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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그렸다… 신라의 0.05㎜ 세공 미스터리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그렸다… 신라의 0.05㎜ 세공 미스터리

    2016년 11월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금박 유물은 팥알보다 작았다. 금박을 핀셋으로 살살 펴는 데만 반년이 걸렸다. 세척 작업까지 거쳐 모습을 드러낸 가로 3.6㎝, 세로 1.17㎝의 조그마한 유물에 현대 기술로도 재현하기 어려운 8세기 통일신라의 정교함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공개한 ‘선각단화쌍조문금박’은 통일신라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 준다. 동궁과 월지 ‘나’ 지구 북편 발굴 과정에서 나온 이 유물은 20m 떨어진 거리에서 출토된 두 점이 보존처리를 거쳐 하나로 합쳐진 것인데, 넓이가 100원짜리 동전과 비슷할 정도로 작다. 현미경으로 50배 확대하면 놀라운 세계가 펼쳐진다. 순도 99.99%의 순금 0.3g을 0.04㎜ 두께로 펴서 만든 금박에 굵기가 0.05㎜도 되지 않는 선으로 새 두 마리와 단화(여러 문양 요소를 늘어놓아 꽃을 위에서 본 형태처럼 그린 것)를 새겼다. 머리카락(0.08㎜)보다 가느다란 선이다. 꽃을 중심으로 좌우에 그려진 새는 멧비둘기로 추정되며, 암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어창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매우 가느다란 철필 등으로 조금(彫金)한 금박은 국내 유물 중 가장 정교한 세공술과 함께 뛰어난 미술적 감각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형문화재 금속공예 장인과 함께 재현 실험을 진행해 보니 선을 긋는 건 가능했지만 그림까지 그리는 건 무리였다”며 “첨단장비도 없던 당시에 어떻게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16년 출토 이후 공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금박 유물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라고 한다. 몇 년간 관련 자료 조사와 연구, 외부 자문 등이 이어졌지만 결국 정확한 용도와 구체적인 제작 방식은 알아내지 못했다. 김경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사다리꼴 단면을 가진 기물의 마구리(끝, 단면)로 추정된다. 따로 매달 수 있는 구멍이 없는 걸로 봐서 직접 부착한 장식물일 것”이라면서도 “신에게 봉헌하기 위해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신라 시대 왕실에서 불교 유물을 제외하면 화려한 생활용품은 많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8세기 신라 왕실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17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특별전을 열고 일반 관람객에게도 유물을 공개한다.
  • 아라가야 특유 토목기술로 쌓은 ‘함안 안곡산성’ 경남도 문화재 지정...토석혼축 공법

    아라가야 특유 토목기술로 쌓은 ‘함안 안곡산성’ 경남도 문화재 지정...토석혼축 공법

    경남 함안군은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성곽유적인 함안 안곡산성(咸安 安谷山城)이 경남도 문화재(기념물)로 지정 됐다고 16일 밝혔다.함안 안곡산성은 함안군 칠서면과 대산면 경계에 걸쳐 있는 해발 343m 안국산 정상을 따라 축조된 좁고 긴 형태의 테뫼식(鉢卷式) 산성이다. 내성(둘레 821m)과 외성(둘레 410m)이 있는 복곽성(複郭城)으로 전체 둘레는 1231m이다. 안곡산성은 낙동강과 창녕지역까지 가시권에 들어오는 곳에 위치해 아라가야가 신라 등 주변세력의 침입에 대비해 군사적 요충지에 쌓은 산성으로 알려졌다. 함안군은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사업의 하나로 2017~2018년 군 자체사업으로 안곡산성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경상남도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에 선정돼 내성 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했다. 성곽의 정확한 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측량과 시굴조사가 현재 진행중이다.발굴조사결과 안곡산성은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 후반 흙과 돌로 함께 쌓아 올린 토석혼축(土石混築) 산성으로 밝혀졌다. 특히 성벽 내부에서는 많은 돌과 점토를 사용해 접착력을 높이고 나무기둥과 석축을 함께 활용해 상부의 수직압력을 분산함으로써 붕괴를 방지하는 토목공법도 확인됐다. 안곡산성의 토석혼축 공법은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대형봉토분에서도 확인되는 공법으로, 지형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견고한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아라가야 특유의 토목기술이다. 경남도와 함안군은 안곡산성은 고분 축조기술을 성곽 축조에 접목한 특별한 사례로 고대 성곽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돼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함안군 관계자는 “안곡산성의 경남도 기념물 지정으로 입체적인 아라가야사 복원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추가 조사와 결과를 바탕으로 성곽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계획을 마련해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 사적 지정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 사적 지정

    경북도는 신라 문화유산이 많은 경주 동천동 소재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이 오는 17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에 지정된다고 16일 밝혔다.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은 지난 4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후 30일간 예고 기간을 거쳐 최근 확정 심의 절차를 통해 지정이 결정됐다. 경주 금강산은 신라 왕경오악(王京五岳)의 북악(北岳)이자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던 사령지(四靈地) 가운데 하나로 신라의 신성한 공간이며 신라사의 역사적 사건과 관련한 중요한 유적이 밀집된 장소다. 또 신라 건국과 국가 형성단계에서 신성한 공간인 동시에 신라 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6촌장이 만장일치로 박혁거세를 신라왕으로 추대한 신라 건국의 산실인 ‘표암’ 유적을 비롯해 신라 불교 공인의 계기가 된 이차돈 순교와 관련된 ‘백률사’와 ‘이차돈 순교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경주 동천동 마애삼존불좌상’ 등 신라사 및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문화재도 다수 분포한다.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은 신라 수도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사후 안식처이자 의례의 공간으로도 이용됐다. ‘경주 탈해왕릉’, ‘동천동 고분군’은 매장공간이 도심 중심에서 주변 산지 구릉으로 이동하는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도는 문화재청·경주시와 함께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활용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주 금강산 표암봉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신라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라 왕경 전체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복원하는 등 문화유산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한낮 땡볕만큼 뜨겁게… 쇳물 녹이는 불야성 [이우석의 미시 여행]

    광양 9경에 광양제철소 야경 꼽혀밤새 불 밝혀 미래도시 풍경 같아섬진강·백운산 품은 배산임수 지형 성불·동곡·금천·어치 4대계곡 일품백운산 정상 숙박 가능한 워터파크야영시설 갖춘 자연휴양림 가볼만“밸로 옹삭하지 안응께 싸게 오소.”다소 특이한 말씨다. 전남 목포에서도, 화순에서도 들을 수 없다. 귀에 짝짝 붙는 ‘과냥’(광양) 사투리다. 의역하자면 ‘(광양이) 좋은 곳이니까 빨리 오라’는 소리다.광양이라 쓰고 ‘과냥’이라 읽는다. 빛(光)과 볕(陽)이 두 개나 붙을 정도로 초여름 볕 좋은 남도 땅 전남 광양(光陽) 이야기다. 전국 최고 수준 일조량 지역이란 설명에 자부심이 우러난다. 어디 햇볕뿐일까. 매화 송이가 터지는 봄이 아니라도 어디서부터 둘러볼까 고민될 정도로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맛있는 먹을거리로 가득 찬 곳이다. 전남 동남부 끝에 위치한 광양은 흔히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으로 묶인다. 광양을 기준으로 남쪽 여수, 서쪽 순천 등 비슷한 규모의 지방도시 3곳이 같은 생활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까닭이다. 북쪽 구례와 동쪽 경남 하동은 광양 연계 관광 루트로는 좋지만 도시 규모나 행정구역이 달라 한 생활권으로 엮기엔 적합하지 않다. 경남의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과도 닮은 듯 다르다.광양의 옛 이름은 ‘천하일미 마로화적(광양불고기)’이란 말로 유명한 마로(馬老), 모루(牟婁), 물혜(勿慧) 등이다. 말(馬)에서 나온 이름이란 얘기도 있고 백운산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통일신라가 광양을 차지하고 희양(晞陽)으로 불렀는데, 그때 역시 볕이 좋았는지 이때부터 ‘양’자가 지명에 붙기 시작한다. 현재 지명인 광양이 된 것은 고려 때부터다. 19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폐합되면서 광양시가 탄생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뚜렷하게 두 시가지가 구분된다. 구시가인 광양읍 권역은 순천시와 가까워 순천 웃장 아랫장으로 장을 보러 나가기도 한다. 순천 시내버스(77번)와 990번, 991번 등 버스가 두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어 다니기도 편리하다. 여전히 ‘동광양’이라 불리는 권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포스코광양제철소와 광양항, 산업단지가 있어 번쩍번쩍하다. 상업단지는 전국에서 인구 5만명으로 가장 큰 동(洞) 단위인 중마동에 있는데 각종 식당과 주점, 상가 등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다. 광양의 지세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앞에는 바다가 놓이고 진월 쪽으로 섬진강이 흘러들어와 망덕포구에서 광양만에 합류한다. 비교적 너르고 낮은 땅이 광양만 연안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고 북쪽엔 기세 좋은 백운산(1218m)이 우뚝 버티고 있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와 남해고속도로가 순천에서 들어와 하동으로 연결된다. 세로로는 순천완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서울 쪽으로 한층 가까워졌으며 남쪽으론 이순신대교를 통해 ‘여수 밤바다’까지 이어진다. KTX 광양역이 없대도 다른 ‘비역세권’ 지역처럼 섭섭해할 것은 없다. 전라선 고속철도가 순천까지 이어지니 광양읍은 바로 지척이고 여수엑스포역에선 이순신대교만 건너면 동광양이다. 뭐니 뭐니 해도 광양의 자랑은 백운산과 섬진강 그리고 광양제철소다. 둘은 자연이, 또 하나는 인간이 만든 상징이다. 광양이 자랑하는 9경 중에 구봉산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이 빠지지 않는다. 밤새 불을 밝힌 신기루 같은 풍경은 만화영화 ‘미래소년 코난’의 배경인 ‘인더스트리아’처럼 경이롭다.전형적인 중공업 도시 이미지가 있지만 찾아보면 곳곳에 때묻지 않은 들판과 숲, 실개천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옥룡과 봉강, 진상, 진월, 다압 등은 얼핏 봐도 그냥 푸근한 농어촌 마을이다. 지난해 11월 7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오라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황금산단에 들어서면 첨단 정보통신 도시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김을 양식하던 어촌에서 매실과 감나무를 키우는 농촌, 세계적 제철 도시 그리고 정보통신 4차산업 도시 광양으로 늘 변화하는 옷걸이다. 여름맞이 여행을 떠나게 될 광양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은 여기까지. 초여름 매력 포인트인 광양의 계곡과 문화체험, 먹을거리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다. 땅은 가물고 하늘은 뜨겁다. 이제 6월 하순, 벌써부터 시원한 계곡이 떠오르는 시기다. 사실 한여름 피서는 더위를 피한다는 뜻인데, 가장 뜨겁고 더운 바다를 많이 찾는다. 물에서 나오면 뜨겁고, 반쯤 들어 있었대도 나머지를 이글이글 태우는 곳이 바다다. 그럼 산? 실컷 더웠다가 잠깐 시원한 곳이 산이다. 시원하기론 뭐니 뭐니 해도 산그늘 짙은 계곡이 제일이다. 고개를 갸웃할 이들도 많겠지만 광양의 계곡은 명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근교의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도 계곡은 부지런한 이들의 몫이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찼다. 또 거리가 가까운 만큼 여행의 재미도 덜하다.광양의 좋은 계곡들은 그나마 사람 구경을 덜하는 곳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와 너른 호남벌을 질러 남해 한려수도 수많은 섬을 코앞에 두고 우뚝 멈춘 백운산이 품은 계곡들이다. 봉강면 성불계곡, 옥룡면 동곡계곡, 다압면 금천계곡, 진상면 어치계곡 등 주로 4대 명품 계곡을 이야기하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품었다. 백운산은 물가(광양만)에서 치솟은 광양의 진산이다. 억불봉을 중심으로 사방에 수많은 폭(瀑)과 소(沼)를 거느리고 있다. 수량도 풍부해 언제나 청량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계곡으로만 5~6㎞ 이상 이어지는 어치계곡은 콸콸 쏟아지는 그 많은 물이 전혀 탁하지 않다. 수돗물이래도 믿을 판이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산그늘 속 계곡을 이리저리 누비며 길을 오르면 그만 계절을 잊고 만다. 외부보다 적어도 5~6도는 낮은 듯. 시간을 두 달 전의 풋봄날로 되돌려 놓고 만다. 산 아래부터 용처럼 똬리를 틀던 물이 구불구불 산정으로 이어진다. 계곡을 거스를수록 더욱 세차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데 길은 마지막 진경산장에서 끝이 난다. 보통 이곳에서 돌아가지만 좀더 걸으면 계곡 속 숨은 구시폭포가 나온다. 말구유의 방언인 구시에서 나온 이 폭포에서는 에어컨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차가운 물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구시폭포는 아래보다 위에서 내려다보기 좋은 폭포다. 길 위에서 보면 열 길 이상 꺼진 땅속으로 떨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 세찬 낙수 소리까지 더해 단박에 더위를 날린다. 옥룡면 동곡계곡 하류는 여느 계곡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넓은 하천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류에 오르면 유려한 곡선미를 드러낸다. 빙빙 휘감아 도는 너무도 잘 뚫린 아스팔트 길에선 나무에 가려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깊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이 맑고 차갑다. ‘과냥’ 토박이들이 쉬쉬하며 피서지로 즐겨 찾는 곳이다. 반전은 정상 부근에서 펼쳐진다. 숲속에 갑자기 워터파크(포스코 백운산수련원 하계수련장)가 나타난다. 그냥 풀장 수준이 아니다. 공중에서 시원한 물을 쏟아내는 물바가지와 이리저리 휘감으며 씽씽 내려오는 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규모는 작지만 이름난 민간 워터파크의 라이드 시설이 부럽잖다. 게다가 맑고 차가운 계곡물을 써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이다. 포스코 가족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계 운영을 시작하면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원한 워터파크를 이용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신기하다. 계곡과 워터파크, 숙박, 야영시설이 함께 있다. 이름처럼 성불계곡은 가장 클래식하다. 옛날 경기 안양 유원지나 송추 일영계곡처럼 곳곳의 포인트마다 천막이 하늘을 가리고 물 위엔 평상이 놓였다. 계곡이 휘감아 돌면서 남긴 바위틈은 물을 막아 가족용 천연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골바람이 불어오는 너럭바위 평상은 낮잠 한숨 자기 딱이다. 졸졸 계곡 물소리는 자장가 역할로 충분하다. 한 이십 분 잠들어도 피로가 싹 가신다. 이것이 진정한 휴가다. 얼음장 같은 물이 떨어지며 차가운 바람을 일으킨다. 사나운 땡볕은 이미 진록의 천연 커튼으로 가렸다. 수많은 이들의 더위를 씻어내는 차가운 물은 봄과 여름 사이를 소요하며 흘러내리고 있다. 이 모든 계곡의 주인은 당연히 표고 차를 제공한 백운산이다. 옥룡면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여느 산에 못지않다. 전국 어느 유명 휴양림과 비교해도 당당할 만큼 최적의 위치에 있다. 보약 한 첩이라도 된 것처럼 맑은 공기를 밤새 흡입하며 잠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곳이다. 숲속에 편안한 숙박시설(종합숙박동)과 야영시설을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황톳길을 걸으면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간단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삼림욕장, 잔디마당, 산림문화휴양관, 목재문화체험관, 치유의 숲 등 휴양림 안에서 체험할 시설도 잔뜩 있다.원도심 격인 광양읍 쪽에 새로운 문화체험 시설이 생겨났다. 2021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 얼어붙은 동토에서 틔운 문화예술의 싹이다. 광양예술창고는 원래 쌀 창고였는데 지금은 현대인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양식과도 같은 ‘예술의 쌀’을 품고 있다. 옛 광양역 앞 폐창고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광양예술창고는 마침 열린 엔데믹 시대에 맞춰 상대적으로 조용한(?) 광양읍 권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허름한 외벽과 지붕의 목재를 그대로 보존한 광양예술창고 내부에는 첨단 미디어 영상실과 모던한 느낌의 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미디어A동이 전시 위주 기능이라면 소교동B동은 소통과 교류, 동행을 테마로 한 문화공간이다. 미디어 영상실에선 전국 최대 스크린에 8K 빔프로젝터로 ‘광양의 현재와 미래’ 등 테마 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광양 출신 고 이경모 사진작가의 아카이브를 조성해 놓았다. 보도사진가인 이 작가는 문화재, 건축물, 도시개발, 생활사 등의 시대상을 셔터로 기록했다. 작가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디지털 작업을 통해 대형 터치스크린에 담았다.평일과 주말에는 놀이 체험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언제 들러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는 함께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있어 이를 연계해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2년 만의 휴가, 엔데믹을 맞은 광양의 초여름은 그전보다 더욱 뜨겁고 시원할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도시 규모는 비록 작지만 먹을거리의 명성만큼은 거대도시에 못지않다. 광양을 방문한다면 누구나 귀에 익은 광양 불고기를 맛볼 수 있고, 그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 광양 닭숯불구이도 즐길 수 있다. 광양읍사무소 뒤편 ‘금목서회관’은 ‘광양불고기’라 불리는 한우 숯불고기의 명성을 제대로 지켜 가고 있는 곳. 즉석에서 살짝 양념한 불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에 구워 먹는 맛이 가히 최고다. 광양 사투리로 ‘피라미’를 의미하는 피리탕도 별미다. 명산에 계곡이 좋아, 청명한 물에서 잡히는 피라미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게 끓여 낸 피리탕은 지역 입맛대로 제피 가루를 넣어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옥룡면 ‘옴서감서’는 시원하게 끓여 내는 피리탕이 별미다. 시원한 야외 평상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소풍 나온 듯 음식을 즐길 수 있다.여기다 패각은 작아도 속살 부드럽고 투실투실한 섬진강 재첩(갱조개)과 전국적 명성의 다압면 매실 요리는 진월면에서 맛볼 수 있다. ‘청룡식당’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변 평상에 앉아 재첩 한 상을 받아 들 수 있는 곳이다. 칼칼한 매운 고추에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내 시원한 재첩국은 감칠맛 덩어리다. 대부분 곁들이게 되는 재첩 회무침은 호박과 오이에다 새콤한 양념을 비벼 먹는 요리인데 밥과 함께 먹으면 당장 입맛이 살아난다. 광양읍내 ‘왕창국밥’은 속풀이 해장국으로 소문난 집. 돼지고기를 넣고 진하게 끓여 낸 육수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다. 시원한 맛이 담긴 이유는 바로 콩나물. 머리국밥의 맛을 내는 육수와 콩나물 채수가 함께 시너지를 낸다.
  • 윤계상 결혼식 현장 공개… 미모의 신부와 행복한 웃음

    윤계상 결혼식 현장 공개… 미모의 신부와 행복한 웃음

    5인조 보이그룹 god 출신 배우 윤계상의 결혼식 현장이 공개됐다. 9일 god 멤버인 김태우의 배우자 김애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너무 축하해요 두 분”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애리는 윤계상의 야외 결혼식에 초대받아 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멋진 턱시도를 입은 윤계상과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새신부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다. 한편 윤계상은 이날 혼인신고 1년 만에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 윤계상의 배우자는 5세 연하의 뷰티 브랜드 대표로 알려졌다. 윤계상은 “제 아내가 될 사람은 좋은 성품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서 “저의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절 지켜주고 사랑으로 치유해 주기도 했다. 정말 좋은 사람이다.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도 들었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 [속보] 윤계상, 오늘 5세 연하 뷰티CEO 아내와 뒤늦은 결혼식

    [속보] 윤계상, 오늘 5세 연하 뷰티CEO 아내와 뒤늦은 결혼식

    배우 윤계상(44)이 뒤늦은 결혼식을 올린다. 윤계상은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미 혼인신고를 마친 아내와 비공개로 결혼식을 치른다. 앞서 윤계상은 지난해 6월 5세 연하로, 뷰티 브랜드를 운영 중인 차혜영 대표와 열애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말 지인의 소개로 만난 뒤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왔다. 두 사람은 열애 소식이 전해진 지 두 달 만인 지난해 8월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으로 부부가 됐다는. 당시 이들 부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을 미뤘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계상은 결혼 발표 이후 팬카페를 통해 “미숙한 부분이 너무 많은 제가 정말 귀한 사람을 만나 좋은 연을 맺게 됐다”며 “지난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훨씬 더 소중한 만큼 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예비신부에 대해선 “좋은 성품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며 애정과 믿음을 드러냈다.
  • ‘위기의 반도체’에 이재용, 빨라지는 경영 행보..M&A도 윤곽 나올까

    ‘위기의 반도체’에 이재용, 빨라지는 경영 행보..M&A도 윤곽 나올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7~18일 11일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현장 경영 행보를 재개하며 최근 발표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집행을 본격화한다. 이번 유럽 출장으로 삼성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빨라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출장 일정은 지난 2일 삼성물산 부당합병 혐의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출장으로 다음주부터 2회(10·16일) 공판 기일에 출석이 어렵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며 공개됐다. 지난 12월 중동 방문 이후 6개월 만에 해외 출장에 나서는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반에 본사를 둔 ASML을 찾을 전망이다.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총수가 직접 뛰는 것이다. EUV 노광장비는 웨이퍼에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데 필수적인 장비이나 연간 생산량이 40여대 가량이라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간 확보전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신설 등을 앞두고 있어 장비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유럽 출장 때도 네덜란드 ASML을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긴밀히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말 당선인 신분으로 루터 총리와 통화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독일과 영국 등에서도 주요 협력사 수장들과 만나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독일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랫동안 사업 협력을 이어온 지멘스 경영진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지멘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공정에 설계자동화(EDA) 도구 지원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협업 생태계 강화에 역할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열흘간의 일정이니 네덜란드를 비롯, 인근 유럽의 여러 파트너사 CEO들과 비즈니스 미팅 일정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의 대형 M&A의 윤곽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M&A가 진행 중이라고 보면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그렇게 보면 된다”고 말하며 작업이 진행 중임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이 부회장이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ARM 인수합병을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공동 인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 사례에서 보듯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견제로 인수합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삼성도 의미있는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려할 사항이 많은 가운데 물밑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나경원 “신라호텔은 꿈도 꾸지 않았지만…취임식 좌석 하나 못 받아”

    나경원 “신라호텔은 꿈도 꾸지 않았지만…취임식 좌석 하나 못 받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6·1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이 힘을 다해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범을 응원해주었다”며 “조금이라도 오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일 “난 좀 미련한가 보다. 그저 당과 국가를 위해서는 나를 위한 계산은 미루어 둔다”며 3·9 대선은 물론 6·1 지방선거까지 열심히 뛰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좌석 한 자리도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다보스포럼(공개토론회) 특사를 다녀온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끝난 다음 날인 이날 “지방선거도 이제 끝났다. 3월9일 대선에 이어 정권교체의 완성을 위해 쉼 없이 달렸다”며 “나 스스로 나의 노고를 고맙게 생각한다. 어제부터 드디어 온몸은 두들겨 맞은 듯 아프고 모든 뼈마디는 사근사근 쑤시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당연한 엄중한 책무라 생각하기에 다보스포럼에 다녀와서는 허겁지겁 그동안 못한 것을 벌충이라도 하는 것처럼 뛰어다녔다”며 “건강 생각도 하라고 권유하는 분들도 있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절박한 눈물 또는 뜨거운 응원을 외면할 수 없어서 늘 남은 마지막 에너지까지 쏟아붓는다”고 말했다. 또 “특히 우리 지역 동작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전원 당선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내 지역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니”라며 “그래, 난 좀 미련한가 보다. 그저 당과 국가를 위해서는 나를 위한 계산은 미루어 둔다”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대통령 취임식 날, 신라호텔 리셉션은 꿈도 꾸지 않았고 로텐더홀의 리셉션은 물론 단상 천명의 좌석 한 장도 배정받을 수 없었던 나는 텔레비전으로 취임식을 보면서 ‘그래, 새 정부 출범이 고맙지’하면서 스스로 위로했으니”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긴 정몽준 전 당대표께서도 초청장 한 장 못 받으셨다 하니, 우리 당은 이것도 문제다. 역사가 있는 정당인데, 역대 당대표는 흔적도 없으니”라고 에둘러 아쉬움을 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빙 끝 결국 국민의힘이 패한 ‘경기도지사 선거’를 언급하며 “조금 아쉽지만 경기도에서도 기초단체장은 압승을 했으니 국민들은 힘을 다해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범을 응원해줬다. 그러니 지금부터가 더 중요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오만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선거 동안 입은 선거용 점퍼를 벗으면서 나는 잠시 책무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계양을, 그 각축의 역사/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계양을, 그 각축의 역사/서동철 논설위원

    오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지역구의 중심에 계양산이 있다. 이곳에는 백제시대 처음 쌓은 계양산성이 있다. 한강 하구에 우뚝 솟아 서해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계양산은 삼국 누구도 놓칠 수 없는 군사적 요지였다. 고려시대 계양도호부와 부평부 관아 역시 계양산 아래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과의 격전지였다. 이런 군사적 중요성에 따라 1883년 조성된 산성 내부의 중심 유적도 확인됐다. 오늘날에도 군사용 철탑이 세워진 계양산의 봉우리는 주위를 압도한다. 계양산에 오르면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펼쳐진 광경이 감탄스럽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는 자가 한반도를 차지한다’던 삼국시대 계양산은 더욱 중요했을 것이다. 계양산 북쪽으로는 경인아라뱃길이 지나고, 동쪽으로는 김포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일대의 지정학적 성격이 매우 대외지향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계양산성은 최근 국가 지정 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다. 정상을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쌓은 둘레 1180m의 테뫼식 산성이다. 계양산은 이제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붐비는 인천 시민의 중요한 휴식 공간으로 떠올랐다. 남동쪽의 남장대 추정지 주변은 1월 1일이면 해맞이 행사가 열려 수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동쪽으로는 최근 계양산성박물관이 들어서 산성의 역사와 유적의 분포 상황, 그리고 다양한 출토 유물을 보여 준다. 백제는 주변국을 경계하는 역할을 계양산성에 맡겼다. 2003년 1차 발굴조사에서 백제 토기와 철기가 나왔다. 2005년 2차 조사에서는 동벽 주변에서 제1집수정이 확인됐고, 그 바닥에서 백제 목간이 출토됐다. 2009년 4차 조사에서는 고구려 계통의 연화문 막새 기와, 2015년 7차 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 기와와 토기가 수습됐다. 한성백제가 고구려에 밀려 남쪽으로 수도를 옮기고, 이후 신라가 다시 이 지역을 차지한 역사를 그대로 보여 준다. 계양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활 터전이 서울 주변 신흥 도시의 일부분이 아니라 매우 유서 깊은 역사의 고장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삼국시대 이후 최대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보선 후보들도 누가 당선되든 그 유구한 역사를 되살리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 6년 만에 호암상 챙긴 이재용 ‘광폭행보’

    6년 만에 호암상 챙긴 이재용 ‘광폭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5월 광폭 행보’를 이어 갔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만찬 참석을 시작으로 5월에만 일곱 번째 공개 석상에 섰다. 이를 두고 ‘민간 주도 성장’을 국정 운영 방향으로 잡은 윤 정부 출범에 맞춰 이 부회장이 대외 경영 활동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삼성호암상은 이건희 회장이 아버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뜻을 기려 1990년에 제정한 상으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부터 홀로 시상식에 참석해 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참석하지 못했다. 행사 시작 30분 전 남색 정장 차림으로 호텔 로비에 들어선 이 부회장은 6년 만에 시상식장을 찾은 소감과 미국 출장 등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곧바로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삼성 관계자는 “선대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시상식장을 찾은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재계에서는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잠행을 이어 오던 이 부회장이 최근 부쩍 공개 석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는 8월 윤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첫 특별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이 최근 발표한 450조원 투자 계획 등을 서둘러 추진하려면 이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긴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음달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제2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캠퍼스 방문 행사 당시 양국 정상을 직접 안내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30일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한 그가 오는 7월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에 참석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 콘퍼런스는 해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대표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로 대형 인수합병(M&A)이나 협력 등이 논의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꼽힌다. 상무 시절인 2002년부터 이 행사에 꾸준히 합류했던 이 부회장은 2017년부터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참석을 재개하면 삼성의 M&A 시계가 빨라질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구속수감 중이던 2017년 법정에서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6년 만에 호암상 직접 챙긴 이재용…광폭행보에 무르익는 광복절 특사론

    6년 만에 호암상 직접 챙긴 이재용…광폭행보에 무르익는 광복절 특사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5월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이 삼성가 최대 행사로 꼽히는 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보인 것은 6년 만이다. 재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기조 속에 이 부회장이 잠행을 끝내면서 8월 광복절 특사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삼성호암상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아버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뜻을 기려 1990년에 제정한 상으로, 이 회장은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해마다 이 행사를 직접 챙겼다. 이 부회장은 2015년부터 이 행사를 이어받아 참석했지만 2017년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이 이끈 특검팀에 구속되면서 총수 가족이 직접 행사를 챙기는 전통이 끊겼다. 지난해까지는 국정농단 관련 재판과 코로나19 등이 어이지면서 총수 일가 없는 행사로 굳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다시 호암상 현장을 찾은 것과 관련해 “사법 리스크로 인한 경영 제약과 글로벌 산업 재편 가속화, 미·중 갈등 및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등 복합 위기 속에서도 수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라면서 “선대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이날 행사 참석과 관련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지만 재계에서는 최근 윤 대통령의 ‘친기업 기조’와 맥락이 닿아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24일 5년간 450조 투자와 8만명 집적 고용 계획을 밝힌 삼성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필요하고, 윤 대통령도 국가 경제 기여를 이유로 첫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북미와 중동 출장 외에 대외 활동을 자제해온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 참석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5월에만 7건의 공개 일정과 1건의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한편 올해 삼성호암상은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용근 포스텍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장석복 카이스트 특훈교수 ▲공학상 차상균 서울대 교수 ▲의학상 키스 정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김혜순 시인 ▲사회봉사상 하트-하트재단에 수여됐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이 지급됐다.
  • [시론] 세계유산 김포 장릉 사태가 주는 교훈/이창환 상지대 명예교수

    [시론] 세계유산 김포 장릉 사태가 주는 교훈/이창환 상지대 명예교수

    2009년 6월 3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조선왕릉 40기가 인류의 유산이 됐다. 탁월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는 의미는 전 세계 인류가 공동으로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유산으로 지정하고 지켜 나가기로 했다는 뜻이다. 조선왕릉은 전 세계 167개국에 분포하는 문화 및 자연 유산 1154건 가운데 하나다. 우리 민족이 고조선부터 삼국 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 온 5000년 역사의 증거물로 그 가치를 더한다. 우리 민족의 예문화를 담은 길례(吉禮)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자연관도 깃든 녹지 공간으로 복합유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불과 1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조선왕릉이 위기에 처했다. 40기 중 1곳인 김포 장릉 인근에 경관을 침해하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관할 구청에서 끝내 사용 승인을 내줘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다고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법원 판결이 나기 전에 입주가 이뤄지면 경관 침해는 사실상 되돌리기 힘들다. 불과 1곳의 경관 훼손이지만 40기가 한꺼번에 등재된 조선왕릉의 완전성에 흠결이 생겨 세계유산 등재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김포 장릉 사태는 근본적으로 국가유산이며 세계유산이라는 가치를 무시한 개발지향적 사회가 원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업체가 부서 간 갈등, 엇갈린 이해관계에서 빚어낸 총체적 관리 부실의 산물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는 신도시 지정 단계에서, 인천시는 도시계획 단계에서, 인천 서구청은 검단신도시 환경영향평가 및 경관 계획 단계에서, 건설회사는 설계 시공 단계에서,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호구역 영향 평가 심의 단계에서 숱한 검증 기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태에 이르렀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자긍심의 상징인 조선왕릉이 우리 스스로의 잘못으로 세계유산 지위에서 내려올 위기에 처해 있다니 정말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각 나라 유산을 5대양 6대주로 나누어 6년마다 보존 상태 등을 보고받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관리 상태가 부실하다고 평가한 유산은 위험 유산으로 분류해 특별 관리한다. 이 경우 해당국에서는 해마다 보존 관리 상황을 유네스코에 보고해야 한다. 유네스코도 특별 시스템을 가동해 수시 관리에 들어간다. 2022년 현재 전 세계 53건의 유산이 위험 유산으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대개 그 가치는 우수하나 관리 능력이 부족한 후진국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입주민을 볼모로 삼는 등 저개발 후진국 양태를 띠고 있는 김포 장릉 사태는 문화와 기술 강국을 자부하는 우리 민족의 체면에 크게 금이 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래 김포 장릉을 포함한 조선왕릉은 일제강점기에 각 능원의 봉분과 재실터 등만 남고 능역이 크게 줄어들었다. 수백 년 된 나무들도 잘려 나갔다. 남은 일부 능원의 핵심 시설만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졌다. 즉 조선왕릉은 일제의 민족 정기 말살 정책과 수탈의 현장이며 증거물이기도 하다. 김포 장릉의 경관 유지가 최우선의 결과이겠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이참에 난도질돼 있는 조선왕릉의 각 능원을 놓고 가치 분석에 따른 지속가능한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마땅하다. 우선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유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제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 차제에 세계유산 보전 관리를 놓고 부처 간 이해관계를 통합 조정하는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컨트롤타워를 두는 정부 조직 개편도 고민해 볼 일이다. 일부 유럽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 코로나 리스크에 발목… 광주 시내면세점 최종 무산

    광주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시내 면세점’ 설치가 올해도 끝내 무산됐다. 지역 일부 중견업체가 참여를 검토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30일 광주시와 광주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광주와 전남·전북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을 접수한 결과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광주에선 한 곳도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으로 진행된 이번 시내면세점 신청의 경우 광주지역에선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중견업체 한 곳이 참여를 적극 검토했지만 코로나 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관광산업 활성화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참여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시내면세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속적으로 유치 작업을 펼쳐 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2019년에는 기획재정부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로부터 ‘대기업 면세점’ 특허까지 받아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유통 3사 대기업이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참여를 포기했다. 시내면세점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각광받던 사업이었지만, 2017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한 데 이어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맞물리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광주의 경우 주요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치할 만한 관광지가 크게 부족한 데다 접근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시내면세점 유치를 어렵게 하는 이유로 풀이하고 있다.
  • 아찔한 절벽 위 스릴, 고요한 숲속 힐링… 원주는 체험이다

    아찔한 절벽 위 스릴, 고요한 숲속 힐링… 원주는 체험이다

    ‘관광의 불모지’ 강원 원주시가 중부권 대표 관광지로 뜨고 있다. 올해 초 그랜드 오픈한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중심으로 섬강 자작나무숲 길, 치악산 바람길 숲 등 다양한 힐링·모험 관광지가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으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깝고 숲이 많은 원주권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에만 올 들어 29일 현재 33만여명이 찾았다. 맑은 공기와 숲의 상쾌함, 계곡의 짜릿함이 어우러진 원주시가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중부권 유일의 체험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던 원주시가 자연 속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만든 관광지가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새로운 관광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는 간현관광지 종합개발을 통해 연간 1000만명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폐철도로 남아 있는 금대리 똬리굴도 관광지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미남 시 공보팀장은 “기존의 영동고속도와 제2영동고속도로 등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사통팔달 고속도로망에 이어 조만간 여주~원주 전철까지 이어지면 원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다”고 말했다. 간현관광지에 문을 연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원주권 관광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그랜드밸리를 찾은 관광객은 코로나19로 고통받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 이상 급증했다. 올 초 개장한 울렁다리에 이어 순차적으로 다양한 즐길거리 프로그램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관광객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소금산 출렁다리를 시작으로 하늘정원, 하늘바람길 산책로, 소금산 잔도, 스카이타워, 울렁다리, 피톤치드 글램핑장이 개장했다. 삼산천과 바위절벽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절벽 영상)와 음악분수, 야간경관조명 등도 함께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카, 범퍼보트장, 에스컬레이터까지 속속 만들어지면 더 업그레이된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규호 시 관광개발과 관광개발팀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개통 첫해인 2018년 방문객 185만여명 수준까지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시 원주 출렁다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국에서 출렁다리 건설 붐이 일었다”고 강조했다.간현관광지는 자연경관이 빼어난 산과 강, 계곡 등이 어우러진 국민관광지로 휴가철 피서객들이 자주 찾던 대표 휴양지였다. 한때 서울에서 열차를 타고 몰려온 젊은이들이 즐기던 추억의 장소였지만 중앙선 폐선으로 간현역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후 2018년 소금산 출렁다리가 개통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100m의 높이의 절벽을 마주 보며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휴일이면 소금산 입구는 아찔한 출렁다리를 체험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국내에서 가장 길고 풍광 좋은 출렁다리로 알려지면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연간 8만명 남짓 찾던 간현관광지는 출렁다리 개통 1년 만에 18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상분 시 공보실장은 “출렁다리 개통 이후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며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1000만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현관광지는 짜릿한 모험관광지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가 200m에 이르고, 절벽 위 높이만 100m가 넘는다. 다리 바닥은 구멍 뚫린 철제 구조물을 설치해 발 아래로 섬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이 걸어다닐 때마다 다리가 요동치며 짜릿함을 체험하게 한다. 섬강과 어우러진 소금산 일대의 절벽 등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소금산 정상까지 경사진 ‘하늘바람길 산책로’가 이어진다. 길은 다시 소금산 정상 아래 절벽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소금잔도로 연결된다. 해발 200m 높이의 바위 절벽에 선반처럼 잔도가 매달려 있다. 소금잔도 길이는 363m에 불과하지만 아찔함과 짜릿함은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적격이다. 바닥이 투명 유리인 잔도도 있다. 구불구불 벼랑길을 따라 이어진 잔도는 전망대 스카이타워 초입에서 끝난다. 해발 150m 높이에 설치된 전망대 스카이타워에서는 간현관광지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암벽에 매달린 모습이 잔도 못지않은 공포감을 일으킨다. 스카이타워에서는 소금산과 간현산 일대의 풍경을 두루 조망할 수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벼랑길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스카이타워는 다시 소금산과 간현산을 잇는 울렁다리로 이어진다. 올해 초 개장한 울렁다리는 인접한 출렁다리보다 2배 더 긴 404m 길이를 자랑한다. 국내 최장 보행현수교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까마득한 벼랑 위에서 공중을 걷는 아찔함과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출렁다리의 2탄이다. 소금산 출렁다리 아래에는 미디어 파사드 공연장이 들어섰다. 암벽을 스크린 삼아 조명과 영상을 비춰 공연하는 ‘나오라쇼’(Night Of Light Show)의 무대다. 지난해 말 오픈했다. 공연은 매일 밤 치악산 상원사의 설화를 소재로 한 ‘은혜 갚은 꿩’ 영상과 함께 680개 노즐과 300여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활용한 음악분수쇼 등이 폭 250m, 높이 70m의 자연 암벽을 무대로 펼쳐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통합건축물에는 민물고기 수족관, 로컬푸드 직매장, 옻·한지 전시판매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고 범퍼보트를 비롯한 물놀이시설과 글램핑장은 관광객들이 원주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발길을 잡는다. 순차적으로 올여름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관광코스가 모두 완성된다. 간현관광지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해 원주권을 체류형 관광지로 만드는 계획도 세웠다. 미술관인 뮤지엄산, 강원감영, 레일바이크 등의 기존 관광지와 현재 개발 중인 반곡·금대지역의 중앙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똬리굴 관광지를 연계할 계획이다. 반곡·금대 관광지는 반곡역~치악역 10㎞ 구간에 테마관광시설을 조성하고. 반곡역 일대에는 관광열차 스테이션, 플라워가든, 반곡문화갤러리, 파빌리온 등을 갖춘 근린공원을 만들 예정이다. 반곡역~똬리굴 6.8㎞ 구간에는 관광열차를 운행된다. 길아천, 백척철교와 터널을 활용해 슈퍼트리, 4D체험관, 환승역 등도 조성된다. 2㎞의 똬리굴 내부에는 LED 수족관, 빛의 터널 등 미디어아트 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을 맞을 예정이다. 연계 관광지로 140㎞에 가까운 치악산둘레길도 힐링 명소로 자리잡았다. 치악산둘레길은 빼어난 풍광부터 우리 지역의 역사, 문화까지 온몸으로 느끼는 길이다. 코스마다 특색 있게 구성했고, 일부 구간은 무장애길로 만들었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명품 도보여행길이다. 섬강 자작나무술 둘레길은 올 초 개장했다. 이 밖에 고려시대 대표 사원유적인 법천사지와 통일신라시대 거돈사지 발굴·정비사업을 마무리해 중원문화를 알리는 역사·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조종용 원주시장 권한대행은 “자연자원에 모험과 즐길거리를 접목한 소금산 그랜드밸리와 다양한 숲길을 조성해 서울과 수도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거북선·십장생·공포… 청와대 본관 곳곳에 녹은 전통문화

    거북선·십장생·공포… 청와대 본관 곳곳에 녹은 전통문화

    26일부터 청와대 본관도 개방되면서 청와대 내부 시설도 조명받고 있다. 청와대는 나라를 대표하는 권력자의 공간이었던 만큼 곳곳에 한국의 전통문화가 숨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본관 정문을 통해 청와대에 들어가면 관람객들은 높은 천장에 달린 화려한 조명을 볼 수 있다.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구중궁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워낙 큰 공간에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에 달렸다 보니 보기가 쉽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전통 한옥에서 볼 수 있는 ‘공포’ 형식으로 조명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공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 본관의 조명들은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어떤 조명은 청사초롱을, 어떤 조명은 나비를, 어떤 조명은 신라 왕관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은 본관 내부를 관람하다 고개를 들면 조명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천장에는 조명뿐만 아니라 과거 선조들이 이해했던 우주도 그려져 있다. 1층을 둘러보고 2층 집무실로 올라가는 계단 천장에 있다.천장도 천장이지만 바닥에도 곳곳에 한국적인 요소가 있어 눈길을 끈다. 관람 동선을 표시하기 위해 덮어놨지만 어떤 카페트에서는 거북선이 보였고, 십장생은 단골 소재로 쓰였다.조명이나 카펫 무늬처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만, 관람객의 정면에 보이는 것들도 한국적인 요소가 한가득이다. 창문은 전통 창살로 꾸며졌고, 콘크리트 기둥이지만 목재 건축물이 연상되도록 겉을 나무로 씌웠다. 청와대는 전통 한옥의 소재로는 지을 수 없는 규모인 탓에 어쩔 수 없이 콘크리트 건물로 지었다.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를 둘러보면 한국적인 요소를 곳곳에 넣으려던 건축가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문화재전문위원 김정현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도 청와대에 대해 “보기에 따라서 콘크리트로 한옥을 지은 것이 이상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당시 건축가들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청와대 본관은 빠르게 보면 10분 정도면 금방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내부 요소들을 이것저것 살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청와대를 관람하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개방된 청와대 속, 경주 불상은 아직도 갇혀 있다

    개방된 청와대 속, 경주 불상은 아직도 갇혀 있다

    청와대가 전면 개방되면서 이른바 ‘청와대 불상’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보물 제1977호) 반환운동이 재점화됐다. 이 불상은 110년 전 일제강점기 때 경북 경주에서 서울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여러 차례 반환운동이 벌어졌지만 아직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는 25일 대통령 집무실에 청와대 불상 반환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임관 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해 돌려준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상식과 정의로 국정을 바로잡겠다고 했으니 청와대 불상도 당연히 본래 있던 경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불상의 경주 반환 요구는 2017년 서울의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 혜문 스님이 청와대에 진정서를 보내면서 촉발됐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는 2017~2019년 줄곧 불상의 조속한 반환을 청와대와 문화재청에 촉구했다. 2019년 1월엔 경주시·경주시의회·운동본부가 청와대 불상의 경주 반환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국회·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문화재청 등에 전달했다. 당시 이들은 “청와대 불상이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천년고도 경주를 떠난 지 100년이 지났다”며 “역사 적폐를 청산하고 불상을 제자리로 모실 수 있도록 청원한다”고 했다. 이런 노력에도 청와대는 “불상 이운(移運) 문제는 종교계와 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시간을 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실제 불상 반환에 협조하지 않았다. 청와대 불상은 9세기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석불좌상으로, 현존하는 통일신라 석불 중 머리와 몸체를 완전하게 갖춘 뛰어난 조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불상은 1912년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이 경주 고다이라 료조 자택에서 본 뒤 이듬해 서울 남산 총독관저로 옮겨졌다. 1930년대 청와대 위치에 새 총독관저를 지으며 다시 이전됐다.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18년 4월 보물로 승격됐다.
  • ‘청와대 불상’, 이번엔 고향 경주로 반환될까…청와대 개방으로 여론 다시 커져

    ‘청와대 불상’, 이번엔 고향 경주로 반환될까…청와대 개방으로 여론 다시 커져

    최근 청와대 전면 개방에 이어 이른바 ‘청와대 불상’(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의 반환운동이 재점화됐다. 청와대 개방으로 110년 전 일제강점기 때 경북 경주에서 불법 반출돼 서울로 옮겨진 불상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는 25일 대통령 집무실에 청와대 불상 반환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임관 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해 돌려준 윤석열 정부가 새로 출범했고 상식과 정의로 국정을 바로 잡겠다고 했으니 청와대 불상도 당연히 본래 있던 경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불상의 경주 반환 요구는 2017년 서울의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 혜문 스님이 청와대에 진정서를 보내면서 촉발됐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는 2017~2019년 줄곧 불상의 조속한 반환을 청와대와 문화재청에 촉구했다. 2019년 1월엔 경주시·경주시의회·시민운동본부는 청와대 불상의 경주 반환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국회·청와대·문화체육부·행정안전부·문화재청 등에 전달했다. 당시 이들은 “청와대 불상이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천년고도 경주를 떠난 지 100년이 지났다”며 “역사 적폐를 청산하고 불상을 제자리로 모실 수 있도록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에도 청와대는 “불상 이운(移運) 문제는 종교계와 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시간을 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 실제 불상 반환에 협조하지 않았다. 청와대 불상은 9세기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석불좌상으로, 현존하는 통일신라 석불 중 머리와 몸체를 완전하게 갖춘 뛰어난 조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불상은 1912년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이 경주 고다이라 료조 자택에서 본 뒤 이듬해 서울 남산 총독관저로 옮겨졌다. 1930년대 청와대 위치에 새 총독관저를 지으며 다시 이전됐다.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가 2018년 4월 보물로 승격된 바 있다. 일제강점기 때 문헌인 ‘신라사적고’에 1913년 불상을 경주 도지리 이거사(移車寺) 터에서 총독부로 옮겼다는 기록이 있다.
  • [씨줄날줄] 다누리 유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누리 유감/박홍환 논설위원

    예로부터 우리 민족 역시 월백(月魄)이라 하여 달에도 정령이 있다고 믿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 신화의 세오녀가 바로 달의 정령이다. 서기 2세기 신라 8대왕 아달라왕 시기 동해 연안에 연오와 세오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되자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신라 조정에서는 급히 사신을 보내 그 까닭을 탐문했고, 연오와 세오가 각각 해와 달의 정령이었음을 알게 됐다. 결국 연오의 조언대로 세오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해와 달이 빛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영일만 일대는 당시 제사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아시아 권역에서는 달에 옥토끼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달 표면의 그림자 형상이 방아 찧는 토끼를 닮아 그리 됐다고 한다. 또한 중국 신화에는 항아(嫦娥·중국 발음 창어)라는 달의 여신 얘기가 있다. 달의 궁전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중국 도교에서는 매년 추석 항아에게 제를 올린다. 미모가 출중해 견줄 여인이 없다고 해 예로부터 천하절색 미녀를 ‘월궁항아’로 표현하곤 했다. 중국은 2007년 10월 24일 역사적인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발사했다. 항아로 추앙받으며 수천년 신화에 담겼던 달의 신비로움에 스스로 한 발짝 다가가 보겠다는 의미에서였다. 중국은 달 탐사 프로젝트를 일찌감치 창어로 명명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 왔다. 일본은 중국보다 한 달 전인 같은 해 9월 첫 번째 달 탐사선을 띄웠는데 지상에 유배됐다가 다시 달로 돌아간다는 일본 전래동화 속 주인공 ‘가구야’라고 명명했다. 8월 발사되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이름이 국민 공모를 통해 ‘다누리’로 결정됐다. 순우리말인 ‘달’(다)과 ‘누리다’의 합성어로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다. 누리호 명칭 공모 때보다 6배 이상 많은 6만 2700여건이 응모했을 정도로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언제부터 달을 줄여 ‘다’라고 표기했는지, 그게 어문법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설명도 없다. 중일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데 철학이나 철저한 검증 없이 공모에만 맡기는 공무원적 행태는 유감이다.
  • “중국은 우리와 특별한 ‘관시’ 남북 평화통일에도 절대적… 소통해야” [평화연구소의 창]

    “중국은 우리와 특별한 ‘관시’ 남북 평화통일에도 절대적… 소통해야” [평화연구소의 창]

    복사기 100대·의전차량 200대베이징AG 때 지원해달라던 中지금의 발전·성장 상상도 못해 양국 2030 반중·반한 정서 심화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해 봐야“중국 사람들이 이 얘기 들으면 자존심 상할지 모르겠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 복사기 100대와 의전용 승용차 200대만 지원해 달라고 하더라. 지금 중국의 발전상을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는 8월 24일 한중수교 30주년을 맞는데 수교 첫해 64억 달러였던 양국 교역 규모는 현재 40배 넘게 늘었다. 천안함 사태와 동북공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과 한한령(限韓令) 등 숱한 고비를 넘으며 양국 국민들의 감정, 특히 젊은층의 반감 정서가 뿌리 깊은 상황이다. 총무처 장관을 지내기도 한 김한규(82) 21세기한·중교류협회 회장은 88 서울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실무부위원장을 맡아 두 나라의 체육 교류에 기여했고, 국회 올림픽지원특별위원장으로 베이징아시안게임 성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중국을 도와 수교 작업의 밑바탕을 깔았다. 2000년 21세기한·중교류협회를 창립해 지금까지 고위지도자·여성지도자·차세대정치지도자·고위언론인·경제인·국방안보 포럼 등 여러 분야 교류에 힘쓰며 양국 관계 현안 해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수교 뒷얘기와 30년의 성과와 한계, 앞으로 달라져야 할 점 등을 들어보려 했으나 김 회장은 한사코 수교 뒷얘기만 나누자고 했다. 이런저런 주문과 조언이 두 나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취지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88올림픽 소프트웨어도 지원 Q. 수교 과정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A. 박세직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2009년에) 돌아가셨으니까 나밖에 없다. 그때 우리는 (중국에) 가면 언제든 그쪽 사람들 다 만나고 왔다. 요새야 중국이 워낙 커져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무엇보다 중국이 절대적으로 한국을 필요로 한 나라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등 여러 문제가 생겨 어려움이 많았다. 박 전 위원장과 내가 역할을 많이 했다. Q. 중국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처음 들은 시점은. A. 1988년부터 몸을 푸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중국 지도부는 톈안먼 사태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시안게임을 잘 치러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 해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했다. 중국 영도자와 테니스도 치고 수교하기 전에 이미 돈독한 사이를 만들었다. 정부 공식 라인과 별개로 박 전 위원장과 난 베이징시와 교류를 하고 있었다. 중국이 워낙 대국이고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니까 중국과 관계 개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모두 갖고 있었다. 1983년 춘천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이 좋은 계기가 됐다. 우리 정부가 대처를 잘했다. 중국 관료가 직접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쓰며 와서 협상을 하고 돌아갔다. 1985년 중국 어뢰정 표류 사고가 터졌을 때 범인들과 시신들을 모두 돌려줬다.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이 고맙다는 뜻을 전 전 대통령에게 밝혀 왔다. 이게 큰 도움이 됐다. Q. 아시안게임이 어느 정도로 결정적이었나. A. 덩 전 주석이 86 서울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 개최 노하우를 배워 오라고 지시를 했다. 우리한테 손 내밀 수밖에 없었다. 국회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와 달라고 해서 갔다. 성대한 만찬을 베풀길래 “우리를 이렇게 환대할 때는 부탁할 것이 있지 않느냐”고 떠봤더니 “복사기 100대와 의전용 승용차 200대를 지원해 달라”고 하더라. 지금 중국인들이 들으면 자존심 상한다고 할 텐데 당시는 그랬다. 귀국하는 대로 힘써 노력하겠다고 하니까 고맙다며 사흘만 더 머무르다 가라고 해서 응했다. 백두산과 상하이를 다녀왔는데 세심하게 배려하더라. 국내선 여객기는 에어컨도 안 된다며 국제선 여객기를 특별히 투입했다. 귀국하자마자 중국 측 요청을 성의껏 들어줬다. 수교 전에도 우리 기업들이 중국을 돕겠다고 줄 서 있는 형편이었다. 기업들도 따로 도와줘 훨씬 많은 장비와 승용차를 건넸다. 비공식적으로는 88 올림픽 치를 때 쓴 컴퓨터 소프트웨어까지 다 넘겼다. Q.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인가. A. 첸치천(錢其琛)의 책에도 나오던데 수교 전에 이미 중국 정부 내 태스크포스 팀이 만들어져 논의를 하고 있었더라. 여하튼 덩 전 주석 입장에선 참 고맙게 생각해서 수교 얘기가 본격화됐고, 내가 베이징 시청사에 태극기가 게양되는 순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감격적이었다. Q. 한중 수교의 의미를 돌아본다면. A. 두 나라 지도자들의 현실적 필요와 미래에 대한 비전이 만들어 냈다. 우리는 경제적 이익과 북한 문제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한 성과가 있었고, 중국은 사회주의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을 위한 시간을 벌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주중대사 중량감 따져야 Q. 수교 30년을 돌아볼 때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배울 점은. A. 2000년에 벌써 중국은 공공외교를 중시했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그해 10월 17일 한국을 국빈 방문했는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회의 때문에 들어온 것이었지만 수교 8년이 됐으니 각 분야 지도자급 인사들이 교류할 수 있는 협회를 양국 모두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미리 전해 왔다. 주 전 총리가 서울을 떠나는 일정까지 뒤로 미루고 양측이 신라호텔에서 만나 협회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주 전 총리가 지속적인 관시(關係)가 중요하니 나 보고 회장을 맡으라고 해 맡은 것이 22년이 됐다. Q. 우리와 비교해도 무척 빠른 것 같다. A. 주 전 총리가 우리 파트너는 중국 인민외교학회가 맡아야 한다고 얘기하더라. 그때는 어떤 단체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1959년에 만든 단체였다. 수교하지 않은 국가에는 전부 인민외교학회가 들어가 있었다. 물론 정부나 학회나 같은 것이다. 대사 출신들이 다 들어가 있고, 회원만 2000명이 되더라. 계급 정년을 채운 이들이 현직을 떠나도 같은 일을 한다. 이원화돼 있는데 매우 긴밀히 관리된다. 이런 것이 우리와 아주 다른 점이다.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끝까지 관리한다. 이런 것은 좀 배우자고 늘 얘기하곤 한다. Q. 중국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A. 인구가 14억명을 넘었고, 화교까지 치면 15억명이다. 실질적인 국익을 위해선 중국과 어떻게든 잘 지내야 한다. 미국은 미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다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도 굉장히 중요하다.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철학이요 소신이다. 한미동맹은 중장기적으로 중요하다. 그다음 역사적, 문화적,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중국은 최근 경제적으로도 아주 중요해졌다. 여기에다 통일 문제, 아무리 자존심이 있어 말 안 듣는다 그러지만 북한이 60~70%는 중국 말을 듣는다. 미국에 누구를 대사로 보냈다 하면, 중국에 보내는 사람의 중량감을 따져야 한다. 그들은 그런 것까지 유심히 지켜본다.Q. 중국 지도층에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라고 하더라. A. 그렇다. 중국은 우리와 특별한 관시가 있고, 한반도 평화 통일을 꾀하는 데 절대적인 나라다. 그들과 소통해야 한다. Q. 오랫동안 중국을 경험한 이들일수록 중국 사람은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을 잊지 않는다고 하더라. A. 목마르면 우물 물을 마시는데 누가 우물을 팠는지 생각하라고 한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이다. 중국은 신의와 의리를 중요시한다. 내가 인간적으로 탄복하고 매력을 느낀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반중 정서가 20대와 30대에 강하고, 중국 사람 중에도 젊은이들의 반한 정서가 좋지 않으니까 이것을 어떻게 풀어 갈지 고민했으면 한다.
  • 윤호중 “윤 대통령 아마추어 외교에 文 노력 수포 돼”

    윤호중 “윤 대통령 아마추어 외교에 文 노력 수포 돼”

    “文, ‘균형 잡힌 외교’로 방향성 정립했는데”“尹, 추상적 약속 말고 얻은 이익 대체 뭐냐”“실망스러워…초보 외교 피해 국민에게 가”22일도 “아마추어 대통령에 정권 넘겨 죄송”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의 아마추어 외교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그동안 애써 가꿔 온 희망을 위협하기 충분했다”고 혹평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이번 회담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후임자를 위해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한 자리였다”며 이렇게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난해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정치·군사를 넘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켰다. 동북아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국익과 안보를 동시에 충족하는 ‘균형 잡힌 외교’라는 새 방향성을 정립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회담 결과는 너무도 실망스럽다. 국익은 사라지고 대한민국을 미·중 갈등의 한복판으로 몰아넣는 위험천만한 합의사항만 가득하다”고 분석했다.“盧·文 국익외교 토대부터 허물어져”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한 대가로 대한민국이 손에 쥔 국익은 무엇이냐. ‘기술동맹으로 확대’, ‘상호방산조달협정 협의 착수’ 같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약속 말고 우리가 이번 회담으로 얻은 국가이익은 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결국 언제 지급될지 모를 약속어음을 받고 막대한 위험부담만 떠안았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세계열강과 치열하게 싸우고 협의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국익 외교가 그 토대부터 허물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초보 외교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그 폐해는 박근혜 정권의 ‘위안부 졸속 합의’처럼 돌이키기 쉽지 않다”면서 “민주 정부를 지키기 위한 저희의 잘못이고 과오”라고 적었다.尹, 바이든 박물관 초청 만찬에“후진국이나 박물관에서 연회해” 윤 위원장은 전날에도 경기 부천 중앙공원에서 진행한 지방선거 지원유세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이 무너져서 재건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어제 결과가 나온 것을 보니 1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발표한 공동성명 내용과 다른 게 하나도 없다”고 깎아내렸다. 윤 위원장은 “새로 된 항목이 하나도 없다. 무엇이 무너졌고 무엇이 재건됐다는 말이냐”라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경제에도 아마추어, 안보에도 아마추어, 외교에도 아마추어다. 민생에도 아마추어인 것은 보나 마나 뻔한 일”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초청 만찬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것을 두고도 “연회 장소가 없는 후진국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연회를 한다”면서 “대한민국이 국립박물관에서 연회를 해야 할 정도로 후진국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아마추어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줘서 지지자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면서 “저희가 잘못한 게 많은데 그 잘못한 걸 바로잡아 주시려고 국민들께서 아마추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가 국민을 보살피는데 이렇게 아마추어 노릇을 할 때 프로페셔널이 지역 일꾼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프로페셔널하고 유능한 일꾼들을 민주당에서 지방선거 후보로 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윤호중, 김건희 여사와 ‘파안대소’김 여사 “파평윤씨 종친, 잘 도와달라” 한편 지난 11일 윤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 한 장 때문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윤 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념 외빈 만찬에서 만나 대화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으로, 윤 위원장은 미소를 띤 김 여사를 바라보며 왼손으로 입을 가리고 활짝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윤 위원장을 향해 비판을 가했다. 정권을 내준 아쉬움이 가시지 않은 데다 대통령실 이전과 인사청문 정국 등을 거치며 새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던 상황에서 김 여사과 대화를 나누며 윤 위원장의 밝게 웃는 태도가 지지층의 감정선을 건드린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이에 대해 윤 위원장 측 관계자는 “당원들의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외빈 초청 만찬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을 수는 없고, 내내 웃고 있던 것도 아닌데 그 순간이 포착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국회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와 가진 사전환담 자리에서 “제 부인에게 (윤 위원장이) 왜 웃었냐고 물으니, ‘파평윤씨 종친이기도 한데 잘 도와달라’고 윤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한다”고 부부간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김 여사가 ‘시댁이 파평윤씨이고 시아버님이 중(重)자 항렬로 위원장님과 항렬이 같다.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부친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이런 대화 내용이 배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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