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도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연세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강도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EU 지원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대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816
  • 김가연 임요환 결혼, 혼인신고 5년 만에..“이보다 좋은 타이밍 없다”

    김가연 임요환 결혼, 혼인신고 5년 만에..“이보다 좋은 타이밍 없다”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36) 배우 김가연(44)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임요환 김가연 부부의 결혼식이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김가연과 절친한 방송인 유재석이 사회를 맡았으며 개그맨 조세호, 김숙 등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임요한 김가연은 2011년 2월 혼인신고를 한 법적 부부였으며 지난해 8월 딸도 얻었다. 임요한은 결혼식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때는 바빠서 결혼식을 못했고 곧바로 김가연이 둘째를 임신하면서 지금까지 결혼식을 올리지 못 했다”면서 “유재석 스케줄도 맞아떨어져서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연은 “저희의 결혼식에 와줘서 감사하다. 축하 받게 돼 행복하다. 감사드린다”며 행복한 신부의 모습을 보였다. 이어 “너무 늦으면 결혼식을 못 할 것 같았는데 지금이라도 해서 다행이다. 떨린다”이라며 결혼식을 앞둔 설레는 심경을 전했다. 한편 임요환과 김가연은 지난 2008년 스포츠 행사를 통해 첫 만남을 가졌으며 이듬해 말 8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2010년 열애 사실을 공개했고 2011년 법적 부부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새누리당, 쇄신 놓고도 계파 갈등인가

    4·13 총선 참패 이후 새누리당은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하더니 이번에는 당 쇄신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을 놓고 시끄럽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여전히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총선 참패 이후 매서운 민심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 할 것 없이 화합을 외쳐 왔지만 정작 현안만 앞에 두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제 밥그릇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당장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계파 갈등을 우려해 외부 인사의 영입을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계파성은 옅으면서도 당 상황을 잘 아는 당내 전직 원로의 추대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관계 탓에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당내 쇄신도 마찬가지다. 비박계는 민심을 직시해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반면 수적으로 앞서 있는 친박계는 7월쯤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정도로 비대위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를 중심으로 쇄신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모두 말은 그럴듯하지만 속셈은 따로 있다. 비박계는 전당대회에 앞서 친박계가 장악한 당권을 되찾겠다는 복안이고, 친박계는 현 체제를 전당대회까지 끌고 가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총선 과정에서 살생부 파문이나 비박계 학살, 욕설 녹취록 등장은 물론 막판 옥새 파동까지 겪으며 온갖 추태를 보이며 국민들을 실망시켰던 새누리당이 총선 이후에도 당을 추슬러 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망감이 더 커지는 이유다. 계파를 해체하라는 것이 민심임을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 새누리당 앞에 놓인 과제는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집권당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당내 화합이 전제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한시바삐 흐트러진 체제를 정비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 계파 간에 자리를 두고 다투는 꼴사나운 모습을 더이상 보여서는 안 된다. 계파 싸움을 멈추고, 청와대와는 일방적 지시와 맹목적 따름 대신 수평적 관계에서 국정을 풀어 가야 한다. 야당과는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주문이자 명령이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꽃을 읽다(스티븐 부크먼 지음, 박인용 옮김, 반니 펴냄) 역사가 기록되기 전부터 꽃은 모든 문화에서 경탄의 대상이었다. 인간은 왜 이렇게 꽃에 매혹당한 것일까. 책은 이런 꽃의 역사를 살펴보며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생물학자인 저자는 꽃의 생물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꽃의 기원과 생식 방법,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어 야생의 꽃이 어떻게 우리의 정원으로 들어오고 화원에서 거래 대상으로 자리잡았는지 그 역사를 추적하며 문학, 미술, 신화 등 인류 문화사에 꽃이 어떤 영감을 줬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꽃이 향기만큼이나 은밀하게 인간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며 ‘꽃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428쪽. 1만 8000원. 미국인의 역사Ⅰ·Ⅱ(폴 존슨 지음, 명병훈 옮김, 살림 펴냄) 미국 역사학계 석학인 저자가 16세기 말 영국령 식민지부터 20세기 말 현재까지 400년간의 미국사를 통찰한 책이다. 독립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힘겨운 싸움, 노예제도와 서부 개척을 둘러싸고 빚어진 시행착오와 극복, 그리고 오늘날 경제·정치·군사적 초강대국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을 방대하게 풀어냈다. 그는 ‘미국은 건국 당시 저지른 불가피한 죄를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 건설로 속죄했는가’,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욕구와 야망을 공동체적 이상과 이타주의로 통합해냈는가’, ‘인류의 본보기가 될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달성했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간다. 1권 852쪽. 2권 812쪽. 각 권 3만 8000원. 격차고정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미우라 아쓰시 지음, 노경아 옮김, 세종연구원 펴냄) 2005년 ‘하류사회’를 출간한 저자가 10년 후 인구의 43%가 빈곤층이 된 일본 사회의 현재를 조망한 책이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사람’과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사람’으로 양분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계층별 소비행동,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의 격차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빈곤층의 계층 상승은 거의 없는 반면 상류층의 계층 하락은 두드러졌다. 흙수저·금수저로 대표되는 새로운 계급사회가 현실화되는 실태를 신랄하게 분석한 동시에 심도 있는 데이터를 토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책이기도 하다. 218쪽. 1만 3500원. 유니콘(유효상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전 세계적으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이 된 스타트업 기업들인 유니콘 기업 174개의 탄생부터 창업자, 투자자, 비즈니스 모델, 기업 가치를 분석한 책이다. 국내 인수·합병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은 저자는 혁신을 무기로 뛰어난 인재를 영입해 발전하는 유니콘들을 하나의 거대한 비즈니스 흐름으로 바라본다. 174개 중 106개가 미국 기업이며, 60개 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있다. 특히 중국은 가장 주목할 만한 유니콘의 탄생지다. 유니콘 순위 2위인 샤오미 등 3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려 미국을 빼고 가장 많다. 우리나라 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2개가 리스트에 올랐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는 유니콘 기업을 파헤치고 있다. 600쪽. 2만 9900원. 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코미디언 무어씨의 문화충돌 라이프(이언 무어 지음, 박상현 옮김, 남해의봄날 펴냄) 10년 전 잘나가던 코미디언인 저자는 매일 반복되는 교통 체증과 주차난, 획일화된 신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가족과 프랑스 시골마을로의 이주를 결심한다.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꿈꾸며 프랑스 루아르 계곡의 한 시골마을로 들어간 저자를 기다리는 것은 시골 농장의 엄청난 일거리와 끝없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프랑스 할머니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요상한 문화. 책은 도시와 시골,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좌충우돌하는 그의 일상을 영국 코미디언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풍자를 버무려 펼쳐 놓는다. 저자가 원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된 글을 엮어 낸 책으로, 속편까지 출간됐다. 484쪽. 1만 4000원.
  • 그럴듯하게 꾸민 금융사 홈피… 알고 보니 유령회사 대출 사기

    그럴듯한 금융사 홈페이지를 꾸며 놓고 저금리 대출 광고 문자를 보내 대출을 원하는 사람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례가 접수돼 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씨는 최근 금융사를 사칭한 조직에 전화 대출 사기를 당했다. 시작은 휴대전화로 온 대출 광고 문자메시지였다. 마침 급전이 필요하던 A씨는 해당 번호로 전화했고 상담원은 A씨의 신용도가 낮아 보증서 발급이 필요하다며 보증료 15만원을 먼저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의 대출 상품이라는 상담원의 설명을 듣고 안내받은 홈페이지에서 상품 정보와 연락처까지 확인한 A씨는 그제야 의심을 거두고 15만원을 송금했다. A씨가 순순히 따르자 상담원은 한 가지 요구를 더 꺼냈다. 거래 실적을 쌓아 신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A씨가 대출받은 1000만원을 지정 계좌로 다시 송금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이번에도 그 말을 따랐다. 그러나 대출금은 A씨에게 다시 입금되지 않았고 뒤늦게 속은 것을 깨달은 A씨는 금감원과 경찰에 신고했다. 알고 보니 SC스탠다드저축은행이라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았고 홈페이지만 금융사인 것처럼 꾸며 놓은 ‘유령회사’였다. A씨는 자신도 모르게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활용되고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이용당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입금된 1000만원을 다른 계좌로 무통장 입금했기 때문이다. 김범수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보증금, 선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대출과 관련해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제도권 금융회사 또는 등록된 대출모집인인지는 금감원 홈페이지나 대출모집인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核 언급한 김정은…“수소탄·광명성 4호로 존엄·국력 빛냈다”

    核 언급한 김정은…“수소탄·광명성 4호로 존엄·국력 빛냈다”

    핵·경제 병진 노선… 핵 개발 강화 시사 내일쯤 당 규약에 ‘핵 보유국’ 명시할 듯 北, 개막일까지 5차 핵 실험 감행 안 해 中, 추가도발 저지 물밑 설득 주효 관측 북한의 이번 제7차 당 대회에서 주목되는 것은 당 규약에 ‘핵 보유국’을 명시하는지 여부다.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미 2012년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문화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은 6일 조선중앙TV가 녹화방송한 개회사에서 “주체조선의 수소탄이 장쾌한 폭음을 울려 국방 과학에서는 연이어 우리 국가 존엄과 사변적 기적을 창조했다”고 했다. 이어 “세계 사회주의 체계가 붕괴되고 제국주의의 반사회주의 공세가 우리 공화국에 집중된 시기”라며 “우리 인민은 단독으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전례 없이 강화된 시점에서 생존을 위해 ‘자주’(自主)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미래를 담보할 주체무기의 장엄한 뢰성(폭발음)은 강위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기초하여 위대한 김정은 조선을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조선반도의 핵 문제를 산생시킨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당 대회를 맞아 미국과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와 비핵화 요구가 거세질수록 오히려 핵 개발은 더욱 빠른 속도로 강화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선전하며 김정은의 조선이 핵 강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규약에까지 명시함으로서 핵·미사일로 강성대국의 건설에 한 발 다가섰다고 내부 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당이 모든 지도단위 중 최상위 기관이기 때문에 당 규약에 명시하는 것은 완전하고 최종적인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당 규약 최종 명시는 당 규약 개정 토의, 결정서 채택을 하는 8일쯤 예상된다. 한편 북한이 대회 개막일까지 5차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아 추가 도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도 (5차 핵실험 억제에) 많이 애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 대회 직후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씨줄날줄] 육조거리 복원/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육조거리 복원/서동철 논설위원

    1392년 개경에서 새로운 왕조 조선의 문을 연 태조 이성계는 1394년 한양 천도를 결정한다. 곧 신도궁궐조성도감(新都宮闕造成都監)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수도의 도시계획에 들어간다. 경복궁과 종묘를 건설하는 공사는 해를 넘기지 않고 착공했고, 이듬해에는 벌써 기본적인 골격이 완성된 듯하다. 1398년 태조는 새로운 도성의 여덟 개 아름다운 경치’(新都八景·신도팔경)를 담은 병풍을 대신들에게 나눠 주는데, 정도전은 시를 지어 화답한다. 그런데 ‘신도팔경’의 하나인 ‘열서성공’(列署星拱)은 곧 ‘첩첩이 들어선 관아 건물들을 별들이 호위하고 있다’는 뜻이니 이때는 육조거리도 이미 완성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육조거리란 경복궁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던 관청거리를 뜻한다. 광화문에서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는 광화문광장과 그 양쪽 거리가 육조거리에 해당한다. 오늘날의 중앙부처에 해당하는 조선시대의 육조(六曹), 즉 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가 모두 이곳에 들어서 있었다. 육조거리의 배치는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과 신하들이 하례하는 자리인 품계석의 배치와 흡사했다. 근정전의 국왕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문관(文官), 오른쪽에는 무관(武官)이 섰다. 육조거리도 광화문에서 볼 때 왼쪽에는 국정을 총괄하는 의정부를 필두로 예조·이조·호조와 한성부가, 오른쪽에는 국방을 총괄하는 삼군부와 중추부·사헌부·병조·형조·공조가 들어섰다. 예조는 오늘날의 세종문화회관 쪽에 있었지만 대원군이 삼군부를 부활시키면서 길 건너로 옮겨 갔다. 육조거리는 한양도성에서도 가장 넓은 길이었다. 조선은 성리학을 국시로 내세운 나라인 만큼 중국의 ‘주례’(周禮)를 각종 제도의 근간으로 삼았다. 천자의 궁궐에 이르는 큰 길은 9궤, 제후의 궁궐에 이르는 큰 길은 7궤다. 궤(軌)는 수레 한 대의 폭으로 8자에 해당한다. 예종 원년(1469) 반포한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은 제후국의 기준에 따라 육조거리의 폭을 56자, 즉 17.48m로 규정했다. 당시 건축에 쓰던 영조척(營造尺)은 한 자가 31.24㎝다. 하지만 발굴 조사 결과 육조거리의 실제 폭은 무려 58m에 이르렀다. ‘황제의 길’의 두 배를 훨씬 넘는다. 서울시가 엊그제 육조거리를 복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육조거리 터에는 지금 정부중앙청사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한미국대사관, 세종문화회관 같은 역사적 의미도 상당한 대형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육조거리를 100% 복원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했으니 현실 감각은 분명하다. 그럴수록 경복궁에 못지않은 가치가 있는 육조거리가 오늘날 그야말로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은 문제다. 서울시는 복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옛 관청가(街)의 분위기라도 되살려 내면 성공일 것이다. 서울시의 실력에 기대를 걸어 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 @seoul.co.kr
  • 1년새 5조 줄인 5대銀… 대기업 대출 고삐 더 죈다

    1년새 5조 줄인 5대銀… 대기업 대출 고삐 더 죈다

    우리銀, 5개월새 9000억 줄여 농협, 부실기업 채권 전수조사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이 대기업 여신에 점점 깐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회사 이름이나 규모만 믿고 비교적 쉽게 대출을 해 줬다면 시장 상황과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등 선별적 대출을 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분기 NH농협은행은 지난해 4월 13조 5603억원이던 대기업 여신 잔액이 올 4월 13조 109억으로 5500억원가량 줄었다. 최근 농협은 지주사 차원에서 향후 2년간 부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기업 채권을 전수조사했다. 대기업 대출에 더 세밀한 잣대를 들이대기 위해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4분기 2174억원이라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엔 전년 동기보다 35% 줄어든 실적(894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조선·해운업종과 관련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탓이었다. 앞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선·해운에 대한 구조조정이 정리될 때까지 대기업 신규 취급은 어려울 것이며 대출을 최대한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을 고려하면 감소 폭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도 통합 후 대기업 여신 줄이기를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과의 통합 후 의도치 않게 위험 부담이 커진 대기업 여신의 비중을 줄여 보겠다는 의지에서다. KEB하나은행은 통합 이후인 지난해 9월 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대기업 대출을 4조 2212억원 줄였다. 국민은행은 조선·해운업을 특별관리산업으로 분류해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이미 취급된 여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점검을 하는 등 사전적으로 리스크 관리도 하고 있다. 단,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으나 일시적 유동성 문제가 생긴 기업은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4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17조 2487억원으로 지난해 11월 17조 8344억원보다 5857억원이 줄었다. 대기업 거래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의 대기업 여신도 지난해 11월 22조 9725억원에서 올 4월 22조 9억원으로 9000억원 넘게 줄었다. 신한은행도 역시 같은 기간 3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5대 대형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지난 1년간 4조 8194억원이 줄었다. 최근 경기 상황과 구조조정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은행들의 옥석 가리기 대출 행태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때문에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충당금을 더 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에 민감한 건설업 등은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1~2차 업종들은 영향을 봐 가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여야 3당 원내지도부 인선 ‘속도’

    새누리, 수석부대표 수도권·PK 재선 의원 거론더민주, 초선 당선자 기동민·이재정 대변인 선임 국민의당, 대변인 손금주 물망 속 非호남 출신 물색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자신들을 보좌할 새 원내지도부 인선을 시작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8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3당 중 가장 빠르게 원내지도부 진용 구축에 나선 국민의당은 원내대변인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원내수석부대표로 추천되는 인물에 따라 정책 방향 또는 정국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새누리당과 더민주 안팎에서는 수석부대표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5일 “일요일(8일)쯤 수석부대표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추인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의 지역 기반이 각각 충청권과 대구·경북(TK)임을 감안할 때 수석부대표로는 수도권 재선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부산·경남(PK) 재선 의원이 기용 될 가능성도 있다. 후보군은 서울에서 김선동, 오신환, 이은재, 박인숙 의원과 경기에서 유의동, 김명연, 주광덕, 함진규, 이현재, 이우현, 홍철호(이상 재선) 의원 등이다. PK에서는 김도읍, 윤영석 의원 등이 후보군이다. 후보군에 포함된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수석부대표가 갖는 위상과 역할을 감안할 때 수도권 민심을 보듬는다는 차원에서 수도권 의원이 맡는 것도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했다. 원내대변인은 초선 당선자 가운데 2~3명이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수석부대표 인선과 관련, “호흡이 맞는 분과 해야 할지, 탕평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당 대표에게 지명 권한이 있는 정책위의장 인선도 연휴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기동민, 이재정 당선자를 원내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우 원내대표는 “기 당선자는 고향이 전남 장성이고 호남 쪽 인물로 특별히 언론 소통을 위해 모셨다. 이 당선자도 고향이 대구인데 영남 쪽 배려를 했다”고 밝혔다. 기 당선자는 우 원내대표와 함께 86 운동권 출신으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을 맡은 바 있다. 국민의당은 원내대변인 선임만 남겨놓고 있다. 전남 나주·화순에서 깃발을 꽂은 손금주 당선자가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손 당선자를 낙점할 경우 박지원 원내대표,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호남 출신 일색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 출신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루사리가 뭐 대수라고/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친북한 쪽이었던 이란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 표명을 이끌어 낸 점이 도드라진다.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52조원 규모의 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제적 성과도 돋보인다. 수교 이래 첫 국가원수의 방문이자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첫 비(非)이슬람권 여성 정상의 방문치곤 성적표가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양국 관계의 청색 신호 한쪽에서 벌써부터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 들먹거려진다. 북한과 이란의 우호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국제 역학관계를 어떻게 풀지가 우선의 난제로 보인다. 실제로 이란 대통령, 최고지도자와의 연쇄 회동에서 ‘북핵’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의 미국, 서방 국가에 대한 반감이 강해 국제정치적 리스크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얽히고설킨 역학관계를 원만히 풀지 못할 경우 이란 방문의 성과가 자칫 물거품이 될 위험성이 큰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이란과 숙적 관계인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재설정이다. 최근 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이란 제재가 풀린 이후 서방 국가들의 이란 러시를 곱지 않게 본다. 그런 점에서 이슬람 역사,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편견 해소가 시급하다고 이슬람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슬람 인구는 57개국에 걸쳐 16억명에 달한다. 지구촌 최대의 단일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들고나는 무슬림(이슬람 신도)이 급속히 늘고 있고 국내 신자 수도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다. 교류와 관계가 늘수록 이슬람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인정과 양해가 긴요하지만 우리 실정은 그 반대로 일천하다. 박 대통령이 순방 중 계속 착용했던 히잡 일종인 루사리를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방문 전부터 ‘여성 억압’의 상징을 왜 쓰느냐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이란 율법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모두 히잡을 쓰도록 정하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명언이 아니더라도 지켜 주고 따라야 하는 문화이자 관습인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에서 히잡을 여성 억압 도구로 여기는 여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 집을 찾아온 외국인이 신발을 신은 채 안방을 돌아다닌다면 어떨까. 경제와 정치외교적 교류보다 문화 교류가 우선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다. 이란만 하더라도 국내엔 전문가가 손꼽을 정도로 극소수라고 한다. 이슬람 국가에 진출해 있는 일본 상사 직원들은 현지 무슬림의 대소사에 적극 참여하고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우리는 우리 국민이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를 당해도 누구와 어떻게 접촉해 해결할지를 몰라 허둥대기 일쑤 아니었던가.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박 대통령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하면서 남겼다는 말이다. 그 우정의 나무를 어떻게 심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가롭게 루사리 논쟁만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kimus@seoul.co.kr
  • 한국민속촌∼광교신도시~인천국제공항버스 노선 신설

    한국민속촌∼광교신도시~인천국제공항버스 노선 신설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수원 광교신도시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운행하는 공항버스 노선이 신설됐다. 특히 기존 공항버스에 비해 요금이 40%가량 저렴해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이 부담을 덜게 됐다. 3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민속촌앞~신갈 시외버스터미널~수원 광교 중앙역~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공항버스 노선 A8877번을 최근 경기도로부터 인가 받아 본격 운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용인시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노선은 기존에 운행 중인 8852번을 포함해 2개로 늘어났다. 신설된 공항버스는 28석 우등차량으로 요금은 한국민속촌을 기점으로 인천국제공항까지 8900원이다. 특히 수원 광교 중앙역환승센터에서 탈 경우 요금은 7100원으로, 인근 수원 캐슬호텔~인천국제공항을 운행하는 다른 공항버스 요금 1만 2000원에 비해 무려 4900원이 저렴하다. 광교 중앙역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하에서 버스와 지하철(신분당선 연장선) 환승이 가능하도록 조성돼 있어 수원 등 지하철 연결 노선 지역 주민들의 인천국제공항 이용이 훨씬 수월해졌다. 공항버스는 민속촌을 기점으로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30여분 간격으로 1일 16회 운행하며 공항까지 80여분 소요된다. 이번 노선신설로 한국민속촌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신갈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기흥동, 상갈동, 신갈동, 영덕동 주변 주민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용인시는 밝혔다. 기존 8852번 노선은 마평동 용인 시외버스터미널~용인시청∼동백~강남대역~기흥역~구성~보정역~수지~인천국제공항을 운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공항버스 노선 신설로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함께 용인 지역 관광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종종 찾는 서울 명동의 한 식당 대표가 최근 털어놓은 얘기다. 한 손님과 직원 간의 말다툼이 민원으로 신고되면서 관할 구청이 점검을 나왔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은 보건 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해결하자는 신호를 하더란다. 대표는 200만원을 요구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읍소해 100만원으로 깎았다. 당연히 영업정지는 없었다. 공무원이 업무와 상관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중징계하는 이른바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은 적어도 명동 일대에서는 통하지 않은 지 오래란다. 개인택시 안에서 혀를 차며 아내와 이 얘기를 하던 중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힐끔 보더니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기자라고 말했더니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거든다. 법인택시를 무사고로 3년간 운전하면 개인택시 자격증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행정 처리가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늦어지더란다. 할 수 없이 담당 공무원에게 급행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줬더니 곧바로 해결됐다는 얘기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나 더. 여의도 정치권에서 선거 때면 우스갯소리처럼 도는 말이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저녁 식사로 한우를 먹고 룸살롱을 가지만, 야당 의원들은 호주산 소고기를 먹고 노래방으로 간다는 농담이다. 여의도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금배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의도 고급 식당의 비싼 식사가 아니면 국정도 논할 수 없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공공부문 부패를 수치화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의 경우 한국은 10년째 제자리다. 2005년 발표에서 10점 만점에 5.0점으로, 159개국 중 40위였던 성적표는 2011년 43위, 2012년 45위(100점 만점 56점), 2013년 46위, 2014년 4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7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겨우 27위에 머물렀다. 근데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각국의 부패인식지수는 기업인 설문조사와 전문가 평가를 기초로 작성된다. 유독 한국 기업들만 자국 정부에 대해 예외 없이 낙제점을 준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겪는 공무원의 횡포와 뇌물 관행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부패 문화를 보면 개인에서 조직으로 구조화되면서 부패 자체가 ‘문화화’되는 도식을 따른다.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되고, 합참의장이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방산 비리’가 그렇고, 정치권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형수 조작이라는 작은 부정에서 시작된 세월호 참사의 이면에는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부패 문화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급 공무원의 부패는 큰 일이 아닌 듯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금언처럼 역설적으로 작은 부패는 예외 없이 윗선들도 부패해 있다는 방증이 된다. 올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일각에서는 내수 경제의 위축을 우려해 시행령 기준을 완화하거나 법 개정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손보는 건 후진국을 벗지 못하는 우리 부패 현실에 역행하는 길이다. 이미 3년이라는 조정 기간 동안 원안조차도 많이 훼손돼 누더기 법안이 됐다는 우려가 무색하지 않은가. 잘못된 ‘부패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잘못된 법을 고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ipsofacto@seoul.co.kr
  •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란 주술에 걸려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 지자체 특유의 강점을 살려 미래와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소형무인항공기(드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늘의 신산업’에 뛰어들고, 외국인을 받아들여 맞벌이 가정의 가사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턱없이 모자란 보육원을 공원 안에 짓는 등 ‘암반’으로 표현되는 규제의 벽을 뚫고 과거라면 상상도 못했던 실험을 일본 열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시의 대형 쇼핑몰 앞 공원. 보슬비와 강풍이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와인 1병을 실은 드론이 쇼핑몰 옥상에서 이륙, 150m를 날았다. 드론은 1분 만에 무사히 착륙해 공원에서 기다리던 상품주문자 역할을 맡은 마키시마 가렌 내각부 정무관(중의원 의원)에게 와인이 전달됐다. 이어 1시간쯤 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의약품을 탑재한 드론이 50m 상공을 날아 아파트에서 약을 기다리던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본 정부로부터 ‘드론 실용화’를 위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시가 내각부와 민간사업자와 함께 주최한 드론 택배 서비스의 제1차 실증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실험을 주도한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주식회사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대표 겸임)는 “미국에서는 벽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으나 도시에서의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면서 “향후 1개월 1차례씩의 실험을 거쳐 3년 이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0만명의 지바시가 드론 상용화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나카다이 히데요 지바시 마쿠하리 신도심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새로운 산업의 상용화를 통해 정보, 통신, GPS 등 관련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기업과 고용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세수 증대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나카다이 과장은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시민과 국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관련법 등은 바꿔… 새 규제 설정 과제 드론 운항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은 오히려 ‘미래도시’라는 새로운 가치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이내에 드론 상용화에 필요한 규제 완화 가운데 이미 드론 운항을 위한 항공관련법, 기업유치 지원을 위한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물론 새로운 규제도 설정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현. 인구 912만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가나가와는 외국인 가사 대행서비스란 실험을 막 시작했다. 이민정책에서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건 ‘1억 총활약사회’를 뒷받침하는 야심 찬 플랜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설된 1억총활약국민회의를 통해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정면으로 도전해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짜는 육아지원’, ‘안심하는 사회보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27만명 필요… 인력 공급 회사 모집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맞벌이나 일하는 일본 여성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도우미 희망 가정에 배치한다는 게 골자. 가나가와현 노정복지과의 고가 신야 부과장은 “첫해에는 70~80명의 가사전문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민간연구소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가나가와현에서도 27만명 정도의 가사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가나가와현은 외국인 인력을 들여올 민간회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사업실적 등의 기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만 18세 이상으로 실무경험이 1년 이상이고, 가사에 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 하며, 필요최소한의 일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가 부과장은 “제도가 실시되면 집안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경우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일본인 이상의 보수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일본 전국에서 어린이집 대기자가 전국 최상위로 보육수요가 높은 곳이다. 특히 중산층 이상 젊은 부부들의 전입이 많아 취학 전 아동이 한 해 1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이 좋고 보육비가 싼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해 대기자가 많은 데 비해 일본은 국가와 지자체가 인정한 인가보육원이 시설, 교사, 보육비 면에서 인기가 높아 공립 혹은 민간 구분 없이 대기자가 많다. 세타가야구는 현재 1만 4675명인 보육원 정원을 향후 5년간 2만명 규모로 늘려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다. 60인 규모의 보육원을 87개 정도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조사 전문인력 특채… 보육시설 8곳 개원 그래서 세타가야구는 보육원을 늘리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두 가지 고안했다. 스가이 히데키 보육계획·지원정비담당과장은 “민간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보육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정보수집을 하고 보육원 전환을 유도하는 ‘부동산조사전문원’을 특별채용했는데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문직원을 통해 총 500건의 상담을 통해 실제로 8건이 보육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공원법상 공원 내에는 보육원을 짓지 못했으나 규제완화를 적용받는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곳의 공립공원에 보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이 과장은 “공원이라면 주민과의 마찰도 적고, 보육원 입지로서 환경이 좋아 원활히 건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지바·요코하마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사랑해효, 실천해효… 종로의 함께해효

    사랑해효, 실천해효… 종로의 함께해효

    10년 전쯤 종로구 부암동에서 노모를 부양하며 살던 윤동선(62)씨는 가스배달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불의의 사고는 팔다리를 으스러뜨리고 그를 장애인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치매가 있어 의지할 곳은 자신밖에 없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불편한 몸에도 윤씨는 야간 환경미화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많지 않은 수입의 대부분을 부양비로 지출하지만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이웃들의 추천으로 윤씨는 올해 효행상을 받게 됐다. 그는 “몸이 불편해 어머니를 편히 모시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죄송한데 칭찬과 상까지 받으니 부끄러울 뿐”이라고 겸손히 답하며 웃었다. 종로구는 효행본부 주관, 한국마사회 종로지사 후원으로 오는 10일 ‘제5회 효행상 시상식 및 어르신 위안잔치’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윤씨처럼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묵묵히 효도를 실천하는 주민들과 노인 복지에 힘쓴 유공자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올해엔 김씨를 포함해 17명이 효행상을 받는다. 지역의 100세 이상 장수 어르신도 초청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효도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구는 이 밖에도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 11일에는 ‘제13회 훌륭한 어버이상’ 표창식을 연다. 남편과 사별한 뒤 90세가 넘은 시어머니와 4남매를 홀로 보살펴 온 교남동의 정모(69)씨 등 17명이 이번 상을 받게 됐다. 앞서 4일 가회동 주민센터에선 지역 노인들에게 제철 반찬으로 만든 점심 도시락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천 ‘안전마을’ 27곳 만든다

    경기 부천시가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다. 부천시는 ‘부천시 안전마을 지원 조례안’을 마련하고 오는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조례는 올해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8년간 407억원을 투입해 4대 안전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는 오는 7월부터 36개 동이 권역별 10개의 행정복지센터로 전환되는 시점에 맞춰 안전한 마을 만들기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사업은 재해와 범죄를 예방하고 생활안전 및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중·상동 신도시 지역을 제외한 원도심 지역 마을 27곳이 대상이다. 안전마을사업 선정과 기본계획 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기구로 안전마을심의위원회를 둔다. 심의위는 시의원과 경찰·소방·교육 공무원, 시민방재단장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안전마을 지원 조례 제정은 재해와 범죄 없이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박찬우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박찬우

    충남 천안갑에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은 박찬우 당선자는 “바른 정치를 위해 누군가가 권력투쟁을 한다면 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역할투쟁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33년의 공직생활을 접고 왜 정치로 뛰어들었나. A. 공무원과 가장 가까운 일. (안전행정부) 차관까지 했다. 공무원 생활이 너무 좋았다. 직위보다는 일 자체가 좋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명분도 있고 자부심도 컸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정치라 선택했다. Q. 관료 박찬우와 국회의원 박찬우는 무엇이 다른가. A. 주객전도. 공무원은 내 능력으로 됐고, 내 의지대로 임무를 수행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나는 종속 변수일 뿐이다. 나머지는 변함없다.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아내가 처음에는 울었다. 하지만 아내가 “현재의 남편이 좋다. 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는 조건을 내세웠고, 그러겠다고 했다. Q. 정치의 원동력은. A. 국가관. 적어도 나에 대한 열정과 확신이 있다. 애국심과 국가관이 뼈에 새겨져 있는 사람이다. 당리당략보다 국가와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정치, 헌신적으로 일하는 데 방해가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걷어내는 정치, 그게 바로 나의 정치다. Q. 스스로 본 정치적 위상은. A. 경험 많은 초선. 아무런 국정 경험이 없이 들어온 여느 초선과는 다르다. 공직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또 나는 초선이지만 충청권 ‘정치 1번지’인 천안갑 유권자들은 초선이 아니며 초선 취급을 받아서도 안 된다. 주민들이 원하는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겠다. Q. 20대 국회 최대 관심사는. A. 천안 불균형 해소. 천안은 원도심 공동화, 동서 불균형 발전이 심각하다.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이 생긴 전국 40~50개 지방도시가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가 추진한 균형발전 정책의 부작용으로 역설적으로 불균형 발전 문제가 대두됐다.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다. 도시균형발전특별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겠다.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인기 없는 일이다. 균형발전에 성공한 지자체장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래서 더욱 할 필요가 있다. Q. 정치적 롤모델은. A. 루스벨트. 총선 결과 정치적으로는 몰라도 국가적으로는 여야 중 누가 집권해도 일할 수 없는 구도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처칠 총리와 같은 리더십을 닮고 싶다. 정부 전체 조직의 틀을 짜는 조직실장을 하면서 대통령과 장관의 시각으로 국정 전반을 볼 줄 안다. Q. 언제까지 정치를 할 것인가. A. 초심이 바뀔 때까지. 정치를 더 하기 위해 인생관까지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을 지킬 수 없으면 관둔다. 처음과 끝이 같은 정치를 하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프로필 ▲1959년 충남 천안 출생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박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안전행정부 제1차관, 대전광역시 행정부시장,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사무국장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부천시, 재해범죄 없는 안전마을 만들기 나선다

    부천시, 재해범죄 없는 안전마을 만들기 나선다

    경기 부천시가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다. 부천시는 ‘부천시 안전마을 지원 조례안’을 마련하고 오는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조례는 올해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8년간 407억원을 투입해 4대 안전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는 오는 7월부터 36개 동이 권역별 10개의 행정복지센터로 전환되는 시점에 맞춰 안전한 마을 만들기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사업은 재해와 범죄를 예방하고 생활안전 및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중·상동 신도시지역을 제외한 원도심지역 마을 27곳이 대상이다. 향후 기본계획은 책임동별 3년 단위로 수립하고 안전마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대형 예산사업은 책임동장이 집행하고, 기타 소규모 예산과 자력사업, 비예산 사업은 시민공동체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안전마을 사업 선정과 기본계획 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기구로 ‘안전마을심의위원회’를 둔다. 심의위는 시의원과 경찰·소방·교육 공무원, 시민방재단장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다. 부천시는 안전마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안전학교’를 운영한다. 안전학교는 시민공동체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심폐소생술, 사업추진에 필요한 기술교육, 취약지 순찰 요령 등을 가르친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안전마을 지원 조례를 만들면 재해와 범죄 없이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신도림테크노마트,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부 행사

    신도림테크노마트,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부 행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소홀했던 가족 구성원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5월. 유통업계도 관련 이벤트나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 신도림테크노마트는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인근 지역의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기부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이 행사에 1000원 이상 기부하는 고객에게 과자, 라면, 장난감 등 온정에 답례하는 선물을 증정한다. 기부행사 뿐만 아니라 가정의 달을 맞아 매장을 방문하는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장을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1층 정문 앞에 에어바운스 놀이터를 설치하며, 1층 안내데스크 뒤에는 레고디오라마 전시 및 레고체험전을 상시 운영한다. 주말에는 버블버블쇼, 프리스타일사커, 응답하라 8090 음악여행, 매직쇼, 댄스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진행하며, 공연 외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열린다. 체험 이벤트로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퀴즈쇼, 페이스페인팅, 가족낚시터, 캐리커쳐 등의 행사가 준비돼 있다. 신도림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이번 모금행사는 가정의 달을 맞아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됐다” 며 “가정의 달을 맞아 방문해주시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문일답] 옥시 대표 기자회견 “본사 대표해 사과…7월중 보상액 정하겠다”

    [일문일답] 옥시 대표 기자회견 “본사 대표해 사과…7월중 보상액 정하겠다”

    아타 사프달 옥시(RB코리아) 대표가 2일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사프달 대표는 이날 발표한 피해보상안은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대표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프달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며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사가 영국 본사의 허가 없이 독단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제품을 제조할 때 모든 공정을 감시해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사프달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국 대표로서의 사과인가 영국 본사의 사과인가.→저는 옥시RB코리아를 대표하고 있지만 영국 본사도 대표하고 있다. 제가 진심어린 사과를 했을 때는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한다고 보면 된다.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자신도 미안하다면서 자신을 대신해 사과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늘 발표하는 모든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영국 본사의 지원이 있을 것이다. -뭘 사과하는건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는 사과이다. 이런 점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완전하고 충분한 보상과 사과를 드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사과와 보상 발표가 5년간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사죄드린다. -유해성을 알고 팔았나.→제품이 15년간 팔렸다. 제품에 쓰인 물질에 독성·유해성이 있었냐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고 저희도 조사 결과를 알고 싶다. -언론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뭔가.→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 준비가 될 때까지, 완벽하고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할 때까지 지연된 것이므로 때를 기다렸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이다. -옥시가 파악한 사망자·피해자 규모는.→한국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 조사 결과를 갖고 있는데 (1·2차 정부 피해조사 신청자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1·2등급 판정 피해자는 178명으로 알고 있다. 1000명가량을 대상으로 3차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과거에도 한국 정부가 내놓은 통계를 사용했고, 자체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으며 앞으로도 한국 정부가 집계하는 수치를 사용할 것이다.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숫자는.→2004년 51만개, 2005년 56만 6000개, 2006년 44만 1000개, 2008년 20만 9000개, 2009년 23만 4000개, 2010년 31만 2000개이며 2011년에 모든 제품이 회수됐다. -형식적 사과 같다. 옥시는 한국 소비자의 목숨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회사인가.→저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자식을 잃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말씀드렸듯이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 1·2등급 피해자에게는 보상안을 제공하고 인도적 기금(100억원)은 다른 등급(3·4등급) 피해자를 위해 쓰겠다. 이런 모든 발표로도 과거의 잘못을 완전히 청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조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다.→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어떤 잘못된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회사 강령에 따라 즉각적으로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다. 지금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하겠다. -유한회사로 전환한 것은 책임을 축소하기 위해서인가.→지금 회견을 하는 이유도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발표를 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유한회사로 전환했다고 책임이나 권한이 바뀐 게 아니다. 달라진 것은 회사가 (금융감독원 등에) 보고해야 하는 내용만 달라진 것이다. 여러 피해단체에서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다. -보상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7월 중으로 패널(기구)을 구성하고 패널이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해 보상 금액을 정할 것이다. 영국 본사와 한국법인이 함께 지침을 짜고 있다. 기구는 여러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종합해서 구성하겠다. -보상금액은 1인당 평균·최고 얼마나 되나.→보상 금액은 패널이 결정할 것이다. -레킷벤키저는 본사 승인 없이 지사가 제품을 출시할 수 있나.→항상 제품을 제조할 때 세계적인 품질 기준을 준수한다. 앞으로도 제품을 제조할 때 모든 공정을 감시해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갇힌 마음 연 인문학 선생님

    갇힌 마음 연 인문학 선생님

    철학·정치·사회·역사 등 60회 진행 “교도소 내부에 들어갈 때 입구에다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맡기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도 수형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저에게도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배철현(54)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밝힌 소회다. 배 교수는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구로구 천왕동 남부교도소에서 진행된 60회의 인문학 강의를 이끌었다. 2013년 7월 서울대와 법무부는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인문학 교육을 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인문대학을 중심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철학, 정치, 사회, 역사, 종교뿐 아니라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각 나라의 문학과 문화도 재소자들에게 소개됐다. 재소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40명이 듣는 강의에 100명이 몰린 적도 있었다. 청중들 중에는 대학 총장이나 장관 출신도 있었고 살인이나 성폭행으로 복역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변창구 영어영문학과 교수의 햄릿 강의가 인기가 좋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배 교수는 재소자들의 독후감 발표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배 교수는 “강의 초기엔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인문학 강의 이후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경우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지난 4월 그동안의 강의를 모아 ‘낮은 인문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은 예정됐던 60회 인문학 강의가 모두 끝났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이 시킨 것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이 내 안의 여행을 떠나보고,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