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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통일맞이 대동제’ 연출 문호근씨

    “끊어진 경의선 철로가 세종로 한복판에서 55년만에 이어집니다.서울역에서 평양가는 기차표를 사고,부산에서 신의주까지 내달리는 통일의 그날을 그리며 민족화합의 한마당을 연출할 작정입니다”15일 광화문앞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통일맞이 대동제’의 총 기획연출을맡은 문호근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은 “올해는 재야세력이 주도하는 반쪽짜리 행사가 아니라 전국민이 함께하는 통일 한마당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활짝 웃었다. ‘통일맞이 대동제’는 민족화해협력범민족협의회와 7개종단,시민사회단체공동주최로 12일부터 시작되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2000 통일맞이 대축전’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얼마전만해도 상상도 할수 없던 일이죠.70을 넘기신 아버님이 북한땅을 밟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빨갱이’로 몰려 이빨이 듬성듬성 빠질 만큼 옥고를 치르지 않았습니까”문호근씨는 통일운동의 선봉장이었던 문익환목사(94년 별세)의 장남이다.그런 그가 남북정상회담과 그후의 화해 실천노력을 지켜보는 감회는 누구보다특별하다.지금은 ‘운동권 연출가’로 알려졌지만 그는 한때 제도권 문화예술계에서잘나가던 인물.서울대 작곡과 졸업후 31세부터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연출을맡았다.33세에는 문예진흥원 1기 장학생으로 뽑혀 유럽 최고의 오페라단을돌며 연출공부를 하고 돌아와 국립극장 최다관객 동원 등 기록을 세우기도했다.그러나 89년 3월 선친이 방북한 뒤 외부의 힘에 의해 설 자리를 모두빼앗겼다.자의반 타의반으로 ‘운동권’이라는 새 길을 선택했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98년 예술의전당 공연사업본부장 겸 예술감독에 취임했다. 오후6시부터 9시30분까지 계속되는 ‘통일맞이 대동제’는 경찰관악대 퍼레이드와 ‘진쇄풍물패’가 분위기를 띄운다.시인 신경림씨가 축시 낭송을 하고 명창 안숙선,가수 안치환,꽃다지 노래패 등도 함께 한다.또한 남산에선횃불이 올라가고 여의도 한강둔치에선 화려한 폭죽놀이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남북이산가족들이 남에서 북에서 부둥켜안고 눈물어린 회포를나눌 그시간에 그들의 만남을 축하하고,아쉽게 제외된 이들을 위해서는 따뜻한 위로를 한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 이번에도 설치미술가 최병수씨,시인 김정환씨,안무가 오세란씨 등이 함께 뭉쳤다.이들과는 89년 민예총 ‘우리 손을 잡자’,90년 범민족 대회 등 행사를여러차례 엮어 냈었다. “아버님은 언젠가 이런 시를 쓰셨어요.‘통일이라 함은 서울역에 가서 평양으로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다’라고요.이번 퍼포먼스를통해서 아버님의 못다한 꿈을 이뤄드리고 싶습니다”선친에 대한 기억을 더듬던 그는 끝내 눈시울이 붉어지고야 말았다. 허윤주기자 rara@
  • 순국선열의 뜻 평화의 길잡이로‘비목마을 사람들’ 추모공연

    한국전쟁 반세기를 맞아 각계 문화예술인들이 순국영령을 기리는 대규모 추모공연을 펼친다. 한명희 작사·장일남 작곡의 가곡 ‘비목’동호모임인 ‘비목마을사람들’(공동대표 신경림 한명희 황인용)은 한국전쟁 휴전일인 27일 오후7시27분 서울 동작동 현충원 야외특설무대에서 호국영령 진혼예술제 ‘님들의 부토위에평화의 싹’을 공연한다. MC황인용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는 설치작가 전수천씨가 추념의 뜻을담아 만든 4개의 돌기둥과 평화의 등에 불을 밝히는 의식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종묘제례악 전폐희문이 연주되는 가운데 디딤무용단의 길놀이가 펼져지고,김현자 현대무용단이 ‘검은 영혼의 노래’를 주제로 진혼무를 선보인다. 또 김광림 시인이 헌시를 낭송하고,바리톤 전기홍,소프라노 박미혜,가수 현미 등이 ‘비목’‘기리워’‘굳세어라 금순아’등을 노래한다.이와 함께 국악인 안숙선과 박병천이 국립창극단,디딤무용단과 함께 총체극 ‘영혼의 씻김’을 펼친다.이어 북의 대합주와 평화의 등 띄우기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비목마을사람들은 지난 96년부터 매년 현충일에 강원도 화천 비목공원에서비목문화제를 열고 있다.(02)2210-2389이순녀기자
  • 4人 산문집‘아름다운 시간의 나무’

    도서출판 한울이 낸 4인 산문집‘아름다운 시간의 나무’는 여러 사람의 글을 묶은 책이지만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전에 없이 수두룩하다. 여기서 4인은 불문학자 정명환,소설가 최일남,소설가 남정현,문학평론가 유종호 등이다.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는 2년전부터 4인이 각 4회씩의 글을 쓰는 산문연재를 해오고 있다.단순한 글이 아니라 세기말과 세기초에 즈음해 문학인들이 인생및 인생관을 정리해보는 자리였다.첫 연재의 4인이었던박완서·신경림·김윤식·김병익의 글은 산문집 ‘아름다운 성찰’로 출간되었고 이어 올 봄호에 연재를 마친 두번째 4인의 글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보통 산문집의 주종을 이루는 가벼운 단상,일화 류에서 벗어난 점이 독자를 끌어당긴다.감상적인 추억이나 뭔가 숨기는 듯한 추상화가 없지않지만 자기 인생과 역사적 상황에 대한 통찰력 곁들인 기억이 가끔 감동을자아낸다.또 소설가와 문학연구·비평가 간에 드러나는 시각과 문체의 차이도 흥미롭다.새로운 4인의 산문집이 기다려진다. 김재영기자
  • 사이버공간 문학세미나 열린다

    국내 기성문인들이 사이버 공간상에서 최초로 문학 세미나를 개최한다.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민족문학작가회의와 ‘2000 새로운 예술의 해 문학분과위’가 주관하는 ‘2000년 인터넷 문학 세미나’(www.semina.noree.com)는 오는 16일부터 2001년 2월 말까지 매주 목요일 모두 30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新구비문학-우리는 말함으로써 말해진다’라는 표제가 붙은 이 세미나에는 시인 고은 신경림 천양희 황지우 김혜순을 비롯,소설가 박완서 송기숙 박범신과 영화감독 이창동,연극 연출가 이윤택 등 80여명의 국내 대표적인 문인들이 참여한다.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사이버상에서 1명의 발제자와 3명의 지정토론자로 나서 각자 자신의 컴퓨터로 접속해 토론을 벌이며,이들 모습은 컴퓨터의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네티즌에게공개된다.이와 함께 네티즌 300명이 화상으로 접속해 채팅창을 통해 세미나에 참여 할 수있다. 16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우리 시대 시문학,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릴 제1회 세미나에는 소설가 신경림이 발제자로 나선다. ‘오늘의 시,내일의 시’라는 발제문을 통해 90년대 이후 우리 시의 문제점으로 ‘억지로 만드는 시’ ‘가벼움’ ‘지나친 독자에의 영합’ 등을 지적하고 ‘90년대 이후 사라진 절규성의 회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두 번째 세미나가 오는 22일 ‘문학 언어와 멀티미디어’란 주제로 열리는데 이어 ‘고전과 신세대 사이,소설이란 무엇인가’(제3회),‘나의 독자와나의 소설’(제4회),‘나의 독자와 나의 시’(제5회) 등을 주제로 매주 개최된다.2000년 인터넷 문학 세미나 이영진 위원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본격문학이 어떤 식으로 자기 근거를 마련해 갈 수있는지 우리 문학의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밝혔다.
  • 벽초 홍명희 문학비 고향 괴산에 재건립

    지난해 5월 보훈단체들의 반발로 철거된 ‘임꺽정’의 작가 벽초(碧初) 홍명희(洪命熹 1888∼1968)의 문학비가 벽초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괴산읍 제월리에 다시 세워진다. ‘벽초 문학비 건립추진위원회’(신경림 외 9인)와 충북 괴산지역 3개 보훈단체는 지난 12일 충북 괴산경찰서에서 모임을 갖고 문학비 비문 수정 및 문학비 재건립에 합의했다. 지난 1년간 비문 내용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온 건립위와 보훈단체들은 “민족해방운동의 큰 봉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과 문화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는 등의 벽초에 대한 수식어를 삭제키로 최종 합의했다. 대신 “1948년 김구 등과 함께 남북조선 제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차 북한으로 넘어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1950년 북한 정권의 부수상 재임시 6.25라는 민족상잔이 있었다”는 등의 객관적인 사실을 추가했다. 민예총 회원들이 중심이 된 건립위는 98년 10월 문학비를 세웠으나 지역보훈단체들이 벽초의 월북 전력 등을 문제삼아 철거운동을 펴자 지난해 5월자진 철거했다. 괴산 김동진기자 KDJ@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 연재를 마치며

    이 연재의 목적은 광복 이후 오늘까지,20세기 후반기의 한국문학이 정치사회사적으로 당했던 검열과 규제와 탄압의 양상을 시대별로 정리하려는 것이었다.주로 작품을 중심으로,그것도 사회체제나 정치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만다뤘기 때문에 몇몇 필화 사건들은 빠졌다. 예컨대 지역감정을 유발하여 투옥까지 당했던 조영암의 ‘하와이 근성 시비’라든가,역시 같은 이유로 월간 ‘문학사상’을 몇 호 정간 당하게 만들었던 오영수의 ‘특질고’같은 사건인데,다른 자리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비화되진 않았으나 독재자에 의하여 슬그머니 폐기처분 당해버렸던 서정주의 ‘이승만박사 전기’(1949)도 흥미있는 사건이었다.진보당가의 작사 시인 박지수,김동명 시인의 국가보안법 반대 논설문,소설 ‘오발탄’ 때문에 교직에서 쫓겨난 해직교사 제1호 이범선,이병주·송지영의 민족의식이 강했던 논설과 투옥 사건,단편 ‘임진강’으로 곤욕을 치렀던 유주현,희곡 ‘수치’로 물의를 빚었던 시인 구상,통혁당 관련으로 치도곤을 당했던 조동일·임중빈,동베를린 사건 관련의 천상병,1974년 문학인 사건의 이호철·정을병·김우종·장백일,긴급조치로 구속 당했던 김지하,언론인 해직기자 김병익,남민전 사건의 김남주 시인,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의 송기원,대학에서 해직 당한 김병걸·송기숙·백낙청,민족문학작가회의에 의한 여러 차례에 걸친 각종 집회와 시위로 끊임없이 연행 당했던 고은·신경림·민영·박태순·이문구·조태일·채광석·김정환,노동해방문학 사건에 연루되었던김사인·임규찬·정남영 등등은 문학인의 직접적인 사회참여 활동이 가져왔던 변혁운동의 일환이었다. 1990년대 이후에도 문학인은 가장 앞섰다.세칭 ‘문학인 방북 사건’ 제1호는 작가 황석영이었다.1989년 3월 20일,남한작가로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황석영은 북한을 방문,아마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북한인사들과 가장 넓은지역을 두루 다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그는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4년 동안 망명생활을 하면서 기행문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신동아’와 ‘창작과 비평’에 연재하다가 필화를 일으키기도 했으며1993년 귀국,구속되었다. 두 번째 방북 문인은 시인 박영희였다.그는 1991년 4박5일 동안 방북했다가7년의 수감생활을 겪어야 했던 불굴의 시인이다.1962년 무안에서 출생한 이시인은 중학 2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상경,공원·구두닦이·신문배달·건축공사장 인부 등 밑바닥 인생을 체험하면서 시집 ‘조카의 하늘’‘해뜨는 검은 땅’을 냈다.박시인은 일제 치하의 광부 징용을 서사시로 쓰기 위해 그취재차 방북을 감행했으나 전혀 목적을 이루지 못하여 아예 일정을 앞당겨귀국,즉각 투옥당했다. 세 번째의 방북은 작가 김하기였다.부산소설가협회 소속회원들과 백두산 등정 후 연길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나중에 월북으로 밝혀졌던 이 사건은분단 민족사에서 가장 ‘문학적인 사건’으로 꼽을 만하다. 문학은 사회정치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에로티시즘과도 끊임없이 마찰했다. 박용구의 ‘계룡산’ 이후 박승훈,염재만으로 이어졌던 외설시비는 마광수와장정일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루면서 20세기를 마감한다. 20세기 세계 문학사에서 변혁으로서의 문학운동은 아마 한국이 가장 풍성한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며,이것은 21세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임헌영 문학평론가]
  • 불황한파 매서워도 良書는 살아남는다

    새 밀레니엄이 눈앞에 바짝 다가섰다.지난 천년을 보내고 새천년을 맞는 설레임이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희망과 도전,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어제를 돌이켜 보고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필요하다.대한매일은 이를 위해 지난 10년 시대정신에 활기를 불어 넣은 양서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살펴보았다.교수와 출판사 대표 등 관계자의 도움을 얻어 각 분야별 서적을 점검해 본다. ◆인문·사회◎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정책 배경을 이룬 이론.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의 시대’,토플러의 ‘제3의 물결’,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등에 이어 사회과학서적으로는 예외적으로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제3의 길’은 아직껏 ‘진행형’이지만 미래의 통찰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21세기에도생명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죽이기(강준만 지음,개마고원 펴냄) 우리사회의 전라도 차별주의를 정치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 의식,즉 지식인의 이중성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비판한다.오피니언 리더들의 약점을 폭로해 지식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탈식민지시대 지식인의 글읽기와 삶읽기(조혜정 지음,또하나의 문화 펴냄) 일상적 삶의 구석구석을 우리의 시각으로 들여다 본다.서구 학문의 권위나거대 담론에 기대어 말하는 것만을 학문인양 여기는 지적 풍토를 비판하고있다. ◆문화·예술◎욕망,그리고 도시와 문화-호모 픽토르 1(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 지음,호영 펴냄) 문화연구와 인간의 욕망구조를 접목시켜 우리의 일상을 해부한다.90년대 최신 대중영화에서부터 일상용어,춤 등의 문화현상을 통해 현대인의 의식에 노비(奴婢)심리가 각인돼 있음을 밝혀내는 등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 일상생활을 탐구한다. ◎한국건축의 재발견(김봉열 지음,이상건축 펴냄) 옛 건축의 씨줄과 날줄을꿴 순례기로,건축만이 아니라 그 건축을 낳은 시대는 물론 사람과 정신을 알려준다.‘시대를 담는 그릇’,‘앎과 삶의 공간’ ‘이 땅에새겨진 정신’등 전 3권으로 이뤄졌다. ◎우연 또는 필연(강운구 지음,열화당 펴냄) 70년대 이 땅의 아름다운 것들과 빛나는 영혼들,그리고 그들을 질곡하는 온갖 악들을 정직하고도 준열하게 보여준다.황석영의 ‘객지’,신경림의 ‘농무’ 등에서 뛰어나게 형상화된이 땅의 모습과 사람살이 사진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과학◎새로운 생물학-자연속의 지혜의 발견(로버트 어그로스 등 지음,범양사 펴냄) 상대론·양자론 등 뉴턴 역학의 한계를 극복한 현대 물리학의 혁명이 생물학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생물학의 접근방식의 변화를 촉구한다.서울대 김상종 교수는 “생물을 바라보는 태도와 생물학을 연구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면서 “자연과학도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말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린 마굴리스 등 지음,지호 펴냄) 생명체를 경쟁과 정복의 관계로 해석한 다윈의 ‘진화론’을 뛰어 넘어 ‘생명체의 평등과 공생의 관계’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생명 및 환경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깔려있다.과학서적에 대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읽는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거미의 세계(임문순 등 지음,다락원 펴냄)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거미의 종류,생활사,생태 등을 알려주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해준다.‘생물생태의 교과서’의 전범을 제시하는,가치가 큰 책이다. ◆역사◎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한국역사연구회 지음,청년사 펴냄) 90년대를 대표하는 책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이들은 80년대가 이데올로기와 사회과학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역사학 대중화,문화적 개성의 발흥기라고 구획하면서 이 책이 그 결절점에 놓여있다고 말한다.용인대 이동철교수 등은 “향후 한국 역사학계를 이끌 소장학자들이 역사의 대중화에 새로운모범을 제시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 지음,들녘 펴냄) 기술의 엄밀성과 분량의 방대함으로 일반인들이 외면하는 조선왕조실록을 쉽게 풀이한 값진 책. 역사서로는 드물게 1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장의덕 개마고원 사장은 “역사의식만을 강조하는 여타 역사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 순)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김상종 서울대 교수,유지나 동국대 교수,이동철 용인대 교수,김학원 푸른역사 대표,이기웅 열화당 대표,이원중 지성사 대표,장의덕 개마고원 대표,한철희 돌베개 대표. 정기홍기자 hong@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 광주시 북구

    광주시 북구가 21세기 지식 정보화시대를 맞아 ‘문화 북구’ 건립을 선언하고 나섰다. 무등산 시가문화권,5·18 묘지,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 관내에 산재한 문화자산을 관광상품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문화를 주민들이 직접 접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시설도착실히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북구는 이를 위해 최근 ‘21세기 문화북구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올부터 오는 2009년까지 전남대 정·후문 일대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문화시설 확충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전남대 주변 5·18의 시발지이자 젊음이 살아 숨쉬는 대학정문 일대는 ‘역사·상징의 거리’로 조성돼 대학 정문 담장이 헐리고 5.18소공원이 들어선다.북구는 이곳에 5·18 민주열사의 동상을 설치하고 산책로를 만들어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후문 일대는 번화가로 유동인구가 많아 대학의 특수성이 문화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최고의 요충지로 꼽힌다.후문 주변에는 서울의 대학로처럼 ‘청년 문화의 거리’가조성된다.이곳에는 전시문화공간,사회교육시설,가로공원,쌈지공원,야외공연장 등을 만들 계획이다. 유흥가가 밀집해 있다가 최근 철거된 옛 삼일로는 ‘전통 음식의 거리’로꾸며진다.이곳에는 화랑,필방,골동품상,공예품,전통찻집 등을 유치한다.이를통해 전남대 주변을 ‘청소년 문화 특구’로 만들 계획이다. ?시가문화권 식영정·환벽당·소쇄원 등이 위치한 무등산과 광주호 주변에대한 옛 모습 복원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호 건립과 함께 사라진 식영정∼환벽당 사이 여울과 그 주변에 산재한백일홍(紫薇)을 재현하기 위해 민선2기 첫해인 지난해부터 ‘자미축제’를신설했다.올해로 두번째인 자미축제 기간(10월22일∼23일)동안 ‘무등산권사림문화 형성의 역사적 배경’ 등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와 백일홍심기,청소년 어울마당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었다. 북구는 매년 이곳 일대에 백일홍 100여그루씩을 심어 조선조 풍류 시인들이즐긴 자연경관을 그대로 복원,휴식공간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5·18 묘지 망월동 신묘지 주변 지구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탐방객들에게 5·18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홍보하고 청소년 교육장으로 활용하기위해서다.묘역입구에 기념물,호남역사 전시관,지역문화관 등 기념공간을 마련한다.인근 도로변 구릉지에 방문객 휴게소 등 각종 편익시설을 설치한다. 또 5·18영상관 및 기념품 판매센터를 건립하고 5월에 꽃이 피는 이팝나무를심는다. ?중외공원지구 광주문화예술회관∼비엔날레전시관∼어린이대공원∼국립광주박물관 일대를 광주를 대표하는 대규모 문화·예술 거점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중외문화벨트에 있는 각종 시설물을 재정비하고 지구내 예술공원과 빛고을을 상징하는 ‘빛의 문화 공원’ 조성을 추진한다.시립민속박물관의 기능 활성화를 위한 전통풍속 재현 프로그램 개발과 비엔날레 전시관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관련 이벤트도 연다. ?주민생활문화 체험 프로그램 지난달 제1기 ‘북구 문화아카데미’를 개설,시인 김준태씨의 ‘전라도 가는 길과 시정신’에 대한 강연을 가진데 이어신경림·박완서·문순태씨 등 유명작가를 초청해 토론회등을 연다. 북구는 또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종합우수상을 차지한 북구의 대표 농요 ‘용전 들노래’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북구 시티투어 북구는 문화자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티투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도심 관광코스와 인근 전남권을 연계한 광역루트 개발 등 2가지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도심권은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5·18 광장∼금남로∼비엔날레전시관∼광주박물관∼중외공원∼우치 패밀리랜드∼사직공원∼전남도청으로 설정했다. 5·18 유적지 루트는 옛 상무대∼육군 통합병원∼전남도청 앞 분수대∼금남로∼전남대∼광주교도소∼5·18 묘지로 이어진다. 무등산권은 잣고개∼충장사∼풍암정∼환벽당∼취가정∼소쇄원∼식영정 등 4개 코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광역적 연계 관광으로는 ▲가사문화권 ▲비엔날레권 ▲5·18 묘지권 등으로 구분하고 이를 각각 호국순례,문화유산,민속축제,역사유적,도예문화 탐방분야로 나눠 전남의 주요 관광지와 연계하는 코스를 개발중이다. 또 패키지 상품으로 국제인권엑스포를 5·18 기념행사와 연계해 개최하고전국 청소년 록 페스티벌,전국 고교·대학 크로스 컨트리(무등산),중외공원∼5·18묘지∼가사문화권을 연결하는 청소년 자전거 하이킹대회 등을 유치할계획이다. *金載均구청장 인터뷰 “문화는 인간의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핵심요소이자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김재균(金載均) 광주시 북구청장은 “북구가 보유한 문화적 자산을 최대한활용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주민들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 북구’를 제창하게 된 배경은. 우리 구에는 ‘예향’ 광주를 상징하는 각종 유물·유적이 산재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의 전환점이 된 5·18의 현장인 전남대와 5·18묘지 등이 있다.조선조 시가문화의 산실인 무등산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훌륭한 자산이다. 정신적인 문화와 자연적인 요소를 연결하면 엄청난 문화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문화관광벨트 조성 방안은. 자연·역사·예술·대학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무등산과 광주호 주변은 시민의 안락한 휴식처로 가꾸겠다.임진왜란,광주학생독립운동,5·18묘지 등 역사적 현장을 보존해 산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남대 주변에는 건전한 청소년활동 공간을 확충할 방침이다.이를 연결하면북구 전체가 도심속의 살아있는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이다. ■문화진흥을 위한 소프트웨어 확충 방안은. 대학교수 등 문화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집중 지원할 생각이다. 또 부녀회 등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적 구심체 조직을 육성할 계획이다. 문화적 자원에 대한 관리체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행정체계 구축과 전담 부서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생활환경 속의 문화 인프라 구축 방안은. 동사무소 등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 문화체험장과 쉼터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야외공연무대 등을 설치해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 내고 가로녹화사업,담장의 벽화그리기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해 특색있는 도심으로 가꿔나갈 작정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 각계인사 100명 그린벨트 해제 무효화 선언

    박형규(朴炯圭) 목사,김승훈(金勝勳) 신부,시인 신경림(申庚林)·김지하(金芝河)씨,양병이(楊秉彛)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각계 인사 100명은 23일서울 중구 정동 경실련 강당에서 ‘그린벨트 해제발표 100인 무효화 선언’기자회견을 갖고,“국토를 파괴하는 정책이므로 즉각 철폐되어야 한다”고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건설교통부의 그린벨트 해제안은 도시계획 전문가와 시민·환경단체,제도개선협의회 등의 반대의견을 무시한 독단적인 안인데다 7개 중소도시권의 전면 해제는 대선공약인 ‘환경평가 후 풀 곳은 풀고,묶을 곳은 묶는다’는 약속을 정면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의 안대로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 그린벨트의 40%가 개발되면 인구집중과 수질·대기오염,교통난 등으로 우리 도시는 잿빛의 암울함으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화가 임옥상(林玉相)씨,장원(張元) 녹색연합 사무총장,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유재현(兪在賢) 환경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송월주(宋月珠)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갑용(李甲用) 민주노총 위원장등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가수 안치환 6집앨범 출반 새달 1일까지 기념콘서트

    안치환이 1년 반만에 6집 앨범 ‘아이 스틸 빌리브’를 냈다.‘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등 록 중심인 5집과 달리 이번 음반에는 시를 읊는 듯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포크 곡들이 대부분이다.‘돌멩이 하나’(김남주 시)‘만남’(신경림)‘강변역에서’(정호승)등은 만남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시에 음률을 얹은 곡들이고,‘어머니 전상서’‘삶을 위하여’등에는 그 자신의 얘기를 담았다. ‘내가 만일’의 김범수가 곡을 준 ‘사랑하게 되면’을 빼곤 모두 4분30초가 넘는 긴 곡들이라 방송에서 듣기는 쉽지 않을 듯. 그는 요즘 신곡발표회를 겸한 콘서트를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갖고 있다.지난 1일 시작된 이 무대는 8월1일까지 이어진다.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5시,월 쉼.(02)763-8233이순녀기자 coral@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22)-창작과 비평사

    진시황은 책을 불태우고 학자들을 파묻었다.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앗은 자들은 늘 그러했다.저항을 부르고 수많은 ‘금지’를 낳았다.우리 현대사에도 ‘지상의 양식’을 지향하다 ‘잉크를 묻힌 죽은 물체’가 돼버린 옥고들이 많다. 시집 ‘신동엽전집’(75),‘국토’(조태일),‘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82)‘대설 남(南)’(〃,82),‘8억인과의 대화’(리영희,77)…등도 그 대열에있다.당국의 붉은 딱지가 붙은 이 책들은 모두 모태가 같다.69년 등록한 출판사 ‘창작과 비평사’다. 저항의 첫 발은 약간 거슬러 올라간다.66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 문우출판사에서 발행한 132면의 문예계간지 ‘창작과 비평’이 그것. ‘…대중의 소외가 혹심한 사회일수록 철저한 수준을 고수하는 소수 작가·지식인의 비중이 커지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국토분단과 기성사회의 모순을 유지함으로써만 자신의 특권을 간직할 수 있는 소수를 제한다면,적어도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잠재적으로나마 우리의 이상에 동조하지 않을 이가 어디 있겠는가…’(‘창작과 비평’창간호 권두논문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자세’의 일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하고 온 젊은 영문학자 백낙청교수의 의도에 공감한 국악인 황병기씨 등 지인들과 문우출판사 오영근사장 등이 쌈지돈을 모았다.‘비평의 정신’을 싹틔운 주역은 백교수와 소설가 한남철,서울대 문리대 철학과 조교 김상기,기자이던 임재경·이종구씨 등 5인이었다.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어조는 단호했다. 69년 백낙청교수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면서 염무웅교수(영남대 독문학)가 편집장으로 바통을 이어받아 암울했던 70년대를 버텼다.염교수는 ‘창비의정신’을 이렇게 말한다. “사회과학이나 현실에 발딛고 기본 민주주의 성취,실학·국학시리즈로 민족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분단 극복 지향,기층 민주주의 역량성장에 이바지등 3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학의 고유한 미적 가치를 최대로 추구하면서 이런 과제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여타의 목적주의 문학이나 천박한 참여문학과는 차별성을 두었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에 발행한 ‘신동엽전집’(창비신서 10,75년)이 긴급조치 9호의 미움을 사면서 창비의 ‘화려한 금서 리스트’가 막을 연다.이어 77년에 ‘8억인과의 대화’(창비신서 18)로 편역자 리영희교수와 발행인 백낙청교수가 반공법 위반 혐의로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돼 리교수는 구속되고 백교수는불구속 기소되었다. 수난속에서도 명맥은 유지하던 ‘창비’는 80년에 이르러 ‘절망적인 탄압’에 직면한다.7월말 국가보위입법회의로부터 계간 ‘창비’의 강제 폐간이라는 철퇴를 맞은 것이다. 암중모색하던 ‘창비’는 82년 김지하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창비시선 33)로 새벽을 열려고 나섰다.이화여대·연세대 앞에서 불티나게 팔리던시집은 학원사찰팀의 눈에 띄여 판매금지·압수라는 공식적인 과정을 거쳤다.“압수된 책이 작두로 잘렸다”는 ‘창비인’들의 회고는 당시 검열의 상징이다.심지어 국세청 세무사찰로 추징금 1,000만원을 부과하는 비열한 수단도 동원했다.이에 굴하지 않고 ‘대설 남’ 1권을 내놓았으나 문공부가 판매금지하고 전량을 봉인했다. 끊임없이 ‘비판의무기’를 갈던 ‘창비사’는 85년 부정기간행물(무크)로 얼굴을 달리하여 ‘창비’ 57호를 간행했다.이번에는 서울시가 불법으로 정기간행물을 냈다는 꼬투리를 잡아 ‘출판사 등록 취소’로 탄압했다. 그러나 이제 ‘창비’는 혼자가 아니었다.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주언론운동협의회,민중문화운동협의회 등의 항의농성 및 성명발표와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등 11개 출판사 대표의 항의성명이 이어졌고 문인·학계 인사가 중심이 돼 등록취소에 항의하는 ‘범지식인 서명운동’을 펼쳐 2,853명의 서명록을 문공부에 전달했다. 당시 발행인이었던 김윤수교수(영남대)는 “회사가 없어져 책임자로서 어깨가 무거웠다”면서 “‘창비’를 살리려고 문공부 담당국장과 10개월의 마라톤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힌다.그 과정에 당국은 ‘창비’ 회생조건으로 백교수가 손을 떼고 이름도 바꾸라고 강요했다. 어렵사리 사태를 수습한 김윤수 발행인은 86년 8월5일 ‘창작사’로 신규등록했다.87년 2월6일 부정기간행물 형태로 ‘창비 1987’(통권 58호)을 간행했다.그러나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이 있듯 ‘창작사’는 87년 2월17일 ‘창작과 비평사’라는 출판사 이름을 되찾았고 다음해 계간 ‘창비’도 다시 제 얼굴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평탄한 앞날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89년 겨울호에 황석영의 북한방문기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실어 다시 수난시대로 접어든다.이시영주간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구속되었다. 이시영 상임고문은 “11월 23일 퇴근 길에 남산으로 끌려갔는데 안기부는그동안 저를 통해 최대로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문단에 대한 총점검을 하려고했다”면서 “‘창비’ 매호를 낱낱이 분석하고 필자들 성향까지 꿰뚫고 있었다”라고 전한다. 숨가쁜 ‘창비’의 발자취에는 일그러진 현대사의 모습이 오롯이 녹아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기름지게 한 거름이기도 하다.정해렴 김윤수 고세현씨등으로 이어지는 발행인을 중심으로 현대사의 주역들을 일궈냈다. 고은 조태일 김지하 신경림 이성부 이시형 김용택 곽재구 김남주 고정희 김명수 등이 시로 독재자에‘침을 뱉었다’.이문구 황석영 현기영 방영웅 김한수 등이 소설이라는 쟁기로 척박한 땅에서 리얼리즘의 열매를 일구었다.송건호 리영희 박현채 강만길씨 등은 우상을 깨고 이성을 외쳤다.‘창비’는이들의 ‘사상의 거처(居處)’였다. 이제 ‘창비’의 나이 33세.‘잔치를 끝내지 않으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 96년 ‘영원한 창비인’ 백낙청교수(하버드대 교환교수로 재미)가 창비 30년을 정리하면서 밝힌 입장에서 ‘창비’의 앞날은 여전히 튼실할 것임을 예고한다. “정말 중요한 일은 시장경제의 논리와 ‘창비’ 고유의 지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혹은 아슬아슬한 긴장’을 유지하는 일이겠습니다”이종수기자 vielee@
  • 문익환목사 삶의 흔적·문학작품 모은 전집 출간

    문익환 선생의 삶은 거대한 스케일의 대하소설이다.분단과 독재를 배경으로 펼쳐진 장대한 소설의 주인공처럼 살았다. 그는 열정적인 민족주의자였다.통일을 염원하는 뜨거운 민족애는 차가운 냉전의 벽을 넘어 북한을 방문하는 열정으로 나타났다.그는 종교와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는 큰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독재의 현실이 너무 갑갑했다.그래서 독재권력이라는 거대한 힘에 끝없이 도전했다.민중을 억압하는법을 깨면서 살았다.그러나 어둠의 밤이 영원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그는 찬란한 역사의 아침을 믿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작품을 모은 ‘문익환 전집’이 11일 출판된다.‘통일맞이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가 발간하는 그의 작품 하나 하나에는 민주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헌신한 ‘불행한 시대 자유인’의 삶이 현대사의 한 부분으로 담겨 있다.사계출판사는 타계 5주기를 맞아 12권의 전집을 800질 한정본으로 발간한다고 밝혔다. 제1권과 2권은 시인으로서의 문익환 선생을 조명한다.3권부터 5권까지는 통일을 향한집념과 발자취 및 민주화 투쟁 과정을 담고 있다.6권은 수필이다.7권에서 9권까지는 투옥기간에 가족과 지인에게 보낸 옥중서신,그리고 파스요법등 그가 창안한 민중의학으로 꾸며져 있다.10권과 11권은 신학자이며 목사였던 그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12권은 설교문으로 구성돼 있다. 늦봄 문익환은 1918년 북간도 용정 명동촌(明東村)에서 태어났다.시인 윤동주와는 고향에서 초등·중학교를 같이 다녔다.그의 생애에서 윤동주는 언제나 ‘별’이었다.윤동주가 ‘별 헤는 밤’에서 어둠을 뚫고 찾아오는 아침과 조국광복을 믿었듯이 그도 민주주의와 통일시대가 올 것을 믿었다. 윤동주가 마음의 별이었다면 그를 70년대 반독재투쟁에 나서게 한 것은 장준하였다.그는 3권에 실린 ‘역사를 보는 눈’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고백했다.“장준하의 죽음을,아니 그의 마음을,그의 뜻을,그의 나라사랑·겨레사랑을 땅에 묻어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의 시체를 땅에 묻으면서 저는그의 죽음 앞에 맹세했습니다.“네가 하려다가 못다한 일을 하마.” 그는 신학교후배인 장준하와의 약속대로 반독재투쟁의 한가운데 섰다.그의 활동은 76년 3월1일 명동성당에서 발표한 ‘민주구국선언’으로 하나의 절정을 이루었다.그는 선언문을 기초했다.명동선언은 유신독재에 대한 도전이었다.‘7·4공동성명 이후의 민족문제’라는 글은 절박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긴급조치 1호가 발동된 74년 1월을 김지하는 ‘죽음’이라고불렀다.학원의 외침마저 침묵해 버렸다.이 암흑기에 누군가 민족의 진로를염려해서 할 말을 했다는 기록만이라도 남겨야 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그가 새삼스럽게 발견한 것은 분단의 현실이었다.그는 모든 문제의 뿌리는 분단에 있으며 민주화와 민족통일은 다른 과제가아니라 하나라고 인식했다.그리고 통일이 민족문제 해결의 완결편이라고 생각했다.“동학 농민혁명에서부터 70·80년대 인권운동에 이르는 민족의 수난사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모든 과제들을 한꺼번에 푸는 일은 통일입니다”라고 ‘역사를 보는 눈’에서 지적했다.통일은 그러나 평화적이고 민족 주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의 글은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자주적 통일 제단에 하나의 벽돌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그는 마침내 분단의벽을 넘었다.1989년 3월25일.문익환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한국뿐만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깜짝 놀랐다.그는 88년 그믐날을 명상으로 지샌후 89년첫 새벽에 쓴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 마지막 줄을 ‘구름처럼 바람처럼 넋으로 가는 거지’라고 끝맺으며 방북의 결의를 다졌다. 그는 김구 선생이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기분으로 북한에 왔다고 도착성명에서 밝혔다.그는 북한에서도 “북은 자유를 남은 평등을 향해서 궤도수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강조했다.그의 논리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창조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앤서니 기든스 교수의 ‘제3의 길’과 맥이 닿아 있다. 통일과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서 기독교 신앙과 시는 힘의 원천이었다.그는많은 시를 썼다.쉰이 넘어 문단에 데뷔한 그는 “시가 거의 40%를 차지하는구약성서를 번역하다 뒤늦게 시인이 됐다”고 밝혔다.신경림 시인은 작품해제에서 “그의 가장 치열한 시 정신은 민족현실을 아파하는 시,통일을 염원하는 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문익환은 10여년 동안의 옥중생활 중에도 많은 시와 산문을 썼다.그의 옥중서신은 바깥 세상을 향한 ‘희망의 종이 비행기’였다.그의 글은 쉽고 명료하다. 행동하는 구약 신학자였던 그는 독재권력과 제도권 언론으로부터 많은 탄압과 비난을 받았다.그러나 권력과 제도의 속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의 다양한 삶을 살았다.그래서 그는 ‘생의 예술가’라는 평가를 받았다.李昌淳 cslee@
  • 홍명희 문학비 제막식/17일 충북 괴산 생가서

    벽초 홍명희의 문학비 제막식과 제3회 홍명희 문학제가 17일 오후 2시 충북 괴산 군민회관에서 열린다. 사계절출판사와 충북 민예총 문학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제막식과 문학제는 벽초 서거 30주기와 ‘임꺽정’ 연재 70주년을 맞은 해에 열려 의미를 더한다. 이날 제막식과 문학제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신경림 회장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구중서 의장 등이 참석한다. (0431)258­2202
  • 문학/‘시대의 자화상’ 펜으로 대변(한국문화 50년:4)

    ◎54년 ‘자유부인’ 기존의 성윤리에 도전장/70년대 김지하 ‘오적’ 재벌·군부에 직격탄/94년 박경리씨 ‘토지’ 완간 문학사 금자탑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순수’ 이념에 입각한 우익측의 문학이념이 대세로 굳어졌다.그러나 그 후에도 문학적 방법에 관한 논의는 계속됐다.49년 한국문학가협회가 출발할 무렵까지도 백철·염상섭 등의 중간파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했다.좌우 이념대립의 매듭을 짓게 한 것은 한국전쟁.50년대 문학은 ‘전후문학’에 의해 대표된다.당시의 시대상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 작품은 이범선의 단편 ‘오발탄’이다.한편 정비석은 54년 소설 ‘자유부인’을 발표,기존의 성윤리에 도전하며 사회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55년에는 한국 최장수 문예지인 ‘현대문학’이 창간됐다. 50년대가 전쟁의 상처를 개인적 시각에서 극복하고자 한 시기라면,60년대는 이같은 상처를 딛고 민중적 삶의 실체를 보고자 했던 시기다.70년대의 민중적 리얼리즘이 가능했던 것도 정치적 격변을 치뤄내야 했던 60년대 문학의 공로다.특히 4·19와5·16은 국민의 자유의식을 고양시켰으며,이는 문학작품에도 그대로 투영됐다.최인훈의 ‘광장’ 역시 4·19라는 시대상황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신정권이 수립되고 산업화로 인한 노동문제가 표면화된 70년대는 문학사적으로도 격변기였다.황석영은 ‘객지’로 기층민을 역사의 중심에 세웠고,김지하는 담시 ‘오적’으로 재벌과 군부에 직격탄을 날려 사형선고를 받았다.고은·신경림 등은 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발족시켰다.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정신은 80년대로 이어져 민족문학작가회의를 탄생하게 했다. 80년대에는 호흡이 긴 작품들이 잇따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황석영의 ‘장길산’,김주영의 ‘객주’,송기숙의 ‘녹두장군’,조정래의 ‘태백산맥’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또 이문열은 폭넓은 인문 교양을 바탕으로 한 관념적 소설로 문단에 새 지평을 열었다. 탈이데올로기로 설명되는 90년대 소설의 한 갈래로 이른바 ‘소설가 소설’을 들 수 있다.구효서 양귀자 최수철 최윤 윤대녕 등 작가들은 유행처럼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써냈다.80년대의 연장선에서 광주문제,노동문제,통일문제 등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온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94년에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가 집필 25년만에 완간됐다.
  • 순국영령 추모 진혼예술제/내일 현충원 참전용사묘역

    순국영령을 추모하는 진혼예술제 ‘우리들의 슬픈 얘기’가 25일 하오 6시30분 서울 동작동 현충원 참전용사묘역에서 펼쳐진다. 6·25의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갈수록 퇴색되고 있는 호국정신에 대한 자성을 새롭게 하기위해 ‘비목마을 사람들’ 주최로 열리는 이번 예술제에는 문화계 인사와 보훈가족,실향민이 참가한다. ‘비목마을 사람들’은 시인 신경림,가곡 ‘비목’의 작사자이자 국립국악원장 한명희,방송인 황인용씨를 공동대표로 지난 96년부터 일명 ‘비목의 계곡’으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군 평화의 댐에서 문화제를 갖고 순국영령 추모제를 개최해온 단체. 이번 예술제에는 6·25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참가인원을 625명으로 제한했으며 이들이 하얀 광목으로 띠를 이뤄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이애주씨의 진혼춤이 공연되고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와 추모가,소프라노 박미혜씨의 ‘비목’ ‘기다리는 마음’이 이어진다.또 남유소화백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며 김대환(타악기),최선배(트럼펫) 강은일씨(해금)의즉흥 연주도 곁들여진다.580­3000.
  • 시와 판화와의 만남전/실천문학 지령 50호 기념

    고은 신경림 김지하 이시영 곽재구 등 시인 62명의 시를 주제로 한 ‘시와 판화와의 만남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학고재화랑(739­4937)에서 열린다(7일까지). 문예계간지 실천문학(대표 김영현)이 지령 50호를 기념해 마련했다.문학과 미술의 접목을 모색해보는 이번 전시에는 계간 실천문학과 실천문학사가 펴낸 시집에 실린 62편의 시를 국내의 역량있는 화가들이 판화로 형상화한 62점이 전시된다.이번 ‘시 주제 판화전’은 시의 서정성에서 출발했지만 화가의 새로운 상상력이 시의 감동을 어떻게 확장시키는지 눈여겨볼 만 하다. 실천문학사는 이번에 전시되는 판화와 시를 담은 시화집 ‘판화로 읽는 우리 시대의 시’를 전시 개막에 맞춰 내놓았다.
  • 제6회 空超문학상/원로시인 申庚林씨 선정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공초문학상 제6회 수상자로 시인 신경림씨(63)가 선정됐다.수상작은 지난 3월10일 출간된 신시인의 시집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에 실린 표제시. 한국 자유시의 선구자인 공초 오상순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 상의 심사는 장호(시인·동국대 명예교수),임헌영(문학평론가·계간‘한국문학평론’주간),이근배(시인),송수권(시인·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이헌숙(서울신문사 문화사업팀장) 등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이 “서민대중들의 삶을 민요 형식으로 형상화하는데 일생을 바쳐온 시인의 인생여정을 ‘불’의 이미지 변모를 통해 잘 축약한 작품”이며 이번 수상이 “시대모순 극복에 대한 공초의 암중모색이 신경림씨의 실천적 시세계와 접점을 이룬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6월5일 상오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상금은 500만원이다.
  • 서울신문 제정 6회 공초문학상 수상 詩人 신경림씨

    ◎“문학의 임무는 현실 변화 담는 것”/우리가락·사회참여 거쳐 어머니 품으로 돌아와/체험 못살린 기교 위주 신세대 詩세계 안타까워 “공초선생과는 문학경향이 달라 처음엔 상받기를 주저했어요.그러나 작품세계가 달라도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잣대로 상을 준다는 말을 듣고 망설임이 줄더군요.” 덤덤한 수상소감.사람좋아 보이는 순박한 미소 뒤의 단단함.수상의 기쁨보다 자기 시세계에 더 애정을 쏟는 시인 신경림.그의 겸허에는 고집이 묻어있다. “문단의 존경을 받는 공초선배가 불교나 허무주의에 중심을 두었다면 저는 현실참여에 무게를 두면서 살아왔지요.서로 다른 시정신이 빚을 부조화에 대한 우려 같은 거죠” 우리 문학사에서 그가 남긴 자취는 크다.문학을 떠받치는 양대 축의 하나인 현실주의 흐름에서 그를 빼놓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힘들다. 농심(農心)의 한과 신명을 우리 가락에 절묘하게 담아 70년대 시단에 첫징소리(‘농무’)를 울린 뒤 그의 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체제에 버림받은 ‘못난 놈들’의 현장을 민요 가락에 실어 한올한올 뽑아내면서 ‘새재’를 넘었다.발로 뛰며 보듬어 온 변두리 인생에 대한 참여관찰은 장시 ‘남한강’이라는 절창을 낳았다.그러나 갑작스런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에서 비롯된 흔들림 앞에서 한동안 호흡을 고른다. “단재 신채호 선생도 나라를 걱정하는 글에서 지적했듯 우리 민족에게는 냄비기질이 있어요.저는‘시의 시대’라는 80년대의 불기가 사윈 정신적 배경으로 이 점을 지적하고 싶네요” 더 큰 목소리들이 잽싸게 변신을 모색하던 시절.시인은 다시 특유의 더딘 걸음으로 지난 날의 모습을 추스렸다.‘쓰러진 자의 꿈’을 달래가며 절망의 우물에서 작은 위안과 오래갈 희망을 길어 올린다.91∼92년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맡아 지친 문학계를 끌어안았다.다시 6년만에,법인체로 바뀐 이단체의 이사장으로 돌아와 문단의 버팀목을 맡고 있다. 그의 수상시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은 시인의 여정과 닮아 보인다.그러나 시인은 입을 다문다. “시가 설명되어 버리면 실패라고 생각해요.수상시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주면 좋겠네요” 램프와 칸델라 시절을 거쳐 전등불로 바뀌면서 시인의 눈도 넓어졌다.대처로 나와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건 어머니와 할머니의 모습,그들이 재봉틀로 빚던 노동에 대한 기억이다.다시 램프 시절이 전부가 된 것이다.(‘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문학은 어차피 현실을 떠나서는 숨쉴 수 없다고 봐요.이런 점에서 달라진 상황을 직시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더 절실한 거구요.미몽에 사로잡힌 정치구호보다 현실의 변화상을 바로 보고 작품으로 얘기하는 게 문학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구호로 급하게 달구어진 80년대에 대한 냉철한 반성이다.바뀐 세태를 시인은 어떻게 보는가. “IMF한파 여파가 우리같은 글쟁이들에게 심해요.작가들이 마음놓고 글쓸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작가회의’의 과제이기도 합니다.하지만 좋은점도 있어요.상업주의에 편승한 문단의 거품을 뺄 좋은 기회죠” 상업성에 대한 시인의 경계는 곧장 신세대 작가들을 향한 우려로 나아간다. “감각과 기교만 난무하지 삶의 체험이 안보여요.시나 문학에는 체험이 실려야 합니다.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테크닉에만 신경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여기에는 자본의 상업성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후학들에 대한 웅숭깊은 기대와 걱정.수상시가 수록된 시집의 다음 구절과 그 울림이 같다. “…사람들이 모두 한곳으로만 몰려간다./ 떼밀리고 엎어지면서 뒤질세라 달려간다/ 바위만이 어깨 내밀어 길을 내주고 있다…/그 얼굴에 웃음 서글프다 그 /얼굴에 웃음이 아름답다” □주요 경력 △1935년 충북 충주 출생 △동국대 영문학과 졸업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으로 추천 등단 △1973년 첫번째 시집 ‘농무’ △1979년 두번째 시집 ‘새재’ △1985년 세번째 시집 ‘달 넘세’ △1987년 장시 ‘남한강’ △1988년 네번째 시집 ‘가난한 사랑노래’ △1990년 다섯번째 시집 ‘길’ △1993년 여섯번째 시집 ‘쓰러진 자의 꿈’ △1974년 만해문학상 △1981년 한국문학작가상 △1990년 이산문학상 △1994년 단재문학상 △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심사평/깨달음 과정속에 시인의 인생론 함축 공초문학상은 등단 20년 이상 되는 시인이 최근 1년동안 발표한 작품(시 혹은 시집)중 공초 오상순 선생의 문학정신과 이념에 걸맞는 시를 그 심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사위원 일동은 각자 후보자 2명씩 천거하여 그 추천의 변과 각 시인들의 특장 등을 논의한 뒤 3명으로 압축된 후보를 대상으로 면밀한 토의과정을 거쳤다.심사위원 일동은 그간 공초문학상이 한국 시단의 대가급 시인들에게 수여된 점을 주시하는 한편 권위있는 문학상일수록 중앙문단 중심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면서 지방문단에도 앞으로 넉넉한 관심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충분한 토의 뒤 심사위원 일동은 저마다 충분한 수상자격을 갖춘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무기명투표를 실시했는데 만장일치로 신경림 시인을 1998년도 제6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게 되었다.수상작은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동명의 시집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지난 3월 간행됨)이다. 신경림 시인은 70년대 이후 어두웠던 한국 정치사회적 현실에 대하여 시종 서정성 짙은 인간주의적 문학사상으로 서민대중들의 삶을 전통적인 민요 형식의 기법으로 형상화하여 현대 한국시문학사의 한 흐름을 형성시켰다. 특히 이번 수상작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은 시인 자신의 인생 여정이 ‘불’이라는 이미지의 변모로 축약되어 있는데,“멀리 다닐수록,많이 보고 느낄수록 / 이상하게도 내 시야는 차츰 좁아져”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만 남는다는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노래하여 그간 시인의 추구해온 인생론이 미학적으로 절묘하게 진테제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공초사상이란 무엇일까.식민지와 분단시대의 모순과 갈등속에서 그 지향할 바를 허무혼을 화두로 삼아 암중모색했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그 허무혼이 이제 신경림 시인의 인생론과 접점을 이룬다는 게 오늘의 우리 시문학을 위하여 얼마나 큰 축복이겠는가. 심사위원 일동은 공초의 문학사상이 신경림 시인의 수상을 계기로 더 큰지평으로 열릴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심사위원 章湖 李根培 任憲永 宋秀權 李憲淑
  • ‘창작과 비평’ 지령 100호 기록

    ◎66년 창간… 32년간 지식층 대변 계간지로/80년대 5共 정권서 8년간 폐간 곡절 겪어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이 여름호로 지령(誌齡) 100호를 기록했다.월간 문학잡지로 ‘현대문학’이 지령 500호를 넘긴 예가 있긴 하지만 ‘창작과비평’의 100호 돌파는 한국문예지 역사상 특기할 만한 일이다. 지난 66년 1월 겨울호로 창간된 ‘창작과비평’은 56호까지 내고 80년 7월 전두환정권 아래서 출판사 등록 취소와 함께 폐간됐다가 88년 봄호부터 다시 내게 됐다.계간지가 100호를 돌파하려면 25년이면 되는 것을 ‘창작과비평’의 경우 32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28세의 젊은 문학평론가 백낙청씨가 창간한 ‘창작과비평’은 60년대 우리 지식인사회에 ‘계간지시대’를 연잡지로 평가된다. ‘창작과비평’은 50년대 지식인층 및 학생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월간 문예지 ‘사상계’(70년 폐간)의 빈 자리를 메운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창작과비평’은 민족문학론·민족경제론 등의 담론을 낳으면서 새로운 계간지문화를 일구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특히 ‘창작과비평’의 뒤를이어 70년 ‘문학과지성’이 창간돼 두 계간지는 ‘창비계열’과 ‘문지계열’의 문인과 논객들을 배출하면서 70년대 한국 지성계를 이끌었다. 이번 ‘창작과비평’ 기념호에는 고은·신경림시인의 축시를 비롯,특집 ‘IMF시대 우리의 과제와 세기말의 문명전환’,칠레 망명작가 아리엘 도르프만과의 대담기 ‘지구화시대의 대안적 서사를 찾아서’ 등의 글이 실렸다.
  • 문화예술진흥원,「96 한국문학 작품선」 발간

    ◎시·소설 등 망라 454편 수록/시·시조­강은교 「겨울 또다시」·신경림 「돌 하나,꽃 한송이」 등/소설­고 김소진 「자전거」·윤대녕 「상춘곡,1996」 등/평론­권영민씨 「천일문학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아동­강수성·김병규씨 「지난해 각 부문별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뽑는다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문덕수)은 지난해 문학작품 가운데 문학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모은 「96 한국문학작품선」을 발간했다. 95년 4월부터 96년 8월까지 현대문학 등 52종의 문예지에 발표된 시·시조·소설·평론·희곡·아동문학 등 각 부문의 문학작품은 1만8천987편에 달한다. 「96 한국…」에는 이 가운데서 454편을 뽑았다.시 254편,시조 38편,소설 26편,평론 18편,희곡 4편,동시 75편,동화 39편이 실려있다. 소설분야에서는 단편소설에 지난 4월 34세로 요절한 김소진씨의 〈자전거〉 등이,중편소설에 윤대녕의 〈상춘곡,1996〉·신경숙의 〈감자먹는 사람들〉 등이 뽑혔다. 시·시조는 강은교의 〈겨울 또 다시〉·박성룡의 〈꽃나무 곁에서〉·박재삼의 〈다시 느끼면〉·신경림의 〈돌 하나,꽃 한송이〉 등이 자리했다. 아동문학에서는 동시에서 강수성의 〈새와 나무〉 등이,동화는 김병규의 〈하늘만한 창문〉 등이 각각 뽑혔다.평론분야는 권영민 교수의 〈친일문학의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등이,희곡분야는 김준영의 〈겨울 버마재비〉 등이 실렸다. 이번 선집의 출간은 문단에서는 매우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문단에는 문단전체를 포괄하는 문학선집이 거의 없다.장르별 문학단체가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출판비를 일부 부담하는 회원을 중심으로 단체용 선집을 내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난 91년부터 공공기금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문예진흥원의 선집이 유일하다시피 했다.이 마저도 「문학의 해」라는 지난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문화체육부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시큰둥한 이유로 예산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이에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은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예산을 전용(전용)해 선집을 내게 되었다.덕분에 예산도 2억원으로 늘었고 95년 선집에 비해 작품수도 2배정도 늘어났다. 시인인 문덕수 문예진흥원장은 이러한 사정을 『활자매체가 첨단 영상매체에 밀려나고 독자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해 시장경제의 변두리로 내몰리고 있는 문학적 위기상황의 한 반영』이라고 발간사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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