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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세 소녀의 당당한 베스트셀러 비평

    초등학교 6학년이 쓴 ‘서평’이 화제를 끌고 있다.‘인물과 사상’ 11월호에 ‘발표’한 소녀평론가 박수빈양(12·부산 대천초등학교 6년)이 해부한책은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아이가 소설을 읽고 쓴 독후감이 아니다.당당히 서평이란 이름하에 ‘대체로 이 소설은 재미있었다.하지만 이런 걸 베스트셀러라고 하다니…’라고 단번에 비판의 메스를 들이댄다.‘나는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다.그런 내 눈에 재미있다는 건 문제있는 게 아닌가?’라고 작가 뿐 아니라평자들까지,그리고 “헉,그럼 어떻게 상을 무려 여섯개나 탔지?”라며 6개의상을 수상한 작가의 수상사실까지 몰아붙이는 기세가 여간 아니다. 만화를 빌리러 대여점에 갔다가 신문에서 소개되었던 것이 생각나서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빌려 읽고 ?줄거리가 빈약하고,?인물들의 개성이 없으며 ?실화인듯 꾸며낸 글의 전개를 작품의 단점으로 꼬집었다.그리고 작가에게 덧붙이기를 ‘사람들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줄거리 쓰기 공부를 더한 후자기에 대한 생각과 여자에 대한 생각을 바꿀 것’을 요구하면서 ‘사랑에 대한 기억 하나를 찾아냈다고 자신을 찾은 것이냐’는 반문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까지 되묻는다.그리고 저자에게 “실화와 소설을 구별하세요”라며 점잖게 꾸짖고 있다. ‘엄마가 써준 글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아이들은 글을 못 쓴다는 어른들의 생각이 싫다”고 말하는 항의가 전화선을 타고 강하게 흘러왔다. 만화를 좋아하고,HOT를 좋아하는데 사업가로 자신의 브랜드를 갖고 싶단다. 어린 소녀비평가의 ‘평’이라고 무시할수 없는 것은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쏟아 놓은 살아있는 평이라는 점 때문이다.전문비평가들의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평과 비교해 거칠지만 더 공감이 간다는 독자도 있음을간과할 수 없다. [허남주기자]
  • [무대뒤 사람들] 색소폰연주자 이인권·신경숙부부

    8월15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 그린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모스키토’의 인기 비결 중에는 밴드의 몫도 크다.소극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밴드를무대에 노출시켜 생생한 느낌을 더해준데다 멜로디가 경쾌하다. 배우처럼 무대에 서서 신나는 ‘생음악’을 터뜨리는 주역은 5인조밴드 ‘노 코멘트’.이중 브리지(막간)음악이 흐를 때 ‘톡톡 튀는’음색으로 눈길을끄는 색소폰 연주자가 있다.28세 동갑내기 부부인 이인권과 신경숙이 번갈아 출연한다. “지난 95년 ‘지하철 1호선’으로 학전과 인연을 맺은 뒤 전부터 알고 지낸 경숙씨를 다음해에 합류시켰죠.”(이인권)“클래식을 전공했기 때문에 호흡과 주법이 다른 뮤지컬에 적응하느라 힘들었습니다.인권씨가 많이 도와주었어요.”(신경숙)인간의 음색에 가장 가깝다는 색소폰을 ‘브리지’(매개)로 만난 이들은 ‘연인 겸 사제’로 지내오다 지난해 학전 그린소극장에서 결혼했다.주례는 소극장 대표 김민기가 맡았다. “무대기술 파트에 계신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요.공연기간이어서 밤샘작업으로 결혼식장으로 꾸민 뒤 식후에 즉시 철거해야 했거든요.”고교 밴드부 이력마저 비슷한 이들이지만 음색은 다르다.남편이 힘 있는 소프라노라면 아내는 섬세한 앨토에 가깝다.성격은 반대다.남편이 자상하고 부드럽다면 아내는 독립심이 강하고 ‘털털하다’고 한다. 하지만 뮤지컬의 매력을 말할 땐 한목소리다.“뮤지컬은 종합적 공연이라 음악적 완성도가 높습니다.혼자 연주하는 것보다 줄거리에 따라 자신의 음색을 낼 수 있고 배우와 함께 호흡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습니다.”비록 배우 중심으로 흐르지만 그들의 흥을 돋구거나 극상황에 따라 변화를줄 수 있고 솔로 파트에선 맘껏 애드립도 넣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번갈아 무대에 서므로 다른 한명은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상반기 책판매 결산…일본인이 쓴 책 베스트셀러 1·2위에

    올 상반기 책판매의 특징은 대형 베스트셀러가 없는 가운데 일본인이 쓴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한국인 비판’과 ‘오체 불만족’이 종합베스트셀러 1,2위를 차지한 것이다. 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 등 서울의 대형서점이 지난 6개월간의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발표한 99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르면 이케하라 마모루씨가 쓴 ‘맞아죽을…’은 교보와 종로에서 1위를,팔과 다리가 없는 오토다케 히로타다씨의 감동적인 장애극복 이야기를 담은 ‘오체 불만족’은영풍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50위 안에 든 작품중에는 소설 14종,비소설 12종,시 3종 등 문학류가 29종으로 거의 60%을 차지했고 경제·경영 8종,컴퓨터 4종 등이 포함됐다. 소설분야에서는 외국소설 보다 국내소설이 강세를 보였으며 특히 지난해와마찬가지로 여성 작가들의 소설이 높은 인기를 누렸다.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박완서의 ‘너무도 쓸쓸한 당신’ 양귀자의 ‘모순’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은 꾸준한 판매로 상위권을차지했다. 비소설류는 전체적으로 부진을 보였지만 ‘맞아죽을…’ ‘오체 불만족’김어준의 ‘딴지일보’ 리처드 칼슨의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앤드류 매튜스의 ‘마음가는 대로 해라’ 등 일부 책들은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파리망명 20년만에 잠시 귀국한 홍세화씨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출판된지 20여일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빌게이츠@생각의 속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출판사별로는 문학과 지성사,창작과 비평사가 각각 2권의 책을 베스트셀러 10권에 올려놓아 탄탄한 기획력을 보여주었다. 이창순기자 cslee@
  • 출판 화제-참교육 30년… 어느 교사의 현장목소리

    30년간 참교육을 지향하며 사도의 길을 걷고 있는 한 평교사가 ‘평교사는아름답다’란 책을 냈다. 지은이는 작가 신경숙이 여공으로 산업체 특별 야간고등학교에 다닐 때 스승으로서 작가의 길을 열어 줬다고 해 화제가 됐던 최홍이씨.신경숙은 그의장편소설 ‘외딴방’에서 최씨를 실명으로 등장시켰고 그 책을 최씨에게 헌정했었다.‘평교사…’는 최씨가 3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교육민주화를 위한 열정과 노력을 담고 있다. 신경숙은 “소설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선생님 말씀을 들은후 지금껏한번도 다른 무엇이 될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고”며 ”광주항쟁이 일어났을 때 잡담을 나누고 있는 우리에게 묵념을 시켰던 분”이었다고 회고한다. 교원자격 검정고시를 통해 교직에 발을 들인 저자는 용산공고,영등포여고산업체 야간특별학급,용산방송통신고 등을 거치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소외된 삶들의 배움의 길에 공감했다.이러한 교육관이 저자를 교육민주화의 길로 나서게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육현장의 편의주의,전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교육관료들의 경직된 사고 등을 지적한다.또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이해하지만 교단의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나 사도의 길을 걸어온 교사들이 일괄 처리되는정년단축 방안은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년 만에 한 제자가 “선생님이 대학원서를 안써 주셔서 이렇게 세탁소하면서 살아요”라고 했을 때 비록 가능성은 없었다라도 왜 기회마저 박탈했을까’후회하며 그동안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제자들에 대한 참회의 심정도 이야기하고 있다.선생님들에겐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잘못된 교육제도와 교육 관료들에겐 준엄한 경고로 다가오는 책이다.열림원.7,000원. 任昌龍
  • 베스트셀러 판도변화… 순수문학이 뜬다

    최근 문학 베스트셀러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출판계의 불황으로 대형 베스트셀러가 자취를 감추면서 작품성을 갖춘 순수문학서들이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교보문고·종로서적 등이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박완서의 창작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창작과비평사),신경숙의 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문학과지성사),황지우 시집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사) 등이 출간 이래 상위권을 지켜오고 있다.97년과 98년 같은 시기에 김정현의 ‘아버지’·김상옥의 ‘하얀 기억 속의 너’,김종윤의 ‘슬픈 어머니’·김진명의 ‘하늘이여 땅이여’ 등 대중소설이 각각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순수문학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너무도 쓸쓸한…’은 11만부,‘기차는 7시에…’는 8만부,‘어느날 나는…’은 6만부가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이 책들은 모두 나온지 석달도 되지 않았다.문학서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출판계의불황으로 대형베스트셀러가 사라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실제로 97년 11월이후 독서계에서 밀리언셀러는 모습을 감췄다.98년 1월에 출간된 ‘하늘이여 땅이여’가 85만부 정도 나가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또한 IMF 관리체제 이후 독자들의 도서구매 형태가 바뀐 것도 순수 문학서 강세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유행에 따른 거품독서가 수그러든 대신 제대로 된 작품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다”는 문학과지성사 채호기 주간의 말처럼 독자들은 화제작가에 휘둘리기 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작가들의 작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가벼움의 미학’으로 무장한 신세대 작가들의 키치적인 면모에 독자들이 식상한 측면도 없지 않다.박완서(68)의 소설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의 인기요인은 그런 신세대 문학과 대척점에 서 있는 작가의 의미심장한 작품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소설집의 표제작 ‘너무도 쓸쓸한…’은 초로의 부인이 아들의 졸업식장에서 안사돈에게 은근한 모욕을 당한 뒤 평소 멋없고 비굴한 인간이라고 경멸하는 남편,그것도 오랫동안 떨어져 산 남편에게 점차 관용을 베풀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우리 시대 소설의 어머니격인 박완서는 이 소설에서 ‘원로’란 이름에 걸맞는 인생살이의 연륜,삶에 대한 성찰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편 각종 문학상 수상작품집들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하다.올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문학과지성사),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현대문학),21세기 문학상을 수상한 전경린의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이수) 등이 그것이다.특히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순문학출판물로는 드물게 해마다 베스트셀러 수위를 기록해왔다.98년수상작품집인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는 38만부나 팔렸다.‘내 마음의 옥탑방’ 역시 10만부가 팔려 침체된 문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현재시상되고 있는 국내의 문학상은 218개(97년말 기준).문제는 이 많은 문학상의 이름 값을 빌려 판매를 늘리려는 상업출판의 스타시스템이다.
  • 문학/이문열 소설 ‘선택’ 뜨거운 논쟁(’97문화계 결산)

    ◎내면소설·신세대 문학에 관심/이청준씨 등 중진 활발한 활동 97년 문학계의 최대 쟁점으로는 이문열의 소설 ‘선택’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을 들 수 있다.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정부인 장씨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위대성과 진정한 페미니즘을 알리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집필의도.그러나 이 작품은 문학의 영토를 넘어 여성계를 들끓게 할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속내를 조선조 여인의 점잖은 어법속에 감춘 채 문학이라는 외피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교활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여성계 일각의 반응.이같은 페미니즘에 관한 논쟁은 결과적으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지만‘선택’은 한국문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일정한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야기와 연설이 혼합된 행장의 양식을 처음으로 소설화했으며,전업주부가 긍정적인 주체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신경숙·윤대녕 등의 이른바 ‘내면소설’이나 ‘신세대문학’에 대한 팽팽한 논의 역시 우리 문단의 논쟁적 풍토를 조성하는 데 한 몫 했다.이와 관련,윤대녕 소설의 신비주의를 비판한 이남호의 ‘은어는 없다’와 신경숙 소설의 독백적 폐쇄성을 지적한 이성욱의 ‘내면,타자의 복원과 타자의 배제’ 등의 평문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편 올해 문학계는 소설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도 중진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평소 판소리와 서도민요에 애착을 보여온 이청준씨가 ‘테마가 있는 판소리 소설 시리즈’로 ‘놀부는 선생이 많다’‘토끼야,용궁에 가자’‘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등의 작품을 냈으며,한승원씨는 장편 ‘연꽃바다’와 ‘해산 가는 길’을 펴냈다. 또 김원일·서영은씨 등은 그동안 발표한 중·단편들을 전집형태로 묶어냈다.반면 젊은 작가들로 비교적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로는 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과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작품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등을 펴낸 성석제,장편 ‘베두윈 찻집’과 작품집 ‘사랑이나를 만질 때’를 펴낸 강규,장편 ‘전함 큐브릭’‘슬픈 가면무도회’와 작품집 ‘궤도를 이탈한 별’을 펴낸 김이태씨 등을 꼽을 수 있다.
  • 늦가을 무대 수놓을 테마가 있는 춤 3편

    테마가 있는 춤 3편이 늦가을 무대를 나란히 장식한다. 서울예술단이 27,28일 하오7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는 ‘천년의 춤 그 맥’은 우리 춤의 기원과 변천의 발자취를 탐구하는 무용 서사시.태초 춤의 발원으로부터 과거·현재·미래로 춤의 진화과정을 더듬어우리 춤의 계승·발전을 꾀한다는 취지다. 무대는 단원 50여명이 꾸미는 ‘춤의 태동’ ‘민족의 춤’ ‘미래의 춤’ 등 3개의 장.‘춤의 태동’ 장에선 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움직임의 폭이 달라지는 춤의 원리를 산조춤을 중심으로 찾아보고 ‘민족의 춤’에선 민속무용을 집중 조명한다.(문의 523-0984) 28,29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갖는 박인숙지구댄스시어터의 ‘반쪽이 만드는 하나’는 통일에의 염원을 춤으로 형상화한 테마무용. 북한동포들의 굶주림을 담은 ‘나누기Ⅰ’,통일후 남북한간 갈등의 제문제를 다룬 ‘나누기Ⅱ’,인간의 삶을 사랑의 프리즘으로 조망한 ‘흔들림’ 등 3편의 현대무용으로 주제를 강조한다.(272-2153) 서울시립무용단이 청소년들을 위해 28,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올리는 ‘춤으로 푸는 문학순례’의 테마는 문학이다.신경숙의 ‘그는 언제 오는가’,안톤 체홉의 ‘6병동’,세르주 그륀베르그의 ‘M.버터플라이’ 등 3개의 소설을 춤의 언어로 재구성,문학과 무용의 접목을 시도한다.(3991-640)
  • 문학평론가 문흥술씨 평론집 2권 출간

    ◎문학의 위기와 지향점 어디에…/존재의미 잃어가는 소설작품 비판/탈근대성 추구 ‘희망적 작가들’ 분석 “문명비판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문학은 항상 시대의 어둠을 헤쳐나갈 성스러운 빛을 발산해왔다.그러나 지금 우리의 문학은 정보사회의 휘황찬란한 겉모습에 현혹된 채 그 세계에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다” 문학평론가 문흥술씨(‘문학정신’ 편집위원)가 현단계 우리 문학의 위기와 지향점을 밝힌 두 권의 평론집을 잇따라 내놓았다.‘자멸과 회생의 소설문학’(열음사)과 ‘작가와 탈근대성’(깊은샘).전자가 정보메커니즘 사회에서 점차 존재의미를 잃어가는 소설작품과 소설가들에 대한 비판을 주조음으로 한다면,후자는 시대의 모순에 맞서며 탈근대성을 추구해온 작가들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미셸 푸코는 문명비판 기능을 상실한 채 가치없는 이론화만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비평을 ‘죽음에 직면한 백조의 최후의 노래’에 비유했다.‘세기말’을 앞둔 1990년대 말의 우리 문학비평은 어떠한가.지은이는 “우리 문학비평은 문명비판의 노래소리는 커녕,가치없는 이론화의 소리마저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시대모순에 대한 어떠한 비판적 고뇌도,박제화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어떠한 자기반성도 없이 문학상품을 문학소비자에게 더 많이 팔기 위해 현란한 수사로 치장된 소리를 내뱉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1990년대의 영상언어를 채택한 새로운 문학이 어떻게 정보사회의 지배담론에 침윤되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자멸과 회생…’에서 그는 최수철의 연작형 장편소설 ‘고래뱃속에서’를 비유로 들어 정보기제에 차압된 우리 문학을 비판한다.“지금 우리는 각종 정보메커니즘이 삶의 세목을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우리는 고래 뱃속에 들어있는 ‘잡어’와 같다.고래 뱃속 바깥의 무한한 바다,곧 비판적 상상력의 토대인 실재 사물의 세계는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되어 있다” 요컨대 오늘날의 영상언어 문학은 이처럼 정보메커니즘의 상상력의 세계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스스로 대중문화의 한 켠에 물러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활자시대의 고독한 왕자로서의 문학은 이제 종언을 고한 것일까.인간과 사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시원의 공간을 지향하는 작가들이 있는 한 우리 문학의 부활은 ‘현실적 가능태’라는 게 지은이의 결론이다.그가 우리 문학의 희망의 단서로 여기는 시원의 공간이란 바로 탈근대성의 세계다.두번째 평론집 ‘작가와 탈근대성’에서 그는 ‘간이역같은 소설’을 선보이는 이혜경,‘공룡시대,그 아름다운 이미지’를 그리는 신경숙,‘재즈적 글쓰기와 분열증세’를 보여주는 장정일 등을 탈근대성의 소설작가로 규정한다.신경숙의 경우,그 소설의 깊이 내지 소설적 새로움은 작품에 내재된 ‘공룡시대’로 표상되는 아늑한 시원의 공간에 대한 그리움에서 찾을수 있다.그 그리움은 이른바 ‘요나 컴플렉스’로 명명되는,어머니의 자궁속 같이 아늑하면서도 원초적인 공간으로 자신을 응축시킴으로써 드러난다. 한편 지은이는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을 근대성 비판운동으로 파악한다.그런 맥락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리얼리즘 계열을 대표하는 이기영과 조명희,모더니즘 계열을 대표하는 30년대의 이상·박태원·최명익,‘스토리 있는 논문,철학의 르포르타주’라는 평을 들은 50년대의 장용학 등의 문학세계를 살핀다.
  • ‘사랑 환상 모험’ 부천영화제 29일 개막

    ◎25개국서 80여편 출품… 관심 끌 작품 알아보면…/변검­온가족이 함께 볼만한 감동적 드라마/프리웨이­사회 드라마 성격 짙은 미의 스릴러물/접속­PC로 애정나누는 신세대 사랑 그려/킹덤­96칸영화제 수상작… 4시간39분 대작 ‘사랑 환상 모험’을 내건 제1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개막일이 열흘 남짓 남았다.29일부터 8일동안 부천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에는 25국에서 온,로맨스·SF·액션·스릴러·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0여편이 선보인다.이 가운데 영화팬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만한 작품 10편을 상영일정(별표)과 함께 소개한다. ▷루나에랄트라◁ 올해 브뤼셀 판타스틱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로맨틱 코미디.이탈리아 밀라노의 작은 마을에 마법램프를 가진 서커스단이 들어온다.이때부터 노처녀 교사 루나의 그림자가 따로 살아 움직이며 갖가지 해프닝을 일으킨다는 내용. ▷변검◁ 집안의 비전인 가면극 ‘변검’을 전수하고자 사내아이를 양손자로 맞아들이려는 노인과,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노인에게 거부당한 어린 소녀가 엮어가는 감동적인 드라마. 온가족이 함께 볼만한 좋은 영화이다. ▷프리웨이◁ 가출 소녀 바네사는 할머니 집을 찾아가다 아동심리학자를 자처하는 밥을 만난다.까닭없이 죽이려 드는 밥을 피해 할머니 집에 도착한 바네사는 어둠속에서 밥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사회드라마 성격이 짙은 미국의 스릴러물. ▷떼시스◁ 스너프무비(실제 살인하는 장면을 촬영한 포르노영화)를 소재로 폭력과 포르노그라피 문제를 다룬 스릴러.그렇다고 스너프나 별다른 잔혹한 신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공포에 떨게 한다.스페인영화. ▷쿄오꼬◁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원작·감독·극본을 해낸 작품.어렸을 때 춤을 가르쳐준 미군을 찾아 뉴욕을 향해 떠나는 21살 처녀의 여행기.전편에 흐르는 쿠바 댄스뮤직이 감미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접속◁ 영화제가 마련한 ‘부천 초이스’상의 후보작 12편 가운데 유일하게 낀 한국영화.얼굴도 모르는 채 PC통신만으로 애정을 나누는 신세대 사랑법을 그린 멜로.인기 절정인 한석규와,스크린에 데뷔하는 탤런트 전도연이 공연했다.명필름 제작. ▷패시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미지의 세계를 몽환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해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판타지영화.감독 쥬라즈 헤르츠는 시카고·시체스·포르토판타스틱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거장이다.벨기에·프랑스·체코 합작영화. ▷킹덤◁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된 96 칸영화제 수상작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84년 작.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종합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면서도 무시무시하게 그렸다.4시간39분 짜리 대작으로 30일 밤12시 영시네마1관에서 심야상영한다. ▷깊은슬픔◁ 신경숙씨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든 멜로물.한 여자와 두 남자 사이의 오랜 우정과 사랑,갈등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처리했다.곽지균 감독,강수연·김승우 주연.동양미디어가 제작했다. ▷퍼펙트블루◁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수준과 최신 흐름을 알려주는 작품.한때 인기 높던 보컬그룹의 여성 싱어가 인기가 추락하면서 방황하다가 결국 자신을 되찾는다는 줄거리.지난해 빅히트작 ‘메모리스’의 스탭이 다시 모여 만들었다. ◎영화제 가이드/시민회관 등 6곳서 상영… 관람료 4천원 영화제 참가작을 상영하는 곳은 부천시내 영시네마 극장 1·2관과 부천시민회관·부천시청 대강당·소사구청 소향관·오정구 삼정복지회관 등 6군데.시청앞 잔디밭에서도 야외상영을 한다.이 가운데 소향관·삼정복지회관과 야외에서의 상영작은 모두 무료.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은 부천·부천남부·송내북구·송내남부·역곡역 등지에서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관람료는 4천원 균일.18일부터 9월5일까지 상오9시∼하오5시에 예매할 수 있다.예매처는 부천의 농협 각지점과,서울의 하나은행 전지점·종로서적 등지이다.
  • 문화예술진흥원,「96 한국문학 작품선」 발간

    ◎시·소설 등 망라 454편 수록/시·시조­강은교 「겨울 또다시」·신경림 「돌 하나,꽃 한송이」 등/소설­고 김소진 「자전거」·윤대녕 「상춘곡,1996」 등/평론­권영민씨 「천일문학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아동­강수성·김병규씨 「지난해 각 부문별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뽑는다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문덕수)은 지난해 문학작품 가운데 문학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모은 「96 한국문학작품선」을 발간했다. 95년 4월부터 96년 8월까지 현대문학 등 52종의 문예지에 발표된 시·시조·소설·평론·희곡·아동문학 등 각 부문의 문학작품은 1만8천987편에 달한다. 「96 한국…」에는 이 가운데서 454편을 뽑았다.시 254편,시조 38편,소설 26편,평론 18편,희곡 4편,동시 75편,동화 39편이 실려있다. 소설분야에서는 단편소설에 지난 4월 34세로 요절한 김소진씨의 〈자전거〉 등이,중편소설에 윤대녕의 〈상춘곡,1996〉·신경숙의 〈감자먹는 사람들〉 등이 뽑혔다. 시·시조는 강은교의 〈겨울 또 다시〉·박성룡의 〈꽃나무 곁에서〉·박재삼의 〈다시 느끼면〉·신경림의 〈돌 하나,꽃 한송이〉 등이 자리했다. 아동문학에서는 동시에서 강수성의 〈새와 나무〉 등이,동화는 김병규의 〈하늘만한 창문〉 등이 각각 뽑혔다.평론분야는 권영민 교수의 〈친일문학의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등이,희곡분야는 김준영의 〈겨울 버마재비〉 등이 실렸다. 이번 선집의 출간은 문단에서는 매우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문단에는 문단전체를 포괄하는 문학선집이 거의 없다.장르별 문학단체가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출판비를 일부 부담하는 회원을 중심으로 단체용 선집을 내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난 91년부터 공공기금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문예진흥원의 선집이 유일하다시피 했다.이 마저도 「문학의 해」라는 지난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문화체육부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시큰둥한 이유로 예산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이에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은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예산을 전용(전용)해 선집을 내게 되었다.덕분에 예산도 2억원으로 늘었고 95년 선집에 비해 작품수도 2배정도 늘어났다. 시인인 문덕수 문예진흥원장은 이러한 사정을 『활자매체가 첨단 영상매체에 밀려나고 독자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해 시장경제의 변두리로 내몰리고 있는 문학적 위기상황의 한 반영』이라고 발간사에 적었다.
  • 문단에 「90년대 문학」 극복 움직임

    ◎“사적 퇴행적 신배로 사회와 괴리”/대표적 작가 신경숙·윤대녕씨 잇단 비판의 글/“공적영역과 맥락 없으면 「향수의식」 수준일 뿐” 신경숙(34)과 윤대녕(35)은 90년대 들어 문학에 관심있는 이들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이름이었다.두사람은 이념과 사회라는 큰 문제를 좇다 기진맥진해진 80년대 문단의 끄트머리에서 피어나 어느날 문득 90년대의 가장 뚜렷한 징후로 떠올랐다.존재내면의 떨림을 털어놓은 이들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먹물 한점이 세숫물에 번지듯 문단전체로 퍼져나갔다. 거대서사가 아닌 사소한 내면을 보여주고 굵직한 주제의식보다는 섬세한 문체를 앞세워 90년대 문단의 대표작가가 된 신경숙과 윤대녕에 대해 평론가들이 문학계간지를 통해 잇단 비판의 글들을 쏟아놓았다.이상경씨의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넘어서」(「소설과 사상」봄호),임옥희씨의 「성의 〈새로운〉발견과 〈새로운〉소설」(「포에티카」창간호·3월발간)은 신경숙 소설에 문제제기하고 있고 구모룡씨의 「사로잡힌 자의 비극적 감성」(「소설과 사상」봄호),이남호씨의 「은어는 없다」(「세계의 문학」봄호)는 윤대녕 작품세계를 겨냥한다.신씨와 윤씨에 대한 비판적 평문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사람이 한꺼번에 집중포화 대상이 된 점에서 이 글들은 작가개인을 논하는 단순작가론을 넘어선다.그보다 「90년대 문단」의 대표적 기호가 돼버린 신씨와 윤씨를 비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90년대」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의식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새로운 의식이 두사람에게 공통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이들의 작품이 너무 사적(사적)이고 퇴행적(퇴항적) 신비에 가득차 사회와의 연관을 잃고 있다는 점. 이상경씨는 소멸해가는 미세한 기미,〈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어눌한 말더듬기,잦은 쉼표,말줄임표 등을 즐겨 써서 신씨가 〈자신만의 고유한 문체〉〈개성적인 스타일〉을 확립하긴 했지만 〈(형식이) 내면의 심화를 동반하지 못〉한채 〈존재의 고독감이 (본질이 아닌)피상적인 것에 〉머물렀다고 비판한다.최근의 작품에서 문학고유의 「낯설게 하기」를 〈귀기나 환상으로 대체하려〉는 경향도 우려한다. 임옥희씨는 신씨의 장편 「외딴방」에서 〈기만과 위선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가족이 해체되서는 안 된다(는)… 여성들의 자기 희생과 체념의 미학〉을 읽어내면서 〈신경숙의 감수성은 어찌할 수 없는 인어공주의 감수성이다.…신경숙은 가부장제의 빈집이나마 수리,보수하는데 어느 정도 공모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남호씨는 〈고전적인 문장구사 능력이 90년대의 도시적 감수성과 잘 결합〉된 윤대녕의 문체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체성 상실을 다루는 그의 방식이 언어만 현란할 뿐 현실도피적이고 〈존재의 시원,성소,신성과 비의,영원회귀 등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정체성이 결핍된 영혼들을 현혹한다〉는 점을 경계한다.〈너무 쉽게 성소나 시원을 찾아 현실을 떠나버리면 안되며,말도 안되는 지하모임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진지한 현실탐구를 요청한다. 윤대녕에 대한 구모룡씨의 다음과 같은 조심스런 비판은 문단의 90년대 징후 전체에 대한 반성으로 읽힌다.〈…소설은 공적 영역과의 맥락을 지녀야 한다.…윤대녕의 경우 사적 글쓰기가 왜 문제가 되는가.그것은 그가 일체의 공적 통로에 대해 회의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실과의 맥락을 지니지 않을때)근대성 비판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일부가 보이는 향수의식의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 가장 이상적인 활동 작가 도스토예프스키/한국문학평론 창간 설문

    ◎90년대 후반 주목할 문인 유하·신경숙씨 국내 평론가들은 국내외 작가중 가장 이상적인 문학활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 작가로 도스토예스프키를,90년대 후반기 한국문단에서 주목할 시인·소설가로 각각 유하·신경숙씨를 가장 많이 꼽았다.이는 현역평론가 163명을 대상으로 한 계간 「한국문학평론」창간호의 특집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상적 작가로는 도스토예프스키(9명)이외에 ▲이청준·황순원(6명) ▲박경리·이문열(5명) ▲노신·신경림·황석영(4명) ▲서정주·엘리어트·이상·조정래(3명) 등의 순으로 꼽혔지만 없다는 응답(27명)이 더 많았다. 주목할 시인은 유하(8명) 다음으로 ▲장석남(7명) ▲백무산(6명) ▲나희덕(4명)의 순,작가는 신경숙(14명)다음으로 ▲윤대녕(13명) ▲김소진(8명) ▲이순원(6명) ▲은희경·최윤(5명)순이었다.
  • 불황·포르노에 얼룩진 한해/’96 「문학의 해」 결산

    ◎사업표류·내부압력으로 일과성 행사/우화소설류 인기… 대중문학 자리매김 96년은 문화체육부가 정한 「문학의 해」이지만 정작 문단에서는 이런저런 기념행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채 한해를 무덤덤하게 보냈다. 올해 우리 문학은 외적으로는 출판불황,내적으로 이렇다할 주류없는 다채로운 작품경향이 특징아닌 특징이었다. 우여곡절끝에 닻을 올린 「문학의 해」 사업은 일반인들에게 문학을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기보다 일과성 행사에 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근대문학관·번역원 설립 등 장기사업구상도 예산과 부지확보 등에서 아직 표류중이다.이벤트 몇개로 독서인구를 부쩍 끌어올릴 수 없는 문학의 속성,시작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측의 이탈을 불렀던 배타적 주도권,손바닥 예산을 감안치 않은 무리한 사업구상 등이 맞물려 문학중흥에 별무소용한 「문학의 해」가 됐다는 것. 창작에서는 사회참여 혹은 여성작가들의 섬세한 내면지향 등 주도적 경향이 뚜렷했던 80∼90년대초와는 달리 고만고만한 여러가지 개성들이 혼재(혼재)한 한해였다.구효서의 「비밀의 문」,송대방의 「헤르메스의 기둥」같은 굵직한 서사물이 배수아,송경아 등 신세대 작가들의 글쓰기와 나란히 나왔다.신진작가 김영하씨는 체험이 아니라 상상력으로만 빚어낸 환상소설을 들고나와 한국문학의 오랜 교양소설적 전통에 대들었고 귀신을 불러들인 신경숙씨의 신작작품집은 10만부 가량 팔렸다.콩트만큼 짧은 엽편소설이 유행했는가 하면 최명희씨의 대하소설 「혼불」이 12월 완간돼 대미를 장식했다.영상매체와 급속한 정보화의 협공속에서 문학이 자기자리 찾기를 위해 다채로운 모색을 펼친 증거이며 이는 조만간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이 출판계의 관측이다. 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속에서도 올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는 단연 「아버지」가 꼽힌다.8월중순 나온 「아버지」는 가장의 몰락,명예퇴직 등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넉달간 50만부가 팔렸으며 기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우화소설 바람을 업고 상반기 베스트셀러가 된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안도현의 「연어」 등과 함께 「아버지」는 본격소설의 몰락,대중문학의 가능성 등을 암시했다.「아버지」를 펴낸 문이당의 임성규 사장은 『작가와 대중간의 골이 날로 깊어가는 요즘 「아버지」는 독자들이 「눈높이」에 맞는 문학을 갈망하고 있음을 자명하게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올 연말에는 장정일씨가 본격 포르노소설을 표방한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펴냈다가 출판사대표의 구속을 불러온 「사건」을 일으켰다.이 일로 성 담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가는 사회분위기에서 문단내부적으로 포르노문학에 대한 기준마련,입장정리 등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 신경숙씨 세번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때」

    ◎“언제 덮쳐올지 모를 불행” 경고/작품 곳곳 푸근한 가족애·온화한 사랑의 기억/그속에 걸쳐있는 삶을 위협하는 ‘죽음의 흔적’ 신경숙씨의 세번째 소설집 「오래전 집을 떠날때」가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 작품집은 나비날개처럼 아련하게 팔랑거리던 신씨의 소설세계가 틀이 잡힌 공간으로 여물어가는 변모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지난 93년 봄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8편을 가지런히 모은 책에는 그간의 소설들이나 산문집에서 되풀이됐던 작가 특유의 마음의 무늬들이 보다 또렷한 형태를 드러내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작품집을 관통하는 특이한 정서는 무엇보다 폐가에 휙 불어닥친 바람같은 쓸쓸함과 황량함이다.명확하게 닿을 수 없는 삶의 미묘한 기미들에 속병들어 속절없이 쓸쓸해 하던 신씨 초기부터의 이미지들이 심화돼 나타난 것이다. 한층 깊어진 쓸쓸함은 「귀기」로 탈바꿈한다.어린 시절 고모 무릎을 베고 들었을 법한 옛날얘기속 유령과 혼백들이 곳곳에 출몰한다.「헛것」들은 삶에서 꿈꾼 자그만 행복에서마저 버림받은 한으로저마다 가슴이 뻥 뚫려 공허한 모습으로 빈집들을 헤매다닌다.깃들어 사는 보금자리여야 할 집들이 폐허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표제작에서 페루 여행에서 돌아온 사진작가는 한밤에 두런거리는 두 혼령의 대화에 깨어나 는 것을 느낀다.남매였던 그들은 가족들이 모두 외가에 간 사이 홍수가 덮치는 바람에 집과 함께 떠내려가 버렸던 것.자기 집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한없이 떠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은 페루 이키토스 저지대의 황량한 빈집터,물을 떠나 고행하는 한쌍의 백조 이미지 등과 중첩되면서 독특한 슬픔을 불러일으킨다.「벌판 위의 빈집」역시 짧은 행복을 앗아가는 삶의 불가항력적 마력을 폐가와 귀신을 빌려 빚어낸다.한편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에서 닭을 안은 소녀 혼령은 철길을 베고 누워자다 일어난 자신의 죽음에 가책을 느끼는 언니를 위로하기 위해 언니의 냄새를 좇아 바람속을 떠돈다. 하지만 이같은 괴담의 한쪽에는 대가족 틈에서자란 시골소녀 출신의 끈끈하면서도 다감한 감성이 여전하다.신씨문학에 더욱 생래적인 이런 정서는 여러 작품에서 발견된다.「감자먹는 사람들」은 묵묵히 땅을 파며 자식들 뒷바라지에 삶을 보내버린 뒤 큰병을 얻어 앓아누운 아버지를 더없이 따뜻한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사랑에 겨운 딸에게는 『오늘같이 가을볕 좋은 날,밭에서 고구마를 캐다가 그렇게 갈라네』라는 아버지의 마음속 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것 같다.「모여있는 불빛」에서는 개에게 물려죽은 송아지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을 통해 밀고당기는 가운데 더욱 은근해지는 가족간의 곰삭은 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번 작품집은 푸근한 가족애와 빈집같은 독신의 삶,온화한 사랑의 기억과 삶을 위협하는 죽음의 흔적사이에 슬쩍 걸려있다.작가는 소박하고 안온한 나날들의 뒤에 복병처럼 숨어있다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불행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냄새맡고 모두에게 「조심하라」「삶에 너무 만만해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고향가는 길에 읽으세요”/공보처,수필집·만화 발간

    ◎귀성객들에 25만부 무료배부 공보처가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사람을 위한 두권의 책자를 18일 펴냈다.시·에세이집 「고향가는 길」과 만화 「찹쌀 한말의 사연」이 그것이다. 「고향가는 길」은 김소월·서정주·조병화·박재삼씨 등의 시 20편과 홍일식 고려대총장과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소설가 신봉승·김원일·양귀자·신경숙씨 등의 수필 12편을 문학평론가 박덕규씨가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 「찹쌀 한말의 사연」은 교육학자인 김인회 연세대 교수의 저서 「가정과 효를 생각하자」를 기초로 인기만화가 이상무씨가 대본과 작화를 맡았다. 「고향 가는 길」은 지루한 귀성길에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부모형제에 대한 정과 애향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펴냈다는 것이 공보처의 설명. 공보처는 이번 추석에 「고향가는 길」 10만부와 「찹쌀 한말의 사연」 15만부를 전국 16개 공단근로자와 초·중·고교,그리고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귀성객에게 나누어줄 계획이다.
  • 문인사진·육필·희귀자료전/문학상·시상식행사 담은 영상물도

    정지용에서 신경숙까지. 한국문학 대표문인들의 사진,육필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알찬 전시회가 열린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위원장 서기원)와 대산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인모습 및 작고문인 육필전시회」를 25일부터 7월7일까지 서울 일민문화회관에서 개최한다. 행사는 ▲작고 및 생존문인 2백9명의 모습 전시 ▲작고문인의 육필과 희귀본 문학자료 전시 ▲한국현대문학 1백년의 흐름을 보여주는 영상물 상영등으로 구성한다. 「육필전」에는 이육사·윤동주·신석정·유치환·김팔봉·김동리등 작고문인 80여명의 육필 1백31점이 공개된다.「소년」「청춘」「개벽」 등 현대문학 초기 문예지 창간호와 최초의 시집 「해파리의 노래」,최초의 번역서 「오뇌의 무도」 등 희귀자료 30점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문학상시상식,문단행사,작고문인 생전의 모습등을 찍은 영상물 상영도 있고 작가와의 대화(6월29일 이청준,7월6일 윤대녕)도 마련된다.〈손정숙 기자〉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백쇄 돌파

    ◎78년 초쇄… 총 발행부수 40만8,3000부 기록/노동현장 현실 고발… 80년대 대학생 필독서/「광장」 99쇄·「사람의 아들」 40쇄… 스테디셀러 자리굳혀 현대 한국소설의 대표적 작품중 하나인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문학과 지성사간)이 최근 1백쇄를 기록했다.78년 초쇄를 찍은지 18년만의 일이다.초쇄부터 1백쇄까지의 총발행부수는 40만8천3백부.또한 76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최인훈의 「광장」도 현재 99쇄째여서 오는 5월이면 1백쇄 대열에 합류할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발행부수가 많고 많이 팔리는 것보다 1백쇄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저 「반짝인기」일수도 있지만 쇄를 거듭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을 두고 꾸준히 읽힌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그만큼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과 문학성을 공인받았다는 말이다. 난장이 아버지를 둔 노동자 가족의 삶을 다룬 「난장이∼」는 유신말기 충격속에 발표돼 단숨에 한국문학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노동현장에 대한 현실고발을 그간 볼수 없었던 환상적 형식에 결합시킨 이 책은 「노동문학의 미학」을 제시하며 80년대 내내 대학 신입생들의 필독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다.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과 영화가 잇달아 나왔고 성민엽·정과리 등 중진평론가들은 이 작품평론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됐다.최근 작가 신경숙씨가 장편「외딴방」을 통해 「난장이∼」를 베끼며 문학수업을 했다고 고백했을 만큼 이 책은 후배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난장이∼」는 분단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광장」과 함께 아직도 연간 2만부이상씩 팔리고 있으며 특히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판매부수는 부쩍 올라간다고 출판사측은 밝히고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로는 이밖에 이문열작 「사람의 아들」「젊은날의 초상」(이상 민음사) 이청준작 「당신들의 천국」(문학과 지성사)등이 있다. 지난 79년 나온뒤 1백만부 이상 팔려나간 「사람의 아들」의 경우 초판 통계가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재판,삼판 합쳐 40쇄이므로 반응이 훨씬 뜨거웠을 초판을 보태면 1백쇄는 너끈히 넘어섰으리라는게 출판사측주장.「사람의∼」은 43쇄째인 「젊은날의 초상」과 함께 아직도 매해 4만∼5만부씩 팔려나가고 있다. 문학과 지성사의 김병익 사장은 『「난장이∼」와 「광장」은 우리사회에서 아직 진행형 양대문제인 소외와 분단을 파고들었다.특히 뛰어난 문학성으로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작품들을 압도했다』고 그 「인기비결」을 풀이했다. 우리의 스테디셀러는 모두 교양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젊은날의 초상」은 특히 이런 성격을 표면에 드러낸다.「사람의 아들」「광장」「당신들의 천국」 등도 많건 적건 교양소설의 특성을 나눠가지고 있다.교양소설의 공식이 시련과 고난의 통과제의를 거쳐 미성숙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의식세계를 그려내는 것이라 한다면 이 소설들이 오늘의 고전으로 자리잡는 현상은 소설이 아직도 일반독자를 계몽하는 역할을 떠맡고 있는 우리사회를 반영하는 셈이다.〈손정숙 기자〉
  • 간행물윤리위 추천 새학기 청소년 도서

    ◎「꼬마교장 철이」·「백범어록」 등 31종 선정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권혁승)는 새 학기를 맞아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31종을 선정,발표했다.위원회는 독자 수준에 맞춰 책을 초·중·고·대학생·일반인용으로 구분했다. 뽑힌 책은 다음과 같다. ◇어린이 ▲반갑구나 반가워(윤석중 지음,웅진출판 펴냄) ▲곰돌이 주차장(신지식,대교출판) ▲꼬마교장 철이(제해만,예림당) ▲치과의사 드소토선생님(윌리엄 스타이그,비룡소) ▲하늘을 나는 교실(에리히 캐스트너,시공사) ▲에밀과 탐정들(〃) ◇중·고생 ▲이야기 경제원리(전3권·박상률 등,고려원) ▲아빠가 딸에게(맥스웰 퍼킨스,이레) ◇중·고·대학생 ▲클래식은 내 친구(전2권·김정환,웅진출판) ▲저는 인터넷을 하나도 모르는데요(송인식,카출판사) ▲식물의 사생활(데이비드 애튼보로,까치) ▲삼국유사의 현장기행(이하석,문예산책) ◇고·대학생 ▲외딴 방(전2권·신경숙,문학동네)▲새의 선물(은희경,〃) ▲참 맑은 물살(곽재구,창작과비평사) ▲만남(쥐스틴 레비,민음사)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미셸 투르니에,한뜻) ▲이야기 이승만(이현희,신원문화사) ▲인류의 기원(R 리키,동아출판사) ▲재미있는 어원이야기(박갑천,을유문화사) ◇고·대학생,일반인 ▲백범어록(백범사상연구소,사계절) ▲신비로운 마음과 몸의 치유력(노만 커슨스,학지사) ▲콩 건강여행(권태완,성하출판) ◇대학생·일반인 ▲율곡철학의 이해(황준연,서광사) ▲북한산의 역사지리(김윤우,범우사) ▲경제 민주주의(로버트 다알,인간사랑) ▲인권이란 무엇인가(유네스코 한국위원회,오름) ▲좋은 회사 존경받는 기업인(앨렌 레더,매일경제신문) ▲도요다 이외에는 모두 사라진다(후지타니 후미오,피아) ▲옛무덤의 사회사(장철수,웅진출판) ▲신세대가 몰려온다(최평길,고려원미디어)
  • 신경숙「외딴방」/평론가 김사인·황도경씨 문예지통해 신씨 글 비평

    ◎엇갈린 평가 “눈길”/김씨­지난 상처 솔직하게 표현/황씨­아름답지만 현실성 결여 산업체 야간학교 여공시절 체험을 끄집어냄으로써 속살거리는 소녀 정도로 알았던 작가 신경숙을 달리 보게 만든 「외딴 방」.지난해 우리 소설 최대수확중 하나로 꼽힌 이 작품을 두고 두명의 평론가가 엇갈린 비평을 선보였다. 「문학동네」봄호에 실린 김사인씨의 「외딴방에 대한 몇개의 메모」와 「문학과 사회」봄호에 실린 황도경씨의 「으로 가는 글쓰기」가 그것.김씨가 현대문명의 가파른 속도와 신씨의 글쓰기를 견주며 「외딴방」에 적극적 의미부여를 하는데 반해 황씨는 꼼꼼히 읽은 작품에 세심한 비판을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 특집으로 묶인 평론에서 김씨는 「절절함과 솔직성으로 가득찬 외딴 방」에서 작가는 「온몸으로 과거와 마주서」있다고 상찬하고 있다.이 작품을 비롯,신씨의 인기요인은 속도위주 산업화 시대에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누워 위로받고자」 하는 내밀한 욕구를 채워준다는 점. 30대 소설가로 성장한 「나」의 심리와 고달펐던 10대에의 회상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이 작품은 자칫 복잡하게 엉크러져 버릴 줄거리를 제3의 은밀한 의식이 따라붙어 잔가지를 정돈,진폭과 짜임새를 더했다는게 김씨의 분석이다.김씨는 신씨가 「진혼의 예를 갖춰 지나간 상처의 시절을 제사지내고 있다」며 「또다른 눈밝은 이들께서 이 천도제를 깊이 살펴 읽어주실 것」을 기대했다. 한편 황씨 역시 「외딴 방」의 뚜렷한 성과부터 짚어나간다.「외딴 방」이전의 신씨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노래한데 반해 「외딴 방」이후엔 오히려 지워진 것들을 들춰 낸다는 것.글쓰기가 상처에서 꿈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가 상처와 직면하는 수단으로 변한 점에서 「외딴 방」은 일단 작가 신씨에게 일대 전환의 계기라고 김씨는 평가했다. 하지만 황씨는 이같은 신씨의 작품이 어두운 현실을 거쳐 아름답지만 현실성없는 전설로 나간다며 비판한다.이점에서 전설을 거쳐 삭막한 현실에 이른 오정희씨의 「옛우물」과 대조적이라는 것.때문에 노동현장 등 지난 시대의 사회상이 주인공의 의식과 긴밀하게 연관되지 못한채 삽화로 머문 대목이 많다고 김씨는 꼬집고 있다.또한 희재언니와 창 등 주요 등장인물이 현실감없이 그려져있으며 희재언니의 죽음에 필연성이 결여돼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이밖에 가난하지만 사랑을 많이 받은 「나」를 화자로 내세우는 바람에 글쓰기가 때론 어리광으로 비친다는 지적도 따랐다.
  • 창간 30돌 「창작과 비평」/비판적 지성의 구심점으로

    ◎민족문학론 텃밭… 「객지」 등 문제작 양산/특집호 마련… 국제학술대회·축연 준비 민족문학진영의 구심점 계간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이 96년 봄호로 창간 30돌을 맞는다. 지난 66년 1월 1백32쪽짜리 겨울호로 출범한 「창비」는 현대사의 거센 외풍속에서 문학을 포함,문화사회적 논의에 젖줄을 대며 한국 비판적 지성의 대부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창비」의 역사는 백낙청 서울대교수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그는 사람과 자금을 끌어모아 「창비」창간을 주도했다.이후 「창비」를 이끌어온 그의 「민족문학론」은 찬반논쟁을 통과하며 한국의 진보지식인사회 전체를 단련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현대문학의 많은 문제작이 「창비」를 통해 나왔다.소설쪽에 방영웅의 「분례기」,이문구의 「장한몽」「우리동네」연작,황석영의 「객지」「한씨연대기」,윤흥길의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조세희의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현기영의 「순이삼촌」 등 70년대의 화제작이 소개됐고,80년대 후반부터는 홍희담·공지영·방현석·김하기·공선옥 등 굵직한 신인이 잇따라 발굴됐다.신동엽·김수영·고은·김지하를 비롯,신경림의 「농무」「새재」등 문제시에 지면을 제공한 것이 「창비」였고,시인 김남주·김정환·최영미가 「창비」로 등단했다. 그런가 하면 분단체제론의 강만길씨,민족경제론의 박현채씨,「전환시대의 논리」의 이영희씨 등이 70년대 「창비」의 필자로 활약했다.80년대 후반 사상의 르네상스기엔 「창비」의 민족문학론은 민중민주주의문학론·노동해방문학론 등 오히려 더욱 급진적인 후배들의 문학론과 맞서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창비」 96년 봄호는 창간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작가 이호철·박완서·신경숙씨,베이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부소장,정개련 상임대표 박형규목사,박석무·이해찬의원 등이 「창비」에 얽힌 사연과 축하인사를 들려주는 「창비와 나와 우리시대」,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독자가 바라본 창작과 비평」 등이 「창비」 30년을 되돌아보게 한다.이밖에 중진시인 36인 신작시선을 싣고,작가 16인의 신작단편집 「작은 이야기,큰 세상」도 발간한다. 이와 함께 4월24일부터 3일간 브루스 커밍스·와다 하루키·노마 필드 등 세계적 석학을 초청하는 국제학술대회와 2월27일 각계인사를 초청한 자축연도 계획하고 있다. 80년 국보위에 의해 폐간당하는 등 군사정치시대 탄압의 대상이던 「창비」는 지난해 10월 출판문화진흥 공로로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창비」 편집인 백낙청씨는 『과학기술·환경·여성문제등 현대사회의 쟁점을 끊임없이 끌어들여 「창비」의 시각으로 해석해내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창비」의 장래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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