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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면의 면발·육수·양념 ABC

    밀면 면발은 밀가루(중력분) 또는 전분을 첨가해 반죽한 후, 국수 틀에 넣어 압착 면으로 만든다. 면발의 쫄깃한 질감은 소금, 반죽, 반죽의 숙성, 면의 삶는 속도와 면을 헹구어 내는 냉수의 온도 및 횟수 등에 의해 달라진다. 육수는 소·돼지의 사골 뼈, 닭 뼈, 소고기 양지 및 사태 부위를 고아 사용한다. 식당마다 여기에다 각종 한약재, 채소류 등을 넣고 고아 사용하기도 한다. 밀면은 면발, 육수, 고명, 양념장으로 이뤄진다. 고명으로는 돼지고기 편육, 가오리 무침, 무초절임, 무김치, 오이, 완숙 달걀과 지단 등을 올린다.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등을 넣어 만든다. 밀면은 일반적인 국수처럼 물 밀면과 비빔 밀면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밀면은 면발도 중요하지만, 육수와 양념에 따라 맛의 우열이 가려진다. 이에 따라 가게마다 자신들이 개발한 육수 등을 사용해 맛을 낸다. 혜성출판사 김성배(55·시인) 대표는 “어떤 집은 육수 간이 센 반면 다른 집은 육수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먼서 “어느 집 맛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만큼 개인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밀면을 시키면 무생채가 찬으로 따라 나온다. 겨자와 식초는 탁상 위에 놓여 있다. 가위로 질긴 면을 잘라서 먹기도 한다. 일부 밀면 집은 찐 만두를 함께 팔고 있다. 차가운 밀면과 따뜻한 만두는 나름 궁합이 잘 맞는다. 육수를 좀더 새콤하게 먹고 싶다면 식초와 겨자 소스를 추가하면 된다. 밀면은 신맛, 단맛, 매운맛 등 세 가지 맛이 조화된 것이 특징이다. 비빔 밀면은 고추장 양념과 고명 그리고 차가운 육수를 조금 붓고서 비벼 먹는다. 이렇게 육수를 넣으면 비비기도 쉽고 밀면의 맛도 깊다. 주문 후 5~10분 이내 짧은 시간에 식탁에 밀면이 올라와 성질 급한 부산사람과 잘 어울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 서대문구, 어린이 식탁 책임진다… 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서대문구, 어린이 식탁 책임진다… 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서울 서대문구가 관내 어린이 ‘식품 영양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서대문구는 신촌동에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다음달 2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자체 영양사가 없는 원아 100인 미만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식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는 어린이 급식용 식단을 개발하고 표준 조리법을 제공하며, 어린이와 조리원, 원장, 학부모를 대상으로 영양 및 위생 교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양 관리와 순회방문 지도, 영양통신문 발간, 식단 모니터링, 위생 컨설팅 등도 추진한다. 서대문구가 지난해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 식재료 공급 지원 시설 ‘공공급식센터’와 연계해 어린이 급식을 위한 계절별 맞춤 식단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원아 100인 이상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자체 영양사를 두도록 돼있어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센터의 각종 자료는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서대문구는 지난해 10월 구의회의 동의를 거쳐 지원센터를 민간 위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공모와 심의를 통해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평생의 입맛과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영·유아기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식생활 환경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오뚜기 후원 ‘2019 화천 토마토축제’ 성황리 폐막… 나흘간 11만명 즐겨

    오뚜기 후원 ‘2019 화천 토마토축제’ 성황리 폐막… 나흘간 11만명 즐겨

    오뚜기가 후원한 ‘2019 화천 토마토축제’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11만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화천 토마토 축제’는 강원도 화천군 지역의 대표 농산물인 토마토와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국내 여름철 대표 지역농산물 축제다. 올해 행사는 화천군 사내면 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렸으며 토마토를 주제로 월드존, 토마토피아존, 플레이존, 해피존, 마켓·전시존 등 5개의 테마구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번 토마토축제는 전야제 행사와 축제선포식을 시작으로 토마토를 주제로 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 전시, 공연,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중 황금반지가 걸린 ‘토마토 황금반지를 찾아라’ 이벤트에는 많은 관광객이 직접 참여해 가족,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오뚜기는 화천 토마토 축제를 16년째 후원 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1000인분의 토마토 스파게티를 참가자들과 나누는 ‘오뚜기와 함께하는 천인의 식탁’ 이벤트를 마련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뚜기 홍보존에서 오뚜기 케찹 등 다양한 오뚜기 제품을 소개하고 시식 코너도 가졌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지역사회와 기업이 상생, 화합할 수 있는 다양한 후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며 “올여름도 화천 토마토 축제를 통해 농촌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많은 관광객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를 안겨줬다고”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나 혼자 산다’ 도쿄 초소형 주택 ‘쿠쿠리’를 소개합니다

    ‘나 혼자 산다’ 도쿄 초소형 주택 ‘쿠쿠리’를 소개합니다

    인구 1300만명의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일본 도쿄에서도 좋은 집 찾기는 쉽지 않다. 영국 BBC는 2일 동영상 뉴스를 통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찬장 사이즈’(cupboard-sized) 아파트, ‘쿠쿠리’를 소개하며 젊은 일본인들이 왜 이렇게 작은 집에서 살게 됐는지 사연을 소개했다. “제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제 집의 크기는 9m²(2.7평)입니다.” 도쿄의 직장인 히로시 스가노가 사는 집은 크기가 3평도 안되는 초소형 주택이다. 말 그대로 찬장 하나를 놓으면 서 있을 곳이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쿠쿠리’, 그리스어로 ‘누에고치‘를 의미한다. 그는 집에서 앉아서 손만 뻗으면 선반 위의 도시락이나 냉장고의 물을 꺼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상이나 식탁을 놓을 장소는 당연히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서서 도시락을 먹는다고 했다. 배우지망생인 시호 후지카와는 “물론 너무 작아서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전철역이 가깝고 디자인도 예쁘다”고 자신의 집을 소개했다. 출입문도 안전하고 빌트인 에어컨, 안심 택배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다. 천장을 높이고 복층 형태로 만들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 혼자 산다‘를 위해서는 이만한 집이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이들이 초소형 주택에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도쿄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쿠쿠리의 월세는 8만엔(90만원) 이하 수준으로, 도쿄에서는 이정도 가격의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초소형 주택 거주자 가운데 80%는 2030세대다. 물론 ’쿠쿠리‘도 단점은 있다. 방이 너무 작다는 문제 외에도 방음이 잘 안된다고 BBC는 전했다. ‘쿠쿠리’를 공급하는 도쿄 소재 부동산업체 ‘스필리투스’의 최고경영자 케이스케 나카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출퇴근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대 때 도쿄 외곽에 살며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만 2시간이 넘었고, 회사에서 가까운 집을 찾기 위해 이사만 10번을 넘게 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의 박봉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주변에 자기 같은 고민을 하는 젊은 직장인이 많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이같은 초소형 주택을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바쁜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넓고 비싼 집보다 작지만 값싸고 쾌적한 집이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스필리투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글에서 일반적인 임대수익률은 4~5%이지만 쿠쿠리의 수익률은 7%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아비를 잃은 최인훈의 딸이 말한다… “인생의 기본값은 신파”

    아비를 잃은 최인훈의 딸이 말한다… “인생의 기본값은 신파”

    ‘글 쓰는 일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일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마음먹은 대로만은 되지 않는다. 나는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광장’과 ‘밀실’을 두고 번민하다 결국 ‘영원한 중립국’으로 떠나는 이명준의 ‘광장’을 쓴 최인훈을 모르는 이는 없다. 지난 23일은 그의 1주기였고, 그의 딸 윤경씨가 쓴 책이 나왔다. ‘회색인의 자장가‘(삼인)다. 책은 짐작 가능하듯 대문호의 소탈한 일상을 담았다. 어린 딸에게 ‘걸스, 비 앰비셔스’라며 야망을 가지라고 당부하는 모습, 타령조로 모차르트의 자장가를 짚어가던 엉터리 이야기꾼의 모습, 아픈 아내 대신 딸의 머리를 서툴게 빗기던 모습 등이다. ‘뽀뽀뽀’ 시청을 금지당한 채 어린 나이에도 뉴스만 시청하는 건, 식탁에서도 늘 문학과 예술과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건 전적으로 책 때문이라도 어린 딸은 생각했다. ‘책 때문에 손발이 모두 묶여버린 것 같았던’ 딸은 절대 문학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책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소설을 방법으로 인생을 생각하고, 인생을 방법으로 소설을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는 아비의 딸 답게, ‘최인훈’을 떼놓고 보아도, 짐작 이상으로 좋은 산문집이다. 지난해 이맘 때, 우리는 한국문학의 거장을 잃었지만 윤경씨는 아버지를 잃었다. 그 마음을, 그는 이렇게 썼다. “아버지를 보내고 깨달은 것은 ‘인생의 기본값은 신파’라는 것이다. “우리는 살다가 어떤 큰일들을 만난다. 그 어떤 큰일들을 만나면 사람들은 별수없이 신파가 된다. 그 어떤 큰일들이 나의 일이 될 때 사람들은 별수없다. 울고 짠다. (중략) 정말 큰 사람들은 자기의 큰일도 남의 일보듯 의연하지만 그만큼이나 의연해지는 일은 신파보다 더 눈물나게 외롭고 슬픈 일이다.” 윤경씨는 “어렵고 복잡한 얘기는 아빠가 많이 했으니까 윤경이는 나중에 즐겁고 재미있는 글만 쓰는 사람이 되어도 좋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는데, 인생에 이런 말을 해주는 이가 단 한 명만 있어도 인생은 더 없이 살아볼 만한 것이 될 것 같다. 그것이 내 아버지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미술을 전공하는 손녀 은규씨가 할아버지가 단박에 끊었던 담배, 할아버지가 마셨던 술병 등을 그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민주당, 日수출규제 대응에 ‘도쿄올림픽 보이콧’ 전면에 내세울까

    민주당, 日수출규제 대응에 ‘도쿄올림픽 보이콧’ 전면에 내세울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논리로 ‘2020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년 7월 도쿄올림픽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국제적 여론전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얻어낼 수 있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적 조치를 활용하고 있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을 이용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오기형 간사는 지난 26일 “전쟁과 유사한 경제적 도발을 일으킨 일본이 ‘경제 전범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주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간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수산물 관련해서도 여러 이슈가 있는데 일본도 그 점에 대해 차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위는 25일 외신기자간담회를 통해 대내외 여론전에서 도쿄올림픽을 겨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특위 최재성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이 1년 남짓 남은 지금, 과거사에 대한 인정과 진솔한 사과가 없는 일본에 평화올림픽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후쿠시마 농산물에 대해 거짓으로 강변하면서 자국민마저 외면하는 식품을 전세계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식탁에 올리겠다고 한다. 정치에 눈이 멀어 올림픽 선수들까지 인질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부위원장도 “아베 총리가 경제전쟁을 중단하고 과거사를 사죄하지 않으면 그가 가장 팔고 싶어하는 제품인 도쿄올림픽에 대해 전세계 양심이 불매운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도쿄올림픽을 가지도, 보지도 말고, 가서 먹지도, 사지도 말자는 불매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지면 아베 총리가 엄청난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지난 23일 트위터를 통해 “시민단체들은 촛불집회보다 환경운동연합 등이 그린피스, 엠네스티 같은 국제 환경, 인권기구와 연대해 후쿠시마 방사능 재조사를 전세계에 환기했으면! 내년 도쿄올림픽에 방사능 안전한지 문제 제기가 어떨까요?”라며 “도발 철회까지 국민은 불매운동, 시민단체는 후쿠시마 투트랙! 文정부는 정면돌파!”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24일 도쿄올림픽 보이콧 포스터를 연이어 공개하며 “도쿄 방사능 올림픽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0 도쿄올림픽 오륜기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방사능 표지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민 의원은 “방사능 올림픽을 우려하는 네티즌들 생각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간다”며 “올림픽 오륜기가 ‘파시즘+방사능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관련한 당 차원의 공식적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한일 갈등을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행사와 연계시킬 경우 자칫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경제 침략행위로 규정한 민주당 내에서 강경 대응 목소리가 커질 경우 도쿄올림픽 보이콧 카드는 언제든 재차 언급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이 문제를 경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경제 문제로 국한시켜 전세계적인 경제적 피해가 온다는 대응을 해야 한다”며 “친일파 문제나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식의 감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오히려 일본이 유리한 상황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올림픽이라는게 세계인의 축제고 자기 나라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인데 (올림픽 보이콧은) 우리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식 밖의 얘기”라며 “일본이 자꾸 약한 고리인 한국을 파고 드는 건 버르장머리를 고칠 필요가 있지만 올림픽 불참은 세계적으로 명분이 떨어진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오빠가 잔인하게 살해’...中 7세 여아 암매장 사건의 전말

    ‘오빠가 잔인하게 살해’...中 7세 여아 암매장 사건의 전말

    실종 신고된 7세 여아의 시신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시신은 지난 13일 중국 닝샤(宁夏) 인촨시(银川市) 융닝현(永宁县)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소 양(가명)의 것으로 드러나며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융닝현 공안국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여아 시신 1구를 발견, 조사한 결과 실종 신고된 소 양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외부로부터 두부를 가격 당해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시신의 주인은 올해 7세의 소 양 이었던 것. 특히 사망한 소 양의 주요 사망 원인을 조사하던 공안 측은 그의 사망 사건에 그의 친인척이 관련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당 지역 관할 공안국은 소 양이 사망하기에 앞서 둔부에 외상을 입었으나, 이는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중 평소 사망자와 가까이 지냈던 13세의 이 군과 8세 쑤 군 등이 그의 사망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지 공안국 관계자는 “소 양이 사망하던 날 인근에 거주하는 이 군, 쑤 군 등 두 사람이 함께 방과 후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이 군으로부터 소 양이 사망할 당시 가학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망한 소 양과 가해자로 지목된 이 군과 쑤 군 등 세 사람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친인척 사이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건 당일, 소 양은 인근에 거주하는 이 군, 쑤 군과 함께 있었고 세 사람은 장난을 치던 중 식탁 선반이 사망자 소 양의 머리를 가격,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부상을 입은 소 양의 머리에서 다량의 피가 흐르는 모습을 목격한 이 군과 쑤 군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혼이 날 것이 두려워 떨어진 선반 모서리로 소 양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직후 소 양의 시신은 이 군의 거주지 인근 야산 담벼락 밑에 매장됐다. 암매장 된 소 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이미 부패가 심각했으며 실종 신고 당시 소 양이 입고 있었던 의상 착의를 통해 시신의 주인을 찾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당시 소 양은 노란색 원피스와 검은 색 샌들 등의 차림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 양의 시신을 암매장하는 일에 이 군과 쑤 군 등 가해자 가족들이 개입했는지 여부는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이 있었던 날 피해자 소 양의 부모는 대도시로 일자리를 떠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평소 소 양은 할머니 댁에서 거주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공안국 측은 이 같은 이유 탓에 소 양이 사망한 직후에도 실종 신고만 유지된 채 피해 부모로부터의 수색 작업 의뢰 등을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현지 공안국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 군과 쑤 군의 여죄 및 소 양 사망 후 암매장 시 가해자 가족들의 개입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인터넷 상에서는 10대에 의한 여아 살해 사건에 대해 경악하는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들은 ‘선반 등 흉기로 둔부를 가격해 사망케 한 뒤 암매장 한 가해자가 10대 초반의 아이들이었다는 것이 믿기 힘들다’,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단순 사고를 살해 사건까지 만든 10대에게 무거운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미 시신이 부패할 만큼 부패한 상황까지 사건을 감추고 은패하려 한 가해자들에게 무거운 형량을 내려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EU 전역에 뿌려지는 담뱃갑에 자신의 잘려진 다리 사진이 실렸다면

    EU 전역에 뿌려지는 담뱃갑에 자신의 잘려진 다리 사진이 실렸다면

    유럽연합(EU) 전역에 뿌려지는 담뱃갑 경고문에 자신의 잘려진 다리 사진이 실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면. 알바니아 출신으로 현재 프랑스 동부 메츠에 살고 있는 60세 남성은 지난해 룩셈부르크를 찾았던 아들이 들고 온 담뱃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말아 피우는 담배가 가득 든 상자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고 가족들은 한눈에 아버지의 다리 사진임을 알아채고 얼어붙었다. 아버지의 잘려진 다리에 남은 흉터 자국, 다른쪽 다리의 화상 자국은 너무도 확연하게 아버지의 다리 사진임을 알려줬다. 경고문은 “흡연은 당신의 동맥을 고장 낼 수 있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이 남성이 다리를 잃은 것은 담배 때문이 아니라 1997년 알바니아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 때문이었다. 당시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그는 의족을 찰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찾았던 지방 병원에서 찍힌 사진으로 보인다며 자신은 사진을 담뱃갑 경고문에 쓰라고 동의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성의 변호인은 유럽 이사회(EC)를 접촉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변호인 앙투안 피탕트는 “유럽 전역에 통용되는 담뱃갑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사진이 실린 것을 발견하는 것은 조금 믿기지 않는 일”이라며 “의뢰인은 담배 성분을 표시하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장애가 전시된 것을 보고 배신당했으며 존엄을 해쳤다고 느끼고 있다. 아주 즐겁지 않은 일이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탕트는 병원에 편지를 보내 이들 사진들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EC에도 접촉해 책임지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EC는 보통 데이터베이스의 사진들을 이용하는데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언어장벽 넘은 한국문학, 더 높이 날려면/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언어장벽 넘은 한국문학, 더 높이 날려면/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한강 이펙트’일까. 한국 소설이 언어의 장벽을 결국 넘어섰다. 해외 출판계에서 연이어 문학 편집자들을 들뜨게 할 만한 소식이 들려오는 중이다.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뒤 그 후광 효과로 한국 소설이 해외 출판인들의 주목을 받고, 출판돼 독자들 호응을 얻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11년 미국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엄마를 부탁해’가 돌출적 사건이라면, ‘채식주의자’는 하나의 흐름을 충분히 이룩한 느낌이다. 해외 출간 종수가 꾸준한 것이 우선 반갑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자료에 따르면 해외 출판된 한국문학 작품은 2014년 144종, 2015년 160종, 2016년 133종, 2017년 152종, 2018년 121종이다. 번역 언어도 늘어 10여년 전만 해도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이 다수였으나, 현재는 그리스어, 리투아니아어, 불가리아어, 아랍어, 조지아어, 태국어, 힌두어 등 38개 언어로 확장됐다.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읽는 셈이다. 무엇보다 한국문학에 좀처럼 문을 열지 않던 난공불락의 두 성벽이 낮아진 게 반갑다. 뉴욕과 도쿄, 세계에서 가장 큰 두 문학 시장의 편집자들이 한국문학을 노리고 빠르게 움직인다. 파리, 베를린 등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이 지역적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시장 스스로 움직이는 2단계로 접어든 느낌이다. 번역 및 출판 지원 심사를 하다 보면 국가 지원에 의존하는 소규모 출판사들이 많았던 예전과 달리 각국 주요 출판사들의 지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인상을 받는다. 작가·편집자·에이전트 등의 노력과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 등의 지원이 시너지를 내면서 한국문학이 문학적 평가와 시장의 관심을 둘 다 확보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는 증거다. 국내 작품 중 영어권에서 먼저 호응을 얻은 것은 김언수, 정유정, 김보영 등이 쓴 장르(성)소설들이다. 김언수의 ‘설계자들’은 장르소설의 명가인 더블데이에서 6자리 숫자 계약금을 받았고 뉴욕타임스에서 2019년 ‘올겨울 읽어야 할 스릴러 6종’ 중 하나로 추천됐다.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빅 파이브’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와 계약을 맺고 한국 과학소설(SF) 사상 처음 미국 주요 시장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일본 쪽 움직임도 흥미롭다. 현해탄을 건넌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열풍에 한국 여성소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입도선매를 빚고 있다. 구병모의 ‘네 이웃의 식탁’,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정세랑의 ‘옥상에서 만나요’, 황정은의 ‘디디의 우산’ 등이 줄줄이 계약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한국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이나 영미 독자들도 화제성이 강하고 이야기 짜임이 좋은 장편(장르)소설을 즐긴다. 해외 편집자들을 만나면 이런 스타일 소설에 대한 요청이 많았는데, 단편 중심 문예지 문학이 다수인 한국문학의 특성상 작품 추천이 아주 어려웠다. 알게 모르게 그동안 장편 중심으로 체질개선이 꾸준히 시도됐고, 이제야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은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작가들 의식도 확연히 달라져 좋은 장편이 늘어날 가능성을 높였다. 방향이 섰을 때 정책이 엔진을 달려면 ‘웹진 문장’ 등 국가 운영 문학플랫폼에서 단편과 별도로 장편소설 연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 어떨까 싶다. 한국문학의 번역과 출판이 더 활발해지려면 설립 20년이 다가오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역할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문학 작품 소개, 문학 번역어 사전 개발, 해외 출판 및 번역 자금 지원, 해외 교류 및 각종 문학행사 개발, 언어권별 번역가 및 에이전트 양성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불이 붙었을 때 장작을 더 많이 넣으면 좋겠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 디저트의 황홀한 유혹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프랑스 디저트의 황홀한 유혹

    삶의 즐거움은 때로 상상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데서 찾아오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놀라움을 동반한 즐거움은 전혀 모르고 있던 것에서도 오지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기대를 넘어서는 경험을 통해서도 온다. 프랑스 식사에서 디저트의 경우가 그랬다.프랑스에서 당연히 디저트가 좋고 훌륭한 것 아니냐 물을 수 있겠지만 놀라움을 느낀 포인트는 맛이나 아름다운 플레이팅이 아니다. 말하자면 디저트가 ‘밥처럼’ 나와서라고 할까. 식사에서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메인 요리와 거의 비슷하게 등장하는 데서 느낀 놀라움의 표현이다. 여태 디저트라고 함은 식사가 끝나고 찾아오는 작은 즐거움 정도로 생각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에서 겪은 모든 식사 경험이 그러했다. 프랑스에서 몇 번의 요리를 맛본 뒤에 생각이 달라졌다. 디저트가 식사에 있어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서 강한 존재감과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 또렷하게 보였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 디저트는 정상적인 식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였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프랑스인들은 어째서 디저트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인류는 국적과 성별, 시대를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단 음식을 선호해 왔다. 황홀감을 선사해 주는 단맛은 언제나 호화로운 식사와 궤를 같이했다. 성대하게 차려 놓은 식탁에서 단맛은 때로 고기 요리에 섞여 있기도 했고, 짠맛 요리 옆에 소화를 돕기 위한 용도로 놓이곤 했다. 중세 말까지만 해도 상류층이 즐기던 연회 요리에는 짠맛과 단맛이 한 식탁에 혼재된 형태였다. 지금처럼 식사를 다 하고 난 후 단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식사 중에 단맛을 함께 맛보는 게 당시의 문화였다.단맛이 따로 떨어져 나와 분화하기 시작한 건 17세기쯤 신대륙에 사탕수수 농장이 대규모로 생겨난 후 찾아온 설탕의 대중화와 연관이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사회에서 설탕은 후추나 다른 향신료처럼 값비싼 약이자 양념이었는데, 설탕값이 폭락에 가깝게 낮아지자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의 호화로운 분위기와 맞물려 요리사들은 설탕공예로 거대한 건축물 모형을 제작하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과자와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18세기 프랑스 고전 요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앙투안 카렘이다. 카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비견될 정도로 요리에 있어 천재성을 뽐냈고 많은 저작물을 남겨 후대 요리사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었다. 모두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드는 정교하고 웅장한 크기의 설탕 모형이 인기를 끌었고 그로 인해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명성을 날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세기 초의 요리사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는 웅장함 화려함을 뽐내는 고전 프랑스 요리의 종언을 선언하고 재료의 맛을 살리고 가벼운 맛의 디저트를 추구하는 등 현대 프랑스 요리의 기틀을 닦았다.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명성을 유럽 전역에 알리고 에스코피에가 문법으로 체계화하면서 프랑스 요리는 오랫동안 서양 고급 요리의 패권을 쥐었다. 오늘날까지 대부분의 조리용어는 프랑스어에 기반한다. 디저트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에클레어, 마카롱, 크렘 브륄레, 몽블랑 등 누구나 알 만한 디저트의 이름을 보라. 크게 전식과 본식 그리고 후식으로 구분되는 코스요리 문화, 디저트가 식사 후에 등장해 달콤하고 감미로운 기분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서양의 식문화는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결과물이다. 1970년대 프랑스 미식계에서는 큰 바람이 몰아친다. 간소함과 제철, 신선함을 중시하는 ‘누벨 퀴진’이 등장해 우리가 지금 떠올리는 고급 서양요리의 기반을 갖췄다. 큰 접시에 요리를 작고 예쁘게 담아내는 대신 코스가 길어지는 현대 고급 요리 경향도 멀리서 살펴보면 누벨 퀴진의 범주 안에 있다. 디저트도 요리의 경향성을 따른다. 1990년대 화학, 실험기구 등을 이용한 스페인의 분자요리가 유행을 타면서 디저트도 보다 현대적으로 변모했다. 흙과 나무의 에센스를 뽑아 숲을 걷는 듯한 기분을 준다든가 액체질소를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단맛·짠맛의 치환으로 디저트와 본식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새로울 것도 없는 방식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눈과 혀, 코를 즐겁게 한다. 단맛이 건강을 위협하는 맛으로 인지되는 오늘날이지만 디저트가 사라지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디저트를 즐기고 또 창조해내는 인류의 열정을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 ‘바람이 분다’ 김하늘 바라보는 감우성의 매서운 눈빛 “대혼란”

    ‘바람이 분다’ 김하늘 바라보는 감우성의 매서운 눈빛 “대혼란”

    ‘바람이 분다’ 감우성, 김하늘에게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됐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가 9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도훈(감우성 분)의 변화와 충격을 받은 수진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포착해 궁금증을 증폭한다. 지난 13회 방송에서는 도훈의 기억을 되찾아주려는 수진의 노력이 그려졌다. 사라진 기억 속에서 과거의 추억을 되짚는 두 사람의 데이트는 애틋했다. 또다시 변화를 맞은 도훈은 수진과 처음 만났던 시절로 돌아갔다. 힘겨운 현실 앞에 또 다른 벽을 만난 수진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은 불안함을 더욱 고조시킨다. 즐거워야 할 홈 파티에 심상치 않은 정적이 감돈다. 잘 차려진 식탁 앞에 앉은 도훈의 표정엔 불쾌한 기색이 서려있다. 매서운 눈빛이 향하는 곳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수진과 경훈(김영재 분). 무슨 일인지 경훈의 팔을 토닥이는 수진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하지만 이어진 사진에서 망연한 표정으로 고민에 휩싸인 수진의 표정은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늘(9일) 방송되는 14회에서는 첫 만남의 순간으로 기억이 돌아간 도훈과 그를 지켜보는 수진의 또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수진의 노력에도 급변하는 도훈. 힘겨운 현실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수진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두 사람이 행복했던 일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바람이 분다’ 제작진은 “수진의 노력에도 도훈의 기억은 계속 과거로 역행하고 있다.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사랑으로 오늘을 지켜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다시 위기가 닥친다. 이번에도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이들의 선택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최종화까지 단 3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바람이 분다’ 14회는 오늘(9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선 배 속에서 ‘플라스틱 숟가락’까지…위협받는 식탁

    생선 배 속에서 ‘플라스틱 숟가락’까지…위협받는 식탁

    인도네시아의 한 주부가 저녁 식사용으로 마트에서 생선을 구입해 조리하려다가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쪽에 있는 자와바라트 주에 사는 주부 애나는 지난 5월 집 주변 마트에서 저녁거리로 생선을 구입했다. 그의 가정부가 생선을 요리하기 위해 배를 갈랐을 때, 두 사람은 눈 앞의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갈라진 생선의 배 안은 온갖 생활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삼키는 것조차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숟가락까지 고스란히 배 안에 남아있었다. 이 주부에 따르면 작은 생선의 배 안에서는 플라스틱 숟가락과 사탕 봉지를 포함해 총 8점의 쓰레기가 나왔고,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도 포함돼 있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올렸고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주부는 인도네시아 매체인 데틱(Detik)과 한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스푼까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면서 “내가 구입한 생선은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새기(Mahi-mahi)였다”고 설명했다. 농어목 만새기과의 바닷물고기인 만새기는 대형 생선의 한 종류로, 구이나 조림 등으로 이용된다. 최대 몸길이는 2.1m, 몸무게는 40㎏까지 성장하며 주로 열대 바다에서 서식한다. 대형 어종이다 보니 바다에 버려진 비교적 큰 쓰레기까지도 먹이로 착각하고 삼키는 경우가 많다.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는 가운데, 해양쓰레기 추출 및 유입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오션 클린업재단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115만~241만t에 이르며, 이중 67%는 아시아로부터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바람이 분다’ 감우성♥김하늘, 기억 거스른 사랑 “마음으로 느껴”

    ‘바람이 분다’ 감우성♥김하늘, 기억 거스른 사랑 “마음으로 느껴”

    사라지는 기억 속에서도 새로운 사랑을 이어가는 감우성과 김하늘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13회에서는 도훈(감우성 분)의 기억을 되찾아주려는 수진(김하늘 분)의 눈물겨운 노력이 그려졌다. 도훈의 기억 속엔 현재의 수진은 사라졌지만, 추억을 소환하며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 두 사람의 데이트는 애틋했다. 도훈의 기억은 점점 더 과거로 향해갔다. 붙잡을 수 없는 기억에도 다시 사랑에 빠진 도훈과 수진은 아픔만큼 더 찬란하게 빛났다. 이날 방송에서 수진은 자신을 잊은 도훈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언젠가 닥쳐올 일이었지만 막상 맞닥뜨린 현실은 힘겹기만 했다. “너를 너무 사랑해서 절대 잊지 않을 거야”라는 수아(윤지혜 분)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매일 아침을 깨우던 아람(홍제이 분)의 의식에도 도훈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수진은 흔들리지 않았고, 희망은 존재했다. 수진과 아람의 추억은 조각으로나마 도훈에게 남아있었던 것. 나비 그림을 보며 수진은 자신이 아는 도훈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처음 만난 대학교 캠퍼스, 도훈이 용기 내서 다가왔던 버스 정류장, 첫 키스를 나눈 돌담길까지. 시큰둥했던 도훈도 조금씩 수진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도훈이 소중하게 보관했던 만년필도 수리해 다시 선물했다. 여전히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과거를 재연하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두 사람은 어느새 다시 사랑에 빠져있었다. 도훈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수진은 도훈과의 여행을 계획했다. 과거 둘만의 신혼집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소소하고 행복한 하루의 끝, 식탁에 마주 앉은 도훈은 아람이와 함께 썼던 편지를 기억해냈다. 우편함 속에는 수진이 선물한 만년필로 한 자 한 자 소중히 눌러쓴 카드가 도착해 있었다. ‘숨소리가 들립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고마워요’라는 도훈의 진심에 수진은 눈물을 흘렸다. 기억을 잃어버린 도훈에게 자신과의 모든 추억을 들려주며 과거와 현재의 사랑을 되새기는 수진의 마음은 깊은 울림을 안겼다. 기억을 잃었지만, 본능적으로 수진과 다시 사랑에 빠진 도훈의 모습도 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추억을 되짚는 도훈과 수진의 데이트는 과거의 것이 아닌 오늘의 설렘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매일이 기적이고 함께하기에 기억이 없어도 괜찮았다. 더 이상 도훈과 수진의 사랑은 기억에 좌우되거나 현실에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도훈이 둘러본 집 안엔 도훈과 수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평범한 일상 속 행복은 애틋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수진이 그려주었던 초상화를 바라보는 도훈의 입가에 맺힌 행복한 미소가 이어질 두 사람의 여정에 궁금증을 더했다. 루미 초콜릿을 되찾기 위한 수진의 노력도 이어졌다. 수진은 서 팀장(한이진 분)의 딸 주아가 특허권자임을 찾아내면서 승소 가능성을 찾았다. ‘바람이 분다’는 14회는 오늘(9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2인 가구 맞춤형 초역세권 오피스텔 ‘현대 센트럴가양’ 분양

    1~2인 가구 맞춤형 초역세권 오피스텔 ‘현대 센트럴가양’ 분양

    근래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늘어나는 1인 가구’다. 주거 공간을 다루는 시장 특성상 가구 형태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저마다 1인 가구 및 소가족에 특화된 형태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빌트인, 높은 보안성 등의 설계 요소를 갖추는 것이 대표적이다. 많은 상품 중에서도, 2룸 3Bay 설계로 높은 공간 활용도를 갖춰 마곡지구, 상암DMC 등 인근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및 신혼부부 수요를 품고 있는 ‘현대 센트럴 가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 센트럴가양’은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하며 지하2층~지상16층 2개동 규모로 전용 27㎡ 총 116실로 구성된다. 전 실 2룸 3Bay 설계로 침실 2개와 거실 등을 갖췄고 내부에는 풀옵션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도입해 현대 리바트의 고급 주방가구를 제공한다. 또 효율적인 수납공간과 함께 2구 인덕션 쿡탑, 빌트인 식탁, 빌트인 신발장, 욕실 비데, 중문(현관), 전자레인지, 빌트인 세탁기(건조기능), 시스템 에어컨(공기청정 기능) 등의 최첨단 시스템을 더했다. 게다가 넉넉한 공간을 갖춘 100% 자주식 주차장과 무인택배 보관함은 입주민들의 주거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인근의 생활인프라도 풍성하다. 단지 맞은편에는 홈플러스 가양점과 CGV 등촌점이 위치해있고 이마트 가양점과 강서NC백화점 등 쇼핑시설이 인접해있다. 강서농수산도매시장, KBS스포츠월드 등 편의시설은 물론 도보 통학이 가능한 초·중·고등학교도 가까이 있다. 뿐만 아니라 축구장 70배 규모인 서울식물원을 비롯 우장산공원, 한강공원이 가깝기 때문에 여유로운 휴식이 가능한 공간도 품고 있으며 이대서울병원 등 의료시설도 근거리에 있다. ‘현대 센트럴가양’은 높은 직주근접성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 단지는 서울 강서지역을 대표하는 업무지구인 여의도·상암DMC·마곡지구 등과 인접해 있고 약 47만명에 달하는 배후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편리한 교통환경 또한 장점이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과 도보 5분거리인 ‘초역세권’으로 9호선 급행열차 탑승시 10~20분이면 김포공항·여의도·상암DMC에 닿을 수 있다. 나아가 지하철을 이용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잠실, 김포공항 등 서울 어디로든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한편 ‘현대 센트럴가양’의 홍보관은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앤디 워홀은 저장강박증이었다(클로디아 캘브 지음, 김석희 옮김, 모멘토 펴냄)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수백개의 상자를 해묵은 엽서와 진료비 청구서, 수프 깡통 따위로 가득 채웠다. 찰스 다윈은 툭하면 복통에 시달렸고, 과학자 모임에서 몇 분간 발언하고는 24시간 동안 계속 토했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렌즈를 통해 현대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393쪽. 1만 5000원.정선(전윤호 지음, 달아실출판사 펴냄) 시력 28년 차 시인이 정선을 통째로 시집에 옮겼다. 이별과 서러움 같은 전통적인 ‘한’의 정서가 전편을 누비는 한편 ‘아우라지’, ‘곤드레’ 같은 시어로 절절한 고향 사랑을 행간마다 녹였다. 삶을 살아내느라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유년의 기억들, 고향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시집. 152쪽. 1만 2000원.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김인선 지음, 메디치 펴냄) 1980년대 말 ‘샘이깊은물’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 생활고에 쫓겨 낙향했던 저자의 1주기 산문집.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어울려 살아가는 즐거움, 농촌의 인간군상에 대한 묘사와 함께 곤궁한 생활을 버티게 하는 허풍, 현실과 꿈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380쪽. 1만 6000원.공연의 사회학(최종렬 지음, 오월의봄 펴냄) 한국 사회가 집합 의례를 통해 수행한 네 가지 자아성찰을 다룬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던 2016년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소고기 협정에서 촉발된 2008년 촛불집회를 통해 성장주의를,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한국 시민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혈족적 민족주의를,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비키니 사건을 통해 젠더주의를 분석했다. 476쪽. 2만 4000원.식물학자의 식탁(스쥔 지음, 박소정 옮김, 현대지성 펴냄) 식물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은 물론, 음식에 대한 열성까지 뛰어난 한 식물학자가 선사하는 식물 백과사전 겸 요리책. 각종 식물의 역사를 열거하고 영양 성분과 독성을 분석한 뒤, 먹어도 되는지, 맛있는지, 어떻게 먹는지를 정리했다. 400쪽. 1만 7500원.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임승훈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첫 소설집. 파란 새를 찾는 탐정, 마지막 경기를 앞둔 복서, 외계인에게 개조당한 소설가 등 지금 여기의 나와는 다른 삶을 유머와 지질함이 배합된 상상과 가미시켜 읽는 내내 ‘단짠단짠’하다. 432쪽. 1만 5000원.
  • 에몬스가구, 하반기 신제품 품평회 개최… ICT 기술 접목한 가구 등 60여종 선보여

    에몬스가구, 하반기 신제품 품평회 개최… ICT 기술 접목한 가구 등 60여종 선보여

    에몬스가구는 어제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에몬스 본사·전시장에서 ‘2019 F·W 가구 트렌드 및 신제품 품평회’를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품평회를 통해 에몬스는 올해 브랜드 메시지를 ‘생활을 바꾸는 만남’으로 정하고 ▲자연 친화적 소재를 사용한 고품격 가구 ▲ICT 기술을 접목해 편안한 휴식을 돕는 침대·매트리스 등 6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대표적 제품들을 보면 먼저 ‘크림라떼’ 침실시리즈는 평형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공간 맞춤을 할 수 있다. 붙박이장은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원하는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적용했다. 또한 의류관리기를 드레스룸 공간에 빌트인할 수 있는 전용 상부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모션 매트리스’는 ‘웰슬립센서’가 호흡과 심박수를 체크해 수면 상태임을 감지하고 편안한 자세(플랫 자세)로 잘 수 있도록 돕는다. 8가지 ‘슬립 케어 모션’과 6가지 ‘슬립사운드’가 내장돼 있어 깊고 건강한 수면이 가능하다. ‘루아르‘ 침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명의 조도와 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의 수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조명을 끄고 기상 시 컬러테라피 조명을 켜주기도 한다. ‘헬렌 20’ 식탁은 비스포크(Bespoke·개별 취향을 반영해 제작하는 물건)형 트렌드를 반영해 크기, 색깔, 체대 모두 원하는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3가지 색깔을 가진 각각의 3가지 크기 상판 중에서 하나를 고른 뒤 훈증원목, D그레이, L그레이, 황동의 4가지 사발식 체대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줄리아 20’ 소파는 환경친화적 소재인 ‘실리콘 레더’가 적용됐다. 원단 상층부를 실리콘으로 처리하고 가죽의 엠보 크기 등을 그대로 살려 부드러운 촉감·질감을 구현했다. 소파에 사용된 실리콘은 무독성 소재로 유해성이 낮고 오염방지 기능이 있어 어린아이와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볼펜, 네임펜은 물론 유성매직까지 젖은 걸레로 없앨 수 있고, 방수기능을 갖춰 관리하기가 쉽다. 에몬스가구는 이번 품평회에서 대리점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제품들을 2019년도 가을·겨울 신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조성제 에몬스가구 사장은 “전국 필수상권에 300평 넘는 규모의 대형매장 10개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거문화를 리드하는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필승의 영업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열린세상] 가축 살처분 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가축 살처분 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중국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으로 환경재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00년에 처음으로 가축전염병 청정 지역인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2000여 마리 정도의 돼지가 살처분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구제역 1차 파동과 2003년 첫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을 겪으면서 소, 돼지, 가금류 등 약 7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2010년에 발생한 구제역 2차 파동은 AI와 동시에 발생해 가축 1000만 마리가 살처분되고 방역담당 공무원 11명이 과로, 사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등 그야말로 국가적 재난이었다. 2016년부터는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기존 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함에 따라 살처분되는 가축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과 같은 2차 환경오염이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됐다. 구제역 2차 파동으로부터 10년이 다 돼 가는 지금 2차 환경오염 피해가 예상을 뛰어넘어 가공할 공포로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 4799곳의 매몰지 중에서 발굴 금지 기간 3년이 지나 해제된 100여곳 매몰지를 무작위로 찾아가 생생한 현장을 찍어 ‘묻다’라는 책으로 펴낸 문선희 작가의 고발 내용을 보면 대부분의 매몰지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었고, 오염된 토양 위에 각종 농작물이 재배돼 누군가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가축 매몰지 300m 반경에 있는 강화군 지하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조사 대상지 51곳 가운데 31곳이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에는 마을 반경 500m 내 가축 매몰지 30여곳이 있는데, 여기서 나온 침출수 때문에 주민 식수원이 심한 거품과 악취로 오염됐다. 이런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는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성 질소보다 농도가 훨씬 높아 청색증을 유발하는 오염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 현상으로 여름철 고온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앞으로 무서운 전염병 창궐의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살처분의 집행 주체인 지방정부는 가축전염병에 대한 예방 대책으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보다 살처분이라는 사후 대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4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정책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제 구제역과 AI는 외국에서 유입되는 전염병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토착화돼 가는 양상마저 띠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가축전염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정책 대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현재 주종을 이루는 공장식 케이지 사육을 단계적으로 동물복지를 고려한 방사형 사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이러한 사육을 부추기는 게 바로 식품 대기업들이므로 네덜란드나 뉴질랜드처럼 동물복지농장 시스템을 선호하게 하는 정책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2016년 현재 충청북도 내 23개 동물복지농장에서는 지난 3년간 AI에 감염된 동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정책의 효과성을 증명해 주고 있다. 둘째, 현재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겨울철 오리 사육 제한제 정책을 더 활성화해 축산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환경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축 사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별 가축사육 총량제도 고려해야 한다. 가축전염병 발생 시 반경 3㎞ 이내 가축을 살처분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고려해 축산 농가들 사이의 이격 거리도 이 정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 살처분이 아니라 방역 당국을 중심으로 식품 대기업, 축산 농가, 지역 주민,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리빙랩(살아 있는 실험실) 방식을 도입해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전염병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방역 정책도 선진국처럼 사후 대응이 아니라 예방으로 전환될 때, 축산산업이 경제적ㆍ환경적으로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소비자가 냉장고 디자이너, 그게 비스포크

    소비자가 냉장고 디자이너, 그게 비스포크

    취향대로 색·디자인 2만여개 조합 가능 지금까진 소비자가 냉장고에 맞췄지만 생활 패턴 맞게 방·거실에도 둘 수 있어 소비자 맞춤 디자인 위해 삼성 로고도 빼‘비스포크’는 원래 맞춤 정장을 뜻했는데, 지금은 소비자 요구에 맞춤으로 생산하는 일을 통칭하는 단어가 됐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색상, 재질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신제품 냉장고에 ‘비스포크’란 이름을 붙였다. ‘냉장고’와 ‘맞춤’이란 조합의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비스포크는 출시와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제에 오르더니, 가구·도서 박람회 등 부엌과 큰 관련 없는 다양한 공간에 어우러지고 있다. 디자인을 총괄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 부민혁 상무에게 비스포크 이야기를 들었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여러 조합 중 어떤 디자인은 냉장고라기보다 옷장 같아 보인다. “다른 주방가구보다 도드라지게 툭 튀어나오지 않은 디자인, 어느 공간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에 대한 욕구는 계속 있었다. 예컨대 요즘 거실 쪽을 바라보는 아일랜드 식탁이 유행이다. 주방이 등 돌려서 어떤 작업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거실 쪽을 바라보고 소통을 시도하는 ‘사회적(소셜) 공간’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부엌가구 공사를 하거나 빌트인 가구를 들이면 되쟎아’라고 말하는 것은 냉장고 제조사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 것 같았다. 전월세가 많은 우리 주거 현실에서 집을 빌려 쓰는 상황, 그래서 공사를 함부로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집안 환경에 섞이고(블렌딩·blending), 서서히 녹아들게 하는(머징·merging) 디자인을 구상했다.” -‘취존’(취향존중) 디자인으로 SNS 화제다. 한편으로 이제 냉장고 취향도 고민해야 하는지, 너무 선택지가 많아 혼란스러운 ‘선택의 역설’ 딜레마를 부르는 것 아닌지. “밀레니얼들은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향을 모를 수 있다. 이럴 때 비스포크 사이트에서는 자신의 취향대로 따라갈 수 있다. 주방 스타일 예시를 보며 매칭을 해 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취향은 직관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고를 때 ‘객관식’이 꼭 ‘주관식’보다 선택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제조사가 디자인과 용량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매장에 전시한 7~8개의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기존의 가전 제조 방식이 고객에게 선택의 부담을 덜어 주는 일 같지만, 이는 결국 고객에게 선택한 제품의 아쉬운 점까지 받아들이라는 방식이다. 2만 2000개 조합이 가능한 비스포크를 선택하는 일은 고객에게 주관식 문제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광택이 있는 게 좋은지, 원색과 파스텔색 중 어떤 게 좋은지 스스로의 취향에게 물어본 뒤 취향대로 구현된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에 대한 욕구들이 있었다. 비스포크는 왜 지금 나왔는가. “사실 비스포크 디자인 원안 제안은 이미 5년 전에 있었다. 제안 이후 지속적으로 제안을 했다. 그것이 지금 구현된 것은 삼성전자의 생산 혁신이 동반된 덕분이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나 공장을 갖고 있고, 유통 채널과 사후 서비스 채널을 보유했다. 고객이 2만 2000개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해 주문하면 그에 맞춰 생산해 며칠 만에 배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냉장고 겉 패널을 바꿔 끼우는 방식을 채택해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디자인은 소비자 후생을 높이기도 했다.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그냥 싫증이 났을 때 패널 교체를 통해 냉장고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 -패널 인테리어가 무엇인지 더 설명해 달라. “다양한 사례가 있겠다. 신혼이라면 본인의 결혼사진을 비스포크 냉장고에 끼워 둘 수 있겠다. 냉장고를 교체하거나 디자인을 바꿀 때 사진을 버리는 게 탐탁치 않다면, 이 결혼사진 패널을 떼어내 별도 액자처럼 쓸 수 있다. 비스포크는 평면적인 플랫 디자인을 채택했다. 디자인할 때 비스포크 냉장고가 하나의 캔버스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패널 색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고무자석이나 포스터를 냉장고에 붙이는 방식으로 소비자 스스로 디자이너가 되는 상상을 했다.” -1인 가구 증가 등이 비스포크를 탄생시킨 동력이 됐다. 역으로 비스포크가 바꿀 삶의 모습은. “기존의 큰 냉장고는 이른바 ‘사 주는 가전’일 때가 많았다. 결혼할 때나 분가할 때 사 주는 가전, 또는 이사하거나 살림을 바꿀 때 용량을 늘려 스스로에게 상처럼 사 주는 가전이었다. 일단 사 주면 소비자가 냉장고에 맞춰야 했다. 비스포크 디자인은 사용하는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다. 혼자 살 때 냉장고만 두고 쓰다가 식재료가 많아지는 가족 구성이 되면 하나를 더 사서 옆에 세우는 식이다. 꼭 주방이 아니라 거실에 냉장고를 두거나 필요하면 방에 두는 등 소비자 생활 패턴에 맞춰 냉장고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제품에서 삼성전자 로고가 안 보인다. “삼성 로고는 안쪽으로 빠졌다. 여러 모듈을 붙였을 때 여러 곳에 붙은 로고가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비스포크는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지만, 실제 시장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튀는 색깔에 부담을 느끼긴 한다. 10년 동안 원색 냉장고를 쓰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사용하는 도중에도 패널을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덜해지면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비스포크 다음 냉장고 디자인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집, 가구, 가전 인테리어는 세대, 주거환경, 유행 컬러뿐 아니라 사회현상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유럽에서 테러가 많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집 안으로 많은 사회적 활동을 끌고 들어오고, 집을 좀더 안전한 곳으로 꾸미려 했다. 인테리어 전망은 쉽지 않다. 그래서 비스포크를 통해서 제조사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소비자 취향을 선제적으로 알아내 그것을 저격할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 대신 소비자와 취향에 대해 대화를 이어 가는 방식을 시도한 가전이 비스포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1회] ‘양승태 재판’ 변곡점…법원 “‘임종헌 USB 압수수색’ 위법 없었다” 판단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1회] ‘양승태 재판’ 변곡점…법원 “‘임종헌 USB 압수수색’ 위법 없었다” 판단

    첫 재판이 열린 지 꼬박 한 달, 28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은 두 자릿수에 접어들었다. 서류증거의 실체적 내용이 아닌 출처와 형식 등을 따지는 ‘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한 검증이 계속되던 재판은 10회째 접어들면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이날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0회 공판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검찰이 압수수색한 과정은 적법했다는 판단을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의 임 전 차장 재판에서도 USB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된 피고인들은 잇따라 USB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주장을 내놨다. ●재판부 “‘임종헌 USB 압수수색’ 적법했다” 첫 판단 재판부는 “판결을 선고할 때와 같은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판단이 아니라 현재까지 당사자들의 주장과 증거조사 결과에 의한 재판부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여러가지 판단 근거를 기초로 해서 현재까지는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절차에서 검사의 위반행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등 변호인들은 지난해 7월 검찰의 임 전 차장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 전반에 대해 문제삼았다. 임 전 차장이 자신의 재판에서 “식탁에 검사와 마주보고 앉았고 앞에 영장이 놓여있어 열람은 했지만 메모를 하지 못하게 했고, 영장을 보면서 계속해서 대화를 걸어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처럼 압수수색을 시작할 때부터 임 전 차장에게 영장이 적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영장에 ‘압수할 물건’으로 기재되지 않은 물건이 압수됐으며 영장에 기재된 ‘전용공간’이 아닌 공용사무실에 있던 USB를 압수했다는 주장이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USB 5개 가운데 혐의와 관련된 내용만 복제할 수 있는데도 USB 자체를 압수했고 압수한 파일의 상세목록도 교부하지 않아 적법한 압수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들은 “임 전 차장이 사후에 임의제출 동의서를 제출했더라도 증거수집 절차의 하자가 치유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USB 파일 8635개 가운데 1142개를 양 전 대법원장 사건 재판의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기 전에 검사가 임 전 차장에게 영장을 제시했고 임 전 차장은 영장의 내용을 검토해서 그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당사자에게 적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으로 ‘외부 저장장치에 저장된 범죄 사실과 관련되는 물건’이 기재됐고 검사가 압수한 8635개의 파일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리고 임 전 차장 진술에 의해서 압수할 물건이 사무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법무법인 사무실도 압수수색 영장에 따른 수색 장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압수조서 속 ‘김백준 주거지’는 단순 실수” 압수수색 집행 당시 작성된 압수조서에 ‘김백준의 주거지’라고 장소가 표시된 데 대해서도 변호인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다른 증거들이나 압수수색에 참여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에 비춰보면 단순한 실수나 오기 정도로 볼 수 있겠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임 전 차장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검사가 ‘PC 및 USB 추출목록.html’ 파일을 복사하는 방법으로 상세 목록을 교부한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 그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파일 목록의 속성에서 바뀐 날짜가 2018년 7월 21일 오후 6시 28분 08초로 압수수색을 종료한 시점인 오후 6시 40분쯤과 상당히 근접한 시간으로 보여 (상세 목록을) 복사해서 줬다는 검사의 주장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혐의와 관련된 일부만 USB에서 복제해 가져가지 않고 USB 전체를 압수한 이유에 대해 검찰은 임 전 차장이 136개의 파일을 삭제한 정황이 있었고 일부 파일명을 마치 변호사가 된 뒤 최근에 맡은 사건인 것처럼 파일명을 바꿔놓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임 전 차장이 USB 5개 중 명함형으로 된 한 개는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원 파우치에서 발견됐는데 검찰은 이것 역시 임 전 차장이 핵심 증거인 USB를 감추려 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설명을 받아들여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검사가 압수한 USB 전체에 대해 이미징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고 당시 휴대하고 갔던 장치로는 현장에서 전체를 이미징하기는 곤란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원본 반출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 임 전 차장의 변호인도 참여를 했고 임 전 차장도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USB에 대한 이미징 등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수사팀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아 압수수색 절차를 마무리하는 과정도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피의자나 변호인의 참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날 재판부의 판단으로 변호인들이 강하게 다퉜던 ‘임종헌 USB’의 압수수색 과정에 대해서는 일단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임종헌 USB 속 파일들과 검찰이 제출한 출력물 사이의 동일성과 무결성에 대한 검증은 법정 밖에서 이뤄지고 있고, 변호인들은 임종헌 USB 외의 다른 출처의 문건 파일들에 대해서도 모두 출처를 문제삼고 있어 여전히 증거능력을 위한 다툼은 지속될 전망이다. ●변호인들 “행정처 임의제출 문건 증거능력 부정” 앞서 오전 재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지난 재판에서 “검토 중”이라며 예고했던 법원행정처로부터 검찰이 임의제출 받은 문건들에 대한 증거능력도 문제삼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찬익 전 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의 검찰 조서도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진술자가 조사된 전 과정이 기재되지 않은 조서로, 조서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신문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내용이 누락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임의제출된 문건들에 대해서도 법관이 발부항 영장에 의해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경우에도 문서 작성자든 관련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거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한데 영장에 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지 기관 자체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문서와 관련된 사람의 참여나 동의 없이 제출하는 것은 더더욱 위법 요소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변호인의 주장은 형사소송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고 변호인도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피조사자의 모든 진술을 조서에 기재해야 한다는 것은 형사소송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어 “변호인의 의문을 줄이기 위해 설명하면, 형사소송법 244조 4항에 따라 박찬익 전 심의관의 조사 시작 시간과 마친 시간을 정확히 기재했고 그 밖에 진행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장소와 도착시간, 시작시간에 따라 본인의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기재했다”면서 “지난 4월 24일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박 전 심의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는데 검찰 조서에 문제가 있다는 진술은 없었다. 신빙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검찰 수사에 흠집을 낼 의도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행정처에서 임의제출한 문건이나 이메일 등에 대해서는 검찰과 변호인들이 지난 재판에서 ‘임종헌 USB’ 검증 방식으로 논의했듯이 검찰청에 직접 변호인들이 찾아가 참관하면서 검찰이 파일 원본의 속성을 변호인들에게 확인해주는 방식으로 법정 밖에서 검증을 하기로 겨우 의견을 모았다. “아주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고 말하는 재판장의 얼굴에 간만에 옅은 화색이 돌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7) 양계업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병아리 10마리로 재계 26위 대기업 일궈 사양산업이던 농축산분야에서 자수성가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 갖춰김홍국(62) 회장은 11세에 외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통해 사업을 일으켜 하림그룹을 자산 12조원, 재계순위 26위의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병아리를 키우는 재미를 들인 그는 자연스럽게 축산인을 꿈꿨다. 그러나 전북대 농대 교수였던 아버지 고 김주환씨와 공주 사범대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어머니 이완경(91)씨는 완강히 반대했다. 결국 그는 가출해 비닐하우스를 짓고 오이 등을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열정을 지켜본 부모는 더 이상 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이듬해 이리농업고에 진학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 있는 최소 나이인 18세가 되자 사업자등록을 내고 볏짚사업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양계사업에 전념했다. 볏짚사업 등으로 번 4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세우고 농장주가 됐다. 종계 5000마리를 비롯해 돼지 등도 함께 키웠다. 20대 초반에 그는 익산에서 제일 큰 양계업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잘나가기만 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가도에도 위기가 닥쳤다. 1982년 축산파동의 여파로 닭 값,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익산에 있는 식품회사에 입사해 관리 및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그때 미국사료곡물협회의 박영인 박사를 만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한 강연장에서 그가 하는 강의를 들으며 통합경영이라는 경영이론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는 사육과 함께 가공까지 한울타리에서 하면 닭 값은 떨어져도 최종 제품의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식품사슬의 통합관리가 식품시장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의 핵심임을 간파하고 농장-공장-시장을 물샐틈없이 연결시키는 삼장(三場) 통합경영을 창안했다. 1986년 3월, 그는 오늘날 하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코리아데리카후드를 창업해 계열화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사육과 가공,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설립한 회사였다. 충남 연무대에 농장을 두고 이곳에서 키운 닭을 임도계해 시장에 공급했다. 1988년 1월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그해 8월 정부로부터 육계계열화업체로 지정받으면서 계열화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타이밍도 좋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체인점이 인기를 끌면서 닭고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0년 10월 전북 익산 망성지역에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면서 본사를 이곳으로 옮기고 ㈜하림을 탄생시켰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그에게도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 투자유치를 신청했다. 두 달여 조사 끝에 마침내 1998년 10월 IFC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IFC가 IMF 구제금융을 받는 국내기업에 투자한 것은 하림이 처음이었다. 최고경영자의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경영능력,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은 덕분이었다. 2003년에 위기가 또 찾아왔다. 전기누전으로 인한 대형화재로 만 평이 넘는 본사 도계가공공장이 송두리째 불타버렸다. 피해액만 1000억원이 넘었다. 남의 도계장을 빌려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해 위기를 넘겼다.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해 말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듬해 초까지 발병이 계속되면서 500여만 마리의 닭을 매몰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전소된 도계장 자리에 최첨단의 새로운 도계 가공공장을 완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07년 사업영역을 양돈으로 확대했다. 그해 ㈜선진, 이듬해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해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이로써 하림그룹은 가금부문(하림, 올품, 한강씨엠, 주원산오리), 양돈 및 돈육부문(선진, 팜스코), 사료부문(하림, 선진, 천하제일사료), 사양관리(한국썸벧), 유통판매(NS홈쇼핑)의 사업영역을 갖춘 축산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림을 대기업으로 만든 ‘결정적 사건’은 2015년 팬오션 인수다. 당시 해운 경기는 최악이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도 법정관리 위기에 빠졌다.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 시장에서는 “닭고기 회사가 뭘 안다고 해운업이냐”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입찰가격만 1조 80억원이어서 팬오션 소액주주의 집단 반발도 있었다. 김 회장은 벌크선 인프라만 갖추면 사료 운송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도 안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료 원료인 곡물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그 돈만 한 해 1조원이 넘게 들었다.팬오션 인수로 하림은 사료, 도축가공, 식품제조, 유통판매, 곡물유통, 해운으로 이어지는 농식품산업의 전후방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농장에서 시장까지’이라는 기존의 슬로건을 ‘곡물에서 식탁까지’로 심화시켰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농축산분야에서 사업을 일으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외 곳곳에 진출했다. 김 회장은 집무실에 학년별 도덕 교과서를 비치하고 가끔씩 그 책들을 꺼내 읽곤 한다. 그때마다 경영은 복잡한 방정식이 아니며 지극히 단순한 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만에 늦깍이로 호원대를 졸업하고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림(夏林)은 ‘여름숲’이라는 뜻이다. 진정한 땀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 땀을 식혀줄 시원하고 풍요로운 그늘을 자처하고 싶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대학교 4학년이던 아내 오수정(56)씨를 만나 열애끝에 결혼해 슬하에 주영(31)·준영(27)·현영(24)·지영(20)씨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주영·준영씨는 미국 에머리 비즈니스스쿨을 나와 하림 관련 그룹사에 근무중이다. 김 회장의 큰 형은 김기만(71) 전 백석예술대 총장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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