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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에 제대로 ○○ 못하면 뇌 3.5년 빨리 늙어”…치매 위험 40% 급증

    “밤에 제대로 ○○ 못하면 뇌 3.5년 빨리 늙어”…치매 위험 40% 급증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이 뇌를 3.5년 더 빨리 늙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만성 불면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치매나 기억력 저하 증상 발생 위험이 4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신경과학회 발행 국제학술지 ‘뉴롤로지’에 지난 10일 자로 게재된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내과 연구팀의 논문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평균 70세 건강한 성인 2750명을 5년 6개월간 장기 추적했다. 참가자 중 16%는 만성 불면증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만성 불면증을 주 3회 이상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만성 불면증 환자의 14%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의 기억력·사고력 저하)로 진단받았지만, 불면증이 없는 그룹에서는 10%만이 같은 진단을 받았다. 만성 불면증 활자들은 사고력과 기억력이 더 빠르게 악화됐는데, 이는 뇌가 3.5년 일찍 늙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특히 검사 2주 전 잠을 제대로 못 잔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인지 능력은 4세 더 나이 든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뇌 영상 검사 결과, 만성 불면증 환자에게서는 백질 고신호 강도(자기공명영상(MRI)에서 나타나는 뇌의 미세한 혈관 손상)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더 많이 나타났다. 모두 알츠하이머병을 나타내는 대표적 생체 지표다. 반대로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잔 참가자들은 백질 고신호 강도가 적게 나타나 수면 패턴에 따라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특히 취약한 그룹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 유전 위험 인자인 ‘APOE ε4’ 유전자 보유자들은 만성 불면증이 겹칠 경우 기억력과 인지 기능 악화 속도가 훨씬 빨랐다. 이는 잠 부족이 유전적 요인과 결합해 뇌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만성 불면증 진단을 의료 기록에만 의존해 미진단 사례나 증상 정도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만성 불면증이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강한 연관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 ‘뇌 속 별세포’서 찾은 조울증 맞춤 치료제[과학계는 지금]

    ‘뇌 속 별세포’서 찾은 조울증 맞춤 치료제[과학계는 지금]

    조울증이라고 불렸던 양극성 정동장애는 조증과 울증이 반복되는 뇌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1~2%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을 치료제로 사용하지만 환자마다 치료 효과가 달라 맞춤형 치료법 개발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양극성 정동장애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높인 연구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끈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팀은 리튬 반응성에 따른 별세포의 대사 차이를 밝혀냈다고 10일 밝혔다. 신경정신학 분야 국제 학술지 ‘분자 신경과학’ 최신 호에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양극성 장애의 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별세포는 말 그대로 뇌에 존재하는 별 모양 세포로, 뇌세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별세포는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뇌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 ‘신경세포의 조력자’로 불린다. 연구팀은 환자 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별세포로 분화한 뒤 관찰한 결과, 리튬 반응 여부에 따라 세포의 에너지 대사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리튬 반응이 없는 경우는 세포 안에 지질 방울이 과도하게 쌓이고, 세포 공장이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져 포도당 분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젖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등 대사 이상이 발생했다. 특히 리튬 반응 환자의 별세포는 지질 방울이 감소했지만 비반응 환자에게서는 개선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양극성 정동장애에서 별세포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 “등 대고 똑바로 자는데”…이런 수면 자세 ‘치매’ 위험 높인다 [라이프]

    “등 대고 똑바로 자는데”…이런 수면 자세 ‘치매’ 위험 높인다 [라이프]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가 치매 위험을 더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옆으로 누워 자는 수면 자세가 뇌에서 독성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질환 예방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교 연구팀이 실시한 동물 실험에서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잠을 잘 때 뇌척수액의 순환이 가장 활발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뇌의 글림파틱 시스템을 통한 노폐물 제거 과정을 최적화한다”고 밝혔다. 글림파틱 시스템은 뇌에서 독성 단백질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청소 시스템으로, 주로 수면 중에 활성화된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같은 독성 물질이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실험 결과 옆으로 누운 자세는 등을 대고 누운 자세나 엎드린 자세보다 뇌척수액 흐름이 현저히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른쪽보다는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추가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수면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수면의 질뿐만 아니라 수면 자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수면 자세 개선만으로 치매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미네소타의 메이요 클리닉 수면 전문의 로이스 크란 박사도 “옆으로 자는 것은 내부 장기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건강한 혈류를 촉진한다”고 옆으로 자는 것을 권장했다. 이어 “등을 대고 자는 것이 최악의 수면 자세”라며 “등을 대고 자면 혀와 턱이 아래로 내려가 기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똑바로 누워자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과 함께 규칙적인 수면 패턴 유지,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등이 뇌 건강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장거리 여행길 멀미 걱정될 땐 음악 감상이 약![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장거리 여행길 멀미 걱정될 땐 음악 감상이 약![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한 달 뒤면 민족 대이동이 있는 추석입니다.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 되거나 여름휴가철이면 사람들은 장거리 이동을 합니다. 일상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멀미 때문에 여행 전부터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등을 일으키는 멀미는 여행의 즐거움을 해칩니다. 생강 조각을 씹는 식의 민간요법을 쓰거나 멀미약을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국 헤난 과학기술연구원, 충칭 예술과학대, 충칭 육군의과대, 충칭 서남대 공동 연구팀은 부드럽고 즐거운 음악을 듣는 것이 멀미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부드럽고 즐거운 음악만큼은 아니지만 슬픈 음악도 멀미를 줄여 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인간 신경과학’ 9월 3일 자에 실렸습니다. 평소 멀미를 하는 사람들은 자동차, 비행기, 배를 타기 전에 멀미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긴장감이 신체 반응을 촉발해 멀미를 더 빨리 일으키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음악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멀미에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운전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멀미를 일으켰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6개 집단으로 나눠서 4개 집단에는 음악을 듣도록 하고, 한 집단에는 음악을 듣지 않게 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멀미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곧바로 쉬게 했습니다. 또 뇌파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모자 형태의 뇌파(EEG) 측정 도구를 씌웠습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운전 중 멀미 정도를 마이크를 이용해 수시로 보고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운전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멀미를 완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즐거운 음악을 들은 사람은 멀미가 57.3% 줄었고 부드러운 음악은 멀미를 56.7% 감소시키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록이나 헤비메탈 같은 시끄러운 음악도 멀미를 48.3% 줄였습니다. 멀미 증상이 나타난 뒤 곧바로 휴식을 취한 사람들은 멀미가 4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휴식을 취한 사람들보다 효과는 떨어졌지만, 슬픈 음악을 들은 사람들도 멀미가 40%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음악을 아예 듣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멀미 감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뇌파 측정 결과에 따르면 멀미가 시작되면서 후두엽의 뇌 활동이 둔감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드러운 음악은 긴장을 이완시키고 즐거운 음악은 뇌의 보상 체계를 활성화해 사람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멀미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 인공지능 이용해 마비된 손발 움직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인공지능 이용해 마비된 손발 움직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원조 ‘슈퍼맨’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영화 ‘아바타’ 속 남자 주인공처럼 전신 마비 환자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SF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생각만으로 의사소통하고 사물을 움직이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기술이 대표적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전기·컴퓨터 공학과, 컴퓨터과학과, 신경과학 프로그램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이 BCI 기술을 보조하면 마비 환자의 과제 수행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BCI’ 기술은 생각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거나 로봇 팔을 조작하는 등 과제 수행 능력이 4배 이상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 9월 2일 자에 실렸다. BCI는 뇌 신호를 이용해 사용자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지만 아직은 정확성이 떨어져 기술의 신뢰성이 낮은 편이다. 많은 일상 행동은 목표 지향적으로, 컴퓨터 사용이나 물건 잡기처럼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을 따른다. 연구팀은 AI가 의도를 해석하고 움직임을 돕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제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전극을 통해 뇌 활동을 읽고, 인공지능 기계학습을 활용해 움직임 제어를 개선할 수 있는 비침습적 BC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는 두 가지 AI 보조 조종자가 포함했다. 하나는 컴퓨터 커서 움직임을 돕고, 다른 하나는 눈동자 움직임 같은 시각 입력을 활용해 로봇 팔 작업을 지원한다. 연구팀은 척수 손상으로 다리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AI 보조 없는 BCI 기술보다 AI-BCI 기술은 컴퓨터 커서 제어 성능이 3.9배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마비가 없는 실험 참가자들도 AI-BCI 기술을 활용하면 BCI 기술만 사용했을 때보다 성능이 2.1배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마비가 있는 참여자는 AI 없는 BCI 기술로는 할 수 없었던 색깔 블록을 지정된 목표 지점으로 옮기는 로봇 팔 조작에도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조나단 카오 UCLA 교수는 “이번 기술은 BCI 기술을 일상 사용에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AI 시스템이 발전함에 따라 사용자들이 더 복잡한 과제를 수월하게 사용하게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우울증 환자들 쉽게 좌절감에 빠지는 이유, 알고 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우울증 환자들 쉽게 좌절감에 빠지는 이유, 알고 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우울증은 누구나 한 번쯤 걸릴 수 있지만, 결코 쉽게 생각하고 넘어가서는 안 될 질환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왜 나한테 안 좋은 일만 일어날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뇌신경 과학자들이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에게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동물 실험으로 밝혀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우울증은 불쾌한 상황이나 사건을 피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우울 증상이 다양하고 심한 사람일수록, 안 좋은 일을 능동적으로 회피하는 법을 학습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 9월 2일 자에 실렸다. 우울증은 사람들이 보상을 추구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보상이 없고 불쾌한 사건을 피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데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우울증이 문제 상황을 회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했다. 연구팀은 생쥐 465마리에게 경도부터 중증 우울증을 일으킨 뒤, 신경을 거스르게 하는 소리(혐오 청각 신호)를 들려주는 동시에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앞으로 들려주는 소리를 미리 알려주는 시각 신호(사진, 그림 등 이미지)를 보여주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연구 결과, 우울 증상이 심한 생쥐들은 경도 우울증을 앓는 생쥐보다 혐오 청각 신호를 회피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증 우울증 생쥐는 과제 학습 시간은 더 걸리지만, 일단 학습하고 나면 회피 능력은 경도 우울증 생쥐나 일반 생쥐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울증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학습 의지가 저하됨에 따라 학습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연구를 이끈 레베카 토드 교수(인지 신경과학)는 “우울증 환자는 문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결론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이번 연구는 보여준다”며 “우울증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학습 능력 향상을 통해 우울증 완화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난청이었던 나를 치유해 준 음악… 행복은 뇌 안에 있었다”[월요인터뷰]

    “난청이었던 나를 치유해 준 음악… 행복은 뇌 안에 있었다”[월요인터뷰]

    음악으로 지킨 마음 건강난청 겪고 뇌과학에 이끌려불안·우울 치료에 음악 접목감정 회로 빠르게 안정시켜음악과 뇌과학의 결합나만의 ‘플레이리스트’ 틀고행복한 기억 떠올리면 도움좋은 태교, 부모가 편안해야뇌가 바뀌면 삶도 변해고통받던 사람들 도와 보람행복한 삶 위해 뇌과학 연구변화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아트앤사이언스’. 서울 성동구의 한 골목길엔 생소한 이름의 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에선 뇌과학을 기반으로 음악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개선하는 상담이 이뤄진다. 연구소를 운영하는 조용상(57) 가천대 가천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는 뇌과학자다. 조 교수는 뇌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연구자다. “불안과 우울은 뇌 탓”이라고 말하는 조 교수는 뇌과학이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 의대에서 신경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뇌과학을 연구한 조 교수는 음악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브레인 리스닝’을 포함해 뇌 메커니즘 교육, 명상 등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솔루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태교 음악회를 열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뇌과학과 스트레스와 관련한 강연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마음 건강을 돌보는 데 진심이다. 31일 서울 성동구 아트앤사이언스에서 만난 조 교수는 “우리 뇌는 감정적으로 지칠 때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하고 복잡한 신경회로를 재설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뇌과학 연구로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스트레스는 왜 건강에 좋지 않은가. “등산로에 갑자기 뱀이 나타나면 깜짝 놀라지 않느냐. 이때 우리 뇌는 방어기제를 가동한다. 간에 저장돼 있던 포도당이 대량으로 나오지만 얼굴로는 전달되지 않으면서 이른바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고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이런 상황에서 혈당과 혈압을 올리고, 에너지를 공급해 신체가 외부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게 과도해지면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텐데, 실제로는 쉽지 않다. “그렇다. 스트레스 상황이 길어지거나 반복돼 뇌의 방어기제가 장기간 과도하게 작동하면 면역력 저하, 뼈 약화, 노화 촉진, 우울증과 불안 강화는 물론 고혈압, 불면증, 당뇨병의 위험도 증가한다. 결국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뇌가 ‘별일 아니다’라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감도를 떨어트려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현실과 뇌가 받아들이는 현실이 다를 수 있나.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예컨대 신제품 우유 출시 품평회를 하는 상황에서 바로 옆 참가자들이 갑자기 토하기 시작하면 뒤이어 다른 참가자들도 화장실로 향하거나 심지어 식중독 증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실 정상적인 우유를 마신 것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 뇌가 ‘상한 우유를 마셨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그런 조절이 가능한 것인가. “음악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음악’과 ‘건강’을 키워드로 학술 자료를 검색하면 약 460만건에 달하는 결과가 나온다. 관련 연구도 그만큼 많이 진행됐다는 얘기다. 가벼운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진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 뇌는 실제 경험과 생생한 상상을 신경학적으로 거의 구분하지 못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울거나 웃는 것은 뇌가 그 장면을 실제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음악만 듣는다고 스트레스가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음악에 호흡과 명상을 결합해 감정 회로를 빠르게 안정시켜야 한다. 이때 뇌의 회복 회로를 활성화하는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적으로 안정됐던 기억이나 행복했던 장면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훈련을 하면 된다. 그런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을 모아 나만의 ‘평온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점심시간 후 10분, 지하철 기다릴 때 등 자주 들으면 된다. 이때 청각뿐 아니라 오감을 동원해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 “음악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언어였다. 한때는 작곡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피아노 실력이 따라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전공의 길은 포기했다. 대신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는 결심을 했다. 지금도 실내악단을 이끌며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소니뮤직코리아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예술의전당 무대에 섰던 경험은 큰 자부심이다.” -뇌과학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3년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의료 정책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에 갑자기 ‘돌발성 난청’이 생겼다. ‘한쪽 귀 청각이 거의 소실됐다’는 진단 뒤엔 불안감에 휩싸였고, 무언가에 이끌린 듯 평소 좋아했던 클래식 음악만 내내 들었다. 음악의 효과인지 거짓말처럼 청력이 돌아왔고, 뇌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해 보고 싶다’고 해서 접근할 정도로 쉬운 분야가 아니지 않나. “흥미가 있어서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연구자가 아니라면 진입장벽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강연할 때도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으려 한다. 뇌과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마음 건강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금융이나 디지털의 경우 리터러시(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가 주목받고 있는데, 그것처럼 뇌과학을 활용한 마음 건강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 마음 건강을 돌보기 위해 우리 뇌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스트레스 완화와 뇌 건강을 위해선 어떤 게 가장 중요한가. “수면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뇌의 생체주기는 햇빛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동기화된다. 그래서 잠을 자야 하고, 아침에 햇빛을 보면서 뇌를 재가동시킬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수면은 뇌를 회복시키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또 어떻게 자는 것이 도움이 되나 “뇌가 침대를 ‘잠자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조명이 너무 강하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떨어진다. 65세 미만은 하루에 최소 7시간, 65세 이상은 최소 6시간 정도 자야 한다. 다만 수면 부족보다 수면 과다가 건강에 더 좋지 않다는 연구도 있다. 무작정 오래 자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음악과 뇌과학을 접목해 태교에 활용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고, ‘부모는 아기의 뇌 설계자’라는 책도 냈다. “많은 예비 부모가 ‘제대로 된 태교를 해 주지 못했다’고 토로하는 경우를 봤다. 사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좋은 태교는 ‘태아에게 무엇을 하느냐’보다 ‘부모가 무엇을 느끼느냐’가 더 중요하다. 억지로 동화책을 읽고 뜨개질을 하는 것보다 아기 손을 잡고 산책하는 따뜻한 상상, 친구와 예쁜 카페에서 웃으며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좋은 태교다.” -어떤 태교를 해야 한다는 식의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부모가 편안하고 행복할수록 아기 뇌는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반대로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지속되면 자궁 환경 자체가 유해해져 아기 뇌가 예민해진다. 실제로 임신 중 엄마의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은 아이가 자라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 -상담하면서 뿌듯할 때가 많을 것 같다. “주로 오랜 시간 주요 우울장애나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던 분들이 찾아온다. 그분들이 몇 개월 후 ‘이제 수면제 없이도 잘 자게 됐어요’라고 말해 주실 때 연구자이자 임상가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던 부부가 함께 상담을 한참 동안 받은 뒤에 관계가 좋아졌고 이후 ‘둘째를 가졌다’며 연락이 왔을 때가 기억난다.” -연구뿐 아니라 상담, 태교 음악회, 강연 등 여러 활동을 이어 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연구실 안에 머무는 과학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회복에 닿는 과학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올 하반기부터는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더 많은 분과 지속적이고 따뜻한 방식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누군가의 밤이 다시 평온해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 싶고 사람들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 ‘뇌가 바뀌면 삶이 바뀝니다. 그 변화를 도와드리는 뇌과학자’. 딱 이렇게 기억되고 싶다.” ●조용상 가천대 교수는 뇌과학과 음악을 융합해 인간의 심리적 행복과 스트레스 관리에 기여하는 독창적인 연구를 한다. 2013년 가천대 가천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에게 뇌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있다. 2021년부턴 고려대 의대에서 신경과학 분야 연구자문 등을 하는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2007년 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2014년 국회의장 공로장을 받기도 했다. 뇌 메커니즘을 접목해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브레인 리스닝’을 개발했고, ‘부모는 아기의 뇌 설계자’라는 책을 통해 뇌과학에 기반한 태교 방법을 대중에게 알렸다.
  • 녹차 한 잔에 숨은 힘… 뇌 속 불필요한 단백질까지 청소해 치매 막을 수도

    녹차 한 잔에 숨은 힘… 뇌 속 불필요한 단백질까지 청소해 치매 막을 수도

    │UC어바인 연구진, 니코틴아미드·EGCG가 뇌세포 에너지 대사·단백질 제거 기능 개선│자가포식 되살려 아밀로이드 축적 줄여…“비약물 치료 새 가능성” 녹차와 같이 인기 있는 뜨거운 음료 속 천연 성분이 노화한 뇌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회복시켜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손상된 성분을 스스로 분해·제거하는 일종의 청소 시스템으로 뇌 건강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심리학·신경과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는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어바인) 연구진의 최신 논문을 보도했다. UC어바인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저로사이언스(GeroScience) 8월 6일 자 논문에서 비타민 B3 유도체인 니코틴아미드(nicotinamide)와 녹차 속 항산화 물질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가 뇌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단백질 제거 기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 배경: 뇌세포 에너지 고갈과 알츠하이머 진행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병리 현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보다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대사 저하와 자가포식 기능 약화에 주목했다. 특히 세포 내 에너지 분자인 구아노신 삼인산(GTP) 감소가 핵심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GTP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며 자가포식 과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료다. 연구진은 노화한 신경세포에서 GTP가 줄어들면 손상된 단백질이 축적하고 세포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실험 설계와 주요 발견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는 노령 생쥐의 신경세포에 니코틴아미드와 EGCG를 투여했다. 24시간 뒤 형광 추적 기법으로 GTP 수준을 관찰한 결과, 수치가 젊은 세포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진은 동시에 자가포식 기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손상된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줄었고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도 완화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두 성분이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청소 시스템을 정상화해 알츠하이머의 주요 특징인 단백질 축적을 줄이는 연쇄적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학술적 의의: ‘비약물적 접근’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뇌세포 노화의 핵심 원인이 단백질 축적이 아니라 에너지 대사 결핍과 자가포식 기능 상실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구 책임자인 그레고리 브루어 박사는 “나이가 들면 뇌의 에너지 수준이 떨어져 세포 청소 기능이 약화한다”며 “에너지를 보충하면 신경세포가 스스로 회복 능력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니코틴아미드와 EGCG처럼 이미 건강보조제로 시판되는 성분을 활용한다면 알츠하이머와 노화성 인지 저하 치료에 새로운 비약물적 접근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계와 향후 과제연구진은 니코틴아미드가 경구 섭취 시 혈류에서 쉽게 비활성화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이어 실제 치료제로 활용되려면 투여 방식의 최적화와 장기적인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동물 실험을 넘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녹차 속 성분이 알츠하이머 막는다?…美 연구진 ‘뇌 청소 기능’ 회복 확인

    녹차 속 성분이 알츠하이머 막는다?…美 연구진 ‘뇌 청소 기능’ 회복 확인

    │UC어바인 연구진, 니코틴아미드·EGCG가 뇌세포 에너지 대사·단백질 제거 기능 개선│자가포식 되살려 아밀로이드 축적 줄여…“비약물 치료 새 가능성” 녹차와 같이 인기 있는 뜨거운 음료 속 천연 성분이 노화한 뇌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회복시켜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손상된 성분을 스스로 분해·제거하는 일종의 청소 시스템으로 뇌 건강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심리학·신경과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는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어바인) 연구진의 최신 논문을 보도했다. UC어바인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저로사이언스(GeroScience) 8월 6일 자 논문에서 비타민 B3 유도체인 니코틴아미드(니코틴아마이드·nicotinamide)와 녹차 속 항산화 물질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가 뇌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단백질 제거 기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 배경: 뇌세포 에너지 고갈과 알츠하이머 진행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병리 현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보다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대사 저하와 자가포식 기능 약화에 주목했다. 특히 세포 내 에너지 분자인 구아노신삼인산(GTP) 감소가 핵심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GTP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며 자가포식 과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료다. 연구진은 노화한 신경세포에서 GTP가 줄어들면 손상된 단백질이 축적하고 세포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실험 설계와 주요 발견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는 노령 생쥐의 신경세포에 니코틴아미드와 EGCG를 투여했다. 24시간 뒤 형광 추적 기법으로 GTP 수준을 관찰한 결과, 수치가 젊은 세포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진은 동시에 자가포식 기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손상된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줄었고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도 완화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두 성분이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청소 시스템을 정상화해 알츠하이머의 주요 특징인 단백질 축적을 줄이는 연쇄적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학술적 의의: ‘비약물적 접근’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뇌세포 노화의 핵심 원인이 단백질 축적이 아니라 에너지 대사 결핍과 자가포식 기능 상실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구 책임자인 그레고리 브루어 박사는 “나이가 들면 뇌의 에너지 수준이 떨어져 세포 청소 기능이 약화한다”며 “에너지를 보충하면 신경세포가 스스로 회복 능력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니코틴아미드와 EGCG처럼 이미 건강보조제로 시판되는 성분을 활용한다면 알츠하이머와 노화성 인지 저하 치료에 새로운 비약물적 접근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계와 향후 과제연구진은 니코틴아미드가 경구 섭취 시 혈류에서 쉽게 비활성화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이어 실제 치료제로 활용되려면 투여 방식의 최적화와 장기적인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동물 실험을 넘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음악은 ‘직행 타임머신’

    음악은 ‘직행 타임머신’

    어쿠스틱 정도·연주 소리 크기 등음악 특징 따라 불러온 기억 달라“알츠하이머 환자 치료 활용 기대” “나는 마들렌 한 조각을 녹인 차 한 모금을 입으로 가져갔다.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온몸을 떨면서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별한 일에 주목했다.… 이토록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많은 독자를 좌절감에 빠뜨린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이다. 우연한 자극으로 의식 저편에 묻혀 있던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른다. 사실 오래된 기억은 되살리기도 쉽지 않지만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뇌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억은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래서 SF에서 시간여행과 함께 기억은 단골 소재로 쓰인다. 이런 가운데 영국 골드스미스 런던대 실험심리학과 연구팀은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기억의 성격은 음악의 특징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곡의 에너지와 음향학적 특성(어쿠스틱)에 따라 음악을 듣고 회상하는 기억 종류가 다르다는 말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8월 21일 자에 실렸다. 어떤 음악은 첫 소절을 몇 초만 들어도 금세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어린 시절 친구의 생일 파티나 가족들과 여행했던 장면, 첫사랑의 설렘 등의 이미지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다. 앞선 많은 연구에서 음악이 과거의 기억을 선명하게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런 기억 속 음악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파악하게 해 주고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박자와 어쿠스틱 정도, 속도 등 음악의 구체적 특징이 기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성인 남녀 233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들을 때 연상된 개인적 기억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고른 노래 한 곡과 참가자들의 어린 시절과 20대 무렵 유행했던 노래의 일부를 들려주면서 답하도록 했다. 그 결과 발라드같이 잔잔하거나 전자음 없이 어쿠스틱하고 힘이 약한 음악을 들었을 때는 아름답다고 느끼는 감정, 애정, 차분함, 슬픔과 관련한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음이 많고 비트가 강한 음악 같은 경우는 재미있었거나 활력이 넘쳐 흥분됐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으며, 이런 기억은 다른 것들보다 더 빨리 연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 고른 음악을 들었을 때 떠오른 기억들은 단순히 20대에 유행했던 음악을 무작위로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긍정적이며 특별하고 중요한 것으로 인식했다. 어쿠스틱 정도, 소리 크기, 에너지 같은 음악 특성에 따라 불러내는 기억의 종류가 다르다는 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잔잔하고 에너지가 약한 음악은 개인적 기억을, 에너지가 큰 음악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형성한 기억을 쉽게 끌어내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다이애나 오미지 교수(인지 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음악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관련된 기억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알츠하이머 치매처럼 기억에 문제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기억의 미래(정민환 지음, 심심) 35년 넘게 ‘기억’을 연구해 온 해마 연구의 권위자 카이스트 정민환 생명과학과 교수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를 ‘혁신 능력’, 추상적 개념을 사용한 자유로운 상상에서 찾는다. 책은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의 역할, 상상을 만드는 뇌에 대한 신경학적 연구, 고도의 추상적 사고 능력을 작동시키는 과정을 찬찬히 살핀다. 이어 신경과학, 심리학, 인류학, 인공지능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들여다보며 상상과 추상적 사고 능력이 어떻게 혁신적인 미래를 만드는지 풀어낸다. 332쪽. 2만 1000원.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김구 외 지음, 창비) 창비 편집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45인이 남긴 말과 글 중에 “지금 우리에게 용기와 영감이 될 만한” 문구를 추렸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김구 선생의 바람은 지금 한류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역사를 버린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일갈은 여전히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자들에 대한 꾸짖음이다. 제목은 안창호 선생이 19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포 환영회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초판 한정으로 독립운동가 일러스트 스티커도 담았다. 248쪽. 1만 7000원.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불안이 되지 않게(애슐리 그래버·마리아 에번스 지음, 정윤희 옮김, 부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가 짜증을 잘 내며 고집이 세고 집착이 강하다면 아이 안에 어떤 불안이 자리잡고 있는지 먼저 살피라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이 나서 무섭다”보다 “불이 났는데 소방관 아저씨가 재빠르게 대응해서 다행이야”라는 식으로 긍정적인 말과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식이다. 정서적 리더십을 장착하려는 부모 스스로 마음을 돌볼 여유를 갖게 한다. 348쪽. 1만 8800원. 디자인 컨셉 사전(테오 잉글리스 지음, 이희수 옮김, 윌북)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에 크리에이터라면 미적 감각은 필수 요소다. 저자는 학계와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모아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보여 주는 그래픽 디자인의 핵심 테마 82가지를 정리했다. 아방가르드, 모더니즘, 미드 센추리 모던, 아르데코, 파스티슈 같은, 들어보긴 했지만 설명하기는 난감한 지식을 풍부한 사례, 자료와 함께 엮었다. 488쪽. 2만 9800원.
  • 청소년에게 독, 노인에게 약…스마트폰이 ‘뇌 건강’에 가져온 뜻밖의 효과

    청소년에게 독, 노인에게 약…스마트폰이 ‘뇌 건강’에 가져온 뜻밖의 효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노인일수록 인지 기능 검사에서 더 나은 성적를 거두고, 치매에 걸릴 확률도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베일러 대학교의 인지 신경과학자 마이클 스컬 박사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신경심리학자 제라드 벤지 박사는 기술 사용과 인지 능력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연구는 지난 4월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 논문 57편을 토대로 평균 나이 68세의 노인 41만여 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거나 인터넷을 쓰는 노인의 경우 치매와 같은 인지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약 58% 낮게 나타났다. 또 IT 기기를 쓰는 노인일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6%가량 느린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연구의 약 90%에서 기술 사용이 노인의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디지털 기기를 쓰는 노인일수록 시간이 지나도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이 크게 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간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저하되며 ‘디지털 치매’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과학자들도 노인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는 대부분 뇌가 아직 발달 중인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롯됐다. 이와 달리 노인층은 청소년보다 뇌 가소성(뇌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낮았고, 디지털 기기를 접한 시기에 이미 기본적인 능력과 기술을 습득한 상태여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부터 받는 부정적 영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인들은 아날로그 세대였으나 세월에 적응하기 위해 IT 기기 사용자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수록 장기적으로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일부 인지 능력이 높은 노인 중엔 챗GPT 같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었다”며 “신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노인들의 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 ‘술꾼’ 유전자, 알고 보니 ‘양분 보충 욕구’에서 기원? [사이언스 브런치]

    ‘술꾼’ 유전자, 알고 보니 ‘양분 보충 욕구’에서 기원? [사이언스 브런치]

    요즘은 사라졌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장·차관급 인사가 발표되면 인물평에 빠지지 않고 포함됐던 것이 ‘두주불사’(斗酒不辭)라는 단어였다. 사람들과 두루 만나다 보니 말술을 마시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라는 의미와 함께 술을 많이 먹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젊어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면서 마시는 술의 양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소위 술고래나 주당들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체내에 알코올 분해 효소가 풍부하거나 알코올 내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이른 능력은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미국 다트머스대 인류학과, 생명과학과, 뉴저지 주립대 인류학과, 인간 진화학 연구센터,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영장류 행동 및 진화학과,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대 심리 및 신경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아프리카에 거주했던 인류의 오랜 조상이 알코올 성분이 생겨난 발효 낙과를 먹는 습성에서 인간의 ‘알코올 내성 진화’가 시작됐을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 사이언스’ 7월 31일 자에 실렸다. 술이라고 부르는 알코올은 에탄올로 과일, 수액, 꽃꿀에 효모가 자라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코끼리, 맹금류 등 많은 동물이 이런 천연 알코올음료를 마시고 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들과 달리 사람은 음식과 음료를 발효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최소 8000년 전 캅카스 지역 사람들은 포도로 알코올음료를 빚었고,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기장, 쌀, 생강, 마 등의 재료로 술을 만들어 마셨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는 농경이 시작된 때와 거의 일치해, 일부 학자들은 곡물 재배가 빵이 아닌 맥주 같은 알코올음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보르네오의 오랑우탄, 우간다의 침팬지와 산악고릴라, 가봉의 저지대 고릴라 4종의 영장류 군집이 먹는 먹이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것이 아니라 땅에 떨어진 과일을 모으는 행위도 서리라고 봤다. 그 결과, 유인원들의 식단에서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15~60%로 비슷했지만, 땅에서 주운 낙과와 나무에서 딴 과일의 양은 극명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에 사는 고릴라와 침팬지가 먹은 과일은 25~62%가 적당히 발효된 낙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인간과 훨씬 먼 친척이고 알코올 대사 관련 유전자가 거의 없는 오랑우탄은 낙과를 거의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호바이터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대 교수(영장류학)는 “이번 연구는 유인원과 인류의 조상이 나무에 떨어져 적당히 발효된 과일을 모아 영양을 보충하는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진화생물학자 로버트 더들리 박사가 주장한 것으로 영장류가 좋아하는 과일 중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알코올 농도가 7%에 달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과일 발효 정도는 냄새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숭이들은 칼로리 섭취를 위해 에탄올이 형성된 발효된 과일을 선호했고, 이것이 인간의 알코올음료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 음악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 ‘이것’ 없기 때문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 ‘이것’ 없기 때문 [달콤한 사이언스]

    ‘신경학 분야 음유 시인’ 올리버 색스(1933~2015)는 저서 ‘뮤지코필리아’에서 뇌와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음악은 인간의 본능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청력을 포함해 정상적인 오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음악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신경과학 연구소, 벨비트게 생물의학 연구소, 캐나다 맥길대 신경학 연구소, 뇌·음악·소리 연구소, 뇌·언어·음악 연구 센터 공동 연구팀은 다른 경험이나 자극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뇌의 청각 네트워크와 보상 시스템의 단절 때문이라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인지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지과학 동향’(Trends in Cognitive Sciences) 8월 8일 자에 실렸다.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특정 음악 무쾌감증’(specific musical anhedonia) 때문인데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음악 무쾌감증 식별을 위해 ‘바르셀로나 음악 보상 설문’(BMRQ)이라는 도구를 개발했다. 이 설문지는 음악이 주는 보상을 다섯 가지 부문으로 측정하는데, 감정을 일으키는 것, 기분을 조절하는 것,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것, 춤이나 움직임을 유발하는 것, 새로운 것을 추구하거나 수집하거나 경험하는 것이다. 설문 조사 결과, 음악 무쾌감증이 있는 사람은 BMRQ의 다섯 가지 측면 모두에서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무쾌감증이 있는 사람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한 결과, 음악을 들을 때 뇌의 보상회로 영역 활동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다른 자극에는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청각 네트워크와 보상 자극 회로의 연결이 약하거나 끊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음악 무쾌감증이 있는 사람들의 보상 회로와 청각 기능 모두 지극히 정상이지만 연결 상태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감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먹방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먹는 것만 보더라도 포만감을 느끼거나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은 음식 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과 보상 회로의 연결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호셉 마르코-팔라레스 바르셀로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신경 회로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쾌락과 기쁨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와 유사한 형태로 개인의 특정 반응에 대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며 “특정 자극의 무쾌감증, 중독, 섭식 장애와 같은 보상 관련 장애에 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학습 능률 올리려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해 [달콤한 사이언스]

    학습 능률 올리려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해 [달콤한 사이언스]

    어려운 과제에 맞닥뜨리면 사람들은 “좀 쉬었다가 할까” 또는 “한숨 자고 생각해볼까”라고 한다. 실제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잠깐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훨씬 나은 결과를 보인다. 이유는 뭘까.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생의학 영상센터, 간호학과, 영상의학과,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 센터 공동 연구팀은 실제로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학습 성과와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비책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 8월 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5명의 성인 남녀에게 특정 패턴에 따라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뇌 활동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반으로 나눠 한쪽은 타이핑 훈련만 계속하도록 하고, 다른 쪽은 중간에 낮잠을 자도록 했다. 그 결과, 훈련 중 낮잠 시간을 가진 그룹은 교육 중에 활성화됐던 대뇌 피질 영역이 더 리드미컬하게 활동했지만, 계속 훈련만 받은 그룹은 대뇌 피질 활동이 둔화하는 것이 관찰됐다. 대뇌 피질 영역의 리듬 증가는 낮잠 후 참가자들의 과제 수행 능력 향상 정도와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에는 운동 계획 영역의 뇌 리듬이 증가하면서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 중 뇌 활동은 학습한 정보를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장기 기억으로 변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다라 매노악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학습 후 수면은 뇌 리듬의 증가를 가져오며, 이는 기억을 안정화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학습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무조건 학습 시간을 오래 잡는 것은 기억이나 판단력, 이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연구는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노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업무나 학습 중 피곤을 느낀다면 즉시 휴식이나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 “20년 만에 드디어”…전신마비 여성, 뇌에 칩 심은 후 경험한 ‘놀라운 일’

    “20년 만에 드디어”…전신마비 여성, 뇌에 칩 심은 후 경험한 ‘놀라운 일’

    교통사고로 20여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던 여성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돼 화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칩을 뇌에 이식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 출신 오드리 크루즈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컴퓨터 화면에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름을 써봤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뇌 신호를 외부 기술에 대한 명령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면에 ‘오드리’라고 적은 사진을 공개했다. 또 화면에 사과, 하트, 나무, 고양이 등을 그린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16살에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전신이 마비된 크루즈는 지난 26일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뉴럴링크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9번째 환자이며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크루즈는 “칩을 이용하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전자 기기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지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고 커서가 손목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텔레파시를 이용한 평범한 일상”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그녀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한편 뉴럴링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보고서에서 2031년까지 연간 2만명에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이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낙관주의자는 비슷하지만, 비관주의자는 저마다 다르다” [사이언스 브런치]

    “낙관주의자는 비슷하지만, 비관주의자는 저마다 다르다” [사이언스 브런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는 유명한 문장이 나온다. 행복과 불행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는 이 문장은 행복의 조건에는 보편성이 있지만, 불행은 개개인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낙관론과 비관론도 이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고베대 심리학과, 교토대 미래 인간사회 연구소, 오사카 종합보육대 유야교육학부, 긴키대 경영학부, 호주 라트로브대 심리·공중 보건학부 공동 연구팀은 미래 사건을 생각할 때 낙관주의자의 뇌는 유사하게 작동하지만, 비관주의자 뇌는 각자의 방식으로 작동해 개별성이 강하다고 24일 밝혔다. 낙관주의자들은 미래에 대한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훨씬 더 사교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7월 22일 자에 실렸다. 일반적으로 낙관주의자는 자기의 사회적 관계에 더 만족하고, 넓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뇌는 자극에 유사한 반응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태도도 비슷하고, 이를 공유하면서 뇌에서 미래를 비슷하게 상상하면서 서로의 관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사회심리학자와 인지신경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비관주의자부터 낙관주의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남녀 87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미래 사건을 상상하도록 했다. 이들이 미래 특정 상황을 상상하는 동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통해 뇌신경 활동 패턴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낙관주의자가 미래 사건에 대해 생각할 때는 신경 활동 패턴이 서로 매우 유사한 것으로 관찰됐다. 반면, 비관주의자들의 신경 활동 패턴은 훨씬 다양하고 독특하게 나타났다. 낙관적인 사람들은 뇌에서 좋은 미래와 나쁜 미래를 명확히 구분해 인식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낙관주의자는 부정적 사건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시나리오를 더 추상적이고 심리적으로 먼 방식으로 처리해 부정적 시나리오의 정서적 영향을 완화하는 방식을 구사한다. 쿠니아키 야나기사와 고베대 교수(사회 인지과학)는 “이번 연구는 일상에서 느끼는 ‘주파수가 일치한다’라거나 ‘같은 파장에 있다’는 느낌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 뇌신경의 활동 결과임을 보여준다”라며 “낙관주의자의 뇌는 물리적 의미에서 미래에 대한 공통 개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 만큼, 이런 메커니즘이 타고난 것인지 경험으로 나중에 형성되는지 추가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연극, 오페라 현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연극, 오페라 현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오페라나 연극, 뮤지컬, 무용 같은 공연 예술을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나 스마트기기 화면으로 보는 것은 감동의 차이가 크다. 우리가 명화라고 미술책에서만 봤던 그림을 실제 미술관에서 마주했을 때 느낌이 다른 것과 같다. 영국 런던대(UCL) 인지 신경과학 연구소, 실험심리학과, 런던대(UL) 심리학과, 컴퓨터학과, 시오반 데이비스 스튜디오, 독일 막스 플랑크 경험 미학 연구소 음악과, 덴마크 오르후스대 임상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공연 예술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보는 것에 더 크게 감동하는 이유는 뇌파가 동기화되기 때문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 7월 1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라이브 공연을 볼 때와 녹화된 영상을 볼 때 감동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뭐냐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자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실시간 공연 현장에서만 존재하는 ‘라이브성’(liveness)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남녀 관객 59명에게 뇌파(EEG) 헤드셋을 착용하고 현대 무용 공연을 세 차례 관람하도록 하면서 뇌파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57명의 또 다른 실험 참가자에게는 혼자 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공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녹화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뇌파를 관찰했다. 그 결과, 라이브 공연에서 관객들의 뇌는 델타 대역에서 동기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공연자들과 관객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동기화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라이브 공연에 관객들이 몰입하는 것은 알파파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공유된 몰입은 델타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녹화된 공연을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람했을 때는 라이브 공연을 관람했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뇌 동기화가 관찰됐다. 그렇지만, 혼자 동영상을 봤을 때는 공연에 대한 뇌 동기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라이브 공연의 동기화는 다른 사람들과 순간을 공유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라이브 공연을 관람한 실험자들에게 몰입도가 가장 높은 순간을 조사했는데, 놀랍게도 거의 모든 사람이 같은 장면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람들은 예술이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제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라며 “예술에 대해 받는 느낌은 다를지라도 사람들이 몰입하는 순간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발견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재미있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귀도 오르그스 UCL 교수(신경과학)는 “공연 예술에 대한 공감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며, 이는 공연 예술이 사회적 예술이라는 미학적 해석과 일치한다”라고 말했다.
  • 귀찮은 운동, 신나게 할 수 있는 방법 [달콤한 사이언스]

    귀찮은 운동, 신나게 할 수 있는 방법 [달콤한 사이언스]

    ‘노출의 계절’이자 ‘휴가철’인 여름을 맞아 뒤늦게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급하게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재미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효과도 크지 않다. 사실 따로 시간을 내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운동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권장 일일 운동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4분의1도 안된다. 그 이유도 알고 보면 구체적인 동기 없이 억지로 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대(UCL) 스포츠·훈련·보건 연구소, 인지 신경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성격에 따라 맞는 운동이 따로 있으며, 이렇듯 궁합이 맞는 운동을 하면 훨씬 즐겁게 할 수 있고 운동 효과도 커진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심리학’(Frontiers in Psychology) 7월 8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다양한 체력 수준과 배경을 가진 성인 남녀 132명을 2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근력운동과 사이클링으로 구성된 8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평소 생활 방식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운동 참여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격 특성을 조사해 외향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증성, 개방성 5개 군으로 나눴다. 또, 참가자들에게 실험 시작 전후는 물론 8주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 프로그램의 만족도와 즐거움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일단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실험 전에 비해 건강해진 것이 확인됐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고강도 운동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느꼈고, 신경증적 경향이 높은 사람은 개인 운동 프로그램을 선호했으며, 고강도 운동 중간에 자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운동 효과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실성과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주위 사람의 존재와는 상관없이 본인들이 호기심을 느끼는 경우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 전에는 두 그룹 모두 스트레스 지수가 비슷했지만, 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운동 이후 스트레스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신경증적 경향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를 이끈 폴 버지스 UCL 교수(인지·계산 심리학)는 “성격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신체 활동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추천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프로그램 성공과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라며 “우리 뇌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결돼 있어 우리 행동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결정하는 만큼, 즐거움을 느끼고 관심이 가는 운동을 선택한다면 꾸준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이코패스-일반인 구분 가능?…美연구진, ‘뇌 구조 차이’ 발견

    사이코패스-일반인 구분 가능?…美연구진, ‘뇌 구조 차이’ 발견

    과학자들이 폭력성을 동반하는 이상심리 소유자인 ‘사이코패스’와 일반인을 구분하는 차이점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사이코패스가 왜 극도로 불안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뇌 구조의 극명한 차이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점수가 높은 성인 남성 39명과 대조군의 뇌를 스캔한 이미지를 비교해 편도체에서 눈에 띄는 손상을 찾아냈다고 ‘유럽 정신의학·임상신경과학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 최근호에 발표했다. 편도체는 두려움과 분노, 감정 인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인간이 사회인으로 기능하는 기반이 된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운동과 학습을 제어하는 기저핵(basal ganglia), 신체의 감각 중계소인 시상(thalamus), 운동 기능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뇌(cerebellum)에서 수축한 영역이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서 조절과 충동 억제, 사회적 행동을 관장하는 영역인 안와전두피질(OFC)과 섬엽 영역이었다. 연구진은 “거짓말을 하거나 화를 내고 또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막아주는 뇌의 부분이 눈에 띄게 손상된 것”이라면서 사이코패스가 겪는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공감과 죄책감, 도덕적 추론과 관련한 뇌 영역 간의 연결도 약해졌다고 나타났는데, 이는 사이코패스의 냉담한 행동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신경 회로 배선’(neural wiring)에 깊이 뿌리박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속임수나 조작 같은 일부 특성은 삶의 경험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뇌 차이는 사이코패스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데일리메일은 짚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극단적인 반사회적 행동할 위험이 있는 개인을 식별하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종종 표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므로 차갑거나 무관심하거나 불안할 정도로 얄팍하게 보인다. 이들의 충동적인 행동은 연구에서 발견된 신경학적 이상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1% 미만이 사이코패스이지만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의 20%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 성향의 사람들 대부분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60%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거짓말을 하고 40~60%는 교통 속도 제한을 무시하며, 10%는 불법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가 다른 사람을 관찰해 행동을 모방하고 학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의 일부인 거울 뉴런 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사람은 누군가가 울거나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공감을 배우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정신병질 점검표(Psychopathy Checklist)라는 사이코패스 진단 도구를 사용해 특성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그렇다고 해서 사이코패스로 진단받은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거나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주변 환경에 녹아들 수 있다. 정서적인 감정을 흉내 내고 위험한 충동을 감추고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지난 3월에는 사이코패스가 사디즘(가학 성애)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사디즘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나 괴로움, 또는 굴욕감을 안겨줘 쾌감을 얻는 것인데,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트롤링(다른 사람을 화나게 해 관심을 끄는 행위)하고, 비디오 게임 캐릭터를 죽이고, 벌레를 죽이고, 부두 인형에 핀을 꽂는 행위도 사디즘에 해당한다. 당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벌레에 해를 끼치려는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사디즘이 알려진 것보다 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에서 오는 불필요한 쾌감, 즉 가학적 쾌감은 대인관계와 사회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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