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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 왕십리길에 ‘자투리 꽃길’

    ‘퇴계로, 을지로, 태평로를 꽃길로….’ 중구는 1일 쾌적한 가로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환상의 꽃길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오는 12월까지 왕십리길과 다산로를 특색있는 꽃길로 꾸민다. 왕십리길 한양공고 앞에 인조 암석정원과 연못을 조성하고, 신당동 사거리 성동기계공고와 광희초등학교 담에는 나무와 화분 등을 걸어 ‘벽면 정원’을 만든다. 또 신당동 사거리에서 약수 사거리에 이르는 다산로의 지하철역 입구, 환기구, 벽돌담 등에도 화분을 설치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장영신회장이 구로동에 둥지 트는 까닭은

    장영신(71) 애경그룹 명예회장이 다음달 이 회사가 시행한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신(新)구로자이’ 펜트하우스(316.8㎡·96평형)로 이사한다.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터는 장 명예회장의 남편이자 애경 그룹 창립자인 고(故) 채몽인씨가 처음 세웠던 ‘영등포 공장’ 부지다. 당시 이 일대는 영등포구에 속했다. 애경 관계자는 30일 “장 명예회장이 결혼 이후 지난 2000년까지 살았던 동대문구 신당동 자택(대지 4000여평)은 지난해말 미술관인 ‘몽인 아트 스페이스’로 개관해 신인작가들의 작업실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장 명예회장은 그뒤 구로동 회사 근처 주상복합에서 혼자 지내다 이번에 애경의 최초 본거지로 옮기게 됐다.”고 전했다. 장 명예회장이 입주하는 이 아파트는 2004년 5월 분양 당시 경쟁률이 높았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주상복합이었기 때문이다.299가구 모집에 모두 855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29대1이었다. 장 명예회장의 펜트하우스 분양가격은 13억 8500만원이었으나 거래가 되지 않아 시세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제3의 맛 ‘젓갈’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제3의 맛 ‘젓갈’

    한국인에게 젓갈은 ‘밥도둑’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 찬물에 밥을 말아 한 숟갈 뜨고 곰삭은 젓갈 한 점을 올려 먹다 보면 어느 새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어렸을 적 전라도가 고향이신 외할머니께서는 음식솜씨가 유난히 좋으셨고 우리집 밥상에는 할머님이 보내주신 황석어젓이며 멸치젓, 갈치속젓, 토하젓, 어리굴젓 같은 젓갈들이 계절별로 늘 올라왔다. ●어패류의 살·알·창자 등에 소금 20% 섞어 젓갈은 어패류의 살, 알, 창자 등에 소금을 20% 정도 섞어 염장법으로 담근 것으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젓갈은 숙성 기간 중 자체에 있는 자가분해 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생기는 유리아미노산과 핵산 분해 산물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특유의 감칠맛을 내게 된다. 작은 생선의 뼈나 새우, 갑각류의 껍질은 숙성 중에 연해져서 칼슘의 좋은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식해’는 수산물과 소금 외에 밥이나 전분질을 섞어서 담그는 일종의 젓갈이다. 재료 중의 전분이 발효하면서 유산이 생겨 독특한 신맛이 나고 부패를 막아준다. 생선의 삭은 맛이 유별나게 좋다. 젓갈은 수산물이 가장 많이 잡힐 때 염장을 하므로 지방마다 담그는 종류와 시기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젓갈 종류는 140여종에 이른다. 소재별로 분류해 보면, 생선으로 담근 것이 80여 종, 생선의 내장이나 생식소로 담근 것이 50여종, 게나 새우 등 갑각류로 담근 것이 20여종이고, 낙지, 문어, 오징어 등의 두족류로 담근 것이 16종, 그 밖에 해삼이나 성게로 담근 젓갈이 있다. 젓갈의 종류별 이용 빈도는 멸치젓, 새우젓, 명란젓, 오징어젓, 조개젓, 어리굴젓의 순이다. 찌개나 국의 간을 맞출 때에는 주로 새우젓을, 나물을 무칠 때는 멸치젓으로 만든 멸장을 넣는데 간장만으로 간을 한 것과는 달리 독특한 맛이 있다. 새우젓은 서해안이 주 생산지이고, 명태가 많이 잡히는 동해안에서는 명태를 말리는 덕장으로 보내기 전에 알은 모아서 명란젓을 담그고, 창자로는 창란젓을 담근다. 대구아가미젓은 대구모젓이라고도 하는데 얇게 썬 무를 넣고 무쳐서 반찬으로 먹는다. ●단백질 많고 지방분해 효소 다량 함유 젓갈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분해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화를 돕는다. 또 쌀이 주식인 우리에게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과 트레오닌을 보충해주고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젓갈은 단백질뿐 아니라 당질, 지질, 유기산, 기타 성분들이 적당히 분해되고 어울려 진한 감칠맛을 내므로 직접 식용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김치의 부원료인 조미료로서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젓갈에는 염분이 높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금 속의 나트륨 성분 때문에 고혈압과 신장병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유기산, 알코올, 보존제 등의 첨가로 젓갈의 염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으나 가능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 초입에 위치한 ‘성내식당’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담가 주시던 그 젓갈맛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밥집이다. 전라남도 담양 출신의 이순례 사장은 30년 가까이 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직접 담근 맛깔스러운 젓갈과 반찬으로 전라도의 진한 향토 맛을 변함없이 낸다. 30년째 같은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뜨끈뜨끈한 돌솥밥에 각종 젓갈과 김치, 나물, 장아찌, 어른 주먹만 한 간장 게장 등 20여가지의 반찬이 딸려 나오는 밥상을 마주하면 감동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 집의 메뉴는 청국장, 갈치찌개, 굴비, 생태찌개, 갈치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북어찜 등의 뚝배기 백반인데 청국장(7000원)과 생태찌개(9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8000원이다. 주메뉴를 고르면 멸치젓, 오징어젓, 갈치속젓, 토하젓, 황석어젓, 굴젓, 가자미식해 등의 젓갈을 포함한 20여가지의 반찬과 찌개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전화 (02) 2252-5878. 영업시간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朴 질문·답변 지상중계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朴 질문·답변 지상중계

    19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청문회에서 질문의 8할은 고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에 집중됐다. 의혹만 있을 뿐 실체가 없다고 시종일관 주장한 박 후보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엄청난 시련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정도를 지키며 살았으니 큰 줄기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 외에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강취 논란, 육영재단 운영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중요한 질의 응답을 추려 봤다. 1. 전두환씨에게 6억원 받아 ▶강훈 위원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뒤 전두환 당시 합수본부장으로부터 9억원 받아 김재규 수사 격려금으로 3억원 돌려줬다는 얘기가 있다. -박 후보 9억원이 아니라 6억원 받았다.3억원을 돌려준 일이 없다. 전 전 대통령 측에서 심부름 온 분이 저를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장실로 갔더니, 거기서 봉투를 전해 주면서 이건 박 전 대통령이 쓰다 남은 돈이라고 했다.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라고 해서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 ▶강 위원 성북동 자택은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으로부터 무상으로 취득했나. -박 후보 부모님이 남긴 신당동 자택에 살면서 많은 유품 등을 쌓아놓다 보니 너무 좁아서 살 수 없었는데 신 회장이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유품을 보관할 곳이 있다고 제의해와 받아들였다. ▶강 위원 신 회장의 경남기업이 영남대 생활관 등 4건의 공사 수의계약 수주를 한 것이 성북동 자택 대가인가. -박 후보 생활관은 제가 이사장 취임 전에 의결된 사안이다. 경남기업 외에도 네 군데 이상의 업체가 영남대 건물 지었고 수의계약이 아니라 경쟁입찰로 기억한다. ▶강 위원 신 회장과의 약혼설까지 보도됐는데. -박 후보 국민들이 전부 보는 생방송 앞에서 약혼설 얘기까지 질문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느껴진다.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신 회장은 제가 아니라 아버지와 관계 있는 분이다. 2. 故최태민 목사 문제 ▶김명곤 위원 최 목사 이름이 7개이고, 결혼도 6번 했는데 당시 알았나. 또 최 목사가 청와대를 무상 출입해 정보부가 조사했다는데. -박 후보 제가 누구를 만나서 일을 할 때 그 사람이 결혼 몇번 했는지 자녀는 몇인지, 이름 바꿨는지 알 수는 없다. 또 청와대는 무상으로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김 위원 최 목사가 공사 수주·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돈 받은 사실이 포착됐고 박 후보 이름 팔아서 부정하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40여건 비리가 있다고 한다. -박 후보 이 문제를 아버지가 직접 조사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나온 게 없었고 실체 없는 이야기로 끝났다. 아버지가 대검에서 조사하자고 해서 넘어갔는데 그때 어떤 횡령이라든가 이권개입이나 부당한 짓 했다면 엄격했던 아버지에게 보고됐을 것인데 그쪽에서도 별다른 일 없었던 걸로 안다. 그 뒤 여러번 바뀐 정권에서도 잘못 있다고 나온 적 없었다. 의혹은 나오는데 실체있는 것 없었고 있었으면 마땅히 처벌 받았을 것이다. ▶김 위원 최 목사 관련 말이 나오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 보이는 듯하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천벌을 받을 짓이라는 말도 했다는데 사실인가. -박 후보 음해성 네거티브 중에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아이가 있다는 둥 하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천벌 받을 일 아닌가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만약에 그 아이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그 아이를 데리고 와도 좋다.DNA 검사 해주겠다. 3. 육영재단 ▶이헌 위원 이사장 퇴임한 이유에 대해 최 목사 등이 후보와 친분 내세워 재단에 전횡 휘둘러 직원들이 반발했다는 기사가 있다. -박 후보 소요가 있었다. 하지만 1988년부터 부모님 기념사업회 운영하게 되면서 거기에 몰두하자는 생각으로 동생(박근영)에게 맡겼다. 소요는 당시 재단이 발행하던 어린이잡지 꿈나라와 어깨동무가 폐간되면서 재정압박을 받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서 그랬다. 거기서 오해가 있어서 최 목사 물러가라는 데모를 했다. 최 목사나 딸 순실씨가 육영재단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 ▶이 위원 동생과 갈등 있어서 그만둔 건 아닌가. -박 후보 형제간 이간시도는 있었지만 동생과 그런 일로 불화가 있지는 않았다. ▶이 위원 박근영씨는 인터뷰에서 후보가 그만둔 경위가 최 목사 탓이라고 했었다. -박 후보 잘 모르고 얘기했을 수 있다. ▶이 위원 1990년 최 목사 마지막 기자회견에선 최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에 자주 참여했다고 대답한 기사가 있는데. -박 후보 당시 최 목사 연세가 70,80대였다. 직접적인 일을 할 상황이 못 됐다. 부모님 기념사업회에서 일은 하고 육영재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지만, 그 의견을 반영하거나 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4. 아버지와 유신체제 ▶정옥임 위원 퍼스트레이디 할 때 아버지께 긴급조치 해제 요청한 적 있나. -박 후보 아버지가 그때 돌아가시지 않았으면 유신체제 끝내고 대통령에서 물러나셨을 것이다. 물러날 준비했다. ▶보광 스님 90년대 잡지 인터뷰에서 5·16을 3·1운동에 비유했는데 역사의식에 의문이 든다. -박 후보 5·16은 구국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나라가 북한에 흡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이 기아에 허덕였다. ▶보광 스님 유신체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 후보 역사에 판단 맡겨야 한다. 민주화운동에 고통받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생각 가지고 있다. 5. 영남대와 정수장학회 ▶김봉헌 위원 1981년 영남학원 정관에 ‘교주 박정희’가 삽입된 배경은. -박 후보 재단이사 한 분이 정관에 넣자고 해서 이사회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 나도 당연히 찬성했을 것이다. 반대했겠나. ▶김 위원 영남투자금융 김종욱 회장, 전무 조순제, 영남의료원 관리부원장 손윤호, 사무부처장 곽완석씨라고 4인이 전횡을 저질렀다는데 이들 다 아나. -박 후보 김종옥씨만 안다. 이들의 임명은 전부 학교장이나 총장이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 제가 월권행위하는 사람이 아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의혹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데. -박 후보 강제헌납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입증할 자료를 정수장학회에서 갖고 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섭외비 수억원을 탈세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박 후보 섭외비는 납세의무가 없다가 법이 바뀌었는데 감독관청에서 아무 지적 없어서 몰랐다. 실무진이 처리를 못해서 누락 사실을 알게 됐고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납부했다. ▶김 위원 정수장학회 연간 장학금 중 10%가 급여로 갔다는데. -박 후보 이사장이 써야 할 일이 있었고 전체 예산 20%에 해당하는 운영비에서 지급된 거다. ▶인명진 위원 2002년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국가보안법 밀약했다는 설도 있다. -박 후보 북한에 가서 국가보안법 얘기한 적 없다. 밀약도 전혀 없다. 김 위원장에게 6·15때 한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정리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주말탐방]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로또

    [주말탐방]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로또

    2002년 12월 이후 ‘꿈’이라는 말과 이음동의어가 된 낱말. 그 이름은 바로 로또다. 이달 안으로 국민은행·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 대신 새로운 로또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2기 로또’가 열리게 된다. 로또는 인생 역전을 위한 ‘끝내기 홈런’이었다. 강원도 산골의 말단 경찰도, 복사 용지를 나르던 여사환도, 그리고 생선 비린내에 전 부산 아지매도 강남 거부(巨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바닥만 한 복권을 들고 일상의 탈출을 꿈꿨다. 무너진 꿈에 대한 실망감에도 ‘토요일의 주인공’을 꿈꾸며 로또 판매 대열에 다시 끼어들곤 했다.‘로또로 재산을 탕진했다.’는 말도 떠돌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5년 가까이 지난 요즘. 로또에 ‘꽂혔던’ 시선들은 어느새 부동산에서 다시 증권 쪽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로또는 누가 뭐래도 신분 상승을 위한 유일한 ‘동아줄’이다. 누가 알겠는가. 이번 주 대박의 주인공이 내가 될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 3가.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도 사람들은 한 편의점을 드나들고 있다. 땀과 때가 엉긴 수건을 목에 두른 늙수그레한 중년 남성, 가슴이 깊게 파이고 소매 없는 티셔츠를 걸친 20대 여성들. 외모와 성별은 다르지만 모두 로또 복권을 손에 쥐고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토요일 오후면 편의점 밖으로 줄이 이어졌죠. 어떤 날은 하루에 500만원어치나 팔기도 했어요. 요즘은 한 절반 되려나?” 지금은 광풍(狂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모(47)씨는 이곳에서 5년 동안 편의점을 경영하면서 로또 광풍을 지켜봤다. 복권이 많이 팔리면 수입이 오른다. 그렇다고 한창 많이 팔릴 때 환호성을 질렀던 것도, 매상이 반토막 난 요즘 특별히 한숨을 내쉬는 것도 아니다. “전에는 한번에 10만원어치씩 사가는 손님이 종종 있었어요. 로또에 미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요즘도 사는 사람은 꾸준히 사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죠.‘한건’에 대한 욕심들이 줄었으니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 저도 매주 5000원씩 투자하지만 2년 전 4등에 한 번 걸렸을 뿐입니다.” ●상계동 판매점 1등 7명 배출 지금까지 로또 판매액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3조 1200억여원. 약 100억장이 팔려나갔다. 국민 한 명이 평균 220장을 샀다는 뜻이다. 로또 복권의 최고 당첨금 기록은 2003년 4월12일 터진 제19회차의 407억원. 강원 춘천시의 경찰관 박모씨가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5회차 242억원(서울 역삼동·신당동) ▲20회차 193억원(경기도 수원시 정자1동) ▲43회차 177억원(대전 둔산동) ▲15회차 170억원(충북 청주시 가경동) 등이다. 역대 최고 금액 상위 10위는 2004년 8월 이전에 몰려 있다. 게임당 판매가격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기 전이다. 반면 최저액은 지난해 9월2일 제196회차의 7억 2000만원. 최고액의 50분의1도 안 된다.6월 말 기준으로 1284명의 1등 당첨자들이 모두 3조 1465억원을 받아갔다.1인 평균 24억 5000만원이다. 최고령 1등 당첨자는 85세. 최연소는 24세였다. 지역별로는 지금까지 서울에서 344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이어 ▲경기 271명 ▲부산 96명 ▲인천 72명 ▲대구 59명 등의 순이다. 인구수 순위와 거의 어긋나지 않는다.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은 서울 상계동의 S편의점. 무려 7명이 이곳에서 로또를 산 뒤 대박을 맞았다. 충남 홍성과 부산 범일동의 복권방도 5명의 1등 당첨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판매점들 주변 도로는 주말이면 정체를 빚는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로또 마니아’들 덕분이다. 한꺼번에 모여드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주인이 자동 로또 복권을 미리 뽑아놓기도 한다. 전국 택배 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3개월 지나도록 안 찾아가면 소멸 1등에 당첨됐는데도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있다. 무려 13명이나 된다. 이들의 미수령액은 모두 367억원. 만일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나온 로또가 1등짜리더라도 섣불리 흥분해서는 정신 건강에 치명적이다. 당첨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면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이미 복권 소멸시효를 넘겨 복권기금으로 들어간 상태다. 세금은 5만원 이상 당첨금부터 낸다. 세율은 당첨금 5억원 이하는 기타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22%,5억원 초과분은 기타소득세 30%와 주민세 3%를 합한 33%다. 예를 들어 30억원에 당첨됐다면 세금 9억 3500만원을 뺀 20억 6500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1등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이다.1500년 동안 매주 10만원씩 복권을 사야 가능하다. 수학계에서는 확률 ‘0’라고 보는 편이 편하다고 한다. 벼락을 16번 맞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어 ▲2등 135만분의1 ▲3등 3만 5724분의1 ▲4등 733분의1 ▲5등 45분의1 등이다. 가장 많이 나온 당첨번호는 37(41회). 이어 ▲40(40회)▲2,3,4,36(37회) 순이다. 복권은 어떤 사람들이 많이 살까. 국무조정실 산하 복권위원회의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57.5%가 복권 구입 경험이 있고, 월소득 200만∼300만원 층에서 월 1∼2회 구입하는 비율(28.3%)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구입비용은 7130원. 특히 중소도시 지역의 자영업이나 블루칼라 층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복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1등 당첨자들의 3분의1 정도는 꿈을 꾸고 당첨된다. 이중 25% 정도가 조상 꿈을 꾼다. 꿈에서 물을 접하거나 숫자를 보고 로또 대박을 맞은 이들도 상당수다. 당첨금은 아무리 적어도 10억원은 훌쩍 넘는다. 현금으로 받는 것은 무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첨금 수령지인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복권사업부 건물에서 통장으로 직접 건네진다.”고 설명했다.1등 당첨자들은 의외로 담담한 편. 실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또 판매액의 절반 정도는 상금으로 나간다. 판매 수수료(판매인) 5.5%, 시스템 사업자(KLS) 3.114%, 수탁사업자 0.54%(국민은행) 등이 로또 운영 원가에 해당한다. 나머지 40% 정도는 복권 기금으로 조성돼 지역개발, 중소기업 창업 지원 등 공익 사업에 쓰인다. ●문화 정착 vs 광풍 재현될 수도 요즘은 로또 열풍이 상당히 사그라졌다. 지난해 로또 판매금액은 2조 4715억원.2003년의 3조 8031억원보다 3분의1가량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로또를 사도 당첨이 계속되지 않아 구매 의욕이 떨어지는 ‘로또 피로’ 현상의 결과로 분석한다. 1등 평균 당첨금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2003년 평균 81억 2900만원에서 올해(지난 5월5일 기준)는 18억원까지 떨어졌다. 게임 횟수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전체 복권 매수는 늘어났고, 확률적으로 1등 당첨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 매회 매출은 400억여원 정도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복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복권 관련 저서 공저자인 목포대 수학과 박형빈 교수는 “본능적인 사행심리를 막는 것보다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미국 등 외국인들이 1달러짜리 복권 한 장으로 1주일 동안 즐겁게 지내는 것처럼 우리의 로또 역시 오락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로또 과열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사회 위기 때는 누구나 ‘환상’에 기대기 마련. 로또 광풍이 불던 2003년은 카드대란의 여파로 경기 불황과 함께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던 시절이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예측 가능한 여가로서의 로또는 사회에 긍정적이지만 과거 ‘바다이야기’ 열풍처럼 모든 관심이 쏠리는 것은 병리적인 현상”이라면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로또 광풍이 되살아날 수 있는 만큼 외국 사례처럼 국가 차원에서의 로또 사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국 사례와 각종 기록 로또(lotto)는 ‘행운’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복권의 영어 표기인 ‘lottery’ 역시 로또에서 유래된 단어다. 16세기 초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근대적 개념의 로또는 1971년 6월 미국 뉴저지주에서 판매됐다. 이후 북미권과 유럽을 넘어 호주·아시아 등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통계에 따르면 2004년 세계 복권 시장의 규모는 1870억달러(약 168조원). 이중 로또의 비율은 45.9%(77조원) 정도다. 역대 복권 최고당첨금은 3억 7000만달러(3400억원).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의 트럭 운전사 등 2명이 받았다.1인 최고액은 2002년 파워볼 게임 1등 당첨자의 3억 1490만달러(2880억원)이다. 국민 1인당 연평균 구매액이 최고인 국가는 싱가포르.2004년 기준으로 696달러(64만원)에 이른다. 반면 한국은 68달러(6만 2500원)에 그친다. 복권 최대 판매 국가는 미국으로 2004년 50조원을 넘겼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새 사업자 선정 앞둔 ‘2기 로또’ 오는 12월1일부터 국민은행과 KLS 대신 새로운 사업자가 로또 복권 운영을 맡게 된다.‘국민은행 로또’ 시대가 끝나는 셈이다. 최근 마감된 2기 사업자 입찰에는 CJ, 코오롱아이넷, 유진기업 등이 각각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여했다. ‘로또 쟁탈전’에는 시중은행들도 뛰어들고 있다.CJ의 ‘로또와 함께’ 컨소시엄에는 한국컴퓨터 등과 함께 우리은행이 참여했다. 코오롱의 ‘드림로또’ 컨소시엄에는 하나은행, 유진기업의 ‘나눔로또’ 컨소시엄에는 농협이 함께한다. 복권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 국민은행은 참여하지 않았다.‘은행 이미지 훼손과 함께 수익성이 높지 못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복권위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입찰을 안 했다기보다는 못했다는 게 정확하다. 복권위가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업체의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 정부는 국민은행과 KLS에 대해 수수료를 과다책정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기업들이 로또 사업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KLS와 국민은행은 지난해 로또 매출 2조 4730억원의 3.654%인 900억원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원가를 빼더라도 5년 동안 매년 현금 수백억원이 남는 장사다. 더구나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은행은 수수료 수익 말고도 당첨금을 제외한, 매주 로또 판매액의 절반인 200억여원의 이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정부 기금분이 사업자 은행 계좌에 머물러 있는 덕분이다.1등 당첨자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보이지 않는 메리트다. 광고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일반인들에게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국내 최대 복권 사업자라는 신뢰감도 심어줄 수 있다. 복권위 관계자는 “돈도 벌면서 홍보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기업과 은행들이 사업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원 창출에 골몰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돈과 인지도를 가져다 줄 로또 사업권은 매력적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韓·日서 대규모 선교 공연

    韓·日서 대규모 선교 공연

    기독교계에서 무대공연이나 예술작품을 통한 문화선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스타들을 대동한 큰 선교 이벤트가 이어져 관심을 모은다. 온누리교회(담임 하용조 목사)가 한류스타들을 동원한 대규모 일본 전도행사 ‘러브 소나타’를 갖는 데 이어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는 모르몬교 가족들로 구성된 5인조 피아니스트 ‘5Browns’의 내한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러브 소나타’가 한류에 편승한 일본 복음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5Browns’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르몬 뮤지션들의 국내활동을 통한 관심 확대를 기대하는 눈치다. ●온누리교회의 ‘러브 소나타’ 기독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일본에서 펼치는 본격적인 복음 전도 행사. 지난 3월부터 일본 주요 도시에서 공연을 진행해온 하용조 담임목사가 작심하고 마련한 선교 프로젝트다.3월 오키나와·후쿠오카,5월 오사카 공연의 여세를 몰아 24일 오후 7시 도쿄 인근 사이타마(埼玉)현 슈퍼아레나에서 네 번째 이벤트를 갖는 것. 한국에서 5000여명, 일본에서 1만 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교회측은 보고 있다. 드라마 ‘주몽’ 출연진을 비롯해 배우 조승우·려원·신애라·손지창, 가수 유승준·엄정화, 방송인 박나림 주영훈, 연극배우 윤석화, 프로골퍼 최경주 등 연예·스포츠계 스타들이 대거 모습을 나타낸다. 특히 최근 입교를 선언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강연도 예정되어 있다. 공연에 앞서 23·24일 도쿄 요도바시 교회에서는 이 교회의 미네노 목사를 비롯해 하용조 목사, 이어령 전 장관, 이남식 전주대 총장 등이 참가하는 ‘복음과 문화’주제의 교회부흥 세미나도 있다.23일 오후 6시 프린스파크타워 도쿄호텔에서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유재건,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 일본의 정·재계 인사, 타이완의 목회자·기업인 등 모두 700여명이 참석하는 ‘한·일 최고 리더십 교류회’가 열린다. ●모르몬의 ‘5Browns’ 내한공연 국내 교인 8만여명의 모르몬교가 공연과 맞물린 시너지 효과에 크게 맘을 두고 있는 이벤트. 미국 유타의 모르몬교 집안에서 태어난 5형제로 구성된 ‘5Browns’의 멤버는 모두 뉴욕 명문 줄리아드 음대 피아노과 출신이다. 뉴욕 링컨 센터·카네기 홀, 필라델피아의 Academy of Music, 시카고 심포니센터 공연과 솔트레이크시의 20 02년 겨울 올림픽 연주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들인 만큼 내한공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단 한 차례 공연하지만 8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과 홀트아동복지회의 장애인시설을 방문해 종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모르몬교 신당동 교회에서 교인들과 신앙간증을 나누는 모임에도 참석한다. 모르몬교는 공연 자체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지만 공연과 맞물린 종교행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원용(62) 장로가 한국인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외국 지역인 필리핀 회장단에 임명된 끝이라 더욱 이들의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청계천 물고기 비만오면 떼죽음

    서울 청계천에 비가 쏟아지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빗물에 산책로가 잠시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서 풀밭 사이에서 노닐던 물고기들이 물로 되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29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한때 폭우가 쏟아지면서 청계천 물이 급격히 불어나 다리 아래 산책로가 두 차례나 물에 잠겼다. 보행객의 통행도 중단됐다. 잠시후 물이 빠지자 산책로와 하천의 경계인 풀밭 사이에 물고기들이 버둥대는 모습이 드러났다. 청계천에도 허연 배를 드러내고 떠내려가는 죽은 물고기들이 잇따랐다. 이날 공단에는 물고기 떼죽음의 이유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청계천 산책로를 퇴근하다 물고기가 떠내려 가는 모습을 본 곽모(45·중구 신당동)씨는 “청계천이 오염돼 생긴 일로 알았다.”면서 “오염이 아니라니 다행이지만 물고기 떼죽음을 막을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천은 10분 동안 5㎜ 이상의 비가 오면 산책로가 물에 잠기도록 설계됐다. 빗물도 제법 많은 양이지만 청계천으로 하천수가 유입되는 수문 249개가 열리면서 청계천 물이 급격히 불어나기 때문이다. 도로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20분 정도 지나면 청계천 물이 빠르게 한강으로 빠져 나가면서 산책로 통행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문제는 그때부터다. 산책로의 통행을 재개하기에 앞서 공단 관리인력은 풀이나 흙 위에서 버둥대는 물고기를 재빨리 청계천으로 밀어 넣는다. 붕어 등은 물속에서 다시 힘차게 헤엄치지만 생명력이 약한 피라미 종류는 상당수 죽고 만다. 청계천에서는 지난해 여름에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지상의 오·폐수가 청계천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공단은 더러운 물이 청계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수와 섞이지 않도록 배관 등을 설치하고, 간이 정화시설도 갖췄다. 오·폐수 유입은 차단했으나 이 날처럼 산책로가 잠겨서 발생하는 문제에는 난감한 처지다. 최근 청계천은 생태환경이 좋아지면서 중류 지역인 황학교 근처에도 버들치와 붕어, 피라미 등 13종의 어류가 살고 있다. 물고기를 찾는 왜가리 등이 날아 들면서 청계천은 개장 1년 9개월 만에 하루 평균 방문객이 8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큰 비가 많을텐데 걱정”이라면서 “물고기가 산책로에 못 올라 오게 하는 방법 등 물고기를 살리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황혼의 뮤지컬’ 무대 오르다

    ‘황혼의 뮤지컬’ 무대 오르다

    ‘지공(지하철 공짜) 세대의 열정, 드디어 막을 올리다.’노인 창작뮤지컬 ‘심청-영원히 늙지 않는 청년의 마음’의 첫 공연을 하루 앞둔 19일 중구 신당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어르신 배우들은 쉼없이 소리를 내질렀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그리고 너무 좋아했다.“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는 김천혜자(63) 할머니의 한마디는 지난 과정의 소중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어르신들은 황혼의 열정이 젊음의 혈기 못지않음을 온 몸으로 보여줬다. ●1막-몸과 마음이 따로 놀다 지난달 2일 ‘뮤지컬 실버파워’의 공개 오디션 이후 어르신들은 ‘이팔청춘’으로 되돌아갔다. 뮤지컬 연습은 어릴 적 동무와 함께했던 놀이와 같았다. 노래, 안무, 의상, 소품 등 뮤지컬에 필요한 모든 부문에 직접 참여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윤영(76) 할아버지는 실버 뮤지컬파워의 주제곡을 작사·작곡까지 했을 정도다. 충무아트홀 장미실은 한달 보름 동안 어르신들의 열정과 긴장, 행복으로 가득찼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한송이 어린이문화예술학교 팀장은 “다들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면서 “어르신들끼리 알아서 반장도 뽑고, 간식도 서로 챙겨 나눠먹으면서 친해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은 어쩔 수 없다고 했던가. 간혹 몸이 따르지 않아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이윤영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에피소드 한토막.“연출 선생님이 기초 교육을 할 때 시범 삼아서 잔걸음으로 뜀박질을 했지. 근데 이를 따라하던 할머니들이 넘어진 거야. 그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몸을 사리지 않은 어르신들이 적지 않았다. 이애우(72) 할머니는 투석까지 받아가며 연습에 참여하는 악바리 기질을 보였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런 어르신들 때문에 수시로 “제발 좀 쉬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2막-이 나이에도 떨립니다 공연을 하루 앞둬서 그런지 긴장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무대의 동선 연습이 한창이었지만 어색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쑥스러우시죠.” 연출자 김소정씨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정인남(69) 할머니는 “연습할 때는 잘 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잘 안되네. 딴 사람이 된 것 같아.”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볼 사람이 많아서 공연 티켓을 30장이나 챙겼는데 공연 도중에 망신당하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윤영 할아버지도 “공연 때문에 잠을 설친다.”고 토로했다. ●3막-한여름 밤의 꿈인가 처음에는 배역을 놓고 신경전도 있었지만 실버 뮤지컬에서 삶의 활기를 찾았다는 어르신들. 조선희(62) 할머니는 “성취감 때문인지 집에서도 흥얼흥얼하는 내 모습을 본다.”면서 “또래들이 너무 부러워한다.”고 행복해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쓸쓸함을 비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실버 뮤지컬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공연 전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에 밤에 잠을 설쳤는데 공연이 끝나면 허탈해서 잠을 더 설칠 것 같아.” 이윤영 할아버지의 혼잣 말이 애잔하게 들린다. 한편 노인 창작뮤지컬 ‘심청’은 20일 오후 1시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eoul In] 초등교 영어체험센터 시범구로

    중구(구청장 정동일) ‘거점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시범 자치단체로 선정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신당동 광희초등학교를 시범지원 대상 학교로 뽑은 것. 서울에서 국고 지원을 받는 거점 영어체험센터는 광희초등학교가 유일하다. 거점 영어체험센터로 지정되면 교실 리모델링 시설비 3억 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인건비 등 운영비 전액을 5년간 지원한다. 총무과 2260-1666.
  •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이모(38·회사원)씨는 요즘 떨어지는 집값 때문에 편두통까지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신당동의 아파트를 팔고 은행 대출을 더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을 13억원에 장만했다. 주변 환경이 좋아 앞으로 강남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다소 무리를 하고 이사를 했다. 중심축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높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현재로서는 ‘상투’를 잡은 셈이다. 재건축 추진 전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8일 현재 집값은 10억 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 34평형 13억서 10억2000만원으로 올들어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강동 등 종전의 인기 지역에서는 싼 값에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 전에 처분을 바라는 매물들이 속출하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지난해 빚을 내 ‘상투’를 잡고 집을 샀거나 집 늘리기를 감행한 사람들은 특히 좌불안석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아파트 값은 최근 10억 8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억원대가 무너졌다. 이번주 들어서는 10억 2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말 거래된 최고가는 13억 5300만원이었다. 인근 주변 단지들은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하고 있지만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정을 받은 뒤 사실상 재건축을 포기한 상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아파트 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16억원을 호가하던 36평형도 지난주 13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8일 현재 급매물은 8억 50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해 10월 말 ‘인천 검단 신도시’ 발표와 함께 집값이 10억원대로 올랐지만 그 전 수준으로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만 해도 12억원을 넘었던 34평형의 경우 현재 10억 5000만원부터 매물을 고를 수 있다. ●세금 중과·금리인상 이중고 목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모(41)씨는 지난해 12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27평형을 내놓고 광화문 K아파트 50평형을 은행 대출 등을 받아 12억원에 장만했다. 그러나 로열층인 양씨의 목동 아파트는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8억 2000만원이던 이 아파트의 호가를 6억 7000만원으로 낮췄지만 찾는 이가 없다. 그는 조금 더 깎아주더라도 반드시 팔아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팔지 못하면 ‘1가구 2주택 세금 중과(重課)’를 적용받는데다 내년부터 돌아오는 원금 상환에 대한 압박까지 받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양씨 부부가 매달 갚는 대출 이자는 소득의 50% 수준인 월 300여만원.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39·회사원)씨는 6년간 보유했던 일산 아파트(20평형)를 최근 1억 6000만원에 겨우 팔았다. 지난해 11월 말 집을 늘려가기 위해 2억 1000만원을 대출받아 4억 5000만원에 산 일산 K아파트(31평형)에 대한 이자 부담(월 120만원)도 문제였지만 연초부터 내놓은 집이 4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아 여간 마음 고생을 한 게 아니다. 최근 간신히 매수자를 만나 한시름 놓았지만 지난해 말 구입한 K아파트는 그때보다 1000만원가량 빠진데다 앞으로 집값이 더 빠진다는 전망이 우세해 여전히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강북으로 집값 하락세 확산 최근 서울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에 하향세이던 강남 등 인기지역뿐 아니라 강북과 경기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최근 한 주(4월28일∼5월4일)간 양천(-0.46%), 송파(-0.42%), 강동(-0.30%), 강남(-0.23%), 서초(-0.11%) 등 기존에 빠지던 강남과 인기권역은 물론 광진(-0.11%), 중구(-0.08%), 강서(-0.04%) 등 비(非) 강남권도 떨어지는 곳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들어 집값이 빠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실을 우려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양천 등 버블 4구의 지난 한 해 집값은 35.53% 오른 반면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집값은 0.95% 내렸다. 양천구(-2.22%)가 가장 많이 빠졌고, 이어 송파구(-1.51%), 강남구(-0.74) 등 순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집값은 당분간 전반적인 하향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현재의 집값은 모든 정책이 동원됐을 때의 결과여서 최저점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투자상품인 재건축은 호가 위주여서 낙폭이 크지만 일반 중소형 아파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경제지표·제도 현실 반영 못한다

    #1:가구당 사교육비 월 14만원? 한달 사교육비로 가구당 14만원을 쓴다고요.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유치원생 1명만 있어도 20만원은 더 쓰는데.(경기도 용인시 주부) #2:사치품에 물리는 특소세 車에? 자동차가 사치성 품목입니까. 특별소비세를 왜 물리나요. 정부가 쉽게 세금을 걷겠다는 생각은 지워야 합니다.(서울 송파구 30대 회사원) #3:어음 안쓰는데 어음부도율? 어음을 쓰지 않는데 어음부도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체감경기와 어음부도율은 따로 노는 것 아닙니까.(서울 신당동 중소기업 대표) ●사교육비·주택보급률 통계는 시장 왜곡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지표나 제도들이 아직도 주요 통계나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치성 품목이나 소비억제 차원에서 1970년대에 도입된 특별소비세나 인터넷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어음부도율 등이 대표적이다. 사교육비 통계와 주택보급률은 시장을 왜곡시켜 정책 혼선을 부추길 수 있다. 23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교육비 가운데 학원·개인교습비 등 사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14만원으로 조사됐다. 도시근로자 가구는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2인 이상 가구를 뜻한다. 따라서 자녀가 성장해 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는 가구는 많지 않다. 다만 자녀가 없는 가구는 있을 수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표본가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교육비 내역을 그대로 밝히는 가구는 거의 없다.”면서 “사교육비 통계는 과소평가됐다.”고 인정했다. 때문에 통계청도 9월부터는 조사 대상을 가구에서 초·중·고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비나 개인과외비가 세원에 포착되지 않는 한 사교육비 조사는 ‘수박 겉핥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특소세의 경우 주무부처인 재경부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교통혼잡이나 대기오염 등을 감안해 자동차와 유류 등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호화 사치품의 개념이 주관적인데다 소득 2만달러인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지하고 부가가치세나 개별 소비세제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車 특소세´ 재경부내부도 “불가피” vs “폐지” 정부도 특소세 개편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수의 중립적 차원에서 다른 세원을 찾을 때까지는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특소세는 현재 녹용·향수·보석·귀금속·고급사진기·고급시계·승용차 등 12개 품목과 휘발유 등 유류, 경마장·골프장·카지노·유흥업소 등에 부과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어음부도율도 전자결제방식이 보급됨에 따라 유명무실해졌다. 어음부도율은 과거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당좌거래정지업체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하지만 어음거래가 급격히 주는데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부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체도 어음을 쓰지 않아 어음부도율은 중견기업의 경기동향만 반영하는 ‘반쪽 지표’다. 실제 지난 3월 어음부도율은 0.0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자결제방식으로 ‘사실상 부도’가 ‘연체’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부도처리된 서비스업체 2529개 가운데 음식·숙박업체가 19개에 그친 것은 비현실적이다. ●전자결제 보편화… 어음부도율 유명유실 건설교통부가 발표해 온 주택보급률 역시 실상을 부풀린 대표적 지표이다. 주택보급률은 전국의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비율이다. 하지만 분모인 가구 수 가운데 외국인 가구와 1인 가구 등은 제외됐다. 지난해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주택보급률이 5% 이상 높아진 셈이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게을리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때문에 정부는 ‘1000명당 주택수’를 주요지표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정부가 소주세율을 높이기 위해 주장했던 ‘고도주 고세율, 저도주 저세율’ 논리도 억지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맥주가 부유층이 먹는 주류라 해서 세금을 많이 물렸는데 맥주업계 반발로 세율을 낮추면서 세수에 구멍이 생기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등의 세율을 올리려 했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도수와 관계없이 술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나쁜데 마치 저도주는 괜찮다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해 문제점을 시인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중구, 23일부터 충무공 축제

    중구, 23일부터 충무공 축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에서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 서울시 중구는 충무공 탄생 462주년을 맞아 23∼28일 6일간 장군이 태어난 건천동(인현동, 명보극장 부근)과 충무아트홀, 청계천, 석호정 등에서 탄생 기념 축제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충무공과 관련된 지역 축제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열리는 축제다. 구는 충무공 탄신일 하루 전인 27일 오전 10시부터 국군의장대, 군악대, 농악대, 사물놀이패, 추진위원, 학생 등 1200여명이 참여한 거북선 가장행렬 및 퍼레이드를 펼친다. 퍼레이드는 신당동 충무아트홀부터 동대문 운동장, 을지로3가를 거쳐 충무공 생가터인 명보극장까지 진행된다. 천자총통과 신기전차 등 병기 행렬도 이날 선보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안녕하셔요] 세번 버림받는 비극(悲劇)의 미인(美人)

    [안녕하셔요] 세번 버림받는 비극(悲劇)의 미인(美人)

    지난 6월 「선데이 서울」이 후원한 「정소영(鄭素影) 프러」의 신인배우모집을 통해 은막「데뷔」를 약속받은 김윤정(21) - 그 약속대로 「스타돔」을 「노크」하게 됐다. 최근 「크랭크·인」한 『필녀(必女)』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주연하게 된 것. 첫날밤 맞은 새색시처럼 운명을 걸듯 비장한 각오 1백64㎝의 늘씬한 키, 36-23-36의 육체조건, 구태여 미인이라고 강조할 것도 없다. 68연도 「미스·코리어」진(眞)이란 보증서가 있으니까- . 몸매에서 풍기는 풍만감이 다른 한국배우들에게서 찾을 수 없게 「글래머」다. 길게 쭉 뻗은 다리는 아무래도 한국제일(?)의 각선미. 그런데 김윤정에게 이 「글래머」란 단어는 딱 질색이다. 『「글래머」라는게 별명 될까 걱정예요. 원래 뜻은 나쁜게 아닌데 어감이 아주 싫어요. 뚱뚱하고 불순한 것 같고 - 』 누군가는 김양을 『김혜정(金惠貞)을 능가하는 「글래머」』 라고 표현했다면서 『그런 말을 들으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란다. 『제 몸이 그렇게 커 보여요? 제 얼굴이 보통사람보다 더 큰가요?』 - 이쁘기만한 얼굴을 가지고 걱정이 태산이다. 「미스·코리어」란 보증서도 「스크린」이란 새로운 심판대앞에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듯. 대개의 「스타」가 그 처녀출연때 느끼는 엇갈린 기대와 불안을 김윤정양도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모양이다. 그를 발탁한 정소영 감독은 몇번씩이나 김양에게 자신을 불어 넣어 주기에 진땀을 흘렸다고 웃었다. 『영화배우로 성공 못할바엔 아예 시작을 않겠다고 꼭 성공한다는 보증을 서라고 떼를 쓰는거 아닙니까?』 정소영감독의 충고는, 『용모, 육체조건은 그만하면 됐다. 연기재능은 개발하면 되고 문제는 노력 여하에 달렸다』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했던지 김윤정양은 『필녀』출연 1개월 전부터 하루 4~5시간씩 무거운 운동을 강행했다는 얘기다. 김양의 운동이란 「발레」. 원래 전공이 무용이니까 새삼스런 운동이랄 것도 없다. (김양은 경희대(慶熙大) 무용과 2년 재학중) 그러나 김양이 최근 1개월에 해낸 「발레」는 땀을 빼고 체중을 줄이기 위한 「미용체조」였으니까… 3㎏을 줄였단다. 공인된 미인이 「카메라」앞에서 남모를 고민을 한 셈인데 이 말을 전해 들은 정감독은 『전혀 살을 뺄 필요가 없는데 엉뚱한 걱정을 한다』고 핀잔. 어쨌든 『필녀』의 「크랭크·인」이 박두했을때 김윤정은 첫날밤을 맞는 신부만큼이나 긴장했던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신인배우의 출세여부는 첫 작품의 평판이 판가름 해주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성공 못하면 김윤정은 가는거』라는 자못 비장한 각오. 특히 「미스·코리어」 출신의 배우가 제대로 배우 구실을 못했다는 전례가 김양에겐 큰 부담을 주는 것 같다. 탄광촌 비운의 잡역부역(役) 『필녀』는 유리한 조건갖춰 - 첫 작품에 만약 실패한다면? 『그 땐 두번째 작품에 다시 생명을 걸겠지요. 그러나 첫 작품에서 자신이 배우될 능력이 있는가를 완전히 판단해야 해요. 실패한 이유를 극복 못한다면 재빨리 몸을 빼야겠지요』 그러나 김양의 이 철저한 불안감에 반해서 그녀의 「데뷔」작의 성공은 거의 낙관적이다. 감독이 흥행의 마술사같은 정소영감독이다. 흥행얘기가 나오면 으례 들춰지는 이 정감독의 이름은 이제 보증수표만큼이나 신용이 붙었다. 『미워도 다시한번』 3편의 「히트」에서 시작하여 요즈음 상영중인 『아빠와 함께 춤을』 역시 속편을 내야할 만큼 크게 성공했다. 대부분의 영화가 개봉관에서 3만선을 못넘기고 있는 하갈기에 정감독의 『아빠와 - 』는 10만선을 돌파, 「롱·런」에 들어갈 기미다. 작품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지방 흥행사들간에 판권 입수 경쟁이 벌어진 『필녀』가 성공할 것이란건 이런 점에서 거의 결정적. 「데뷔」작이 성공하면 신인배우의 출세도 보장되는게 우리 영화계니까 김윤정의 「스타돔」 진출도 보장된거나 다름없다. 이 영화에서 김윤정이 맡은 역할이 또한 비극의 「히로인」. 신인배우가 가장 탐내는 「멜로·드라머」의 「히로인」이다. 여류 「시나리오」작가 김수현(金秀賢)씨의 각본을 보면 「필녀」는 두번씩이나 남편을 잃고 세번째 남편에게서 마저 희생을 당한다. 탄광지대의 잡역부로 일하면서 세번째 남자 남궁원(南宮遠)을 만나는데 이 사나이는 당초 육욕밖에 모르는 남자. 연애는 못해봤지만 소탈한 남자라면 「필녀」는 그 남자에게 백치적인 봉사를 하고 끝내 죽게되는 순애담(殉愛譚). 「필녀」 김윤정에게 관객의 동정과 눈물이 집중될 판이다. 70「신」이상 출연하게 되니까 김윤정이 이 작품에서 지니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역할이 너무 어렵고 벅차서 어떻게 해낼지 모르겠어요』라는게 김양의 걱정. 대구(大邱)태생으로 그곳 성명(聖明)여중·신명(信明)여고를 나왔고 서울에 온지 2년이 지났다. 아버지는 국민학교 교장직을 정년퇴직해서 큼직한 목장과 과수원을 가꾸고 있고. 출가한 언니와 자매뿐인 김양의 가정적인 불평은 『오빠나 남자동생이 없다는 점』 「미스·코리어」로 뽑혀 2개월동안 미국여행을 했는데 돌아와서의 소감은 『좀더 여유있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으면… 』 - 연애경험은? 『없다면 믿지 않으시겠죠. 그러나 정말 없어요. 친구가 그러는데 나는 그 방면에 상당히 후진적이라나요』 연애대상으로 이상적인 남성은 『소탈하고 믿음직한 사람』이라면서 『미남자는 믿음직하지 못할것 같고 거짓말 하는 남자가 제일 싫다』고. 현주소는 서울 성동구 신당동 366의 126. 양친이 대구에 있기 때문에 출가한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 [사회플러스] “코 골지마” 깨우자 상해치사

    서울 중부경찰서는 10일 사우나에서 코를 골지 말라며 잠을 깨운 40대 남자를 때려 장파열로 숨지게 한 김모(47·자영업자)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4시쯤 서울 중구 신당동 한 사우나 수면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중 “왜 공중장소에서 코를 고느냐.”며 자신을 때려서 깨운 박모(46)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배를 발로 마구 차, 병원으로 옮겨진 박씨가 결국 장파열로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서울성곽 7.66㎞ 복원 추진

    서울성곽 7.66㎞ 복원 추진

    서울시는 9일 올해 안에 사적 제10호인 서울성곽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복원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성곽의 미복원 구간 7.66㎞에 대한 종합적 복원 계획과 북악산 일원의 자연생태에 대한 연구용역을 하반기에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복원 중인 구간을 포함한 곳과 아직 복원하지 하지 않은 구간까지 포함한 탐방로 조성까지 종합적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1975년부터 서울성곽 복원사업을 벌여 전체 18.12여㎞ 중 10.46㎞를 복원하고 이를 사적으로 지정했다. 나머지 구간 중 5.14㎞는 흔적을 찾을 수 없고,2.52㎞는 유구(건축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흔적)만 남아 있다. 시는 현재 훼손된 구간 중 복원이 가능한 인왕산 지역 1.5㎞ 중 청와대 뒤편 340m를 복원하고 있고, 올해말까지 350m를 더 복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청운동∼서대문(강북 삼성병원 인근)∼숭례문∼남산 구간과 광희문(신당동)∼동대문 구간 등은 성곽의 흔적이 사라졌거나, 도로와 건물이 밀집해 있어 복원 가능성 및 방안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시는 올 하반기 중 5억원을 들여 민간 연구기관에 용역을 발주한 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재청에 보고해 승인을 받고 복원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복원되지 않은 구간은 사유지 수용이 필요한 곳도 있는데다 큰 석재를 평지에서 산속으로 옮기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들 것으로 보인다. 인왕산 구간의 경우 1m 복원 비용으로 6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자체 예산 외에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성곽 복원사업은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과도 관련이 있다.”고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재청은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을 세워 광화문 복원과 광화문 광장(세종로 거리에 조성되는 광장), 서울성곽 복원, 북악산 개방 등을 통해 서울 4대문안 일대를 유네스코의 ‘세계역사도시’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성곽 서울의 내사산(內四山=북악산·인왕산·남산·낙산)을 타원형으로 잇는 성곽으로,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전략적 가림막이자, 조선 시대 수도와 외곽의 경계선으로 활용됐다.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 등을 거치며 상당 부분이 훼손돼 돈의문(敦義門·서대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숭례문과 동대문 역시 성벽 없는 성문(城門)으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동네 병·의원 환자 ‘발동동’

    동네 병·의원 환자 ‘발동동’

    의료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21일 동네 병·의원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아 환자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환자들이 대형 종합병원으로 몰려들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병·의원 2만 8000개소 중 57%가 휴진한 가운데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한국간호조무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법 개악 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에는 3만 4000여명(경찰추산)이 집회에 참가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 B내과는 오후 휴진을 알리는 아무런 안내문도 없이 간호사가 “오후 6시 이후에 오세요.”라며 환자들을 돌려보냈다. 신당중앙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정선(51·여)씨는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왔는데 헛걸음만 했다. 문이 열려 진료하는 줄 알았더니 간호사만 있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편 이날 집회에서 의료단체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의료법 개정안의 즉각 폐기와 유시민 복지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고, 앞으로 면허증 반납을 비롯한 의료기관 휴폐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오상도기자 argus@seoul.co.kr
  • 인기탤런트 아가씨가 한번 먹은 마음

    인기탤런트 아가씨가 한번 먹은 마음

    『이번 일을 전기(轉機)로 해서 새출발의 결의를 단단히 했습니다.』 7월 1일 7년동안을 몸담고 자라 온 TBC-TV에서 툭툭 털고「프리」가 된 안은숙(安恩淑)양(27)은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는 이야기. 『앞으로 내가 얼마나 클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번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는거죠.』 전속은 괴로울 때도 1943년, 경남 마산 출생. 성균관대(成均館大) 영문과(英文科)를 졸업했고 TBC-TV「탤런트」1기생으로 안방극장과 인연을 맺은 이래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이 1백편이 넘는다. 이 1백편이라는 것이 모두 TBC 작품. -「프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연기자로서 어떤 발판을 마련하고 싶어서였어요.「탤런트」란 것이 상품은 아니잖아요? 맘이 내키지도 않는 역을「전속이라는 굴레」때문에 억지 출연해야 하는 괴로움이 싫었던 거에요.「프리」가 되면 그만큼 고독하겠지만 또 그만큼 다른 것에서 얻는게 많으리라고 믿었어요. 요컨대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 하는게 문제가 아니겠어요?』 -충실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사회에 대한 충실이죠.「탤런트」는 어떤 의무감이랄까 사명감이랄까 하는 봉사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물론 모든 다른 직업도 모두 그런 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겠지만,「탤런트」의 경우 연예인으로서의 화려함 보다는 오히려 대중속의 수수함을 좆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그만큼 같이 호흡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자기나름의 철학이랄까 하는게 있어야 하고 주관적인 주장이 있어야 하죠 강해질 수 있는 터전이 필요해요.』 그 강해질 수 있는 길이「프리」가 되는 것이란 논리다. 번의 권고 받았으나 상당한 기간을 매우 고차적(?)인 견지에서 가름해보고 결정한「프리」결심인 듯. 일부 신문에서「프리」를 번복했다고 보도한 것은 전혀 아니라는 말씀. 『계속 TBC에 있으라는 권유를 여러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 결심에는 변동이 있을 수가 없어요.「한번 먹은 마음」을 쉽사리 버릴 수가 있겠어요?』 꽤나 딴딴히 맺힌 마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이 계기를 잘 넘길까 하는 생각 밖에는 없다는 얘기. TV만 전념할 생각 -TV 말고 다른 것은? 『아주 옛날에 영화에 한 서너편 나가 보았지만 포기하고 말았어요. 무대에도 한 20편 출연했는데 역시 TV가 제일 나한테 맞는 것 같아요. 오로지 TV에만 전념할 생각이에요.』 -어떤 역이 제일 마음에 드는지? 『요즈음 하고 있는 역이에요. 정숙하고 조용하고 모든 걸 감수하는, 말하자면 가장 한국적인 여인상이죠. 특별히 모나지 않은 성격 탓이겠죠.』 자기가 출연한 작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는 정성파. 외출했다가도 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가「채널」을 맞힌다고. -제일 기쁜 때는? 『칭찬을 들을 때 하고 상을 탈 때에요. 동아연극대상(화니), TBC 최우수대상「탤런트」대상을 두번,「핑크·리본」최우수 대상을 탔어요. 대상만 탄 셈이죠? 조그만 것이라도 옆에서 칭찬을 해주면 말할 수 없이 기뻐요. 작은 것에 만족하는「타이프」이죠.』 돈을 적당하게 벌고 -그만큼 욕심이 없다는 뜻 인가요? 『아니에요.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라구요. 내가 TBC에서 주는 전속료를 안받았다고 마치 욕심이 없는듯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아요. 그렇다고 돈만 아는「샤일록」은 아니에요. 적당히…』 전속료를 안받는다고 해서 일부에서는 그까짓 것쯤 할만큼 쌓아놓은 돈이 많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것도 천만의 말씀이라고. 『요즈음 한회 출연료가 2만원이에요.「꿈은 좋았는데」(유호(兪湖) 작 황은진(黃垠軫) 연출)하고「통곡의 종)(서윤성(徐允成) 작·全世權(전세권) 연출) 두편하고 있는데요. 한 달에 얼마가 되는지 계산해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것도 출연료가 좀 후해진 요즈음이 그 정도인데 옛날에는 어땠겠어요? 무슨 수로 제가 돈을 쌓아 놓았단 말인가요?』 서울 신당동에서 부모가 안 계시기 때문에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하얀「코로나」를 지난 해에 사들였다. -결혼은? 『인연이 없는가 보죠? 서른살 안에는 해야 할텐데…』 -남성상은? 『꼭 이렇다 하는 남성상이 없어요. 그때 가봐서…』 [선데이서울 70년 7월 19일호 제3권 29호 통권 제 94호]
  • [Seoul in] 지중화사업 종료 지역 굴착통제

    중구(구청장 정동일) 주민들의 통행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한전 지중화사업이 끝난 지역은 5년간 도로굴착을 통제키로 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 한전 지중화사업을 할 때 상·하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의 담당 기관과 함께 공동으로 지하매설물을 설치·점검한다.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충무로3가 은막길(영화의 거리)과 신당동 동화로변 일대 등 6곳을 대상으로 지중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토목과 2260-1408.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로 팔도 누빈 윤팔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엿장수로 팔도 누빈 윤팔도씨

    # 질문1‘엿 먹어라.’가 왜 욕이 됐을까.1964년 12월 전기 중학입시 공동출제 선다형 문제 중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디아스타제’. 하지만 보기 중에 ‘무즙’이 있었는데 무즙을 정답으로 표기했다가 낙방한 학생의 어머니들이 법원에 제소하는 등 집단항의에 나섰다. 급기야 직접 ‘무즙’으로 만든 엿을 들고 관련기관 등에 찾아가 “엿 먹어라! 무즙으로 만든 이 엿 먹어봐라!”하며 엿을 들이댔다. 결국 당시 한상봉 문교부차관과 김규원 서울시교육감이 사표를 냈고 무즙을 답으로 썼다가 낙방한 38명은 정원에 관계없이 경기중학에 합격했다. # 질문2 엿장수는 1분에 가위질을 몇번이나 할까.‘초딩’시절, 시골동네에 ‘엿장수’가 찾아와 가위질을 하며 “엿 바꿔먹으라.”고 소리칠 때 여러번 들었던 추억의 문제다. 초롱초롱 눈알을 굴려가며 애써 답을 생각하다가 “야, 그거야 엿장수 맘대로지.”라는 답을 듣고 허탈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 어릴 적 가장 반가웠던 손님은 뭐니뭐니 해도 ‘엿장수’였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절겅대는 가위소리가 들려오면 약속이나 한듯이 다들 쪼르르 달려가 엿장수의 뒤를 따랐던 그 때 그 시절. 오는 날짜도, 가위질 하는 것도 ‘엿장수 맘대로’였지만 늘 반갑기 그지 없었다. 다 떨어진 고무신 한쪽, 망가진 양은 냄비 조각, 심지어는 누나의 긴 머리카락까지 내밀면, 엿장수는 끌과 가위로 탁탁 잘라주며 “옜다, 엿먹어라.”하며 던져주곤 했다. 가끔 “쟤는 왜 많이 주고 저는 쬐금만 주나요?”라고 항의하면 “야, 엿장수 맘이여.” 하며 꿀밤을 맞기도 했다. 윤팔도(81) 할아버지. 어쩌면 어렸을 적 동네에서 한번쯤 만났을 법한 추억의 할아버지다. 지난 66년의 세월동안 ‘엿장수’라는 외길인생을 살아오면서 전국 팔도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다. 원래 이름이 석준이었지만 ‘팔도(八道)´로 바꾼 것만 봐도 그의 인생역정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한때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엿장수들이 모인 엿가위질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국가대표로 인정받기도 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기에 최장수 ‘엿장수’이자 살아 있는 ‘엿가위 예술의 달인’으로 꼽힌다. 더욱 눈길 끄는 대목은 그의 막내아들이 5년 전에 아버지와 합류했고 최근에는 손자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3대째 ‘엿장수 집안’이 된 셈이다. 설날이 가까워오면 자연스럽게 정겨운 시골추억이 생각나기 마련, 그래서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일산의 한 백화점 앞에서 엿장사로 가업을 잇는 이들 3부자를 만났다. 청주에 살고 있는 이들은 때마침 백화점측의 초청으로 설 대목 행사에 참석해 길거리에서 흥겨운 엿판을 벌이고 있었다. “일락 서산에 해 떨어지고 이내 목판에는 엿 떨어졌구나. 청춘 과부 잠못 잘 적에 먹는 엿이요, 큰애기 허벅지맹키로 희건 엿이 왔어요. 부산 동래 사탕엿, 울릉도에 호박엿, 전라도 봉산의 생강엿, 강원도 금강산 생청엿….” 윤 할아버지의 구성진 엿타령이 길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들과 손자는 엿가위로 어깨를 들썩들썩 하며 척척 장단 맞추는 모습에 절로 흥이 돋아난다. 잠시 짬을 낸 윤 할아버지와 마주 앉았다.81세의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게 보였다. 비결을 물었더니 “즐겁게 사는 거여.”라며 그저 호탕하게 웃을 뿐이다. 지나온 인생살이가 간단치 않을터. 일찍 부모를 여읜 그는 8세 때 남사당패에 들어갔다. 왜소한 체구 ㅜ때문에 주로 3층 꼭대기에 올라가는 역할을 맡았다. 잘못되는 날엔 매맞기 일쑤였다.3년 뒤에는 창극단에 들어가 노래를 배웠다. 하지만 배고픔은 여전했다. 14세되던 겨울, 그는 호구지책으로 엿장수로 나섰다. 동네 어른을 통해 충남 공주시 계룡면 경천리(경씨가 1000명 산다는 마을)에 위치한 엿방(엿공장)에 취직했다. 이때부터 하루 밥 세끼를 먹게 되면서 엿장수 생활에 만족과 즐거움을 느꼈다. “엿방에 갔더니 장작불 지펴놨지, 엿물로 밥지어 먹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비록 머슴 신세나 다름없었지만 남사당 가락으로 가위질 하며 용돈도 벌었어.” 19세되면서 세상 보는 안목이 넓어지자 홀로 독립한다. 음악을 알고 재주가 남달라 자신감이 더욱 생겼던 것. 우선 몽둥이만 한 엿을 만들었다. 이어 리어카를 구입하고 엿가위 두 개를 장만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가는 곳마다 어린 아이들은 “몽둥이 엿장수가 왔다.”며 떼지어 몰려들었다. 윤 할아버지는 기분 좋은 날이면 “자, 엿먹어라.” 하며 길다란 몽둥이 엿을 몇개씩 집어주기도 했다. 서른 한살 때 군복무를 마친 어느날, 충남 광천의 시골에서 엿판을 벌일 때였다. 창극 노래, 트로트 등으로 이어지는 흥겨운 놀이마당이 한바탕 끝나자 어여쁜 처녀(김종숙·70·지금의 부인)가 다가와 뒤따라가겠단다. 가만 보니 부잣집 딸이었다. 고생 바가지도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처녀의 진심을 알고는 친척이 사는 논산으로 함께 야반도주했다. 결국 연산면 살포리에 신혼살림을 차린다. “엿장수한테 누가 딸을 주겠나 싶어 결혼 생각을 안 했지. 허긴 엿가위 장단에 처녀들이 담 넘어 올 정도로 꽤나 인기를 모았어. 생각보단 결혼을 일찍했지만 부인은 늘 독수공방이었지. 리어카 끌고 집을 나가면 1년만에 돌아왔으니까 말야. 그러면서 하나 둘 낳은 아이가 나중에 5남매가 되더군.” 1969년 어느날이었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큰 엿공장을 운영하는 한 부자의 주최로 서울 신당동에서 전국 엿가위질 경연대회가 벌어졌다. 호남의 송산갑, 부산의 김항구, 경기·인천의 백대가리, 서울의 윤팔도 등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모였다. 여기에서 유일하게 ‘쌍가위’를 들고 출전한 윤팔도가 최우수상을 차지, 전국 최고수임을 입증했고 부상으로 쌀 20가마를 받았다. 1985년 12월이었다.KBS 전국 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인기상을 받고 방송국 정문을 나서는데 “오라버니 타세요.” 하면서 누군가 승용차 문을 연다. 얼굴을 보니 코미디언 배연정씨였다. 그 길로 간 곳이 서울 돈암동의 유흥업소. 곧바로 무대 위에 올라 ‘물레방아 도는 내력’‘고향무정’‘돌아가는 삼각지’등 세 곡을 불렀다. 그랬더니 5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며칠 뒤에는 MBC 차인태의 ‘출발 새아침’에 초대받았고 이 방송을 본 신소걸씨한테 연락이 와 2년동안 밤무대에 출연했다. 낮에는 엿장수, 밤에는 가수로 활동했던 것이다. “휴전선으로 가로막힌 이북을 제외하곤 전국 안 가본 데가 없지. 엿가락 길이로 따지면 지구 수십번은 돌았을 거야. 그런데 요새는 엿가위 만드는 곳도 없어지고 뭔가 아쉬워.” 지난 2003년이었다. 윤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막내 아들 일권(36)씨가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쓰고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일권씨는 “60여년동안 일해온 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만약 돌아가시면 엿불림(구전 판소리)도 끊길 것 같았다.”고 의미 부여를 한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일권씨는 2년 전 아버지와 함께 ‘엿불림 음반’(대표곡 ‘엿가위 인생´)을 냈다. 아버지의 만류에도 가업을 이은 아들은 초보답지 않게 2005년에는 2억원, 작년에는 3억원을 벌어들여 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해마다 명절 때 식구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엿판시합이 벌어진다는 일권씨는 “도저히 아버지를 따라갈 수 없다.”며 고개를 흔든다. 아울러 “이제는 초콜릿 대신 우리의 전통 엿을 사랑해야 한다.”면서 폐백이나 입학·졸업시즌에 애용되는 엿을 건강식 웰빙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고 귀띔했다. “엿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인정을 나눠주는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아버지가 해온 66년과 제가 합류해 100년을 꼭 채우겠습니다. 또 제 아들이 100년부터 다시 어어가겠죠.” 손자 경식(13)군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엿가위를 잡아 엿불림을 구성지게 부른다. 중학교에 진학하는 경식군은 휴일과 방학을 이용, 할아버지를 돕겠다며 활짝 웃는다. 인물 전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6년 충남 논산 출생 ▲34년 남사당 입문 ▲40년 엿장수 생활 ▲69년 전국 엿장수 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85년 KBS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인기상 수상 ▲2002년 윤팔도 전통엿집 개업(충북 청주시) ▲현재 사단법인 전통식품연구회 고문
  • [Seoul in] 신당2동 동사무소 이전

    중구(구청장 정동일) 신당2동사무소가 10∼11일 신당동 432의24 일대 마을공원 부지로 동청사를 이전한다. 동청사는 지하2∼지하3층 규모로 지하1층에는 강당 등이, 지상1층에는 민원실과 상담실 등이 들어선다. 지상2층에는 회의실과 동대본부, 주민자치센터가 들어서며, 지상3층은 주민들을 위한 헬스장으로 사용된다. 신당2동사무소 2231-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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