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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경선주자 승부수 진단] 기호② 이상희 과학경제 대통령론

    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의원이 지난 4일 당내 대선후보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당 안팎의 반응은 “왜?”였다.모두가 어리둥절해 했다.‘돈키호테’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에 대한 답은 지난 97년 그가 펴낸 ‘21세기 대통령감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저서에서 엿볼 수 있다. ◆ 과학경제 대통령론. 미국 과학기술원·공학학술원 등의 정책보고서를 엮어 만든 이 책은 ‘21세기 대통령은 21세기적 사고의 유권자가출산한다’를 부제로 달고 있다.“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론과,“이번 대선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는 상황인식,“이런 변화를 이끌기 위해 나서야겠다.”는 정치적결단이 만들어낸 결론인 셈이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키워드는 ‘과학기술’과 ‘미래’다. ‘급진주의’니,‘중도개혁’이니,‘보수연합’이니 하는개념은 그에게 낡은 과거의 가치일 뿐이다.21세기 이념은‘과학’이고,정치성향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선진국 건설이 ‘과학경제대통령’을 표방한 그의 모토다. 과학기술에 대한 그의 신념은 경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과학기술처 장관,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등을 지냈고,약학박사와 변리사 자격증도갖고 있다. 그가 주도해 만든 과학기술관련 법안도 전자상거래특별법영재교육진흥법 뇌연구촉진법 등 10여건에 이른다. 그의 비정치적 성향은 주변관리에서도 잘 드러난다.정치인들이 득표수단으로 곧잘 활용하는 결혼식 주례를 지금껏 한차례도 맡지 않았다고 한다.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당시 큰딸 결혼식은 지구당에조차 알리지 않았고 98년 모친상을 당했을 때는 부고를 내지 않았다.의원회관의 젊은 보좌진이나 지구당 관계자들과 훌쩍 심야극장을 찾는 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과학기술분야에서의 활약이나 절제된 주변관리와 별개로그의 출마는 여전히 의문을 낳는다.이 후보는 후보등록을위해 기탁금 2억원을 당에 냈다.20년전 제약회사 임원에서물러나며 받은 퇴직금으로 산 땅을 팔아 만든 돈이다.그는“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경선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릴 소중한 기회이고,이는 20억원,2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당선보다 참여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뜻으로도 비쳐진다.하지만 그는 “의미있는 운동이며,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노무현 바람’과는 또다른 바람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자질 역시 의문부호를 낳는 대목이다.특정분야에 대한 열정과 식견만 갖고 국정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에답을 내놓을 과제를 안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다른 후보가 말하는 이상희. 후보들은 이상희(李祥羲)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언급을꺼렸다.“장·단점을 이야기할 만큼 이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그러나 “이 후보는 과학기술입국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보였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정치인이 어느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대선 경선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면서 “사회를 이끌어갈 비전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후보의 한 측근은 “할 말이 없다.”면서 “독특하고참신한 아이디어로 과학 입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측도 “아는 게 없어 할말이 없다.”면서 “전국구 의원의 한 명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과학 분야에 대해 조예가 깊지만 이 정도의 기술자는 많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기술자와 정치인은 다르다.”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국립극단 ‘기생비생 춘향전’

    우리 고전에 대한 남다른 해석과 전통 양식의 현대화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온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이 이번엔 ‘춘향전’의 해체및 재구성 작업에 나섰다.국립극단이 9일부터 21일까지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기생비생 춘향전’. 작품배경은 이몽룡이 한양으로 떠나는 날부터 돌아오기 바로 전날까지.이때문에 이 작품엔 이도령과 방자가 나오지않는다.대신 구세대를 대표하는 월매(권복순 역)와 신세대를 상징하는 춘향(남유선,우명희 역)이 주인공으로 나와둘의 갈등구조가 극의 뼈대를 이루고 수절에 대한 춘향의신념이 왜,어떻게 형성되었나가 작품의 핵심이 된다. 오태석 연극의 핵심요소인 의외성과 순발력,상상력이 총동원 돼 빠르고 위트 넘치는 대사,능숙한 사투리 표현,순발력 넘치는 배우들의 움직임,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등이 유감없이 표현된다.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02)2274-3507. 신연숙기자yshin@
  • 한나라 예비주자에 듣는다/ 한나라당 이상희 후보

    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8일 “정치의 변화를 갈구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20,30대가 희망을 갖는 과학기술 선진국 건설을 위해 대권도전을 결심했다.”고말했다.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시대착오적인 이념논쟁은 국가위기만을 가져올 뿐”이라며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경쟁을 강조했다. [부산시장에서 대권도전으로 방향을 바꾼데 의아해 하는사람이 많다.출마 배경을 말해 달라.]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생각했었다.그런데 중앙 정치에 지각 변화가 일어났다.즉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갈가능성이 보였고, 이는 지금까지의 내 신념과 일치하는 것으로 대선후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지각변화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부상을 말하나.]기존 정치 틀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징표를 말한다. 이것이 지금 노 후보 부상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윤태식 게이트 연루의혹 수사를 무마하려는 출마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들을 미국실리콘밸리와 연결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상임위 활동이었다.그런데 이를 여당이 자신들의 권력비리를 덮기 위해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법원에서 가려지겠지만 (비리)사건인지,정치적 (공세)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본인의 당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인지도가 낮은데.] 나는 현실적 인기가 아니라 21세기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를해 왔다.당장의 인기에 연연하는 정치를 하지 않았다. 대의원 중에서 이공계통을 전공한 사람이나,이공계통의 자제를 둔 대의원의 경우 내 주장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이회창(李會昌) 총재 체제의 문제점을 뭐라고 보나.] 이 문제는 많이 논의됐으니 언급하지 않겠다. 후보로 나온 이회창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의원 모두 개인적으로 다 훌륭하다.다만 중요한 것은 개인적 치적이 아니라 정치의 기본틀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예방하고 선진국으로 이끄는 쪽으로 바꾸는 것이다. [본인이 이회창 후보의 대안이라고 보나.] 이 후보의 경쟁력은 얘기하지 않겠다.다만 ‘노무현 바람’을 만들어낸 정치변화는 20,30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그리고 기업인이활력을 가질 수 있는,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정치제도의 틀을 만드는 몸부림이라 생각한다.그런 점에서는 내가 갖고있는 생각과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변화를 갈구하는 바람이 노풍으로 나타났듯 한나라당도 변화의 욕구가 나타날 수있다. [경선정국을 맞아 여야 모두 이념논쟁이 한창이다. 본인의이념적 좌표는 뭔가.현정부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선진국에는 우리와 같은 이념논쟁이 없다.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정치한다는 차원에서 이념문제를 봐야 한다. 이념논쟁은 조선시대 사색당쟁과 다를 바가없다.이념논쟁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고,이는 국가위기를 가져올 뿐이다.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우호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도 상호주의가 필요하다. 진경호기자 jade@ ■이상희캠프 사람들.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계파나 지원세력 차원으로 볼 때단기필마(單騎匹馬)나 다름없다.측근은 “당내의원 4∼5명이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지만 이들을 공개하지는않았다. 다른 주자 3명에 비해 열세에 있으나 과학기술 분야 등 당 밖의 지원세력은 남못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 캠프는 선거본부장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경제기적 ▲정부개혁 ▲교육개혁 ▲교통문제 ▲환경오염 ▲국방개혁 ▲여성·노인·장애인문제 등 7개 분야별로 교수,기업인 등 20여명의 정책자문위원을 둬 이들을 중심으로 정책토론 중심의 선거운동을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노벨의학상 후보에 올랐던 생의학 나노테크놀로지전문가 바누 P 제나 미 웨인대 교수와 분자생물학 권위자인김성호 미 버클리대 교수 등 5개국 10여명으로 구성된 해외과학기술고문단을 두고 정책자문을 받고 있다. 기획과 홍보 등 실무적 분야는 서초구에 있는 ‘방배동 캠프’에서 20여명의 실무진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 후보의 선거운동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네티즌을 적극활용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구성된 ‘상희사랑’ 회원 네티즌 50여명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선거운동에 적극 나설예정이다.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회원 1600여명으로이뤄진 ‘과학을 사랑하는 모임’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진경호기자.
  • “가부장적 사회 여성고통 알리겠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이슬람 세계만의 현상은 아니다.영화를 통해 쇼비니즘적인 사회에서겪는 이들의 고통을 말하고 싶었다.” 지난 4일 개막된 제4회 서울여성영화제 특별전에 초청돼한국을 찾은 이란의 여성감독 타흐미네 밀라니(42)는 6일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부당함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하며,이를 위한 투쟁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밀라니 감독은 지난해 여름 이슬람혁명 직후의 상황을 한 여성의 회상으로 그린 ‘숨겨진 반쪽’이 이슬람 혁명을비판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사형위기에 처했으나 국내외 영화인들의 탄원 등에 힘입어 일단 풀려난 상태다. 그는 이번 특별전에서 ‘숨겨진 반쪽’‘탄식의 전설’‘두 여인’ 등 억압받고 있는 여성의 자의식을 일깨우는 세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밀라니 감독은 “시대상황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 이슬람혁명을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며 “주인공이 남편에게과거의 남자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가정내 대화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6편의장편을 만든 그는 “현재 구상중인 7번째 영화 ‘5번째 반응’도 남편이 죽고난 뒤 엄마 혼자 아이를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현재 이란에선 법적으로 홀어머니에게 양육권이 주어지지않는다.”고 말했다. 건축가이자 영화제작자인 남편 모하마드 니크빈과 동행한 밀라니 감독은 “이런 주제를 담은 영화는 경제적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신념을 공유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건축업에 종사하며 영화제작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
  • 정치 뉴스라인/ 이前총재 옥인동단독 매입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4일 ‘호화 빌라 파문’ 이후 물색해 오던 이사갈 집을 구했다. 서울 시내 종로구 옥인동의 대지 106.6평,건평 59.8평의단독주택으로,언덕에 비스듬히 기댄 집터 때문에 층층이 방 한두칸밖에 없는 3층짜리 구옥(舊屋)이라고 이 전총재측은 밝혔다.매입 가격은 6억 5000만원으로 이 중 3억원은 이 전 총재가 마련했고,나머지 3억 5000만원은 이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로선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자금 마련을위해 평창동 빌라를 매각, 4년여간 ‘무주택자’로 지내다이번에 새 집을 마련한 셈이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4일 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의 ‘좌파적 정권’ 발언과 관련, 논평을 내고 “이 전총재의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나 정작 많은 국민은 이 전총재의 ‘우파적 정체’에 대해서도 선뜻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정권을 ‘좌파적 정권’으로 규정하기 앞서 자신의 우파적 사상과 정책,신념이나 ‘새로운 선택’에 대해 소상히 밝히는 것이순서”라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김민석(金民錫) 의원과 이상수(李相洙) 의원이 서로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내 경선의 참 의미를 살렸다는 평가다. 승자인 김 의원은 4일 이 의원에게 편지와 난 화분을 보낸데 이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후배의 당선을 소탈한 미소와 넓은 가슴으로 축하해주고 본선승리를 위한 화합과 단결을 호소한 선배의 모습은 크나큰기쁨과 감동을 줬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또 “이 선배가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강렬한 의지와 열정,결과가 나온후의 호쾌한 풍모는 경선을 더욱 아름답게 했다.”며 “이선배는 패자가 아니라,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싹을 심어준진정한 승리자”라고 치켜세웠다.
  • [지방자치 새 패러다임] (6)지방선거의 문제

    ■””지방선거 완정공영제 도입할때””. 지방선거의 문제점인 불법선거운동 사례와 그 극복방안 등을 다룬 김인철 한국외대 교수의 기고문을 싣는다. 지방선거가 오는 6월13일 실시된다.그동안 각종 관련법규와 제도를 고쳐 공명하고 돈 적게 드는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해왔다.유권자든 후보든 개인으로 만나보면 이구동성으로 부패선거는 끝장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선거운동에는 별다른 변화조짐이 보이지 않는다.아무래도 선거개혁의 처방은 좀 더 근원적인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선거개혁이 너무도 중요해 정치인의 양심에 맡길 수는 없다.”고 설파한 케플란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스웨덴이나독일처럼 지방선거부터 완전 공영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지난 98년 지방선거의 전체 법정 한도액은 모두 2960억원이었다.법정 한도액의 3∼4배를 쓰는 현실을 감안해야하지만 우선 법정한도액만이라도 공영화해 보자. 선거 공영화는 가칭 ‘지방선거 특별기금’을 광역단체별로 마련하고 매년 지방세수의일정비율을 떼어 적립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분은 선거관리를 위한 국비와 최근 논의중인 기업법인세의 1% 정치자금화 방식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엄청난 비용을 조성해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도 있고 또 효과도 장담하기 힘들다.그 대응 차원에서 정치인의 행동을 감시·감독하는 범사회적 연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연계망에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도와 공명선거를 이룩하려는시민단체의 신념에 찬 연대활동이 중추가 돼야 한다.그러려면 시민단체를 규제한 통합 선거법 제87조를 개정해 건전한공익단체의 계몽활동과 최소한의 정치정화 기능을 부활시켜주어야 한다.선거과정에서 사실상의 정당독점 체제를 시민사회에 개방해 버리는 것이다.참정권을 18세로 하향조정하고청년층이 가진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교류 및 분석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공정한 지역선거관리위원회,공인된 시민단체,경쟁적인 정당,합리적인 젊은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확산하는 일종의 선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잘만 관리하면 이 지역정보망은 선거에 관한 실질적인 ‘주민소환제’를 도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선거 범법자가 재주껏 법률상으로 사면복권이 될 수 있을지언정 네트워크의 차단효과로 당선권에 근접하는 것은 그만큼어려워질 것이다.지역정치인의 처세가 선거과정을 통해 회계감사를 받게 된다.행정행위로 포장된 단체장의 사전 선거운동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요컨대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선거 네트워크는 주민간의 의견교환을 통한 효과적인 단죄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패사범을 보다 엄중히 처벌하는 사법권의 준엄한 심판기능도 제도적으로 강화돼야 한다.선거범죄는 불출석 재판제를 도입하고 벌금형 이상일 때는 액수에 관계없이 당선을 무효화해야 한다.이른바 당선자를 향한 온정주의의 기준이 돼 버린 100만원짜리 벌금형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선거법 위반자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특별사면복권의 대상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강력한 사법제재는 선거 후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할 것이다.재임기간에 저지르는 부패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알선수뢰 등 공직을 이용한 금품거래나 파렴치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정금액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경우 공직사퇴는 물론 장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처벌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공직자의 직계존속 및 배우자가 관여된 유사 위법행위에 대한 불이익 처분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공직자와 그 가족이검은 돈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게 되면 지방정치는 자연히 맑아질 것이다.결과적으로 부패한 지방자치와 부정선거 간의연결고리가 약화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공명선거와 무공해지방자치를 향한 새 지평은 강력한 개혁조치에 의해서만 열린다는 케플란 교수의 권고를 되새겨 본다. △김인철 한국외대 교수. ■지방 불법선거운동 사례. 제법 크게 자영업을 하던 사람 얘기다.4년 전 지방선거에서 아끼던 점포까지 처분해 가며 당선됐다.빈털터리 지방의원이 됐다며 쓴 웃음을 짓던 그를 최근 우연히 만났다. 그동안 일이 잘돼 이번 지방선거에 돈 걱정은 별로 없단다.운전기사까지 끼워서 타고 다니라며누가 주었다는 최고급 승용차를 자랑하기도 했다.많은 돈을 뿌려 당선되면 공직을 이용해 돈을 모으고 그것을 다시 선거에 뿌려서 표를 얻는 악순환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어느 유명 인사의 아들 얘기도 해보고 싶다.90년대 초부터 이 선거 저 선거에 후보로 나서면서 부친이 물려준 재산을 대부분 날려버렸다.급기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지만 얼마 전 사면복권돼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단체장 후보로 나간단다.의식과 자질 면에서 동시에 미달인 그를 다시 정치권으로 밀어 넣은 것은 다름 아닌 특별사면복권이었다. 사법적 온정주의는 선거부패를 극복하는 데 큰 걸림돌이돼 왔다.98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926건중 선거무효나 당선무효 판결이 난 것은 고작 9건에 불과했다.검찰이 기소를 주저하기도 하지만 기소되는 경우에도 판사가낮은 형량을 부과해 제재 의미를 약화시키곤 한다.준엄한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사면복권을 통해 형이 면제되고 참정권이 회복되는 일이 빈발한다.이런 상황에서누가 사법조치를 두려워하고 선거법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금과옥조로 여기겠는가. 신종 관권선거가 판을 치는 것도 큰 문제다.지난해 12월14일까지 적지 않은 단체장들이 몰아치기로 관내 주민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 바빴다.선거전 180일이 되는 12월15일부터 기부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군의 예산지원이 나간 민간단체 행사를 서두른 것이다.그 뒤로도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단체장이 고유 행정활동의 이름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휘하 공무원은 좋든싫든 재선을 노리는 단체장의 선거운동원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왜 이와 같은 양상들이 되풀이되는가.출마자들이 선거부정에 사용된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재임기간에 충분히 돌려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말하자면 ‘선거과정에서의 부정’과 선거 이후의 ‘지방정치 부패’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결돼 움직이는 하나의 현상이다.소위‘3각 협력사슬 모형’(그림 참조)이 구축되는 것이다.삼각협력의 축은 사업주(이해 당사자),지방정치인,공무원이다.사업주 등 이해 당사자는 각종 조건과 구실을 붙여 선거자금을 지방정치인에게 건네고 이 선거비용을 사용해 당선된 지방정치인은 자금을 건넨 사업주에게 특혜가 갈 수있도록 관계 공무원에게 지시한다.특혜를 얻어낸 사업주는 다시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돈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통계자료가 이를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9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비용 관련 위반행위로 고발조치된 770건은 전체 고발건수의 82.3%에 이른다.향응제공,비방,흑색선전,불법선전물 부착 등의 혐의는 모두 합쳐봐야 고작 18%에 불과했다. 선거비용이 불법선거의 주범인 셈이다.왜 법을 어기며 선거비를 쓰는가.다시 지방 공직자의 기소사유를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그 이유가 쉽게 드러난다. 뇌물수수,알선·횡령 등 금품거래와 관련된 사건이 전체기소대상의 절반에 이른다.기소된 단체장 57명중 47.4%인27명이,지방의원 기소자 189명중 55%인 104명이 금품 관련 피의자 꼬리를 달았던 것이다.공직을 이용해 선거에 뿌린 비용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야기된 부작용인 셈이다.
  • [신경영 트렌드] (14)푸르덴셜의 성공 비결

    최근 1∼2년동안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대표상품은 종신보험이다.2001 회계연도에 종신보험은 전년도와 비교해 1000%(수입보험료 기준)의 고성장을 이뤘다.더불어 종신보험을파는 ‘남성 전문설계사’들이 ‘아줌마 부대’로 불리는현행 보험설계사 조직을 빠르게 대체해가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1%에 불과한 푸르덴셜생명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삼성·교보·대한 등 ‘빅3’ 보험사들이 최근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고전하는동안 푸르덴셜은 연간 60%가 넘는 고속성장을 했다.비결이 뭘까. [남성 보험설계사 사관학교] 업계에서 푸르덴셜은 이른바‘남성 보험설계사 사관학교’로 통한다.종신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라면 국내·외국계 할 것없이 모두 푸르덴셜 출신을 데려갔다.96년부터 시작된 스카우트 경쟁으로,현재 241명에 이르는 이곳 출신 남성설계사들이 14개 보험사에서 상무 지점장 등 요직에서 활약하고 있다.최근 한 외국계 생보사의 집요한 ‘설계사 빼내기’도 어찌보면 푸르덴셜 영업조직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다.신규 영업사원의 채용기준을 푸르덴셜에서 벤치마킹하는 일도 업계에 보편화된 지 오래다. ‘30대 중후반으로 보험업 경험이 전혀 없고 사회경력 2년차 이상인 남성.’ 이 기준은 91년 영업을 시작한 푸르덴셜이 국내 보험업계의 관행이던 연고판매와 리베이트 제공,저축성 상품 판매 등에서 벗어나 미국식 영업방식을 정착시키려는 뜻에서 만든 것이었다.증권사 애널리스트,목사,대기업전문연구인력, 중견기업 부장 등으로 구성된 1200명에 이르는 탄탄한 영업조직은 바로 이 기준과 방침에 따라 탄생했다. [고객만족도 4년째 1위] 푸르덴셜의 보험설계사 1인당 종신보험 계약 건수는 매월 평균 12건.업계 평균(삼성생명 2.5건,외국계 5건)보다 월등하다.덕분에 푸르덴셜은 99년에 80%(전년대비),2000년에 74%,2001년에는 65%에 이르는 고속성장을 거듭했다.보유계약수(2001년말 현재)는 34만 4900건,보유계약액은 24조 8923억원으로 업계 10권이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단연 업계 최고다.2위와 큰 차이가 날만큼 월등하다.푸르덴셜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13개월째에도 보험료를 낼 확률(계약유지율)은 91.3%다.국내 대형사 및 업계 평균은 76.9%에 불과하다.낮은 계약유지율이보험사에겐 이득이고,고객한테는 손해라는 점을 생각하면푸르덴셜의 이같은 실적은 고객과 보험사의 ‘윈-윈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99년 이후 4년연속 생명보험업종 고객만족도 1위를 고수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종신보험 상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을 뿐 아니라,보험시장의 질적 성장을 주도했다는 자부심이 그래서 대단하다. 문소영기자 symun@ ■생명보험은 기적파는 일. ‘용장 밑에 약졸없다.’는 말은 푸르덴셜에 아주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한국푸르덴셜 최석진(崔石振·제임스 최 스팩만 ·62)회장은 “생명보험은 가족에게 보장이라는사랑을 남겨주기 때문에 기적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신념으로 93년 한국푸르덴셜을 맡아 ‘큰 바위(Big Rock·푸르덴셜의 애칭)’로 키워냈다.지난 2월엔 푸르덴셜국제보험그룹의 최고책임자(CEO)까지 올라 한국 푸르덴셜이 이룬 탁월한 성과를 미 본사로부터인정받았다. 전쟁고아로 인간적인 노력이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경북 경주출신인 그는 6·25전쟁때 부모를 잃고 부산에 임시로 있던 미국대사관에서 하우스보이로 일한 것이 미국 진출의 계기가 됐다.1955년(15세) 미군 스팩만 상사에 입양돼하버드대와 콜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한 뒤 체이스맨해튼 서울지점장,마린 미들은행 서울지점장,홍콩은행 한국본부장등을 지냈다. ■푸르덴셜 3총사의 자랑. “보험설계사가 되면서 가족사랑과 미래의 꿈을 되찾았습니다.” 푸르덴셜의 대표주자 김종민(金鍾旻) 김민식(金敏植) 유용선(劉容先)씨.이들은 보험수수료 수입이 연간 5600만원 이상돼야 가입자격이 주어지는 ‘100만달러원탁회의’(MDRT)에 이미 3∼4차례씩 참석한 베테랑이다.오는 6월 미국 내시빌에서 열리는 MDRT에도 푸르덴셜의 국내 동료 설계사 660명과 함께 참석한다. 이들이 설계사로 나선 것은 푸르덴셜의 조직문화가 마음에쏙 들었기 때문. ‘가족과 가정에 대한 사랑’ ‘고객에게약속을 지키는 회사’ ‘클린 컴퍼니’…. 회사는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킨다.김민식씨는 “우리회사는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익이된다는 점을 125년의 영업경험에서 깨닫고 있다.”고 설명한다.한 고객이 교통사고로 4급 장해를 받았지만,회사는 설계사에게 3급으로 올려 보험금을 지급하게 한 적도 있다. 대신 푸르덴셜에서는 첫해 보험료를 깎아준다든지,보험가입 대가로 경품을 제공하는 일은 없다.유용선씨는 “회사의방침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라고 말한다.내부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컴퓨터에 깔린 불법 프로그램을 적발하고,보험판매를 위해 쓰는 각종 자료가 적법한 지도 확인한다. 고객을 현혹시키는 자료를 보냈는 지도 꼭 살펴본다. 본사에서 설계사에게 접대비(팥빙수값 1만 5000원)의 증빙을 요구했던 일화도 있다. 보험사끼리 종신보험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카우트붐이 일자 직원들이 “우리도 남들처럼 쓸만한 사람 데려오면 안되겠냐.”고 건의한 적도 있다.최석진(崔石振) 회장은그러나 “상품을 베끼고 설계사를 빼갈 수는 있지만, 우리의 문화를 옮겨가긴 어려울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시간이 흐르면서 정도(正道)경영만이 이기는 길이라는 걸 그들은 배웠다.물론 열심히 일한 만큼 따르는 경제적 보상도 큰힘이 된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 조선 女성리학자 ‘강정일당’ 유고집 국역

    ‘방금 들으니,당신이 남을 책망하실 때는 노여움이 지나치시다 하니,이것은 중도가 아닙니다.이렇게 하여서 비록남을 바로잡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먼저 바르지 않으니,옳은 일이겠습니까?깊이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조선시대 몇 안되는 여성 성리학자중 하나인 ‘강정일당’(姜靜一堂)의 유고문집엔 이처럼 평소 남편이 경계해야할 점을 지적한 글이 많다.정일당은 또 남편에게 끊임없이 학문을 통해 덕을 쌓을 것을 권유했으며,탁월한 식견으로 남편은 물론 그의 스승 및 학우들과 더불어 학문을 논했다. 이영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관이 지은 ‘강정일당-한 조선 여성 지식인의 삶과 학문’(가람기획 펴냄)은 ‘靜一堂遺稿’를 국역한 책이다.이 유고집은 오로지 집안 살림과남편 내조만을 아내의 유일한 덕목으로 여겼던 조선조의전통적 여성상을 뛰어넘는 한 차원 높은 여성상을 담고 있다.극한상황 속에서도 의연히 자아실현의 길을 걸어갔던한 여성의 치열한 삶과 학문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강정일당(1772∼1832)은 조선 후기인 정조∼순조대를 살았던여성 성리학자이자 문인이었다.20세에 몰락한 선비윤광연(尹光演)과 결혼,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의 빈한함과 잇따른 우환 등 극도로 불행한 생애를 학문의 힘으로극복해 안심입명(安心立命)의 경지에 들었던,어떤 측면에선 실존주의 철학자와도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녀는 시·서·화에 능했던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의 예술적 재능과 조선조 대표적 여성 성리학자였던임윤지당(任允摯堂·1721∼1793)의 학문적 재능을 겸비했다는 말을 당시 주변으로부터 들었다. 정일당은 시집와서 남편의 학문을 독려하며 늦은 나이에자신도 공부를 시작,사서 등 13경을 두루 읽고 연구하고암송하였다.탁월한 바느질 솜씨로 생계를 이어가며 학문에 매진했다. 그녀의 수행경지는 임종 직전에 지은 ‘평생 성현이 되고자 수양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죽으니 부끄럽지만,평소에 존경하는 증자(曾子)와 같이 바른 자세로죽음을 맞고자 한다.’는 내용의 시 한편에서 잘 볼 수 있다. 정일당은 30여권에 이르는 책을 저술했으나,대부분 그녀생전에 유실되었다.오직 전하는 것은 그녀의 사후 남편 윤광연이 아내의 글을 수습하여 남긴 유고문집 뿐이다.남편이 거의 전재산을 쏟아부어 유고집을 펴냈다고 하니 아내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윤광연은 아내 사별후 제문(祭文)에서 ‘…바른 말과 지당한 논리에 종신토록 승복하였다.매번 그대와 마주할 때는 신명을 대하는 것 같았고,그대와 이야기할 때는 눈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애통해 했다. 유고집은 38편의 시를 비롯하여 편지,일기,행장(行狀),묘지문 등을 담고 있다.그녀의 학문은 최근에야 주목받게 되어,주로 문학적 방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진면목은 평생을 통해 추구했던 성리학과심성수련을 통한 자아실현에 있었다.또한 ‘남녀의 품성은 차이가 없고,여성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윤지당의 문장을 평생 신념으로 삼았다고 하니,이미 두 세기 전 남녀평등의 삶을 이룬 여성 철학자였던 셈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사이버시대의 혁명가 어록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마르코스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검은색 스키마스크를 쓰고 멕시코 사파티스타 반란군을 지휘하는 전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인터넷 시대,정의의 언어로사이버 공간을 파고들어 전 세계의 행동적 진보 진영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는 살아있는 혁명가. 2001년 3월11일,전세계의 주목 속에 벌어진 사파티스타 반란군의 멕시코시티 평화행진은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40대·본명 라파엘 세바스티안 기옌 비센테)를 신비의 인물로 또한번 부각시켰다.20만 군중의 지지를 받으며 멕시코시티에들어선 그의 곁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영화감독 올리버 스톤,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 등 유명인사들이 함께해 세계적인 연대를 과시했다. 무엇이 마르코스를 이 시대의 혁명전사로 만들었으며 그에게서 용기와 인간 존엄의 희망을 얻게 하는가.마르코스 선집‘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윤길순 옮김)는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유학한 부유한백인 인텔리 출신인 그가 마야족의 후예인 치아파스 원주민촌에 들어가 총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 등 정치적 신념과 문학적 소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엮은이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치아파스타 정글을 두 차례 방문,그의 허락을 받고 인터넷 등에 산재된 그의 성명서와 편지,문학적인 글들을 모아 이 책을 냈다(2001년).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이뤄진다.1부에는 멕시코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관한 논평 등 정치적인 글,2부에는 마르코스의 경험담과 편지 등 철학적인 글들이 실려 있으며 3부에는 멕시코 원주민의 정체성을담은 동화를 통해 마르코스의 순수한 영혼을 보여 준다. 글을 통해 마르코스는 “우리는 권력을 잡으려고 무기를 든것이 아니라 말을 하기 위해 나섰다.”며 정치적 견해가 해소되는 민주적 공간 창출이 행동의 이유임을 천명한다.마르코스는 “말로써 침묵을 죽이고,빛을 찾아 역사에 틈새를 내자.”며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들을 유포하며 세계의 지지를끌어들인다. 마르코스는 또한 “남과 다른 타자(他者)로 남기 위해 싸운다.”고 저항의 이유를 설명한다.그는 “우리 주위 저항의투사 가운데는 이웃도 있고 노동자도 있고 여성,동성애자,학생,젊은이들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르다’는것”이라면서 자신의 요구는 치아파스타 원주민들이 신자유주의의 폭압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을 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 것뿐이라고 말한다.미국의 언론인 애너 캐리건은이같은 마르코스의 혁명관을 두고 과거 라틴 게릴라들과의단절을 보여주는,최초의 포스트 모던 혁명이라고 규정한 바있다. 그러나 그의 글들 중에서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은3부이다.1장 ‘잠못 이루는 고독을 달래 주는 이야기’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욕망과 불안,외로움 등 세속적인 단면들을 볼 수 있으며 2장 ‘많은 타자들의 이야기’에는 유머와 익살 속에 원주민 공동체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1만 8000원. 신연숙기자yshin@
  • [CLEAN 3D] 현대산업개발 ‘3無운동’ 선언

    현대산업개발이 ‘3무(無)운동’을 선언했다.즉 전국 100여개 건설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무,환경사고 무,안전불감증 무를 달성하자는 취지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일 경기도 분당 판테온리젠시 공사 현장에서 클린 3D사업의 일환으로 모기업은 물론 900여개 협력업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2002년도 무재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2001년부터 3무운동을 전개한 이방주 사장은 전사적인 ‘3차연도 3무운동’ 전개를 선포하고 “2002년을 ‘사망사고가 없는 해’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당사 전현장에서 건설재해가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 운동을 전개하겠으며,인명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여 인간중시 경영을 실천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3무운동이란 ▲사망사고를 근절하여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고,▲환경사고를 방지하여 자연과 하나되는 현장으로운영하며,▲안전불감증을 퇴치하고 안전에 대해 철저한 관심을 갖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중인 전국의 모든 건설현장에서 동시에 개최됐으며,선포식 이후 지역별 특별안전 캠페인을 전개했다. 현장별 진행상황 상시 점검,협력업체 대표자로 구성된 재해예방위원회와 합동점검 실시,실험실습 위주의 안전교육실시 등 구체적 추진전략을 시행하여 우수현장에 대해 포상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까지도 IMF 한파를 맞아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산업안전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한다.”는 신념으로 무재해 운동을 계속해 왔다. 올 안전분야 3대 추진과제로 관리·기술·교육적 추진전략을 정했다.특히 TBM(Tool Box Meeting) 실시 생활화가관심을 끈다.이종택 안전환경관리팀장은 “TBM은 작업에들어가기 앞서 현장의 모든 직원들이 간단한 모임을 통해작업도구는 물론 자신들의 건강·몸상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해 사전에 재해를 막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또 각종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예방 노력에 의해 2차연도 3무운동 실시 결과 재해율은 목표치인 0.31(100명 당 재해)을 초과 달성한 0.28을 기록했다.지난 93년 재해율 1.53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목표는 ‘근로자가 피부로 느끼는 안전사업장’으로정했다.2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전 현장에서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컬러 카드’제를 정착,현장별로 차별화된 관리를 실시함은 물론 우수현장에 인센티브제를 부여,엄격한 상벌 제도도 실시할 계획이다. 분당 오일만기자 oilman@ ■이방주 사장. 현대산업개발 이방주(李邦柱·59)사장의 경영모토는 ‘인간경영’이다. 이 사장은 “인명 손실을 바탕으로 한 기업발전은 무의미하다.”는 평소 신념을 토대로 지난 2001년부터 3무(無)운동을 펼치고 있다.“직원들의 인간다운 생활도 산업재해로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건강한 일터조성을 강조한다. 이 사장이 현대산업개발을 맡은 것은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99년이다.그동안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풍전등화’의위기까지갔다.증권가에선 ‘부도설’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7000억원에 달하는 아이타워 빌딩 매각과 현대석유화학 감자 등으로 모든 부실을 정리,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평이다.뼈 아픈 구조조정 이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매출 목표는 2조 6126억원이며 차입금 감소로 인한 대규모 이자비용 절감과 원가율 개선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30년 가까이 ‘자동차 인생’을 살았다.98년엔 총괄 사장에 올라 ‘현대차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기도 했다. 현대그룹 분할과 더불어 생소한 건설분야로 자리를 옮겼지만 “경영의 원리는 같다.”고 잘라 말한다.그는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들에게최적의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영자의 임무”라고 설명했다.그는 “앞으로 모기업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일만기자
  • “건강 악화 교황 은퇴 의사 없다”

    [바티칸 AFP 연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1)는 무릎 관절통 등의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은퇴할 의사를 갖고 있지않다고 교황청의 로베르토 투치 추기경이 7일 밝혔다. 투치 추기경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바티칸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교황 바오로 2세가 자신의 사목직에 대한 신념을 유지하는 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년간 교황의 여행을 보좌해온 자신으로서는 “이것이 가장 확실한 것”임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 철강관세 세계분노 확산 “”자유무역 말뿐 부시는 위선자””

    “세계 철강업계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무법이 판치던 과거 미국의 서부시대가 아니다.상호주의에 따라나름대로 지켜야 할 규칙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장은 6일(브뤼셀현지시간) 수입철강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라미 위원장의 말은 취임 1년간 힘을 앞세워 상대방의 입장을 깔아뭉개는 미국의 좌충우돌식 밀어붙이기에대한 유럽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이같은 불만은 유럽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에서도 마찬가지다.이번 수입관세 부과로 피해를 볼 한국,일본,중국,러시아,브라질 등이 모두 미국의 일방주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 많은 분야에서 자국만의 입장을 고수,충돌을 빚어왔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교토기후협약에 대한 비준 거부에서부터 시작된 미국의 독선은 미사일 방어(MD)체제 고수,지난 1월 ‘악의 축’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세계를 불편하게 했다.여기에 미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관세 부과까지 겹치자 미국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프랑스의 르몽드는 6일 사설을 통해 “부시 미 대통령이평소 자유무역에 대한 원칙과 신념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해온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수입관세는 더욱 위선적일 수밖에 없다.(유일 강대국으로서)처벌받을 것이란 두려움 없이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멋대로 선과 악을 규정함으로써 미국의 일방주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르몽드뿐만 아니다.“세계 시장의 자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절대 수락할 수 없다.”(게르하르트 슈뢰더독일 총리),“미국의 위선적 태도는 EU와 미국간 관계를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레프 파그로트스키 스웨덴 통상장관),“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심각한 조치로 유럽은일치단결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의 발언이 모두 미국의 일방주의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분노는 지금 미국의 잘못을 응징하지못하면 미국의 독선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다.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에 맞설 뚜렷한 수단은 당장 찾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이익만을 앞세운 독불장군식 행태를 언제까지나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정치적 기회주의가 원칙을 누르고 승리한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보수적인 헤리티지재단조차 “정치적 이유로 최선의 경제적 의사결정이 무시된 이번 결정은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美언론 철강관세 우려 “”기회주의 정치가 경제 망칠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철강 생산국들에 대해 향후 3년간 최고 30%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5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발표가뜨거운 찬반 논란을 빚으면서 미국 내 새로운 경제쟁점으로 떠올랐다. 워싱턴 포스트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뉴욕 타임스,USA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6일일제히 부시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을 주요기사로 다루면서 이같은 방침은자유무역과 관련,큰 반발과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은 11월 중간선거와 2004년 대선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제철업계의 요구를 무시하면 재선 가도에중요한 몇몇 주들에서 정치적 손해를 입을 수 있다.실제로 철강산업 연합세력들은 관세부과 방침에 환영을 표했으며, 공화당은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격전 주’에서 호의적 반응을 얻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국내 철강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은 그가 일관되게 유지해온 자유무역 기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테러와의 전쟁으로 어느 때보다도 동맹국들과의 단결이 중요한 때에 그 동맹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은 미국에 철강산업 보호로 얻을수 있는 이득보다 훨씬 광범위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USA 투데이=미 철강노조는 미국 철강산업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을 가져온 승리라고 자찬한다.그러나 ▲비싼 철강제품 구매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며 ▲주요 철강 수출국들의 반발로 미국이 새로운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mip@
  • 포커스 이사람/ 한국기술교육대 문형남 신임총장

    문형남(文亨男·55)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28일 이임식을 갖고 노동행정가로서의 27년을 마감하고 기술 교육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내달 초 학교법인 한국기술교육대학 신임총장으로 취임,한국의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첫 발을 디딘다. 문 이사장은 행시 15회 출신으로 지난 75년 행정사무관으로 출발,노동부 노정국장,산업안전국장,기획관리실장 등요직을 거치며 노동부내 대표적 ‘마당발’로 통했다.후배들로부터 선 굵은 보스기질과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으며노동조합·노동쟁의,노동법 통람 등 다수의 저서를 내놓은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갖췄다는 평이다. ◆30년 가까운 노동 관료 생활을 마치는 소감은. 청운의뜻을 품은 청년시절부터 반백이 될 때까지 신명을 바쳐온노동행정이었다.온갖 감회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동안 현장에서 느낀 노동행정의 어려움은. 노동행정은 양면적 요인이 항상 작용한다.경제적 원리에 집착하는 경제단체와 경제부처의 목소리가 있고 사회적 원리를 주장하는 노동조합 등 각종 사회단체 사이에서 조화를 유지하는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다. ◆대학총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 내 성이 문(文)이므로 독서를 일상화하고 있으며 여러 권의 책도 썼듯이 글쓰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대학총장 취임을 정말기쁘게 생각한다.특히 우리 국가발전의 유일한 자원인 인재양성에 직접 뛰어들게 돼 뿌듯한 소명감과 함께 큰 보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심오한 이론적·학문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지식이 중시되고 있다.특히 교육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대학을 나와도 산업현장에서 바로활용할 수 없는 인재가 많다는 현실을 우리 대학교가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평소 대학교육에 대한 생각은. 대학은 어떤 분야의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그 분야의 발전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도록 학생을 교육시켜야 한다.그러한 대학의 교육시설과 체제가 사회의 발전 센터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안전공단이사장 재임 동안 가장 자랑스런운 점은. 10개월의 짧은기간이지만 우선 근거리 안전 서비스 제공이란취지에서 공단의 인력과 기구를 확장시킨 점을 꼽고 싶다. “산업안전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정부부처의 반대를 설득,근거리 서비스의 초석을 닦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행정효율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기법(CRM)을 도입한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생활철학은. 잦은 보직이동에도 늘 내 사무실에 걸어놓는 액자가 있다.‘관불용침(官不容針) 사통차마(私通車馬)’인데 공적인 일에는 바늘 끝만큼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고 사적인 관계는 수레가 다닐 정도로 널리 마음을써야 한다는 의미다.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시 이 경구를 잊은 적이 없다. 오일만기자 oilman@
  • [김삼웅 칼럼] 감투와 완장 노리는 지식인군상

    한 도인이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치르려 하자 주인이 한사코 받지 않았다.도를 닦는 분이 돈이 있겠느냐는 갸륵한 마음이었다.도인은 고마움에 보답하는 뜻에서 비약 두알을 꺼내 샘물에 던져넣고 떠났다. 다음날 샘물이 들끓어이상히 여긴 주막 주인이 떠 마시니 달콤하고 향기로운 술이었다. 사람들은 그 샘물을 신선주라 불렀고 주막 주인은 큰 부자가 되었다.몇 해 후 도인이 다시 그 주막에 들렀다.술맛이어떻느냐고 묻는 도인에게 “술은 맛이 있는데 술지게미가없어서 돼지를 먹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란 하소연이었다.이 말을 들은 도인은 탄식하며 손으로 샘물속을 더듬어 알약을 거두어 가버렸다.샘물은 예전처럼 맹물이 되었다.명나라 문인 풍몽룡이 편찬한 ‘고금담개(古今譚槪)’에 나오는소화 한토막이다. 가난에 쩔쩔매지 않고 부귀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옛 우리조상들의 생활자세였다. 탐욕을 부리다가 무너지는 사람이많다.올곧게 살다 망가지는 사람들을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오뉴월 썩은 고깃덩이에 쇠파리 끓듯이 힘 있는 곳에는감투나 이권에 눈이 먼 모리배가 몰려들기 마련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정도나 제도보다 힘과 변칙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모리배들이 판친다. 닭벼슬 같은 감투를 얻어쓰게 되면 호가호위를 일삼고 하찮은 완장이라도 두르면 표정이 달라진다.당연히 ‘낙지족’과 ‘무지문족(無指紋族)’이 몰려든다.낙지처럼 이익을위해 칭칭 감기고 파리처럼 두 손을 싹싹 비비다가 지문이없어져 버리는 족속들 말이다. 우리는 훌륭한 선비정신을 이어 왔다.영국의 신사도나 미국의 청교도사상에 못지않은 전통이다.얼어죽어도 곁불은쬐지 않고 굶어죽어도 빌어먹지 않는다는,그러면서 신념과절도를 지키는 것이 선비정신의 근간이다. 흔히 요즘 우리 사회를 지식인은 많아도 지성인은 없다고한다.지식인들이 정사(正邪)와 시비곡직을 가리고 사회정의를 바로세워야 하는데 오히려 시류에 영합하거나 곡학아세를 일삼는다.정치인이야 속성상 정상(政商)이 가깝고 자칫‘정상배’로 전락하기 쉽지만 지식인은 끝까지 달라야 한다.‘지식 보따리상’은 이미 지식인일 수 없다.당나라 유지기(劉知幾)는 사간(史諫)의 조건으로 재(才)·학(學)·식(識)의 삼장(三長)을 꼽았다.이에 청나라 말기양계초는 덕(德)을 추가하고 순서도 덕·학·식·재의 순으로 바꾸었다.그리고 사가가 경계해야 할 3가지 조건으로 과대(誇大)·부회(附會:견강부회)·무단(武斷:주관적으로 추측하고 단정하는 일)을 들었다.어찌 사간이나 역사가 뿐일까.모든 지식인·언론인이 새겨들어야 할 조건이다.덕성과학식과 식견과 재능을 갖춘 지식인의 시대정신과 시대적 사명이 요구된다. 요즘 지식인들이 여의도로 몰려든다고 한다.대선을 앞두고감투와 완장을 얻고자 함이다. 냉전논리나 지역주의,색깔론의 도배장이가 된 식자들이다.독재시대에 안보논리를 내세워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이들의 ‘학맥’이라니 우려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치권 주변에 미국의 대북강경론을 부추기는 지식인이 예상외로 많다는 사실이다.이들은 일본의재무장은 침묵하면서 북한의 무장해제를 주장한다.비판해야할 때는 침묵하고 침묵해도 될 때는 떠드는 ‘청개구리 언론’처럼 지식인들도 그러하다. 역사의 시계추를 5공시대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도처에서감지된다. 지식인·언론인 사회가 특히 심하다.정부의 미진한 개혁과 권력 주변에서 터져나온 부패가 이들에게 명분과기회를 준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9년 동안 지성계가한 단계도 전진하지 못하고 수구지식인에 이끌린다면 국가적 불행이다.정치나 공직사회가 부패무능해도 지식인 집단만 깨어 있고 도덕적이라면 희망은 남는다.깨어있는 지식인들이 열린 시민사회의 공간에서 참 지성을 복원해야 한다. 각계 지성의 바른소리,바른 행동이 절실한 계절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부시, 中에 종교자유 촉구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미국은 “희망과 기회의 등대”라고 말하고,중국이 두려움을 갖지 말고 자유와 민주와 종교자유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이날 베이징의칭화대(淸華大)에서 약 400명의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다양성은 혼란이 아니며,토론이 투쟁은 아니고,반대 역시 혁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TV로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또 중국이 민주화되고 민주 선거가 지방에서 중앙으로까지 확대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은 강력하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중국의 등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부시 대통령이 20분간 ‘미국적 가치’를 강연한 뒤 40분동안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됐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예상대로 중국의 민주화에 초점을맞췄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종교의 신념은 환영받아야지 결코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등 미국적 가치를 강조하는데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그는 특히 “세계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미국에 정착하기를 꿈꾸는 데는 이유가 있다. ”며 이는 미국인들이 자유를 즐기고 법을 준수하며,지도자의 권력을 제한하고,다른 사람의 종교를 가질 권리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의 질문 수준은 최고의 명문이라는칭화대의 명성에 걸맞지 않아 실망시켰다.학생들은 부시대통령이 ‘하나의 중국’정책을 견지할 것이라고 한 답변에는 열렬한 박수를 보낸 반면, 인권·종교 등의 내용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조찬을 함께했다. 오후에 만리장성을 둘러본 다음 17일 시작된 한중일 3개국 순방일정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 정상회담 이모저모/ 中·美정상 “현안 견해차 극복 가능”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 (江澤民) 중국 주석은 21일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내내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대 테러전과 경제협력 등에서 상당한 의견일치를 보여 9·11테러 이후 호전되고 있는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는 양국 정상들의 의도가 엿보였다. ■부시는 중국의 무기수출, 인권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되도록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모든 국민들이 자유롭게 사는 방식과 종교,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드러운 일침을 가하는 여유를 보였다. ■장 주석은 공동기자회견 도중 가톨릭 주교들의 구금 등 종교의 자유와 이라크에 대한 견해를 묻는 미국 기자들 질문에 즉답을 피해 침묵이 흐르기도 했다. 장 주석은 나중에 “”중국에는 카톨릭 기독교 회교 도교 등 많은 종교가 있으며 구속된 사람들은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중국이 강대국이 되더라도 다른 나라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을 은근히 꼬집었다. 뒤늦은 답변에 앞서 장 주석은 “기자회견에 있어서는 부시 대통령이 한수 위”라고 농담을 던지는 등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에 도착,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런민다후이당에서 장 주석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 뒤 미국계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22일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조찬을 한 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 안내로 주 총리의 모교인 칭화대(淸華大)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설한다. 이어 장 주석 부부와 오찬을 한 뒤 만리장성을 둘러보고 30시간 만에 중국을 떠난다. ■중국 정부는 21일 부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봉쇄하는 등 철통경계에 돌입했다. 부시의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 주변에는 수백명의 경찰과 군인들이 ‘인(人)의 장막’을 치는 등 물샐틈없는 경계를 펼쳤다. 호텔측은 수일 전부터 양해를 얻어 투숙객들을 다른 호텔로 이동시켰고,레스토랑·연회장 등의 약속들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부시 대통령 방문 후 ‘호의적 제스처’로 정치범들을 석방할 수 있다고 존 캄 변호사가 밝혔다. 캄 변호사는 “부시 대통령 방중 이후 4∼6주 안에 주요 정치범들이 석방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들과 12∼24건의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신문들과 TV들 및 인터넷뉴스 사이트들은 21일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 사실 자체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타이완과 인권·종교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할 부시의 기자회견이 미칠 여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khkim@
  • DJ·부시 도라산역 연설요약

    ●김 대통령 연설=우리가 서있는 이곳은 분명히 기차역입니다.그러나 이름만 기차역일 뿐 북적대야할 인파도 화물도 없습니다.잠자고 있는 역입니다.휴전선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곳 도라산역은 희망의 현장이기도합니다.여기서 북쪽으로 14㎞의 철도만 더 이으면 남북한이 육로로 연결됩니다.그렇게 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기차가 평양을 거쳐 압록강까지 달려갈 수 있습니다.남북간의긴장이 완화되고 인적·물적 교류가 획기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나는 이러한 길이 하루속히 열려 남북의 1천만 이산가족이 열차를 타고 왕래하며 고향과 혈육을 찾게 되길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시 대통령 각하의 깊은 관심과 협력에 힘입어 민족의희망의 길이 열리길 바라마지 않습니다.나는 북한의 정권이 우리의 진지한 대화제의에 하속히 호응해 올 것을 충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부시 연설=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 헌신과 용기는 한국을 변화시켰고 아시아에 도전을 안겨 주었으며 미국과미국정부의 존경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제가 지니고 있는 비전은분명합니다.한반도는 언젠가는철책선과 공포로 분단되어 있지 않고 하나로 통일된 한반도입니다.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노년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그리고 군대에는 식량이공급되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굶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어떤 국가도 주민들에게 감옥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또한 어느 누구도 정권의 기계적인 부속품 취급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수 없습니다.본인은 북한과 대화를 하길 희망하고 있고지금도 이같은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괴짜인생 별난세상] ‘황칠박사’ 정순태씨

    산을 유달리 좋아했던 한 사람의 집념이 200년동안 야산에묻혔던 보물 황칠(黃漆)나무를 되살렸다. ‘황칠 박사’로 통하는 정순태(54·전남 해남군 마산면 상등리)씨.산속 생활 10여 년,밤잠 설쳐가며 기록을 뒤지고 부르터진 손끝 아물날 없이 황칠나무에 매달려온 산(山) 사람이다. 지난 90년까지 정씨의 일터는 서울 경동시장이었다.타고난눈썰미와 손재주를 밑천으로 뛰어든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렸다.결혼식 폐백 닭이 그의 주특기 품목.무섭게 입소문을 타며 가게도 2개로 늘었다.폭주하는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할정도였고 푹 자보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다. “그렇지만 항상 산생활을 꿈꾸며 살아왔어요.오래전에 작고하신 부친도 ‘너는 평생 산에서나 살아라’라고 말할 정도로 산을 좋아했으니까요.” 그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잘 나가던 사업을 정리하고 준비해온 밑그림을 실천에 옮겼다.‘난대림(暖帶林)의 보고’인 한반도 남쪽 땅끝으로 가기로 결심했다.친구를 통해 눈여겨 봐둔 산속 야산 2만여평이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가족들을 설득하는데애를 먹었고 아내보다는 학교 다니는 두 아이에게 더욱 미안했다.정씨는 이렇게 자청해서 고생길로 들어섰다. 산막을 지어 ‘아침재’라는 문패를 달았다.황칠 묘목 생산에서 보급,수액의 쓰임새와 제품화·부가가치 등을 직접 연구해온 곳이다. 그는 새벽부터 발품을 팔아 서·남해안 일대를 샅샅이 훑었다.완도 보길도,진도 첨찰산,해남 두륜산 등 바닷가 일대 19곳에서 황칠나무 자생지를 확인했다.동·서양을 넘나드는 해박한 논리도 타고난 부지런함에서 비롯됐다.실패를 거듭한끝에 씨앗으로 어린 묘목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정씨가 황칠을 접하게 된 것은 한학자인 부친의 유고(遺稿)를 정리하면서다.다산 정약용 선생의 ‘황칠’이란 시를 읽고 무릎을 쳤다.천금목(千金木)이니,안식향(安息香)이니 하는 대목에 빠져 들었다. 황칠나무는 중국 진시황이 동방에서 구했다는 ‘불로초’라는 중국 문헌(영파사지)의 기록을 두 군데서 발견했다.또 통일신라 때 청해진(완도)을 근거지로 바다를 제패한 장보고의 최상 교역품도 황칠 수액이었다.정복자 칭기스칸의 황금투구와 이동막사인 오르도,중국 자금성 태화전의 옥좌와 좌대,벽면이 모두 조선의 황칠로 돼 있고 햇볕을 받으면 황금처럼 빛이 난다는 것 등. 이처럼 보물나무인 황칠나무는 우리민족에게는 악의 나무였다.칭기스칸(1160년)에 이어 자금성 완공(1400년)까지 300년 가까이 중국 황실에 대한 공납의 폐해가 극에 달해 극심한민폐를 끼쳤기 때문이다. 현재 황칠나무 쓰임새는 크게 다섯가지다.염료(물감),도료(니스),향료(음식에 맛을 더함),전자파 차단제,신약 등이다. 얼마전까지도 “행정기관이나 농민들은 당장 수익이 나지않는다는 이유로 황칠나무에 고개를 저었다.”고 말한다. 황칠은 중국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고 거대 중국뿐 아니라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과학적 분석이 잇따르면서 신문과 방송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제 황칠 수액의 약리성분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독불장군처럼 무모해 보이기만 하던 그의 신념과노력이 영글고 있다. 정씨는 “말레이시아 국민을 먹여 살린 나무가 고무나무다. 우리황칠나무는 고무나무보다 더 부가가치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061-535-1181)해남 남기창기자 kcnam@
  • 법원, 양심적 이유 병역거부 2차영장도 기각

    지난해 말 불교 신자로는 처음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오태양(吳太陽·27)씨에 대해 검찰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다시 기각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이성호(李聖昊)부장판사는 17일 “지난 8일 1차 기각 때와 다르게 판단할 만한 재청구 사정이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에 대한 위헌성 여부와는 별도로,오씨가 고의가 아닌 양심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회피한 만큼 불구속 수사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오씨는 입영예정일인 지난해 12월17일 종교적인 이유로입영을 거부한 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8일 동부지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신병처리 문제가우리 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
  • [씨줄날줄] IOC 위원 3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세계 최고의 명예직이다. 어느 나라든 비자없이 드나들 수 있고,국가원수를 면담할권한이 주어진다.어느 곳에서나 귀빈 대접을 받으며 IOC위원이 투숙한 호텔에는 위원의 출신국 국기가 게양된다. 그러나 이렇게 최고의 대접을 받는 IOC위원이지만 하고싶다고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국가의 위상과 개인의 역량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한국이 이제 IOC위원을 3명이나 보유하게 됐다.박용성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이 7일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위원으로 피선된 것이다.IOC의 199개 회원국중 위원을 배출한 나라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82개국에 불과하다.국가별 위원수에서도스위스,이탈리아가 5명,스페인,네덜란드,미국,캐나다,호주가 4명이며 독일,프랑스,러시아,멕시코가 3명으로 한국은스포츠외교 무대에서도 세계 12위권 안에 드는 상위권으로부상했다.중국과 일본은 위원이 2명이며 아시아국가에서3명의 위원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중공업 회장,국제유도연맹 회장등 굵직한직함만도 여럿인 박 회장이 이제 IOC위원 직함을 보태 ‘잘 나가는 인사’가 됐다.그러나 박 위원이 쉽게 이런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그는 지난 1981년 대한유도회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체육계에 애정을 쏟아왔고,1995년에는 국제유도계를 좌지우지하던 일본의 위세를 누르고 불가능할 것이라던 국제유도연맹회장에 당선돼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그가 저서에서밝힌 ‘꿈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이나,‘한말 한말 쌓아서 산을 만든다.’는 두산(斗山) 그룹의 정신이 그를 이 자리로 이끌었을 것이다. 욕심은 자꾸 부풀려지게 마련인가 보다.IOC위원 3명을 보유하게 된 한국이 IOC선수위원까지 보태 4명의 위원을 보유할 기대가 높아졌다.‘쇼트트랙의 여왕’ 전이경씨가 솔트레이트시티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기간에 선수단들이뽑는 IOC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냈다.4명의 선수위원을 뽑는투표에서 전이경씨는 12명의 후보 가운데 금메달 4개,동메달 1개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다.22일 발표될 선거결과가 기다려진다. [김경홍 논설위원h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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