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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高僧遺墨(고승유묵)의 경지로

    통일신라에서 고려,조선,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서울 예술의전당과 국립 청주박물관,양산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공동 주최하는 이 고승유묵(高僧遺墨)전의 주제는 ‘경계를 넘는 바람’.국립청주박물관(8일∼11월30일)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2005년 1월11일∼2월27일),통도사 성보박물관(2005년 3월23일∼5월22일) 전시까지 8개월에 걸쳐 순회 전시한다. 선필이란 문자 그대로 선승의 글씨를 말한다.선필은 그 자체로 역설적이다.선의 요체인 불립문자가 암시하듯 선은 그림이나 글씨라는 고정된 상(相)에 매달리지 않는다.선에서는 애당초 상조차도 만들지 말라고 가르친다.선기(禪機)나 선미(禪味)는 원래 상을 만들거나 지으면서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서 8일 첫 테이프 이번 전시에서는 선열(禪悅)의 경지를 격정적으로,때로는 무심하게 드러낸 선묵 150여 점이 선보인다.탁본·제발(題跋)·원상(圓相)·시첩(詩帖)·간찰(簡札)·일자서(一字書)·유게(遺偈·입적을 앞둔 선승이 깨달음의 세계를 시로 읊은 것)·영찬(影讚·고승의 진영에 붙인 찬양문) 등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고려 인종 때의 승려이자 서예가인 탄연의 탁본 ‘진락공중수청평산문수원기’,마조·백장·황벽·임제 등 중국 선문 4대가의 법문을 초록한 조선 중기의 고승 청허 휴정의 ‘정선사가록’,다산 정약용으로부터 유학과 시문을 배운 조선 말기 초의선사의 ‘청추첩(淸秋帖)’,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모든 서체에 능했던 조선 후기 승려 아암 혜장의 ‘약봉첩(躍鳳帖)’ 등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근·현대 인물로는 만해 봉완의 시가 수록된 ‘만해필첩’을 비롯해 경허 성우,만공 월면,효봉 학눌,경봉 정석,서옹 석호,퇴옹 성철,탄허 택성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동안 한국화단에서 선묵(禪墨)을 본격적으로 다룬 전시는 거의 없었다.그런 만큼 선묵에 대한 오해도 많다.사람들은 흔히 “선필에는 법이 없다.”고 말한다.선필은 과연 법 없이 마구잡이로 쓴 글씨일까.이번 전시는 그런 잘못된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역대의 뛰어난 선필들을 보면 당대 글씨의 보편적인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당대의 서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틀을 깨고 나오는 파격과 일탈이야말로 선필의 묘미다.불교국가였던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김생 같은 명필과 영업,탄연,혜소 같은 고승들이 글씨의 흐름을 주도했다.승려들이 문화의 주동이 되면서 시대의 서풍을 이끈 것이다. ●근현대 경허·만해·서옹이 흐름 주도 반면 유교국가였던 조선시대에는 도학자나 문인 사대부의 글씨가 주를 이뤘다.그러나 조선시대에도 청허나 사명,영파,아암,초의 등의 선사가 있어 서예의 큰 흐름을 형성했고,근·현대 들어서도 경허,만해,경봉,서옹 등의 선사가 우리 서예의 역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그 개성적인 필치의 선필을 한국 서예사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서울 예술의전당(02-580-1300),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통도사 성보박물관(055-382-100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솔코리아오픈] 샤라포바 ‘그명성 그대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올해 윔블던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세계 8위)의 빼어난 기량과 미모는 ‘그 명성 그대로’였다. 지난 28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4000여명의 테니스 팬들이 몰려든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는 샤라포바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윔블던에서처럼 매혹적인 원피스유니폼 차림으로 코트에 나선 ‘테니스 요정’은 차이나오픈에 이어 곧바로 경기에 나선 부담감을 딛고 강력한 서비스와 칼날 같은 백핸드로 코트를 휘저으며 팬들을 ‘샤라포바 신드롬’속으로 몰아 넣었다. 상대는 11세나 많은 노장 엠마누엘레 가글리아르디(28·스위스·93위).낙승이 예상된 경기였지만 샤라포바는 줄곧 최선을 다하며 메이저 챔피언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한국에서의 첫 경기를 1시간 10분여 만에 2-0(6-1 6-3)의 완승으로 마무리한 뒤에는 팬들을 향해 손키스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29일 열린 사인회와 기자회견에서도 구름처럼 몰려든 팬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여 한껏 인기를 누린 샤라포바는 30일 사에키 미호(일본·258위)와 2회전을 갖는다. 샤라포바는 이날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가진 회견에서 “서울은 건물이 높고 예쁘면서도 자연환경이 좋은 놀라운 도시”라며 “인터넷으로 고등학교 공부를 하고 있는데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해 테니스를 그만둔 뒤에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장래 희망을 밝혔다. “프랑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서도 특히 프랑스오픈 우승컵을 꼭 쥐고 싶다.”는 샤라포바는 “현재의 실력은 10점 만점에 5점 정도이고,아직 10대인 만큼 많은 훈련을 거쳐야 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또 뛰어난 패션 감각에 대해서는 “코트에 나설 때 색다른 패션을 추구하며,옷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등을 디자이너에게 전달해 개성있는 옷을 입으려 한다.”고 비결을 귀띔하기도 했다. 한편 샤라포바와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점쳐진 2번시드의 아사고에 시노부(일본·42위)는 2회전에서 애비게일 스피어스(미국·128위)에 1-2로 져 대회 최대 파란의 희생양이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아무리 돌아가고 질러가도 귀경,귀성길은 막히기 마련이다.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고속도로에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잠깐 도로에서 빠져 여유를 가져보자.전국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30분내에 가볼만한 곳들을 안내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삽교호 함상공원(송악IC) 지난 2002년 개장한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공원이다.우리 바다를 지키다가 퇴역한 상륙함 ‘화산함’과 구축함인 ‘전주함’을 충남도가 임대해 테마공원으로 꾸몄다. 운영은 ㈜삽교호 함상공원이 맡고 있다.군함 내부에는 5인치 함포를 비롯,미사일,어뢰,폭뢰,기관포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송악IC에서 5분 거리에 있다.(041)362-3321,363-9229. 해미읍성(해미IC) 조선초에 쌓은 읍성.보존상태가 좋다.동헌,객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성내 회화나무는 수령 600년으로,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을 매달아 고문했다고 한다.성곽을 따라 한바퀴 돌며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길이는 1,160m로 천천히 걸어서 1시간쯤 걸린다.해미IC에서 10분.해미읍성 관리사무소(041)660-2540. 곰소항(줄포IC) 젓갈산지인 곰소항은 줄포IC에서 빠져 내소사 가는 길목에 있다.도로변이건 포구 어시장이건 온통 젓갈상회다.곰소가 젓갈맛으로 명성을 얻게 된데는 인접한 천일염 염전의 소금 덕이 크다.곰소 염전은 무려 면적만 15만여평에 이르는데 예로부터 이곳 염전에선 소금을 만들 때 간수를 적게 사용했다.그래서 쓴맛이 거의 없다.많이 팔리는 새우젓의 경우 김치에 들어가는 추젓이 1㎏에 7000∼1만5000원.반찬용으로 인기 있는 오젓과 육젓은 1만∼3만원. 고인돌군락(고창IC) 고창은 청동기시대의 무덤인 고인돌의 집단 밀집 지역이다.85곳 이상에서 2000기 이상이 분포하는 동양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다.특히 447기가 밀집된 고창군 아산면 죽림리,상갑리 일대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이곳엔 남방식 및 북방식 고인돌이 두루 분포해 있어 동북아 고인돌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푸른 초원 위에 늘어선 고인돌을 구경하는 탐방로는 색다른 분위기를 주는 산책 코스.고인돌공원 관리사업소 (063)563-2793 ●중부고속도로 이천도예촌(서이천IC) 이천시 사음동 및 신둔면 수남리 일대에 자연스럽게 도자마을이 형성됐다.현재 300여 업체가 모여 있다.특히 3번 국도 주변으로 도자업체들의 전시판매장 및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어 작품 감상과 함께 구입도 할 수 있다.‘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 등에 가면 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물레성형,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나라(일죽IC) 중부고속도로 일죽IC에서 빠져 17번 도로를 타고 용인 방향으로 5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초원 위에 지중해풍 양식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찜질방 ‘건강나라’다. 1만 5000여평의 부지에 지어진 건강나라엔 석굴암을 본떠 만든 12m 높이의 전통 한증막,대형 사우나,노천탕이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한방치료실,옥석굴,불가마,휴게실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엔 꽃과 그림,가구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마치 고급 카페 같다.입장료는 찜질방만 이용할 경우 6000원,사우나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1만원.(031)674-8255. ●중앙고속도로 물돌이마을(영주IC)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는 알려지지 않은 물돌이 마을이다.고풍스러운 고가들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져 마치 고향을 찾는 마음으로 다녀오기에 적당하다.내성천이 마을 삼면을 돌아 흐른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옥은 ‘해우당고택’이다.고종 16년(1879년)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海愚堂) 김낙풍(金樂豊·1825∼1900)이 1875년 건립한 가옥.이 마을에서는 가장 큰 가옥으로 옛 선비의 단아한 격식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초가집 ‘박천립 가옥’,마을 뒤쪽의 ‘만죽재(晩竹齋) 고택’도 관심을 기울여 살펴볼 만 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 또는 영주IC에서 빠져 5번 국도를 타고 문수면 방면으로 가면 된다.영주시 문화관광과(054)634-2153. 봉정사(서안동IC)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 남쪽 기슭에 있다.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조사가 세웠다.봉정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역사적,학문적인 가치가 높다. 또한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대웅전과 고금당,화엄강당 등 고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서안동IC에서 빠져 34번 도로를 타고 안동시 방향으로 가다보면 봉정사 이정표가 나온다.(054)853-4181. ●천안-논산고속도로 마곡사(정안IC)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송림욕장과 온천을 끼고 있어 사계절 관광지로 인기다.마당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5층 석탑은 원나라 말기 라마교 양식을 본뜬 것으로 세계에서 3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귀중한 문화재이며,석탑 왼편 응진전 앞에는 마치 분재를 한 것처럼 이리저리 비틀린 노송이 고풍미를 더해준다.(041)841-6220 공산성(남공주IC)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남쪽으로 내려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성내에는 백제의 궁궐터와 연못이 남아 있다.공산성에는 조선 인조에 얽힌 얘기도 전해온다.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에 온 인조에게 성안마을 사람 임씨가 떡을 해 바쳤는데,맛이 하도 좋아 임금이 ‘임절미’로 불렀고 이것이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고 한다.성곽 둘레는 2.5km로 천천히 돌아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입장료 일반 1000원. ●경부고속도로 아산스파비스(천안IC) 천안IC에서 빠져 628번 도로를 타고 아산 방향으로 30분 정도 직진하면 음봉면 신수리에 이르러 아산온천단지가 나온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 직지사(김천IC) 경북 김천 황악산 기슭의 직지사는 ‘다친 산짐승들이 생명력을 충전하는 곳’으로 전해내려온다.그만큼 불심이 충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직지사는 신라 19대 눌지왕 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했고,이후 사명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고승들이 깨우침을 얻은 곳이다.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대웅전과 비로전 등이 거의 전부인 보통 크기의 절이었으나,이후 대형 불사를 일으켜 수십개의 전각,탑을 갖춘 대형 사찰이 됐다.김천IC를 나오자마자 우회전한 뒤 다시 우회전해 4번 국도를 타고 12㎞ 정도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영동고속도로 삿갓봉 온천(여주IC)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인 삿갓봉(당고개)에 위치하고 있다.지하 800m에서 솟아오르는 최고 수질의 온천수를 자랑한다.국내 최초로 안데스산 청정호수염에 아로마테라피를 접목시킨 ‘아로마 소금탕’을 즐길 수 있다.깨끗한 숲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등산과 산책을 하며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요금은 일반 5000원,미취학아동 4000원.(031)885-4800. 구룡사(새말IC)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절로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다.울창한 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산책은 물론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좋다.또 계곡 안쪽으로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귀암,용연 등의 경치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치악산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3200원,어린이 700원.(033)732-4800. 강원참숯 숯가마(둔내IC)는 참숯으로 유명한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래골에 자리잡고 있다.36년 동안 오직 숯만 구워온 최흥원(67)씨가 재래식으로 숯을 굽는 곳이다.이곳의 숯가마는 숯을 꺼낸 뒤 하루동안 열기를 식히고 다음날 황토숯찜질방으로 개방된다.숯가마는 모두 24개.이중 평일 2곳,휴일 3곳 정도가 찜질방으로 개방된다.나일론 옷은 고온에 녹기 때문에 반드시 면제품 옷을 입어야 한다.입장료는 5000원,면옷 대여 2000원.(033)342-4508 월정사(진부IC)는 오대산 동쪽 계곡에 있으며 1㎞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과 함께 오대산을 상징하는 사찰이다.국보 48호인 팔각 9층 석탑 및 보물 139호 월정사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볼 수 있다.(033)332-6664.여유가 있다면 역시 오대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자생식물원도 가볼만 하다.총면적 3만 3000여평에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야생화와 식물 10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033)332-7069. 임창용·나길회기자 sdragon@seoul.co.kr
  • 한국의 전통문양/임영주 지음

    무늬는 언어나 문자와 마찬가지로 그 민족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고유한 형태를 지니며 독특한 성격을 드러낸다.무늬는 아름다움 이전에 하나의 상징이다.단순한 무늬라도 그 안에 우주의 섭리가 깃들어 있을 수 있고,아무리 현란하고 아름다운 무늬라도 그저 장식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무늬만큼 인류 문명의 발전에 공헌해 온 것이 달리 있을까. 최근 출간된 ‘한국의 전통문양’(임영주 지음,대원사 펴냄)은 우리 전통문양의 상징과 은유의 세계를 전문가의 눈으로 살핀 인문교양서다.문화재전문위원인 저자(61)는 문화재 수리 보수의 장인이자 단청·불화 모사의 대가인 임천 선생의 아들.어려서부터 익힌 저자의 고미술에 대한 감각은 곧 문양에 대한 천착으로 이어졌다.이 책은 지난 30년 문양연구의 결실이다.저자는 갖가지 문양이 베풀어진 유물과 유적을 직접 찾아 600여 컷의 사진과 글로 풀어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 민족의 신화와 전설 속엔 상서로운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의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일월 신상(神像) 즉 해와 달의 모습은 하체는 용,상체는 사람의 형상을 한 남녀로 묘사돼 있다.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三足烏,세발까마귀)다.삼족오는 닭이 이상화된 것으로 간주된다.중국 고전 ‘회남자’에 “일출 때 천계(天鷄)가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따라 울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여기서 천계는 저자에 따르면 ‘하늘의 사상’을 의미한다. 저자는 고구려 무용총 천장에 그려진 커다란 두 마리의 새도 봉황이 아니라 천계라는 견해를 밝힌다.저자는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동명설화의 계자(鷄子),알지설화의 금성백계(金城白鷄),수로설화의 자완금란(紫緩金卵) 등도 모두 이와 비슷한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대의 고분벽화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면 식물무늬가 적잖이 나타난다.그 중에서도 특히 초화무늬는 각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여줘 관심을 끈다.통일신라시대에는 불교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로 서역(西域)의 문양요소가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화려한 보상화문을 비롯해 연화문,모란문,당초문 등이 다채롭게 등장한다.고려시대에 들어서는 청동거울 등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꽃 문양이 사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조선시대에는 궁중의 꽃담이 주목거리.경복궁 자경전의 담장은 아름다운 화초장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한국 전통문양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한다.“사대부가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문판 거죽에 광두정(廣頭釘)이 가지런히 박혀 있는 것이 보인다.그것은 마치 하늘에 별을 수놓은 듯하다.” 거기엔 물론 우리 전통문양의 미학을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150개국 전문가 2000명 서울로

    흔히 박물관은 오래된 유물들을 보존,관리하는 곳 정도로 인식되지만,유·무형 문화유산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값진 공간이다.실제로 많은 박물관들이 유형의 문화유산들을 갖춰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이같은 유형 문화재에는 무형의 소중한 문화가 깃들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박물관協 총회 새달 2일부터 이같은 차원에서 새달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COEX에서 열리는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제20회 국제박물관협의회 총회·ICOM)가 주제를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으로 정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ICOM 한국위원회측이 제안해 채택된 이 주제만 보더라도 이번 대회가 유형 문화재와 밀접한 상관성을 갖고 있는 무형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그 가치를 최대한 살려나갈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 150개국 주요 박물관·미술관 관장과 큐레이터,전문가 등 20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무엇보다 아시아,특히 한국의 무형 문화재 보존·전수 방식이 큰 관심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일본 타이완과 함께 무형문화재 제도를 선도적으로 운영해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유네스코가 10여년 전부터 한국의 무형문화재 보유자 제도를 주의깊게 관찰해 왔고 지난 2001,2003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판소리를 차례로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에 선정한 것이 그 사례이다. 대회 진행을 볼 때도 한국의 무형문화재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디지털과 미래박물관’이란 주제의 전체회의와,국제고고학위원회 등 ICOM산하 29개 국제위원회별 분과회의 외에 ‘한국 무형문화유산의 보전에서의 경험과 도전’을 비롯한 국내외 학자의 논문 6편이 발표돼 이를 놓고 집중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학술회의와 함께 아시아 전통문화 공연이 계속되는데 한국에선 강령탈춤,궁중복식,승무,판소리와 진도북춤,강릉단오제,태껸,사물놀이가 전 세계 문화 지성들에게 선보인다. ●불국사·판문점 등 방문도 이 공연에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함께 일본의 국가지정무형문화재 하치오지 구루마닝교(八王子 車人形)와 타이완 원주민 아미(阿美)족의 음악도 들어 있다. 서울 세계박물관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자들에게 한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한 관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신라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불국사,백제문화의 상징인 무령왕릉,남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이밖에도 대회에 맞춰 한국의 전통매듭전·고구려전(국립중앙박물관),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전(국립공주박물관),나무와 종이전(국립민속박물관),종묘제례문물전(문화재청 궁중유물전시관) 등 전국 박물관에서 100여개가 넘는 각종 특별전이 열린다. 3일 열리는 개회식에는 명예대회장인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차크리 시린던 태국 공주,자크 페로 ICOM 회장,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외무장관,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ICOM 한국위원회측은 “ICOM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그것도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를 맞아 세계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우수한 무형문화재를 자세히 알리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낙후된 국내 박물관·미술관 운영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WTA 투어] 샤라포바 신드롬 ‘들썩’

    국내 테니스계 안팎이 ‘샤라포바 신드롬’에 들썩거리고 있다. 25일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한솔코리아오픈에 참가하는 올해 윔블던 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를 모시기 위한 사설 경호업체와 후원업체들의 경쟁이 후끈 달아 올랐다. 키 183㎝에 늘씬한 몸매,수려한 용모를 지닌데다 윔블던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까지 차지하며 단숨에 ‘테니스 요정’으로 떠오른 샤라포바의 경호를 맡겠다고 나선 업체는 무려 8개.대회 조직위측은 경호업체들이 앞다퉈 나서자 경쟁입찰을 통해 최근 한곳을 선정했고,당초 예상한 경비도 절반으로 낮추는 뜻밖의 소득도 얻었다. 대회 기간 샤라포바 주위에 포진할 경호원은 모두 5명.통역외에 4명이 다른 차량으로 따라붙는다.지난 1993년 4월 모니카 셀레스(미국)가 경기 도중 괴한의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스타급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철저한 경호를 요청하고 있다.하루 숙박비 700만∼800만원인 신라호텔 스위트룸에다 전용 차량도 최고급 링컨 콘티넨털 럭셔리 시리즈. 국내 첫 WTA 투어 대회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 샤라포바 외에도 US오픈에서 8강의 파란을 일으킨 아사고에 시노부(일본·45위)와 지난주 위스밀락인터내셔널 준우승자인 마를렌 바인가트너(독일·50위),헝가리의 페트라 만둘라(72위) 등이 우승컵을 노린다. 위스밀락인터내셔널 8강에 오르며 본격적인 투어 복귀를 선언한 한국의 간판 조윤정(삼성증권)도 안방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각오가 굳다.본선에는 단식 32명,복식 16개조가 출전해 토너먼트로 우승컵을 다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성전자 ‘8기가 난드플래시’ 세계 첫 개발

    삼성전자 ‘8기가 난드플래시’ 세계 첫 개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60나노미터 공정기술 기반의 8기가비트 난드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반도체 신화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또 지난 96년 1기가비트 DDR2 D램 개발 이후 8년만에 세계 최대 용량인 80나노 2기가비트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반도체 전략발표회’를 갖고 “D램,플래시 메모리의 성공에 이어 2007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CMOS 이미지 센서(CIS),모바일 CPU,칩카드 IC,옵티컬 플레이어 SoC(시스템 온 칩)를 세계 1위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메모리 반도체 중심에서 메모리-비메모리 동반 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은 “지난해 70나노 4기가 난드 플래시 개발에 이어 60나노 8기가 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현재 1년 정도인 경쟁업체와의 기술 간격을 더욱 벌리게 됐다.”면서 “2기가 D램도 최소 65나노급 이하의 기술을 적용해야 2기가 용량이 가능할 것이라는 업계의 통념을 뛰어넘은 쾌거”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8기가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는 매년 2배씩 증가하며 그 수요는 PC 중심에서 디지털기기,모바일이 주도할 것”이라는 ‘황의 법칙’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99년 256메가비트를 시작으로 2000년 512메가,2001년 1기가 등으로 매년 용량을 2배씩 늘려왔다. 60나노미터는 머리카락 두께의 2000분의1에 불과하다.8기가비트 난드 플래시로 16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를 만들면 동영상은 16시간,MP3파일은 40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부터 8기가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8기가 제품은 2008년이면 60억달러로 시장규모가 커질 전망이며,파급효과는 1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0나노 2기가 DDR2 D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양산기술을 확보한 512메가에 비해 칩 크기는 2배 커졌지만 용량은 무려 4배나 늘어났다.때문에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동영상회의,원격 의료시스템,쌍방향통신 등 차세대 정보통신 혁명을 한발짝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난드(NAND) 플래시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플래시 메모리 가운데 용량이 크고 쓰기 속도가 빠른 특징을 갖고 있다.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휴대전화 등에 주로 쓰인다.쓰기 속도가 빠른 노아(NOR) 플래시에 비해 비중이 낮았지만 내년이면 세계 시장 100억달러로 노아(75억달러)를 추월할 전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발언대] 쌀농사 포기해선 안된다/이홍규 농촌사랑운동본부 대표

    반만년동안 우리 한민족의 주식인 쌀에는 민족의 정신과 역사가 담겨 있다.민족과 고락을 함께해 온 없어서는 안 될 생명의 양식인 것이다.우리땅에서 쌀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5000년 전으로,남한강의 여주평야 또는 해주,전남의 영산강 일대라고 역사학자들은 유적지 발굴 등을 통하여 추정한다.쌀만큼 훌륭한 곡식을 찾아보기 어렵기에 옛사람들은 쌀을 ‘곡식 중의 곡식이요,서리처럼 신선하고 즐거운 눈부신 보석’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일찍이 쌀의 많은 이점을 깨달은 이들이,바로 검소한 우리 한민족이다.약 450g의 쌀로 밥을 지으면 그 부피가 3배로 불어나 14인분의 밥이 된다.같은 양의 감자는 6인분에 지나지 않는다.저장 중 낟알이 줄거나 쉽게 영양가를 잃지도 않는다.나트륨과 지방질이 적은 데다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 않아서,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다른 곡물을 먹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내린 축복 받은 선물인 것이다. 최근 영양학자들이 쌀의 주성분인 전분을 높이 평가하는데 그런 점으로 보면 쌀은 가장 뛰어난 곡물이다.쌀은 지구상 절반 이상의 사람에게 주식이며,여러가지 식품과 잘 어울려 식품의 맛을 훌륭하게 만들어 준다. 밥은 전분이 주성분이기는 하나 여러가지 영양소를 갖추었으며,맛이 있고,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소화 흡수율도 매우 높다.그래서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은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과 달리 쌀에서 열량의 대부분과 단백질·무기질·비타민의 일부를 섭취해 왔다.쌀이 가진 단백질은 밀·보리 등의 것보다 우수해 부식으로 육류·채소를 그다지 많이 먹지 않아도 건강을 유지시켜 준다. 우리나라에서 쌀은 5∼6세기경까지도 귀족적인 곡물이었고 통일신라 시대 이후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일반 백성은 주식으로 삼지 못하였다. 쌀이 이처럼 우수한 먹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은 밥보다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다.이 식품들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그동안 우리 어른들이 자녀에게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가르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다. 그래서 당장 시급한 것이 올바른 먹을거리 교육이다.지금 우리 세대에서 올바른 식습관과 먹을거리 교육을 하지 않으면 쌀과 우리음식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고 민족문화와 정신도 계승되지 못할 것이다. 쌀은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주고 민족정신과 주권을 유지시키는 최후의 보루이므로 우리 쌀을 애용하고 지키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불길처럼 타올라야 한다.농부가 쌀농사를 포기하고 국민이 쌀을 멀리 하면 국민 건강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국토는 황폐해지며,식량부족시 우리 사회의 기반이 무너지는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홍규 농촌사랑운동본부 대표
  • 李총리 “참여정부는 좌파 아니다”

    李총리 “참여정부는 좌파 아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나는 모두 시장경제를 신뢰하고 있으며,결코 좌파적 경제 정책론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일부 언론이 좌파라고 극단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경제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신용불량자 급증과 건설시장 위축 등 과거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면서 “저는 인기 위주로 정책하지 않으며,이제 그런 시대도 끝났다.”고 강조했다.이어 “재정확대와 세금인하 등의 최소한으로 하는 것일 뿐 이런 정책은 안 한다.”면서 “10조,20조,30조원 풀어 금방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나 그런 접근이 국가를 위해 좋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 총리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매년 40만∼50만명가량이 직장을 찾아 사회에 진출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직장을 잡도록 하려면 연간 40만∼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연간 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대통령과 나는 단 한번도 도덕적 불량함과 타협해 본 적이 없고,그렇게 무능력하고 미숙한 사람도 아니다.”며 참여정부 경제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경제활력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강연에는 대한상의 관계자와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주한 외교사절,주한 외국인 기업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구려사 국제학술회의 개최

    고구려사 국제학술회의 개최

    “고구려가 멸망할 당시 영토의 3분의2와 인구의 4분의3이 중국에 흡수됐다.이렇게 흡수된 70만∼80만 고구려인은 중국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해 한족(漢族)문화에 흡수됐고,고구려 산성터 등 문화유적도 대부분 중국의 영토에 있으므로 고구려 문화 역시 중국이 계승했다.”(쑨진지) “맥이계(貊夷系)인 고구려는 한계(韓系)인 백제·신라와 다른 종족이다.4세기 이후 고구려가 한반도 북부에 진출한 것은 중국의 일개 민족이 한반도에 침입해 중국의 식민정권을 건립한 것에 불과하다.”(쑨훙) 중국 동북공정의 최대 이론가로 꼽히는 쑨진지(孫進己·73) 중국 선양(瀋陽) 동아연구중심 주임과 그의 딸인 쑨훙(孫泓) 연구원은 16일 고구려연구재단(이사장 김정배)이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고구려가 중국사의 일부임을 거듭 강조했다. 쑨 주임은 1980년대 초반부터 ‘다민족통일국가론’을 제창하며 일관되게 고구려사가 중국사라고 주장해온 인물.이날 학술회의에서의 주장은 기존의 논지를 재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역사계승의 문제는 토지와 인구,문화를 얼마나 계승했느냐에 달려 있다는 쑨진지의 주장은 지나치게 ‘단선적인’ 역사관이란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이날 회의에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쏟아졌다.토론자로 나선 임기환 고구려연구재단 연구기획실장은 “‘고구려의 역사적 귀속은 고구려가 당시 정치적으로 누구에게 예속되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쑨진지의 주장은 영토중심주의적 사고일 뿐”이라며 “역사의 계승이란 역사적 맥락의 계승이며,과거 역사의 계승과 영토적 주권은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임 실장은 또 “역사의 계승의식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역사서의 편찬”이라고 전제,“중국의 사서에선 고구려가 동이전에 수록돼 있으며 고구려 멸망 후 그것의 계승을 표방하는 사서 편찬이 없었지만,한국의 경우 ‘삼국사기’ 이래의 고구려사를 체계적으로 인식하는 사서의 편찬이 통일신라와 고려,조선,근대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학자들의 ‘패권주의적’ 논리는 북한 학자들에게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북한 학자들은 학술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논문을 보내 중국측의 논리를 비판했다.북한의 조희승 조선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고구려사 연구실장은 돌로 산성을 쌓고 싸우는 고구려의 전투방식은 동방에서는 한반도에만 있다는 사실 외에 고구려인의 온돌과 발방아 사용,오곡 중심의 식생활 등은 한민족의 고유한 풍습이란 점을 들어 고구려가 한민족의 국가임을 강조했다.또 강세권 역사연구소 연구원은 부여,고구려,옥저,예 등 예맥계와 백제,신라 등 한계의 구분은 거주 영역에 따라 편의상 구분한 것일 뿐 그들은 어디까지나 고조선의 후예라고 밝혔다.김유철 김일성종합대 교수는 한사군,특히 그 중심을 이룬 낙랑군이 요동지방에 있었음을 강조하며 중국의 낙랑군 평양설을 비판했다.이들 북한 학자들의 주장은 남북한 학자들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공동 대응,학술적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호주 시드니대의 판카지 모한 교수는 “광개토왕비가 그동안 민족주의라는 이념적 외피에 둘러싸여 1세기 동안이나 얼어붙은 채 묻혀 있었다.”며 광개토왕비를 민족주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볼 것을 주문했다.광개토왕비는 왕권의식과 중국·인도의 금석학적 전통의 산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사 속의 고구려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 이후 처음 열리는 고구려사 국제학술대회로,한국·중국·일본·미국·러시아·몽골·호주 등 7개국이 참여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고통지수 前정권의 1.5배 정치권 서민마음 몰라줘”

    “서민들의 고통지수가 전정권의 1.5배에 달하는 데도 정치권이 서민들의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 분통이 터져 한마디 했습니다.” 서울시의회 김종문(건설위원회 중랑1)의원은 제151회 임시회 마지막날(지난 13일) 본회의에서 정치권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의원은 먼저 “국회에서 정치하는 나랏님(국회의원 등 정치권을 지칭)들이 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 예로 정치권에서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과거사 규명,수도이전,보안법 폐지 등이 날로 악화되는 경제사정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며 “정치권이 이 나라를 지금 어디로 끌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인터넷에는 친북사이트가 43개나 된다.”며 “한국은 이미 친북반미세력들이 장악했다.”고 주장했다.덧붙여 “현 정부가 안보를 내팽개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과거사 규명과 관련해 “좌익과 관련된 활동은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김의원은 서울의 현안인 수도이전논의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를 살펴보면 국가가 망할 때 천도가 거론됐다.”며 “신라,고구려,백제 등 나라가 어려울 때와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돌출발언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의장단으로부터 가벼운 제재를 받기도 했으나 “정치권의 처사가 너무나 답답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민들의 하소연을 대신했다.”며 돌출 발언의 배경을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천 도자기축제 가볼까

    이천 도자기축제 가볼까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동시에 문화예술의 계절이다.가을의 문턱을 넘으면서 지방 구석구석 어딜 가도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들썩인다.도자기의 고장 경기도 이천을 찾아보자.그윽한 문화의 향기속에 풍성한 수확의 기쁨도 맛볼 수 있는 곳이다.수백개의 도자업체가 몰려 있는 이곳은 요즘 도예 체험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인다.농촌체험마을에 들러 포도와 복숭아를 따고 고구마를 캐면서 가을의 풍성함을 만끽하는 가족들도 많다.설봉산에서 가벼운 산행으로 체력을 다지고,이천온천에 들러 일상에 지친 몸도 풀어보자. ●이천 도예촌 60년대 초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일본인들의 한국 여행 자유화 이후 도자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천시 사음동 및 신둔면 수남리 일대에 자연스럽게 도자마을이 형성됐다.현재 300여 업체가 모여 있다. 특히 3번 국도 주변으로 도자업체들의 전시판매장 및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어 작품 감상과 함께 구입도 할 수 있다.그러나 전통 장작 가마를 사용하는 전통 기법으로 도자기를 생산하는 업체는 10여군데 정도. 기왕 전통 도예의 맛을 느끼기 위해선 흙가마를 갖춘 업체를 찾아보자.신둔면 수남리에서 도예업체 ‘도예농’을 운영하는 남창익씨는 “가스 가마의 경우 가마에 넣는 도자기의 70% 이상을 성공적으로 구울 수 있지만 전통 흙가마는 20%도 건지기 어렵다.”고 말한다.하지만 그는 “흙가마 속의 도자기들은 부위마다 닿는 장작불의 세기가 다르다 보니 거친 듯한 가운데서 자연미·인간미를 내 찾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는 전통기법을 고집하는 대표적 업체들.두 업체 모두 대형 흙가마를 갖추어 놓고 도자기 생산과 함께 다양한 코스의 도예 교실도 운영한다.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물레성형,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물레성형의 경우 직접 컵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지도해 준다.수강료는 코스별로 1만∼2만 5000원.미리 예약해야 한다. 이밖에 이천시청 도예담당(031-644-2280∼3)이나 이천민속도자기조합(031-633-6381)에 문의하면 상세한 내용과 함께 도예 교실을 운영하는 업체를 소개해준다. 설봉공원내 세계도자센터에도 들러보자.2,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도자협의회(IAC) 회원전에선 세계 현대 도예의 경향과 흐름을 볼 수 있는 각국의 최신작과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제3전시실에선 ‘한국 차문화와 다기전’이 열리고 있다.한국,중국,일본의 차 문화를 소개하고,각국의 다기에 담긴 고유의 예술정신을 엿볼 수 있다.또 제1전시실의 ‘세계현대도자소장품전’에선 현대의 예술적 이념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현대 도예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천 도자기축제 17일부터 10월10일까지 펼쳐지는 도자기축제 기간에 이천을 방문하면 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흙으로 느껴보는 웰빙’이란 테마로 설봉공원 엑스포단지 및 도예촌 일원에서 열린다.이번 행사에선 눈에 띄는 체험공간인 ‘토야 흙놀이공원’을 설봉공원내에 새로 마련했다.아빠와 엄마,아이가 함께 흙을 만지며 저마다 재미 있는 형상을 만들어볼 수 있다.흙을 주무르고 반죽하는 것은 물론 문양을 찍어보고,동물이나 과일 모양,그릇도 만들어본다. 대형 흙가마를 갖춘 시연코너에선 도자기 빚기 및 무늬 만들기,초벌구이,그림 그리기,유약 입히기,재벌구이 등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의 전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세계도자센터 앞에 설치된 공방대가마도 볼거리.길이 50m,높이 2.5∼7m의 곰방대가마는 곰방대와 전통가마를 합성해 만들었다.내부엔 홀로그램을 이용한 입체영상과 타임캡슐 등을 통해 우리 도자기에 대한 정보를 재미있게 알려준다.행사안내 이천도자기축제추진위원회(031-635-7976). ■ 이곳도 가보세요 부래미 농촌체험마을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면 꼭 가볼만한 곳이다.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마을로 들어가다보면 마치 어릴적 고향을 찾은 느낌이다. 가을에 들어선 요즘은 고구마 캐기와 포도따기,산밤·도토리 줍기 등을 할 수 있다.우리콩으로 두부 만들기,메밀묵 만들기,인절미 만들기도 인기가 높다.황토염색,도자기 체험도 가능하다.9월 하순부터는 메뚜기 잡기나 콩서리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 요즘은 포도 따기가 한창이어서 ‘포도체험캠프’를 별도로 운영중이다.포도 시식과 따기,포도 염색,포도주 담그기를 할 수 있다.1인당 2만원(동반 어린이는 1명당 1만원).직접 딴 포도를 1인당 2㎏까지 박스에 담아준다. 마침 인근 초등학교에서 체험학습을 나온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마을 가득하다.마을 위 고구마밭에서 직접 캔 고구마를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내려오는 아이들의 표정엔 뿌듯함이 넘친다. 체험마을 총무를 맡고 있는 이상택(50)씨는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한 지난해엔 3000여명이 찾았는데,올해는 1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 같다.”고 했다.지난해만 해도 주민들이 ‘방문객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참여를 꺼렸지만 올해는 대부분 적극적으로 밭과 집을 개방한다고.그래서 프로그램 운영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참가비는 프로그램별로 다르다.고구마캐기,황토염색은 5000원,도자기 체험은 1만원.손두부나 인절미,메밀묵 만들기는 단체 손님만 가능하다.1말 기준 9만원.민박(3만원)도 가능하다.마을 홈페이지(www.buraemi.com)에 들어가면 상세한 프로그램 내용을 볼 수 있다.(031)643-8894. 설봉산·이천온천 설봉산은 이천시 서쪽에 있으면서 시가지를 감싸안듯 둘러싸고 있다.해발 394m로 험준하지는 않으나 주봉 부근의 혼합림과 기암괴석이 볼 만하다. 산중엔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고찰 영월암과 삼국시대 성지가 있다.영월암 경내엔 10여m 높이의 암벽 표면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을 비롯해 석조광배 및 팔각연화대좌,3층 석탑 등의 유물이 남아 있다. 설봉공원 세계도자센터 양쪽에 등산 진입로가 있다.오른쪽 진입로 기점은 무궁화동산.다양한 색깔의 무궁화가 활짝 핀 동산을 지나 조붓한 오솔길을 올라가면 울창한 활엽수림 아래로 달개비꽃 등 갖가지 야생화들이 손님을 반긴다.천천히 걸어도 정상까지 2시간 정도면 왕복 산행이 가능하다. 안흥동 일대에 있는 온천은 이천·여주 나들이의 단골 코스다.150여년 전 농사를 짓던 한 농부가 사철 솟아나는 더운 샘물을 이상히 여기고 세수를 하였더니 눈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한다.1959년 경기도에서 개발에 착수한 이후로 다양한 온천 시설이 들어섰다.호텔 미란다의 스파플러스(031-633-2001),설봉호텔(031-633-6301)의 온천탕 등이 유명하다. 이천시 두미리의 ‘외할머니집’에 가보자.콩나물밥 전문집이다.외할머니집은 충북 음성에 있는 외할머니집이 ‘원조’인데 이곳은 4호점이다.지금도 콩나물은 음성의 ‘원조 외할머니’에게 받아서 쓴다. 이곳에선 콩나물밥을 돌솥에 지어준다.이천산 쌀과 함께 콩나물,소고기 간 것을 넣어 밥을 짓는다.콩나물밥 짓기의 핵심은 콩나물이 아삭하게 씹히면서도 비린내가 없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밥을 짓는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뜸을 들여야 한다.보통 4인이 가면 30분 정도,2인이 가면 25분 정도 기다려야 밥이 나온다. 콩나물밥과 함께 메밀묵 무침과 손두부 김치도 인기메뉴.매일 새벽 주인이 직접 만들어 그날그날 소진하기 때문에 음식이 매우 신선하다.콩나물밥,메밀묵,손두부 각각 5000원.(031)635-7170. 글 이천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가족 장르/예매율 드라마/26.4%(15세) 감독/배우는 이정철/주현·수애·박지빈 어떤 줄거리 반항아 딸이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기까지 이래서 좋아 슬픔을 끌어올리는 수애의 내면연기 ‘짱’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억눌린 감정이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가슴을 꼭 쥐고 봤어요.” ●귀신이 산다 장르/예매율 코미디/23.7%(12세) 감독/배우는 김상진/차승원·장서희 어떤 줄거리 셋방살이 끝에 산 집에 귀신이 산다? 이래서 좋아 무섭다가 웃기다가 감동까지 주는… 이래서 별로 질리도록 계속되는 차승원의 ‘원맨쇼’ 홈피 반응은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귀신이 산다 순으로 재밌음” ●슈퍼스타 감사용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21.0%(전체) 감독/배우는 김종현/이범수·윤진서·류승수 어떤 줄거리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 처리투수 감사용의 꿈과 희망 이래서 좋아 평범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 이래서 별로 긴박감이 각본대로 짜여져 진솔한 맛은 별로 홈피 반응은 “드뎌 제대로 된 스포츠 영화가 탄생했다.” ●연인 장르/예매율 무협멜로/14.6%(12세) 감독/배우는 장예모/금성무·유덕화·장쯔이 어떤 줄거리 당나라 세 남녀 무사들이 엮는 음모와 사랑 이래서 좋아 입이 벌어질 만큼 탐미적인 스펙터클 이래서 별로 내용보다는 포장에 치중해 이미지 과잉 홈피 반응은 “영상은 아름답고 스토리는 약한거 같고 반전은 어설프고…” ●80일간의 세계일주 장르/예매율 액션 어드벤처/8.7%(전체) 감독/배우는 프랭크 코라치/성룡·스티브 쿠건 어떤 줄거리 괴짜 발명가와 하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종횡무진 누비는 성룡의 액션 이래서 별로 에피소드 위주의 빈약한 스토리 전개 홈피 반응은 “큰 기대를 안하면 볼 만함.” ●터미널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1.9%(전체) 감독/배우는 스티븐 스필버그/톰 행크스·캐서린 제타 존스 어떤 줄거리 입국심사대를 통과못한 한 이방인의 공항 생활 정착기 이래서 좋아 사회의 축소판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희로애락 이래서 별로 스필버그의 가족주의와 휴머니즘은 여전하네 홈피 반응은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영화” ●나쁜 교육 장르/예매율 드라마/1.5%(18세) 감독/배우는 페드로 알모도바르/펠레 마르티네즈·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어떤 줄거리 네 남자의 엇갈리는 애증과 욕망 이래서 좋아 탐미적 영상과 다층적 스토리를 쫓는 재미 이래서 별로 머리를 전혀 안 굴리고 보기는 힘든 영화 홈피 반응은 “감독만 믿고 봐도 좋을듯”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장르/예매율 드라마/0.9%(15세) 감독/배우는 피터 웨버/스칼렛 요한슨·콜린 퍼스 어떤 줄거리 화가 베르메르와 하녀 그리트의 은밀한 사랑 이래서 좋아 머뭇거리는 사랑의 긴 여운과 그림같은 영상 이래서 별로 확실한 사랑 사건이 없어 지루할 수도 홈피 반응은 “명배우와 아름다운 화면,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는…”
  • 지방연구소 3곳 신설 추진 유홍준 신임 문화재청장

    지방연구소 3곳 신설 추진 유홍준 신임 문화재청장

    “건물신축 등 난개발로 인한 무모한 발굴을 줄여 매장문화재의 훼손을 최대한 막을 작정입니다.건축 일정에 맞추기 위한 위법적인 시굴에 대한 처벌도 법정 최고형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관계당국과 협의 중입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10일 기자들과 만난 유홍준(55) 신임 문화재청장은 “굳이 발굴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도 의무규정에 따라 형식적이고 무리하게 발굴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능한 한 발굴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풀겠지만 위법사안에 대해선 엄하게 대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청장은 특히 “매장문화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은 시공업체와 사업주의 무리한 공사 탓이기도 하지만 발굴 조사를 진행하는 전문가 부족에도 원인이 있다며 문화재청의 지방청 신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방청이 없는 정부기관은 문화재청이 유일합니다.유·무형 문화재의 온전한 관리를 위해 경주·창원·부여의 지방문화재 연구소를 사실상 지방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호남·경기·강원 지역에 지방문화재 연구소를 신설하는 문제를 추진 중입니다.” 이와 함께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문화재 담당관이나 학예연구사를 두고 있는 곳이 전무할 정도로 열악한 데다 지자체 공무원들도 문화재 업무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문화재 관련 인적 자원과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문화재의 원형복원이 제대로 안 되고 있고 개인소장 문화재는 녹슬고 훼손돼도 수리 복원할 방법이 없습니다.이런 점에서 국립문화재 종합병원 같은 것을 건립하는 게 시급합니다.” 그는 문화재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전환과 접근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국에 산재한 문화재 안내 해설판 내용을 깊이 있으면서 쉽게 바꿔 문화재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석탑 등 문화재 주변에 설치된 보호책도 과감하게 없애 답사객들이 쉽게 접근하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특히 문화재 보호각에 채워져 있는 현대식 자물쇠를 전통 무쇠 자물통으로 바꿔 누구나 열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굳이 출입을 통제하지 않아도 될 만한 문화재는 제한적으로 개방해 나가겠습니다.현재 덕수궁의 경우 목·금요일 밤 9시까지 개방하고 경주 안압지를 매일 밤 개방하고 있는 정도이지만 출입금지 구역에 대한 통제를 점진적으로 풀어나갈 계획입니다.경복궁 연회장도 연 8회 정도 국제행사 때 개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남북 공동대응이 절실하다는 유 청장은 이와관련해 남북 문화재청장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지금까지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격인 북한의 중앙역사박물관 소장 유물이 단 한번도 남한에 선보인 적이 없습니다.우리의 신라 유물과 북한의 고구려 유물을 중심으로 한 교환 전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러려면 제가 북한 문화유산보존총국장과 만나야 하겠지요.”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각종 說 說 說…새 카지노에 ‘의혹의 눈초리’

    각종 說 說 說…새 카지노에 ‘의혹의 눈초리’

    특정업체 낙점설,허가 과정의 졸속성,중개인의 바람잡기설…. 신규 카지노 유치를 위한 호텔업계의 물밑 행보가 분주해지는 가운데 카지노 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서울 2곳,부산 1곳에 카지노를 새로 허용한다는 정부 방침은 지난 7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취임한 뒤 2개월도 채 안 돼 일사천리로 결정됐다.이 과정에서의 여론 수렴도 한 차례의 토론회에 그쳤다.게다가 서울·부산의 특급호텔을 포함해 카지노 사업을 유치할 수 있는 20여곳 가운데 비교 우위에 있는 장소가 몇 곳 되지 않아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여기에 전부터 카지노 사업을 추진 중인 특정 호텔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리인의 사전 분위기 조성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의혹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이같은 점 때문에 특혜시비 해소와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카지노 운영권을 한국관광공사와 그 자회사에 맡기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호텔은 이를 뒤집기 위한 ‘암중 행보’에 들어갔다.그렇지 않으면 장소만 제공하는 임대 사업자로 전락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이에 따라 향후 정치권에 대한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겉은 ‘정중동’,속은 ‘작업 한창’ 호텔업계는 예전과 달리 겉으로는 ‘정중동’이다.카지노 신규 허가설이 나올 때마다 부정적 여론으로 물거품이 된 것을 교훈 삼아 드러나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물밑 작업은 한창이다.카지노 신규 허가의 분위기 조성과 여론몰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등장한 ‘외국인전용카지노 개혁추진연대(외카련)’는 마치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카지노 사업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실제로는 일부 호텔이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이미 정치권 접촉도 활발한 것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카지노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호텔롯데와 전원산업의 리츠칼튼,한무컨벤션의 오크우드 등이 서울의 카지노 유치 후보업체로 떠오르고 있다.부산에서는 벡스코와 부산호텔롯데 등이 유력업체로 부각되고 있다.오크우드는 2000년 카지노사업을 추진했던 공간을 그대로 두고 있으며,잠실 호텔롯데도 카지노 장비 및 시설을 보존하고 있다.리츠칼튼은 호텔 개장 때부터 카지노사업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내정설마저 제기되고 있다.신라호텔 등 일부 특급호텔 등은 이같은 점을 감안해 내부적으로 카지노사업 유치 신청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운영권은 어디로 호텔업계는 앞으로 ‘공기업이 사행산업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관광공사의 카지노 운영 불가론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이를 위해 드러나지 않게 여론 형성에 개입하거나 로비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이 과정에서 관광공사가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카지노업계의 특성을 공기업 마인드로 감당하기에 벅차다는 점과 카지노 경영 노하우 부족을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관광공사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카지노 신규 허가 결정으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관계자는 “신설 법인을 설립해 직접 운영을 할 것인지,아니면 위탁 경영으로 나설 것인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카지노추진계획단(가칭)을 설립해 이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카지노 운영은 공기업과 성격이 맞지 않다.”면서 “특히 이를 막기 위한 호텔업계의 은밀한 불법 로비도 적지 않은 피해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카지노는 적자에 허덕 국내 카지노 사업장은 서울·부산·제주 등 전국 13곳 가운데 11곳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또 사업장 가동률은 전국 평균 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규 카지노 허가가 기존 고객의 나눠먹기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카지노 사업장이 밀집한 제주도는 카지노 업체간 휴·폐업이 거듭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 호텔과 컨벤션(국제회의실)의 부속시설로 들어서는 ‘도심형’ 카지노 사업장보다 대규모 리조트형 카지노가 관광수익 증대 등 정부의 목적에 더욱 부합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가위 선물 뭘 살까

    한가위 선물 뭘 살까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서울 시내 호텔들이 일제히 추석 선물을 선보이고 있다.갈비와 와인·굴비 세트 등이 공통적인 반면 바닷가재·훈제 연어·철갑상어알·파스타 등도 선보여 선물 아이템이 넓어졌다. ●호텔 아미가는 이달 말까지 뷔페식당 훼밀리아의 맛을 그대로 재연한 모둠전을 내놓았다.녹두빈대떡·새우전·생선전·해물완자전이 30개씩 들어있는 모둠전세트는 17만원,훈제연어 세트(2㎏·15만원)와 함께 웰빙찜(전복 20·대하찜 30마리)을 70만원에 내놓았다.3440-8140. ●신라호텔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극찬한 박영숙요를 추석 선물로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일본·미국과 유럽의 최상류층 소장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박영숙요는 백옥처럼 하얀색과 따뜻한 느낌으로 조선왕실의 품위를 돋보이게 하는 백자다.40만∼200만원.2230-3456. ●웨스틴조선호텔은 잼·올리브기름·벌꿀 등을 넣은 선물 바구니인 프레스티지 햄퍼(28만원)와 코냑·시가·커피·초콜릿 등으로 구성된 프레지던츠 햄퍼(34만원)를 내놓았다.내용물을 별도로 구성해 바구니에 담아주기도 한다.317-0022.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28일까지 추석 선물로 바닷가재(29만 7000원)를 선물 세트로 내놓았다.24일 오후 6시까지 주문한 것에 대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배달이 가능하다.317-3066. ●호텔 리츠칼튼은 와인과 샴페인·치즈·차·초콜릿·훈제 연어·과일 등으로 구성된 고메이선물 바구니를 내놓았다.철갑상어알과 파스타 등도 추가할 수 있다.4만 5000∼55만원.3451-8278.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호텔 주방장이 직접 만든 소시지·치즈·샴페인 등이 들어있는 햄퍼를 20만∼48만원에 내놓았다.또 호텔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호텔상품권과 객실이용권,레스토랑이용권 등도 준비했다.799-8213.
  • [논술 비타민] 그래도 인간인데?

    아래 글을 읽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검군(劍君)의 행동을 평가하라.(모의고사) 검군은 신라 사람으로 대사(大舍)의 관등을 가진 구문(仇文)의 아들인데 사량궁의 사인(舍人)을 하였다. 그런데 진평왕 건복 44년(627) 8월에 서리가 내려서 모든 곡식이 상하였으므로,그 다음해 봄과 여름에 기근이 심하여 백성들은 아들까지 팔아먹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럴 때 궁중의 모든 사인들은 함께 모의하여 몰래 창예창 안에 있는 곡식을 도둑질하여 이를 나눠 가졌는데 검군이 홀로 이를 받지 않았다. 사인들은 “모든 사람이 다 받는데 그대만 홀로 받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만약 적어서 그렇다면 더 주겠다.”고 검군에게 말했다.그러나 검군은 웃으며 “나는 근랑(近郞)의 낭도(郎徒)에 이름을 두고 풍월도(風月道)를 닦는 사람이다.진실로 의가 아니면 수천 금의 이익이 있어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그때 대일(大日) 이찬의 아들이 화랑이 되었는데 그의 이름이 근랑이었다. 사인들은 은밀히 모의하기를 “검군을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이 사실이 누설될 것이다.”하고 드디어는 검군을 불렀다. 검군이 궁에서 나와 근랑의 집에 갔다.검군은 그들이 자기를 죽이려는 것을 알고 근랑에게 작별하며 “오늘 이후에는 서로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근랑이 그 까닭을 물어도 그는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근랑이 재삼 이를 묻자 그는 간략하게 그 이유를 말했다.근랑은 “왜 해당 관에 이 사실을 고하지 않는가.”고 물었다.이에 대해 검군은 “자기가 죽는 것이 두려워 많은 사람들을 죄로 다스리게 한다는 것은 인정상 차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였다.근랑이 “그렇다면 어찌 도망가지 않는가.” 하니,“그 사람들이 마음이 굽고 내 마음이 정직한데 도리어 도망한다는 것은 장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하면서 돌아갔다. 검군은 결국 사인들이 부르는 곳으로 갔다.모든 사인들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검군에게 사과하는 체하였으나,은밀히 음식에 약을 넣었다.검군은 이러한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먹고 죽었다. 군자(君子)가 말하기를 “검군이 죽지 않을 일에 죽었으니 태산보다 홍모(鴻毛)를 더 중히 여긴 자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三國史記 48권 열전편 ‘검군’조)*홍모(鴻毛):가벼운 털 (주의 사항) ①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할 것. ②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할 것. ③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200자 내외로 할 것. 1.사오정 고민하다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사오정이 저팔계에게 물었다.저팔계는 사오정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뜬금없이 그건 왜 묻냐?” “난 판단이 잘 안 돼.말하는 사람마다 다른 얘기를 해서 도저히 종잡을 수조차 없어서 물어보는 거야.” 저팔계는 사오정을 바라보더니 “사실 어른들 얘기라 나도 잘 모르겠어.파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드는데….잘 모르겠어.” 사오정과 저팔계는 혼란에 빠진 듯 보였다. 삼장 선생이 들어왔다.“너희들 왔구나.자! 그럼 문제를 하나 풀어볼까?” “삼장 선생님!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오정은 삼장 선생에게도 저팔계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했다.“이라크 파병? 아니 갑자기 이라크 파병은 왜?” “혼란스러워서 그래요.어떤 사람은 이라크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또 다른 사람들은 이라크 파병을 해야 한다고 하고….그 이유를 들어보면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고….” “허허! 우리 사오정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나 보구나.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모두 듣고 있으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겠구나.그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은 나중에 말해 주마.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어느 쪽 편을 들게 되면 자칫 편향된 사고에 빠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어떤 말을 하든지에 상관없이 결국 판단은 네 몫이라 할 수 있다.이성적으로 잘 따져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게다.가치관은 그러한 혼란의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하나 정립되어 가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려무나. 자! 이 문제를 풀면서 가치관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보렴.” 사오정과 저팔계는 잠시 생각을 접고 부지런히 답안을 작성했다. 2.논달선생 삼장 해설하다 답안을 읽은 삼장 선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잘들 썼다.이번 문제는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린 검군의 행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라는 문제이다.답안의 방향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한 행동으로 바람직하다’,‘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기는 하였으나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은 대비되는 답이 가능하고,양자를 절충하여 제3의 결론을 유도하는 답변도 가능할 것이다.중요한 점은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의 주의사항에 보면 두 가지 내용을 꼭 포함하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하나는 검군이 갖고 있는 심리적 갈등(특히 가치관의 갈등) 구조를 본문에 있는 낱말을 인용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다.위의 지문을 읽어보면 검군은 ‘의’와 ‘인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볼 수 있다.‘의’를 생각한다면 ‘불의’한 사람들을 고발해야 할 것이나 ‘인정’ 상 차마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결국 검군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있다.또 다른 주의사항은 서술 과정에서 군자가 검군의 행위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포함하라는 것이다.군자는 검군의 죽음을 의미없는 것으로 폄하하고 있다.더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걸지 않고 사소한 일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었다는 질책이다.또는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함을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관점도 가능하다.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입장도 가능할 것이다.이러한 검군의 행동과 이에 관한 군자의 평가는 결국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검군의 행동을 현재 우리 사회의 여러 양상과 연관지어 자신이 평가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될 것이다.” 3.삼장 선생 가르쳐주다 “‘가치관’에 관한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얘기를 하도록 하겠다.사실 대학 논술 고사에서 출제 빈도가 높은 주제 가운데 하나가 가치관의 문제다.제시된 문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그 근거는 무엇인가에 관한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가치관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이러한 문제의 경우 대학은 다원주의 사회라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여 미리 정해 놓은 결과를 학생에게 요구하지는 않는단다.‘어떤 판단 근거를 갖고 판단했는가,그 판단은 타당성 있는가’와 같은 합리적인 논리 전개가 이루어졌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단다.답변의 결론 자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가치 판단을 해야 할 대상은 매우 다양하단다.‘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설화를 읽고 노인이 가르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관하여 논술하라.’는 문제처럼 고전에 관한 해석의 문제를 물을 수 있다.또 ‘인간적’ 요소와 ‘합리적’ 요소 가운데 어느 것을 행동의 중심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와 그 근거를 묻는 논술시험처럼 현대 사회에 맞는 인간의 특성 문제에 관해서 묻는 형태일 수도 있다. 이런 내용뿐 아니다.원론적인 가치 판단의 문제를 묻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출제되어 왔다.‘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의 두 관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해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라.’는 문제도 출제된 바 있고,‘아버지와 아이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아름다움의 판단 기준으로 유용성이 정당한가를 묻는 문제,유행을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부정적으로 볼 것인지를 묻는 문제,교사가 학생에게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묻는 문제 등 학생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답변이 가능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어 왔다. 가치관의 문제는 결국 옳고 그름이 명확한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가치관의 문제는,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가치가 대립하는 문제 상황에서 어떤 것을 왜 선택하느냐에 대한 자신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증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로 인하여 많은 사회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사회 변동으로,과거의 지배적인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이 정립되지 못한 규범의 혼란 상태,즉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아노미 상태가 아니라도 현대 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다.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가장 최선의 것’을 선택하게 한다.무엇이 옳은가,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끊임없는 가치 판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국가 보안법 폐지 문제,호주제 폐지 문제 등 여러 쟁점들에 관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단다.오늘처럼 틈날 때마다 친구들과 그런 문제 하나하나에 대해서 토론식으로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4.사오정 확신하다 “네! 삼장 선생님! 저 이제 좀 확신이 생겨요.이라크 파병은 바람직하지 않아요.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파병을 한다지만,또한 평화유지 및 도움을 목적으로 파병을 한다고는 하지만,대의명분이 부족한 전쟁에,더군다나 테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군인들이 피해를 보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어떻게 파병을 할 수가 있어요.의롭지 못한 일에 끼어들어 우리 군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바보 같은 일이라고 봐요.” 삼장 선생은 놀란 표정으로 사오정을 보더니 껄껄 웃으시며 저팔계에 물었다.“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저도 파병이 그리 탐탁지는 않은데요.그래도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지나치게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다가는 마치 검군이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파병이 아니라 평화 유지와 원조를 목적으로 한 파병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 이 녀석들 논술 문제에서 자신들이 한 답변 유형에 따라 다른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구나.어쨌거나 가르친 보람이 있다.그래! 그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그런 과정을 통해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가능해질 것이다.그러고 보니 오늘은 사오정이 상당히 진지한 걸? 이 분위기를 몰아서 우리 이라크 파병 문제에 관하여 본격적으로 토론이나 해 볼까?” 삼장 선생의 말에 사오정은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논술 답안을 작성했는데,또 토론을 하자고요? 아이고 머리야! 그러게 이라크 파병 하지 말자니까….” 다음 주에는 ‘정보화 사회와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논술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금강산 신계사 복원 11월 대웅전 낙성식

    금강산 신계사 복원 11월 대웅전 낙성식

    조계종이 올해부터 4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중인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중 1단계인 대웅전 복원이 11월 중순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2일 조계종에 따르면 16일부터 24일까지 대웅전 1차 조립공사에 들어가 10월1일부터 2차 조립공사를 진행하며 10월12일쯤 복원공사를 총괄 진행할 현지 상주 스님을 파견할 계획이다. 대웅전 낙성식은 11월18일부터 20일 사이 법장 총무원장을 비롯한 스님과 신도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한편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비구니회 대표단이 현장을 방문해 공사의 원만한 진행을 비는 기원법회를 열 예정이다. 대웅전 복원 공사는 초석다짐부터 시작해 기둥조립 대웅전 지붕 밑 나무로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는 부분인 포,지붕,처마,기와,단청의 순서로 진행된다.단청은 소나무의 송진이 빠지는 1년 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대목과 석수,와공,미장,소목 등 17명이 공사에 매달려 있으며 모든 공사는 문화재수리기능공 제1521호인 대목수 최현규씨가 총괄하고 있다.최씨는 여주 신륵사 심검당 중창 공사와 아산 고성사 대웅전 신축을 담당한 베테랑으로,현재 분당 열반사 무량수전 공사를 맡고 있으며 지명입찰을 통해 신계사 대목수로 선정됐다. 대웅전 공사에 이어 올해 말까지는 삼층석탑이 복원되며 내년에는 만세루가 복원돼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조계종은 지난 3일부터 25일까지 신계사에 대한 2차 발굴조사를 벌여 대웅전 남쪽에서 일제강점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방형(方形)의 부석(敷石)시설을 확인했다.이와 함께 조선 말기에 건립된 만세루는 일제강점기의 만세루에서 북쪽으로 1.2m,동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졌으며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만세루는 정면 5칸,측면 3칸의 15칸 건물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신계사는 신라 법흥왕 5년(519) 보운 스님에 의해 창건된 이후 여러 차례 중수·중건됐으며 광복 이후 화재로 소실되어,현재는 석탑과 1929년에 세워진 만세루의 돌기둥(石柱) 몇 개만 남아 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이문구 전집 4∼7권(이문구 지음,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지난해 2월 타계한 소설가 이문구의 전집 2차분.장편소설 ‘장한몽’(전2권)과 ‘토정 이지함’,소설집 ‘다가오는 소리’ 등 4권.각권 8500원. ●칼날 위의 길을 가다(전2권)(김정산 지음,랜덤하우스중앙 펴냄) 흔들리는 왕권,진골세력들의 사치와 부패,농민반란 등 어지러운 신라 말기 시대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진성여왕의 개혁과 실패.성적으로 문란한 인물로 치부돼온 진성여왕을 편견없이 재조명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각권 8000원. ●8월의 저편(전2권)(유미리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아사히 신문과 동아일보에 2년여 동안 함께 연재된 장편소설.유미리의 실제 외조부인 마라토너를 주인공으로,일제 강점기와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사.각권 9000원. ●세상의 노래비평,인간사화(人間詞話)(왕국유 지음,류창교 역주,소명출판 펴냄) ‘동양의 쇼펜하우어’라 불린 중국 천재학자 왕국유(王國維·1877∼1927)의 대표저서 ‘인간사화’의 번역·주석서.중국 최초의 작품집 ‘시경’ 이후 3000년 문학사를 빛낸 명시,명구,명작 등을 두루 조명해 중국문학 전반의 이해를 돕는 비평집.1만 3000원. ●혼블로워-해군사관후보생(C.S.포레스터 지음,조학제 옮김,연경미디어 펴냄) 17세에 처음으로 바다에 나간 주인공 혼블로워가 세상의 바다를 주름잡는 제독이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소설.10권짜리 시리즈 가운데 첫권으로,그레고리 펙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9000원. ●내 핸드백 속에는(이향희 지음,시평사 펴냄) 평론가 김우종씨가 “신선한 반란”이라고 평가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단순한 구성이되 복잡한 사유가 숨어있는 독특한 시 세계로,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낸 여류시인의 감수성과 위트가 살아 있다.6000원.
  • 제천 미인봉~신선봉 오르기

    제천 미인봉~신선봉 오르기

    새벽녘 문틈새로 스며든 찬 기운에 코끝이 시큰한가 싶더니,창밖으로 내다본 하늘 색깔이 한결 선명하다.아파트숲 너머로 희뿌연 열기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던 산들의 윤곽도 한층 뚜렷하다.올 가을은 상큼한 풀향기와 정겨운 풀벌레 소리로 가득한 산행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능선에 서면 가히 신선이 부럽지 않다는 충북 제천의 미인봉(595m)과 신선봉(845m)을 찾았다. ●미인봉 목표 코스는 미인봉에서 신선봉에 이르는 능선길.기암과 노송의 어우러짐이 가장 빼어나다는 한 등산인의 말을 굳게 믿고 코스를 잡았다. 산행 기점은 청풍면 학현리 금수산가든 앞.등산 진입로 옆에 미인봉에 오르는 등산로를 그림으로 나타낸 안내판이 서 있다.미인봉까지 1시간.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숲속에선 벌써 가을잔치가 시작됐다.새끼손톱만한 들국화 꽃송이들은 앞다퉈 가을 분내를 피우고,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폭염과 폭우의 기세에 눌려 숨죽였던 풀벌레들이 냅다 소리를 질러댄다. 미인봉까지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어렵지 않은 흙길이다.참나무숲이 울창해 하늘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구름인지,안개인지 분간 안 되는 것이 잔뜩 끼어 걱정이 앞선다.아무리 절경이어도 볼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40여분쯤 오르니 쉬기에 알맞은 작은 봉우리가 나온다.널찍한 바위들을 노송 몇그루가 둘러싸고 있는 이 봉우리는 ‘쉼봉’으로 불리는 곳.여기서 올려다보는 미인봉의 자태가 아름답다는데,구름이 앞을 가려 그 윤곽조차 가늠이 안 된다.구름만 없다면 내려다보는 조망도 괜찮을 것 같다. 쉼봉에서 미인봉(595m) 정상까지는 경사가 꽤 가파르다.10여분 정도 쉬지 않고 올라가 정상에 서니 온몸이 땀투성이다.정상 주변엔 참나무와 소나무들이 섞여 있어 주변 조망이 쉽지 않다. ●미인봉∼신선봉 구름의 장막은 미인봉까지였다.미인봉을 벗어나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면서 사방이 탁 트이더니 그 아래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운해(雲海)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과 벼랑,그 틈을 비집고 자란 노송들 아래로 펼쳐진 운해는 그야말로 이곳 산행의 백미다.미인봉에 오를 때까지 그토록 애를 태웠던 구름이 이렇게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가 될지 어찌 알았으랴. 능선 오른쪽 운해 건너편에 또 다른 능선이 일렬로 줄을 선다.금수산(1015m)으로 이어지는 망덕봉(926m),가마봉(635m),작은산밭봉(485m)을 연결하는 능선이다.능선에서 떨어져 삐죽삐죽 솟은 봉우리들은 마치 다도해의 섬 같다. 신선봉과 금수산 능선 사이 운해 아래엔 사람이 산다.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일대.이곳을 추천한 산악인이 생각난다.인간들 위에 펼쳐진 운해 위에서 수백년 연륜의 노송과 기암들과 벗하고 있으니 그의 말대로 신선이 따로 있을까. 능선은 험하고 가파른 암봉의 연속이다.680봉을 시작으로 774봉,805봉,835봉을 넘어야 신선봉 정상에 닿는다.미인봉까지는 두 발만 있으면 됐지만 이후부터는 두 손이 필수다.아니 바위 곳곳에 어지러이 매달려 있는 밧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능선 종주는 어림도 없다. 그중 가장 가파르고 힘든 구간은 805봉을 지나 835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경사가 70∼80도에 이르는 벼랑을 20m 정도 올라야 한다.그러나 중간중간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 있고 밧줄도 있어 중학생 이상이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구름의 장막은 미인봉까지였다.미인봉을 벗어나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오르면서 사방이 탁 트이더니 그 아래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운해(雲海)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과 벼랑,그 틈을 비집고 자란 노송들 아래로 펼쳐진 운해는 그야말로 이곳 산행의 백미다.미인봉에 오를 때까지 그토록 애를 태웠던 구름이 이렇게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가 될지 어찌 알았으랴. 능선 오른쪽 운해 건너편에 또 다른 능선이 일렬로 줄을 선다.금수산(1015m)으로 이어지는 망덕봉(926m),가마봉(635m),작은산밭봉(485m)을 연결하는 능선이다.능선에서 떨어져 삐죽삐죽 솟은 봉우리들은 마치 다도해의 섬 같다. 신선봉과 금수산 능선 사이 운해 아래엔 사람이 산다.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일대.이곳을 추천한 산악인이 생각난다.인간들 위에 펼쳐진 운해 위에서 수백년 연륜의 노송과 기암들과 벗하고 있으니 그의 말대로 신선이 따로 있을까. 능선은 험하고 가파른 암봉의 연속이다.680봉을 시작으로 774봉,805봉,835봉을 넘어야 신선봉 정상에 닿는다.미인봉까지는 두 발만 있으면 됐지만 이후부터는 두 손이 필수다.아니 바위 곳곳에 어지러이 매달려 있는 밧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능선 종주는 어림도 없다. 그중 가장 가파르고 힘든 구간은 805봉을 지나 835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경사가 70∼80도에 이르는 벼랑을 20m 정도 올라야 한다.그러나 중간중간 발을 디딜 수 있는 곳이 있고 밧줄도 있어 중학생 이상이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벼랑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을 만났다.20여명이 한 사람씩 밧줄에 매달려 내려오는데 20분이나 걸린다.한 겁많은 여성 등산객이 밧줄에 매달려 쩔쩔매자 위에서 남성들이 “아 밑에서 엉덩이좀 받쳐주지 뭐하냐?”고 소리를 지른다.차마 엉덩이를 받칠 수는 없고.할 수 없이 발밑을 받쳐주며 몇명을 받아내렸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벼랑을 올라가자 자그마한 무덤이 하나 눈에 띈다.이렇게 험하고 높은 곳에 웬 무덤? 궁금증이 일지만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어찌됐든 지금까지 본 것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무덤이다.무덤 옆에 서서 뒤를 돌아보니 벼랑 아래로 아까 보았던 운해의 절경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실없는 상상을 해본다. ‘신선봉을 유독 좋아하는 이가 있었다.그는 오늘 본 운해의 장관을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그러나 어느날 평소처럼 산을 오르다 경치에 취해 실수로 벼랑에서 떨어져 생을 달리했다.후손들은 고인이 그토록 좋아했던 신선봉 자락에,그것도 가장 경관이 뛰어난 이곳에 무덤을 마련했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어쨌든 무덤의 주인공은 참 행복하겠다. 묘지에서 835봉,그리고 신선봉 정상까지는 거의 평탄한 흙길이 20여분 정도 이어진다.미인봉 정상이 그랬듯 이곳도 나무들에 가려 사방 조망이 어렵다.누군가 쌓아놓은 돌탑 위에 ‘신선봉 845m’란 나무표지판이 올려져 있다. ●신선봉 하산길 야생화 군락 신선봉에선 길이 세갈래다.하나는 미인봉쪽으로 되짚어 가는 길,다른 하나는 오른쪽으로 금수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나머지 하나는 상학현쪽으로 하산하는 길. 상학현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했다.가파르면서 비교적 넓은 흙길이 계속 이어진다.똑같은 산이지만 한쪽엔 그토록 험한 암릉길이 끝없이 이어지고,반대편엔 바위 하나 구경하기 어려운 게 참 신기하다. 15분쯤 별 특징이 없는 길을 내려가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길이 더욱 넓어지면서 하늘을 덮던 참나무숲이 자취를 감춘다.대신 예전엔 임도로 쓰였을 법한 길 주변으로 야생화가 널려 있다. 재배한 것처럼 촘촘하지 않아 눈에 확띄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길따라 끊어지지 않고 피어 있는 것이 오히려 정겹다.이름을 대충이나마 알 수 있는 것은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점처럼 박힌 들국화,그보다 꽃송이가 조금 크고 연보랏빛을 내는 벌개미취 정도.하나하나 세어 보니 서로 다른 야생화가 10가지가 넘는다.한아름 꺾어다가 큼직한 화병에 꽂아놓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그러나 가을의 운치를 독점하면 쓰겠는가.욕심을 접는다. ■ 미인봉 정방사도 가보세요 미인봉 자락 청풍호 줄기가 아스라히 잡히는 곳에 정방사가 자리잡고 있다.정방사는 신라 문무왕 2년(662년) 의상대사의 가르침으로 정원이라는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조계종 법주사의 말사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밑에 붙여 지은 절집은 매우 위태로워 보이는데,이것이 바로 정방사의 특징이자 매력이다.바위벽에서 법당을 지나 마당 끝까지 폭이 10여m에 불과하다.법당과 나한전 지붕을 덮을 듯 바위벽이 서 있고,건물과 바위 사이 복도처럼 드러난 공간엔 바위틈에서 솟아나온 차고 맑은 약수가 고여 있다.지장전의 한쪽은 벽이 따로 없다.커다란 바위 자체를 벽으로 이용한다. 이같은 위태로움을 뒤로 하고 손바닥만한 절 마당 끝에 서면,가슴 후련한 풍광이 열린다.청풍호와 그 너머로 첩첩이 쌓인 산줄기들이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험산으로 이름난 월악산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한데,불자들은 그 모습이 누운 관음보살의 옆 얼굴을 닮았다고 주장한다.나한전 옆에 세워진 커다란 관음보살상이 그쪽을 바라보고 있다. 정방사는 미인봉 등산을 겸할 경우 미인봉을 거쳐 가거나 능강리를 통해 차로 오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학현리 금수산가든∼미인봉∼정방사∼미인봉∼신선봉 코스를 따르면 된다. 정방사만 가려면 능강리로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청풍교를 건너기 직전에 좌회전해 E.S리조트를 지나면 왼쪽으로 정방사 진입로가 나오고 그 옆에 매표소가 있다.입장료는 1000원.콘크리트로 포장된 가파른 길을 2.5㎞ 정도 올라가면 정방사 아래 주차장에 닿는다.주차장에서 절까지는 걸어서 10분쯤 걸린다. ■ 떠나기전에 꼭 챙기세요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져 우회전해 82번 도로를 타고 청풍면 방향으로 달린다.왼쪽으로 청풍호를 끼고 20분쯤 달리면 청풍교 못미쳐 왼쪽으로 학현리 이정표가 나온다.여기서 좌회전해 고개를 하나 넘어가면 하학현,5분쯤 더 가면 상학현이다.하학현에서 상학현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목조로 지은 펜션단지 ‘아름마을펜션’이 나온다.지난 7월 개장해 깔끔하고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특히 바로 앞에 청정계곡이 흘러 여름엔 휴가지로도 그만이다.원룸 콘도형 펜션으로 6평,8평,12평 세 가지.숙박료는 일괄적으로 평당 1만원.(043)647-7080. 남제천IC에서 82번 도로를 타고 청풍교쪽으로 가다보면 금성면 구룡리를 지나게 된다.이곳에 손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중 김금숙(35)씨가 운영하는 ‘양화식당’(043-652-0177)의 맛이 돋보인다.김씨는 인근에서 35년간 음식점을 해온 시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았다.이곳이 내세우는 음식은 손두부 전골과 청국장 백반.인근 농가에서 구입한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에 미나리,냉이,버섯 등 야채와 몇가지 해물을 넣어 끓여낸다.부드러운 두부와 시원한 국물 맛이 어우러져 밥숟가락을 바쁘게 한다.도로 바로 옆의 ‘청풍골순두부’(652-4748)도 음식 잘하기로 소문난 집이다.손두부전골 5000원,순두부백반 4000원. ●미인봉∼신선봉 등산코스 하학현 금수산가든에서 출발해 미인봉,신선봉을 거쳐 야생화 군락을 지나 사태골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다.주요 지점은 하학현 금수산가든∼미인봉 입구 안내판∼미인봉∼545봉∼680고지 삼거리∼774봉∼묘지∼835봉∼신선봉∼야생화군락∼사태골계류∼신선봉 이정표∼학현농산물직판장. 승용차를 금수산가든 앞에 주차시킬 경우 학현농산물직판장에서 포장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내려와야 한다. 글 제천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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