문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인이 처음 터키에 근무하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터키는 그들의 따뜻한 우호감과는 달리, 한국이 터키를 잘 모르고 냉랭하게 대하는데 대해 서운함과 불만의 감정을 갖고 있었으며, 양국간 투자는 전무했고 교역량은 불과 1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러다가,1990년대 말부터 5년 동안 한국과 터키의 관계는 극적인 발전을 이룩해왔다.1999년 터키가 대지진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전달한 200만달러에 이르는 현금과 물자는 터키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아울러 2002년도 월드컵대회에서 보여 주었던 우리 국민들의 열렬한 터키 사랑 표현은, 그동안 쌓여왔던 한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말끔히 씻어내고 피를 나눈 우방의 확신을 갖게 했다. 그 결과,2004년말 한국의 대 터키 투자액은 3억달러에 육박했고, 양국간 교역량은 23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방한 교류협력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여, 바야흐로 양국관계는 상승일로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양국간 기존 우호관계의 한 단계 격상은 물론 국익 차원의 경제통상 증진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에 그 중요성이 있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의 중앙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소련의 개방에 때맞추어 독립한 터키어를 쓰는 신생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와 특별한 우호관계에 있어, 이들 국가들과 통상과 투자 진출의 거점으로 터키의 가치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 더구나, 오는 10월 터키의 유럽연합(EU)의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는 터키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 제고와 활력을 불어넣어 향후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부응하여 양국간 투자·교역량도 각별한 우호관계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우리 군의 이라크 북부지역 파병은 인접국 터키의 전적인 이해와 후원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노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1·30 총선을 치른 이라크 국내 상황을 조율하고 평화유지 및 향후 재건사업을 위한 진출을 고려해볼 때 시기적으로도 적절하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는 2007년은 한·터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로, 대통령의 이번 터키 방문을 계기로 2007년을 ‘한·터 우정의 해’로 선포, 양국에서 폭넓은 경제·사회·문화·예술 교류행사 등 대대적 연중행사를 계획·추진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하여, 지난 반세기동안 다져온 양국관계가 종합적으로 극대화되어 진정한 ‘형제의 나라’ 차원으로 승화되는 새로운 장(章)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마음 속으로부터 좋아하고 ‘형제의 나라’라고까지 표현하는 국가가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터키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터키는 우리에게 진정 ‘멀지만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권영재 주 터키대사
  •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한·일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가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5일 공개됐다. 역사왜곡으로 지탄받고 있는 일본 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는 한·일 관계는 물론 중·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외교학자인 최영호 영산대 국제학부 교수와 사학자인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대담을 마련해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전망하고 바람직한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신주백 박사 일본 교과서 8종의 한국 관련 분야를 검토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후소샤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출판사 것은 2001년 검정본 통과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후소샤 것은 판형이 B5 크기에서 A4 크기로 바뀌어 사진을 다양하게 싣고, 문장도 다듬는 등 시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내용은 검정을 신청했을 때보다는 완화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최영호 교수 후소샤 교과서의 근대사 부분을 집중해서 보면 19세기 조선의 국제적인 지위를 다루면서 중국에 ‘조공하였던’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검정 신정판에는 ‘복속국’이라고 썼다가 완화시키면서도 폄하하는 교묘한 논리를 썼지요.‘조선의 근대화와 일본’이라는 단원에서도 ‘군제를 개혁하는 데 일본이 지원했다.’는 표현도 있어요.19세기 조선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지원했다는 내용을 두드러지게 반영한 것입니다. 후소샤 교과서를 만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대(對)국민 국가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검정본은 중국 관련 서술도 문제입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침략을 유도했다고 서술돼 있을 정도입니다. 상업전략으로 이렇게 했다면 얼마나 먹혀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국제사회가 시끄러우면 오히려 채택되기 어려울 텐데요. 중국에 대한 서술방식은 신뢰도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최 전체 교과서의 우경화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후소샤가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다지 문제삼지 않은 다른 교과서들이 위안부 문제 등을 2001년보다 많이 삭제했습니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토양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라고 봅니다. 국민통합의 이념으로 통합의 상징이 ‘천황’ 또는 ‘천황제도’지요. 국민 통합의 방향은 크게 보수적인 색채를 띤 문화론과 국제적으로 나가는 문명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1990년대부터 일본 경제가 대단히 좋지 않아요. 일부 청소년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문화론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찾으려는 일본 대중과 영합하는 정치가들이 나타나 감성에 맞는 언행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 정치권의 전쟁 이전 세대는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은 부족했지만 전쟁을 반성하거나 재고하기는 했거든요. 하지만 전후 세대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신 앞으로의 한·일 관계라고 할까,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도 살펴보면 변수가 많을 것 같아요. 중국은 현재 상황에서 시장경제를 강화시켜야 하는 처지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대의 국제행사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도 북핵 문제를 일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풀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도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좋아하지 않고요. 일본 역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한 답을 내야 하는 상황 아닙니까. 서로간에 상대방을 건드려서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은 평화헌법 개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평화유지군 수준을 넘는 수준으로 헌법을 바꾸는 대의적인 명분이 되지요. 교과서 문제는 정치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역사 교과서로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교과서는 이같은 움직임의 발판이자 출발점입니다. 강하게 부딪쳐야 합니다. ●최 단기적인 변화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큰 방향에 있어서는 교과서 문제가 오히려 독도 문제가 이끌어온 한·일 관계의 악화를 다소 완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뢰밭 같은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검정에 통과한 검정 신청본은 완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의 문부성이나 외무성이 나름대로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고 평가를 해주어야 합니다. 협력과 갈등이라는 양면적 요소가 한·일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신 후소샤 교과서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합니다.2001년도 교과서가 아니라 1997년도 검정교과서가 기준이 돼야 합니다.1997년 검정본은 전반적으로 식민지 지배 시절의 침략행위를 반영했습니다.2001년을 기준으로 완화됐다고 인정해 준다면 후소샤 교과서 같은 일본측 역사인식의 발판을 굳혀 주는 꼴이 됩니다. ●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대치국면이 좋은지, 협력국면이 좋은지 하는 컨셉트로 보면 1990년대 중반의 한·일 관계로 돌아가면 물론 좋습니다.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사회가 달라졌습니다. 정체성의 상실을 국가주의 노선에서 찾고 있는 일본의 구조적·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치를 높이면 오히려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대목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국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신 역사 교과서와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보지요. 정부는 두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요. ●최 분리대응보다는 분담대응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우리 외교정책은 단선적이었습니다. 외교문제를 외교통상부가 끌어안고 단일창구가 돼 접촉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정부는 일본 정부 및 일본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와도 상대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과도 게임을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갑자기 국민들의 정서가 격앙돼 해외언론에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지는 부분도 잠재워야 합니다. 정부 안에서도 역할을 분담해 문화관광부 등은 국민 감정을 억제하는 데 나서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 정부를 질타하고 싶습니다. ●신 민족문제에 있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습니다. 교과서 문제도 하나의 목소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최소공약수는 인정하되 다양한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리대응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독도문제는 영토문제입니다.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타협할 여지가 없지요. 하지만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타협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독도의 핵심 포인트는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이고, 교과서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단계마다 타협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정부 레벨에서 두 나라가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종지부를 찍을 수 있지만 난망인 것도 사실입니다. 교과서 문제는 이제 출발입니다. ●최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와 사귀어야 합니다. 정부와 정부 사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일 역사 공동연구는 이견을 보이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이견이 있는지는 확인된 것 아닙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부문에서 한·일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방정부 사이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친선으로 끝나고 있는데 검정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교류에서 지방 교육위원회 사이의 친목을 넘어선 대화가 필요합니다. 독도문제는 국제사법재판소로 갈 수 있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본이 딴죽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영유권을 갖고 있는 이유를 철저히 민관 합동으로 규명해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일이 필요합니다. ●신 일본은 1954년부터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방향으로 독도문제의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이름 댜오위다오·釣魚臺)에서 일본의 주장에 대응할 논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일본 쪽에서 경제적·군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영토와 센카쿠열도, 독도를 비교하면 독도가 제일 비중이 떨어집니다. 셋 가운데 포기할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면 독도일 것입니다. 이것도 일본의 약점입니다. ●최 독도문제로 이렇게 한국인들의 감정을 격양시킨 장본인은 물론 일본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끄러워지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일본의 우익들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끓어오를수록 이성적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제대로 교육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신 오늘 검정 결과가 발표됐지만, 오늘부터 역사 교과서 문제를 더욱 본격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검정이 이루어진 만큼 이제는 채택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제는 독도가 아니라 역사 교과서가 문제라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 역사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식민지배가 무엇이냐를 우리 스스로 반추해 보기 위해서라도 역사 교과서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일본 사회를 알아야 합니다. 일본에 대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부분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국민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그래서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서동철 김준석기자 dcsuh@seoul.co.kr
  • 정부 “日 상임이사국 저지”

    |뉴욕·도쿄 연합|정부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하기로 하고 일본측이 유엔 총회에 제출할 결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독도 및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한·일 외교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삼훈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31일(현지시간) “주변국의 신뢰도 받지 못하고 역사도 반성하지 않는 나라가 국제사회의 지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사는 이날 낮 뉴욕 주재 특파원들에게 유엔 개혁에 대한 배경설명을 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할 자격이 없다고 보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던 정부가 적극적인 ‘저지 외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일 김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국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찬성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렇게 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우호를 깊게 하는 데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소년 판사’라는 말이 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20대의 나이에 곧장 임용되는 법관들을 일컫는 말이다. 재판 당사자들은 사회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린 판사들의 판결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이는 결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판사·검사·변호사간 직역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법조일원화이다. 변호사 출신 판사들을 만나 법조 일원화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사례 1 40대 부부가 이혼소송 때문에 가정법원을 찾았다.30대 초반 미혼의 여판사가 이들을 심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판 도중 부인이 판사를 그만 ‘언니’라고 부르고 말았다. 단순한 말 실수일 수도 있지만 소송 당사자들이 젊은 여성 재판장을 대하는 속마음을 비친 것이었고 결국 그날 재판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 사례 2 스님끼리 맞소송을 했다. 한 스님이 땅을 파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구치소에 열달 가까이 구금됐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감옥에 있었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상대편도 형사적으로는 무죄지만 민사상으로는 사기가 성립한다면서 땅값을 전액 돌려달라는 맞소송을 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판사로 임용된 재판장은 재판에서 피고 스님에게 반야심경을 외워달라고 부탁했다. 신도들도 많이 참석한 법정에 반야심경이 퍼졌다. 낭송이 끝난 뒤 재판장은 스님들에게 “출가하신 사람들이 속세의 인연에 연연하지 말고 상대방이 서로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겠느냐.”며 조정을 권고했다. 결국 양측은 조정에 합의했다. ■ ’소년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두 사례는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법관과 그렇지 못한 법관의 재판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대법원은 내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변호사·검사 등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실시, 전체 법관의 50%까지 확대키로 했다. 경험 많은 변호사나 검사중에서 판사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법원에는 전체 1964명의 판사 중에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들이 118명이 있지만 전체 연령은 낮은 편이다. ●법관의 연소화(年少化)와 경험부족 보완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A 판사는 “법조 일원화가 시행되면 가장 크게 달라질 것은 재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A 판사는 “소송 당사자들도 아무래도 어린 재판관보다는 경험많고 나이도 많은 법관을 신뢰한다.”면서 “변호사 경험을 오래 쌓은 법관들은 당사자들의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 출신의 B 판사는 “변호사 출신의 판사들은 사실 관계 파악이 빠르다.”고 했다. 변호사 때의 경험으로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을 금방 파악하고 재판을 매끄럽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기 때문에 변호사 출신 판사들은 당사자간의 조정도 수월하게 유도한다.”고 말했다. 판사가 갈수록 연소화되고 사회 경험이 부족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대법원도 인식하고 있다.2003년 12월 현재 판사의 평균 연령은 38.8세.27∼40세의 판사가 전체의 68%나 된다.30세 이하만 108명이다. 대부분의 법관들은 수년간 사법고시 공부만 한 뒤 연수원을 수료하고 바로 판사로 임용된다. 사회 경험이 없어 ‘탁상 재판’,‘조문 재판’을 하게 된다. 또한 성적순으로 임용된 판사들은 엘리트 의식에 빠져 서민들의 실생활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재판 공정성 시비 일 수도 하지만 법조 일원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변호사의 경력이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고객이나 동료 변호사, 출신 로펌, 변호사 때 알게된 대기업 등이 관련된 재판을 맡는다면 공정성에 시비가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여년간 변호사로 활약한 C 판사는 “변호사 출신 판사라 하더라도 법과 양심이 아닌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재판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로펌출신의 D 판사는 “변호사가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의 평판부터 맡았던 사건의 수와 내용, 납세 실적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변호사는 판사로 임용되기 전에 걸러진다는 것이다. 그는 초임 판사 시절 부장판사가 말해 준 예를 들었다. 선고 당일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같은 날 피고인의 가족이 갈비를 사들고 집으로 찾아와 선처를 호소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어떻게 선고할 것인가. 만약 다른 사람에게 괜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한다면 그것은 평균인의 판결이다. 그러나 판사는 설령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도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이라도 장점은 있다.C 판사는 “사회 경험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때가 덜 묻었다는 것”이라면서 “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은 그만큼 순수한 법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A 판사는 법조 일원화를 점진적으로 실시하고 그 상한선을 정한 것은 연수원 수료자와 변호사 경력자의 장점을 함께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판사 선발 외국선 어떻게 대법원은 내년에 5년 이상 변호사·검사 가운데 20명을 판사로 임용하는 등 법조일원화를 본격 도입한다. 해마다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를 늘려 오는 2012년부터는 한 해 충원하는 전체 법관의 절반인 75명을 경력자로 채운다. 법조일원화와 경력법관제의 혼합형인 셈이다. 임용심사는 판사 5명과 변호사·교수·언론인 등 외부인사 4명으로 구성된 법관임용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성적보다 변호사 활동에서 드러난 실무능력을 중점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나 소속 변호사회, 법무부 등에 임용에 관한 의견도 조회한다. 법조일원화는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일반적이다. 반면 독일·프랑스·일본 등의 대륙법계 국가는 경력법관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0∼50대 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선발한다. 대통령이 변호사 활동과 변호사단체의 의견을 듣고 선발한다. 시험은 없다. 판사의 정치견해가 선발의 결정적 기준이 된다. 임기는 종신제. 영국은 경력 15년 이상의 변호사를 대법원장이 면담, 판사로 임용한다. 대부분 50대 초반으로 경력 25년 이상이 뽑힌다. 항소법원 판사나 대법관은 일반 판사 중에서 선발한다. 여왕이 임명하지만, 대법원장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친다. 경력법관제를 채택한 독일은 두차례 국가시험을 통과한 법률가 중 성적상위자 10%를 판사로 임용한다. 처음 임용은 성적순이지만, 승진은 전문분야, 지역, 정당에 따라 결정된다. 프랑스의 경우 국립사법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31개월간 연수를 받으면 판사로 임용된다. 법학교수나 변호사 등도 서류심사를 통과하면 사법관학교에 들어간다. 그러나 90%는 대학졸업 후 바로 입학시험에 합격한 경우.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사법시험 합격 후 1년 6개월간 사법연수소에서 교육을 받고, 연수원 성적에 따라 성적상위자가 판사보로 선발된다. 판사보로 10년간 활동하면 판사로 임용된다. 2001년 12월 일본변협은 일부 변호사를 판사로 추천하기도 했지만,2003년 판사 7명, 판사보 3명만 변호사 출신이었다. 판사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변협에 파견, 변호사 업무를 맡기도 한다. ■ 법조 3륜 경험 최윤희 교수 “검사·변호사·판사를 거치며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뒷모습까지 읽어내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건국대 최윤희(41·사시 30회) 교수는 검사로 8년, 변호사로 6년, 판사로 1년을 일했다. 법조 3륜을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이력이다. 최 교수는 1998년 검찰을 떠날 때만해도 이처럼 다양한 삶을 경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검찰을 떠나며 많이 아쉬워했어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싶어서요.”신임 판사를 경험많은 변호사·검사에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최 교수가 법무법인 김&장에서 일하던 2003년, 사법연수원에서 민법실무를 강의할 부장판사를 변호사 중에서 모집한 것이다. 최 교수는 “교단에 서고 싶은 마음이 앞서 어렵지 않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남편인 오정돈(45·사시 30회) 부장검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힘이 됐다. 사법연수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최 교수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을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각 대학이 법조인을 앞다퉈 초빙한 것이다. 지난해말 최 교수는 세 대학에서 연락을 받았다.“판사로 재판을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교단이 너무 매력적이라 다시 도전했지요.”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거치며 최 교수는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분석하는 힘을 얻었다고 했다. “권력 앞에선 누구나 움츠러 듭니다. 속마음까지 털어놓고 얘기하지 않지요. 피의자는 검사와 변호사, 판사 앞에서 다른 모습과 말을 합니다. 경험이 다양한 법조인은 그 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악하지요.” 검사·변호사로 피의자를 경험한 판사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입버릇처럼 ‘다시 수사를 하면 정말 잘할 텐데….’라고 말합니다. 사건의 한 쪽면만 보다 다른 쪽을 경험하니까, 이런 탄식이 나오지요.”그의 다양한 경험은 가르치는데도 큰 도움을 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늘의 눈] 춤추는 재건축 대책/김성곤 산업부 차장

    “조자룡의 헌 칼보다 더한 것 같아요.” “조변석개(朝變夕改)의 극치 아닙니까.” 건설교통부의 오락가락하는 개발이익환수 관련 정책을 빗댄 얘기들이다. 건교부는 22일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도 임대아파트 건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불과 5일 전에 입법예고했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뒤집은 것이다. 각종 법령의 입법예고 기간은 보통 20일. 대부분 정책은 이 기간을 거친 뒤 확정된다. 그런데도 입법예고 기간중에 이를 뒤집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집값을 잡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건교부가 화를 자초한 부분이 큰 탓이다. 당초 건교부는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재건축 단지는 임대아파트 건립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도정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면서 여기에 해당되는 13개단지를 친절히(?) 공개했다. 당연히 이들 단지의 가격이 출렁일 수밖에 없었고, 일부 단지는 호가가 5000만원가량 오르기도 했다. 건교부가 부랴부랴 입법예고된 내용을 번복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건교부는 가격 상승의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일부 언론이 이들 단지를 수혜단지로 분류하면서 집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1주일도 안돼 입법예고된 내용을 번복하는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도정법 개정안이 집값을 올리는 원인이 됐다면 그 조항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규제개혁위원회에 법안을 제출할 때 바꿔도 늦지 않다. 집값이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신뢰도도 중요하다. 이번 소동을 보면 건설 관련 법과 정책이 모두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집값 안정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땜질식 대응으로는 안 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정상적인 정책만이 집값을 잡을 수 있다. 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용적률 증가 30%미만땐 ‘임대’ 제외 백지화

    앞으로 용적률 증가폭과 상관없이 50가구가 넘는 재건축아파트는 모두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22일 “당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대상에서 제외해줄 계획이었으나, 이를 백지화하고 이들 아파트도 임대아파트 건설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교부가 이처럼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아파트에 대해서도 임대아파트 건립을 의무화하도록 한 것은 시행령 입법예고 이후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해당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7차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아파트의 경우 1주일도 안돼 가구당 호가가 수천만원 올랐다. 건교부 한창섭 주거환경과장은 “개발이익환수가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인데 거꾸로 용적률 증가폭이 30% 미만인 단지의 집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용적률에 관계없이 50가구가 넘는 모든 아파트는 임대아파트를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교부가 지난 입법예고했던 도정법 개정안을 1주일도 안돼 백지화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신뢰도 추락은 물론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건교부는 재건축 임대아파트 의무공급 제외 대상 등을 구체화한 도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1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5월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독자의 소리] 교사들 윤리의식 향상이 먼저/이경수 전남 함평군 함평읍 수호리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학업성적 관리 종합대책’은 만시지탄이 있지만 성적 관련 비리를 막고 내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 제동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성적비리에 연루된 교사는 파면 또는 해임 등 중징계와 함께 교단에서 퇴출당하고 해당 학교장과 학교에도 연대책임을 묻게 된다. 또 교원연수를 강화하고 교사 2명 시험감독제와 학부모 보조감독 참여 등의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도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비리교사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해서 비리가 사라질 것은 아니며 연수강화가 교사의 윤리의식 향상으로 직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험감독자 수 확대와 학부모 보조감독 참여 방안도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부족한 교사의 수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이며 학부모를 학교현장에 동원시키겠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이번 교육부의 대책은 서울시내 일부 고교 교사들의 성적조작 비리가 드러나면서 제기된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교사들의 반성과 윤리의식 제고가 중요하다. 교원 단체들도 교사들이 불명예의 굴레를 벗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교사 윤리강령제정과 자정운동전개 등 깨끗한 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의 성적관리 방향은 처벌 일변도보다는 교사들의 책임감을 높이고 도덕적 타락을 막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다. 이경수
  • 짧게 굴려도 수익 큰 금융상품들

    짧게 굴려도 수익 큰 금융상품들

    ‘단 몇개월만 맡겨도 안전하게 3%이상의 높은 이자를 보장합니다.’단기성 금융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필요한 시점에 목돈을 즉시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안정성과 수익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단기 금융상품은 은행, 증권사, 종합금융사, 저축은행 등에서 특색있는 상품을 골고루 취급하고 있다. ●아파트청약금 활용에 제격 40대 가장인 김모씨는 오는 11월 판교 신도시 아파트에 분양신청을 하기로 했다. 운 좋게 아파트에 당첨될 경우에 대비, 계약금을 제때 낼 수 있도록 3000만원을 모았다. 그러나 그때까지 어디에 목돈을 맡겨야 할지 고민이다. 요구불예금 등 은행 일반예금에 넣자니 이자율이 연 0.5%에도 못 미쳐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뜨고 있는 것은 알지만 주식투자를 했다가 자칫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어 꺼림칙하다. 김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겐 필요할 때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고, 짧은 기간을 맡겨도 안전하면서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제격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단기상품은 어음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표지어음(RA) 등이다.CMA는 종합금융사나 은행에서 취급하고,MMF는 주로 증권사에서 판매한다.MMDA는 은행, 표지어음은 상호저축은행 상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한 결과, 은행의 MMDA에 3조 2187억원이 몰렸다. 투신사의 MMF에도 6조 8343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이어도 높은 이자 적은 금액을 맡겨도 높은 이자를 받는 상품이 CMA와 MMF다.CMA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음 및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저축상품이다. 수시로 입출금이 되고, 하루 이상만 맡기면 높은 이자를 주는 것이 장점이다. 자동납부, 급여이체, 주식청약자격 등 일반 저축상품의 기능을 모두 지녔다. 만약 은행이 부도가 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예치금을 보장받는다. MMF는 여러명의 고객이 맡긴 자금을 기업어음(CP), 국공채 등에 투자해 올리는 수익을 배당하는 채권투자신탁상품. 말 그대로 펀드이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예금상품과 달리 세금 혜택이 없고, 예금보호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대신 일반펀드와 달리 환매수수료가 전혀 없다. ●거액일수록 높은 이자를 은행 고유상품인 MMDA는 입출금이 일반 예금과 똑같다. 이자율도 괜찮은 편이다.5000만원 이상의 거액을 1개월 이내의 초단기로 맡길 때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1억원 미만은 금리가 연 2.1%이지만 1억원 이상이면 2.65%로 높아진다. 다만 예금자보호 상품으로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에 MMF와 이자율을 비교할 때 0.3∼0.5%포인트 낮다. 아울러 500만원 이하의 소액이거나 법인의 예치기간이 7일 미만이면 이자가 일반예금보다도 낮을 수 있다. 이자를 가장 많이 주는 저축상품은 저축은행의 표지어음이다. 금융기관이 기업 등으로부터 매입(할인)해 보유하고 있는 상업어음의 액면을 분할하거나 합해 액면금액과 이자율을 새롭게 설정해 발행하는 상품이다. 표지어음은 최저 가입금액이나 한도가 없다. 만기는 180일 이내에서 60,90일 등을 택할 수 있다. 예금자보호상품이긴 하지만 저축은행의 신뢰도가 시중은행보다 떨어지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대한투자증권 이상훈 차장은 “금리 상승은 앞으로 예금을 하거나 채권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미 낮은 금리로 채권형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에게는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럴 때는 단기채권형 또는 MMF 등 만기가 짧은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지난 7일 제1회 ‘국민의 사법참여 연구회’를 개최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배심제도와 참심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과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배심제와 참심제는 한마디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서 유·무죄를 결정하거나 법관과 함께 판결을 내리는 제도다. 사법개혁위원회는 2007년부터 국민 5∼9명이 법관 3명과 함께 재판에 참여하는 사법참여제를 도입한 뒤 5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완성된 형태의 한국형 사법참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었다. 7일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쟁점은 ▲참여시민의 적극적인 재판 참가 방안 ▲참여시민의 수와 참여사건의 범위 ▲참여시민들의 결론 도출방법이었다. 또 “전문성이 아닌 합리성을 기준으로 참여시민을 평가해야 사법참여제의 정신을 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극대화하고 합리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지지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국민의 재판참여 의미와 장단점 ●배심제, 참심제란 배심제란 법률전문가가 아닌 국민 중에서 선출된 일정 수의 배심원으로 구성된 배심이 법관으로부터 독립해 기소하거나 심판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실문제를 인정하고 심판을 하는 것을 소배심(심리배심·공판배심)이라 하고, 기소를 하는 것을 대배심(기소배심)이라 한다. 배심재판이 처음 시행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였다. 당시에는 국왕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에서 배심은 증인의 역할만을 하다가 15세기 말 심판자의 기능까지 하게 됐고, 1670년의 부셸 사건에 이르러 독자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게 됐다. 미국도 이를 이어받아 연방헌법과 주헌법에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배심제는 모든 재판에서 이용되는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의 중요한 형사사건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배심원은 사건의 사실에 대한 판단만 하고 소송의 지휘, 증거조사, 법률의 해석 및 적용은 법관이 한다. 배심원은 가령 살인 사건의 경우 누구를 죽였다, 그래서 유죄다는 식의 판단만 내린다. 미국의 배심원은 12명이며 전원일치가 원칙이다. 기소배심제(대배심)는 1933년에 영국에서도 폐지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헌법상 중죄에 관한 기소배심제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923년에 도입해 1943년 폐지했으며 대신 참심제 도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방 유권자의 명단에서 배심원을 선발하고, 영국은 지방 당국이 비치해둔 명단에서 뽑는다. 독일식 참심제는 국민 중에서 선거나 추첨에 의해 선출된 참심원이 직업적인 법관과 합의체를 구성하여 재판하는 제도로 배심제와 구별된다. 참심제는 사실문제나 법률문제도 참심원과 법관이 합의하여 다수결로 재판한다. 참심은 배심에 비하여 인원이 적어도 되는 점에서 경제적이기는 하나, 그만큼 법관의 의견에 끌려가기 쉬워 국민 참여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도입하려는 이유 국민의 사법 참여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법관의 판결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재판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토됐다. 전관예우나 학연·지연에 의한 불공정 재판 시비를 차단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배심제가 도입되면 검사와 변호인이 법정에서 증인과 증거를 내세우고 공방을 벌이는 공판중심주의가 자연스럽게 정착된다. 우리가 도입키로 한 제도는 배심제와 참심제의 혼합 형태다. 국민 5∼9명이 가칭 ‘사법참여인단’으로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판단 및 형량 결정에 참여하되 결정의 구속력은 인정하지 않는다. ●배심제의 장단점 배심제는 직업이 다른 10여명 내외의 국민들이 합의해서 유·무죄를 따지므로 단독 판사나 합의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인이 참여하므로 법률 규정보다는 국민 감정이나 도덕적 감정에 따라 판단을 내리게 돼 법률에 얽매인 불합리한 판결을 피할 수 있다. 다수가 합의해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판사 개인이 피의자의 유죄를 선고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심제는 또한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검사가, 판사가 아니라 일반 국민인 배심원들을 상대해서 인신 구속을 결정하거나 공소를 유지하려면 높은 수준의 증거나 자료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법률에 따르면 위법 사항인데도 범죄 요건이 다소 모호해서 유죄인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배심제는 법관에 의한 재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법률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들이 재판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여론재판이 될 우려가 있다. 또 법정공방과 결론을 내리기까지 배심원들의 협의 과정이 복잡하다. 보석이 보편화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맞나&위헌 논란 배심·참심제는 현재 시행 중인 국가에서도 논란이 많다. 영국에서는 대배심을 폐지했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는, 문제점이 적은 제도를 어떻게 고안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미국에서도 배심제는 OJ 심슨 사건처럼 유능한 변호인을 선임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배심·참심원이 지연과 혈연을 재판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 국민의 전문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현실에서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편 헌법 2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민이 재판에 관여하는 제도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재판은 ‘직업 법관’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헌법에서 규정한 법관은 반드시 직업 법관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합헌이라고 주장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공직 틀이 바뀐다] (1)성과인센티브 확대

    [공직 틀이 바뀐다] (1)성과인센티브 확대

    공무원 사회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총액인건비제가 제주도와 안양시 등 지자체 10곳을 대상으로 이미 시범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7월부터는 행정자치부 등 중앙부처 10곳에도 도입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급여·조직 운용에서 부처 자율성이 지금보다 훨씬 커진다.2007년부터 모든 기관에 시행된다. 본부장 및 팀제 도입도 목전에 다가왔다. 이와 함께 중앙부처 1∼3급을 대상으로 한 ‘고위공무원단’ 제도도 내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연공서열 위주의 기존틀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의 보수·조직·인력운용 등의 방향을 3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총액인건비제 도입 목적은 성과관리다. 현재의 성과관리는 사상누각이다.”(국무회의 석상에서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 “현 조직으로는 성과배분 때 기여도를 측정할 수 없다. 성과관리를 위해 기존의 조직을 팀제로 바꿔 미션을 주고 성과를 평가해 인사와 급여로 보상을 하겠다.”(기자 간담회서 오영교 행자부장관) 공직사회에 성과 보상제도가 본격 도입된다. 하는 일에 따라 보수를 차등화한다. 호봉제를 기반으로 했던 보수체계의 전면적인 재편이 추진되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때부터 1∼3급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봉제와 4급 이하를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앞으로 확대될 제도에 비하면 ‘시늉’에 불과했다. 총액인건비제가 시행되면 같은 직급이라도 보수 격차로 희비쌍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1∼3급의 성과 연봉은 개개인의 호봉승급분을 모아 성과에 따라 차등 배분했다. 현재 성과연봉 비중은 기본연봉 평균의 1.3% 정도다. 미미한 편이다. 그런데도 5년간 누적되다 보니 동일 계급·경력간 보수격차가 990만원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4급 3000명도 그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성과연봉 비율을 높이기 위해 기본 연봉의 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상태에서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 성과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중앙인사위 김우종 급여후생과장은 7일 “총액인건비제도가 도입되면 기관장의 판단으로 성과연봉 대상자에게도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성과급 재원을 기관장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간 급여 차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4급 이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은 정부가 별도로 책정한 성과상여금이 사실상 성과급의 전부였다. 성과상여금은 2001년 처음으로 1818억원이 책정됐고 이후 2069억원(2002년),2322억원(2003년),2472억원(2004년),2770억원(2005년)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 기존 성과상여금에, 현행 급여 항목 일부도 성과급으로 돌리게 돼 재원이 훨씬 커진다. 예산항목상 인건비뿐만 아니라 인건비성 경상경비(관서운영비·업무추진비·직무수행경비·복리후생비·보상금·연금부담금)도 포함된다. 인건비 예산의 15∼20%에 해당된다. 공무원 1인당 평균 600만원꼴이다. 지난해 예산항목상 인건비는 21조 1874억원(일반회계기준)이다. 이것의 15∼20%는 4조원가량 된다. 여기에 인건비성 경상 경비를 포함하면 5조원이 넘는다. 또 지급기준 및 비율도 부처 자율이다. 정부가 부처간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토대로 보상하도록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과급제를 확대할 공산이 크다. 물론 모두 성과재원으로 돌릴 경우 조직운영과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오 행자장관은 “성과급제 도입에 맞춰 팀제를 도입하고, 새로운 성과평가제를 만들어 모든 부처에 확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부처 인건비의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공무원 인건비 체계를 기본·성과향상·업무수행지원·복지항목 등 4개로 나눴다. 이에 따라 일단 봉급과 기말수당·정근수당 등 공무원 연금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본항목으로 묶어 현행대로 인사위가 관리하기로 했다. 반면 기본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성과급에 포함시킬 수 있다. 구체적인 것은 부처가 결정한다. 부처 기관장의 의지에 따라 성과향상 항목은 기본이고, 업무지원 항목과 복지 항목까지 성과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 게다가 각 부처에 배정된 총 인건비 중 운용과정에 남은 것을 성과급에 포함시켜도 된다. 인원을 줄여 성과급으로 돌리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또 성과급제 등 운용을 잘해 각 부처 평가에서 우수부처로 뽑혀 인센티브를 받은 것도 고스란히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우종 과장은 “부처 자율성이 늘어나지만 크게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서는 기관장이 리더십을 발휘하든지, 아니면 조직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문제점은 없나 공직사회는 성과급제의 확대에 대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한다.’는 원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것은 물론 예산 낭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성과보상제가 본격 도입되면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가 성과평가를 쉽게 할 수 있는 팀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런 분위기는 현행 성과상여금 배분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1∼3급은 목표관리제에 기초한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협의를 해 목표를 설정한 뒤 달성 여부를 판단하고 다음해 연봉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측정이 모호하다. 대상자들이 고위직이어서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지 못하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평가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직무성과 계약제로 바꾸었다. 성과목표에 대해 상·하위자가 구체적으로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이 도입되면 모든 중앙부처 국장급 직위에 대해 직무평가를 한 뒤 성과에 반영할 예정이다. 5급 이하는 성과상여금제도가 적용된다. 여기서도 평가의 적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객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많은 부처가 좀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교조에서는 성과상여금 반납 운동까지 벌인 적이 있다. 일부에선 수당화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중앙인사위 조사결과 54개 행정기관 가운데 재정경제부 등 50개 기관은 개인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하지만 이들도 배분방식이 제각각이다. 관세청 등 4곳은 상급자가 평가하는 근무성적평정(근평)을 적용한다. 재경부 등 30곳은 근평과 다면평가를 활용한다. 행자부 등 11곳은 근평과 다면평가에다 별도 기준으로 분배한다. 교원은 90%는 균등하게 하고,10%만 차등지급한다. 형식만 갖추는 것이다. 반면 대통령경호실·경찰청·국방부·철도청 등 4개 기관은 부서별로 지급한다. 총액인건비 제도가 도입되면 평가의 객관성을 두고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 같다. 성과금의 비중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서형택 정책실장은 “현재 공무원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불신을 받아온 성과상여금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부분이 나눠먹기식으로 평가를 해 객관성이나 신뢰도를 부정하는 상태에서의 성과급 체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류강연 사무총장도 “각종 성과급 평가에 있어 개인평가를 중심으로 할 경우, 조직 구성원간의 위화감·자괴감·소외감 등으로 오히려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면서 “부서평가를 70∼90% 반영하고, 나머지는 대인평가를 가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처별 포상금 배분 어떻게 “각 기관이 성과급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중앙행정기관의 공무원 A씨는 각 부처의 지난해 말 정부업무평가 결과 우수기관에 지급되는 포상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보면 향후 각 기관의 성과급 배분에 대한 윤곽이 대략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년도 정부업무 평가를 한 뒤 우수 기관에 대해 분야별로 기관당 4000만∼2억원씩 예산에서 포상금을 전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국무총리실은 평가결과를 토대로 종합우수기관과 항목별 우수기관을 선정해 포상금을 예산에서 전용할 수 있게 했다. 모두 22개 기관에 30억 5000만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한 푼도 못 받는 기관이 있어 부러움을 사게 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청단위 기관에서 종합우수기관으로 선정되고, 주요정책·혁신관리·고객만족·정책홍보관리 등 5개 영역에서 뽑혀 가장 많은 4억 20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이어 조달청도 종합우수기관·주요정책·혁신관리·정책홍보관리 등 4개 영역에서 선발돼 3억 8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산자·정통부와 관세청도 각각 3억 1000만원을 타게 됐다. 이와 관련, 중앙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각 부서에서 포상금을 나눠 먹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할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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