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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가야할 길 독일서 찾아볼까

    우리나라는 역사의 시계로 볼 때 과연 몇 시에 해당할까. 전문가들은 ‘역사의 3막’에 비유하면서 바야흐로 한국 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배우고 싶어 하는 모델 국가는 어디일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G8 국가 중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독일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유독 독일만이 양호한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 속에서 독일은 지난해 1조 4756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세계 1위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 창의적이며 전통을 존중하는 나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약자를 포용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나라로 독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한국이 가야 할 새로운 모델이 곧 독일이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른바 나락과 도약의 갈림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경제 위기로 수출이 둔화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군사외교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 일자리 부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계,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 불안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간 ‘넥스트 코리아’(김택환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음 발전 단계를 제안한 책이다. 경제 민주화, 복지, 일자리, 평화통일 등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난제를 해결하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독일 모델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또한 한국과 독일은 여러 면에서 닮은 부분이 많다는 대목이 흥미를 끈다. 독일과 한국은 2차대전 후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독일 인구는 8200만명으로 남북한과 재외동포를 합한 8100만명과 비슷하다. 국토 면적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민성도 단일 민족으로 집단 문화적 성격이 강하다. 1983년 독일 본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시작으로 30년째 독일과 인연을 맺은 저자는 서문에서 “독일은 지구상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하며 살아가는 나라다. 이것이 바로 독일을 모델 국가로 선정하는 이유”라고 하면서 “독일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이 많은 시사점과 혜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고 저술 동기를 밝힌다. 1만 8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올 하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이 오는 25일 치러진다. 일반순경, 전의경 특채, 101경비단 등을 모집하는 이번 채용에는 모두 558명을 최종 선발한다. 여기에 3만 1480명이 지원해 5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어·한국사(비전공 과목)와 형사소송법·경찰학·형법(전공 과목)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최근 출제 경향을 짚어 본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경찰 영어시험에서는 생활영어가 전과 달리 3문제 이상 출제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영신 김재규경찰학원 영어 강사는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따로 정리하고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복습하라.”면서 “무리하게 두꺼운 생활영어 책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영어 기출 문제 중요… 가끔 그대로 출제되기도 이번에도 앞뒤 대화를 바탕으로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A, B의 대화에서 A가 “Can I give you a hand?”(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B의 대답을 들은 뒤 ‘No, not at all.”(아뇨. 전혀요)라고 대답했을 때 B가 한 말을 고르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If you don’t mind.”(괜찮으시다면요)라는 ‘부정을 통한 긍정 대답’이 답이다. 또 ‘Don’t bother’(괜찮다. 그럴 필요없다), ‘Your party’(너의 일행·동료), ‘Don’t bite off more than you can chew’(분수를 지키자) 등의 표현도 알아 둬야 한다. 문법은 지난해 하반기 3문제, 올 상반기에는 4문제가 출제됐다. 문법은 기초 실력부터 쌓아 올려야 하는 부분이라 공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더라도 순경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고득점이 필수다. 특히 문법의 경우 문제를 푸는 것뿐만 아니라 영어의 전반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조건 암기만 하기보다는 좀 쉬운 교재부터 자기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 어휘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각각 4~5문제가 출제됐다. 최근에는 어려운 어휘보다는 중·하급 난이도의 어휘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take down’(철수하다), ‘hang around’(돌아다니다), ‘turn a deaf ear to’(~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않다), ‘make up for’(보상하다, 보충하다), ‘turn down’(거절하다), ‘look after’(돌보다) 등의 어휘가 출제될 수 있다. 또 ‘locate’(~을 찾다, 발견하다), ‘violation’(위반, 침해), ‘tendency’(경향, 추세), ‘esteem’(존경), ‘preface’(서문), ‘prelude’(전조, 전주곡) 등의 어휘도 헷갈릴 수 있으므로 꼼꼼히 챙겨 둬야 한다. 독해 문제는 매년 9문제씩 가장 큰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3문제가 독해에서 출제되기도 했다. 주로 주제, 요지, 제목을 찾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으며 빈칸, 글의 흐름, 일치, 순서, 지칭추론 등이 최근 집중적으로 출제되는 경향이다. 이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우선 지금까지 자신이 봐 왔던 교재를 꾸준히 반복학습할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교재로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전체 목차를 잡아 보는 방식 등으로 최종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출 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찰 영어는 기출 문제가 거의 비슷하게 출제되거나, 심지어 그대로 반복 출제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한국사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사회사에 집중 올 상반기 처음 실시된 한국사에서는 자료 제시형 문제가 10문제, 개념이나 지식을 묻는 일반적인 단답형 문제가 10문제 각각 출제됐다. 단원별로는 부여의 풍습 등 초기 국가에서 1문항, 고대에서 5문항(왕들의 업적, 삼국시대의 문화, 통일신라 시기 유학, 농민 안정책, 발해사), 중세 고려에서 3문항(정치기구, 사회시책, 사회조직), 근대 태동기 조선에서 4문항(조선 후기 국학연구, 사회구조의 변동, 조세제도, 성리학의 변화), 근·현대사에서 6문항(흥선대원군의 업적, 갑신정변, 독립협회와 대한제국, 3·1운동, 신간회, 근대 사학사),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1문항이 출제됐다. 신명섭 강사는 “상반기에는 첫 출제라 조금 쉽게 출제됐지만, 이번부터 난이도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조선정치사 부문은 상반기에 전혀 출제되지 않아 이번 출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선 전기 체제정비 과정에서 주요 왕들의 업적, 사림의 대두와 붕당 정치, 조선의 통치체제는 반드시 정리해 둬야 한다. 또 선사시대 관련 내용은 꼭 암기해야 한다. 석기시대의 유적지와 청동기, 철기시대의 주요 주제와 특히 고조선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석기시대 유적지는 단순히 암기만 하지 말고 지도를 통해 위치를 파악해야 하며, 고조선은 청동기·철기 시대와 관련지어 공부해야 한다. 또 신라와 발해의 관계, 고려와 조선의 대외관계 변화, 대청 관계의 변화 등 시대별 대외 상황도 정리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독립운동은 국내·만주·중국 본토로 나눠 내용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 또 해방과 분단과정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과정 전체도 중요하다. 한국사 시험에서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와 사회사에 집중된다. 수취체제의 변화과정을 시대별로 비교해 알아 둬야 한다. 고대에서는 민정문서, 조선 수취체제의 변화 등이 출제 빈도가 높다. 영정법, 대동법, 군역의 변화과정과 결과, 영향도 꼼꼼히 챙겨 두자. 토지제도의 시대별 변화 역시 전체적으로 살필 부분이다. 특히 조선에서 과전법, 직전법, 관수관급제, 녹봉제로의 변화와 그 결과 국가의 토지 지배력 강화와 지주전호제의 확산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사회사에서는 여성의 지위와 가족, 혼인제도의 변화와 관련해 고려와 조선을 비교하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단원별 개요로 빠른 시간에 내용을 정리해 볼 것 ▲기본서의 단원별 큰 제목과 소제목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 볼 것 ▲주제·단원별 문제집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 등을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옛 동양 선현들의 恥철학… 내 마음이 ‘부끄러움’을 따르다

    ‘치(恥) 철학’을 아시나요. ‘치’란 다름 아닌 부끄러움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있을까. 정의의 실종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말이 화두가 됐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젊은 세대 간 소통을 이뤄 내기도 했다. 만약 부끄러움이 없다면 우리는 정의를 묻지도 못했을 것이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은 진화론 법칙을 따르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마음의 물리학이다. 다시 말해 부끄러움이 없다면 정의도 없고 양심도 없을 것이다. 마음의 구조물은 물론 사회의 구조물 또한 허물어지고 만다. 따라서 부끄러움을 기반으로 기적을 이루려는 사람은 큰 이상을 전망하게 된다는 말도 있다. 옛 동양의 선현들도 이 부끄러움으로 사실상 큰 뜻을 이루었다. 신간 ‘부끄러워야 사람이다’(윤천근 지음, 글항아리 펴냄)는 바로 동양의 선현들이 자신을 향해 수없이 던졌던 ‘치’라는 질문, 즉 부끄러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권모술수가 일종의 경쟁 논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후흑학’(厚黑學)이 자기 합리화의 보루로 여겨지는 요즘 ‘부끄러움’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꺼내 들어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비록 부끄러움이 배면으로 밀려난 시대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그것을 개인과 사회의 윤리로 제대로 시도해 보려 하고 있다. 저자는 ‘서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부끄러움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펼친다. ‘논어’와 ‘맹자’, ‘대학·중용’부터 ‘근사록’과 ‘주자어류’, ‘삼국사기’ 그리고 매월당과 퇴계 등으로 이어지는 유가(儒家)의 치(恥) 철학을 계보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책에서 “부끄러움은 잘못을 범한 자리에서만 기능하는 자기반성의 소극적인 기제가 아니라 아무 잘못을 범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 적극적인 기제”라고 말한다. 마음에는 완성된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강성한 의지’와 ‘나약한 실천’ 사이의 부끄러움을 화두로 제시한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중에 ‘앎이 실천이 되고 먹고살 길이 되며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 됨은 바로 부끄러움과 관련 있다. 마음이 부끄러움의 노선에 순응한다면 모든 행위가 적절하게 바람을 갖출 것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쏠린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 펴낸 한의사 방성혜

    [저자와 차 한 잔]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 펴낸 한의사 방성혜

    조선 왕 27명 중 절반 가까운 12명이 종기(腫氣)로 말미암아 세상을 하직했다. 구중궁궐 속 왕의 일상사는 병마와의 싸움이었고, 종기가 주범이었다. 한의사 방성혜(41)는 신간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시대의 창)에서 피 튀기는 조선 왕실의 잔혹사를 오롯이 재현했다. “조선시대 종기에 걸렸다는 것은 요즘 암에 걸렸다는 말과 같았어요. 고생길은 물론 죽을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었죠.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샅샅이 뒤져 보니 조선의 의료사는 난치병 종기에 맞선 처절한 사투였죠. 임진왜란 이전분 승정원일기가 소실된 것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종기 관련 투병 기록이 실재했을 겁니다.” 어느 왕이 어떻게 종기에 시달렸을까. 이 책은 곤룡포 속에 가려진 군왕의 병력을 한 꺼풀 벗겨 보여 준다. 문종(5대)은 세자 때부터 등의 절반 크기에 이르는 등창에 시달렸고, 부친상(세종)도 치르지 못할 정도였다. 은침으로 종기를 따니 두서너 홉(360~720㏄)의 고름이 쏟아졌다고 실록은 기록하고 있다. 12명의 부인에게서 16남12녀를 얻은 ‘정력남’ 성종(9대)도 배꼽 아래 작은 덩어리가 만져져 민간의 종기 전문가를 부른 그날 38세의 나이로 승하했다. 반정으로 쫓겨나 군(君)으로 격하된 연산군(10대)과 광해군(15대)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연산군은 면창, 광해군은 뺨 종기로 꽃미남 얼굴을 망쳤다. 종기가 폭군의 성정을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중종(11대)도 이마, 귀 뒤, 옆구리에 차례로 생기는 종기에 재위 기간 내내 고통당했다. 효종(17대)은 머리 위 종기의 고름을 따려고 침을 맞았는데 피가 멈추지 않아 숨졌다. 현종(18대)은 재위 14년간 온갖 습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이에서 치명적인 삼각 로맨스를 즐긴 숙종(19대)도 엉덩이와 항문 주위 종기 등으로 46년 재위 기간에 이부자리가 마를 날이 없었다. 장희빈에 의해 쫓겨났다가 복위한 인현왕후는 종기의 독기가 심장으로 스며들어 온갖 병에 휘둘리자 “오직 빨리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종기 스캔들의 최대 희생자는 정조(22대)였다. 정조는 크고 작은 얼굴 종기와 연적 크기의 등창을 앓았다. 의학에도 도통한 정조가 등에서 피고름이 흐르고 발열이 계속되자 “나의 체질은 인삼이 받지 않으니 약재로 인삼을 사용하지 마라.”고 신신당부했으나 내의원은 말을 듣지 않고 인삼이 들어간 경옥고를 올렸다. 혼미한 정신 상태에서 이를 먹은 정조는 종기 발생 24일 만에 숨을 거뒀다. 저자는 “인삼 시해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지만 일종의 의료 사고”라고 말했다. 왜 이다지 종기가 창궐했을까. 왕들은 최고의 의사들이 모인 내의원의 보살핌을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임금의 병은 임금이라는 자리의 특수성 때문에 생깁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고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을뿐더러 정치적 스트레스가 극심하기 때문이죠. 또 의관들은 자기의 목숨을 걸어야 하기에 과감한 약재의 선택이나 절개를 꺼렸어요.” ‘대보름날 부럼을 깨물어야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했을 정도로 종기는 이 땅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고약이 가정상비약이었다. 조선시대를 피로 물들인 종기가 사라지는 데는 5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하수도 정비와 수세식 화장실이 감염 빈도를 낮췄고, 항생제와 소염제 오남용이 몸 밖으로 나오는 종기(外癰)을 쇠잔시켰다. 종기는 사라졌는가? 답은 ‘노’(NO)다. 대신 종기는 극단적인 음적 종기 덩어리(內癰)인 암과 온몸에 퍼져 진물을 쏟는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변신했다. “눈에 보이는 종기는 거의 없어졌지만, 역사 속의 종기는 왕을 죽음으로 내몰아 역사를 바꾸었죠. 종기의 역사는 과거사가 아닙니다. 단지 암과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가면만 바꾸어 썼을 뿐 여전히 우리 곁에서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노주석기자 joo@seoul.co.kr
  • ‘자기 의견’ 없는 일본인 눈치보는 문화 때문이다

    변경론(邊境論·Marginal theory)이란 무엇일까. 사상과 관련된다.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경계선에서 눈치를 살피는 사상적 갈등을 말한다. 이웃 나라 일본을 보자. 사실 우리는 일본인의 진심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속내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일본 정치인들은 미국 대통령처럼 철학과 비전을 드러내 놓고 연설을 하지도 않는다. 이를 두고 사상가들은 변두리적인 성격(변경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앞장서서 근대화를 이룩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패망했지만 스스로 이룩한 근대화를 발판으로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함으로써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문화론이 양산됐다. 신간 ‘일본 변경론’(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은 일본·일본인을 일본 지식인의 시선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일본을 규정짓는 핵심적 특성을 ‘변경성’에 두고 있다. 원래 일본인은 ‘변두리인’의 성격을 타고났으며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 고베여학원 대학 명예교수인 저자는 모국 독자에게는 다소 꺼림칙하게 들릴 수도 있는 ‘불편한 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군림했던 일본을 중심국이 아닌 ‘주변국’으로 내세운 근거로 섬나라 일본이 근대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종교, 언어, 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등 일본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박혀 있음을 밝히면서 일본은 전쟁을 일으킬 때도 주체적 판단을 내리기보다 주변 눈치를 보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결정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 책은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처럼 일본을 이해하는 커다란 틀거리를 제공해 준다. 일본인 저자가 스스로의 역사적 사고와 행동의 패턴을 변경성을 통해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훨씬 설득력 있는 일본론과 일본문화론을 보여 준다는 데 흥미롭다. 아울러 변경성이 일본 국가 정체성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얕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이유는 군사력이 약하거나 돈이 없거나 영어를 못 해서가 아닙니다. 자기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존재가 됐고 이제부터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와 국민에 대해 진중하고 두툼하고 깊은 맛이 나는 ‘자기 의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본문 138쪽) 1만 35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과학서 찾는 인간의 존재·의미

    고갱은 타히티로 떠나기 전 사랑하는 딸을 폐렴으로 잃었다. 고갱은 딸의 죽음을 무척 슬퍼하며 실의에 빠진다. 당시 그는 악화된 건강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던 터여서 더욱 그랬다. 결국 자살을 생각했고 죽기 전에 마지막 그림을 그리고자 다짐한다. 고갱은 한 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품에 몰두했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서 탄생한 그림이 바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무엇인가, 어디로 가는가?’(1897년)이다. 고갱의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인간 존재의 의미와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인생의 비장함까지 느끼게 한다. 인간이 늘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은 철학적 질문인 동시에 종교적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연결된다. 아마 고갱도 마지막 걸작을 그리면서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듯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철학적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은 무엇인가. 신간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김희준 지음, 생각의 힘 펴냄)은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음 직한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에 대해 지난 100여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과학을 바탕으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식의 문제에 대해 철학은 아직 답을 찾고 있고 여러 종교도 나름대로 답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객관적인 관찰과 합리성, 그리고 반증 가능성을 기반으로 삼아 온 과학이 최근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137억년 전 빅뱅 우주에서 왔다는 것이다. 또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우주 진화의 산물이라는 상당히 분명하고 상세한 답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태양의 미래에 따라 지구가, 그리고 지구상의 생명이 처할 운명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 또한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서울대 ‘명품 강의’로 꼽힌 ‘자연과학의 세계’ 강의 내용을 포함해 과학의 세계를 종교와 철학, 문학, 예술, 경제 등으로 흥미롭게 연결하고 있어 일반 독자들도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또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한 매력에 푹 빠졌던 소년이 어른이 돼 현대 과학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얻게 된 많은 감동을 다룬 한 과학자의 인생 산책이기도 하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천재 시인 백석과 늙은 양치기

    [최동호 새벽을 열며] 천재 시인 백석과 늙은 양치기

    지난 7월 1일은 천재 시인 백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백석은 191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해 1930년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일본 유학 후 1936년 1월 시집 ‘사슴’을 간행해 시단에 혜성과 같이 등단했다. 1935년의 정지용 시집에 이어 다음 해 백석 시집의 출간은 한국 현대시가 실질적으로 서구 모더니즘을 극복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김기림은 ‘백석 시집을 가슴에 안고’라는 신간 서평을 통해 백석 시집이 ‘신년 시단에 한 개의 포탄을 내던졌다.’고 표현한 바 있다. 백석은 문학적 명성만큼 행복한 시인은 아니었다. 구원의 여성 란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이후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교사로 부임했지만 다시 여기서 만난 자야 여사와의 사랑 또한 불행한 결말로 끝났다. 1940년대에는 만주 일대에서 방랑하듯 생계를 위해 측량보조원, 측량서기, 소작인 등 온갖 고초를 겪는 극빈의 생활을 경험했다. 백석이 이 시기에 쓴 것으로 여겨지는 역작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같은 시는 그의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남북 분단으로 문단에서 사라진 그의 시들은 유종호 신경림 등의 선구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봉인된 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의 시가 다시 사람들에게 읽히기 시작한 것은 1988년 납북·월북작가들에 대한 해금 조치 이후다. 2001년 북의 유족들에 의해 1995년 백석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1959년 1월부터 사망시까지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의 협동농장에서 양치기 생활을 한 것도 전해졌다. 1958년 10월 이른바 당에서 내려온 ‘붉은 편지’ 사건 이후 당성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현지 지도원으로 내려가 ‘붉은 작가’로 단련할 것을 요구하는 당의 명령에 따라 백석은 자원 형식으로 내려간 것이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산간 오지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양의 출산을 기뻐하고 양을 몰고 나갔다가 양을 몰고 들어오는 단조로운 생활이었을 것이다. 분단 이후 백석에 대해 최초로 본격적인 평필을 든 유종호가 그의 시에서 한국적 페시미즘을 논한 것은 그의 문학만이 아니라 생애 전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백석의 문학적 인간적 불행은 한국문단의 불행이자 분단시대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사례일 것이다. 인생의 전반부는 천재시인으로 평가되는 문단적 명성을 누렸으나 인생의 후반부는 산골오지에서 양치기로 살아야 했다는 것은 그의 생에 드리워진 비극적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말로도 논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 만주에서 방랑을 시작할 무렵에 이미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1941년에 발표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그는 하늘이 사랑하는 사람을 낼 적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라고 노래했다. 20대 초반의 미끈하고 준수한 미남의 얼굴과 70대 중반의 늙은 양치기의 얼굴에서 백석의 반세기가 교차한다. 산간 오지의 양치기가 돼 산야를 누비면서 바라보았을 수많은 봄과 여름을 떠올려 본다. 그는 하릴없는 여름날 느리게 걸어가는 양들과 흰 구름과 들꽃을 스쳐 가는 바람을 보았을 것이며 바람결에 스치는 그 향기를 느꼈을 것이다. 복권을 위해 당에 충성하는 편지와 시를 쓰며 울분을 다스려야 했던 40대 후반의 자신을 그는 회심의 미소를 띠며 회상했을 것이다. 회한과 오욕을 넘어선 경지에서 하늘을 바라보았을 그의 미소가 잔잔하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운명의 사슬을 벗어난 그가 영원한 자유인으로 웃고 있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백석문학전집’을 통독하면서 한국 현대시의 정점에 서 있는 그의 시와 20세기 한국인이 헤쳐 나와야 했던 역사적 굴곡의 상징적 축도로서 그의 생이 하나가 돼 만들어진 큰 바위 얼굴과 같은 거대한 시인의 초상화를 그려 본다.
  • “전구 발명가는 에디슨이 아니다”

    킹 캠프 질레트는 왕관 모양의 병뚜껑을 판매하러 다녔다. 그러면서 일회용 제품에 관해 오랫동안 궁리했다. 1895년 어느 날 수염을 깎으려고 면도기를 집어 들었다. 당시 면도기는 두툼한 강철 날을 사용했던 터라 날을 계속 세우려면 가죽 숫돌로 자주 갈아줘야 했다. 이 때문에 귀찮은 데다 날이 금세 낡아 깎으나 마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그 순간 질레트의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아주 값싸게 만들어서 부담 없이 쓰고 버릴 수 있는, 종이처럼 얇은 면도날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8년 후 1회용 면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하늘을 비행한 사람은 라이트 형제로 알려져 있다. 과연 그럴까. 라이트 형제가 등장하기 900년 전인 1010년 어느 날 영국 맘즈베리에서 에일머라는 이름의 수도사가 직접 만든 날개를 양쪽에 달고는 맘즈베리 대수도원에 있는 탑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그는 불시착할 때까지 무려 200m에 달하는 거리를 날았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왕의 역사’라는 책에 실려 있으며 에일머의 비행은 당시 가장 훌륭한 역사적 위업으로 평가받았다. 토머스 에디슨이 남긴 수많은 발명품 가운데 가장 전설적인 물건을 꼽으라면 백열구다. 그러나 사실 에디슨은 백열구를 발명한 적이 없다. 에디슨이 등장하기 전 이미 20명 이상의 발명가들이 백열전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1844년 신시내티 출신의 19세 천재 소년 존 웰링턴 스타가 진공관에 들어 있는 탄소 필라멘트로 빛을 내는 백열전구를 발명했다. 그러나 22세가 되기 전 폐렴으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그의 백열전구도 잊혔다. 신간 ‘과학편집광의 비밀서재’(릭 베이어 지음, 오공훈 옮김, RHK 펴냄)는 이러한 내용들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최고의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내가 모르는 과학적 진실이란 있을 수 없다’며 열렬히 과학 역사를 탐구해 왔다. 따라서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여태까지 접하지 못했던 과학사의 은밀한 순간들을 그림과 도표, 설계도 등과 함께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과학 편집광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에디슨이 전구를,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들이 전구와 전화기의 최초 발명자가 아님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내용과 함께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한다. 누구는 이름을 알렸고 누구는 무명으로 남았지만 열정적으로 세상에 없던 것을 찾아 헤맸던 사람들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1만 35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국가직 7급 과목별 마무리 대비법] (2) 국어·영어·한국사

    [국가직 7급 과목별 마무리 대비법] (2) 국어·영어·한국사

    국가직 7급 필기시험이 오는 28일 치러진다. 지난주에 이어 국어·영어·한국사 등 일반 과목 마무리 대비법을 알아본다. 김영준 공무원 단기학교 국어강사는 “7급 국어 문제 유형이 ‘수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출제자의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출제된 부분은 현대·고전 문법 3문제, 국어생활 4문제, 한문 5문제, 비문학 6문제, 현대문학 2문제 등이다. 한문이 2010년 2문제에서 5문제로 비중이 훌쩍 커진 것이 특징이다. ●15~19세기 고전문법 시간순서대로 정리를 출제 영역도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한자어를 묻는 문제 뿐 아니라 농와지경(瓦之慶·딸을 낳은 경사), 백아절현(伯牙絶絃·절친한 벗의 죽음을 슬퍼함) 등 한자성어 문제도 출제됐다. ‘이번에 아드님을 얻은 농와지경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잘못 기술한 보기가 답이었다.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라는 시를 보기로 놓고 주제를 고르는 문제도 등장했다. 김병태 국어강사는 ▲주요 한시, 한자어, 한문 문장의 문법요소 등을 꼼꼼히 정리할 것 ▲문학사의 중요 작가들 대표작의 의미 해석 등을 미리 정리할 것 ▲15~19세기 고전문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할 것 등을 마무리 대비법으로 강조했다. 또 최근 3년간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고 영역별 정리를 할 땐 교재 앞부분에 기술된 핵심내용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법·영작 비중 25%… 문제풀이로 실전감각 7급 영어가 9급 영어와 다른 눈에 띄는 특징은 높은 어휘 수준이다. 10문제 정도 출제되는 독해 문제에서 고득점하려면 어휘력이 관건이다. ‘드러내 놓고’ ‘대단히 비싼’이라는 뜻의 ostentatious, ‘호전적인’이라는 뜻의 bellicose, ‘급속히’ ‘대폭’이라는 뜻의 by leaps and bounds 등의 어휘가 지난해 출제됐다. 조은정 영어강사는 “남은 기간 평소 보던 어휘기본서·단어집을 반복해서 보고 동의·파생어 등 관련 어휘를 묶어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예문에 있는 어휘의 문맥 속 의미를 추론하는 식의 연습이 좋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7급 영어에서 문법·영작 비중은 25%가 넘는다. 또 문장 길이가 복잡해서 어렵다. 개념서를 무턱대고 읽기보다 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문법 요소를 보충해야 한다. 독해는 감각을 유지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훈련이 중요하다. 지문 전반부를 차분하게 읽되 글 전체 흐름을 예측하며 중심생각이 무엇인지, 필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제문만 제대로 읽어도 답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제2연평해전 10주년 관련내용 정리 필요 한국사는 고등학교 국사·근현대사 교과서를 바탕으로 출제된다. 수준은 7·9급이 거의 비슷하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는 “문제를 풀다 보면 생소한 표현이 있어 어려워 보이는 보기는 정답과 상관없을 때가 많다.”면서 “두려움을 버리고 핵심내용을 정리하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삼국·고려·조선시대 왕들의 업적을 묻는 문제는 시대별로 출제되는데, 몇몇 헷갈리는 문제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출제되지 않았던 붕당정치·탕평책 등 조선후기 정치사 부분은 올해 출제 가능성이 크다. 경제사의 수취·토지제도도 필수다. 문화사에서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고대·중세문화 관련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주요 승려, 불교 건축 등이 중요하다. 조선 전기 부분에서는 이황과 이이의 사상 비교, 조선 후기 부분에서는 중농학파와 중상학파 실학자들의 업적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근현대사는 대원군~강화도 조약~임오군란~갑신정변~동학농민운동~갑오개혁~아관파천~독립협회~대한제국~의병과 애국계몽운동~국권피탈 과정~일제 통치방식의 변화~토지조사 사업과 산미증식 계획의 비교~임시정부의 시기별 활동~의열단과 애국단 비교~신간회 활동 등에 대해서 시대 흐름과 함께 활동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해방 후에는 헌법개정과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그리고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이 출제될 수 있다. 시기별 역사책의 특징을 묻는 문제도 종종 출제된다. 특히 조선후기의 동사강목, 해동역사, 연려실기술, 동사, 발해고와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일제시대 역사서와 관련해 신채호, 박은식, 백남운 등을 비교하는 문제도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이의봉의 고금석림 등도 점검해야 한다. 시사적인 주제들도 짚어야 한다. 2011년에 반환된 외규장각 자료 약탈과 관련 있는 병인양요, 지난해 새롭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5·18 광주기록물과 일성록, 그리고 세계문화유산과 기록유산 등을 잘 기억해야 한다. 또한 올해가 제2연평해전 1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의 제2연평해전의 연도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지난달 말에는 강원 고성 문암리 유적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신석기 밭 유적지가 발견됐다. 몇 해 전에 송국리식 토기가 연속 출제됐던 것처럼 새롭게 발견되는 유물과 유적도 잘 정리해 둬야 유리하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공무원단기학교
  •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에세이 출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17일 “안 원장이 집필 작업을 마무리하고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이 달 중에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을 맡은 김영사 관계자는 “교정과 디자인 등의 작업만 남았다. 책 제목은 저자와 상의해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달 안에는 안 원장의 에세이가 서점에 진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에세이 출판 시기에 맞춰 정치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워낙 언론 노출이 적은 탓에 공개적 행사의 일종인 ‘출판’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있지만 안 원장이 이 기회를 통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당 경선 참여 여부를 밝히라며 ‘시한’으로 제시한 25일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 대변인은 “대선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 정책들을 담지는 않았다. 정치 참여 여부와 에세이 출판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 세력들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인철 전 순천지청장, 금태섭 전 대검 연구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전 대표 등에 이어 좌파 논객인 강준만 교수가 이날 펴낸 신간 ‘안철수의 힘’에서 공개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저서에서 “안 원장이 ‘증오 시대’를 끝내고, 공정 국가를 실현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암에 대한 철학과 도전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암에 대한 철학과 도전

    신간 서적 제목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를 놓고 독자들이 묻는다. “어떻게 질병이 축복이고, 암이 축복일 수 있습니까?” 행여 암 환자나 가족들이 들으면 분노할 만큼, 제목은 다분히 도전적이고 자극적이다. 저자의 설명은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질병은 삶의 과정에서 나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내가 바로 하늘이고 절대자이고, 구원자이고 심판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절박감을 가져다주는 게 바로 암’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암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삶의 가치를 더욱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냐는 반문이다. 저자는 암에서 나았다는 전제를 깔면서 중의법을 사용하고 있다. 11명의 암 환자가 자신을 찾아와 10명이 나았다는 저자의 주장은 마산고 졸업, 육군사관학교 36기, 육군 대령 예편, 기(氣)박사 1호(명지대)라는 명함이 없으면 잡도사 또는 사이비로 몰리기 십상이다. 추천사를 쓴 암 전문의인 김태식 전 고대 의대 교수는 “고통받고 소외된 암 환우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는 작품”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고,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도 의사와 약사도 사랑할만한 책이라고 추천한다. 우리 스스로가 질병을 만들 듯, 자신이 하기에 암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병원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치료를 맡겨 깨끗이 나은 자신의 누이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암 전문가 아보 도오류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암의 원인이 저체온과 저산소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암을 고치려면 음식조절, 환경 조절, 생각조절을 해야 하고, 몸에 열나는 음식을 먹으라고 권한다. 그는 암에 걸렸다고 육식을 기피할 필요는 없고, 잘 숙성돼서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한다. 채식과 함께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발효식품이 암 치료에 좋다는 것이다. 예비역 대령 출신답게 그는 전쟁사를 통해 항암제의 역사를 소개한다. 화학전 용으로 개발된 약품이 항암제이고, 2차 대전 당시 롬멜과 슈타인코프 장군이 실제 화학전에 사용했다고 한다. 항암제는 두 장군의 첫 두 글자를 따서 ‘LOST’로 불리기도 한다. 이 약은 세포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먹으면 머리털이 빠지고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구토와 헛구역질도 그래서 생긴다. 항암제 제조회사인 화벤은 원래 화학가스를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미국 행정부는 1970년대 닉슨대통령 시절 암 연구를 본격화했고 그 결과는 1990년 ‘OTA 보고서’로 공개됐다. 공개된 연구 결과는 단백질을 섭취하지 말라는 것이고, 현대 암치료의 3대 핵심인 항암제, 방사선, 수술은 식사요법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항암제의 부작용 뿐 아니라 약에 대해 저자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암 환자에게 임상실험중인 신약을 써보라는 권고를 받았다면 그것은 ‘사기’라고 단정짓는다. 소염진통제의 주의사항으로는 혼수상태, 망막출혈, 간염, 백혈병 등이 있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소염진통제를 쉽게 처방한다는 것이다. 그는 갑상선암이 늘어난 이유는 암으로 판정 짓는 환부의 크기와 기준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이 암에 걸렸을 경우를 가정해 세가지를 조언한다. 첫째는 현대 의학의 진단술은 철저히 믿지만 치유법은 믿지 말라고 한다. 병원 가서 수술하지 말고, 항암제 먹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가족들에게 면피용 치유법을 제시하지 말라고 선을 그으라는 주문이다. 바꿔말하면 암에 걸렸다고 하면 가족들이 온갖 치유법을 많이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의사에게 당신의 자식이나 부모에 하는 방법을 나에게 말해 달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병원에 매달리지 않으면서도 환자 스스로가 암을 고칠수 있는, 그만의 비법을 전하고 있다. 자신의 여동생에게 병원 가지 말고 자신에게 목숨을 맡겨보라고 했듯이. 대한미디어 간. 1만 8000원.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동작구 상도국주도서관 시민서비스 만족도 1위

    서울 동작구 상도국주도서관이 서울시 ‘공공도서관 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동작구는 서울 66개 공공도서관 가운데 상도국주도서관이 도서관 접근 용이성과 보유 자료 다양성, 열람시설과 홈페이지 운영 적정성 등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 도서관은 고객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객 감동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자발적인 도서관 참여 모임인 ‘도토리’ 활동으로 차별화된 운영 노하우를 선보였다. 또 매일 신간 도서를 제공하는 ‘실물수서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객의 호평을 받았다. 구는 내년 5월 사당동에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새 도서관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동작구민의 도서관 분야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상계, 초기 박정희정권과 어떤 관계였나”… 정진아 건국대 교수 논문

    “사상계, 초기 박정희정권과 어떤 관계였나”… 정진아 건국대 교수 논문

    ‘사상계’는 1960~70년대 가장 대표적인 ‘민족적 저항 잡지’로 손꼽힌다. 1970년 5월 호에 김지하의 시 ‘오적’을 실었다는 이유로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폐간 처분을 받고 사라진 것도 지식인들에게는 ‘저항’을 떠올리는 역사의 한 장면이 된다. 그러나 사상계와 박정희 정권이 처음부터 악연은 아니었다. 사상계의 경제부문 편집위원들은 군사정권의 경제개발정책 골격을 형성할 만큼 협조적이었다.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수립, 농업과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의 전환, 7%대의 높은 성장률 추구, 국민의 소비절약과 내핍의 일상화, 수출증가 등이 그것이다. 정진아(43)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교수는 신간 ‘냉전과 혁명의 시대 그리고 사상계’(작은 소명출판 펴냄)에 실은 소논문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 사상계 경제팀의 개발담론’에서 사상계와 박정희 정권의 관계를 파헤쳤다. 사상계 인사들은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나자 “부패와 무능과 무질서와 공산주의의 책동을 타파하고 국가의 진로를 바로잡으려는 민족주의적 군사혁명”이라고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4·19 민주주의 혁명의 계승자로 바라보며 장면 정부의 무능을 극복하려는 불가피한 혁명으로 평가한 것이다. 당시 지식인 대부분이 호의적이었다. 정 교수는 “지식인들은 박정희 등 군사쿠데타 세력들이 ‘혁명 과업을 완수한 뒤 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겠다’고 한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민족주의적 군사혁명” 호응 따라서 사상계 경제부문 편집위원들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고문과 각 부처 장관의 고문 등으로 참가했다. 특히 김준엽은 고문 요청을 거절했다가 장준하 등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아들여 수락했다. 1962년 1월 경제기획원이 제출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성안 과정에 사상계 편집위원인 성창환 고려대 교수와 이정환 연세대 교수가 참여했다. 정 교수는 “정권의 정통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사상계 소장 학자들의 경제개발론을 포용해 환심을 샀지만, 정책 운용에서 점차 노선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사상계와 박정희 군사정권 사이의 틈은 군사정권이 한일회담 과정에서 대일 청구권을 포기하려고 하자 벌어졌다. 사상계 측은 대일 청구권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국교를 수립하고, 그 뒤에 일본과의 경제실무를 협의하는 한·일 협정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이어 군사정권이 군정 연장을 시도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버리고 원칙 없는 한일회담을 강행하자 사상계는 1962년 7월부터 군사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 “의욕의 과잉”, “체계화되지 않은 혼합경제 정책으로 혼란 가중”을 들어 비판하기 시작했다. 1년 2개월의 밀월이 박살 나는 순간이다. 군사정권도 중앙정보부를 설치해 대민 사찰을 강화하고, 정치활동정화법을 제정해 정적들을 숙청해 나갔다. ●‘민생 vs 국가부흥’ 가치 엇갈려 정 교수는 “사상계는 경제개발안에서 일자리 창출 등 ‘민생’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군사정권은 ‘민족과 국가의 부흥’이라는 전체주의적 가치에 역점을 뒀다. 또한 사상계가 민주화와 산업화의 동시 진행을 요구한 반면, 군사정권은 산업화 이후에 민주화를 주장해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형식적인 민주주의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극심한 양극화나 민주주의의 제한 등은 모두 선(先) 산업화, 후(後) 민주화를 주장했던 박정희 정권 때부터 배태된 것”이라며 “파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그때그때 해결하지 못한다면 파이를 다 키운 뒤에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1960년대 경제개발의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전세계 협동조합서 한국식 답을 찾다

    유엔은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다. ‘협동조합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7월 첫째주는 ‘세계 협동조합 주간’이고 7일은 ‘세계 협동조합의 날’이다. 유엔도 협동조합이 연대를 통해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사업 방식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협동조합이 일반적이지 않지만 유럽과 오세아니아의 여러 국가에서는 협동조합 기업이 자본주의 기업과 공존한다. 산업혁명기에 처음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까지 150여년 동안 자본주의 기업과 경쟁해 성공적으로 이겨왔다. 1950년대만 해도 가난했던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주, 8000여개의 협동조합이 원동력이 돼 지금은 1인당 소득이 4만 유로에 이른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는 ‘시장(마트) 간다.’는 말 대신 ‘콥(협동조합의 이탈리아어 발음) 간다.’고 한다. 1만 3000여개 양돈 농가가 주인인 덴마크의 축산 협동조합 기업 대니시 크라운, 연간 매출이 9조원으로 돈육 생산량 세계 11위이며 돈육 수출은 세계 1위다. 뉴질랜드의 250개 낙농 협동조합이 의기투합해 만든 폰테라는 뉴질랜드 최대 기업이자 세계 최대 유제품 수출업체다. 자본주의의 첨병처럼 보이는 미국도 협동조합의 뿌리가 깊다. 고급 오렌지의 대명사인 선키스트는 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기업이다. 세계 4대 통신사로 손꼽히는 미국의 AP통신도 마찬가지. 협동조합과 상관없어 보이는 버거킹, 던킨도너츠, KFC 같은 업체도 모두 가맹점주가 조합원인 협동조합 기업을 통해 식재료를 구매한다. 신간 ‘협동조합, 참좋다’(김현대·하종란·차형석 지음, 푸른지식 펴냄)는 자연 친화와 사회 연대를 꿈꾸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협동조합 사례를 다루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을 시도하는 크고 작은 단체들이 어떻게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은 단순히 잘사는 나라의 협동조합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상황에 맞춰 가장 실질적인 문제인 ‘어떻게 협동조합을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혼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멀리 가는, 그런 행복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승자독식을 거부하고 정부의 시혜를 기대하지 않으며 여럿이 힘을 모아 여럿을 위한 기업을 스스로 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독과점을 하는 대기업과의 시장 경쟁에서 이겨내고 훈훈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1만 58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일하고 싶은 발달장애인들 “보세요, 우리도 잘하잖아요”

    자폐성 장애 3급인 김기섭(33)·임채무(22)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사서보조로 일하고 있다. 책을 순서에 맞게 배열하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책을 정리하는 게 일과다. 여느 사서보조와 다를 게 없다. 다만 말할 때 약간 어눌할 뿐이다. 김씨와 임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정신적 장애인 고용창출사업’을 계기로 계약직 사서보조로 취직했다. 복지관 추천으로 도서정리 일을 배우다 지난해 8월 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뒤 7주간의 직무교육을 거쳤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이들을 포함, 5명의 중증 정신·자폐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국립중앙도서관 어문학실에서 근무한다. 임씨는 업무에 대해 “새로 들어온 자료를 정리하고, 파손된 도서를 찾아 기록한다.”면서 “또 서가를 돌며 잘못된 배열을 바로잡고, 이용객들에게 책 있는 곳도 안내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씨는 “힘들지는 않으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신간 도서가 한꺼번에 들어올 때 무거운 책을 이리저리 나르거나 바퀴 달린 서고를 통째로 움직이는 게 좀 힘들다.”면서 “하지만 장애 때문에 한계를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임씨도 “일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장애인이지만 일하는 건 비장애인과 다를 게 없다.”고 거들었다. 김씨와 임씨는 성공적인 취업 사례다. 대다수 발달장애인은 일자리가 없어 집이나 시설에 머물거나 보호작업장에서 제품 조립 등 단순노동을 하기 일쑤다. 일자리 부족은 자립과 재활, 사회 참여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벽’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편견도 무시할 수 없다.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을 아우르는 발달장애인은 현재 국내에 18만 3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전체 장애인의 7.2%, 중증장애인의 13.8%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에서는 벌써 50여년 전인 1960년대에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와 지원체계 구축이 시작됐다. 일본에서도 발달장애인지원법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포괄적인 지원체계만 있을 뿐 발달장애인을 따로 구분해 지원하는 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나마 지난 2월 장애인단체들이 주축이 돼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가 출범했고, 제19대 국회 1호 의원입법으로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제출된 상태다. 발달장애를 지원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만화는 내 사랑] (10) 만화 그리는 변호사 이영욱

    [만화는 내 사랑] (10) 만화 그리는 변호사 이영욱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붙었다고 하면 왠지 만화와 거리가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영욱(41·연수원 34기·법무법인 강호) 변호사는 이 말에 고개를 젓는다. “30~40대는 어릴 때 만화를 많이 보며 자란 세대 잖아요. 판사나 검사, 변호사 중에 지금도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 변호사는 “하굣길에 만화가게 밖에 붙어 있는 신간 날짜 확인하는 게 일이었다.”며 ‘해왕도의 비밀’(이현세), ‘무당거미’(허영만), ‘검신검귀’(이재학) 등을 떠올렸다. 그는 만화를 보고 또 보는 스타일이다. 명작들을 추려 그림이나 대사를 꼼꼼히 분석하듯 감상하는 취미가 있다. 요즘 파고 있는 작품은 ‘타짜’ 4부작(허영만)과 ‘십팔사략’(고우영). 조훈현의 삶을 다룬 ‘바둑 삼국지’(박기홍·김선희)를 걸작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면 그를 인터뷰에 초대하지 않았을 것. 그는 만화 그리는 변호사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 작가다. 명함에 ‘만화가/ 변호사’라고 쓰는 이유다. 원래 그는 사시를 볼 생각이 없었다. 대학 때 공부는 뒷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만화 동아리에 열성을 바쳤다. 한겨레문화센터에 다니며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도 했다. 당시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결혼식 주례가 시사만화로 유명한 박재동 화백이었다. 졸업 즈음인 1995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애니 단편상·각본상을 받았다. 또 신한새싹만화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첫 직장이 TV 애니 ‘영혼기병 라젠카’, 극장판 애니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을 만들던 서무비였다.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유명해진 오성윤 감독에게 일을 배웠다. 광고회사로 직장을 옮겼을 때도 캐릭터 사업팀에서 일했고, 집안 권유로 사시에 도전하게 됐을 때도 만화는 그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한 고시신문에 고시생의 하루를 담은 만화 ‘고돌이의 고시생 일기’를 3년가량 연재했던 것. 사법연수원 시절에도 홈페이지에 연수생의 하루를 그림으로 풀어 인기를 모았고, 지금은 대한변협신문에 변호사의 일상을 담은 ‘변호사 25시’를 6년째 연재하고 있다. 각종 판례들을 만화로 알기 쉽게 옮기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민법·형법·형사소송법에 이어 조만간 헌법과 관련한 여섯 번째 단행본이 나온다. 이 판례 만화들은 지난달부터 서울중앙지법 홈페이지에도 게재되고 있다. “요즘 법원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콘텐츠로 만화 쪽을 생각했나 봐요. 원고료요? 판사님이 부탁하시니 어쩌겠어요, 그냥 감사패를 주겠다고 하시던데요. 하하하.” 지적 재산권이 그의 전문 분야다. 만화 저작권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만화 관련 저작권 분쟁 사건을 여러 건 처리해 왔고 강풀·윤태호 등 웹툰 작가가 속해 있는 에이전시 누룩미디어의 자문을 맡고 있다. 이따금 그림 솜씨를 발휘해 법정에서 사건 개요를 만화로 그려 판사에게 보여 주며 변론을 하기도 한다. “작가들은 깨알 같은 글자로 된 계약서를 보기 싫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함부로 계약서를 썼다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죠. 요즘 만화가 각광을 받으며 저작권 침해 사례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의 꿈은 순수 창작 만화를 그리는 것이다. 특히 일본 ‘도라에몽’이나 미국 ‘스누피’ 같은 어린이 만화를 그려 보고 싶어 했다. “법조계를 다뤄 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경제·경영 컨설팅 소재에도 관심 있지요. 지금까지가 그림을 다듬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슬슬 하고 싶은 말이 생기고 있는 느낌이네요.”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조선 침략’ 주창한 두 얼굴의 일본인을 아시나요

    일본인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를 아시나요.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계몽사상가로 19세기 중반 이후 한·일 관계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저널리스트이자 교육자였다. 그는 일본에서 흔히 ‘국민의 교사’, ‘국민국가론의 창시자’, ‘절대주의 사상가’ 등으로 불린다. 특히 죽은 지 10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 일본 화폐의 최고액인 1만엔짜리의 얼굴로 부활해 일본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의 역사가들이 일본 근대화 과정에 공헌한 그의 순기능만을 부각시킨 하나의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탈아론(脫亞論)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을 제국주의의 미로(迷路)로 오도한 과오를 감안하면 그의 업적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그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일본인에게도 그러하고 우리 한국인에게도 그러하다. 일본인들에게는 유럽과 미국을 따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서는 선구자일지 모르지만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해야 한다는 논리는 결국 일본으로 하여금 제2차 세계대전에서 원자탄의 세례를 받게 했다. 한국인들에게 그는 조선 개화파 인사들을 돕고 부추겨 갑신정변을 일으키는 데 애쓴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변 실패 뒤에는 일본의 조선 지배를 강력히 주장한 장본인이다. 아울러 일제 정부보다 앞장서서 청일전쟁 도발을 충동하고 조선에 있던 일본인 보호를 구실로 조선에 주둔군 파병의 필요성을 소리 높여 외쳤다. 또 ‘정한론’을 뛰어넘는 ‘조선정략론’을 주창하고 조선의 개혁이 곧 일본의 독립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조선의 국정 개혁을 추진하고 감시하는 ‘조선국무감독관’제를 제안했다. 이 조선국무감독관은 조선총독으로 이름이 바뀌어 일제 식민통치의 상징으로 군림하게 된다. 신간 ‘후쿠자와 유키치’(정일성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는 이 같은 사실에 방점을 찍으면서 그의 두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일본의 위대한 사상가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잘못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역사 교과서 왜곡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우익 지배층이 대부분 후쿠자와의 ‘조선·중국 멸시 이론’으로 정신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후쿠자와의 탈아론은 아시아 침략의 논리로 조선과 중국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왜곡의 근원이 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 책은 일본 우익 지배층의 비뚤어진 시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 교육자, 언론인, 그리고 대학생들이 한번쯤 읽어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11년 전 처음 책을 냈고 이번에 개정판을 냈다. 1만 9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상)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상)

    교육과학기술부는 노무현 정권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부처로 꼽힐 수밖에 없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 두 부총리급 부처가 통합됐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 업무 중 연구개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과 원자력 안전 업무가 이관됐다. 옛 과기부 출신 공무원들도 대거 자리를 옮겼다. 교육과 과학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위해 교과부는 구 교육부와 과기부 출신간 대대적인 교차 인사를 시도했다. 인사 교류는 교육정책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과기부 출신 간부들에게 집중됐다. 과기부 출신 팀장급 이상 38명 가운데 32명이 1차례 이상 교육부문 부서에서 근무했을 정도다. 또 교육출신 관료들이 주로 전보됐던 대학과 산하기관에도 과기부 출신 간부들이 대거 기용됐다. 두 분야의 융합에 대한 4년간의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융합교육이나 대학 연구개발 지원 등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교육에 비해 대중적 관심이 떨어지는 과학기술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과학기술 부처 독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주호 장관은 교과부 탄생의 산파역할을 했다. 청와대 수석으로 정권초기의 시행착오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사회적 논란을 낳는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에 대해서는 간부와 직원들에게 맡기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교과부는 초·중등 교육과 평생·직업교육, 국제협력은 김응권 제1차관이, 연구개발정책과 대학 등 고등교육은 조율래 제2차관이 중심이다. 이른바 ‘투 톱’체제다. 김 차관은 충북교육청, 의무교육과 등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기획·예산·국제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부처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깔끔하고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다 기획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지원실 국·실장을 거쳐 지난 5월 8일 제1차관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주미 대사관의 교육관 시절에는 국내 직원들의 어려운 일들을 직접 챙길 정도로 속정이 깊다. 조 차관은 옛 과기부 기획예산담당관과 혁신본부 평가정책과장을 거친 ‘기획·조정통’이다. 부처 통합 뒤 정책기획관 직무를 맡아 통합 부서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앞장서 챙겼다. 연구개발정책실장을 거친 과기정책분야의 전문가다. 기획재정부 경제관료 출신인 고경모 기획조정실장은 2010년 1월 교과부 예산담당관으로 들어왔다. 경제부처 근무경험을 살려 지난해 1조 7500억원에 달하는 대학생 국가장학금 사업을 설계하고, 대학의 매칭펀드를 이끌어 내는 등 ‘반값등록금 사태’에 적극 나섰다.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인 교과부 내에서 쾌활한 성격으로 직원들을 대해 인기가 높다. 김관복 인재정책실장은 강원도 부교육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학지원관, 학교지원국장 등을 거친 정책통이다. 본부 및 시·도 교육청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정책 관련 전문성이 높다는 평이다. 구자문 대학지원실장은 사립대학지원과장, 학교제도기획과장, 울산 부교육감, 대학선진화관 등을 역임, 대학제도 및 문제를 꿰뚫고 있는 대학통이다. 지난해 9월, 울산을 떠날 때는 울산지역의 학부모단체 대표가 부교육감의 전출을 아쉬워하는 글을 지역신문에 기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성광 연구개발정책실장 직무대리는 구 과기부 기초연구정책과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 등을 거쳤고 과기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굵직한 현안들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해 업무추진력에서 인정받고 있다. 적극적인 부내 동호회 활동으로 화합을 이끌고 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20대여

    어른이란 무엇일까. 뭐든지 다 알고 어떤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는 나이일까. 그렇다면 20대는 어른? 정확히 말한다며 일단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리고 약간은 버릇 없는(?) 게으름뱅이로 단정하는 어른들이 있다. 독립하지 못한 20대는 그 책임이 부모들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0대가 됐다는 것은 사실상 독립된 개체로서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정의를 내린다. 왜냐 하면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성인의 되는 길과 과정은 길고도 우회적이다. 신간 ‘20대=독립은 끝났다’(리처드 세터스텐, 바버라 E. 레이 지음, 이경남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는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경제학, 범죄학 등 각 학계를 대표하는 12명의 연구진들이 ‘길어진 성인기와 자립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주제로 8년동안 실시한 연구결과를 압축해서 소개한 책이다. 19~34세 젊은이의 생활방식과 동태를 추적했다. 그들의 상황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 변화가 가정과 국가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살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먼저 영어덜트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으려 한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더 길어지고 우회적이 된 성인으로 가는 길을 두고 우리가 우리의 자식과 나누는 대화의 방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부분의 뉴스가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이 부정적인 쪽으로만 이야기 하는 탓에, 그런 뉴스를 접하는 부모들은 개인적으로 패배감을 떨치지 못한다.’(본문 12쪽)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내용이다. 대도시에서 시골 농촌에 이르는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 500명을 만나 심층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성년과 미성년 사이의 틈새 10년이 앞으로 수십년 동안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이들을 두 부류로 분리한 점이다. 다시 말해 한쪽은 계산적이지만 느긋하게 성인기로 진입하는 경우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준비 없이 서둘러 성인으로의 책임을 떠맡은 부류였다는 것. 이에 저자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요인을 교육, 직업, 사랑과 결혼, 친구와 소셜네크워크, 부모관계, 디지털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얘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만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펴낸 문고판 인문도서 시리즈. 인문 교양지 ‘자음과모음 R’의 연재물과 KBS ‘TV특강’ 강연록 등을 엮어 1~3권을 냈다. 1권이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2권은 역사학자 장수한 침례신학대 교수의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3권은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이다. 7000~8000원대로 책정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책은 쉽게 보고 덮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깊은 정보는 다른 책에서 얻으면 돼요. 한번 읽고 다른 사람 주세요. 재미있다면 말이죠.” 출판사가 들으면 식겁할 소리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출판사 학고재에서 만난 미술평론가 손철주(59)는 신간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정의했다. 이 책은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내놓은 ‘팸플릿 시리즈’ 1권으로, 그가 지난해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 등 스테디셀러의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이니 이 손바닥만 한 책을 두고는 이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가 생각하면 물론 오산이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은 “재미있게 보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라.”에 방점을 찍어 이해하면 된다. 1장 ‘누워서 구경하니 더욱 신기하여라’는 산수화를 다루고 2장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는 그림에 담긴 내밀한 남녀의 애정사를 풀어 놓는다. 3장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한다’에서는 민화를, 4장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에선 인물화를 다룬다. 옛 그림의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시선을 소개하고 관련된 한시도 녹여 가면서 설명한다. 그림을 보여 주고 말하는 TV 강의를 글로 적어 놓으니 내용이 쇠락해 버렸다. 그래서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말투를 새로 쓰고 설명을 덧대면서 이해력을 돕는 작업을 했다. “바위는 어떻게 그렸고 붓질은 어떻게 했고 이런 식의 미술 기법보다는 그림이 품은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린 옛 사람의 눈으로, 그 시대상에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녹아들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비단에 채색을 하고 정교하게 산과 나무, 해를 심어 넣은 유성업의 ‘해맞이’처럼 연하장 같은 그림보다는 서툰 듯 거칠게 그린 최북의 ‘공산무인도’를 더 좋아한다. 화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심경이 붓질 하나하나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무명 화가의 솜씨가 부끄러움 없이 드러난 민화도 참 재미있는 그림이다. 소박하고 진실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습속이나 믿음이 고스란히 숨어 있어서다. 사무실 벽에 빼곡히 붙은 메모지들에 쓴 한시를 인용하면서, 도록을 꺼내 보이면서, 컴퓨터에 있는 민화를 확대해 가면서 설명을 하는 그의 얼굴에 신명이 묻어난다. 김홍도의 ‘표피도’를 설명할 때는 감탄사가 마구 섞인다. “붓질이 아주 자잘해요. 그림을 20분의1 정도로 축소해서 붓질을 몇 번 했는지 헤아려 봤거든요. 수십만 번인 거예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이런 잔털을 일일이 다 그렸다는 게.” 옛 그림은 이토록 찬사를 받아 마땅한데 정작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스토리텔러 부족”으로 꼽는다. “가끔 옛 그림 전시를 하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요.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흥행은 못 해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가 그 역할을 자처한다. “이전까지는 동서양 미술 전반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옛 그림에 집중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옛 그림을 역사이자 축적된 우리의 삶으로 보는 그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자 책임감이다. 준비하는 책 역시 옛 그림에 관한 것이다. 이전에 냈던 ‘옛 그림 보니 옛 생각 난다’가 옛 사람의 감성을 흘렸다면 새 책에는 미술 기법을 조금 덧댈 계획이다. 그럼 옛 그림을 어떻게 즐기면 되는 것인가 묻자 “무조건 많이 보라. 그리고 꼭 돋보기를 갖고 가라.”고 대답한다. 공자 왈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이치다. 돋보기의 용도는? 옛 사람이 옛 그림에 숨겨 놓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수단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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