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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소출판사 내모는 인터넷서점 횡포 막아야

    대형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는 ‘뒷돈의 힘’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는 그제 출판사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신간을 ‘기대 신간’(예스 24), ‘급상승 베스트’(인터파크), ‘리뷰 많은 책’(교보문고), ‘화제의 책’(알라딘)이라고 광고하는 꼼수를 부린 교보문고 등 4개 대형 온라인 서점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1주일에 최대 250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마치 읽을 만한 신간을 엄선한 것처럼 독자들을 현혹시켰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도서유통구조가 파괴되면서 출판생태계가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다. 등록 출판사의 92%인 3만 3003개가 책을 출간하지 않은 개점휴업 출판사이고, 불과 2.17%의 대형 출판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 출판사들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몇몇 대형 서점으로부터 정가의 60~70%에 책을 공급하도록 강요받는다고 한다. 소형서점도 1995년 5449개에서 올 10월 현재 1723개만 남았고 68%가 문을 닫았다. 대부분 인터넷 서점들은 19%에 이르는 신간 할인율을 내세워 기존 유통구조를 뒤흔들었다. 이들의 도서유통시장 점유율은 36.8%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도 11번가, G마켓, 옥션 등 복합쇼핑몰의 파격 할인 공세에 견디지 못해 무리수를 뒀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적 공공재이다. 또 출판업은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기본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출판계는 불황의 늪에 빠진 영세 출판사와 몰락하는 동네 책방을 살리기 위해 완전 도서정가제 보장과 출판진흥기금 5000억원 조성, 공공도서관 도서구입비 3000억원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책을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른 현행 할인제도가 영세 출판사와 동네 책방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는 출판계의 주장에 동의한다. 같은 책은 전국 어디서나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완전한 도서정가제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비영어권 16개 나라가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는 것이 본보기다. 신간도서 할인 제한과 사은품·마일리지 제공 등 변칙할인을 차단하는 보완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좋은 책을 원하는 책 소비자, 즉 양질의 독자들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는 ‘뒷돈의 힘’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는 ‘뒷돈의 힘’

    ‘화제의 책’이라고 해서 샀는데 막상 책장을 펼쳐 보니 재미가 없어 묵힐 때가 많다. 자책하기 마련인데 알고보니 소비자를 속이는 온라인 서점의 유인책이 문제였다. ‘추천’, ‘기대’, ‘베스트’ 등의 꼬리표는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광고비를 많이 낸 출판사의 책에 붙여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광고비를 받고 신간을 보다 좋게 소개한 예스24·인터파크·교보문고·알라딘 등 4개 대형 온라인 서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2500만원을 부과했다. 인터파크는 ‘급상승 베스트’라는 코너의 책을 마치 인기를 끄는 것처럼 광고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출판사들로부터 권당 120만원을 받고 201권을 소개해 8000만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예스24도 올 2~6월 ‘기대 신간’이라며 87권을 권당 250만원씩 받고 소개해 2억 16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5월~올 7월 391권을 권당 70만원씩 받고 ‘리뷰가 많은 책’이라고 표시해 줬다. 알라딘도 지난해부터 ‘추천 기대작’, ‘화제의 책’, ‘주목 신간’, ‘화제의 베스트 도서’ 등의 이름을 붙였다. 권당 50만~150만원의 광고비가 목록에 오르는 기준이었다. 공정위는 이런 행태가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한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 제재를 가했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온라인 서점들은 이들 코너가 광고비를 받아 소개하는 코너인지, 자체 평가기준에 맞춰 소개하는 코너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4개 온라인 서점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쇼핑몰 초기화면에 닷새 동안 게시토록 했다. 공정위는 나머지 30여개 온라인 서점도 계속 모니터링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런 소비자 기만 광고는 중소 출판사들에도 큰 어려움을 준다. ‘석하고전연구소’라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백종학(42)씨는 “대형 출판사들이 자본력으로 광고시장을 싹쓸이하고 온라인 서점에서도 소비자를 기만하기까지 하는 상황에서 책의 질로 승부하려는 영세출판사들이 발붙일 곳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바쁜 일정 탓에 책 읽을 시간이 없자 “감옥에 한 번 더 가야겠다.”는 농담을 하곤 했다. 재야 정치인 시절, 사형선고를 받는 등 두 차례나 투옥돼 수감생활을 하면서 수백권의 책을 두루 섭렵했다.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미래의 밥벌이’를 찾은 곳도 교도소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1975년 명동성당사건으로 투옥된 뒤 일본어를 독학하고 환경서적을 250권이나 읽은 뒤 비로소 공해문제에 눈을 떴다. 소설가 장정일은 폭력사건으로 열아홉 살에 소년원에서 1년 6개월을 지내며 독서에 눈을 떠 출소 후 25세에 최연소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교도소를 새로운 범행 수법을 익히는 ‘범죄 대학’이 아니라 ‘사색의 도서관’으로 선용하는 것은 이들뿐이 아니다. 지금도 많은 수감자들이 책 속에서 새 길을 찾고 있다. 교정의 날(28일)을 맞아 수감자들의 독서 실태를 살펴봤다. “교도소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모여 있다는데…. 우리 교육생들은 그렇지 않다.” 강원도 강릉교도소에서 ‘독서치료교육’을 진행하는 정연수 강릉원주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수감자들은 삶에 대한 성찰이 빠르고 깊다.”며 이렇게 말했다. 2년째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해마다 두 달간 8회씩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7~8세 자녀를 둔 수감자 10명을 모아 ‘아버지 독서교실’로 운영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함께 읽고, 애틋한 모정을 그린 동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를 낭독했다. 동화 구연을 하면서 흐느끼는 한 수감자의 음성은 고스란히 CD에 담겨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교도소 관계자는 “면회 온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수감자들도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재범에 의한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교도소 교화정책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는 “재범자를 보면 교도소에서 교화는커녕 악만 키워 오더라.”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교화는 교정정책에 대한 불신만 쌓을 뿐이다. 독서를 통해 수감자들의 심성을 바꾸려는 노력이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는 사색으로 이어져 교정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독서를 통한 교정프로그램은 일선 교도소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강릉교도소처럼 독서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전국 50개 교도소·구치소 중 44곳이나 된다. 일부 신간은 교도소가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관련 단체가 기증한 책들이다. 더러는 출소자가 책을 두고 가기도 한다. 전국 44개 교도소·구치소 도서관에는 이렇게 쌓인 장서가 35만 2000권에 이른다. 특히 독서는 초범 재소자들의 교화에 효과적이다. 초범 중에도 살인 등 중죄를 저지른 수감자들도 있지만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많다. 처음에는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독서를 시작하면서 다른 수감자들과 진지하게 대화하거나 소설 습작까지 쓰는 등 자발적으로 과오를 뉘우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수감자들의 고민과 관심사는 인기 대출서적의 목록에서 잘 드러난다. 성인들이 수감된 강릉교도소의 경우 최근 들어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 ▲엄마를 부탁해 ▲나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등을 가장 선호했다. 삶을 돌아보거나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다. 소년범들이 생활하는 김천소년교도소의 인기 도서는 이와는 또 다르다. 배움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교육방송(EBS)이 간행한 교양도서 ‘지식e 시리즈’가 단연 인기다. 또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불량가족레시피 ▲완득이 등이 뒤를 이었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김남주의 집 ▲남자의 향기 ▲성균관 유생의 나날 등 에세이나 로맨스 소설 등이 잘 나간다. 어학을 배우며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수감자들도 많다. 교정시설 중 영어와 일본어 교육을 맡는 의정부교도소에서는 최근 3년간 81명의 수감자가 토익시험에 응시, 이 중 35명이 8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 관련 교정프로그램은 만족도가 80~90%에 이를 만큼 호응도가 높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장서를 늘리는 등 양과 질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플러스]

    정보교육 수강생 498명 모집 노원구(구청장 김성환) 주민들의 실생활 정보 활용능력 향상을 위해 ‘정보화 교육수강생’ 498명을 오는 31일까지 모집한다. 대상은 만 30세 이상 지역주민이다. 강좌는 컴퓨터 기초, 생활 속 인터넷 등 20개다. 평생학습과 2116-3995. 교통유발 부담금 84억 부과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 지역 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무시설 등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건물에 정기분 교통유발부담금(6308건) 84억 600만원을 부과했다. 교통행정과 2670-4235. 전기車 충전소 구축매뉴얼 제작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매뉴얼을 제작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오피스텔 및 대형건물 등 모든 건축 사업장에 배부했다. 운전자 편의와 전기자동차 사용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주거정비과 2147-2880. 24일 금난새의 힐링 콘서트 중구(구청장 최창식) 중구문화재단 주관으로 24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제4회 금난새의 해피클래식,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트홀 상주예술단체인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예술감독 금난새가 선사하는 무대다. 교육지원과 3396-4654. 생각열매 북카페 문 열어 도봉구(구청장 이동진) 창1동 주공3단지 아파트 공동활성화 단체인 해등나누미 주최로 관리사무소 2층 입주자대표회의실에 마련한 ‘생각열매 북카페’의 문을 열었다. 북카페에는 신간 200여권과 주민기증 도서 1000여권을 갖췄다. 주택과 2289-1382.
  •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서울 중랑구와 새마을문고지부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면목역공원에서 ‘2113 도서무료교환전’ 행사를 갖는다. 책장에서 잠자는 헌 책을 이웃들과 나눠 보자는 취지다. 2113은 ‘2009년 이후 출판된 헌 책 2권을 새 책 1권으로, 1인당 3권까지 바꿔 준다’는 의미다. 행사장에서는 신간도서 1500여권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당일 새마을문고 회원들은 도서교환뿐 아니라 책도 직접 읽어주고, 좋은 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추천도 해준다. 행사를 마치고 남은 도서는 관내 복지시설 및 도서관에 기증해 여러 주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지난해 행사 때도 새 책 1853권을 구입해 헌 책 1192권과 교환한 바 있다. 남은 새 책 661권과 헌 책 2384권은 부랑인 복지시설인 은혜의 집, 중랑경찰서,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중홍초등학교, 그루터기청소년공부방에 기증했다. 새마을문고 관계자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무료도서교환전을 통해 주민들이 따끈따끈한 새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현장 행정] 도서관 리모델링…북카페…양천구 책 속으로 ‘풍덩’[동영상]

    [현장 행정] 도서관 리모델링…북카페…양천구 책 속으로 ‘풍덩’[동영상]

    양천구가 도서문화 인프라의 업그레이드에 팔을 걷었다. 구는 낡은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북카페를 신설하는 등 ‘생활 속의 책과 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구는 36개 도서관에 64만 6400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구는 신정6동 평생학습센터 3층에 있는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지난달 24일 새롭게 개관했다. 94㎡ 규모에 2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연간 8만 3000여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시설이 낡은 데다 열람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구는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책장을 새롭게 꾸미고 열람석을 기존 24석에서 50석으로 늘렸다. 구는 주민들이 많이 찾는 신정동 양천해누리타운 1층에 주민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최근 북카페를 조성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북카페 둘레에 유리벽을 설치하고 신간 도서와 베스트셀러 등 400여권의 도서를 비치했다. 연말에는 신정3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내에 북카페 2호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주민들을 위해 양천구 e도서관과 연계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도 강화했다. 구는 e도서관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을 제공, 앱스토어에서 ‘양천도서관’을 검색해 내려받으면 전자책을 바로 읽을 수 있게 했다. 2003년 12월 개관한 양천구 e도서관은 분야별 도서 7000여종 4만 3000여권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까지 54만 2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신월4동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북아트’와 ‘도자기 공예’를 이용한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어린이 독서환경도 지역별 양극화 심각

    “아이 혼자 가기엔 너무 멀고 길도 험해서 보낼 엄두를 못 내요.” 전남 화순에 사는 주부 김민서(34)씨는 열살 난 딸과 보름에 한번쯤 도서관을 찾는다. 걸어서 30분 이상 걸리는 곳에 도서관이 있는 데다 가는 길도 외지고 비포장 도로라서 달랑 딸아이만 보낼 수가 없다. 김씨는 “한번 가면 3~4권씩 책을 빌려 오지만 이틀이면 다 읽어버려 아이가 많이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이윤정(41)씨는 매일 방과 후면 딸(10)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과다.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은 걸어서 5분 거리. 이씨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됐다.”면서 “자연스레 아이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어린이 독서 환경이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에 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어린이 독서 및 도서관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광주·호남의 공공도서관 접근성은 서울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조사는 전국 15개 시·도 5~10세 자녀를 둔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집에서 10분 거리 이내에 공공도서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서울 거주자가 66.1%로 가장 높았고 인천·경기·강원(각 59.4%), 부산·경남(각 47.3%), 대구·경북 (각 42.4%), 대전·충청(각 29.0%), 광주·호남(각 21.8%) 순이었다. 지역 규모별로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는 응답자의 53.8%, 중소도시는 50.60%, 농·어촌 읍·면 지역은 32.0%가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고 답했다. 도서관 이용률(1개월에 1회 이상 공공도서관 이용)은 도서관이 거주지와 가깝다고 느낄수록 높았다. 서울과 인천·경기·강원은 각각 70.7%와 71.4%로 70% 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그 외 지역 어린이들의 이용률은 지역별로 36~55%에 그쳤다. 도서관 이용률은 독서량과 비례했다. 한 달 평균 어린이 독서량은 대도시가 26.5권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도시 20.2권, 읍·면 19.4권 순이었다. 대도시 어린이들이 읍·면 단위 어린이들보다 한달에 7권가량, 연간으로는 85권가량 책을 더 많이 본다는 얘기다.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는 “도서관 접근성뿐만 아니라 아동도서 구입비 예산도 지역별로 편차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독서환경의 질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역별 맞춤 도서관 증설과 어린이 신간도서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동작구 상도국주도서관 시민서비스 만족도 1위

    서울 동작구 상도국주도서관이 서울시 ‘공공도서관 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동작구는 서울 66개 공공도서관 가운데 상도국주도서관이 도서관 접근 용이성과 보유 자료 다양성, 열람시설과 홈페이지 운영 적정성 등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 도서관은 고객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객 감동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자발적인 도서관 참여 모임인 ‘도토리’ 활동으로 차별화된 운영 노하우를 선보였다. 또 매일 신간 도서를 제공하는 ‘실물수서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객의 호평을 받았다. 구는 내년 5월 사당동에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새 도서관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동작구민의 도서관 분야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자폐성 장애 3급인 김기섭(33)·임채무(22)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서보조로 일하고 있다. 책을 순서에 맞게 배열하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책을 정리하는 게 일과다. 여느 사서보조와 다를 게 없다. 다만 말할 때 약간 어눌할 뿐이다. 김씨와 임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정신적 장애인 고용창출사업’을 계기로 계약직 사서보조로 취직했다. 복지관 추천으로 도서정리 일을 배우다 지난해 8월 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뒤 7주간의 직무교육을 거쳤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이들을 포함, 5명의 중증 정신·자폐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국립중앙도서관 어문학실에서 근무한다. 임씨는 업무에 대해 “새로 들어온 자료를 정리하고, 파손된 도서를 찾아 기록한다.”면서 “또 서가를 돌며 잘못된 배열을 바로잡고, 이용객들에게 책 있는 곳도 안내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씨는 “힘들지는 않으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신간 도서가 한꺼번에 들어올 때 무거운 책을 이리저리 나르거나 바퀴 달린 서고를 통째로 움직이는 게 좀 힘들다.”면서 “하지만 장애 때문에 한계를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씨도 “일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장애인이지만 일하는 건 비장애인과 다를 게 없다.”고 거들었다. 김씨와 임씨는 성공적인 취업 사례다. 대다수 발달장애인은 일자리가 없어 집이나 시설에 머물거나 보호작업장에서 제품 조립 등 단순노동을 하기 일쑤다. 일자리 부족은 자립과 재활, 사회 참여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벽’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편견도 무시할 수 없다.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을 아우르는 발달장애인은 현재 국내에 18만 3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전체 장애인의 7.2%, 중증장애인의 13.8%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에서는 벌써 50여년 전인 1960년대에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와 지원체계 구축이 시작됐다. 일본에서도 발달장애인지원법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포괄적인 지원체계만 있을 뿐 발달장애인을 따로 구분해 지원하는 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나마 지난 2월 장애인단체들이 주축이 돼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가 출범했고, 제19대 국회 1호 의원입법으로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제출된 상태다. 발달장애를 지원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펴낸 문고판 인문도서 시리즈. 인문 교양지 ‘자음과모음 R’의 연재물과 KBS ‘TV특강’ 강연록 등을 엮어 1~3권을 냈다. 1권이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2권은 역사학자 장수한 침례신학대 교수의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3권은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이다. 7000~8000원대로 책정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책은 쉽게 보고 덮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깊은 정보는 다른 책에서 얻으면 돼요. 한번 읽고 다른 사람 주세요. 재미있다면 말이죠.” 출판사가 들으면 식겁할 소리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출판사 학고재에서 만난 미술평론가 손철주(59)는 신간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정의했다. 이 책은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내놓은 ‘팸플릿 시리즈’ 1권으로, 그가 지난해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 등 스테디셀러의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이니 이 손바닥만 한 책을 두고는 이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가 생각하면 물론 오산이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은 “재미있게 보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라.”에 방점을 찍어 이해하면 된다. 1장 ‘누워서 구경하니 더욱 신기하여라’는 산수화를 다루고 2장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는 그림에 담긴 내밀한 남녀의 애정사를 풀어 놓는다. 3장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한다’에서는 민화를, 4장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에선 인물화를 다룬다. 옛 그림의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시선을 소개하고 관련된 한시도 녹여 가면서 설명한다. 그림을 보여 주고 말하는 TV 강의를 글로 적어 놓으니 내용이 쇠락해 버렸다. 그래서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말투를 새로 쓰고 설명을 덧대면서 이해력을 돕는 작업을 했다. “바위는 어떻게 그렸고 붓질은 어떻게 했고 이런 식의 미술 기법보다는 그림이 품은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린 옛 사람의 눈으로, 그 시대상에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녹아들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비단에 채색을 하고 정교하게 산과 나무, 해를 심어 넣은 유성업의 ‘해맞이’처럼 연하장 같은 그림보다는 서툰 듯 거칠게 그린 최북의 ‘공산무인도’를 더 좋아한다. 화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심경이 붓질 하나하나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무명 화가의 솜씨가 부끄러움 없이 드러난 민화도 참 재미있는 그림이다. 소박하고 진실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습속이나 믿음이 고스란히 숨어 있어서다. 사무실 벽에 빼곡히 붙은 메모지들에 쓴 한시를 인용하면서, 도록을 꺼내 보이면서, 컴퓨터에 있는 민화를 확대해 가면서 설명을 하는 그의 얼굴에 신명이 묻어난다. 김홍도의 ‘표피도’를 설명할 때는 감탄사가 마구 섞인다. “붓질이 아주 자잘해요. 그림을 20분의1 정도로 축소해서 붓질을 몇 번 했는지 헤아려 봤거든요. 수십만 번인 거예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이런 잔털을 일일이 다 그렸다는 게.” 옛 그림은 이토록 찬사를 받아 마땅한데 정작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스토리텔러 부족”으로 꼽는다. “가끔 옛 그림 전시를 하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요.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흥행은 못 해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가 그 역할을 자처한다. “이전까지는 동서양 미술 전반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옛 그림에 집중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옛 그림을 역사이자 축적된 우리의 삶으로 보는 그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자 책임감이다. 준비하는 책 역시 옛 그림에 관한 것이다. 이전에 냈던 ‘옛 그림 보니 옛 생각 난다’가 옛 사람의 감성을 흘렸다면 새 책에는 미술 기법을 조금 덧댈 계획이다. 그럼 옛 그림을 어떻게 즐기면 되는 것인가 묻자 “무조건 많이 보라. 그리고 꼭 돋보기를 갖고 가라.”고 대답한다. 공자 왈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이치다. 돋보기의 용도는? 옛 사람이 옛 그림에 숨겨 놓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수단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부산 연제구는 책읽는 동네

    부산 연제구는 책읽는 동네

    부산 연제구가 책읽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독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일 연제구에 따르면 거제1동은 도심 속의 쉼터인 온천천시민공원에서 ‘찾아가는 온천천 미니도서관’을 운영하며, 연산2동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늘푸른 공원을 ‘책 읽는 공원’으로 지정했다. 두 곳은 100여권의 도서를 갖추고 독서 도우미가 상주해 대출과 독서 지도, 상담을 해준다. 미니도서관은 책을 즉석에서 빌려보고 반납하는 방식으로 매월 첫째, 셋째 목요일에, 책 읽는 공원은 매주 목요일에 운영한다. 거제1동은 미니도서관을 운영하는 날 오후 6시 30분부터 주민센터에서 좋은 책 읽기 ‘우리동네 북클럽’도 진행한다. 지역주민들이 매주 1회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관련 도서를 읽고 토론하는 자리다. 연산2동은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려고 자원봉사자의 어린이 동화 ‘인형극’, 연산2동 새마을문고회의 주민과의 독서토론회, 주민자치 문화체험 및 작품전시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카페, 이·미용실 등 다중이용공간에도 신간도서를 비치, 어디서나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 연산6동은 오는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기록장 쓰는 법, 주제토론 등을 하는 ‘책 사랑 어린이 토요독서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시신청사 건축학 개론] 시민 편의시설 가이드

    신청사는 전체 면적 9만 788㎡ 가운데 사무공간 2만 7138㎡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복도와 계단 같은 공용 공간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우선 지하 1~2층에는 7600㎡ 규모의 시민 소통공간인 ‘서울시민청’이 자리 잡는다. 이곳은 시 홍보전시관으로 조성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홍보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시민 공간으로 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특히 지하 1층은 이동로와 환기 시설을 제외하면 모두 시민공간으로 만들어진다. 1층과 연결된 원형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드러나는 지하 1층은 3분의2 이상이 시민작품을 전시하는 ‘시티갤러리 통(通)’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공간에는 시청 터에서 나온 유물과 옛 집터 등을 원형 그대로 전시하는 ‘유구 전시실’과 은행 등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2층은 시티갤러리와 구내식당, 부속시설 등으로 공간을 꾸몄다. 시티갤러리에는 시민작품은 물론 시민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신문고’도 있다. 신청사 1층은 ‘에코플라자’로 불린다.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7층 높이의 수직벽에 1600㎡ 규모의 수직정원이 시민을 맞는다. 공기를 정화하고 여름철 실내온도를 낮추는 ‘친환경 에어컨’ 역할을 한다. 재스민·라벤더·산호수 등의 식물을 심어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수유실도 마련해 아이와 함께 시청을 찾는 부모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은 설치작가 전수천씨의 높이 25m짜리 설치물 ‘메타서사-서벌’이 감싸고 돈다. 8~9층에는 공연과 각종 행사가 가능한 500석 규모의 ‘다목적홀’이 1개씩 생긴다. 발표회·공청회·음악회·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를 자유롭게 열 수 있다.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하늘광장’도 있다. 소형 카페와 의자, 각종 장식품이 배치돼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된다. 옛 시청 건물은 ‘서울도서관’으로 변신한다. 지상 5층, 지하 4층에 연면적 1만 8977㎡(전용면적 9807㎡) 규모로 1층은 일반 자료실과 전시실, 2층은 북카페와 디지털 자료실, 3층은 시정자료실 및 구 시장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상 1~4층 전면부 안쪽 벽면 100m를 전부 책으로 채우는 ‘벽면 서가’를 만든다. 이 도서관은 서울 각 지역의 도서관을 총괄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한다. 일반 도서관에서 보기 어려운 서울시정 관련 자료는 물론 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와 영사도서 등 각종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시 종합자료관 홈페이지(http://src.seoul.go.kr)에서 전문서적과 일반서적 등 5만권의 책 목록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시는 개관 직전까지 발간되는 신간 2만권을 추가로 확보해 모두 7만권을 들여놓을 방침이다. 종합자료관 홈페이지에서 ‘희망도서 신청’ 메뉴를 통해 원하는 책 신청도 가능하다. 책 이외에도 1050종가량의 영화 DVD와 250종의 오디오 북(귀로 듣는 책)도 마련된다. 2층 유리다리를 통해 신청사 본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코르크로 와인 마개를 만든 이유는?

    ‘현대는 과학의 시대다. 당연히 와인에 대해서도 많은 과학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와인을 생산하는 현장에서도 일부 적용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전에 어떤 책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와인과 관련된 과학 이야기를 들려 주고자 한다.’ 신간 ‘와인에 담긴 과학’(사이언스북스 펴냄)의 서문에 나온 내용이다. 소믈리에도 모르는 와인보다 매혹적인 ‘와인의 과학’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 강호정씨부터 소개해야 될 듯싶다.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영국 뱅거 소재 웨일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천 생태학상, 한국 습지학회 학술상,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과학기술 우수 논문상 등을 수상할 만큼 생태공학 연구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와인에 대한 접근도 바로 이 같은 각도로 다가서고 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은 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특정한 고급 소비자층이 아닌 대중적인 술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1만원 미만의 저가 와인에서부터 부르는 게 값인 빈티지 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다양한 지역의 와인을 선보이며 소비자로 하여금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누리게 한다. 이러한 와인의 인기는 도서 시장에도 반영돼 최근 몇년간 와인과 관련한 잡지나 책들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저자는 “와인에 접근한 책들을 펴내고 있는 서구에 비해 우리의 와인 관련 책들은 아직은 내용면에서나 주제면에서나 밀도가 빈약하고 다루고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라고 말하면서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와인을 둘러싼 과학적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와인에 담긴 과학’을 출간하게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포도의 품종에서부터 포도가 자라는 토양과 기후, 와인의 발효와 숙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과 각종 첨가물, 그리고 와인의 맛과 향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우리의 후각과 미각, 심리에 이르기까지 수백년간 와인 병 속에 감춰져 있던 매혹적인 비밀을 최신 과학으로 풀어놓고 있다. 예를 들어 굳이 ‘코르크로 와인 마개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등 호기심에 대한 문답도 명쾌하게 정리한다. 또한 흙과 와인, 물과 와인, 공기와 와인, 불과 와인 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다가간다. 그러면서 ‘와인 없는 식탁은 꽃이 없는 봄과 같다.’는 프랑스 속담은 이제 대륙을 넘어 머나먼 한국땅에서까지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지 않으냐는 화두를 던진다. ‘좋은 와인은 흥미로운 과학적 분석 대상임에 틀림없다.’는 말과 함께.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군부대 병영도서관 건립 지원

    경기도가 일선 시·군과 함께 군부대에 설치 지원하는 ‘병영도서관’이 올해까지 23곳에 이를 전망이다. 도는 접경지역 특성상 군부대가 많은 점을 감안해 2008년부터 병영도서관 조성사업을 추진해 최근까지 18개 부대에 도서관을 개관한 데 이어 올해 수요조사를 거쳐 5개 부대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최근 1사단 공병대대에 ‘두드림 병영도서관’이 문을 여는 등 파주에서만 9개 도서관이 개관됐거나 공사 중이다. 고양·동두천·안양·연천·이천·포천·양주·양평·의정부 등에 각 1곳씩 들어섰다. 병영도서관에는 열람석과 PC방 등이 설치되고 1000여권씩 도서가 지원됐다. 경기도 북부청 이재인 도서관정책팀장은 “꾸준한 독서가 부대 분위기를 한층 성숙시키고 장병들의 정서적 안정과 제대후 빠른 사회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인식 아래 병영도서관 설치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재 파주시장도 1사단 공병대대 두드림 도서관 개관식에서 “군인도 파주시민”이라면서 “군 장병들의 독서의욕을 높이기 위해 신간 도서 지원, 독서캠프, 독서토론대회 개최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용산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개원

    “최근 아동·청소년대상 범죄가 증가하고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 주는 건 어른들의 의무입니다.” 2일 용산구 효창동에 문을 연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개원식에 참석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원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을 연 지원센터는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청소년 상담과 위기 지원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전 효창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한 건물 1층에 들어선 지원센터는 청소년 문제 전문 클리닉 기관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대면상담과 전화상담, 온라인 상담 등 상담 업무와 함께 심리검사, 긴급구조, 자활, 치료 업무를 지난달 21일부터 이미 수행해 오고 있다. 전문 상담사 등 5명이 상주하며 성적 비관이나 게임 중독, 최근 이슈가 된 학교 폭력 등에 시달리는 위기청소년들을 주로 돌보며, 학교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진행한다. 또 같은 건물 4층에는 주민 학습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수렴해 ‘효창 청소년 공부방’을 함께 신설했다. 이 공부방은 독서공간 55석과 별도 열람실 및 어린이·청소년, 일반 신간 도서 400권을 비치해 두고 있다. 성 구청장은 “지원센터는 힘들고 지친 청소년들의 충전소이자 에너지 발산의 장이 될 것”이라며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효창 청소년 공부방과 함께 청소년 복지의 중심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자기변혁 때 놓친 日 자민당 결국 버림받아… 한나라 닮은꼴”

    “자기변혁 때 놓친 日 자민당 결국 버림받아… 한나라 닮은꼴”

    “일본 자민당의 붕괴를 보면서 사람이나 조직이나 진정 변해야 할 때를 놓치면 참 어려워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자민당의 가장 큰 위기는 리더십의 상실이었다. 시대정신을 따라가지 못했다. 본질적인 자기 변혁을 외면해 국민에게 버림받았다. 지금 한나라당도 비슷한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변혁의 기회를 놓친 것은 아닌지….” 3년 2개월 동안의 주일대사를 마치고 지난 6월 귀국한 권철현 세종재단 이사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일본 자민당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7대 국회까지 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을 지낸 권 이사장은 주일대사 시절 겪은 ‘역사적 사건’들을 언급하며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통렬히 비판했다. 9일 주일대사 경험을 담은 ‘간 큰 대사, 당당한 외교’(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펴내기에 앞서 그를 만났다. ●“리더십 상실이 자민당의 위기” “일본 자민당은 무능과 부정부패, 세습정치에 경제 침체까지 겹쳐 무너져 내렸다. 시대정신에 맞춰 재창당의 수준을 넘어서는 투철한 자기 변혁을 이뤄내야 했다. 계란이 알 껍질을 깨야 생명체가 나온다. 그런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라는 한 사람의 인기에 기대, 안이하게 세월을 흘려보냈다. 역사적 가르침은 어느 나라에나 마찬가지다.” 권 이사장은 최근 한나라당의 모습과 관련해 본질적인 변혁의 때를 놓친 것은 아닌지, 한나라당도 역사적 사명을 다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시대정신에 맞는 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귀국해서 국민들의 절망적인 분위기에 충격을 받았다. 소수가 부와 지위를 독점하고 ‘그들만의 잔치’만 있다고 국민들은 여긴다. 한나라당이 무엇을 놓쳤는지 모른다면 더 심각한 상황이다.”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기존 정치인들에게 절망한 국민과 젊은이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찾다가 그에게서 자기 헌신과 양보, 나눔의 지도자 상을 본 탓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존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욕망의 화신처럼 비쳐졌는데, 그는 45%의 지지율로 5%의 지지율을 가진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고, 연구소 주식을 헌납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21세기 한국의 리더십으로 충분한가. 기존 리더십에 대한 단순 반발로서는 부족하다. 글로벌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사회적 통합과 국가 현안 해결 능력과 비전을 갖췄는지 검증과 선택은 국민 몫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도덕성의 리더십과 참신함을 보여 줬지만 무능과 시행착오로 레이건 정권을 불러들였다.” ●“왕실의궤 반환…이제 면목 생겨” 일본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대표적 일본통 정치인으로 꼽히는 권 이사장은 대사 시절 업무 이야기를 꺼내자 굳었던 얼굴을 이내 폈다. 엊그제 환국한 왕실의궤 1205점의 도서 반환에 대해선 “선조와 국민들을 뵐 면목이 생겼다.”고 말해 그동안의 분주함을 잊은 듯했다. “지난해 8월 15일은 강제 병합 100년이었다. 총리 등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 담화는 두 나라의 새로운 100년을 맞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왕실의궤 반환도 같은 차원에서 설득했다. 일본 측도 진심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당시 8월 10일 총리 담화 직전에 내부 격론을 거쳐 의궤 반환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민주화 이후 주일대사직 최장수인 3년 2개월을 지내면서 풍파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독도 문제와 후쿠시마 대지진이다. “대사로 와 보니 독도에 끌려다니는 외교를 하고 있었다. 우리 측은 일본 주요 인사들을 붙들고 독도 문제를 제발 꺼내지 말라고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이게 될 말이냐. 말보다는 행동, 일본 행동에 상응하는 행동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대지진때 日서 버텨… 교민 안정” 후쿠시마 대지진 때는 처조카 결혼식에 맞춰 귀국해 있던 부인을 다음 날 불러들였고, 두 살 된 손녀를 끝까지 귀국시키지 않았다. 당시 유럽 국가들처럼 왜 긴급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느냐는 비난도 받았지만 그는 버텼다. “대사와 대사관의 조치를 주재원과 모든 재일 한국인들이 쳐다보고 있다. 방사능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도쿄는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여진의 공포와 위험은 있었지만 공직자로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대지진 이후 3일 동안 도쿄에는 180번의 여진이 있었다. 160여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도쿄 현지에 남았고, 교민사회도 이를 보고 안정되기 시작했고, 긴급 대피로 인한 혼란도 없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를 반대하는 재무대신을 설득하던 막후 교섭 일화, 일본을 다루는 ‘포석외교’ 등도 신간 ‘간 큰 대사, 당당한 외교’에 담았다. 그는 책을 쓰고 보니 결국 리더십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창발적 리더십’의 결과가 지난 3년 2개월 동안의 일본 생활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를 자유주의 가치의 본산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생각이 어떻게 진행될까. 글 이석우편집위원 jun88@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이야기 만들기 황금비율 1:1:1 아시나요

    인터넷 시대인 요즘 케케묵은 된장 항아리처럼 느껴졌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로 사랑을 고백하는 짧은 문자도, 블로그에 쓰는 글도 결국은 이야기인 만큼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텔링이야말로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다. 김탁환은 신간 ‘쉐이크’(다산책방 펴냄)를 통해 “이야기꾼이란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영혼을 흔드는 자”라고 말한다.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등의 드라마와 영화는 모두 김탁환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했다. 그가 소설을 쓰기 위해 카이스트 교수직을 던진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현재 김탁환은 이야기창작 공동체 ‘원탁’과 ‘쉐이크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쉐이크’는 15년간 소설을 쓴 김탁환이 쓴 소설창작론이다. 그는 책을 여행처럼 구성했다.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책을 24개의 코스로 나누고 중간중간에 ‘게스트 하우스’란 제목으로 독자에게 작은 숙제를 내 준다. 소설 작법을 책으로 쓰는 이유에 대해 김탁환은 “지금까지 창작론은 어려운 학술비평 용어나 철학서만 잔뜩 등장하는 등 어려웠다.”며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쓰라는 식으로 표피적이거나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기존 대학교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의 ‘소설 창작 강의’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를 만드는 자세를 가르치지 않고 결과물만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의 지도에 따라 몇몇 장면과 문장을 고치면 소설이 조금 나아지겠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자세를 손보지 않는 한 좋은 작품을 혼자 만들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탁환이 첫 번째로 일러 주는 이야기 만들기의 황금 비율은 ‘1대1대1’이다. 초고를 집필하기 전의 준비 단계, 초고를 쓰는 단계, 초고를 퇴고하여 완성하는 단계의 시간을 모두 똑같이 하란 것이다. 초고를 집필하기 전의 준비 단계에는 답사, 사전 독서 등 여러 과정이 있다. 김탁환은 집필에 필요한 책을 우선 100권 정도 사서 나만의 도서관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어 공책을 만들어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단상, 취재 기록 등을 항상 기록해 놓으라고 강조했다. 답사에 관해서도 문학평론가 김윤식씨의 ‘발바닥으로 글쓰기’란 말을 인용하며, 육감을 동원해 답사 장소의 특징을 파악하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누구나 김탁환처럼 일 년에 1000장짜리 장편 소설을 하나씩 턱턱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가가 상세히 일러 주는 글쓰기의 비법은 일독할 가치가 충분하다. 1만 2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동구의 못 말리는 책사랑

    강동구가 ‘책 읽는 도시’ 이미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미니도서관, 책배달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구정으로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8일 강동구에 따르면 관할 내 4개 구립 도서관 회원은 8만 2000여명에 이른다. 강동구민 6명 중 1명은 도서 대출을 받거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문화행사·강좌에 참여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강동구는 18개 동 주민센터마다 ‘작은 도서관’을 설치·운영하고, 8호선 천호역에는 도서관에 갈 시간이 없는 구민들을 위해 ‘미니 도서관’을 마련해 뒀다. 아울러 강동구는 ‘독서 도우미’ 제도을 운영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독서 활동도 돕고 있다. 보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이를 배달해 주는 시스템인데, 구립 도서관 4곳에서는 186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택배 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 재래시장에는 고객지원센터에 ‘시장문고’를, 명일동 지역에는 ‘찜질방 문고’를 설치해 어디서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동구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5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발전 성과 분석에서는 공공도서관 접근도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12~13일에는 한강 광나루 수영장에 ‘피서지 문고’를 설치해 수영장 피서객들도 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새마을문고 강동구지부 주최로, 신간 포함 책 2000여권이 비치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피서지 문고에서는 ‘책 읽는 강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회원이 독서 캠페인도 벌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길섶에서] 보더스의 추억/이도운 논설위원

    워싱턴 특파원 시절. 오후에 특별한 취재 일정이 없으면 사무실 건너편의 대형서점으로 갔다. 백악관과 재무부 옆 14번가와 F가의 교차로에 자리잡은 보더스. 부근의 직장인과 관광객들이 늘 부대끼지 않을 정도로만 북적이던 곳. 전 세계로 배포되는 잡지와 전문지, 신문 그리고 각 분야의 신간 및 고전 도서들이 평생을 읽어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다. 보더스를 찾는 것은 취재의 수단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오디오북이란 것을 처음 보고 한 면짜리 기사도 썼다. 보더스 2층에 자리잡은 작은 커피숍. 1달러짜리 커피를 마시며 연방정부 공무원과 일주일에 한번씩 공부도 했다. 그는 영어를, 나는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다. 아침 신문, 국제면 구석에 보더스 서점 체인이 문을 닫게 됐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399개 체인점 폐업, 직원 1만 7000명 실직. 전자책 출현 등 출판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 100권을 들춰보고서야 한 권을 샀던 나 같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준 대가는 아니었는지.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시집 한권 정상서 음미하세요”

    “시집 한권 정상서 음미하세요”

    “도서관은 도시의 오아시스 아니겠어요. 각박한 현대 도시생활에서 시 한 편을 읽는 것은 청량한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볕이 벌써부터 따가운 24일 오전 8시, 초록색 티셔츠를 점퍼 아래 받쳐 입은 유종필(53) 관악구청장은 관악산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25일 개관할 ‘시(詩)도서관’을 둘러보며 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비록 작지만 국내 최초의 시 전용 도서관이 생겼으니 시인들이 궁금해서 한번쯤 방문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드러냈다. 게다가 명예관장이 도종환 시인이지 않은가. 이어 유 구청장은 “이제 시의 저수지는 마련해 놓았으니 국내 유명, 무명 시인들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관악산시도서관에 고이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중국·독일 등 시집 4000권 비치 하루 수만명이 이용하는 관악산의 등산객들을 위해 시 도서관을 마련한 것은 아무리 유 구청장이 ‘도서관 구청장’으로 불린다고 해도 다소 엉뚱해 보인다. 그는 “등산하는 분들이 여기서 만날 사람을 담배 피우면서 기다리는데, 짧든 길든 시 한 편 정도는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잖아요. 또 여기서 시집 한 권을 빌려 산 정상에서 한번 음미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아요.”라고 되물었다. 유 구청장은 20대, 30대에 종로서적 2층에서 사람을 자주 만났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책 한 페이지라도 떠들어보고 나면, 겨우 한 페이지이지만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요즘도 신림4거리를 오가게 되면 대형서점에 들러 신간을 둘러보고, 책도 몇 페이지 읽다가 나오곤 한다고 했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시민 누구라도 이 도서관에서 시집을 대출해 가서 읽고 기간 내에 돌려주면 된다. 오래 시를 음미할 생각이면 집에서 읽고,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하면 된다. 요청하면 택배서비스도 한다. ●기증요청 편지 150통…‘도서관 청장’ 10평도 안 되는 도서관에 한국시는 물론 중국·일본·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영미(英美) 시집 4000권을 비치했다. 그는 관악산시도서관을 준비하면서 시인협회 명부를 참고해 유명 시인들에게 ‘책을 기증해 주십사’ 하는 내용의 편지를 150여통을 보냈다. 40여명의 시인이 100여권의 친필사인을 한 시집과 책 등을 보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서전과 정책집도 사인을 받아 비치했다. 이해인 시인은 자신의 시집에 사인까지 해서 다른 책과 함께 10여권을 기증했다. 유 구청장은 “완전 소녀다. 수녀님은 ‘오늘이 나의 남은 생애 첫날이라는 겸손함과 따뜻함, 성실함으로 모든 구민을 끌어안는 그런 사람이 되소서’라고 써 보냈더라.”면서 “마음을 그렇게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도서관기행’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 보스턴의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에서 만난 존 F 케네디 어록집에서 ‘정치인이 오만해질 때 시는 그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했다. 시를 사랑하고 문화와 예술을 존중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구민의 날 행사에서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독해 박수를 받은 유 구청장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암송하며 자리를 파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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