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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그레이엄 핸콕 ‘신의 거울’

    가려진 역사의 뒤안을 새삼 들춰보는 작업은 지난할 수밖에 없다.하물며 그것이 이론(異論)이나 전혀 다른 사실(史實)을 제시할 때라면더욱이나 그렇다.‘신의 지문’으로 세계적 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그레이엄 핸콕의 98년작 신의 거울(Heaven's Mirror·김영사 펴냄)은그래서 한눈에 시선을 잡아끈다. 학계에서 오래전 이미 정설로 굳어있는 사실들에 호기롭게 ‘No’를외치는 핸콕은 역사학자가 아닌 영국의 저널리스트다.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초고대문명이 발생한 시점은 1만2,500년전이며,그 무렵 이미‘문명 네트워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는 요지의 주장을편다. 핸콕의 문명탐색은 멕시코 아즈텍 문명 언저리에서부터 출발한다.이집트를 거쳐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태평양의 여러 섬들,일본의 요나구니섬,페루·볼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나스카·마야·잉카 문명에이르기까지 잃어버린 문명의 흔적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은 광범하게뿌릿발을 넓혀간다. 얼핏 논의의 전개방식이 복잡할 것지만 지은이의 관점은 언제나 하나로 압축돼 있다.세계에흩어진 다양한 고대문명들이 단일 네트워크를형성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2,500년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고대문명의 상징스핑크스.기원전 5,000∼1만5,000년에 이미 만들어졌던 건축물을 복원한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스핑크스의 표면에는 침전으로 인한 풍화의 표식들이 생생한데,이집트에 이같은 기후가 나타났던 것은 적어도 기원전 5,000∼7,000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댄다.물론 이는 그의 개인적 학설은 아니다.그의 추론들이 설득력을 확보하는 것은 다양한 학계의 견해들을 폭넓게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스핑크스의 연대추정과 관련해서는 저명 이집트 학자 존 앤서니 웨스트의 연구결과를 빌렸다. 통설로 굳어진 고대역사에 의문부호를 찍는 작업은 조목조목 이뤄진다.초고대문명의 네트워크 이론은 앙코르 와트의 존재를 설명하는 지점에 이르러 확고한 신념을 보여준다.이집트 기자의 거대 피라미드로부터 동쪽으로 정확하게 72도 위치에 있는 앙코르 와트는 1만2,500년전 용자리(별자리)의 지상복제물이라는 것.초고대문명 계승자들이 구축한 세계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별자리에 근거한 그의 주장들은 뚜렷이 책의 한 축을 이룬다. 예컨대,기자의 거대 피라미드는 1만2,500년전 하늘의 오리온좌를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을 보자.피라미드 내부에 만들어진 두아트(Duat,고대이집트인들이 믿었던 내세로 가는 통로)형태가 당시 하늘의 오리온자리와 닮아있음을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준다. 책의 좋은점 몇이 단박 눈에 들어온다.무엇보다 고대 이집트문명을배경으로 한 픽션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250여장의 원색사진을 곁들인 편집은 술술 책장이 넘어가게 할만큼 충분히 흥미진진하다.신통한 것은,그럼에도 경박한 분위기를 피우지 않는다는 점이다.기자출신의 지은이가 10년동안 열심히 다리품 팔아가며 확보해낸현장감이 책 구석구석에서 빛을 내주는 덕분이 아닐까 싶다.김정환옮김. 황수정기자 sjh@
  • 뇌성마비 장애인 최창현씨 LA~워싱턴DC 대장정 출발

    [로스앤젤레스 연합]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창현(36·대구장애인인권찾기회장)씨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워싱턴DC까지 5,000여㎞의 미국대륙횡단 대장정을 시작했다. 최씨는 12일 LA 피코와 4가에 위치한 남가주한인장애인협회(회장 신효철) 사무실 앞에서 출발,13일 LA 동부 샌버나디노를 거쳐 애리조나주로 향하고 있다. 전신을 가누기 힘든 최씨는 손과 발 대신 입으로 작동하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시속 10∼20㎞로 하루 약 60∼100㎞씩 달려 11월말∼12월초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다. 횡단코스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캔자스시티-세인트루이스-인디애나폴리스-콜럼버스-워싱턴DC로 최씨는 당초 라스베이거스 사막지대와 로키산맥을 거쳐 덴버로 가려고 했으나 지방도로가 없어 애리조나를 경유,콜로라도로 가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12일 LA에 도착했으나 후원자를 찾지 못해 출발을 미루다가 신효철 남가주장애인협회장과 회원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경비를 마련했으나 턱없이 부족해 하루 두끼 정도만 먹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휠체어로 대구에서 임진각까지 1,500㎞ 국토종단을 완주,400만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으며 같은해 12월 동료장애인 6명과 지리산 등반에 나서기도 했다. 최씨는 “장애인들도 강한 정신적 의지만 있으면 어려운 일을 해낼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기 위해 미 대륙 횡단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사설] 남북 군사대화 시급하다

    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의 남한 방문으로 한동안 소강국면이었던 각 분야 남북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남북이 분단 사상 최초로 오는 26일 제3국(홍콩)에서 국방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그런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청신호이다. 남북이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제2차 적십자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나,25일 남북경협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회담을 갖기로 한 것 등도 반가운 소식이다.이 합의내용 모두가 6·15공동선언에담긴 화해협력 정신을 재확인하는 실천조치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 등 전분야에 걸쳐 균형있게 대화와 교류협력이 진행될 때 비로소 확고한 안정적 진전이 보장된다.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각 분야에 걸친 화해협력 움직임에 발맞춰 군사분야에서도 정례적인 대화 채널이 마련돼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더나아가 통일의 길은 남북간 교류·협력의 확대와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두수레바퀴가 균형있게 굴러갈 때 멀지않아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는 지금까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소홀히 다뤄진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여기엔 여러 가지 요인이작용했겠지만,특히 북한의 입장에선 체제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필요했던 점이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그러나범세계적 탈냉전 시대에 이제는 그러한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서 남북이 함께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그런 점에서 김 비서의 이번 방남(訪南) 기간동안 남북이 국방장관회담일정에 합의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남북 군사당국간 대화는 단기적으로 지뢰제거 등 군사적 공조를 선행해야 하는 경의선복원 추진,중기적으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이은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하다.장기적으로는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기위한 필수 전제조건임은 말할 나위 없다. 앞으로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면 남북간 군사직통전화 개설,군사훈련이나 부대이동의 상호 통보 등 전향적인 조치에 북측의 화답이 있기를 바란다.남북이 실질적 긴장완화 조치에 합의할 경우 식량지원 등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한 남측 여론도 한층 우호적으로 바뀔것이다.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은 남북이 함께 진정으로 평화체제를 쌓아 올리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례적 협의를 통해 구체적 실천조치를 하나하나 취해나갈 때만 이룩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발언대] 사전선거운동 없는 깨끗한 명절돼야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추석은 타지에 나가있는 가족이고향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반면 어떤 정치인은 이날을 다음 선거를 위한 사전선거운동의 날로생각하는 것 같다.고향방문을 환영한다며 현수막을 거리에 걸고,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 찾아다니며 금품을 주고,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기위해 지역 유지를 만나는 등 위법사항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 한두 해가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 의해 뽑힌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임기가 반이 넘어다음 선거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지역 주민이 뽑은 현역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추석명절을 전후해 거리에서 다수의 지역 유권자에게 명함을 주며 인사를 한다거나 또는 거액의 금품을 동창회 등 모임에 낸다면 이것은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사람이 없을 것이다. 배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공정한선거는 단거리 마라톤경기와 같다.동일한 기간에 동일한 조건으로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으로 선거운동을 한 다음 주민의 뜻에 의해 표로심판을 받는 것이다.이제 깨끗한 공명선거를 위해 정치인의 금품 제공 등 사전선거운동은 추석명절 등에 없어야 한다.또한 유권자는 금품 등을 받지 않겠다는 정치의식과 불법행위를 보면 즉시 신고하는시민의식이 있어야 정치문화가 발전한다. 문화(culture)는 국민이 어떤 사물에 대해 보는 신념체계나 가치체계의 총칭을 뜻한다.이에 반해 정치문화는 문화 속에서 정치적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문화의 하위체계가 정치문화이지만 문화의 발전에 비해 정치문화의 발전은 훨씬 느리다. 이제 우리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지 5년이 되고 1인당국민소득이 9,000달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이번 추석명절부터 금품등을 주거나 받는 등 사전선거운동이 없는 깨끗한 선거문화를 만들자. 박이석 울산시 북구 선관위 사무국장
  •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金대통령 행보

    [뉴욕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저녁(한국시간)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 및 개회식 참석을 시작으로 유엔 정상외교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김 대통령은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 불발을 안타깝게 여기며 향후구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셉션 김 대통령은 유엔본부 ‘노스 델리게이츠 라운지’에서 열린 유엔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에 통역만 수행한 채 참석,유엔 의전장의 소개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공동의장국인 나미비아의 누조마 대통령,핀란드 할로넨 대통령 등과 인사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이어 160여개국 정상들과 나란히 서 커피,토스트 등 간단한 조식을 들며 남북정상회담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으며 유엔의전관의 안내로 다른 정상들과 함께 총회장으로 이동,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 유엔 공동의장 2명과 아난 사무총장이 먼저 연설을 한 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32개국 정상들이 5분씩 연설을 하는 순서로진행됐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유엔사무총장부인의 안내로 총회장 지정 좌석에 앉아 개막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개막식이 끝난 뒤 김 대통령은 7일 새벽 노스 델리게이츠 라운지에서 열린 아난 사무총장 주최 오찬 행사에 참석한 뒤 옆방인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오찬 김 대통령은 오찬 행사에서 이번 밀레니엄 정상회의 개최를주도한 아난 총장의 노력과 지도력을 평가하고,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환영 논평과 축하 서한을 보내 준 데 감사를 표시했다. 아난 총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김 대통령이 인내와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 온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라며 한국이 국제무대의중견국가로서 21세기 유엔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미·일·중·러 등 각국 정상들과 가벼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개막식 리셉션과 오찬행사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앞다퉈 김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후속조치등에 대해 질문하는 등 6·15 선언 이후 각국의 한반도 정세에 쏠리는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안타까운 남북회담 무산 김 상임위원장의 돌발적인 방미 취소에 김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수행중인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김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더라면서방국가들에게 이미지를 개선하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북·미간의 일이긴 하나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전세계에 알리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져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다만 개선국면에 들어선 북·미 관계가악화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김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과의 만찬이 무산됨에 따라 이희호여사와 조촐하게 식사를 하며 향후 구상에 몰두했다. ◆남북 정상회담 지지 유엔 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 전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은 금년 6월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과 대한민국 지도자간 정상회담및 양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통일을 위한 중요한진전으로 환영하며,남북한 양측이 대화과정을 계속 발전시킴으로써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및 안전에 기여하면서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에이르기를 희망한다. ◆성명 의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인 나미비아의 누조마대통령과 핀란드 할로넨 대통령 명의의 남북정상회담 지지성명은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반증으로볼 수 있다. 이는 남북 화해·협력 정책이 국제적 이슈가 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역사상 가장 많은 정상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지구상의 숱한 지역문제 중 유일하게 한반도 진전상황을 특별히 언급한 것으로,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화정착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로 평가할수 있다.평화에 대한 김 대통령의 기여와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된 김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남북간 화해·협력을 환영하는 유엔 최초의 성명이라는 점은 북한의 개방이 되돌리기 어려운 기정사실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 인터뷰/ 閔丙采 양평군수

    “재정자립도 26.8%의 가난한 고장이지만 자연환경만큼은 남부럽지않습니다” ‘맑은 물 사랑운동’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민병채(閔丙采) 양평군수는 요즘 군수실을 비우는 일이 잦다.수확철을 맞아 직접 논에나가 농정을 챙기며 하루일과의 대부분을 보내기 때문이다. “양평은 농업이 최우선입니다.재정확충를 위해 섣불리 공업화를 추진하다 자칫 미래 산업기반마저 잃을 우려가 있습니다” 민 군수는 환경친화적 농업을 특히 강조한다.환경농법으로 거둔 농산물은 수입농산물과 경쟁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동시에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97년 오리농법을 처음 실시한 이래 현재 논에서 서식하는 6만여마리의오리는 짭짤한 농외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민 군수는 최근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자연경관보전조례를 공포하고 관내 29곳을 자연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모든 건축행위를 금지했다.이에 따라 양평군에서 건축물을 신축할때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건축허가를 받을수 있다.수려한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서종면과 용문면 일대 7개 지역에는 연말까지 벚꽃과 은행나무 가로수가 어우러지는 자전거도로를 만들 계획이다.양서면 두물머리 일대에는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포커스 투데이/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

    *나미비아 대통령 '샘 누조마'. 6일 개막되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 샘 누조마(Sam Nujoma·69) 나미비아 대통령은 54차 유엔총회 의장국 국가원수로 정상회의 준비를 진두지휘해온 인물.때문에 정상회의가 55차 총회 회기로 넘어갔음에도 55차 의장국 핀란드 대통령과 나란히 의사봉을 잡게 됐다. 누조마 대통령은 1990년 신생 나미비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하기까지 무장 독립투쟁단체 남서아프리카인민기구(SWAPO)를 이끌어온 인물.독립과 함께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지난해 70% 이상의 지지율로 3선되기까지 나미비아 독립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독립운동 때부터 탁월한 외교력으로 유엔과의 인연이 깊다.71년 아프리카 민족운동가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을 펼쳐 유엔을 남아공과의 독립 협상에 유력한 후원자로 끌어들였다.독립이후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정에 간섭,아프리카의 분열을 부추긴다는비난을 사기도 했다. *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또 한명의 공동의장 타르야 할로넨(Tarja Halonen·57) 핀란드대통령은 2월 핀란드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돼 화제를 뿌렸다.95년부터 5년간 외무장관으로 활약,국제무대에서도 친숙한 인물. 사회주의자로 노조변호사 등 재야활동을 펼치다 79년 의회에 입문,이후 20년간 사회복지·법무·북유럽 협력·남녀평등 담당 장관 등외교·복지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이런 풍부한 경험을 밑거름으로 외무장관으로서 국제사회에 인권 개선을 외치는 등 ‘우먼파워’를 드날렸다. 신념 및 생활에서도 정치적 급진성을 실천해온 인물로 꼽힌다.60년대 여성 사제 차별에 항의,국민의 85%가 속해 있는 복음주의 로터교회를 탈퇴하기도 했으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딸하나를 둔 미혼모 지위를 고집해 왔다.최근에야 의원비서 출신 동거남과 대통령 관저에서결혼식을 올렸다. 손정숙기자 jssohn@
  • [기고] 북한에 바란다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오늘 북송된다.우리말사전에는 ‘비전향(非轉向)이란 말이 없다.‘전향’만 있다.‘전향’은 ‘현실사회와 배치되는 자기의 사상을 그 사회와 맞게 바꿈’으로 설명되고 있다.‘비전향’은 ‘전향’의 반대말,따라서 뜻을 풀이하면 ‘현실사회와 배치되는 자기의 사상을 그 사회와 맞게 바꾸기를 거부함’이 된다.결과적으로 이번에 북송되는 63명은 현실사회(한국)와 배치되는 자기의사상(공산주의)을 우리 사회와 맞게 바꾸기를 거부한 장기수들인 셈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을 ‘미전향 장기수’로 불렀다.아직까지 전향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전향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북한에서는 시종일관 ‘비전향자’로 호칭했다.그러므로 63명은 마지막까지 전향을 거부,‘신념의 강자’로서 북한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북송자 63명 가운데 14명은 빨치산 출신이고 나머지 49명은 남파간첩이다.빨치산이나 남파간첩 모두 우리체제의 전복을 꾀했던 사람들이란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정부가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이들을북한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기도 하지만어디까지나 인도주의에 입각한 것이다.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죽기 전에 가족을 만나게 하는 것이 인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온갖 부담’을 무릅쓰고 이들의 북송 결정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배려와 대다수 우리 국민들의 묵시적 동의에 따른 것이지 결코 사상범으로서의권리에 의해서가 아니다.체제와 이념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한 채 살아야 하는 고통과 슬픔을 해소하는 것이 진정한 동포애이자 인도주의정신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장기수 북송과 관련,북에 당부하고자 한다.절대 ‘이인모 노인의 경우’처럼 하지 말라는 것이다.지난 93년 3월19일 당시 정부는 ‘민족이 이념보다 우선한다’면서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을 북송했다. 북한은 이씨의 송환 직후인 3월27일 조평통 부위원장 전금철(현재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 전금진)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이 성명은이씨를 보살펴준 남한의 각계 인사들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그러나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오히려 이씨의 건강진단 결과를 갖고 우리 정부가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심지어 “문둥병 환자가 덮던 피고름 묻은 이불을 제공했다”고까지 주장했다.그뿐 아니다.북한은 이 노인을 ‘사회주의 승리의 화신’으로 치켜세우고 대남 비난의 전도사로 활용했다. 한 마디로 우리 정부의 선의(善意)를 악의(惡意)로 갚은 것이다. 최근 북한언론은 대대적인 장기수 환영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그것은 평양당국의 자유다.그러나 우리의 선의를 욕보이고‘무고한 양민을 장기수로 몰았다’는 식의 중상·비난을 해선 안된다.왜.그같은 대응이야말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천명된 화해정신을깔아 뭉갤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대북 신뢰를 허무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아울러 북한당국도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나가기로 한 남북공동선언 취지에 입각,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런 성의 표시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동인(動因)이 되고 그런동인이 축척되어야 통일의 길이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남북 화해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면 우리 노력에 북한의 성의가 보태져야한다.이 점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장수근 자유총연맹 연구실장
  • 김용옥 가라사대 “너희가 공자·유교를 아느냐”

    “논어는 유교의 정경(正經)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며 언어였습니다.이번 강의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얘기를생동감있게 전달, 잊혀져 가는 공자와 유교의 참 뜻을 다시 깨어나게하겠습니다” 오는 10월 6일 방영을 시작할 KBS의 ‘도올의 논어이야기’에서 강사를 맡은 철학자 도올 김용옥(金容沃·52)씨.그는 “공자와 유교를비판하기에 앞서 그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올의…’는 내년 9월 14일까지 50주에 걸쳐 100회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EBS에서 ‘노자와 21세기’를진행하면서 ‘강의프로는 인기프로가 될수 없다’는 통념을 깨뜨렸다.그의 이러한 인기는 무엇보다도 어려운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지식은 공유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김씨의 평소 신념에 따른 것이다.이번 강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때론 세계적인 석학·인기연예인을 초청해 대담을 나누거나 중국 고대문명의 현장을 답사하는‘Intellectual Show’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는 요즘 사람들이 유교를 거부하는 것은 논어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공자’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규율로만 이해되고 있기때문이라고 진단한다.그에 따르면 공자는 예술가적 심미안을 가진 탁월한 예술가였으며,보통사람처럼 희노애락에 젖어 살던 사람이라는것.이런 공자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씨는 “논어는 도덕교과서가 아니라 공자와 제자가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문맥을 재구성하면 아주 역동적인 드라마가 될 수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용옥’이라는 개인이 강의를 하는 게 아니라 김용옥의몸을 빌어 시대정신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강의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뒤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 [김삼웅 칼럼] 분단사의 한 매듭 비전향장기수

    고난의 한국현대사는 남의 나라에서는 쓰이지 않는(생기지 않는) 용어가 다수 사용된다.‘비전향장기수’도 그중의 하나이다.이 용어의‘비전향’에는 강고한 이데올로기의 갑골(甲骨)이,‘장기수’에는반인권·비인도주의의 야만성이 배인다. “지면에 옥(獄)을 그려놓아도 사람은 그것을 피하고 나무를 깎아형리(刑吏)를 만들어도 사람은 그것과 면대하기를 싫어한다”고 사마천은 ‘임안(任安)에게 드리는 글’에서 말했다.감옥을 말하는 ‘옥(獄)’자는, 사나운 개 두마리가 사람의 입(言)을 지키는 모양을 하고있다. 자유를 구속하는 형상인 것이다.감옥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속박하고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에 누구나 이를 기피한다. 며칠후(9월2일)면 ‘비전향장기수’63명이 북한으로 간다.70세 이상이 대부분으로 평균 32년6개월씩을 0.75평의 감방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사람들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이들은 남한체제를 부정하고 전복하려던 간첩과 빨치산출신이고,에돌아 보면 분단시대의 희생양이다.어찌됐건 그들의 개인이나 가족사는 통한의아픔이고 민족사적으로는 ‘콩깍지로콩 삶는’ 비극이다.무엇보다 짧게는 15년,길게는 45년을 복역한 이들의 짓밟힌 삶은 누가,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이데올로기? 신념?분단시대? 이들을 보내면서 지금이 과연 2000년대의 문명사회인가,문명은 이데올로기의 상위개념인가,하위체계인가를 묻게 한다.그리고 여전히 병들고 늙어서 폐인이 되다시피한 노인들을 이념과 거래의 장삿속으로만 인식하려는 색맹(色盲)의 군상을 지켜본다. 중세의 혼돈을 즐기는 군상은 근세의 여명이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오랜 독점지배로 굳혀진 기득권의 철옹성에서 밝아오는 여명도 마녀의 눈빛으로 보이고,지구는 여전히 평면일 뿐이었다.“지구가 돌다니,마녀다! 화형에 처해라”던 중세의 도그마가 이 땅의 논리로 대변된다. “을지훈련을 축소한 것은 북쪽 주장을 추종한 것이다” “경의선이 복원되면 주한미군의 철수론에 악용될 수 있다” “정상회담 합의(제2항)는 헌법위반이다” 따위의 시대착오적,뒤틀린 도그마는 오늘을 중세와 21세기의 시공(時空)을 착각하게 만든다.언제까지 분단의 철옹성에서 이념의 색안경을 쓰고 동족끼리 광란의 칼춤을 추자는 것인가.탈냉전시대에도 ‘민족’이라는 노적가리에 불지르고 싸라기 주워먹자는 것인가. 비전향장기수들의 북송을 지켜보면서 진심으로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납북자’와 ‘국군포로’를 둔 가족이다.이들의 서운함(정부에)과 원망(북쪽에)은 당연하다.남북 당국은 대화를 통해 시급히풀어야 한다.이 문제가 비전향장기수와 같은 것은 아니지만 분단의아픔이고 반인도주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또한 틈새만 보이면 화해협력을 적대관계로 되돌리려는 냉전세력에게 빌미를 주게 된다. 사실 ‘납북자’와는 별개로 ‘국군포로’는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문제다.말하기 쉽게 ‘비전향장기수와 맞교환’ ‘상호주의 원칙’이제기되지만 정서적인 호소력은 지닐지 몰라도 문제의 해법은 아니다. 휴전협정에 따른 남북한 포로교환으로 국제법상 종결된 사안인데다가남쪽에서 파견한 북파요원문제, 휴전협정 직전 이승만 정부가 석방한2만5,000명의 반공포로문제 등과 연계시키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꼬이면 지금의 작은 가능성마저 물거품이 되고 남북은다시 양쪽의 극우·극좌세력의 뜻대로 대결과 적대관계로 되돌아간다.그러한 ‘닫힘’보다 작은 ‘열림’을 확대하면서 순차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보다 빠르고 쉬운 길이다. 이쯤에서 함께 주의해야 할 것은 돌출행동을 자제하는 일이다.50년이상 순치된 국민의 냉전의식이 하루아침에 씻기기는 쉽지 않다.북송비전향장기수들을 ‘애국투사’로 치켜세우거나 지나친 환송식 등은국민의 정서와는 걸맞지 않는다. 당사자들도 조신해야 한다.“조국이 나를 42년 동안 옥살이를 시켰지만 원망하지 않습니다.분단된 조국의 비극일 뿐이지요”(이종환)란자세를 북한에 가서도 지켜주길 바란다.그래야 화해협력이 지속되고통일의 길이 열린다. 김삼웅 주필 kimsu@
  • 인터뷰/ 元健浩 용산구의회 의장

    “주민없는 지방의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무슨 일이든 주민과함께 한다는 각오로 일하면서 ‘자치의 지평’을 열어 가야죠” 원건호(元健浩·57·) 신임 서울 용산구의회 의장은 초선이면서 이례적으로 구의회 의장을 맡을 만큼 주변의 신뢰가 두텁다. 용산 의용소방대장 등 각종 봉사직에 몸담으며 장애인들을 위해 ‘119 사랑의 목욕탕’을 지어주는 등 만만찮은 봉사 이력을 쌓아 주위사람들은 ‘봉사일꾼’이라 부른다.지금도 한강로 일대 주민들은 그를 “천직이 봉사활동인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 의정활동에 대한 의욕도 남다르다.‘주민과 함께 하는 열린 의정,참여 의정’을 기치로 내건 원의장은 의회 내부 화합을 통해 생산적인의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서는 생활권에 뿌리를 둔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의정철학을 통해 확인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원 의장은 “신뢰받는 의회를 위해서는 ‘무보수 명예직’ 규정이개선돼 의원들이 곁눈질하지않고 의정활동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노동硏 구조조정 10원칙 제시

    한국노동연구원은 27일 제2차 금융·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앞두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10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박우성·이주희 연구위원은 “노동계가 공공부문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다 금융부문노조도 강제 합병과 일방적 인력감축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은 원칙을 따를 것을 충고했다. ●전략적 구조조정을 하라 구조조정은 인건비와 경비 절감에 목적이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제품의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있는 전략적 목표와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제공이 중요하다 회사는 구조조정 등 정확한정보를 근로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근로자들에게 회사 소식을 숨기면 의혹과 불신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노사협력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라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 노조나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노사 공동의 태스크포스팀을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전문가의조언과 기능을 활용하라 구조조정은 노사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밖에 없으므로 전문가나 전문기구의 조정이나 중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력감축은 최후의 수단이다 적극적인 해고회피 노력이 없는 경우근로자들은 정리해고의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해고대상자 선정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라 정리해고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핵심인력은 보호돼야 한다 구조조정이 단기적인 재무성과의 개선에는 기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핵심인력의 유출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경우가 적지 않다. ●해고대상자에 대한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미국 기업들이 해고자 사후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남아있는 종업원들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회사가 남아있는 근로자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진실하게 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조직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신념을 확산시켜야 한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쓰레기 매립장 보물단지로

    서울시가 난지도쓰레기매립장을 대규모 생태공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 남원시가 매립이 끝난 쓰레기매립장에 축구장 등을 시범 운영,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쓰레기매립장에 축구장을 만들어 활용하기는 남원시가 처음.시는 이외에 채소밭,오리 및 돼지사육장은 물론 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추진중이다. 남원시는 주생면 중동리 2만1,000여평의 주생쓰레기매립장 가운데매립이 끝난 2,000평에 98년 10월 축구장을 조성했다.매립장은 92년부터 사용중이며 올 연말 모두 매립된다. 최진영(崔珍榮) 남원시장은 9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마자 매립장을 축구장 등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했다.일반의 우려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고 주변환경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직원들은 대부분 쓰레기매립장에서누가 축구를 하겠느냐고 우려했지만 최시장은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실행에 옮겼다.두달여간 공공근로인력 등을동원해 땅을 고르고 잔디를 심은 뒤 너비 50m,길이 90m 규모의 축구장을 만들었다. 축구장이 만들어졌지만 처음 한동안 이용자가 거의 없자 남원시는직원 체육대회를 비롯,시의회 의원들과 친선축구경기를 갖는 등 축구장 이용에 앞장섰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금은 일요일이나 휴일이면 많은 축구동호인들이 찾아와 시합을 하는 등 남원시의 명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장진섭씨(49·남원시조기축구회 고문)는 “처음에는 꺼림칙한 마음이 들었지만 실제 이용해 보니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데다 잔디상태도 좋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축구장 옆에는 배구장도 만들어져 있다.시는 매립된 생활쓰레기의침출수가 어느 정도 빠지면 길이 200m,18석 규모의 골프연습장도 세울 계획이다. 매립장에는 체육시설 이외도 채소밭과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쓰는오리·돼지사육장이 설치돼 운영중이다.시는 최근 7,000여평 규모의채소밭에서 옥수수와 콩,감자,고구마 등을 수확해 풍악산정신요양원등 관내 6곳의 불우시설에 나눠주었다. 2,000여평의 오리·돼지사육장에서는 오리 2,000마리와 돼지 80마리가 하루 2t가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먹어치우고 있다.이밖에 매립장곳곳에는 잔디밭과 유채·코스모스단지 등 꽃밭도 조성돼 있다. 남원시의 쓰레기매립장 활용방안이 알려지면서 다른 시·도의 공무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자주 찾아오고 있다.또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들도 환경학습을 위해 방문하는 등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남원시는 오는 10월 이곳에서 ‘시장기축구대회’를 열고 돼지와 오리의 사육규모도 크게 늘려나갈 계획이다. 최진영(崔珍榮) 시장은 “쓰레기매립장이 곧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 이같은 활용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축구장 등이 들어선 뒤 매립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해소된 것으로평가된다”고 밝혔다. 남원 조승진기자 redtrain@
  • 金대통령 집권2년반 소회

    집권 2년반을 맞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소회(所懷)는 어떨까. 대통령은 정확히 취임 2년반이 되는 24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팀별회의 두번째로 국가안전보장보장회의를 주재했고,문화계 인사들과 오찬,출입기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렇듯 담담하게 보내는 이유는 ‘2년반’이 이벤트가 아닌 그동안의 국정개혁을 정리해보는 하나의 매듭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소 생각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속내는 ‘보람’과 ‘안타까움’이 교차하고 있을 것이라고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뿌듯함과 답답함이 교직(交織)을 이룬 집권2년반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97년 12월18일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사실상 국정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김대통령은 ‘개혁피로 증후군’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숨가쁘게 내달려왔다.전선의 최선봉에 서서 기득권층의 저항에 맞섰고,옷로비 의혹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들끓을 때는 우회의 길를 걷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스스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이 자리에 수십년을 있는 게 아니다.퇴임후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었다.‘역사와의 대화’라는 신념으로 국정개혁에 임하겠다는얘기다.그러나 대사관 직원 추방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한·러관계를 복원시키고도 국내현안으로 빛을 보지 못했듯이 의미가 퇴색된부분도 적지 않다.소수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지역주의,집단이기주의,도덕적 해이 등이 곳곳에서 독버섯처럼 움트고 있다.계속되는여야간 대치와 의료파업사태,정치권의 레임덕 조짐이 대표적 예다. 이러한 저항은 국정의 중심이 흔들릴 때마다 갈수록 세를 불리며 제 몫을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개혁을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얼핏 보면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게 오래 김대통령을‘모셔온’ 사람들의 얘기다. “김대통령에게 집권 2년반은 반환점에서 숨을 고르는 마라톤 선수라기보다는 다시 100m 출발선에 선 단거리 선수라는 비유가 적절할것”이라는 관계자의 분석은 그래서 의미깊다. 양승현기자
  • 마네의 자유분방한 예술혼

    “내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리라” 자신의 말처럼 프랑스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그림에는 작가의 주관과 개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믿었고 또 그 신념을 색채를 통해 평생토록 실천했다.‘피리부는 소년’‘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올랭피아’등의 그림으로 잘 알려진 인상파의 거장.그의 삶과 예술을 살펴볼 수 있는 ‘뒤늦게 핀 꽃’(마네 등 지음,강주헌 옮김)이란 책이 나왔다.도서출판 창해. 이 책에서 독자들은 세 가지 방향에서 마네를 읽게 된다.마네의 죽마고우이자 문화부장관을 지낸 앙토냉 프루스트의 회고담,마네가 당시의 위대한 예술가들과 나눴던 편지글,그리고 마네의 친구들이 그를 평가한 글 등이다.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마네는 기존의 낡은 예술관에 반기를 들어 생전에는 비평가와 대중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꾸미는 그림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사조인 인상주의에 깊이 공감했다.빛의 효과와 순간적인 인상에 충실하게 작업했지만 같은 부류의 화가들과는 달리 인상파 전시에는 한번도 참여하지않았다.대신 정부가 후원하는 공식 미술전람회인 살롱전에 작품을 출품해 인정 받으려 했다.하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살롱전에 부정적인 사람들로부터는 자연히 “명예욕에 불타는 더러운 부르주아”라는 비난을 들었다.그는 만년에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음으로써 결국 재능을 인정받았다.그러나 보불전쟁에 참전해 다친 다리에 생긴 회저병으로 죽음을 맞는다. “죽은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예언처럼 마네는 죽음과 더불어현대미술의 철옹성과도 같았던 국립미술학교에서 회고전도 가졌다.마침내 마네는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김종면기자
  • [네티즌 이슈] 음란물 규제

    *전통으로부터의 성해방. 누가 성(性)을,섹스를,요즘 유행하는 말로 섹슈얼리티를 억압과 금기의 역사라고 했던가.영화나 포르노 비디오가 넘쳐난다고 해서 하는말이 아니다. 부부교환 그룹 섹스가 등장하고, 성인전용 영화관까지생겨날 마당이지 않은가.지금 성 담론은 지칠 줄 모르고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성이 ‘안방’에만 머물던 은근과 은유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성이 언어와 담론의 세계로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보수적 전통이 남다른 한국 사회에서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이 ‘해방’돼가고 있다.이렇게 된 데에는특히 IMF와 후기 자본주의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키는한편으로 과잉 생산-소비-폐기에다 과잉욕구, 허위욕망까지 불러내기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창궐하는 성담론은 기득권의 정치적음모론이나 자본주의 논리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다.PC를 통해 자기 방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 스펙터클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또 동성애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을 펼치고,급진적 페미니스트 그룹이 여성전용 카페를 열어 ‘Cunt Cabaret’이란 행사도 열고 있고 있다. 이같은 성담론은 이제 동성애와 여성해방운동의 정점에 머무르면서,억압적 사회구조 자체를 깨면서 성담론의 금기를 깨고 확장시키는 데복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섹슈얼리티의 심화는 도리어 현대인의성에 대한 몰입으로 전화시키고 있다. 가볍고 쾌락적인,즐기고 파는성들이 이미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남녀의 성 역할이 연장된다는 점이다.지난 98년 PC통신 천리안에서 채팅 중이던 여성 이용자가 남성으로부터 성에 관한 폭언을 담은 메모를 받은 것과 그 처리과정은 성차별 이데올로기가 통신상에서도 그대로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폭언을 한 남성이용자는 경고를 받은 데 그쳤지만 여성이용자는 ‘화냥년’이라는 ID가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ID를 빼앗겼다. 풍미하는 성담론을 통해 성차별과 같은 전통을 극복하는 한편으로이런 논의 자체가 자칫 쾌락적인 문화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나갈 수있음을 주의하는 일이 진행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민영기 온나라커뮤니케이션 웹PD. *실효성 있는 규제안 마련. 현대는 억압된 성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기치로 내걸고 소설,영화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인터넷 음란물사이트에 하루 접속자가 20만명이 넘고,정부에서 규제하면 할수록 지능적인 프로그램의 개발로 네티즌을 유혹하고 있다. 작금의 이런 풍속도가 하나의 새로운 문화흐름으로서의 성의 해방을말하고 있다면, 그 속에는 신념과 철학을 가진 그 주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그 주체의 팽창도 보여야 한다.그 흐름이 한 문화로서 자리를 잡든 못 잡든,일단은 주체로서의 움직임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어디에서나 거리낌없는 성에 대한 담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그런 담론을 접할 때마다 나는 그 주체의 부재를 느낀다.어디까지나 나는 아닌 남의 이야기로서의 담론들이다.고대로마에 성행했던 검투사에 광분했던,민중들이 있었다.죽기까지 싸우는 검투사들을 흥분해서 바라보는 객체로서의 민중들,이 훔쳐보기의 민중들은 절대로 한 문화를 주도할 수 없다.바라는 관객이 있으므로 무대에 나서는 사람이 있고 흥행을 붙이는 거간꾼이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이는 사창가의 포주처럼 섹스라는 상품을 내세워 돈을벌자는 상업적 의도 외에 아무런 의미도 둘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문화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그 옛날부터 뒷골목에서 쉬쉬하며 남의 눈을 피해가며 주고받던 암호였던 것이다.단지 지금 무분별한 시대의 조류를 타고 뒷골목을 벗어나서 공공연한 장소에서 거래가 되는 것뿐이다.우리는 다만 우리가 사는 이 장소를 이 뒷골목 집단에게 내어주고 말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안되는 일이다. 나와 내 가족이 사는 곳에 유흥가가 들어섬을 반대하는 이치와 같이우리가 일상으로 대하는 공간에 이들의 범람은 마땅히 제한되어야 할것이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한 실효성이 있을지 걱정이다.다른 선진국들도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음란물사이트들의 운영 능력이 첨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결국 우리정책 입안자들도 이런 점을 주지하고 단지 사이트를 검색해서 경고하거나 폐쇄시키는 모니터 수준의 단속이 아니라,그들 실력 이상의전문 요원을 동원,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안윤미 소설가
  • 현대심리학 주춧돌 3인의 학문과 열정

    심리학만큼 제 대접을 받기까지 수난이 많았던 학문도 드물다.기껏사제나 주술사들의 종교의식쯤으로 인식되다가 19세기에는 다시 과학적 논리에 입각한 현대의학에 배격당해야 했다.프로이트의 학문체계에 기대 가까스로 학문영역에 편입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였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초상화가이자 전기작가이며,‘광기와 우연의 역사’의 저자로 잘 알려진 슈테판 츠바이크는 가려진 심리학의궤적을 더듬었다.1931년에 발표한 저서 ‘정신의 탐험가들’(푸른숲)에서 심리학의 전사(前史)적 기록을 살펴보기로 한 지은이는 3인의역사속 심리학자를 불러냈다. 현대심리학이 꽃피기까지 자양역할을 한 3인은 프란츠 안톤 메스머와 메리 베이커 에디,그리고 구구한 해설이 필요없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그들의 독특한 삶과 신념,연구과정을 책은 두루두루 평전형식으로 엮었다.메스머와 에디에 대한 소개는 독자들에게 뜻밖의 참신한 책읽기 체험을 선사해준다. 현대 심리치료의 시조로 뒤늦게 평가된 프란츠 안톤 메스머(1734∼1815)가 먼저 소개된다.신학,철학,의학박사였던 그는 우연히 자석치료의 효과를 경험하고,인간의 신경에 적절한 영향을 줌으로써 어떤 화학약품보다도 강한 치료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이론을 폈던 이다. 인간의 정신적 불안정 상태를 자기(磁氣)요법으로 치료하는,이른바‘메스머 열풍’을 일으킬 즈음 그는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인마리 앙투아네트로부터 후원을 약속받을 정도로 명성을 날렸었다.그러나 그의 실험은 ‘몽상적’이란 비난에 휩쓸려 지속적인 빛을 보지 못했다.그러고 보면,그의 이야기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의 전형이다.학계로부터 공인받지 못한 메스머는 끝내 사기꾼으로 몰리는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다음은,독특한 방법의 심리치료를 근간으로 ‘크리스천 사이언스’라는 유명한 종교운동을 주도한 여성 메리 베이커 에디(1821∼1910).굳이 심리학사(史)와 연관짓지 않더라도 그의 생애는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일대기가 된다.쉰줄에 접어들고서야 본격적 사회활동을 시작한 늦깍이였던 그는 영적 에너지에 기탁해 암시를 하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종교에 자본을 결합시킨전형적인 미국식 종교운동 방식을 고집했다는 이유로,지은이는 그를썩 곱게 보지는 않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쪽에 무게중심을 둔 건 당연하다.책을 집필할 당시 프로이트가 생존해 있었던 만큼,지은이는 그와 친분을트고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심리이론이 정립된 시대적 상황에서부터 “해부용 칼을 들고 철학을 한” 프로이트의 학문세계가 115쪽에걸쳐 되짚어진다.편집자 후기에는 프로이트의 편지가 수록돼 있다.안인희 옮김.1만3,000원황수정기자 sjh@
  • 남북離散 상봉/ 방북단 이색인물 이색사연

    50년만에 북에 있는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할 남측 방북단 중에는 눈에 띄는 이색인물들이 많다.고령자들은 ‘죽기 전에 가족을만나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바쁜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최종 방북자 명단에 100번째로 턱걸이해 고향인 평양에서 동생 김창협씨(62)와 여동생 경숙씨(55)를 만날 행운을 안은 준섭(俊燮·67)씨는 “꿈에 그리던 동생들을 만나게 되다니 새가 돼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면서 “설레는 마음을 가누지 못해 어제 밤새 뒤척이다가 1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지난 50년 평양제2중 졸업식장에서 징집돼 가족과 헤어진 김씨는 “400명에서 200명,다시 100명으로 명단이 줄 때마다 천길 벼랑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월남한 뒤 재혼해 부부가 함께 방북길에 올라 각각 전 부인과 그자녀들,전 남편의 자녀들을 만날 이선행(李善行·80),이송자(李松子·82)씨 부부는 “둘 다 어제 밤새 잠을 자지 못해 대통령께서 주최한 오찬에서 졸뻔했다”면서 “부부가 각각 북에 있을 때의 가족을만난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기구한 운명에 대한 소감을 털어놨다. 이씨 부부는 “이번에 못가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대통령께서 ‘앞으로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으니 곧 많은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방북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평양 출신 김정호(金貞鎬·91)씨는 “너무 좋아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환갑을 맞은 아들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할지 뭐라 몰라 손목시계와 금반지를 준비했는데 아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너무 미안해 먼저말을 걸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아들이 먼저 ‘아버지’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51년 1·4후퇴 때 피난길에서 지친 부인과 아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 가족과 헤어지게 된 평북 영변 출신 강기주(姜基周·91)씨는 방북의 감격을 가누지 못한듯 “그저 기쁠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귀가 어두운데다 걸음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쇠약해진 강씨는 “50년만에 만났는데 귀가 어두워 아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함남 함흥 출신 장정희(張貞姬·71·여)씨는 “남편(金學九·82·평양 출신)과 함께 방북 신청을 했으나 나만 가게 돼 미안할 뿐”이라면서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는 남편이 아침에 심란한 표정으로 배웅해 마음이 더욱 아팠다”고 털어놨다.장씨는 “북에 있는 여동생에게 결핵약을 선물하려 했는데 의약분업으로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동생이 오랫동안 사탕맛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단음식을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下)

    이도 도모키(井戶智樹).59년 생으로 올해 42세이다. 일본의 명문 와세다대학을 나와 마쓰시다 정경숙(松下政經塾)을 졸업하고 지금은 역사가도추진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일본인이다.동양경제 ‘다카하시 가메키치’상을 수상한 적도 있는데 일본인으로는 비교적개방적인 자세를 보인다.그에게 “일본의 한국 지배에 관해 알고 계십니까. 알고 계신다면 어떤 평가를 하시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100% 나쁜 일을 한 건 확실하다”고 답한다. 계속 “불가피했다고 여기십니까. 결국 한국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당연히 한국지배가 불가피했다고는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일 일본 침략이 없었다고 해도 당시의 세계 정세 속에서 과연 한국이 독립을 유지할 수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여겨진다”고 말한다. 이런 답에 만족하지 않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고재차 물었더니 뜻밖의 답을 하였다.그는 “ 이런 발언을 하면 한국인은 ‘일본 사람의 본심은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거나 반성이 모자란다고 생각할 것 같지만 일본인 입장에서 보면 이런 질문의 선택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계속하여 그는 “예를 들어서 히로시마에 와서 원폭의 참상에 접하게 된 미국인에게 일본인은 ‘원폭은 비참하다고 생각합니까’라고는물어도 ‘원폭투하는 어쩔 수 없었던 것입니까’라고는 묻지 않는다”고 부연한다.그 이유는 “둘 다 ‘예스’라는 말을 들어도 서로를위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일본인이 둘째질문을 할 때는 상대방에게 대해 악의를 가지는 경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다시 말해서,나는 일본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인에게‘악의를 가지고 또 무리한’ 질문을 한 것이다.나의 의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그렇게 된 것이다. 나의 이런 질문이나 태도는 한국인에게는 평범한 일이다. 그렇지만일본인에게는 그렇지 않다.왜일까? 이도 씨는 “사람마다 틀리지만당시의 일본의 행위가 옳았다고 본심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은 (정치가도 유족도) 1%도 없다고본다.그런데도 그런 오해가 있는 것은 문화차이가 양자간에 결정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킨 면이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한다.구체적으로 말하자면,“너무나 한국인이 일본인을 비난하기 때문에 많은 일본인이 입을 다물어 버린다.한국인으로서 보면그게 불성실이나 일구이언을 하는 모습으로 보이며 ‘역시 일본인의본심은 그렇다’라는 오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도 씨는 이 문제에 관해 설명을 덧붙였다.그는 “‘그 전쟁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의미를 가진 발언을 할 때는 대개 본심이나 뒤에있는 신념을 나타내는 것보다 (일본사회에서는 거의 없는) 심한 압박감을 받은 끝에 나온 작은 반격의 모습이거나 이젠 여기서 도망하고싶다(이런 이야기만 하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라는 의미가 더 강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도 씨의 이런 설명은 마이니치 신문의 편집국장을 역임했던 아오야마 시게루(76) 씨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보인 침묵을 이해하는 데에도움이 된다. 그는 “한국인이 무례하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침묵으로일관했다.여러 차례 같은 질문을 반복하자,그는 “한국인은자기 주장이 강하다”고만 말했다. 그는 실언을 하지 않았다.그런 모습이 나에게는 노회함으로 비춰졌지만 일본인의 입장으로 볼 때는 자연스러운 것이다.왜냐하면 이도 씨의 말대로 “일본 사람은 의논이나싸움을 하면서도 그 후의 관계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염두에 두고 있고,나쁘게 말하면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에게 책임을 추궁하면서 사죄를 요구할때 일본이 매우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일본의 문화에 기인한다고 보인다.즉 일본인은 잘못을 인정하는데 서투르지만 상대방이 인정하면 그 이상 그 화제에 연연하여 상대방을 몰아넣어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는다.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인 센다 미노루(59) 씨는 일본의 한국지배에 대해 복잡한 심정이라고 답하였다. ‘복잡한 심정’이란 말은 한국에서 대해서도 잘 알 아는 그가 일본정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었을 것이다.또한 그는 진도에 장보고 비를 세우러 갔다가 왜 일본인이 그런 일을 먼저 하느냐고항의를 거세게 받았다고 했다. “사실 그 때 무서웠습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한국을 이해하지만 한국의 반일감정에는 거부감이 든다는의미로 해석되었다. 이도 씨는 “미국은 최대의 거래 상대이고 친구,중국은 은사나 의부모,한국은 이웃 사람이나 형제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즉 항상 좋을수만은 없고 싫어서 멀리하고 싶다고 느낄 때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한다.이웃 사람이나 형제,하지만 싫어서 멀리하고 싶다고 느낄 때도 있는 사이가 일본이 보는 한국과의 관계일까. 탁석산 철학박사. 저술가.
  • [사설] 새 내각이 선 자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 9개 부처 장관 및 2개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집권 2기를 담당할 새 내각의 임무는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의 완수와 이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로 요약될 수 있다.이와 함께 남북화해협력 시대에 부응하는 효율적 대북정책의 추진도 핵심 과제다. 우리는 이번 개각에서 제1기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시키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읽는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김 대통령도 지적한 ‘개혁 피로감’을 하루 빨리 극복하고 ‘개혁의 과실’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다. 이번 개각의 초점은 경제팀의 대폭 교체에 맞춰졌다.종전의 경제팀은 일은일대로 하면서도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부처마다 치밀한 의견 조정 과정을 생략한 채 ‘각개약진’식으로 업무를 수행,정책 혼선과 더불어 부처간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은 기대수준을 밑돌았고 공공 부문과 노사개혁은 제자리 걸음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이는 정부에 대한 시장의불신감을 높여 금융시장 불안 등의 부작용으로나타났다.외환 위기의 조기 극복이라는 크나큰 업적도 퇴색할 수밖에 없었다. 새 경제팀에서는 팀워크 부재에 따른 정책의 부조화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조만간 부총리급으로 격상될 재정경제부장관을 정점으로 한 컨트롤 타워가 형성됐기 때문이다.그렇더라도 종전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처별 권한과 책임은 명백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부처별 과잉 경쟁에 따른 정책 남발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경제정책의 원칙 및 일관성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새 경제팀의 당면한 과제는현대사태로 대변되는 기업구조조정과 제2차 금융구조조정이다.갖가지 저항이 예상되지만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타파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는 원칙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팀의 개편에서 강조된 팀워크 문제는 다른 부처에도 적용된다.내각을경제,외교·안보,교육·인력개발,사회복지 등 4개 팀으로 나누어 정책의 지속성과 개혁의 완수를 꾀해 나갈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설명이다.부처간 협력 강화 시스템을 구축해 국정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본다.이런 맥락에서 특별히 강조돼야 할 대목은 장관들의 처신이다.소관 업무를 소신 있게 처리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눈치만 살핀다는 소리는 더 이상나오지 말아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개혁 과제를 장관 책임아래 매듭짓겠다는 철저한 각오와 신념이 필요하다.사회 안정을 위한 법질서 확립도 중요한 개혁 과제라는 점을 덧붙여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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