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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 “한국, 日수산물 수입금지 협정 위배”

    WTO “한국, 日수산물 수입금지 협정 위배”

    원전 사고 이후 24개국 수입규제 유지 9개국은 지역 특정해 수입금지도 병행 정부 “판정에 문제”… 즉각 상소하기로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진행된 일본과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분쟁에서 패소했다. 정부는 국민 건강과 밀접한 사안인 만큼 즉각 상소하기로 했다. 상소 등 WTO 분쟁해결 절차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잡은 수산물은 종전처럼 수입되지 않는다. ●“기타핵종 검사 증명 요구는 필요 이상 무역 제한” WTO는 22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제기한 소송 결과를 공개하면서 ‘한국 정부의 첫 조치는 정당했지만 계속 수입을 금지한 행위는 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패소 판정했다. 우리 정부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뒤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50종 등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그 외의 일본산 식품을 수입할 때는 세슘 검사를 하고, 세슘이 미량 검출 시 스트론튬·플루토늄 등 기타핵종 검사를 요구했다. 2013년 8월 도쿄전력이 원전 오염수 유출 사실을 발표하자 다음달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잡은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고, 세슘 검출 시 기타핵종 검사 대상도 확대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5월 우리 측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WTO는 우리 정부가 일본 8개 현의 28개 수산물에 대해 포괄적으로 수입을 금지한 조치가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협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일본산과 다른 국가의 식품이 유사하게 낮은 오염 위험을 보이는데도 일본산만 수입금지 및 기타핵종 추가 검사를 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이다. WTO는 2011년과 2013년 한국이 일본 정부에 요구한 추가 검사도 SPS 협정 위반으로 봤다. 세슘 검사만으로도 적정 보호 수준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필요 이상의 무역 제한이라는 것이다.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동일한 수입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WTO 판정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에 수입규제 조치를 한 나라는 46개국이며, 한국을 포함해 미국·러시아·레바논·홍콩·마카오·필리핀·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 등 24개국이 유지하고 있다. 24개국은 일본 일정 지역의 수산물을 수입할 때 세슘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고, 한국과 중국·대만·미국 등 9개국은 지역을 특정해 수입금지도 병행한다. 다만 세슘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기타핵종 검사 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은 “우리나라의 특별 조치는 다른 나라의 수입규제에 비해 지나침이 없다”면서 “일본은 WTO 분쟁에서 기타 핵종검사를 우리나라만 요구하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존 수입규제는 분쟁해결 절차 종료까지 유지 정부도 WTO 판정에 문제가 있다며 상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수입규제 조치는 상소 등 WTO 분쟁해결 절차 종료 전까지 유지된다”면서 “방사능 오염 식품이 식탁에 올라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은 60일 안에 최종심에 상소할 수 있다. 상소 기구는 다시 60일 동안 1심 판단의 적절성을 심리한 뒤 1심 판정을 확정하거나 파기, 수정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우리 측의 상소 방침에 유감을 표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이토 겐 농림수산상은 “한국은 WTO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에이핑크 손나은, SNS 사진 올렸다 봉변...‘페미니스트·담배’ 논란...왜?

    에이핑크 손나은, SNS 사진 올렸다 봉변...‘페미니스트·담배’ 논란...왜?

    그룹 에이핑크 손나은이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난데없이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13일 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25)이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손나은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침 부은 얼굴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손나은의 모습 등이 담겼다. 사진 속에서 손나은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다. 논란이 시작된 건 손나은이 들고 있던 휴대폰 케이스에서였다. 그의 휴대폰 케이스에는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는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쟈딕 앤 볼테르의 대표적 슬로건이다. 이는 한 때 많은 여성들이 해당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으면서 인기를 모았다. 동시에 ‘페미니스트’ 대변 문구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페미니스트 선언한 거냐”며 손나은의 게시물에 이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몇몇 네티즌은 “손나은 남자 팬 떨어지겠네”, “그놈의 ‘페미’ 좀”, “손나은 페미인가요? 아 오늘부터 차단”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손나은이 식사하고 있는 테이블 한 켠에 있는 담배를 발견, 이를 지적했다. 손나은의 SNS는 순식간에 네티즌 싸움판이 됐다. 일부 네티즌은 “개인 사생활이다”, “과도한 해석이다”라며 손나은에 대한 과한 지적을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손나은은 급히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급기야 손나은 소속사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후 해명에 나섰다. 소속사 측은 “손나은이 해당 브랜드 화보 촬영으로 미국에 갔고, 현지에서 행사 물품으로 해당 핸드폰 케이스를 받았다”며 “평소 자신이 광고하는 브랜드를 SNS에 홍보하며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런 논란이 벌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식탁 위에 있던 담배도 현지에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의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사진=손나은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북극곰,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확인도 하지 않고···

    북극곰,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확인도 하지 않고···

    다 쓰러져 갈 듯 매우 쇠약해 보이는 어미 북극곰 한 마리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화제다. 지난 9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메일이 소개했다. 이 영상은 2015년 7월, 트라비스 윌킨슨(Travis Wilkinson)이란 사람이 스발바르 제도(Svalbard Islands) 주변으로 가족과 배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담게 됐다. 당시 그들에게 예정됐었던 여행 코스는 얼음 때문에 갈 수 없은 곳이었다. 하지만 이 안타까운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운명’과도 같은 기회가 허락됐다. 굶주린 어미 야생 북극곰 한 마리가 마치 ‘죽은 듯’ 누워 있는 바다코끼리 중 한 마리에게 접근한다. 어미 곰은 처음엔 코를 갖다 대며 탐색한다. 탐색을 마친 북극곰은 바다코끼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쪽 발을 갖다 댄다. 물론 같이 있던 새끼 곰은 바다코끼리로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거리에 서있다. 불행하게도 먹잇감이 아니다. 자신보다 큰 몸집의 바다코끼리는 잠시 수면을 취하고 있던 것이었다. 놀라 깨어 반응하는 바다코끼리는 야윈 어미곰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다. 반대로 위협감을 느끼고 뒷걸음치는 건 불쌍한 어미곰과 새끼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다 자란 수컷 야생북극곰은 종종 바다코끼리를 먹잇감으로 삼고 적극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암컷 북극곰들 중 육체적으로 수척한 곰들은 자신보다 큰 동물을 공격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 암컷 북극곰이 할 수 있는 건 이미 죽은 상태의 바다 코끼리를 찾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보인다.북극 바다 얼음의 감소는 북극곰의 사냥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북극곰들은 물개를 잡기 위해 얼음판 같은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얼음판은 먹이를 잡기 위한 교두보이자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식탁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이들 북극곰들이 굶어 죽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 북극 연구소(Norwegian Polar Institute) 연구원 존 아라스(Jon Aars)는 “바렌츠 해(Barents Sea)의 북극곰 개체 수를 관찰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러한 암컷 북극곰들의 목에 추적 장치를 달았다”며 “바렌츠 해의 곰들은 심각하게 감소된 바다 얼음 서식지에서 살아가고 있다”한다. 그는 “영상 속 어미곰은 자신의 새끼 곰을 위해 젖을 생산할 만큼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며 “엄마가 아무 먹잇감도 찾지 못하면 새끼 곰은 곧 죽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World News & Analysis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송중기♥’ 송혜교 신혼일상 공개 ‘잠에서 막 깬듯’

    ‘송중기♥’ 송혜교 신혼일상 공개 ‘잠에서 막 깬듯’

    배우 송혜교가 신혼일상을 공개해 화제다.송혜교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장의 일상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송혜교는 편안한 후드 티셔츠 차림에 청순한 민낯을 과시하고 있다. 식탁 위에는 커피 한 잔과 꽃이 놓여있다. 달달한 신혼일상을 담은 듯한 사진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찍어준 이가 남편 송중기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송혜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만난 배우 송중기와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을 만끽 중이다. 결혼 이후 두 사람은 아이유 콘서트장을 찾은 모습이나 함께 볼링을 즐기는 모습 등이 포착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패션위크 참석차 프랑스 파리로 동반 출국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밥상머리 교육, 아이 건강에도 도움 된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밥상머리 교육, 아이 건강에도 도움 된다

    한자로 가족을 뜻하는 식구(食口)는 ‘함께 밥을 먹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대가족이 함께 살던 옛 시절에는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아들, 손자까지 식구 모두가 한 밥상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예절을 통한 인성교육을 하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서양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이런 밥상머리 교육이 인성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와 만하임대 공동연구팀은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자주 할수록 아동의 비만율이 낮아지고 식습관이 건강해진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비만 리뷰’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수행된 57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메타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메타 분석은 비슷한 주제로 연구된 문헌들을 통계적으로 통합하거나 비교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연구 방법입니다. ●가족과 밥 먹는 아이 ‘체질량지수’ 정상 연구에 활용된 분석 대상은 전 세계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입니다. 연구팀은 개별 연구에서 가족끼리 모여 하는 식사의 횟수, 자녀들의 체질량지수(BMI), 하루 식단 중 야채와 과일의 비율을 포함한 식사의 종류, 설탕이 포함된 음료, 패스트푸드, 나트륨 함량이 많은 과자의 섭취량,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 등을 추출해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의 체질량지수는 낮아 정상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식단에는 채소와 과일 같은 건강한 먹거리가 더 많았고 패스트푸드와 달고 짠 과자를 먹는 양과 횟수는 훨씬 적었다고도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식사 중 언제 함께하는지는 식습관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사실 취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있는 가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편식을 하지 않고 좋은 식습관을 갖게 해줄까’입니다. 식습관이라는 것이 어린 시절 형성되고 가족과 함께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성인기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함께 식사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먹을 시간 없다면 친구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식사과정에서 심리적이고 행동적인 요소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식사 시간에 부모가 긍정적 역할 모델을 보여주거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맞벌이 등으로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대신 연구팀은 가정의 경제사회적 위치가 식사의 질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서 문득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여전히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로 ‘워라벨’(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인 한국에서 무상급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들이 입맛에 맞든 맞지 않든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같은 식단의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건강과 평등 의식을 함께 챙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상급식의 의미는 충분치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edmondy@seoul.co.kr
  • [사설] 동중국해 침몰 유조선 피해 한·중·일 공조 시급하다

    지난 7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침몰한 이란 유조선 산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 해양수가 다음달 말 일본 동해를 거쳐 제주도 해안을 위협하고 3월 이후엔 남해와 동해까지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우리 해양과 어장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본 우리 정부의 예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전망이다. 산치호에 실려 있던 기름은 콘덴세이트유(응축유) 13만 6000t으로, 독성이 매우 강한 데다 물과 잘 섞이는 특성을 지녀 방재가 어렵다고 한다. 자칫 해양 생태계와 우리 어장에 심각한 재앙을 안겨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OC)는 동아시아 해류의 3개월간 흐름을 모의 측정한 결과 산치호 유출 기름은 구로시오해류를 타고 한 달 안에 일본 동해안에 도달한 다음 다시 쓰시마해류를 타고 제주도 남쪽으로 번진 뒤 3월 하순엔 남해 전역과 동해 일부에 다다를 것이라는 분석을 27일 내놓았다. NOC 측은 그러면서 이 같은 해양 오염수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주요 어장과 해양생태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유조선 산치호 침몰 사과와 관련해 국내 연안 오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침몰 당시 큰 폭발이 없어 콘덴세이트유가 대량 유출되지 않은 데다 유출돼도 휘발유보다 강한 휘발성으로 인해 대부분 증발하기 때문에 해수 오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 달리 중국 국가해양국 조사에 따르면 오염 해역의 면적은 사고 직후인 지난 17일 101㎢에서 불과 나흘 뒤인 21일엔 332㎢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리고 지금도 확산일로라는 게 위성사진 분석 결과다. 산치호에서 계속 기름이 유출되고 있고, 겨울철 낮은 해수 온도 등으로 인해 쉽사리 증발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름 유출로 인해 수백만 해양생물이 화학발암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등어와 오징어, 새우 같은 어류가 오염되면서 식탁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안의 악몽이 가신 지 몇 해 되지 않는다. 선제 대응이 절실하다. 정부는 지금의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중국·일본과의 공조를 대폭 강화해 적극적인 방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오염 수역에서 잡은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
  •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시정 방침 연설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를 ‘국난(國難)이라고 불러야 할 위기상황’으로 규정했다. 150년 전 메이지 시대 도쿄제국대학 총장으로 등용됐던 야마카와 겐지로의 사례를 인용하며 40여분에 걸친 연설의 상당 부분을 ‘근로방식 개혁’과 ‘인재양성 혁명’ 등 큰 틀에서 저출산·고령화에 수반된 과제들의 추진에 할애했다. 이렇게 급박한 위기감의 바탕에는 일본 사회에 재앙으로 현실화한 노동인구 감소, 이른바 ‘일손(人手·히토데) 부족’의 문제가 자리한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경제가 살아나면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정작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이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회복과 성장의 둔화는 물론이고 사회·경제 곳곳에서 동맥경화가 빚어지는 상황이다.●운전기사 부족에 ‘1인 다차량 운행’ 등 실험까지 지난 23일 일본 시즈오카현 신토메이고속도로에서는 이색적인 실험이 진행됐다. 자동운행 기술을 이용해 연달아 늘어선 3대의 트럭을 맨 앞 트럭의 탑승자 혼자 운전하는 실험이었다. ‘1인 다차량 운행’을 통해 운전기사 부족을 완화할 방법을 찾던 일본 정부가 민간기업에 의뢰한 연구용역이었다. 선두 차량이 이끄는 트럭 3대는 고속도로 15㎞ 구간에서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이 기술을 2020년에 실제 도로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물차 운전기사의 부족은 택배 물량의 증가 등으로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심각하다. 이삿짐 운송계약을 취소할 때 소비자가 업체에 물어야 하는 해약 수수료가 올 6월부터 기존 최고 20%에서 50%로 높아지고 인건비 손실에 대한 보상이 추가된 것도 그런 차원에 이뤄진 일본 정부의 대응이다. 운임 4만엔(약 40만원), 인건비 3만엔으로 계약한 이사를 고객이 당일 취소하면 지금은 8000엔만 해약금으로 내면 되지만, 6월 이후에는 3만 5000엔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고생고생해서 일할 사람을 모으고 있는데 갑자기 해약이 일어나면 업체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서빙’하는 음식점용 배식 전문 로봇 판매도 로봇 제조업체 소셜로보틱스는 올봄부터 음식점용 배식 전문로봇 ‘버디’(BUDDY)를 200만엔대 초반의 가격에 일반에 판매한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이나 음료수를 식탁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로봇으로, 음료수를 기준으로 8~9명분을 한꺼번에 나를 수 있다. 제조회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배식로봇이 사람들의 정서와 맞지 않아 지금까지는 좀체 보급이 되지 않았지만, 일손 부족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서서히 로봇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민박시설의 청소 인력을 관리하는 용역업체 노티오는 최근 주부 사원들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큰 성과를 거뒀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몇 년 새 급증하면서 일감은 크게 늘었지만, 청소 인력 구인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영·유아 동반 출근 가능’이었다. 한 달에 1500건 정도의 청소 용역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직원 50명 가운데 90%가량이 구인 사이트 등에서 이 조건을 보고 찾아온 젊은 주부들이다. 이들 상당수는 아기를 등에 업고 객실 청소 등을 한다.한큐한신그룹의 호텔 체인도 최근 파트타임 종업원의 연령 상한선을 기존 70세에서 72세로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사무실에서는 청소로봇을 통해 일손 부족을 해결할 수 있지만, 호텔 객실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업무에 노련한 직원들이 퇴사하지 않고 계속 남아 근무할 수 있도록 특별 시상제도까지 마련하는 등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손 부족은 라면 등 음식점 업계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히다카야’, ‘고라쿠엔’ 등 대형 라면체인들은 성장세에 한계를 맞았다. 400엔짜리 라면, 200엔짜리 만두와 같은 저렴한 메뉴로 직장인들의 발길을 잡았지만,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인건비 급등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고라쿠엔 체인을 운영하는 고라쿠엔홀딩스는 최근 전체 점포의 10% 정도를 폐쇄하고, 상당수를 스테이크 체인점으로 바꿨다. 회사 측은 “종업원 시급이 급등하는 가운데 라면 같은 저가 상품 업종으로는 채산성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음식점업의 일손 부족 도산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반면 음식점의 도산은 27%가 늘면서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건비 상승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면서 술·안주를 파는 음식점의 도산이 가장 많았다.●‘24시간’ 편의점은 더 시련… ‘무인 영업’ 도입도 편의점 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가뜩이나 시장포화 및 경쟁심화 등으로 고전하는 점포가 늘고 있는 와중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철칙인 ‘24시간 영업’을 지키기 위한 심야·새벽 시간대 종업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24시간 영업의 변경을 검토하는 가운데 로손은 올봄부터 심야·새벽 시간대 모바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무인 영업’을 통해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로 했다. 다케마쓰 사다노부 로손 사장은 지난해 12월 무인 디지털 영업 발표회에서 “일부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더니 상품 재고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요 인력을 줄이면서 24시간 영업을 지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손 부족은 일본 사회를 한층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바꿔 가고 있다. 이를테면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서비스 수요가 확대돼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인복지 분야에서마저 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의 일손 부족 문제는 각종 수치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의 전체 유효 구인 배율은 1.56배(직원을 구하는 곳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1.56배라는 뜻)로 1974년 1월 이후 4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특히 사람을 구하는 수요에 비해 실제 채용되는 비율을 뜻하는 ‘신규충족률’은 14.2%에 그쳤다. 필요한 인원은 7명이지만 실제로 충원되는 근로자는 1명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일할 사람을 찾는 수요는 2015년 12월 247만명에서 지난해 11월에는 275만명으로 2년 새 28만명이나 증가한 반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는 194만명에서 176만명으로 18만명이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일본의 완전실업률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2.7%로,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완전고용’에 다다른 상태다. 일본 정부 추계에 따르면 현재의 추이가 이어질 경우 총인구는 현재 1억 2600여만명(세계 10위)에서 2050년에는 9000만명, 2105년에는 4500만명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 사회 노동의 주축이 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3년 8000만명 수준에서 2027년 7000만명, 2051년 5000만명, 2060년 4418만명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손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현상 타개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의 부업 및 겸업 허용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그런 대응 중 하나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서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없으면 부업이나 겸업을 인정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제단체와 노동계 모두 “기업이나 근로자에게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소프트뱅크, DeNA 등 자체적으로 부업·겸업을 허용하는 기업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일본 재계는 한국 대학생의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은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 기업 취직 세미나를 올봄에 서울에서 연다. 게이단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반면 한국에서는 청년실업률이 높아 서로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또 국가전략특구 등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기준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단일팀 팀워크 좋아”…北 주장 생일파티도 함께 열어줘

    “단일팀 팀워크 좋아”…北 주장 생일파티도 함께 열어줘

    “생각보다 팀워크가 잘 맞고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처음으로 손발을 맞춰 본 가운데 이를 지켜본 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양 감독이 대단히 만족한다”며 이렇게 말했다.이 선수촌장은 “남북 선수들이 서로 장난치고 나이를 물어보며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며 “오늘 북한 주장인 진옥 선수의 생일이어서 구내식당에서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어 조그만 선물을 전달했다”고 귀띔했다. 어색해하던 남북 선수들은 이젠 4·6인용 식탁에 고루 섞여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세라 머리(캐나다) 총감독은 이날 총 35명의 남북 선수를 A, B팀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남북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며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다. A팀이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B팀이 오전 10시 15분부터 10시 45분까지 각각 30분 동안 패스와 슈팅을 하며 손발을 맞췄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A, B팀 간 미니 게임이 진행됐다. 이 선수촌장은 “북한 선수 12명이 각각 A, B팀에 6명씩 섞여 경기에 출전했다. B팀이 A팀을 4-1로 이겼다. 비슷비슷해서 누가 골을 넣었는지 확인이 안 됐지만, 북한 선수들도 예상보다 잘해 머리 감독이 만족해하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남북 합의에 따라 경기당 최소 3명의 북한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금으로서는 수비 중심인 4라인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 선수 12명 가운데 공격수가 7명이나 돼 머리 감독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 다음달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음달 10일 스위스와의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까지 남북 선수들이 합동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13일 남짓이다. 머리 감독은 그때까지 남북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함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리 감독은 지난 25일 남북 선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결속력을 높인 뒤 26∼27일 따로 훈련을 진행하며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 선수촌장은 “이번 주 남북 단일팀 미디어 데이를 갖는 것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북한과의 협상 과정이 있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우디 왕자 두달 넘게 구금됐던 5성급 리츠칼튼 호텔 둘러 보니

    사우디 왕자 두달 넘게 구금됐던 5성급 리츠칼튼 호텔 둘러 보니

    부패 혐의로 두 달 넘게 구금됐던 알왈리드 빈탈랄(62)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석방됐다. 그런데 석방 몇 시간 전 그가 몸소 로이터 통신에게 마치 투어 안내하듯 자신의 구금 생활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영국 BBC 홈페이지에 올라 눈길을 끈다. 그가 구금된 장소는 수도 리야드의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 호텔. 사업가로도 유명한 알왈리드는 지난해 11월 초 다른 10여명의 왕자들, 기업가들과 함께 이 호텔에 구금됐다가 27일(현지시간) 리야드 자택으로 돌아왔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가 벗겨져 며칠 안에 석방될 것이라며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 34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맨처음 운동하는 방을 안내한다. 텔레비전을 보며 테니스 운동화를 신은 채 달리기를 한다고 했다. 이어 거실로 쓰이는 공간을 보여준 뒤 10여명이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식탁을 보여주고 이어 채식주의자인 자신이 즐겨 먹는 샐러드 접시 등을 보여준다. 수영도 마음대로 하고 스트레칭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을 비롯해 왕자들을 구금시킨 무함마드 빈살만(32) 왕세자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머그컵을 앞에 두고 “보는 대로 모든 것이 좋다. (일부 언론이 전한) 고문 당했다는 얘기는 말도 안된다. 매일 가족과 통화하고 사업 일을 볼 수도 있다. 호텔을 파는 일도 여전히 할 수 있고 잘 지낸다”고 자랑한다. 동영상은 그가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며 “욕실을 보고 싶은 거냐, 침실을 보고 싶은 거냐”고 농을 건네면서 끝난다.지난해 11월 초 적어도 11명의 왕자를 비롯해 다른 200명과 함께 이 호텔에 구금됐던 그는 어떤 부패 행위도 저지른 적이 없음을 당국에 계속 주장했다며 자신의 재산을 정부에 양보하는 일 없이 글로벌 투자회사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BC 등은 이들 왕자들이 많은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감자ㆍ밀ㆍ쌀… 인류를 지탱한 대표 먹거리

    감자ㆍ밀ㆍ쌀… 인류를 지탱한 대표 먹거리

    사피엔스의 식탁/문갑순 지음/21세기북스/364쪽/1만 7000원2015년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마션’에는 동료들과 떨어져 화성에 홀로 남겨진 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기계공학자이면서 식물학자인 주인공은 먹을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물 재배에 나서는데 이때 선택된 것이 바로 ‘감자’다.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기로 결정한 것은 식물학자로서 감자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자는 소금기 많은 해안가에서부터 히말라야나 안데스 고산지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심지어는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도 잘 자란다. 재배도 쉽기 때문에 삽 하나만 들고 씨감자를 대충 뿌려 놓아도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125개국에서 연간 3억t 이상 생산되면서 각종 식재료로 쓰이고 있다. 여기에 비타민C가 100g당 20㎎이나 포함돼 있어 감자를 먹으면 괴혈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보너스까지 있다. 16세기 후반 신대륙에서 유럽으로 처음 건너갔을 때 감자는 지금과는 달리 못생긴 외형과 색깔 때문에 ‘악마가 보낸 저주의 식물’로 천대받았지만 17세기 독일 프리드리히 대왕과 프랑스 농학자 앙투안 오귀스트 파르망티에 덕분에 유럽 전역에서 훌륭한 식재료로 인정받았다. 이들이 없었더라면 영국의 대표음식 피시앤드칩스나 포테이토칩은 구경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감자를 비롯해 13가지의 대표 식품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읽고 있다. 저자가 주목한 식품은 밀, 쌀, 옥수수로 대표되는 곡물, 감자, 콩, 생선, 과일인 바나나와 향신료, 조미료인 소금, 설탕 그리고 기호식품인 차, 커피, 초콜릿이다. 사람들이 현재 주로 소비하고 있는 식품들은 인류 최초의 농부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밀, 벼, 옥수수, 보리, 수수 같은 곡류, 메주콩, 감자, 고구마, 카사바, 사탕수수, 사탕무, 바나나 12종이 전 세계 농작물 생산량의 80%에 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인류는 약탈이나 육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며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며 더이상 식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풍요의 세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량생산을 위한 단일경작, 밀집재배 등으로 인한 작물의 유전적 취약성이 커지는 것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류는 아직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비판은 ‘지속가능한 식량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일·생활 균형?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일·생활 균형?

    친구 둘이 싸우면서 한 아이에게 “엄마도 없는 고아 새끼가”라고 했다. 이상했다. 걔는 고아가 아니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해서 많이 떨어져 살 뿐이다. 우리 엄마, 아빠도 맞벌이다. 나는 학원을 많이 다닌다. 집에 오면 6시다. 내겐 소원이 있다. 가족 모두 비행기 타고 멀리 가서 한번 자고 오는 것이다. 그러면 가족 관계가 더 좋아질 것 같다.(한 초등학교 백일장 당선작에서) 우연히 글을 읽다가 눈물이 맺혔다. 모든 맞벌이 부모가 갖는 죄책감 때문일 테다. 부모마저 이해하려는 아이의 마음이, 여행을 가서라도 잠시나마 가족이 함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아팠다.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 일·생활 균형)이 무너지는 건 거창한 순간만은 아니다. 방학을 맞으면 초등학생 아이를 위해 오전 8시부터 시작하는 학원을 수소문한다. 결론은 없다. 부부는 먼저 출근하며 홀로 남겨진 아이에게 딱 30분만(실제는 거의 1시간이지만) 있으면 학원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수차례 말하고 돌아선다. 갑자기 방학이 원망스럽다. 아이는 방학만 고대하나, 부모는 개학만 기다린다. 이와 별개로 ‘초등학교 등교 시간을 누가 오전 9시로 늦췄는지 알아내 항의 메일을 보내야지’ 하는 실행한 적 없는 결심을 되뇐다. 물론 월 150만~200만원에 도우미를 고용하면 된다. 조부모 찬스도 있다. 허나 경제적 능력이 있거나 운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 최근 들어 퇴근 후에 담임교사 면담을 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학교는 꽤 늘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체육대회, 연주회, 학예회 등은 일과시간에 진행한다. 못 가는 게 대수냐고? 평범하나 소중한 순간임을, 다시 오지 않을 행복임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될까 두렵다. 휴가를 내라고? 이유 따위 묻지 않고 휴가를 쓰는 기업이 기사가 되는 상황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왔다고? 다음 세대엔 보다 많은 행복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가족 저녁 식사’는 숫제 어리석은 계획이었다. 단 세 식구이니 평일에 적어도 2번은 함께 저녁을 먹자 싶었는데, 곧 부모 중 하나라도 아이와 저녁 식탁에 앉는 것으로 수정됐다. 물론 이마저 어길 때가 늘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가족 식사를 위해 저녁엔 스케줄을 안 잡았다는데, 그 정도 위치는 돼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인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여성 기자 지망생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기자를 할 수 있냐’고 묻곤 했다. 요즘은 남자 지망생도 ‘맞벌이와 공동육아를 하며 회사의 기대치를 맞출 수 있냐’고 묻는다. 물론 아니다. 소위 ‘신의 직장’을 제외하면 다른 직업도 비슷하다. 정부기관이 갖춘 유연근무제, 최장 3년 휴직제, 준수한 직장어린이집 등이 민간 기업의 변화를 꾀하는 ‘마중물’이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의 근원이 된 것을 정부는 아는지 모르겠다. 교육부가 최근 아이를 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10시 출근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역시 대다수 중소기업까지 퍼질지 의문이다. 외려 함께 아파야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서진 않을까. 새해에는 제발 이런 아픈 걱정들과 이별하게 해 달라. kdlrudw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소리 없는 살인’ 막는 첫 단추…금연입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소리 없는 살인’ 막는 첫 단추…금연입니다

    70세 이상 고령 사망 원인 4위 10월부터 늘어나 3월에 최고조 대기오염 탓 발병률 도시>농촌 환자 90%↑ 20년 이상 흡연자 봄이 오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겹쳐 시가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날이 많아졌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동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미세먼지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 슬그머니 등장해 우리 몸을 갉아먹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입니다. 봄이 오기 전에 이 병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호흡기질환이라고 하면 대부분 ‘폐암’을 먼저 떠올리지만 COPD의 위험성도 만만치 않습니다. COPD는 세계 3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며 우리나라 70세 이상 고령자 사망 원인 4위에 올랐습니다. 폐 기능의 50%가 사라질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고혈압처럼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매일 이어지는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거동이 힘들어집니다. 기력이 쇠하게 되고 결국 환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COPD 진료 자료를 분석해 보니 환자는 가을인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해 봄인 3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름인 8월과 비교하면 3월의 환자 수가 29%나 많았습니다. 이때는 기온차가 커지고 면역력이 낮아지며 외부 활동으로 인한 감염 위험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은 미세먼지입니다. 김영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대기오염은 COPD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며 “각종 유해물질이 많은 도시 지역의 COPD 발병률이 농촌 지역보다 높은 데서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미세먼지(PM2.5) 농도는 1990년 26㎍/㎥이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2015년 OECD 평균치는 15㎍/㎥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29㎍/㎥로 높아졌고 터키 다음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습니다. 인근 중국의 대기오염, 차량 배기가스 등 각종 원인이 복합된 결과입니다. 가급적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미세먼지를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COPD를 막을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금연’입니다. 흡연은 미세먼지와 결합해 발병 위험을 배가시킵니다. 김영삼 교수는 “COPD의 첫 번째 발병 원인으로 흡연을 지목하는 데 대해 모든 전문의가 동의할 것”이라며 “흡연은 기관지 내 섬모세포의 운동력을 떨어뜨려 가래 배출을 막고 기관지 수축을 일으켜 호흡을 힘들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연효과 20년 소요… 당장 금연해야 COPD는 노인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80%에 이릅니다. 수십년 흡연 경험이 서서히 폐를 망가뜨려 COPD를 일으킵니다. 그럼 당장 금연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습니다.김재열 교수는 “COPD 환자의 90% 이상이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에게서 발생한다”며 “지금 당장 금연해도 효과는 20년 뒤에나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금연 결심을 세웠다면 미루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금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재열 교수는 “폐 기능이 37%밖에 남지 않았지만 금연 결심을 하지 못하는 딱한 환자도 있었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금연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COPD의 주요 증상은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으로 나뉩니다. 담배에 있는 여러 독성 물질에 의해 폐포가 파괴되는 것이 폐기종입니다. 심한 호흡곤란과 기침,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담배 연기의 자극 때문에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3개월 이상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 증상이 2년 동안 이어지면 만성기관지염으로 진단합니다. 김재열 교수는 “COPD 환자는 남아 있는 폐 기능이 일반인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며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들고 내년은 올해보다 확실히 더 괴롭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COPD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인 예방 접종이 필요합니다. 김영삼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폐기종을 급속히 악화시킬 수 있어 미리 예방하기 위해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김영삼 교수는 “숨이 가쁘고 몸이 붓는 증상이 없는 한 하루에 8컵 정도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는 가래를 묽게 해 쉽게 배출되도록 돕고 기도폐쇄나 호흡기 감염을 막아 준다”고 말했습니다. 자주 과식하면 위가 팽창해 숨쉬는데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습니다. 김영삼 교수는 “사과와 양배추, 탄산음료와 같이 가스를 생성하는 음식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신선한 공기로 착각해 무조건 많이 흡입하면 ‘산소독성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재열 교수는 “특히 평상시 저산소증과 고이산화탄소혈증이 심한 환자가 산소를 과하게 흡입하면 호흡이 억제돼 생명이 위태로운 이산화탄소 중독을 유발한다”며 “산소요법도 주치의 지시에 따라 적당량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호흡 재활, 폐 기능 유지에 도움 COPD 환자는 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 재활을 해야 합니다. 입술을 오므리고 풍선을 불 듯 입안에 공기를 가득 넣고 천천히 내쉬는 ‘주머니 호흡법’, 물을 담은 두 병을 빨대나 고무호스로 연결하고 한 병에 빨대를 꽂은 다음 입으로 불어 물이 다른 병으로 넘어가게 하는 ‘물병 불기’가 도움이 됩니다. 식탁에 촛불을 세워 놓고 촛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부는 연습인 ‘촛불 불기’도 좋습니다. 배하석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병원에서 기침하는 법과 가래배출요법을 충분히 교육받고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시인/이순녀 논설위원

    미국 뉴저지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기사 패터슨(이름이 같다)은 매일 아내가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홀로 아침을 먹고, 걸어서 출근해 버스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퇴근 후엔 항상 반려견과 산책을 하고, 단골 술집에 들러 주인과 담소를 나눈다.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버스처럼 그의 일상은 언제나 같은 궤도를 돈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이 남자에겐 반전이 있다. 시(詩)를 쓰는 것이다. 잠든 아내의 모습, 아침 식탁에 놓인 성냥갑처럼 익숙하고 사소한 풍경에서 반짝이는 시어를 건져 올린다. ‘시인들이 사랑하는 영화’로 입소문난 짐 자무시 감독의 ‘패터슨’을 뒤늦게 봤다. 패터슨이 매일 일과를 시작하기 전 버스 운전석에 앉아 노트에 시를 쓰는 장면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 시를 저렇게도 쓸 수 있구나.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신기루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시 쓰기라니. 많은 시인들이 이 영화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도 세상이 흔히 오해하듯 찰나의 영감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함으로 시를 빚어내는 시인의 현실을 보여 주기 때문이 아닐까.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페미니즘으로 변주된 셰익스피어

    페미니즘으로 변주된 셰익스피어

    줄리엣이 로미오가 아닌 또 다른 줄리엣과 사랑에 빠지는 레즈비언으로 등장하고, ‘햄릿’의 오필리어는 꿈과 사랑을 잃은 채 죽음의 문턱에 선 5명의 한국 여성으로 변주돼 무대에 오른다.극단 산울림이 올해 첫 레퍼토리 기획전으로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동시대 여성의 삶으로 재해석하고 폭력, 억압, 사랑, 존재에 관한 페미니즘적 시선을 담은 연극을 잇따라 선보인다. 산울림소극장은 예술 창작집단 5곳이 셰익스피어 원작을 재해석해 만든 다섯 편의 작품을 17일부터 연이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첫 무대를 장식한 작품은 ‘오셀로의 식탁’이다. 28일까지 열흘 남짓 공연되는 이 작품은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가 각색한 것으로 예술집단 페테&세즈헤브가 무대에 올린다. 오셀로가 이아고라는 희대의 악인을 막지 못한 것처럼 ‘이아고가 가득 찬 이 세상에 과연 폭력에 대한 해답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정형시 모음집인 소네트(Sonnet)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 ‘소네트’(1월 31일~2월 11일)다. 연출가 3명이 공조하는 ‘CREATIVE 틈’이 기획한 작품으로 한 여성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인 음악극으로 창작했다. 블루바이씨클프러덕션은 다음달 21일부터 3월 4일까지 ‘5필리어’를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어’를 통해 폭력과 억압을 체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우리 시대의 오필리어가 누구인지 묻는다. 이어 3월 7∼18일에도 극단 노마드가 ‘햄릿’을 각색한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이 무대에 오른다. 햄릿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사고하기를 포기한 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고전극장의 마지막 작품은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되는 ‘줄리엣과 줄리엣’이다. 원작인 ‘로미오와 줄리엣’과 시대적 배경이나 원수지간인 두 집안이 등장하는 설정은 같지만 두 집안에 각각 줄리엣이라는 이름의 딸이 겪는 레즈비언 사랑이라는 독특한 서사를 담았다. 임수진 산울림 극장장은 “당초 셰익스피어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조건으로 제시했을 뿐 특정 주제를 기획하지 않았지만 우연의 일치로 페미니즘적 관점들이 많이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마스크X장갑 완전무장 “유승호만의 우렁각시”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마스크X장갑 완전무장 “유승호만의 우렁각시”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이 우렁각시로 깜짝 변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 이석준, 연출 정대윤 박승우, 제작 메이퀸픽쳐스)가 공개한 스틸 속 채수빈은 마스크와 비닐 장갑으로 무장을 한 채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리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주 방송된 ‘로봇이 아니야’의 23회와 24회에서 극적인 재회를 맞게 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게 되어 안방극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유승호와 채수빈.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3가 사람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유승호는 자신이 로봇이라고 믿고 있던 아지3의 정체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완치 됐던 ‘인간 알러지’가 재발병하게 되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때문에 오늘 밤 방송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채수빈의 우렁각시 뺨치는 모습이 담긴 스틸 역시 보는 이들의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마스크와 비닐 장갑을 끼고 있는 채수빈이다. 얼굴과 손을 완벽하게 무장하고 포장해온 반찬들을 식탁에 하나씩 내려놓고 있는 채수빈은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채수빈은 과연 어떻게 된 영문으로 우렁각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는지, 또 채수빈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 유승호가 그녀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오늘 방송될 ‘로봇이 아니야’의 25회와 26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있는 채수빈은 어떤 사연으로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편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로 오늘(17일) 밤 10시 25회, 26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상이몽2’ 입덧 하는 추자현에 우효광 “아빠 되기 어려워”

    ‘동상이몽2’ 입덧 하는 추자현에 우효광 “아빠 되기 어려워”

    ‘동상이몽2’ 우효광이 임신한 아내 추자현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최근 임신을 해 입덧을 심하게 하는 추자현을 위해 우효광이 음식을 사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효광은 추자현을 위해 특정 가게의 만두를 사오는 것은 물론, 딸기 등 맛있는 과일을 사왔다. 평소 입덧이 심했던 추자현은 우효광이 사온 음식들을 맛있게 먹었다. 추자현의 말을 다 들어준 우효광은 “아빠 되기 어려워”라는 말을 반복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파에 누워 딸기를 맛있게 먹던 추자현은 이어 어질러진 식탁을 정리해달라고 우효광에게 부탁했다. 한숨을 쉬며 일어난 우효광은 “당신 왜 아기 아직도 안 낳아?”라고 말하면서도 묵묵히 식탁을 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부모 모두 BMI 30 이상일 때 10명 중 3명이 고도비만 부모 모두 비만·빠른 식사 속도 자녀 비만일 확률 44%로 껑충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이 표현에 당황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내가 많이 먹어서 걸리는 병인데 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물림하는 유전병이라니. 논리적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서 비만이 유전병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규명됐습니다. 여러분도 이유가 궁금할 겁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영·유아 자녀가 비만인 비율은 14.4%였습니다. 부모 중 1명만 비만이면 자녀 비만율은 6.6~8.3%로 낮아졌습니다.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닐 때 자녀 비만율은 3.2%에 불과했습니다. 부모가 비만인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의 비만율 격차가 무려 4.5배입니다. 여기서 비만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를 의미합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은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고도비만 부모의 영·유아 자녀는 비만일 확률이 26.3%나 됐습니다. 반면 부모 모두 고도비만이 아닐 때 자녀의 비만율은 5.3%에 그쳤습니다. 비만율 격차는 5배로 더 벌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미영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인 소아, 청소년은 가족도 비만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전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생활 방식도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비만 아동은 부모의 식사 속도와 TV 시청 습관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생활습관도 유전되는 것입니다. ●TV시청ㆍ식습관도 나쁜 영향 자녀의 식사 속도가 빠른 비율은 부모 모두 비만일 때 6.0%로 가장 높았습니다. TV를 2시간 이상 보는 비율은 엄마가 비만일 때(35.2%), 부모 모두 비만일 때(34.8%) 높은 편이었습니다. 자녀의 식사 속도가 빠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일 때 자녀 비만 확률은 43.6%로 높아졌습니다. TV를 2시간 이상 보는 자녀가 비만인 부모를 두면 비만율이 16.8%에 이르렀습니다. 한 교수는 “어려서부터 같이 생활하면서 영향을 주는 가족의 식사 습관, 생활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결국 아이에게 비만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유전적 영향을 감안하면 비만에 대한 대응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울고 보챌 때마다 우유를 주지 말고 정해진 간격으로 수유하고 상을 줄 때는 음식 대신 다른 것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식을 먹이는 시기에 달콤하거나 짠 음식을 피하고 온 가족이 식사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 교수는 “식사는 돌아다니면서 하지 않고 식탁에서 하는 습관을 들이고 20분에 걸쳐 천천히 먹어야 한다”며 “저녁 9시 이후에는 야식을 먹지 않도록 부모가 잘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고지방식, 인스턴트식품, 반조리식품, 탄산음료는 비만의 적입니다. 아울러 2세 이전에는 가급적 TV 시청을 줄이고 2세 이후에는 하루 1~2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한 교수는 “TV 시청은 어린이의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반면 신체활동은 감소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어린이는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식사 제한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한 교수는 “경도 비만 소아는 현재 체중만 유지해도 키가 자라면서 비만 지수가 정상이 되기 때문에 너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며 “중등도와 고도비만은 1개월에 1~2㎏씩 서서히 체중을 줄여 경도 비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조언했습니다. 자녀에게 비만을 물려주기 싫다면 부모도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건강도 함께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를 줍니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사증후군 모체가 되는 ‘복부비만’은 건강에서 조직폭력단과 같다”며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복부비만의 위험 요인은 운동부족, 과식, 과음, 흡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하루 40분 이상 걸어 몸속의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식은 뱃살로 연결됩니다. 박 교수는 “지방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현재 식사량의 80%만 먹어야 한다”며 “또 빨리 먹을수록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음식량을 넘어서고 뇌에서 배부른 신호를 보내도 그것을 뒤늦게 감지하기 때문에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비만 대물림 않으려면 금주·금연 필요 알코올은 에너지를 몸속에 축적하는 기능을 합니다. 올해 목표를 ‘음주량·빈도 줄이기’로 정한다면 뱃살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박 교수는 “술을 먹으면 다른 영양소가 소비되는 것을 막고 알코올부터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를 소비할 겨를이 없이 그대로 몸속에 축적된다”며 “술자리 횟수와 주량을 반으로 줄이면 비례해서 체지방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흡연도 비만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복부비만을 유도합니다. 니코틴에 식욕억제 기능이 있어 금연하면 살이 찔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지방의 축적 상태와 흡연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흡연이 복부비만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특히 대사증후군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동맥경화 주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홈리스 소년의 ‘폭풍 눈물’, 그 사연은?

    홈리스 소년의 ‘폭풍 눈물’, 그 사연은?

    오로지 ‘자기 소유의 침대 하나’ 만을 오랜 기간 간절히 원해 왔던 홈리스 소년. 소년의 ‘소박한 꿈’은 마침내 이뤄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외신 미러는 홈리스 가족인 리틀 데이어(8)와 엄마 디오나의 사연을 소개해 보는 이의 감동을 자아냈다. 데이어가 엄마와 함께 현관 문을 열고 들어 온다. 소년은 들어오자마자 첫 눈에 발견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물 앞에서 멈추고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소년은 트리를 한 동안 바라본 후 다시 이동했고, 거실에 있는 쇼파를 발견하고 ‘첫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나서 여러 명이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생애 첫 식탁을 보자 감동의 ‘첫 마디’를 내뱉는다. “It‘s a table”.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이제부터다. 자선단체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간 소년은 방 입구 앞에서 손으로 눈을 감도록 요청받는다. 직원들이 눈에서 손을 때라고 말하자 손을 땐 후, 잠시 동안 방안을 응시하는 소년. 오직 소년만이 알 수 있는 오랜 기간의 ’외롭고 서글펐던 감정‘들이 소년을 재촉한 듯, 그제서야 감정에 북받쳐 엄마 품에 안기어 소리내어 눈물을 흘린다. 소년 옆에 있던 직원은 “이 방에 있는 모든 것이 네 거다”라고 말한다. 소년은 드디어 그동안 꿈꿔 왔던 ’본인 소유의 침대 하나‘를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방안엔 의자, 쿠션, 색연필과 그가 동경하는 예술품인 ’스타워즈 장난감‘ 등도 갖추고 있어 축복은 두 배가 되었다.  함께 있었던 단체 직원들은 “데니어가 방안에서 생애 첫 침대를 보자 ’불신의 미소‘가 얼굴에 살짝 나타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불신감도 곧 안도감과 기쁨으로 바뀌었고 엄마 품에 안기어 흐느끼는 소년의 모습을 보자 너무나 기뻤다”고 당시의 모습을 전했다. 데이어와 연수생 간호사 출신의 엄마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마련된 노숙자 쉼터에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냈다고 한다. 엄마 디오나가 일과 집을 동시에 잃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두 모자는 당국에 의해 임시 시설로 수용되었지만 의자 2개와 다 낡아빠진 매트리스 외엔 어떤 것도 들여놓을 수 없는 공간에서 살았다고 했다. 이들의 사연을 전해들은 트레거 스트라스베르크라는 이름의 험블 디자인(Humble Design) 대표는 이들의 공간을 새로운 가구와 장식으로 된 집으로 변화시켰다.. 트레거는 자신의 꿈이 현실로 된 것을 본 8살짜리 홈리스 소년이 “나는 단지 내 침대 하나를 가지고 싶었을 뿐이었다”라고 말했다며 그 소년으로 인해 “침대와 자기 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을 뿐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라며 “이제 데이어와 디오나 모자는 진정한 의미의 ’집(home)‘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모든 상황이 좋은 쪽으로 변화될 일만 남았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표현했다.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조선시대 양반도 술자리서 ‘원샷’ 즐겼다

    조선시대 양반도 술자리서 ‘원샷’ 즐겼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주영하 지음/휴머니스트/428쪽/2만 2000원첫 잔은 ‘원샷’.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든 지인들과의 저녁 모임이든 일단 동석한 구성원의 잔이 술로 채워졌다면 어김없다. 이제는 익숙해진 술자리의 대표 공식. 예전보다는 원샷을 강요하는 문화가 덜 하다고는 하나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연대감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처럼 우리는 보통 첫 잔을 한 번에 비워낸다. 오죽하면 한국계 미국인 키이스 킴은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음주 예절을 소개하면서 “첫 잔은 다 함께 마시려고 노력하라”고 설명했을까.어쩐지 오래되지 않았을 것 같은 ‘원샷 문화’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51년 영조가 주최한 잔치에 당대 4대 문장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 황경원(1709~1787)도 참석했다.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술을 따르는 이에게 술잔을 가득 채우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다른 신하들이 “우리는 취했는데 공만 홀로 취하지 않았구려” 하며 흉을 보았다. 이 말을 들은 영조가 그릇된 일을 바로잡는 일을 하는 사정(司正)을 그의 옆에 세워두고 감시하게 하는 통에 황경원은 영조가 내린 1ℓ에 달하는 술을 한꺼번에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황경원처럼 한 번에 술잔을 비우는 방식은 어른이 아랫사람을 모아놓고 예법을 가르치는 의례인 ‘향음주례’라는 행사에서도 행해진 것으로,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지속해온 오래된 관습이었다고 한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신간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에서 파헤친 음주 문화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 ‘식탁 위의 한국사’에서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를 조망했던 그는 이번엔 한국인들은 익숙해서 의심조차 안 했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낯설기만 식습관의 역사를 추적한다. 왜 식당에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양반 다리를 하고 식사를 하는지, 왜 낮은 상에서 밥을 먹는지, 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사용하는지, 왜 식사 후에는 꼭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는지 등 13가지 주제로 나눠 우리 밥상 문화의 기원을 살핀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식사 방식이나 에티켓이 사실은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밥과 국을 제외한 반찬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 먹는 건 100년 전 양반 남성에게는 매우 어색한 일이었다. 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급 식탁’인 소반에서 혼자 앉아 식사하는 것을 예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손님이 오면 당연히 독상을 차리는 것이 예의였다. 또한 서양에서 개인용 포크가 식탁 위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도 18세기에 이르러서였다. 15세기 유럽 귀족들은 식사 때 포크를 쓰지 않고 대부분 손으로 직접 음식을 집어 먹었다. 현재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우리가 겪어온 역사적 경험이 깃들어 있다는 저자의 관점은 당연한 듯 들리면서도 흥미롭다. 대표적인 예가 식기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반도 도자기 산업이 일본에 넘어가고 저렴한 질그릇과 오지그릇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1960년대 이후 스테인리스 재질의 밥공기가 식당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는데, 당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부가 쌀밥의 양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스테인리스 밥공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식기에 대한 분석에서 보듯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이 겪었던 식민 지배 경험과 전쟁,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음식 문화에 미친 영향을 짚어내는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개팔자가 상팔자’ 발톱 손질받는 불독들

    ‘개팔자가 상팔자’ 발톱 손질받는 불독들

    우리나라 속담에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했던가? 비슷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It must be a blessing to live as a dog’도 서양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지금 소개하는 영상 속 ‘주인공’들처럼 ‘어느 특정 부류의 개님들(?)’은 사람보다 처지가 낫다는 것이다.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주인이 직접 발톱 손질을 해 줄 뿐만 아니라 온갖 호강을 맘껏 누리고 있는 한 가정집에서 키우는 불독 5마리를 소개했다. 체코 공화국 다샤(38)와 로스티슬라프 세벨로바(47)은 18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중 5마리 불독은 왕족처럼 매우 특별한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영상 속엔 5마리의 불독이 공중에 발을 뻗고 나란히 누워 있다. 여주인 다샤가 한 마리씩 정성 들여 발톱을 깍고 손질해준다. 개들은 이런 최고의 대우에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주인의 보살핌과 사랑에 ‘흠뻑’ 취해 가만히 있는 모습이 재밌다. 개들 또한 주인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인이 발톱을 편히 깎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이 부부는 ‘소피아 찬’과 ‘사라 안젤라’라는 쌍둥이 딸도 두고 있지만 이 다섯 불독들도 두 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물론 ‘불독 분대’(Bulldog Squad)라고 명명한 이 개들에게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퀴네타(Quinetta), 모니(Moni), 레이디(Lady), 니나 보니타(Nina Bonita)와 니코(Nico) 총 5마리의 불독은 심지어 특별하게 장식된 그들만의 음식 접시와 식탁을 가지고 있다.또한 이 가정은 5마리의 불독 외에도 각각 ‘루치아노’와 ‘잉글리시 마스티브’라고 불리는 ‘나폴리 마스티프’와 ‘그레이시’, ‘코논’이라는 ‘킨타마니’도 있다. 큰 농장을 소유한 부부는 이외에도 부엉이, 앵무새와 말 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다샤는 “남편도 동물을 너무나 사랑할 뿐 아니라 우리 집은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에 이들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절대적인 동물 애호가임을 밝혔다. 사진=Mercury Press & Media 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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