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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크의 ‘절규’는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뭉크의 ‘절규’는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그림들은 독특한 화풍을 보이고 있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작품 한두 개 정도는 금세 떠올립니다. 뭉크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그림은 ‘절규’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패러디 작품을 만들어 낸 1893년 작품 절규는 불행한 가정사와 깊은 우울증에 시달렸던 뭉크의 내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S자 모양으로 휘어진 몸에 입과 눈을 크게 뜬 채 두 볼에 손을 올리고 소리를 지르는 듯한 사람은 뭉크 자신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절규를 그린 캔버스 왼쪽 위 구석에 연필로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친 사람에 의해서만 그려질 수 있는”이라고 쓰인 문장이 뭉크가 직접 쓴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림 속 사람이 절규하는 순간의 감정이나 그림을 그릴 당시 뭉크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명, 절규는 무서울 때 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다양한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위스 취리히대 인지·정서신경과학연구팀, 언어진화연구센터,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 신경과학연구센터, 노르웨이 오슬로대 심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비명이나 절규 속에는 최소한 6가지 이상의 감정이 표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4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는 물론 다른 포유류 종에서 비명과 같은 외침은 포식자나 적이 나타났을 때, 환경적 위협을 느끼는 부정적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일종의 경보 신호로 사용됩니다. 사람들도 위험에 빠지거나 절망적인 상황일 때 소리를 지릅니다. 이렇게 공포나 절망에 사로잡혀 내지르는 비명에 대해 심리학자와 뇌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12명을 대상으로 긍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똑같이 ‘아~’ 하면서 크게 비명을 지르도록 한 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촬영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성인 남녀 3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집단은 앞서 실험처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상황을 제시한 뒤 비명을 지르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그 비명을 듣고 어떤 감정이나 상황으로 느껴지는지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연구팀은 똑같은 실험을 또 다른 29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재현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흔히 아는 공포 이외에도 비명과 절규 속에서 고통, 분노, 쾌락, 슬픔, 기쁨의 6가지 감정이 실려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두려움과 분노 상태에서 나오는 경고성 비명보다는 다른 감정이 더 많이 포함된 비경고성 비명이 타인에게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된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습니다. 비경고성 비명은 뇌의 청각 영역과 전두엽 부분을 더 활성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사샤 프뤼홀츠 취리히대 교수(인지과학)는 “비명이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보다 사람의 의사소통에 더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고, 이는 사람이 다른 영장류들과 다른 경로로 진화됐음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edmondy@seoul.co.kr
  • “원한다면 ‘쥐라기 공원’ 가능…완전히 새로운 공룡 얻을 수 있을 것”

    “원한다면 ‘쥐라기 공원’ 가능…완전히 새로운 공룡 얻을 수 있을 것”

    머스크의 뉴럴링크, 공룡창조 가능성 언급전문가 “공룡 게놈지도 없다” 반박공룡 유전자 확보도 난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유전자 공학 기술을 이용해 영화 ‘쥐라기 공원’의 세계를 실제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199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쥐라기 공원’은 한 부유한 사업가가 유전자 복제 기술을 통해 멸종한 공룡을 되살려내고 인간의 통제하에 공룡 테마파크를 만들려 하지만, 부활한 공룡들이 인간을 공격하고 놀이공원의 파멸을 가져온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9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뉴럴링크 공동창업자 맥스 호닥이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호닥은 “우리가 원한다면 아마도 쥐라기 공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유전학적으로 진짜 공룡이 아니라 아마도 (유전자) 공학과 번식 작업을 통해 완전히 이색적인 새로운 공룡 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닥은 영화와 달리 유전자 공학 기술이 생물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생물 다양성은 분명히 가치가 있고 (생물) 보존은 중요하다”며 “하지만 왜 우리는 거기서 멈추는가. 좀 더 의도적으로 새로운 다양성을 만들어내면 어떨까”라고 썼다. 다만, 그는 멸종된 공룡을 되살려낼 구체적인 유전자 공학 기술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고 미국 매체 더힐은 전했다.멸종된 공룡 되살리기 위해선 몇 가지 난제 극복해야 인디펜던트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멸종된 공룡을 되살리기 위해선 몇 가지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쥐라기 공원’에선 호박 화석 내에 보존된 고대 모기의 피에서 공룡 유전자를 추출하는 것으로 설정되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공룡 연구원인 수지 메이드먼트 박사는 “우리는 호박 화석 내에 보존된 모기와 파리를 갖고 있지만, 호박 안에 있는 대부분의 모기는 조직까지 보존된 게 아니라 껍질일 뿐이고, 모기의 몸에 피가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또 영화에서는 공룡의 유전자 지도에서 빠진 부분을 개구리 DNA로 메워내 공룡을 되살려낼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현재 멸종된 공룡의 게놈 지도는 없다. 메이드먼트 박사는 “게놈은 생물의 완전한 DNA 세트를 의미한다”며 “완벽한 게놈이 없으면 DNA의 어떤 부분이 빠졌는지 알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 ‘쥐라기 공원’은 공룡을 되살려내기 위해 개구리 유전자를 활용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공룡의 후예인 조류나 공룡과 같은 조상을 둔 악어의 유전자를 활용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젠더 모자이크(다프나 조엘·루바 비칸스키 지음, 김혜림 옮김, 한빛비즈 펴냄) 이스라엘 신경과학자 다프나 조엘 등이 ‘남녀의 뇌 구조가 달라서 능력과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 통설에 반론을 제기한다. 저자는 성인 14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대체로 남녀의 사고 구조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두뇌는 남녀의 특징이 혼합된 ‘모자이크’ 같다고 주장한다. 264쪽. 1만 6500원.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명정구 지음, 산지니 펴냄) 해양생물학자인 저자가 40여년간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만난 물고기와 해양생태계를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우리가 몰랐던 물고기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며, 수억년 동안 생태계의 질서를 지켜 온 물고기들은 지구의 ‘진정한 터줏대감’이라고 부른다. 256쪽. 1만 8000원.충선생(곽정식 지음, 자연경실 펴냄) 포스코 등 기업에서 35년간 근무했던 저자가 곤충, 자연, 사람에 대한 통찰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를 엮었다. ‘늘 신중한 잠자리’, ‘늘 배고픈 사마귀’ 등 생물체 21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그들의 생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270쪽. 1만 5000원.집값은 잡을 수 있는 것인가(이상현 지음, 한울엠플러스 펴냄) 도시 설계학자의 시각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저자는 집값 상승이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부정적이며, 집값은 실수요 시장이 아닌 가수요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으로 서울 집중을 해소하고 정책 목표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우선 얻을 것을 제시한다. 320쪽. 2만 3000원.시간의 압력(샤리쥔 지음, 홍상훈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의 대표적 소설가 샤리쥔이 춘추전국시대부터 중국 역사 속 한 획을 그은 인물들에 대해 탐구한 에세이. 시인 굴원과 삼국지의 영웅 조조, 역사가 사마천 등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영웅들의 아픔과 인격을 해부한다. 512쪽. 2만 5000원.기후변화 시대의 사랑(김기창 지음, 민음사 펴냄) ‘방콕’의 김기창 작가가 기후변화를 테마로 쓴 단편소설 모음집. ‘하이 피버 프로젝트’, ‘약속의 땅’ 등 10편을 통해 이상 기후에서 촉발된 다양한 미래상을 그려 냈다.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고안된 안전 도시 ‘돔시티’가 환경뿐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다. 332쪽. 1만 4000원.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이 음악을 즐기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이 음악을 즐기는 이유, 알고보니…

    “음악은 야만적인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17~18세기 영국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지만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다.”(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 거리를 지날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음악에 집중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삶에서 음악은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영화에서 음악을 빼놓는다면 영화에 올곧게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등골이 서늘하게 만드는 공포영화에서 긴박감 넘치게 만드는 음악이나 소리효과가 없다면 공포감은 저멀리 사라져 있을 것이다. 많은 뇌신경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인간에게 뚜렷한 생물학적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음악을 즐겨 듣는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맥길대 몬트리올 신경학연구소, 몬트리올 뇌·음악·소리 국제연구소(BRAMS), 몬트리올 뇌·언어·음악연구센터(CRBLM) 공동연구팀은 뇌의 청각회로와 보상회로 사이의 의사소통이 인간이 음악을 즐기는 중요한 이유라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3월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7명의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일련의 팝 음악을 들려주면서 뇌 변화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음악을 들을 때 뇌의 청각회로가 보상회로를 자극함으로써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좋아하는 음악이 나올 때 이 과정은 더욱 강화돼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증을 치료할 때 많이 활용되는 ‘경두개 자기자극’ 장치를 이용해 음악을 듣기 전 보상회로를 강하게 자극시켰다. 경두개 자기자극은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는 비수술 뇌자극의 방법이다. 음악을 듣기 전 보상회로를 자극 받게 되면 음악을 들을 때 즐거움과 쾌락의 강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반면 보상회로 활성을 낮추게 되면 음악을 들을 때 단순히 외부 소리를 듣는 것처럼 즐거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맥길대 심리학과·몬트리올 신경학연구소 로버트 자토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각 영역이 보상영역 사이에 상호작용을 하면서 즐거움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라며 “음악이 뇌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방식은 음식, 돈, 술, 중독성 물질이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인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술 끊으면 죽는 사람’ 아시나요

    [아하!] ‘술 끊으면 죽는 사람’ 아시나요

    오늘부터 술 줄여야 하는 이유 ‘금단증상’술 안 마시면 근육 수축되는 ‘대발작’물체 작게 보이는 ‘왜소 환시’도 경험불안, 떨림, 환각 동시에…사망률 15%술을 마시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우리가 흔히 ‘알코올 중독’으로 부르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병원에 가는 환자는 한 해 8만명에 이릅니다. 숨어있는 환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평균적으로 50세가 되기 전에 사망한다는 무서운 통계도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이 심해지면 충동적으로 술을 찾게 되고 한번 마시면 좀처럼 멈추질 못 합니다. 이런 분들은 주변에서 보거나 영화 등에서 접해 잘 알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증상이 더 심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술을 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태에 이릅니다. 지금 이 ‘알코올 금단’의 위험성을 읽는다면 오늘 마시는 술의 절반은 덜어내시길 바랍니다. 19일 대한소화기학회지와 대한신경과학회지에 실린 관련 논문에 따르면 알코올 금단증상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음주량을 줄일 때 생기는 증상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미국 ‘정신 질환 통계 및 분류 편람 5판’(DSM-5)을 보면 기본적으로 수시간에서 수 일 이내에 불면, 오심, 구토, 초조, 불안, 손떨림, 환각, 대발작 중 2개 이상의 증상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술 안 마시면 불안…그래서 또 먹는다 술은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누릅니다.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깨진 알코올 금단 환자는 술을 끊으면 흥분을 억제하지 못해 초조함과 불안감을 느끼고 심하면 헛것을 보거나 발작을 경험합니다. 증상이 경미하다 해도 불편한 증상을 피하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시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금단증상이 나타나면 술을 마시지 않고는 단 ‘하루’도 버티지 못 합니다. 금단증상이 보통 마지막 음주 6~24시간 뒤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24~36시간 뒤에 급성 증상이 가장 심하고 48시간을 넘어가면 다소 약해집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도움없이 48시간까지 버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위험한 급성 증상 중 하나는 ‘경련’입니다. 알코올 금단 환자의 3~10%가 경험하는데, 금주 후 48시간 이내에 90%가 1~2번의 ‘대발작’을 경험합니다. 뇌전증 발작과 유사하며 의식을 잃거나 온몸의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겪습니다. 경련의 강도는 술을 마신 기간이 길수록 높아진다고 합니다. 경련은 알코올 금단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알코올 금단 환자의 3~10%가 경험하는 다른 증상은 ‘환각’입니다. 금주한 뒤 수일 이내에 생기며 며칠 동안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1주일 이내에 사라지지만 심하면 몇 주나 몇 개월, 아예 만성 환각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온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특징적으로 사물이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왜소 환시’가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또 증상이 더 심해지면 작은 벌레가 온 몸을 기어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촉’을 느낍니다. 이것은 마약 중독, 심한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합니다. 알코올 금단증상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진전 섬망’입니다. 금단 환자의 5% 정도가 경험합니다. ‘진전’은 몸의 떨림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머리, 손, 몸이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떨리고 방향 감각 상실, 혈압 상승, 혼란, 환각, 환청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무서운 증상입니다. 금주 후 3~5일 후에 생기고 2~3일간 계속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무려 15%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것은 중증 아편 의존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합니다.작은 금단 증상도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가 증세가 심각해질 때가 병을 숨기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옵니다. 해독치료와 영양보충, 정신과적 치료로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 대부분은 ‘나는 중독자가 아니야!’라고 손사레를 치지만 결국 인정하는 과정에 치료가 시작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절주와 금주입니다. 술을 끊지 못 하겠다면 음식이라도 많이 드세요. 배를 채우면 술을 덜 먹게 됩니다. 숙취 뒤에는 충분히 휴식하고 ‘해장술’을 끊어야 합니다. ‘필름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 아웃’은 뇌손상의 시작입니다. 코로나19 시대, 회식은 줄었지만 한편으로 집에서 반주를 마시는 분은 늘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과 금단 증상의 위험성을 늘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학머리 타고난게 아니라오

    수학머리 타고난게 아니라오

    수학에 ‘젬병’이어서 어문학부를 선택한 학생이 나중에 공학부의 교수가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현관문을 열었을 때 뜨개질하고 있는 좀비를 만날 확률과 비슷하려나. ‘이과형 두뇌 활용법’은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로 학창 시절을 보내다 미 오클랜드대 공학부 교수가 된 이가 쓴 수학 학습법 책이다. 스스로 체득한 방법뿐 아니라 다수의 유명 교수, 이과생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노하우들을 곁들였다. 여기에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등 ‘수학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이론도 함께 담았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고, 누구나 연습만 하면 ‘수학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시절 깡말랐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가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수포자’에서 벗어나 수학 애호가가 되려면 특정한 시점을 넘어서야 한다. 육상 종목의 ‘사점’(dead point)처럼 말이다. 저자는 그 지점을 비교적 완만하게 벗어날 방법 열 가지를 펼쳐 놨다. 가장 먼저 강조한 건 집중모드와 분산모드의 활용이다. 집중모드는 고도로 집중한 상태, 분산모드는 일종의 휴식 상태다. 공부할 때는 집중모드만 필요할 것 같지만 분산모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그 예다. 수학계의 전설로 꼽히는 그는 수학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휴가를 즐기며 반짝 해답을 찾곤 했다. 다소 의미 차이는 있지만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기’ 정도로 이해하면 맞을 듯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토머스 에디슨 등 과학자,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예술가 등 ‘위인전’을 통해 접했던 인물들이 두 모드를 조화롭게 활용했다고 한다. 여기에도 전제는 있다. 휴가를 가거나 잠자리에 들거나 심지어 낮잠을 자기 전까지는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두뇌는 다른 데로 눈을 돌린다. 반복 학습(복습)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반복하지 않으면 머릿속 ‘대사 뱀파이어’가 해당 기억이 강화되기 전에 신경 패턴을 쪽쪽 빨아먹어 없앨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정 시간 집중한 뒤 그보다 많은 시간을 보상에 할애하는 ‘포모도로 기법’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요령”이라며 최대 효율을 내는 학습법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공부를 망치는 것들도 있다. ‘수포자’들에게 악몽의 서곡은 ‘미루기’다. 저자가 “소량의 독을 꾸준히 먹는 일”이라며 서둘러 버려야 할 것으로 꼽은 습관이다. 미루기 전문가(외국엔 이런 전문가도 있다!)인 리타 에밋은 “어떤 작업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 그 작업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했다. ‘수포자’의 과정을 겪느니 차라리 수학 공부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정보사회의 필수 기능으로 여겨지는 ‘멀티태스킹’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저자는 “한번에 여러 일을 진행하는 멀티태스킹은 뿌리내리려는 식물을 계속 (위로) 잡아당기는 일과 같다”고 지적했다. 주의 집중의 대상을 계속해서 바꾸면 아이디어나 개념이 뿌리를 내리고 번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최우식·송은이 취침 전 붙이는 ‘입테이프’ 뭐길래

    최우식·송은이 취침 전 붙이는 ‘입테이프’ 뭐길래

    최근 방송인 송은이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기 전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입테이프’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송은이는 JTBC ‘독립만세’에서 “비염이 있는데, 입막음 테이프를 하니 입이 덜말라 좋다”고 말했다. 배우 최우식도 tvN ‘여름방학’에서 “한 번만 형 믿고 붙여봐”라는 이선균의 말에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모습을 보여줬다.코를 골거나 입술이 자주 말라있다면코를 골거나 자고 일어났을 때 입술이 자주 말라 있다면 수면 중 구강호흡을 의심해봐야 한다. 구강호흡이 심해지면 벌어진 입 때문에 얼굴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다. 장시간 방치하면 좌우 짝짝이 안면비대칭과 치아 부정교합의 원인이 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임상신경과학과에서는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와 코로 숨을 쉬는 경우 뇌의 변화를 실험했고, 입으로 숨을 쉬면 기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감정에 관여하는 편도체가 있는 변연계와 전전두피질 등 뇌의 많은 영역에서 뇌파의 진동패턴이 호흡주기에 동조하는 현상을 발견했고, 이는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뀌는 기억공고화(Memory consolidation)에 영향을 미치는데, 입으로 숨을 쉴 때보다 코로 숨을 쉴 때 기억공고화가 잘 이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코로 숨을 쉬면 콧속의 점액과 섬모가 공기 속 먼지와 세균, 유해물질을 걸러줘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적어진다. 또 공기가 코를 통과하면서 온도와 습도가 적절히 조절되는데, 입을 통해 그대로 유입되면 기관지와 폐가 차가워진다. 구강호흡을 하면 입이 마르면서 타액의 분비량이 줄어들고 세균의 양이 증가한다. 건조해진 구강에는 칫솔질을 해도 잇몸질환이 잘 생긴다. 특히 잠을 잘 때 입으로 숨을 쉬면 충치, 편도결석 등 각종 구강질환에 걸리기 쉽다.입테이프는 보조적 수단일 뿐의식적으로 코로 숨을 쉬려는 노력과 함께 적정한 실내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잘 때 입에 붙이는 테이프, 턱을 고정시켜 입을 다물게 만든 특수 마스크 등은 보조적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증명된 연구 결과는 없기 때문에 그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입으로 숨 쉬지 않는 사람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기 가수 안디엔은 자신과 남편, 2살짜리 아들 입에 테이프를 붙인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줬고 목이 건조해지는 것도 완화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린 아이 입에 테이핑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긴급한 상황에 대부분의 어른은 스스로 테이프를 떼버릴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너멀 쿠마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입에 테이핑하는 방법은 최소 5살쯤부터 권장한다. 테이프를 입술 바로 위에 붙이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나도 실험한다멍”…장애인 과학자 돕는 실험실 조수犬 화제

    “나도 실험한다멍”…장애인 과학자 돕는 실험실 조수犬 화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화학 실험실에는 조금 특별한 연구조수가 있다. 아침 9시만 되면 어김없이 보호장비(PPE)를 갖춰 입고 나타나 조용히 한 구석에 자리 잡는 녀석은 다름 아닌 조이 램프(56) 연구원의 안내견 샘슨이다. 샘슨은 램프의 안내견으로서 실험실 연구조수도 겸하고 있다. 말 조련사였던 램프는 2006년 승마 사고로 장애를 얻었다. 안와, 광대뼈, 턱뼈, 쇄골, 척추뼈까지 무려 23곳이 골절됐으며, 뇌도 크게 다쳤다. 전두엽 앞쪽 전전두피질(PFC) 문제로 몸 왼쪽 신경이 영구 손상됐다. 사고 이후 신경과학에 관심이 생긴 그녀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 2개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과정에 돌입했다. 하지만 장애는 연구에 걸림돌이었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탓에 이동성에 제한이 생기자 그녀는 안내견 ‘샘슨’을 연구조수로 영입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징후까지 알아차릴 만큼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샘슨은 실험실에서도 척척 보조를 맞추었다. 램프는 “실험하다 뭔가를 떨어뜨리면 곧장 내 옆으로 온다. 그 덕에 나는 샘슨에게 기대어 물건을 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샘슨이 실험실 조수견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한 번도 실험실에 개를 들인 적이 없어 관련 지침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램프는 “안내견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개라는 사실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연구실에 개가 드나든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학문 정진을 위해선 안내견 도움이 절실했던 만큼 그녀는 정교한 지침을 마련, 지지를 끌어냈다. 안내견이 사람과 동일한 실험용 보호장비(PPE)를 착용하고, 늘 사람 시야에 있는다는 조건으로 실험실 출입을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샘슨은 실험실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 4시간 동안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도록 훈련해야 했다. 램프는 “보호장비 적응을 위해 샘슨은 일정 기간 보호장비 착용을 생활화했다”고 덧붙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실험복과 덧신, 고글 등 보호장비를 완벽 장착한 샘슨은 이제 어엿한 실험실 일원이다. 연구조수로서는 손색없는 안내견이 됐다. 램프는 자신과 샘슨의 사례가 전 세계 대학 실험실 안내견 도입에 참고할 만한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램프는 “장애인도 과학을 공부하고 싶을 수 있다. 신체적 장애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지 않고 실험과 연구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샘슨 도움 없이 나는 연구나 실험을 할 수 없을 거다. 안내견은 매우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는다”며 장애인의 과학 접근성을 높이는데 안내견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램프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안내견을 단순히 귀엽게만 보고 지나치지 말고, 실험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실험실 안내견 제도에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다른 사람 꿈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 ‘인셉션’ 현실화 될까

    [달콤한 사이언스] 다른 사람 꿈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 ‘인셉션’ 현실화 될까

    2010년 개봉한 SF영화 ‘인셉션’은 타인의 꿈 속으로 들어가 생각을 빼내거나 주입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실 누구나 꾸는 꿈은 익숙한 현상이지만 SF의 소재 뿐만 아니라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서는 무의식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뇌과학자들이 꿈을 꾸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놀라은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인지과학과, 텍사스 오스틴대 심리학과, 정밀계측기업 넥스트센스사(社), 독일 오스나브뤽대 인지과학연구소, 함부르크 수면·꿈 기술연구소, 프랑스 소르본대 뇌인지과학 연구소, 피티에-살페트리에르병원 수면장애연구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메디컬센터 뇌·인지·행동연구소, 이탈리아 볼로냐대 의대 외과학교실 공동연구팀은 꿈을 꾸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실시간으로 답을 들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9일자에 실렸다. 꿈은 깨어있을 때 경험했던 일이나 기억들이 자는 동안 다양한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을 만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은 억눌린 욕망을 투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꿈을 ‘해석’해 각종 신경증이나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창구라고 여겼다. 뇌신경과학이 발달하면서 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연구팀은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각각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미국 연구팀은 일주일에 최소한 1번 이상 꿈을 꾸는 18~33세의 건강한 성인남녀 22명, 독일에서는 21~40세의 건강한 성인남녀 10명, 네덜란드에서는 19~37세 성인남녀 37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프랑스에서는 자각몽을 꾸는 성인남녀 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자각몽은 자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꾸는 꿈을 말한다. 실험 결과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면서 연구자들의 지시를 따르고 간단한 덧셈 뺄셈 같은 수학문제를 풀 수 있으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낮에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이나 자각몽을 자주 꾸는 사람들이 꿈꾸는 중에 쌍방향 대화를 쉽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실험대상자들은 꿈을 꾸면서 자신이 꾸는 꿈을 설명하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가 악몽에 자주 시달리는 등 다양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잠자는 동안 기억력을 높여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켄 팔러 노스웨스턴대 교수(인지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렘수면 상태에 있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수면과 기억과의 관계는 물론 수면 장애나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박하·딸기·비누 냄새 못 맡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의심해 보세요

    박하·딸기·비누 냄새 못 맡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의심해 보세요

    박하나 딸기, 비누 냄새를 맡지 못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의심해야 하며, 이는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키는 단백질 이상이 후각신경계 일부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팀은 가천대 의대, 한국뇌연구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유전학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알츠하이머 초기에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은 후각신경계 일부 이상 때문이라고 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에 실렸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도록 만든 생쥐와 일반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기능 이상은 후각신경계와 후각신경세포 일부가 사멸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증상 초기에 후각신경계 일부에 많이 축적되는 것도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박하, 딸기 냄새 못 맡으면 알츠하이머 의심해야 하는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박하, 딸기 냄새 못 맡으면 알츠하이머 의심해야 하는 이유

    박하나 정향, 비누 냄새를 맡지 못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증상을 의심해야 하며 이는 대뇌 전체의 이상이 아니라 후각신경계 일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팀은 가천대 의대, 한국뇌연구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정신건강·신경과학부,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유전학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알츠하이머 초기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중추신경계 문제가 아닌 후각신경계 이상 때문이라고 9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에 실렸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10.2%에 해당하는 약 75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환자의 70% 정도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데 이들은 초기 단계부터 후각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박하, 정향, 가죽, 딸기, 비누 냄새 등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데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도록 만든 생쥐와 일반 생쥐를 대상으로 행동실험과 생리학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기능 이상이 대뇌 중추신경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는 기존 주장들과 달리 후각신경계와 후각신경세포 일부가 사멸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증상 초기에 후각신경계 영역 중 외측 비갑개부터 배쪽 후각구 영역에서 특히 많이 축적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후각영역의 신경연결정도를 수치화하는 방법을 개발해 분석한 결과 후각신경세포의 퇴화와 재생의 균형이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부터 무너진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나 위험군 조기선별을 위한 새로운 진단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일 D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는 물론 다른 퇴행성 뇌질환 진행 초기에 후각신경계와 중추신경계 간 연관성을 규명한 것으로 추후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군 조기선별 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환자 뇌 속 보니...일반인보다 ‘이것’ 적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환자 뇌 속 보니...일반인보다 ‘이것’ 적었다

    우울증은 이전에는 단순히 기분이 저하된 상태로 알려져 ‘마음의 감기’라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왔었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생각이나 사고과정, 동기, 의욕,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적, 육체적 기능이 저하돼 심할 경우는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많은 심각한 정신질환이다. 우울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경과학자들이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뇌세포를 찾아냈다. 캐나다 맥길대 더글라스 정신건강연구소, 신경과학통합연구센터, 맥길대 의대 정신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우울증으로 사망한 성인과 다른 원인으로 급사한 사람의 뇌세포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서 유독 많이 발견되는 뇌세포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정신과학’ 5일자에 실렸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몸 속 염증이 뇌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많은 연구자들이 우울증은 체내 염증이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뇌신경세포가 우울증을 유발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가운데 연구팀은 맥길대 부속병원의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우울증으로 사망한 10명과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이 아닌 다른 신체증상으로 인해 급사한 10명의 뇌 조직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해마 부위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의 GFAP와 비멘틴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성상교세포는 별 모양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신경세포에 영양공급, 이온농도 조절, 노폐물 제거 등 역할을 한다. 뇌 조직 분석결과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의 뇌에서는 전반적으로 성상교세포 숫자가 줄고 비멘틴 GFAP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또 성상교세포의 구조나 형태는 일반인이나 우울증 환자나 다르지 않았지만 세포의 분포와 숫자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중증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록 성상교세포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이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뇌 세포의 구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성상교세포의 감소를 막아주면서 자연스럽게 뇌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울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치매와 같은 기억 관련 질환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끌고 우울증과 자살에 있어서 뇌 염증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는 나귀브 메차와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 유발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찾아냄으로써 효과적인 신개념의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없는 효과적 우울증 치료가 가능해지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생각만으로 게임한다”… 머스크, 원숭이 뇌에 칩 이식

    “생각만으로 게임한다”… 머스크, 원숭이 뇌에 칩 이식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괴짜 사업가’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원숭이 뇌에 비디오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에 몰두했던 머스크의 도전이 빠르게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이날 오디오 전용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최근 실험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클럽하우스 청취자들에게 “우리는 머릿속 생각으로 비디오게임을 할 수 있는 원숭이를 갖고 있다”며 뉴럴링크가 원숭이의 뇌에 비디오게임과 연결되는 무선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실험이 진행 중인 원숭이를 “행복한 원숭이”라고 일컬으며 한 달 뒤쯤 해당 실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동영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으로, 뇌에 이식한 칩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이나 척추손상, 선천적 장애 등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 인공지능까지 장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머스크는 2019년 7월 기자회견에서 동물 실험 이후 인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인간의 두뇌에 무선 칩을 심어 생각만으로 각종 전자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 후 약 1년 뒤인 지난해 8월 인체 시험에 앞선 초기 연구로 뇌에 칩을 이식하고 두 달간 생활한 돼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원숭이 실험 발언은 지난해 관련 연구가 한층 더 심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실험 대상인 원숭이들이 “‘마인드 퐁’ 놀이를 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마인드 퐁은 손 등 신체를 사용하지 않고 생각으로 제어되는 비디오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원숭이 뇌에 칩 이식했더니…비디오게임을 합니다”

    “원숭이 뇌에 칩 이식했더니…비디오게임을 합니다”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원숭이한테 무선 컴퓨터칩 심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원숭이 뇌에 비디오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머릿속 생각으로 비디오게임을 할 수 있는 원숭이를 갖고 있다”면서 뉴럴링크가 원숭이의 뇌에 비디오게임과 연결되는 무선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고 소개했다. 머스크는 오디오 전용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이러한 내용의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2일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실험이 진행 중인 원숭이를 “행복한 원숭이”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원숭이 실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원숭이들이 서로 ‘마인드 퐁’(mind-Pong)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마인드 퐁’은 손 등 신체를 사용하지 않고 생각으로 제어되는 비디오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머스크는 대략 한 달 뒤 비디오게임 칩이 이식된 원숭이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한편 머스크는 2019년 7월 기자회견에서 동물 실험 이후 인체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인간의 두뇌에 무선 칩을 심어 생각만으로 각종 전자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낮잠이 뇌 속 노폐물 없애 건강한 뇌 만들고 치매까지 막는다

    [달콤한 사이언스] 낮잠이 뇌 속 노폐물 없애 건강한 뇌 만들고 치매까지 막는다

    봄이나 가을 같은 환절기가 아니더라도 점심을 먹고 나면 배부름의 만족감과 함께 밤잠의 부족함까지 몰려들면서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진다. 낮잠은 학습 집중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에서는 여전히 오후 2~5시 사이에 낮잠을 자는 ‘시에스타’ 문화가 남아있기도 하다. 실제로 점심 직후 잠깐의 낮잠이 뇌 속 노폐물을 제거해 인지능력을 높이고 치매까지 막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중국 우후4차인민병원 노인병학과, 상하이 정신보건연구센터 알츠하이머및퇴행성뇌질환연구소, 노인정신건강과, 상하이 교통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10~30분 이내로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인지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BMJ 일반 정신과학’ 26일자에 실렸다. 전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의 발달로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 정도가 치매를 비롯한 인지기능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밤잠이 줄고 낮잠의 길이와 빈도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낮잠과 노인들의 인지능력 저하 방지의 연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베이징, 상하이, 시안 등 중국 내 대도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남녀 2214명을 대상으로 낮잠을 자는지 여부와 혈액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 치매검사와 인지능력평가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이들의 평균 야간수면시간은 약 6.5시간이었으며 680명은 낮잠을 안 자는 것으로 확인됐다. 낮잠을 자는 노인들은 최소 5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낮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낮잠을 자는 사람이 낮잠을 안 자는 사람에 비해 시공간인지능력, 작업기억력, 주의력, 문제해결력, 위치인식, 언어능력 점수가 더 높게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낮잠 여부에 따라 위치인식, 언어능력, 기억력 점수가 두 배 가까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낮잠을 30분 이상 자는 사람들의 인지능력점수는 낮잠을 안 자는 사람보다는 높게 나왔지만 3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사람보다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낮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사람은 시공간능력, 작업기억력, 주의력, 문제해결력, 언어능력 등의 점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 그렇지만 낮잠 시간이 하루 30분 이상인 사람에게서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음. 연구팀은 낮잠은 뇌에 쌓이는 염증성 화학물질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지적 능력을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치매 발병 확률도 낮춰주는 것으로 분석 린 선 상하이교통대 의대 교수는 “밤에 못 잔 ‘잠 빚’을 보충하기 위해 낮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낮잠은 체내 염증 수치를 낮춰주면서 뇌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 뇌의 건강성과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17~18세기에 활동했던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는 “음악은 야만인의 가슴을 달래 주고 돌을 무르게 만들며 옹이 진 나무를 휘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음악은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도 하고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스위스 취리히대 실험심리학부 신경심리학교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행동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1월 26일자에 음악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음악가들의 뇌가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뇌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절대음감(AP)을 가진 음악가 52명, 상대음감(RP)을 가진 음악가 51명,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 50명을 대상으로 ‘안정상태 기능성자기공명영상’(rsfMRI)과 ‘확산강조영상’(DWI) 기법으로 뇌신경을 촬영했습니다. 절대음감은 특정 음을 듣고 해당 음의 절대적 높낮이를 본능적으로 판별해 내는 청각적 감각을 말합니다. 상대음감은 특정 음을 들었을 때 음의 조성에 따른 상대적 높낮이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이들 세 집단의 뇌신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음악가들과 일반인들의 뇌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좌뇌와 우뇌 청각영역의 뇌신경 연결 상태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음악가의 뇌신경망이 촘촘하게 짜인 그물이라면 일반인들은 듬성듬성 연결됐다고나 할까요. 음악가들의 절대음감 여부는 뇌의 기능적 연결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음악을 시작한 나이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려서 음악을 시작한 음악가일수록 뇌신경망이 촘촘하고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높낮이의 음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청각기능을 자극함으로써 뇌신경망 전체 발달을 이끌고 강화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악과 관련해서 또 하나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외과, 신경과, 소아외과, 생물통계과, 마취과, 흉부외과 공동연구팀은 음악이 심장수술 환자들의 불안과 통증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오픈 하트’ 1월 2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5개의 의학·과학 연구데이터베이스에서 2019년 10월까지 발간된 심혈관수술과 음악에 관한 논문 20건, 설문조사 16건을 찾아 메타분석했습니다. 이들 연구에는 각각 1169명, 987명의 환자가 분석 대상이었습니다. 메타분석 결과 환자의 90%가 관상동맥 우회술,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혈관 수술환자들은 진통제를 투여받아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에게 입원 직후부터 수술 후 일주일까지 음악을 들려 주는 것이 불안감과 통증을 실제로 낮춰 주며 진통제 같은 약물 투여 효과도 배가시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단 리듬이 강하거나 타악기 연주가 들어간 음악 외에 잔잔한 연주음악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쉬운 요즘 조용한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1998년 영화 ‘이보다 좋을 순 없다’와 2013년 한국영화 ‘플랜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인공들이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이나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그로 인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입니다. 외출할 때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수십 차례 확인하거나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 행위도 강박장애의 일종입니다. 강박증은 인지 및 행동치료, 약물치료 방법으로 개선을 꾀하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 심리학 및 뇌과학과, 시스템 신경과학연구센터, 인지신경영상센터, 감각커뮤니케이션 및 신경기술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강박증 환자 각자의 뇌파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하면 기존 행동 및 약물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성인 남녀 128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뇌파를 측정한 뒤 개인 맞춤형 저주파 전류로 매일 90분씩 5일 동안 안와전두피질을 자극했습니다. 안와전두피질은 눈 바로 뒤쪽에 위치한 대뇌피질 부위로 의사결정 및 기타 인지과정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그 결과 강박증상을 최대 3개월 동안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증상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치료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거나 주삿바늘을 꽂지 않고 단순한 외부 자극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의대 연구팀도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울증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64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연간 수천명이 우울증으로 목숨을 잃는 등 간단히 넘길 수만은 없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의 약 30%가 표준 정신치료나 약물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우울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두개골 10곳에 작은 전기침을 꽂은 뒤 매일 3~10분씩, 10일 동안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점차 개선됐고 최대 6주 동안 정상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험 단계입니다. 강박증, 우울증 등은 20세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흔히 ‘현대사회병’이라고 불립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우울증이나 강박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와 함께 우울증, 강박증 환자가 늘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개선하려는 사회적, 정책적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적으로 여기는 무한 경쟁과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자기 개발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가 이런 정신 장애를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dmondy@seoul.co.kr
  • ‘길치’인 이유?…내 머릿속의 기억 장치 ‘해마’에 문제 있네요

    ‘길치’인 이유?…내 머릿속의 기억 장치 ‘해마’에 문제 있네요

    비슷한 모습의 상점이나 식당들이 즐비하고 좁은 골목길들이 많은 곳에서도 원하는 장소를 금세 찾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번 들른 곳을 눈앞에 두고도 헤매는 사람들도 많다.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못 찾는 이른바 ‘길치’들은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에서 장소정보를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세바스천 로열 박사팀은 미국 뉴욕대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해마 속 장소세포가 위치와 공간에 대한 정보를 바코드처럼 저장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뉴런’에 실렸다. 장소세포가 공간 지각능력을 담당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특정 장소에서 어떻게 활성화돼 공간이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쥐로 두 가지 유형의 공간실험을 실시해 해마의 공간 장기기억 형성과 활성화 원리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공간 기억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정됐지만 구체적인 기능이 파악되지 않았던 해마의 CA1과 CA3라는 부위가 공간과 위치 기억을 저장하는데 핵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공간에 배치된 지형지물의 복잡성 정도에 따라 장소 세포의 활성화 영역과 사용전략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단순한 공간환경에서는 CA1 영역이, 좀 더 복잡한 공간에 대해서는 CA3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세바스천 로열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해마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 기억의 기본 원리를 밝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치매, 기억상실, 인지장애 같은 해마손상 관련 뇌질환 치료와 진단 기술과 함께 생물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냅스 단백질 이상증가 막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피할 수 있다

    시냅스 단백질 이상증가 막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피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황혼기인 노년을 존엄하고 행복하게 보내길 원한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필수요건은 다름 아닌 건강이다. 특히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치매는 서서히 기억을 잃게해 자신이 누구인지까지 망각하게 만들어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이 치매의 주요 원인인 알츠하이머 발병 메커니즘을 새로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뇌연구원 신경회로연구그룹은 알츠하이머를 앓다 사망한 환자의 뇌조직과 유전자 변형으로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킨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뇌신경세포 시냅스의 단백질 중 하나인 ‘RAPGEF2’ 발현 이상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시냅스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 및 응용신경생물학’에 실렸다. 치매 원인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상실, 양극성장애, 언어장애, 운동장애, 망상 등에 시달리게 한다. 알츠하이머 원인에 대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침착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은 뇌신경세포 시냅스를 손상시켜 인지장애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을 모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과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킨 생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RAPGEF2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경생물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RAPGEF2 단백질의 과발현을 촉진시키고 이것들이 다시 하위 신경경로를 활성화시켜 시냅스 손실과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전자현미경 관찰과 행동분석을 통해 생쥐에게 RAPGEF2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키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늘어나더라도 시냅스의 감소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손상도 차단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계주 박사(신경회로연구그룹장)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초기에 나타나는 신경세포 손상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규체적으로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알츠하이머 같이 시냅스 손상성 뇌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개미, 꿀벌 같은 사회적 동물들 집단지능 비밀 풀렸다

    개미, 꿀벌 같은 사회적 동물들 집단지능 비밀 풀렸다

    개미나 꿀벌은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새나 물고기 같은 동물들도 집단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보다는 여럿이 낫다’는 것인데 뇌신경과학 분야에서는 이 같은 동물들의 집단지능의 원리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동물들의 집단지능 원리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공동연구팀은 눈을 관찰함으로써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빛의 반짝임으로 표시되는 프로세서와 LED가 결합된 실시간 뇌파측정분석시스템인 ‘CBRAIN’(씨브레인)을 개발했다. 씨브레인은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LED 불빛으로 표시되도록 해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돼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씨브레인을 이용해 생쥐들이 자신의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을 만났을 때 집단 행동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공포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저측편도체의 자극에 따라 LED 빛이 깜박이도록 한 뒤 생쥐 한 마리가 거미로봇을 만났을 때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 거미로봇을 만났을 때 변화를 관찰하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분석했다. 그 결과 거미 로봇이 우리 안에 들어가면 쥐들에게 부착된 씨브레인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켜졌는데 8마리 쥐들이 무리지어 있을 때는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 발생빈도가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또 무리 지어 있을 경우 최외곽에 있는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났고 안쪽에 있는 생쥐들은 경계신호가 다소 약한 것이 확인됐다.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면서 긴장이 완화되는 사회적 완충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연구팀은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최지현 KIST 책임연구원은 “씨브레인은 뇌 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연구를 하는 뇌과학자 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해 사회성과 관련된 적응장애나 뇌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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