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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호텔 한복 출입제재 해외토픽에…국제적 망신당한 한복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이 최근 한복을 입고 모임에 참석하려던 손님의 출입을 막은 사실이 해외토픽감으로 소개돼 국가적 망신을 샀다. AFP통신은 “한국의 최고급 호텔에서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을 입지 못하게 한 일이 발생했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FP통신은 논란이 증폭되면서 호텔 측이 사과를 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경고성 발언을 했다는 사실도 상세히 소개했다. 이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한 호텔이 대한민국 전체를 망신시켰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라호텔 측은 최근 호텔만의 드레스 코드가 있다는 이유로 한복 차림을 한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의 저녁 모임 출입을 제재했었다. 곧 이어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호텔에 출입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난이 더욱 거셌다. 급기야 신라호텔의 이부진 사장이 직접 이씨의 가게를 방문, 사과까지 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해을 與野캠프 탐방

    김해을 與野캠프 탐방

    ■한나라 김태호 후보 캠프, 낮고 조용하게 ‘바닥 민심’ 파고든다 ‘걱정만 끼쳐드렸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4·27 재·보궐 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4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대암월드피아 건물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캠프에는 이런 파란색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었다. 집권여당 후보의 선거 캠프 같지 않았다. 30여명의 젊은 자원봉사단들이 찾아오는 손님들을 안내하거나 묵묵히 청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캠프는 ‘낮게, 조용하게, 겸손하게’를 구현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유갑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무총리 낙마 과정을 거치면서 후보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반성하는 마음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규모 조직이나 화려한 이벤트 대신 ‘스며드는’ 행보를 택했다고 했다. 캠프의 내부 배치도 후보의 의지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사무실 앞마당을 자원봉사자들에게 내줬다. 상황실, 정책·홍보, 사이버, 조직 등 선거대책본부 실무진들의 방은 뒤쪽에 몰려 있었다.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박정수 전 김해시장 후보와 정용상 경남도의회 부의장, 김혜진 4·27 재·보선 예비후보가 맡았다. 이 선대본부장은 상황실장을 겸하고 있다. 도의원을 거쳐 인제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상근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특보를 맡았고, 고문단이 있다. 전 시장과 거창 지역 관계자, 도지사 시절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직능별, 지역별로 바닥 조직을 훑는 데 치중한다. 전날 진해를 지역구로 둔 김학송 의원이 캠프를 찾았지만 실무자들에게 잠깐 인사만 하고 금방 자리를 떴다. 캠프 관계자는 “명망가나 국회의원 등이 결합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후보가 원치 않는다.”고 귀띔했다. 김 후보의 동선도 큰 행사장보다는 삼겹살집, 통닭집, 호프집 등을 주로 찾는 편이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선대본부 발족식에서 눈물을 비쳤다고 한다. 이 선대본부장은 “그 큰 키의 김 후보가 방사능비를 맞은 채 시민들에게 90도 각도로 인사하는 걸 보면서 고통을 새기면서 더 성숙해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지역방송의 후보자 토론회 준비를 위해 김 후보는 오후 일정을 비웠다. 잠깐이라도 인사를 나누겠다는 기자의 요청에 최기봉 비서실장은 “다음에 보자.”며 정중히 거절했다. 언론의 플래시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김 후보 측은 이번 재·보선은 ‘지역발전 적임자’를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해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섰지만 내적 인프라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창원 제2터널과 각종 산업·문화적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을 내걸었다. 김민수 보좌관은 “김 후보가 어느 때보다 가장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 아직 열세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서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무실에는 ‘단디(단단히)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도 함께 걸려 있었다. 김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참여당 이봉수 후보 캠프, 초호화 진영 ‘단일화 바람’ 일으킨다 ‘야 4당이 총집결한 대선주자급 캠프’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의 캠프는 초호화 진영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선거운동 첫날인 14일 오전 6시 첫 회의를 시작으로 오후 10시 총괄회의까지 숨 쉴 틈 없는 일정이 쏟아졌다. 대규모 캠프로 전환되면서 캠프 관계자들은 “오후가 되면 휴대전화 배터리 2개가 바닥 난다.”며 혀를 내둘렀다. 선거대책위원장은 유시민 대표를 비롯, 민주당 김영춘 최고위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가 끌고 간다. 야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에서 막후 조정 역할을 했던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이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선대본부장은 민주당 곽진업·민노당 김근태·진보신당 이영철 예비후보와 야 4당의 지역 도당위원장, 박민웅 전농 부산경남지역 의장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맡았다. 참여당 권태홍·오옥만 최고위원은 각각 선대위 상임본부장과 총괄상황본부장이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캠프 총괄 대변인을, 임찬규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이 대외협력국장을 수행한다. 경남 함안에서 중학교를 나온 민주당 장영달 전 의원이 고문 자격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캠프 맞은편 건물 4층 사무실에 ‘야 4당 단일후보, 김해 사람 이봉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로 내려와 이웃들과 막걸리를 마시는 사진이 눈에 띈다. 풍경 자체가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캠프의 기조를 말해준다. ‘김해 토박이·야권 단일후보·노무현 정신 계승자’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2일에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 2주기 부산 경남지역 준비위’ 창립식 행사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놓고 한때 경쟁했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과도 만났다. 권 본부장은 “살인적인 집값 상승, 난개발 등 지역경제 파탄에 대해 현 정권의 책임을 묻고 56년간 김해를 떠나지 않은 토박이 후보, 노 전 대통령의 농업특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과 중앙정치가 결합된 중층 전선인 셈이다. 전날 이 후보는 지역방송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동의대 석종득 교수팀과 함께 밤새 예행연습을 했다. 노란 점퍼 차림의 이 후보는 “김해에서도 가장 낙후된 오지 상동면 대감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 왔다. 농심을 일구기 위해 고향을 찾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캠프는 15일 ‘귀한’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재인 이사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친노(親) 핵심 인사들이 선대위 발족식을 축하하기 위해 캠프를 찾는다. 임찬규 국장은 “그동안 친노 진영이 분열됐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이 후보 출마가 단합의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분당을·김해을-5%P 안팎 박빙 · 강원-嚴, 10%P 이상 崔 앞질러

    분당을·김해을-5%P 안팎 박빙 · 강원-嚴, 10%P 이상 崔 앞질러

    “판이 이렇게 커진 이상 무조건 이겨야 한다.” 4·27 재·보궐선거 ‘대회전’이 14일부터 시작된다. 이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각 당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을 ‘특별단속지역’으로, 전남 화순은 ‘과열·혼탁선거구’로 지정했다. 선관위 조사 결과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비율은 68.4%나 됐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여야 후보가 지지율 5%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만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앞서지만,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추격전이 거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력을 집중하는 곳은 강원도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해을은 ‘나홀로 전략’을 고집하는 김태호 후보에게 조직만 지원하고, 분당을은 강재섭 후보에게 조직과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등 유세단을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강원도는 당이 정책·조직·유세 등 모든 것을 지원한다. 민주당도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패배로 강원도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순천, 김해에 이어 강원마저 내준다면 설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서 이기더라도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분당은 어떻게 해서든지 내가 사수할 테니 최고위원들은 강원도 승리를 위해 힘써 달라.”고 했다. 폭발력이 가장 강한 곳은 분당을이다. 만일 한나라당이 패한다면 당과 청와대는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당 핵심 관계자는 “분당 패배는 곧 강남 패배”라며 초조해했다. 한나라당은 분당 선거전을 ‘당 대 당’ 구도로 변경하기로 했다. 후보가 아닌 당을 앞세워야 손학규 공략이 용이하고, 보수층 결집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손 대표가 이기면 ‘신세계’가 열린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소속 의원의 보좌진도 대거 투입돼 ‘맨투맨’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분당에서 지고, 김해을에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이길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했다. 당은 물론 손 대표도 야권의 대선 후보 경쟁에서 참여당 유시민 대표에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해을은 야권 단일화의 파괴력이 관심이다. 손 대표와 유 대표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후보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단일화 경선 후유증이 문제다.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김해을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유리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너무 기쁘지요. 이런 일이 마침내 일어나는구나 싶어요. 다만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요.” 프랑스 파리 근교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박병선(83) 박사. 11일 국제전화로 만난 박 박사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지켜보는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75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 파묻혀 있던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이가 바로 그다. 첫 확인 뒤 발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들여다보기를 반복했다. “어휴, 그 과정을 어떻게 일일이 말로 다 설명해요. 발견한 뒤 10여년 동안 찾아가서 보고 또 보고 했지요. 외규장각 도서 한쪽한쪽마다 내 손때가 안 묻은 곳이 없어요. 볼 때마다 새롭고, 신통방통해서…. 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박 박사는 “(내 분신 같은) 그게 정말 한국에 간다니 너무 설레고 행복하다.”며 감개무량해했다. 박 박사는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며 이내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반환이 아니라 대여잖아요. 대여라면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는 건데…. 게다가 영구 대여도 아니고 5년 단위로 갱신하는 형태라서…. 5년이면 정권도 바뀌고 담당하는 사람들도 바뀌고 할 텐데, 서류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거잖아요. 그때 가서 갱신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요? 되돌려 줘야 하나요? 물론 우리 정부는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하긴 하지만…. 그러니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프랑스 현지 반응은 어떤가 물어 보았다. “공개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여하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예요.” 박 박사는 외규장각 존재를 한국에 알렸다는 ‘괘씸죄’에 걸려 한동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냉대받는 등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 박 박사는 1866년 병인양요에 대한 정리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권은 냈고, 2권은 준비 중이에요. 당시 프랑스 자료들을 보면 함대장이 프랑스 장관에게 1일 보고 형식으로 쓴 편지글도 있고, 병사들이 남긴 기록도 있어요. 그런데 병사들 기록이 참 재밌어요. 프랑스는 조선을 야만인 취급했거든요. 막상 약탈하러 가 보니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집에도 수준 높은 책이 있더라, 조선은 문명국가 같다는 얘기가 나와요. 또 의사가 쓴 기록을 보면 프랑스에서 앓던 병사들이 강화도에 왔더니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더라, 강화도는 천국이다 이런 내용도 나와요. 아마도 당시 조선에 대해 다방면으로 기록해 둔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 중인데, 연구비를 지원해 준 문화재청을 비롯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꼭 전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지금도 도시락 싸들고 주불 한국대사관이 마련해 준 사무실로 출퇴근한다는 박 박사. 건강 문제가 제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머물면서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프랑스에서 치료를 계속 중이다. 건강을 묻자 전화기 너머로 팔을 휘휘 내젓는 소리가 또렷히 들릴 정도다. “아유, 그렇게 수술받고도 더 살 수 있다는 건 인생을 덤으로 받은 거지요. 할 일이 있으니 조금 더 살아라 하신 게 아닐까요. 그래서 기쁘게 일하고 있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료 주례 봉사하며 여생 보내고 싶어”

    “무료 주례 봉사하며 여생 보내고 싶어”

    “무료 주례 봉사합니다.” 최대열(71) 전국주례연합회장은 속칭 ‘주례종결자’로 통한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총 3026회의 주례를 봤다. 1997년 4월 모 주류회사를 정년퇴임한 이후 친구가 하기로 돼 있던 결혼식 주례를 ‘대타’로 뛴 것이 인연이 됐다. 최 회장은 “이제 죽을 때까지 무료 주례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남녀를 부부로 맺어주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낀 최 회장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례 전선에 뛰어들었다. 롯데·워커힐·조선·플라자호텔 등 일류 호텔을 비롯해 전국 70여곳의 예식장과 전속 계약을 맺고 주례를 시작했다. 주말에 최대 60회의 주례 제의가 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주말 평균 12~13회씩 했고, 하루에 8번을 한 적도 있다.”면서 “일요일 오전 11시, 11시 30분, 낮 12시, 12시 30분, 오후 1시, 2시, 3시, 5시 이렇게 하면 8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3000회가 넘는 주례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2000년에는 경찰이 덮쳐 행진을 마친 신랑을 사기혐의로 체포해 간 적이 있었다. 2001년에는 결혼식 중 자신이 신랑의 ‘우렁각시’였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배신당했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또 2004년에는 폐암 말기의 신부 모친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식장에 나왔다가 식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으로 후송된 적도 있었다. 이런 최 회장도 “일가의 장·차남의 주례를 맡은 건 여러 차례지만 같은 사람을 두번 주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무료주례’에 나섰다. 적지 않은 결혼비용으로 고민하는 예비부부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는 “무료 주례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전화(011-709-9343)하면 어디든 뛰어가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글 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3년간 주례만 3026번 ‘주례종결자’… “무료 주례로 봉사할 것”

    13년간 주례만 3026번 ‘주례종결자’… “무료 주례로 봉사할 것”

    “무료 주례 봉사합니다.” 최대열(71)전국주례연합회장은 속칭 ‘주례종결자’로 통한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총 3026회의 주례를 봤다. 1997년 4월 모 주류회사를 정년퇴임한 이후 친구가 하기로 돼 있던 결혼식 주례를 ‘대타’로 한 번 뛴 것이 ‘주례’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가 됐다. 최 회장은 “이제 죽을때까지 무료 주례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남녀를 부부로 맺어주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낀 최 회장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례 전선에 뛰어들었다. 롯데·워커힐·조선·플라자호텔 등 일류 호텔을 비롯해 전국 70여곳의 예식장과 전속 계약을 맺고 주례를 시작했다. 주말에 최대 60회의 주례 제의가 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주말 평균 12~13회씩 했고, 하루에 8회를 한 적도 있다.”면서 “일요일 오전 11시, 11시반, 오후 12시, 12시반, 1시, 2시, 3시, 5시 이렇게 하면 8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3000회가 넘는 주례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도 털어놓았다. 2000년에는 경찰이 덮쳐 행진을 마친 신랑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사기혐의로 체포해 간 적이 있었다. 2001년에는 결혼식 중에 자신이 신랑의 ‘우렁각시’였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배신당했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또 2004년에는 폐암 말기의 신부 모친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식장에 나왔다가 식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으로 후송된 적도 있었다. 이런 최 회장도 “일가의 장차남의 주례를 맡은 건 여러 차례지만 같은 사람을 두 번 주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자신만의 주례 노하우를 공개했다. 바로 ‘맞춤식’ 주례를 한다는 것. 최 회장은 “신랑·신부와 참석한 가족들에게서 느껴지는 가풍이 보수적인지 여부에 따라 주례사 내용도 매번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무료주례’에 나섰다. 적지 않은 결혼비용으로 고민하는 예비부부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대머리 주례인은 절대 안 된다.”는 조건으로 후임 찾기에도 나섰다. 그는 “무료 주례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전화(011-709-9343)하면 어디든 뛰어가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글·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이번에도 감동없는 야권연대

    선거철만 되면 야권에 퍼지는 유행가가 있다. ‘연대’ ‘연합’ 혹은 ‘단일화’다. 이번 4·27 재·보선도 예외가 아니다. 경남 김해을 지역에서 유난히 크게 들렸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은 8일 이 지역 야권 연합 후보를 정하기 위한 경선 규칙을 확정했다. 머리를 맞댄 이후 40여일 만이다. 오는 12일쯤이면 단일 후보가 확정돼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일전을 치르게 된다. 하지만 범야권이 어렵사리 맺은 ‘정치적 우정’에 유감스럽게도 박수를 쳐 줄 수가 없다. 특히 민주당과 참여당은 서로 목에 가시 같은 존재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무리 봐도 경선 규칙 경쟁의 본질은 두당의 구원(舊怨)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어차피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이 게임의 규칙 아닌가. 규칙의 시시비비는 변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민주당은 유시민 참여당 대표를 애초부터 분열의 촉매제로 인식한다.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다투는 유 대표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참여당은 민주당의 ‘비민주성’과 ‘지역주의’에 고개를 돌린다. 함께할 수 없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돌아보면 한국 정치사에서 ‘연대’의 역사는 제대로 완성된 적이 없다. 생각이 다른 세력끼리 소통하고 타협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접착력이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지지층도 다르다. 이념적 기반도, 정체성도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오로지 연대의 목표는 ‘반한나라당’이다. 신뢰 없는 연대, 그 상처의 뒤끝엔 정치 혐오만 나부낀다. 유권자들의 생채기만 커질 뿐이다. 가장 강력한 연대는 ‘유권자’의 연대라고들 한다. 두당이 40일 전투를 치르는 동안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참여당의 후보를 제대로 알 기회나 있었을까. 각 당의 지지층이 연합 후보를 흔쾌히 지지할 수 있을까. 연대 이전에 묵은 불신을 털어내지 않는다면 적어도 내년 대선까지 유권자들은 ‘야권 방송’이 틀어대는 철 지난 유행가를 계속 들어야 할 것 같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마이너? 그게 되레 강점이 됐죠”

    “내 배경에는 소위 메이저 요소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게 오히려 강점이었습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모두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저승사자 역할을 했던 행정안전부 여성 감사과장이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해 화제다. 여성으로서 뚜렷이 기댈 만한 ‘스펙’ 없이도 능력과 친화력을 인정받은 발탁 인사이기에 더욱 그렇다. 행안부는 지난 1일 인사에서 감사과장인 김혜순(50) 감사담당관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켜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으로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김 부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91년 정무장관실에 5급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여성정책 담당 행정관, 행정자치부 여성정책담당관, 윤리담당관을 거치며 2008년 감사담당관까지 주로 감사·여성·민간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09년 4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고위공무원 대열에 끼게 됐다. 입직한 지 꼭 20년 만이다. 김 부장은 행안부 내에선 ‘마이너 중의 마이너’다. 여성에, 비(非)고시인 특채 출신에, 대학도 ‘SKY’(서울·연·고대)가 아니다. 때문에 그가 걸어온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그러나 이번 승진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완벽한 업무처리, 배려심 깊은 인간관계는 소문이 자자하다. 행안부 직장협의회가 뽑은 베스트 공무원에 뽑혔을 정도로 후배들 신망도 두텁다. 앞서 행안부의 여성 고위 공무원은 단 2명. 정희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과 겸혜영 국장(고위정책과정 교육 파견 중)이다. 정 원장은 연구직 출신이고 2009년 11월 승진한 김 국장은 정보통신부 출신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공무원 출신으로는 최초의 고공단 진입인 셈”이라고 전했다. 아이 셋을 둔 워킹맘인 만큼 고충도 컸다. 김 부장은 “애들이 어렸을 적엔 회의가 예고 없이 길어지면 ‘현관문 꼭 잠그라.’고 신신당부해 놓고 밤늦게 달려가 보면 지쳐 잠들어 있을 때가 다반사였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저보다도 더 어렵게 밀림 헤치듯 앞서나간 여 선배님들도 계시다. 그분들을 따라갔을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후배들에겐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허점들을 발견해 개선하거나 법을 새로 제정했을 때의 성취감, 기쁨이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조언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실적과 능력이 뛰어난 여성 공무원들을 고위직에 적극 발탁해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유시민 복지론’ 밑그림 제공 안상훈 서울대 교수 인터뷰

    ‘박근혜·유시민 복지론’ 밑그림 제공 안상훈 서울대 교수 인터뷰

    “오해의 결이 워낙 두껍게 쌓여 있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안상훈(42)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2006년 6월 내놓은 대답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중한 인터뷰 거절이었다. 사정은 이랬다. 당시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총선에서 참패했다. 멀리 북유럽 국가의 선거 결과를 두고 더 흥분한 것은 한국 언론들이었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모델로 손꼽히는 스웨덴에서마저 사민당이 패배한 사실을 들어 ‘어쭙잖은 좌파’ 노무현 정권을 향한 맹공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냉소했다. 그래서 스웨덴 모델에 대해 냉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았다. 그래서 안 교수에게 인터뷰를 부탁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의 몇 안 되는 학자다. 하지만 “두터운 오해의 결”을 내세워 거절했다. “그때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 많이 받았지요. 지금도 입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안 교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은 시쳇말로 ‘기업 팔을 비틀어대도’ 이념 공세에서는 자유로운 이명박 정권 아닌가.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현 국회의원)도 ‘사회복지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자신만의 복지구상을 밝혔다. 이른바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출산에서 노후까지 생애 주기를 구분해 소득보다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개념)다. 야당인 민주당도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묶어 3무(無) 정책으로 내놨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참여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사회투자국가론’(복지 지출이 성장과 융합하기 위해 성과를 내는 투자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외치고 있다. 박근혜·유시민 두 사람의 복지 방안에는 안 교수의 주장이 상당 부분 녹아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내놓은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는 안 교수가 10년째 강단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판박이다. 이렇게 우호적인 분위기인데도 안 교수는 왜 입 떼기가 여전히 어려울까. 그가 최근 ‘현대 한국복지국가의 제도적 전환’(서울대출판문화원 펴냄)이라는 제목의 연구서를 낸 것을 명분 삼아 어렵사리 만났다. →스웨덴 모델이 다시 화두다. 소회가 남다를 듯싶은데. -2006년과는 또 다르게 답답하다. 지금 당장 한국에서 스웨덴 모델은 불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수준이 스웨덴과 다르다. 비유하자면 초등학생이 대학생 옷을 입고 멋 내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한국은 초등학생이 유치원 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이런 마당에 작은 옷이 싫다고 갑자기 너무 큰 옷을 입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짚어 달라. -스웨덴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스웨덴을 다룬 대중서들이 참 많이 나왔다. 나도 가끔 보는데 결국 각자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나서 일방적으로 얘기한다. 스웨덴을 천국처럼 묘사하는 이들은 주로 1970년대, 그러니까 스웨덴 모델의 최전성기 때까지만 얘기한다. 1990년대 들어서 사민당마저 복지 다이어트에 나서면서 스웨덴 모델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세밀하게 접근하기보다 한때 유행했던 ‘일본은 없다’ ‘일본은 있다’ 식의 논쟁만 남았다. 글쓰기 내공이 더 쌓이면 스웨덴 모델에 대한 대중서를 내가 직접 쓰고 싶을 정도다. →그러면 (스웨덴에서) 어떤 부분을 배워야 하나. -가장 배워야 할 부분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복지 그 자체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속 가능한 복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이다. →‘사회서비스’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무슨 얘기인가. -복지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현금을 주는 것과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금을 쥐여 주는 것은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만 ‘근로 동기 침해’라는 문제점도 있다. 반면, 사회 서비스는 근로 동기 침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예컨대 실업자에게 실업수당 명목으로 150만원을 준다면 일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육비나 교육비로 150만원 지원하면 그 이유로 놀지는 않는다. 서구의 복지 선진국들은 사회 서비스 대 현금 서비스 비율이 1대2 정도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대4, 1대5 정도 된다. 사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서비스가 김대중 정권의 ‘생산적 복지’(워크페어=Work+Welfare)나 노무현 정권의 ‘참여형 복지’(사회투자국가론)와 어떤 차이가 있나. -이전 정권에서 거론한 사회 서비스 강화는 영국의 앤서니 기든스(‘제3의 길’ 저자)에게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너무 부분만 얘기했다. 생산적 복지는 일하면 돈을 더 주겠다는 것, 즉 자활 개념이 들어가 있다. 복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무슨 뜻인가. -복지를 자꾸 저소득층을 도와주는 개념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식으로 복지를 받아들이면 결국 현금 중심 지원에 머물게 되고, 그 결과는 ‘복지병’에서 보듯 근로 의욕 상실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국가 재정 문제를 낳게 된다. 우리나라도 각종 연기금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지 않은가. →그래도 노무현 정권이나 유시민 대표의 사회투자국가론은 사회 서비스를 내세우지 않았나. -(김대중 정권의) 생산적 복지가 현금 지원에 자활을 합친 것이라면, (노무현 정권의) 사회투자론은 사회 서비스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한발 전진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최근 유 대표의 주장을 보면 여전히 복지를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무상복지’ 시리즈를 내건 민주당과 마찰이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 생각에 정말 사회 서비스를 통한 보편적 복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것저것 건드리지 말고 교육이면 교육, 보육이면 보육 딱 한 부분만 골라서 일단 시행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런 맥락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 시리즈는 어떤가. -조금 더 차근차근 제시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무상 대상으로) 급식, 의료, 교육을 내세웠는데 그 세 가지를 왜 고르고, 왜 정책적 우선순위를 뒀는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왜 무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설명도 충분치 않다. 복지 정책의 정치적 기대치를 너무 높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와, 공짜다.” 하다가 “에이, 이게 뭐야.”로 가게 된다. 그런 실망감이 누적되면 다음 정책 추진 때 어려워진다. 정권만 잡으면 전부 다 해 줄 것처럼 얘기하지 말고 왜 이 항목을 골랐고 어떤 방식으로 실천해 나갈 것인지 좀 더 깊은 고민과 논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안은. -내가 보기엔 가장 진보적이다. 아무래도 박 전 대표는 아버지(고 박정희 대통령) 영향 때문인지 국가가 선도적으로 나서서 개량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유시민 대표가 영미식 제한적 복지에 그쳤다면, 박 전 대표는 좀 더 전폭적이고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복지 정책을 연구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대목은 우리나라 복지 프로그램에 없는 건 없다는 거다. 있을 건 다 있는데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찔끔찔끔 백화점식으로 늘어만 놓지 말고 핵심을 정해 국민을 설득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래서 복지 제도에 대한 전면적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내 주장이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많이 받아들였다. →학자로서 이론 전파에 일정 부분 성공한 셈인데 어떻게 (정치권과) 인연이 닿았나. -정치권과 직접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강단에서 늘 해 왔던 주장들일 뿐이다. 노무현 정권 때 복지부 정책평가위원으로 일한 적은 있다. 이때 논의한 내용들이 유 대표에게 전달된 것 같다. 박 전 대표 경우는, 대학 은사(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께서 우리나라 복지 정책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며 (박 전 대표의 정책) 브레인으로 참여하셨는데 제자된 도리로 옆에서 조금 거들어 드렸다. →결국 복지 정책에 있어서 ‘빨갱이’ 취급을 당하기 쉬운 진보보다 공동체 복원을 내세운 보수가 더 유리한 셈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진보가 없으면 복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도 없다. 진보의 역할이 크다. →진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최근 ‘강남 좌파’니 ‘분당 우파’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 어떻게 보나. -말 장난이다. 언론이나 정치계가 자꾸 그런 말을 만들어 내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의 정교함이나 어느 게 국민에게 이로운가를 따져야지…. 언론은 그렇다 치고 대학 교수들까지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말씀을 들어보니 강남에 안 사나 보다. -하하. 굳이 따지자면 강남에 전세 사는 중도파다. →박 전 대표의 보수적 색채 때문에 집권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당장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그의 공약은(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법 질서를 ‘세’우자는) ‘줄푸세’였다. -박 전 대표의 구상 자체는 진보신당 대표를 지낸 노회찬 의원이나 참여정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용익 서울대 교수 등 반대 진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남는 것은 진정성인데, 그건 학자인 내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 학자로서 얘기하자면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봐라. 이명박 정부가 잘해서 그 위기를 넘겼느냐, 그건 아니다. 1998년 이후 뒷정리를 잘 해둔 김대중 정부의 공덕이 크다. 복지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서 세팅을 잘해야 한다. 어느 누구 하나의 공으로 될 일이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 스웨덴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웨덴의 특수성, 예컨대 이웃 소련의 압박, 적은 인구, 유럽이라는 거대 단일 시장 등이 있었기에 (스웨덴 복지가) 가능했던 것 아닌가. -맞다. 스웨덴은 1·2차 세계대전 때 어디에도 끼어들지 않았다. 초토화된 유럽을 상대로 전후(戰後) 보급기지 역할을 맡았다. 인구도 1000만명이 채 안 된다. 스웨덴 사람들은 일본인들처럼 남에게 욕먹고는 못 산다. 스웨덴 모델이 안 된다는 사람들은 은근히 미국을 내세운다. 미국이 복지 후진국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인종 문제(흑백 갈등)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인종 문제가 있나? 아니다. 심지어 평등 지향적 의식이 엄청 강하다. 그렇기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를 구상할 수 있고, 해낼 수도 있다. →그럼 무엇부터 손대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빨리’다. 지금 안 바꾸면 나중에 큰 골칫덩이가 된다. 프랑스를 봐라. 연금 체계가 굳어버린 뒤 뒤늦게 손대려 하니까 총파업이 터져나오는 고통을 겪지 않나. 우리는 갖춰진 게 없다. 그나마 이 점이 다행이다. 정해진 틀이 없으니까 이제부터 잘하면 더 좋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보는 대목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스웨덴 모델 성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노동운동, 즉 조직화된 노조의 힘이었다. 그러나 이건 산업화 시대의 모델이다. 지금 같은 탈산업시대에는 지식이나 교육 분야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늘려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쉽게 말해 아이가 있는 젊은 여성과 그 여성에 연계된 젊은 남성의 표를 어떻게 유혹할 것인가, 하는 거다. 내 꿈은 한국이 이 과정을 잘 설계해서 스웨덴이 한국 모델을 배우기 위해 역방문하는 것이다. →이러다 나중에 복지부 장관이나 국무총리로 입각하는 것 아닌가. -하하. 나는 학자로서 복지국가 논의의 물길을 트는 데 관심 있다. 5년 단임정부에 들어가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100살까지 서울대 교수하면서 복지국가를 연구하고 싶다. 스웨덴은 학비가 공짜라 유학생을 잘 안 받아 준다. 그래서 스웨덴 모델에 관심 있는 학자들도 방문연구원 형식으로 몇 년 머무는 정도가 전부다. 내가 (스웨덴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 1992년 사회복지학회 주최로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는데 그때 에스핑 앤더슨(복지국가유형론으로 유명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복지정책학자) 등 유명 학자들의 ‘시중’을 들었다. 관련 논문도 번역해 주고 길 안내도 하고…. 그게 인연이 돼 공부의 길로 이어진 만큼 배우고 익힌 이론을 제대로 전달해 보고 싶다. →입각보다 100살까지 교수하는 게 더 어려운 것 아닌가. -하하하. 그건 쓰지 마라. 나 잘릴지도 모른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1969년 서울 출생 ▲1992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1996년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비교사회정책 석사 ▲2000년 스웨덴 웁살라대학 비교사회정책 박사 ▲2001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5~2007년 보건복지부 정책자문위원 ▲2006~2008년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정책기획위원회 위원 ▲2009년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장
  • [정치 뉴스라인] 시민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 발족

    내년 총선·대선에서 민주당 등 ‘진보개혁 진영의 행동대’ 역할을 할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가칭) 창립준비위원회가 29일 서울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이들은 비(非)정당 시민정치조직으로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는 등 483명의 진보진영 인사들이 참여했다. 오는 6월 단체 발족을 목표로 ▲2012년 진보세력 집권 ▲진보·개혁진영 혁신·연대·통합 등을 위해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구성해 유권자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발족식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당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한다] “낡은 원전 가동중단하고 대체에너지 찾아야”

    [대재앙 후 일본을 말한다] “낡은 원전 가동중단하고 대체에너지 찾아야”

    후쿠시마 미즈호 일본 사민당 당수는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원전 신규 건설은 물론 지진 예상 지역의 기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자연에너지의 촉진 등 안전한 대체 에너지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당수는 “한국인들의 재해 지역 구조와 모금 등의 지원 활동에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간 나오토 정권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 대응의 문제점은 뭔가.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위험도를 레벨 4라고 했다가 결국은 레벨 6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사태를 너무 과소평가한 부분이 당초부터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 판단이 피난 명령 등에 있어서 혼란을 일으켰다고 본다. 도쿄전력과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정보를 빨리, 적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원전 사태는 인재(人災)인가, 천재(天災)인가. -나는 하마오카 원전(시즈오카 현)을 비롯해 여러 원전의 비상용 전기시설의 경우 대지진이 발생하면 가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 하마오카 원전 재판(원전 주변 주민들이 1, 4호기의 운전 중지를 요구한 소송)에서도 그 문제를 쟁점으로 다퉜다. 일본의 원전 정책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 지금 원전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아이들 세대가 나중에 큰 짐을 지게 된다. →원전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혼란스러운데. -그렇다. 긴급 시 신속 방사능 영향 계측 네트워크(SPEEDI) 정보를 빨리 공개하라고 했다. 몇 번 국회에서 이를 촉구했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야 그 데이터가 나왔다. 바닷물 주입도 빨리 했어야 한다.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의 경우 냉각탑은 살아 있었는데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다음 날 전기시설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기에 방사능을 방출해야 한다는 사실도 12일 아침이 되어서야 알았다. 모든 걸 빨리 움직였다면 지금 같은 사태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의 원전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민당의 정책은 탈(脫)원전이다. 새 원전을 짓지 말자, 낡은 원전은 가동을 중단하자는 것이다. 대체에너지로 자연에너지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폐쇄해야 한다. 하마오카 원전(시즈오카 현 중심으로 한 도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원전)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원전의 해외 수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 정치권에서 부흥법안을 논의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원전 사태로 인한 농작물 피해만 해도 엄청난 것 아닌가. 부흥에는 몇십조엔이 들 것으로 본다. 몇십조엔이라고 해도 1년에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지진이나 쓰나미로 토지가 유실되거나 마을이 통째로 피해를 봤기 때문에 마을 재건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인간 부흥도 함께 해야 한다. →간 나오토 총리가 아직도 대연립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잘못된 것이다. 자민당 정치를 부정해서 탄생한 게 민주당 정권이다. 정권 교체를 했는데도 예전과 같은 일을 하겠다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지금 총리라면 달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고이즈미의 결단력, 메시지는 강력하지만 그의 신자유주의, 격차를 확대하는 정책, 방향성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고이즈미가 지금 총리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간 총리에게 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결단력을 갖고 30㎞ 이내 주민을 모두 피난시켜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을 폐쇄하고 하마오카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하다. 원전 정책을 전환하고 예산도 과감하게 재편성해야 한다. 국민에게 ‘우리 모두 힘내자’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국민 모두가 힘들다. →대재앙을 일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9·11 테러처럼 3·11 대지진은 일본을 변하게 하지 않을까 점쳐본다. 지금까지는 전력 같은 물자를 마음껏 쓰고 모든 게 풍족한 생활을 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모두가 참고 힘을 합쳐 나아가자는 분위기가 됐다. 좋은 의미에서 활기를 되찾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치권이 나서서 이 모든 걸 조직하고 진행해 모두가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이 1면에 일본어로 위로문을 냈다. 한국인들의 모금, 구조 활동도 활발하다. -한국인들이 일본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 주고 있는 데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글 사진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후쿠시마 미즈호 1955년 미야자키 출생. 도쿄대 법학과 출신으로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 내 소송에서 공동 변호인으로 참여하는 등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8년 사민당 비례대표로 참의원에 처음 당선한 후 3선. 2003년 총선 때 사민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도이 다카코 당수가 물러난 뒤 지금까지 당수를 맡고 있다. 2009년 민주당의 압승에 따른 정권 교체 때 국민신당과 함께 연립정권에 참여해 특명담당상을 지냈다.
  • 존재감 부각 ‘틈새정치’ 활발

    최근 민주당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면서 존재감 부각이 절실해 보인다. 진보적 화두에 집중하면서 나름의 틈새 전략을 찾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28일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원전 확대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날 오후에는 경기 화성의 쌍용자동차 공장을 찾아 해고 노동자 가족을 위로했다. 천 최고위원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문제와 구제역 사태, 방송통신위원회 2기 출범에 따른 언론개혁 문제 등에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천 최고위원의 팬클럽이 김두관 경남지사의 팬클럽 일부 회원을 계룡산 산행에 초청해 의기투합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최고위원 측은 “선거철에 당 대표들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차별화 행보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정 최고위원 측은 “상임위(환노위) 활동을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등 민주정부 10년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측도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반적으로 밝힌 건 오래 전부터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대선주자들의 전략적 경로라는 의미도 적지 않다.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분당 출마가 결정되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천 최고위원도 강원도지사 선거전에서 절친한 관계인 최문순 의원의 당선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당내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두 최고위원의 틈새 정치가 ‘포스트 재·보선’ 이후 내구성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비주류 대표’ 손학규·유시민 과제는

    ‘비주류 대표’ 손학규·유시민 과제는

    ‘정통 야권 드라마의 공식을 깬 손학규·유시민’. 두 사람의 등장을 색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접근법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식 용어로 말하자면 ‘비주류 중의 비주류’가 현재 야권의 주연이라는 것이다. 논란은 있지만 정통 야권은 민주화 세력에 호남을 토대로 한 정치 세력을 일컫는다. 손 대표와 유 대표는 이 기준에 견주면 ‘비주류’라 할 만 하다. 두 사람의 조합을 두고 야당사에서 비주류 정치인이 전면에 나선 전례가 없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그 자체가 정치 발전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한 정치평론가는 22일 “탈호남·탈지역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지역과 계층, 유권자들의 의식 변화가 결국 야권 진영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두 사람의 등장을 해석하는 시각이다. 특히 유 대표에 한정하면 “노사모 이후 만들어진 ‘패밀리 정치’ 현상의 단면”이라고 이 평론가는 부연 설명했다. 정치적 유산이 쌓이면서 조직과 지역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정치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비주류 정치 지도자의 등장은 현 야권의 정통 세력을 인정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구도를 ‘지역주의’에 빗댄 의견도 있다. 야권 내부의 ‘호남주의와 영남주의’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다. 손 대표는 호남의 선택으로 제1 야당 수장이 됐고, 유 대표는 영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손 대표의 과제가 많은 편이다. 좀처럼 당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한다. 당 관계자는 “호남이 선택했지만 호남을 넘어서는 발전적 정치를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안이 되지 못하면 ‘비주류 손학규’는 상징적·전략적 인물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다.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손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대통합민주신당의 공동대표가 되자 유 대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이어 탈당했다. 쉽사리 비주류 동맹을 기대할 수 없게 하는 배경이다. 손 대표는 이날 취임인사차 방문한 유 대표에게 “야권이 하나 되는 일에 큰 역할을 할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이 야권의 큰집 아니냐. 포용하는 큰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부탁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중구 ‘마을특화사업’ 15개洞 확대

    중구 ‘마을특화사업’ 15개洞 확대

    도심 속 마을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구의 ‘마을특화사업’이 15개 모든 동으로 확대·운영된다. 구는 22일 오후 2시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각 동 주민자치위원과 동장, 담당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특화사업 계획 및 추진실적 보고회를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먹을 곳이 많기로 유명한 소공동은 지역내 명소 및 맛집을 발굴해 지도를 제작하고, 몽골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광희동은 외국인 쉼터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화강좌 개최 등을 담은 사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서울성곽이 관통하는 신당2동은 성곽을 이용한 올레길 축제에 대해 소개하고, 손기정공원이 위치한 중림동은 마라토너로 민족을 사랑했던 손기정 선생을 브랜드화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이날 한국자치학회 마을만들기 센터장 이인숙 교수와 필동 사회설계연구소 정선철 박사, 열린사회시민연합 박희선 강사 등이 심사위원을 맡아 최우수 1개동에 1000만원, 우수 1개동에 700만원, 모범 3개동에 500만원, 장려 10개동에 400만원의 마을사업비를 지원한다. 또 심사위원 1명이 5개동씩 맡아 동별 사업에 대한 집중 자문을 통해 마을 사업을 실행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다시 일어서요” 각계 격려 메시지

    “다시 일어서요” 각계 격려 메시지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많은 일본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멀고도 가까운 이웃인 우리 국민들도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주부, 정치인까지 각계각층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다시 일어서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16일 본지로 보내왔다. 빨리 복구되길… 친구야 힘내 ●장은후(10·서울 신정초등학교) 일본 친구들아 지진이 나가지고 학교도 못 가게 돼서 많이 힘들지.지진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하지만 빨리 지진이 해결되어서 밥도 많이 먹고 맛난 것도 많이 먹기를 기도할게. 그리고 계속 무섭다는데 그래도 이제 괜찮아질 거야. 어서 빨리 지진이 끝나서 너희들도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 친구들아 힘내라! 다시 한국과 선의의 경쟁을 ●황혜진 (20·서강대 1학년) 과거사 문제 때문에 일본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참 슬프네요. 일본이 하루빨리 잘 복구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최대한 피해가 적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가 발전하고 그런 건 일본 덕분인 점도 분명히 있거든요. 일본이 빨리 일어서서 우리나라와 다시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네요. 작은 일이라도 힘 될게요 ●정영원(50·주부) 살고 있는 부산에서 정말 가까운 거리인데 제대로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한 마음뿐이네요. 하지만 언제나 여러분들을 응원하고 있어요. 두 아이의 엄마로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미어졌어요. 하지만 저는 믿어요.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낼 것이라는 것을. 작은 일이라도 힘이 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의연함에 전세계가 감동을 ●문영훈(행안부 지방경쟁력지원과)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엄청난 자연재해에 맞닥뜨린 일본 열도를 연일 가슴 아프게 지켜볼 뿐입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 모두가 힘을 모아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리라 믿으며, 하루빨리 대자연에 평온이 깃들고 원전 문제도 해결되길 기도합니다. 대재난 앞에서 일본 국민들이 보여주는 의연함에 지금 전 세계는 감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역량 다시 발휘될 것 ●조승수(48·진보신당 대표) 일본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소중한 가족과 친지를 잃은 분들의 슬픔 앞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이번 지진으로 귀중한 인명과 엄청난 재산 피해를 입었지만 1995년 한신 대지진의 피해를 딛고 일어선 일본 시민사회의 역량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 믿습니다. 일본 국민들이 역경과 슬픔을 딛고 슬기롭게 다시 일어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투어 때 받은 도움 돌려드릴 때 ●김경태(25·신한금융) 프로골퍼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일본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2008년 생소한 일본 투어에 진출했을 때 저를 도와준 동료 선수와 협회 관계자들이 없었더라면 기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제가 돌려 드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인에게는 지금의 고통과 절망을 떨쳐 낼 힘과 저력이 있습니다.
  • 與 김태호 심판론 野 후보단일화 넘어야

    “야당에 누가 있노. 김태호 박력 있다 아이가. 한나라당이 돼야 지역이 살제.” “김태호, 저거 지역에나 가지 여는(이곳은) 뭐할라꼬 나오노. 염치도 없다.” 다음 달 27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 선거구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와 야권 단일화가 핵심 이슈였다. 특히 김 전 지사가 중국에서 귀국, 15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에 대한 선호도는 연령과 구·신도시별로 확연히 구분됐다. 김해을 전체 유권자 20만명 가운데 절반인 10만명이 사는 김해시 장유신도시. 승패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이 산다. 지난 지방선거 때 김두관(무소속) 경남지사에게 60% 몰표가 나와 한나라당이 쓴맛을 봤던 곳이다. 다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는 야권 후보 인지도가 너무 낮아 결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장유신도시에서 만난 김유경(24·직장인)씨는 “후보가 약해도 민주당 등 야당이 이길 것 같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 한나라당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MBC 등 방송국 사장도 함부로 바꾸고…”라며 여당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김 전 지사의 출마설에 대해 “나와 보라고 하세요. 어떻게 되나.”라며 비웃기까지 했다. 대학생 박성욱(23)씨는 “정부 여당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 선거에서 야당을 많이 지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에 인물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아파트촌에서 만난 젊은 주부 김숙희(33)씨는 “야당 후보들은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층에서는 ‘김태호 동정론’ 등 여당 지지율이 높았다. 구맹회(82)씨는 “김태호씨가 군수, 도지사 하면서 일도 많이 해 봤고 더 낫다.”고 말했다. 70대 이모씨도 “김 전 지사는 박력이 넘친다.”며 치켜세웠다. 진영읍의 구시가지는 여당, 신도시는 야당으로 의견이 갈렸다. 버스운전사 허종구(59)씨는 “원래 이곳이 한나라당 텃밭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향력도 거의 사라져 야당이 다시 집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역을 위해서라도 실세인 김 전 지사가 오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일 장사를 하는 이모(52·여)씨는 김 전 지사와 관련, “자기 지역도 아닌데 왜 나오냐.”면서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하다가 총리도 못 된 사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 마을은 야권 단일화에 거는 기대가 컸다. 택시기사 박모(73·진영읍)씨는 “단일 후보로 여당에 맞대응할 인물이 나와야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 후광 보고 나오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야권 단일 후보로 유력시되는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에 대해 “사실 지역에서 안 유명하고 아는 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홍정숙(60·주부)씨는 “야당 후보들은 모두 인지도가 너무 약하다.”면서 “반드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안 되면 김 전 지사를 못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모(51·여·자영업)씨는 “솔직히 김 전 지사가 경쟁력은 가장 있는 것 같다.”면서도 “야당이 누구든 단일 후보를 내 합심해 밀면 승산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싫다는 주민들도 많았다. 김형남(64·여·장유면)씨는 “하는 거 보면 그놈이 다 그놈”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야권이 내걸고 있는 ‘노무현 정신’ 캐치프레이즈는 봉하 마을을 제외하고는 아직 큰 동력이 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여당 심판론’에 좀 더 무게감을 두는 분위기였다. 이에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참여당 등 야 4당 경남도당 위원장들은 이달 말까지 야권 단일 후보를 내기로 최근 결정을 내렸다. 야권은 민주당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참여당 이봉수 전 청와대농업특보 등이 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김해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3호기 세계 첫 플루토늄 원전… 폭발땐 상상초월 재앙

    3호기 세계 첫 플루토늄 원전… 폭발땐 상상초월 재앙

    일본 전역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 공포가 이번에는 원자력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서 냉각시스템 가동이 중단돼 노심(心)용해가 일어나고 외부 건물이 폭발한 데 이어 13일에는 원전 주변 방사선량이 법적 한계치를 넘어서고 3호기가 추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역 주민 20여만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특히 3호기는 세계 최초로 플루토늄 연료를 쓰고 있어서 자칫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일본 시민단체에선 가동을 시작한 지 40년이나 된 낡은 원전을 가동한 것이 사고를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야기현 오나가와 원전에서도 기준치의 4배가 넘는 방사선이 검출됐다. 이에 오나가와 원전에도 일본이 가장 낮은 단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3일 밝혔다.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규모 9.0 강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12일 오후 3시 30분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지붕과 벽이 무너져 철골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고 흰 연기를 내뿜었다. 원인은 노심용해였다. 핵연료봉을 냉각수로 식혀주지 않고 공기에 노출시키면 핵연료봉 온도가 섭씨 1000~2000도로 올라가면서 핵연료봉를 둘러싸고 있는 피복재를 비롯해 핵연료봉 자체가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것을 노심용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소 기체가 산소와 반응하면서 폭발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제1원전 3호기에서도 13일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냉각시스템 이상이 발생해 압력이 높아지자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폭발을 막기 위해 원자로에서 방사능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을 시작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호기 외부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것이 심각한 방사능 위험을 새로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노심용해를 차단하려면 전력을 복구해 충분한 수량을 공급해야 한다. 만약 손상된 노심을 식히는 데 실패하면 연료봉이 녹아내려 ‘방사능 용암’을 이루고 1차 격납용기 바닥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최악의 경우 녹아내린 ‘방사능 용암’이 1차 격납용기를 뚫고 나가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다. 긴급상황이 이어지면서 원전 주변 주민들은 말 그대로 공황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주민 대피 범위를 제1원전 주변 반경 20㎞, 제2원전 주변 반경 10㎞로 확대했다. 피폭자가 190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현지에선 방호복을 입은 원전 직원들이 대피소에서 주민들을 일일이 검사하며 방사능에 오염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방사성 물질 노출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요오드를 주민들에게 배포할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 사는 한 노인은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믿고 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원전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불안감을 더 키우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가 과거 여러 차례 조작 파문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도쿄전력이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발전회사인 도쿄전력은 여러 해에 걸쳐 원전 점검 기록을 허위로 기재하고 안전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이 2002년 통산성 발표로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결국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5명이 물러났다. 2007년에도 추가 은폐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번 충격을 줬다. 가동을 시작한 지 40년이나 된 낡은 원전을 가동시킨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환경단체인 민들레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오래된 발전소를 계속 가동해 온 도쿄전력과 그것을 허가한 정부, 원자력안보원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는 1971년 가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원전 수명은 30년이었다.”면서 “오래된 원전을 회사 이익만을 위해 가동하지 말아 달라고 우리들은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는 1호기와 달리 비등수형(BWR)으로는 세계 최초로 플루토늄 원료를 쓰고 있어서 차원이 다른 긴급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박정희, JP에 대통령 권한대행 결심”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직 당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김종필(JP) 전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려고 결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69년부터 9년간 박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킨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40주년 기념 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1984년) 1년 전에 김종필 전 총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경제를 이만큼 일으켰고, 카터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을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안보기반을 단단히 다져 놓았으니 나라를 위해 할 만큼 한 것 아니냐. 이제 나도 쉬면서 애들 시집·장가나 보내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재산과 관련해 “서거 후 남겨진 재산은 신당동의 일본식 단층 35평짜리 주택과 성금으로 받아 쓰고 남은 9억원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편지 친필땐 전면 재수사”

    조현오 경찰청장은 10일 ‘장자연 편지’와 관련, “친필이라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모든 부분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 출석, “‘장자연 편지’가 친필 편지라면 전면 재수사하겠다는 말인가.”라는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견된 편지가 진본이라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과 수사 단서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또 “문건의 훼손 가능성 때문에 필적감정만 진행하고 있다.”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지적에 “지문감정과 DNA 분석까지 전부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2009년 수사 부실 지적에는 “당시 20여명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했고 유력 언론사 관계자 등 논란이 됐던 사람들에 대해 혐의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편지를 공개한 전모(32·일명 왕첸첸)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신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 관련, C 신문사와 소송 중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해당사 고발로 15일 소환조사를 받게 됐다고 밝히면서 “고인의 편지에 보면 접대받은 사람 중에 검사도 있었고, 일부 언론과 검·경이 은폐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C사가 항간에 떠도는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사장이 계열사 사장이라고 보도했으나 내부사정에 밝은 제보자를 통해 그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C사가 B 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불기소 처분된 사람들에 대한 재수사와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이어 “공식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실이 아닐 것이란 식으로 언론에 흘리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영화리뷰] ‘사랑이 무서워’ -식상한 임창정식 코미디

    영화에서 익숙함은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식상함이라는 위험 부담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10일 개봉한 ‘사랑이 무서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 완벽한 ‘퀸카’와의 사랑을 꿈꾼다는 익숙한 판타지는 이번에도 반복된다. 전형적인 임창정표 코미디 영화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재주밖에 없는 홈쇼핑 채널 시식 모델인 상열(임창정). 그에게 아름다운 외모로 뭇 남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동료 모델 소연(김규리)은 좀처럼 가까이 갈 수 없는 상대다. 하지만 소연을 짝사랑하던 상열에게 마침내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연인인 박PD(김태훈)의 아이를 갖게 된 뒤 배신당한 소연과 술을 마시게 된 것. 소연은 만취해 정신을 잃은 상열을 모텔에 데려다 주지만, 상열은 두 사람이 모텔에서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착각한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기가 두려웠던 소연이 상열의 아이를 가졌다고 거짓말한 뒤, 결혼의 기쁨에 들뜬 상열과 아이에 대한 비밀을 감추려는 소연의 숨바꼭질은 코미디 소재로서는 꽤 쓸 만하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딱 거기까지다.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도 탄탄한 시나리오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신선한 요소나 의외의 웃음을 주는 구석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진부한 전개에 강한 자극을 주려고 동원한 화장실 유머와 각종 몸개그로는 식상함을 반전시키지 못한다. 영화는 상열 주위의 인물로 명부(박민환), 베로니카(김진수) 같은 캐릭터를 등장시켜 동성애 코드를 끌어들이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이미 생명력을 잃은 스토리는 회생 불가 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방식으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등 전체적인 영화의 균형만 깨뜨렸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색즉시공’ 등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임창정은 전작들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 김규리의 연기는 무난하지만, 코믹 연기 변신이라고 하기엔 다소 모자람이 있다. 출발 컨셉트와 시도는 좋았지만 코미디 영화일수록 더욱 치밀한 계산과 탄탄한 전개가 필요하다는 것만 확인시켜 준 영화였다. 15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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