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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천어·송어 친환경 양식 시스템 도입

    산천어·송어 친환경 양식 시스템 도입

    산천어 축제의 고장인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산천어 양식 발전의 꿈을 안고 고향에서 산천어·송어 양식장을 창업했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수산양식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고민한 결과 새로운 양식 방식인 환경친화적 순환여과시스템을 도입했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시설을 설치해 일반인들이 산천어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산천어 축제가 끝나고 폐기되는 운명이었던 산천어를 반건조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등 수산양식업을 미래의 산업으로서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23세부터 수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지금은 9t의 수산물을 판매해 연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잠 좀 자자!” 소음공해에 뿔난 다람쥐, 나무 쪼던 딱따구리 혼쭐

    “잠 좀 자자!” 소음공해에 뿔난 다람쥐, 나무 쪼던 딱따구리 혼쭐

    나무 구멍을 기웃거리던 딱따구리가 자신보다 작은 다람쥐에게 혼쭐이 났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인도 타밀나두주에서 다람쥐에게 내쫓긴 딱따구리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 라비 라즈는 타밀나두주 코임바토르시 외곽에서 나무 구멍 하나를 두고 다투는 다람쥐와 딱따구리를 목격했다. 나무 구멍 안에서 튀어나온 다람쥐는 딱따구리에게 악을 쓰며 덤벼댔다. 다람쥐는 딱따구리 부리보다도 작은 발톱을 앙칼지게 세웠다.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다람쥐에게 일방적으로 밀린 딱따구리는 결국 나무 구멍을 포기하고 달아났다.마치 불이 붙은 것처럼 등 색깔이 붉은 플레임백딱따구리(Black-rumped flameback, 학명 Dinopium benghalense)는 몸길이 28~32㎝, 무게 86~133g 정도로 비교적 덩치가 큰 딱따구리다. 하지만 몸길이 15~20㎝, 무게 100g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도야자다람쥐에게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주민은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화가 난 다람쥐를 포착했다. 8m 정도 되는 나무 위에서 다람쥐는 매몰차게 딱따구리를 쫓아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딱따구리가 나무 구멍에 머리를 들이밀고 시끄럽게 쪼아대다 그 안에 둥지를 틀고 잠을 청하던 다람쥐의 화를 돋웠다고 전했다.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는 딱따구리의 행위에는 크게 세 가지 목적이 있다. 딱따구리는 주식인 도토리를 저장하는 일종의 식량창고로 활용하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판다. 또 나무에 구멍을 내 그 안에 사는 유충 등 벌레를 잡아먹기도 한다. 다른 딱따구리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나무를 쪼기도 한다. 둥지를 짓고 영역을 확장하려는 목적도 있다. 딱따구리는 갑작스러운 기상 상황이나 천적의 공격에 대비해 잘 만한 둥지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옮겨 다닌다. 이렇게 딱따구리가 만든 구멍은 스스로 나무에 구멍을 내기 어려운 다른 동물의 보금자리로도 쓰인다. 다람쥐 역시 자연적으로 생긴 나무 구멍이나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에 둥지를 틀곤 한다.딱따구리가 내쫓긴 나무 구멍이 애초 딱따구리의 둥지였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쓸만한 구멍인지 살피다 그 안에 이미 자리 잡고 있던 다람쥐와 영역 다툼을 벌였을 수도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0조원 시장 잡아라”…네이버·카카오의 ‘라이브 커머스 전쟁’

    “10조원 시장 잡아라”…네이버·카카오의 ‘라이브 커머스 전쟁’

    네이버와 카카오의 ‘라이브 커머스’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창구를 통해 실시간 방송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일종의 ‘온라인판 홈쇼핑’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급성장 하고 있는 시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쇼핑라이브’는 11월까지 누적 시청자 수 4500만을 기록했다. 11월 판매자 수는 10월 대비 20%, 콘텐츠 수는 40% 증가했다. 8월과 비교하면 11월 거래액은 340% 수직상승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과 상생을 중시하는 플랫폼 전략을 짰다.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매출액의 3%로 책정해 중소상공인들도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약 30%에 달하는 홈쇼핑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이다. 홈쇼핑에는 송출 수수료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비싸게 책정된다.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들은 낮은 수수료만큼 할인폭을 높여 판매할 수 있다. 또한 복잡한 도구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어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TV 홈쇼핑 입점은 엄두도 못 냈던 중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가 겹쳐 더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새로운 ‘생존 돌파구’로 이용하고 있는 모양새다.더군다나 쇼핑라이브에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회사뿐 아니라 CJ오쇼핑과 같은 홈쇼핑 업체들까지 입점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올해 4000억원선에서 오는 2023년에는 1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앞다퉈 라이브 커머스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향후 라이브 커머스를 (네이버) 메인화면과 검색화면에서 잘 보이도록 강화할 방침”이라며 경쟁 본격화를 예고한 바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운영중인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카카오쇼핑라이브’는 국내 순이용자만 4500만명이 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지난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난달에 누적 시청 1000만회를 넘겼다. 한 상품으로 하루 1~2회만 진행하는 방식인데 1회 평균 시청 횟수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카카오톡으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 시간을 예고하고, 방송 도중 메신저로 소비자의 질문에 손쉽게 응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제품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 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어 구매를 결정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포털, 카카오는 메신저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데다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라는 결제 수단까지 보유했다”면서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에 역량을 더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콜센터 노동자에 점심시간을…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엔 ‘콜 없데이’”

    “콜센터 노동자에 점심시간을…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엔 ‘콜 없데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업무량이 급증한 필수노동자인 콜센터 상담사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상담전화를 걸지 말자는 캠페인이 진행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콜센터 상담사 안전하게 일 할 권리 및 쉴 권라 보장 촉구’ 및 ‘콜없데이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 이상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목표 전화상담 건수를 맞추기 위해 콜센터 상담사들의 점심시간까지 20분으로 줄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콜센터 업무 부담도 커진 데다가 콜센터 재계약 기간인 연말이면 하청업체들이 콜수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구조다. 김필모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비정규센터장은 “금융권의 한 콜센터 사업장은 연말에 외부 점심식사를 금지하고 자기 자리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전화를 받을 수 있을 때 받으라고 한다”면서 “민간위탁 방식인 대부분 콜센터는 계약만료가 몰리는 연말연초에는 계약 연장을 위해 콜수 올리기에 열을 온린다”고 말했다.감정노동도 심해져 콜센터 노동자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태다. 심명숙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회 지부장은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재난지원금 같은 정부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공공기관 콜센터로 문의가 폭증하고, 온라인 쇼핑 등 민간 콜센터도 문의가 늘었다”면서 “연결 대기시간이 늘면서 민원인들의 짜증과 불만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코로나블루로 인한 강성, 악성 민원인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한 콜센터 상담사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필수 노동자”라며 “점심시간 1시간 만이라도 쉴 수 있도록 ‘점심시간에는 쉴 권리’와 욕설, 성희록, 협박, 모욕이나 무리한 요구시에는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콜센터 상담사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캠페인 ‘콜업데이’ 챌린지를 진행한다. 본인의 SNS에 ‘#콜업데이’ 피켓을 찍은 사진을 인증하면 된다. 또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을 ‘콜업데이’로 정하고 오후 12시부터 1시 사이에 콜센터에 상담전화를 걸지 않도록 독려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BTS, 타임 선정 ‘올해의 연예인‘…“팝스타 정점”

    BTS, 타임 선정 ‘올해의 연예인‘…“팝스타 정점”

    “코로나19 속 유례없는 성공” 평가작년 ‘영향력 100인’ 이어 첫 선정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올해의 연예인’(Entertainer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 타임은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그룹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됐다”며 “방탄소년단이 모든 종류의 기록을 깨면서 팝스타들 가운데 정점에 올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타임은 코로나19 시대에 방탄소년단이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며 “방탄소년단과 팬클럽 ‘아미’(ARMY)의 유대는 더욱 깊어졌다. 좌절의 한 해 동안 세상은 멈췄고 다른 연예인 대부분은 실패했지만, 방탄소년단은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뛰어난 성공은 팬덤과 대중음악 소비와 관련한 변화를 보여준다”며 “방탄소년단은 (그룹과 팬의) 인적 관계가 음악 산업까지 지배한 연구 사례”라고 진단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타임의 ‘2019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의 인물’의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이 부문은 2020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등을 수상한 가수 리조가 이름을 올렸다. AP통신은 방탄소년단이 ‘올해의 연예인’에 뽑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방탄소년단은 팬들과 함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같은 운동을 지원하는 등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거대한 글로벌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향후 활동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이홉은 타임에 “평소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고, 그런 생각이 우리의 진정성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금의 모습을 끌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가는 “(올해 들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놀랄 때가 있지만, 나는 스스로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이런 일을 하겠는가’ 묻곤 한다”고 밝혔다. RM은 “우리가 실제로 명성을 얻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한국의 소년들이 해내는 일을 일종의 신드롬이나 (일회성)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방탄소년단은)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미 타임지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되면서 그래미 수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들은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미 최고 권위 음악 시상식인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며,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열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포토] ‘안내견 출입환영’ 명예공무원 임용된 ‘반지’

    [포토] ‘안내견 출입환영’ 명예공무원 임용된 ‘반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장애인 안내견 ‘반지’를 명예공무원으로 임용, 임용 기념 선물로 반지의 ‘최애’ 간식인 개껌을 수여하고 있다. 반지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이자, 성동구청 소속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새미 주무관과 함께 올 2월부터 출근하고 있다. 성동구는 반지 주무관의 임용식과 함께 앞으로 장애인보조견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으로, 관내 명소들에 ‘안내견 출입환영’ 점자 스티커를 시범적으로 부착했다고 밝혔다. 성동구 제공/뉴스1
  • [책꽂이]

    [책꽂이]

    렛 어스 드림(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강주헌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우리는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상기시킨다.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의료, 토지, 주택, 일자리를 함께 나누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332쪽. 1만 8000원.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리처드 랭엄 지음, 이유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인간 본성의 수수께끼를 진화적 탐구로 풀어 가는 책.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자기 길들이기’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의 폭력과 이타주의, 전쟁과 협력, 사형과 도덕 등의 주제들을 다룬다. 특히 강한 야만성에 맞서는 사회적 관용과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480쪽. 2만 2000원.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흐름출판 펴냄)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뉴욕남부지검 검사장 프릿 바라라의 실천적 정의론. 정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법 시스템과 집행 주체인 인간의 한계를 꼬집으면서 정의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 인지해야 할 사실이 무엇인가를 논리적으로 전한다. 428쪽. 1만 8000원.앨버트 허시먼(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부키 펴냄) 독창적 관점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시먼의 일대기. 사상적 뿌리가 마르크스주의에 닿아 있지만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에 동조하지 않았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갖되 시장만능주의에 휩쓸리지 않았다. 20세기 격동의 현장을 겪어 낸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지적 여정을 추적한다. 1256쪽. 5만 5000원.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미셸 딘 지음, 김승욱 옮김, 마티 펴냄) 여성 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인 저자가 20세기 뉴욕을 일군 여성 작가들의 성취를 조명한다.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처럼 성 하나로 작품을 떠올릴 수 있는 남자 작가들이 빽빽한 문학사 연대표에서 소외된 파커, 아렌트, 매카시, 손택 등을 새롭게 호명했다. 528쪽. 2만 2000원.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여인선 지음, 길벗 펴냄) 취재 현장과 뉴스룸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자이자 앵커인 저자가 차를 내리는 시간 속에서 얻었던 온기를 적었다. 차를 마시며 알게 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차와 그 속에서 만난 자신의 내면, 소중한 인연 이야기를 담았다. 200쪽. 1만 3500원.
  • [재계 블로그] 위상 달라진 게임업계… 콘텐츠대상 ‘줄수상’

    [재계 블로그] 위상 달라진 게임업계… 콘텐츠대상 ‘줄수상’

    지난 8일 열린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은 달라진 게임업계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매년 이맘때쯤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서 한 해 동안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이 모이는 시상식인데 올해는 수상자 명단에 ‘게임인(人)’들의 이름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희망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이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고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와 스마일게이트의 이(e)스포츠 계열사인 WCG의 서태건 대표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까지 합치면 올해 게임인들은 총 네 개의 수상을 합작했다. 2009년에 시작된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보통 게임인들의 수상이 1~2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특히나 권 이사장은 이번에 게임 업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훈장은 1~5등급으로 나뉘는데 권 이사장이 받은 보관문화훈장은 3등급에 해당한다.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8년 수훈한 게 5등급에 해당하는 화관문화훈장이었는데 이것보다 높은 급수를 받은 것이다. 권 이사장은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 인기 게임을 연달아 내놔 전 세계 80개국에서 이용자 6억 7000만명을 확보했고, 누적 사용료(로열티) 수출액 3조 5000억원을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권 이사장은 “이번 훈장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다”라면서 “열정을 바쳐 게임을 만들어 온 대한민국 게임인들에게 주어지는 응원이라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태까지 게임은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을 빼앗는 ‘유해한 콘텐츠’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는데 이제는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서 가치를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액은 69억 8183만 달러(약 8조원)로 ‘한류효자’인 드라마나 케이팝을 제치고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67.2%를 차지했다. 한국외대 교수인 박성희 국제이스포츠학회 편집위원은 “게임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산업 전망도 밝아 앞으로 훨씬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달라진 위상 실감”…연말 콘텐츠 시상식서 돌풍 일으킨 게임계

    “달라진 위상 실감”…연말 콘텐츠 시상식서 돌풍 일으킨 게임계

    지난 8일 열린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은 달라진 게임업계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매년 이맘때쯤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서 한 해 동안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이 모이는 시상식인데 올해는 수상자 명단에 ‘게임인(人)’들의 이름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희망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이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고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와 스마일게이트의 이(e)스포츠 계열사인 WCG의 서태건 대표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까지 합치면 올해 게임인들은 총 네 개의 수상을 합작했다. 2009년에 시작된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보통 게임인들의 수상이 1~2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특히나 권 이사장은 이번에 게임 업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훈장은 1~5등급으로 나뉘는데 권 이사장이 받은 보관문화훈장은 3등급에 해당한다.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8년 수훈한 게 5등급에 해당하는 화관문화훈장이었는데 이것보다 높은 급수를 받은 것이다. 권 이사장은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 인기 게임을 연달아 내놔 전 세계 80개국에서 이용자 6억 7000만명을 확보했고, 누적 사용료(로열티) 수출액 3조 5000억원을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권 이사장은 “이번 훈장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다”라면서 “열정을 바쳐 게임을 만들어 온 대한민국 게임인들에게 주어지는 응원이라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게임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태까지 게임은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을 빼앗는 ‘유해한 콘텐츠’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는데 이제는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서 가치를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액은 69억 8183만 달러(약 8조원)로 ‘한류효자’인 드라마나 케이팝을 제치고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67.2%를 차지했다. 한국외대 교수인 박성희 국제이스포츠학회 편집위원은 “게임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산업 전망도 밝아 앞으로 훨씬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진중권 페이스북 활동 중단하나…“정권 비판 지식인 많이 생겨”

    진중권 페이스북 활동 중단하나…“정권 비판 지식인 많이 생겨”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집권 여당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 활동 시작할 때 계획했던 것은 민주당의 ‘프로퍼갠더 머신’을 파괴하는 것”이었다며 “서민, 김근식, 윤희숙, 조은산 등 이제 정권 비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퇴장했고,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뉴스공장’은 남아있지만 그와 함께 활동했던 나꼼수(김어준, 김용민, 주진우)는 자기들끼리 싸운다고 진 전 교수는 덧붙였다. 김용민 이사장이 주진우 전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윤석열 총장편’이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이어 그는 진보지식인들 가운데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오래 전에 민주당 정권에 등을 돌렸고, 이미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는 선전선동에 능한 민주당의 ‘프레임’을 파괴하는 것이 중요하며, 프레임의 모순을 지적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밖에서 프레임 자체를 드러내야 한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한 정권 비판 활동의 목적을 강조했다.또 프레임 공작을 시작하면 여기저기 바람잡이들이 등장해, 여론에 방향을 주려 하는데 시작 단계에서 신속하게 대응해 여론을 특정방향으로 몰아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제는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정권 비판하는 분들은 많으니, 그 일은 다른 분들께 맡겨놓고, 대안 프레임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그 동안 ‘진보의 재구성’이라 불러왔던 작업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의 최종적 형태는 ‘대안’이라며, 프레임 비판의 최종적 형태 역시 ‘올바른 프레임’이 되어야하니 무너진 산업화서사, 민주화서사 다음 이야기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이 시대에 적합한 진보의 상을 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여전히 민주당을 ‘진보’라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올바른 진보’의 프레임이 있어야 민주당의 수구성이 선명히 드러날 것”이라며 앞으로 활동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진중권 보수를 말하다(한국 보수를 향한 바깥의 시선)’,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저들은 대체 왜 저러는가?)’, 일명 조국흑서라 불리는 ‘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 나라’ 등의 책을 잇따라 펴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추미애가 읽은 책 내용은…“검사 성접대·조직 이기주의”(종합)

    추미애가 읽은 책 내용은…“검사 성접대·조직 이기주의”(종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법안 처리가 이어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읽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책의 저자는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로 이 변호사는 2002년 검사가 된 지 약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검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고, 최근 발간한 같은 제목의 책을 통해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직을 “오랜 세월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진화 과정을 밟아온 독특한 생명체들”, “안은 텅텅 비고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면서 자신을 꼿꼿이 세워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권력이라 여겨, 그 권력으로 펌프질하는 공기인형”이라고 비유했다. 스폰서와 성접대 문화, 전관예우, 검사들의 특권 의식, 조직 장악을 위한 암투 등 검찰의 어두운 뒷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 변호사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 항명했다는 이유로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013년 징계받을 때 검사들이 왜 가만히 있었나? 그때는 위법하지 않아서? 부당하지 않아서? 그땐 검사 개개인이 다칠 뿐, 검찰 조직의 권한과 위상을 축소하는 문제가 아니어서 침묵했던 거다. 지금 반발은 조직 이기주의로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도 검사들은 항상 공정과 정의의 옷을 입고 있는 양 가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책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알아주는 조직론자이고, 검찰의 권력을 나누고 쪼개자고 하면 대통령도 집으로 보내실 분’이라고 썼다. 룸살롱과 스폰서 등 검찰의 문화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2001년 검사로 출근했던 첫 주에 부장검사가 초임검사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수사를 잘하려면 수사계장하고 같이 룸살롱에 가서 오입질을 하라”고 했으며 “검사 월급으로는 룸살롱 못 간다. 그러니 스폰서한테 용돈 받고 술자리에 대기업 간부 부르라”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검찰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부끄럽고 괴롭고 슬프다는 이 변호사는 “검사들은 과거 언론을 탄압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던 잘못은 한 번도 되돌아보지 않으면서, 검찰이 휘두른 칼에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은 느끼지 않으면서, 검찰 조직 문제에만 기개 있게 덤비고 정의를 내세운다.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비겁한 사람들이다”라고 비판했다. 500만원 술접대 검사 불기소한 검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남부지검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술자리 참석자 중 검사 2명을 불기소한 것을 놓고 “비상식적인 수사 결론”이라며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검찰은 아직 응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전날 술자리 참석자 중 검사 2명이 먼저 자리를 떴다며 이들의 1인당 접대 비용을 96만원여원으로 계산하고 불기소했다. 청탁금지법은 1인당 수수한 금액이 1회 100만원 이상인 경우만 처벌한다. 추 장관은 “향응·접대 수수 의혹을 받는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 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장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음을 과시한 A 변호사, A 변호사가 데려온 특별한 검사들을 소개받는 김봉현, 그 자리에서 김봉현은 그 검사들과 편하게 같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았겠느냐”며 “그날 술값도 김봉현을 포함해 검사들과 나눠 계산하는 게 자연스러울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상식인으로 가질 수 있는 합리적 의문”이라며 “장관의 개입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찰 스스로 국민에게 드러내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밴드와 유흥접객원 팁 비용 포함문제의 술자리 비용 총 536만원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8일 접대자인 김봉현 전 회장과 소개자인 검사 출신 A변호사, 접대 대상인 B검사 등 3명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은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 이상을 수수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술자리에 있었지만, 불기소 처분된 현직 검사 2명이 수수한 금액은 각각 96만 2천원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해당 검사 2명이 술자리를 뜬 당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이들이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액수를 달리 판단했다. 11시 이후 계산된 비용 55만원이 사실상 이들의 기소 여부를 갈랐다. 당일 술접대 비용은 총 536만원으로 파악됐는데, 검사 2명이 자리를 떠난 당일 오후 11시 이전까지 계산된 비용은 총 481만원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11시 이전에 귀가한 검사들이 수수한 금액은 481만원을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5명으로 나눈 금액 96만 2000원으로 봤다. 반면 재판에 넘겨진 A변호사와 B검사, 김 전회장의 접대비는 밴드와 유흥접객원 팁 비용을 3으로 나눈 금액을 더해 114만원으로 계산했다. 김 전 회장은 술자리 말미에 비용을 한꺼번에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부지검에 라임 사건 수사팀이 꾸려진 시점이 지난 2월 초이므로 지난해 7월 있었던 술자리와의 직무 관련성·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B검사 등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전날 열린 검찰시민위원회 역시 만장일치로 ‘김 전 회장과 A변호사, B검사 등 3명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검사 2명에 대해서는 감찰을 의뢰하기로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민 교수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조차 차례 까마득”

    서민 교수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조차 차례 까마득”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서 교수는 문 정부가 지난 8일 4400만명 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실제로 계약한 건 아스트라제네카 딱 하나라고 지적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과는 구매확정서, 모더나와는 공급확약서로 각각 1400명분과 1000명분의 구매 물량을 확정했으며 이달 중 정식 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는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소리’라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 교수는 “구매확정서나 공급확약서는 그 이름만 그럴듯하고, 화이자나 모더나에는 내년 말까지 한국에 줄 백신은 남아있지 않다”며 “1000만명분을 담당할 코백스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공동구매 차원이라 부자 나라들이 백신을 다 맞고 난 다음이 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1000만명 분량을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상을 이미 마친 화이자나 모더나와 달리, 아직 3상을 통과하지 못했다. 게다가 화이자나 모더나는 코로나 단백질의 원료를 넣어 우리 몸에서 생산하게 만드는 첨단 방식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의 단백질을 실어 몸속으로 넣어 항체를 유도한다고 서 교수는 밝혔다. 서 교수는 “이 과정에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는 건 필수적이며, 아스트라제네카 2차접종시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당시 55세 이상의 고령자는 포함을 안시켰고, 다른 백신보다 부작용이 심했던 등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훨씬 안전한 화이자, 모더나가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한국 보건당국이 갑자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든다며 조소했다. 서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3상 통과 시기는 연말에서 늦어도 내년 2~3월 쯤으로 예상하며 정부가 내년 2~3월에 백신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도 다 이런 ‘잔머리’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를 우리가 내년 2, 3월에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서 교수는 “선진국은 어느 백신이 좋을지 모를 때, 가능성이 높은 백신을 모조리 입도선매했는데 우리나라는 전문가들과 언론이 8월부터 백신을 구해야 한다고 그 난리를 피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도 미리 계약한 나라들부터 보내줘야 하므로 언제쯤 우리 차례가 올지는 현재로선 까마득하다”고 우려했다. 그 이유로 정부에서 백신은 2021년 1분기부터 단계적 도입 예정이나 접종 시기는 탄력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백신은 유효기간이 있어 일찍 들여와 몇달씩 창고에 보관할 이유가 없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네이버·다음 번역기 ‘김치=파오차이’ 오류 시정

    네이버·다음 번역기 ‘김치=파오차이’ 오류 시정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이 ‘파오차이(泡菜)’로 잘못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오차이는 중국식 절임채소를 가리킨다. 9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 따르면 지난 1일 네이버와 다음 번역기에서 ‘Kimchi’와 ‘김치’가 ‘파오차이’로 번역되는 것을 발견하고 항의와 함께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이날 현재 이들 번역기에서 ‘김치’를 입력하면 ‘신치’(辛奇)로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3년 김치의 브랜드화와 중국인의 김치 이해도 제고를 위해 그 동안 파오차이 혹은 ‘라바이차이’(辣白菜)로 불리던 김치를 ‘신치’로 개명하고, 2014년 중국에서 상표권도 등록했다. 중국의 바이두 백과사전과 주요 포털은 한국의 김치를 ‘한궈 파오차이’(한국 파오차이)로 정의하고 있기에, 자칫 이 번역이 김치를 중국 음식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반크는 판단한 것이다. 심지어 바이두 백과사전은 ‘김치는 중국의 유구한 문화유산이며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는 내용을 서술하기도 했다. 전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반크는 바이두에 항의하며 시정을 요구했고, 바이두는 문제된 내용을 사전에서 삭제했다. 현재 옥스퍼드 사전에는 ‘kimchi’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구글은 반크의 항의에도 여전히 김치 번역 오류를 시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11월 29일 중국식 절임채소 파오차이의 국제 표준이 등록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므로 이젠 우리가 김치 산업의 세계 표준”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환구시보는 파오차이의 국제표준화기구(ISO) 문서에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은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적시된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에서는 우리 전통 복식인 한복(韓服)의 원조가 한족의 전통 의상 ‘한푸’(漢服)라는 등의 주장이 널리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믿는 대로 보지 말고 있는 대로 바라보자

    [정승민의 막론하고] 믿는 대로 보지 말고 있는 대로 바라보자

    보냄과 만남이 교차하는 연말이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되는 비상시국이다. 정말 올 한 해는 마스크로 시작해 마스크로 끝나는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서로를 없어져야 할 적폐 세력으로 드잡이하는 정치적 독단과 독선은 변함없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대문자는 사전에서만 존재한 지 오래다. 내 편은 진짜고 네 쪽은 가짜다.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보고 싶은 세상을 모자이크처럼 만들어 가는 것이 여의도와 광화문의 실정이다. 하지만 사필귀정(事必歸正)과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구축된 상상의 세계는 의사(擬似)현실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이더라도 이해관계는 숨어 있을 수밖에 없다. 적나라하게 이익만을 추구해도 결과적으로 공공선을 증진하기도 한다. 생활의 세계를 선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는 것은 정신 승리에는 이바지하겠지만 현실 적합도를 떨어뜨려 미래를 왜곡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현재는 비상시다. 위기를 뚫고 나가려면 평소보다 더욱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한층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모두가 납득하고 다 함께 실천하기 위한 대전제는 객관적인 현실 인식이다. 지식인과 정치인의 역할이 최우선적으로 요청되지만 유감스럽게도 사태는 여의치 않다. 진위를 가려야 할 그들이 오히려 확증편향을 갖고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데 열심이다. 우리 진영의 이익과 믿음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정보나 자료는 거들떠보지도 않을뿐더러 음해까지 서슴지 않는다. 사실 사건과 사고의 홍수 속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갈수록 모호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도 힘든 판에 일반인이 견뎌 내기는 쉽지 않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반지성이다. 인식 대신 믿음을, 현실 대신 환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단순 명료한 메시지로 세계를 알려 주는 지침을 내려먹인다. 무조건 우리는 진리고 적들은 거짓이다! 그러나 주관적 기대는 객관적 현실을 꺾을 수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시하던 미국 대통령의 감염은 웃지 못할 코미디였다. 과거부터 이어 온 집단적 확신이나 경험은 새로운 사태 앞에서 무기력할 뿐이다. 실제의 현상을 정치적 손익으로 재단하다가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비극을 맞게 된 것이 현재의 미국이 아닌가. 항상 해답은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있다. 믿는 대로 보지 말고 있는 대로 봐야 한다. 편견이나 편향이 없다고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때, 공동체의 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불편부당을 존재 이유로 내세우는 지성인의 역할이 중차대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본질적으로 ‘무소속’이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될 수 있다. 혈연, 학연, 지연을 따지는 연고주의자들은 물질적 가치에 침윤돼 위기에 아랑곳없이 파벌과 집단의 이익만을 맹종한다. 모두의 신용을 얻을 턱이 없다.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려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자유로운 지성만이 대붕괴를 막는 제동장치가 된다. 특정한 사람만이 브레이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따져 보면 무소속의 결정판은 정부와 언론이다. 사적 이익으로 낙착되더라도 공공재의 성격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행정과 보도다. 둘 다 만인을 위한 만인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치닫는, 그래서 사회 전체를 와해하려는 움직임을 잘 제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자를 연구한 종교학자 오강남은 우선 사물을 다각적으로 볼 수 있는 양행(兩行)의 길을 터득하라고 권한다. 현상의 한 면만 절대화해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상아(吾喪我)도 중요하다. 사건과 사람을 정밀하게 보려면 세속에 찌든 자의식을 던져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밀실에 갇혀 지냈던 우리 사회가 새해엔 광장에서 다 함께 거듭나기를 간절히 희원한다.
  • 시 제목도 집 이름도 ‘필경’… 원고지에 농사짓는 심훈의 삶 오롯이

    시 제목도 집 이름도 ‘필경’… 원고지에 농사짓는 심훈의 삶 오롯이

    심훈은 1930년에 ‘필경’(筆耕)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당시 일제에 짓밟혔던 조선인들의 마음을, 원고지에 붓으로 논밭을 일구는 것으로 말하고자 했다. 이는 후에 심훈이 충남 당진으로 낙향해 지은 집 ‘필경사’의 당호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제 치하의 농민들의 현실을 필경하듯 지은 소설 ‘상록수’를 창작한다. 그는 어찌하여 시도 집도 모두 ‘필경’이라 칭했던 것일까. 게다가 또 무슨 이유로 당대의 인기 소설가이자 시인, 연극과 영화배우이면서 감독이고 시나리오 작가였으며 경성방송국의 아나운서이자 프로듀서, 신문사의 기자이기도 했던 팔방미남이 농촌 계몽 소설인 ‘상록수’를 썼던 것인가. 그 이유를 찾아 충남 당진에 있는 심훈의 필경사로 가 보았다.1901년 경기 시흥군 신북면 흑석리(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훈의 본명은 심대섭이다. 1926년에 동아일보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필명인 ‘훈’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흔히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경성고등보통학교에 들어갔지만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됐다. 학교에선 퇴학을 당하고, 법원에선 6개월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미 그 당시 복역한 지 8개월이 지난 뒤였다. 출소 후 중국으로 건너가 연극과 영화를 공부했고 이때 단재 신채호, 석오 이동녕 등과 교류하며 조선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조선에 돌아와 최초의 영화소설을 썼고, 영화 ‘장한몽’의 이수일 역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 기세를 이어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했지만 심훈이 제작한 영화가 식민지의 현실을 그렸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됐다. 이후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하면서 시와 신문 연재소설을 쓰며 영화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울분을 토해 냈는데 이 역시도 일제에 의해 연재 중단 조치를 당하게 된다. 다시 식민지 조선의 처지를 암시했다는 이유였다. 연이어 1930년 3·1운동을 기념하고자 쓴 시 ‘그날이 오면’을 완성해 시집으로 출간하려던 계획 역시도 출간금지에 처하면서 무산됐다. 이때 출간하지 못한 시집은 심훈의 사후 13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왔다. 시집 ‘그날이 오면’의 이야기다.“삼십이면 선(立)다는데 나는 배밀이도 하지 못합니다. 부질없는 번뇌로, 마음의 방황으로, 머리 둘 곳을 모르다가 고개를 쳐드니, 어느덧 내 몸이 사십의 마루터기 위에 섰습니다. 걸어온 길바닥에 발자국 하나도 남기지 못한 채 나이만 들었으니 하염없게 생명이 좀썰린 생각을 할 때마다, 몸서리를 치는 자아를 발견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제법 걸음마를 타게 되는 날까지의 내 정감의 파동은, 이따위 변변치 못한 기록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리라고 스스로 믿고 기다립니다.”(시집 ‘그날이 오면’의 머리말 중에서) 3·1운동 이듬해 경성방송국 문예담당 기자로도 입사했지만 사상 문제로 퇴직한 심훈은 아버지와 친척 일가붙이들이 살고 있던 충남 당진으로 낙향한다. 장조카인 심재영의 집에서 2년여간 기거하면서 필경사의 터를 닦고 집을 짓는다. 이후 필경사에서 쓴 소설 ‘상록수’가 1935년 동아일보사의 ‘창간 15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에 당선돼 그해 9월 10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하면서 소설가 심훈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언제나 푸르른 나무의 눈, 계몽 소설 ‘상록수’는 당진 부곡리에서 심재영이 벌이고 있던 야학운동과 공동경작회 활동을 토대로 경기도 반월면에서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다 요절한 최용신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에서 심재영은 박동혁으로, 최용신은 채영신으로 등장했다. 소설은 심훈이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에 사측에서 벌인 문자보급운동을 소설의 첫머리에 두고 시작한다. 일제가 추진한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한글 교육이 금지되고 우리 민족에 대한 수탈이 강화되기 시작하던 그때, 농촌의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심훈은 이 소설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했다. 소설은 채영신과 박동혁, 두 주인공이 만나 사랑을 하고 함께 계몽운동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중에서 박동혁과 채영신의 러브 라인만 심훈의 상상이고 그 외의 모든 정황들은 그 당시 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그려 넣어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평을 듣는다.“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소설 ‘상록수’ 중에서) 심훈은 이렇게 빼앗긴 나라의 선각자이자 지식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힘을 불어넣어 농촌계몽소설을 썼고, 사람들이 앞다투어 읽기 시작했다.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동아일보의 판매 부수가 늘었고, 신문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판대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이야기는 소설가 심훈의 인기와 계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방증한다. 심훈은 동아일보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을 상록학원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들의 교육에 힘을 썼다. 1936년 상록수의 단행본 작업을 위해 서울에 올라온 뒤 장티푸스에 걸려 서른다섯 해 짧은 생을 마친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과 호외 당진에서 잠시 상경했던 심훈은 때마침 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소식을 전하는 신문의 호외를 접하게 된다. 너무도 감격에 겨웠던 나머지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를 호외의 뒤쪽에 썼는데 그것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그 작품은 당진의 심훈기념관에 손기정의 우승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 중에서)●바다 옆에 놓인 심훈기념관 심훈이 일생 동안 부르짖었던 민족정신과 독립운동의 가치 그리고 농촌계몽운동의 산실인 당진의 필경사 주변으로는 심재영 고택과 심훈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그날이 오면’ 기념비와 심훈의 동상도 오롯하게 서 있는 곳이다. 심훈의 생전에는 필경사 바로 앞까지 바다였으나 간척사업으로 인해 개간된 이후로는 바다가 조금 멀어졌다고 한다. 필경사의 창은 바다를 향해 나 있는데, 그 안에 심훈이 썼던 책상이 보존돼 있다가 훼손이 심해지자 기념관 내부로 책상을 옮겼다.한때 교회로 이용되기도 했던 필경사는 유족들과 심훈의 뜻을 기리는 사람들의 의지가 모여 다시 본연의 필경사로 돌아왔다. 서른다섯 해를 살다간 그의 사후에 서른여섯 해의 두 배가 훌쩍 넘도록 이렇게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널리 회자되는 것은 그의 다양한 활동만을 이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지녔던 민족성에 대한 고취,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고뇌, 농촌계몽운동과 후학 양성에 힘썼던 일들과 그의 시와 소설이 만난 자리의 깊은 울림이 아닐까. 상록학원은 현재 상록초등학교가 돼 여전히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의 배움터로 남아 있다. 이것이야말로 상록수이자 심훈 정신의 발현이 아닐까. 한 글자씩 배운 글로 모두가 입을 모아 읽는 ‘그날이 오면’과 ‘상록수’ 그리고 심훈.바닷가 옆 필경사의 자리는 심훈만의 터가 아니라 누구의 말이든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받아 적는 모든 손길들이 주인인 곳이다. 누구든 와서 무엇이든 깨우치고 가는 자리, 그리하여 다시 이 자리는 이파리가 푸른 나무 밑에 앉아 어쩌면 아직도 오지 않은 ‘그날’을 헤아리며 하늘의 뜻을 받아 적는 자리인 당진 심훈기념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열린세상] 초등돌봄 어른 싸움에 등 터지는 아동인권/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초등돌봄 어른 싸움에 등 터지는 아동인권/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갑자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초등돌봄교실 신청서 제출기한이 끝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놀란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추가 신청을 하러 학교에 방문했다가 돌봄교실을 직접 보았다. 좁디좁은 교실에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아이들을 보고 놀라 발걸음을 돌렸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다. 일곱 살에서 여덟 살이 됐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일곱 살까지는 유치원에서 통상 오후 6시까지 먹고 놀며 보살핌을 받던 아이가, 딱 한 살 더 먹었다고 집에 낮 12시에 온다. 그 시간에 오는 아이를 맞을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 직장맘들이 육아휴직을 가장 고민하는 때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라는 것이 육아계의 정설이란 말도 과장은 아니다. 한국 초등 저학년은 주당 평균 9시간을 보호자 없이 지내며 그 시간은 맞벌이 가구일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학년이 낮을수록 더 늘어난다. 초등학교 입학 후 취업모의 상용 취업률이 20%나 곤두박질치는 ‘초등절벽’은 해묵은 사회문제이다. 이 와중에 초등돌봄을 학교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돌봄’기관이 아니므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는 학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돌봄을 제공받으면 된다고 한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돌봄을 맡으면 손쉬운 민간위탁을 통해 보조금만 교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게 뻔한데, 안 그래도 열악한 아이들의 돌봄의 질이 더욱 저하될 것을 우려한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교사와 돌봄전담사의 처우 문제,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문제 등 여러 쟁점이 많지만 새삼 슬픈 사실은 양쪽 다 아동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유치원생 일곱 살 아동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하루 중 언제라도 유치원에 전화하거나 담임 선생님께 연락하면 된다. 그러나 초등학생 여덟 살 아동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전 11시에는 담임 선생님께, 오후 2시에는 방과후교실 선생님께, 오후 4시에는 돌봄교실 선생님께 연락해야 한다. 분명히 아이는 학교라는 한 공간에 있는데 아이가 겪는 상황은 시간 단위로 분절적이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아이들은 이 상황을 그저 버틴다. 학교는 왜 돌봄의 주체로 적합한가. 우선 학교라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전국에 6087개나 설치돼 있는 초등학교에는 운동장과 급식실, 과학실과 음악실이 있고 아프면 갈 수 있는 보건실도 있다. 도시와 시골 모두 균등한 수준으로 가장 잘 갖춰진 인프라로서 오로지 아동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다. 학교 밖 기관과 센터들은 어른을 중심으로 만들고 나서 아동을 욱여넣는 방식인데, 학교는 그렇지 않다. 교통사고 등 각종 위험을 감수하고 학교 밖을 나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보다 아이들이 더 공간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시범사업으로 초등돌봄을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한 초등학교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다. 돌봄의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에 있다는 이유로 돌봄교실의 아이들은 그 학교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좁은 돌봄교실에만 있어야 했다. 운동장, 급식실은 물론 보건실도 이용할 수 없었다. 이 해괴한 일을 겪은 보호자는 학교에 항의했지만, ‘돌봄시간에 발생한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에 항의하라’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 물론 돌봄의 주체와 돌봄의 공간 문제는 논의의 평면을 달리하나, 최소한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는 정책 결정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도 사람이다. 손님처럼 취급당하는지 주인처럼 존중받는지 알아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정규 수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돌봄이 수반되지 않는 초등교육은 불가능하다. 초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올해 태어난 아기들이 40세가 되는 2060년이 되면 전국 1만 1693개 학교 중 절반이 넘는 6569개가 폐교된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이 짐짝이 돼 어른들의 업무 떠넘기기 핑퐁을 감당할 이유는 없다. 더 늦기 전에 아동권리협약이 명시하고 있는 ‘아동 최우선의 이익’을 전제로 한 초등돌봄의 올바른 방향 설정이 절실하다.
  • [홍석경의 문화읽기] 스스로를 돌아보는 눈

    [홍석경의 문화읽기] 스스로를 돌아보는 눈

    언제 왔는지 모르는 2020년이 벌써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칼럼에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소재를 방탄소년단이 팡파르를 울리며 전해왔다. 불과 세 달 전에 ‘다이너마이트’로 미국의 대중음악 차트 빌보드 핫100의 1위를 차지했는데 이번에 발간된 한국어 앨범의 대표곡으로 다시 이 차트의 1위에 올랐고 이 앨범의 전곡이 순위에 들었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을 타면서 유명해진 “미국은 로컬”이라는 말이 사실이고,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서의 성공이 글로벌 스타인 BTS에게는 성공의 전부가 아닌 일부일 뿐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동안 BTS의 노래들이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 왔으나 여전히 인기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영어노래 ‘다이너마이트’가 발매 첫주에 1위에 오르자 BTS의 미국 팬들은 일종의 모순을 느꼈을 것이다. 그동안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군소언어로 소통하는 BTS에 대한 지원과 연대가 언어와 상관없는 음악을 통한 소통이라고 믿어 온 팬들에게 여전히 영어가 중요하다는 반대증거가 됐기 때문이다. 어떤 상업적 포장 없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된 이번 앨범은 방탄 멤버들이 가장 많이 참여해서 팬데믹 상황의 일상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우울, 무기력을 이겨 내기 위한 성찰 등을 소소하게 표현한 노래들이다. 이 모두가 ‘다이너마이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정적인 한국어로 돼 있다. 미국의 방탄 팬들은 이러한 내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다른 성공의 의지도 보이지 않고 그저 BTS를 느낄 수 있는 이 한국어 앨범을 크게 성공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그 결과는 해외 언론이 차곡차곡 정리해서 발표했듯 독보적인 것이 됐다. BTS의 역사적인 행보를 함께 만들어 가는 미국과 전 세계의 팬들이 이들의 성공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듯, 한국 대중문화의 성공을 대하는 국내의 시선 또한 우리가 스스로를 보는 생각을 드러내기에 흥미롭다. 한국의 아미들은 방탄의 성공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이 소극적이거나 때로는 비판적이라고 호소하고, 실제 BTS의 전례 없는 기록들에 대한 외국 언론의 해설과 의미 부여를 마지못해 따라가는 소극적인 기사와 해설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몇 년에 걸친 이 정도의 성공이라면 중요 언론이 심층취재로 다룰 만한 문화계 핫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왜 그렇지 못할까. 나는 한국 언론과 지식인의 이런 태도가 팬들의 지적처럼 언론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내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동시대 한국인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선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대하며 모델로 삼았던 나라에서 주민으로서 오래 살았던 경험에 비추면, 대한민국은 이제 매우 잘사는 나라이고 시민들의 교육, 문화, 지적 수준 또한 상대적으로 균질한 놀라울 만큼 잘 발전된 나라이다.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여러 정치경제적 갈등과 남북 분단 상황이 우리의 현재를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여유를 주지 못할 뿐, 한국은 이제 세계 속에서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선도하거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위치에 있다. 한국인은 이러한 한국의 빠른 발전과 새로운 위상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소위 “국뽕”이라고 비판되는 과도한 해석에 기반한 과잉 민족주의와 내화된 식민주의로 귀결되는 차가운 자조 사이에서 아직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위치를 찾지 못한 듯하다. 이것은 정치, 경제, 문화 전 영역에서 발견되는데 방탄의 성공을 보는 언론의 시선도 아직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책 속에서 나는 영어가 셰익스피어의 언어이고 불어가 몰리에르의 언어라면 한국어는 BTS의 언어가 됐다고 썼다. 이것은 BTS 텍스트의 문학성을 넘어 동시대와의 공감능력과 영향력을 고려한 표현이다. 밥 딜런에게 노벨문학상이 수여될 만큼 문화의 위계와 경계가 얇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헬조선이기만 하지 않고 세계 속 청년들의 꿈의 대상이 될 만큼 좋은 점을 많이 지녔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재를 영광스럽게 증언하고 있는 평범하고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청년들이다.
  •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 핵 포기 안할 것” “명확한 우선순위 정하고 韓과 함께 움직여야”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 핵 포기 안할 것” “명확한 우선순위 정하고 韓과 함께 움직여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 등 과거 북핵 협상을 이끈 주역들이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북한의 이해- 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북한이 경제발전과 체제 안전 보장,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이 점을 바탕으로 협상 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며 “북한은 어떤 대가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차기 협상단은)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며 “경제적 보장보다 정책적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양에 대사관을 두는 것이나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에 차석 대표로 참석했던 디트라니 전 특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선 핵폐기, 후 경제보상 방식인) 리비아 형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한일 담당 과장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러셀 전 차관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겠다’며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선택해 조기 방문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실질적으로 협상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우선 명확하고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국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에 참여한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처음에는 완고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걸음 물러나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북협상과 교류 경험 공유’ 컨퍼런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 등 과거 북핵 협상을 이끈 주역들이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주최한 ‘북한의 이해-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북한이 경제발전과 체제 안전 보장,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이 점을 바탕으로 협상 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해빙기’ 클린턴 정부...페리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북미관계를 해빙기로 이끌었던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바탕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 보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었다”면서 “북한은 어떤 대가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차기 협상단은)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며 “북한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적 보장 보다 정책적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양에 대사관을 두는 것이나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 부시 정부...디트라니 “오래 걸려도 CVID 가능”반면,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에 차석 대표로 참석했던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선 핵 폐기·후 경제 보상 방식인) 리비아 형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전략적 인내’ 오바마 정부...러셀 “北 협상 무드 중요”이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한·일 담당 과장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는 북한의 김용순 비서와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김 비서 일행은) 놀라울 정도로 오만하고 야쿠자 같았다”면서 “뉴욕에서 만났는데, 북한 사람들은 길이가 가장 긴, 거창한 리무진을 타고 와서는 미국인이 걸어가는 두 블럭 거리도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고 회상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보여준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겠다’와 같은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서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내 북측의 뜻을 탐지했는데,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선택해 조기 방문의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과 실질적으로 협상을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북한이 협상 무드가 아니라면 (미국 입장에선) 시간 낭비하는 것일 수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는 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 협상단에는 “우선 명확하고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하라”면서 “한국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고,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도록 협력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갈루치 “北, 기브 앤 테이크 놀라워”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처음에는 완고한 입장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걸음 물러나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1년 이상 협상을 진행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북한 사람들이 언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은 ‘언더독’(불리한 경쟁자)인 반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받아들이고 유엔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모든 것 뒤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계의 패권국(미국)과 얘기할 수 있는데 왜 남측과 이야기하느냐고 생각해 남북대화에 저항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임동원 “정권 교체 후 백지화 안돼”한편 우리 측 패널로 참석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후 김정일 위원장과의 협상 경험을 토대로 “북한이 미국을 두려워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미국을 불신하기도 한다”면서 “예컨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잘 진행되다가 정권 교체 후 모든 합의가 백지화되고 거꾸로 돌아가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회담 등 기존의 북미 합의를 계승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깊은 절망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깊은 절망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루이 16세가 처형되자 이웃 왕정국가들은 이 방자한 공화국 프랑스를 가만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앞장섰으나 나폴레옹 군대에 납작하게 패했다. 오스트리아는 18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대패하고 굴욕적인 평화조약에 서명했다. 프로이센은 더욱 한심한 처지에 놓였다. 왕실은 북쪽으로 쫓겨가고 나폴레옹 군대는 브란덴부르크 문을 통과해 베를린에서 개선 행진을 벌였다. 귀족에게 눌려 살던 중산층에게 전쟁은 기회가 됐다. 왕들은 패전의 충격을 딛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회개혁을 단행했다. 근대적 법을 제정하고,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했으며, 근대적 교육제도를 출범시켰다. 사회개혁은 중산층의 위상을 높아지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나폴레옹이 권좌에서 쫓겨나자 유럽은 재빨리 이전 상태로 회귀했다. 독일 낭만주의는 이렇게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태어났다. 나은 세상을 기대했던 지식인과 예술가들은 격랑이 가라앉고 복고와 반동의 시대가 도래하자 실망했다. 이들은 소시민적 생활에 파묻혀 관념을 좇으면서 쓰라린 현실을 잊으려 했다. 프리드리히는 당대의 절망적이고 억눌린 분위기를 표현해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떠올랐다. 때로는 고요한 경건함으로, 때로는 몰아치는 거친 힘으로 다가오는 그의 그림은 하찮다고 무시되던 풍경화에 위엄을 부여했다. ‘바닷가의 수도사’는 이렇다 할 형태도 없고 색채도 단조로워서 거의 추상화처럼 보일 지경이다. 땅, 바다, 하늘을 가르는 수평선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들여다보면 화면 아래 좁은 띠 같은 모래 언덕 위에 서 있는 한 수도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광막한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검푸른 바다는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흐린 하늘과 맞닿아 있다. 낮게 드리운 먹구름은 위로 갈수록 조금씩 옅어지다가 마침내 훤하게 열린 푸른 하늘로 이어진다. 그것을 희망이라 해도 좋을까? 지표 삼을 지형도 없는 심연 같은 공간, 밤인지 낮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부유하는 작고 외로운 존재, 인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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