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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2 쿠데타’ 맞선 참군인

    ‘12·12 쿠데타’ 맞선 참군인

    26일 79세를 일기로 별세한 장태완 전 국회의원의 빈소에 신군부 인사들이 찾아와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27일 오후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종구 전 국방장관 등이 찾아와 장 전 의원을 조문했다. 투병 중이라 거동이 불편한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장 전 의원은 격랑을 헤쳐온 한국 현대사를 대표하는 군인 중 한 명이다. 지난 1979년 발생한 ‘12·12사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 군인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신군부 쿠데타에 맞서 싸운 꿋꿋한 참군인이었다. ●장세동·이종구씨 조문 ‘화해의 손길’ 경북 칠곡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구상고를 다니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종합학교에 지원, 사선을 넘나들었다. 특히 육군대학 졸업논문으로 보안사령부 해체를 주장했다가 베트남전쟁 참전 때 ‘사상 불순자’로 찍히기도 했다. 1971년 1월 장군으로 승진한 그는 수경사 참모장과 26사단장 등을 거쳐 10·26 직후 수경사령관에 올랐다. 이때부터 참군인으로 살아온 고인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수경사령관 취임 불과 1개월 만에 신군부에 의해 ‘12·12사태’가 터졌다. 그는 이를 ‘반란’으로 규정, ‘지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군인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진압에 나섰다. 생전 장 전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하나회원들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납치했을 때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며 “그러나 진압 책임을 맡은 내가 백기를 들 수는 없었고, 죽기로 결심하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고백했다. 신군부 진압에 실패한 장 전 의원은 곧바로 보안사령부에 체포돼 서빙고 분실에서 두 달간의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나, 30년간 입었던 군복을 강제로 벗어야 했고 2년간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TV를 통해 보안사에 끌려가는 아들의 모습을 본 아버지는 곡기를 끊고 막걸리만 마시다가 세상을 버리고, 서울대에 다니던 외아들은 행방불명됐다가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절치부심하며 통한의 삶을 살아오던 고인은 1993년 민주당 ‘12·12쿠데타 진상조사위’를 통해 공개증언에 나서며 ‘진실 알리기’에 나섰다. 군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2·12사태’에 대한 역사적 판단 이전에 사법적 처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었다. ●“지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진압 나서” 장 전 의원은 ‘12·12사태’가 역사적으로 재조명되고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 등에서 ‘12·12사태’ 당시 목숨을 던져 쿠데타를 진압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참군인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1994년 자유경선으로 재향군인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2000년 민주당에 입당,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쳐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보훈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정계 은퇴 후에는 쿠데타를 막지 못한 ‘한’을 풀고자 쿠데타를 막는 국가시스템 연구에 매진하기도 했다. ‘12·12사태’가 발생한 지 31년이 지나 쿠데타군에 분연히 맞섰던 이 시대의 참군인은 이렇게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병호씨와 딸 현리씨, 사위 박용찬(인터젠 대표)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영결식은 향군장으로 29일 오전 8시30분 치러진다. (02)3010-2231.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열린세상] 이문열의 오해/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교수

    [열린세상] 이문열의 오해/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교수

    축제가 끝나면 허무해진다. 월드컵이나 지방선거도 하나의 축제다. 이 축제들은 합의된 규칙에 따라 경쟁하며 누가 승리하는가가 중요하다. 축제가 끝난 이후 국민들이 경험하는 것은 모두가 어떤 목표를 향해 질주했다는 사실이다. 월드컵에서 우리는 더불어 살고 있다는 공통의 정서를 경험했다. 어떤 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다는 경험은 무너지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힘을 발휘한다. 지방선거는 월드컵과 성격이 다르지만 앞으로 펼쳐질 정치목표나 이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국민적 축제가 끝나면 그 자체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아진 에너지는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고 어디로 분출하고자 한다. 지금은 그 에너지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이달 초 작가인 이문열 선생은 한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요즘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져 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세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월드컵 열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현대사에서 몇십만 명 혹은 백만 명 이상 모인 경우가 흔치 않은데 그때마다 대부분 비상한 결과로 끝났다는 것이다. 히틀러 시대의 광장은 나치로 끝났고, 중국의 문화혁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도 결국 대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거 생각하면 이번에는 뭐가 오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는 오히려 이문열 선생의 현실인식이다. 히틀러 시대, 문화혁명과 2002년 월드컵은 많은 대중들이 모였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무엇보다도 히틀러와 문화혁명은 ‘위로부터의 대중조작’이었지만, 우리 시대 광장문화는 ‘아래로부터의 참여’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대중이 참여하고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어떻게 대중 선동과 동일한 수준에서 바라볼 수 있는가. 나는 이문열 선생의 현실인식에 심각한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중을 지나치게 불안한 존재, 계몽되어야 할 존재로만 바라본다. 그의 인식대로라면 대중은 언제나 선동되거나 조작가능한 수동적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정치사를 보면, 우리 대중은 조작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정치변화를 추구하면서 민주주의를 이끈 주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문열 선생의 불안한 대중관은 인터넷과 관련된 발언에서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터넷의 쌍방향성은 일종의 허구이며, 인터넷은 집단 지성이라기보다 오히려 집단 최면이며, 심하게 말하면 집단 사기, 집단 선동이라는 것이다. 선생의 인식에 따르면,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히틀러 시대와 마찬가지로 집단 사기와 선동에 빠져 있는 것이다. 월드컵은 베를린 올림픽과 유사하고, 인터넷은 나치정권 선전상인 괴벨스(Goebels)가 서둘러 도입한 텔레비전과 등가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 대중은 소수의 정치적 신념을 가진 집단이 벌이는 집단 사기극에 빠져 있는 것일까. 대중은 집단 광기 속에서 방향을 상실하고 있는가. 인터넷이 집단 지성인가의 문제는 논란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집단 사기나 집단 선동의 도구는 아니다. 보수가 갖는 건강함은 ‘방어적 태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주체적 대중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합리적 인식이 아니라 감정적 태도다.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고 자기가 익숙한 것에 매달리는 감상적 애착이 이문열 선생에게 공포심과 무기력을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월드컵과 지방선거 이후 쌓여진 에너지는 지금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문열 선생은 “이번에는 뭐가 오나.” 두려워할지 모르지만, 나는 누군가가 혹은 어떤 세력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 뭐가 오기를 희망한다. 지금 정부여당은 세대교체와 더불어 소통, 서민, 미래준비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이 제안하는 가치들은 끊임없이 주장해온 것들이어서 새로움이 없다. 반면 야당은 어떤 비전이나 가치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근시안적 시각에서 한 발짝 앞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새로운 비전은 보이지 않고, 무덥고 불쾌지수만 높아지는 중복(中伏)이 다가오고 있을 뿐이다.
  • [창의교육… 아이폰에서 노벨상까지] ‘예술교육 모범’ 스페인 보틴 재단

    [창의교육… 아이폰에서 노벨상까지] ‘예술교육 모범’ 스페인 보틴 재단

    ‘사회 발전의 원동력은 개인의 창의력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신념을 가진 스페인 문화부 소속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은 2006년부터 정규 학교교육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실험을 시도한다.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의 보고인 박물관을 학교와 연계시켜 또 하나의 교실로 활용하는 것. 이른바 ‘예술 작품을 통한 감성교육(레플레즈아르테·ReflejArte)’이다. 스페인 칸타브리아 지방의 마르시알 솔라나 학교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이면 지역 박물관 전시실의 미술작품 앞에서 야외수업을 한다. 하루 전 교실에서 먼저 그림을 접한 학생들은 작가의 생애와 작품의 배경 같은 사전 지식을 두루 익힌다. 책 속에서 느낀 기대와 호기심을 토대로 이제 학생들은 박물관의 미술 전문가와 마주 앉아 ‘작가가 어떻게 이 작품을 만들었는지’, ‘그림의 배경에 어떤 색깔을 사용했는지’ 등을 돌아가면서 질문한다. 보틴 재단 파티마 산티아고 이사는 “책 속의 그림을 통해 미술작품을 감상하던 아이들이 실제 작품을 눈으로 보고, 온몸으로 만지고, 느끼면서 마음속에 품었던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간다.”면서 “예술 작품에서 느낀 감상을 토대로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언어로 표현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사고능력, 추론능력 등을 체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교실로 돌아온 학생들은 이제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들고 자신의 작품을 창작한다. 어린 예술가들이 스스로 빚어낸 결과물은 학교 밖에 마련된 별도의 전시실에 내걸리고, 한 달여간 친구들과 가족·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관람자에서 작품 제작자가 된 학생들은 관객들을 상대로 작품의 의도와 느낀 점 등을 설명해 나간다. 산티아고 이사는 “지난 2006년부터 음악, 미술 전시회 등 예술작품을 통한 감성교육을 칸타브리아 지방 학교 3곳에서 실험한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다수 학생들의 자아인식, 공감, 자존심, 감정표현 능력이 월등하게 발달했으며, 이는 곧 긍정적인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1100여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교와 박물관을 오가면서 스스로 감성을 활용한 소중한 예술교육 시간을 갖게 된다.”면서 “예술을 통한 감성 발달이 아이들의 창조적 사고력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더 많은 학생이 ‘어린 예술가’가 될 기회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훈훈한 정의(正義)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열린세상]훈훈한 정의(正義)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1908년 봄 안중근 의사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의병부대를 조직해 자신은 참모중장이 되어 일제에 대한 투쟁을 시작하면서 전과를 거두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는 교전과정서 잡은 일본군 포로들을 죽이지 않고 모두 석방했다. 당시의 정황으론 단 한 명의 일본군이라도 더 죽이는 게 자신들의 신변은 물론 국익에 유리했을 법했지만 안중근 의사는 달랐다. “만국공법(국제법)에 사로잡은 적병을 죽이라는 법이 없다.”면서 이들을 석방하고는 신념을 분명히 밝혔다.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물리치고, 어진 것으로 악한 것을 물리친다.” 이렇게 의사(義士) 안중근은 보편적인 의(義)를 알았고 몸소 구현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 정신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것이다. 세간에 ‘정의’(正義)라는 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고전적인 주제가 요즈음 새삼 이슈가 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모름지기 ‘정의’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외침과 투쟁이 글로벌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금에, 정작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는 여전히 모호한 채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차제에 ‘정의’의 참뜻을 궁굴려 음미해 볼 필요를 느낀다. 필자는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토마스 아퀴나스의 정의(定義)를 가장 손색없는 것으로 꼽는다. 그는 “정의란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라틴어:cuique suum) 돌려주는 데 있어서 완전하고 항구한 의지다.”라고 명쾌하게 정의하였다. 여기에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각자에게 각자의 몫’이라는 표현이다. 이는 정의(正義)의 알토란에 해당한다. 정의는 한마디로 각자에게 합당한 책임과 정당한 권리가 분배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토를 달 필요 없이 명징한 개념이다. 이는 정의(正義)가 거창한 구호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소시민의 사소한 일상사를 통해서도 멋지게 실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둘째, ‘완전하고’라는 낱말이다. 이는 정의(正義)와 불의(不義)를 가름하는 기준이 임의나 부족한 정보에 의해 설정돼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든지 정의를 말하려면 적어도 ‘완전’에 가까운 정보력과 판단력을 갖춰야 함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자칫하면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자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롭기 위해 중용(中庸)의 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중용은 화살로 과녁의 중심을 맞혔을 때를 가리키는 용어다. 그러니 중용은 객관적인 사실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부합하는 판단이다. 중용은 냉철한 ‘지성’을 요구한다. 이런 취지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 적재적소에서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목적으로 화를 내는 것, 그리고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것, 그것은 누구나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니다.” 셋째, ‘항구한 의지’라는 낱말. 이는 정의(正義)를 위한 노력이 외침이나 일시적 분노로 그칠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투신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가리킨다. 개인적 차원서 말하자면 정의의 구현은 일생의 과제라는 뜻인 것이다. 이 정도의 정의(正義)라면 서늘한 눈빛이 아니라 훈훈한 눈빛을 발산하고 있을 터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같은 대학에서 공부한 두 친구가 있었다. 한 친구는 은행가가 되었고, 다른 친구는 판사가 되었다. 20년이 지난 어느 날, 은행가가 된 친구는 수백만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당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사건은 판사가 된 친구에게 배당됐고 언론은 사태추이에 큰 관심을 쏟았다. 재판 당일, 배심원들이 내린 판결은 유죄였다. 판사는 해당 죄목에 적용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형량인 수십억달러의 벌금을 피고에게 선고했다. 그런 다음 판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법복을 벗고는 피고인석으로 다가가 친구를 껴안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 모든 재산을 팔았네. 이것으로 자네의 빚을 청산하도록 하세.” 격이 높은 의로움의 시선은 이렇게 부드럽고 따뜻하다.
  • 美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를 해부하다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역대 미국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미 대륙을 넘어 영국, 벨기에, 카타르, 멕시코 등지로 활동범위를 넓힌 글로벌 싱크탱크. 미국 랜드(RAND)연구소의 화려한 이력이다. 하지만 옛 소비에트연방의 국영신문 ‘프라우다’는 ‘과학과 죽음의 학술원’이라고 혹평했고, 전 세계 음모이론가들은 세계 정부를 창조하려는 궁극의 악이라고 불렀다. ‘두뇌를 팝니다-미 제국을 만든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알렉스 아벨라 지음, 유강은 옮김, 난장 펴냄)는 베일에 쌓인 랜드연구소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이다. 기자 출신의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랜드연구소 관계자들을 설득해 내부 자료를 넘겨받고 연구소에 몸담았던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랜드연구소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1948년 문을 연 랜드연구소는 미 공군의 전신인 육군항공대의 공중전 전략·전술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개발하는 민간연구소로 출발했다. 이후 핵전략과 수소폭탄, 다단계 로켓, 대륙 간 탄도미사일, 군사부문 혁신에 이르기까지 미군의 전쟁수행 방식을 좌지우지했다. 랜드연구소의 역할은 국가안보를 뛰어넘는다. 1950년대 말 핵공격이 벌어져도 통신을 계속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려고 애쓰던 랜드연구소의 한 공학자가 만든 패킷교환 시스템이 인터넷의 토대가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체계분석은 소련에 대한 선제공격 계획에서 탄생했고, 합리적 선택이론과 게임이론은 예측 불가능한 소련 지도부의 움직임을 모의실험하기 위해서 태어났다. 랜드연구소에 모인 미 최고의 두뇌들은 합리성과 과학성을 신앙처럼 신봉했다. 하지만 랜드연구소의 분석과 정책은 미국이 ‘선의 편’이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세계를 자국의 이익과 입맛대로 개조하려는 것에 불과했다. 이라크전쟁으로 절정에 달한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의 설계자 역시 랜드연구소이다. 저자는 랜드연구소가 만들어낸 궁극의 발명품은 “상위 5%가 전체 부의 60%를 장악하고, 기업 중역의 급여가 평균 노동자 급여보다 400배나 많은 사회”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랜드연구소처럼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정책을 고안하는 기관들을 만들어내고 용인하고 계속 유지시킨 것은 다름아닌 미국인들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단지 그 정책이 미국에 가장 이익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라면서 “거울을 들여다보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랜드연구소임을 알 수 있다.”고 썼다. 1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획두획… 역사를 담고 신념을 말하다

    한획두획… 역사를 담고 신념을 말하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 했다.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아 인격과 성정이 서체에 고스란히 배어난다는 뜻이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특별전으로 23일 개막하는 ‘붓 길, 역사의 길’은 이런 전제에서 출발한 흥미로운 기획이다. 망국의 시기를 전후해 역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한 주역들의 필적을 통해 근현대사의 굴곡을 반추하겠다는 자못 야심찬 시도다. 한획두획… 역사를 담고 신념을 말하다 척사와 개화, 매국과 순절, 친일과 항일 등 역사의 굽이마다 대척 관계에 섰던 인물 70여명의 필적 1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이를 테면 이토 히로부미의 칠언시에 차운(남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시를 지음)을 한 박제순, 조중응 등 을사오적과 이와 정반대 입장에서 순절을 택한 민영환, 안중근 등 애국지사의 필적을 대비하는 식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는 “글씨는 그 사람인 동시에 그 인물이 생존한 시대와 사회의 산물”이라면서 “필적이야말로 사회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증언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일례로 이토 히로부미가 1908년 5월 귀국을 앞두고 쓴 칠언시는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당시 매국에 앞장섰던 인물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토 히로부미가 ‘뭇 사람들과 헤어지자니 더욱 더 아쉬워/고운 얼굴에 흰 머리는 바로 신선들이다/교린의 기월이 맹단에 남아 있으니/양국에 화기가 오랫동안 맴돌리라’는 칠언시를 쓰자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조중응은 ‘동풍에 돛을 달아 귀국하시고 나서도/큰 꿈이 이따금 접역에서 뒤척이시라’는 답시를 썼다. 박제순은 ‘세상에 우뚝 선 풍모는 스스로 탁월하셔서/물러나 쉬는 즐거운 곳에서 신선이 되시었네’라며 낯뜨거운 찬양가를 덧붙였다.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이완용은 초대 일왕인 신무를 기리는 칠언절구를 남겼다. 반면 민영환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명함에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면 죽은 몸도 저승에서 기뻐 웃으리라.’는 유서를 쓰고 자결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은 옥중에서 ‘국가안위 노심초사’라는 명필을 남겼다. 이동국 수석큐레이터는 22일 “이완용은 서체에 변화가 심해 상황에 따라 성정이나 기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반면 안중근은 송곳 같고 칼 같은 필체로 직필(直筆)의 표본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해방 공간에서 남북공동정부 수립과 남한단독정부 수립을 놓고 대립했던 김구와 이승만의 필체도 뚜렷이 구분된다. 김구는 차돌처럼 단단하고 강직한 서체인 데 비해 이승만은 서체가 부드러워 자유주의자로서의 기질이 드러난다는 평이다. 이 밖에 흥선대원군의 ‘묵란’, 민영익이 상해 망명 당시 기거했던 집인 천심죽재를 그린 그림, 갑신정변의 4인방 필적, 만해선사와 여운형의 필적 등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이 상당수다. 문창국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망국·분단·통일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3부작 시리즈의 하나로, 내년 초 분단과 통일을 다룬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8월31일까지. (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제빵탁구’ 윤시윤 “반드시 No.1 되겠다” 선전포고

    ‘제빵탁구’ 윤시윤 “반드시 No.1 되겠다” 선전포고

    탁구 윤시윤이 ‘제빵왕’에 도전한다. 22일 방송된 KBS ‘제빵왕 김탁구’(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 14회에선 탁구(윤시윤 분)의 제빵수업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늦은 밤 인목(박상면 분)은 제빵실에서 홀로 남아 제빵연습 중인 탁구를 찾았다. 탁구는 모자모양을 지적하는 인목에게 모자 안쪽 ‘제빵왕 김탁구’라고 새겨진 자수를 보여주며 “제빵왕 들어보셨습니까. 제빵왕! 이제 이게 앞으로 나아갈 인생의 목표입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인목은 제빵사로서의 삶이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니라며 탁구에게 설명했다. 탁구는 “누가 뭐라든 이 제빵업계의 최고가 될겁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빵 세계에 최고라는 호칭은 없다. 명장만 있을 뿐 일등 하는 인생을 원했다면 길을 잘못 짚었다”라는 인목의 충고에 탁구는 “나의 최고는 일등이 되는 게 아닙니다”라며 제빵왕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사진 = 방송캡처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부하 앞세우는 리더 살아남을 수 없어”

    “부하 앞세우는 리더 살아남을 수 없어”

    지난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중 처음으로 ‘5연임 신화’를 쓴 박종원(66) 코리안리 사장이 지난 12년간의 고군분투를 책으로 펴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낙하산 CEO’라는 불명예를 안고 코리안리에 입성한 그는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지난해 전 세계 13위, 아시아 1위 재보험사로 끌어올렸다. 바닥부터 회사를 일궈온 박 사장은 자신을 이끌어 온 신념이 ‘야성’이라고 말한다. 박 사장은 평소에도 “전쟁에서 앞장 서 적진으로 향하는 리더처럼 포탄이 두려워 부하를 앞세우는 리더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해 왔다. 23일 출간될 ‘야성으로 승부하라’(웅진윙스)에서도 CEO로서 정면승부 근성과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에는 매년 혹독하게 치러지는 코리안리 입사 전형 중 하나인 청계산 야외 면접, 2004년부터 매년 여름 2박3일 동안 전 직원이 함께 하는 백두대간 종주, 실패 사례를 낱낱이 보고한 직원과 부서에 포상하는 실패 사례 보고 대회 등 박 사장의 인재 판별법과 문제 해결법 등이 24가지 야성 코드로 제시돼 있다. 재무부 등에서 관료생활을 함께 했던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은 “취임 전 노조와의 첫 만남에서 ‘노조가 막는다면 가지 않겠습니다’던 그의 말은 야성이 넘쳐난다.”고 평했다는 후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제빵탁구’ 윤시윤 “반드시 No.1 되겠다” 선전포고

    ‘제빵탁구’ 윤시윤 “반드시 No.1 되겠다” 선전포고

    탁구 윤시윤이 ‘제빵왕’에 도전한다. 22일 방송된 KBS ‘제빵왕 김탁구’(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 14회에선 탁구(윤시윤 분)의 제빵수업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늦은 밤 인목(박상면 분)은 제빵실에서 홀로 남아 제빵연습 중인 탁구를 찾았다. 탁구는 모자모양을 지적하는 인목에게 모자 안쪽 ‘제빵왕 김탁구’라고 새겨진 자수를 보여주며 “제빵왕 들어보셨습니까. 제빵왕! 이제 이게 앞으로 나아갈 인생의 목푭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인목은 제빵사로서의 삶이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니라며 탁구에게 설명했다. 탁구는 “누가 뭐라든 이 제빵업계의 최고가 될겁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제빵 세계에 최고라는 호칭은 없다. 명장만 있을 뿐 일등 하는 인생을 원했다면 길을 잘못 짚었다”라는 인목의 충고에 탁구는 “나의 최고는 일등이 되는 게 아닙니다”라며 제빵왕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사진 = 방송캡처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열린세상] 세계화시대의 역사교육/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교수

    [열린세상] 세계화시대의 역사교육/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교수

    모든 역사와 문화에는 그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 지중해 연안 유럽이나 근동 지방의 고대문화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문화가 있다. 그리고 얼른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그 문화를 대면하면 할수록 눈에 들어오고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문화도 있다. 우리 문화는 후자에 속한다. 우리 문화는 그 존재 이유를 따져 묻고 배워야 그 의미를 알게 되고 머릿속에 자리잡게 된다. 우리 역사와 문화의 특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해 보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유물 가운데에는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과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藏經版殿)이 있다. 노트르담 성당은 1160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345년에 완성되었다. 그 성당 하나를 짓는 데에 185년이 걸렸다. 이 성당은 고딕 예술의 종합작품이며, 일시에 65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규모를 갖추었다. 오늘날 파리를 찾는 사람들은 그 아름답고 웅장한 성당을 우러르게 마련이다. 이 성당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5세기에 세워진 이 장경판전은 남쪽에 있는 수다라장과 북쪽에 있는 법보전을 합쳐서 70칸에 이른다. 장경판전은 숯과 소금, 횟가루와 찰흙 및 모래를 버무린 흙으로 지반을 다졌다. 수다라장의 남향 창은 아래창이 위창보다 네 배나 넓게 되어 있다.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법보전의 창은 아래창보다 위창이 한 배 반 정도 더 크게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지세를 감안하여 서로 다른 크기의 창을 배치해서 건물 내 공기의 순환을 돕고, 온도와 습도의 조절 기능을 자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안에 800여년 전에 만들어진 8만 2258장의 팔만대장경 경판들이 뒤틀림이나 터짐이 없이 보관되어 있다. 이는 그 건물의 과학적 공법과 설계 덕분이다. 해인사를 찾은 사람들은 그 수려한 경치와 정연하고 아담한 가람의 배치에 취하여 이를 바라보게 된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자연의 일부가 된 해인사는 얼른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해인사와 노트르담 성당을 비교할 때, 사람들의 눈을 일시에 끄는 것은 노트르담 성당임에는 틀림없다. 단순히 건물의 크기만을 보자면 해인사 장경판전과 노트르담 성당은 서로 비교도 안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공부를 통해서 해인사 장경판전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이 건물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올바로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문화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게 되고 정당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과학적으로 건축된 해인사의 장경판전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우리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거기에는 자연을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문화의 흔적이 집약되어 있다. 그러므로 장경판전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인간에 대한 착취를 포기하려는 결의에 찬 판단이 창조한 건물이었다. 돌이켜 보건대 지구상에서는 강력한 정치권력이나 종교적 신념에 의해 세워진 많은 문화유산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역사는 어떠한 정치권력이나 종교, 신앙의 이름으로도 백성들을 착취하는 일을 자행하지 않았다. 그 인간존중의 정신이 깃든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바로 이해할 때, 우리는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도 두 문화의 우열 대신에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은 우리 자신을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 설 수 있게 만든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본 지식은 중·고등학교 과정의 한국사 교육을 통해서 주어진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한국사 교육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제9차 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라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교육이 고등학교 단계에서 선택과목으로 규정된 이후 벌써부터 한국사 교육은 교육현장에서 위축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9차 교육과정은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다. 잘못된 일은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라나는 우리 2세들에게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려 세계화시대의 세계시민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박근혜 前대표 보수대연합에 중요한 인물”

    자유선진당의 중앙당사는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용산 빌딩에 자리잡고 있다. 4층에 자리잡은 이회창 대표의 집무실 창밖으로 한나라당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표실은 정치인보다는 선비의 사무실 분위기를 풍겼다. 하얀 벽, 하얀 블라인드, 짙은 갈색 책장 주위로 난초 화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회창 대표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대연합과 개헌, 개각, 7·28 재·보궐 선거, 세종시 등 정국 현안에 대해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논리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이 진행했다. [보수 대연합] →6·2 지방선거 직후 보수대연합을 제기한 이유는. -지방 선거 결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 흔적 없이 사라질 것처럼 보였던 친노세력이 다시 돌아왔다. 유권자를 보수 30%, 진보 30%, 중간 40%로 나누는데 중간층이 2002년 대선 때는 친노 쪽으로 갔다가 2007년 대선 때는 보수 쪽으로 왔다. 지금 이 정권이 잘못해서 실패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보수세력의 실패로 직결돼 다시 친북좌파 정권이 돌아오는 것은 안 된다. 이 정권이 싫어도 ‘보수는 좋다.’는 인식을 확보해야 다음 대선에서 보수정권을 다시 탄생시킬 수 있다. 보수세력이 이같은 의식에 공감하고, 결집하기 위해 친보수적인 국민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보수대연합은 누가 주도해야 할까. -지금 말하면 자칫 보수대연합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보수들이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동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보수대연합의 대상은. -모든 보수세력, 보수 단체, 보수 정당이다.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인식해야지 정략적인 이합집산으로 생각하면 성공할 수 없다. →보수대연합을 위해 이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그 필요성을 적극 확산시키고,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이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대통령의 실정이 민주당의 회귀를 가져왔다. 보수대연합의 전제 조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실수와 실정 없이 제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립론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한나라당 안에서 보수대연합을 아주 정략적으로 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박 전 대표는 보수대연합의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선진당과의 통합보다 중도적인 세력 영입을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보수대연합의 과정에서 중도적인 세력의 통합도 필요한가. -안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사실 불쾌했다. 우리 당은 합당의 합자도 꺼낸 적이 없는데 (안 대표가) 제멋대로 선진당 합당 이야기를 운운하는데, 이는 보수대연합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 중심으로 뗐다 붙였다 하는데, 그러면 보수대연합은 성공하지 못한다. 특히 중도대통합이라고 했는데 이는 굉장한 착각이다. 표층에선 중간층이 있지만 정치 세력에는 중도란 없다. 그런데도 중간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이 중도세력화를 하면 이 중간표층에 가까이 갈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말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틀린 이야기다. 중도세력과 통합한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허깨비와 통합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합당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선거 이슈로 꺼냈고, 그것으로 끝난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세 불리기 차원에서 합당 운운하는 것은 안 된다. →보수대연합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보수대연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 이름이 연대든, 연합이든, 합당이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한나라당 쪽에서 합당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면, 이는 한나라당 중심의 세 불리기란 오해가 생길 것이고, 보수대연합도 무산될 수 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과 통합하면 수구보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당의 색깔은. -그 보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집권당 대표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진의가 와전된 게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천안함 사건을 비롯한 외교안보 쪽에서 일관되게 우리의 주장을 유지한 것을 두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이 수구라면 도대체 안 대표나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우리가 수구라면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필요할 때만 보수를 부르는 일종의 무늬만 보수, 얼치기 보수다. 잘못된 이야기라고 본다. 외교안보 이외의 부분에서 오히려 한나라당이 수구다. 진정한 보수는 정부나 공권력의 개입을 최소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반면 현 정권은 민간인을 사찰하고, KB금융 경영진을 뽑는 데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게 전형적인 반(反)법치, 반(反)보수적인 행태이자 수구다. [개헌] →보수대연합과 개헌은 어떤 관계가 있나. -없다. 일부에서 보수대연합을 한나라당이 개헌을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거론하면서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개헌을 정치 의제로 만들어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법률가이자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맞는 권력구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헌법 개정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 현재 헌법은 1987년, 20세기형 민주화 시기에 만들어졌다. 21세기 이후 선진화 시기에 대비하고, 그에 맞는 국가 권력구조를 고민하고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과정이 잘못되고 있다. 국가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도 없고, 20세기형 헌법에서 권력구조만 바꿔 대체하겠다는 말만한다. 각 정당들이 누가 정권을 잡을 때 자신에게 뭐가 좋을까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지 진정한 개헌 논의가 아니다. →한국에서 내각책임제도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제가 국민 의사를 결집하고 또 국가의 힘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적합하다. 5년에 한 번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국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결집된 의사 형성 기회를 갖는다. 이것이 우리 정치를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역동적으로 나가는 반면, 일본은 머뭇거리고 처져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내각제와 우리의 대통령제의 차이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세종시 및 국무총리] →세종시 원안을 고수한 것은 양심적 판단인가, 아니면 정치적 계산 때문인가. -지방분권 차원에서 일부 부처의 이전은 필요하다고 과거에도 나는 말했다. 부처 이전은 강소국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화를 위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길은 분권화해서 지금 서울과 같은 발전축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지방분권화로 가기 위한 중간 사업이 바로 세종시다. →통일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수정론자들에 따르면 통일이 되면 수도가 평양, 서울, 세종시 3곳에 생긴다고 한다. 그야말로 탁상공론가들이 하는 소리다. 통일이 되면 양쪽이 동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오가지 못한다. 수도를 어떻게 평양에 두겠느냐. 오히려 통일이 되면 세종시를 연방정부의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 →정운찬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위해 들어온 총리다. 떠맡은 과업이 제대로 안된 이상 물러나는 게 맞다. 남은 임기라도 더 이상 실수 없도록 일할 총리가 필요하다. [기타] →현 정부의 이념은 보수적이라고 보는가. -천안함 사건 이후 대통령 담화에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가 점점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흘러갔다. 과연 보수정권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필요할 때는 보수라고 했다가 또 이념을 떠난 중도라고도 한다. 대통령 스스로도 중도실용 정부라고 하면 보수가 아니란 것 아닌가. 헷갈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것은. -금융 위기에서 탈출한 것이다. 다만 피부로 좋아지지 않으니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 정부 가장 큰 실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종시 문제다. 법이 되어 있고, 자신이 하겠다고 수십번 약속해놓고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이 지방선거 패배를 가져왔고, 현 정권의 레임덕 도화선이 됐다고 본다. 아주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원칙과 신념을 견지하는 태도다. 쉬운 것 같아도 어려운 일이다. 단점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야당으로서 민주당에 배울 점은 무엇인가. -당내 사정이 여러 정파가 갈려 있어 복잡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싹 뭉친다. 우리 보수는 그런 게 약하다. 그래서 번번이 당하는데 그런 점은 사실 좀 부럽다. →세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는가. -대통령 자리를 잃었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쉽게 얻지 못했을 정치적 경험을 얻었다. →2012년 대선 출마하는가. 대선 출마설과 보수대연합이 상관 있는가. -지금 그런 말할 때가 아니다. 둘을 자꾸 결부시켜 이야기하면 쓸 데 없는 오해가 나올 수 있다. 정리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夏夏夏 신나는 방학 과학이랑 놀자

    夏夏夏 신나는 방학 과학이랑 놀자

    여름 밤 쏟아지는 별을 관측하며 과학관 전시품과 함께 침낭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어떨까? 세계적인 SF(공상과학) 전문가와 토론을 하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최신 영화를 감상하고, 국내 유명 과학자들과 함께 실험하며 어린이 박사가 돼보는 것은 또 어떨까? 여름방학을 맞은 초·중·고생들을 위해 다양한 과학 경험과 체험을 접할 수 있는 캠프와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전시물을 감상하고 독후감을 적는 1차 체험을 벗어나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과학 실험을 하고, 풍부한 과학적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직접 체험 행사들이 도시 근교에서 다양하게 벌어진다. ●실험과 체험을 동시에 일석이조 국립과천과학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접 과학 실험 활동에 참가하면서 눈과 손, 발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과학 캠프를 다음달 21일까지 연다. 특히 전시관 안에서 1박2일 캠프를 즐기며 망원경으로 여름 밤 하늘의 천체를 관측하고, 전시관 옆 침낭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이색 체험이 준비돼 있다. 설치미술과 과학의 원리를 결합한 ‘키네틱아트’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테오 얀센의 특별 전시회를 통해 눈앞에서 걸어다니는 조각들의 신비함도 체험할 수 있다. 테오 얀센은 ‘21세기 살아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예술가로, ‘예술과 공학 사이에 있는 장벽은 우리 마음에서만 존재한다.’는 작가의 신념을 고스란히 작품에 녹여냈다. 심폐소생술 학습 프로그램인 ‘CPR 클래스’에 참가해 직접 인공호흡을 배우고 실기시험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CPR 합격증을 받으면 캠프에 참가한 다른 아이들에게 직접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면서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 과학교육 뮤지컬인 ‘아인슈타인 W.H.Y’를 보면 특수 상대성 이론의 등장 배경과 아인슈타인 박사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무대 속 캐릭터들을 통해 재미있게 만나 볼 수 있다. ●SF영화 보고 스토리텔링 체험하고 과학기술과 인문사회·문화예술의 만남을 설명하는 융합카페를 매월 개최하고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오는 22일 서울 강변 CGV에서 SF 전문가들과 함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최신 개봉 SF 영화 ‘인셉션’을 관람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이 친근한 영화를 통해 과학적 상상력을 체험하고 과학 스토리텔링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재미와 학습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SF 문학계 최고 권위상인 존 캠벨상 지명자이자 SF소설 작가인 가톨릭대 고든 셀라 교수와 연세대 이종필 연구원, SF평론가 고장원씨가 발제를 맡아 ‘과학과 SF의 의사소통’ ‘한국 과학소설의 미래와 고민’ 등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며, 과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에 관심 있는 12세 이상 신청자는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과학박사와 실험하며 ‘주니어 닥터’되기 KAIST와 한국천문연구원 등 현장에서 실제 연구에 종사하는 박사급 연구원들을 직접 만나 과학 실험을 하고 어린이 과학 박사 인증서인 ‘주니어 닥터’ 자격증을 딸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다음달 2일부터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전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상대로 첨단 연구 인프라 체험과 동시에 과학 연구원들을 만날 수 있는 ‘2010 주니어닥터’를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인 이 행사는 접수 시작 후 조기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신청을 서둘러야 한다. 대덕연구단지 내 출연연구기관들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해 초·중등 학생들과 인공태양 만들기, 자연 속 방사능 체험, 명화 속 수학이야기 등 주제별로 실험·탐방·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계룡산자연박물관의 ‘알록달록 지구케이크’ 프로그램은 학생 20명으로 자연과학발굴탐험대를 조직해 실제 우리 생활 환경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암석과 보석을 발견하고 연구한 뒤, 고고학을 통해 암석의 형성과정을 들어보고 개인별 지질단면도판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생물 관찰’ 체험을 통해 머리카락·손·발 등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을 살펴보고, 토양 속의 미생물을 직접 키워보고 관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너무 작아 평소에 눈으로 관찰할 수 없었던 생명체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배우고, 연구실 안에 실험동물들을 직접 보며 생명공학 대한 강연도 들을 수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세계최고 갑부 멕시코 카를로스 슬림이 사는법

    세계최고 갑부 멕시코 카를로스 슬림이 사는법

    “정치인들과는 절대 사업하지 말라.” 불황과 위기 때 공격적인 투자로 정상에 오른 세계 최고의 부자, 멕시코 ‘메가 재벌’ 카를로스 슬림(70)의 좌우명이다. 슬림 제국은 백화점과 건설회사, 금융그룹 인부르사까지 멕시코에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1990년 통신회사 텔멕스 인수로 통신업계까지 장악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남미 전역에 600억달러 이상의 공격적 투자로 남미의 슬림 제국을 건설 중이다. 프랑스 조각가 로댕의 작품 300여점을 포함한 방대한 미술품 컬렉션도 소유하고 있다. 올해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선 그이지만 월급은 2만 4000달러(약 2800만원)만 받는다. 타고 다니는 차도 스포츠 실용차량인 시보레 서버번. 최근까지 플라스틱 싸구려 시계를 차고 다녔을 정도로 절제와 검소가 몸에 밴 생활을 하고 있다고 AFP가 16일 전했다. 최근 포브스지에 따르면 슬림의 재산은 535억달러로 추산된다. 그의 전기 ‘카를로스 슬림, 알려지지 않은 초상’(2002년 출간)의 개정판을 준비해 온 전기작가 호세 마티네즈는 “제트족과 달리 그는 극단적으로 소박하다.”면서 그의 재산은 포브스 추산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멕시코 주식시장의 30~40%를 쥐락펴락하는 슬림이지만 그의 내핍은 회사에도 적용돼 최고위 경영진과 중간 경영진이 공동비서를 쓰고 있고 보좌진도 두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경영위기에 처한 뉴욕타임스에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해 뉴욕타임스의 2대 주주가 됐다. 마티네즈는 “(슬림은) 발언권도 의결권도 행사하지 않으며 경영위기에 빠진 신문이 회복하면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도를 넘는 욕심은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슬림은 자신과 자녀의 검소와 절제에 대해 “훈련에 의해서가 아니라 취향과 신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류시원, 음반 제작자 변신..’로티풀 스카이’ 발탁

    류시원, 음반 제작자 변신..’로티풀 스카이’ 발탁

    한류스타 류시원이 음반 제자작자로 변신했다. 류시원은 데뷔 16주년을 맞아 ‘abnormal106’을 런칭, 후배 양성에 나섰다. 류시원의 첫 번째 작품은 일렉트릭 테크노 가수 ‘로티플 스카이’다. 특히 로티플 스카이는 2001년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가수로, 데뷔곡 ‘웃기네’로 많은 관심을 얻은 바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류시원은 “‘로티플 스카이’는 목표와 신념이 뚜렷하고 천부적인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친구다. 재능 있는 후배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로티플 스카이의 뮤직비디오는 오는 21일 다음 TV팟을 통해 선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로티플 스카이는 신곡 ‘노 웨이’(No Way)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선다. 사진 = 와이트리미디어,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Next 10년 신성장동력] 동원F&B-PQM 구성 고객 안심 프로젝트 가동

    [Next 10년 신성장동력] 동원F&B-PQM 구성 고객 안심 프로젝트 가동

    동원F&B는 ‘좋은 식품이 보약’이라는 신념 아래 2020년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최고의 식문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동원F&B는 지난해를 고객을 위한 ‘품질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고객 안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PQM(완벽 품질관리)라는 품질관리 전문조직을 구성하고, 식품안전 모니터링과 생산공장에 대한 평가 및 시설투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동원F&B는 새 생산설비를 설치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 시설이 식품안전과 소비자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식품안전의식 교육을 확대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 개선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출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문단에서 나온 평가에 따라 시설개선 작업도 했다. 지난해엔 창원, 진천 등 4개 공장과 2개의 협력업체의 식품안전시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양반김치’를 생산하는 충북 진천공장은 2004년 이미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동원F&B에 식재료를 납품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동원F&B는 특히 안전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또 전국 8개 공장마다 지역의 대학과 연계한 산학협력단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공장별로 매월 한 차례 이상 30명의 방문자를 선발해 전 생산공정을 공개하고 있다. 동원F&B는 2008년 ‘스타키스트’ 인수를 계기로 해외업체 인수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동원이 인수하기 전 미국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스타키스트는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동원F&B보다 기술력이 크게 떨어졌다. 동원그룹은 인수 직후 동원F&B의 참치 가공기술을 이전하고 공정을 개선해 스타키스트를 1년 만에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30분) 60년 전, 6·25 한국전쟁이 터지자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신념아래 현해탄을 건넌 642명의 청년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재일학도의용군이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재일학도의용군의 고난과 현실을 생존자들의 모습과 증언을 통해 듣는다.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늘에 가려졌던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 본다. ●제빵왕 김탁구(KBS2 오후 9시55분) 팔봉의 집으로 유경을 데리고 들어온 탁구는 첫사랑의 설렘을 키워나가고, 마준은 탁구와 유경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질투를 느낀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제빵실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면서 탁구가 범인으로 의심받게 된다. 한편, 팔봉의 집으로 유경을 찾는 형사들이 들이닥치면서 탁구와 유경은 또다시 이별을 겪게 된다. ●볼수록 애교만점(MBC 오후 7시45분) 스턴트맨 성수는 늘 거느리고 있던 후배들을 데리고 50부작 특집 드라마에 들어가게 된다.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맡아 의욕이 넘치는 성수는 선배이자 형으로서 현장에서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원이 준 학원비를 쇼핑하는 데 써버린 수정은 마침 지나가던 선호에게 밥을 사며 은근슬쩍 선호를 공범으로 만든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미혼모로서 출산을 결심했지만, 정작 사회는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사람들도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낙태를 결심하고 있는데, 정작 정부의 지원책은 미비한 상태다. 이번 주 ‘뉴스추적’에서는 낙태 논란 이후 현장 취재를 통해 불법낙태 시술 실태를 추적해 보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다큐 10+(EBS 오후 11시10분) 영화와 소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카리브 해의 해적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삶이 어땠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7세기와 18세기 카리브 해를 주름잡았던 해적들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나타났고, 어떤 변화를 거쳐, 어떻게 몰락했을까. 가장 특이하고 유명했던 카리브 해의 해적들을 통해 그 시대를 돌아본다. ●2010 MLB 올스타전(OBS 오전 9시) 2010 메이저리그야구(MLB) 올스타전이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올스타 최고득표자 조 마우어가 이끄는 아메리칸리그(AL)는 데릭 지터, 로빈스 커노 등이 출전하고 내셔널리그(NL)는 리그 최고 득표자 앨버트 푸홀스를 필두로 헨리 라미레스, 데이빗 라이트 등이 출전해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다.
  • 여·야 이해득실 골몰… 9월 국회도 없던일로?

    여·야 이해득실 골몰… 9월 국회도 없던일로?

    지난 6월 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구의회 폐지 및 시·군·구 통합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통상 7월과 8월은 국회가 열리지 않아 9월 정기국회에서나 논의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지만, 여야 간 입장차는 물론 의원 개개인의 주장도 크게 달라 지방행정체제 개편 자체가 백지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여야가 구성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위는 애초 지난 4월 27일 ▲시·군·구 통합 ▲통합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읍·면·동 주민자치회 출범을 골자로 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안을 마련했다. 6월 본회의 처리가 목표였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통합 창원시(창원·마산·진해) 재정 지원이 급했던 한나라당이 막판에 “구의회 폐지 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며 타협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은 “당내 반발이 심하고, 졸속으로 처리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11일 “특위에서도 논란이 많았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반대했다.”면서 “행정체제 개편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는데, 이렇게 논란이 많은 상태에선 법사위 상정이 힘들다.”고 말했다. 또 “최대 쟁점인 구회의는 의원 간 입장이 너무 엇갈려 존속하는 쪽으로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돌고 돌아 제자리 하지만 특위 한나라당 간사였던 권경석 의원은 “여야 특위 의원들이 9개월 동안 낱말 하나까지 꼼꼼하게 따져가며 심의·의결했다.”면서 “원안을 폐지하려면 특위에 재상정해 논의해야 하는데, 특위가 해산했기 때문에 결국 원안대로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였던 조영택 의원은 “특위에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특별법안이 행정체제 개편 내용 대부분을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위원회’에 위임하면서도 유독 구의회 폐지만을 명문화시킨 데 대해 특위 밖의 의원들이 반발했다.”고 말했다. ●“행정 비효율” vs “구청장 독재” 각 당 내부에서도 지역구나 지방자치에 대한 신념 등의 차이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별·광역시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시·군·구 통합이나 읍·면·동 주민자치회 구성에는 별 관심이 없고, 구의회 폐지만 반대한다. 지역구 관리의 핵심인 구의원이 사라지면 자신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별·광역시 이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반대로 시·군·구 통합이나 읍·면·동 주민자치회 구성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경남 창원이 지역구인 권경석 의원은 “구의회는 지방자치가 발전된 나라 중 어떤 나라도 시행하지 않는 비효율적인 제도”라고 주장하지만, 서울 강동이 지역구인 김충환 의원은 “풀뿌리 자치의 핵심인 구의회를 폐지하면 구청장의 독재화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기초적인 행정사무를 위임받게 될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놓고도 한 쪽에서는 “지방 토호의 횡포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지방 토호가 지배하는 현재의 시·군·구 의회보다는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국민 뜻 수렴 절차 더 필요”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불가피하게 선거구 개편까지 이어져 논란은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구역 통합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교훈삼아 늦더라도 국민의 뜻을 수렴하는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홍성규·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사명감 있는 전통문화 전문인력 키우자면/배기동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열린세상] 사명감 있는 전통문화 전문인력 키우자면/배기동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이제 전통문화가 귀중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중동의 석유에 절대로 부럽지 않은 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이다. 이것이 있음으로써 얼마나 행복한가를 우리는 알게 된 것이다. 경제적인 성장에 이어지는 이런 사회적인 인식변화 속에서 아마도 숭례문의 화재는 우리가 전통문화유산에 가지는 애착을 뜨겁게 달군 사건으로, 인식의 혁명을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전통문화가 우리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할 산업자원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안동의 전통 한옥들이 유령 집같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종손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바뀌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살기가 불편하여 떠나고 부수던 한옥들이 문화가 있는 삶의 현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전통문화의 보존활용 전략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표본이 될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사라질 운명의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지켜 낸다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터득하고 있다. 세계화의 시대에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각 집단의 고유한 문화를 유지하지 않으면 집단의 자존심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실리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 명약관화한 문화현실이다. 전통문화의 보존과 활용은 기술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경제력이 있다고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가적인 사명감과 문화유산의 인류사적인 의미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가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은 현실적인 경제논리와는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되지 않으면 사회적인 저항에 부딪혀가며 장기적인 국익을 위해 일하기 어렵고, 또한 잘못된 보존이나 복원방식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문화가 풍부한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국가적으로 전통문화를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기관을 여럿 두고 있으며 관련 학문분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에서는 학예사를 키우기 위한 루브르학교, 전문행정인력을 키우기 위한 문화재학교, 그리고 문화유산 자료를 모아서 연구할 수 있게 하는 인문학연구소를 국가가 경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문화유산을 짊어질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기관으로 지난 2000년 개교한 4년제 대학 국립전통문화학교가 있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문화유산을 전공하는 학부를 국가가 운영하기로는 유일할 것이고, 문화유산교육 분야에서 가장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부러워하고 있는 대학이다. 그렇지만, 국립전통문화학교는 대학원 과정이 없어 전문가 양성에 문제가 많다. 외국을 보면 전통문화를 다루는 기관이 거의 대학원중심이거나 대학원이 설치되어 있다. 심지어 실기 중심의 전통예술을 다루는 대학에서도 대학원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전통문화학교를 졸업한 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다른 대학에서 다른 전공을 선택해야만 한다. 지속적인 심화교육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흔히 전통문화기술 전승교육이 이 대학의 주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떤 전통문화도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되고 대중적인 활용이 전제되지 않으면 화석화되어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오늘날 문화유산 전승의 고민인 것이다. 그래서 문화유산의 다양한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와 사회적인 실천이 전통문화의 전승을 위한 국가적인 정책방향의 핵심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대학원 중심의 교육기관이 하나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기관은 전통문화를 세계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만드는 한국전통문화연구센터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문화의 자존을 강하게 표방하는 일이요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사람냄새 나는 구정 펼것”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사람냄새 나는 구정 펼것”

    재개발 바람의 한복판에 서 있는 서울 서대문구는 일부 낡은 주택이 철거도 안 되고 그렇다고 개발도 안 되는 유령마을이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문석진(55) 서대문구청장을 인터뷰하러 구청장실을 방문한 날도 현저동 주민 2명이 찾아와 “재개발구역에 대한 속시원한 답을 듣고 싶다.”며 문 구청장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었다. 문 구청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발은 주민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도시미관을 위한 개발승인은 자제해야 할 것 같아요. 사업승인 떨어진 곳은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철거가 안 되거나 주민반발이 심하면 연장 또는 유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뉴타운 개발과 관련, “갈등의 중심에 서서 공공관리제를 관철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먼저… SSM 등 허가 없다 그 이유는 카르텔(담합)로 분양단가를 올리는 등 뉴타운 개발은 원주민 재입주율은 낮은, 그야말로 건설사들 배만 불리는 꼴이라는 것이다. 아웃소싱 분양홍보 요원을 동원해 재산권을 떠넘기는 비민주적 조합총회도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재산평가 정보를 정확히 알고 동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웃으면 마치 하회탈 같은 서민적 인상의 문 구청장은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만큼이나 서대문구를 사람 냄새 나는 동네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연남동, 연희동 일대에 차이나타운을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래서 난색을 표했다. 관광객이 구정을 살찌울지는 몰라도 사람 냄새 나던 동네가 혹시라도 변할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타운 조성보다 중국 관광객들이 편하게 와서 즐기고 갈 수 있는 행정적 지원이 우선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고가도로도 철거하는 마당에 도시미관을 해치는 모노레일 경전철도 반대한다. 지하화가 안 되면 차라리 노면전차식 경전철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등 쇼핑시설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는 “사람이 먼저”라는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대형슈퍼마켓(SSM) 허가는 절대 안 해줄 겁니다. 재래시장 상인표를 의식해서 한 말이 결코 아니에요. 법적으로 싸워 지는 한이 있더라도 주민과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하는 이면에는 아날로그적인 측면이 많다. 마치 ‘느림의 행정’을 추구하는 듯하다. 삼세번 만에 당선된 비결에 대해 궁금해하자 사실 삼수의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엄지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블로그, 휴대전화, 이메일을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심지어 핵심공약을 만화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숲가꾸기·문학산책… 살맛나는 도시로 “서대문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명품 도시가 아니더군요. 겉만 요란한 도시가 아닌 내실 있는 도시를 원하는 걸 알았죠. 우선 뉴타운 갈등 해소를 통한 주거안정이 무엇보다 급하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그는 상대방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는 묘한 화술을 지녔다. 틈이 많이 보이는 넉살 좋은 미소를 짓다가도 주장을 관철하고자 할 때는 회계사 출신답게 논리적인 소신을 갖고 상대를 설득했다. “서대문구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양분될 만큼 양극화가 심하다.”고 꼬집자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네로 황제식 개발은 안 됩니다. 부와 빈곤은 어차피 서로 공존할 수밖에 없어요. 아파트를 안 지어 집값이 안 오른다는 일부 주민들의 생각은 옳지 않아요. 서대문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강남과는 동네 풍경부터가 달라요.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서민적이고 여유가 넘쳐 나는 동네죠. 노동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서민이 가까이 살고 그들을 고용할 부(富)도 가까이 있다는 건 큰 혜택 아닌가요.” 강남 따라잡기식 개발이나 행정으로는 절대 강남을 잡을 수 없다는 역설이다. 서대문만의 전인교육으로 장기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독서인증제나 안산을 중심으로 한 숲 가꾸기, 문학산책 등을 통해 건강하고 살맛 나는 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느림의 행정은 바로 ‘사람을 위한 행정’이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이 바뀌면 서울이 바뀔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서울시 의원과 도시개발공사 이사를 지냈으며 세종문화회관 감사,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시민사회단체 활동 등을 통해 업무 투명성에 대한 신념과 경험을 두루 갖췄다. 현재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감사를 맡고 있다.
  •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주민 참여가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조례 개정으로 주민들의 건강한 목소리를 담아 내겠다.” 이동진(50) 서울 도봉구청장은 5일 구청장의 권한을 줄이고 주민의,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에 의한 구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4년 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수에 성공한 그는 “주민의 자치 역량을 키우는 데 전념하겠다. 지금까지 주민 참여가 통·반장, 직능단체 회원으로 이뤄져 양식 있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면서 “비판 의식을 가진 주민들이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해 구정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치역량 강화를 1차 과제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아가 주민참여 예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주민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참여로 투명하게, 복지로 행복하게’라는 민선 5기 캐치프레이즈처럼 주민들이 신명 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상명하복 지양… 공직사회 새바람 이 구청장은 도봉구 행정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행정 스타일 변화, 공직사회 풍토 바꾸기’다. 그는 “구청 직원들 간의 관계,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관료적이다 보니 직원 스스로 일하는 문화가 사라졌고 주민이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화’의 시작은 상명하복의 관료주의, 경직된 공직문화 바꾸기다. 그는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찾아야 하는 구청장실 앞에 제복을 입은 경비가 지키고 모든 출입구가 막혀 있다. 또 나이 많은 국·과장들이 구청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경직된 문화도 바꾸겠다.”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면 특히 젊은 직원들 아이디어를 조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급을 떠나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장기적인 도봉구 발전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 땜질식 지역개발로 도봉구 곳곳이 멍들었다.”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도봉구의 미래는 ‘도봉산이라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 도봉구를 환경친화적인 관광지로 특화’하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자연환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아토피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연치료시설인 ‘산림테라피단지’ 유치를 꼽았다. 그는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는 이점을 살려 ‘치유의 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주변에 숙박시설 같은 인프라 조성 등을 포괄하는 도봉산 종합 발전계획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도봉 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몇몇 사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우선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의 경우 “설계와 교통영향평가에서 F점을 받을 만큼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이 구청장은 “도봉구를 지나는 구간만은 도로 확장보다 지하화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市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요청할 것 신설~우이 간 경전철 사업도 “당초 계획된 방학동까지의 경전철 구간이 수익성을 이유로 축소된 것”이라면서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공공재원투자 비율을 높여서라도 당초 계획대로 방학동까지 개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 재분배를 통해 ‘복지’ 강화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는 “2500억원의 예산 중 사업비로 쓸 수 있는 돈이 200억~300억원뿐인 현실을 감안, 예산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로포장과 같은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복지예산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 구청장은 “취약계층을 돕는 좁은 의미의 복지라기보다는 무상급식과 같은 넓은 의미의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면서 “모든 주민이 최소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 부문의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또 도봉구에서 초·중·고에 다닌 아들을 둔 이 구청장은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혁신학교’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쟁을 유발하지 않고 창의성에 기반을 둔 혁신학교가 초기에 잘 정착될 수 있게 지원하고, 지역 내의 명문학교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김근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깨끗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4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치면서 정치와 행정을 두루 거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16년 만에 졸업했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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