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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3800만원짜리 이동주택

    [그 책속 이미지] 3800만원짜리 이동주택

    지붕의 둥근 선이 멋스럽다. 나무 조각을 이어 붙인 옆면에 창문 여러 개가 보인다. 바닥엔 이동용 바퀴가 달렸다.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끄는 ‘타이니 하우스’ 중 하나다. 바퀴 달린 집이라는 점에서 얼핏 레저용 카라반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은 집´이라는 명칭 그대로 레저보다는 주거에 좀더 신경 썼다. 난방, 단열, 주방과 욕실 등을 제대로 갖췄다. 작은 책상을 두어 일터로도 손색이 없다. 가격은 3만 유로(약 3800만원) 수준이다. 신간 ‘타이니 하우스’는 프랑스 회사인 ‘타이니 하우스’에서 만든 여러 작은 집을 소개한다. 집의 외형과 설계도, 인테리어를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이다. 그러나 이 집에서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좀더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아파트가 절반이 넘고, 주거보다 소유를 중시하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더 그렇다. 여러 집을 둘러보노라면 작은 집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책을 통해 집에 관한 시각을 조금 바꿔 보는 건 어떨는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투명한 출판유통 시스템 진짜 베스트셀러의 탄생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올해 진행할 사업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사업 가운데 유독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이 눈에 띕니다. 전체 400억원 규모의 첫 단계로 오는 7월 말까지 서점의 단말기 등에 도입할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합니다. 출판유통통합 시스템은 도서 판매량과 재고, 신간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총칭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이미 구축해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유사한 사례입니다. 현재 출판 유통 시스템으론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 몇 권이나 팔렸는지, 어디에 얼마나 재고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출판사와 도매상 간 대금 결제도 주먹구구식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매상에 책을 넘긴 이후 추적이 안 돼 도매상과 어림잡아 돈을 주고받고, 그러다 나중에 재고가 돌아오면 말썽을 빚기도 했습니다. 연매출 600억원대의 국내 2위 서적도매업체인 송인서적 부도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역서점과 출판도매상, 출판사가 서점에 어떤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등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채 대금을 주고받다 결국 만기가 돌아온 600억원대 어음을 막지 못해 2017년 부도를 낸 바 있습니다. 새 시스템이 정착하면 달라집니다. 분산된 유통, 판매 전반 정보가 투명해집니다. 운영이나 관리의 효율성 역시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도서 판매 통계 자료가 제대로 집계되면서 진짜 ‘베스트셀러’도 드러납니다. 지금은 서점마다 저마다 베스트셀러를 내는데, 서점마다 차이가 제법 큽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출판정책 수립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와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런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 중입니다. 송인서적 부도 사태가 터진 후에야 시작한 우리로선 다소 늦은 감마저 있습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사와 도매상, 서점 등이 이 시스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갈 길은 멀지만, 잘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gjkim@seoul.co.kr
  • 촛불 대신 횃불로… 3·1 만세는 밤에 외쳤다

    촛불 대신 횃불로… 3·1 만세는 밤에 외쳤다

    시위자 독립된 줄 알고 경찰에 으름장 인쇄술 낮아 독립선언서 배포 어려워 장터 아닌 대부분 야간 산상봉화시위 정형화된 교과서 너머의 역사 생생히우리가 배운 ‘역사’란 대개 특정 사건의 일부이거나, 특정 시선에 따라 편집된 사실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사건의 주인공은 주로 사회를 이끌던 고위 관리들일 테고, 사건들은 대개 정치, 외교, 경제 등의 시선으로 잘 정리됐을 터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 역사에서는 특정 사건이 ‘기승전결’에 따라 아주 부드럽게 흘러가고 마무리된 느낌을 주곤 한다. 그러니 역사 공부가 재미없을 수밖에. 좀더 나은 점수를 받고자 사건 발생 연도와 배경, 그리고 결과와 의미를 달달 외웠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동안 알고 있던 역사와 굉장히 다른 역사의 면면을 마주하면 ‘어?´ 하고 놀라게 된다.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봇물 터지듯 관련 책이 쏟아진 가운데,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신간 ‘3월 1일의 밤´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교과서는 3·1 만세운동이 왜 발생했는지, 우리는 어떤 저항을 했고, 일제는 어떻게 탄압했는지를 알기 쉽게 알려준다. 대한제국 황제 고종이 죽은 뒤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발표하고, 모두 기다렸다는 듯 한마음으로 태극기를 꺼내 들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곧바로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이 진행됐다고. 그러나 좀더 알아보면 고종은 별반 힘없는 왕에 불과했고, 민중은 그의 장례식을 3·1 만세운동의 도화선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태극기가 정작 3·1 만세운동에선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익히 알려진 터다. 최근 나오는 역사책이 이처럼 교과서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간 수준이라면, 권 교수의 신간은 교과서보다 두 단계 정도 더 들어갔다 할 수 있다. 예컨대 3·1 만세운동이 벌어졌을 당시 민중의 사고방식은 어땠을까. 너도나도 벌이는 만세 시위에 대개는 조선이 당장 독립된 줄 알았다. 수백명이 집단으로 경찰서와 헌병분대를 찾아가 “조선은 독립했으니 일본은 물러서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일제의 고문에 “나는 돈 준다고 해서 만세를 불렀다”거나 “강압에 못 이겨 만세를 불렀다”고 한 이들은 풀려나고서 또다시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시위문화 역시 익히 알던 모습과 다르다. 3·1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장소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대개 장터를 꼽지만, 촌락공동체에서는 산상 봉화시위가 주를 이뤘다. 특히 충청도에서의 시위는 거의 다 야간 봉화시위였다. 1919년 3월 31일 아산군에서만 50여곳에서 2500여명이 횃불을 올리고 야밤에 만세를 외쳤다. 밤을 새우고, 혹은 2~3일 연거푸 목이 터져라 산에서 만세시위를 하다 마을로 내려오는 사례가 많았다. 탑골공원에서 벌어진 시위보다 더 재밌는 모습도 많았다. 경남 함양군 함양시장에서는 30세 농민 김한익이 장터 한가운데 소금 가마니를 쌓아 둔 곳에 올라가 만세를 외쳤다. 평안북도 선천에서는 신성학교 교사 김지웅이 고무신장수가 끌고 온 수레 위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독립운동가들이 기미독립선언서를 대량으로 인쇄해 전국에 뿌리는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사실 당시 등사기는 구하기도 어렵고 인쇄기술도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일제의 감시도 심했다. 이 때문에 유생이었던 송준필은 서당의 마룻장을 뜯어내 통고문을 인쇄하기도 했다.신간은 이처럼 3·1 만세운동 전후 20년사의 세밀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엮어 냈다. 시간에 따른 일반적인 서술에서 벗어나 ▲선언 ▲대표 ▲깃발 ▲만세 ▲침묵 ▲약육강식 ▲제1차 세계대전 ▲혁명 ▲시위문화 ▲평화 ▲노동자 ▲여성 ▲난민 ▲이중어 ▲낭만 ▲후일담 모두 16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저자는 10년 전 3·1 만세운동과 관련한 당시 신문조서를 읽다가 자신이 생각하던 역사와 다른 모습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다. 3·1 만세운동에 관해 좀더 알고 싶은 호기심에 저자는 방대한 각종 사료로 향했다. 그 10년 공부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례, 이를 분석하는 저자의 깊이는 어느 역사학자 못지않다. 특히 3·1 만세운동 당시 사상 흐름이라든가, 저자의 주된 연구 분야인 문학 관련 자료들에 관한 분석 등이 그렇다. 3·1 만세운동에 관해 교과서 수준의 정형화된 역사 너머가 궁금하다거나, 그저 그런 역사책에 갈증을 느꼈던 이들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간] 선조들의 ‘비차’ 창의성·우수성

    [신간] 선조들의 ‘비차’ 창의성·우수성

    비차(김동민 지음, 연인M&B 펴냄) 조선 최초, 나아가 세계 최초의 비행기인 비차(飛車·비거)를 제재로 다룬 역사 장편소설(전 2권)이다. 신경준의 ‘여암전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에 기록된 비차에 착안해 썼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비차는 라이트 형제가 1903년에 띄운 플라이어호보다 311년이나 앞선다. 저자는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비차를 오늘에 재현시켜 소설로 다뤘다. 책은 우리 선조들의 비차 창의성과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이를 계승·발전시키고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미래 비전을 널리 알리고 선포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신간] 명리학의 모든 것 알기 쉽게 다뤄

    [신간] 명리학의 모든 것 알기 쉽게 다뤄

    술술 풀리는 명리학 입문1/음양오행에서 간명까지(안종선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책은 명리학 입문서로서 우리가 왜 사주를 보는지 화두를 던지며 시작한다. 사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사주는 바뀌는지 알아보고 명리학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명리 속의 세상, 세상 속의 명리를 정리했다. 또한 우리 운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 운명을 설정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명리학을 파악하는 방법, 속마음을 살피는 지장간, 조후, 육친, 통변의 시작인 기본 사주 분석하기까지 등 명리학의 모든 것을 다뤘다. 특히 명리학을 가능한 한 쉽게 배우고 익히도록 썼다. 처음에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루다가 점차 강도와 깊이를 더해간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신간] 국내 주요 재난·안전 사고 정리

    [신간] 국내 주요 재난·안전 사고 정리

    언론에 비친 재난·안전 사고현장과 안전수칙(김종욱 지음, 청미디어 펴냄) 책은 지난 70여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재난·안전 사고사례를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총정리했다. 대한민국 역사 속에 발생했던 사회재난, 화재 참사, 자연·산업재해 등을 연도별로 주요 개론과 함께 신문 기사 및 사진 자료를 담아 완성했다. 이 책은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유형별 안전사고 대처법과 행동요령을 수록하고, 그 외 응급처치 방법도 담았다. 부록으로 미국, 일본 등 해외 자연재해 사례와 UN 세계재난위험감소회의 행동원칙 ‘센다이 재난위험경감 강령’을 실어 지구 자연재난 문제도 다뤘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신간] 시편 통해 보는 인생의 희로애락

    [신간] 시편 통해 보는 인생의 희로애락

    우리가 부르는 삶의 노래(정성진 지음, 예영커뮤니케이션 펴냄) 시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부르던 신령한 노래이자 찬송이다. 전체 150편으로 구성된 시편은 신앙의 모든 측면에 관한 시와 노래를 담고 있다. 찬양, 감사, 좌절, 희망, 탄원, 환희, 심지어 적에 대한 복수도 있다. 이 책은 은혜, 감사, 고난, 회복 그리고 소망이라는 다섯 개의 큰 틀로 각각에 해당하는 시편 말씀을 저자가 2017년에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전한 설교에서 선별해 정리했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의 현재 처지가 어떠하든지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 늘 하나님께 진정한 노래(찬송)를 올려드릴 것을 힘있게 말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고려청자의 기원이라고 알려진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청자 제작의 시원이라 일컬어지는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1963년 1월 보물로 지정된 이 항아리는 고려 태조를 비롯한 선대 임금들의 제사를 위해 건립한 태묘(太廟)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된 왕실 제기(祭器)다. 항아리 밑바닥 면에 ‘순화사년 계사 태묘제일실 향기 장최길회 조’(淳化四年 癸巳 太廟第一室 享器 匠崔吉會 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순화’는 북송(北宋) 태종의 네 번째 연호이며 ‘4년 계사’는 993년, ‘향기’는 제사용 그릇을 가리킨다. ‘993년 태조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의미다. 1910년쯤 세상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이 항아리의 발굴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장가들을 거쳐 이화여대 박물관이 1957년에 구매했다. 항아리는 높이 35.2㎝에 문양이 없는 긴 형태로 입구가 넓고 곧게 섰으며 몸체는 어깨 부분이 넓은 유선형이다. 표면에 작은 기포와 유약이 굳으면서 생긴 미세한 금이 있으나 바탕흙인 태토(胎土)의 품질이 뛰어나다. 초기 청자 가운데 드문 대형 항아리로, 그 형태가 비슷한 사례가 없다. 특히 바닥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와 용도, 사용처, 제작자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청자를 대표하는 편년 자료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한편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사찰로 알려진 경북 군위 인각사의 건물터 동쪽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에서 발견된 금속공예품 및 청자 18점으로 구성된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과 원나라 유인초(劉仁初)가 당시 과거 시험의 합격 답안을 주제별로 분류해 1341년 새로 편집해 고려·조선시대 금속활자로 찍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은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사브리나의 아버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사브리나의 아버지

    영화 ‘사브리나’를 기억하시는지. 빌리 와일더 감독이 1954년에 만든 로맨틱 드라마(오드리 헵번 주연)를 1995년 시드니 폴락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연출자 시드니 폴락은 ‘인디아나 존스’의 톱스타 해리슨 포드와 ‘가을의 전설’ 등으로 급부상한 줄리아 오몬드를 전격 캐스팅해 한 편의 아름다운 로맨틱 드라마를 완성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오드리 헵번이 맡았던 사브리나 역을 줄리아 오몬드에게 맡긴 것은 역사상 최악의 캐스팅이라면서 리메이크 작품을 혹평했다. 세기의 여우(女優) 오드리 헵번에 대한 흠모가 줄리아 오몬드에 대한 폄하로 이어졌으리라. 하지만 나는 ‘각별한 이유’로 원작보다는 리메이크 작품에 주목한다. 리메이크 작품에는 1954년 원작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인상적인 장면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사브리나의 아버지 페어차일드는 부잣집 운전기사다. 영화에서 그는 딸 사브리나에게 옛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왜 자가용 운전기사로 취직했는지를 설명한다. 그가 젊은 날 직업 선택에서 고려한 조건은 오직 하나, ‘독서할 시간적 여유’를 많이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영화에서도 그는 대부분 독서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고용주가 살림집으로 내준 별채도 온통 책으로 가득하다. 부잣집 운전기사 일을 하면서 틈만 나면 책을 손에 드는 그의 모습은 무척 낯설고 신기하다. 한국 사회의 통념과 상식으로 보면 지극히 이질적이고 운전기사답지 않은(!) 모습이다. 리메이크 ‘사브리나’의 특별한 대목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한국 영화에서도 ‘독서할 시간적 여유’만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페어차일드 같은 캐릭터를 설정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감, 즉 리얼리티가 뚝 떨어질 것이다.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우리네 풍토에서는 대단히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설정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2005년 대전의 헌책방 모습. 그러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한때 신간을 먼저 읽으려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대학가 서점들도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더이상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풍경이기에.
  • ‘스카이캐슬’ 처럼 서열 욕망과 민낯

    ‘스카이캐슬’ 처럼 서열 욕망과 민낯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대학입시를 소재로 삼아 학생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짚었다. 극 중 한서진(염정아 분)이 자신의 자녀를 그렇게도 보내고 싶어했던 서울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드라마를 본 부모들은 내심 ‘인(in)서울’ 대학 정도는 바랐을 터다. 그래야 변변한 직장이라도 갈 수 있으니까. 인서울 대학과 지방대 사이에는 분명 서열이 존재한다.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이는 부정키 어려운 사실이다. 왜 서울의대에, 인서울 대학에 자녀를 보내려 기를 쓰는 것일까. 대학 이후 이어질 서열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이런 의미에서 스카이캐슬은 사실상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여전히 견고하다. ●왜 고시원은 타워팰리스보다 비싼가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신간 ‘바벨탑 공화국´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좀 더 확장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서열에 밀리지 않으려 탐욕스럽게 질주하는 서열 사회의 심성과 행태, 그리고 서열이 갑질을 부르고 사회를 망가뜨린다고 꼬집는다. 그리고 그 상징을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이라 표현했다. 물론, 서열 없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저자는 “서열 격차가 너무 심해서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열 의식이 한국 못지않은 일본만 해도 중소기업 연봉이 대기업의 80%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은 겨우 절반 수준이다. 사회적 대접까지 친다면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임금은 최대 4.2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일본의 2배가 넘는 결정적 이유다. 저자는 좀 더 좋은 서열에 오르려 바벨탑에 오르는 이들의 탐욕이 빚은 병폐와 그늘을 설명한다. ‘왜 아파트와 서울은 성역이 되었나?’, ‘왜 고시원은 타워팰리스보다 비싼가?’, ‘왜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하는가?’, ‘불로소득 부자를 양산한 약탈 체제’,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 ‘강남에 집중되는 공공 인프라 건설사업’, ‘왜 지방민은 지방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를 하는가?’, ‘왜 한국은 야비하고 잔인한 갑질 공화국이 되었나?’ 등에서 풀어낸다. 불로소득의 원천이자 주요 재산 축적 수단이 되어온 ‘부동산’ 역시 서울 집중화가 심각한 지경이다. 강남 3구 면적은 전체의 0.1%에도 못 미치지만, 땅값은 10%에 이른다. 부산시 전체를 사고 남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을 내놓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깔겠다며 헛발질을 헤댄다. 그리고 대학 정원감축 칼날 역시 지방대로 돌린다. 이유는 ‘서울에 있는 대학이 우수하다’는 것이었지만, ‘서울에 있어서 우수한 것’임을 부정키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외치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슬로건은 사실상 모순에 가깝다.●병폐 현상 짚어냈지만 대안은 아쉬운… 서울 중심주의를 설명한 저자의 결론은 지방의 소멸에 닿는다. 저자는 이런 심각한 불균형이 점점 심해지면, 결국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무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기존의 수직지향적 삶을 수평지향적 삶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다만 책 내용 상당 부분을 신문 기사라든가, 책에서 가져온 것을 그대로 싣고 자신의 의견을 붙이는 수준으로 구성한 점은 아쉽다. 저자의 주장이 무언가 참신하다거나, 아니면 다른 연구자들에 비해 특별한 공력이 들었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 병폐 현상을 잘 짚어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너무나도 빈약하다. ‘서울공화국’을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마강래 중앙대 교수의 저서인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개마고원)를 드는 수준이다. 전국 광역지자체를 ‘5+2’ 체제로 개편하는 식의 ‘초광역권’을 구상해 서울에 대항할 수 있는 여러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도다. 그럼에도, 저자가 짚은 주제는 누가 뭐래도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임엔 틀림없다. 다소 아쉽긴 하나, 저자의 문제의식에는 동참할 수밖에 없을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간] ‘박재혁-적의 심장에 폭탄을 던져라’

    [신간] ‘박재혁-적의 심장에 폭탄을 던져라’

    1920년 9월 14일 오후 2시. 부산경찰서 서장실에서 천둥과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은 1층 천장을 뚫고 2층 창문까지 모조리 박살 내며 밖으로 퍼졌고 화약 냄새와 연기가 새어 나왔다.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에게 폭탄을 던진 이는 부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박재혁 의사(義士)다. 박 의사도 파편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갔다. 이후 모진 고문과 재판이 이어졌고 끝내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는 대구 형무소에서 일본의 손에 죽기 싫다며 단식을 시작했고 결국 27세의 나이로 스스로 순국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박 의사의 생애를 담은 동화책이 나왔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펴낼 ‘부산을 빛낸 5인’ 동화책 시리즈 중 첫 번째인 ‘박재혁-적의 심장에 폭탄을 던져라’다. 동화작가 안덕자가 집필한 박 의사 이야기는 박 의사의 이손녀 김경은(55)씨 인터뷰를 기반으로 해 의열단 가입부터 폭탄 투척, 순국까지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기술했다. 명지대 박철규 교수,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 개성고 역사관 관계자 등의 자문과 고증을 받았다. 그러나 어린 시절은 사료가 부족해 일부 허구를 가미할 수밖에 없었다. 박 의사는 독립운동가 이전에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이었고 나아가 여린 생명을 사랑했던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책에서는 그의 혁명가 기질이 의협심이나 애국심을 넘어 인간에 대한 따스한 관심과 사랑에서 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호밀밭출판사.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 ‘이나영♥’ 각성 “누나 사랑 안 해봤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 ‘이나영♥’ 각성 “누나 사랑 안 해봤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과 이종석의 로맨스 챕터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연출 이정효, 극본 정현정, 제작 글앤그림) 5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4.4% 최고 5.0%를 기록했다.(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차은호(이종석 분)는 강단이(이나영 분)를 향한 마음을 깨달았다. ‘사랑’보다도 깊은 차은호의 애틋한 진심은 어디에도 없는 설렘을 선사했다. 특별한 순간엔 늘 함께했던 강단이와 차은호. 강단이의 첫 월급을 기념하며 두 사람은 어김없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거리 공연을 구경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소박한 주말 데이트는 따뜻한 설렘을 자아냈다. 강단이에겐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강단이가 첫 월급으로 사줬던 선물까지 기억하는 차은호에겐 특별한 하루였다. 마침내 차은호는 강단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강단이가 웃으면 좋고, 강단이가 울면 마음이 아파서 미치겠고, 옆에 없으면 보고 싶은” 마음은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무엇이었다. “내 마음과 그 사람의 마음이 어디까지인지, 백 번을 넘게 확인해보고 싶다. 그 사람이 내 마음 있는 곳에 걸어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싶다”는 차은호. 오랜 시간 쌓인 그의 마음은 신중하고 깊었다. 그런 차은호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강단이는 송해린(정유진 분)이 차은호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술에 취해 차은호를 찾아온 송해린을 보고 발걸음을 돌린 강단이는 또 한 번 지서준(위하준 분)과 우연히 마주쳤다. 강단이가 너무나 소중해 고백조차 못 하는 차은호와 그런 마음을 모르는 강단이 사이에 송해린과 지서준이 들어서면서 예측 불가한 로맨스 챕터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쉽지 않은 현실에도 ‘지지 않고 파이팅’하는 강단이의 ‘겨루’ 생존기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김재민(김태우 분) 대표의 허락을 받고 참석한 신간 마케팅 회의는 강단이에게 소중한 기회였다. 차은호의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신박한 아이디어를 낸 강단이는 송해린과 함께 신간 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강단이와 차은호, 송해린은 계약 해지 통보서를 보내고 잠적한 작가를 잡기 위해 강릉까지 달려가야 했다. 출간을 앞둔 작가의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차은호의 위로와 문장을 달달 외울 정도로 책을 읽고 또 읽은 강단이의 진심에 힘입어 작가는 세상에 한 발 나갈 수 있었다. 팍팍한 현실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단이의 에너지는 모두에게 위로가 됐다. “합격하고 나니 두려웠던 마음은 한 발짝 앞으로 나오니까 없어졌다. 일단 시작하고 나니 두려움은 사라지고 점점 잘 해내고 싶은 마음만 남았다”는 강단이의 행보는 울림을 남겼다. 무엇보다 차은호의 각성이 강단이와의 로맨스에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드러날수록 깊이를 더하는 차은호의 진심은 깊은 여운과 설렘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강단이의 마음이 자신한테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차은호의 진심과 일상의 마디마다 묻어있는 사랑의 깊이는 가슴 저릿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나한테 잘해줬고 그게 사랑인 줄 알았다”고 전남편 홍동민(오의식 분)과의 과거를 돌아보는 강단이에게 “그럼 누나, 사랑 안 해봤다”고 단언할 수 있는 차은호의 진심이 강단이의 마음에 언제 가닿을지 앞으로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인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6회는 오늘(10일) 밤 9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도시에 살고 싶다…공존을 위한 진화

    도시에 살고 싶다…공존을 위한 진화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메노 스힐트하위전 지음/제효영 옮김/현암사/369쪽/1만 7000원지구의 지배자는 누가 뭐래도 인간이다. 온갖 자원을 캐내 쓰고, 식량 대부분을 먹어 치운다. 밀림 속 오지나 깊은 바닷속을 제외하고, 인간은 지구 곳곳을 뒤덮은 채 살아간다. 단일 생물종이 지구를 이렇게 완전히 차지한 사례는 인간이 처음이다. 누군가는 ‘공룡도 지구를 지배했다’고 반박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공룡은 수천 종의 동물을 통칭한다. 인간, 즉 ‘호모사피엔스’ 종이 지금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는 비교하기 어렵다. 인간이 만들고,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도시를 자연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이 원래 거주하던 동식물을 몰아내고 도시를 만들면서 생태계를 모두 파괴해 버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합당한 지적이긴 하나 도시를 잘 둘러보라. 의외로 많은 동식물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 비둘기, 개미, 이름 모를 풀들을 비롯해 수많은 동식물이 인간과 함께 안정적인 일상을 영위하며 순조롭게 번식한다. 강력한 지구의 지배자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이 힘은 바로 진화에서 나왔다.네덜란드 레이던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메노 스힐트하위전의 신간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는 도시에서 진화한 동식물을 추적하고, 이 과정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선 도시보다 시골에 더 많은 생물이 살고는 있지만, 오히려 생물종 수는 도시가 더 많았다는 게 이채롭다. 도시는 애초부터 생물이 번성하기 좋은 지리적인 특성이 있는 데다 여러 이주민이 들고 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또 도시 경계와 맞닿은 외곽 지역의 좋은 서식지가 점차 사라지고, 도시 곳곳에 생물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곳이 군데군데 생겨나면서 도시에 더 많은 생물종이 살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인간의 생활양식에 맞춰 진화했다. 예컨대 산업혁명으로 대기오염이 심해지자 하얀 날개 대신 어두운 날개의 회색가지나방이 많아졌다. 그러다 공기가 다시 맑아지자 밝은 색 날개의 나방이 늘어났다. 국화과 잡초인 ‘상크타’는 민들레처럼 씨앗을 날리면서 번식하는데, 도시에 서식하는 상크타의 씨앗이 시골보다 더 무거웠다. 그래야 보도블록을 피해 땅에 바로 낙하하기 때문이다. 유럽 찌르레기는 과거보다 날개가 좀더 둥그레졌는데, 도시에서 방향을 빨리 전환하거나 신속하게 날아오르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비둘기는 아연과 같은 중금속 오염 물질이 체내에 유입되면 깃털로 보내 중금속을 제거한다. 짙은 색 비둘기 날개를 조사해 보니 밝은 색 비둘기보다 아연의 양이 25% 더 많았다. 특이한 점은 이들 동식물의 변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도시마다 유사한 형태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생태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임을 따져 볼 때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도시의 변화가 점차 빨라지므로 이에 맞춰 진화의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또 전 세계 도시마다 적용되는 기술이 비슷해지고 생활양식도 비슷해지면서 함께 사는 동식물도 유사한 종이 많아진다. 그래서 저자는 도시 속에 살아가는 동식물에 관한 책임 역시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외래종 생물을 모조리 잡초와 해충으로 여기고 모두 없애려는 노력은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급격한 변화에서 조금만 더 이들을 배려해 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일본 롯폰기 힐스에 마련된 옥상 정원, 30층 높이를 덩굴 식물로 덮은 싱가포르의 오아시스 호텔 다운타운, 두 개의 타워에 거대한 숲을 조성한 밀라노의 수직 숲 건물들이 이런 사례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다윈의 조언이 담긴 건축 가이드라인’이라고 명명한다. 정원사처럼 굴지 말고, 조경하듯 생물종을 선별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채워지도록 그냥 내버려 둘 것, 무조건 외래종을 배척하거나 토종을 고집하지 말 것, 그리고 굳이 통로를 만들어 도시 내 자연을 연결하기보다 곳곳에 특색 있는 환경이 유지되도록 제대로 분리할 것. 지금 생태학적 도시 설계와 다소 어긋나 보이는 제안일 수 있다. 그러나 도시 동식물과의 공존을 위해 눈여겨볼 제안임은 분명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이나영, 둘만 모르는 로맨틱 기류 ‘심쿵’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이나영, 둘만 모르는 로맨틱 기류 ‘심쿵’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과 이나영이 둘만 모르는 로맨틱 기류로 설렘 지수를 높였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연출 이정효, 극본 정현정, 제작 글앤그림) 4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4.3% 최고 5.1%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어갔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기간 한정 동거를 시작한 강단이(이나영 분)와 차은호(이종석 분)의 가까워진 거리만큼 달달해진 일상이 그려졌다. 특별하고도 깊은 두 사람의 관계에 서서히 변화가 찾아오며 설렘의 온도를 뜨겁게 달궜다. 술에 취하면 습관처럼 강단이의 집을 찾아가 먼발치에서 바라보곤 했던 차은호. 지난밤 역시 술에 취해 강단이의 옛집을 찾았고, 집으로 돌아온 차은호는 자신을 기다리던 강단이를 끌어안았다. 이를 기억해 낸 차은호는 이불 속에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어디 갔었냐는 말에 “좋아하는 사람 집에” 갔다고 마음을 비치기도 했지만 강단이는 차은호의 마음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아직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깨닫기도 전에 차은호에게는 뜻밖의 라이벌이 등장했다. 바로 강단이에게 ‘우산씨’라는 동네친구 지서준(위하준 분)이 생긴 것. 이름도 모르는 사람 집에서 라면을 먹고 왔다는 말에 차은호는 걱정 어린 투정을 부렸다. “나 제대로 알고,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 딱 하나면 돼”라는 강단이에게, ‘제대로 아는 딱 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확인받고서야 기쁨의 미소를 짓는 차은호의 모습은 설렘을 자아냈다. 늘 신경이 쓰이고, 귀여운 질투까지 하게 만드는 아는 누나 강단이. 강단이를 향한 차은호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커져가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 길 없는 강단이는 차은호와 송해린(정유진 분)의 사이를 오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차은호는 “술 마시고 오지 마. 나 이제 여자랑 살아서 안 돼”라며 송해린에게 선을 긋고 있었다. 강단이와 차은호 사이 등장한 송해린과 지서준의 존재가 두 사람의 마음을 깨닫게 하는 촉매가 될지 궁금해진다. 자신도 모르게 시작된 차은호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연히 강단이의 전남편 홍동민(오의식 분)을 보게 된 차은호. 외국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그는 버젓이 서울 한복판에서 임신한 아내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늘 한발 멀리서 강단이의 웃음과 눈물을 지켜봤던 차은호는 홍동민을 보는 순간 달라졌다. 그에게 주먹을 날리고 머리채까지 잡은 차은호는 “매일매일 내 얼굴 보고 싶지 않으면 양육비와 위자료를 보내라”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차은호는 이렇게라도 강단이의 힘들었던 날들을 대신 보상해주고 싶었다. 한편,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겨루’ 출판사에는 특별 미션이 생겼다. 요즘 가장 ‘핫’한 표지디자이너 지서준을 잡아야 한다는 대표 김재민(김태우 분)의 특명이 내려진 것. 그러나 지서준과 겨루의 인연은 첫 만남부터 꼬여버렸다. 지서준은 김재민을 향해 “소문과 똑같이 업계의 장사꾼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겨루’가 판권을 노리고 대작가 강병준을 감금한 게 아니냐며 도발했다. 차은호는 급기야 ‘겨루’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지서준의 멱살을 잡았다. 첫 단추부터 꼬여버린 지서준과 ‘겨루’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겨루’를 성장하게 한 강병준 작가는 누구일지도 호기심을 자아냈다. 복잡한 마음으로 돌아온 차은호를 위로하는 건 역시나 강단이였다. 차은호는 강단이의 노랫소리와 온기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마당에 나란히 앉아 달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따뜻한 공기가 설렘을 불러일으켰다. 한순간 빠져드는 로맨스가 아닌 서서히 스며드는 두 사람의 관계는 로맨스 이상의 설레는 순간을 만들었다.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려도, 누나만은 나 믿어줄거지”라고 묻는 차은호와 밝게 웃으며 화답하는 강단이의 모습은 그 어떤 고백보다도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강단이와 차은호의 둘만 모르는 로맨스 기류는 설렘을 유발했고, ‘겨루’에 서서히 녹아 들어가기 시작한 강단이의 고군분투와 좌충우돌 오피스 코미디는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완벽하지 않아 지극히 인간적인 ‘겨루’인들의 모습은 현실적인 공감을 더했다. 신간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짝짝이 신발을 신고 달려오는 것은 물론, 파마를 하다 말고도 한달음에 달려오는 ‘겨루’ 식구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한 권의 책 안에 드러나지 않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겨루’ 출판사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좌충우돌 신입 동기 강단이와 박훈(강기둥 분), 오지율(박규영 분)의 모습도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지서준이 꺼내든 강병준 작가의 이야기도 호기심을 더하며, 본격적으로 펼쳐질 도서출판 ‘겨루’의 다이내믹한 이야기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tvN 주말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매주 토, 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이나영, 달밤 데이트 포착 ‘본격 설렘’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종석♥이나영, 달밤 데이트 포착 ‘본격 설렘’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과 이종석이 본격 설렘 모드를 가동한다. 3일 tvN 주말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측은 따뜻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강단이(이나영 분)와 차은호(이종석 분)의 달달한 투샷을 공개하며 특별하게 스며드는 로맨스의 시작을 예고했다. 지난 방송에서 강단이와 차은호가 기간한정 동거를 시작한 가운데, 신입 사원 강단이의 ‘겨루’ 적응기도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신간 헤드카피까지 제출하며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비록 밤새 작성한 헤드카피는 고유선(김유미 분) 이사에게 뺏기고 말았지만 강단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차은호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강단이가 필요할 때면 도움과 위로를 건넸다. 방송 말미에는 강단이를 향한 차은호의 오랜 마음이 마침내 드러났다. 술에 취하면 버릇처럼 강단이의 옛집을 찾았던 차은호는 자신의 집에서 기다리는 강단이를 끌어안으며 평온했던 일상에 잔잔한 설렘의 파장을 일으켰다. 차은호의 포옹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묵묵히 지켜만 보던 그의 진심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애틋함을 자아냈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은 함께 있기만 해도 설레는 로맨틱 케미로 시선을 강탈한다. 달빛을 받으며 나란히 앉은 강단이와 차은호에게 흐르는 따뜻하고 다정한 온기가 설렘을 유발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다가도 자꾸만 서로의 얼굴을 향하게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심장을 간질간질하게 만든다. 함께 있을 때 누구보다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아는 누나와 동생. 두 사람의 거리감은 어떤 스킨십보다도 설렘지수를 높인다. 늘 한 발 떨어진 곳에서 누나 강단이를 지켜봐 온 차은호의 한층 깊고 달달해진 눈빛도 심박수를 높이며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궁금증을 더한다. 반짝 켜진 가로등 불빛처럼 둘 사이에 로맨스 신호가 켜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늘(3일) 방송되는 ‘로맨스는 별책부록’ 4회에서 매 순간을 함께하게 된 강단이와 차은호의 일상이 설렘을 선사한다. 여기에 차은호 바라기 송해린(정유진 분)과 엉뚱하지만 스윗한 연하남 지서준(위하준 분)까지 본격 등장하며 짜릿한 로맨틱 텐션을 증폭할 예정.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겨루’ 출판사의 파란만장한 오피스 코미디 역시 한층 흥미롭게 펼쳐진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제작진은 “평행선처럼 같은 거리를 유지해왔던 강단이와 차은호가 서서히 마음을 깨달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천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여느 로맨스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은 감정과 공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3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동네서점 ‘생계형 적합업종’ 1호 신청… 오프라인 시장 촉각

    동네서점 ‘생계형 적합업종’ 1호 신청… 오프라인 시장 촉각

    동네서점 10년 새 40% 가까이 줄어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진출 막아야” 지정되면 대기업 인수·확장도 금지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에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를 시행한 뒤 첫 신청이다. 실제 지정이 이뤄질 경우 오프라인 서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점연합회 관계자는 31일 “동반위에 지정 추천 신청서를 30일 제출했다”면서 “온라인 서점들의 교묘한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점연합회가 지정을 추진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은 관련 업종에 있는 대기업의 신규 인수, 추가 사업 개시·확장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기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가 단순히 ‘자제 권고’에 그치는 것과 비교해 보다 강력한 제도로 인정받는다. 최종 지정은 중기부 내 심의위 의결에서 결정되지만 그 전에 동반위의 지정 추천이 선행돼야 한다. 서점연합회가 생계형 업종 지정에 나선 것은 서점수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데다 다음달 말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까지 끝나 보호 장치마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교보·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로 대표되는 대형 서점 외에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동네서점은 2007년 3247곳에서 10년 뒤인 2017년에는 2050곳으로 40% 가까이 줄어들었다. 영세 서점주들은 특히 온라인 서점들이 ‘중고서점’ 형태로 우회해 시장에 진출한 뒤 일부 공간을 활용해 신간을 파는 문제점이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이용 고객이 많아진 중고서점은 업종상 ‘고물상’으로 분류돼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기간에도 아무 제한 없이 시장 진출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이 지점을 증설하는 것이 줄어들고 있지만 중고서점들이 제도 공백을 틈타 신간 서적을 팔면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서점연합회는 2월 말 중소기업 적합 업종 일몰 후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까지 최소 6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관련 기관에 업종 보호를 위한 요청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중기부 관계자는 “법적 보호 장치보다도 서점을 운영하는 대기업과 중소상인 사이 상생 협약을 맺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점 업계 외에도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원하는 중소업체들이 많아 2월부터는 신청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치·두부·장류 등 식품 제조업체뿐 아니라 LPG 용기 판매업 종사자들도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흩어진 거제 조선업 가족들…중공업 유토피아는 어디에

    흩어진 거제 조선업 가족들…중공업 유토피아는 어디에

    기업들이 줄도산한 IMF 시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자리한 ‘조선업의 도시’ 경남 거제는 황금기를 맞았다. 2010년 중반까지 세계 1위 선박 수주를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다. “거제에서는 개가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2015년 하반기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최악의 ‘수주 절벽’에 부딪히며 상황은 바뀐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은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고, 뒤이어 2016년 앙골라 국영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이동식 시추선인 드릴십 대금을 둘러싼 이른바 ‘소난골 프로젝트’가 유예되며 위기의 골은 깊어진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았고, 협력업체 70%가 폐업했다. 언론은 그들이 일을 마친 뒤 술을 기울이던 옥포동의 상황을 연일 보여 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많은 돈을 받는 ‘귀족노조’가 흥청망청했고, 돈 잔치에 빠진 회사는 방만하게 경영했다는 것이다.●양승훈 교수, 거제 조선업 ‘흥망’ 분석 신간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는 이런 이야기의 뒤에 숨은 사정들을 들려준다. 저자 양승훈(38)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2년부터 5년 동안 대우조선해양 인사·기획팀에서 일했던 경험과 사회학자로서의 시각을 섞어 거제의 조선업을 분석한다. 한국이 1990년대 세계 조선 시장을 석권하기 전 유럽과 일본이 조선업 패권을 잡고 있었다. 유럽은 오랜 기술과 주변국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1960년대 전후 조선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일본이 1970년대 용접으로 강판을 조립하는 방식을 도입하며 주도권을 가져온다. 한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블록의 대형화·모듈화, 생산효율 극대화 등의 기술로 일본을 누르고 세계 최고에 올라선다. ●정부 적극 투자 등 90년대 시장 석권 저자는 이런 바탕에 ‘중공업 가족´이 있었다고 말한다. 옥포조선소를 비롯해 여러 조선소가 거제시에 들어서며 일감이 늘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 과정에서 끈끈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노동자 공동체, 직원 공동체가 형성된다. 이른바 ‘회사·가족 공동체’다. 그러나 이 가족은 위기를 맞으며 급격하게 무너진다. 2000년대 조선소는 불황과 함께 선박 대신 바다 위에 세워두는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눈길을 돌린다. 선박과 달리 해양 플랜트는 많은 공정을 요구했고, 이에 따른 많은 문제를 불렀다. 급할 때 불러 쓰는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을 가리키는 ‘물량팀’이 업무 시간을 넘어 밤샘하는 ‘돌관 작업’을 해야 했다.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는 위기 불러 2008년 경제 위기로 해운 물동량이 줄어든 데다가 해양 플랜트를 과하게 수주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회사·가족 공동체´의 붕괴를 짚어낸다. 고임금을 받는 직영업체 정규직과 더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적은 돈을 받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간의 갈등, 그리고 고교만 졸업하고 현장에서 고임금을 받은 과거 직원과 달리 수도권 대학을 나온 고학력 젊은 노동자는 호시탐탐 회사를 벗어나려 노력한다. 여기에 전통적인 남초 현상에 따른 각종 부작용 등으로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였던 거제는 서서히 그 빛을 잃는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조선업의 흥망에 맞춰 인구 유입 변화와 부동산 가격 등 각종 통계와 전 세계적인 산업 동향을 함께 엮었다. ●“거제 다음 주역은 누가 돼야 하는지…” 5년 동안 흥망을 바라보고 치밀하게 조선업을 분석한 저자는 이제 미래를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한다. 저임금으로 덤비는 중국과 기술력으로 다시 조선업을 넘보는 일본이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한 동남아시아의 공세도 매섭다. 저자는 이와 관련,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보장된 정년과 높은 연봉으로 대표되던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제 고용 유용성과 저성장에 맞물려 있다. 악화한 시장에서 수주한 선박은 예전처럼 10%에 이르는 수익률을 담보하지도 못한다. 여기에 숙련된 직영 노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이룩했던 왕년의 높은 생산성을 다시 회복해야 하는 과제 등 여러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제의 다음 주역은 누가 돼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거제를 떠났던 딸들, 높은 연봉과 수도권을 향했던 젊은 엔지니어들이 일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1위 규모 ‘매머드급’ 조선사 탄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과 노조의 반발 등 문제도 여전하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거제는 또다시 중공업의 유토피아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눈 뜨고도 현실 못보는 전쟁 당사국 향한 경고

    눈 뜨고도 현실 못보는 전쟁 당사국 향한 경고

    몽유병자들/크리스토퍼 클라크 지음/이재만 옮김/책과함께/1016쪽/4만 8000원1911년 이탈리아가 리비아를 침공했다. 지금은 세계사에서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 이 전쟁에서 공중폭격이 처음 선보였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군용 탐조등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상자를 낸 당대의 첨단기술이었다. 케임브리지대 역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저서 ‘몽유병자들’은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 있었던 유럽 각 국가의 상황에 주목하며 전쟁의 원인을 파헤친다. 1차 대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20세기를 폭력의 악순환으로 빠져들게 한 이 전쟁이 발발한 원인에 대해 유럽 역사학계에서는 개별 국가가 모두 책임이 있다는 집단책임론과 주요한 책임이 독일에 있다는 ‘피셔 테제’ 간 공방이 이어졌다. 이 같은 논쟁에 대해 저자는 전쟁 이전 일련의 사건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한다. 앞서 소개한 이탈리아의 리비아 침공은 발칸반도 국가들의 연이은 충돌로 이어졌고, 이는 1차 대전의 빌미가 됐다. 1차 대전은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과 삼국협상(영국·프랑스·러시아) 간 대결로 시작했다. 사실 독일에서는 러시아가 전쟁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1914년 직전,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한 편의 ‘난투극’이었던 1912~1913년 발칸의 상황, 발칸에 대한 통제가 약화됐던 러시아의 혼란스러운 정세 등을 보면 왜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갔는지 조금 이해하게 된다.이탈리아의 리비아 침공 사건에서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의 명분 없는 행동을 묵인했다. 결국 이들 동맹이 사실 내부적으로는 허술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탈리아에 맞선 리비아의 투쟁이 “현대 아랍 민족주의의 출연을 자극한 중요한 초기 촉매 중 하나였다”(395쪽)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1차 대전을 얘기하며 1914년 6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그의 부인 조피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게 테러를 당한 ‘사라예보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페르디난트 대공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조피는 대공비 칭호도 얻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부분 누가 죽었는지보다는 사건 장소인 ‘사라예보’를 기억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죽음이 어떻게 당시 유럽의 여론을 바꿨는지를 설명한 저자의 서술도 흥미롭다. 1차 대전이 실제 일어나기 전까지 유럽인들은 이 같은 대규모 전쟁을 상상하지 못했다. 전쟁이 나더라도 1년~1년 6개월의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자는 결국 당사국 모두가 눈을 뜨고도 눈앞의 현실을 보지 못하는 ‘몽유병자들’이었다고 지적한다. 전쟁의 원인이 아닌 과정을 집요하게 연구한 저자의 접근방식은 전쟁 발발 100주년을 맞은 2014년 1차 대전을 조명한 많은 신간 가운데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이 책은 2017년 12월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면담하며 건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개발이 몽유병자와 같은 행동에 불과할 것이라는 경고였겠지만, 이 책을 본 독자라면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국가가 몽유병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설지도 모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채광석 시인, 두 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출간

    채광석 시인, 두 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출간

    채광석 시인이 2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를 출간했다.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는 시집 출간 일주일 만에 예스24 신간 시집/희곡 분야 1위를 기록했으며 2쇄에 돌입했다. 현재 신간문학 5위 및 시집/희곡 TOP 20에 진입했다. 이번 시집에는 잠시 시단을 떠나 있던 채광석 시인의 삶과 철학이 녹아 있다. 30대, 40대를 지나 50대에 들어선 현재까지, 시인의 삶이 현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언어로 담겨 있다. 특히 3.8.6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그래서 386세대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불안, 죄책감, 체념 그리고 새롭게 살아나는 희망과 기대까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전적 시들이 가득하다.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리얼리즘 시학의 귀환’이라고 평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채광석 시인의 시집은 내가 걸어온 모든 것을, 상처와 고통과 죄책감과 새롭게 일어나는 꿈까지도 함께 나누어 갖도록 한다. 이 새로운 시적 자서전이 우리들로 하여금 가슴 깊이 도사린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타인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자각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해설했다.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는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 90 그리고 서른’은 20대 후반과 30대의 삶이 담겨 있다. ‘제2부 마흔, 무늬 몇 개’에 담긴 40대의 삶은 슬픔과 회한으로 가득하다. ‘제3부 쉰 즈음’에 실린 시를 통해서는 세상을 바꾸고자 했으나 스스로 선(善)이 되지 못한 동료들과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 마지막 ‘제4부 역사의 바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이 스러져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담았다. 한용운의 아내 전정숙, 기미년의 기녀들, 중국과 러시아 등 이국 땅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이들의 삶을 기록하고 애도한다. 특히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시 ’역사의 바깥32 과꽃‘은 故채광석 시인의 유작 시로 잘못 알려져 회자되기도 했는데, 본 시집의 출간을 계기로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27년 만에 리얼리즘 시학으로 귀환한 채광석 시인은 현재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간] 우리 주위 사람들의 감동적 이야기

    [신간] 우리 주위 사람들의 감동적 이야기

    우리가 그토록 삶에 속으면서도 여전히 살아가는 이유, 온갖 절망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아직 살 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어떤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사람들, 낮은 곳으로 향한 숭고한 사람들 등 우리 곁에서 진짜로 살아간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확장된 사유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지나간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최원석 화백의 따뜻하고 정감 어린 그림이 책에 온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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