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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 차 한 잔]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 삼국유사 전문가 고운기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 삼국유사 전문가 고운기 교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고운기(51) 교수는 ‘삼국유사’에 빠져 사는 ‘삼국유사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학원 박사 과정 이후 줄곧 삼국유사에 천착해 살았고 2009년부터는 이른바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시리즈에 몰두, 지금까지 모두 세 권을 펴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국문학자이면서 삼국유사라는 역사서에 흠뻑 젖어 사는 독특한 학자. 그가 시리즈의 네 번째로 세상에 낸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현암사 펴냄)는 요즘 대선 정국에 흔한 화두인 리더십을 겨냥했다. 삼국유사 속 건국신화의 주인공 11명을 도마에 올려 그들이 가졌던 리더십을 풀어내는 시각이 독특하다. ●삼국유사 속 건국신화 주인공 11명 리더십 “나라를 세우고 경영한 건국 주체라면 응당 범상치 않은 리더십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삼국유사의 건국신화에는 그 리더십들이 명확하게 펼쳐집니다. 대통령을 새로 뽑아야 할 시점입니다. 선택의 판단 기준을 삼국유사 속 건국 주체를 통해 생각해 본 것이지요.” ‘삼국유사로 읽는 리더십’이랄까. 웅녀를 비롯해 해부루와 금와, 고주몽, 온조, 박혁거세, 석탈해와 김알지, 김수로, 견훤, 왕건의 건국과정과 국가운영, 그리고 결말을 통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리더십이 다양하게 비교된다. 이를테면 단군을 낳은 웅녀는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갖고 주장을 대범하게 표현했던 용기와 희생의 ‘바리데기 리더십’의 소유자요, 큰 나라 부여를 변방의 소국으로 전락하게 한 해부루와 금와는 ‘삽질 리더십’의 위인, 고구려 대국의 주춧돌을 놓은 고주몽은 절묘한 균형감을 갖춘 ‘물지게 리더십‘의 경륜자로 풀어진다. 그런가 하면 가락국에서 버림받았지만 결국 신라를 거목으로 키워낸 석탈해는 ‘모퉁잇돌 리더십’, 후백제를 세워 왕건보다 우월한 입장에 있었지만 결국 비전을 갖지 못해 굴복한 견훤은 ‘자전거 리더십’, 다투지 않고 순응한 채 차례를 기다려 고려를 세운 왕건은 ‘물레방아 리더십’의 인물이다. “삼국유사의 기사들을 분석하다 보니 건국주에 대한 판단이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엔 부인할 수 없는 특징이 있게 마련입니다. 가장 원형적인 우리 토종의 정신사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판단해 보자는 뜻입니다. 대통령을 선택할 때도 개개인이 좀 더 주체적인 판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형적인 왕조사인 삼국사기에 비해 삼국유사는 당대의 사회를 다양하게 보여 주는 ‘대안 사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고 교수. 당대의 규범을 벗어난 ‘야사’란 평가와 달리 훨씬 더 풍부하고 포괄적인 콘텐츠를 담은 역사서이기 때문에 삼국유사에 더 매력을 느낀단다. 국문학자이면서 줄기차게 역사서 ‘삼국유사’에 천착해 사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의 정체성 생각하고 판단해 보자”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으면서도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할 약을 구해 험한 길을 갔던 용기와 희생의 바리데기. 그 바리데기의 리더십이야말로 지금 대선 후보들이 가장 새겨야 할 덕목임을 고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 “따져 보면 리더십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니지요. 누구나 각자의 입장에서 리더이고 리더가 될 수 있는 작은 리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건국신화에서 건져내 쉬운 교훈으로 드러내 보인 리더십들. 비단 리더십 말고도 ‘대안 사서’ 삼국유사엔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익한 덕목과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그래서 고 교수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물론 삼국유사의 스토리텔링 건져내기다. 지금 집중해 내년 상반기에 낼 삼국유사 속 모험담이며 절·탑·불상, 고승열전, 귀신 이야기, 향가 이야기…. “현장을 다녀보면 훌륭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삼국유사 속 현장이 왜곡되고 훼손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문화사업이란 명목으로 앞다퉈 벌여 대는 이벤트 탓에 생겨난 역사 훼손의 흉물들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남북 8㎞, 동서 4㎞. 경북 경주의 진산, 남산(495m)의 체격입니다. 산 치고는 작고 야트막한 편이지요. 한데 덩치는 작아도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깊이는 깊고 또 넓습니다. 과장 좀 보탤까요. 딱 ‘나무 반 유물 반’입니다. 확인된 절터만 150곳이고 불상은 129기, 탑은 99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체 문화유적은 694개소이고요. 고(古)신라부터 통일신라 이후, 심지어 고려시대 유물까지 빼곡합니다. 산 전체가 절집이자 지붕 없는 박물관인 셈입니다. 그러니 국립공원으로 지정(1968년)된 건 당연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2000년)된 것도 어색할 게 없지요.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이들과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남산을 프로그램에 넣는 걸 잊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경주 남산(南山)은 옛 월성 왕궁의 ‘남’(南)쪽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산의 이름도 이 같은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대릉원 등 문화재가 밀집한 도심이나, 불국사가 깃든 토함산 등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지역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남산이 늘 관광객들의 시선에서 한발짝 비켜 섰던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산엔 신라의 모든 것이 새겨져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를 품은 우물 나정(井)과 후백제 견훤의 공격을 받은 신라가 종말을 고한 포석정이 각각 남산 자락에 있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되고 끝난 곳’이란 표현은 그래서 나왔다. 화산으로 치자면 남산은 활화산이다.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문화재가 발굴되고 있다. 2007년에도 남산 열암곡에서 대형 마애석불이 발견됐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발견될지 모르니 ‘남산에선 구르는 돌 하나도 문화재급’이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겠다. ●절터 150곳·불상 129기·탑 99기…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남산을 둘러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정표도 두 가지 종류로 세워져 있다. 노란색 글씨는 문화재 탐방 코스, 흰색은 단순 산행 코스다. 가장 일반적인 건 삼릉~용장골 코스다. 바둑바위와 금오산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내려온다. 이 코스에선 ‘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문화재와 만날 수 있다. 단순 산행이라면 3시간 남짓 걸리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곳저곳 문화재를 들여다보자면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들머리는 삼릉이다.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이 잠든 봉분 셋이 연달아 솟아 있다. 삼릉을 찾게 하는 건 주변의 솔숲이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들이 빼곡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솔숲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불상은 석조여래좌상이다. 남산 일대 상당수의 불상들이 그렇듯, 이 불상도 목과 얼굴 부분이 없다.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의 희생양이었을 거란 게 유력한 추정이다. 인근 계곡에 쳐박혀 있던 것을 196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다. 얼굴은 잃었지만, 불상의 자태는 당당하다. 넓은 어깨와 가슴, 선명한 옷 매듭 무늬 등에선 기백이 넘친다. 경주남산연구소의 김구석 소장은 “7~8세기 신라 초기의 불상들은 이처럼 가슴이 넓고, 목 주름 등이 박력 있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라며 “통일신라 후기로 갈수록 허리 부분이 잘록해지고 가슴의 윤곽도 좁아지는 등 미려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석조여래좌상 위엔 아담한 크기의 마애관음보살이 서 있다. ‘미스 신라’라고 불리는 불상이다. 키 154㎝로 아담하고, 입술은 루즈를 바른 듯 붉다. 신라 석공이 붉은 빛 도는 돌 부분에 부러 입술을 새겼다니, 선인들의 해학에 설핏 웃음이 새어나온다. ●일곱 부처와 비승비속의 신선을 만나다 큰 바위에 아미타부처 여섯 분을 새긴 선각육존불을 지나면 선각여래좌상이다.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산의 문화재 가운데 가장 ‘어린’ 마애불상인 셈. 코는 두리뭉실하고 입술은 썰면 반근은 족히 나올 만큼 두툼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눈은 실실 웃고 있다. 부둥켜 안고 있는 바로 옆의 부부바위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계신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남산에서 얼굴이 가장 잘생겼다는 삼릉계 석불좌상과 기골이 장대한 마애석가여래좌상을 지나면 바둑바위에 닿는다. 대릉원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남산에 들면 최소한 두 번은 놀란다. 그 작은 산에 유물이 빼곡한 것에 놀라고, 암릉이 많은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선 굵은 바위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는데,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불상과 탑들이 이 같은 풍경과 기막히게 잘 어우러져 있다는 거다. 하나하나가 ‘있을 만한 곳에 있’다. 다리쉼을 하려는 고갯마루, 한 굽이 돌아 시선이 닿는 암벽마다 어김없이 유물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유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좋지만, 몇 발짝 떨어져서 완상하는 게 더 낫다는 뜻과 맥이 닿는다. 금오산(468m)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향한다. 골이 깊어질수록 풍경도 속도를 낸다. 하산길의 으뜸 명소는 용장사곡 삼층석탑이다. 높이는 4.5m. 경주사람들은 이 탑을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고 부른다. 남산 자체를 기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원래 탑을 세울 때 기단을 쌓는데 이 석탑은 별도의 기단을 세우지 않았다.”며 “해발 380m만큼의 산을 기단 삼았으니 국내 최고 높이의 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산길에 가끔 뒤를 돌아보시라. 늘 이 석탑이 보일 만큼 풍경의 주인 노릇을 톡톡히 한다. 삼층석탑 아래 삼륜대좌불도 인상적이다. 원반 모양의 세 돌받침(삼륜대좌) 위에 부처를 모신 특이한 구조다. 삼륜대좌불 아래는 매월당 김시습의 발자취가 서린 용장사터다. 김시습은 용장사에 7년간 머물며 ‘금오신화’를 지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돌아봐도 나무랄 데 없다. 한데 기왕 나선 길, 봉화골의 칠불암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남산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가운데 유일한 국보(312호)다. 다만 남산 동쪽의 통일전이 들머리여서 서쪽의 삼릉~용장골 코스와 하나로 묶자면 체력이 달릴 수 있다. 통일전에서 왕복 3시간 남짓 걸린다. 칠불암 바로 위는 신선암 마애불이다. 결가부좌를 튼 대부분의 불상과 달리 구름 위에 한 쪽 발을 떠억하니 담그고 있다. 비승비속(非僧非俗)의 호방한 형상이다. ●신라의 건국 신화와 함께… ‘삼릉 가는 길’ 삼릉~용장골 코스가 산행을 겸한 답사길이라면 ‘삼릉 가는 길’은 남산 아래 자락을 따라 걷는 트레킹 길이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된 나정 등을 끼고 있어 신라의 건국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복원 공사 중인 월정교에서 삼릉까지 약 8㎞ 거리지만 코스의 중간쯤인 나정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정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담긴 우물터다. 박씨 문중의 제각을 수리하려고 땅을 파다 팔각건물지와 부속건물지, 배수로 등이 발견됐다. 경주사람들은 나정이 박혁거세의 신궁(神宮)터라고 믿고 있다. 박혁거세 신화 또한 이 대목에서 역사로 굳어진다. 신궁의 실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길은 1980년대까지 실제 사용됐던 남간 마을의 신라 시대 우물과 신라의 첫 왕궁터 창림사지, 배리 석불입상, 포석정 등을 거쳐 삼릉에서 끝난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을 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삼릉이다. KTX는 서울역에서 신경주역까지 2시간 10여분이 소요된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는 다양한 남산 답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무료. 777-7142. ▶맛집:삼미정은 직접 빚은 동동주와 두부가 맛있는 집이다. 삼릉 초입에 있다. 745-8761. 고두반은 지역 농산물로 상을 내는 농가맛집.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748-7489.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보문단지 내 한화, 대명리조트 등이 좋겠다. 최근 문을 연 블루원 리조트도 깔끔하다. 한옥 펜션인 야선미술관은 단체가 묵기 좋다. 자체 생산한 농산물로 차려낸 밥상도 맛있다. 010-9215-1618. 글 사진 경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수원 화장실문화공원 4일 문 엽니다

    수원 화장실문화공원 4일 문 엽니다

    경기 수원시는 화장실의 역사와 문화의 변천을 보여 주는 화장실문화공원을 4일 개장한다고 2일 밝혔다. 장안구 이목동에 있는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解憂齋·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80㎡) 주변 5190㎡에 조성된 화장실문화공원은 신라시대 귀족 여인들이 사용했던 수세식 변기와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인 백제시대 왕궁리화장실 모형부터 조선시대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까지 우리나라 변기의 변천사를 보여 준다. 고대 로마의 변기에서부터 중세 유럽과 현대까지 서양의 변기 변천사를 보여 주는 모형도 설치됐다. 짚으로 엮은 뒷간이 지역별 특색대로 재현됐고 제주도에서 인분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돼지를 사육하던 통시 변소는 제주도 화산석으로 지어졌다. 공원 곳곳에는 용변을 보는 어른, 아이의 모형이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이원형 심재덕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고 심재덕 전 시장이 해우재를 지으며 거실 중앙에 화장실을 만든 것은 화장실을 쉬쉬하며 피하지 말고 드러내 말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영화프리뷰] ‘연가시’

    [영화프리뷰] ‘연가시’

    인간의 몸에 침투해 기생하다가 뇌를 조종해 물속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만드는 변종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한 영화 ‘연가시’.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떠돌던 연가시 괴담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염병을 소재로 한 감염 재난 영화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는 ‘해운대’나 ‘괴물’ 등 대형 재난 영화처럼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초반부터 빠른 속도감과 촘촘한 전개로 승부를 건다. 한때 촉망받는 교수였지만, 동생의 권유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크게 실패하고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된 가장 재혁(김명민). 그런 남편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 깊은 아내 경순(문정희)과 형에게 주식 피해를 보게 한 뒤 이를 만회하려고 또 다른 주식 정보에 기웃거리는 강력반 형사 재필(김동완). 이 평범한 중산층 가족에게 변종 연가시로 인한 엄청난 위기가 닥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수많은 시신이 한강에 떠오르는 기괴한 사건이 발생하자 온 나라가 혼란에 휩싸인다. 사망자들이 죽기 전 많은 물을 마셨으며 이것이 변종 연가시에 감염된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재혁은 최근 먹을 것에 집착하고 물을 쉴 새 없이 마시던 가족들을 떠올린다. 이어 연가시에 감염된 가족들을 구하기 위한 재혁의 사투가 시작된다. 영화는 우리가 과거에 많이 봐 왔던 해외 감염 재난 영화의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와 사회적인 불안, 이를 둘러싼 제약회사의 음모, 진한 가족애 등 기시감 있는 소재들이 빠르게 전개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공식에는 잘 들어 맞지만, 관객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유는 ‘해운대’나 ‘괴물’처럼 여름철을 맞아 대규모 볼거리를 내세운 해양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공포물이나 가족 영화로서도 다소 색깔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연가시 감염자들의 모습은 일견 좀비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아주 못 볼 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편집에도 공을 많이 들였고, 배우들도 흡인력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간다. 김명민은 평범한 일상에 찌들다가 위기의 가족을 구하는 소시민 가장 역을 무난하게 소화했고, 연가시 감염자로 물을 먹고 싶어서 입맛을 다시고 생수통을 통째로 들이켜는 문정희의 실감나는 연기도 인상적이다. ‘돌려차기’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아이돌 가수 출신 김동완의 연기도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의 시나리오를 쓴 박정우 감독의 세 번째 영화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버무린 능력은 돋보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빅마켓’의 베끼기 전략 성공할까

    ‘빅마켓’의 베끼기 전략 성공할까

    롯데마트가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1호점을 낸 토종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의 초반 돌풍이 무섭다. 2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사전 개점 행사를 시작한 25일부터 정식으로 문을 연 28일까지 가입한 유료회원이 4만명을 돌파했다. 정식 개장 날 하루에만 4000명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코스트코와 판박이’라는 입소문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달 7일까지 신규 가입자(회원비 3만~3만 5000원)에게 매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4만원짜리 상품권 카드를 증정한다는 프로모션도 고객모집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유료회원 6만명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롯데마트 측은 기대했다. 당초 1년 안에 12만명 회원, 월 평균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세웠던 빅마켓 금천점 관계자들은 상당히 고무돼 있다. ‘미투’(Me Too) 전략이 제대로 먹혔기 때문이다. 미국계 경쟁사인 코스트코를 노골적으로 베꼈다는 지탄을 받을 수도 있으나 이 점이 오히려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내부 인테리어, 상품 구성과 배열이 코스트코와 똑같아 친숙함을 주는 데다 3층에 설치한 키즈카페, 어린이 소극장 등 차별화한 편의시설이 주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이왕이면 빅마켓을 찾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코스트코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코스트코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다.”는 빅마켓의 사생결단에 밀리고 있는 인상이다. 25일부터 양평점과 빅마켓은 일부 품목을 두고 10원, 100원씩 주거니받거니 가격을 내리는 전쟁에 돌입했다. 양측 직원들은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씩 상대방의 매장을 찾아 가격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빅마켓 매장 직원은 “코스트코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 직원 2명이 한 조가 돼 매장에 거의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 코카콜라, 사발면, 사이다, 소주 등 미끼가 될 만한 품목들 위주로 29일까지 6차례 가격을 인하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트코 고위 경영진이 “이번에 밀리면 끝장이라며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는 소리가 돈다. 빅마켓은 이 같은 코스트코의 반응에 여유롭다. 빅마켓 금천점의 박영화 점장은 “우리가 그만큼 위협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며 “빅마켓은 점포가 하나이기 때문에 코스트코(전국 7개)보다는 가격 인하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느긋해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중국 것으로 알려졌다가 고려 불화로 밝혀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의 ‘아미타불과 지장보살도’를 비롯해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달항아리’ 등 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전통 미술품들이 친정 나들이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9개 기관의 86점 전통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한 것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부터다. 미국인들은 고려청자에 관심이 많았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미군정과 주한 미군 관계자들이 한국 미술품을 폭넓게 수집했다. 특히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수집이 쉬웠다고 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이름 있는 수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1892년 보스턴미술관이 일본 미술품 수집가인 에드워드 모스(1838~1925)로부터 구입한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선교사 언더우드 가문이 브루클린박물관에 기증한 청자 연꽃무늬 주자(조선왕실이 언더우드 가문에 기증한 것으로 추정),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후원했던 루이스 세브란스(1838~1913)의 아들인 존 세브란스(1863~1936)가 기증한 클리블랜드미술관의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등이 전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백자 복숭아 모양 연적과 하버드미술관 핸더슨 컬렉션의 바퀴 달린 잔은 6·25전쟁을 전후로 한국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소장품이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 달항아리는 한국 미술 수집의 활성화를 가져온 에이버리 브런디지(1887~1975)의 기증품이다. 2부는 미국 주요 박물관의 한국 미술품을 한국실 설치연도에 따라 박물관별로 전시했다. 미국의 박물관들은 19세기 후반부터 한국 미술품을 소장했으나, 한국 미술품이 독립된 공간에 전시되기 시작한 것은 1927년 호놀룰루미술관이 처음이다. 대표 유물로는 청자 연꽃 넝쿨무늬 주전자, 목조동자상, 석가설법도가 있다. 브루클린박물관의 유물로는 스튜어트 큘린이 1913년 수집한 인궤(印?)를 비롯해 1980년대 소장된 ‘한익모 초상’과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등이 있다. 이 밖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이 2000년과 2005년에 각각 구입한 계산목우도(溪山牧牛圖),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품 가운데는 통일신라 절정기 양식의 금동불 입상과 청자 주전자가 전시된다. 19세기 말부터 한국 미술품을 수집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전시품으로는 청자 구름 학 무늬 매병과 소상팔경도의 연사모종(煙寺暮鍾), 동정추월(洞庭秋月)로 알려진 ‘산수도’ 등이 있다. 8월 5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서 신라시대 도로·집터 발견

    서울서 신라시대 도로·집터 발견

    서울에서 신라시대 도로와 집터가 발견됐다. 겨레문화유산연구원은 안양천에 인접한 금천구 독산동 도시개발사업구역(1구역)에서 6세기 후반에서 7세기에 이르는 신라시대의 도로와 함께 굴립주건물지(掘立柱建物址) 58동, 수혈건물지(竪穴建物址) 6동, 우물, 집수시설 등의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굴립주건물은 땅을 파서 기둥을 세운 뒤 지상보다 높은 위치에 주거면이나 시설물을 마련한 집을 말하고 수혈건물은 구덩이를 파고 둘레에 기둥을 세운 뒤 지붕을 덮은 움집이다. 조사구역 남쪽에서 확인된 동·서 도로의 유구는 길이 115m, 폭 5.2~6m(양쪽 배수로 포함) 규모. 도로면에는 수레가 지나간 흔적이 있다. 신라는 주로 자갈을 깔아 다지는 방식으로 도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곳 도로는 자갈을 깔지 않는 백제의 축조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발굴조사단은 기존의 백제 도로를 계속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보컬 말로·피아노 조윤성 내일 올림픽홀서 ‘知音의 재즈향연’

    보컬 말로·피아노 조윤성 내일 올림픽홀서 ‘知音의 재즈향연’

    ‘지음’(知音)이란 말이 있다.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가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을 연주하면 그의 벗 종자기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고 말했다.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라며 감탄했단다. 굳이 말이 필요 없는 경지다. 지난 1월 말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복합문화공간 벨로주에서 있었던 보컬리스트 말로(41)와 피아니스트 조윤성(39)의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을 때 이 고사가 떠올랐다. 말로가 흥에 겨워 현란한 스캣(무의미한 음절로 가사를 대신해 리드미컬하게 흥얼거리는 것)을 쏟아내면 조윤성은 더도 덜도 않고 딱 그만큼의 흥겨움으로 받아 냈다. 누구도 말은 안 했지만 수천, 수만의 대화가 오고 갔다. 무대 위에서 척척 통하는 둘이지만 재즈를 만나기까지 걸어온 길은 전혀 달랐다. 말로는 대학(경희대 물리학과) 2학년까지 재즈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 차인표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영향으로 어딜 가나 재즈풍 음악이 흘러나오던 무렵 우연히 커피숍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할 만큼 재능이 넘쳐나던 그는 본격적으로 재즈를 파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반면 조윤성은 재즈를 위해 태어났다. 한국 재즈 1세대의 대표 드러머인 조상국씨가 그의 부친. 덕분에 어린 시절 재즈 대부 이판근을 사사했다. 12살 때 온 가족이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는데 재즈를 더 잘하려면 클래식 화성과 기초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르헨티나 국립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2001년 남캘리포니아대의 ‘텔로니어스 멍크(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인스티튜트’ 장학재단 지원 프로그램에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뽑혔다. 미국의 유명한 실용음악 대학인 엠아이(MI)에서 8년 동안 강의도 했다. 둘의 첫 만남이 이뤄진 건 올 초. 재즈 가수 써니 킴의 결혼식에 조윤성은 축하 연주를 위해, 말로는 하객으로 찾았다. 말로는 “4~5년 전부터 소문이 자자했다. 동료들이 하나같이 ‘조윤성이랑 같이 작업했는데 굉장했다. 같이 해 보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결혼식에서 딱 마주친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성은 “나도 말로씨가 궁금했다. 첫인상은 날카롭고 깐깐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말로가 눈웃음을 치며 “첫인상은 요조숙녀 느낌 아니었어.”라고 하자 조윤성은 “실제로도 깐깐하다.”고 받아쳤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고수인 만큼 처음 호흡을 맞췄던 순간이 궁금했다. 말로는 “연주를 잘하는 분들과 작업할 때 나는 노래, 그분들은 연주만 한다. 각자의 섬에 머물다가 이따금 충돌한다. 그런데 윤성씨는 달랐다. 늘 내 보컬에 묻혀 있다. 신기한 건 튀려고 안 하는데 아주 잘 친다. 첫 연습이 끝나고 집에 오는 내내 흥분이 가시지 않아 소리를 질렀다.”며 웃었다. 이어 “연습이든 리허설이든 항상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보물창고다. 늘 모험심을 자극해 나 역시도 현실에 안주할 수가 없다.”고 추어올렸다. 조윤성도 뒤질세라 말을 받았다. “노래에 대한 집중력, 재즈의 스윙감, 에너지가 넘쳐흘러 자극을 줬다. 말로씨는 내가 잘 받쳐준다고 했지만 실은 반대다. 어떤 타이밍과 리듬, 편곡을 꺼내 놓든 척척 받아 낸다. 보컬은 악기보다 즉흥 연주의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분은 목소리의 한계를 초월했다. 다재다능하다.”고 말했다. 클럽 공연 한 번으로는 아쉬웠다.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둘이 뭉치는 까닭이다. 조윤성은 “말로씨를 피아노 혼자 상대하긴 버거워서 육해공군을 다 부른다. 베이스와 드럼, 퍼커션 세션이 함께 나선다.”고 설명했다. 말로는 “육해공군 불러 놓고 윤성씨가 날아다니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첨삭을 했다. 둘은 ‘보스 사이즈 나우’(Both sides now)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 같은 팝 명곡과 살사·탱고·레게·플라멩코 등의 라틴 음악은 물론 ‘신라의 달밤’ ‘벚꽃지다’ 등 말로의 노래도 선보인다. 4만 4000원. (02)3143-548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2)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2)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더 오를 곳이 없었다. 나무는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하늘 끝에 닿을 듯 솟구쳐 올랐지만, 맨 꼭대기 나뭇가지는 더 이상 오를 곳을 찾지 못했다. 하늘 문에 막힌 건지, 긴 팔로 무거운 하늘을 떠받친 건지…. 지상 42m의 높이에서 나무는 절대수평을 이뤘다. 하늘을 떠받치는 천신만고를 이겨낸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수평으로 무겁게 걸터앉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은행나무인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의 압도적인 풍경에 제압당한 채, 저절로 흘러나오는 감탄사를 씹어 삼키며 쓴 필자의 나무 칼럼 속 한 구절이다. 초여름 용문사 은행나무는 소나기를 머금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서 있었다. 쭉 뻗어오른 나뭇가지 끝부분이 절묘하게 수평을 이룬 모습은 그저 ‘장관’이랄 수밖에! 낮게 드리운 소나기 구름과 높지거니 솟은 나뭇가지의 아스라한 경계는 마치 땅과 하늘을 나누기 위해 잘 벼린 면도날로 선을 그은 듯한 수평이다.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설 신빙성 “소문만 듣다가 오늘 처음 보게 됐는데 정말 대단하군요. 1000년을 넘게 살아온 이유가 금세 이해됩니다. 전국을 다 돌아다녀도 이런 나무는 보기 어려웠어요.” 나무를 찾아 울산에서 왔다는 심규강(60)씨는 나무를 처음 만난 느낌을 여러 차례 감탄사로 표현했다. 나무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던 그는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찍고 ‘진정한 우리나라 대표 나무’라고 강조했다. 용문사 은행나무 앞에서는 누구라도 감탄사부터 내놓는다. 구름을 떠받들고 선 높이에 감동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무려 42m다. 빌딩 한 층의 높이를 대략 3m로 볼 때 13층이 넘는 높이다. 눈어림이 가능하지 않다. 절집 지붕이 아득히 낮게 깔려 있음에도, 도무지 그의 높이는 한눈에 가늠할 수 없다.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영험한 나무다. 특히 망국과 침략으로 이어진 시련의 민족사를 담았다는 점도 우리나라 대표 나무로서 손색이 없다. 나무는 신라 때의 고승 의상대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자랐다고도 하지만, 그보다는 신라 최후의 임금 경순왕의 세자인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안고 금강산에 들어가던 길에 용문사에 들러 심은 나무라는 이야기에 보다 신빙성이 있다. 어느 쪽 이야기를 받아들이든 나무는 1100년을 넘은 긴 세월을 살아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벼슬을 한 나무 망국이라는 치욕의 설움을 안고 생명을 얻은 나무는 어쩌면 태생부터 수난의 역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독특한 유전자를 가졌는지 모른다. 나무에 얽혀 전해오는 숱한 이야기들이 모두 민족 흥망성쇠와 관련됐기에 드는 생각이다. 일제 침략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907년의 이야기도 그렇다. 이른바 정미의병 항쟁 때에 일본 군은 의병의 집결장소라는 이유로 용문사에 불을 질렀다. 절집과 숲이 불에 탔지만 나무는 용케도 버텨냈다. 사람들이 나무에 ‘천왕목’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그런 때문이다.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고종이 승하하던 날에도 큰 가지 하나를 스스로 부러뜨려 내려놓았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나라에 변란이 있을 때에는 큰 울음을 운다고도 한다.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온 나무의 명성을 일찌감치 잘 알았던 조선의 세종은 나무에 벼슬을 내렸다. 정삼품에 해당하는 당상관이라는 높은 벼슬이었다. 이는 소나무에 정이품 벼슬을 내린 세조보다 훨씬 앞서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벼슬을 한 나무가 용문사 은행나무다. 이 나무의 높이를 측정하는 데에는 곡절이 있었다.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던 1962년의 측정값은 60m였다. 그리고 40년 뒤인 2003년, 천연기념물을 재조사한 문화재청은 나무의 높이를 67m로 고쳐서 발표했다. 그만큼의 높이로 솟아오른 은행나무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2005년 어느 공중파 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에서 이 나무의 높이를 측정했다. 당시 방송사에서는 대형 크레인을 나무 앞으로 가져갔다. 크레인을 나뭇가지 끝까지 끌어올린 뒤 건축물의 높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는 약 42m 였다. 이후 필자를 비롯한 관련 인사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급기야 문화재청에서는 지난해 봄 특별한 발표 없이 나무의 높이를 42m로 수정했다. ●영원히 잃지 않을 강인한 생명력 “1000년이 넘었어도 강인한 생명력을 잃지 않는 참 영험한 나무예요. 여전히 가을이면 열매를 무성하게 맺어요. 해걸이를 하기는 해도, 많이 맺힐 때는 바닥에 떨어진 은행만 주워도 여덟 가마니 정도를 모으지요.” 용문사 주지 호산 스님은 가을이면 은행을 예쁜 바구니에 담아 나무의 가치,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께 선물한다고 했다. 나무에 담긴 생명력을 여러 사람과 나누려는 베풂이다.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공기로 숨쉬며 1000년을 살아온 나무죠. 같은 자연에서 나무는 사람으로부터, 사람은 나무로부터 생명을 얻습니다. 나무와 사람은 한몸입니다. 나무 뿌리 부분에 천연 해우소가 있잖아요. 그것도 사람과 나무가 하나의 순환 고리에 놓여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죠.” 나무는 사람이 버린 것을 좋은 거름으로 빨아들여서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이야기다. 1000년의 생명은 결국 나무와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로운 자연의 순환 이치 속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글 사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경기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626-1 용문사 경내. 서울에서 양평 용문사를 가려면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이어지는 중부고속국도의 하남나들목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팔당대교를 건너 국도 6호선을 타고 27㎞쯤 가면 양평읍에 이른다. 양평읍에서 12㎞쯤 더 가면 국도변에 용문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에서 1㎞ 남짓 더 가면 마룡교차로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난 나들목으로 나가서 곧바로 좌회전한다.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선 몇 굽이의 고갯길을 따라 5.7㎞를 가면 용문사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1.2㎞쯤 걸어 들어가면 절집 앞에 나무가 있다.
  • 영주 부석사 옆 체험관광단지 조성

    한국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인 경북 영주 부석사 주변에 대규모 관광지가 조성된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총 359억원(국비·지방비 각 50%)을 들여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24만여㎡(7만 3000여평)에 역사·문화· 산림·생태 체험 등의 시설을 갖춘 관광지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는 의상대사와 부석사의 창건을 도운 당나라 여인 선묘낭자 이야기를 활용한 역사·문화체험 공간, 기존 상가를 한옥 형태로 리모델링한 편익·문화체험 공간, 주차장에서 부석사까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산림·생태 체험공간을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부석사는 국보 5점을 비롯해 보물 6점, 유형문화재 2점을 보유한 천년고찰로 연간 75만명이 찾고 있으나 관광객 체험시설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는 부석사 주변에 관광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인근의 한국문화선비수련원 등과 연계돼 중부내륙권의 관광거점으로 발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사업비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전체 사업 부지의 66%를 점유한 사유지 매입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돼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전화식 도 관광진흥과장은 “최근 들어 부석사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인근에 민간이 펜션을 우후죽순처럼 건립하는 등 난개발이 크게 우려된다.”면서 “이 같은 문제 해소와 관광객 체험시설 확충을 위해 관광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부석사에는 창건과 관련한 애틋한 사랑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한 여인 선묘가 용으로 변해서 절을 지을 수 있게 도왔다는 전설이다. 지금도 부석사를 대표하는 건물로 현존하는 국내 목조 건축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 받는 무량수전 뒤에는 선묘상을 모신 선묘각이 있어 전설을 뒷받침해 준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부고]

    ●이계문(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씨 장인상 11일 서울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02)2072-2016 ●석제욱(삼성증권 부장)제범(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씨 부친상 김희대(전 강남세무서장)금병한(씨에버 부사장)씨 장인상 10일 경북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3)420-6149 ●이상용(이상용내과 원장)상철(금오공대 교수)씨 모친상 권규완(전 사천초 교장)장상인(JSI파트너스 대표·부동산신문 발행인)김두경(춘천 동산중 교장)씨 장모상 11일 강릉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30분 (033)610-5981 ●박상일(경인일보 사회부 차장)씨 부인상 11일 수원 연화장, 발인 13일 오전 7시 (031)218-8784 ●심정섭(전 하나대투증권 이사)씨 부친상 최기용(한국도로공사)이상준(브리지텍 차장)씨 장인상 11일 일산 동국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31)961-9411 ●홍기동(전 SAS항공 회장)씨 별세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20분 (02)2227-7569 ●황지성(태성엔지니어링 과장)씨 모친상 김양구(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물리치료파트장)씨 장모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02)3410-3151 ●하일용(현대증권 트레이딩 시스템부 과장)씨 모친상 최재호(한국전력 남서울지역본부 차장)윤영길(신한은행 강원도청지점장)씨 장모상 10일 고대구로병원, 발인 13일 오전 11시 (02)3281-3899 ●박화강(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형선(전 해동건설 회장)동준(그룹포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씨 모친상 11일 조선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62)231-8901 ●김경식(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씨 모친상 11일 경북 구미 선산제일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4)482-4408 ●이규남(전 숭의여고 과학부장)씨 부친상 서청석(전 경희대 대학원장)씨 장인상 11일 경희의료원, 발인 13일 오전 11시 (02)958-9721 ●심광식(세무사)씨 별세 형철(신라대 교수)혜령(배재대 교수)씨 부친상 백영기(변호사)김영규(변호사)씨 장인상 황은경(약사)씨 시부상 11일 부산 동아대의료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1)256-7011
  • “고구려 성까지 만리장성으로 덮어씌워서야…”

    “고구려 성까지 만리장성으로 덮어씌워서야…”

    중국이 6000㎞에 이르는 만리장성을 2만㎞에 이르는 삼만리장성으로 확대했다는 소식에 학계는 술렁이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7일 김운회 동양대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역사의아침 펴냄), ‘대쥬신을 찾아서 1·2’(해냄 펴냄), ‘삼국지 바로 읽기’(삼인 펴냄) 등을 내면서 국수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고대사를 연구해 왔다는 평을 받아 왔다. ●“한반도까지 중국땅이라 말하려 무리수” →먼저 만리장성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 -대개 진시황이 흉노족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명나라 때인 15~16세기에 대대적으로 고쳐진 것이다. 명 태조 주원장의 건국이념이 “오랑캐를 몰아내고 한족의 부흥을 이룩한다.”(驅逐胡虜恢復中華)였다. 한나라 이후 북방유목민의 지배를 받다가 이제야 한족 정권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런 명나라가 만리장성에 손댔기 때문에 당연히 만리장성은 한족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네 땅이다. 일부는 기존 만리장성을 고치고, 여기다 험한 산세나 암벽을 이용해 장책(長柵), 변장(邊牆), 변문(邊門)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 만리장성에다 현재의 랴오닝성(遼寧省)을 연결한 것이다. 그러니까 한족은 만리장성 이남과 요동반도 정도만 자기네 땅이라고 본 것이다. →만리장성이 삼만리장성으로 불어나는 과정은 어떠했나. -2000년대 중반까지 만리장성의 총길이가 6000㎞이고 동쪽 끝은 베이징 인근 산해관(山海關)이라는 데 아무 이의가 없었다. 근거를 들라면 사기(史記)를 비롯해 수많은 자료가 있다. 그런데 중국은 2009년 랴오닝성 단둥지역, 그러니까 압록강 하구의 박작성(泊灼城)을 호산장성(虎山長城)으로 둔갑시켰다. 이 성은 당나라 침입을 막기 위해 고구려가 쌓은 성이다. 648년 당 태종의 침입에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다. 성쌓기 방식이나 출토유물이나 고구려식 우물 등으로 봐서도 분명히 고구려성이었다. 그런데 2004년부터 호산장성을 복구한답시고 고구려 유물을 훼손하고 고구려산성 위에다 중국식 만리장성을 덮어씌워 버렸다. 거기다 한족의 조상인 황제 동상까지 세웠다. 정말 웃기는 것은 중국은 이 성이 명나라 때 여진족을 물리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우기는데, 실제 성의 구조를 보면 각종 수비시설이 남쪽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여진족을 견제하려고 했다면 북쪽에 수비시설이 몰려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은 요동반도를 넘어 만주, 압록강 일대는 물론 한반도 북부까지 모두 자기네들 땅이라 말하고 싶어서다. ●“개라 부르더니… 중화민족이라 우겨” →우리 고대 사학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사실 중국보다 우리 책임이 더 크다. 한족이 북방유목민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어낸 주장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령 삼국사기를 보면 말갈족이 지금의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말갈하면 무슨 미개한 북방 오랑캐 취급을 한다. 조선시대 소중화에서 벗어나질 못해서다. 우리 고대사는 시베리아-몽골-만주-한반도로 이어지는 유목민의 역사다. 서쪽으로는 전연과 북위, 동쪽으론 고구려와 백제, 신라까지 모두 이어진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싸움은 점점 어려워진다. →중국도 학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법도 한데 왜 이러는 건가. -만리장성의 강력한 상징성을 활용해 현재 정치적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한번 되돌이켜 생각해 보자. 역사적으로 한족과 사이(四夷)를 구분한 뒤 물과 기름 같다는 둥, 절대 융합될 수 없다는 둥 해온 것은 그들 자신이다. 한족은 한국인을 아예 예맥(濊貊)이라 불렀다. 똥고양이다. 다른 민족들도 개, 돼지, 승냥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개, 돼지, 승냥이도 중화민족이라고 우긴다.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끼워 맞추는 것이다. ●“동북아재단, 북방사 연구자 위주 개편을” →대응방법이 있을까. -동북공정이라고 법석을 떨지만 사실 이 문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 중등 교과서를 보면 타이완, 한국, 필리핀을 회복해야 할 영토로 명시해 뒀다. 이제 비로소 그 실체가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동북아역사재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일본과의 문제가 독도 문제 정도라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 역사 자체를 말살하는 작업이다. 어느 것이 더 시급한가. 북방사 연구자 중심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여기다 중국의 역사전쟁은 한국뿐 아니라 주변 민족 모두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과의 연합같은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1) 경기 남양주 수종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1) 경기 남양주 수종사 은행나무

    강원도 태백의 깊은 골, 금대봉 기슭의 검룡소(儉龍沼)에서 솟아오른 샘은 남한강이 되고, 금강산 금강천에서 흘러온 또 하나의 물줄기는 북한강이 된다. 두 강 줄기는 경기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만나 호흡을 고른 뒤, 민족의 젖줄 한강이 되어 수도 서울에 접어든다. 두 강물의 합강(合江) 풍경을 가장 잘 내다볼 수 있는 곳은 맞은편의 운길산 중턱쯤이다. 제법 가파른 운길산 등산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물머리의 저녁 노을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오르는 사진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걷기 열풍과 함께 늘어난 등산객들이 부쩍 눈에 띈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동방의 사찰 가운데 최고의 풍광 “깊은 산은 아니지만, 수도권에서 이만큼 울창한 숲도 흔치 않아요. 숨이 찰 정도로 헉헉거려야 하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수종사에 닿지요. 숲도 좋지만, 절집 마당에서 보는 두물머리 풍경이 여느 등산 코스보다 좋지요.” 주말마다 수종사를 찾는다는 등산객 박순철(64)씨는 천천히 산을 오르며 한마디 던진다. 도시에 살면서 가까이에서 숲과 강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다. 그가 느릿느릿 오르는 해발 610m의 운길산은 큰 산은 아니라 해도, 길이 가팔라서 제법 숨이 턱에 찬다. 그 중턱에 아름다운 절집 수종사(水鐘寺)가 있다. 법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각은 새로 지은 것이지만, 수종사는 유서 깊은 천년 고찰이다. 이 지역 태생인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수종사를 “신라 때 지은 고사(古寺)”라며 “절에는 샘이 있어 돌 틈으로 물이 흘러나와 땅에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내기 때문에 수종사라 한다.”는 기록을 ‘수종사기’(水鐘寺記)에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의 자취를 찾기 위해 수종사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의 등산객처럼 건강을 위한 등산 코스로, 혹은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일 뿐이다. 특히 저녁 노을 붉게 물들 무렵 수종사 법당 앞마당에서 내다보는 두물머리 풍광은 더할 나위 없는 장관이다. 이 풍광을 조선 전기의 명문장가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동방의 사찰 풍광 가운데 최고의 전망’으로 꼽았다. 수종사의 아름다운 풍광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이 쌓아 온 심미안의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셈이다. ●옛 절 중건 지시한 세조가 손수 심어 절집을 찾는 사람들의 자취는 허공으로 흩어지지만 그 안에는 수종사의 긴 역사를 증거하는 자취가 하나 있다. 큰법당을 비롯한 여러 전각 가장자리 언덕에 서 있는 은행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알아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도 나무의 기세는 대단하다. 산림청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 앞의 안내판에는 나무의 키를 35m, 가슴높이 줄기 둘레를 6.5m라고 했다.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한 1982년에 측정한 값이지만,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눈짐작으로는 대략 25m가 채 안 돼 보인다. 큰 줄기가 부러진 흔적도 찾을 수 없으니, 갑자기 나무의 키가 줄어들었을 리도 없다. 아무래도 애당초 부실한 측정이었지 싶다. 그러나 나무에는 숫자로 드러낼 수 없는 넉넉한 기품이 담겼다. ‘수종사’라고 이 절을 명명한 조선의 임금 세조가 손수 심은 나무인 까닭이다.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는 전국의 물 좋은 곳을 찾아다녔다. 그가 오대산 상원사의 약수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서 이곳 운길산 아래 마을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밤 세조는 신비롭다 해야 할 만큼 청아한 종소리를 들었다. 세조는 신하들을 시켜서 소리의 정체를 알아보라고 했다. 신하들은 “운길산 중턱에 폐허가 된 천년 고찰이 있는데, 그 터의 한쪽 바위 굴에 열여덟 나한이 줄지어 앉아 있다.”며 “신비로운 종소리는 그 바위 굴 옆의 큰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라고 아뢰었다. 물소리의 신비를 지키고 싶었던 세조는 옛 절을 다시 고쳐 세우라고 지시하면서 그 절의 이름을 손수 물 수(水)와 쇠북 종(鐘)을 써서 수종사라 했다. 1459년의 일이다. 절집이 완공되자 세조는 몸소 가파른 산길을 올라 종소리를 내는 샘물을 다시 찾아보고는 절집 마당 한켠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때가 정확하니 나무의 나이도 정확하게 554살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임금의 손길을 말없이 증거하는 음전한 생김새의 나무다. ●500년에 걸친 역사의 흐름으로 남아 세조의 은행나무는 사방으로 팔을 넓게 펼쳤다. 그 폭이 무려 20m나 된다. 더 넓은 세상을 품고자 했던 임금이 심은 나무여서인지 그의 품은 의젓하고 넉넉하다. 오래도록 거침없이 흘러야 할 민족의 젖줄 한강을 굽어 살피는 늠름함이 나무 줄기 깊숙한 곳에 배어 있다. 은행나무가 서 있는 언덕은 산 아래의 두물머리 주변 풍광을 조망하기에 좋은 자리다. 수종사 법당 앞마당과 함께 ‘동방 최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넓게 펼친 나뭇가지 아래에 들어서서 강촌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까지 평화로워진다. 나무 앞에 놓인 벤치에는 짧은 시간 동안 몇 쌍의 젊은 연인들이 스쳐 지났다. 이 땅의 평화와 역사를 지키며 서 있는 임금의 나무 아래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사람 살이가 그렇게 하나 둘 쌓인다. 강마을에 땅거미 지고, 나뭇잎 사이로 비껴드는 햇살에 노을 빛이 스며든다. 옛 임금이 심은 은행나무 아래로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가쁜 숨결이 새 역사 되어 천천히 내려앉는다. 글 사진 남양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1060. 수종사는 자동차로도 찾아갈 수 있지만,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등산로가 좁고 가팔라서 운전이 쉽지 않은 데다 주변 풍광이 걷기에 좋기 때문이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전철을 이용하면 남양주 조안면의 운길산역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 운길산역 앞 삼거리에서 강변으로 이어진 국도 45호선의 청평 방면으로 800m쯤 가면 나오는 보건소 삼거리에서 수종사 입구를 알리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300m쯤 가서 오른쪽 길로 약 1.5㎞ 오르면 수종사에 닿는다.
  • 9일 서울시 9급 공채…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9일 서울시 9급 공채…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서울시 7·9급 지방직 공채시험이 9일 서울여상 등 시내 중·고교에서 실시된다. 수험 전문가들로부터 9급 일반행정직 주요 과목의 마무리 대비법을 들어봤다. ●국어, ‘국어생활’ ‘국문학사’서 대부분 출제 정채영 남부행정고시학원 국어 강사는 “서울시 국어는 ‘국어 생활’과 ‘국문학사’에서 대부분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국어생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것은 대부분 ‘어문규정’에 있다. 특히 서울시 시험에서는 ‘복수표준어’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 보통 ‘다음 중 복수 표준어가 아닌 것은?’이라고 묻고, 이에 대한 선택지로 ‘가뭄/가물, 고깃간/푸줏간, 쇠고기/소고기, 꾀다./꼬이다’ 등을 제시한다. 이런 어휘는 이번에도 출제될 공산이 크다. 또 ‘단수표준어와 복수표준어의 연결이 바른 것은?’, ‘준말이 표준어인 것은?’, ‘준말과 본말 중 둘 다를 표준어로 삼는 예는?’ 등도 출제 가능성이 크다. 복수표준어는 표준어 규정 16, 18, 19, 26항을 꼼꼼하게 익히면 해결할 수 있다. 또 사이시옷 표기 여부도 출제 빈도가 높다. ‘횟수, 툇간, 찻간, 숫자’ 등의 어휘가 옳은 표기인지의 여부가 최근 출제됐다. 특히 ‘담뱃값, 등굣길, 혼잣말, 북엇국’ 등의 표기에 유의하여 한글 맞춤법 30항을 한 번 더 암기해야 한다. 국문학사 문제는 두 가지로 나뉜다. ①작품을 시대순으로 배열하라는 것과 ②국문학사적 위치와 의의를 묻는 작가론 유형이다. 작품 시대순 배열의 대표적인 문제가 ‘서동요-청산별곡-사미인곡-어부사시사-일동장유가’ 배열문제다. 국문학사에 등장하는 작품을 무조건 암기할 것이 아니라 시대별 대표 작품 하나씩이라도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작가론에서는 ‘이상의 날개’를 지문으로 ‘이상’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선택지에서 고르라는 문제가 최근 출제됐다. 1920년대의 작가로 김소월·현진건·염상섭, 1930년대의 작가로 이상·김유정, 1940년대의 작가로 이육사·윤동주 등이 출제 가능한 작가군이다. ●영어, 다른 시험보다 어휘·문법 많이 나와 지난해 서울시 영어에서는 어휘 6문제, 문법 5문제, 독해 8문제, 생활영어 1문제가 출제됐다. 어휘와 문법이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많이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손재석 강사는 “‘No sooner~than’과 ‘Hardly~when/before’ 구문의 출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No sooner had he gone out than it started raining.’과 ‘Hardly had he gone out when/before it started raining.’ 문장은 모두 ‘그가 나서자마자 비가 내렸다.’는 뜻이다. 이때 앞문장은 과거완료 시제, 뒷문장은 과거시제로 쓴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또 ‘We noticed them come in.(우리는 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알았다)’에서 notice는 지각동사로 to 부정사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지각동사로는 ‘feel, hear, listen to, notice, observe, perceive, see, watch’ 등이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학, 제로기준예산제도 반드시 정리를 신용한 강사는 “수험생들이 행정학이 어렵다고 하는데, 유형이 다를 뿐 출제범위나 경향은 국가직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영(제로)기준예산제도 관련 문제가 출제 가능성이 큰데, 계획예산제도(PPBS)와의 비교, 일몰법과의 비교 등 다른 예산제도와의 비교문제도 최근 많이 출제됐다. 동기부여의 과정·내용이론은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출제됐다. 2010년에는 허즈버그의 욕구충족이원론과 해크먼과 올드햄의 직무특성이론이 출제됐고, 지난해에는 매슬로의 욕구계층이론, 애덤스의 형평성이론 등 종합문제가 출제됐다. 이외에도 신공공관리, 정책유형, 조직구조 모형, 관료제, 직위분류제는 수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는 최근 퇴직공직자의 취업 이후 부적절한 행위를 규제하고자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한국사, 통일신라 문제 자주 출제 “서울시 한국사에서는 조선 후기 정치사의 출제 빈도가 높다. 그 가운데 영·정조의 탕평책, 왕권강화책을 기본 전제로 역대 같은 정책을 폈던 국왕의 정책을 물어보는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선우빈 강사는 강조했다. 신라 중대의 전제왕권 강화책 관련 문제는 2001·2003·2006·2010·2011년 출제된 적이 있다. 또 통일신라에 대한 설명을 고르는 문제도 자주 출제된다. 군사조직으로 중앙에 9서당과 지방에 10정을 두었고, 신라 말기에 6두품과 선종 승려들이 호족과 연계했다는 점 등을 꼭 알아둬야 한다. ●행정법, 행정주체·행정청 구별 나올 수도 행정주체·행정소송의 가구제. 김진영 강사는 행정법에서 딱 이 두 가지는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라고 조언한다. 2009년에는 서초구·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민국·제주특별자치도는 행정주체가 될 수 있지만, 서울특별시장은 행정청으로 행정주체가 될 수 없다는 개념문제가 출제됐다. 이번에도 행정주체와 행정청을 구별하는 단순한 문제가 반복해서 출제될 수 있고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인 행정청과, 당사자 소송·국가배상·공법상 계약의 피고적격인 행정주체도 정리해야 한다. 또 행정주체와 행정청을 묻는 문제는 행정소송의 피고적격을 묻는 문제로 변형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또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는 인정되지만 가처분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과, 행정심판의 집행정지와 행정소송의 집행정지를 구별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행정소송법에 있는 집행정지에 관한 조문의 내용을 묻는 문제나, 집행정지에서 중요한 판례를 묻는 문제도 출제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에듀스파
  • 특급호텔, 비즈니스호텔에 꽂혔다

    특급호텔, 비즈니스호텔에 꽂혔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특급호텔들이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벌이는 것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다. 격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요새는 얘기가 달라졌다. 3년 전 특급호텔로는 처음으로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시작한 롯데호텔에 이어 호텔신라가 출사표를 던졌고 조선호텔 또한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과 W서울워커힐 등 특급호텔을 소유한 SK네트웍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예전 같으면 하위 브랜드 취급을 받던 비즈니스호텔이 지속 성장을 담보해 주는 ‘블루오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속성장 ‘블루오션’ 부각 롯데호텔의 사례가 이를 말해 준다. 2009년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마포는 연간 객실 판매율이 95%에 육박한다. 전체 투숙객 중 재방문 고객이 30%에 이르며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호텔을 직접 찾아 오는 고객 비율이 85%에 달해 고무적이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2호점인 롯데시티호텔김포도 6개월 만에 객실 판매율이 80%를 넘어서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호텔은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내년 제주(264실)를 시작으로 2014년 대전(312실), 2015년 서울 장교·명동(각 700실) 등지에 추가로 4곳을 문 연다. 또 서울 구로, 청량리, 서초 등지에서도 적당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롯데호텔에 자극받아 회의적이던 호텔신라도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발을 내디뎠다. 다만 직접 호텔을 소유하지 않고 위탁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서울 강남 영동의 KT지사 부지와 동탄 신도시에 들어서는 호텔 등 두 곳을 2014년부터 운영한다. 조선호텔은 최근 명동 밀리오레 자리에 들어서는 비즈니스호텔 인수설에 휘말렸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밀리오레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작업을 벌인 것은 없다.”면서도 “코엑스몰 식음업장 사업권 철수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비즈니스호텔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운영을 직접 맡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서울 중구 오장동의 한 주유소를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급호텔들에 비즈니스호텔은 투자 대비 효율이 큰 사업이다. 매출만큼 유지·관리 비용도 많이 드는 식음장과 연회장 등 부대시설을 제거하고 온전히 객실에만 초점을 맞춰 호텔 전체로 볼 때 원가가 낮아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은 구조적으로 특급호텔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특급호텔보다 높은 영업이익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앞날도 밝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여겨진다. 2008년 690만명에 견줘 비약적인 증가다. 이에 반해 숙박시설은 많이 부족한 상황. 2011년 말 기준 외국 관광객의 숙박 수요는 5만 1087실이었으나 현재 수준은 절반 정도인 2만 6507실에 그친다. 2015년에는 숙박 수요가 7만 3231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전문회사들도 비즈니스호텔을 앞다퉈 마련 중이다. 하나투어는 종로 관훈빌딩을 250실 규모의 호텔로 바꿔 오는 10월 개관한다. 모두투어도 종로의 마천빌딩을 호텔로 변신시키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전두환 손녀 호화 예식 사회자, 누군가 했더니…

    전두환 손녀 호화 예식 사회자, 누군가 했더니…

    KBS 윤인구(39) 아나운서가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치러진 전두환(81) 전 대통령의 손녀 결혼식에서 사회를 본 것으로 드러나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53) 시공사 대표의 장녀 전수현(26)씨는 지난 5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중소기업 이사 김모씨와 결혼했다. 결혼식에는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씨 부부, 차남인 전재용씨와 탤런트 박상아씨 부부, 장세동 전 대통령 경호실장 등 6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례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이 맡았고 사회를 윤 아나운서가 봤다. 신라호텔의 다이너스티홀은 장동건·고소영, 고수, 전지현, 강호동 등 톱스타들이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 통상 억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의 상징으로, “전 재산 29만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펴온 전 전 대통령의 손녀가 공개적으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린 데 대해 비난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사회를 맡았던 윤 아나운서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KBS 아나운서실 관계자는 “윤 아나운서가 결혼식 사회를 본 것은 전수현씨와 개인적인 친분 때문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리 목적의 외부 행사가 아닌 개인적 친분으로 인한 사회는 허용된다.”고 말했다. 1997년 KBS에 입사한 윤 아나운서는 제4대 윤보선 대통령의 당질이자 윤치영 초대 내무장관의 손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행가방] 60여개국 참가 국제관광전 오늘 개막

    ●60여개국 참가 국제관광전 오늘 개막 세계 여행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제25회 한국국제관광전(KOTFA 2012)이 7~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 60여개국의 500여개 업체·기관·단체가 참가해 지역별 대표 관광지 및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세계 항공여행상품 특별할인관에서는 모두투어, 레드캡투어, 한진관광 등이 참여해 항공권을 특별 할인한다. 괌, 타이완, 터키, 태국, 필리핀 관광청은 전통 공연 및 먹거리를 선보이고, 아랍 지역 12개국이 참여하는 특별전도 열린다.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홈페이지(www.kotfa.co.kr)에서 사전등록하면 무료다. (02)757-6161. ●캐리비안베이 서머 웨이브 페스티벌 캐리비안베이는 오는 7월 14, 15일 ‘서머웨이브 페스티벌 2012’를 연다. 첫날에는 힙합 뮤지션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에 다섯 차례나 오른 루다크리스, 둘째 날에는 영국 출신 R&B 스타 타이오 크루즈가 공연한다. 일본 힙합의 거장 엠플로도 출연할 예정이다. 8만 8000원. 이달 13일까지는 10% 할인된다. 당일 캐리비안베이+공연 패키지는 15만 8000원이며 삼성카드로 구매 시 40% 할인된다. ●롯데월드, 곤충 전시 ‘환상의 숲’ 오픈 롯데월드는 살아 있는 나비와 곤충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환상의 숲’을 새롭게 선보인다. 어드벤처 1층에 2000㎡ 규모로 조성됐다. 나비관은 전남 함평군과 함께 운영하며 국내 최초로 실내 스마트 채광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토피에 좋은 식물과 피톤치드 발생기도 설치했다. (02)411-2000. ●제주신라 럭셔리 서머 패키지 출시 제주신라호텔은 7월 13일~9월 15일 ‘럭셔리 서머 패키지’를 선보인다. 숨비 정원의 달빛 아래서 밤 12시 문라이트 스위밍과 나이트 스파를 즐기고, 베이스 연주자 제임스 앳킨슨 등 세계 유명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도 감상할 수 있다. 40만 ~ 44만원(1박 기준, 세금 및 봉사료 별도). 1588-1142. ●리솜스파캐슬, 최대 50% 할인 잔치 리솜스파캐슬이 6월 내내 할인 잔치를 벌인다. 신분증을 지참한 66년생 혹은 66세 노인, 이름이 4글자 이상인 사람, 6월 전역자, 가족티를 입은 4인 이상 가족 모두 50% 할인된다. 요일별로 정해진 해당 지역민은 40% 할인된다.
  • 천년고찰·매실의 고장 경남 양산

    천년고찰·매실의 고장 경남 양산

    울산과 부산, 두 광역시 중간에 있는 양산시는 경상남도 교통의 요충지이자 위성도시의 역할을 하며 도민들에게 편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동시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이 간직한 고장이기도 하다. EBS 한국기행은 5~8일 매일 밤 9시 30분에 산골짜기마다 숨어 있는 천년고찰과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경남 양산으로 떠난다. 5일엔 원동면 주민들이 품앗이로 하는 첫 매실 수확 풍경을 방영한다. 원동면 주민들에게 매실은 곱게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다. 원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매실 재배지이며 그 역사는 백년을 자랑한다. 이렇게 역사 깊은 매실의 고장인 만큼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이른바 ‘검은 매실’로 불리는 약재 ‘오매’. 이는 약국이나 병원 하나 변변치 않던 시절 어머니들이 아픈 자식을 위해 약 대용으로 먹이던 것이었다. 6일에는 세상의 번뇌를 잊을 수 있는 곳, 통도사를 소개한다. 영축산 자락에 있는 통도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어 1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합천의 해인사, 순천의 송광사와 더불어 국내 3대 사찰이기도 하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 통도사에는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금강 계단이 있어 이에 의지해 마음을 닦고자 찾아오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7일에는 낙동간 주변의 오래된 전통인 ‘가양진 용신제’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나라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4개의 강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낙동강의 가야진 용신제다. 바쁜 농번기, 만사를 제쳐 놓고 한데 모여 낙동강 용왕님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양산 사람들에게 용신제를 이어 오는 자부심과 낙동강의 의미를 들어본다. 8일 방송에선 누구에게나 다정함, 그리움,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주는 ‘고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어머니의 품처럼 떠올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아릿해 오는 것이 바로 고향이다. 양산은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선생의 고향이자 ‘국민 테너’ 엄정행 선생의 고향이다. 엄정행 선생과 함께 내 고향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품을 그리며 찾아간 그곳 양산은 그가 살았던 60년 전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산야마다 피어나는 산야초를 이용해 효소를 만드는 마을 할머니들의 고향 이야기를 함께 듣고 울긋불긋하게 열매 대궐을 차린 산딸기까지 맛보며 옛 고향 추억을 더듬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S-오일, 울산 태화루 복원에 100억원 후원

    S-오일이 울산의 역사·문화 상징물인 태화루 복원을 위해 100억원의 ‘통큰’ 후원금을 내놨다. 32년 회사의 역사를 울산과 함께 해온 만큼, 울산이 공업도시를 넘어 역사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나세르 알 마하셔 S-오일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울산 중구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태화루 건립 기공식에 참석, “울산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해 태화루 건립비 전액인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돼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리던 영남의 대표적 누각이다. S-오일의 후원으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진 지 420년 만에 울산시 중구 태화동 91-2 일대 1만 403㎡ 부지에 정면 7칸, 측면 4칸의 본루(주심포 양식)를 비롯해 행랑채, 대문채, 사주문 등이 복원된다. 2014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번 기부는 S-오일과 울산과의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S-오일은 쌍용정유 시절인 1980년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공장에서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이후 32년간 울산의 대표적 지역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9세 스웨덴 女장관 안나 뢰프 “정부 보육지원 확대돼야”

    29세 스웨덴 女장관 안나 뢰프 “정부 보육지원 확대돼야”

    “제가 지난해 당 대표에 선출됐을 때 기자들이 신혼인데 출산은 언제 하냐고 물었죠. 이러한 남성들의 인식이 바뀌고 보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확대돼야 합니다.” 31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안나 뢰프(29·여) 스웨덴 기업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의 국빈 방한에 동행한 그는 2006년 23세의 나이로 스웨덴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스웨덴 정부의 기업부 장관과 집권 연립정부의 한 축인 ‘중앙당’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뢰프 장관은 “젊은 여성도 정치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기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남들보다 철저히 계획을 세워 인생을 준비하고 지식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뢰프 장관은 한국과 스웨덴의 협력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스웨덴 기업인들에게 한국의 투자 환경이 우수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녹색성장과 혁신의 선도적 리더라는 점에서 양국은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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