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년사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지구본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한화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이동은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민변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42
  • 해금강 호텔 앞에서 “너절한 남측 시설 철거하라”

    해금강 호텔 앞에서 “너절한 남측 시설 철거하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며 남측 시설 철거를 전격 지시했다고 23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 김 위원장이 철거를 지시한 금강산 남측 시설을 남북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진한 금강산 관광 정책을 ‘대남의존정책’으로 비난한 것은 ‘선대의 정책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깬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대북제재 해제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새로운 길’을 가는 결심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적극적 제재 해제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충격요법’ 내지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넉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리설주 여사가 금강산 현지지도에 동행해 김 위원장을 뒤따라 걷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북남 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제시한 것을 보면 남북 교류협력에서 방향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통일전선부 등에서 밝힌 입장이라면 나중에 김 위원장이 번복해도 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보면 엄포용 레토릭으로만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김 위원장이 이를 뒤집은 것은 협상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재와 압박이 계속된다면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새로운 길의 전략을 표현하는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이 맞다면 배제와 냉대라는 북한의 대남 기조가 최소한 내년까지는 바뀌기 어렵다. 남측은 그동안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같은 경협 사업 재개를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상응조치로 언급해 왔지만 이번 철거 지시로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한 것을 고려하면 미국을 향해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미국이 제재 해제를 결정하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제재 해제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원산 갈마지구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개발 투자에 대한 구상보다는 제재만 풀어 준다면 스스로 개발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제재 완화를 하지 않으면 독자적인 길을 간다는 신호인 동시에 한국이 미국을 설득하지 않으면 한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것이라는 경고”라고 했다. 이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실을 맺더라도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에 문제가 생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본적으로 남한에 의존한 경제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중요한 원칙을 밝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남측 관계 부문과 합의하라”고 하는 등 대화 여지를 남긴 것에 주목했지만 행정절차를 상의하려는 목적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北, 월드컵 평양 예선전 남측 응원단 방문 허용을

    남북 축구 대표팀이 15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이 열리는 평양에서 역사적인 대결을 갖는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1990년 남북 통일축구 1차전 이후 29년 만에 평양 원정 경기를 펼친다. 하지만 남북 대결이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에서는 남측 응원단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짙어졌다. 응원단 파견과 관련한 남측의 의사 타진에 대해 북측이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방북도 서해 직항로가 아닌 중국 베이징을 경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남한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면서 당국 간 대화는 물론 민간 교류까지 중단시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관련해 진전이 없는 데다, 한미 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도입을 걸어 부쩍 대남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5일 기대를 모았던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마저 성과 없이 끝나 북한이 내부 단속을 하는 상황에서 남측 응원단의 평양 방문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국 간 대화가 막혀 있다고 해서 순수한 스포츠 행사에까지 정치를 개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남북 예선전에 응원단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포기할 게 아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같은 공식 채널 외에도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비공식 채널을 활용해 마지막 순간까지 응원단 파견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도 논의해야 하고, 멀게는 2030년 월드컵,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에 관한 큰 그림도 그려야 한다. 북한이 몽니를 부리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남측 응원단을 받기 바란다.
  • 북일 예견됐던 ‘황금어장’ 충돌… 日단속선 사고 유도 가능성도

    북일 예견됐던 ‘황금어장’ 충돌… 日단속선 사고 유도 가능성도

    8월 소총 무장 北고속정 이후 신경전 심화 北 “日 불법 침입” vs 日 “불법 조업” 마찰 SLBM 등 잇단 도발에 갈등 유발설 제기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조속히 갖겠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양측 선박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터졌다. 7일 북한 어선과 일본 어업단속선의 충돌이 발생하기 전부터 동해 대화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미 크게 고조돼 있는 상태였다. 지난 7월까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던 북한 어선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대화퇴 인근해역 조업은 8월부터 급증했다. 이와 동시에 북한 당국의 영유권 주장 등 강경한 태도도 전에 없이 강화됐다. 8월 23일에는 북한 해군으로 보이는 깃발을 단 고속정이 소총으로 무장한 채 일본 어업단속선에 접근해 ‘영해’를 의미하는 ‘테리토리얼 워터’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즉시 퇴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월 23일과 24일 우리의 전속경제수역(EEZ를 지칭)에 불법 침입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선박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조치에 의하여 쫓겨났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EEZ인 대화퇴 어장에서 북한 어선이 조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이날 양측 선박의 충돌 상황과 경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물리적 충돌을 유발 내지는 최소한 방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대화퇴 해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 수위를 높인 가운데 지난 2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대화퇴 인근에 떨어지는 등 북한에 의한 자극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사일 발사 당시 일본에서는 북한이 일부러 낙하지점을 대화퇴로 잡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됐다. 대화퇴 인근에서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향후 양측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도 수산업에 대한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북한으로서는 대화퇴 조업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4일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재차 밝힌 가운데 이번 충돌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롯데그룹, 미래 성장에 5년간 50조원 통 큰 투자

    롯데그룹, 미래 성장에 5년간 50조원 통 큰 투자

    롯데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유통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며, 화학부문에서는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 갈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의 실행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롯데지주 내에 전담 조직인 ‘DT전략사무국’을 신설하기도 했다. 롯데는 연내 인도 첸나이 지역에 위치한 마드라스 인도공과대학(IITM) 리서치파크에 ‘롯데 인도 기술개발(R&D)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은 최근 롯데그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사업의 글로벌 거점이 될 전망이다. 롯데는 또 온라인 사업을 미래 유통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8월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했다. 화학부문은 국내 생산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지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구광모 “다가올 위기는 지금과 다른 양상”

    구광모 “다가올 위기는 지금과 다른 양상”

    “다가올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일 것입니다.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야 합니다.” 구광모 LG 대표는 24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에 사장단이 몸소 ‘주체’가 돼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 30여명은 이날 인화원에서 종일 미래 생존을 위한 고객 가치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LG 사장단은 앞으로 ‘L’자형 경기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공감하고, 사업 모델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LG는 구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시대 고객과 기술 변화를 이해하고, 소통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혁신하려는 노력을 뜻한다. LG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중심 가치를 혁신하고 ▲스마트팩토리 적용, 연구개발(R&D) 효율성 개선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확대하며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날 워크숍에선 AI를 활용해 질환 관련 유전자 정보와 의학 논문을 분석해 신약 후보군 발굴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R&D 전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콘텐츠를 추천하는 LG유플러스 마케팅 사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식으로 공유됐다. LG 사내 교육기관인 LG인화원 역시 AI나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대학을 출범시킨 데 이어 하반기 임직원 대상 필수 교육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을 도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북한의 막무가내 도발 더는 두고 보기 어렵다

    북한이 어제 새벽 5시 30분을 전후로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또 쏘아 올렸다. 북은 그간 원산 일대 등 동해안에 가까운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서해쪽 황해남도에서 동해 쪽으로 쏨으로써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5일 이후 13일 동안 네 번째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새로운 길 모색”을 거론하며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한 뒤 이후 정치적 고비 때마다 써 온 표현이다. 한미는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기존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축소해 왔다. 이번 건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 형태다. 그나마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명칭에서도 ‘동맹’을 뺐다. 전작권 전환 프로그램 실행 차원에서 예정된 것으로, 휴전선 반격 등을 담은 훈련 내용도 바꿨다. 한미로서는 북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주국방’을 위한 이 같은 기본적인 훈련에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는 군사도발과 협박을 이어 간다면 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따라잡겠다”며 내놓은 ‘평화경제론’에도 북한은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 스스로 남북 협력의 공간을 훼손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새벽잠을 설치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도 북의 미사일 발사가 일상화해서는 안 된다. 군사적 긴장감과 위협의 일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통일부가 당일 발표한 ‘최근 북한 정세 동향’ 자료에서 “최근 북한의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고 한 것은 다소 한가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했다”고 한 것과도 상충된다. 부처 간 인식도 일치시키고, 국민을 안심시킬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 北 발사체, 남한 전역 사거리 입증… 방사포 땐 다량 포격 위협

    北 발사체, 남한 전역 사거리 입증… 방사포 땐 다량 포격 위협

    고도 37㎞·사거리 450㎞·마하 6.9 추정 東→西로 발사대 옮겨 전형적 시험발사 “방사포 땐 단거리 공격 전력 세대교체 의도 다량 포격·기습 위협… 軍 방어 더 어려워” “방사포로 보기엔 속도 너무 빨라” 분석도 北 외무성 “새로운 길 모색할 수 있다”북한이 6일 황해남도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두 발의 단거리 발사체가 내륙을 넘어가 동해상에 떨어지면서 남한 전역이 타격 범위 안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5시 24분과 36분쯤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며 “사거리 약 450㎞, 고도 약 37㎞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비행속도는 지난 2일 발사체와 동일하게 마하 6.9로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의 경우 고도 약 30㎞, 사거리 약 250㎞를 비행했다. 지난 2일 영흥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는 고도를 더 낮춰 고도 약 25㎞, 사거리 약 220㎞를 비행했다. 이날 발사를 최근 두 차례 발사와 비교하면 고도는 좀더 높고 사거리는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이날은 최근 발사했던 북한의 동쪽 지역이 아닌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발사해 내륙 상공을 건너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서쪽에서 시험발사를 한 것은 지난 5월 9일 이후 처음이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발사대의 위치를 옮겨 사거리를 늘려 발사하는 모습은 북한의 전형적 시험발사 패턴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동해 연안에서 안전을 고려해 바다 쪽으로 초기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름 성공적인 발사로 안정성에 자신감이 생겼으니 내륙을 관통하는 추가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발사체가 방사포일 경우 중국이 가진 방사포 기술만큼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50㎞의 사거리는 남한 전역이 타격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더 위력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는 여러 개의 발사관을 사용해 한 번에 다량 포격이 가능해 그만큼 방어하기 힘들다. 또 방사포가 탑재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TEL)는 은밀한 이동으로 남한 전역에 대한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체계를 방사포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국도 사거리 400~500㎞ 범위에서는 방사포로 대체하려 하는 만큼 북한도 스커드 미사일 노후화에 따라 방사포를 단거리 공격 전력으로 세대교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반면 방사포가 아닌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방사포로 보기에는 마하 6.9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 북한이 이 정도 기술까지 가졌을지 의문”이라며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보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표준화된 포탄의 형태로 대량 생산하는 목적이 있는데 굳이 고비용을 들여 필요 이상 기능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두 차례 발사체를 신형 방사포라고 주장했던 북한은 이날 발사체의 성격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서 전날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은 절대로 미화할 수 없다. 우리 역시 국가 방위에 필수적인 물리적 수단을 개발·시험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사라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오전 7시 3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북한 발사체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었다. 고민정 대변인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최정우 취임 1년간 시총 8조 증발…포스코 ‘날개없는 추락’ 어디까지

    최정우 취임 1년간 시총 8조 증발…포스코 ‘날개없는 추락’ 어디까지

    국내 철강산업을 이끄는 포스코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주가 폭락과 영업이익 감소, 대내적으로는 잇따르는 사망 사고와 노조 와해 논란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 노동자들은 직업병 보상 투쟁을 장기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임 1주년(27일)을 맞는 최정우 회장이 이런 ‘사면초가’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27일 최 회장 취임 이후 주가 내리막길 포스코 주가는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27일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8월 1일 시가총액은 29조 1639억 9600만원, 종가는 33만 45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5월 24일 시가총액 19조 9657억 8500만원, 종가 22만 9000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9개월여 만에 31.5% 급락한 것이다. 시가총액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영 실적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최 회장이 취임한 시점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5311억원이었으나 4분기에 1조 2715억원으로 17.0% 하락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2029억원으로 다시 5.4%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1% 하락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7.6% 감소한 1조 11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경기 침체로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값싼 철강 제품이 국내로 들어와 전반적인 철강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기 둔화까지 겹쳐 철강 가격은 더욱 하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철강의 질이 향상되면서 포스코가 내세우는 ‘프리미엄 철강’의 차별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도 철강 기업이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철강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최 회장은 지난해 ‘2차 전지’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미래 신성장을 견인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 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글로벌 철강산업의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최 회장의 공격적 투자에 대한 재무적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 회장이 취임 이후 밝힌 공격적 투자 계획에 따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아직 집행되지 않은 투자 계획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잇단 사망 사고… 경영 실적보단 ‘사람이 먼저’ 최근 잇따른 사망 사고로 최 회장의 ‘안전경영’ 천명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안전다짐대회를 열고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라는 ‘3실(實) 기반’의 안전 관리 해법을 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안전은 회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안전사고 방지 예산을 3년간 기존의 2배 수준인 1조 10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안전 관련 분야 예산 3820억원 가운데 1571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데 이어 올해에도 벌써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회사 측이 사고가 났다 하면 내부 직원 입단속에만 치중하고 ‘안전 캠페인’은 보여 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면서 “사측이 거액의 안전 예산을 투입해도 실제로 작업장이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노동자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작업표준서를 근거 삼아 ‘작업자가 이런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며 늘 사고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려는 시도를 해 왔다”면서 “포스코는 법 위에 서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지회는 또 직업병 보상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폐암, 심근경색, 백혈병, 진폐증, 피부질환 등 직업병 의심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을 본보기로 삼아 포스코를 상대로 업무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장기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에서 2년 사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은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며 “회사는 안전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 회장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포스코 측은 “연이은 사고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외 안전전문기관과 합동팀을 구성해 제철소의 모든 공장을 점검하고 발견되는 위험요소를 즉시 개선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죽음의 외주화’ 끊지 못하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에서도 노동자 사망 사고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10명이 사망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산재 확정기준 사망 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에서도 포스코건설은 1위에 올랐다. 산업재해 발생이 아닌 확정 시점이 기준이어서 숨진 10명에는 2015년 사망자까지 포함됐고, 이들 모두 하청업체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 관계자는 “김용균법의 통과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개정된 법률안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문제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는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 공사 현장에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만연하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불법 하도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 “군대식 조직 문화 속 ‘노조 와해’ 시도 여전” 주장 포스코가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9월 “포스코 사측이 강성노조가 근로자의 권익과 무관한 활동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문건에는 사측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직원을 선동한다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를 비방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만 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협박한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포스코 노조파괴 중대범죄자 직위 해임과 부당노동행위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계속 이어 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포스코 제선부 소결공장 공장장과 부공장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노조를 용납하지 않는 포스코의 조직 문화는 ‘군대식’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박태준 초대 회장의 경영 철학에 50년에 걸친 ‘무노조 경영’ 과정이 더해지면서 군대식 기업 문화가 뿌리내리게 됐고, 그 잔재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조 관계자는 “포스코에는 군대처럼 내부 전산망을 통해 통제하는 노무관리 시스템이 발달했다”면서 “사측은 근속연수가 오래되지 않고 직급이 낮은 직원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암암리에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취임 100일째인 지난해 11월 공개한 100대 개혁과제에서 “회사의 자랑인 노사 화합 전통을 지속 계승,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 직원은 “최 회장이 무노조 시절 때를 떠올리는 것 같다”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모범적인 노사 문화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공언도 빈말에 불과한 것 같다”고 했다. 사측은 이런 노조의 입장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LS, 친환경 절전 상용화…차세대 전력망 박차

    LS, 친환경 절전 상용화…차세대 전력망 박차

    LS그룹이 ‘공행공반’(행하는 것이 없으면 돌아오는 것도 없다)을 경계하며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행공반’은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실행력을 강화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LS그룹은 올해 하반기에도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력인프라·스마트에너지·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핵심 기자재 및 기술 공급과 해외 투자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LS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초전도케이블, 마이크로 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 등 친환경적이고 전기를 절감하는 에너지 효율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4월 강원 동해시에 약 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내 제2공장을 착공해 동북아 슈퍼 그리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등의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LS산전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솔루션을 앞세워 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 “北에만 핵무장 해제 강요 땐 협상 또 실패… 美 상응조치 보여야”

    [단독] “北에만 핵무장 해제 강요 땐 협상 또 실패… 美 상응조치 보여야”

    조선신보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의 기관지이다. 그 조선신보의 김지영 편집국장 인터뷰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 간 교착 상태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살피려고 기획된 것이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언론 매체와 조선신보가 지난 4개월간 미국과 남한을 향해 수많은 언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문가조차도 분석에 쩔쩔 매는 게 현실이다. 25년간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고 김일성 주석,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지도자의 현장 취재를 해온 김 편집국장은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대미 대화 연말 시한의 진의, 북미 톱다운 대화 가능성, 비핵화 정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 최근의 북미·남북 현안에 대해 황성기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장, 김태균 도쿄 특파원이 2시간 동안 김 편집국장과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는 도쿄에서 지난 26일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북미를 뜻하는 ‘조미’ 같은 표현은 그대로 살렸다. 1만 2000자의 인터뷰 전문은 인터넷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다).-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 친서를 주고받았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재개하자는 의지로 볼 수 있나. “김 위원장의 의지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한 시정연설에 다 나와 있다. 인내심을 갖고 연말까지 3차 조미(북미) 수뇌(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미국의 용단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용단의 주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친서는 두 수뇌들의 신뢰관계를 재확인하는 내용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친서라고 하는데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조선(북한)과 미국 두 나라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다, 조선의 최고지도자가 미국 대통령과 여전히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앞으로 3차 수뇌회담 개최를 위해 셈법을 바꿔야 하는 것은 미국 측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여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친서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은 ‘진심 외교’를 하고 있다. 친서도 그러한 진심의 표현이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은 조미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세력의 저항과 방해를 억제하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대통령 의향에 충실하다는 보장이 없으며 자기 나름의 ‘국익’을 주장하며 협상에 난관을 조성한다. 그런 만큼 오랜 적대에 기인한 불신의 장벽을 넘고 새 조미관계를 수립하자면 톱다운이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친서에 대한 김 위원장의 평가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 공개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노이 회담이 실패로 끝난 이유를 뭐라고 보나.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정신에 어긋나게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를 취한 데 있다. 미국은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를 강요했다. 새로운 조미관계의 수립, 평화체제의 구축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다. 조선만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게 아니라 미국도 비핵화를 위한 행동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동성명의 합의사항들은 단계별 동시행동의 원칙을 준수할 때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다. 그런데 미국 협상팀은 조선의 비핵화를 전제로 해야만 공동성명을 이행할 수 있다고 한다. 자기들 뜻대로 되면 보상하겠다고만 한다.” -미국이 꺼낸 빅딜 문서의 내용은 뭔가. “핵무기, 핵물질을 미국에 반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조선은 없다고 하는데도 생화학무기도 폐기하라고 한다. 과학자, 기술자들도 전직시키라고 한다. 저들의 요구만 나열했다. 이건 딜이 아니다. 항복하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선이 해야 하는 것밖에 없었다.” -미국이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의 구축은 말로만 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행동조치, 군사분야에서의 행동조치가 동반되어야 한다. 전쟁 종결과 평화체제 구축에서는 국제법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미국 협상팀은 미국이 비핵화를 향해 어느 단계를 거쳐서 어떤 절차를 밟을지를 조선 측에 제안해야 한다. 하노이에서 조선은 더이상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의 영구페기를 제안했다. 그러면 미국도 상응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협상이 성립될 수 있다. 미국 협상팀은 단지 밝은 미래가 있다,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만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조선이 핵무기를 가지지 않아도 되는 조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핵을 버리면 잘살 수 있다는 헛소리만 한다.” -4월 시정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이라고 했다. 그 의미는. “2020년 미국 대선이 있고, 선거 국면에 들어가면 외교를 못 한다. 지금 대화 상대는 김 위원장과 신뢰관계가 있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대선의 해를 맞이하기 전에 싱가포르 정신에 따라 어떻게든 비핵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조미관계를 진전시키자, 그걸 하고 나서 대선을 맞이하자는 것이 아닌가. 조선에서는 ‘미국식 계산법’이라고 부르는데 하노이에서 합의도출에 장애를 조성한 그릇된 계산법을 접고 조선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들고 나온다면 한 번은 더 수뇌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북한이 양보해서 셈법을 바꿀 가능성은.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밝힌 원칙은 정세가 어떻게 흐르든 변경이 없다. 미국이 올해 말 전에 하노이에서의 잘못을 고치고 화답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조선은 까닥도 하지 않는다. 조선과 미국은 오랜 적대 관계에 있는 만큼 미국이 조선의 우려를 가셔줄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조선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다. 조미 사이의 충분한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 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 단계별, 동시행동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협상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셈법을 안 바꾸고 연말까지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화 없이 공동성명이 이행되지 않고 군사 대결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조선이 핵무장하지 않으면 안 됐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화는 하지 않고 너희들 핵 버리라고 제재를 가하고 군사적 위협도 한다면 조선에서도 상응하는 조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 5월에 있었던 인민군의 화력타격훈련에서 전술유도무기가 발사된 것을 두고 미국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저강도 도발’이다 이런 식으로들 말하는데, 도발을 먼저 한 것은 미국과 남측이다. 합동군사훈련을 안 한다고 했는데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종합훈련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전개훈련도 있었다. 모두 조선을 겨냥한 훈련이다. 힘에는 힘으로 대처하기 위해 인민군이 훈련을 했다. 전술유도무기가 240㎞ 날아갔다지만 고도가 40㎞였다. 일반적인 탄도로켓이라면 고도는 80㎞다. 낮은 고도로 날아드는 전술유도무기는 사드로는 요격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말 시한이란 것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의 시한이라는 뜻인가. “연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용단을 기다린다고 했는데 그것을 벗어나면 하노이 약속이 유지될지 파탄 날지 장담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게 없다’고 하는데 그건 셈법을 바꿀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조선반도 비핵화는 스텝바이스텝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핵전쟁위협 제거, 핵전쟁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조치를 미국이 단번에, 한순간에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계별로 할 수밖에 없다. 조선은 미국의 걸음에 맞추어 전진한다. 모두가 기대하는 그런 시점까지 가자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연말까지 안 되면 제재는 유지될 것인데, 제재에 견딜 체력은 얼마나 되나. “제재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게 나라가 붕괴하거나 대미협상에서 양보를 하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여느 국가라면 안 되지만 조선은 건국 이래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실천해 왔다. 국내의 자원과 기술에 의거하여 제발로 걸어가는 경제다. 바로 자립경제의 토대가 있어 조선은 제재를 박차고 국가핵무력을 완성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그 자력, 자강의 힘을 경제건설에 집중하여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부흥을 이루겠다고 시정연설에서 밝혔다. 충분한 승산이 있기에 그런 연설이 가능한 것이다.” -북한은 북미에 톱다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차근차근 실무협상을 한 후 톱다운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실무협상은 의미가 없다. 하노이와 똑같은 대화는 실무급이든 고위급이든 안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말로는 비핵화를 얘기하지만 실제로 핵·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도 많다. “비핵화는 진심으로 얘기했다고 본다. 세계를 기만하기 위한 공동성명이 아니다. ‘평화의 보검’(핵무기)은 미국과의 대결관계가 이어지는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영원히 핵전쟁이 조선반도에서 없다고 하면 그것이 평화다.” -문 대통령을 두고 오지랖이 넓은 ‘중재자’가 되지 말라든지 북한이 남한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북남(남북) 수뇌회담이 3번 열리고 수뇌 합의가 2번 나왔고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남측 당국의 언동을 보면 어긋나는 것이 너무 많다. 자주와 자결의 수준이 낮다는 게 아니라 정반대라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북남이 합의했던 것 하나라도 행동에 옮기면 된다. 행동에 옮긴 것을 바탕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문제도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이 대가 없이’ 재개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조선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써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8천만 겨레가 눈물 흘리며 박수 치고 환호했던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합의가 왜 조선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의 보상조치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남북 회담이 힘들다고 봐야 하나. “회담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수뇌회담은. 조선은 미국에 셈법을 바꿔서 가져오라, 조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서 오라는 것인데, ‘여러 사정이 있는데 미국 측 사정을 봐야 한다’ 이런 말은 필요 없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고 북남 합의가 이렇게 이행됐다, 그러니 다음 단계를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그런 식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정리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김지영 국장은 1966년 일본 교토 출생의 재일동포 3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만든 조선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89년 총련 기관지를 제작하는 조선신보사에 입사했다. 조선신보 정치부에 적을 두고 92년부터 평양지국의 단기특파원으로 시작해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2018년 7월까지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기자 활동을 했다. 지금도 김지영 기자 명의의 논평을 조선신보에 싣고 있다. 조선신보 기자로서 고 김일성 주석,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취재현장에서 지켜봤다.
  •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인터뷰 3] “문 대통령은 눈치만, 아베는 허언증”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인터뷰 3] “문 대통령은 눈치만, 아베는 허언증”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과의 인터뷰 세 번째 대목이다. 인터뷰 1 보러 가기 인터뷰 2 보러 가기 하노이 회담 이후 4개월간 북한과 미국 간 교착 상태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살피려고 기획된 것이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언론 매체와 조선신보가 지난 4개월간 미국과 남한을 향해 수많은 언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문가조차도 언설의 분석에 쩔쩔 매는 게 현실이다. 25년 동안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지도자의 현장 취재를 해온 김 편집국장은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밝힌 대미 대화 연말 시한의 진의, 북미 톱다운 대화 가능성, 비핵화 정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 최근의 북미·남북 현안에 대해 황성기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장, 김태균 도쿄 특파원이 2시간 동안 김지영 편집국장과 만났다. 인터뷰는 도쿄에서 지난 26일 진행됐다.Q: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오지랖이 넓은 ‘중재자’가 되지 말라든지 북한이 남한을 비난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A: 지난해 북남(남북) 수뇌회담이 3번 열리고 수뇌 합의가 2번 나왔고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남측 당국의 언동을 보면 어긋나는 것이 너무 많다. 자주와 자결의 수준이 낮다는게 아니라 정반대라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북남이 합의했던 것 하나라도 행동에 옮기면 된다. 행동에 옮긴 것을 바탕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문제도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없이 대가없이’ 재개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조선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8천만 겨레가 눈물 흘리며 박수치고 환호했던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합의가 왜 조선이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의 보상조치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Q: 남북 회담 힘들다고 봐야 하나. A: 회담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수뇌회담은. 조선은 미국에 셈법을 바꿔서 가져오라, 조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서 오라는 것인데, ‘여러 사정이 있는데 미국측 사정을 봐야 한다’ 이런 말은 필요 없는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고 북남 합의가 이렇게 이행됐다, 그러니 다음 단계를 위한 계획을 세워보자, 그런 식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Q: 문 대통령도 남북 합의에서 나온 것을 실천하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안 풀어주면 방법이 없는것 아닌가.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열자고 하면, 미국과 관계도 있고 남한 내부에서도 엄청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A: 지금 조건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문 대통령과 남측 당국도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우리 민족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한다는 민족자주 원칙을 김 위원장과 확인했다고 평양 5.1경기장의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해서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그에 상응하는 행동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이 수뇌합의정신에 어긋나게 행동하려고 할 때 북남만이라도 수뇌합의정신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게 비뚜로 나가는 걸 바로잡는 작용을 하지, 그것을 두둔해 주고 조선과 미국의 중재자로서 절충안을 하나 내겠다는 것은 조선이 선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미국과 소리를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Q: 남북 합의 이행의 상징적인 것은 개성, 금강, 철도 도로인데, 이 중 하나만 시작해도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 북한에서 볼 수 있나. A: 성의니 뭐니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이 미국 말 들으면 우리가 도로를 건설해 주겠소 하는 발상은 틀렸다. 북남 합의는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민족 앞에 한 약속이다. 민족의 공동이익이 되기 때문에 한 약속이다. Q: 북일 관계는 어떻게 되나. A: 2017년 대결국면에서 2018년 대화 국면으로 바뀌면서 조선, 미국, 남측, 중국, 러시아가 대화를 준비했다. 일본만 그게 안됐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일본은 조선의 미소외교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그랬다가 4월 판문점에서 북남수뇌회담이 있은 뒤부터는 그런 소리 쏙 들어가고 대화를 통한 납치, 핵, 미사일 문제 해결에 대해 운운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는 전제조건 없이 조일(북일) 수뇌회담을 하자고 말하고 있다. 조선의 입장에선 전제조건 없는 수뇌회담은 없다. 수뇌회담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조일 사이에는 2002년 수뇌합의가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총리가 서명한 조일평양선언의 기본은 일본의 과거청산에 기초한 국교정상화다. 2002년 이후 조일 간의 근본문제는 평양선언의 이행문제다. 이를 외면한 전제조건없는 수뇌회담이란 있을 수 없다. 조일대화에 관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이 진정성을 갖자면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대 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일본의 독자제재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평양선언에서 약속한 과거청산의 의지를 밝히며 그 주요한 과제의 하나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과 재일조선인의 권익보장을 위한 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 재일조선인문제는 일본의 식민지배의 산물이다. 일본에서 현재 있는 문제이니까 국교정상화까지 갈 것 없고 수뇌회담 이전에라도 당장 착수할 수 있는 문제다. 행동이 없는 대화타령은 일본 국민의 이목을 딴 데로 돌리는 여론오도술에 불과하다. 조선문제에 관한 아베 총리의 허언증은 대화 상대의 불신을 증폭시킬 뿐이다. Q: 재일조선인 문제는 어떤 것들인가. A: 조선의 해외공민단체인 총련에 대한 탄압, 그리고 유독 조선학교를 일본의 고교무상화제도에서 배제하는 차별적 시책 등의 현안들이 산적돼 있다. 수뇌회담을 하자면서 일본 정부는 여전히 조선을 적대시하고 대결자세를 취하고 있다. Q: 결국 아베 총리가 셈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인가. A: 아베 총리에게는 협상의 셈법 자체가 없는 듯하다. 그는 납치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조선에 대한 반대감정을 부추기며 대결을 격화시켜 조일대화를 위한 환경과 조건이 조성되는것을 막아왔다. 조선 측은 아베 총리의 정치 수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2014년의 조일정부 간 스톡홀름 합의는 아베 정권 하에서 맺어진 것인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하노이에서의 조미수뇌회담이 합의없이 끝나자 일본이 그 무슨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이 나오고 총리가 직접 나서서 마치 미국의 대조선 협상방침이 바뀐 것처럼 광고하는데 조미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 생각나면 아무때든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일본 총리는 그렇지 못하다. ‘상호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아베 총리는 조선의 뿌리깊은 대일불신을 불식시키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믿음이 없는 사람이 ‘대화 의향’을 외쳐봐야 상대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Q: 6자회담에 대한 조선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A: 2008년까지 했던 것과 같은 비핵화를 위한 차관급 6자 회담은 부활시킬 필요가 없다. 지금 안건은 수뇌들이 논의하고 있다. 다만 양자 간 대화만으로는 안되고 다국간 틀도 필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하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반도의 평화는 이 지역의 평화,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 북남, 조중(북중), 조러(북러), 조미 등 평화를 위한 대화가 서로 이어질수 있다. 조선으로서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다른 나라와 함께 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은] 1966년 일본 교토 출생의 재일교포 3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만든 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89년 총련 기관지를 제작하는 조선신보사에 입사했다. 조선신보 정치부에 적을 두고 92년부터 평양지국의 단기특파원을 시작해 편집국장으로 취임한 2018년 7월까지 도쿄와 평양을 오가며 기자활동을 했다. 지금도 김지영 기자 명의의 논평을 조선신보에 싣고 있다. 조선신보 기자로서 고 김일성 주석,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취재현장에서 지켜봤다. 정리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최태원 “올 경영 ‘구성원의 행복’ 극대화”

    최태원 “올 경영 ‘구성원의 행복’ 극대화”

    “앞으로 평가·보상 기준은 행복 기여도” 회사별 ‘행복지도’ 발표… 전담조직 구성 ‘톱다운’ 탈피 구성원들 직접 참여 방식 崔회장 “고객·주주·협력사 위해 노력을”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경영의 화두로 ‘구성원의 행복’을 제시했다. SK그룹은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행복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25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 확대경영회의’에서 “지금까지는 돈을 버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와 보상을 했다면, 앞으로는 구성원 전체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주주·협력사·잠재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관계사 CEO들은 각 회사의 ‘행복전략’과 구성원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파악해 우선순위를 매긴 ‘행복지도’를 발표했다.이들의 발표를 경청한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회사별 행복전략은 완성본이 아니다”라면서 “구성원의 행복이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대한 일면을 보여줘 구성원으로부터 자발적이고도 의욕적인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의 행복전략과 행복지도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상시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각 회사는 행복지도를 어떻게 찾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효율적인 방법론과 계획을 전담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16개 계열사 CEO와 임원진이 참석하는 SK그룹 내 최대 규모 경영전략 회의다. 특히 최 회장은 2015년부터 매년 이 회의를 주관하며 그해 그룹경영의 화두를 제시해 왔다. 2016년엔 ‘변화’, 2017년 ‘딥체인지 2.0’(근본적 변화), 2018년 ‘사회적 가치 경영’ 등이 키워드로 제시됐다. SK그룹 CEO들은 이날 구성원의 행복을 회사의 궁극적 목표로 삼는 ‘행복전략’이 제대로 실행되려면 경영진이 ‘톱다운’ 방식으로 행복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행복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 추구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임직원과 100차례 이상 만나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고 있다. ‘직원과의 행복 토크’와 같은 최태원식 소통 행보에 대해 구성원들의 호응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정부, 대북 제재 벗어날 개성공단 해법 찾아야”

    “정부, 대북 제재 벗어날 개성공단 해법 찾아야”

    최근 美싱크탱크 만나 공단 설명회 가져 “임금 투명성 담보하면 美정부 설득 가능 비핵화 프레임 벗어나 능동적 협상 필요”개성공단이 2016년 2월 중단된 이후 지난해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가 가동되면서 남북 정상은 그해 9월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단 재가동은 요원한 상황이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24일 서울 마포구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부가 제재 때문에 공단 재개를 할 수 없다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정부가 능동적 태도를 갖고 북측과 만나 공단 관련 대북 제재를 풀어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16일 미국을 방문해 의회와 국무부, 싱크탱크 인사와 만나 공단 설명회를 연 김 이사장은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싱크탱크 인사들은 ‘공단의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달러가 북한의 무기 개발 등에 전용되지 않는다는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에 제안하면 공단 재개에 문제가 안 될 것 같다’는 조언을 줬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북측도 공단 재개를 위한 제재 우회 방안을 남측과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봤다. 김 이사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남측이 제재 프레임이 갇혀 아무것도 못하니 북측이 달러 지급 외의 대안을 찾아보자며 협상의 판을 깐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달러 전용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재를 우회하고자 현물을 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북측이 거부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남북 간 협상을 통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최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의 방북을 승인했지만 북측과 방북 일정 등 조율이 안 돼 방북이 미뤄지는 배경에는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인 방북을 승인하면서 ‘공단 재개와는 무관하다’고 단서를 달았다”며 “북측은 기업인이 자산점검차 방북하는데도 남측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 정상이 개성공단 재개에 합의했지만 정부는 공단 재개를 위한 북측과의 논의를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루면서 소극적 태도를 취했고 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정책적 실패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 비핵화가 진전돼야 남북 관계가 풀릴 수 있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제외지역에 경기 여주가 빠졌습니다. 남한강 식수원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공무원들의 기계적 해석의 결과입니다. 행정은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고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초선 이항진 여주시장은 6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게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1개월 지났다. 소회는. “지난 11개월 동안 시장으로서 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했다. 여주시의 중심목표를 찾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공직사회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민선 7기 시정 방향을 하나씩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민선 7기 시정 청사진을 소개하면. “‘시민과 함께 만드는 사람중심 행복여주’라는 시정 목표를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일자리가 넘치는 여주, 농촌과 도시가 조화로운 여주, 문화와 예술이 풍성한 여주, 시민과 소통하는 여주 등 5개의 시정 방향을 잡았다. 시는 일자리 넘치는 여주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수도권 산업·물류 거점도시 건설, 그리고 문화관광 사업 활성화, 교육·복지 인프라 구축 등 아이 키우기 좋은 기반시설 조성을 통한 외부인구 유입과 도시개발을 이뤄간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7개 분야 63개 공약사업을 임기 내 실천하겠다. 여주 첫 시민참여 거버넌스인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했다. 정책 발굴, 현안 논의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지난 4월 18일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수도권제외지역에 여주시가 빠졌다. “경기도가 여주 인구의 4배가 넘는 곳, 신도시가 들어서 곳은 포함시키면서 수도권 식수원인 남한강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집권적 권위정치의 산물이다.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는 행정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주에는 여흥, 중앙, 오학동 등 3개 동이 있다, 3개 동이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 이번 수도권 제외 대상 지역 인구수는 3월 현재 파주시 45만명, 김포시 42만명, 양주시 21만명으로 여주시 11만명보다 많다. 여주시는 인구의 18%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농업인이 1만 8690명에 이른다. 여주의 농업인구는 수도권에서 제외되는 8개 시군보다 많고 농업인 비율도 가장 높다. 소득도 도시평균가구의 80% 이하로 낙후지역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말했다. 여주야말로 지금까지 특별한 희생을 해왔다. 이 지사를 만나 수도권제외지역 대상에 여주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지사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를 방문해서 균형발전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를 위한 구상은.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지속 가능 발전도시의 디딤돌을 놓으려는 것이다. 2019년은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유아는 물론 청소년들의 유출을 막아 여주의 발전 동력이 될 미래세대가 마음 편히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학교복합화 시설 건립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꿈꾸고 즐길 수 있는 공간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곳에 공동주택, 초등학교와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아이와 부모, 어르신 등이 한 공간에서 살며 학교 운동장과 수영장 등을 함께 공유하고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년 2곳씩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을 통해 젊은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근심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공공도서관을 금사, 능서, 흥천, 강천면 등에 순차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고령화 대책인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지역마다 공동체를 형성해 자력으로 재원도 마련하고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는 공동체다.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해 나오는 재원이나, 빈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펜션으로 활용하는 복안이다. 대도시 주민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텃밭이 있는 힐링공간을 제공하고, 홀몸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가족과 최소한의 수익을 만들어준다.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형성하면 면 단위 복합화시설에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도 한끼 정도는 영양가 있게 먹으며 노년을 즐길 수 있다. 보건소와 연계하여 치매안심센터도 운영할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형식적인 행사 참석은 줄이고 있다. 현안 중심의 토론과 간담회를 많이 한다. 그래서 소통 부족으로 인한 갈등은 많이 줄었다. 능서면의 ‘장파 표준시 방송국’을 둘러싸고 1년여간 지속된 갈등이 대화로 합의점을 찾았다.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폐플라스틱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시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강천폐기물발전소 문제는 강천면만이 아닌 여주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일이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엠다온이 청구한 공사중지명령 취소 행정심판에서 여주시 손을 들어줬다. 행정적인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 갈등을 해소했다. 지역주민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사회적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시청 이전 계획이 중단됐는데. “시청사 이전 계획은 전면 백지화가 아니다. 현 위치에 다시 짓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시청을 옮기지 않고 현 위치에서 새롭게 짓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인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 청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블랙홀 현상이 벌어진다. 청사 이전에 들어가는 2000억원을 우선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와 여주초등학교 이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청사 옆 여주초교는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역세권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이전 후 그 자리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시민들은 효율적인 행정·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같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디자인도 시민 공모를 통해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시장이다. 현실과 이상 괴리감은 없는가. “행정가 출신 시장은 행정을 잘 알 것이다. 법률가 출신은 전문성이 있다. 시민운동가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경험한다. 그게 장점일 수도 있다. 늘 사람냄새 가득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래서 현실을 바꿔보려고 지난 20년간 시민운동을 했다. 시장의 역할은 시민운동가의 책무와 다르지 않다.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4대강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환경에서 벌어진 문제를 개선하는 것처럼, 시민의 삶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문제를 챙기는 게 행정이고 정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황성기 칼럼] 누가 먼저 결단해야 하는가

    [황성기 칼럼] 누가 먼저 결단해야 하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한 미국과의 대화 시한이 7개월 남았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속절없이 3개월이 훌쩍 지난 것을 생각하면 북미가 제대로 협상도 못 해본 채 연말을 맞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협상이 완결되지 못하면 가장 손해를 볼 나라는 북한이다. 김 위원장은 그 사실을 뼈저리게 잘 알 것이다. 제재가 풀려 남북 경협만 제대로 이뤄지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10대 사업의 투자비만 20년간 63.5조원이다. 10대 경협 사업의 경제적 이익 추산 규모는 같은 기간 남한 379.4조원, 북한 234.1조원에 달한다(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남북만 해도 그럴진대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 지원이 들어오고, 미국·중국·일본 자본이 25개 특구에 뿌려진다면 어떻겠는가. 그런 계산을 북한은 다 했을 것이다. 잘사는 조국 건설의 미래가 어른거리겠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먼저 비핵화를 한 뒤에 평화체제·제재해제를 보장한다는 리비아식은 지난해 일찌감치 북한이 거부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보면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해도 ‘선 비핵화’는 수용할 수 없고, 수용하지 않는다는 결기에 차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지도부가 손에 현찰을 들고 흔들면 김정은 지도부가 동요할 것이라는 프레임은 대단한 오산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월동 채비’에 들어간 평양이다. 트럼프는 과거 30년 북미 흑역사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전 정권의 실패한 대북 정책은 되풀이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다. 하지만 한 치도 움직이지 않는 ‘선 비핵화’ 방침을 보면 부시와 오바마 정책이 뒤죽박죽된 느낌이다. 2018년 전 세계에 보여 준 트럼프스러운 기세는 어디다 뒀는지 안쓰럽다. 1961년 쿠바 핵 위기 직전 존 F 케네디 정권에서 실행된 피그만 침공이 미국의 군부와 정보 당국, 전문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작전은 실패하고, 다대한 인명피해에 망신만 샀던 역사를 트럼프는 다시 읽어 보길 권한다. 미완의 협상으로 끝났다고 해서 미국이 손해 보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내년 이후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를 지킨다면 모를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 전조는 지난 9일과 14일 북한의 단거리 전술 미사일 발사에 있다. 시한을 넘긴다면 아직 손 볼 데가 남은 화성15형의 개량형을 쏘아올리거나 평양 시내 군사 퍼레이드에서 1만 3000㎞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전 배치를 선언해 대미 위협을 과시할 것이다. 혹독한 제재와 미국의 핵 공격 위협을 견뎌 온 북한이 2017년 한반도 위기로 돌아간다고 해서 두 손 두 발 들 것이라는 가정은 지극히 1차원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부근에 로켓탄이 떨어지자 “전쟁이 나면 이란을 소멸시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제국주의 냄새가 진동하는 발언이지만 북한은 이라크도, 리비아도, 심지어는 이란도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잘 알 듯 북핵 해결은 외교적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부동의 팩트다.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에 들어가면 적대적 관계의 종식을 원하는 북한이 ICBM의 고도화를 통해 위협을 키울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북미 흑역사였다.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달면 미국의 최애 동맹 일본이 바로 위험하다. 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남진 위협을 막으려면 북한 불부터 끄는 게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걸 트럼프는 깨닫길 바란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이란 사태까지 미국의 오지랖이 넓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모라토리엄에 안심하고 대북 정책 우선순위를 낮췄다간 큰코다치기 쉽다. 북미가 삐걱거리자 남한의 보수세력이 거봐란 듯 대북 정책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것처럼 미국의 뿌리 깊은 네오콘은 지금이 트럼프식 ‘친김정은’의 나쁜 버르장머리를 고칠 좋은 찬스라고 보고 있다. 미국 내 대북 비판 물결이 거세지면 천하의 트럼프도 배겨 날 재주가 있겠는가. 싱가포르 1차 북미 회담은 김정은 승리, 2차 하노이는 트럼프 승리라 치자. 3차는 트럼프, 김정은의 윈윈(win-win)이 될 회담이 돼야 한다. 서로 패는 까보였고, 조합만 남았다. 1000배 우월한 비대칭 전력의 미국이 조금만 양보하고 신뢰를 보여 주면 북미가 함께 평화를 구가하는 새 역사의 장을 열 수 있다. 트럼프의 결단만이 가능한 일이다. marry04@seoul.co.kr
  • 美, 하노이 노딜 이후 처음으로 “동시적·병행적 진전” 언급한 배경

    美, 하노이 노딜 이후 처음으로 “동시적·병행적 진전” 언급한 배경

    미국 국무부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사안들에 대한 ‘동시적이고 병행적’ 진전을 언급해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며 “북미대화 불가‘를 경고한 데 대해 협상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대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북미)대화는 언제 가도 재개될 수 없으며 핵 문제 해결 전망도 그만큼 요원해질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두 정상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미 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유해 송환)라는 목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온 대로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와 같은 목표들을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인’(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카운터파트들에게 계속해서 협상을 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트럼프 행정부가 ’동시적이고 병행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는 건지 주목된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는 지난 1월말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우리 역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여름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FVD 약속 이행‘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재확인했던 ‘단계적·동시적 이행’ 원칙과 연결지을 수 있어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론‘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미국은 하노이 결렬 이후 일괄타결식 빅딜론을 강조해왔고, 비건 특별대표도 3월초 “점진적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다시 ‘동시적이고 병행적인 진전’이란 표현을 다시 꺼낸 것을 두고 북한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다소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두 차례 발사체 발사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압류 등으로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지, 궤도 이탈을 막고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하려고 슬쩍 내비친 협상 카드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또 빅딜론 자체를 접었다기보다 ‘선(先) 비핵화 - 후(後) 제재 완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로드맵 안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맞는 상응 조치들을 다시 짜맞춰 일련의 과정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개성공단 방북 승인 등 손내민 한미… 北 비핵화 궤도이탈 막을까

    개성공단 방북 승인 등 손내민 한미… 北 비핵화 궤도이탈 막을까

    정부, 여론 반발 의식해 간접지원 선택 北 호응땐 한미회담 전 남북대화 기대 美국무부도 “한미 밀접 공조” 유화책 박영선 “中企 가냘픈 희망 시작” 환영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유니세프의 대북 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의 방북을 승인한 것은 한미 양국이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을 달래 비핵화 협상으로부터의 궤도 이탈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에 호응해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의 결정은 한미 양국이 지난 10일 워킹그룹회의 등을 계기로 사전 조율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미국과는 기업인의 자산 점검 방북 추진 취지나 목적, 성격 등 필요한 내용을 공유해 왔다”며 “미국도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정부의 WFP·유니세프 공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지난 7일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기업인 방북 승인과 관련해선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노력에 있어 밀접히 공조하고 있고 유엔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미국은 앞서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이 자칫 공단 재개의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기업인 방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여전히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자 대북 제재와 무관한 대북 인도 지원과 기업인 방북에 협조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도 올해 들어 남북 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북한의 호응 여부와 국내 여론의 반발을 고려해 식량의 직접 지원보다는 국제기구 공여를 통한 간접 지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기업인 방북을 추진, 남북 간 관련 협의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선언한 이후 북한이 매체를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거듭 요구한 만큼 기업인 방북 협의를 위한 정부의 대화 또는 접촉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19일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지만 북한은 개성공단 재가동의 의지를 피력한 만큼 기업인 방북에 협조적으로 나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북미 간 타협의 여지가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지 직접 들을 필요성은 느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기업인 방북 승인에 대해 “늦었지만 입주 중소기업의 가냘픈 희망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1] 진징이 “미국 비핵화 바라는지 의문, 중국 견제에만 몰두”

    [2000자 인터뷰 11] 진징이 “미국 비핵화 바라는지 의문, 중국 견제에만 몰두”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하지만 미국도 비핵화 이후 평화체제 등 프로세스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심지어 미국이 진정 비핵화를 바라는지도 의문이다. 그들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적어도 한국이 바라는 비핵화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진징이 중국 베이징 대학 교수는 9일 우석대학교 동아시아평화연구소(서승 소장)가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개최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와 동아시아의 변모’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중국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함께 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기에 앞서 서울신문과 만나 “비핵화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재중국 동포 출신 학자로 중국 학계는 물론, 국내 학계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가장 깊이있게 성찰하고 고민하는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Q.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보는지. A. 매우 어렵다. 남북미의 시각도 크게 다르고 접근법도 크게 다르다.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북한의 대응은 점점 더 강경해질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하게 맞부딪치는 상황까지 더해져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는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 같다. 중국에서도 많은 학자들은 김정은의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 중국이 그가 핵을 포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북핵 정국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Q. 북미 관계가 좋지 않으면 남북 관계를 돈독히 해 풀어가는 해법이 좋을 것 같은데. A. 미국과 북한의 상호 불신이 상당한데 북한은 남쪽의 대화 제의에 옳다구나 하고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식량을 인도적 지원한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이 바라는 건 큰 그림이다.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김 위원장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북한을 만들자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는 북한을 완전히 다른, 보통국가로 탈바꿈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신년사에서 밝힌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그것도 조건 없이 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마저 미국 눈치 보느라 문재인 정부가 해결 못한다고 보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주들이 공장을 살펴보려고 가는 것조차 거듭 거절하는 것을 보면서 무척 실망한 것 같다. 식량 지원 같은 수단을 통해 남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긴 힘들 것이다. 그러기에 사즉생의 결단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참 어렵다. Q. 미국은 어떤 생각인가. A.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 뿐인 것 같다. 아마도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만도 중국을 견제하는 자신들의 편을 잘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일 것이다. 미국은 제재 프레임을 고수하면서 북핵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면이 있고 북한은 자력갱생과 강경대응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북미 양국 모두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새로운 프레임을 짜지 않으면 정세는 냉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Q.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국내에 있다. A. 솔직히 대북제재를 전면 해제한다고 하면 북한은 오히려 받아들이기 벅찰 수 있다. 주변 여건만 좋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발현할 만큼 북한은 크게 변해 있다. 제재가 북핵 해결의 일환이라면 제재 완화도 북핵 해결의 일환이 돼야 할 것이다. 제재와 압박으로만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에는 미국의 전략적 접근도 한몫하는 것이다. Q. 한국 정부에 조언한다면. A. 지정학적으로 한국만큼 복잡한 구조적 갈등과 딜레마를 안고 외교를 펼치는 나라는 드물다. 그 모든 구조적 갈등과 딜레마의 뿌리는 남북 분단에 있다. 분단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정전체제, 냉전체제를 극복할 수 없다. 여러가지 복합적 요소에서 한국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이 흔들리면 북핵 정세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한국은 중재자 역에서 미국과 북한에 할 말은 다하는 당사자역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론] 북미 협상의 장기 표류를 막으려면/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시론] 북미 협상의 장기 표류를 막으려면/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과 함께 지나갔다.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해 5월 러측이 먼저 제의했는데 이제야 성사됐다.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북미 관계 개선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런 만큼 북미 담판으로 문제를 풀려는 북한의 기본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방문은 김 위원장이 대미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을 염두에 두고 배후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북미가 3차 정상회담을 내걸고 공방을 주고받지만, 상황은 이미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의 제재를 계속하면 북한이 손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북한은 오판하지 말라고 응수한다.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어렵고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세 방향에서 미국의 계산법을 바꾸려고 한다. 첫째가 배후를 강화하는 일이다. 1차 핵위기 때 북한은 중국이라는 전략적 배후의 의미를 절감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1994년 1월에는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6월에는 최광 인민군 총참모장이 중국을 방문했고, 장쩌민 총서기는 이들을 접견해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중국의 지정학적 고려가 미국의 비확산 압박을 견제했다. 북미 관계와 북중 관계가 상호작용하는 북·미·중 전략적 삼각관계는 지금도 작동한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베이징을 찾았다. 지난 1월까지 네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순치(脣齒) 관계’를 재확인했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북한에 얼마만큼 든든한 배후가 될 수 있겠는가 물을 수 있지만, 경제적 손실 때문에 전략적 이익을 포기하는 강대국을 본 적이 없다. 산해관에서 발해만을 건너 한반도를 바라보면 중국이 왜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지 느껴진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북중 동맹 연장선에서 이중으로 배후를 다지는 재보험 정책이다. 둘째는 제재를 버티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번이나 언급한 것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가 북한의 제재 내구성을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굶어 죽으면서도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수해 낸 경험이 있다. 셋째, 전략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북한은 4월 중순 신형 전술유도 무기를 시험했지만 차츰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전략무기 쪽으로 주안점을 옮길 것이다. 비대칭 역량도 강화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 전략은 단순하다. 이번 고비를 넘기면 북한은 비록 궁핍하지만 사실상의 핵무기 국가가 될 수 있다. 남북 교류 협력은 물 건너가고 우리는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 30대 중반의 김 위원장이 수십 년 더 집권하는 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해 갈지 아무도 모른다. 북한에 비해 미국은 출구 전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에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기초한 기존 대외정책 노선과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미국 제일주의’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흥미로운 것은 고립주의 그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도 지지한다는 점이다. 집권 프리미엄에 힘입어 이들이 의회·학계에서도 세를 불리고 있으나 내년 대선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다. 미 정치는 머지않아 대선 국면에 들어갈 것이고, 북한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북미 대화의 표류를 막기 위해 세 가지를 염두에 두면 좋겠다. 첫째, 제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와 같은 것이 되고 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둘째, 북한이 의제를 바꿀 것을 대비해 한미 간 진솔한 전략 대화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도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대화가 재개되면 북측은 ‘비핵화 vs 제재 해제’ 대신 ‘비핵화 vs 안전보장’을 들고나올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전략자산 운용 논의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북한이 제재 고통을 심하게 느낄수록 중국에 더 기댈 것이고, 이런 상태에서 한반도 갈등은 더 첨예해질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확보하기 위해 한중이 공유할 수 있는 한반도의 이익과 비전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 금융지원·기술 공동개발… GS, 협력사와 함께 큽니다

    금융지원·기술 공동개발… GS, 협력사와 함께 큽니다

    GS는 협력사가 동반성장하는 파트너라는 이념과 협력사에 대한 상호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바탕으로 상생경영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허창수 GS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펀드 조성과 기술협력, 중소기업 판로지원 등 다양한 동반성장 활동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GS는 그동안 계열사별로 업종 특성에 맞게 ▲금융지원 확대 및 지급조건 개선 ▲기술 및 상품 공동개발, 교육 및 훈련 지원 ▲협의회 구성 및 운영 등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해 왔다. GS칼텍스는 구매대금 100% 현금결제 및 세금계산서 수취 후 7일 이내에 지급하고 있으며, 금융권과 공동으로 2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우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업계 최초로 GS25 가맹 경영주와 상생협력협약을 체결했으며, 전기료 지원, 경영주 무료법률 자문 서비스, 단체 상해보험 등 다양한 상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중소기업과 해외 동반진출 전략으로 글로벌 동반성장을 일구고 있다. GS건설은 협력사 선정 및 입찰, 공정관리 등 업무 전반에 대해 상생경영을 정착시켜 투명하고 공정한 동반자적 협력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