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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등대] 박홍섭 마포구청장-사생취의(捨生取義)

    [내 인생의 등대] 박홍섭 마포구청장-사생취의(捨生取義)

    “중·고등학교 시절 한 분의 선생님이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면 너무 뻔한 스토리 아닌가요? 흔치 않은 이야기를 제공해야 하는데 어쩌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자락 마포구청에서 만난 박홍섭(63) 구청장은 자신의 이야기는 ‘기사거리’가 될게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6·25가 발발하던 해에 아버지를 여읜 박 구청장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아버지와도 같은 평생의 스승 고(故) 서기원(徐基元) 선생을 만났다. 서 교장은 숭문 중·고등학교의 기틀을 닦은 분으로 한국 사학교육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 “사부(師父)로 모셨어요. 내 평생의 지침이 돼 왔던 사생취의(捨生取義)란 말도 그 분으로부터 배웠고, 크고 작은 일에 대해 항상 명확하게 시비를 가려주셨던 현명한 분이셨죠.” ‘사생취의’란 의로움을 구하기 위해 목숨도 버린다는 뜻. 박 구청장은 서슬퍼렇던 시절 험난한 노동운동의 길을 걸었던 것도 모두 ‘사생취의’란 한 마디 때문이었다고 회고한다. “법대에 진학했지만 고시공부보다는 노동법 공부에만 열을 올렸어요. 사부의 말씀과 내 삶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의로움’이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당시에는 ‘노동’이란 말만 꺼내도 ‘빨갱이’ 취급받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단이 필요했죠.” 박 구청장은 ‘사생취의’를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목숨을 버리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그것보다 오히려 의로움이 무엇인지 아는 게 더 어렵죠. 이것이 독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진정한 정의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죠.” 박 구청장은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구청공무원의 승진에 ‘책읽기’를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적극적인 대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공무원들에게는 순간적인 판단력이 필요하고, 그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최인훈의 ‘광장’,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라이트 밀스의 ‘들어라 양키들아’ 등이 재밌게 읽었던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인식이 바탕이 돼야 현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제 신념이죠.”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7)

    儒林 220회의 題目(제목)에는 ‘良禽擇木(좋을 량/새 금/가릴 택/나무 목)’이라는 成語(성어)가 나온다. 현명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치듯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재능을 키워 줄 훌륭한 사람을 가려 섬긴다.’는 뜻이다. 良자의 用例(용례)로는 ‘良能(양능: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良心(양심: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등이 있다. 禽자는 字形(자형)으로 보아 본래 뜻이 ‘잡다’라는 動詞(동사)였음을 알 수 있다.用例에는 ‘禽困覆車(금곤복거:약자도 사경에 이르면 큰 힘을 낸다는 비유)’ ‘禽獸行(금수행:짐승과 같은 음탕한 행실)’ 등이 있다. 擇자는 의미요소인 ‘손 수(手)’와 발음요소인 ‘ (엿볼 역)’이 합쳐진 글자로 ‘어떤 물건을 두 손으로 잡고 이모저모 따져보며 고른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用例에는 ‘擇日(택일:좋은 날짜를 고름)’‘採擇(채택:작품, 의견, 제도 따위를 골라서 다루거나 뽑아 씀)’ 등이 있다. 木자는 ‘나무’를 뜻하고자 나무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가 다 있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가지 모양이 한 획의 ‘一’로 간략하게 변하였다.木의 用例로는 ‘木强則折(목강즉절:너무 강한 것은 도리어 부러지기 쉬움)’ ‘木人石心(목인석심:감정이 무딘 사람을 이름)’ ‘木鐸(목탁:세상 사람을 깨우쳐 바르게 인도할 만한 사람이나 기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이 있다. ‘良’자와 관련이 있는 成語(성어) 가운데 ‘良藥苦口(양약고구)’가 있는데, 그 내용은 孔子家語(공자가어)에 전한다.“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良藥苦於口 而利於病,忠言逆於耳 而利於行). 은나라 湯王(탕왕)은 간하는 충신이 있었기에 번창했고, 하나라 桀王(걸왕)과 은나라 紂王(주왕)은 따르는 신하만 있었기에 멸망했다.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아버지가 잘못하면 아들이, 형이 잘못하면 동생이, 자신이 잘못하면 친구가 간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가 위태롭거나 망하는 법이 없고, 집안에 悖德(패덕)의 악행이 없고, 친구와의 사귐도 끊임이 없을 것이다.” ‘良禽擇木’은 春秋左專(춘추좌전) 哀公(애공)11년 겨울條(조)의 내용에서 유래한 成語이다. 공자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실현할 舞臺(춤출 무/돈대 대)를 찾아 중국 천하를 轍環(수레바퀴 철/고리 환)하던 중 衛(위)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孔文子(공문자)가 大叔疾(대숙질)의 공격 건을 놓고 공자에게 묻자 “일찍이 祭禮(제례)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있으나 싸움질에 관해서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하였다. 대화를 마치고 나온 공자는 제자들에게 서둘러 위나라를 떠나자고 하면서,“새가 나무를 가려서 앉는 것이지, 나무가 어찌 새들을 가려서 앉히랴(鳥則擇木 木豈能擇鳥).”라고 하였다. 이 말을 전해들은 공문자는 황급히 공자를 찾아와 자신의 失言(실언)을 謝過(사과)하면서 더 머물러 달라고 懇請(간청)하였다. 공자는 마음이 진정되어 그대로 위나라에 머물고자 하였으나 마침 魯(노)나라에서 禮物(예물)을 갖추어 還國(환국)을 要請(요청)하였기에 길을 떠났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中 공산당원 30만명 사상조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 공산당이 비밀리에 당원 30만명에 대한 사상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조직부는 지난 2000년부터 장쩌민(江澤民) 당시 당총서기와 후진타오(胡錦濤) 상무위원의 공동지시에 따라 30만명의 당원을 선별해 사상조사를 실시했다고 주간지 랴오둥팡(瞭望東方)을 인용, 관영 신화사가 24일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 조직부의 당원 사상조사 결과, 적지 않은 당원들이 사상과 신념이 동요되고 있으며 조직규율 체계가 상당부분 이완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 보고서는 2002년 11월에 열린 공산당 16차 전대에서 ‘당원 선진교육’의 주요 근거로 채택됐다고 신화사가 전했다. 당 중앙은 후진타오 당총서기 지시에 따라 지난 10월 당원들의 사상교육을 전담할 ‘당원선진성 교육판공실’을 설립, 내년 1월부터 대대적인 당원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신화사가 전했다. 이에 앞서 2003년 1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허궈창(賀國强) 조직부장을 중앙당 건설사업영도소조 조장으로 임명했으며 1월 실시될 사상교육에는 12개 성시와 7개 중앙 국가기관 등 5만 2000개 하부조직의 총 103만 5000여명의 당원이 대상이다. 사상 교육은 ‘3개 대표론’을 중심으로 당의 집정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신화사가 덧붙였다. 한편 30만명 당원 사상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충칭(重慶)시는 “일부 공산당원의 신념의 동요는 엄중하다.”고 보고했고 쓰촨(四川)성 당 건설연구소조는 “많은 당원들은 정치이론학습에 관심이 없고 모든 정력을 상부 지도자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교수대 비망록/육철수 논설위원

    “나는 내 일생에 대한 영화를 백번은 보았고, 세부적인 부분들은 수천번 보았다….” 체코의 언론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율리우스 푸치크(1903∼1943)는 나치 점령하 프라하의 옥중에서 쓴 ‘교수대로부터의 비망록’에 사형언도 후 집행까지 보름간의 어지러운 마음을 이렇게 적어 놓았다. 죽음의 그림자 아래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한 인간의 고통과 번뇌는 읽는 이의 가슴을 천갈래로 찢어놓는다. 혹독한 고문에도 숨이 붙어있는 자신을 책망하며 “어머니, 왜 저를 이렇게 강하게 키우셨나요!”라고 내뱉는 대목에선 그의 고통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유물이 되다시피 한 공산주의 신념에 가득찼던 그는 1942년 4월 나치 친위대에 체포돼 이듬해 9월 사형되기까지 간수가 한장씩 감방에 넣어주는 종이조각에 이 기록들을 남겼다. 사형수의 절망과 공포를 묘사한 글은 동서고금을 통해 헤아릴 수 없이 많다.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태수(최민수분)가 사형집행 직전 검사인 친구 우석(박상원분)에게 “나 떨고 있니?”라고 묻는 대사는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만감이 함축돼 있는 듯하다. 사형수들은 형장으로 걸어가는 순간에도 한줄기 빛, 푸른 하늘, 날아가는 새, 이름없는 풀 한 포기에 서린 아름다움까지 눈과 가슴에 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흉악범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도 옷깃을 여미며, 인간적 연민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한나라당 김형오, 민주노동당 노회찬,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곧 ‘사형폐지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한다고 한다. 사형을 종신형으로 바꿔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며, 재판관의 오판 가능성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유신정권때 ‘민청학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유 의원에겐 이 법안이 남다를 만도 할 것이다. 사형제 폐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나, 세계적으로 110개 나라가 이미 사형제를 없앴으며, 해마다 2개국 정도가 폐지하는 추세다. 법안도 법안이지만 여야 의원들이 모처럼 뜻을 맞췄다니 반가운 일이다. 법안이 흉악범을 동정하는 법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사랑하는 법으로 태어났으면 한다. 한국에서도 ‘교수대 비망록’을 접을 때가 된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인당 기부액 5만7천원 자원봉사시간 7.38시간

    지난해 우리 국민 한 사람의 기부액은 5만 7859원, 평균 자원봉사 시간은 7.38시간으로 조사됐다.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6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그 결과 ‘자선적 기부경험이 있다.’는 사람이 64.3%로 2000년 57.0%,2001년 48.0%보다 높아졌다. 개인별 평균 기부액은 남성이 12만 8000원,40대가 19만 5000원, 고졸자가 11만 9000원, 자영업자가 32만 5000원, 개인소득 월 200만원 이상 계층이 20만 4000원으로 비교대상보다 많았다. ‘기부 목적’(중복응답)은 84.9%가 ‘불쌍한 사람을 돕기 위해’,55.5%가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16.5%가 ‘종교적 신념’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16.8%는 ‘자원봉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지난해 자원봉사 시간은 평균 44.7시간으로 2001년 36.2시간보다 23.5% 늘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이날 한양대에서 ‘국제 기부문화 심포지엄’을 열고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사회복지 전문가들과 기부문화 정착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책꽂이]

    ●개 같은 신념(정철훈 지음, 문학동네 펴냄) ‘살고 싶은 아침’‘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등을 내놓은 정철훈 시인이 현실을 비판적으로 사유한 새 시집을 내놓았다.“…삐죽삐죽 흰 털이 나기 시작한 사십 중반의 힘없는 물건을 대체 누가 살까…”(‘생활의 배반’ 중) 실존을 고민하는 현실비판적 글쓰기가 치열하게 연기를 뿜는다.7000원.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곽재구 지음, 이가서 펴냄) 김지하 황지우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 등 국내 시인 78명의 시 80편에 곽재구 시인이 해설을 붙였다.“따뜻한 시 한편으로 생의 따뜻한 면면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대로 삶의 옹이를 쓸어주는 넉넉한 시들로 꽉 찼다.8900원. ●하늘이 담긴 손(김영래 지음, 민음사 펴냄) 1997년 ‘소금쟁이’로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이승하 시인은 “시냇물처럼 흘러가던 한국 현대시사의 물줄기를 육중한 언어의 힘으로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작가의 강건한 시세계를 압축했다.7000원. ●벨라스케스의 거울(전2권)(페드로 J 페르난데스 지음, 김현철 옮김, 베텔스만 펴냄) 17세기 대표적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을 복원하던 아버지가 실종되자 아들은 살해와 자살 두가지 가능성을 놓고 죽음의 의문을 풀어나간다.17세기 스페인의 역사와 미술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추리소설. 각권 8000원.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펴냄) 외계인과 접촉하는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비롯해 8편의 중단편 과학소설 묶음. 작가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중국계 2세 신인. 휴고·네뷸러·로커스·아시모프상 등 환상소설이나 과학소설 등 장르문학을 대상으로 한 세계적인 상들을 휩쓸었다.1만 4000원.
  • 밴디트/에릭 홉스봄 지음

    밴디트/에릭 홉스봄 지음

    산초 비야(멕시코), 히토프(불가리아), 라진(러시아), 로브 로이(스코틀랜드)…. 중세 영국의 전설적인 영웅, 로빈 후드로 대표되는 의적(義賊)의 계보를 잇는 이름들이다. 영국 역사학자인 에릭 홉스봄이 쓴 ‘밴디트’는 의적의 역사라는 독특한 분야에 천착한 책이다.1959년 ‘원초적 반란자들’이란 제목으로 단초를 제공했던 저자는 10년 뒤 ‘밴디트’의 초판을 완성했고,1971년과 81년 잇달아 개정 증보판을 내놨다. 이번에 번역된 판본은 99년에 출간된 네번째 개정판이다. 저자는 산적을 권력이나 법의 테두리밖에 선 사람들이며, 동시에 잠재적인 권력의 행사자들이라고 정의한다.‘산적(bandit)’의 어원이 된 이탈리아어 ‘bandito’는 ‘법 바깥에 위치한 남자’란 뜻.‘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극단의 시대’등 20세기 고전으로 평가받는 시대 4부작을 집필한 저자는 ‘현실 참여로서의 역사, 실천으로서의 역사’라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로서의 신념을 이 책에도 적용시킨다. ●시대와 민중의 심성이 신화를 요구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의적 개개인의 영웅담이 아니라 의적 신화가 만들어지게 된 원인과 과정이며, 신화를 필요로 했던 시대적 배경과 민중의 심성이다. 때문에 의적의 활동과 역사는 권력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이해된다. 저자가 보기에 개인으로서 그들은 혁명가나 사회적 반란자라기보다는 굴복하기를 거부한 농민들이다. 로빈 후드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의적은 전통과 옛 방식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이다. 1장 ‘산적, 국가, 권력’에서 산적의 역사와 권력의 역사간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출발한 책은 의적의 정체성, 의적의 이미지와 신화 등을 파헤친다. 그리고 의적의 여러 형태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유농민 출신의 무장 조직’들을 각국의 실례를 통해 고찰하고, 기존 사회의 틀안에서 산적의 존속을 가능케 하는 경제적·정치적 요소에도 눈을 돌린다. ●20세기 신흥혁명가 그룹에도 존재 책은 의적의 역사를 단순히 과거의 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콜롬비아혁명군, 이탈리아 붉은 여단,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사파티스타 등으로 대변되는 20세기 신흥 혁명가 그룹에도 의적의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다. 지적, 정치적 수준이나 사회적 맥락은 다르지만 둘다 ‘신화’획득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한쪽은 자기 보상으로서 신화를 필요로 하며, 다른 한쪽은 선전과 홍보의 수단으로서 신화를 요구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압제를 전복시킬 희망을 품을 수 없을 때 정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가난하다고 해서 유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들. 산적 신화는 그래서 아직도 우리의 심장을 뜨겁게 하는 현재 진행형 신화이다.1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12일 개봉

    오늘날 혁명가 체 게바라를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오로지 남미의 혁명을 위해 살다가 총살로 인생을 마감한 이 혁명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은 뒤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상품이 돼 버렸다.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다. 대중문화의 아이콘 위에 자신의 초상을 새긴 체 게바라. 그의 혁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는 낡은 유물로 전락했을지 몰라도, 체 게바라의 생명력은 여전하다.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12일 개봉)는 영웅으로 전설로 신화로, 심지어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만 기억하는 체 게바라를 살아있는 인물로 되돌려놓는 영화다.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건 그가 친구와 함께 떠났던 라틴아메리카 대륙 횡단 여행. 그 안엔 영웅 체 게바라가 아닌,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평범한 청년들의 들뜬 흥분과 열정이 숨쉬고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이름을 지워도 좋다.“이것은 영웅적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통된 꿈과 열망으로 한동안 나란히 나아갔던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서두에서 밝히듯, 로드무비와 성장영화의 외양을 입은 영화는 드넓은 남미의 대륙 위에 청년들의 여정을 유쾌하고도 아름답게 아로새긴다. 천식으로 고생하는, 연약하지만 속깊은 23세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 엉뚱한 생화학도 친구 알베르토(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 둘은 낡은 오토바이로 남미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계획은 원대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오토바이는 고장나기 일쑤고 바람에 천막도 날아가 하룻밤 잘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눈길, 갈대밭 샛길, 사막길 등 끝없이 펼쳐지는 다양한 길 위에서 부서지고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 결국 그 길은 누구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아닐까.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로 이어지는 낯설고도 신비로운 풍광만으로도 국내 관객에게는 드문 경험을 선사할 듯싶다. 바람에 살랑대는 초록풀의 물결, 언덕 아래로 쭉 펼쳐진 푸른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체 게바라의 내레이션은 시적 아름다움으로 넘실댄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가 이 여행길에서 본 건 무엇이었을까. 바로 이 아름다운 자연에서 소외된 인간들이다. 살아가는 것이 투쟁일 수밖에 없는 탄광촌 노동자들, 나병환자들. 그는 이 여행길의 경험을 토양으로 삼아 평생 신념의 나무를 가꾸며 살아갔다. 아마도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체 게바라를 기억하는 방식이어야 할 것 같다.‘중앙역’의 월터 살레스 감독작품.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아라파트 사망] 이스라엘 “환영” 美·유럽 “애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에 대해 세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삶과 아라파트 사망이 중동 평화협상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각국이 다양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슬람 국가들은 장례식에 국가원수가 참가할 예정이며, 프랑스와 영국 등 대부분 유럽 국가들은 외무장관을 조문사절로 파견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몇 단계 낮은 윌리엄 번스 국무부 차관보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극단 최악의 평가는 요셉 라피드 이스라엘 법무장관에게서 나왔다. 라피드 장관은 11일 아라파트의 사망을 환영한다며 “그가 세상에 없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비극 중 하나는 아라파트가 이곳에서 시작된 테러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세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아라파트의 사망으로 새로운 장의 시작이 가능해졌다.”고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즉각 논평을 피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사망과 장례에 따른 소요를 우려, 이날부터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봉쇄하고 병력을 증파했다. 팔레스타인은 비탄에 빠졌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선 수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아라파트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공포를 쏘며 팔레스타인 국기와 아라파트의 상징인 스카프를 흔들며 행진했다. 아라파트 집무실인 라말라의 무카타에는 조기가 걸렸으며 TV는 코란 구절과 함께 아라파트 영상을 방송했다. 아라파트와 권력투쟁 관계에 놓였던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도 애도를 표했고 무력투쟁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정당인 파타의 무장조직 알 아크사 여단은 복수를 선언했다. ●미국·유럽, 애도 속 평가는 엇갈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라파트에 대한 평가는 유보한 채 애도를 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민주 독립국가가 건설돼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아라파트 사망 발표 수시간 전 “역사는 아라파트 총리를 가혹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아라파트에 호의적인 평가와 깊은 애도를 표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인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두 국가를 인정하도록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40년간 팔레스타인의 국가수립 투쟁의 화신이었으며 용기와 신념으로 가득찬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슬람권 ‘엄청난 손실’ 이슬람권은 아라파트의 사망을 팔레스타인에 있어 ‘엄청난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슬람권은 더 나아가 팔레스타인의 단결을 촉구했다. 시예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서로의 차이를 버리고 단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슬람교도들이 가장 많이 사는 인도네시아의 하산 위라유다 외무장관은 “아라파트는 우리 모두에게 영웅”이었다며 팔레스타인이 용기와 단결로 아라파트 사망을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6자회담 구체적 성과 회의적”

    2기 부시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대북한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6자회담의 개최 가능성은 높지만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전평화단체인 평화네트워크가 1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에서 ‘미 대선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응반안’을 주제로 가진 전문가 포럼에서였다. 포럼에는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소장,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없을 것 전 교수는 “대선 결과는 부시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미국민의 승인”이라고 전제한 뒤 “2기 부시행정부에서 외교정책의 원칙이 바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 정책의 하위전략일 뿐”이라면서 “북핵문제가 한반도나 동북아의 문제이기 이전에 미국 본토 안보의 문제라는 인식이 있는 한 대북정책이 변화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2기 임기 기간에 업적을 남기기 위해 일방주의를 다소 완화해 수정된 일방주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보수정권의 재선으로 한국의 진보적 개혁정책과 남북관계 개선노력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벡 소장은 “테러로 인한 ‘테러풍’의 여파로 미국이 보수적으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부시는 일방주의 정책을 고수할 것이며 재선 성공으로 인해 4년 전보다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면서 “현실 상황보다 개인의 신념을 더 중요시하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불량국가’와 ‘독재자’라는 비판적 악감정을 갖고 있어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핵문제를 의도적으로 무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바꾸고 싶은 정책이 더 많은 듯 보인다.”면서 “앞으로 2년 동안 국내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제적으로도 이라크 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문제가 북핵위협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어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존 볼튼 국무부 차관이 2기 내각에서 위치가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이들은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보수파의 확대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 긍정적 기대 힘들어 포럼 참석자들은 4차 6자회담이 열리긴 하겠지만 구체적 성과를 바라기는 힘들 것으로 입을 모았다. 전 교수는 “미국은 지난 6자회담에서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면 체제 변경을 시도하지 않고 경제적 보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리비아식 모델’을 북핵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선(先)핵폐기’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민족공조와 국제공조라는 극단적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대북협력을 계속하면서도 대미관계에서도 정책 이슈간 연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다시 4년간 부시 행정부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에 긴장하고 있다.”면서 “핵문제를 조기에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 주민이 김정일 정권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터 벡 소장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실용주의적 정책을 취한 것처럼 한반도에 대해서도 이념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주문을 할 수 있다.”면서 “중국·일본·러시아·남한 등 주변국 모두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고 6자회담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케리 후보를 비판했기 때문에 회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욱식 대표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실리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로드맵을 작성, 북한과의 특사 회담에 나서고 적절한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내년도 경제활성화에 역량 집중” 田감사원장 취임1주 기자간담

    “내년도 경제활성화에 역량 집중” 田감사원장 취임1주 기자간담

    전윤철(얼굴) 감사원장은 9일 “국가경제의 활력을 제고하는 데 감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개인신용회복 지원책과 기업투자 활성화 지원책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투자부진, 내수침체, 신용불량자 급증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인신용회복 지원시책’ 감사와 관련,“2003년 말 기준으로 신용불량자가 372만명에 달하고 가계부채도 447조원으로 내수침체 장기화가 우려된다.”면서 “최근 시행되고 있는 배드뱅크 등 신불자 신용회복 지원책의 성과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투자저해요인 척결을 위해 정부의 ‘기업투자 활성화 지원시책’ 감사를 추진, 제도개선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전 원장은 “화물대란, 금융권 파업과 같은 사회적 재난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제테러 위협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감사에 착수, 국가위기관리시스템 가동실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행정적·재정적 권한이 크게 늘어났지만 이를 통제할 장치가 없다.”고 지적하고 “단체장의 전횡이나 예산낭비가 심각한 분야를 중심으로 감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사원이 변하면 공공부문이 바뀌고, 공공부문이 바뀌면 사회가 변한다는 신념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1년을 되돌아본 뒤 “제도개선을 독려하는 시스템 감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부시 재선 美암흑시대 전주곡”

    |채플힐·더램(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수정특파원|“세상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역시 미국인들은 오만하다고 하겠지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승복 연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 선언을 지켜본 듀크대 대학원생 수지는 자신과 같은 케리 지지자들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케리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미 동남부의 전형적인 보수 성향 지역이다.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선거인단 15명을 부시에게 안겨줬다. 에드워즈가 비운 자리도 공화당의 리처드 버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미국의 사립 명문 듀크대학이 위치한 더램과 주립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을 중심으로 한 채플힐, 이 두 도시는 진보주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일종의 섬 같은 곳이다. 선거 전후로 공화당 지지자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을 취하도록 들을 수 있었다. 듀크대내 국제정치 및 지역, 인문 연구소인 J H 프랭클린 센터 등 대학의 연구소와 지역단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공개 강좌는 영역을 불문하고 반(反)전-반(反)부시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뒤 케리 지지자들은 외교적 일방주의 고수를 가장 걱정했다. 자신을 ‘열성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50대의 루이스 테트롤트(여·건축업)는 “세계인들로부터 더 이상 오만한 미국인으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20대 후반의 유치원 교사인 앤드루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해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유지군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테러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정책결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했다. 이미 동성애자 결혼, 낙태 허용 등 종교적 이슈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그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자들이 이른바 ‘십자군’의식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를 주도해 나갈 것이란 점이다. 벤저먼 페인이라는 한 주민은 지역 방송 홈페이지에 “미국인들이 부시를 다시 선택한 것은 미국의 암흑시대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며 ‘크리스천 파시즘’이 횡행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격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反)부시 편에 선 미국민들이 기독교적 윤리관에 대한 보수층의 집착에 대해 갖는 반감은 미국 언론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했다. 프랭클린센터의 한 연구원은 “부시와 그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정책판단의 근거로 헌법보다는 성경을 우위에 두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에 충실히 다니고 있다는 루이스는 “기독교 지상주의와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십자군 정신으로 대중동 정책 등 외교정책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크리스천 파시즘’이란 극단적인 용어 규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직원인 뱅트 칼슨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 전반을 찬성하진 않지만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미국은 전쟁이라는 강의 한복판 물살을 타고 있다. 강하구에 도착하기 전에 큰 물줄기에서 벗어나면 보트는 전복되는 것 아니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crystal@seoul.co.kr
  • [부시 재선] 힘얻은 부시 ‘北 밀어붙이기’ 예고

    [부시 재선] 힘얻은 부시 ‘北 밀어붙이기’ 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미관계는, 미국의 외교정책 기조 속에서 형성될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이 집권 1기에서 보여준 ‘일방주의’를 계속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다소나마 완화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미국 대통령들이 재선에 성공하고 나면 보통 역사에 성과와 업적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재선 이후에 사안을 보다 거시적으로 보려는 성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대내외적 비판을 감안, 일방주의적 요소를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신념이 강한 인물이어서 이라크 전쟁 등 자신의 일에 기본적으로 연속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정부의 태도는 대단히 조심스럽다.“같은 행정부라 하더라도 2기로 넘어가면 한 차례 총점검을 하게 마련이어서 이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한 당국자는 “정책 성향의 바로미터는 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 동향이 중요하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미국의 국방정책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처럼, 파월 국무장관이 교체된다면 외교 전반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외교 안보라인에 인사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확인한 뒤에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태효 교수는 “미국 외교의 일방주의는 중동문제 등에 주로 해당되는 것이지 우리와는 별 상관이 없었다.”면서 “한·미 양국은 최근 주한미군 감축 등 주요현안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당장 해결해야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대선 이전에 이미 변화했고,2기 행정부에서는 이런 변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를 한·미관계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김국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북한인권법 등으로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반발과 이에 따른 남북관계 등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연구소 이대우 연구위원은 “미국이 당장 이달 말부터라도 북한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대우 위원은 “한·미간 신안보공동선언 문제 등도 부시 2기 정부에서 한·미관계의 주요 현안이 될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진보 성향의 청와대와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부시 재선] 케리·부시 승패 요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간의 승부는 누가 선거전의 주도권을 잡느냐의 싸움에서 결정났다. 부시 대통령은 옳든 그르든 초지일관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자기의 주제를 갖고 밀어붙였지만, 케리 후보는 독자적이고 뚜렷한 메시지가 없이 부시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는 밋밋한 선거전을 펼쳤다. ●美 사회 주류층 잡는 데 실패 무엇보다 케리 후보는 미국 사회 주류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는 미국의 백인 남성들로부터 40%가 넘는 지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 미국 사회 전체가 보수화하는 추세에서 사회적 소수인 여성과 젊은 층, 유색인종, 진보적 계층의 지지만을 갖고 정권을 잡으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것은 케리 후보뿐만 아니라 상·하원까지 모두 내준 민주당 전체가 당면한 근본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케리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부시가 아니라는 점’이라는 말이 선거전 동안 계속 나올 정도로 케리 캠프는 뚜렷한 쟁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의료보호와 실업 등의 이슈를 갖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큰 벽 앞에 번번이 막혔다. 케리 후보의 선거 캠프는 민주당 후보 경선 당시부터 위원장이 바뀌는 허약함을 노출해 왔다. 이후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인터넷 전사’들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캠프에 유입됐으나 대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함께 ‘귀족적’인 케리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전통적 지지 계층과의 ‘연대의식’이 적어 고어 전 부통령이 차지한 것만큼의 표를 확보하는 데도 실패했다. ●부시, 2000년 당선 직후 재선대책반 구성 부시 대통령은 2000년 앨 고어 후보에게 신승을 거둔 직후부터 2004년 선거를 대비해 왔다. 칼 로브 백악관 정치보좌관을 중심으로 재선 대책반을 구성,4년 동안 전략과 전술을 마련해 왔다. 그 결과 접전지역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승리했고, 취약계층인 흑인과 히스패닉 주민들로부터 지난 선거보다 많은 표를 얻어냈다. 동생 젭 부시가 최고의 승부처인 플로리다의 주지사라는 사실은 부시 대통령에게 결정적인 힘이 됐다. “나랏일은 제쳐 두고 재선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지만 부시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재선에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정권이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투쟁해서 빼앗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브 보좌관과 켄 멜먼 선거대책본부장을 중심으로 탄탄하게 짜여진 선거조직도 부시 대통령의 강점이었다. dawn@seoul.co.kr
  •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슬로건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희망찬 21세기’를 내걸었고 존 케리 후보는 ‘보다 나은 미국인의 삶’으로 정했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대내외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양측은 세계가 위험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지도력에 180도 이견을 드러냈다. 경제나 실업률, 의료보험, 낙태, 동성애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줄곧 논란이 된 이슈는 대테러 전쟁과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지도자의 자질이었고 그 연장선에서 상호비방과 무차별적 정치광고가 난무했다. 한쪽에선 부시 대통령을 미 역사상 ‘가장 비전있는 지도자’로 평가한 반면 다른 한쪽에선 ‘가장 소모적인 패배자’로 부를 정도였다. 부시는 줄곧 ‘신념과 확신’을 내세웠다. 지난주말 막판 유세에선 “나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나의 처지와 내가 믿는 바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리는 지도력을 ‘판단의 문제’로 규정했다. 부시가 한 가지 문제에만 매달리는 ‘단순형’이지만 대통령은 동시에 다양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 평론가인 데이비드 저겐은 “케리는 복잡한 선택에 앞서 현실을 파악하려는 ‘사실적 본능’을 가진 반면 부시는 주변 환경에 이끌리기보다 먼저 발빠르게 행동하려는 ‘직관적 본능’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는 선거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다.‘팩트체크 닷 컴’을 운영하는 브룩스 잭슨은 “부시는 군사비 지출 및 세금 문제 등과 관련된 케리의 상반된 상원활동을 체계적으로 왜곡시켰고, 케리는 경제의 어두운 면을 사실 이상으로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부시는 케리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정책결정의 일관성이 결여됐음을 꼬집었고, 케리는 부시가 이라크전에만 몰두해 국내 문제를 소홀히 했음을 문제삼았다는 뜻이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아 부시의 군복무 회피와 케리의 베트남 참전영웅 왜곡 시비까지 낳았다. 당의 성향에 따라 부동표를 모으는 방식도 달랐다. 부시측이 보수층이 집중된 농촌과 중·서부지역 및 중장년의 남성층을 공략했다면 케리는 진보적인 도시와 동부지역 및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케리가 하워드 딘의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 선거를 이어받았다면 부시는 기업과 친지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조직을 가동했다. 부시 진영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합주마다 신규 공화당원 300만명을 확보하는 세 확장에 나서 막판 유세에 총동원했다. 반면 케리측은 진보적 민간단체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정치 광고를 전담하는 WPP 그룹은 부시가 맥도널드처럼 ‘잘 알려진 선두 브랜드’라면 케리는 서브웨이처럼 ‘덜 알려진 브랜드’에 비유했다. 동성결혼과 줄기세포 연구에 부시가 반대, 케리가 부분적인 찬성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핵 해법 등 외교·안보는 국제사회를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한 ‘부시 독트린’과 이에 반대한 케리의 동맹 강화노선으로 대비된다. 케리는 시급한 현안인 북핵 문제를 이라크 전쟁 때문에 방치, 더 악화됐다며 6자회담과 양자회담의 병행을 주장한다. 그러나 표의 향방에 민감한 불법이민자 문제에는 양측 모두 합법적인 지위보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뮤지컬 ‘지저스‘ 출연 박완규·JK김동욱

    쏟아지는 카메라 조명속에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향하는 예수, 반라의 무희들에 둘러싸여 춤추는 가죽 재킷의 유다. 지난 30년간 전세계 뮤지컬 마니아들을 열광시켜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록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브로드웨이 최신 버전이 국내 무대에 선보인다. 예수와 유다를 성서속에 박제된 구원자와 배신자의 모습 대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뇌하는 동시대 젊은이들로 묘사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국내에서도 지난 80년 초연 이래 4년에 한번 꼴로 공연돼온 히트작.71년 브로드웨이 초연때는 록밴드 딥퍼플의 리드싱어 이안 길런이 예수역을 맡았고, 국내에서도 조하문(예수), 김도향, 강산에, 윤도현(유다) 등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이 출연했다. 이번 공연에선 가수 박완규(32)와 JK김동욱(29)이 각각 예수와 유다로 낙점됐다. 두달째 연습에 몰두하며 배역에 흠뻑 빠져 지내는 두 남자를 만났다. ●뮤지컬 출연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JK김동욱은 “이렇게 멋진 작품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했다.“처음 유다역을 제의받았을 땐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역할을 할까 싶은 욕심이 앞서더군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완규는 ‘바람의 나라’‘청년 장준하’에 이어 세번째 뮤지컬 무대. 하지만 어느때보다 설레고, 두렵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작품이기 때문이다.“중학교때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이안 길런의 음반을 통해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처음 알게 됐어요. 진정한 록음악이 살아 숨쉬는 멋진 작품에 출연하게 돼 아주 기쁩니다.” ●예수와 유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를 신의 경지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유다 역시 예수를 팔아 넘긴 배신자 이전에 현실을 직시하는 지식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선악의 이분법 구도 대신 현실에 갈등하고, 번민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예수와 유다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하는 과제가 두 사람앞에 놓여 있다. 박완규는 예수가 겪는 고통의 깊이를 조금이라도 체현하기 위해 ‘고난 당하는 장면’에서 일부러 몸을 바닥에 세게 부딪친다고 했다. 하지만 예수의 온화한 눈빛을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단다. JK김동욱에게 극중 가장 힘든 대목은 예수를 밀고하는 장면. 혼자 잘 살기 위해서 예수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선택이라는 신념을 보여 줘야 한다. 그는 “관객들이 ‘내가 유다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물음표를 하나씩 안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래 로커와 솔 가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두사람은 이 작품에서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매력적인 중저음의 곡들을 주로 불러온 JK김동욱은고음역대를 소화하느라 목이 자주 쉬는 등 고생을 하고 있다. 시원한 고음 처리로 유명한 로커 박완규의 가창력도 기대해 볼 만하다. 설앤컴퍼니와 RUC,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6∼8일 경기도 문화의전당에서 트라이아웃(시범공연)을 거친 뒤 18∼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3만∼12만원.(02)501-7888. 이순녀기자 coral @seoul.co.kr
  • [오늘 美대선] 막바지 유세 이모저모

    [오늘 美대선] 막바지 유세 이모저모

    미국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양 진영은 빡빡한 일정을 초인적으로 소화하면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후보들은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가시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부시,“대테러전 수행의 적임자”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1일과 1일 접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 등지를 방문한 뒤 고향인 텍사스에 머물며 선거를 지켜보기로 했다.1일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커트 실링과 함께 나선 오하이오 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전력을 다해 대테러전을 수행해야 하고 우리의 신념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면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쿠바계 이민자들을 겨냥, 피델 카스트로의 퇴진을 위해 압력을 넣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원들도 민주당이 너무 왼쪽으로 치우쳤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케리는 이라크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 병사들에게 등을 돌렸다.”면서 “케리는 전시에 걸맞는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선거 총책인 칼 로브는 “케리 후보가 이기려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를 모두 이겨야 한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케리,“안보 위해 즉시 내각 구성” 민주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은 31일 위스콘신과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유세를 펼쳤고 1일 플로리다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친다. 그는 위스콘신주 애플턴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야만인들’이라고 부르면서 자신이 부시 대통령보다 더 능률적이고 강하게 테러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국가안보를 위해 신속하게 내각을 구성하는 등 최대한 빨리 일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했다.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35년간 외교·안보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다.”면서 경륜을 강조했다. 부통령 후보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체니 부통령이 케리 후보를 비난한 것에 대해 “체니 부통령은 말장난과 공허한 약속 외에 미군을 지키기 위해 뭘 했나.”라고 맞받아쳤다. 밥 슈럼 고문은 “사람들은 케리 후보가 최고 사령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접전 속 부정행위 논란 가열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거겐 하버드대 교수는 “누가 권총을 들이대면서 이번 대선의 승자를 맞히라고 하면 ‘차라리 방아쇠를 당겨라.’고 하겠다.”라고 푸념했다. 월가의 한 시장분석가는 “누군가 승자가 나오기만 하면 된다.”면서 지난 대선처럼 선거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동안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경합이 치열한 주에서 부정행위가 빈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학생 4000명이 자기도 모르게 주소가 바뀌고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이의가 제기됐다. 위스콘신주에서는 ‘밀워키 흑인유권자 연맹’이라는 유령 단체가 “올해 어떤 선거든 한번 투표한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수 없다.”는 전단지를 뿌렸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고시생들 “불문헌법이 문제다”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을 놓고 사법연수원생과 고시생들 사이에서도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법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보니 수도이전이라는 정책적 이슈에 대한 찬반보다는 헌법재판소가 전개한 논리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개는 ‘수도 서울은 관습에 따른 불문헌법’이라는 헌재의 논리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연수원생은 “입법부와 행정부와 달리 선출되지 않는 권력인 사법부는 사적으로는 도덕적인 엄격함, 공적으로는 정치한 논리성 외에는 기댈 구석이 없다.”면서 “위헌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논리적인 전개과정에 무리수가 많아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연수원생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수원생은 “위헌을 원했다면 차라리 헌법 72조 국민투표부의를 들어 자유재량행위를 제한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은 법리의 문제를 넘어선 정치적인 결단이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일부 반론도 있다. 그러나 시험 준비를 위해 대학교수들의 헌법학 책을 많이 접하는 고시생들은 일부 교수에 대해 ‘변절’했다는 비난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들이 자주 드나드는 모 인터넷 사이트에는 “H교수가 자신이 쓴 헌법학 책에서는 ‘따라서 불문헌법은 개념필수적으로 연성헌법(일반법률제정절차에 의해 개정)일 수밖에 없다.’라고 서술해 놓고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말을 했다.”는 비난의 글이 몇차례에 걸쳐 올라와 있다.H교수와 함께 K교수도 비판 대상이다.K교수 역시 ‘헌법적 관행은 헌법핵을 이루거나 자연법일 때나 위헌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책을 써놓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헌재의 결정을 옹호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위대한 헌법학자는 자기모순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도덕적 신념이 있어야 한다.”거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헌재 결정이 법리와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증명한 것”이라는 비판이 줄잇고 있다. 연수원생이나 고시생들에게는 이런 법리논쟁과는 별개로, 현실적인 고충이 또 하나 더 있다. 바로 직접적으로는 논술시험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데다, 면접에서도 다뤄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수험전문가들도 “헌재 결정에 동의하고 안 하고를 떠나 어쨌든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첫 판례’인 만큼 헌재 결정의 논리구조를 자세히 분석해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성문헌법체제라는 이유로 그 두꺼운 헌법 관련 서적에서 기껏해야 한줄이나 두줄 정도의 언급에 그친 불문헌법을 어떻게 공부하라는 말인지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儒林(208)-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儒林(208)-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타인과의 약속을 신과의 맹세처럼 생각했던 공자가 공숙씨와의 약속을 이처럼 헌신짝처럼 버린 일은 놀라운 일이다. 단 한번도 약속을 어긴 일이 없었던 공자의 파격적인 행동은 이것이 단 한 번의 예외인 것이다. 공자가 포땅을 벗어나 단숨에 위나라로 발길을 돌리자 원칙주의자인 자공이 스승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방금 공숙씨들과 절대 위나라로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 약속을 어겨서야 되겠습니까.” 자공의 질문에 공자는 태연하게 대답한다. “강요에 의한 맹세는 신도 듣지 않는다.” 생명을 위협하는 감금상태 중 일반적인 강요에 의해서 맺어진 협약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공자의 대답은 그 어떤 고통 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던 예수의 태도와 상극을 이룬다. 예수는 자신을 죽이려는 유대인들에게 굳은 침묵을 지키며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로마인 총독 빌라도가 ‘나에게도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인가. 나에게는 너를 놓아줄 수도 있고, 십자형에 처할 수도 있는 권한이 있는 줄 모르느냐.’라고 마지막 회유를 하였을 때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이에 비하면 공자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거짓말까지 마다하지 않는데, 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공자는 현실의, 현실을 위한, 현실에 의한 현실주의적 사상가였던 것이다. 공자는 마침내 위나라로 다시 들어가는데 이것이 세 번째의 입국이었다. 사기에는 이때도 영공이 ‘공자가 왔다는 기별을 받고 교외까지 반갑게 마중 나왔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차츰차츰 공자에 대한 대우는 소홀해지고 있었다. 첫 번째로 공자가 입국했을 때에는 6만 두의 곡식을 녹봉으로 주었으나 두 번째는 영공 자신이 교외에까지 마중하고 부인인 남자도 공자를 회견했었다. 그러나 세 번째로 위나라로 들어왔을 때에는 교외까지 마중은 했으나 영공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고 은근히 공자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이런 행동은 공자가 포땅에서 반기를 들었던 공숙술 일당에게 곤혹을 치렀단 말을 전해 듣고 공자에게 한 행동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대가 포땅에서 공숙 일당으로부터 큰 수난을 받았다는 소문을 들었소. 어차피 공숙 일당은 반역자라 이들을 토벌하고 싶은데 그대의 생각은 어떻소.” 영공의 말에 공자는 대답하였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공자는 개인의 원한 때문이 아니라 국가에 반기를 든 모반자들은 반드시 처벌하여 국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동조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에 영공은 다시 말을 잇는다. “그런데 우리 대부들은 이를 불가하다고 말하고 있소. 포는 위나라의 서쪽에 있어 동쪽으로 쳐들어오는 진나라와 초나라를 막는 요충지로 생각하고 있소. 나는 포를 치고 싶은데 말이오.” 망설이는 영공을 향해 공자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제가 본 바에 의하면 포나라 사람들은 공숙술의 편이 아닙니다. 그곳 남자들은 그곳을 다스리는 공숙씨의 지배를 벗어나고 싶어 하고 있고, 그곳 여자들은 그곳을 평화로이 유지하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만일 전하께서 군사를 내어 정벌하신다면 금방 반역자들을 잡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숙씨를 따르는 무리들은 불과 4,5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자 자신이 직접 공숙씨의 군세를 본의 아니게 염탐까지 하였으므로 신빙성이 있었다. 이에 영공은 크게 반기며 말하였다. “좋소. 당장 군사를 동원하여 포를 치겠소.”
  • [열린세상] 한국은 이해하기 힘든 나라?/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사람은 때로는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을 통해 우리의 현재 위치와 모습이 더욱 잘 이해될 수가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에 대한, 그들로서는 상식으로 좀 이해하기가 어려운, 어쩌면 흥미로운 몇 가지 모습이 있다. 첫째,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이 이라크전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반미적(또는 반부시적)이라는 것이다. 프랑스나 독일은 물론, 미국과 동맹관계가 없는 국가들보다 50여년간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이 미국에 대해 더 비판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은 혼란스러워한다. 한국 국민이 그동안 서구 선진국가 국민들보다 더 자유주의적이거나 반전적(反戰的)이었다는 증거는 없다. 한국안보에 대해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가 여전히 중요한데 정작 그 파트너인 미국의 전쟁에 대한 한국인들의 냉혹한 평가에 외국인들은 자못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것을 단지 ‘동맹의 노후화’의 결과로만 보기 어려운 점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둘째,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한국인들이 비교적 태평하다는 사실 또한 외국인들에게는 놀라움거리다. 서울을 다녀가는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태도와 인식에 위기감이나 절박감이 전혀 없다는 데서 일단 놀란다.10년 위기의 일상화라기보다 어쩌면 북한 핵은 애초부터 위기가 아닌 듯하다는 인상을 그들은 우리에게서 받는다. 이러한 위협인식 부재의 심리를 설명할 마땅한 이론도 없다. 특히 외국 전문가들은 북한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제3자적 태도를 비판한다. 또한 미국이 북한보다 더 한국안보에 위협적이라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는 거의 ‘경이’에 가까운 관심을 표명한다. 셋째,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한국 내의 반응에 관한 것이다. 미국 의회가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북한 주민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보다 북의 정권안보를 통한 한반도 안정화를 더욱 중요시하는 그들의 논리와 태도에 그들이 과거에 소위 민주화 세력이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 외국인들은 더욱 놀란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의 근본은 인권이라는 매우 기본적 이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넷째, 한국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태도이다. 연간 수출액이 2000억달러를 넘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여전히 세계화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외국인에게는 커다란 수수께끼다. 경제세계화는 뉴욕타임스 기자 프리드먼이 쓴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언급한 금융, 자본, 기술의 혁명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규모의 수출을 이룩한 국가라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정치권에서 다반사로 뱉어지는 반시장적 언급과 경직될 대로 경직되어버린 노사문화, 경제자유화와는 거리가 먼 각종 규제들을 보면서 외국인들이 느끼는 수수께끼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다섯째, 우리도 깜짝깜짝 놀라지만 한국의 국내정치 소용돌이는 외국인들로서는 거의 이해의 수준을 벗어난다. 한국을 잘 아는 외국 전문가들도 며칠만 한국 뉴스를 놓치면 앞뒤가 이해되질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들은 탄핵과 헌법의 판단을 구하는 정치권의 극단적 곡예가 어떻게 스스럼없이 일어나는지,50∼60년이 지난 과거사가 어째서 지금 와서 한국정치의 첨예한 갈등의 씨앗이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한국은 이해하기 힘든 나라라는 인식이 깊어질수록 한국과 세계와의 괴리는 커져간다. 우리가 자신의 논리로만 무장하여 세계를 편의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자기합리화에 몰두할 때 한국은 점점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으로 전락한다. 외국의 친한파 지인(知人)들은 이제 한국을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저 기우라고만 할 수 없는 의미심장한 징후(徵候)이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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