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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국감자료 버티기’ 논란

    공무원 ‘국감자료 버티기’ 논란

    해마다 국회의 국정감사 기간이 다가오면 의원회관 주변에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 예산 낭비 사례를 캐내 ‘한건’ 터트리려는 반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머리를 짜내 자료를 빼돌리고 숨기는 숨바꼭질이 비일비재해서다.17대 국회의 3번째 국정감사를 앞두고선 그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아우성이다. 국무조정실이 올 3월에 작성해 전 부처에 배포한 ‘국정감사 수감 매뉴얼’의 ‘위력’ 덕에 공무원의 ‘버티기’가 한계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정부가 식물국회 만드냐”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8일 휴일도 반납하고 11일부터 시작될 국감 준비에 여념이 없는 10년차의 한 보좌관은 “정부가 식물국회를 만들려고 작정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부처 먼저 발표’가 새로운 국감 유형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지하철 노선별 범죄 건수 등의 자료를 요청했더니 해당 부처가 먼저 보도자료로 내버리더라.”고 허탈해했다. 재정경제위원회의 한 보좌관도 “선수를 쳐서 윗선의 질책을 면해 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약점 잡힐 것 같은 쟁점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주는 기현상도 있다고 한다. 복지위 소속의 한 보좌관은 “그만 괴롭히라는 과잉 친절 아니겠느냐.”며 힘없이 반문했다. ●고의 누락, 무성의, 피해가기 행정자치부나 교육부처럼 지역별로 산하 피감기관이 있는 상임위의 공무원은 버티기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교육위원회 소속인 한 여당 의원의 보좌관은 “전국적인 자료를 요구하면 일부러 특정 시·도의 자료는 빼고 답변서를 보내더라.”면서 “전체적인 통계를 못내 신뢰도가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자명한 일 아니냐.”고 푸념했다. 독립적인 산하기관이 많은 문화관광위 의원들은 더욱 골머리를 앓는다. 한 보좌관은 “방송위원회나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 같은 독립기관 실무자들은 ‘우리는 공무원이 아니다.’며 되레 고압적”이라고 이중고를 털어놨다. 행자위원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행자부에 ‘50㏄ 이하 오토바이 사고통계’를 요구했더니 기존에 작성된 자료 형태가 아니라며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국감 자료도 공무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걸핏하면 ‘검찰 수사 중’을 들먹이는 태도도 문제다. 정무위원회 소속의 한나라당 의원은 국무조정실에 ‘사행성게임장 간담회 회의록 사본’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는데 그의 보좌관은 “사무관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윗선 결재과정에서 누락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공포의 ‘이해찬 매뉴얼’ 공무원의 버티기가 강화된 이유는 ‘국감수감 매뉴얼’ 때문이라고 의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매뉴얼은 ‘고압적인’ 답변 태도로 물의를 빚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 시절에 작성된 정부 내부 지침을 토대로 한다.50쪽 분량으로 ▲국감 개요 ▲사전 준비 ▲수감 ▲후속관리 등 네 단계로 치밀하게 분류돼 있다. 매뉴얼에는 국감기관이 차관 주재로 수시로 실·국장 회의를 개최해 자료 제출 여부와 수위를 점검토록 하고, 국회 요구 자료는 ▲단순제출 ▲협의필요 ▲설명필요 등 3가지로 구분했다. 한 보좌관은 “국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하는 유일한 무기는 자료 요구권인데 이 매뉴얼은 조직적인 국감 무력화 행위”라면서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2항의 검증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에 설명이 필요한 자료의 경우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이후 바로 언론 브리핑을 실시한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민감한 자료는 언론에 미리 발표해 김을 빼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전광삼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 “의원님들 참 너무하십니다” 행정자치부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5년치의 ‘감사원 및 국정감사, 자체감사 지적사항 및 처리사항’자료는 언제든 요구만 있으면 내밀 수 있도록 갖추어 둔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에 따라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에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건강 문제로 휴학하거나 자퇴한 학생을 병명까지 명기해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은 한 줄에 불과했지만, 도내 모든 중·고교가 이 자료를 만드느라 벌집을 쑤신 듯했다. 중앙인사위원회에는 ‘3급 이상 소속 공무원의 이메일 주소’,‘중앙인사위 실국별 업무분장’ 등의 자료 요구도 있었다. 인사위 홈페이지만 열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중앙인사위에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국회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도 적지 않았다. 노동부 업무인 비정규직 현황자료나 기획예산처가 담당하는 정부산하기관장 현황자료 등이 그것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을 가리지 않고 지나친 국감자료 요구에 “의원님들, 정말 너무 합니다!”라는 하소연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국회가 행자부에 요청한 국감자료는 추석 연휴 이전인 지난 4일까지 모두 1550여건에 이른다. 국감이 시작되는 11일까지는 16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300여건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이 의원들 개개인에 대한 국정감사 활동을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의원별로 정보공유나 업무협력이 더 안되는 것 같다.”면서 “각 의원실이 같은 사안을 중복요청하는 문제점만 보완해도 국감자료 요청건수를 400∼500건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상임위 차원에서 의원들의 주요 질의사안이나 관심분야를 나누면 중복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에 대한 자료 요구도 지난해 1500건에서 22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용산공원을 놓고 서울시와의 시각차가 적지 않고, 방송통신융합문제 등 고유 현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에 대한 자료요구가 많아 총리실이 거꾸로 소관부처인 문화관광부에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비슷한 자료를 중복 요청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정 의원실 내에서도 업무담당자가 바뀌면 이미 요구했던 자료를 재차 요구하거나, 요구자료의 내용이 바뀌기도 한다.”면서 “자료를 요청받거나 제출할 때마다 결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행정력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감자료가 충실하지 못하다고 불만이 많다. 한나라당 등 야4당은 지난달 말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특별한 이유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며 자료제출을 거부한 부처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감자료 거부는 솜방망이 처벌탓?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정부의 ‘국감 견제’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자료 요구를 거부해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주무 장관이 국가 기밀 등을 이유로 소명하면 해당 공무원은 국회 증언이나 자료 제출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명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지만,‘국회 본회의나 위원회가 고발해야’ 처벌이 가능해 실효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등은 “국회가 국감을 기피한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해도, 관대한 처분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국감 직후 국회는 24명의 증인을 검찰에 고발했으나,12명이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듬해 17대 국회 첫 국감에서도 출석 거부나 대리 출석 사례는 60건이었으나, 검찰 고발은 10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벌금형은 3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한 야당 의원의 보좌관은 “현재로선 공무원이 자료 제출을 지연·거부하면 상임위 차원에서 해당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거나, 보좌관들이 해당 부처에 몰려가 시위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털어놨다. 국회 통일외무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보좌관들은 ‘국감 공동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집단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은 “정부가 각종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상시적으로 국회와 공유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대외비 자료는 등급을 정해 목록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유럽 강소국 경쟁력 어디서](상)스위스 IMD 스테판 가렐리 교수

    [유럽 강소국 경쟁력 어디서](상)스위스 IMD 스테판 가렐리 교수

    |로잔(스위스) 최광숙특파원|“국가의 권위는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출발합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투명성과 신속성 등이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관건입니다.” 국가경쟁력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손꼽히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슈테판 가렐리 교수는 ‘한국 정부의 효율성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가렐리 교수는 IMD의 ‘간판스타´로 ‘세계 경쟁력 보고서´를 펴내는 세계경쟁력연구소(WCC) 소장을 겸하고 있다. 다보스포럼 의장, 월드이코노미 포럼 의장, 휼렛 패커드 유럽경영본부 자문역 등을 거치며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학자다. 부드러운 인상에 유려한 말솜씨가 돋보이는 가렐리 교수에게 ‘개별국가가 이 보고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순위변화는 국가별 트렌드가 존재하는 만큼 1년 단위의 순위변동을 의식하기보다는 기본적으로 5년 단위 이상으로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경제규모가 다른 국가들과 종합순위를 비교하기보다는 교육이나 재정 등 특정한 분야별로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IMD의 국가 경쟁력 보고서가 기업경쟁력을 국가경쟁력으로 평가하는 데는 일부 학계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그는 그러나 “IMD는 한 나라가 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환경을 갖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뿐”이라면서 “같은 차원에서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 대상을 기업인으로 국한하는 것도 경제사회 변화에 대한 인식의 강도가 가장 높은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IMD가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경쟁력 요소 또한 국가의 경제 총량을 대변하는 GDP, 외국인 직접투자, 은행 등의 서비스 부문, 무역수지, 세금 등이며 특히 교육, 재정 부문의 성적이 좋으면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가렐리 교수는 한국이 수출 위주의 국가로 개방도가 중요한 경쟁력의 포인트가 되는 만큼 싱가포르, 네덜란드, 핀란드, 아일랜드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지만 국가 전체의 개방도를 높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수출 위주의 경제시스템이 유사한 네덜란드는 한국이 본받을 만한 가장 적합한 대상이라고 꼽았다. 핀란드는 한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교육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아일랜드는 외국인 투자 유치 부문에 경쟁력을 총동원해 모든 창구를 하나로 일원화한 ‘원스톱 시스템’이 배울 만하다고 덧붙였다. 가렐리 교수는 특히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기술, 과학, 인재 등의 측면에서 내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렐리 교수는 마지막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전세계적인 문제이지만 한국에는 선진국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조업의 고용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금융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고용창출 능력은 무한하다.”면서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를 재활훈련 등을 통해 어떻게 서비스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bori@seoul.co.kr ■ IMD, 국가경쟁력 평가 국제 투자의 ‘바로미터’ 지난 5월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곳이 바로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다. 국제 비즈니스 스쿨인 IMD는 해마다 5월에 각국의 국가 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IMD는 올해 한국에 지난해보다 9단계나 떨어진 38등짜리 ‘성적표’를 내밀어 정부를 당황케 했다.IMD의 ‘국가 경쟁력 보고서’는 산하 세계경쟁력연구소(WCC)에서 1989년부터 발간하고 있다. 세계 61개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경쟁력 순위는 물론 국가별·분야별 성과를 수치로 비교·분석한다. 경제 운용성,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의 4대 지표별로 구체적으로 점수를 매긴다. 세계 경쟁력 보고서는 각국 정부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울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어느 분야가 취약 분야인지, 강점인지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 투자자 사이에 투자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의 신뢰도를 알 수 있다. 설문조사는 파트너십을 맺은 세계 57개 연구소가 대행한다. 한국은 한국산업연구원이 IMD의 파트너이다. 큰 줄기에서 IMD가 방향을 제시하면 각국의 파트너가 자율적으로 조사한다. 나라마다 조사 방법 등에 있어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
  • “기업인을 범죄자 취급… 해외신인도 우려”

    재계는 올해도 기업인들이 줄줄이 국정감사 증언대에 불려갈 것으로 보이자 “기업인들이 동네북이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에다 고유가,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까지 겹쳐 대응전략을 짜기도 벅찬데 그룹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가 증인으로 채택돼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해외신인도 하락도 걱정거리다. 현대차 관계자는 26일 “이미 법적 심판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정몽구 회장이)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증인 채택이 이뤄지면 기업을 두번 죽이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삼성도 “기업의 대외 신인도를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부르면 (총수들이)가겠지만 사실상 망신을 주려는 의도 아니냐.”면서 “심지어 국회의원 개인 감정 때문에 부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무더기 증인 채택이 예상되는 통신업계도 “여론 재판의 희생양”이라며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은 이듬해 경영계획 수립 등으로 가장 바쁜 시점인데 불필요한 일로 시간을 낭비할 것 같다.”면서 “말로는 경제살리기를 외치면서 해외에서 바쁘게 뛰고 있는 CEO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정유업계도 “탈·불법이 없는데 CEO까지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하동만 전무는 “일방적인 성토로 일관하는 지금의 국감장 풍토는 기업인을 마치 범죄자로 곡해시켜 해외에서의 해당기업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면서 “경기도 좋지 않은데 기업인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증인 채택을 (국회가)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은 명확한 근거가 있을 때만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부르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안미현 김경두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서울시 후분양제 집값 투명화 계기 돼야

    서울시가 공공부문 아파트에 대해 전면 후분양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SH공사가 짓는 은평뉴타운을 포함한 전 아파트에 대해 80% 공정 후 분양가를 산정, 분양함으로써 집값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아파트에 대해 내년에 40% 공정 후 분양하고 2009년에 60%,2011년에 80% 공정단계에서 후분양제를 확대하려는 계획과 비교하면 매우 획기적이다.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서울시가 여론에 밀려 후분양제를 택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고분양가가 주변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거품가격이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판단은 적절했다고 본다. 일정 수준 공정 뒤에 실제 투입비용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분양가를 산출하면 신뢰 제고는 물론이고 집값의 투명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제대로 시행되면 집값 안정을 공공부문이 선도하는 효과도 클 것이다. 후분양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분양가가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건설주체의 금융비용과 집값 상승분 등이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의 폭리를 막고 소비자들은 제값을 주고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제품’을 본 뒤에 선택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분양가 자율화의 전제는 후분양제인데, 그동안 자율화만 있고 후분양제를 미룸으로써 분양가 폭등을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서울시의 결단이 무게를 갖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서울시는 후분양제의 도입이 분양가의 거품제거로 이어지도록 공정단계별 원가절감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 제공 공공택지에 시공하는 민간업체에 대한 후분양제 적용 약속도 지켜주길 바란다. 공공부문은 공익 때문에 존재한다. 그동안 고분양가로 과도한 이익을 취한데 대한 반성도 따라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오 보/ 진경호 논설위원

    미 뉴스위크지가 지난 5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20년전 자신들이 보도한 ‘40세 대졸 백인 미혼여성의 결혼 확률이 테러범에게 죽는 것보다 낮다’는 기사가 오보라는 내용과 함께 당시 기사가 다룬 ‘노처녀’ 11명 중 8명이 결혼한 근황을 소개한 것이다. 유난스럽다 싶은 이 기사에는 오보(誤報)에 대한 미국 언론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지난 몇 년간 잇단 오보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유력지들이 ‘오보와의 전쟁’에 나섰고, 뉴스위크 기사도 이런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고의든 과실이든 오보로 몸살을 앓기는 나라 안팎이 비슷하다. 미국만 해도 지난해 부시 대통령의 군복무 특혜의혹 오보로 CBS 간판앵커 댄 래더가 물러났다.1981년 8세 마약중독 소년의 생활을 그려 퓰리처상까지 받은 워싱턴포스트의 ‘지미의 세계’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날조기사’로 남아 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창간 152년 최악의 오점이라는 ‘제이슨 블레어 기사조작 사건’을 겪었다. 우리의 경우 언론환경이 달라 이런 한탕주의식 날조기사는 비교적 적다. 그러나 사실확인에 소홀한 ‘카더라’식 인용보도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특히 무절제한 외신 인용은 고질적인 병폐다.1992년 김일성 주석의 신년사를 사회주의 패배 선언으로 해석한 일본 교도통신 보도를 여과없이 국내 언론이 인용, 법석을 떤 적이 있다.14년이 지난 지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 미사일 발사만 해도 국내 언론은 오보 여부를 따질 겨를도 없이 일본 언론을 좇기 바빴다. 중동 문제를 서방언론에 의존해 바라보는 문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제는 전직 미 국무부 관리가 가상해서 작성한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을 각 언론사가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촌극을 빚었다. 한 언론사의 1차 오보에 마감시간에 쫓긴 각 언론사들이 제대로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앞다퉈 보도한 결과다. 16세기 마르틴 루터가 신문을 ‘거짓말(Lugenie)’이라고 한 것을 보면 오보의 역사는 근대 언론의 역사에 버금간다 하겠다. 지난달 한국기자협회 설문에 응한 기자 300명의 45%가 ‘신뢰하는 언론이 없다.’고 답했다. 자기부정 단계에 다다른 언론 불신의 시대다. 낙종보다 오보가 두려울 때 답이 보일 것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北 핵무기 보유론’은 前 美관리의 작문

    25일자 대부분 조간신문들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일제히 오보를 냈다. 지난 7월 북한 대외정책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재외공관장들을 불러 북한이 핵무기 5∼6개를 갖고 있다는 사실, 대미 관계를 둘러싼 군부와의 갈등 등을 적나라하게 밝혔다는 ‘충격적인’ 보도였다. 본지(2면)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북아 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대북 정보관리관의 에세이 ‘추락하는 토끼’(지난 21일부터 게재됨)가 빌미가 됐다. 그러나 이 연설문은 상상력에 기초한 칼린의 ‘작문’으로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큰 혼란을 안겨줬다. 이에 따라미국발 북한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한 관행이 결과적으로 이같은 오보를 낳았다는 비판론이 언론 안팎에서 제기됐고, 본지도 이에 대해 자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료 생활의 대부분을 미중앙정보국(CIA) 정보 분석관과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고위정책자문관 등을 지낸 칼린은 지난 14일 브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대 공동 주최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그는 발표 도입부에서 “주최측이 윌리엄 사파이어(뉴욕타임스 보수논객)를 흉내내 (참석자들에게) 김정일과의 소통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체코 프라하 우편 소인이 찍힌 편지를 며칠 전 받았다.”고 했다. 강 부상의 공관장회의 발언문 메모라며,“누가 내게 그걸 보냈는지 묻지 말라.”고도 했다. 강연 내용이 실제가 아닌 지어낸 이야기임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미나에서 그는 분명히 ‘가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는 “그러나 칼린의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원본과 출처를 묻는 질문들이 있었다.”고 한국언론에 전했다. 이 독특한 발표 내용에 대해 노틸러스측이 웹사이트 게재를 요청했고, 지난 21일자로 게재했다. 한국의 언론들이 25일 밤늦은 시각 뒤늦게 이를 본 뒤 기사화한 것이다. 6자 회담이 교착된 상황에서 소집된 지난 7월의 북한 재외공관장회의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북 유엔결의안 채택 뒤 일본의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러시아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대외비로 북한의 공관장회의가 흘러나오기가 쉽지 않으며, 사실 수집된 내용도 없다.”면서 “설사 있다 해도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노틸러스 연구소측은 파문이 일자 25일 낮 12시30분쯤(한국시간) “이 글은 북한 관리의 실제 연설문이 아니라 칼린이 강석주 부상을 흉내낸 가상의 연설문”이라는 글을 뒤늦게 삽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추석연휴 ‘타짜’ 끝발 날릴까?

    추석연휴 ‘타짜’ 끝발 날릴까?

    올 하반기 충무로의 최대 기대작은 일찍부터 ‘타짜’(제작 싸이더스FNH·영화사 참)였다. 치밀함에 숨이 막히는 데뷔작(범죄의 재구성)을 던졌던 최동훈 감독, 탄탄한 연기력을 밑천으로 맹렬히 뻗어오르는 조승우, 늦깎이 재발견의 진맛을 보여주는 백윤식, 존재감이 곧 작품의 신뢰도로 연결되는 김혜수. 기실, 조합이 이쯤되면 덮어놓고 내용물에 대한 기대치가 끝점을 찍을 만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짜’는 그 기대의 수고로움이 헛되지 않은 완성도를 갖췄다.28일 개봉하는 영화는 규모를 들이대지 않고서도 관객을 압도할 수 있음을 증명한 탄탄한 드라마를 자랑한다. 도박판 줄타기의 긴장을 펼쳐내는 영화는 주인공 고니(조승우)가 타짜(속임수를 잘 쓰는 전문 도박꾼) 인생으로 들어서는 우연한 지점에서 출발점을 찍는다. 가난한 청년이 허름한 일터의 한구석에서 벌어지는 화투판에서 욕망의 느낌표를 찍어버린 이후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서도록 브레이크 없이 속도를 낸다. 누나의 위자료를 몽땅 사기도박단에게 털린 고니는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쫓아다니며 ‘꽃싸움’(화투)판에 몸을 던진다. 고니와 평경장을 구심점으로 거미줄처럼 얽히는 음모와 배신으로 드라마는 살을 붙여간다. 방대한 원작을 강력한 점성으로 스크린에 압축해낸 감독의 역량은 놀랍다. 화투판을 둘러싸고 줄기차게 명멸하는 등장인물들을 이분법 선악구도에 줄세우지 않고서도 긴장감을 더해가는 요령많은 음모극이 됐다. 이 영화의 최대 무기는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주인공으로 별개의 작품을 찍어도 좋을 만큼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해석됐다는 점이다. 원정도박에 나선 고니의 욕망에 기름을 붓는 정 마담 역의 김혜수는 기대 이상의 걸출한 수확이다.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 얼개와 인물들을 평경장, 고니, 정 마담, 고니와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며 도박판에서 유일하게 소시민적 면모를 보이는 고광렬(유해진) 등 4인 중심구도로 틀을 짜나간다. 파국을 예견하면서도 승부욕을 잠재우지 못하는 고니, 진심과 가식의 모호한 경계에 선 정 마담과 달리 유해진은 현실감각을 대변하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흠잡을 데 없이 유쾌하다. 캐릭터에 따라 관점을 달리하는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 20분. 원작 속 캐릭터들의 개성을 최대한 다양하게 분산하려 애쓴 흔적이 길어진 러닝타임에서 엿보인다. 쉼없이 인물 만화경을 펼쳐놓는 반복된 호흡 탓에 드라마의 요철이 주는 쾌감은 떨어진다. 범국민적인 소재가 범대중의 영화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지점이 바로 이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분히 반사회적인 소재를, 과장없이 휴머니티를 견지한 드라마로 일궈낸 장르적 성취만으로도 이 작품은 ‘잘 빠진’ 한국형 도박영화임에 틀림없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부모세대와 다른 신세대 커플, 재산관리는?

    맞벌이가 흔치 않았던 중년 이상 연령대 부부들은 남편이 벌어오고 아내가 돈 관리를 하는 경우가 평균적이었다. 맞벌이의 비중이 최고 80%로 추산되는 요즘 20,30대 부부들은 어떨까. 부모 세대와 많이 다를까. 그러나 여론조사는 신세대 커플들도 부부 돈 관리 만큼은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10쌍 중 7쌍 이상이 돈 관리는 아내의 몫이다. 사례 하나 월급통장도 따로,관리도 따로 결혼 2년차인 회사원 김모(36·여)씨는 남편의 월급을 정확히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결혼 이후 늘 각자 재테크를 해왔기 때문이다. 단,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해왔듯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월급의 일정액을 적금과 펀드, 보험 등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 결혼 전 각자 갖고 있는 통장과 보험 중 서로 겹치는 부분은 해약 등을 통해 정리했다. 김씨의 남편 조모(35)씨는 월급의 70% 이상을 주택구입자금용 정기적금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로 차량유지비 등 용돈을 충당한다. 조씨는 “각자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목돈을 모으는 데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 덕분인지 적어도 서로 용돈 등으로 다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 전 들어놓았던 장기 연금보험에 월급의 40% 정도를 투자한다. 공과금, 생활비 등 부부 공동경비도 김씨의 몫이다.“우리 모두 외부활동이 많아 서로의 생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각자 관리하는 데 합의했습니다.1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자동차 보험료 등 갑자기 큰 돈 들어갈 일이 아닌 이상 서로에게 손 내미는 일은 거의 없어요.” 사례 둘 한사람이 운영… 수입통합→재분배 5개월 전 결혼한 회사원 김민수(가명·29)씨는 아내의 수입까지 도맡아 관리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남편이든 아내든 한 사람이 수입을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수입에 대한 지출 권한도 관리자인 김씨가 갖고 있다. 두 사람 중 남편이 돈 관리를 맡게 된 것은 아직 아내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수입을 각자 알아서 쓸 경우 통합적인 돈 관리가 어렵고 그만큼 목돈을 모으기가 어렵게 되지요. 지금이야 제가 관리하지만 아내가 정식으로 취직을 하게 되면 이 일은 아내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김씨는 부부의 수입을 한 계좌에 몰아넣은 뒤, 용돈·공과금·보험료·부식비 등을 이 계좌를 통해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두 사람의 경제적인 문제들이 투명해져 서로의 신뢰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 셋 “아내는 ‘재산 중간관리자’일 뿐” 대학 교직원인 정모(33)씨는 “겉으로는 모든 재산 운용을 아내에게 맡겨둔 상태지만 사실 아내는 중간 관리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달 전 결혼한 정씨 부부는 아내가 ‘수입통합 후 재분배’ 방식으로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에 대한 결정을 전적으로 아내가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는 단지 부부의 수입과 지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오히려 지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남편 쪽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회계가 단일화돼야 낭비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이에요. 기업 회계 담당자가 출납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듯 우리 부부도 중요 결정은 공동으로 합니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30대 기혼자 31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가정의 70.3%가 돈 관리를 아내가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이 맡는 가정은 20.2%로 나타나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가 남편이 관리하는 경우의 3.5배에 달했다. 결국 전체의 90.5%가 아내나 남편 중 한 사람이 돈 관리를 담당한다는 얘기다. 이런 부부의 86.4%는 현재의 재산관리 방식에 만족하고 있으며 13.6%만 불만을 갖고 있다. 재산관리를 각자 따로 한다는 부부는 9.1%에 그쳤다.0.3%는 부모에게 맡긴다고 했다. 재산을 각자 관리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41.4%는 ‘배우자의 지출 또는 과소비를 견제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24.1%는 ‘주택구입 등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다.17.2%는 ‘합리적인 가계 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같은 비율로 ‘돈으로 인해 부부간에 불신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재산을 관리하는 20,30대 부부들의 77.3%가 수입을 통합한 뒤 재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2030 부부들의 56.5%는 합리적인 재산관리 방식으로 ‘아내가 일임하면서 계획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을 꼽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었지만 재산관리 방식은 여전히 40대 이상 부부들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부부의 90.5%가 한 사람이 통합해 재산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 중 24.9%는 배우자의 수입내역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관리 형태가 어떻게 됐든 서로의 ‘딴 주머니’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부부는 적잖이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30 부부 재테크 10계명 (1) 통장관리는 한 사람이 신혼부부들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는 각자의 통장으로 따로 들어오더라도 저축이나 지출은 한 사람이 관리해야 계획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 (2) 저축의 제1목표는 내집 마련 신혼부부의 수입은 내집 마련에 ‘올인’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입의 50∼70%는 저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저축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좋은 조건의 주택 매물이 있다면 대출을 받아 구입하고, 차츰 대출을 갚아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3) 교육비·노후자금 등은 미리미리 많은 금액은 아니라도 부담이 큰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은 미리 준비해야 나이 들어 허리 펴고 살 수 있다. 특히 장기 자금인 경우 10년 먼저 시작하면 모을 수 있는 돈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적은 금액이라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 (4) 가계부 기록으로 새어 나가는 돈 막기 조금 귀찮아도 가계부를 써라. 합리적인 지출로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돈을 막는 것이 이자 1% 더 받는 것보다 낫다. (5) 저축은 절세와 수익을 따져 나이가 젊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면서 이왕이면 세금우대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투자를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금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다. (6) 투자상품에 깊은 관심을 정기적금은 만기까지 확정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가 낮다. 그 대안으로 적립식 펀드를 고려해 볼만 하다. 매월 일정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상품으로 적금+α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7) 주거래 은행 만들기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급여통장 및 적금, 신용카드, 공과금 등 모든 은행거래를 한곳에 집중하라. 은행 단골고객이 되면 예금금리, 대출금리, 수수료 등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8)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사용을 생활화 소득공제 혜택뿐 아니라 지출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생활비는 신용카드, 용돈은 체크카드’ 등으로 용도를 정해서 사용하면 지출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9) 위험에 대비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질병에 대비가 없기 때문에 서둘러 부부의 보장성 보험을 준비하는 게 좋다. 보장성 보험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가입해야 보험료가 싸다. 10 철저한 신용관리 신용에 따라 대출금리나 보험료까지 달라지는 세상이다. 며칠간의 연체라도 절대로 습관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도움말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차장>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영균 한은 부총재보 “섣부른 외환보유액 투자 다변화는 중앙은행 신뢰도 손상”

    한국은행 이영균 부총재보는 14일 섣부른 외환보유액 투자 다변화는 중앙은행의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재보는 한은과 세계은행(WB)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공동개최한 ‘외환보유액 운용 국제포럼’ 개막연설에서 “앞으로 세계경제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신흥시장국의 외환보유액 운용은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리스크관리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채 섣불리 고수익·고위험 자산으로 다변화하면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인권위, 현장조사 ‘부실委’ 믿지못할 ‘불신委’

    성희롱 진정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린 기각 결정이 법원에 의해 취소되는 등 인권위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조사과정의 허술함이 집중적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이번 법원 판결을 계기로 과거 인권위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았던 진정인들의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 ●“성의없는 조사 방식 재검토해야” 지난해 7월 한 외국계 회사 노동조합과 여직원 등은 “간부 유모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인권위에 냈다. 하지만 인권위는 같은 해 12월 관련된 5개 사건에 대한 진정을 모두 기각했다. 결정문에서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거나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로 판단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은 같은 사람들이 “인권위의 성희롱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의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변호를 담당한 조인섭 변호사는 “당시 인권위는 당사자 개별조사만 했으며 일부 참고인들과는 전화통화만 했다.”면서 “일부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를 무시 또는 간과하고 증거 불충분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서면조사만하고 진정 기각하기도 인권위의 허술한 조사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은 지난해 7월 어머니 급식당번 제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진정을 냈지만 올 6월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인권위는 제대로 된 현장조사 없이 기각 결정을 내려 진정인의 불만을 샀다. 이 모임 공동대표 조주은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인권침해가 많은데도 현장조사 없이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달 인권위는 장애인 박모씨가 “대전시가 하천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면서 휠체어를 탄 채 이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낸 차별 진정도 기각했다. 기각 결정 이후 현장조사를 한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경 대표는 “기각 결정 이유 중 하나가 해당 기관이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현장조사 없이 기관이 제출한 문서만 믿고 결정을 내리는 등 조사가 허술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조사관 부족·자질 떨어져” 인권단체들도 인권위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군·검·경에 대한 조사를 하는 인력이 단 14명일 정도로 조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역량도 업무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시민실천연대 사무국장은 “경찰, 검찰 등 다른 기관의 조사인력과 비교하면 초기 교육도 부실하고 지속적인 재교육은 더욱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치소 여성 재소자 성추행 사건만 하더라도 법무부 조사에 비해 결과가 형편없었다. 조사관 수를 늘리고 재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조사관 1인당 진정 건수가 30∼40건이나 돼 조사기간이 지연되는 경우는 있지만 부실하게 조사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또 성희롱 진정 기각 취소 판결에 대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인권위의 기각 결정에 대한 취소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하천변 화장실 문제를 진정한 박씨는 “인권위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만큼 기각 결정 취소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Kid 아이들 愛 빠졌어요

    아이들이 모델로 나오는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아이들 모델은 어렵고 무겁고 차가운 소재를 감성적으로 표현해 소비자의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다. 이른바 ‘키즈 광고’는 일반 광고보다 기업 PR광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기업의 가치와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목적의 기업 광고에서 아이들이 더욱 많이 나온다. 이런 유형의 대표적인 광고는 ‘라이프 이즈 원더풀(Life is wonderful)’을 슬로건으로 내건 KT의 ‘위성발사’편이다.KT는 지난달 22일 무궁화 위성 5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시점에 맞춰 위성발사편을 내보내고 있다. 광고는 물 로켓 놀이를 하는 아이의 장난기 어린 얼굴이 성장하면서 위성을 쏘아올리는 비장하고 긴장된 연구원의 얼굴로 이어진다. 여기에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의 주제곡이 흐른다.40대층이 어릴 때 자주 들은 노래여서 향수도 자극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위공위성이란 첨단과학을 아이의 놀이로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포스코의 기업 PR 광고 또한 마찬가지이다. 전남 장성군 신촌마을 무인가게를 배경으로 주부와 아이가 등장한다.“이곳엔 지켜보는 사람 대신 함께 사는 믿음이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잔잔한 음악이 깔린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우유를 사가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천진난만하다. 포스코는 딱딱하고 차가운 철강 회사 이미지를 벗고 더욱 힘을 받는다. 소비자에겐 감동으로 다가온다. ‘동반자’를 강조하는 삼성생명도 최근 새 광고에서 아이들을 모델로 등장시켰다. 힘겨워 보이지만 열심히 짐을 끌고 가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동시에 “너의 짐을 들어주기보다 너에게 맞는 짐을 쥐어줄 것이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온다. 억척스럽게 짐을 끌고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감동이 전달된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광고이다. 교보생명 기업PR 광고에는 병원놀이를 하는 남녀 아이의 대사와 동작을 통해 ‘아이들의 병원놀이처럼 보험용어 하나도 쉽게’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메시지가 나온다. 아이라는 모델을 통해 회사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소비자에게는 향수 어린 추억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다. 제품 광고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인기있는 소재다.KTF의 ‘아이러브 요금제’ 광고는 어린 딸의 앙증맞은 애정 표현으로 소비자 감성을 자극한다. 집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친구의 시선 때문에 “아빠에게 뽀뽀를 못해 줘 미안하다.”는 딸아이의 문자 메시지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또 기아자동차 오피러스는 어린아이들을 등장시켜 ‘전방감지 카메라’ 기능을 강조했다.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사전 감지 기능을 아이들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자동차의 안전성과 소비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욱 빛이 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짝퉁의 바다…명품시계 더 갖고싶다?

    [이기철 기자의 쇼핑 트렌드] 짝퉁의 바다…명품시계 더 갖고싶다?

    시계가 최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중국 부품을 조립한 ‘빈센트 앤 코’ 시계가 서울 강남에서 수천만원에 팔리는 희대의 사기극이 벌어졌다. 요즘 부쩍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지오 모나코’는 진위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산 시계를 명품으로 둔갑시켜 들여오다 구속된 사례까지…. 짝통과 밀수품이 범람하는 국내 명품시계는 허영심과 얽히면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내 시계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조 1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은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입품의 비중은 40%에 이른다. 수입은 홍콩·미국·일본·중국·스위스 등의 순이다. 그러나 명품시계의 수요가 늘면서 ‘짝퉁(가짜) 명품’의 등장은 이미 예견됐다. 국내 최대의 브랜드 시계 멀티숍인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2층 크로노다임의 박상옥(34)과장을 만나봤다. “명품 시계를 착용하는 것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때가 되면 밥을 주듯 태엽을 감습니다. 또 ‘째깍째깍’ 초침 소리는 애완동물의 심장박동 소리로 들립니다.” 박 과장은 요즘 일본과 홍콩 등을 오가며 시계 공부를 하고 있다. 시계의 미묘한 맛에 빠져 있다. 크로노다임에 입점하는 시계 브랜드 등을 집중 관리한다. “명품 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해서 차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를 차고, 소장용으로 착용합니다.” 50평 남짓한 크로노다임에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시계들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고 좋아하는 롤렉스, 바셰론 콘스탄틴, 파네라이, 예거 르쿨트르, 보메&메르시에, 디올, 태그호이어, 에르메스, 브라이틀링 등을 취급한다. 최저 200만원선부터 최고가는 1억원대를 훌쩍 넘는다. 보통 1점에 1000만원을 웃돈다. 매장에 전시된 시계는 600여점.100억원을 웃돈다. 최근 명품시계의 짝퉁 파문으로 업계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크로노다임은 고객들의 신뢰도가 오히려 올라간다는 게 박 과장의 귀띔이다. 고객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졌다. # 백화점, 홈쇼핑도 못믿어 지오 모나코에 대한 개인 의견을 물었다. 박 과장은 “딱히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명품시계에도 등급이 있는데 A급이나 B급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빈센트는 롯데백화점에도 입점 제의를 했었다고 박 과장은 실토했다.“역사성과 1%의 왕족만 찬다는 말이 의심스러워 과감히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모백화점에는 실제로 입점, 판매했다.“명품 시계 바이어가 1차적으로 가짜를 막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신규 브랜드 시계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스위스의 시계학교 수석 졸업생이 자신의 이름을 딴 시계를 내거나 스위스 시계공장의 유명 기능사가 독립, 자신의 이름을 딴 시계를 내놓기도 합니다.” # 서너 차례 비교한 뒤 사야… “손님들이 많으냐.”는 질문에 박 과장은 “고객층이 두텁다.”고만 할 뿐 자세히는 밝히지 않았다. 젊은층들이 예상보다 많이 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명품 시계는 가격대가 간단치 않기 때문에 한 번 보고 사는 물건이 아니다.”면서 “최소한 서너차례 와서 물건을 보고 비교한 다음에야 산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인터넷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인터넷의 시계 가격이 어떤 까닭으로 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브랜드의 본사에서 직접 수입할 경우 특별소비세 20%가 부과돼 더 이상 싸려야 쌀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AS때 부품 바꿔치기 주의해야 명품 여부에 대한 문의가 크로노다임으로 최근 쇄도하고 있다. 박 과장은 “고객이 시계를 가져와 진위(眞僞)여부를 의뢰할 경우 본사에 보내고, 본사가 판단한 결과를 고객에게 전해줍니다.”라고 말했다. 명품시계가 고장났을 경우 함부로 수리를 맡겨서도 안 된다. “고장이 났을 경우 즉각 가져와야 합니다. 담당 AS 기사가 접수만하고 브랜드의 본사로 보내, 수리를 맡깁니다. 다른 곳에서 수리를 하면 시계 내부의 부품을 바꿔치기 당할 수도 있거든요.”본사로 보내는 이유다.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메커닉’ 찰까 ‘오토매틱’ 살까 시계가 명품 반열에 들어서려면 기술력과 전통, 세련된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 오랜 제조 역사와 정교한 기술을 자랑하는 스위스는 명품시계로 널리 알려진 생산국이다. 명품 시계는 배터리로 가는 ‘쿼츠’는 많지 않다. 태엽을 감는 ‘메커닉’과 팔이 흔들리는 진동으로 가는 ‘오토매틱’이 대부분이다. 시침과 시곗줄 등에 다이아몬드와 금, 플래티넘 등의 보석이 박혀 있다. 여기에 시간의 오차를 잡아주는 ‘투르비옹’이란 부품이 들어가면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업계는 4대 명품으로 파텍필립, 브리겟, 바셰론 콘스탄틴, 오드마 피게를 꼽는다. 블랑팡과 랑게죄네를 더해 6대 명품이 된다. 이 가운데 오드마 피게와 랑게죄네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명품시계 시장은 스와치그룹과 리치몬드그룹이 양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계제조회사인 스와치그룹에는 브리겟, 블랑팡, 오메가, 라도, 론진, 티소 , 레옹아토 등이 있다. 리치몬드그룹에는 바셰론 콘스탄틴,IWC, 파네라이, 예거 르쿨트르, 보메&메르시에, 카르티에, 피아제 등의 브랜드가 속해 있다. chuli@seoul.co.kr
  • 부동산·고유가로 경기하강 현실화 되면…

    부동산·고유가로 경기하강 현실화 되면…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미국의 주택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경기침체 신호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민간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기패턴은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기는 동조화돼 있고, 그 가운데 중국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경기침체의 위기가 올 때 미국은 시장의 자율 기능에 의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경기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미국이 같은 점은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경기 상황은 중국의 경기 상황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년간 중국발(發)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을 예로 든다.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은 디플레를 걱정했을 정도로 물가가 안정됐었다. 중국의 저가품 수출은 세계경제의 인플레를 유발할 요인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이 덕분에 한동안 저금리 구조를 지속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1∼2%대를 유지했고,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올초까지만 해도 3%대였다. 저금리 구조가 집값 상승(부동산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우리나라와 미국은 비슷했다. 우리나라는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부동산값(자산가격 상승)을 올렸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 역시 저금리 덕분에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택가격이 서부와 동부쪽의 도시를 중심으로 대폭 상승했다. 그러나 근년 들어 중국이 과열경기 억제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인플레를 우려한 우리나라와 미국은 다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4년 6월부터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도 콜금리를 지난해 10월 3.25%에서 올리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에는 4.5%까지 올렸다. 중국발 인플레 우려 여부에 따라 경기를 운영해온 방식이 비슷했다. ●한국과 미국이 다른 점 하지만 현안이 되고 있는 경기하강 우려에 대한 시각과 대처 방식은 전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반기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는 건설경기 침체와 투자 부진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값이 떨어지더라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 미국처럼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쓰는 예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범위 내에서 소비를 해왔기 때문에 부동산값 하락이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부동산값 하락이 심각한 위기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는 가구들이 대부분이어서 집값 급락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소비 위축은 물론 투자 및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대응 능력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됐을 때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대응 능력 여부라고 말한다. 미국은 대응 능력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응 수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과거에는 경기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대응이 분명했었다.”면서 “지금은 누가 총괄하는지조차 알수 없고, 설령 경기가 좋지 않아 이를 진작하려고 해도 각종 집행 수단이 코드정책에 묶여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부동산 세제, 수도권 공장 증설 등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묶어 놓았기 때문에 정책적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정부보다는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이 원활하기 때문에 위기관리가 쉽다고 말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큰 틀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정해주면 시장의 각 주체들은 각자의 방식에 따라 생존전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일수록 정부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데다 지휘탑도 명확하지 않고, 정책적 수단도 없어 대응 능력이 사실상 마비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실거래가 더 자세히 공개해야

    건설교통부가 올 상반기에 거래된 13만여건의 아파트 실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지역에 따라 미세한 편차는 있으나 실거래 가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호가나 담합에 의한 인위적 가격 조정행위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늦었지만 정부가 집값 가이드 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은 이제야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수도권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매도자와 중개업소, 시세제공업체 등의 실체 없는 호가와 농간으로 몸살을 앓았다. 거래는 없으면서 호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 왜곡현상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그러나 실거래가의 공개로 조만간 거품이 걷히고 집값의 하향 안정세가 기대된다. 매수자가 매도자의 횡포에서 벗어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협상이 이루어지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거래가 공개에는 아파트의 층·방향·조망·위치, 그리고 내부 개조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빠졌다. 실거래가가 ‘평균가’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특정지역 아파트에 거품이 끼었다고 반박해 온 정부가 그 가격을 그대로 인정한 점도 문제다.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층과 위치에 따른 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나, 거래 당사자간 마찰을 줄이려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격정보뿐만 아니라, 통계적 가치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공개 대상을 소규모 단지로 확대하고, 단지별 특성과 가구수 등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정교함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실거래가를 공개했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곳에서는 언제라도 가격폭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민생 우선’의 국회로 가는 길/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8월 임시국회가 재산세·거래세 인하를 골자로 한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 수해복구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안 편성, 작년도 결산안 심사 등을 위해 소집됐다. 그러나 사행성 성인 오락게임 ‘바다이야기’의 인·허가 관련 의혹과 이를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와 여권 인사 연루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논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 등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생은 뒷전인 국회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바다이야기’사건을 참여정부 최대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05년 11월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의 일환으로 실시한 주요 단체 및 조직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 국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25.7%로 나타났다. 시민단체(63.1%), 사법부(50.2%), 행정부(46.9%), 대기업(46.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국민 4명 중 3명 정도가 국회를 불신하는 셈이다. 미국 국민들의 75%가 미 의회를 신뢰하는 것과 비교할 때 참담한 실정이다. 국회가 이렇게 국민에게 버림받는 근본 이유는 정치는 실종된 채 오로지 상대방을 흠집 내는 정쟁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 의혹 제기도 필요하고, 정부의 정책적 오류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시국회에서는 민생 살리기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년 대선의 주도권을 장악하고,7·11 전당대회 이후 추락하고 있는 당 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한 정략적인 자세로 국회에 임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05년 11월에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이전에도 한나라당을 싫어했고, 현재도 한나라당을 싫어한다.’는 ‘절대 혐오층’의 규모는 29.0%였다. 그런데 2006년 8월 조사에서는 31.8%로 약 3%포인트가량 늘어났다.‘절대 호감층’보다는 무려 10%포인트 정도 높았다. 5·31지방선거에 압승했고, 정당지지도에서 우리당을 3배 정도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현 주소이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결과를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정부 여당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반사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위험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사실에 근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비판의 정수를 보여야 한다. 우리당도 무조건 정부를 옹호하는 ‘거수기 정당’의 구태에서 탈피해야 한다. 특히, 습관적으로 국민을 가르치고 꾸짖는 ‘계도 민주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는 듯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몇몇 언론사 논설위원들과의 모임에서 “내가 임기 중에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보라.”고 발언했다. 이런 발언의 기저에는 임기 중에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각종 선거에서 우리당이 참패한 것은 기존 보수 언론과 야당이 정부 여당을 집요하게 흠집내고 잘못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유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대통령의 논리에는 일반 국민들이 왜곡된 정보를 무분별하게 믿고 행동하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고전한다는 국민 불신이 숨어 있다. 우리당은 대통령의 이와 같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판하고 과감하게 저항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여야가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실종된 정치가 실질적으로 복원될 수 있는 ‘상생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방의 역할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충실히 준수해야 한다. 이 때만이 국회가 정쟁을 접고 민생 우선의 정치를 펼치며 잃었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미국행 항공테러 음모’ 조작의혹

    세계를 경악케 한 여객기 동시테러 미수사건과 관련, 실체가 조작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항공테러 음모라는 당국 발표에 걸맞지 않게 드러난 증거가 빈약한 데다 단서를 제공한 파키스탄 당국의 신뢰도에도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제3세계 전문 통신인 IPS는 용의자들이 체포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 발표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들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영국 무슬림들을 중심으로 사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전했다.●의혹1. 폭탄 증거물 정말 있나 우선 제기되는 의혹은 ‘액체폭탄’의 실체다. 전날 경찰이 런던 북부 하이와이콤브의 숲에서 폭탄 부품가방을 발견했다는 BBC 보도가 있었지만 경찰은 자세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는 경찰이 흘리거나 제3자를 통해 나온 간접 진술뿐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용의자들의 집과 직장, 심지어 집 근처 인터넷 카페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결정적 물증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의혹2. 항공권도 없이 공중테러? 검거된 24명의 용의자 가운데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체포된 시점에서 며칠 안에 테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경찰 발표와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용의자 한명은 이미 풀려났다.존 프리스콧 부총리가 16일 한 무슬림 단체와 면담에서 “모든 용의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경찰 수사에 무리한 대목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의혹3. 사상 최악 테러에 블레어는 휴가? 토니 블레어 총리의 행적도 논란이다.현지 언론은 블레어 총리가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즐기다 존 리드 내무장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가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즐기던 더글러스 알렉산더 교통부 장관이 호출을 받고 급히 업무에 복귀했다는 점이다. 공항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돌아왔다는 해명이었는데, 주무장관이 급히 돌아온 마당에 총리는 다음날 유유히 휴가를 떠난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의혹4. 파키스탄 정보는 믿을 만한가 음모를 적발한 결정적 단서가 파키스탄에서 나온 점도 무슬림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다. 기야수딘 시디키 영국 무슬림협회 사무총장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몹시 불안하다.”며 “미국과 영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일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직전 영국 정보부가 공개한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정보가 조작으로 판명난 점, 지난해 7·7 런던 테러 직후 영국 경찰이 브라질인 메네제스를 테러범으로 오인, 살해한 사건도 이번 발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F15기 추락 조종사 의식상실 탓”

    “F15기 추락 조종사 의식상실 탓”

    지난 6월7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 추락한 F-15K의 사고원인은 조종사가 기체 고도를 급하게 높이는 과정에서 과중한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의식을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공군이 18일 밝혔다. 이것은 사고원인이 기체결함도 아니고 조종사 과실도 아닌, 불가항력적 생리현상이라는 얘기가 된다. 책임 소재가 없어지는 셈이다. 조사결과의 신뢰도에 대해 공군은 “사고해역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하진 못했지만 기체잔해의 75%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라며 “거의 100% 믿어도 좋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전투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와 F15기를 선정한 공군측은 책임을 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F15K의 훈련과 기종 도입이 오는 21일부터 재개된다. 특히 정부는 1000억여원에 이르는 기체 보상금도 보잉사로부터 받을 수 없게 돼, 국민의 혈세가 고스란히 바다에 가라앉은 셈이다. 공군과 보잉,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군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를 이끈 김은기(중장) 공군참모차장은 “사고기의 기체나 엔진에는 아무런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조종사 2명이 낮아진 비행고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중력가속도(G:Gravity)에 노출돼 의식을 상실(G-LOC)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G-LOC(Loss of Consciousness)이란 전투기가 공중에서 급선회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원심력을 조종사가 견디지 못할 경우 뇌로 보내지는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현상이다. 지상에 서 있을 때의 평범한 상태가 1G이고 건장한 일반인은 6G까지 견딜 수 있는 데 반해 고도의 훈련을 받는 F15K 조종사의 경우 최대 9G의 압력을 받는다. 몸무게가 60㎏이면 9G에서는 540㎏의 중력을 받는 셈이다. 특성상 전투기는 상하좌우로 급선회하는 게 다반사인데 이 때마다 G가 증가해 조종사의 인체를 압박한다. 신체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G-LOG에 걸릴 확률이 높은 편이지만, 엄밀히 말해 뚜렷한 원인을 찾긴 힘들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2명의 조종사가 동시에 의식을 잃을 수 있느냐는 지적에 공군측은 “전방석 조종사가 G-LOC에 빠지면 후방석 조종사도 거의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군측은 “미국의 경우 매년 1.4대의 전투기가 G-LOC으로 추락하는데, 그중 절반이 F16이고 F15의 추락사례도 있다.”고 했다. 공군은 “조사 결과 추락시 조종간이 중립에 있는 상태에서 엔진은 최대출력 상태로 음속의 1.34배 속도로 바다에 처박힌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기체가 정상운행되는 도중 조종사가 의식을 잃어 조종간을 놓쳤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5) 17년 무분규 LG 전자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5) 17년 무분규 LG 전자

    #1 지난 3월10일 LG전자 창원공장에서 열린 디오스 냉장고 신제품 발표회는 좀 달랐다. 박준수 LG전자 노조 창원1지부장 등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이 경영진과 함께 발표회 호스트로서 참석했다. 노조 유니폼을 입은 이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생뚱맞게 보였지만 LG전자 그 누구도 이런 분위기를 어색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은 디오스 냉장고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2올해로 17년째 임단협 무분규 타결 진기록을 세운 LG전자. 이들에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 듯하다. 박준수 지부장의 설명이다.“‘노경(勞經)’이 회사안과 노조안을 교환하고, 실무진에서 협상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서로가 밀고 당기다 보면 어느 선까지 양보할 수 있는 것인지 대략 답이 나옵니다. 그럼 곧바로 ‘D데이’(최종 교섭일)를 잡습니다. 그리고 본사 경영진과 노조 집행부가 모여 그냥 한방에 끝냅니다.” ●간담회서 불만·요구사항 걸러 LG전자가 이렇듯 매년 ‘한방’에 끝낼 수 있는 배경에는 ‘노경’의 지속적인 대화와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다.LG전자는 사업부별로 노조 간부와 사측 간부가 매달 독자적인 간담회를 갖는다. 여기서 불만과 요구 사항이 대략 걸러지고, 이해의 폭이 깊어진다.“노조 있는 회사가 없는 회사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앞으로도 보여 주겠다.”는 장석춘 노조위원장의 말에서 노경의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다. LG전자도 1980년대 후반에는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았다.89년에는 36일이라는 기록적인 조업 중단이 일어났다. 매출 손실 5000억여원, 해외 신용도 하락, 이미지 타격 등 LG전자(옛 금성사)를 최악의 경영 위기로 몰아 넣었다. 삼성전자에 업계 1위를 내준 것도 이 때가 처음이었다. ●89년엔 36일 조업중단 ‘최악 위기´ 89년 노조의 요구는 인격적 대우였다. 생산직은 숙소, 식사, 복장 등 모든 부문에서 차별 대우를 받았다. 당시 창원공장 벽면마다 시뻘건 스프레이로 생산직 근로자를 위한 여러 구호들로 가득찼다. 파업 현장에 김쌍수 당시 공장장(현 부회장)이 담을 넘어 노조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격앙된 노조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수 있었지만 김 부회장은 처우개선을 약속하며 노조원들을 설득했다. ●인격적 대우에 생산성 향상 ‘화답´ 경영진의 변화는 점진적이었지만 파격적이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창원공장 임원진은 매일 노조원 출근 시간에 맞춰 출입문에서 “반갑습니다.”라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또 직접 빗자루를 들고 공장 주변을 청소했다. 신뢰가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젊은 노조원들은 임원들 손에 들렸던 빗자루를 대신 들었다. 하나된 노사는 결국 생산성 향상으로 되돌아왔다.1989년 -8.6%였던 노동생산성은 1990년 22.0%,91년 23.3%로 크게 뛰었다. 박준수 지부장은 “노조는 최고경영자(CEO)의 거울입니다.CEO가 찡그리면 노조도 찡그립니다.CEO가 웃으면 노조도 웃습니다.”라며 노사관을 피력했다. 창원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주먹구구·편의주의… 뒤로가는 행정

    ‘돈 들여 지어놓고 비어 있는 기술센터’ ‘18년째 끌고 있는 도로 확장공사’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정들이 곳곳에서 벌어져 눈총을 받고 있다. 8일 전남도와 경북도 등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주먹구구식 예산낭비와 구속력 없는 시책, 단기성 계획 등으로 행정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목포시에서 배로 15분 거리인 압해도에 28억여원을 들여 올 1월 농업기술센터를 세웠다. 그러나 준공 8개월이 다 되도록 전화와 집기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옮겨가지 않고 목포시 용해동에 있는 기존청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처럼 군 관련 시설을 지어놓고도 이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안군은 목포시에 있는 군청사를 압해도에 이전·신축키로 하고 지난 5월 군비 220억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는 다음달쯤 이사할 예정이고 압해대교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하면 섬 지역 민원인들이 더 불편해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목포∼신안 압해도간 압해대교는 내년쯤 개통된다. 전남도는 소와 돼지, 닭·오리 등 가축을 일정 사육시설보다 많게 키울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년부터 물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질병예방 차원에서 내려진 조치이지만 현장조사와 과태료 부과 등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2004년 시행된 축산법 시행규칙에 따라 소·닭은 300㎡, 돼지는 50㎡ 이상일 경우 관할 단체장에게 등록해야 한다. 도내에서는 6466가구가 단속대상이다.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2007년 시행예정인 총액 인건비제는 행정자치부가 정한 표준정원보다 직원이 과도하게 많을 경우 공무원 급여가 깎일 수도 있다는 게 도입 취지이다. 여수시는 표준정원이 1655명이나 현재 1786명, 영암군은 562명이나 667명 등 적잖은 자치단체가 이미 표준정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직원을 줄일 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입 목적대로 공무원 급여를 깎을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광주 남구청은 중국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정율성’을 기리는 국제음악제’를 지난해에 이어 오는 10월에 개최하려다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사실상 행사를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광주시가 예산 5억여원을 지원했다. 경북 동해안 국도 7호선 4차로 확장공사는 18년째 계속되고 있다. 포항에서 영덕을 거쳐 울진에 이르는 137.8㎞의 이 길은 지난 1989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공사진척률은 88%에 그치고 있다. 전체 공사비는 9564억원으로 잡혀 있고, 이 가운데 8398억원이 올해까지 투입된다. 하지만 나머지 1166억원은 2007년 이후로 잡혀 있다. 공사가 20년을 넘길 전망이다. 주민들은 “강원도 고성에서 동해안에 하나뿐인 도로인데 무슨 공사를 20여년씩 하느냐.”며 “국도가 이 모양이니 지역이 발전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사의 생명은 진실/하태현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지난 한 주는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 표절 여부를 놓고 시끄러웠다. 모든 신문들은 김 부총리가 교수시절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BK21의 논문 중복 게재와 관련한 기사 등을 1면에 배치했다. 또 김 부총리의 입장은 물론 청와대와 여야 정당들의 의견, 교총과 전교조의 주장 등 관련 기사로 많은 지면을 채웠다.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은 7월26일자 사람&사회면에 ‘한국행정학회 회원 A교수의 고백’이라는 중간 제목과 함께 “사회과학 논문 95%가 비도덕적”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교수 한 명의 고백을 빌려 사회과학계의 논문 표절이 만연해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대학 사회에 있거나, 앞서 게재됐던 중앙일보의 탐사보도를 읽었다면 기자가 말하는 것처럼 충격적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A교수의 말이 정확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명 교수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중앙일보는 대학 내 논문 표절에 대해 탐사보도 했다. 기사는 교수 30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10명중 9명이 표절 경험이 있거나, 본 적이 있다는 데이터를 담고 있다. 한 교수의 말을 빌리는 것보다 신문사 자체 내에서 조사해 봄으로써 기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물론 서울신문 기사에선 다른 신문 기사에 없는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 표절과 이름 끼워 넣기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논문 심사단의 구성의 문제점을 잘 지적한 것이다. 교수 개인의 말을 못 믿겠다는 것이 아니다.A교수가 제시한 수치(95%)는 중앙일보 탐사보도의 결과수치(92%)와 비슷했다. 하지만 여기서 기자의 보도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출입처 관행이 일반화된 요즘, 출입처에서 제공한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브리핑의 내용이나 심지어 당사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지난 번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황라열씨의 인터뷰가 그 예다. 기자들은 황씨가 말한 그의 화려한 경력을 그대로 기사로 썼다. 유명한 댄스가수의 백댄서 생활부터 나이트클럽 삐끼, 마약 판매 경험과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의대를 포기하고 현재 비인기과인 종교과에 오기까지. 이런 화려한 경력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직접 확인한 내용을 실은 언론은 없었다. 단지 그의 말을 옮길 뿐이었다. 얼마뒤 황씨는 거짓 이력으로 탄핵되었다. 기자들은 사실 확인없이 황씨의 말만 믿고 그대로 기사로 썼고, 독자들은 그것을 사실이라 여겼다. 사실 확인을 제대로 했더라면 독자들을 농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언론 전공 수업시간에 한 교수로부터 “원래 모든 기사가 탐사보도 같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들었다. 미국 탐사언론협회는 탐사보도를 “개인이나 조직이 숨기고자 하는 중요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파헤치는 보도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자료는 물론 믿음직한 취재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중앙일보에 논문 부정행위에 대해 심층적이고 자세한 탐사보도 기사가 나올 수 있는 것도 오랜 시간에 걸쳐 재차 확인하고 다양한 취재원을 인터뷰하는 절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신뢰있는 신문으로 한층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취재한 사건에 대해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는 기자들의 끈질김이 필요하다. 하태현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ha446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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