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년사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사고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수화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도의원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 호텔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50
  •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나눔 실천하는 동반자 미래를 나누는 경영

    우리 기업이 달라졌다. 과거 1970~1980년대 이윤을 극대화해 세금을 더 내는 것이 사회공헌이라고 생각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앞다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조직을 신설하고 확대했다. ‘물(사회)이 풍요로워야 물고기(기업)도 살찐다’는 인식이 확산돼 이제는 사회공헌이 기업 경영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일차적 목적도 있지만, 좀 더 넓게 봐서 기업이 뿌리내린 사회의 안정 및 성장이 결국 기업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생각이 기업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 우리 국민 역시 기업을 평가할 때 사회공헌을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설문조사(2009년)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0%가 사회공헌 활동을 잘 이행하는 기업의 제품은 비싸더라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69.3%는 우리 사회에 나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보다 공개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에도 사회공헌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올해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경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상위 500대 기업의 매출액은 2007년 1조 9000억원에서 2012년 3조 3000억원으로 5년 새 73.7%나 늘었다. ‘미래를 나누는 경영’이라는 주제로 사회의 그늘진 곳을 어루만지는 기업들의 최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조명해 본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외교안보 현장] 초록색 완장 찬 北 취재진 “북남 언론인 만남도 빨리…”

    “북남 언론인들이 모이는 자리가 빨리 만들어져야죠.”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5일 북한의 한 관계자가 우리 측 취재진에 전한 말이다. 이산가족은 물론 남북 적십자회 관계자와 보장성원(안내원), 취재진 등으로 북새통을 이룬 상봉 행사에서는 남북 인사들끼리 대화의 장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북측 인사들은 이른바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우리 언론에 대해 불만을 집중 토로한 가운데 한 인사는 “남측 보도를 많이 보는데, 사람 성향이 다르듯이 기자들도 성향이 다 다르니 이해한다”고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또 다른 인사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비방·중상 중지’에 따라 북한 언론의 대남 메시지 수위가 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남쪽도 민족을 위한 언론으로 거듭나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북측 취재진은 ‘기자’라고 쓴 초록색 완장을 차고 우리 측과 섞여 상봉장을 취재했다. 정장 차림에 파란색 명찰을 찬 보장성원들은 직접 기자들을 상대로 대북 문제에 대한 한국 내 여론과 동향을 묻기도 했다. 일부는 단순히 안내원이나 적십자회 소속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 통일전선부(통전부)나 국가보위부 소속으로 짐작됐다. 이들은 이번 이산가족 행사가 북한의 적지 않은 양보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계획을 거절하며 쓴 ‘좋은 계절에 보자’는 표현도 화제가 됐다. 한 북측 안내요원은 “보장성원들이 오랜만에 밖에 나왔는데 계속 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하다고 한다”면서 “날이 풀린 좋은 계절이었으면 금강산도 구경할 텐데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가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 때문에 일부 지연되기도 했다는 남측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북측 취재진은 “원수님이 신년사부터 중대제안에 이르기까지 통 크게 결단해서 이뤄진 이산상봉인데 행사 본질보다 왜 비본질적인 것에 삐딱하게 접근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KB금융에 지난 한 해는 ‘악몽’에 가까웠다.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새해 들어서도 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KT ENS 대출 사기 연루 등 악재의 연속이다. 임영록(59) KB금융 회장은 “이 모든 게 기본이 약해져서”라며 “주인의식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잇단 인수합병(M&A) 실패와 관련해서는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며 재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인수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잇단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KB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아프게 생각한다. 올 신년사에서 향상일로(向上一路)를 강조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한 길로 정진하는 자세가 지금 2만여 KB 임직원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그 정도로는 고객들이 KB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것 같다.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최근의 모든 악재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반짝 처방전을 내놓기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풍토와 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작정이다.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되찾아야 한다. 3년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조직이 흔들리니까 주인의식이 없다. 주인의식이 확고하면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일(기업들이 어려울 때 자금 지원을 되레 줄이는 행태)도 없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 올 때 우산이 돼주는 ‘시우(時雨)금융’의 기초를 닦을 것이다. →ING생명보험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실패했다. ING생명은 이사회의 강한 반대 때문에 무산됐다. 이때 생긴 ‘이사회 트라우마’로 인해 임 회장이 M&A에 소극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사회가 우리(경영진)에게 허락한 가격대 중에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 그러니 졌어도 후회는 없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파이낸셜이라는 알짜 회사를 건지지 않았는가. 또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우리은행에는 관심이 없나. -없다.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KB금융의) 자산이 600조원이 넘는다. 완전히 스모 선수다. 그렇게 해서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지만 600조원이 돼도 아시아에서조차 톱10에 못 든다. 그럴 바엔 뭐하러 그 큰 덩치를 인수하겠나. 지금은 체격을 키울 때가 아니다. 체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은행은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에 넘기는 방법으로는 매각이 어려울 것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말하는가. -그거야 신 위원장(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고민할 문제지…. →체력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간단하다.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면 된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내 돈,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면 횡령사고 같은 일은 안 생겼을 것이다. →KS(경기고-서울대) 중용 등 인사잡음이 들린다. -나는 서울대 사대 출신이다. 서울대 상대가 주름잡는 기획재정부(행시 20회)에서 차관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누구보다 비주류의 설움을 잘 안다.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능력을 봤을 뿐이다. →지난해 순익이 전년보다 26%(4480억원)나 줄었다. -신뢰 회복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와 생산성 제고를 올해 핵심 목표로 제시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올해는 M&A 등 공격 행보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악재 방어도 철저히 해야 한다. 미국의 돈줄 죄기(테이퍼링)에 따른 금융시장 요동 가능성, 1000조원의 가계대출 등 온통 지뢰밭이다. 리스크 관리능력에서 올해 (금융사의) 희비가 크게 갈릴 것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시론] ‘통일대박’과 ‘허리띠’가 남북화해의 원동력/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시론] ‘통일대박’과 ‘허리띠’가 남북화해의 원동력/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의 첫 단추라고 했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으니 남북관계의 첫 단추는 꿰어진 것이다. 북한은 새해부터 대화 공세에 집중했으나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연초 박 대통령은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으나 북한은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해서 “좋은 계절에 마주 않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정중한 투였지만 2월 말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는 것은 여전했다. 6일에도 한·미군사훈련 중지를 촉구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눈길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남북 사이에 모처럼 화해의 싹이 돋고 있는 것은 연초부터 남북의 최고지도자가 남북대화를 강조한 것이 그 배경이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육성 신년사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중요시했다. 박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며, “한반도의 통일은 우리 경제가 실제로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통일대박은 북한이 더 절실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첫 공개연설에서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리띠’는 김정은 체제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다. 경제발전, 즉 허리띠를 푸는 것이야말로 3대 세습을 한 김정은 체제가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과제라는 의미다. 작년 말 장성택 처형과 12월 17일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 이후 김정은 체제는 본격 출범했다. 이후 ‘허리띠’로 상징되는 김정은 체제의 경제발전에 대한 필요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맞아떨어졌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사히 치러지면 남북관계는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키리졸브, 독수리 한·미합동훈련이 오는 4월까지 진행되더라도 남북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한·미양국이 작년과는 달리 B2, B52, F22 등 미국의 첨단 전략무기를 동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남한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7만 1000여명에 이른다. 지금처럼 한 번 만날 때 남한 측 100명과 북한 측 100명을 합해 총 200명과 그 가족이 만나는 방식으로는 이산가족이 모두 만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린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강산 면회소를 상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생사확인, 화상상봉, 영상편지교환 같은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꾸준히 진행하면 이산가족 문제의 정치적 활용 가치는 사라지게 된다. 이 길이 이산가족 문제라는 분단이 낳은 비극을 인도주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길이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지만 남북관계는 첩첩산중이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금강산관광과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공원을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설악산과 금강산 사이에 DMZ국제평화공원을 만들고, 남쪽으로 평창, 북쪽으로 마식령까지 포함하는 동해안 국제관광지구를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산과 바다와 눈이 만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관광지가 된다. 어떻게 통일대박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남북한 각각의 해답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달 말 존 케리 미국무장관의 한·중 양국방문, 4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이 명절로 쇠고 있는 2월 16일 김정일 위원장 생일을 전후해서 억류하고 있는 재미동포 케네스 배를 석방하면 북·미 사이에 작은 신뢰가 만들어질 수 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다.
  • [금강산 이산상봉 합의] 남북 관계 개선 물꼬…‘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첫 단추

    [금강산 이산상봉 합의] 남북 관계 개선 물꼬…‘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첫 단추

    남북이 5일 ‘2월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 이후 한 달간 남북이 ‘핑퐁 게임’을 벌인 끝에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사실상 첫 단추를 꿴 것이란 관측이다. 북으로서는 최근 유화 메시지를 내놓은 데 따른 진정성을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이산가족 상봉이 돌연 무산됐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실무 접촉에서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패키지로 요구했던 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를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상봉 자체가 남북 모두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그동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한 데 대해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는 남측도 이산가족 상봉을 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대로 이뤄지면 사회·문화 교류, 인도적 지원 등 남북 관계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의 결실을 맺게 되면 지난해와 달리 상호 군사적 긴장도 관리될 여지가 커진다. 북한 역시 얻는 게 적지 않다. 지난달 1일 신년사, 같은 달 16일 국방위의 ‘중대 제안’ 등 일련의 대화 공세가 위장평화 공세로 의심받던 상황에서 ‘진정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장성택 처형 이후 각인된 공포 통치 이미지를 완화하는 효과도 노려 볼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수용한 만큼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를 우리 측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로 비료와 쌀 등의 식량 지원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냉각된 북·중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의 불신을 경감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대화 메시지를 보여야 하는 시급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뜨는 실세 김철진

    北 뜨는 실세 김철진

    북한이 지난해 10월 신설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의 김철진(차관급) 부위원장이 북한 매체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경제개발의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해 9월 말 평양 문수물놀이장 건설 현장을 시찰하고 같은 해 12월 말 강원도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할 때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밝힌 김 제1위원장 수행자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지만 관련 사진에서는 그의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현지시찰에서 내각의 차관급이 장관급(위원장)을 제치고 최고지도자를 수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김 제1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수차례 강조한 경제개발 추진의 실세란 관측이 나온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오랫동안 북·중 경협에 몸담아 왔고 중국에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경협의 핵심 실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2010년 9월 투자유치 기구인 조선투자개발연합회 회장에 임명되고 나서 평양시 10만호 주택 건설 자재 수입과 자원개발사업 등을 담당하며 중국 기업인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진에는 나왔지만 명단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세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일부가 지난해 분류한 북한 주요 인사 인물정보 320명에도 김 부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아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는 평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고] 북한 중대제안 진의가 궁금하다/박수근 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기고] 북한 중대제안 진의가 궁금하다/박수근 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은 신년사에 이어 16일 국방위원회가 ‘중대제안’을 통해 상호비방을 중지하자며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기자회견을 내보내고, 지난 24일 오전 김정은 특명의 공개서한을 발표한 뒤 오후에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해 이산가족상봉을 전격 제의하는 등 연일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며칠 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고 김정은은 특수전부대 훈련을 잇달아 참관했다. 북측이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한 것은 환영할 일이나 평화 공세 이후에 도발한 사례가 많아 중대제안의 진의가 궁금하다. 첫째,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 때문일 것이다. 장성택 숙청의 명분을 살리려면 인민생활 수준을 향상해 내부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간 중국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삐걱거리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북·중관계에 틈이 생긴 상황에서 친중파 개혁지향적 인사로 알려진 장성택을 중국에 대한 매국행위로 처형했다는 것은 북·중관계의 일정부분 단절을 각오하지 않고는 어려워 중국의 대북지원이 예전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6일 장성택 처형사태 이후 북한 정세와 관련해 “급변사태를 포함한 모든 사태에 대비해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의 북한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선택폭은 제한적이다. 우리의 도움이 절실하다. 둘째, 북한은 부인하지만 위장평화 공세다. 북한체제를 들여다보면 저의를 알 수 있다. 노동당 일당 독재체제로 3대 세습에 의한 수령 유일사상이라는 정해진 목표를 향해 일관성 있게 가고 있다. 김정은 신년사는 모두 노동당 규약대로 한반도를 공산국가화하겠다는 목표 관철을 위한 용어 일색이다.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국가 생존을 위한 동맹이다. 북한은 주한미군을 적화통일의 걸림돌로 간주한다. 정전협정 60년이 지난 오늘까지 주한미군 철수 요구는 북한의 변함없는 전략이다.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군사훈련과 연계시켜 거절했다가 역으로 상봉을 제의해 왔는데 협상 과정에서 무엇을 요구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 조평통과 국방위에서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한반도에서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해놓고 현재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자신들은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계산도 있을 수 있다. 또 장성택 사태에 따른 내부 불안 요소를 무마할 목적으로 도발 명분을 축적했다가 여론을 흔들어 놓고 기습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체제의 대내외 역량과 북한만의 특수한 상황 및 내부 정황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북한 실체에 접근해야 한다. 국가정보기관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북한의 대남 군사적 도발 가능성뿐 아니라 대화 공세에도 대비하는 안보·대화의 병행 대비태세가 필요하다.
  • [오늘의 눈] 사회통합이 최선인가/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사회통합이 최선인가/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올해 들어 부쩍 ‘통합’을 거론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인이 사회통합을 내세우지 못하면 비전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기 십상이고, 학자들이 시대담론을 펼 때 통합론은 아주 요긴한 수사(修辭)가 되고 있다. 통합은 선이고, 분열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배어나고 있다. 하지만 광복 이후 우리 사회가 통합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이상적 개념이라면 몰라도 사회가 실체적으로나 이념적으로 통합되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모두 합쳐 하나로 만든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통합이 국가와 사회 진화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면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체주의 정권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내세운 것이 국민통합이다. 더구나 통합이 분열사회에 화해와 공존을 주문하는 게 아니라, 사회 다양성을 가로막고 반대세력을 제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면 매우 위험하다.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정의(正義)다. 지향점이 건전할 때 이념적 분열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 다양성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뜬구름 잡기 식으로 통합을 강조하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영호남 의원들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가 “동서는 하나다”라고 여러 차례 외쳤지만 정치인 특유의 이벤트로 비쳐질 뿐이다. 이와 유사한 이벤트는 지난날 여러 번 있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진정성 없이 여론의 관심을 끄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근 지자체와 통합론이 일고 있지만 서로 아전인수 격이어서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를 수없이 강조했다. 그러나 신년사에선 경제민주화를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자존심을 접고, 고집 센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매달렸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김 전 위원장이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국민대통합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의 야당에 대한 인식이나 대통령 의중에만 충실한 새누리당의 태도를 보면 통합은 선거용 구호였다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은 최근 ‘비정상의 정상화’를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철도파업 대처와 공기업 개혁 등 공감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면 대통령이 아직 독선과 불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내외에서 잇따라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지만 남북문제에 대한 경직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런 말은 왠지 어색하다.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통일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전제되지 않으면 이벤트성 어젠다가 ‘경제민주화’에서 ‘통일’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사회통합, 경제민주화, 통일이라는 용어들이 그때그때 구미에 맞게 사용돼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이 화려한 명제들을 새로 내세우기 전에 경제민주화가 왜 용도 폐기됐는지를 해명하고 다른 어젠다로 넘어가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가장 기본적인 ‘정상화’다. kimhj@seoul.co.kr
  • [사설] 北 이산상봉 수용해 ‘평화의지’ 입증하라

    북한이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남녀 축구대표팀을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그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밝혔다. 아직 대회 조직위원회에 공식 통보해 오진 않았으나 최근 강화된 유화적 행보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데다 남북관계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북측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단정 지어 전망하기는 이르다고 할 것이다. 북의 유화적 공세에 담긴 진정성이 관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북이 정녕 남북관계의 개선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이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북은 지난 16일 상호비방 중지 등의 ‘중대 제안’을 우리 정부가 ‘위장 평화공세’로 보고 거부하자 18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이번 중대 제안을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 우리는 이미 선언한 대로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호응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사흘이 지난 어제까지 북측이 보여준 ‘행동’은 없다. 우리 정부는 북이 ‘중대제안’ 관련 조치로 동계훈련 일시 중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공격헬기 후방 배치, 대남 비방전단 살포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이마저도 행동으로 옮긴 것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북의 허튼 평화 공세가 대남 무력도발을 예고하는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간의 남북관계사가 말해준다. 지난해만 해도 북은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였으나 2·12 3차 핵실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등을 이어나가며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몰아갔다. 2010년에도 연초 대화공세를 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의 유화 제스처 역시 다음 달 말의 키 리졸브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무력화하고 대남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북이 진정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할 뜻이라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어제 한 포럼에서 강조했듯 남북 간 대화가 무산된 지점, 즉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이산가족 상봉 문제부터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 1년 넘도록 억류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도 더 이상 대미(對美) 전략의 볼모로 삼지 말고 석방해야 한다. 말뿐인 평화공세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이런 실질적 조치들만이 그동안 잃어버린 자신들의 신뢰를 조금씩이나마 되찾는 길임을 북은 직시해야 한다.
  • [김문이 만난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김문이 만난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영화 필름을 잠시 되돌려 본다. 영하 40도 혹한의 세계, 낮과 밤이 6개월씩 계속되는 남극이다. 6명의 한국 탐험대원은 도달 불능점 정복에 나선다. 해가 지기 전, 도달 불능점에 도착해야 하는 세계 최초의 무보급 횡단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깃발. 그 아래 묻혀 있는 80년 전 영국탐험대의 ‘남극일기’에 나오는 영국 탐험대도 한국과 같은 6명이다. 그런데 ‘남극일기’를 발견한 후부터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보이는 것은 하얀 눈밖에 없는 공포의 들판에서 하나, 둘, 대원들이 사라진다.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멀리 날아간 영화 ‘남극일기’에 나오는 장면이다. 최근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송강호가 주연했으며, 난관을 극복하는 인간의 위대한 정신을 그린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는 남극이 어떤 곳인지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오는 3월 초 남극에 또 하나의 과학기지인 ‘장보고기지’가 건설된다. 바야흐로 남극 탐험의 새로운 2막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 이에 즈음해 해양수산부는 장보고기지에서 1년여 동안 연구 활동 및 기지 운영을 수행할 제1차 월동대의 발대식을 최근 가졌다. 이번에 파견되는 15명의 월동대원들은 오는 25일 출국해 연말까지 남극에서 생활하게 된다. 월동대는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대원뿐만 아니라 기지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기술자, 요리사, 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적 구성원이 포함됐다. 특히 세종과학기지와는 달리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관측한 최저기온은 영하 34도에 이르며 백야(11~2월), 극야(5~8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고립된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위기 대처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 대륙을 체험할 ‘21세기 장보고 주니어’에 선발된 고교생 2명이 극지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장보고기지는 세종기지가 만들어진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2개 이상의 과학기지를 가진 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에 해당한다. 남극에 대한 탐험과 연구를 보다 세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예동(60) 극지연구소장은 1983년 남극 땅을 처음 밟은 뒤 30년 동안 극지 연구에 몸 바쳐 왔다. 1988년 세종기지 설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매년 남극을 다녀왔다. 세종기지에서 혹독한 겨울을 지내는 월동대장을 두 차례나 했다. 남극을 가는 데 며칠씩 걸려 진이 빠지기도 하지만 위험과 고독을 무릅쓰고 자신이 딛는 발자국이 처음이라는 사명감으로 걷고 또 걸었다. 최근 4년 동안은 대륙기지건설단장으로서 장보고기지 건설을 총괄해 왔다. 오로지 극지와 더불어 살아온 우리나라 극지연구의 산증인이다. 오는 2월 초 다시 남극으로 떠난다. 장보고기지 완공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위해서다. 김 소장을 지난 16일 인천의 극지연구소에서 만났다. 그는 장보고기지 위치 선정부터 건설까지 모든 진행을 도맡았다. 극지연구소에서는 가장 큰 사업이다. 장보고기지가 완공되면 저위도에 위치한 세종기지에서는 생물공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고, 고위도의 장보고기지에서는 빙하·지질학·대기과학 등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남극으로 배를 타고 가려면 8일이 걸립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 남섬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극의 미국기지에 내린 다음 아라온호를 타고 다시 350㎞ 떨어진 장보고기지로 갈 예정입니다. 남극의 크기가 중국과 인도를 합친 것과 같을 정도로 어마어마하지요. 그렇게 큰 대륙을 연구하는 데 장보고기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륙의 빙하를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게 된 것이지요.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장보고기지는 기존의 세종기지에서 할 수 없는 연구를 두루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으며,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장보고기지는 한국 과학연구의 획기적인 발전, 남극에서의 영향력 확대, 경제적인 측면에서 10번째 국가 등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부연한다. 장기적인 기후 변화 예측도 장보고기지 완공 이후 더욱 정밀해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 신년사에서 기후변화의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장보고기지는 빙하 시추를 이용한 과거 기후 관측과 우주와 가까운 대기성분 분석에 전력을 쏟게 된다. 예를 들어 지표면으로부터 100~250㎞ 위의 대기를 연구하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저층 대기 흐름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극지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생명을 연구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극지연구소에서 특허를 따낸 ‘라말린’이란 물질은 산소 반응을 억제해 피부 노화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 남극에서 강한 자외선을 견디며 저온에서 살아남은 생물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국내의 한 기업체에서 이 특허를 이용한 화장품을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장보고기지는 오존가스나 오존의 농도를 매일 세계기상기구(WMO)에 전송하며 세계적인 기후 예측 문제에 중요한 ‘해결사’ 역할도 할 수 있다. “남극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구과학이지요. 그 과학적인 재료가 얼음 속에 있습니다. 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남극대륙에 루트를 뚫고 들어가 또 다른 기지를 짓고 빙하를 시추해야 합니다. 따라서 장보고기지가 완공되면 해야 할 일들이 많지요.”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극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85년 3월 남극해양생물보존협약에 가입하면서였다. 이후 남극세종기지와 북극다산과학기지(2002년)를 건설했고 쇄빙연구선 아라온호(2009년)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소장은 “인프라 확충에 따른 인력 수급 문제와 북극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제2의 쇄빙선 건조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극지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전 인류의 공통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며 우리의 경제적인 여건이나 국가의 위상을 볼 때 당연한 의무”라면서 지금 당장 이익을 내기는 힘들지만 먼 장래에는 반드시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9년 남극조약에 따라 영토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또한 2048년까지 자원개발이 금지됐지만, 그 이후에 대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남극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3개 기지를 보유한 중국은 장보고기지 인근을 비롯한 기지 2곳도 추가할 계획이다. 그가 남극과 인연을 맺은 때는 1983년이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전공인 지구물리학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에 갔다. 1981년 장학금을 받아 2년간 연구조교로 지낸 끝에 학과장의 소개로 남극연구가를 만났다.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남극에서 몇달 동안 함께 연구해 보자는 제의를 받은 것도 그때였다. 그에게 있어서 1983년은 여러 가지로 잊을 수 없는 해였다. 그해 9월 소련에 의해 격추된 대한항공 007기에 형이 조종사로 타고 있었고 남극으로 출발한 것은 12월이었다. 집에서는 공부를 못 해도 좋으니 당장 귀국하라고 했지만 남극 연구를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때 미군 수송기를 타고 메모드 기지에 처음 도착했습니다. 파란 하늘과 눈 덮인 하얀 땅이 전부였지요. 멀리 에러버스 화산에서 증기가 올라가는 게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죽음 속에서 어떤 생동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제 마음을 붙들어 맸고 남극 연구에 청춘을 바치게 됐지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남극땅을 밟은 이후 1987년 세종기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남극 연구에만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30여 차례 남극을 오가며 말 그대로 남들이 안 하는 남극 연구에서 최고 정상의 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남극의 길을 걷겠다고 말한다. “당시 남극에서 쇄빙선이 없는 나라가 갈 수 있는 곳은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뿐이었어요. 1987년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속도전으로 1년 만에 기지 건설을 끝냈고 월동대를 보낼 때 옷, 신발, 먹을 것까지 직접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아무런 자료도, 준비도 없던 시절이었지요.” 그의 좌우명은 ‘두려움을 떨치고 변화에 몸을 맡겨라. 남들이 모두 가는 길에 얻을 것은 많지 않다’이다. 청소년을 만나면 “부모가 시키는 거 하지 마라, 자기가 원하면서 남이 안 하는 것을 찾아라”고 강조한다. 남극 같은 미지에 대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보고기지에서 펼칠 그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예동 박사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지질학사(1977년), 동 대학교 대학원 지구물리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미국의 남극 연구프로그램인 남극 현장조사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인으로는 남극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87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근무하면서 남극세종과학기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1989년과 1995년 두 차례 월동연구대장을 지냈다. 극지연구센터장(1997년), 극지연구본부장(2002년)을 거쳐 초대 극지연구소장(2004년), 대륙기지건설단장(2010년) 등을 역임했다.일본 극지연구소 초빙교수, 대한지구물리학회 회장 등의 국내활동과 국제남극활동운영자위원회(COMNAP) 집행위원, 국제남극과학위원회(SCAR) 부회장 등을 지냈다. 남극 남셰틀랜드 해구의 지각구조 연구 등 국내외 논문 100여편, 남극환경 및 자원탐사기술, 북극연구개발 기초조사연구 등 연구 보고서 150여편 등의 연구실적이 있다. 바다의 날 국무총리 표창, 과학의 날 대한민국과학기술 훈장 도약장 수상,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제4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 최초 남극 방문자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1월 1일자 27면 ‘남극부터 아프리카까지, 한국 리더가 뛴다’ 및 1월 22일자 23면(김문이 만난 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 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극 땅을 밟은 사람이 김예동 박사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1963년 고 이병돈 박사가 한국인 최초로 남극(에스페란사 기지)을 방문한 사실이 자료를 통해 확인되었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구본무 LG회장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구본무 LG회장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우리가 처한 환경은 위기 상황이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이 다시 한번 ‘위기’를 언급했다. 지난 15~16일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 이천시 소재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다. LG그룹은 전체 매출의 70%에 가까운 100조원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력 산업인 TV가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주춤한 상태이고 스마트폰 사업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구 회장의 거듭된 위기론은 그룹 매출의 효자 역할을 해 온 해외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채찍질’인 셈이다. 구 회장은 “우리가 가진 자원이 다소 부족한 경우라도 승리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면서 “작은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이를 사업 기회로 연계하는 등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강력한 시장 선도주의와 1등을 목표로 한 신사업 육성을 주문한 바 있다. 이 같은 구 회장의 주문에 따라 경영진은 이틀간의 전략회의에서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 ▲기술 혁신과 변화 ▲국제 정세 변화 등 세 가지 주요 변수에 대응할 전략과 방법론 등을 고민했다. LG는 이를 바탕으로 수립한 해외 전략으로 위기 탈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이희범 LG상사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경영진 40명이 참여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이순우(64)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무실은 22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회장님 신년사’가 붙어 있다. ‘기업가치 극대화, 고객가치 극대화, 성공적인 민영화 마무리’.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도 이 회장은 이 세 가지를 가장 강조했다. “최대한 몸값을 끌어올려 고객이 원하고 시장이 원하는 민영화를 끌어내겠다”고 한다. 어떻게든 민영화 속도를 앞당기려는 정부와 어떻게든 제대로 짚고 넘어가려는 우리금융이사회 사이에서 ‘샌드백’ 신세가 되기도 했던 이 회장은 “그래 봤자 (임기) 1년 반짜리 회장인데 뭐 하러 이 고생 하나 싶다가도 그러니까 나를 시킨 게 아니겠느냐고 자위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털어놓았다. →왜 (회장을) 시켰다고 보는가.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 우리금융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또 있는가. 나는 상업은행 시절부터 37년을 이 조직에 몸담았다. 둘째, 기업 구조조정을 나만큼 잘 알고 많이 해 본 사람이 또 있는가. 셋째, 민영화가 안 됐을 때의 고통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는가. 이 정도 역사(115년)와 이 정도 덩치(자산규모 333조원)의 기업을 민영화한다고 하면 벌써 노조에서 꽹과리 치고 회장실을 점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일단 지켜보고 있는 것은 나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다고 자부한다. 요새 유행어로 ‘느낌 아니까’. 하하.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 →우리금융이사회가 법인세 6500억원을 깎아 주지 않으면 경남·광주은행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매각 조건을 바꿨다. 무산 우려도 많은데. -만에 하나 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2월 국회에서 안 되더라도 매각 철회는 반드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사전에 협의하기로 돼 있다.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매각 절차가 좀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세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원래 일정대로 (경남·광주은행을) 적격분할하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 그런데 정부가 (우리금융 전체 민영화를 위해) 그 일정을 당기다 보니 세금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걸 기업에 책임지라는 게 말이 되느냐. 국회의원들도 양식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틀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본실사 결과가 나오면 합리적인 결론(가격 조정)이 도출되지 않겠나.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협상자인) 농협금융이나 우리이사회나 그 대목은 서로 확실하게 공감하고 있다. →핵심은 우리은행 매각이다. 현재로서는 다들 고개를 젓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구체화가 안 되어서 그렇지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생각들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은행만큼 매력적인 물건이 어디 있나. 인적 자원 훌륭하지, 기업 경험 풍부하지…. 게다가 지난해에 부실채권도 대거 털어 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 등을 들어 우리은행의 실적 개선을 밝게 보지 않는다. -워크아웃 기업 등을 많이 끼고 있어서 그렇다. 우리라고 다른 은행들처럼 성동조선, STX 등에서 손을 떼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살릴 기업은 살려야 한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 의지를 밝혔는데 직원들은 (이종 업종으로의 매각을) 싫어할 것 같다. -희망 사항이야 누군들 말을 못하겠나. →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최고 자리까지 올랐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조직의 마지막 회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심경이 복잡할 것 같은데.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때가 많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닌가. 사람은 어떤 자리에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있을 때 뭘 했느냐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은 민영화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남측 어차피 못 받을 제안해…北 남북경색 책임 떠넘기기

    남측 어차피 못 받을 제안해…北 남북경색 책임 떠넘기기

    상호 비방·중상과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북한의 16일 중대제안은 결국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행동이란 분석이 강하다. 향후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이 결국 한국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명분 쌓기’의 성격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제안은 전체적으로 정중한 어조로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1일 신년사에서 밝힌 ‘북남 관계 개선’ 요구의 연장선에서 대화 의지를 다시 한번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발표한 중대제안은 크게 ▲상호 비방 중지 ▲한·미군사훈련 중단 ▲한반도 비핵화라는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날까지 ‘비방성 어조’로 훈련 중단을 촉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태도 변화가 남북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국방위가 지난해 말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성 전화통지문을 보내기도 한 점 등을 상기하면 이 같은 북의 태도 변화에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중대제안을 한 것 자체도 의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는 남한이 아닌 북한이 해야 할 문제인데 이를 우리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한·미군사훈련을 앞둔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본다”면서 “남북 간 주도권 경쟁이 연초부터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해 5도에서의 군사 행위 중지를 피력한 대목 등은 이례적이다. 장성택 숙청 이후 국제정세가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 이후 북한이 앞으로 내놓을 후속조치에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남북 관계를 시작으로 올해 대외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활로를 찾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큰 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1단계 이행조치의 하나로 해석된다”며 “한·미군사훈련과 비핵화 문제는 북·미 관계나 6자회담과도 연계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제안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향후 군사적 무력시위에 대한 하나의 명분 축적용 의미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상호 비방·중상 중단 시점으로 30일을 지목한 것은 앞서 우리 정부가 내놓은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한 ‘역제안’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이날 제안에서 “상봉을 비롯해 북남 관계에서 제기되는 크고 작은 문제가 다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앞서 상봉 제안을 거부했던 기존 입장의 변화를 감지하게 하는 대목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한, 한국 민간단체 상대로 정부 비방 강화 “주님의 뜻으로…”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비방중상 중단 등을 언급했지만 정작 남측 민간단체들을 상대로 한 한국 정부 비방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관련당국과 북한 관련 민간단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측 대북지원 단체, 통일 단체, 종교·사회 단체, 개인 등 60여 곳에 팩스 등을 이용해 ‘2014년 신년 서신’을 보내왔다. 북한의 각 기관이 우리측 협력 단체에 신년 인사를 하는 것은 연례적인 일이지만 올해는 그 대상이 크게 늘고 정치적 메시지도 선명해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까지 20여곳의 민간단체에 북한의 신년 서신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그 대상이 60여곳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일부 신년 서신에서 반정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라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한 개신교 단체가 받은 신년 서신에서 북한은 “주님의 뜻을 받들어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를 실현하며 파쑈(파쇼의 북한식 표현) 독재를 짓부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기독교 본연의 자세”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은 대북지원 단체들에 분유, 병원 건설 자재 등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실리를 챙기려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통일전선 전술 강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남측의 대북 정책 변화를 먼저 요구하는 가운데 “전체 조선민족이 내외 호전 세력의 대결과 전쟁책동을 단호히 저지, 파탄시켜야 한다”고 언급, 당국 간 관계 회복이 여의치 않으면 남측 정부를 배제한 통일전선 전술을 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2014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며 우리의 대북정책 전환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면에서는 우리 단체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반정부 활동을 선동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작년 공개활동 분석… 경제 71회·軍 62회·사회문화 48회 順

    김정은 작년 공개활동 분석… 경제 71회·軍 62회·사회문화 48회 順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 가운데 경제 분야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민생할 향상에 집중한 것으로,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를 강조한 만큼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총 209회로 2012년 151회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경제 관련 활동이 71회(34%)로 가장 많았고 군 관련 활동이 62회(29.7%)로 뒤를 이었다. 이는 2012년에 군 관련 활동이 49회(32.5%), 경제 관련 활동이 37회(24.5%)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밖에 사회·문화 관련 활동이 48회(23%), 정치 관련이 24회(11.5%), 대외가 3회(1.4%), 기타 1회(0.4%) 등이었다. 기타 활동은 지난달 중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빈소를 방문한 일정이었다. 주요 수행 인물 가운데 상당수가 바뀌는 등 권력 교체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최룡해 총정치국장(153회)이었다. 그 다음은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59회)과 숙청당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52회)이었다. 장 전 부위원장은 2012년 수행 빈도가 1위(106회)였다. 또 같은 해 수행 빈도가 3위(60회)였던 김기남 당 비서는 지난해 10위(37회)로 크게 떨어져 권력에서 밀려나 있음을 시사했다. 장성택·최룡해·김기남 외에 10위 안의 인물이 모두 바뀐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박태성 당 부부장(4위·52회), 마원춘 당 부부장(5위·47회), 장정남 인민무력부장(5위·47회), 리영길 총참모장(7위·43회) 등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군쪽에 인사가 있었고, 경제분야 활동이 늘면서 당쪽 인사의 수행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아동 병원이나 문수 물놀이장, 마식령스키장 등 활동을 통해 대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퇴근후 저녁 가족과 함께”

    “퇴근후 저녁 가족과 함께”

    현대백화점이 퇴근 무렵 업무용 개인용컴퓨터(PC)의 전원을 자동으로 끄는 ‘PC 오프 제도’를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에서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정시 퇴근을 장려하려고 PC 오프 제도를 운영한 선례가 있지만 유통업계가 실행에 옮긴 것은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15일부터 본사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점포에서 PC 오프제를 실시한다. 퇴근 시간 30분 후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지는 방식이다. 본사는 오후 7시, 각 점포는 오후 8시 30분에 컴퓨터 작동이 정지된 뒤 다음 날 오전 6시에 켜진다. 백화점에 근무 중인 2000여명의 PC가 대상이다.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에도 같은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야근을 못 하도록 아예 컴퓨터를 꺼버리자는 것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부터 업무혁신 차원에서 정시 퇴근 운동을 벌였지만, 업무량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 남아서 일을 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일할 때 몰입도를 높이고 저녁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지난해 초부터 PC 오프 시스템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유통업계의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정 회장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업무를 강요하는 대신 집에 빨리 가라며 등을 떠밀고 있다. 지금의 경영 위기를 극복할 원동력이 결국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의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영업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당장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기업 문화만큼은 업계 최고의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소신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라”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조직문화가 우리의 경쟁력이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인 만큼 임직원 모두 ‘나부터 바꾸자’라는 의지를 갖고 스스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하자”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개선 차원에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출산휴가 신청과 함께 1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임신 12주 이내·36주 이상 여직원 대상 유급 2시간 단축근무제, 배우자 출산 시 최대 30일의 유급휴가를 주는 ‘아빠의 달’ 등의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SK이노베이션 경영진 현장경영 나서

    SK이노베이션 경영진 현장경영 나서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로 숨통을 틔우게 된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대거 현장경영에 나섰다. 1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구자영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 7∼8일 새해 첫 공식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울산CLX(콤플렉스)와 글로벌 테크놀로지(옛 기술원)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에는 박봉균 SK에너지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신임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이재환 SK인천석유화학 사장, 김형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등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2014년은 지난 3∼4년간 어렵게 투자해온 사업이 결실을 거두며 최근 2년간의 실적 부진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게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로 일본의 JX에너지와 총 투자비 9600억원 규모의 울산 파라자일렌(PX) 공장 합작투자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구 부회장은 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안전·보건·환경(SHE) 경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구성원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안전·보건·환경 역량을 확보할 것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단 한번의 안전·보건·환경 사고가 회사의 존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사소한 것일지라도 법규와 사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유해 위험 요소는 지속적으로 파악해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부회장은 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산현장의 조직활성화와 구성원의 행복만들기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과근무 없애기 활동을 시행하는 등 구 부회장 취임 이래 일하는 문화와 방식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北 이산가족 진정성 보일 때 금강산 열린다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설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절했다. 지난해 일방적인 추석 상봉 연기에 이어 다시 한번 남북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이다. 6·25 전쟁이 끝난 지도 60년이 넘었고, 헤어진 혈육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생의 끈을 붙들고 있는 이산상봉 희망자조차 이젠 7만 2000여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대부분 70~80대 이상 고령으로, 이산상봉이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 된 지 오래건만 북은 아직도 이를 흥정거리로 삼아 이해와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으니 그 인식과 행태가 개탄스러울 뿐이다. 북은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부하며 두 가지 구실을 갖다 붙였다. 추운 날씨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연습이다. 그러나 속내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있다. 북한 스스로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이름의 통지문을 통해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이산상봉에 응할 수 있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이산상봉이라는 인도적 사안마저 외화벌이를 위한 흥정거리로 삼고 있으니, 이런 북의 행태에서 진정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별개의 사안이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간 협의도 문이 열려 있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대북제재조치와 관계없다는 입장도 이미 천명했다. 언제든 북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사망사건의 진상 규명에 응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약속한다면 5·24제재에 관계없이 금강산 관광을 허용할 수 있음을 밝혀 놓고 있는 것이다. 올 한 해는 박근혜 정부에서의 남북 관계를 결정짓는 분수령임을 북은 직시해야 한다. 남북 간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지 여부가 자신들에게 달렸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북의 원색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냈다.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박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아야 한다.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한 자신의 신년사가 허언(虛言)이 아님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 첫걸음이 이산가족 상봉이다.
  • 손발 안 맞는 외교·안보라인… ‘대북 시그널’ 혼선

    정부 외교·안보라인 간 상충된 ‘대북 시그널’이 국내외 혼선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9일 “지난해까지 종북 담론을 앞세운 정부가 새해 들어 갑자기 통일 담론으로 바꿨다”며 “즉흥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며 한반도 통일 기반 구축을 국정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제안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와 남북 간 동질성 회복도 화두로 제시했다. 그 직후인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회동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 급변 사태 등에 대비한 다자 협의를 강화한다는 뜻을 밝혔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고위 당국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진 윤 장관과 현지 특파원단의 간담회 내용을 종합하면 정부의 대북 기조는 북한의 불안정한 정세 대응과 적극적인 변화 유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간담회에서는 북한 정세를 다루는 협의체에 중국의 동참을 희망하는 내용부터 기존 북핵 6자회담의 틀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언급한 지난 1일 신년사에 대한 정부 메시지도 ‘엎치락뒤치락’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그다음 날 “무엇을 제의했다고 해석될 여지는 별로 없다”고 평가 절하했고, 통일부는 3일 “북한 신년사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부 기조와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외교부도 윤 장관의 워싱턴 발언을 공식 부인했지만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관련국 간의 긴밀한 대북 협의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내밀하게 다뤄져야 할 북한 체제에 대한 외교적 논의가 언론에 직접적으로 공개된 건 ‘자충수’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전직 고위 안보관료는 “정부의 대북 시그널은 일관되고 분명해야 한다”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2015년 통일 발언,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외교부 장관 발언 등을 보면 혼란스럽다”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키 리졸브·금강산관광 등 불만 표출

    키 리졸브·금강산관광 등 불만 표출

    북한이 9일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일단 거부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딱 부러지게’ 부정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은 이날 통지문에서 3월 초로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거부 명분으로 삼았다. 아울러 “설은 계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고려된다”고 밝혀 겨울철 고령 이산가족 상봉은 부적합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로 남북은 겨울철 상봉은 피해 왔다. 북한은 그러나 “설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의가 진정으로 분열의 아픔을 덜어주고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선의에서 출발한 것은 좋은 일”이라며 남측의 제안에 대해 수사적이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계속 ‘대남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측이 언급한 ‘우리의 제안’은 지난해 9월 이산가족 상봉의 무산 원인이었던 ‘금강산 관광’ 협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분리 대응하겠다고 재확인한 점도 북한으로서는 불만이었다는 해석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재개만 요구한 건 남북 상호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북한이 원하는 것을 우리 역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이 불안정한 내부 상황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내부 체제 정비 시기에 북한 주민이 대규모로 남측 국민을 접촉하고 그 자리에서 장성택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봤다. 북한은 통지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성택을 언급한 데 대해 “우리 내부 문제까지 왈가왈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오는 3월로 예정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제13기 1차회의를 통해 내부 정치적 환경을 정리한 후에야 북한이 대남 접촉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최근 한·미 외교장관회담 논의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모두 상대에 대한 극단적인 비난보다는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겨 뒀다는 점에서 일정 기간 ‘상호 탐색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지문을 보낸 건 지난해 장관급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불발된 상황에서 앞으로 조평통 서기국을 통일부의 ‘카운터 파트’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